김정은

김정은 기자

동아일보 정책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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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김정은 기자입니다.

kimj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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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8~2024-09-27
문학/출판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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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7%
미술7%
문화 일반7%
무용2%
  • [인사]KBS 미디어

    ◇KBS 미디어 △사장 우종택 △뉴미디어본부장 김명남}

    • 2018-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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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사]문체부

    ◇문화체육관광부 <전보> △감사관 김영관}

    • 2018-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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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범했던 무명작가 ‘죽음 설계자’가 되다

    “완벽한 죽음을 설계하라.” 무명작가 J는 의문의 남자 M으로부터 범죄 소설을 의뢰받는다. J는 성추행 등 각종 비리를 일삼은 한 국회의원을 모델로 그의 타살을 둘러싼 소설을 완성한다. 그리고 며칠 뒤, TV 뉴스로 전해진 중진 국회의원의 타살 소식을 접한 J는 혼란에 빠진다. 자신이 소설에 써내려간 살인 방법과 동일하게 국회의원이 피살됐기 때문이다. J는 M으로부터 소설의 대가로 3억 원을 건네받는다. 이후 J는 M이 운영하는 청부살인업체에 취직해 ‘살인 설계 컨설턴트’로 활약한다. 연극 ‘거미여인의 키스’ ‘뜨거운 양철 지붕 위의 고양이’ 등으로 주목받아 온 극단 공산집단 뚱딴지의 문삼화 대표가 연출을 맡았다. 문 연출가는 소설가로 꿈을 이루지 못한 평범한 J가 큰돈에 낚여 청부살인 설계 컨설턴트라는 괴물이 돼 가는 과정을 섬세하면서도 짜임새 있게 그려냈다. 극 후반부에 달할수록 광기를 드러내는 J, J를 보좌하는 ‘차도녀’ 콘셉트의 매니저, 사회의 부조리를 대변하는 듯한 악의 캐릭터 M 등 주요 인물들이 자신의 캐릭터를 강력하게 드러내면서도 작품 속에서 서로 잘 녹아든 모습이 인상적이다. 다만 여러 장면에서 반복되는 배우들의 동선 패턴은 살짝 지루하게 느껴져 아쉬웠다. 7월 1일까지 대학로 TOM 2관, 전석 5만 원. 02-3672-0900 ★★★(★5개 만점)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8-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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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 형제 화해 그린 ‘달의 저편’… 남북정상의 판문점 악수 떠올라”

    캐나다 출신 세계적 연극 연출가 로베르 르파주(Robert Lepage·61)에겐 ‘현대 연극의 혁신가’란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태양의 서커스 ‘카(KA)’ 등을 연출한 그는 이미지와 영상, 첨단 무대장치를 활용해 현대 연극의 경계를 확장시켰다고 평가받는다. ‘달의 저편’(2003년), ‘바늘과 아편’(2015년) 등 그의 연극 작품은 국내에 소개될 때마다 ‘르파주 열풍’을 낳았다. 전통적인 연극의 형식에 첨단 테크놀로지를 도입한 독창적 무대와 경이로운 상상력이 강렬한 인상을 남겼기 때문이다. 그의 대표작 ‘달의 저편’이 16일부터 나흘간 LG아트센터 무대에 오른다. 현재 일본에 체류 중인 르파주는 7일 본보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달의 저편’은 한국과 아주 특별한 관계가 있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많은 경쟁과 오해를 겪으면서 서로 멀어져 버린 두 형제에 대한 이야기예요. 그들은 필사적으로 화해하기 위한 방법을 찾고 있죠. 남한과 북한 양국 지도자가 서로 화해의 악수를 한 현 시점에서 ‘달의 저편’이 한국 관객들에게 어떻게 보일지 궁금합니다.” ‘달의 저편’은 우주 개발 경쟁 시기에 유년기를 보낸 르파주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돌아가신 어머니의 유품을 정리하기 위해 만난 필립과 앙드레 형제의 갈등과 화해를 그리는 이야기다. 그는 “성격과 가치관이 다른 두 형제의 대립을 ‘달 탐사’를 둘러싸고 미국과 소련이 벌였던 치열한 우주 개발 경쟁의 역사와 중첩시키며 이야기를 이끌어간다”고 소개했다. “10대 시절 우주 비행사들의 심리에 흥미를 느꼈어요. 닐 암스트롱 다음으로 달에 착륙한 우주비행사 버즈 올드린의 책 ‘지구로의 귀환’(Return to Earth)을 읽고 우주를 여행하는 것에 대한 심리적 측면을 연구하는 데 몰두했죠. 비슷한 시기에 어머니가 돌아가셨어요. 어머니와 저 사이의 관계를 회상하는 무언가를 만들고 싶었죠. ‘달의 저편’은 그런 저의 10대 시절 관심사가 만들어낸 작품이에요.” ‘달의 저편’의 무대는 단순하다. 또한 드럼세탁기 같은 일상적인 소품을 우주선 출구 등으로 활용해 눈길을 끈다. 아이디어는 르파주의 어머니와의 추억에서 비롯됐다. 그는 “우연히 쓰레기장에 버려진 드럼세탁기 문을 발견했는데, 순간 어린 시절 세탁기가 고장 나면 어머니가 빨래방으로 가던 일이 떠올랐다”며 “드럼세탁기 문은 내게 나사(NASA·미국항공우주국)의 비행 통제실에 있는 것과 같은 기분을 느끼게 했고, 동시에 오래된 우주 캡슐의 둥근 문을 상기시켰다”고 말했다. “같은 물체 안에서 전혀 다른 물체를 찾아내도록 하는 건 제 특유의 테크닉이죠. 이 과정에서 하나의 물체로부터 완벽한 시적 어휘를 찾을 수 있게 된답니다.” 4만∼8만 원. 02-2005-0114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8-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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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책]나와 너, 그리고 우리… 이렇게 함께 사는 거야

    “모습은 달라도 심장이 뛰고 있어. 두근두근. 너처럼 나도!” 자신이 세상의 중심이었던 아이는 차츰 타인, 동물들에게 눈길을 주게 된다. 아이가 점점 ‘나 아닌 다른 누군가’에게 관심을 가질수록, 세상을 향한 아이의 빗장은 하나둘 풀어진다. 프랑스의 권위 있는 문학상인 공쿠르 신인상 수상 작가의 간결한 글과 프랑스 아동문학상 앵코뤼프티블상 수상 작가의 부드러운 그림이 교차되면서 아이들에게 ‘소통과 교류’의 메시지를 전한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8-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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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지배층 전유물이던 ‘사치’… 어떻게 개인의 것이 됐나

    명품이 가격은 마구 오르는데도 수요가 전혀 줄어들지 않는 ‘베블런 효과’. 최근 젊은이들 사이에서 하나의 문화로 정착된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우리 사회에도 여러 결의 ‘사치의 문화’가 곳곳에 존재한다. 저자인 프랑스 소장파 철학자 리포베츠키와 명품 브랜드 연구자인 루는 이와 같은 ‘사치’의 의미와 사치가 갖는 사회적 맥락과 문화 등을 재조명했다. 이를 위해 사치를 인류 역사 속에서 변화한 사회적 관점의 사치와 산업화된 현대사회에서 개인주의와 결합한 사치의 문화로 나눠 분석한 점이 흥미롭다. 고대 인류에게 사치는 ‘남의 시선’에서 비롯됐다. 지배계층은 경쟁적으로 축제를 열고 부족 사람들에게 기부 형태의 선물을 남발하며 사치를 자신의 권력과 명예를 유지하는 수단으로 활용했다. 멜라네시아 군도 원주민의 쿨라(kula)와 북미 인디언의 포틀래치(potlatch) 같은 문화가 대표적인 사례다. 저자는 개인의 부의 증대를 창출한 근대 산업화가 사치의 의미를 변형시켰다고 주장한다. 특정 계층만이 부를 독점한 과거와 달리 산업화는 다양한 개인의 부를 축적시켰고, 이는 사치의 일반화를 이끌어냈다고 분석한다. 특히 사치를 자신의 가치를 끌어올리는 수단으로 활용하는 점이 과거와 가장 큰 차이라고 주장한다. 이 밖에도 사치를 둘러싼 남성 중심 가부장제의 폐해와 명품 브랜드들의 마케팅 전략 분석 등도 눈길을 끈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8-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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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산 116편-의정부 50편, 공연이 꽃피는 거리

    5월은 황금연휴에 화창한 날씨까지 더해져 나들이하기에 더없이 좋은 때다.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공연도 풍성하게 열린다. 안산국제거리극축제와 의정부음악극축제는 놓치기 아까운 공연들로 빼곡하다. 5∼7일 경기 안산문화광장과 화랑유원지 등에서 열리는 ‘2018 안산국제거리극축제’는 14개국 출신의 예술가들이 펼치는 거리공연 116편으로 구성됐다. 연극, 퍼포먼스, 무용, 음악, 다원예술 등 여러 장르의 작품이 소개될 예정이다. 주목할 만한 해외 작품은 프랑스 공연단체 뤼크 아모로스의 ‘다윈의 거북이’와 오르 쉬르파스의 ‘BOAT 랭보의 취한 배’다. ‘다윈의 거북이’는 화가 폴 고갱이 마르키즈섬에 머무는 동안 거북의 등에 그림을 그릴 생각을 했던 사실을 모티브로 삼은 작품. ‘BOAT 랭보의 취한 배’는 시인 랭보의 ‘취한 배’를 모티브로, 음악가와 곡예사가 대화를 나누는 형식으로 펼쳐진다. 경기 의정부 예술의전당과 시청 앞 광장에서 11∼20일 개최되는 의정부음악극축제는 5개국의 50여 개 작품이 관객과 만난다. 미국 시사잡지 타임지에 10대 야외공연으로 선정됐던 ‘451’ 등이 축제 개막작으로 오른다. 주목할 만한 공연으로는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꿈꿨던 ‘하늘을 나는 인간’을 모티브로 삼은 스페인 아라칼라단사의 무용극 ‘Vuelos(비행)’와 프랑스의 논버벌 그림자극인 ‘몽유병자들’ 등을 꼽을 수 있다. 국내 작품인 ‘극공작소 마방진’의 고전 해학극 ‘토끼전’은 36개월 이상이면 관람 가능하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8-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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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칼린 “뮤지컬 ‘시카고’ 너무 잘 알아 문제… 배우로 새롭게 채웠죠”

    “낙하산 캐스팅이면 거절하겠다고 했어요. 정정당당하게 오디션을 거치면 참여한다고 했죠.” 2000년 뮤지컬 ‘시카고’ 국내 초연부터 14년간 음악 감독을 지낸 박칼린(51)이 22일 서울 디큐브아트센터 무대에 오르는 18번째 시즌 공연에서 배우로 변신한다. 박칼린은 최정원과 함께 주인공 벨마 켈리 역을 번갈아 가며 연기할 예정이다. 벨마는 남편이 여동생과 바람피우는 장면을 목격하고 두 사람을 죽인 보드빌 배우. 36개국, 490개 도시에서 3만2500회 이상 공연된 뮤지컬 ‘시카고’에서 음악 감독이 배우로 전향해 무대에 오르는 건 박칼린이 처음이다. “제작사에서 벨마 역을 제안했을 때 짧은 순간이었지만 10번 정도 (마음이) 왔다 갔다 했어요. 제일 중요하게 생각했던 건 오디션을 봐서 정정당당하게 캐스팅되면 올인하겠다는 거였죠. 그 다음 든 생각은 ‘조금이라도 젊었을 때 제안했음 더 좋았을 텐데…’였죠. 하하.” ‘시카고’팀은 이번 공연을 앞두고 출연 배우에 변화를 주기 위해 해외 제작진이 방한해 6년 만에 공개오디션을 진행했다. 박칼린의 이름 뒤에 ‘국내 뮤지컬 음악 감독 1호’라는 수식어가 늘 따라붙지만, 사실 그는 뮤지컬 ‘넥스트 투 노멀’ 초연 때부터 여주인공 다이애나로 선 굵은 연기를 선보인 바 있다. 노래도 뮤지컬 배우 못잖은 실력을 뽐낸다. “문제는 안무였어요. 시카고가 다양한 동작이 많은 작품이잖아요. 초연 때부터 벨마 역을 맡은 최정원 씨가 상당한 안무를 소화한 뒤 무대 뒤에서 거친 숨을 내쉬던 걸 다 봐놓고…. 하지만 저의 특기인 ‘겁 없이 덤비기’ 마인드로 도전했죠.” 기우였다. 박칼린은 오디션에서 법정 장면인 ‘핫 허니 래그(Hot Honey Rag)’ 등 2개의 넘버를 소화하며 완벽한 안무와 연기를 선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국적 외모와 큰 키 역시 ‘벨마’ 역에 발탁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시카고’와 박칼린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다. 음악 감독으로 14년간 무대에 오른 것은 물론이고, 2000년 초연 당시 시카고의 영어 대사와 가사를 한국어로 번역한 것도 그였다. 깊은 인연이 있는 작품이기에 배우로 도전하는 게 더 수월하지 않았을까. 그는 의외의 답변을 내놨다. “전혀 아니에요. 오히려 작품에 대한 정보가 너무 많다 보니 노래와 연기 등의 미세한 변화가 의도된 선택인지, 아니면 변질된 건지 모르겠더라고요.” 결국 그는 연출가를 찾아갔다. “연출가에게 ‘정말 미안한데 내게 너무 정보가 많다. 다 잊게끔 도와 달라’ 부탁했어요. 한동안 머리에 있는 걸 100% 지우고 새로 흡수하는 데 집중했죠.” 짧게 자른 커트머리와 운동으로 다져진 몸매의 박칼린이 연기하는 벨마는 섹시하고 카리스마 넘친다. “기존의 말괄량이 코믹 캐릭터가 아니라 칼날 뒤에 무서운 면을 지녔으면서도 아닌 척하는 강한 벨마를 그려낼 생각이에요. 절제된 클래식한 섹시미를 뽐내는 캐릭터라고 할까요.” 22일부터 8월 5일까지. 6만∼14만 원, 02-577-1987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8-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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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친구 죽음이 내 탓?” 사물함에 갇힌 교실

    같은 반 친구 ‘다은’이가 죽었다. 할머니와 단둘이 살며 최저시급도 받지 못하는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이어가던 아이였다. 단짝 친구는 없었지만,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라이브 방송 기능을 사용해 틈날 때마다 아르바이트 생활을 SNS 친구들에게 전하는 게 다은이의 유일한 취미생활이었다. 라이브 방송은 유통기한이 지난 폐기 음식을 리뷰하는 내용 등이었다. 연극 ‘사물함’ 주인공인 다은이의 죽음 이면에는 같은 반 친구들이 간접적으로 얽혀 있다. 편의점 주인은 친구 혜민이의 부모이고, 편의점이 입주한 건물의 소유자는 한결이의 할아버지다. 다은이는 편의점 창고를 정리하던 중 불의의 사고를 당했다. 혜민이와 한결이는 다은이의 죽음을 애써 모른 체하며 각자의 생활을 이어간다. 하지만 다은이의 학교 사물함에서 원인 모를 썩은 냄새가 나기 시작하면서 학교에는 흉흉한 소문이 나돈다. 친구의 죽음을 둘러싼 고교생들의 불안함은 러닝타임 내내 극을 이끄는 중요한 요소다. 다은이의 죽음을 둘러싼 죄책감을 조금씩 느끼고 있지만, 막상 ‘너 때문에 다은이가 죽었다’는 말을 듣지 않으려 발버둥치는 아이들은 안쓰러움을 자아낸다. 성적과 집안, 외모 등으로 보이지 않는 계급을 나누고 구분 짓는 모습에서 관객에게 ‘학교 역시 작은 사회’라는 씁쓸한 메시지를 전한다. 배우들의 강단 있는 연기가 인상적이다. 김윤희, 이리, 정연주, 정원조, 조경란 등 5명만 등장하지만, 모든 배우들이 캐릭터에 잘 녹아들었다. 6일까지 서울 국립극단 소극장 판. 3만 원. 1644-2003 ★★★(★5개 만점)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8-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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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퇴근길 문화]‘시카고’ 배우로 변신한 박칼린 “무대 뒤 거친 숨 다 봐놓고…”

    “낙하산 캐스팅이면 거절하겠다고 했어요. 정정당당하게 오디션을 거치면 참여한다고 했죠.” 2000년 뮤지컬 ‘시카고’ 국내 초연부터 14년간 음악 감독을 지낸 박칼린(51)이 22일 서울 디큐브아트센터 무대에 오르는 18번째 시즌 공연에서 배우로 변신한다. 박칼린은 최정원과 함께 주인공 벨마 켈리 역을 번갈아 가며 연기할 예정이다. 벨마는 남편이 여동생과 바람피우는 장면을 목격하고 두 사람을 죽인 보드빌 배우. 36개국, 490개 도시에서 3만 2500회 이상 공연된 뮤지컬 ‘시카고’에서 음악 감독이 배우로 전향해 무대에 오르는 건 박칼린이 처음이다. “제작사에서 벨마 역을 제안했을 때 짧은 순간이었지만 10번 정도 (마음이) 왔다 갔다 했어요. 제일 중요하게 생각했던 건 오디션을 봐서 정정당당하게 캐스팅되면 올인하겠다는 거였죠. 그 다음 든 생각은 ‘조금이라도 젊었을 때 제안했음 더 좋았을 텐데…’였죠. 하하.” ‘시카고’팀은 이번 공연을 앞두고 출연 배우에 변화를 주기 위해 해외 제작진이 방한해 6년 만에 공개오디션을 진행했다. 박칼린의 이름 뒤에 ‘국내 뮤지컬 음악 감독 1호’라는 수식어가 늘 따라 붙지만, 사실 그는 뮤지컬 ‘넥스트 투 노멀’ 초연 때부터 여주인공 다이애나로 선 굵은 연기를 선보인바 있다. 노래도 뮤지컬 배우 못잖은 실력을 뽐낸다. “문제는 안무였어요. 시카고가 다양한 동작이 많은 작품이잖아요. 초연 때부터 벨마 역을 맡은 최정원 씨가 상당한 안무를 소화한 뒤 무대 뒤에서 거친 숨을 내쉬던 걸 다 봐놓고….하지만 저의 특기인 ‘겁 없이 덤비기’ 마인드로 도전했죠.” 기우였다. 박칼린은 오디션에서 법정 장면인 ‘핫 허니 레그’(hot honey rag) 등 2개의 넘버를 소화하며 완벽한 안무와 연기를 선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국적 외모와 큰 키 역시 ‘벨마’ 역에 발탁되는데 큰 역할을 했다. ‘시카고’와 박칼린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다. 음악 감독으로 14년간 무대에 오른 것은 물론이고, 2000년 초연 당시 시카고의 영어 대사와 가사를 한국어로 번역한 것도 그였다. 깊은 인연이 있는 작품이기에 배우로 도전하는 게 더 수월하지 않았을까. 그는 의외의 답변을 내놨다. “전혀 아니에요. 오히려 작품에 대한 정보가 너무 많다보니 노래와 연기 등의 미세한 변화가 의도된 선택인지, 아니면 변질된 건지 모르겠더라고요.” 결국 그는 연출가를 찾아갔다. “연출가에게 ‘정말 미안한데 내게 너무 정보가 많다. 다 잊게끔 도와 달라’ 부탁했어요. 한동안 머리에 있는 걸 100% 지우고 새로 흡수하는데 집중했죠.” 짧게 자른 커트머리와 운동으로 다져진 몸매의 박칼린이 연기하는 벨마는 섹시하고 카리스마 넘친다. “기존의 말괄량이 코믹 캐릭터가 아니라 칼날 뒤에 무서운 면을 지녔으면서도 아닌 척 하는 강한 벨마를 그려낼 생각이에요. 절제된 클래식한 섹시미를 뽐내는 캐릭터라고 할까요.” 22일부터 8월 5일까지. 6만~14만 원.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8-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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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책]나는 작고 힘도 약하지만 괜찮아요, 크는 중이니까

    “이것저것 다 잘하지 못하는 나. 아직은 작은 나.” 아이는 아직 혼자 자는 게 무섭고, 친구와 다툰 뒤 어떻게 사과해야 할지 모른다. 반려동물 ‘루루’를 데리고 산책시키는 것도 두렵다. 할머니가 선물해주신 옷도 지금은 너무 커서 입지 못한다. 하지만 아이는 늘 “괜찮아요. 나는 지금 자라는 중이니까요”라고 말하며 용기를 낸다. 작가는 섬세한 시선으로 아이 마음의 흔들림을 다뤘다. 신예 화가 오카다 치아키의 사랑스러운 그림 역시 글의 온도를 한껏 높였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8-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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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별은 이미 당신 가슴에” 최불암의 위로

    “누구요. 누가 날 불렀소?” 칠흑같이 어두운 무대 한편에서 허름한 행색의 노인이 등장해 소리친다. 왠지 위로를 건네는 듯한 인자한 눈빛을 지닌 노인은 우주에서 누군가 자신을 찾는 소리에 지구로 왔다고 주장한다. 연극 ‘바람 불어 별이 흔들릴 때’로 25년 만에 연극 무대로 돌아온 배우 최불암의 연기에선 그간의 공백이 무색할 만큼 노련미 넘치는 내공이 느껴졌다. 이야기는 세 가지 에피소드로 구성했다. 사고로 하반신 불구가 된 남편과 그를 간호하며 점점 지쳐가는 아내, 10년 전 말라야에서 연인을 잃은 천문학자 준호, 사기 누명을 쓰고 직장에서 쫓겨날 위기에 처한 보험사 영업사원 진석…. 등장인물들은 각기 다른 삶을 살아가지만, 나름의 상처와 고통을 안고 산다는 점에서 비슷한 행보를 걷고 있다. 모든 에피소드에 등장하는 이는 바로 ‘노인’이다. 실의에 빠진 등장인물들과 독대할 때마다 노인은 “수천만의 별이 이미 지상에 내려와 있는데 왜들 못 보고 있느냐” “별은 (당신 가슴) 거기에도 있다”며 위로를 건넨다. 노인의 말을 듣고 그를 미친 사람 취급했던 사람들은 얼마 가지 않아 깨달음을 얻는다. 타인에게 휘둘려 정작 자신을 돌보지 못한 삶을 뒤늦게나마 돌이켜보고 스스로 위로하며 행복을 찾아간다. 작고 단출한 소극장 무대지만 계단과 ‘별’을 상징하는 전구 조명을 영리하게 활용했다. 아쉬운 점은 세 개의 에피소드가 제각각 따로 논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전체 주제라는 하나의 궤에 담기질 않아 다소 산만한 느낌을 준다. 다음 달 6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2만∼6만 원. 02-580-1300 ★★★(★5개 만점)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8-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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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출-극본-배우까지… 연극계 女어벤져스 뭉쳤다

    올 초 연극계에 불거진 ‘미투(#MeToo·나도 당했다)’ 운동 이후 ‘거장’이라 불리던 일부 남성 연극인들이 하나둘 무대에서 퇴출당했다. 성추행 가해자들의 잘못은 같은 작품에 참여한 연극인 전체에 피해로 돌아왔다. 공연이 취소된 작품도 부지기수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연극계에선 농담 반 진담 반 “여성 연극인 모시기에 경쟁이 붙었다”는 말까지 나왔다. 그래서일까. 26일 서울 LG아트센터 무대에 오르는 연극 ‘엘렉트라’는 여성 중견 연출가 한태숙, 각종 희곡상을 휩쓴 고연옥 작가, 7년 만에 연극계에 복귀한 배우 장영남,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를 선보이는 서이숙이 참여한다는 이유만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연극계의 여성 어벤져스 팀’이란 평가가 나올 정도다. 극 중에서 모녀지간으로 나오는 배우 장영남(45)과 서이숙(50)을 12일 서울 중구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두 배우는 활동 반경을 TV와 영화 쪽으로 넓히기 전 대학로를 주름잡았다. 극단 ‘목화’ 출신의 장영남은 ‘대학로의 이영애’로 통했고, 서이숙은 극단 ‘미추’의 대표 여배우였다. 장영남은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어머니를 살해하는 딸 엘렉트라 역을, 서이숙은 남편을 죽음에 이르게 한 클리타임네스트라 역을 맡았다. “영남이랑은 2009년 연극 ‘갈매기’에 함께 출연한 뒤 9년 만이에요. 다섯 살 터울인데 글쎄 이번에 모녀지간으로 나와요. 제가 약간 억울하지만…. 워낙 캐릭터가 매력적이라 받아들였죠.”(서이숙) 두 사람이 ‘엘렉트라’ 출연을 결심한 데에는 연출가 한태숙(68)의 힘이 컸다. 장영남은 2011년 연극 ‘산불’ 이후 7년 만의 무대 복귀작이라 작품 선택에 신중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그는 “연극에서 여배우는 주체가 되기보다 치고 빠지는 캐릭터들을 주로 맡기 때문에 소진되는 느낌이 많았는데, 이 작품은 달랐다”며 “무엇보다 한태숙 연출가에 대한 믿음이 가장 컸다”고 했다. “한 선생님은 극중 인물의 정상적 관계를 지극히 싫어해요. 항상 삐뚤어진 상태의 인물이 만나길 바라죠. 근데 자세히 보면 인간의 내면을 누구보다 치밀하게 다뤄요. 배우 입장에선 상당히 매력 있는 연출가죠.”(서이숙) 이들뿐만 아니다. 1000만 영화 ‘신과 함께’에서 자홍(차태현 역)의 어머니 캐릭터를 연기한 배우 예수정도 출연을 자처하며 단역을 맡았다. “캐스팅이 거의 마무리될 시점에 예수정 선배가 ‘나도 맡을 게 없느냐’며 출연을 자처하셨어요. 내공 있는 선배 배우가 ‘게릴라’의 일원으로 참여하시는 걸 보고 배우들이 다시 한번 전의를 다졌죠.”(서이숙) 연극 ‘엘렉트라’의 키워드는 복수다. “복수와 용서, 이 두 단어에 얼마나 많은 감정들이 겹쳐 있겠어요. 어머니에 대한 복수심에 불타는 엘렉트라의 캐릭터가 연기할수록 어려운 이유입니다.”(장영남) “과연 누가 누구에게 복수하고, 용서할 자격이 있을까요. 작품이 관객에게 끊임없이 던지는 질문이기도 합니다.”(서이숙) 26일부터 5월 5일까지. 3만5000∼5만5000원. 02-2005-0114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8-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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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1일간의 연극축제’ 대학로가 부른다

    제39회 서울연극제가 28일부터 다음 달 29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 일대에서 열린다. ‘연극은 대학로’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연극제의 공식 선정작은 초연작 4편, 재연작 6편 등 총 10편이다. 초연작은 1931년 일제 치하 저택에서 발생한 의문의 살인사건을 다룬 ‘그때, 변홍례’, 초현실적인 상황에 부닥친 청년의 이야기를 다룬 ‘쥐가 된 사나이’, 1인칭 모노드라마 ‘오를라’, 일본 작가 오가와 미레이의 블랙코미디 ‘깊게 자자, 죽음의 문턱까지’다. 다음 달 26일까지 매주 토요일 오후 1시에 마로니에공원 일대에서 배우와 함께 희곡을 읽는 ‘희곡 읽기’도 진행된다. 29일부터 5월 27일까지 대학로 야외·실내 공간에서는 25개 극단이 무료로 공연하는 ‘프린지: 제14회 서울창작공간연극제’도 열린다. 02-765-7500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8-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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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키 81cm 할리우드 스타 트로이어 사망

    할리우드 영화 ‘오스틴 파워’에서 ‘미니 미’ 역할로 등장해 세계 영화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배우 번 트로이어(사진)가 21일(현지 시간) 별세했다. 향년 49세. 트로이어의 공식 페이스북 계정에는 이날 “큰 슬픔과 비통한 심정으로 트로이어가 오늘 숨졌다는 소식을 전한다”는 게시글이 올라왔다. 사망 원인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지만 “트로이어는 지난 몇 년간 (역경과) 싸우고 이겨왔는데 불행히도 이번엔 너무 컸다”며 “우울증과 자살은 매우 심각한 이슈”라고 전해 자살 가능성을 암시했다. 미국 미시간주 출신인 트로이어는 연골형성 부전증으로 키가 81cm 이상 자라지 않는 왜소증을 갖고 있었다. 1994년 데뷔한 그는 ‘오스틴 파워’ 시리즈에서 악역 이블 박사의 작은 분신 미니 미로 출연하면서 유명해졌다. 2001년에는 영화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에서 은행을 지키는 도깨비 ‘고블린’으로도 출연했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8-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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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책]나라를 위해 싸운 조선 의병장 고경명

    임진왜란이 끝난 뒤 정조가 나라를 구한 인물로 꼽은 두 명의 위인이 있다. 관군 사령관 이순신과 재야의 의병장 고경명이다. 저자는 공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숨겨진 위인 고경명의 삶을 재조명했다. 선비 집안에서 태어나 과거시험에 장원급제하며 조선의 엘리트 코스를 밟은 고경명이 의병장의 삶을 살게 된 과정을 비롯해 잊혀진 수많은 의병의 이야기를 쉽고 재미있게 풀어냈다. 옛사람들의 지혜와 충절, 의리가 드러나는 일화를 통해 선조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점도 흥미롭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8-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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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혹한 복수의 운명 앞에 방황하는 아들

    2013년 전석 매진 돌풍을 일으켰던 연극 ‘칼집 속에 아버지’가 5년 만에 무대로 돌아왔다. 20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나온씨어터 무대에 오르는 ‘칼집 속에 아버지’는 제21회 대산문학상 수상작이자 제54회 동아연극상 희곡상을 수상한 고연옥 작가의 작품이다. 이 연극은 날카로운 칼솜씨로 이름을 날렸던 아버지의 원수를 찾아 길을 떠난 자식의 여정을 담은 판타지극이다. 작품은 변소에 거꾸로 처박힌 채 발견된 아버지의 시신에서 출발한다. 싸움꾼의 영웅이었던 아버지의 살해범은 누구인지 알 길이 없다. 한 번도 칼을 빼든 적 없는 아들 갈매가 어머니의 권유에 못 이겨 복수의 길을 떠난다. 원수의 이름이 적힌 긴 종이를 들고 7년의 길고 지루한 행보 끝에 마지막 마을에 도착한다. 오랜 방황을 마치려는 순간, 갈매는 갑작스러운 진실과 마주한다. 출연진의 면모도 화려하다. MBC 시트콤 ‘논스톱’에서 조인성의 단짝 타조알 영준으로 활약했던 김영준과 연극 ‘나쁜자석’ ‘썸걸즈’ ‘극적인 하룻밤’ 등에 출연한 여욱환이 원치 않는 복수를 위해 방황하는 ‘갈매’ 역을 맡았다. 연극 무대에서 주로 강한 캐릭터를 연기해온 조운이 악역 ‘검은등’으로 변신한다. 예상외의 캐스팅도 있다. 유니버설발레단 수석무용수 출신인 발레리나 강예나가 합류해 ‘아란부인’과 ‘우순’ 역을 번갈아 가며 연기한다. 작품의 연출을 맡은 전지욱 연출가는 17일 “5년 전 국립극단에서 선보인 ‘칼집 속에…’가 몽환적이고 환상적인 꿈의 구조를 지녔다면 이번 공연에선 주인공 갈매 캐릭터에 현재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청년 계층의 특징을 녹아냈다”며 “원작의 시적인 대사들도 전체적인 분위기를 ‘B급 코미디’처럼 가벼운 느낌들로 풀어냈다”고 설명했다. 발레리나 강예나의 깜짝 캐스팅과 관련해서 전 연출가는 “주인공 갈매의 엄마 역할을 맡아 고상하고 삶에 있어 명예를 중시하는 캐릭터와 배우의 이미지가 잘 맞았다”며 “무용수 출신이라 그런지 무대 위에서의 몸의 움직임이 자연스러운 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갈매 역을 맡은 배우 여욱환은 “고연옥 작가의 작품이란 점에서 큰 고민 없이 작품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그는 “작품 자체가 주인공 갈매의 성장기, 해방기를 다뤘다”며 “어린 소년에서 일련의 사건을 통해 한 남자로 성장해가는 과정을 잘 표현하고 싶다”고 말했다. 20일∼5월 13일 나온씨어터. 전석 3만 원. 02-3142-2461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8-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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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곡가 김형석 “뮤지컬 하나로… 김광석부터 성시경까지 모두 만나세요”

    성시경의 ‘내게 오는 길’ ‘그대네요’(feat. 아이유), 김광석의 ‘너에게’ ‘사랑이라는 이유로’, 박진영의 ‘너의 뒤에서’, 김건모의 ‘아름다운 이별’, 신승훈의 ‘I Believe’…. 국내 최정상 작곡가 김형석(52)의 노래로 만든 서울시뮤지컬단의 주크박스 뮤지컬 ‘브라보 마이 러브’가 다음 달 4∼27일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공연된다. 이 작품은 과거 해외로 입양된 플루티스트 제니 브라운이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렸다. 작품의 슈퍼바이저로 참여하는 작곡가 김형석을 10일 만났다. 저작권협회에 등록된 김형석의 노래는 무려 1200곡에 이른다. 그중 히트곡 26곡을 골라 뮤지컬 넘버로 엮었다. 뮤지컬 제작사로부터 숱한 러브콜을 받아온 그가 용기를 낸 배경에는 ‘절친’ 박칼린 음악감독이 있었다. “칼린이 서울시뮤지컬단과의 다리 역할을 하며 적극 추천했어요. 저 역시 한진섭 단장님의 역량을 평소 믿어왔기도 했고요.” 최근 침체된 뮤지컬 시장에서 ‘주크박스 뮤지컬’은 가뭄에 단비 같은 존재다. 지난해 말 공연된 ‘광화문 연가’가 대표적이다. 고 이영훈 작곡가의 노래로 꾸민 작품으로 9회 매진, 평균 좌석점유율 85%를 기록하며 인기를 얻었다. 그는 주크박스 뮤지컬의 인기 비결로 ‘익숙한 멜로디’를 꼽았다. “시대별 유행가마다 관객의 추억이 녹아 있잖아요. 그 시간, 그 장소, 그 분위기 속으로 나를 데려다 놓는…. 옛 사랑과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죠. 누구나 이별은 다 하니까요.” 그는 26개의 넘버 가운데 고 김광석의 노래 ‘너에게’와 ‘사랑이라는 이유로’를 특별한 곡으로 꼽았다. ‘너에게’는 그가 프로 작곡가로 데뷔한 곡이다. “‘너에게’가 생각보다 성적이 좋지 않아 형이랑 더 이상 작업할 수 없겠구나 자책했죠. 하지만 형이 한 번 더 기회를 줬고 2집 수록곡 ‘사랑이라는 이유로’가 인기를 얻으며 지금의 제가 있을 수 있었어요.” 그는 최근 국가 문화행사의 숨은 조력자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2018 평창 겨울올림픽,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 만찬 자리에서 울려 퍼진 대통령 행진곡 ‘미스터 프레지던트(Mr. President)’가 그의 손에서 만들어졌다. 그뿐만 아니라 2월 북한 삼지연관현악단 공연 당시 남측 예술인으로 참여한 가수 서현의 매니지먼트 업무를 도맡기도 했다. SM엔터테인먼트를 나온 서현은 현재 소속사가 없는 상태다. “국민이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에서 시작한 일들이에요. 숨은 조력자는 과찬이죠.” 3만∼6만 원. 02-399-1000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8-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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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지영-이재우 수석무용수 “최고의 호흡으로 환상의 커플 연기를 선보일게요”

    두 사람은 서로를 반짝이는 눈빛으로 바라봤다. 입가에는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열 세살 차이는 커플 연기에 있어 아무 문제가 되지 않았다. 19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오르는 국립발레단 ‘말괄량이 길들이기’의 주인공을 맡은 수석무용수 김지영(40)과 이재우(27). 지난달 ‘지젤’에 이어 ‘말괄량이…’에서도 주연을 맡았던 두 사람을 11일 예술의전당에서 만났다. 김지영은 1997년 국립발레단에 최연소(19세)로 입단했고, 이재우는 195cm의 장신을 자랑한다. “전 재우처럼 키가 큰 남자가 좋아요. 춤을 출 때 기술적으로 진짜 편해요.”(김지영) “왜 다들 ‘김지영, 김지영’ 하는지 알겠어요. 진짜 정확하게 연기하는 무용수죠.”(이재우) ‘말괄량이…’는 드라마 발레의 대가로 불리는 존 크랭코 독일 슈투트가르트발레단 전 예술감독(1927∼1973)이 셰익스피어의 동명 희곡을 발레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세계에 몇 안 되는 전막 코미디 발레로, 천방지축 카타리나와 그녀를 현모양처로 길들이는 페트루키오의 팽팽한 공방전을 유쾌하게 그렸다. 김지영이 맡은 카타리나 역은 강수진 국립발레단 단장이 슈투트가르트발레단 수석무용수 시절 큰 사랑을 받은 대표 역할이기도 하다. “2015년 초연 당시 연습실에서 강 단장님이 제게 ‘너무 재밌죠?’라고 자주 물으셨어요. 그때마다 저는 ‘아니요’라고 했거든요. 평생 예쁜 척하며 발레를 배웠는데 갑자기 천방지축 캐릭터를 연기하는 게 너무 어렵고 어색했어요. 그런데 무대에 오른 순간, 관객들이 웃으며 반응해주는데 희열을 느꼈죠.”(김지영) 이재우에게 ‘말괄량이…’는 교과서 같은 작품이다. “사람들이 제게 ‘백조의 호수’가 인생작이라 하지만, 저는 ‘말괄량이 길들이기’가 더 재미있어요. 절제가 덜 필요한 작품이라 감정적으로 흥미롭고, 손의 스킬도 다양하게 배울 수 있거든요.”(이재우) 이재우는 강 단장 취임 이후 루키로 떠오른 스타다. 강 단장은 2014년 4월 ‘백조의 호수’ 공연이 끝난 뒤 갑자기 무대 위로 올라와 로트바르트를 연기한 그를 수석무용수로 승격시켰다. 솔리스트에서 그랑 솔리스트를 건너뛴 파격 승급이었다. 국내 무용수로는 보기 드문 195cm의 큰 키도 관객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큰 키는 무엇보다 강한 자극제가 됐던 것 같아요. 장신 무용수는 특정 동작을 제대로 할 수 없고 착지할 때 쉽게 다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들었고요…. 이를 극복하려고 키가 작은 무용수의 영상을 보고 훈련할 정도였으니까요.”(이재우) 둘은 서로에게 어떤 파트너일까. 이재우는 “지영 누나는 제가 어릴 때 스승인 이원국 선생님의 파트너였을 정도로 범접할 수 없는 존재였다”며 “캐릭터 이미지나 테크닉에서 제가 조금이라도 빗나가는 게 있으면 촌철살인 조언을 해주는 든든한 존재”라고 말했다. 김지영은 “제가 춤을 가볍게 추는 스타일이라 파트너에게는 수월할 수도 있지만 반대로 아주 어려울 수도 있다”며 “누구보다 제 중심을 잘 잡아주는 재우는 그야말로 최고”라고 극찬했다. 19일부터 22일까지. 5000∼8만 원. 02-587-6181.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8-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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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시민-김어준 ‘깠다’가 난리 난 방송… 진영의 벽 높고 높더라

    “20, 30대에게 누가 제일 나쁠까 생각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게 386세대다. 홍준표·김무성은 젊은 세대에게 논외다. 민주화 운동을 했다는 것만으로 콘크리트 치고 사다리 걷어차는 것이 나쁜 사람 아닐까.” “유시민 씨는 정권이 교체되자 ‘어용 지식인’이 되겠다고 했다. 정의당 평당원이 무슨 생각으로 어용 지식인을 자처하나. 사실은 전 장관이자 국회의원이면서 ‘작가’ 호칭을 고수하며 발언에 아무런 책임을 안 진다. 이것이 386세대의 논리다.” “김어준은 음모론이 장난인 줄 안다. 아무 말이나 하면서 팩트체크가 된 것이냐고 물어보면 ‘판명 나기까진 음모론’이라 하고 ‘합리적 의심’이란 단어로 모든 것을 정당화한다.” 국민TV를 통해 방송된 팟캐스트 ‘까고있네’가 유시민, 김어준, 정봉주 등 이른바 진보진영 논객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방송 2회 만에 퇴출돼 논란이 일고 있다. 국민TV는 2013년 자본·정치로부터 자유로운 독립 언론을 표방하며 ‘나는 꼼수다’의 김용민 씨가 참여해 만든 협동조합 언론사다. 국민TV 소속 PD·기자가 제작한 ‘까고있네’는 첫 방송으로 ‘천하제일 나쁜놈대회’를 주제로 했는데 386세대가 후보로 꼽혔다. 이들은 “유시민은 성폭력 문제 제기하는 당원에게는 ‘해일이 오는데 조개를 줍고 있을 거냐’고 면박 주더니 책을 팔 때는 ‘미시 파시즘을 경계해야 한다’며 조개 줍는 게 중요하다고 말한다”고 거침없이 비판했다. 그러나 이 팟캐스트는 방송 2회 만에 국민TV 조합원들의 반발로 제작진이 징계를 받고 콘텐츠가 삭제됐다. ‘뚜렷한 근거나 정당한 사유 없이 특정 인사를 비방했다’는 이유였다. ‘까고있네’를 기획한 성지훈 기자는 “스스로 진보라 생각하지만 고정된 진영 논리는 깨고 싶었다”며 “개인보다 조직을 중시하는 기성세대의 태도 비판도 기획 의도 중 하나였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현상은 요즘 젊은 세대들에게 더 이상 좌우이념 진영논리나 ‘대의를 위해 개인을 희생한다’ ‘공이 있으니 허물을 감싸라’는 집단논리가 통하지 않음을 보여준다. 1월 평창 겨울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구성 논란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20∼40대 지지율 하락이 두드러졌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대신 20∼40세대에게 요즘 가장 큰 화두는 ‘공정성’과 ‘개인의 권리’가 꼽힌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미국 베이비붐 세대가 개인의 출현을 알린 ‘더 미(The Me) 세대’였다면 밀레니얼 세대는 더 개인에 집중하는 ‘더 미미미(The Me Me Me) 세대’라고 규정했다. 타임은 이들이 ‘실용적 이상주의자’이자 ‘행동가’이며 사회의 낡은 시스템이 해체되는 흐름에 적응한 신인류라고 분석했다. 인터넷 독립저널 ‘DSLR’를 운영하는 김아현 씨(23)는 “거악이 사라지면 청년들도 행복할 거라는 막연한 주장은 통하지 않는다”며 “정치인이 어떤 이념 운동을 했다거나 누굴 변호했다는 등의 상징성은 공감하기 어렵다. 그가 어떤 정책 구상을 갖고 있으며 그것이 내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윤인진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386·베이비붐 세대는 미래를 위해 현재를 참았다면 ‘더 미미미 세대’는 현재와 자신이 중요하기에 과정이나 절차에서 개인의 권리가 희생되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탈진영주의적 성향을 가진 청년 세대의 등장은 이분법적 논리에서 벗어나 사회 다양화를 촉진시킬 것이라는 진단도 나온다. 구성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다수 의견에 가려 드러나지 않는 젊은 세대는 물론 여성, 6070세대 등 다양한 가치관을 담은 의견도 정책에 반영될 수 있는 통로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 “잘못 사과 없는 방송권력, 그들이 기득권” ▼ ‘까고있네’는 국민TV가 젊은 조합원을 포섭하려 기획한 방송이다. 지난해 12월부터 준비해 기획안 결재도 받았지만 2회 만에 폐지됐다. 출연진(개친빠·마가린·김만석)은 유튜브·페이스북에서 자체 방송을 하고 있다. ‘일베 방송이냐’, ‘자유한국당 의원이나 까라’는 비판을 받았다는 권용득 씨(41·개친빠)와 최황 씨(34·마가린)를 11일 직접 만나봤다. 권 씨는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을 만화로 그렸고, 김만석 씨는 한때 정의당 당원이었을 정도로 진보 성향에 가까운 사람들이다. ―비판에도 방송하는 이유는…. ▽권용득=A를 부정한다고 B를 긍정하는 게 아니다. 방송 슬로건이 ‘너만 기분 나쁘라고 하는 방송’인데, 기분 나쁘게 듣는 사람들은 스스로를 개인이 아닌 386세대나 진보를 대표하는 집단으로 여긴다. 진보·보수를 선악 이분법으로 이해하면 악순환이 반복될 것이다. ▽최황=민주주의는 끝없이 갈등하고 분열해야 한다. ‘한번 우리 편이면 영원한 우리 편’이라는 건 조폭 논리다. 정치적 스탠스가 다양한데 좌우만 구분하는 것은 고쳐야 한다. ―‘집단주의’를 적폐로 꼽았다. ▽권=철학자 슬라보이 지제크는 ‘이기주의자가 남에게 해코지할 확률이 낮다’고 했다. IS(이슬람국가)는 신의 뜻을 내세우고, 이명박과 박근혜는 ‘나라를 위했다’고 한다. 386 세대는 ‘거악 척결을 위해 목소리를 합쳐야 한다’며 개인을 말살하니 똑같은 폭력으로 느껴진다. ―‘386 세대’나 ‘깨시민’이 기득권인가. ▽권=유시민, 김어준은 방송 권력이 됐다. 김어준은 정봉주를 일방적으로 편드는 방송을 해놓고 징계도 안 받았다. 직접 사과도 제스처도 없었다. ▽최=국민TV에서 김용민의 방송을 준비했는데 정봉주가 서울시장 출마로 SBS AM ‘정봉주의 정치쇼’를 하차하자 김용민이 지상파로 가버렸다. ▽권=정봉주 김어준 김용민은 권력을 나눠 쓰며 서로 보호한다. ‘나꼼수’가 이명박에게 맞섰다지만 그들보다 성실하게 부조리를 고발한 사람도 많았다. ―밀레니얼 세대가 공감하는 이유는…. ▽최=수많은 루트로 정보를 습득해 ‘어, 이게 아닌데?’가 바로 감지되는 세대다. 기성세대는 ‘다음에 여러분 차례가 온다’지만 왜 참아야 하는지 이해 못 한다. 선거 공천 등의 과정을 보면 386 세대가 주축을 이루지 않나. ▽권=김광진 장하나 이자스민 전 의원은 이미지로만 소비됐다. 장애인에게 비례 1번을 주지만 누가 어떤 활동을 했는지 아무도 기억을 못 한다. ―‘까고있네’는 어떻게 되나. ▽권=주목 못 받고 사라질 수 있지만 ‘까고있네’ 사태가 더 큰 부조리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 ‘문빠’가 자발적 권리라며 다른 목소리를 억압하고 무균 상태를 지향하면 문제가 될 것이다. 김민 kimmin@donga.com·김정은 기자}

    • 2018-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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