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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성군청 박규철(38)은 국내 정구 최고령 선수다. 나이만 가장 많은 게 아니다. 실력도 최강으로 꼽힌다. 최근 끝난 2019 세계선수권 국가대표 선발전을 통과해 태극마크를 달았다. 박규철은 5일 경북 문경국제정구장에서 열린 제97회 동아일보기 전국정구대회 남자 일반부 단체전(3복식 2단식)에서는 달성군청을 4강으로 이끌었다. 음성군청과의 예선에서 전체 흐름을 좌우할 첫 번째 복식에 윤형욱과 나서 4-0으로 첫 승을 따냈다. 달성군청이 3-2로 이겼다. 지난해 우승팀 달성군청은 국가대표 6명 중 5명이나 포함돼 미니 대표팀으로 불린다. 주장 박규철은 “팀 분위기가 좋고 후배들 컨디션도 최상인 만큼 꼭 2연패를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정구를 시작한 그는 30년째 코트를 지키고 있다. 체력 유지를 위해 1주일에 서너 번씩 밤마다 7∼8km를 뛸 만큼 자기 관리가 철저하다. 초등학교 2학년과 여섯 살인 두 자녀를 둔 그는 “어린이날인데 애들을 세종시 처갓집에 보냈다. 미안한데 일단 우승 선물부터 마련하고 싶다”며 웃었다. 순천시청도 이하늘이 단·복식을 모두 이긴 데 힘입어 음성군청을 3-0으로 누르고 4강에 올랐다.문경=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이하늘(25)이 순천시청을 2년 만에 다시 4강 무대에 올려놓았다. 순천시청은 5일 경북 문경국제정구장에서 열린 제97회 동아일보기 전국정구대회 남자일반부 단체전(3복식 2복식) 예선에서 음성군청을 3-0으로 눌렀다. 순천시청이 2017년 이후 2년 만에 다시 준결승에 오른 데는 이하늘의 맹활약이 컸다. 이날 이하늘은 단식과 복식에서 홀로 2승을 챙겼다. 첫 번째 복식에서 먼저 이긴 순천시청은 두 번째 단식에서 이하늘이 음성군청 박환을 4-0으로 완파했다. 이하늘은 류태우와 짝을 이룬 두 번째 복식에서도 접전 끝에 4-3으로 이겨 승부를 결정지었다. 이하늘은 “지난해 순천시청이 전국대회 단체전 성적이 별로 없어 아쉬움이 컸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매일 오후 2시부터 7시까지 강훈련을 펼친 효과가 컸다”고 말했다. 순천시청 김백수 감독은 “이하늘은 성실하고 운동할 때 요령 한번 피우는 법이 없다”며 “서브와 스트로크가 강할 뿐 아니라 영리한 플레이가 강점이다”고 칭찬했다. 안성초등학교 3학년 때 운동하는 형들의 모습이 멋지게 보여 정구를 시작한 이하늘은 안성고과 대전대를 거쳐 2017년 순천시청에 입단했다. 대전대 3학년 때는 동아일보기 대회 남자대학부 단식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후위 선수인 그는 수비에 치중하다 포핸드 역습을 노리는 스타일이 장점으로 꼽힌다. 이하늘은 “목표가 3위였는데 이제 우승까지 노려보고 싶다”며 “지난해까지 순천시청에서 선수로 뛴 김동훈 NH농협은행 코치님이 내 우상이다. 김 코치님처럼 한국 정구를 대표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다짐했다. 그는 또 “올해까지 뛴 뒤 내년엔 군입대할 계획이다. 그 전에 좋은 성적을 많이 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경대는 남자대학부 단체전에서 대회 3연패를 노리던 충북대를 2-1로 꺾고 3년 만에 다시 정상에 복귀했다. 문경=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권순우(162위·당진시청)가 남자프로테니스(ATP) 비트로 서울오픈 챌린저 대회 정상에 올랐다. 권순우는 5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테니스코트에서 열린 단식 결승에서 맥스 퍼셀(268위·호주)을 2-0(7-5, 7-5)으로 물리쳤다. 권순우는 3월 일본에서 열린 게이오 챌린저에 이어 개인 통산 두 번째 챌린저 단식 타이틀을 따냈다. 우승 상금은 1만4400달러(약 1700만원)다. 이번에 정상에 오르며 랭킹 포인트 100점을 받은 권순우는 다음주 세계 랭킹에서 134위 정도까지 오를 전망이다. 이로써 정현을 제치고 국내 랭킹 넘버원에도 오르게 됐다. 현재 123위인 정현은 다음주 155위까지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 권순우는 6일 부산에서 개막하는 ATP 부산오픈 챌린저 대회에서 2주 연속 우승에 도전한다. 다음은 권순우와의 일문일답.-우승 소감과 의미는.“국내 챌린저 대회인데다 서울에서 우승하게 돼 너무 기쁘다. 관중이 많이 오셔서 위기 상황을 극복한 것 같다. 국내 1위에 올라 기분 좋다. 서울챌린저 한국 선수 첫 우승이 뜻 깊다고 생각한다.”-컨디션은 어땠는지.“코감기 콧물로 어지러워 힘들었다. 베스트 컨디션이 아니었다.”-우승을 예감한 순간은.“앞서고 있다는 생각이 안들었다. 위기 상황 처리 어떻게 했는지 모르겠다.”-올해 목표는.“100위안에 들고 싶다.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US오픈 본선에 자동출전하고 싶다”-우승 원동력은.“임규태 코치 님의 조언대로 네트 점령을 많이 하려고 했다.”-프랑스오픈 전망은. “예선에 출전한다. 클레이코트에서 많이 안 해봤지만 부담 없이 한다면 상대들이 나의 스타일에 힘들어 할 것 같다. 전체적으로 나쁘지 않다.”-한국테니스에서 선수들에게 필요한 한마디는.“다른 선수들도 도전을 했으면 좋겠다. 도전을 하고 세계무대에서 뛰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정현이 현재 투어를 쉬고 있는데 경기를 해보면 어떻게 될 것으로 보는가.“정현 복귀 후 만나면 지고 싶지 않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단일 종목 대회로는 국내에서 가장 긴 역사를 자랑하는 동아일보기 전국정구대회의 97번째 무대가 4일 개막한다. 이날 개회식을 시작으로 9일까지 경북 문경국제정구장 등을 뜨겁게 달군다. 이번 대회 최고의 관심은 문경시청이 여자 일반부 단체전 3연패를 달성할 수 있을지에 집중된다. 주인식 감독이 이끄는 문경시청은 10월 중국 타이저우 세계선수권대회 대표로 선발된 이지선과 송지연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 이지선은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안정된 스트로크와 어떤 상황에든 자유롭게 쇼트 볼을 구사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송지연은 넓은 시야와 코트 빈 곳을 찌르는 다양한 공격력을 갖췄다. 문경시청의 최대 라이벌은 전통의 정구 명문 NH농협은행이다. 3년 만의 정상 복귀를 노리는 NH농협은행은 대표팀에 선발된 문혜경 나다솜 이민선 등 호화 멤버를 지녔다. 유영동 NH농협은행 감독은 “최근 2년 동안 동아일보 대회에서 우승을 못 해 선수단 모두가 목말라 있다. 선수들의 컨디션도 좋은 편이라 단체전과 개인전에서 1위 석권을 목표로 삼았다”고 말했다. 김희수 문경시청 코치는 “농협은 문혜경이 단식과 복식에서 모두 강한 면모를 지녔다. 이민선과 나다솜은 공공의 적으로 불릴 만한 실력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남자 일반부 단체전에서는 지난해 챔피언 달성군청과 문경시청이 우승을 다툴 것으로 예상된다. 달성군청 김경한 코치는 “최근 대표선발전을 하드코트에서 치렀기에 새롭게 바뀐 클레이코트에 얼마나 빨리 적응하느냐가 관건”이라며 “단식과 복식을 모두 뛰는 윤형욱이 얼마나 해주느냐가 타이틀 방어의 열쇠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대회는 남녀 초중고교 및 대학부, 일반, 생활체육부 등 100여 개 팀에서 1000여 명의 선수가 출전한다. 1923년 ‘조선여자정구대회’라는 명칭으로 시작한 이 대회는 단일 종목 대회로는 국내 최고(最古) 역사를 지녔다. 종합 대회로 확대해도 전국체육대회(올해 100회) 다음으로 오래됐다. 여자대회로만 개최하다 2006년부터 남자부를 신설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한국체대가 정구부를 창단해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한국체대는 3일 서울 송파구 캠퍼스에서 대한정구협회로부터 정구공, 라켓, 신발, 의류 등 600만 원 상당의 훈련장비와 용품을 전달받았다. 이로써 최근 출범한 한국체대 정구부는 데뷔 무대로 삼은 8월 대학연맹전 대비에 박차를 가하게 됐다. 한국체대는 10월 제100회 전국체육대회에도 나설 계획이다. 정구부 감독은 이 대학 차정훈 교수가 맡았으며 유승철 코치에, 박관규. 박정우 김태호 유성연. 윤재영. 고산 등 6명의 선수로 이뤄졌다. 한국체대 정구부는 국내 남자 대학으로는 15번째 팀이며 남녀를 합해서는 19번째 팀이다. 대한정구협회 김태주 사무처장은 “이번 창단이 국내 정구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체대의 전문적인 육성시스템에 힘입어 정구부가 단기간에 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대한정구협회 이계왕 회장과 한국체대 안용규 총장 등 양측 주요 관계자가 참석했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스포츠에서 오픈 대회의 원조는 골프로 알려졌다. 특정 계층이 아니라 프로, 아마추어를 망라해 문호를 개방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4대 메이저 골프 대회인 브리티시오픈(디 오픈)이 그 시초로 여겨진다. 2일 경기 성남 남서울CC(파71)에서 개막한 제38회 GS칼텍스 매경오픈 1라운드는 이런 의미가 잘 담겨진 듯 하다. 10대 골프 국가대표와 50대 프로선수, 60대 아마추어 선수가 한데 어울려 경쟁을 펼치며 주목을 받았다. 중학교 졸업반 국가대표 피승현(15·광탄중)은 이날 버디 5개와 보기 3개로 2언더파를 쳐 공동 5위로 까마득한 프로 선배들에게 밀리지 않았다. 그는 이번 대회에 아마추어 국가대표 자격으로 나섰다. 지난해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뽑힌 피승현은 초등학교 5학년 때 처음 골프를 시작한 지 5년 만에 태극마크를 달만큼 성장 속도가 빠르다. 270m 가까운 장타에 쇼트게임도 강하다. 피승현은 “잃을 게 없으니 내 플레이만 하려고 했다”며 “핀을 지나치게 치지 말라는 형들의 조언도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장세훈 대한골프협회 경기력향상위원장은 “어린 나이답지 않게 침착하고 승부욕도 강한 편이다. 앞으로 잘 지켜볼만하다”고 칭찬했다. 환갑을 눈앞에 둔 김종덕(58)도 2언더파 69타를 쳐 역시 공동 5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 대회 출전한 프로 선수 가운데 최고령인 김종덕은 피승현과는 무려 43세나 차이가 난다. 스폰서 초청으로 이번 대회에 참가했다. 국내 투어 9승과 일본 등 해외 투어 4승을 거둔 김종덕은 현재 한국, 일본, 대만 시니어투어에서 활동하고 있다. 1994년 이 대회 우승자인 김종덕은 “기분이 너무 좋다. 1번홀(파4)에서 보기 한 개를 한 게 옥에 티”라며 “젊은 선수들과 경쟁에서 뒤지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유명 연예인과 동명이인이라 주목 받은 국가대표 배용준(19·한국체대)도 2언더파를 쳤다. 한국 미드 아마추어 랭킹 1위 자격으로 도전한 김양권(60)은 7오버파 78타로 하위권에 머물렀다. 하지만 자식 뻘되는 프로 선수들과 겨뤄 목표로 삼은 70대 스코어를 적은 그에게 순위를 큰 의미가 없어 보였다. 대회를 주관한 대한골프협회 구민석 과장은 “오픈대회.취지에 맞게 프로 투어와는 달리 아마추어들에게도 문호를 개방하고 있다. 기타 아마추어대회에서 자격을 부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제네시스 챔피언십 우승자 이태희(35), 2017년 투어챔피언십 챔피언 최고웅(32), 작년 KEB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 준우승자 이성호(32)가 4언더파 67타로 공동 선두에 올랐다. 이경준(24)도 4타를 줄여 공동 선두 그룹에 합류했다. 성남=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최근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대회에 5개월 만에 출전한 이정은(23)은 고민 하나를 털어놓았다. “미국은 햇볕이 너무 강해요. 라운드 끝나면 눈이 아플 정도예요. 충혈이 되기도 하더라고요.” 올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 뛰어든 그에게 새 무대에서 겪는 어려움을 물었을 때였다. 지난해 국내 투어에서 모자에 선글라스를 걸치고 다니던 모습이 떠올라 그 얘기를 꺼냈더니 미소를 지었다. “그건 패션 소품이었어요. 선글라스를 끼고 플레이한 적이 한 번도 없어요. 눈 앞, 코 위에 뭔가 있으면 걸리적거려 스윙을 못 하겠더라고요. 야구 선수처럼 눈 밑에 눈부심 방지 검정 테이프(아이패치)라도 붙여야 하나요.” 이정은의 좌우 시력은 2.0이다. 눈이 좋아 다른 선수보다 공의 방향과 타구가 떨어진 지점을 잘 찾고, 퍼트할 때 라인과 브레이크를 읽는 데도 도움이 된다. LPGA투어에서 신인왕 랭킹 1위를 달리며 성공적으로 정착하긴 했어도 눈이 나빠져 좋은 흐름이 깨질까 봐 고민이다. 골퍼에게 시력은 경기력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다. 이정은의 친한 선배로 KLPGA투어 간판스타로 떠오른 조정민(25)은 도수가 ―3.0인 뿔테 안경을 쓰다 2017년 말 라섹수술 후 시력이 1.0까지 올라갔다. 그는 “섬세한 시야로 잔디 결을 본다거나 플레이 도중 작은 디테일을 파악하는 데 효과를 봤다”고 말했다. 2017년 상금 랭킹 17위였던 그는 시력 교정수술 후인 2018년 상금 9위로 뛰었다. 올해는 2일 현재 생애 첫 상금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수술로 시력을 좋게 하기도 하지만 시력이 더 나빠지지 않게 보호하는 것도 중요하다. 선글라스를 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시력 교정수술 후 안경 쓸 때와 달리 선글라스를 수시로 착용하는 조정민은 지난겨울 한 달 가까이 함께 체력훈련을 했던 이정은에게 전했다. “눈에 피로가 쌓이면 집중력이 떨어진다. 훈련 때 일부러라도 선글라스를 쓰고 좋은 기억을 심어두면 실제 경기 때도 거부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하나서울안과 강경복 원장은 “햇빛에 눈이 부신 것은 가시광선 때문이다. 이를 막기 위해선 선글라스가 필수이며 자외선 차단 코팅이 된 제품을 골라야 한다”고 말했다. 봄철에는 건조하고 미세먼지, 꽃가루가 많아 안구건조증이나 각막염이 생기기 쉽다. 라운드 도중 수시로 인공눈물을 넣으면 불편함을 막을 수 있다. 최근 40, 50대 사이에서 황반변성(눈 앞쪽 망막의 신경조직이 노화나 유전적 요인, 염증 등으로 변성돼 시력에 손상을 입는 질환)이 늘고 있다. 눈 건강을 지켜 오래도록 골프를 즐기려면 비타민 C와 E, 루테인, 제아크산틴 등이 포함된 영양제를 복용하면 좋다는 게 전문의의 설명이다. 양주=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한국 테니스의 유망주 정윤성(21·의정부시청)이 비트로 서울오픈 챌린저대회에서 16강에 오르는 돌풍을 일으켰다. 세계 랭킹 271위 정윤성은 1일 서울올림픽코트에서 열린 남자 단식 2회전에서 세계 랭킹 182위로 한때 36위까지 올랐던 스기타 유이치(일본)를 1시간 16분 만에 2-0(6-2, 6-3)으로 완파했다. 스기타와의 두 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이긴 정윤성은 챌린저 무대 16강에 네 번째로 진출했다. 남자 프로 테니스(ATP)투어에서 우승 경험(2017년 안탈리아오픈)이 있는 스기타를 맞아 정윤성은 빠른 스피드와 강력한 공격력을 앞세워 예상 밖의 완승을 엮어냈다. 1세트에 5-2까지 달아난 끝에 먼저 첫 세트를 따낸 정윤성은 2세트에 1-3으로 뒤지다 내리 5게임을 잡는 집중력을 발휘했다. 정윤성은 2일 세계 227위 우치야마 야스타카(일본)와 생애 첫 챌린저 8강 합류를 노린다. 세계 162위 권순우(당진시청)는 이날 세계 136위 예브게니 돈스코이(러시아)와 맞붙는다. 정윤성과 권순우가 모두 이기면 8강에서 맞대결을 펼친다. 주니어 시절 메이저 대회에 도전했던 정윤성은 이날 경기를 마친 뒤 바로 사이클을 타고 스트레칭을 하는 등 다음 경기에 대비한 꼼꼼한 회복 과정을 거쳤다. 정윤성은 “스기타가 30위권까지 올라갔던 어려운 상대라고 생각하고 게임에 나섰다. 상대방보다 좀 더 많이 뛰면서 부담을 줄 수 있도록 공을 친 뒤 공격을 시도한 전략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금처럼만 하면 8강, 4강, 우승도 가능할 것 같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주말골퍼 사이에는 버디를 한 바로 다음 홀을 조심하라는 말이 있다. 너무 기쁜 나머지 감정이 요동쳐 티샷 OB를 내는 등 큰 미스가 나올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버디값’ 했다며 쓴 웃음을 짓기도 한다. 기준 타수 보다 1타를 더 적게 치는 버디가 그럴 진데 이글(-2타)이나 앨버트로스(-3타)는 오죽할까. 앨버트로스보다 더 큰 새도 있기는 하다. 콘도르(-4타), 오스트리치(타조·-5타)다. 아무튼 필드에선 일희일비하지 않고 18홀 내내 일관된 마음을 갖는 게 중요하다.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으니 보기를 하면 바운스백을 노리면 그만이다. 물론 한번 열린 뚜껑을 닫기가 쉽지 않을 때도 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뛰는 전우리(22·넵스)는 지난달 국내 개막전인 롯데 렌터카여자오픈에서 생애 첫 앨버트로스를 했다. 앨버트로스는 그 확률이 200만분의 1로 알려졌다. 홀인원(확률 1만2000분의 1)보다 어렵다. 장타에 정확도를 겸비해야 하고 행운까지 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신의 선물’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짜릿한 경험을 했지만 아쉽게 컷 탈락했던 그는 “큰 선물 받은 것 같다. 좋은 기운으로 앞으론 잘 풀리기를 바란다”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앨버트로스 이후 그는 KLPGA투어 3개 대회에서 연이어 컷 통과에 실패해 아쉬움을 남겼다. 전우리는 “드라이버가 자꾸 푸시가 나 어려움을 겪고 있다. 레슨도 받고 집중적인 연습으로 고치려 한다”고 말했다. 역대 KLPGA투어에서 앨버트로스는 5번 나왔다. 1995년 박성자가 88CC에서 열린 제1회 제일모직 로즈여자오픈에서 처음으로 기록했다. 전우리의 앨버트로스는 한국 선수로는 2001년 오미선 이후 18년 만에 작성된 것이다. KLPGA투어에서 배출한 5명의 앨버트로스 주인공 가운데 해당 대회에서 우승한 경우는 단 한 명도 없다. ‘명인 열전’이라는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마스터스는 4명에게만 앨버트로스를 허락했다. 이 중에서도 우승까지 한 경우는 1935년 첫 주인공 진 세러즌 뿐이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대회 장소인 오거스타내셔널골프클럽에는 그의 이름을 딴 다리도 있다. 가장 최근인 2012년 마스터스 최종 4라운드에서 앨버트로스를 낚은 우스트히즌(남아공)은 당시 단독 선두에 나서기도 했으나 이후 보기 2개를 해 우승 경쟁에서 밀렸다. 우스트히즌은 “뛰는 가슴을 진정하기 힘들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린재킷의 주인공은 버바 왓슨이었다. 는 미국프로골프(LPGA)투어에서 새로운 역사를 쓴 적이 있다. 2016년 시즌 개막전인 바하마 클래식 3라운드 8번홀(파4·218야드)에서 티샷한 공이 그대로 컵에 빨려 들어갔다. 1950년 출범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사상 최초의 파4 홀인원이 나오는 순간이었다. 단번에 3타를 줄인 앨버트로스(더블이글)였다. 장하나는 그린에 올라 큰 절까지 하며 환호했다. 이 대회 우승 트로피는 김효주에게 돌아갔다. LPGA투어에서 사상 두 번째 파4 홀인원의 주인공은 호주교포 다. 이민지는 2016년 KIA클래식 3라운드 16번 홀(파4·275야드)에서 5번 우드로 한 티샷이 그린 바로 밖에 떨어졌고 왼쪽으로 내리막을 타더니 홀인원이 됐다. 파3홀에서도 해본 적이 없는 홀인원을 파4홀에서 한 것이다. 이날 이민지는 앨버트로스와 버디 1개에 보기 2개로 2타를 줄였다. 이 대회 우승은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였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파4 홀인원은 딱 한 번 작성됐을 뿐이다. 2001년 피닉스오픈에서 앤드루 머기가 332야드짜리 17번홀(파4)에서 홀인원을 기록했다. 국내에서는 아직 파4 홀인원이 기록된 적이 없다. 앨버트로스는 날개를 펴면 그 길이가 4m에 이르러 바다를 건너는 새로 알려졌다. 과학자들은 한번 날면 1만 마일(약 1만6000km)까지 이동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런 앨버트로스도 어린 시절에는 걸음마부터 배운다. 인생도 마찬가지 아닐까.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모처럼 찾은 그 맛이 우승만큼이나 달콤하기만 했다. 신지애(31·사진)는 지난달 28일 밤 일본 도쿄의 한 프랑스 레스토랑에서 지인들과 조촐한 파티를 했다. 이날 생일이던 그는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 후지산케이 클래식에서 7타 차 역전 우승을 차지한 뒤 2주 가까이 손대지 않던 케이크와 콜라를 즐겼다. 최근 신지애는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 대회 기간에는 평소 그렇게 좋아하는 밀가루 음식도 먹지 않고 있다. 튀기거나 기름진 음식을 멀리하고 섬유질이나 단백질 위주의 식이요법을 병행한다. 밀가루 음식이나 튀긴 음식을 먹으면 소화가 잘 안돼 몸이 무거워지기 때문이다. 간식도 아몬드, 호두, 볶은 콩 등만 먹는다. 신지애는 “단 음식이나 탄산음료는 우승이나 노 보기 라운드를 했을 때만 먹을 수 있는 선물로 생각한다”며 웃었다. 철저한 자기 관리를 통해 한국 여자 골프 선수로는 황혼이라는 30대에 접어들어서도 절정의 기량을 펼치고 있다. 신지애는 올 시즌 JLPGA투어에서 맨 먼저 시즌 2승을 달성하며 상금 랭킹 1위(4034만 엔·약 4억2000만 원)에 나섰다. 시즌 5개 대회에서 모두 6위 이내에 진입했다. 신지애가 이번 시즌 일본 투어 상금 1위에 오르면 사상 처음으로 한국, 미국, 일본 투어 상금왕을 석권한다. 이미 한국과 미국 상금왕에 올랐던 그는 2014년부터 JLPGA투어에서 5년 연속 상금 랭킹 5위 안에 들면서도 1위 자리와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지난해에는 JLPGA투어 사상 처음으로 한 해에 메이저 3승을 거두고도 시즌 막판 안선주에게 추월당했다. 신지애는 “4월에 시즌 2승을 거둔 것은 일본 진출 후 처음이다. 좋은 흐름을 계속 유지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5월 이후 우승 시동이 걸리는 슬로 스타터였다. 올해는 1월에 베트남에서 처음 전지훈련을 했다. 한 달 동안 20대 초반 후배 10명과 훈련을 하면서도 맨 먼저 연습장에 도착하는 건 신지애였다. 그 어느 해보다 의욕을 보인 신지애는 평균타수를 비롯한 주요 부문에서 1위에 오른 가운데 바운스백률(32.3%)에서 선두를 차지한 것도 눈에 띈다. 파보다 나쁜 스코어를 기록했을 때 바로 다음 홀에서 파보다 좋은 스코어를 기록하는 데 탁월한 능력을 보이고 있다. 뛰어난 마인드 컨트롤은 상금왕을 향해서도 큰 힘이 된다는 분석이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골프 칠 때 가장 느린 팀은 어딜까. 바로 앞 팀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진행이 느린 팀 뒤에서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것만큼 짜증나는 일도 없다. 슬로 플레이를 막기 위한 규정도 도입됐다. 산으로 사라진 공을 찾는 시간은 5분에서 3분으로 줄었다. 깃대를 꽂은 채 퍼팅하거나 남은 거리에 관계없이 준비된 골퍼부터 먼저 샷을 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운전만큼 골프 라운드도 원활한 흐름이 좋다. 그러기 위해선 배려가 필요하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NH농협은행 문혜경과 백설이 정구 종주국 일본에서 우승을 합작했다. 문혜경과 백설은 29일 일본 후쿠오카에서 열린 제17회 규슈오픈 국제정구대회 여자부 개인 복식에서 일본의 하야시 리호와 도쿠도메 시오리 조를 4-2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2017년 이 대회에서 개인 복식 은메달에 머물렀던 문혜경과 백설은 2년 만에 다시 오른 결승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유영동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NH농협은행은 지난해 이 대회 개인 복식에서 이민선과 나다솜이 정상에 오른데 이어 2년 연속 챔피언 자리를 지켰다. 최근 단식 국가대표로 선발돼 세계선수권 출전권을 확보한 문혜경은 “2년 전 대회 때 준우승하면서 아쉬움이 컸다. 이번에 우승하게 돼 기쁨이 더욱 크다”고 말했다. 백설은 “국가대표 선발전 복식에서 탈락한 아픔이 있었다. 규슈대회 우승을 계기로 한 단계 성숙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유영동 감독은 “국내 대표선발전 끝나고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출전했는데 끝까지 열심히 뛰어준 선수들이 대견스럽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30일 귀국하는 문혜경과 백설은 5월 4일 경북 문경에서 개막하는 제97회 동아일보기 전국정구대회 단체전과 개인전 등에 출전한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우승을 확정지은 호주 교포 이민지(23)는 동료 선수들에게 축하 물세례를 받으며 환호했다. 그 가운데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뛰는 한국 선수 최고참인 지은희(33)도 있었다. 이민지는 지은희를 비롯해 김효주, 박성현, 허미정 등 한국 선수들과 친하게 지낸 게 자신에게 큰 도움이 된다고 털어놓은 적이 있다. 그런 이민지가 한국 선수들의 추격을 모두 따돌리고 시즌 첫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이번 정상 등극으로 세계 랭킹을 자신의 최고인 4위에서 2위까지 끌어올리게도 됐다. 이민지는 2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윌셔CC(파71)에서 끝난 LPGA투어 휴젤-에어 프리미아 LA오픈 4라운드에서 3타를 줄여 최종 합계 14언더파로 우승했다. 2위 김세영과는 4타 차였다. 우승 상금은 22만5000달러(약 2억6000만 원). 이로써 이민지는 지난해 5월 볼빅 챔피언십 우승 이후 11개월 만에 LPGA투어 통산 5승째를 거뒀다. LPGA는 이민지가 새로운 세계 랭킹에서 1위 고진영에 이어 두 번째에 이름을 올린다고 발표했다. 앞서 시즌 개막 후 준우승 2회, 3위 1회 등의 성적으로 상승세를 탔던 이민지는 우승 후 “캐디 제이슨 길로이드의 어머니가 암 투병 중인데 이 모자에게 트로피를 바치고 싶다”고 말했다. 호주로 이민을 떠난 아마추어 골프 고수인 아버지와 티칭 프로 출신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이민지는 주니어 시절 세계 랭킹 1위에 오른 유망주였다. 2015년 LPGA 퀄리파잉스쿨을 재미 교포 앨리슨 리와 공동 수석 합격한 그는 신인 때만 해도 한국 선수들과 잘 어울리지 못했다. 이민지의 소속사인 하나금융그룹 골프단 박 폴 팀장은 “호주에서 줄곧 성장한 데다 어린 나이에 낯가림이 있었다. 한국말을 할 줄 아는데도 영어만 쓴다고 한국 선수에게 혼난 적도 있었다”고 말했다. 신인 때 이민지 데뷔 동기인 김세영, 김효주가 먼저 첫 승을 신고하는 모습이 이민지에게 동기를 부여하게 됐다. 어느새 그는 LPGA투어 강자로 떠오른 한국 언니들의 조언과 도움에도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김효주가 우승했을 때 통역을 자원했던 이민지는 지난해 11월 박인비가 경북 경주에서 주최한 이벤트 대회 초청에 기꺼이 응하기도 했다. 이민지의 메인스폰서와 의류 후원은 모두 국내 기업이다. 이날 1타 차 선두로 출발한 이민지는 전반에 2타를 줄여 4타차 선두로 달아났다. 후반 들어 마지막 날이면 늘 입는 빨간 바지 차림을 한 김세영이 3연속 버디를 낚으며 2타 차로 추격했다. 그래도 이민지는 흔들리지 않았다. 13번홀(파5) 버디에 이어 18번홀(파3)에서 4.5m 버디를 넣어 승리를 자축했다. 박세리에 이어 통산 20승을 노렸던 박인비는 1타를 줄여 고진영, 양희영과 공동 5위(8언더파)에 머물렀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한국 테니스의 간판 정현(23)의 부상 공백이 장기화되고 있다. 정현은 29일 독일 뮌헨에서 개막하는 남자프로테니스(ATP)투어 BMW오픈에 허리 부상으로 출전하지 않는다. 정현은 2월 이후 두 달 넘게 코트를 떠나 있다. 정현 측 관계자는 “치료에만 매달리고 있다. 최근 공을 치는 시간은 하루 30분이 안 된다. 부상 재발을 막는 데 주력하고 있어 복귀 시점은 미정이다”라고 말했다. 정현은 일단 다음 달 프랑스오픈 예선 신청을 했다. 지난해 이맘때 19위였던 정현의 현재 랭킹은 126위다. 지난해 4강에 올랐던 BMW오픈에 불참하면서 90점의 랭킹 포인트가 빠지게 돼 140위대로 떨어질 수도 있다. 정현이 주춤거리는 사이 권순우(22·사진)가 주목받고 있다. 올해 초 235위였다 세계 152위까지 올라선 권순우는 29일 올림픽코트에서 시작하는 서울오픈부터 부산오픈, 광주오픈까지 챌린저 무대에 3주 연속 나선다. 정현과 랭킹 포인트 차이는 100점 차여서 한국 선수 최고 랭킹이 될 가능성도 있다. 마포고 시절 유망주로 꼽힌 권순우는 “세계 100위 진입으로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US오픈 본선 직행을 목표로 삼겠다”고 말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최혜진(20)이 시즌 첫 승을 생애 첫 메이저 타이틀로 장식하며 거물다운 면모를 되찾았다. 최혜진은 28일 경기 양주 레이크우드CC(파72)에서 열린 크리스 F&C 제41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챔피언십에서 연장전 끝에 정상에 올랐다. 이날 마지막 라운드에서 17번홀까지 보기 없이 2타 차 선두로 18번홀(파4)을 시작할 때만 해도 그는 쉽게 붉은색 우승 재킷을 입는 줄 알았다. 하지만 박소연이 두 번째 샷을 핀 옆에 바로 붙여 탭인 버디로 1타 차까지 쫓아온 반면 긴장한 최혜진은 10m 버디 퍼트가 짧았고 1.2m 파 퍼트까지 놓쳐 첫 보기로 박소연에게 동타(13언더파 275타)를 허용했다. 18번홀에서 치른 연장전에 최혜진은 벙커에서 한 두 번째 샷을 핀 1m에 붙인 뒤 버디를 낚아 기어이 승리를 결정지었다. 지난해 신인상과 대상을 동시에 석권한 최혜진은 이번 시즌 필드를 지배할 여왕 후보로 주목받았다. 앞서 4개 대회에서 톱10에 한 번 들었을 뿐 시동이 좀처럼 걸리지 않았다. 지난주 하와이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롯데챔피언십(공동 5위)을 계기로 퍼팅감을 되찾은 그는 프로 데뷔 후 9번째 도전 만에 처음 메이저 퀸에 등극하며 2억 원의 우승 상금을 받아 상금 랭킹 2위(2억3104만 원)로 점프했다. 경기 후 최혜진은 축하를 위해 서있던 역대 우승자들 가운데 한 명을 발견하고는 눈물을 쏟았다. 이 대회 1999년 우승자로 국가대표 시절 자신을 가르친 박소영 코치(43)였다. 최혜진은 “하와이에서부터 퍼팅할 때 공을 좀더 끝까지 보게 된 게 효과를 봤다”며 “잘할 때나 못 할 때나 힘이 됐던 박 코치님 이름이 새겨진 트로피에 내 이름이 있어 더욱 기쁘다”고 말했다. LPGA투어에서 뛰다 5개월 만에 국내 무대에 나선 이정은은 4위(10언더파)로 마쳤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권순우(22·당진시청)가 한국 테니스의 새로운 희망으로 주목받고 있다. 권순우는 이번주 세계 랭킹에서 156위에 이름을 올렸다.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이지만 올들어 가파른 상승세를 감안하면 세계 100위 벽을 허물 날도 머잖아 보인다. 올해 1월 1일만해도 그의 세계 랭킹은 235위였다. 하지만 3월 일본 요코하마 게이오 챌린저 우승 등 국제무대에서 꾸준히 상위권에 성적을 올리며 랭킹을 확 끌어올리고 있다. 자신감을 얻은 권순우는 안방에서 3주 연속열리는 챌린저 대회를 통해 도약을 노리고 있다. 29일 서울올림픽코트에서 개막하는 비트로 서울오픈 챌린저대회를 시작으로 부산오픈 챌린저와 광주오픈 챌린저가 연이어 개최되다. 이번에 꾸준히 상위권에 진입할 경우 정현을 제치고 한국 선수 최고 랭킹에 이름을 올릴 가능성도 있다. 정현의 랭킹은 126위으로 권순우와의 랭킹 포인트 차이는 100점이다. 허리 부상으로 코트를 떠나 있는 정현은 앞으로도 한 달 가까이 결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정현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회 출전으로 획득한 랭킹 포인트가 빠지게 된 반면 권순우는 포인트를 쌓을 수 있어 얼마든지 추월할 수 있는 상황이다. 27일 서울 올림픽코트에서 만난 권순우는 “랭킹은 대회를 자주 나가고 성적을 내다보면 올라가기 마련이라 크게 의식하고 있지 않다”면서도 “올해 목표로 삼았던 세계 랭킹 100위 이내 진입에, 새롭게 US오픈 본선 자동 진출도 노려보겠다”고 말했다. 남자단식의 경우 128명이 출전하는 메이저 대회에 예선을 건너뛰고 본선에 바로 합류하려면 100위 이내에 들어야 한다. 권순우에게는 ‘두 토끼’가 눈앞에 들어온 셈이다. 권순우는 “한국에서 경기할 기회가 많이 없었는데 부담도 되고 설레기도 한다. 최대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다. 그게 우승이라면 정말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 컨디션이 좋은 편이라 이런 흐름을 계속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권순우는 든든한 지원팀의 도움을 받게 돼 발걸음이 더욱 가벼워 보인다. 스포티즌의 매니지먼트 속에 레슬링 국가대표로 아시아경기 은메달까지 딴 이재성 트레이너와 호흡을 맞추고 있다. 권순우는 “지난해 허벅지와 손목 부상으로 힘든 시기를 보냈다. 하지만 올해는 전문 트레이너 덕분인지 좋은 몸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경기 전 충분한 스트레칭과 워밍업으로 경기력을 끌어올리는 한편 게임이 끝난 뒤에도 보강 운동과 마사지 등으로 피로가 쌓이는 걸 예방하고 있다는 게 권순우의 설명이다. 권순우는 또 테니스 국가대표 출신인 임규태 코치도 영입했다. 권순우는 “임 코치님이 가세하면서 내가 몰랐던 약점을 지적해줘 보완하고 있다. 훈련도 실전과 비슷한 분위기다. 서브 앤 발리 같은 다양한 전술도 구사하게 됐다”고 말했다. 임규태 코치는 “권순우는 순간 판단력과 스윙이 빠른 장점이 있다”며 “베이스라인 플레이에서 탈피해 상대 스타일에 따른 공략 방법을 터득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용품 계약사인 휠라는 권순우의 발에 맞는 특별 테니스화 제작에 나섰다. 발의 특징에 따른 맞춤형 신발이라 경기력 향상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권순우는 “홈 팬 앞에서 뭔가 달라진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제대로 붙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2019시즌 첫 메이저대회 ‘무방 데이’에 최고 흥행카드가 성사됐다. 한때 치열하게 신인상을 다투던 투어 입문 동기 세 명이 같은 조에서 우승 경쟁을 펼치게 된 것이다. 이정은(23) 김아림(24) 이다연(22)이 그들이다. 세 선수는 27일 오후 11시50분부터 경기 양주 레이크우드CC(파72)에서 열리는 크리스 F&C 제41회 KLPGA챔피언십 3라운드에서 동반 플레이에 나선다. 지난해 KLPGA투어 상금왕과 평균타수 1위를 차지한 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 진출한 이정은은 5개월 만의 국내 무대에서 탁월한 샷 감각을 과시했다. 26일 2라운드에서 이정은은 이글 1개와 버디 5개, 보기 2개를 묶어 5언더파 67타를 쳤다. 전날 69타에 이어 이틀 연속 60대 타수를 적은 이정은은 선두 이다연에 2타 뒤진 공동 2위(8언더파 136타)에 올랐다. 특히 이정은은 6번 홀(파4)에서 84m를 남기고 54도 웨지로 한 세컨드 샷을 이글로 연결시켜 갤러리의 환호를 받았다. 이정은이 KLPGA투어에서 샷이글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이정은은 “아이언 샷이 평소와 달리 페이드 구질로 나와 어려움을 겪었지만 마지막 18번 홀 버디로 감을 되찾은 기분이다”며 “체력적으로나 3라운드가 고비가 될 것 같은데 잘 넘겨보겠다”고 말했다. 이다연은 보기 없이 버디 6개를 낚아 10언더파 134타로 단독 선두에 이름을 올렸다. 이다연은 2017년 팬텀 오픈에서 첫 우승을 신고했고, 지난해 E1 채리티 오픈 이후 통산 세 번째 우승을 노린다. 이다연은 “나흘 내내 60대 타수를 치는 걸 목표로 삼겠다. 그러다 우승이 따라오면 더 좋다”고 말했다. 장타자 김아림은 버디 8개에 보기 2개로 6타를 줄여 이정은과 동타로 마쳤다. 김아림은 4홀 연속 버디를 잡는 몰아치기를 펼치기도 했다. 이정은과 이다연, 김아림은 서로 나이는 한 살 차이여도 2016년 나란히 KLPGA투어에 데뷔한 동기다. 당시 신인상 레이스에서 이정은은 2021점으로 1위를 차지해 평생 한번 뿐인 영광을 안았다. 김아림이 5위(1401점), 이다연이 8위(829점)이었다. 이번 시즌 LPGA투어에서도 신인왕을 노리는 이정은은 “국내 신인 시절 신인상 스트레스가 너무 심해서 미국에선 오히려 덜 한 편이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당시 이정은을 비롯한 루키들은 신인상 부담 때문에 대회 때마다 다른 경쟁자 순위부터 따져봤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필드 밖에선 절친한 선후배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정은은 “이번 대회 앞두고 아림이 언니가 꼭 잘 쳐서 같은 조에서 만났으면 좋겠다는 덕담을 했는데 이렇게 이뤄지게 됐다”며 웃었다. 이정은과 김아림, 이다연은 지난해 11월 박인비가 주최한 초청대회에 팀KLPGA 일원으로 함께 참가하기도 했다. 당시 이정은과 2인 1조의 같은 팀이 됐던 김아림은 “정은이 덕분에 이길 수 있었다. 숟가락 하나 얹은 셈이다”고 말했다. 지난해 KLPGA투어 연말 이벤트 대회에서 이다연이 우승했을 때는 이정은과 김아림이 물을 뿌려주며 축하를 아끼지 않았다. 이정은과 김아림, 이다연은 의류 스폰서 업체가 같기도 하다. 이번 대회를 주최한 크리스 F&C로부터 의류 지원을 받고 있다. 이정은은 “같은 크리스 옷을 입는 아림 언니, 다연이와 함께 치게 돼서 좋다. 재미 있게 쳐보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골프대회에서 3라운드를 흔히 무빙데이라고 한다. 순위 변동이 심해 우승을 향한 분수령이 될 때가 많다. 1,2라운드를 통해 컷 탈락자를 가려낸 뒤라 더욱 공격적인 플레이가 관심을 끌기도 한다. 김재열 해설위원은 “메이저 대회답게 최정상급 선수들이 맞붙게 됐다. 비가 오락가락했던 1,2라운드 달리 날씨도 좋아질 전망이다. 정상을 향한 선두조 선수들이 총력전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흥미로운 결과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 장소인 레이크우드CC는 1호선 양주역에서 차로 10분 정도 거리다. 대회 주최 측은 갤러리 관람 편의를 위해 지하철역에서 대회장까지 셔틀버스도 운영하고 있다. 양주=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통산 25승을 거둔 박세리(42)가 주말골퍼에게 자주 듣는 질문이 있다. “어떻게 하면 타수를 줄일 수 있을까”라는 것이다. 그럴 때마다 박세리가 하는 조언이 있다. “티잉구역에서 티 꽂을 위치만 잘 살펴도 점수를 낮출 수 있어요. 스코어가 바로 거기서 출발하는 겁니다.” 흔히 주말골퍼들은 자기 순서가 되면 별다른 사전 동작 없이 티잉구역에 올라 티를 꽂고 스윙하기 마련이다. 박세리는 “우선 티잉구역 2∼3m 뒤로 물러나 전체적인 홀의 레이아웃과 티샷이 떨어질 지점부터 파악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티를 꽂는 위치 선택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대부분 티잉구역의 가운데 지점에서 티샷을 하지만 상황에 따라 달라져야 한다는 게 박세리의 설명이다. “홀이 좌우로 휘어진 경우도 있는데 이럴 때 가운데서 티샷을 하면 잘 맞았는데도 공이 페어웨이를 벗어나 있을 수 있어요.” 자신의 구질이 페이드나 슬라이스 경향이 있다면 티를 티잉구역 오른쪽에 붙여서 꽂고 페어웨이 왼쪽을 겨냥하면 공이 페어웨이에 떨어질 확률이 높다. 반대로 드로나 훅 성향이라면 티잉 구역 왼쪽 끝에서 페어웨이 오른쪽 끝을 겨냥하는 게 좋다. 이렇게 해야 페어웨이를 넓게 활용할 수 있다. 골프 교습가인 고덕호 프로는 “구질에 따라 티 꽂는 위치와 겨냥할 지점을 정하고 그곳을 향해 양발과 어깨를 함께 정렬해 주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휘어진 도그레그 형태의 홀에서는 일반적으로 왼쪽으로 휘어진 경우 중앙보다 약간 우측, 오른쪽으로 휘어진 경우 약간 왼쪽으로 타깃을 정해야 안전하다. 올해부터 개정된 골프 규칙에서는 지난해까지 사용되던 티잉그라운드라는 용어를 대신해 ‘티잉구역(Teeing Area)’이 쓰인다. 이는 플레이어가 홀 플레이를 시작할 때 반드시 플레이해야 하는 구역을 말한다. 티잉구역은 직사각형 모양으로 정해진다. 앞쪽 경계는 위원회가 설정한 두 개의 티마커 맨 앞부분 점들을 이은 선으로 규정되며, 좌우 경계는 두 개의 티마커의 바깥쪽으로부터 후방으로 두 클럽 길이 이내로 규정된다. 흔히 ‘배꼽 나왔다’는 표현처럼 티잉구역 밖에서 티샷을 하면 2벌타가 부과된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후배 선수가 “같이 셀카 좀 찍어주세요”라고 하자 반갑게 휴대전화 앞에 섰다. “너무 멋졌다”며 엄지를 세운 한 여성 골퍼에게는 “감사합니다”며 고개를 숙였다. 자신을 향한 뜨거워진 주위 반응에 그는 “내가 마스터스에서 우승한 것도 아닌데”라면서도 밝은 표정을 지었다. 제41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챔피언십 개막을 하루 앞둔 24일 경기 양주 레이크우드CC에서 만난 한국 골프의 전설 박세리(42)다.》 대회 해설을 맡은 그는 이날 18홀을 돌며 그린 스피드와 경사 등을 파악하며 코스 답사에 나섰다. 마침 연습라운드를 하던 후배 선수, 골프 관계자들과 수시로 인사를 나누느라 당초 예정된 2시간을 훌쩍 넘긴 3시간 만에야 클럽하우스에 돌아올 수 있었다. 이런 관심은 박세리가 최근 메이저대회인 ‘명인 열전’ 마스터스가 열리는 미국 오거스타내셔널골프클럽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기 때문. 당시 박세리는 마스터스 개막 직전 이 코스에서 개최된 여자아마추어챔피언십 최종 라운드에서 역사적인 시타에 나섰다. 마스터스에서는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4)가 극적인 부활 드라마를 썼다. 박세리도 누구보다 진한 감동을 받았다.○ 잊고 있던 존재감이 살아나다 2016년 선수 생활을 끝낸 박세리는 “은퇴 후 내 존재감을 잊고 살았다. 그 후 장래가 불안한 사회 초년병 신세가 된 것 같았다. 이번 시타가 새로운 전기가 됐고 자신감도 생겼다”고 말했다. 1933년 개장한 오거스타내셔널골프클럽은 ‘금녀(禁女)의 공간’이었다. 2012년에야 콘돌리자 라이스 전 미국 국무장관 등 두 명의 여성 회원이 처음으로 차별의 벽을 허물었다. 그런 사연이 있는 무대에서 사상 첫 여자 골프대회를 개최한 주최 측은 박세리를 비롯해 낸시 로페즈(62·미국), 안니카 소렌스탐(49·스웨덴), 로레나 오초아(38·멕시코)를 초청해 시타를 맡겼다. “지난해 10월 이후 한 번도 골프채를 잡지 않았어요. 빌린 채로 시타 직전 연습장에서 샌드웨지, 피칭웨지 순서로 몸을 푼 뒤 드라이버를 쳤는데 공이 잘 안 뜨더라고요. 승부근성이 발동돼 집중하니 5번 만에 좀 맞았어요. 시타 때 맨 먼저 치게 돼 더 부담됐는데 공이 진짜 똑바로 멀리 날아가 놀랐어요. 오초아가 ‘복귀해도 되겠네. 1번홀이라도 다 치면 어때’라고 하더군요.” 꽤 시간이 흘렀어도 시타 장면을 떠올리는 박세리는 그 현장으로 되돌아간 듯 들떠 있었다. 그도 골퍼라면 누구나 가고 싶어 한다는 ‘천국의 코스’ 오거스타내셔널골프클럽에서의 라운드 경험은 없다. 박세리는 “이 사실을 접한 골프장 관계자가 놀라며 언제든 연락만 하라고 하더라. 같이 좀 가자는 지인들이 줄을 서게 됐다”며 자랑했다. 박세리는 “시타 참가자 가운데 내가 있다는 게 영광이었을 뿐 아니라 커리어를 인정받은 것 같아 뿌듯했다. 2만2000명 넘는 갤러리가 지켜보는 가운데 티박스에 올라서는데 예전에 우승을 다툴 때처럼 짜릿했다”며 소감을 전했다. 시타자 네 명의 투어 통산 승수는 155승. 상금을 합치면 약 6398만 달러(약 740억 원)에 이른다. 박세리와 소렌스탐, 카리 웹(호주)은 함께 세계 여자 골프 빅3를 형성해 경쟁을 펼쳤다. 그에게 로페즈는 엄마 같은 존재였다고 털어놓았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초창기 영어도 못하고, 친구도 없어 힘들 때 정신적으로 큰 도움을 줬다고 한다. “로페즈가 그러더군요. 늘 ‘예스’가 아니라 너를 위해 ‘노’라고도 할 줄 알아야 한다. 골프에만 매달리지 말고 꽃도, 산도 보며 즐기라고 했죠.” 박세리와 함께 코스를 답사한 김재열 해설위원은 “주최 측은 시타자로 아시아, 미국, 유럽, 중남미를 대표하는 인물을 선정했다. 한국 골프가 자부심을 가질 만하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우즈는 내게도 좋은 스승 시타를 마친 박세리는 마스터스 관람 기회를 포기하고 미국 캘리포니아주로 이동했다. 자신의 이름을 내건 주니어골프대회를 개최해야 했기 때문이다. 우즈의 우승 장면은 TV로 지켜봤다. “골프 인생이 끝난 줄 알았던 우즈가 포효하는 모습을 보고 코끝이 찡했어요. 시련을 극복한 과정이 골프를 잘 모르는 사람에게도 희망을 준 것 같아요.” 박세리는 2000년 전후로 우즈와 같이 세계적인 골프 교습가 부치 하먼 밑에서 개별 레슨을 받았다. “레슨 받으며 같이 밥도 먹고 했어요. 우즈는 연습할 때도 어떤 이미지를 그려가며 치더군요. 같은 클럽으로 낮게 치고, 높게 치고, 왼쪽 오른쪽으로 휘어가며…. 우린 공 500개, 1000개 쳤다 뭐 그러잖아요. 우즈를 보며 훈련량이 중요한 게 아니라 퀄리티를 따져야 한다는 걸 느꼈어요. 좋은 스승이었죠.” 10년 넘게 무관이었던 우즈는 긴 터널 속에서 성격도 한결 부드러워졌다는 평가를 들었다. 박세리도 고개를 끄덕였다. “전성기 때인 2004년 우즈가 제주에 와서 최경주 프로님 등과 함께 이벤트 대회를 했어요. 강한 카리스마로 쉽게 다가갈 수 없었어요. 하지만 고난을 겪으며 우즈도 변했어요. 가족, 팬들의 소중함을 느낀 거 같아요. 물론 재기는 자신을 믿었기 때문에 가능했을 거고요.” 코스 답사 도중 행여 큰 대회를 앞둔 후배들에게 방해될까 조심하고, “굿샷”이라고 자주 외쳐주는 박세리의 모습도 과거와는 달라 보였다. 이날 박세리와 마주한 레이크우드CC는 과거 로열CC로 불렸다. 그 시절인 1978년 국내 최초 여자 프로 테스트가 열려 4명의 합격자를 배출했다. 올해 KLPGA투어 회원 수는 2530명에 이를 정도로 확대됐다. 박세리는 “우즈 때문에 관뒀던 골프를 다시 시작한다는 분도 있더라. 전체 스포츠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 같다”고 말했다.○ 골프 초짜처럼 ‘그립’부터 새로 배운다 박세리는 내년 도쿄 올림픽 여자 골프 대표팀 감독에 선임됐다. 여자 골프가 116년 만에 정식 종목으로 부활한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박인비의 금메달을 도운 뒤 2회 연속 중책을 맡았다. 당시 ‘4년 뒤 감독 제안이 온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금메달을 땄으니 내 후임은 참 부담될 것 같다. 기회가 온다면 더 하고 싶다”고 의욕을 보였다. 말이 씨가 됐다. 그래도 기대감을 드러냈다. “리우 때는 거리가 너무 멀고 지카 바이러스가 도는 등 어려움이 많았죠. 도쿄는 가깝고 안전할 듯해요. 현지 코스 답사 등 사전 준비에 집중할 생각이에요. 우리 선수들이 부상 없이 최상의 컨디션만 유지한다면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요.” 은퇴 후 그는 골프장 설계 사업을 추진해 필리핀 기업과 계약을 앞두고 있다. 자선 골프 재단도 출범시킬 계획이다. 한국을 넘어 아시아 골프를 세계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포부도 있다. 박세리는 “최고 골퍼가 되려고 앞만 보고 달리다 전반 9홀을 마쳤다. 이제 후반 9홀을 치기 위해 골프 초짜처럼 ‘그립’부터 새로 배우고 있다. 인생이나 골프나 첫 티샷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후배들을 향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선수 때 미국 기자들이 넌 취미가 뭐냐고 물었는데 할 말이 없더라고요. 운동밖에 몰랐던 거죠. 후배들은 골프장 밖에서 재충전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을 했으면 좋겠어요. 그래야 오랫동안 행복한 골프를 할 수 있습니다.” 박세리는 와인 사업에도 뛰어들어 ‘세리 와인’도 출시했다. 해외 와이너리에서 시음하고 수입할 와인도 직접 고른다. 팬들이 아주 궁금해할 질문을 해도 될까라고 했더니 “또 결혼 얘기냐”며 반문했다. 그러면서 그는 “결혼하고 싶으니 소개 좀 해 달라. 와인처럼 숙성될수록 또 다른 면모를 보이는 사람이면 좋겠다. 진실 되면서 유머 감각도 지니고. 리더십도 있고…. 아, 이러면 못 찾는데”라며 웃었다. 인터뷰 마무리에 우즈가 재등장했다. 1997년 처음 마스터스에서 우승할 때 아버지 품에서 울던 우즈는 이번엔 아들을 안고 기뻐했다. 박세리는 1998년 US여자오픈에서 맨발 투혼 끝에 정상에 오른 뒤 아버지와 얼싸안았다. 이 얘기를 꺼내자 박세리가 “아픈 데를 또 건드렸다”며 “언젠가 나도 기쁨을 나눌 딸이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환한 미소와 함께 인생의 후반 첫 홀 티샷을 날린 듯했다.양주=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1984년 어린이날 일이다. 해태 투수 방수원은 삼미를 상대로 9이닝 무안타 무실점으로 승리를 안았다. 한국 프로야구 사상 첫 노히트노런이다. 최근 삼성 맥과이어(사진)까지 14명만이 같은 영광을 안았다. 메이저리그는 놀런 라이언의 7회가 최다다. 국내 최연소는 김원형(20세). 2000년 송진우의 기록(10호)은 최고령(34세)으로 남았다. 그 뒤로 한국인 투수는 전혀 없다. 실력에 운까지 따라야 하는 꿈의 기록. 하늘이 점지해야 가능한가.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