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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지중해 연안의 난파선에서 3세기 로마시대 유행하던 ‘예수 형상’의 금반지(사진)가 발견됐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22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이스라엘 문화재청은 이날 북서부 항구도시 카이사레아 연안 해저에 있던 난파선 2척에서 예수 형상의 금반지를 포함해 3세기 로마시대 유물 다수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금반지의 중앙 부분에는 녹색 원석이 박혀 있고, 소년이 양을 어깨에 메고 있는 형상이 정교하게 새겨져 있다. 문화재청은 이 소년이 예수를 의미하며 당시 로마 여성이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카이사레아 항구는 로마제국의 주요 물류 거점이자 초창기 기독교의 중심지였다. 목동 출신인 사도 베드로가 당시 로마 장교에게 세례를 준 곳으로도 유명하다. 이로 인해 양을 보살피는 목자가 기독교를 상징하는 문양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난파선 안에서는 청동 독수리 조각상, 악령을 쫓아내는 청동 조각상, 로마 시대 무용수를 뜻하는 판토미무스 조각상, 당시 로마의 은, 청동 동전 등도 함께 발견됐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69)이 러시아의 내년 초 우크라이나 침공설에 대해 “러시아가 오히려 위협을 당하고 있다”라고 일축했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유발된 새로운 냉전 갈등의 원인은 미국, 유럽 등 서방 때문이라고 강조한 것이라고 러시아 언론들은 평가했다. ● 우크라 사태는 오히려 서방의 위협 탓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모스크바 전시관 모스크바 마네주에서 열린 연례 기자회견에서 이같은 입장을 직접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이 실제 일어날 수 있냐는 질문에 “오히려 우크라이나가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 군사작전을 준비하는 것 같다”며 “우리는 그 누구도 위협하지 않는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수도인) 키예프의 위협에 대응하면서 우리 안보의 미래에 대해 고민하고 있을 뿐”이라고 밝혔다. 돈바스는 친(親)러시아 분리주의 세력과 우크라이나 정부군이 수시로 군사적 충돌을 벌이는 지역이다. 푸틴은 이날 “돈바스 지역과 크림반도는 과거 러시아의 땅”이라며 “구소련 붕괴 과정에서 우크라이나의 땅이 된 것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 지역 주민들은 자신을 러시아인으로 여긴다”며 “돈바스 주민들은 자신들의 미래를 스스로 결정해야 하며, 러시아는 중재자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푸틴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47)에 대해 “전쟁 종식, 민스크 평화협정 이행을 약속했음에도 급진적 세력의 영향으로 오히려 사태를 악화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접경에 10만 명 이상 포진되면서 미국과 나토는 러시아가 2014년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한 사례처럼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것이라고 경계 중이다. 이에 대해 푸틴 대통령은 이날 연례 회견을 통해 우크라이나는 원래 러시아의 영토이며, 오히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동유럽 확장, 우크라의 나토 가입 추진 등 서방이 러시아를 위협한다는 점을 전 세계에 강조하고 나선 것이라고 모스크바 타임스는 전했다. 푸틴은 이날 나토의 동진(東進)에 대해 수차례 비판했다. 그는 “나토가 우리를 5번이나 속였으며, 이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캐나다 혹은 멕시코에 러시아가 로켓을 전달한다면 미국을 어떻게 반응하겠는가”라고 강조했다. 앞서 러시아 정부는 17일 우크라이나 긴장 완화를 위한 러시아-미국 조약 초안을 공개했다. 미국과 나토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거부하는 한편 러시아 인근 폴란드,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등에 무기를 배치하지 말 것을 법적으로 보장하라는 내용이 주요 골자다. 이를 다시 한번 연례회견에서 강조한 것이다. 다만 푸틴은 이날 “내년 초 미국, 나토와 대화에 나설 것”이라며 “공은 그들에게 넘어갔다”고 말했다. 내년 1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미국과 우크라이나 사태 등에 대한 협상을 진행해 최악의 사태는 막자는 제안이라고 AP통신은 전했다. ● ‘베이징 올림픽 보이콧, 스포츠를 정치화’ 비판 푸틴은 미국과 대립 중인 중국은 기자회견 내내 옹호하고 나섰다. 중국 기자가 이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관계에 대해 묻자 “중국은 제1의 우방”이라며 “안보, 과학, 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내년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대해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 국가들의 외교적 보이콧을 추진한 것에 대해 “중국의 부상을 막으려는 조치”라고 비난했다. 푸틴은 “미국이 스포츠에 정치를 끌어들이고 있다”며 “그렇다고 중국이 세계적인 경쟁자로 부상하는 것을 막지는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이달 6일 중국 당국의 신장 위구르 인권탄압 등 인권 문제를 이유로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선수단은 보내되 정부 사절단은 파견하지 않는 ‘외교적 보이콧’을 선언했다. 이어 영국, 캐나다, 호주 등이 동참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을 푸틴이 작정하고 비판한 셈이다. 푸틴은 자신의 정적 알렉세이 나발니 전 러시아진보당 대표(45)에 대한 인권 탄압에 대한 질문에도 “러시아는 다른 나라들에게 나발니 독살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를 달라고 요청했지만 받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오히려 푸틴은 나발니가 서방의 지원을 받고 있는 점을 겨냥해 “외국의 이익을 위해 봉사하는 사람들은 오늘날 러시아의 이익과 연결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 천연가스 폭등은 유럽 탓 푸틴은 최근 유럽 내 가스 가격 폭등에 대해서 “러시아에 책임을 돌리는 것은 부당하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그는 러시아 국영 에너지기업 가스프롬에 대해 “아무 잘못이 없다. 유럽이 가스관 추가 용량을 주문하지 않은 것이 문제”라고 반박했다. 푸틴은 “안정적인 가격대의 가스 공급을 원한다면 가스프롬과 장기 계약을 맺으면 되지만 유럽연합이 단기 계약을 맺고 있다”며 “장기 계약을 하면 천연가스 가격이 3~4배, 심지어 7배까지 저렴해진다”고 주장했다. 푸틴은 이어 “실제 독일 등 가스프롬과 장기 계약을 맺은 국가들은 현재 낮은 가격의 장점을 누리고 있다”며 “심지어 이웃 국가에 가스를 판매해 이익을 얻고 있다”고 주장했다. 독일로 전달되는 러시아산 가스 일부가 우크라이나에 재판매되는 것으로 의심된다는 설명이다. 최근 러시아 국영 에너지기업인 가스프롬이 벨라루스, 폴란드, 독일로 연결되는 ‘야말-유럽 가스관’ 수송물량 경매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3일째 해당 가스관의 공급이 중단됐다. 21일 유럽 가스 가격 지표인 네덜란드 TTF 1월 선물가격은 한때 1000㎥당 2189달러(약 260만 원)까지 상승해 지난 10월의 사상 최고가 기록(1900달러)을 갱신하기도 했다. 유럽연합(EU)은 러시아로부터 전체 가스 수요의 약 40%를 공급받고 있다. 러시아가 또 옛 소련국 벨라루스와 연합국가를 형성해 EU를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과 통합에 대한 대화에 진전이 있었지만, 여전히 작업이 진행”이라며 “연합국가를 건설하고 있지만, 통합은 EU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라고 답했다. 푸틴은 자국 경제와 코로나 상황에 대해 난관론을 펼쳤다. 그는 “러시아는 다른 선진국에 비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부터 더 잘 회복되고 있다”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4.5%, 실업률은 4.3%, 실질 소득이 3.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러시아의 집단 면역률이 59.4%로 내년 1분기 말이면 80% 집단 면역에 도달할 수 있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대통령 임기를 시작한 2001년부터 매년 연말에 내외신 기자들을 대상으로 질의응답 형식의 연례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지난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으로 화상으로 회견이 진행됐지만 올해는 전 세계 취재진 507명이 모여 4시간 이상 진행됐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두바이 군주가 부인과 자녀들에게 약 9000억 원의 합의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이혼조정 판결이 나왔다. 영국 언론들은 “영국 법원이 내린 이혼 판결 중 역대 최대 금액”이라고 보도했다. 합의금에는 연 80억 원의 휴가비와 방탄 차량 교체를 포함한 연간 경호비 174억 원 등이 들어 있다.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영국 런던고등법원은 21일 아랍에미리트(UAE) 총리이자 부통령 겸 두바이 국왕인 무함마드 빈 라시드 알막툼(72)이 여섯 번째 부인 요르단 하야 공주(47)에게 이혼조정 합의금으로 5억5400만 파운드(약 8750억 원)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판결에 따르면 알막툼은 3개월 내에 경호 비용 등으로 2억5150만 파운드(약 3972억 원)를 일시에 지급해야 한다. 또 14세 딸과 9세 아들의 경호비와 교육비 등을 매년 지급하기 위해 2억9000만 파운드(약 4580억 원)를 은행 예금으로 보증해야 한다. 일간 더 타임스는 “이번 재판 과정에서 중동 왕족들의 초호화 생활의 실체가 드러났다”고 전했다. 법원이 책정한 금액에는 하야 공주의 런던 시내 저택과 방 12개인 교외 저택 관리비, 전용기 비용 등이 포함됐다. 방탄 차량을 2년마다 교체하는 등 경호비만 연간 1100만 파운드(약 174억 원)에 달한다. 이 외에 자녀들의 사교육비로 300만 파운드(약 47억 원), 자녀 승마용 말 3마리 유지비 24만 파운드(약 4억 원), 연간 휴가비 510만 파운드(약 80억 원) 등도 포함됐다. 가디언은 “하야 공주가 결혼 생활 중 연간 생활비 8300만 파운드, 용돈 900만 파운드 등을 받았고, 이런 풍요로운 생활이 합의금에 반영됐다”고 전했다. 하야 공주는 요르단의 후세인 전 국왕의 딸로 영국 옥스퍼드대를 졸업한 후 2004년 알막툼과 결혼해 여섯 번째 부인이 됐다. 하야 공주와 영국 육군 장교 출신의 두바이 왕실 경호원 간의 불륜 사실이 드러나면서 부부 사이는 2019년 파경으로 치달았다. 알막툼은 “배신자”라고 맹비난했고 하야 공주는 “생명에 위협을 느낀다”며 같은 해 두 자녀를 데리고 영국으로 이주한 후 이혼 소송을 진행해 왔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두바이 군주가 부인과 자녀들에게 약 9000억 원의 합의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이혼조정 판결이 나왔다. 영국 언론들은 “영국 법원 이혼 판결 중 역대 최대 금액”이라고 보도했다. 합의금에는 연 80억 원의 휴가비와 방탄차량 교체를 포함한 연간 경호비 174억 원 등이 들어 있다.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영국 런던고등법원은 21일 아랍에미리트(UAE) 총리이자 부통령 겸 두바이 국왕인 셰이크 무함마드 빈 라시드 알막툼(72)이 여섯 번째 부인 요르단 하야 공주(47)에게 이혼조정 합의금으로 5억5400만 파운드(약 8750억 원)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판결에 따르면 알막툼은 3개월 내에 경호비용 등으로 2억5150만 파운드(3972억 원)를 일시에 지급해야 한다. 또 14세 딸과 9세 아들의 경호비와 교육비 등을 매년 지급하기 위해 2억9000만 파운드(4580억 원)를 은행 예금으로 보증해야 한다. 일간 더 타임스는 “이번 재판 과정에서 중동 왕족들의 초호화 생활의 실체가 드러났다”고 전했다. 법원이 책정한 금액에는 하야 공주의 런던 시내 저택과 방 12개인 교외 저택 관리비, 전용기 비용 등이 포함됐다. 방탄차량을 2년마다 교체하는 등 경호비만 연간 1100만 파운드(174억 원)에 달한다. 이외에 자녀들의 사교육비로 300만 파운드(47억 원), 자녀 승마용 말 3마리 유지비 24만 파운드(4억 원), 연간 휴가비 510만 파운드(80억 원) 등도 포함됐다. 가디언은 “하야 공주가 결혼생활 중 연간 생활비 8300만 파운드, 용돈 900만 파운드 등을 받았고, 이런 풍요로운 생활이 합의금에 반영됐다”고 전했다. 하야 공주는 요르단의 후세인 전 국왕의 딸로 영국 옥스퍼드대를 졸업한 후 2004년 알막툼와 결혼해 여섯 번째 부인이 됐다. 하야 공주와 영국 육군 장교 출신의 두바이 왕실 경호원 간의 불륜 사실이 드러나면서 부부 사이는 2019년 파경으로 치달았다. 알막툼은 “배신자”라고 맹비난했고 하야 공주는 “생명에 위협을 느낀다”며 같은 해 두 자녀를 데리고 영국으로 이주한 후 이혼소송을 진행해왔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영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로 인한 사망자가 모두 12명으로 늘었다. 도미닉 라브 영국 부총리는 20일(현지 시간) ‘타임스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오미크론 변이 감염으로 인한 사망자가 모두 12명이 됐다”고 밝혔다. 13일 세계에서 처음 오미크론 변이 감염 사망 사례가 확인됐던 영국에서는 16일까지 사망자가 7명으로 늘어났었다. 20일 현재 오미크론 변이 감염에 따른 중증의 입원환자는 누적 104명이다.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전염병 연구진은 “오미크론이 기존 변이보다 덜 위험하다는 증거가 없다. 가볍게 봐서는 안 된다”고 경고해 왔다. 영국 보건안전청(HSA)은 19일 “지난 24시간 동안 오미크론 감염 사례가 1만2133건 추가됐다”고 발표했다. 전날(1만59건)에 이어 이틀 연속 1만 명대 감염자가 나오면서 오미크론 변이 감염 누적 확진자는 3만7101명으로 늘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19일 브리핑을 통해 “10월 16일 이후 두 달 넘게 매일 1000명 이상의 코로나19 사망자가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나프탈리 베네트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코로나19 5차 유행이 시작돼 3, 4주 혹은 그보다 더 빨리 감염률이 급격하게 상승할 것”이라며 “그 전에 가능한 한 많은 사람이 백신을 맞아야 한다”고 했다.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는 23일 내각 방역회의를 열고 실외에서도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등 강화된 방역 대책 시행을 논의하기로 했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새 변이인 오미크론의 확산으로 각국 정부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봉쇄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영국 보건안전청(HSA)은 “17일 하루에만 1만59건의 오미크론 변이 감염 사례가 확인됐다”고 18일(현지 시간) 발표했다. 전날 감염자(3201명)보다 3배 이상 많아진 것이다. 영국의 오미크론 변이 감염 누적 확진자는 2만4968명에 이른다. 오미크론 변이 감염 사망자도 14일까지는 1명이었지만 15, 16일 이틀간 6명이 추가로 발생했다. 18일 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는 9만418명으로 이틀 연속 9만 명대를 기록했다. 런던시 당국은 심각한 보건 위기 상황으로 특별조치를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고 이날 ‘중대 사건(major incident)’을 선포했다. 사디크 칸 런던시장은 “감염자의 입원이 증가하고 있는데 병상은 포화 상태”라고 우려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정부가 크리스마스 연휴 기간 모임 제한 등 봉쇄조치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독일은 코로나19 고위험 국가 리스트에 영국을 추가하고 20일부터는 영국에서 들어오는 여행자 입국을 막기로 했다. 독일인과 독일 거주자, 환승객만 입국할 수 있다. 네덜란드 정부도 ‘오미크론 변이 확산에 따른 5차 유행’을 선포하고 19일부터 전국적인 봉쇄조치에 들어갔다. 덴마크 보건당국도 “신규 확진자의 5분의 1가량이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라며 극장과 놀이공원, 박물관 등을 폐쇄하기로 했다. 일본 정부는 오미크론 변이 대책으로 이달 말까지 한시적으로 실시키로 한 외국인 신규 입국 금지 조치를 연장한다는 방침을 굳혔다고 마이니치신문이 19일 보도했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는 전날 기자들에게 “오미크론 변이의 실태가 명백해질 때까지 적어도 연말연시 상황은 확실히 지켜본 뒤 향후를 생각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새 변이 오미크론이 확산되면서 회원국 간 이동이 자유로웠던 유럽연합(EU) 역내마저 입국 규제가 강화되고 있다. 영국은 16일(현지 시간) 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코로나19 사태 이후 가장 많은 8만8376명으로 전날보다 1만 명 가까이 늘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그리스 정부는 19일 오전 6시부터 전 세계 모든 입국자의 음성확인서 제출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EU 27개 회원국도 예외는 아니다. 이탈리아는 16일부터 EU 회원국 입국자도 백신 접종 여부와 관계없이 48시간 이내 발급받은 유전자증폭(PCR) 검사 음성확인서를 내도록 했다. 백신 미접종자는 입국 후 5일간 자가 격리를 해야 한다. 포르투갈과 아일랜드는 이미 각각 1일, 3일부터 EU 회원국 입국자에 대해 백신 접종 여부와 상관없이 음성확인서를 검사하고 있다. 핀란드도 조만간 EU 회원국 입국자의 음성확인서 제출을 의무화할 방침이다. EU는 ‘솅겐 조약’에 따라 역내 회원국 간 이동의 자유가 보장된다. 7월 1일부터 디지털 백신 여권을 도입해 이를 소지한 EU 거주자들이 역내 국가들을 오갈 때는 별도의 격리나 추가 검사가 없었다. 하지만 오미크론 변이 확산 우려가 커지고 루마니아 등 일부 EU 회원국의 백신 접종률이 60% 이하에 머물자 역내 이동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프랑스는 오미크론 변이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영국에서의 입국을 17일부터 규제했다. 영국에서 프랑스로 입국할 때는 ‘필수적인 사유’가 있을 때만 허용하고 관광 등의 이유로는 입국할 수 없게 했다. 단 EU 회원국 국적자는 비(非)필수 사유로도 입국이 가능하다. 영국은 지난해 EU에서 탈퇴했다. BBC는 “크리스마스 연휴를 프랑스에서 보내려 했던 영국인들 사이에 비상이 걸렸다”고 전했다. 영국의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는 16일 1691명이 추가돼 누적 감염자 수는 1만1708명으로 늘었다. 수전 홉킨스 영국 보건안전청 최고의학 고문은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 1명이 평균적으로 전염시키는 사람 수를 3∼5명으로 추정했다. 델타 변이의 경우는 1.1∼1.2명이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17일 “오미크론의 치명률이 낮더라도 빠른 확산세는 심각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감염률이 증가하면 고위험군에 대한 감염도 늘어나 환자 수가 폭증하고, 이는 의료체계 마비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새 변이 오미크론이 확산되면서 회원국 간 이동이 자유로웠던 유럽연합(EU) 역내마저 입국 규제가 강화되고 있다. 영국은 16일(현지 시간) 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코로나19 사태 이후 가장 많은 8만8376명으로 전날보다 1만 명 가까이 늘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그리스 정부는 19일 오전 6시부터 전 세계 모든 입국자의 음성확인서 제출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EU 27개 회원국도 예외는 아니다. 이탈리아는 16일부터 EU 회원국 입국자도 백신 접종 여부와 관계없이 48시간 이내 발급받은 유전자증폭(PCR) 검사 음성확인서를 내도록 했다. 백신 미접종자는 입국 후 5일간 자가 격리를 해야 한다. 포르투갈과 아일랜드는 이미 각각 1일, 3일부터 EU 회원국 입국자에 대해 백신 접종 여부와 상관없이 음성확인서를 검사하고 있다. 핀란드도 조만간 EU 회원국 입국자의 음성확인서 제출을 의무화할 방침이다. EU는 ‘솅겐 조약’에 따라 역내 회원국 간 이동의 자유가 보장된다. 7월 1일부터 디지털 백신 여권을 도입해 이를 소지한 EU 거주자들이 역내 국가들을 오갈 때는 별도의 격리나 추가 검사가 없었다. 하지만 오미크론 변이 확산 우려가 커지고 루마니아 등 일부 EU 회원국의 백신 접종률이 60% 이하에 머물자 역내 이동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프랑스는 오미크론 변이가 급속히 확산 중인 영국에서의 입국을 17일부터 규제했다. 영국에서 프랑스로 입국할 때는 ‘필수적인 사유’가 있을 때만 허용하고 관광 등의 이유로는 입국할 수 없게 했다. 단 EU 회원국 국적자는 비(非)필수 사유로도 입국이 가능하다. 영국은 지난해 EU에서 탈퇴했다. BBC는 “크리스마스 연휴를 프랑스에서 보내려 했던 영국인들 사이에 비상이 걸렸다”고 전했다. 영국의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는 16일 1691명이 추가돼 누적 감염자 수는 1만1708명으로 늘었다. 수전 홉킨스 영국 보건안전청 최고의학 고문은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 1명이 평균적으로 전염시키는 사람 수를 3~5명으로 추정했다. 델타 변이의 경우는 1.1~1.2명이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17일 “오미크론의 치명률이 낮더라도 빠른 확산세는 심각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감염률이 증가하면 고위험군에 대한 감염도 늘어나 환자 수가 폭증하고 이는 의료체계 마비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아버지는 항상 ‘그 누구도 감히 러시아를 푸틴 정권과 동일시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적 알렉세이 나발니 전 러시아진보당 대표(45)의 딸 다리야 나발나야(20)가 15일(현지 시간) 유럽의회에서 이같이 밝히며 아버지 대신 유럽연합(EU) 인권상을 받았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나발나야는 프랑스 남부 스트라스부르에 있는 유럽의회에서 열린 ‘사하로프 인권상’ 시상식에 참석했다. 유럽의회는 10월 나발니를 올해 수상자로 선정했지만 현재 수감 중인 탓에 나발나야가 대신 참석한 것이다. 나발니의 사진이 든 액자를 들고 나온 나발나야는 “유럽 총리 및 장관들이 푸틴의 국영기업 이사회에 취직하거나 그의 고급 요트를 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유럽 주요국 정상들이 ‘푸틴 눈치 보기’보다는 러시아 민주주의에 앞장서 달라고 주문했다. 나발나야는 나발니와 아내 율리야 나발나야(44) 사이에서 2001년 모스크바에서 태어났다. 현재 미국 스탠퍼드대에 재학 중이다. 사하로프 인권상은 공산 독재와 맞선 소련의 반체제 물리학자 안드레이 사하로프의 이름을 딴 상으로 유럽의회가 1988년 제정했다. 인권, 자유, 민주주의 등에 공헌한 개인 혹은 단체에 매년 시상하며 상금은 5만 유로(약 6700만 원)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44)의 부인인 브리지트 마크롱 여사(68·사진)가 ‘트랜스젠더’라는 거짓 소문이 확산되고 있다. 현지 언론들은 내년 4월 대선을 앞두고 대선 후보들과 가족들에 대한 ‘가짜 뉴스의 계절’이 돌아왔다고 지적했다. 14일 일간 리베라시옹 등에 따르면 최근 트위터를 중심으로 브리지트가 마크롱과 결혼 전에는 ‘장미셸 트로뇌’란 이름의 남성이었으며 브리지트는 성전환 수술을 한 트랜스젠더라는 가짜 뉴스가 퍼지고 있다. 이런 내용은 13일 하루에만 4만 건 이상 트위터에서 리트윗되는 등 소셜미디어에서 확산되고 있고 현지 언론들도 보도하기 시작했다. 주간 클로저는 브리지트 마크롱의 결혼 전 성(姓)이 실제 ‘트로뇌’였기 때문에 가짜 뉴스를 믿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가짜 뉴스의 출처는 극우 월간지 ‘사실과 문서(Faits et Documents)’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잡지는 9월 ‘브리지트 마크롱 미스터리’란 기사를 통해 브리지트의 젊은 시절 사진이 전혀 공개되지 않는 점, 목을 항상 감추고 다니는 점 등을 근거로 트렌스젠더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마크롱과 브리지트에 대한 가짜 뉴스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7년 대선 때는 당시 마크롱 후보가 동성애자이며 남성인 마티외 갈레 전 라디오프랑스 사장(44)과 연인 관계라는 가짜 뉴스가 확산된 바 있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44)의 부인인 브리지트 마크롱 여사(68)가 ‘트랜스젠더’라는 거짓 소문이 확산되고 있다. 현지 언론들은 내년 4월 대선을 앞두고 대선 후보들과 가족들에 대한 ‘가짜 뉴스의 계절’이 돌아왔다고 지적했다. 14일 일간 리베라시옹 등에 따르면 최근 트위터를 중심으로 브리지트가 마크롱과 결혼 전에는 ‘장미셜 트로뉴’란 이름의 남성이었으며 브리지트는 성전환 수술을 한 트랜스젠더라는 가짜 뉴스가 퍼지고 있다. 이런 내용은 13일 하루에만 4만 건 이상 트위터에서 리트윗되는 등 소셜미디어에서 확산되고 있고 현지 언론들도 보도하기 시작했다. 주간 클로저는 브리지트 마크롱의 결혼 전 성(姓)이 실제 ‘트로뉴’였기 때문에 가짜 뉴스를 믿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가짜 뉴스의 출처는 극우 월간지 ‘사실과 문서’(Faits et Documents)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잡지는 9월 ‘브리지트 마크롱 미스터리’란 기사를 통해 브리지트의 젊은 시절 사진이 전혀 공개되지 않는 점, 목을 항상 감추고 다니는 점 등을 근거로 트렌스젠더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마크롱과 브리지트에 대한 가짜 뉴스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7년 대선 때는 당시 마크롱 후보가 동성애자이며 남성인 마티유 갈레 라디오 프랑스 전 사장(44)과 연인관계라는 가짜 뉴스가 확산된 바 있다. 2018년에는 “브리지트가 자신의 메이크업 담당자에게 매달 1만 유로(1400만 원)를 화장비로 준다”는 가짜 뉴스가 보도되기도 했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내년 4월 대선을 앞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44)이 2시간 분량의 TV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공적을 자랑한 반면 재선 도전 의사는 밝히지 않았다. 야당 후보들은 “대통령이 현직을 이용해서 사전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고 맹비난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15일(현지 시간) 오후 9시 공영방송 TF1과 LCI에서 방영된 인터뷰에서 “프랑스 경제는 5년 전에 비해 강력해졌다”며 “일자리 창출이나 기업 세금 인하 등 경제 살리기 개혁 때문”이라고 밝혔다. 앞선 14일 프랑스 통계청(INSEE)은 올해 경제 성장률이 6.7%로 1969년 이후 52년 만에 가장 높다고 발표했다. 실업률은 8%로 마크롱 대통령이 당선된 2017년(9.6%)보다 하락했다. 그는 친기업적인 정책으로 자신이 ‘부자들의 대통령’으로 비쳐지는 것에 대해서는 “경제적으로 강한 나라이면서 공정한 나라를 만들려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차기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느냐’는 질문에 “5년 내로 나라를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 (임기의) 마지막 15분까지 일하겠다”고 밝혔다. 사전 녹화로 방영된 이날 인터뷰는 내년 4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지난 5년 임기의 치적을 자랑하는 선거 캠페인에 가까웠다고 르피가로는 전했다. 인터뷰가 방영되자 야당 후보들은 마크롱 대통령이 출마 선언은 하지 않은 채 꼼수를 부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제1야당 공화당 대선 후보 발레리 페크레스 일드프랑스 주지사(54)는 “다른 후보들은 TV토론에서 겨우 5분 발언권을 가진다”며 “대통령 지위를 이용해 몇 시간짜리 TV인터뷰를 독점하는 것은 문제”라고 주장했다. 장뤼크 멜랑숑(70) 대선 후보는 “미디어 규제 기관(CSA)에 항의하겠다”고 밝혔다. 프랑스 선거법 판례상 ‘명백한 선거 성격’ 외에는 대통령실 공적 자금을 이용할 수 있다. AFP통신은 “마크롱이 대통령으로서의 혜택을 최대한 이용할 수 있을 때까지 출마 선언을 하지 않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인터뷰가 마크롱의 초조함을 드러낸다는 분석도 나온다. 8일 발표된 여론조사기관 엘라브의 대선 지지율 조사에서 마크롱은 1차 투표에서는 지지율 23%를 얻어 1위를 기록했지만 양자 대결인 2차 투표에서는 48%를 얻어 페크레스(52%)에게 뒤졌다. 일간 르몽드는 “마크롱의 비공식 선거 운동이 다른 후보들을 짜증나게 한다”며 “자칫 역효과가 날수도 있다”고 평가했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아버지는 항상 ‘그 누구도 감히 러시아를 푸틴 정권과 동일시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적 알렉세이 나발니 전 러시아진보당 대표(45)의 딸 다리아 나발나야(20)가 15일(현지 시간) 유럽의회에서 이같이 밝히며 아버지 대신 유럽연합(EU) 인권상을 받았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다리아는 프랑스 남부 스트라스부르에 있는 유럽의회에서 열린 ‘사하로프 인권상’ 시상식에 참석했다. 유럽의회는 지난 10월 나발니를 올해 수상자로 선정했지만 현재 수감 중인 탓에 나발나야가 대신 출석한 것이다. 나발니 사진이 든 액자를 들고 나온 다리아는 “유럽 수상이나 장관들이 푸틴의 국영기업 이사회에 취직하거나 그의 고급 요트를 타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며 유럽 주요국 정상들이 ‘푸틴 눈치 보기’보다는 러시아 민주주의에 앞장서 달라고 주문했다. 다리아는 나발니와 아내 율리야 나발나야(44) 사이에서 2001년 모스크바에서 태어났다. 현재 미국 스탠포드대에 재학 중이다. 사하로프 인권상은 공산 독재와 맞선 옛 소련의 반체제 물리학자 안드레이 사하로프의 이름을 딴 상으로 유럽의회가 1988년 제정했다. 인권, 자유, 민주주의 등에 공헌한 개인 혹은 단체에 매년 시상하며 상금은 5만 유로(약 6700만 원)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11일(현지 시간) 점심 무렵 프랑스 파리2구의 부르스 광장. 이날 오후 1시부터 이곳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반대 시위, 즉 ‘안티 백신(anti vaccine)’ 시위가 열린다는 말을 듣고 이곳을 찾았다. 광장에는 백신 반대 구호가 적힌 팻말을 든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고 주변에 총으로 무장을 한 경찰도 보였다. 주변 곳곳에는 ‘어린이 접종 금지’가 쓰인 종이도 붙었다. ‘백신이 사람을 죽인다’는 팻말을 든 한 여성은 “코로나19 백신의 안전성이 담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아이들에게도 백신을 맞힌다니 용납할 수 없다”며 시위에 참석한 이유를 밝혔다.》 최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급증하고, 오미크론 변이까지 빠르게 퍼지면서 유럽 주요국은 백신 추가 접종(부스터샷) 의무화, 5∼11세 아동에 대한 접종 시작 등 강도 높은 방역 대책을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백신 반대파들은 이런 조치가 개인의 자유를 억압할 뿐 아니라 백신의 효과와 안전성 또한 신뢰할 수 없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시위가 시작된 후 참가자에게 참석 이유를 물었다. 30대 회사원 가브리엘 씨는 “정부가 처음에는 18세 이하 및 임산부는 접종하지 않겠다고 해놓고선 말을 바꿨다. 신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40대 직장인 로라 씨는 “2차 접종을 마쳤지만 지난달 코로나19에 돌파 감염됐다. 심하게 앓았고 겨우 회복됐다”며 3차 접종을 거부하겠다고 했다. 영국 가디언은 “개인의 자율성을 중시하던 유럽 각국이 최근 오미크론 확산 등에 따라 백신 의무화 정책으로 선회하면서 오스트리아 벨기에 등 유럽 곳곳에서 시위대가 경찰과 충돌하고 있다”고 전했다. 자녀 접종 거부하는 학부모들 일간 르피가로는 최근 백신 접종 반대 움직임이 더 커진 이유로 어린이 접종을 꼽았다. 프랑스는 20일부터 5∼11세 전체 아동에 대한 백신 접종을 시작한다. 전국 학교 중 약 절반에서 1명 이상의 감염자가 나오면서 당국으로선 더 이상 어린이 접종을 미룰 수가 없어진 것이다. 반면 학부모들은 자녀 접종을 꺼린다. 최근 프랑스 국립보건의학연구소의 설문 결과 6∼12세 자녀를 둔 부모의 62%가 자녀의 백신 접종에 반대했다. 7세, 5세 딸을 둔 주부 소니아 씨(38)는 “특히 여자아이의 호르몬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딸들에게 백신을 맞히지 않겠다”고 말했다. 장 카스텍스 총리(56)는 11일 자신과 11세 딸의 사례를 소개하며 학부모들에게 진정으로 자녀를 위한다면 백신을 맞히라고 권유했다. 그는 2차 접종을 마쳤음에도 지난달 22일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돌파 감염자다. 카스텍스 총리는 “내가 돌파 감염된 후 딸 또한 확진 판정을 받았다”며 “어린이 접종은 필수”라고 강조했다. 유럽연합(EU) 전체의 5∼11세 아동은 약 2700만 명이다. 스페인과 이탈리아도 15일부터 5∼11세 아동 접종을 시작했다. 독일 수도 베를린 등 일부 지역은 13일부터, 나머지 지역은 15일부터 역시 같은 나이대의 아동 접종을 시작한다. 영국 보건당국은 성탄절인 25일 전에 아동 백신 접종을 최종 승인하기로 했다. 확진자 급증에 증명서 위조까지 주요국이 어린이 접종과 부스터샷 의무화에 나선 것은 최근 유럽 각국에서 신규 확진자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백신 접종 위조 증명서 또한 기승을 부리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4일 1138명까지 감소했던 프랑스의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는 11일 5만3720명으로 대폭 증가했다. 오미크론 감염자도 누적 150명이 넘었다. 이에 당국은 15일부터 65세 이상의 부스터샷 접종을 의무화했다. 18∼64세는 내년 1월 15일부터 반드시 부스터샷을 맞아야 한다. 18세 이상 성인이 백신 2차 접종 후 7개월 안에 부스터샷을 맞지 않으면 기존 백신 접종증명서가 무효화된다. 백신 접종증명서를 위조하면 최대 5년의 징역형 혹은 15만 유로(약 1억9500만 원)의 벌금을 내야 하지만 위조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 제랄드 다르마냉 프랑스 내무장관은 12일 “허위 증명서를 수천 개 적발했으며 현재 약 400건을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또 상당수 위조 사례에 의사, 간호사 등 의료 인력이 연루됐다고도 밝혔다. 파리 시민 이리나 씨(40) 또한 “지인의 증명서 중 QR코드 부분만 캡처해 식당 등에서 사용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며 “부스터샷까지 의무화하면 접종증명서를 위조하는 사람들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전했다. 가짜 접종증명서 사용자 중 코로나19에 실제 감염돼 사망하는 사례도 나왔다. 파리 인근 오드센에 사는 57세 여성은 이달 초 코로나19에 감염돼 입원했다. 의료진은 이 여성이 소지한 백신 접종 증명서를 확인한 후 2차 접종까지 마쳐 중증도가 심하지 않다고 판단해 인공호흡기를 사용하지 않았다. 이 증명서는 가짜였고 상태가 악화된 해당 여성은 10일 숨졌다. 미접종자에 대한 벌금 부과 등 더 센 정책을 도입하는 나라들도 있다. 그리스는 내년 1월 16일부터 60세 이상 미접종자에게 매달 100유로의 벌금을 부과한다. 오스트리아 역시 내년 2월부터 14세 이상 국민이 백신을 맞지 않으면 2개월마다 최대 3600유로의 벌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백신 갈등 계속될 듯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상당 기간 백신 접종을 둘러싼 사회 갈등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13일 프랑스 파리 외곽 몽발레리앵의 제2차 세계대전 참전용사 추모비에는 정부의 백신 접종 정책을 비판하기 위해 동상에 ‘안티 패스(ANTI PASS)’라는 낙서가 그려졌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국가에 대한 모욕이다. 관련자를 처벌하겠다”고 했지만 곳곳에서 비슷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정치적 양 극단에 있는 극우와 극좌 세력이 각각 이유는 다르지만 백신 반대에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유럽 극우파는 백신 의무화가 정부의 시민 통제 수단이라고 외친다. 극좌파는 정부가 다국적 제약사 등 거대 자본과 결탁해 시민을 상대로 제약사 배만 불려주는 실험을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독일 극우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의 지지 기반이자 옛 동독 지역인 동부 작센주에서는 지난달 기준 코로나19 백신 2차 접종률이 58%에 그쳤다. 옛 서독 지역이며 경제가 발달한 브레멘(80%), 함부르크(74%) 등보다 훨씬 낮다. 15일 경찰은 작센의 일부 백신 반대 시위자의 거처를 급습했다. 이들이 주 방역 지침에 반발해 미하엘 크레치머 주 총리의 살해 음모를 꾸몄기 때문이다. 제레미 워드 프랑스 국립보건의학연구소 연구원은 르피가로에 “백신 중심의 방역 정책이 성공하려면 정부와 국민 사이의 신뢰부터 다시 쌓아야 한다”며 백신 반대파를 설득하려는 당국의 노력을 주문했다. 김윤종 파리 특파원 zozo@donga.com}
2019년 7월 집권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사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 총리실 직원들의 방역 수칙 위반 등으로 정치적 위기를 맞았다. 집권 보수당 의원의 상당수가 그의 방역 강화 정책에 반대하는 데다 최근 보수당의 지지율 또한 제1야당 노동당보다 뒤처지는 모습이 뚜렷하다. BBC 등에 따르면 14일 영국 하원은 존슨 정권의 백신 패스 도입안을 찬성 369표, 반대 126표로 통과시켰다. 대형 공연장, 나이트클럽 등 다중이용시설에 들어가려면 반드시 백신 접종을 완료했다는 증명서를 보여줘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 규제에 반대한 의원 126명 중 96명이 보수당 의원이었다. 반대표를 던진 이들은 ‘백신 패스 도입이 실제 코로나19 확진자 감소에 얼마나 효과를 보일지 알 수 없다. 개인의 자유를 지나치게 침해한다’는 이유를 들고 있다. 백신 접종 증명서가 있어야 다중이용시설 출입을 허용했던 프랑스, 이탈리아 등 주변 유럽국과 달리 영국은 그간 이 제도를 실시하지 않았으나 이번에 도입했다. 14일 영국의 일일 신규 확진자는 5만9610명으로 올해 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기준 오미크론 변이의 누적 확진자 또한 5300명을 넘어섰다. 데일리메일은 오미크론 변이가 믿을 수 없을 만큼 빠르게 확산하고 있어 올해 성탄절에 약 100만 명의 영국인이 코로나19로 격리 중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12일 여론조사회사 오피니움은 존슨 총리의 지지율이 24%까지 떨어져 집권 후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존슨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답은 59%에 달했다. 8, 9일 또 다른 여론조사회사 유고브와 더타임스의 공동 조사에서 보수당의 지지율은 33%로 노동당(37%)에 밀렸다. 유고브 역시 보수당의 지지율이 1월 이후 가장 낮았다고 밝혔다. 지지율 하락 및 당내 반기의 배경으로 강도 높은 봉쇄 정책이 시행됐던 지난해 12월에 총리실 직원들이 방역 수칙을 어기고 성탄절 파티를 즐겼다는 점이 꼽힌다. 존슨 총리가 8일 사과했음에도 ‘내로남불’ 비판이 여전하다. 그가 보수당에 들어온 기부금을 총리관저의 인테리어 비용으로 유용했다는 의혹도 가라앉지 않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존슨 총리가 최근 대국민 연설에서 오미크론 변이의 파도가 몰려오고 있다고 밝혔는데, 그 파도가 총리의 미래마저 삼킬 판이라고 전했다. 토니 블레어 전 총리의 참모인 조너선 파월은 NYT에 “위기가 쌓여 총리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하면 보수당은 존슨을 제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2019년 7월 집권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 총리실 직원들의 방역 수칙 미준수 등으로 정치적 위기를 맞았다. 집권 보수당 의원의 상당수가 그의 방역강화 정책에 반대하고 있는데다 최근 보수당의 지지율 또한 제1야당 노동당보다 뒤처지는 모습이 뚜렷하다. BBC 등에 따르면 14일 영국 하원은 존슨 정권의 백신 패스 도입안을 찬성 369표, 반대 126표로 통과시켰다. 대형 공연장, 나이트클럽 등 다중 시설에 들어가려면 반드시 백신 접종을 완료했다는 증명서를 보여줘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 규제에 반대한 의원 126명 중 96명이 보수당 의원이었다. 반대표를 던진 이들은 ‘백신 패스 도입이 실제 코로나19 확진자 감소에 얼마나 효과를 보일지 알 수 없다. 개인의 자유를 지나치게 침해한다’는 이유를 들고 있다. 백신 접종 증명서가 있어야 다중이용 시설 출입을 허용했던 프랑스, 이탈리아 등 주변 유럽국과 달리 영국은 그간 이 제도를 실시하지 않았으나 이번에 도입했다. 14일 영국의 일일 신규 확진자 또한 5만9610명을 기록해 올해 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기준 오미크론 변이의 누적 확진자 또한 5300명을 넘어섰다. 데일리메일은 오미크론 변이가 믿을 수 없을만큼 빠르게 확산하고 있어 올해 성탄절에 약 100만 명의 영국인이 코로나19로 격리 중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12일 여론조사회사 오피니움은 존슨 총리의 지지율이 24%끼지 떨어져 집권 후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존슨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답은 59%에 달했다. 8, 9일 또 다른 여론조사회사 유고브와 더타임스의 공동 조사에서 보수당의 지지율은 33%로 노동당(37%)에 밀렸다. 유고브 역시 보수당의 지지율이 1월 이후 가장 낮았다고 밝혔다. 지지율 하락 및 당내 반기의 배경으로 강도 높은 봉쇄 정책이 시행됐던 지난해 12월에 총리실 직원들이 방역 수칙을 어기고 성탄절 파티를 즐겼다는 점이 꼽힌다. 존슨 총리가 8일 사과했음에도 ‘내로남불’ 비판이 여전하다. 그가 보수당에 들어온 기부금을 총리 관저의 인테리어 비용으로 유용했다는 의혹도 가라앉지 않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존슨 총리가 최근 대국민 연설에서 오미크론 변이의 파도가 몰려오고 있다고 밝혔는데 그 파도가 총리의 미래마저 삼킬 판이라고 전했다. 토니 블레어 전 총리의 참모인 조너선 파월은 NYT에 “위기가 쌓여 총리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하면 보수당은 존슨을 제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병 이후 미국에서는 65세 이상 노인 100명 중 한 명꼴로 코로나19에 걸려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 노인들의 백신 접종률이 90%에 육박하고 있지만 사망자는 갈수록 불어나고 있다. 사망자 중엔 백신 미접종자가 훨씬 많지만 돌파 감염 사례도 계속 나오고 있어 우려를 키우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11일(현지 시간) 현재 미국의 코로나19 누적 사망자는 79만5727명이다. 이 중 65세 이상 사망자는 약 60만 명으로 전체의 75%다. 연령대 인구 비중으로 보면 65세 이상은 100명 중 한 명이 코로나19로 사망해, 65세 미만(1400명 중 1명 사망)에 비해 치명률이 훨씬 높다. 사인별로 보면 코로나19는 지난해 이후 전체 노인 사망자의 13%를 차지해 심장병과 암에 이어 세 번째로 비율이 높았다. 전체 코로나19 사망자 중 노인 비중은 올 초만 해도 이들이 우선적으로 백신을 맞으면서 한동안 감소세를 보였지만 날씨가 추워진 10월부터 다시 상승 곡선을 그려 지금은 70%를 넘어섰다. 영국에서는 코로나19 새 변이인 오미크론 감염자가 하루 20만 명에 이를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영국 보건안전청은 13일 하루 1576명의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가 새로 나왔는데 이는 실제 확인된 숫자일 뿐 검사를 받지 않았거나 무증상 또는 경증 사례까지 감안해 예측한 결과에 따르면 실제 감염자는 하루 2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69)이 소비에트 연방(소련)의 붕괴를 ‘비극’으로 평가하면서 경제난에 자신도 밤새 택시를 몰아야 했다고 회고했다. 서방 언론들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준비하고 있다는 서방의 우려가 나오는 시점에서 해당 지역이 옛 소련 구성국이었다는 점을 상기시키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의 제헌절인 12일(현지시간) 국영방송 ‘로시야1’에 방영된 다큐멘터리에서 “소련이라고 불린 러시아 역사의 종말을 의미한다”고 소련 붕괴를 평가했다. 이어 그는 “대부분의 러시아 시민과 마찬가지로 나에게도 소련 붕괴는 비극이었다”며 “나도 가끔 돈을 벌어야 했고, 개인 자동차로 택시 운전 일을 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때론 달빛을 보며 택시를 몰았다”며 “솔직히 이 일(택시)을 언급하는 것은 불쾌하지만 불행히도 실제로 일어난 일”이라고 말했다. 푸틴은 국가보안위원회(KGB) 요원 출신으로 일하다 1991년 사임했다. 그가 택시를 몬 1990년대에는 러시아 북서부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 크렘린 총무국 등에서 일했다. 그는 1999년 8월 보리스 옐친 당시 대통령에 의해 총리로 발탁돼 권력의 길에 들어섰다. 푸틴 대통령은 집권 후 수시로 소련 붕괴를 “20세기 최대의 지정학적 재앙”이라고 밝혀왔다. 1922년 건국된 소련은 경제난에 시달리면서 1991년 12월 26일 해체됐고 15개 소련 구성국이 각각 독립했다. 구성국이던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에스토니아 등 발트 3국은 소련에 맞서기 위해 서방이 결성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에 가입했다. 또 다른 구성국이던 우크라이나 역시 나토 가입이 추진 중이다. BBC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의 국경에 병력 9만 명 이상을 집결해 내년 초 침공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시점”이라며 “이번 발언은 소련 구성국 중 하나였던 우크라이나에 대한 푸틴의 의도를 드러나게 한다”고 전했다. 도이체벨레는 “푸틴의 발언은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과거의 소련을 재창조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서방의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공개됐다”며 과거 영토 회복이란 당위성을 담고 있다고 평가했다파리=김윤종 특파원zozo@donga.com}
8일 취임한 올라프 숄츠 신임 독일 총리(63)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등 국제사회 주요 지도자와 연이어 접촉하며 러시아 대응 방안 등을 논의했다. 16년간 자유세계의 지도자 역할을 했던 전임자 앙겔라 메르켈 전 총리의 공백을 최소화하고 국제사회에서 독일의 위상을 높이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BBC 등에 따르면 숄츠 총리는 10일 바이든 대통령과 통화를 하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 및 양국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미국 백악관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두 정상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종식, 기후변화 대응, 러시아의 군사력 증강 대처에 관한 협력 문제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 또한 트위터에 “양국 협력을 강화하려는 열망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독일에 유럽 내에서 가장 많은 약 3만5000명의 미군을 배치하는 등 오랫동안 군사 협력을 맺어 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다면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노르트스트림2’ 가스관 가동 중단 등의 경제제재로 맞서겠다는 뜻을 시종일관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러시아산 가스 의존도가 높은 독일은 경제 악영향을 우려해 가스관 중단에는 동의할 수 없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폴란드 등 일부 EU 회원국 또한 노르트스트림2에 반대하고 있지만 숄츠 정권이 가스관 중단 요구에 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숄츠 총리는 첫 해외순방지로 프랑스를 택했다. 10일 파리 엘리제궁에서 마크롱 대통령과 만난 그는 ‘강한 유럽’을 만들자고 강조하며 EU 발전 방향 및 대중국 정책 등을 논의했다. 숄츠 총리는 회담 후 “경제, 안보, 외교 측면에서 두 나라는 유럽을 강하고 자주적으로 만들 것”이라며 “독일과 프랑스가 함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AFP통신은 마크롱 대통령이 19세 연상인 숄츠 총리에게 프랑스어 존칭인 ‘당신(Vous)’이 아니라 ‘너(Tu)’라는 단어를 사용하며 친근함을 표시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날 곧바로 벨기에 브뤼셀로 이동해 독일 국방장관 출신인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도 회동했다. 12일에는 폴란드 바르샤바를 찾아 인접국인 옛 소련국 벨라루스 국경 일대의 난민 사태를 논의한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내년 4월 대통령 선거를 앞둔 프랑스에서 여성 후보들의 바람이 거세다. 주요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44)을 꺾기 위해 우파 공화당의 발레리 페크레스 일드프랑스 주지사(54), 극우 국민연합의 마린 르펜 대표(53), 중도좌파 사회당 안 이달고 파리 시장(62) 등이 추격하는 모양새다. 특히 페크레스 주지사와 르펜 대표는 ‘프랑스의 도널드 트럼프’로 불리는 극우 논객 에리크 제무르(63)와 함께 주요 지지 기반인 보수 유권자의 지지를 확보하기 위한 혈투를 벌이고 있다. 대선에 여성 후보가 셋이나 등장한 것도 이례적인 데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결선 투표를 치르는 프랑스 대선의 특성상 일각에서는 조심스레 최초의 여성 대통령 탄생 가능성까지 점치고 있다. 7일(현지 시간) 여론조사 회사 엘라브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다자 후보가 대결하는 1차 투표에서 23%의 지지율로 페크레스 주지사(20%)를 눌렀다. 그러나 결선 투표에서 둘만 붙었을 때는 페크레스가 52%로 마크롱(48%)을 이겼다. AFP통신은 “마크롱 대통령이 대선 여론조사에서 패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여성 후보의 약진에 의미를 부여했다.○ ‘마리안’의 나라지만 여성 지도자 없는 佛 프랑스 정부가 사용하는 공식 로고에는 1789년 대혁명의 상징인 ‘마리안’의 얼굴이 들어 있다. 약 3만6000개의 전국 관공서 입구에도 마리안 동상이 세워져 있다. 15세기 백년전쟁 당시 프랑스를 구한 잔 다르크, 현대 페미니즘을 정립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사상가 시몬 드 보부아르 등도 역사를 수놓은 여성으로 꼽힌다. 그럼에도 정계에서는 상대적으로 여성의 입지가 낮은 편이었다. 16년간 권좌를 지킨 후 8일 퇴임한 앙겔라 메르켈 전 독일 총리(67), 11년간 집권한 ‘철의 여인’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 테리사 메이 전 영국 총리(2016∼2019년 집권) 등 이웃 나라에서는 속속 여성 지도자가 등장했지만 프랑스에서는 여성 최고 권력자가 나온 적이 없다. 일간 르파리지앵에 따르면 대통령 직선제가 재도입된 1965년 이후 대선에 도전한 여성은 총 12명. 첫 후보는 1974년 대선에서 노동자 권익을 주창한 ‘노동자투쟁’ 소속 좌파 정치인 아를레트 라기예르(81)다. 당시 2.3%의 지지로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다. 12명 중 결선 투표에 진출한 여성은 단 2명이다. 2007년 대선에서 사회당 후보로 나선 세골렌 루아얄(68)과 2017년 대선의 르펜 대표다. 루아얄은 행정법원 판사 출신으로 사회당 거두 프랑수아 미테랑 전 대통령에게 발탁돼 1982년 정계에 입문했다. 서부 되세브르 주지사 등을 거쳐 대선에 출마했다. 그는 당시 결선 투표에서 53.1%를 얻은 공화당 후보 니콜라 사르코지(66)에게 약 6%포인트 차이로 패했다. 르펜은 5년 전 결선 투표에서 33.9%를 얻었다. 마크롱 대통령(66.1%)과 상당한 차이가 났다. 크리스텔 라지에 아비뇽대 교수는 온라인 정치매체 슬레이트에 “내각제인 영국, 독일 등과 달리 강력한 대통령제인 프랑스에서는 국가 정상이 능력과 권위를 모두 갖춘 남성적인 자리로 인식돼 왔다”며 이것이 여성은 대통령에 적합하지 못하다는 일종의 ‘유리 천장’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루아얄과 르펜은 남성의 후광 효과를 누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루아얄은 대선 출마 당시 사회당 대표였던 프랑수아 올랑드 전 대통령(67)과 사실혼 상태였다. 4명의 자녀를 둔 올랑드로부터 직간접적인 도움을 받았지만 대선 후 결별했다. 올랑드는 2012년 대선에서 승리해 5년간 집권했다. 르펜의 부친 역시 국민연합의 전신 ‘국민전선’을 창당한 극우 정치인 장마리 르펜(93)이다. 각각 목사와 잡화점 운영자의 딸이었던 메르켈과 대처가 부친이나 남편의 후광 효과 없이 독자적 정치 경력을 개척한 것과는 차이가 있다. 여성 총리 또한 단 1명에 불과하다. 사회당 소속의 에디트 크레송(87)은 1991년 5월 첫 여성 총리가 됐다. 이듬해 4월 지방선거 참패의 책임을 지고 1년도 못 돼 사퇴했다.○ 마크롱 추격하는 페크레스와 르펜 이런 과거와 달리 내년 대선에서는 여성 대통령이 나올 수 있는 분위기가 무르익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페크레스 주지사와 르펜 대표가 마크롱 대통령을 협공하는 분위기가 뚜렷하다. 여론조사 회사 IFOP가 4∼6일 실시한 조사에서 두 후보는 각각 17%의 지지율을 얻어 공동 2위를 기록했다. 1위 마크롱(25%)에 뒤지나 결선 투표에서 후보 간 합종연횡이 일어난다는 점을 감안할 때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르몽드는 “재선을 노리는 마크롱의 난관은 주요 경쟁자가 여성이라는 점”이라며 “유권자들이 그간 드물었던 여성 후보의 부상에 참신함을 느낀다는 점을 마크롱 측 또한 우려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첫 여성 대통령에 대한 사회 전반의 기대도 높다. 지난해 해리스 인터랙티브의 조사에서 응답자의 71%가 “향후 10년 안에 여성 대통령이 나오기를 바란다”고 답했다. “여성 대통령의 집권이 현실화될 것”이란 답도 57%였다. 특히 20, 30대 젊은 여성의 기대가 상당하다. 파리 15구 주민인 20대 대학생 엘레나 씨는 “프랑스에도 이제 여성 정상이 나올 때가 됐다. 친구들과 ‘여성 대선 후보에게 투표하자’는 이야기를 자주 한다”고 했다. 특히 샤를 드골, 자크 시라크 등 우파 거두 정치인을 배출한 공화당의 첫 여성 대선 후보인 페크레스의 기세가 만만치 않다. 금발, 화려한 외모의 금수저 정치인인 그는 1967년 파리 근교 부촌 뇌이쉬르센에서 태어났다. 부친은 유명 경제학 교수 도미니크 루(78), 외조부는 시라크 대통령의 딸 로랑스의 거식증을 치료한 유명 정신건강과학과 의사 루이 베르타냐다. 명문 그랑제콜 국립행정학교(ENA)에서 법학을 전공했다. ENA는 마크롱 대통령을 포함해 대통령만 4명을 배출한 프랑스 엘리트의 산실이다. 이후 유럽 최고 경영대학원 중 하나인 HEC파리에서 경영학 석사까지 땄다. 1998년 시라크 대통령의 보좌관으로 정계에 입문했고 사르코지 행정부에서 교육장관, 예산장관, 정부대변인 등을 맡으며 출세 가도를 달렸다. 2015년부터 파리를 포함한 수도권 일드프랑스의 주지사로 재직하고 있다. 1994년 결혼한 투자은행가 겸 기업인 제롬(54)과의 사이에 세 자녀를 두고 있다. 유권자를 만나면 악수 대신 포옹을 하며 친화력을 과시한다. 르펜 역시 1968년 뇌이쉬르센에서 태어났다. 파리2대학에서 법학 석사를 취득하고 변호사로 활동했다. 2000년 정계에 입문했고 국민전선 부대표를 거쳐 2011년 대표직에 올랐다. 2015년 과도한 극우 성향인 부친을 당에서 쫓아냈고 3년 후 당명을 국민연합으로 변경했다. 두 번 결혼했고 모두 이혼했다. 첫 남편과의 사이에 세 자녀가 있다. 이달고 시장은 자수성가한 정치인이다. 1959년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에서 태어났고 2세 때 부모와 프랑스로 이주했다. 가족은 남부 리옹의 작은 공공 임대주택에서 살았고 프랑스어를 못하는 그의 부모는 청소 등 육체노동직을 전전했다. 이달고 또한 14세에 프랑스 국적을 취득했다. 리옹3대학에서 사회법을 전공한 후 사회당에 입당했다. 2001년부터 13년간 파리 시장을 지낸 베르트랑 들라노에 전 시장(71)을 보좌하며 파리 부시장을 지냈다. 2014년 들라노에의 뒤를 이어 최초의 여성 파리시장이 됐다. 사회당 동료인 남편과의 사이에 아들 하나를, 결혼 전 연인으로부터 두 자녀를 두고 있다.○ 이민자 갈등이 쟁점…우파 후보 간 경쟁 치열 마크롱 대통령 측은 여성 후보의 약진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가브리엘 아탈 정부 대변인은 최근 르파리지앵 인터뷰에서 “페크레스 후보는 명확한 노선이 없다. 과거 장관일 때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으면서 마크롱 정권의 노동시장 개혁, 세금 인하, 일자리 창출 등을 비난만 한다”고 주장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빠르면 이달 말 재선 도전을 공식화하고 대규모 유세에 나서기로 했다. 여성 후보 간 견제도 치열하다. 르펜은 4일 페크레스가 공화당 대선 후보로 확정되자 즉각 “마크롱을 닮았다”며 ‘여성 마크롱’이라고 비판했다. 퇴직연령 상향, 예산 삭감, 공공분야 일자리 감축 등 페크레스의 공약이 노동유연화를 골자로 한 마크롱 정권의 친기업 정책과 유사하다는 것이다. 그러자 페크레스 또한 “내년 4월에는 르펜이 부각되지 않을 것”이라고 받아쳤다. 그는 르펜과 제무르를 싸잡아 비판하며 ‘두 사람은 인종차별적 포퓰리스트’라고 했다. 알제리 태생의 유대계 부모를 둔 제무르는 포퓰리스트 비판을 피하기 위해 프랑스인의 ‘정체성’을 내세운다. 자신이 이슬람 혐오 발언을 하고 ‘집권 시 이민 제로(0)’ 같은 강도 높은 반난민 정책을 펴는 것은 이민자의 종교와 피부색 때문이 아니라 그들이 프랑스 문화와 전통을 존중하지 않는 탓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프랑스인이 되려면 몽테뉴, 발자크, 파스칼 등 프랑스 위인의 사상을 알고 그들을 조상으로 여겨야 한다”며 프랑스에서 살면서 히잡 등 이슬람 전통 복장을 고수하는 사람은 프랑스인이 아니라는 취지의 주장을 편다. 오창룡 고려대 국제대학원 노르딕-베네룩스센터 교수 또한 이번 대선의 주요 쟁점을 이슬람 극단주의 위협과 이민자 갈등으로 꼽았다. 지난해 역사교사 참수 사건, 2015년 파리 연쇄 테러 등 무슬림 극단주의자가 저지른 참혹한 테러의 기억이 국민 뇌리에 생생한 데다 마크롱, 페크레스, 르펜, 제무르 모두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반난민, 반이슬람 정책을 표방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 교수는 “중도우파는 원래 극우와 달리 인종차별적 정책과 강령을 내세우지 않는데 사르코지 전 대통령 시절부터 중도우파 또한 극우 정당 못지않게 이민자 혐오 정서를 동원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 마크롱 대통령 또한 최근 극단주의 이슬람 단체에 대한 대대적인 해산 작업에 나섰다. 과거 식민지였던 알제리 모로코 튀니지 등 북아프리카 3국 국민에 대한 비자 발급도 대폭 축소했다. 이 역시 무슬림과 이민자에 부정적인 사회 전반의 기류를 의식한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우파 후보 간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면서 내년 대선의 승자를 점치는 일 또한 어려워지고 있다. 조홍식 숭실대 교수(정치외교)는 “결선 투표제의 특징은 유권자들이 1차 투표 때는 진심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후보를 찍는다는 것”이라며 “그래서 누가 1, 2등을 할지 예측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진단했다. 5, 6명이 비슷한 지지율로 겨루면 불과 1∼2%포인트의 격차로 1, 2위 후보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다만 어떤 후보가 결선 투표에 진출하더라도 극단의 이미지가 있는 르펜이나 제무르보다는 중도인 마크롱과 페크레스가 유리하다고 분석했다. 내년 대선의 승자가 누가 되느냐에 따라서 국제 정세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8일 올라프 숄츠 새 독일 총리가 집권했고 미국에서도 내년 11월 중간선거가 실시된다. 미중 갈등과 미-러 갈등 또한 날로 첨예해지고 있다. 조 교수는 “이런 상황에서 프랑스가 어떤 대외 노선을 택하느냐에 따라 유럽이 미국 중심으로 뭉치느냐, 분열하느냐가 결정된다”며 프랑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진단했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김예윤 기자 yea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