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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LG전자가 글로벌 무대에서 주목받은 ‘일체형 세탁건조기’를 잇달아 국내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세탁기 따로, 건조기 따로였던 기존 제품군과 달리 빨래를 옮길 필요 없이 한 대로 세탁과 건조가 가능해 혁신성을 주목받고 있다. 삼성닷컴은 19일부터 22일까지 자사 일체형 세탁건조기 신제품인 ‘비스포크 AI 콤보’의 사전 구매 알림 신청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비스포크 AI 콤보는 이르면 이달 말 국내 시장에 첫선을 보인 뒤 글로벌 시장에 순차적으로 출시될 전망이다. 비스포크 AI 콤보는 앞서 삼성전자가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에서 처음 선보이며 호평을 받았다. 수직으로 쌓은 기존의 세탁건조기와 비교해 공간 활용도가 40% 이상 높아졌다. 세탁물의 무게와 옷감 재질, 오염도에 따라 맞춤 세탁·건조하는 ‘AI 맞춤’ 코스도 탑재됐다. 특히 기존 ‘비스포크 AI 건조기’의 디지털 인버터 히트펌프가 탑재돼 단독 건조기 수준의 건조 성능을 갖췄다고 삼성전자는 설명했다. 디지털 인버터 히트펌프는 냉매를 순환시켜 발생한 열을 활용해 건조하는 방식이다. 드럼 내부 최고 온도가 60도를 넘지 않아 옷감 손상이 적고 히터를 이용하는 콘덴싱 건조기 대비 에너지 효율이 높다. LG전자도 다음 달 일체형 세탁건조기의 프리미엄 버전인 ‘LG 시그니처’ 모델을 국내에 출시할 예정이다. LG전자가 지난해 9월 유럽 최대 가전·IT 전시회 ‘IFA 2023’에서 처음 선보인 LG 시그니처 세탁건조기는 대용량 드럼 세탁기와 인버터 히트펌프 방식 건조기를 융합한 제품이다. 세탁과 건조 용량은 각각 25kg, 13kg이다. 시그니처 모델에 이어 국내 소비자와 환경에 최적화된 일반형 모델도 조만간 선보일 계획이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부당합병·분식회계 혐의 관련 항소심을 앞두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사진)의 등기이사 복귀가 또다시 미뤄졌다. 이에 대해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장은 이 회장의 조속한 등기이사 복귀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20일 삼성전자는 다음 달 20일 경기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제55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한다고 공시했다. 이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은 안건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날 이 위원장은 서울 서초구 삼성생명 서초타워에서 열린 준법감시위원회 3기 첫 정기회의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이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는) 경영적인 판단의 문제이고 주주나 회사 관계자, 이해 관계자 여러분의 의견이 필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현재 준감위로서는 뭐라고 말씀드릴 수 없다”면서도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책임 경영을 좀 더 강화한다는 의미에서 등기이사로 빠른 시일 내에 복귀하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재 4대 그룹 총수 중 미등기 임원은 이 회장이 유일하다. 재계에서는 검찰의 항소로 사법 리스크가 지속되면서 단기간 내에 이 회장의 이사회 복귀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위원장은 이 회장의 부당합병·분식회계 혐의 관련 1심 무죄 판결에 대해서는 “어려운 사건을 장시간에 걸쳐 심리해 주시고 판결해 주신 재판부의 판결에 감사와 존중을 표한다”며 “법관의 판결에 승복하는 것이 우리 사회가 유지될 수 있는 마지막 보루라는 것이 수십 년에 걸친 제 법조인으로서의 경험과 판단에서 나온 생각”이라고 언급했다. 이번 주주총회에서는 신임 사외이사로 신제윤 전 금융위원장과 로봇 전문가인 조혜경 한성대 인공지능(AI)응용학과 교수를 선임하는 건 등의 안건이 상정될 예정이다. 신 전 위원장은 행정고시 24회로 공직에 입문해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과장, 금융정책과장, 국제금융국장 등을 역임했다. 2011년 기재부 1차관을 거쳐 2013년 금융위원장에 임명됐다. 조 교수는 서울대 제어계측공학과에서 학·석·박사를 거쳐 1996년부터 한성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기계소재전문위 위원, 한국로봇학회 회장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한국공학한림원 정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부당합병·분식회계 혐의 관련 항소심을 앞두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사진)의 등기이사 복귀가 또다시 미뤄졌다. 이에 대해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장은 이 회장의 조속한 등기이사 복귀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20일 삼성전자는 다음 달 20일 경기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제55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한다고 공시했다. 이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은 안건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날 이 위원장은 서울 서초구 삼성생명 서초타워에서 열린 준법감시위원회 3기 첫 정기회의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이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는) 경영적인 판단의 문제이고 주주나 회사 관계자, 이해 관계자 여러분들의 의견이 필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현재 준감위로서는 뭐라고 말씀드릴 수 없다”라면서도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책임 경영을 좀 더 강화한다는 의미에서 등기이사로 빠른 시일 내에 복귀하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재 4대 그룹 총수 중 미등기 임원은 이 회장이 유일하다. 재계에서는 검찰의 항소로 사법리스크가 지속되면서 단기간 내에 이 회장의 이사회 복귀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이 위원장은 이 회장의 부당합병·분식회계 혐의 관련 1심 무죄 판결에 대해서는 “어려운 사건을 장시간에 걸쳐 심리해 주시고 판결해 주신 재판부의 판결에 감사와 존중을 표한다”며 “법관의 판결에 승복하는 것이 우리 사회가 유지될 수 있는 마지막 보루라는 것이 수십 년에 걸친 제 법조인으로서의 경험과 판단에서 나온 생각”이라고 언급했다.이번 주주총회에서는 신임 사외이사로 신제윤 전 금융위원장과 로봇전문가인 조혜경 한성대 인공지능(AI)응용학과 교수를 선임하는 건 등의 안건이 상정될 예정이다.신 전 위원장은 행정고시 24회로 공직에 입문해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과장, 금융정책과장, 국제금융국장 등을 역임했다. 2011년 기획재정부 1차관을 거쳐 2013년 금융위원장에 임명됐다. 조 교수는 서울대 제어계측공학과에서 학·석·박사를 거쳐 1996년부터 한성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기계소재전문위 위원, 한국로봇학회 회장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한국공학한림원 정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삼성그룹의 4개 계열사 노동조합을 아우르는 통합 노조인 ‘삼성그룹 초기업 노동조합’이 19일 정식으로 출범했다. 삼성 초기업 노조는 이날 서울 강남역 인근에서 출범식을 열고 공식 출범을 선언했다.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 노조, 삼성화재 리본노조, 삼성디스플레이 열린노조,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노조 등 4개 노조가 참여한다. 최근 출범한 삼성전기 존중노조는 아직 정식으로 가입하지 않았으나 규약 변경을 마치고 5월경 합류할 예정이다. 노조는 출범 선언문에서 “그동안 그룹 또는 사업지원 TF(태스크포스)라는 이름으로 각 계열사의 업황, 인력 구조, 사업 이익과는 별개로 획일적으로 통제받는 지금의 불합리한 노사관계에서 탈피하고자 한다”며 “개별 계열사 노사관계의 자주성을 확립하고 동등한 관계하의 유연한 노사 교섭을 통해 각 사의 실정에 맞는 임금, 복지, 근로조건 수립을 목적으로 한다”고 밝혔다. 현재 다수의 삼성 계열사들은 2024년도 임금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에 설립된 초기업 노조 중 회사를 상대로 공식 교섭권이 있는 노조는 삼성디스플레이 열린노조,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노조 등 2곳뿐이다. 삼성전자는 대표 교섭노조가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이므로 초기업 노조 중 DX노조는 현재 교섭권이 없는 상태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삼성디스플레이의 폴더블 패널이 극한의 온도 변화와 충격 등 가혹한 조건을 이기고 미국 국방부 내구성 표준 테스트를 통과해 이른바 ‘밀리터리 스펙’을 획득했다. 폴더블 패널로 미국 밀리터리 스펙을 획득한 것은 삼성디스플레이가 처음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최신 폴더블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7인치대 폴더블 패널이 미국 국방부가 인정하는 군사 표준규격 테스트를 통과했다고 19일 밝혔다. 이 패널은 영하 10도 환경에서 물을 분사해 패널 외부에 6㎜ 두께의 얼음이 언 상태에서 4시간이 지난 뒤에도 정상적으로 작동했다. 또 영하 32도와 영상 63도의 환경을 연이어 2시간씩 견뎌냈다. 일반적으로 사람이 휴대폰을 사용하는 1.22m 높이에서 떨어지는 방향을 각기 다르게 설정해 26번의 낙하 실험을 거쳤다. 중력의 최대 10.5배가 가해지는 속도로 제품을 회전시키는 과격한 외부 활동 시에도 제품에 이상이 없는 것을 확인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가 13조 원대 규모의 보조금을 미 반도체 기업인 인텔에 지원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1월 미 대선을 앞두고 삼성전자나 TSMC에 앞서 자국 기업에 먼저 대대적인 지원에 나서는 것으로 풀이된다. 16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반도체법에 따른 보조금 지급 논의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미 정부가 인텔에 지원을 고려 중인 금액은 100억 달러(약 13조3550억 원) 이상이라고 보도했다. 반도체법은 한국 대만 중국 중심의 첨단 반도체 생산기지를 미국으로 끌기 위해 미 현지에 공장을 짓는 기업에 390억 달러의 직접 보조금과 750억 달러 상당의 대출 지원을 골자로 한다. 인텔에 보도된 대로 지급된다면 2022년 반도체법 시행 이후 최대 규모의 보조금이 된다. 앞서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은 이달 5일 로이터통신에 주요 반도체 기업들과 보조금 규모 등을 놓고 협상 중이라며 “향후 6∼8주 안에 몇 가지 발표를 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도 지난해 하반기(7∼12월) 미 정부에 보조금 신청을 마쳤다. 이후 기업 실사를 거쳐 현재까지 보조금의 규모, 지급 시점 등을 두고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미 텍사스주 테일러에 약 170억 달러(약 22조7000억 원)를 투자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을 짓고 있다. 연내 가동을 목표로 건설을 진행 중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한다면 기존 반도체법 기조 대신 자국 기업에 대한 지원 집중으로 정책을 선회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만 TSMC를 겨냥해서도 “대만은 미국의 반도체 산업을 빼앗아 현재 90%에 이르는 생산 물량을 독점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사진)이 17일 첫 글로벌전략위원회 토요 정례회의를 개최했다. 최 의장이 24년 만에 주요 사장단이 참석하는 오전 7시경 토요일 회의를 부활시키면서 ‘고강도 쇄신’에 본격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이날 회의는 최 의장을 위원장으로 하고 SK그룹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및 사장들이 위원으로 참석했다. 글로벌전략위는 수펙스 산하 총 7개 위원회 중에서도 그룹 차원의 경영 전략을 공유하고 계열사 고삐를 죄는 핵심 협의체다. 이날 서울 모처에서 열린 회의에는 최 의장을 비롯해 장용호 SK㈜ 사장,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사장,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 유영상 SK텔레콤 사장, 정재헌 수펙스 거버넌스위원회 위원장 등 위원들과 회의 지원을 맡은 부사장급 임원들이 참석했다. 회의는 7시가 넘어 시작됐지만 최 의장을 제외한 위원들은 오전 6시 반 전후로 먼저 도착해 보고 회의 내용을 점검하는 등 긴장된 분위기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회의에서는 미리 정해진 어젠다 없이 각 계열사의 현안 및 전략 상황을 점검한 것으로 전해졌다. SK가 주요 경영진들이 모이는 정례회의를 토요일에 연 것은 2000년 7월 주 5일 근무제 도입 이후 처음이다. SK 관계자는 “사내 분위기가 너무 해이해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며 “내부 조직 슬림화와 더불어 경각심을 갖자는 차원으로 본다”고 언급했다. 최 의장은 부임 직후 직접 준비한 프레젠테이션으로 수펙스 임직원들에게 취임 구상을 밝히고, 오전 6시 출근을 고수하는 등 쇄신의 자세를 앞장서 보여주고 있다. 앞서 최태원 SK 회장은 올해 1월 신년사에서 경영 시스템을 재점검하고 내실을 갖추는 한 해가 돼야 한다며 ‘해현경장(解弦更張·거문고 줄을 고쳐 매다)’의 자세를 주문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가 13조 원대 규모의 보조금을 미 반도체 기업인 인텔에 지원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1월 미 대선을 앞두고 삼성전자나 TSMC에 앞서 자국 기업에 먼저 대대적인 지원에 나서는 것으로 풀이된다. 16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반도체법에 따른 보조금 지급 논의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미 정부가 인텔에 지원을 고려 중인 금액은 약 100억 달러(약 13조 3550억 원) 이상이라고 보도했다. 반도체법은 한국 대만 중국 중심의 첨단 반도체 생산기지를 미국으로 끌기 위해 미 현지에 공장을 짓는 기업에 390억 달러의 직접 보조금과 750억 달러 상당의 대출 지원을 골자로 한다. 인텔에 보도된 대로 지급된다면 2022년 반도체법 시행 이후 최대 규모의 보조금이 된다. 앞서 지나 러몬도 장관은 이달 5일 로이터통신에 주요 반도체 기업들과 보조금 규모 등을 놓고 협상 중이라며 “향후 6~8주 안에 몇가지 발표를 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도 지난해 하반기(7~12월) 미 정부에 보조금 신청을 마쳤다. 이후 기업 실사를 거쳐 현재까지 보조금의 규모, 지급 시점 등을 두고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미 텍사스주 테일러에 약 170억 달러(약 22조7000억 원)를 투자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을 짓고 있다. 연내 가동을 목표로 건설을 진행 중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한다면 기존 반도체법 기조 대신 자국 기업에 대한 지원 집중으로 정책을 선회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만 TSMC를 겨냥해서도 “대만은 미국의 반도체 산업을 빼앗아 현재 90%에 이르는 생산 물량을 독점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지난해 국내 한 배터리업체는 신규 폼팩터를 개발하기 위한 연구개발(R&D)을 진행했다. 폼팩터는 각형, 원통형 등 배터리 모듈의 최종 형태를 말한다. 하지만 관련 전문가가 부족한 상황에서 연구진이 참고한 건 결국 유튜브였다. 해당 회사 연구원은 “폼팩터 개발 초기엔 미국의 배터리 관련 학과 연구실에서 올린 개발 과정 유튜브 영상을 보고 따라하기도 했다”며 “반도체나 자동차처럼 해외가 선도하던 산업과 달리 배터리 분야는 벤치마킹할 선행 기술조차 없는데 전공 인력도 손에 꼽는 수준이라 막막할 때가 많다”고 말했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을 이끌고 있는 ‘K배터리’가 인재난에 시름하고 있다. 반면 최대 경쟁국인 중국은 정부의 전폭적 지원에 힘입어 전문 인력을 대규모로 쏟아내고 있다. 14일 정부 기관이 지난해 말 실시한 첫 ‘국내 배터리업계 인력 실태조사’에 따르면 2022년 말 기준 국내 배터리 3사와 소재 업체 등 전체 업계에서 R&D의 핵심 축인 석박사 인력은 약 9400명이었다. R&D 수요에 비해 700여 명이 부족했다. 반면 2022년 말 중국 배터리업체 7곳의 석박사 R&D 인력은 1만5200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중국 내 1위 CATL의 보유 인력은 3100명, 2위 BYD는 8400명에 이른다. K배터리 3사가 회사별로 600∼2300명가량을 보유한 것과 대비된다.中, 배터리 인재에 주택자금-생활비 지원… 韓, 맞춤형 지원 없어 [인재난에 빠진 K배터리]〈상〉 韓기업 석박사 연구인력 태부족中 “석박사 20% 유지” R&D 인해전술… 점유율 턱밑 추격-기술 격차도 위협美-EU, 억대 연봉-영주권 제공 유혹… “韓 초임 6000만원, 인력유출 못 막아” 최근 중국의 대형 부동산업체 헝다그룹이 청산한다는 소식이 들려오자 국내 한 배터리 기업 인사팀 담당자는 한국인 수소문 작전에 나섰다. 헝다 내 전기차 회사인 헝다자동차에 근무하는 국내 석박사 인력을 스카우트하기 위해서였다. 다행히 한 자릿수의 인재를 데려오는 데 성공했다. 해당 인사팀 관계자는 “배터리 3사 연구개발(R&D) 석박사 인력은 매년 채용 미달”이라며 “개발 프로젝트는 산더미고 항상 손이 달리는데, 매년 한 줌씩 졸업하는 석박사 인력을 두고 배터리뿐 아니라 완성차와 소재 업체까지 다 같이 경쟁하다 보니 항상 인재가 부족하다”고 토로했다. 미국, 일본 등에서 선행 기술을 일부 전수받아 시작했던 반도체와 달리 배터리는 태동기부터 한국 업체들이 기술을 스스로 개발해 개척한 분야다. 이 때문에 당장 사업성이 담보되지 않더라도 미래 기술을 확보할 R&D 인력을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한국은 샌드위치에 끼인 상황이다. 정부의 전폭적 지원을 앞세운 중국의 인해전술에 밀려 기술 격차가 따라잡힐 위기에 봉착했다. 그나마 있는 인력들은 높은 연봉을 앞세운 미국과 유럽의 완성차 업체에 뺏기는 처지다.● 정부가 주택자금에 생활비 주는 中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놓고 한국과 경쟁하는 중국은 ‘R&D 인해전술’을 위해 중앙 및 지방 정부가 전폭적인 지원에 나섰다. 중앙정부는 ‘국가 신에너지 정책’에 따라 배터리를 비롯한 주요 신에너지 산업군의 석박사 인재 비율을 모두 20% 이상으로 유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방정부는 이 기조에 따라 주택자금, 생활비 등을 지급하며 인재를 집중 관리한다. 배터리 및 소재 업체들이 밀집한 옌청(盐城) 지역에선 ‘황해명주 인재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지방정부가 학사·석사·박사·졸업 후 전문 인력 등 인재 등급에 따라 △주택구입자금 최대 40만 위안(약 7400만 원) △생활비 최대 3000위안 △월세 최대 1500위안을 현금으로 보조하는 것이다. 다른 배터리 핵심기지인 창저우(常州)에서도 지방정부가 ‘용성 영재 프로젝트’라는 제도로 기업이 고급 인재를 영입할 경우 최대 수십억 원의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반면 한국 정부의 국내 배터리 R&D 인력에 대한 맞춤형 지원은 사실상 전무하다. 지난달 초 정부가 배터리 특성화 대학원 3곳을 지정해 대학당 30억 원씩 지원하겠다고 밝혔지만 업계에서는 “개별 인재에 대한 유인책으로는 미약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그나마 기업들이 장학생 제도, 계약학과 프로그램을 통해 등록금 및 생활비 지원, 입사 보장 등을 제공하지만 이조차 대학당 석박사를 연간 10∼15명 배출하는 수준에 그친다. 박철완 서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연구실에 있는 후배들은 열악한 국내 처우를 고민하다 결국 해외 연구실로 떠난다”며 “정부가 나서서 중장기 양성 계획을 세우고 이들이 국내에 체류할 유인을 짜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주권에 높은 연봉 앞세운 美·유럽연합(EU) 지난해 국내 배터리 3사는 미국에서 잇달아 채용 설명회를 열었다. 석박사 R&D 인력들을 데려오기 위해서였다. 행사마다 많게는 100여 명의 현지 한국 인재들을 초청해 취업 인센티브 등을 설명했다. 하지만 국내 연구소로 들어오겠다는 이는 거의 없었다. 한 회사 인사팀 관계자는 “미국에서 김 서방 찾듯이 한국에서 석박사를 하다 나가신 분들을 일일이 연락해 모아봤지만 이미 대부분 테슬라, 포드, 제너럴모터스(GM) 등에 취업해 있었다”며 “국내 기업이 이들의 인건비 수준을 맞춰 주기엔 한계가 뚜렷했다”고 말했다. 미국과 EU의 완성차 업체들은 영주권에 고액 연봉을 제시하며 인재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업계에 따르면 박사 기준 테슬라 연구직 초임이 연봉 3억∼4억 원가량인 데 반해 국내 기업 연구직 초임은 6000만∼7000만 원에 그친다. 가뜩이나 부족한 석박사 졸업생들의 ‘누수’를 막기 어려운 것이다. 국내 인재 유출이 확대되고 중국의 인해전술 정책이 이어질 경우 글로벌 배터리 시장의 판도가 뒤집힐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미 중국을 제외한 시장에서도 CATL과 BYD가 국내 업계를 바싹 추격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비(非)중국 시장에서 1위 LG에너지솔루션(27.8%)과 2위 CATL(27.5%)의 점유율 격차는 0.3%포인트로 좁혀졌다. 2022년 7.1%포인트에서 대폭 줄었다. 6위인 BYD(2.1%)는 아직 존재감은 작지만 사용량 기준 전년 대비 성장률이 395%에 달했다. 반면 K배터리 3사의 통합 점유율은 48.6%로 절반 아래로 내려앉았다. 전문가들은 친환경, 고효율, 전고체 등 선행기술 개발을 통해 한국이 미래 배터리 중심 국가로 도약해야 하는 골든타임에서 인재 확보 전략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박철완 교수는 “인재 유출 상황이 지속되면 최악의 경우 우리나라가 전 세계 배터리 산업의 ‘사관학교’로 전락할 수 있다”며 “정부와 기업이 함께 종합적인 R&D 인력 양성 맞춤형 패키지를 설계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의 독일·덴마크 순방이 일주일을 채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갑자기 불발되자 순방 경제사절단에 포함됐던 기업들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총수 혹은 사장급 인사가 동행하기로 했던 기업들은 어렵게 조율한 현지 일정을 전면 재검토해야 하는 상황이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이번 순방에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할 예정이었던 기업인들만 수십 명 규모다. 주요 그룹 총수로는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자격으로 갈 예정이었던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허태수 GS그룹 회장, 정기선 HD현대 부회장 등이 있다. 그 외에 최윤호 삼성SDI 사장, 박경일 SK에코플랜트 사장, 장재훈 현대자동차 사장,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등 최고경영진들도 사절단으로 독일·덴마크에 가 현지 기업들과 미팅하고 업무협약(MOU)을 체결할 예정이었다. 일부 기업은 13일 오후부터 순방이 순연될 수 있다는 분위기를 감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부분은 14일 오전 9시 반경 사절단 주관 경제단체로부터 순연 통보를 받았다. 구체적인 배경 설명 없이 “여러 가지 요인을 검토한 끝에 순연한다”고만 전달받았다고 한다. 독일이나 덴마크 파트너 측으로부터 순연 소식을 들은 기업도 있었다. 사절단 참여 기업들은 혼란에 빠졌다. 통상 최소 한 달여 전부터 준비하는 최고위급 경영자 미팅을 일주일 전에 취소할 경우 파트너로서 신뢰에도 타격을 입기 때문이다. 대부분 주말에 출국할 예정이던 기업인들은 예약했던 비행기와 호텔 등을 취소하느라 수백만∼수천만 원대 손해를 입었다. 일부 MOU 논의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독일 자동차 업계와 MOU를 체결하려 했던 한 국내 기업은 해당 일정을 미뤘다. 사절단에 포함됐던 기업 관계자는 “13일 오후 10시쯤 연락을 받았다. 이미 현지로 출발한 기업 관계자들도 있을 것이다”라며 “MOU 행사를 예정했던 기업들은 (대통령 순방이) 갑자기 순연돼 아쉬워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미 조율을 끝낸 일정인 만큼 순방 순연과 상관없이 출장을 진행하는 기업도 일부 있다. 사절단에 포함됐던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들의 경우 현지에서 주최할 예정이었던 중소기업 협력 일정이 모두 취소되면서 사실상 출장 계획을 접어야 하는 상황이다. 재계 관계자는 “현지 파트너사들도 당황하는 분위기”라고 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한국 배터리 3사와 경쟁 중인 중국 CATL이 연구개발(R&D) 투자 규모에서 한국 기업을 압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3사의 R&D 투자비를 다 합친 것보다 CATL 한 곳의 투자비가 더 높았다. 14일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7∼9월)까지 누적 기준 이들 회사의 연구개발비는 총 1조7874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1조5884억 원) 대비 12.5% 늘어난 숫자다. 반면 CATL의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CATL은 같은 기간 연구개발에 148억7573만 위안(약 2조7500억 원)을 투입했다. 전년 동기 대비 40.6% 늘었다. 국내 배터리 3사의 연구개발 비용을 모두 합친 것보다 1조 원 가까이 많은 금액을 R&D에 쏟아부은 것이다. 전기차 초기 시장에서 국내 업계가 출력이 좋은 삼원계(NCM) 배터리에 주력해온 반면 CATL은 저가형 시장을 겨냥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기술 개발에 꾸준히 투자해 왔다. 그 결과 성능 한계를 일정 부분 극복하고 테슬라, 포드, GM 등 완성차에 공급하는 데 성공했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미래 승부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지금 R&D 투자를 지속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다음 달 연임을 확정하며 ‘2기 체제’를 연다. 신임 상근부회장에는 박일준 전 산업통상자원부 제2차관(60)이 내정된 것으로 확인됐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서울상의가 29일 의원총회를 열어 최 회장을 재추대한 뒤 대한상의가 다음 달 21일 임시 의원총회에서 최 회장 연임의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최 회장은 다음 달 25일로 3년의 임기를 마무리 짓고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하게 된다. 상공회의소법에 따르면 대한상의 회장 임기는 3년이며 한 차례 연임할 수 있다. 박 전 차관은 다음 달 말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 심사를 거쳐 이후 열리는 임시 의원총회를 통해 신임 상근부회장에 선임될 것으로 전망된다. 박 전 차관은 서울대 경제학 학사, 미국 콜로라도대 경제학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지식경제부 정책기획관, 산업부 에너지자원정책관 및 제2차관을 역임했다. 우태희 현 상근부회장에 이어 두 번째로 산업부 차관 출신 인사가 상근부회장직에 낙점된 것이다. 전임 우 부회장은 4년간의 임기를 마치고 물러나게 된다. 대한상의 임기 2기를 맞은 최 회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글로벌 행보를 넓히는 한편으로 신기업가정신협의회(ERT) 등 활동을 통해 국내 기업들의 사회적 역할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은 지난해 말 대한상의 기자간담회에서 “(부산 엑스포) 유치 활동을 통해 저희가 얻었던 정보들과 함께 새로운 시장 개척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최 회장은 이달 26∼29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세계 3대 전자·정보기술(IT) 전시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를 찾는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8일 검찰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부당합병·회계부정 관련 재판 1심 무죄 선고에 불복해 항소하면서 삼성은 다시 사법 리스크 속으로 빠지게 됐다. 이날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앞서 국정농단과 관련한 항소심 재판에서 2주에 한 번꼴로 법정에 출석했다. 2017년 8월 항소 이후 2018년 2월 항소심 선고까지 6개월의 시일이 소요됐다. 이 회장은 이번 항소심에서 승소하더라도 검찰이 상고할 경우 2016년부터 시작된 사법 리스크가 수년간 더 이어지게 된다. 이 회장은 이미 1심에서도 약 3년 5개월간 재판에 총 96회 출석했다. 이에 따라 이 회장의 모든 일정은 재판을 중심으로 짜여졌다. 2022년 회장 취임 첫날과 이듬해 취임 1주년에도 법원에 출석했다. 국내외 현지 출장 및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 등에 큰 제약을 받았다. 재계에서는 이 회장의 사법 리스크가 지속되는 한 인공지능(AI) 혁신을 둘러싸고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진 환경에서 중장기 투자 결정을 비롯한 중대한 경영 판단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등 성장 산업에서 다양한 인수합병(M&A) 전략을 검토해 왔으나 2017년 하만 이후 M&A 시계는 멈춰 있다. 재계 관계자는 “재판이 진행되는 이상 모든 의사 결정의 최우선 조건은 어느 한 부분에서라도 리스크가 없어야 한다는 게 될 수밖에 없다. 결국 장기적인 미래를 보고 결정하는 데 망설이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반도체(DS)부문에서만 14조8700억 원의 적자를 낸 삼성전자는 올해부터 메모리 반도체 다운사이클(침체기)을 넘어 시장 회복기에 대응해야 하는 시점이다.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부가 첨단 제품 시장을 넓히기 위해 이 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크가 절실한 상황이기도 하다. 유정주 한국경제인협회 기업제도팀장은 “1심 판결에만 약 3년 반의 시간이 소요됐고 수많은 경영 판단들이 미뤄져 왔다. 사법 리스크가 지속되면서 국제적으로도 기업에 대한 이미지 훼손이 있을 뿐만 아니라 기업가의 운신의 폭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새해 들어서도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가운데 주요 그룹 총수들이 설 연휴(9∼12일)를 맞아 현안 점검 및 경영 전략 구상에 나섰다. 8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6일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에서 전세기로 아랍에미리트(UAE)로 출국했다. 이번 설 연휴 기간 중동 지역과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지역을 방문해 사업장을 점검할 계획이다. 앞서 5일 경영권 승계 관련 1심 재판에서 무죄를 받은 이후 첫 공식 행보로, 예년과 마찬가지로 명절 연휴를 이용해 해외 사업장을 찾는 것이다. UAE에는 삼성물산의 바라카 원자력발전소 건설 현장이 있다. 이 회장은 2022년 회장 승진 이후 한 달여 만의 첫 해외 출장지로 이곳을 찾아 현장 임직원들을 독려하기도 했다. 말레이시아에서는 삼성SDI가 1조7000억 원을 투자해 2025년까지 전기차용 원통형 배터리 생산공장을 증설하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해 추석 연휴에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스라엘, 이집트 등 중동 3개국을 찾아 삼성물산의 네옴시티 산악터널 공사 현장 등을 점검하고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연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박람회 ‘CES 2024’ 참석을 비롯해 SK와 대한상공회의소를 오가며 바쁜 일정을 소화해 왔다. 이에 설 연휴 기간 짧은 휴식을 취하며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배터리 등 주력 사업의 경영 전략을 구상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최근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향후 AI 반도체 및 AI 비서 플랫폼에서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와 함께 최 회장은 설 연휴 동안 19일부터 시작되는 독일 경제사절단 출장과 스페인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참석을 위한 준비도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특별한 일정 없이 자택에 머물며 경영 구상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은 연초 신년사에서 “올해를 한결같고 끊임없는 변화를 통해 지속 성장해 나가는 해로 삼아 여러분과 함께 어려움에 흔들리지 않는 건강한 체질을 만들고자 한다”며 그룹의 ‘체질 개선’을 주문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상반기(1∼6월) 기아 오토랜드 광명의 전기차 전용 공장 전환을 완료하고, 하반기(7∼12월)에는 미국 조지아주 메타플랜트의 완공을 앞두고 있다. 구광모 ㈜LG 대표도 예년처럼 휴식을 취하며 경영 현안을 챙길 것으로 전해졌다. 실용주의 리더십으로 평가받는 구 대표는 취임 이후 구성원들에게 “바쁜 일상을 잠시 내려놓고 몸과 마음을 비워내야 미래를 위한 채움에 몰입할 수 있다”며 휴식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다. LG는 지난해 12월에도 그룹 전체에 26∼30일 권장 휴가를 실시한 데 이어, 이번 설에는 연휴 전후인 7, 8, 13일을 권장 휴가로 운영한다. 구 대표는 가족과 함께 연휴를 보내는 한편 올 신년사에서 강조한 ‘고객가치 혁신’을 비롯한 중장기 사업 전략을 구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8일 현재 일본에 머물고 있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가족과 함께 연휴를 보내면서 올 한 해 경영 전략 구상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은 연초에는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투자자 미팅 등을 활발히 해왔다. 다만 과거 명절 연휴 기간을 이용해 롯데 사업장을 둘러본 일도 있어 올해도 현장 경영에 나설지 주목된다. 롯데지주 내 미래성장실장을 맡은 아들 신유열 전무 역시 새로운 먹거리를 찾기 위한 전략을 세울 것으로 전해졌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에 대한 검찰의 항소 가능성을 두고 재계에서는 지속되는 사법 리스크 속에 경영 행보가 향후 수년간 또다시 제약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7일 재계에 따르면 항소심이 진행될 경우 1심에 비해 공판 횟수는 줄어든다 하더라도 여전히 이 회장의 재판 출석 부담은 이어지게 된다. 앞서 2017∼2018년 국정농단 관련 재판 항소심 당시 이 회장은 약 2주에 한 번 재판에 출석해야 했다. 1심에서도 이미 약 3년 5개월간 96회의 재판에 출석하면서 해외 출장과 파트너사 미팅 등 일정 조율에 제약을 받았다. 항소가 결정돼 사법 리스크가 지속되면 삼성의 중대한 경영 판단도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다. 미래 먹거리인 인공지능(AI)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다운사이클(침체기)을 넘어 시장 회복기에 대한 대응에 나서야 하는 시점이다. 최근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와 메리 배라 GM CEO가 한국을 찾는 등 글로벌 파트너들의 투자 협력 제안도 종횡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 가운데 이 회장이 또다시 재판을 받게 될 경우 운신의 폭은 좁아질 가능성이 크다. 앞서 블룸버그통신은 이 회장의 1심 무죄 판결 직후 “무죄 선고는 글로벌 경기 침체와 함께 스마트폰 분야에서는 애플, 인공지능 반도체 분야에서는 SK하이닉스의 거센 도전에 고생하고 있는 세계 최대 메모리칩·디스플레이 제조사(삼성전자)의 부담을 덜어주는 것”이라고 전했다. 항소심이 이어지면 다시 경쟁사의 도전 속에 삼성은 큰 부담을 안게 되는 셈이다. 대만 TSMC와 인텔 등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경쟁사들의 신규 투자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TSMC는 최근 일본에만 총 200억 달러(약 26조5600억 원) 규모 투자를 발표했으며 인텔도 유럽 전역에 걸쳐 130조 원을 넘는 투자 계획을 잇달아 밝혔다. 2030년 시스템반도체 1위를 목표로 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중장기 시장을 미리 내다보고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시점이다. 이상호 한국경제인협회 경제산업본부장은 “최근 글로벌 반도체 패권 경쟁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한 해의 투자 의사 결정이 향후 10년의 미래를 좌우할 것”이라며 “2020년 기소 당시 수사심의위원회에서도 불기소를 권고했던 사안인 만큼 검찰이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을 잘 고려해주기를 희망한다”라고 말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SK이노베이션이 2011년 창립 이래 처음으로 8000억 원에 육박하는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한다. 정부가 기업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해 최근 발표한 ‘밸류업’ 정책에 발맞춰 주요 대기업들과 금융지주가 잇달아 자사주 소각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국내 증시의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 기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지만, 재계에선 기업들의 경영권이 약화되고 기술 개발 및 투자에 활용해야 할 재원이 자사주 매입에 쓰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6일 SK이노베이션은 전날 이사회를 열어 자사주 492만 주를 소각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장부가 기준 약 7936억 원 규모로 소각 예정일은 20일이다. SK이노베이션이 자사주를 활용한 주주 환원 정책에 나선 것은 2018년 5월 자사주 1조 원 매입 이후 약 6년 만이다. 특히 자사주 소각은 2011년 출범 이후 처음이다. 앞서 지난달 25일 기아도 올해 5000억 원 규모의 자사주를 취득한 뒤 50%를 소각하고, 3분기(7∼9월) 누계 기준 재무 목표를 달성하면 4분기(10∼12월) 50%를 추가 소각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삼성물산은 지난달 31일 7677억 원 규모 자사주 소각 계획과 함께, 총 1조 원 규모의 자사주 전량 소각 기간을 2026년까지로 기존 대비 2년 앞당겼다. 이 외에도 DL이앤씨(1083억 원), HD현대인프라코어(560억 원),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 지누스(전체의 2.3% 규모) 등이 대규모 자사주 소각을 결정했다. 금융권도 연이어 자사주 소각을 통한 주주 환원에 나서고 있다. 6일 우리금융지주는 실적 발표에서 연내 매입 예정인 1364억 원 상당의 예금보험공사 소유 잔여 지분을 전량 소각하겠다고 밝혔다. 우리금융 측은 “전년 대비 30% 이상 증가한 자사주 매입 규모”라고 설명했다. 하나금융지주 역시 지난달 31일 연내 30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을 결정했다. 자사주 소각 계획을 밝힌 기업들의 주가는 대체로 발표 직후 급등한 뒤 시일이 지나며 진정되는 모양새다. 강소현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부족한 주주 환원이 꼽히는 만큼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이 같은 흐름이 단기간의 증시 부양에 효과가 있을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기업 경영권 보호와 미래 투자 여력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자사주 자체로는 의결권이 없지만 자사주를 백기사(우호 주주)에게 매각하면 의결권이 되살아난다. 이 때문에 기업들은 자사주를 유사시 경영권 방어 수단으로 활용해 왔다. 2015년 삼성물산은 엘리엇 사태 때 자사주 5.8%를 우호세력인 KCC에 넘겨 승리했으며, 2003년 SK는 소버린 사태 당시 자사주 6.2%를 신한은행과 하나은행 등에 매각해 경영권을 지켰다. 정우용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정책부회장은 “자금 여력이 충분한 기업이 주주 환원 취지에서 자사주를 소각한다면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현금 유동성이 줄어들거나 적대적 인수합병(M&A)에 대한 방어 수단이 사라질 수 있다”며 “경영권이 불안해지면 결국 주주들에게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계에서는 밸류업 프로그램과 함께 ‘포이즌필’(적대적 M&A 시 기존 주주들에게 시가보다 싼 가격에 지분을 매입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과 같은 경영권 방어 제도 도입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경영권 방어 제도 도입 없이 기업들의 자사주 소각을 우선적으로 앞세우는 것은 우려할 만한 상황”이라고 말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메리 배라 미국 제너럴모터스(GM)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사진)가 한국을 찾아 구광모 ㈜LG 대표를 비롯한 LG 주요 계열사 CEO 및 최윤호 삼성SDI 대표 등과 만난다. 2016년 배라 회장 취임 이후 첫 방한에서 국내 자동차 전장 및 배터리 업계 수장과 만나 협력 강화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알려졌다. 6일 재계에 따르면 배라 회장은 7일 구 대표, 조주완 LG전자 사장,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 등과 회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동에서는 LG그룹과 GM의 자동차 관련 협력을 확대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LG에너지솔루션과 GM은 미국 오하이오·테네시·미시간주 등 총 3곳에서 배터리 생산 합작법인을 운영하는 대표적인 완성차-배터리 동맹이다. LG전자는 GM에 인포테인먼트·텔레매틱스·파워트레인 등의 부품을 공급하는 주요 공급사 중 하나로, 지난해 LG전자는 GM의 최우수 공급사로 선정되기도 했다. 구 대표와 배라 회장은 2021년 한미 우호 증진에 기여한 인물이 받는 밴 플리트상을 공동 수상한 인연이 있다. 한미 친선 비영리단체 코리아소사이어티는 “LG와 GM이 (두 회사의 합작법인인) 얼티엄셀스를 통해 한미 관계 강화에 기여했다”며 두 사람을 수상자로 선정했다. 배라 회장은 GM의 다른 배터리 동맹 중 하나인 최윤호 삼성SDI의 CEO와도 만나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SDI와 GM은 미국 인디애나주에 배터리 생산 합작법인을 짓고 있다. 이 공장은 2026년 가동이 목표다. 배라 회장의 방한은 2013년 수석부사장 시절 한국GM 부평공장을 찾은 뒤 처음이다. 배라 회장은 2016, 2018년 방한을 타진했지만 무산됐다. 그는 2014년부터 GM의 CEO, 2016년부터 회장을 맡았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부당 합병·회계 부정 관련 1심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2016년 국정농단 사태 이래 줄곧 삼성그룹의 발목을 잡아 온 사법 리스크가 어느 정도 해소됐다. 이 회장은 그동안 검찰 조사 및 재판 출석으로 장기 해외 출장 등에 제약을 받았고 그룹 차원의 대규모 투자와 인수합병(M&A) 결정도 정체됐다. 글로벌 반도체 전쟁 속에서 삼성은 사법 리스크라는 경영 족쇄에 발목이 잡혀 온 것이다.● 이재용 회장, 재판 출석 횟수 96회 이 회장은 앞서 국정농단 사건으로 복역하다 2021년 8월 가석방된 이후에도 부당 합병·회계 부정 혐의를 받으며 경영 보폭이 제한됐다. 해당 의혹을 처음 제기했던 참여연대와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의 고발로 검찰은 2018년 수사에 착수했고, 2020년 9월 이재용 회장과 전현직 임직원 11명을 재판에 넘겼다. 검찰은 삼성전자 등 10개 계열사를 37회, 임직원 주거지 등을 13회 압수수색했고 300여 명에 대해 860여 차례 소환 조사를 진행했다. 검찰 기소 이후에도 1심 선고까지는 3년 5개월이 걸렸다. 이 회장은 2021년 4월부터 1심 선고일인 5일까지 2년 10개월간 총 107회 재판 중 96회 출석했다. 2022년 회장 취임 첫날과 이듬해 취임 1주년에도 법원에 있었다. 그간 글로벌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들과 투자자들을 직접 만나며 그룹 사업을 뒷받침하던 이 회장은 법원이 쉬는 명절 기간을 이용하거나 재판부로부터 불출석 허가서를 받아야 해외 일정을 소화할 수 있었다. 사법 리스크 이전 매년 참석하던 미국 정·재계 거물들의 비공개 회담 ‘선밸리 콘퍼런스’도 2016년을 마지막으로 찾지 못했다. 재계 관계자는 “매주 1, 2회씩 법원에 출석해야 했던 만큼 해외 파트너 방한을 비롯한 주요 사업 미팅 일정 조율에도 차질이 있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 만큼 삼성은 그룹 차원의 중장기 의사결정을 미룰 수밖에 없었다. 2021년 이후 삼성전자가 1억 달러(약 1300억 원) 이상 투자해 지분을 확보하거나, 기업을 인수합병한 사례는 없었다. 주력 사업들도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반도체(DS) 부문에서는 지난해 14조8800억 원의 적자를 내며 2년 만에 글로벌 반도체 기업 1위(매출 기준) 자리를 미국 인텔에 내줬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2011년 첫 스마트폰 세계 판매 1위를 차지한 지 12년 만에 미국 애플에 1위 자리를 내줬다.● 중장기 투자·지배구조 개선 등 나설 듯 5일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이날 1심 재판이 끝난 직후 삼성전자 서초사옥으로 복귀했다. 앞서 이어졌던 재판들에서도 이 회장은 공판 일정이 끝나는 대로 대부분 서초사옥으로 돌아와 업무를 이어갔다. 사법 리스크를 덜어낸 이 회장은 최근 미국 정부의 반도체 보조금 지급 지연과 중장기 투자, 신규 M&A 등 산적한 과제들을 진두지휘할 것으로 관측된다. 그간 삼성은 차량용 반도체 기업 등 사업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다양한 분야에서 M&A를 검토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이 그룹 지배구조 개선 작업을 본격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회장이 “4세 승계는 없다”고 선언한 이래 삼성은 주요 계열사의 이사회 의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등 수평적이고 투명한 거버넌스를 만들기 위해 여러 시도를 이어 왔다. 2021년 삼성물산·삼성전자·삼성생명 3개사가 보스턴컨설팅그룹에 의뢰한 지배구조 개편안 연구용역 보고서도 최종본이 현재 사업지원태스크포스(TF)에서 내부 검토 중인 단계다. 미등기이사인 이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나 그룹 차원의 컨트롤타워 회복 논의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부회장이던 2016년 10월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사내이사로 선임되며 첫 등기이사직을 맡았다. 하지만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되면서 2019년 10월 임기가 만료된 이후 재선임 안건을 올리지 않아 현재까지 미등기·무보수로 회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4대 그룹 중 총수가 미등기이사인 곳은 삼성뿐이다. 재계 안팎에서는 이 회장의 책임경영을 위한 등기이사 복귀와 그룹 차원의 시너지를 위한 컨트롤타워 회복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구민기 기자 koo@donga.com변종국 기자 bjk@donga.com}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부당 합병·회계 부정 관련 1심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2016년 국정농단 사태 이래 줄곧 삼성그룹의 발목을 잡아 온 사법 리스크가 어느 정도 해소됐다. 이 회장은 그동안 검찰 조사 및 재판 출석으로 장기 해외 출장 등에 제약을 받았고 그룹 차원의 대규모 투자와 인수합병(M&A) 결정도 정체됐다. 글로벌 반도체 전쟁 속에서 삼성은 사법 리스크라는 경영 족쇄에 발목이 잡혀 온 것이다.●이재용 회장, 재판 출석 횟수 96회이 회장은 앞서 국정농단 사건으로 복역하다 2021년 8월 가석방된 이후에도 부당 합병·회계 부정 혐의를 받으며 경영 보폭이 제한됐다. 해당 의혹을 처음 제기했던 참여연대와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의 고발로 검찰은 2018년 수사에 착수했고, 2020년 9월 이재용 회장과 전현직 임직원 11명을 재판에 넘겼다. 검찰은 삼성전자 등 10개 계열사를 37회, 임직원 주거지 등을 13회 압수수색했고 300여 명에 대해 860여 차례 소환 조사를 진행했다.검찰 기소 이후에도 1심 선고까지는 3년 5개월이 걸렸다. 이 회장은 2021년 4월부터 1심 선고일인 5일까지 2년 10개월간 총 107회 재판 중 96회 출석했다. 2022년 회장 취임 첫날과 이듬해 취임 1주년에도 법원에 있었다.그간 글로벌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들과 투자자들을 직접 만나며 그룹 사업을 뒷받침하던 이 회장은 법원이 쉬는 명절 기간을 이용하거나 재판부로부터 불출석 허가서를 받아야 해외 일정을 소화할 수 있었다. 사법 리스크 이전 매년 참석하던 미국 정·재계 거물들의 비공개 회담 ‘선밸리 콘퍼런스’도 2016년을 마지막으로 찾지 못했다. 재계 관계자는 “매주 1, 2회씩 법원에 출석해야 했던 만큼 해외 파트너 방한을 비롯한 주요 사업 미팅 일정 조율에도 차질이 있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그런 만큼 삼성은 그룹 차원의 중장기 의사결정을 미룰 수밖에 없었다. 2021년 이후 삼성전자가 1억 달러(약 1300억 원) 이상 투자해 지분을 확보하거나, 기업을 인수합병한 사례는 없었다. 주력 사업들도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반도체(DS) 부문에서는 지난해 14조8800억 원의 적자를 내며 2년 만에 글로벌 반도체 기업 1위(매출 기준) 자리를 미국 인텔에 내줬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2011년 첫 스마트폰 세계 판매 1위를 차지한 지 12년 만에 미국 애플에 1위 자리를 내줬다.●중장기 투자·지배구조 개선 등 나설 듯5일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이날 1심 재판이 끝난 직후 삼성전자 서초사옥으로 복귀했다. 앞서 이어졌던 재판들에서도 이 회장은 공판 일정이 끝나는 대로 대부분 서초사옥으로 돌아와 업무를 이어갔다.사법 리스크를 덜어낸 이 회장은 최근 미국 정부의 반도체 보조금 지급 지연과 중장기 투자, 신규 M&A 등 산적한 과제들을 진두지휘할 것으로 관측된다. 그간 삼성은 차량용 반도체 기업 등 사업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다양한 분야에서 M&A를 검토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이 회장이 그룹 지배구조 개선 작업을 본격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회장이 “4세 승계는 없다”고 선언한 이래 삼성은 주요 계열사의 이사회 의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등 수평적이고 투명한 거버넌스를 만들기 위해 여러 시도를 이어 왔다. 2021년 삼성물산·삼성전자·삼성생명 3개사가 보스턴컨설팅그룹에 의뢰한 지배구조 개편안 연구용역 보고서도 최종본이 현재 사업지원태스크포스(TF)에서 내부 검토 중인 단계다.미등기이사인 이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나 그룹 차원의 컨트롤타워 회복 논의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부회장이던 2016년 10월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사내이사로 선임되며 첫 등기이사직을 맡았다. 하지만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되면서 2019년 10월 임기가 만료된 이후 재선임 안건을 올리지 않아 현재까지 미등기·무보수로 회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4대 그룹 중 총수가 미등기이사인 곳은 삼성뿐이다. 재계 안팎에서는 이 회장의 책임경영을 위한 등기이사 복귀와 그룹 차원의 시너지를 위한 컨트롤타워 회복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구민기 기자 koo@donga.com변종국 기자 bjk@donga.com}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샴푸 및 세제를 리필하며 플라스틱 절감 캠페인에 동참했다. 4일 대한상의에 따르면 최 회장은 최근 대한상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바이 바이 플라스틱’이라는 제목의 영상에서 직접 리필 스테이션을 찾아 미리 준비해 온 용기를 채우는 모습을 보였다. 리필 스테이션은 소비자들이 사용 중인 세제나 샴푸 통을 가져와 내용물만 채우는 식으로 구매할 수 있도록 한 가게를 말한다. 최 회장은 “준비한 용기에 샴푸나 세제를 필요한 만큼 담아 쓸 수 있다”며 “낭비도 줄이고 플라스틱과 ‘바이 바이(Bye Bye)’ 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대한상의는 최 회장이 플라스틱 줄이기 캠페인인 ‘바이 바이 플라스틱 챌린지(BBP 챌린지)’에 참여하기 위해 이 영상을 촬영했다고 밝혔다. BBP 챌린지는 일상에서 불필요한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겠다는 다짐을 릴레이식으로 이어가는 운동이다. 염재호 태재대 총장의 지목을 받아 동참한 최 회장은 “플라스틱 절감 노력은 누구나 해야 한다”며 “대한상의 신기업가정신협의회(ERT)가 20만 회원사와 함께 플라스틱을 줄이기 위한 실천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다음 주자로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 박형준 부산시장, 나경수 SK지오센트릭 대표를 지목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