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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1월 9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하는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 2024’는 미래 먹을거리를 준비하는 국내 기업들의 전략기술을 엿볼 수 있는 기회다. 기업들은 인공지능(AI)과 미래 모빌리티, 에너지, 헬스케어 등 다양한 분야의 첨단 기술 전시를 예고하고 있다. 25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은 SK㈜,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SK하이닉스, SK E&S, SK에코플랜드 등 그룹사 공동으로 ‘행복’이 주제인 약 1850㎡(약 560평) 규모의 전시관을 운영한다. SK는 ‘넷제로’를 핵심으로 내세워 기후위기가 사라진 세상의 청사진을 제시한다. 맑은 공기, 쾌적한 주거 환경 등 넷제로 세상을 체험할 수 있는 미래형 기차 등을 배치할 예정이다. ‘원더랜드’라는 이름의 테마파크 콘셉트다. SK텔레콤은 이 전시관에서 도심항공교통(UAM)과 AI 반도체 계열사 사피온, AI 기반 실내외 유동 인구 및 네트워크 분석 시스템 ‘리트머스 플러스’, 신재생 에너지 가상 발전소 기술 등을 소개한다. 관람객들은 2025년 상용화 목표인 UAM 기체 기반의 ‘매직카펫’을 타고 전시장을 둘러볼 수 있다. SK텔레콤과 SK하이닉스가 함께 준비한 ‘SK ICT 패밀리 데모룸’도 주목을 끌 것으로 보인다. 이곳에선 반려동물 AI 진단 보조 서비스 ‘엑스칼리버’와 로봇, 보안, 미디어, 의료 등에 적용되는 ‘AI 퀀텀 카메라’ 등이 전시된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AI를 핵심 화두로 내세운다. 삼성전자는 AI와 ‘초연결’을 앞세운 기술력을 뽐낼 것으로 전망된다. 다양한 기기의 연결성과 사용성을 극대화하고 AI를 접목해 한층 강화된 고객 맞춤형 경험을 선보이는 것이다. 한종희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부회장)은 개막 하루 전인 8일 프레스 콘퍼런스 대표 연사로 나서 ‘모두를 위한 AI: 일상 속 똑똑한 초연결 경험’을 주제로 삼성의 AI 전략을 공개할 예정이다. 특히 삼성전자가 지난달 공개한 생성형 AI ‘삼성 가우스’와의 시너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조주완 LG전자 사장도 같은 날 자사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AI로 연결·확장되는 미래 고객경험’을 제시할 예정이다. LG전자 북미이노베이션센터는 스타트업 10곳과 ‘함께 만드는 더 밝은 미래’를 주제로 전시관을 꾸린다. LG전자가 미래 산업 영역으로 지목한 디지털 헬스, 클린테크 등 관련 기술들이 전시된다. LG유플러스는 AI·모빌리티 전문가로 구성된 임직원 참관단을 보낸다. 이상엽 최고기술책임자(CTO)를 비롯한 개발 인력과 AI 사업 전략·상품 개발을 맡은 성준현 AI·데이터 프로덕트 담당 산하의 최고데이터책임자(CDO) 조직 구성원 등이 각종 전시와 세션, 기조연설에 참석한다. 현대자동차는 ‘수소와 소프트웨어(SW)로의 대전환’을 주제로 미래 기술을 선보인다. 무한·청정한 수소 에너지를 통해 에너지 불평등을 해소하고, SW와 AI를 기반으로 사람, 모빌리티, 데이터, 도시가 한데 연결되는 미래상을 보여준다는 계획이다.남혜정 기자 namduck2@donga.com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새 먹거리로 키우는 전장(자동차 전기 및 전자장비) 사업이 불경기 속에 높은 성장세를 보이며 주목받고 있다. 가전 수요 위축 등에 따른 정보기술(IT) 보릿고개 속에서도 전장 사업은 역대급 성과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25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전장사업 자회사 하만과 LG전자의 전장사업 담당인 VS사업본부가 각각 올해 역대 최대 실적을 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하만의 올 1∼3분기(1∼9월) 누적 영업이익은 8300억 원으로 이미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인 8800억 원에 근접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10조4700억 원으로 전년 동기(9조5900억 원)보다 9% 증가했다. 올 3분기까지 하만의 실적은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의 22%, 매출의 5.5%를 차지했다. 하만의 4분기(10∼12월) 영업이익은 3000억 원 수준이 예상돼 연간 영업이익이 처음으로 1조 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 매출도 지금 추세대로면 지난해(13조2100억 원) 기록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하만은 올해 디지털 조종석(디지털화한 자동차 운전 공간)과 차량용 오디오, 커넥티비티, 디스플레이 등에서 높은 성과를 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고급 차량 중심의 수주 전략이 통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LG가 그룹의 미래 먹거리로 전장 사업을 낙점하면서 2013년 출범한 LG전자 VS사업본부도 지난 10년간의 투자 성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VS사업본부의 지난해 매출은 8조6496억 원이었는데, 올해는 사상 처음으로 10조 원 돌파가 예상된다. VS사업본부의 올해 영업이익은 1700억 원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되며 지난해 영업이익(1696억 원)보다 더 늘어날 것이 확실시된다. LG전자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차량용 조명 시스템, 전기차 파워트레인(동력장치) 등 미래차 핵심 부품 분야에서 성과를 냈다. 특히 최근 전기차 수요 둔화에도 불구하고 LG전자의 올해 말 수주 잔액은 100조 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불황과 가전 수요 위축 등 실적에 좋지 않은 상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전장의 성장은 그나마 위안”이라며 “양 사 모두 코로나19 기간에 전장에 많은 투자를 했는데 그 성과가 빛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삼성전자는 태블릿 신제품 ‘갤럭시 탭 S9 FE’ 시리즈를 내년 1월 3일 국내 출시한다고 25일 밝혔다. 삼성전자는 심플한 디자인과 S펜을 활용한 편리한 사용성 등이 강점이어서 학생들이 수업 및 강의 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디스플레이 277mm(10.9형) 크기의 ‘갤럭시 탭 S9 FE’와 315mm(12.4형)의 ‘갤럭시 탭 S9 FE+’ 등 2가지 모델로 구성됐다. 가격은 세부 사양에 따라 각각 62만9200∼89만7600원 및 79만9700∼109만8900원으로 책정됐다. 색상은 두 모델 모두 민트, 라벤더, 그레이 등 3종이다. 삼성전자는 또 갤럭시 탭 FE 라인업 최초로 ‘트레이드 인(Trade-in)’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번 신제품을 살 때 기존에 사용하던 태블릿을 반납하면 제품의 중고 가격에 일정 금액을 추가 보상해 주는 프로그램이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LG전자는 최신 인공지능(AI) 프로세서를 탑재해 성능을 높이면서 두께는 줄인 2024년형 LG 노트북 신제품 ‘LG 그램 프로’를 출시한다고 25일 밝혔다. LG 그램 프로는 인텔의 새 중앙처리장치(CPU) 코어 울트라 프로세서가 탑재됐다. 인텔 CPU 가운데 최초로 AI 연산에 특화된 반도체 신경망처리장치(NPU)가 내장됐다. 내장 그래픽 성능도 기존 제품의 2배로 향상됐다. LG전자는 제품 내부를 새롭게 설계해 두께를 전작(2023년형 LG 그램) 대비 21% 줄인 12.4mm로 제작했다. 무게는 1199g이다. 디자인 작업에 특화된 모델 ‘LG 그램 프로 360’도 2024년형 모델을 새로 출시한다. 두께 12.4mm에 무게 1399g이다. LG 그램 프로는 254만∼334만 원, LG 그램 프로 360은 274만∼319만 원이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용이 될 것인가, 물고기로 남을 것인가.’경제 전문가들이 내년 한국 경제가 새로운 도약을 해내거나 중장기 저성장의 늪에 빠지는 갈림길에 서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대한상공회의소는 21일 대학교수, 공공·민간 연구소 연구위원 등 국내 경제·경영 전문가 90명을 대상으로 ‘2024년 경제키워드와 기업환경 전망에 대한 의견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내년 경제를 표현하는 키워드로 ‘기로’ ‘용문점액’ ‘살얼음판’ ‘변곡점’ ’Go or Stop’ 등을 꼽아 우리 경제의 중장기 미래가 좌우되는 중요한 순간이라고 평가했다.용문점액은 물고기가 급류를 힘차게 타고 협곡을 넘으면 용으로 변해 하늘로 날아가지만, 타고 넘지 못하면 머리를 무딪쳐 이마에 상처가 난 채 하류로 떠내려간다는 중국 전설을 말한다.전문가들은 또 ‘고진감래’(고생 끝에 낙이 온다), ‘운파월래’(구름이 걷히고 달빛이 새어나오다), ‘사중구활’(수렁 속 한줄기 빛)과 같이 경제회복을 기대하는 의견들과 ‘Squeeze Chimney’(올라갈 공간이 좁음), ‘Lost in Fog’(안개 속 길을 잃다) 등 회복에 대한 불확실성을 우려하는 의견으로 갈렸다.내년 우리 경제의 경기추세에 대한 전망은 대다수가 빠른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전문가 48.9%가 U자형의 느린 상저하고(上低下高)를 보일 것이라고 답했고 26.7%는 L자형의 상저하저, 16.7%는 우하향의 상고하저라고 전망했다.한국 경제의 본격적인 경기 회복 시점에 대해서는 31.1%가 2024년 하반기(7~12월)를, 26.7%가 2025년 상반기(1~6월)를 꼽았다. 내년 국내 경제성장률은 주요기관 전망치와 유사한 2.1%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면서 세계경제는 2.7% 성장해 한국 경제가 세계 경제 평균에 못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내년 한국 경제가 주의해야 할 대외 리스크로는 ‘미국 통화긴축 장기화’가 37.8%로 가장 많이 우려됐다. 36.7%는 ‘글로벌 수출 경쟁 심화’, 33.3%는 ‘중국의 저성장’을 우려했다. 또 미국 통화긴축 관련 43.3%가 내년 하반기부터 미국 금리인하가 시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내년 상반기부터 인하할 것이라고 본 전문가는 32.2%였고 24.4%는 내년 중에도 인하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국내 리스크로는 53.3%가 가계부채 심화를 꼽았다. 또 33.3%가 부동산발 리스크, 32.2%가 생산 및 소비물가 상승, 28.9%가 내수경기 침체 등 민생관련 이슈를 지적했다.강석구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2024년은 우리경제가 지속성장의 길을 걷느냐, 장기침체의 길을 걷느냐를 결정해야 할 중요한 해”라며 “지금 상황에서는 각종 대내외 리스크로 인해 지속성장의 길이 좁아 보이고,장기침체의 길이 더 넓어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기업들이 위기를 기회로 삼는 기업가정신을 발휘해 좁은 길을 힘차게 걸어갈 수 있도록 우리정부와 새롭게 구성될 국회가 힘을 모아 지원해주시기를 바란다”고 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최고의 고객경험 혁신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차별적 고객가치’에 대한 몰입이 필요합니다.” 구광모 ㈜LG 대표는 20일 LG그룹 구성원들에게 디지털 영상으로 보낸 신년사(사진)에서 이같이 밝혔다. 구 대표는 차별적 고객가치에 대해 “남들과 다른 수준을 넘어 새로운 생활 문화의 대명사가 되는 가치”라고 정의했다. 사례로는 의류 관리의 새 시장을 연 트롬 스타일러를 비롯해 건조기, 전기차 배터리, 올레드 등을 언급했다. LG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경제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생존을 넘어 시장을 주도하고 경쟁 우위를 점하기 위해 고객가치에 전력을 쏟자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구 대표는 “앞으로 우리가 만들어 나갈 가치들은 고객이 기대하는 수준과 눈높이를 훨씬 뛰어넘어 ‘WOW(와우)’ 하게 만드는 감동을 주고 전에 없던 새로운 생활 문화를 열어 줄 수 있어야 한다”며 “이런 가치들이 만들어지고 쌓여갈 때 LG는 대체 불가능한 ‘온리 원(Only One)’의 차별적 가치를 제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LG의 모태인 락희(樂喜)화학 사명에 ‘즐겁고 기쁜 경험을 주겠다’는 의지가 담겼듯 차별적 고객가치는 이미 우리 DNA 안에 깊이 자리해 있다”며 “고객가치라는 약속이 지금의 LG를 만들었고 미래의 LG를 이끌 것”이라고 했다. 구 대표는 2019년 취임 후 첫 신년사에서 ‘LG가 더 나아갈 방향은 고객’이라고 강조한 후 매년 신년사에서 고객가치 경영 메시지를 발전시켜오고 있다. 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삼성전자는 19일 모바일, 로봇, 확장현실(XR) 등 첨단 콘텐츠 플랫폼을 위한 이미지센서 ‘아이소셀 비전(ISOCELL Vizion)’의 차세대 제품 2종을 공개했다. ‘아이소셀 비전 63D’(사진)는 빛의 파장을 감지해 사물의 3차원(3D) 입체 정보를 측정하는 간접 비행시간측정센서(iToF)다. ToF란 박쥐, 돌고래처럼 음파를 통해 주변 및 사물의 입체 정보를 측정하는 기술이다. iToF는 고해상도·고정밀 요구 분야에 특화된 ToF 센서다. 아이소셀 비전 63D에는 업계 최초로 이미지 신호 처리장치(ISP)가 탑재돼 자체적으로 뎁스맵(Depth map) 측정이 가능하다. 뎁스맵은 영상 촬영장치로부터 가깝고 먼 정도를 나타낸 3D 정보다. ‘아이소셀 비전 931’은 사람의 눈처럼 모든 픽셀을 동시에 빛에 노출해 촬영하는 글로벌 셔터 방식의 이미지센서다. 움직이는 피사체를 왜곡 없이 촬영해야 하는 분야에 최적화됐다. 일반적인 이미지센서는 픽셀을 순차적으로 빛에 노출시켜 촬영한다. 아이소셀 비전 931은 특히 1:1 비율의 해상도(640×640)를 지원해 XR 기기와 같은 장착형 디스플레이 기기에서 홍채 인식, 시선 추적, 얼굴 표정과 같은 미세한 움직임을 인식하는 데 강점을 갖는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OCI홀딩스는 말레이시아 자회사인 OCIM이 미국 태양광 전문 기업 큐빅PV와 10억 달러(약 1조3000억 원) 규모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19일 밝혔다. OCIM이 2025∼2033년 8년간 공급할 예정이다. OCIM은 말레이시아 친환경 수력발전을 통해 연 3만5000t 규모의 폴리실리콘을 생산하고 있다. OCI 관계자는 “이번 계약을 통해 미국 내 태양광 밸류체인에 중요한 비(非)중국산 폴리실리콘 공급이 안정적으로 이뤄진다는 점에서 양사의 파트너십이 큰 의미를 갖는다”고 했다.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은 “OCIM에서 생산한 고품질 태양광용 폴리실리콘에 대한 글로벌 시장의 수요를 재확인했다”며 “면밀하고 효율적인 가격 및 공급 정책을 통해 글로벌 시장 리더십 지위를 공고히 하겠다”고 밝혔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눈 내린 아름다운 스위스 마을 풍경을 그려줄래?” 16인치 크기 노트북에 이같이 입력하자 눈이 소복이 쌓인 목가적 분위기의 마을 그림이 1분 만에 뚝딱 완성됐다. 반짝이는 오너먼트(장식)로 둘러싸인 크리스마스트리가 전면에 서 있고, 뒤편으로는 지붕에 눈 덮인 집들과 높게 솟은 산들이 보인다. 기존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통해 알려진 익숙한 작업이긴 하다. 차이는 이 노트북에는 인터넷이 연결돼 있지 않은 상태였다는 점이다. 인텔은 18일 오전 11시 서울 영등포구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미디어 간담회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새로 출시한 노트북을 활용해 ‘온디바이스 AI’ 기술들을 선보였다. 온디바이스 AI란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등 개인 디지털기기 안에서 모든 작업을 처리하는 기술을 말한다. 기존 AI가 대형 정보기술(IT) 기업의 고성능 서버를 기반으로 작업을 완료한 뒤 결과물을 통신으로 보내주던 ‘클라우드 AI’ 방식과는 다르다. 온디바이스 AI에는 고도의 기기 성능이 요구된다. 이날 소개된 삼성 ‘갤럭시 북4’ 시리즈와 LG ‘그램 16’에는 AI 기기를 겨냥한 인텔의 새 중앙처리장치(CPU) ‘코어 울트라 프로세서’가 탑재됐다. 이 프로세서는 인텔 CPU 최초로 신경망처리장치(NPU)가 들어 있다. 빠른 연산에 특화된 CPU, 그래픽 및 다중 연산에 쓰이는 그래픽처리장치(GPU)와 달리 NPU는 좀 더 고도화된 AI 작업에만 집중하기 위해 만들어진 반도체다. 기존 CPU나 GPU를 활용하면 그림을 그릴 때 컴퓨터에 과부하가 걸리고 시간도 오래 걸리는 반면에 울트라 코어 프로세서는 NPU가 작업을 대신 해줘 컴퓨터 효율성을 높여준다. 윤준보 인텔코리아 상무는 “NPU 없이 수행했다면 20∼30분은 걸렸을 작업”이라고 말했다. 인텔 코어 울트라 프로세서는 삼성, LG뿐만 아니라 에이서, 에이수스, 델, HP 등 전 세계 PC 제조사가 도입한다. 이에 따라 내년에는 230여 모델의 ‘AI 컴퓨터’가 나올 예정이다. 인텔은 2025년까지 AI PC 1억 대 보급 목표를 세웠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LG디스플레이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사업경쟁력을 강화하고 미래 성장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1조3600억 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18일 밝혔다. LG디스플레이는 확보 재원의 30%를 중소형 OLED 시설 투자에 투입할 계획이다. 정보기술(IT), 모바일, 차량 등에 쓰이는 OLED 생산라인을 확충하고 신규장비를 도입하는 데 사용한다. 또 재원의 40%는 고객 확대, 신제품 대응을 위한 원재료 구매 등 운영자금에 쓸 예정이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사업 경쟁력과 미래 성장 기반을 강화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재원은 재무 안정성을 위한 채무 상환자금으로 사용한다.김성현 LG디스플레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전 사업영역에서 OLED에 더욱 집중하는 동시에 실적 개선 흐름을 이어가고 사업 안정성을 더욱 높여나가겠다”고 말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반도체가 거의 90%였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15일 윤석열 대통령의 네덜란드 국빈 방문 동행을 마치고 서울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귀국하면서 경제 분야 성과를 이렇게 전했다. 한국과 네덜란드 간 반도체 협력 강화에 따른 만족감과 기대를 응축한 문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반도체 장비업체 ASML과는 단순히 첨단장비를 사고파는 것을 넘어 공동 연구개발(R&D) 투자에 나서기로 함으로써 더욱 긴밀한 협업 관계를 구축하게 됐다. 이 회장과 함께 귀국한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사장)도 “반도체 공급망에서 굉장히 튼튼한 우군을 확보했다”고 했다.● 차세대 ‘2나노’ 장비 확보 기대반도체 업계는 삼성전자와 ASML 간 협력 강화로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는 글로벌 초미세공정 경쟁에서 한국이 한층 유리한 위치를 점하게 됐다고 보고 있다. ASML이 전 세계에 독점 공급하고 있는 극자외선(EUV) 기기는 반도체에 미세 회로를 그리는 데 반드시 필요한 노광(露光) 장비다. ASML이 곧 출시할 ‘하이 뉴메리컬어퍼처(High NA) EUV’에도 글로벌 반도체업체들이 모두 주목하고 있다. 하이 NA EUV는 차세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정인 2나노(n·1나노는 10억분의 1)를 겨냥해 개발된 장비다. 메모리에서도 최선단 D램 양산 수준을 높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ASML은 내년 초도 생산에 들어가 2025년 본격적으로 양산할 계획이다. 경 사장은 이날 “하이 NA EUV에 대한 기술적인 우선권을 갖게 됐다”며 “장기적으로 D램과 로직(시스템) 반도체에서 하이 NA EUV를 잘 쓸 계기가 만들어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와 대만 TSMC, 미국 인텔 등 글로벌 파운드리 업체들은 앞다퉈 하이 NA EUV 확보전을 벌여 왔다. 2025년을 전후로 본격적인 2나노 반도체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각 사마다 5대 안팎의 물량을 약속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구매자-판매자 넘은 협업 관계 구축 삼성전자와 ASML은 1조 원을 함께 투자해 내년부터 한국에 공동 R&D센터를 짓기로 했다. 이는 구매자(삼성)와 판매자(ASML) 간 관계를 뛰어넘는 협업을 의미한다. R&D센터에는 두 회사 연구원들이 함께 투입돼 고난도 최신 장비를 실제 반도체 생산 공정에 최적화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EUV 장비 등은 단순히 도입한다고 끝나는 게 아니라 실제 적용에 앞서 나타날 문제점을 파악하고 수율(정상품 비율)을 개선하는 작업이 더 중요하다. 경 사장도 “이번 (ASML과의) 협약은 경기 화성시 동탄에 공동 연구소를 짓고 그곳에 하이 NA EUV를 들여와 삼성·ASML 엔지니어들이 같이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주목적”이라며 “장비를 빨리 들여온다는 관점보다는 삼성이 하이 NA EUV를 더 잘 쓸 수 있는 협력 관계를 맺어가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중장기 협력을 통한 추가적인 기술이나 장비 공동 개발에 대한 기대감도 있다. 삼성전자에 반도체 장비를 다룰 기술 자산이 쌓일 수 있다는 얘기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반도체가 거의 90%였죠.”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15일 윤석열 대통령의 네덜란드 국빈 방문 동행을 마치고 서울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귀국하면서 경제 분야 성과를 이렇게 전했다. 한국과 네덜란드 간 반도체 협력강화에 따른 만족감과 기대를 응축한 문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반도체 장비업체 ASML과는 단순히 첨단장비를 사고 파는 것을 넘어 공동 연구개발(R&D) 투자에 나서기로 함으로써 보다 긴밀한 협업관계를 구축하게 됐다. 이 회장과 함께 귀국한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사장)도 “반도체 공급망에서 굉장히 튼튼한 우군을 확보했다”고 했다.●차세대 ‘2나노’ 장비 확보 기대반도체 업계는 삼성전자와 ASML간 협력 강화로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는 글로벌 초미세공정 경쟁에서 한국이 한 층 유리한 위치를 점하게 됐다고 보고 있다. ASML이 전세계에 독점 공급하고 있는 극자외선(EUV) 기기는 반도체에 미세 회로를 그리는 데 반드시 필요한 노광(露光) 장비다. 한 대에 수 천억 원에 달하는 EUV 장비는 생산량이 제한적이어서 매년 품귀현상을 겪고 있다.ASML이 곧 출시할 ‘하이 뉴메리컬어퍼처(High NA) EUV’에도 글로벌 반도체업체들이 모두 주목하고 있다. 하이NA EUV는 차세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정인 2나노(n·1나노는 10억 분의 1)를 겨냥해 개발된 장비다. 메모리에서도 최선단 D램 양산 수준을 높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ASML은 내년 초도 생산에 들어가 2025년 본격 양산할 계획이다. 경 사장은 이날 “하이NA EUV에 대한 기술적인 우선권을 갖게 됐다”며 “장기적으로 D램과 로직(시스템) 반도체에서 하이NA EUV를 잘 쓸 계기가 만들어진 것”이라고 강조했다.삼성전자와 대만 TSMC, 미국 인텔 등 글로벌 파운드리 업체들은 앞다퉈 하이NA EUV 확보전을 벌여 왔다. 2025년을 전후로 본격적인 2나노 반도체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각 사마다 5대 안팎의 물량을 약속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측은 “EUV 장비는 워낙 귀해 한 대라도 더 들여오는 게 경쟁력 확보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구매자-판매자 넘은 협업관계 구축 삼성전자와 ASML은 1조 원을 함께 투자해 내년부터 한국에 공동 R&D센터를 짓기로 했다. 이는 구매자(삼성)와 판매자(ASML) 간 관계를 뛰어넘는 협업을 의미한다.R&D센터에는 두 회사 연구원들이 함께 투입돼 고난도 최신 장비를 실제 반도체 생산공정에 최적화시키는 역할을 맡게 된다. EUV 장비 등은 단순히 도입한다고 끝나는 게 아니라 실제 적용에 앞서 나타날 문제점을 파악하고 수율(정상품 비율)을 개선하는 작업이 더 중요하다. 반도체 생산업체와 장비업체 간 공동연구는 이 과정에서의 시행착오를 확연하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경 사장도 “이번 (ASML과의) 협약은 경기 동탄에 공동 연구소를 짓고 그곳에 하이NA EUV를 들여와 삼성·ASML 엔지니어들이 같이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주목적”이라며 “장비를 빨리 들여온다는 관점보다는 삼성이 하이NA EUV를 더 잘 쓸 수 있는 협력관계를 맺어가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중장기 협력을 통한 추가적인 기술이나 장비 공동개발에 대한 기대감도 있다. 삼성전자에 반도체 장비를 다룰 기술 자산이 쌓일 수 있다는 얘기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공동 R&D를 통해 관계가 긴밀해지면 장비 수급이 보다 원활해지는 것은 물론 기존에 부족한 장비 분야 기술력을 키울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미국의 대(對)중국 규제가 강해졌는데, 엉뚱하게 한국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습니다.” 국내 반도체 장비업체 A사 대표는 최근 어려운 경영 환경을 이렇게 해석했다. 미중 경제 갈등 이후 중국으로의 수출이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는 설명이었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미국이 반도체 장비 수출 제한 등을 통해 중국 첨단 산업에 대한 견제를 강화하자, 중국은 관련 생태계를 빠르게 자체 구축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이에 한국 기업들의 중국 수출길이 덩달아 막히고 있다는 것이다. 12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1∼10월 국내에서 중국으로 나간 반도체 장비 부문 수출액은 6억9076만 달러(약 9100억 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1억3057만 달러 대비 38.9% 감소했다. 중국은 지난해 기준 국내 전체 반도체 장비 수출액(24억4650만 달러)의 56%(13억7082만 달러)를 차지할 만큼 한국엔 절대적인 시장이다. 한국 반도체 장비가 미국 수출 규제의 직접적인 대상에 포함된 것은 아니다. 미국이 지난해 10월 수출을 제한한 14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이하 시스템 반도체, 18nm 이하 D램 관련 장비는 주로 미국, 네덜란드, 일본에서 생산된다. 중국은 이들 반도체 장비 강국으로부터 첨단 공정 장비 수입이 막히자 레거시(구형·28nm 이상) 공정부터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 미국, 네덜란드, 일본으로부터 관련 장비를 사들이는 동시에 10년 법인세 면제 혜택 등을 걸며 자국 기업들을 통한 국산화에 나선 것이다.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지고, 보완재 성격이 큰 한국산 장비는 오히려 외면받고 있다. 김혁중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이 최근 중국 해관총서(관세청) 통계를 기반으로 중국 내 레거시 반도체 생산 지역의 장비 수입액을 분석한 결과도 마찬가지였다. 이 지역의 1∼9월 총수입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62.5% 늘어났지만 한국으로부터의 수입액은 33.2% 줄어든 것이다. 국내 반도체 업계는 또 중국의 반도체 자립 시도가 장비 분야를 넘어 부품으로까지 확대되는 흐름을 우려하고 있다. 반도체 부품사 B사 대표는 “지금까지 중국의 반도체 지원은 자국 장비에 우선했고 그나마 한국산 부품을 써도 현지 기업에 보조금이 지급됐다”며 “최근엔 부품과 소재까지 ‘메이드 인 차이나’를 강조하는 분위기여서 갈수록 한국 기업들이 설 자리가 좁아지고 있다”고 했다. 또 중국의 반도체 자립 시도가 레거시 공정에만 머물진 않을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레거시 공정 생태계 육성으로 체력을 기른 뒤 얼마든지 7나노 이하 선단공정에 도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에 반도체 장비를 납품하는 C사 관계자는 “중국은 아예 전통 반도체 기업과 전혀 다른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했다. 보통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TSMC와 같은 전통 대기업은 공정을 새로 도입하거나 바꿀 경우 엄격한 검증 절차를 거쳐 의사결정을 하는 데 반해 중국은 닥치는 대로 기술들을 가져와 공정 개발을 시도하고 있다고 한다. 중국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들의 기술 경쟁력이 현재는 글로벌 강자들과 비교하기 힘들 정도지만, 이 격차를 따라잡는 속도는 예측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미국이 옥죌수록 중국의 반도체 자립에 속도가 붙는 꼴이라 더 무섭다”고 말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의 방문으로 ‘반도체 공급망’의 주요 축 역할을 맡고 있는 네덜란드가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특히 윤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함께 방문하는 반도체 장비 업체 ASML은 첨단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노광(露光)장비를 사실상 독점 생산하고 있다.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라 고성능 칩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면서 한미일 반도체 동맹의 성패가 네덜란드와의 협력 강도에 따라 갈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11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ASML은 미국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스와 램리서치, 일본 도쿄일렉트론과 함께 세계 4대 반도체 장비 회사로 꼽힌다.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 집계 기준 지난해 글로벌 반도체 장비 시장 점유율은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스(20%)가 1위, ASML(18%)이 2위였다. 윤 대통령은 앞서 10일 네덜란드 국빈 방문 출국을 앞두고 “ASML 방문은 한-네덜란드 반도체 동맹의 중요한 전환점”이라고 강조했다. ASML이 반도체 공급망 강화를 위한 핵심 협력 대상이란 인식을 드러낸 것이다. 윤 대통령은 이 회장, 최 회장과 함께 12일(현지 시간) 외국 정상 최초로 펠트호번에 있는 ASML ‘클린룸’과 최신 노광장비 생산 현장을 시찰한다. 반도체는 회로를 새기는 노광, 깎아내는 식각, 씻는 세정, 막을 쌓는 증착 등의 과정을 거쳐 제작된다. ASML은 노광 분야 세계 1위 기업이다. 반도체 기판인 웨이퍼에 미세하고 복잡한 회로를 그리는 핵심 장비를 생산한다. 특히 ASML이 전 세계에서 독점 공급하는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는 7나노미터(nm·1nm는 10억분의 1m)급 시스템 반도체 및 10나노 중반급 미만의 D램 등 초미세공정에 반드시 필요하다. ASML이 1년에 생산할 수 있는 EUV 장비는 50대가량으로 한정돼 있다. 반도체 제조사들 간 장비 확보 경쟁이 치열한 이유다. 그동안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세계 1위인 대만 TSMC가 쓸어가다시피 했다. TSMC와 2나노 미세공정 경쟁을 벌이고 있는 삼성전자는 그에 적합한 최첨단 EUV 장비를 구하기 위해 ASML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 회장은 앞서 2020년 10월과 지난해 6월 각각 네덜란드를 찾아 ASML을 직접 챙겼다. 올해 들어 일부 매각하긴 했지만 삼성전자는 여전히 ASML 지분 0.4%를 갖고 있다. SK하이닉스는 2021년 ASML과 5년간 4조7000억 원 규모의 EUV 장비 장기 공급 계약을 맺고 협력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 11월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 방한 당시 윤 대통령은 정상회담에 앞서 페터르 베닝크 ASML 최고경영자(CEO·회장)와 차담회를 갖기도 했다. 이 자리에는 이 회장과 최 회장도 참석했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 3분기(7∼9월)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TSMC가 57.9%, 삼성전자가 12.4%로 두 기업 간 격차가 45.5%포인트까지 벌어졌다. 미국, 일본 등의 추격도 매섭다. 인텔은 10월부터 EUV를 처음 적용한 ‘인텔4’ 공정으로 반도체 칩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14일 AI용 칩으로 출시하는 인텔 차세대 중앙처리장치(CPU) ‘코어 울트라 프로세서’도 EUV를 통해 생산된다. 메모리 분야에서도 미국 마이크론이 일본 히로시마 공장에 EUV 기술을 도입해 첨단 반도체 양산에 나설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메모리 강자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여유를 가질 틈이 없다는 얘기다. 김정호 KAIST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는 “파운드리 등 초미세공정에 있어 EUV는 없어선 안 될 필수 장비”라며 “앞으로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하고 한국의 AI 반도체 산업을 키우기 위해 네덜란드 및 ASML과의 협력 강화는 매우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SK네트웍스는 미국 벤처캐피털(VC) 킨드레드벤처스와 인공지능(AI) 포럼 ‘AI WAVE 2023’을 공동 주최했다고 10일 밝혔다. 중소기업 투자를 위해 일본 소프트뱅크가 한국에 설립한 소프트뱅크벤처스도 행사에 참여했다. 7일 서울 광진구 워커힐 호텔앤리조트 웨이브힐에서 열린 행사에는 국내외 스타트업 및 투자사 등 업계 관계자 150여 명이 참석해 AI에 대한 지식과 통찰을 공유했다. 기조 연설을 맡은 스티브 장 킨드레드벤처스 대표는 “인공지능(AI)으로 소비자 인터넷, 모바일 컴퓨팅, 슈퍼 컴퓨터의 미래를 만드는 모습을 살펴보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이준표 소프트뱅크벤처스 대표는 “앞으로 AI는 더욱 사용자 맞춤형 방식으로 진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성환 SK네트웍스 사업총괄 사장은 “SK네트웍스는 ‘글로벌 혁신의 게이트 키퍼’ 역할을 확대하기 위해 AI 등 미래 산업 생태계를 고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AI 분야 파트너십과 투자를 강화하는 SK네트웍스의 변화도 소개됐다. SK네트웍스는 미국 투자법인 하이코캐피털을 앞세워 2020년부터 다양한 AI 관련 투자를 이어왔다. 최근에는 국내 데이터 관리 솔루션 기업인 엔코아를 951억 원에 인수하며 AI 밸류체인 구축에 박차를 가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SK그룹이 1998년 최태원 회장(63) 취임 이후 25년 만에 처음으로 ‘사촌 경영’ 체제에 들어간다. 그룹 최고의사결정기구인 SK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직에 최 회장의 사촌 동생인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59)이 오르면서다. 7일 SK는 의장 등 신규 선임안을 포함한 ‘2024년 임원 인사 및 조직 개편’을 발표했다. 반도체·배터리를 포함해 그룹 주력 사업의 위기를 맞은 최 회장은 그룹 2인자 자리에 최 부회장을 선임했다. 임기는 2년이다. 오너 일가의 책임 경영을 강화해 위기 극복에 나서겠다는 것으로 읽힌다. 최 부회장은 고 최종건 SK 창업주의 셋째 아들이다. 1998년 고 최종현 SK 선대 회장이 별세하고 사촌 형인 최 회장이 그룹 경영을 물려받은 해에 SK케미칼 이사로 취임했다. 2017년 SK케미칼, SK가스, SK바이오사이언스 등의 중간지주사인 SK디스커버리 부회장에 올랐다.최태원, 위기속 초강수… 전문경영인 대신 사촌 최창원 사령탑에 ‘사촌경영’으로 재정비 나선 SK崔회장, 최창원 경영 능력에 신임… “차기 회장 가능성 열려” 해석도崔회장 장녀 최윤정, 본부장 승진… 부회장단 4인 경영 2선서 간접지원 “파격 인사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반도체, 배터리 등 주력사업 위기 극복을 위한 진용을 재정비한다는 의미가 담겼다. 향후 그룹 후계 구도에 대한 가능성도 열어뒀다.” 재계 고위 임원은 7일 실시된 SK그룹 인사에 대해 이 같은 평가를 내놨다. 특히 최 회장이 전문경영인 대신 오너가인 사촌 동생을 그룹 2인자 자리에 앉힌 것이 주목을 끌었다. SK그룹 재계 2위 신화를 쓴 부회장단을 경영 2선으로 배치하고, 그 대신 50대 신진 최고경영자(CEO)들을 새롭게 발탁한 점도 파격이었다.● 최태원 회장, 위기 속 초강수 ‘사촌 경영’ 최창원 신임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은 그간 SK그룹 내 별도의 ‘소그룹’으로 여겨졌던 SK케미칼·SK가스·SK바이오사이언스 계열 중간 지주사인 SK디스커버리 부회장을 맡으며 그룹 경영의 중심에서 물러나 있었다. 이번 의장 취임으로 그룹 경영에 첫발을 디딘 셈이다. 고 최종건 SK 창업주는 고 최윤원 전 SK케미칼 회장과 최신원 전 SK네트웍스 회장(71), 최 부회장 등 3남 4녀를 뒀다. 창업주의 동생이자 2대 회장인 고 최종현 선대회장은 최 회장과 최기원 행복나눔재단 이사장(59), 최재원 SK 수석부회장(60) 등 2남 1녀를 뒀다. 1973년 창업주에게 회장직을 물려받은 선대회장이 1998년 별세한 후 가족회의를 거쳐 최 회장이 3대 회장에 올랐다. 이후 최 부회장은 SK㈜ 계열과는 줄곧 별도의 독립 행보를 이어왔다. 2018년 최 회장이 경영권 승계에 대한 마음의 빚을 갚는 차원에서 동생과 창업주 가족을 비롯한 친족 23명에게 1조 원가량의 SK㈜ 지분을 증여했을 때도 최 부회장은 SK디스커버리 계열 지분 보유를 고려해 제외됐다. 최 회장의 SK디스커버리 보유 지분도 0.11% 정도로 낮아 한때는 계열 분리 가능성이 점쳐지기도 했다. 이러한 과거를 고려할 때 이번 최 회장의 결단은 사촌 동생인 최 부회장이 오랜 기간 보여온 경영 능력과 인품에 대한 신임에 기반한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의 장녀 최윤정 SK바이오팜 전략투자팀장(34)은 이번 인사에서 사업개발본부장으로 승진했다. 그룹 내 최연소 임원 승진이다. 재계 관계자는 “아직 후계를 논하기엔 이르지만 형제 경영의 역사가 있었던 만큼 최 부회장이 그룹에서도 경영 능력을 입증할 경우 차기 회장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회장 승진자 ‘0’, 50대 사장단 체제로 재편 이날 인사에서 50대 차세대 CEO들이 전진 배치됐다. 총 7개 계열사의 CEO가 바뀌었으며, 이 중 신규 선임된 CEO 3명은 모두 그룹 차원의 차세대 CEO 육성 프로그램인 ELP를 수료했다. SK㈜ 대표이사에는 장용호 SK실트론 사장(59)이, SK이노베이션은 박상규 SK엔무브 사장(59)이 전진 배치됐다. SK하이닉스는 곽노정 사장(58) 단독대표 체제로 전환됐다. SK온은 이석희 사장(58)이 선임됐다. 사장 승진자가 6명 나왔고 부회장 승진자는 없다. 7명의 수펙스 위원장 중에서는 지동섭 전 SK온 사장(60)이 SV위원회 위원장을, 정재헌 전 SK스퀘어 투자지원센터장(55)이 사장으로 승진해 거버넌스위원회 위원장을 새롭게 맡았다. SK는 “오랜 시간 그룹 차원의 차세대 CEO 육성 프로그램을 통해 양성된 새 경영진에게 기회를 열어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63), 장동현 SK㈜ 부회장(60),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62),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60)은 모두 주요 계열사 CEO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조 의장과 김 부회장은 각각 SK㈜, SK이노베이션에서, 박 부회장은 SK㈜와 SK하이닉스에서 부회장직을 유지한다. 장 부회장은 SK㈜ 부회장으로 남으면서 SK에코플랜트에서 박경일 사장과 각자 대표를 맡는다. 재계에서는 ‘샐러리맨의 신화’를 쓴 이들이 경륜과 경험을 살려 신임 CEO들의 후방에서 투자 자문, 계열사 기업공개(IPO) 추진, 미래 성장동력 확충 등을 도울 것으로 보고 있다. SK그룹은 “부회장단은 계속 그룹에 남아 후배 경영인들을 위한 조력자 역할 등을 수행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SK가 신규 선임한 임원은 총 82명이다. 경기 침체로 위기를 맞고 있는 만큼 △2023년도 145명 △2022년도 165명 △2021년도 107명 대비 승진 규모가 대폭 축소됐다. 신규 선임 평균 연령은 만 48.5세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홍석호 기자 will@donga.com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삼성전자가 10, 20대를 겨냥한 스마트폰 ‘갤럭시 S23 FE(팬에디션)’를 8일 국내 출시한다. FE 모델은 플래그십인 S 시리즈와 중저가 A 시리즈 사이의 준프리미엄급 제품이다. 가격은 84만7000원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S23 FE에 고사양 프로세서가 탑재돼 쾌적한 게이밍 경험과 효율적인 작업환경을 제공한다고 소개했다. 화면은 6.4형의 ‘다이내믹 아몰레드 2X’가 적용돼 눈의 피로를 최소화해준다. 배터리는 4500mA 대용량이고 카메라에는 5000만 화소 고해상도 렌즈와 3배 광학줌을 갖췄다. 주목할 점은 삼성전자의 ‘갤럭시 퍼펙트 프로그램’ 도입이다. 갤럭시 S23 FE를 구매한 고객이 24개월 후 사용 제품을 반납하면 출고가의 50%를 보상받을 수 있다. 구체적인 조건은 각 이동통신사를 통해 확인 가능하다. 업계 관계자는 “예를 들어 통신사 공시지원금이 30만 원대일 경우 구매자는 최종적으로 10만 원대 혹은 그보다 싸게 갤럭시 S23 FE를 사서 쓰게 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또 삼성전자는 22일까지 갤럭시 S23 FE를 개통한 고객에게는 스마트태그2나 25W PD 충전기 절전형 중 한 가지를 증정하는 프로모션 혜택도 제공한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인텔의 차세대 중앙처리장치(CPU)인 ‘코어 울트라 프로세서’ 출시가 임박하며 인공지능(AI) 노트북 시장을 노린 주요 제조사들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개인용 AI 디바이스가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노트북 시장도 성장시킬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며 기업들은 분주하게 새 제품을 준비하고 있다. 6일 PC 업계에 따르면 인텔의 코어 울트라 프로세서 출시 시점인 14일에 맞춰 삼성전자, LG전자, HP, 레노버, 에이서 등 국내외 PC 제조사들은 AI를 내장한 노트북을 내놓기 위해 막바지 작업을 진행 중이다. 특히 삼성전자가 연내 코어 울트라 프로세서를 탑재한 노트북 ‘갤럭시 북4’ 시리즈를 앞세워 AI 노트북을 공식 선보일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코어 프로세서는 각종 연산을 처리하는 컴퓨터의 두뇌 격이다. 인텔은 올 9월 ‘인텔 이노베이션 2023’에서 코어 울트라 프로세서 출시를 예고하면서 이 프로세서가 AI PC를 겨냥한 제품이라고 강조했다. 외장형에 준하는 그래픽칩셋(GPU)이 지원되고, 무엇보다 인텔 프로세서 최초로 신경망처리장치(NPU)가 탑재됐다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클라우드와 연동한 네트워크 연결 없이도 기기 스스로 복수의 AI 연산을 처리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다. 정보기술(IT) 업계 관계자는 “NPU가 탑재됐다는 것은 CPU, GPU에 더해 AI 전용 프로세서가 구동된다는 의미”라며 “특화 프로세서를 통해 노트북이 훨씬 뛰어난 AI 성능을 구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쟁사인 AMD와 퀄컴도 인텔의 아성에 도전하기 위해 AI용 고성능 칩을 속속 내놓고 있다. 퀄컴은 10월 ‘스냅드래건 서밋 2023’에서 새 PC용 프로세서 ‘스냅드래건 X 엘리트’가 AI 모델을 처리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소개했다. 앞서 AMD도 AI 가속 기능을 내장한 라이젠 프로세서를 선보였다. 애플은 자체 개발한 차세대 PC 반도체 M3를 탑재한 맥북 프로 시리즈의 국내 출시를 앞두고 있다. 회사는 AI 추론의 중추 역할을 하는 뉴럴 엔진의 속도가 기존 M1칩 대비 최대 60% 향상됐다고 강조했다. 앞으로의 관건은 이 같은 칩 성능에 더해 제품별로 어떻게 ‘온디바이스 AI’를 구현하느냐는 것이다. 챗GPT, 구글 바드처럼 외부 통신을 연결해 끌어다 쓰는 AI가 아닌 말 그대로 기기 자체에 내장된 AI이기 때문이다. AI칩을 통해 끌어올린 성능을 메인보드, 하드웨어, 각종 드라이버 등 기기에 최적화시키는 작업이 핵심이다. 윈도 등 운영체제(OS)와의 연동이나 문서·그래픽 처리를 지원하는 프로그램도 중요한 차이다. 또 AI 디바이스에 맞춘 애플리케이션(앱)도 잇따라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AI PC 시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AI PC에서만 돌릴 수 있는 소프트웨어도 대거 개발될 것”이라며 “이는 다시 AI PC에 대한 수요를 키워 관련 생태계가 선순환하며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AI PC 수요 증가 및 PC 교체 주기가 맞물려 내년 세계 노트북 PC 출하량이 올해보다 3.2% 늘어난 1억7200만 대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6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인 LG디스플레이가 생산직 근로자를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한다. LG디스플레이가 희망퇴직에 나선 것은 2019년 이후 4년 만이다. 5일 산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경기 파주 및 경북 구미 공장에서 40세 이상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접수를 하고 있다. 노조와의 협의를 거쳐 진행했고 이달 내 관련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희망퇴직자에게는 36개월 치 급여와 자녀 학자금이 지급된다. 구체적인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액정표시장치(LCD) 라인 및 노후화된 설비 운영을 줄이기 위한 경영 효율화 차원”이라며 “공장 가동을 위한 필요 인력은 계속 유지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와 올해 각각 파주와 구미에서 생산시설 가동을 중단한 바 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고금리·고환율, 전쟁, 중국 경기 회복 지연 등 대내외 불확실성에 국내 대기업 절반 이상이 내년 투자 계획이 없거나 아직 마련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4일 한국경제인협회에 따르면 매출액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2024년 국내 투자계획’을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131개사)의 49.7%가 계획을 아직 수립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5.3%는 투자 계획이 없다고 했다. 투자 계획 미정 기업 수는 지난해 조사(2023년 투자계획) 당시 38.0%였는데 올해 11.7%포인트 늘었다. 한경협은 “불확실한 경영 환경에 투자를 미루는 기업이 여전히 많다”고 전했다. 투자 계획을 수립한 기업들 중 61.0%는 ‘올해와 비슷한 수준일 것’이라고 응답했다. 28.8%가 ‘확대’, 10.2%는 ‘축소’라고 답했다. ‘확대’ 비중은 지난해 13.5%에서 15.3%포인트가 높아졌다. 다수 기업이 불확실성 때문에 투자 계획 수립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일단 투자를 결정한 경우 경기 반등을 예상하고 규모를 더 늘리는 곳이 많다는 얘기다. 투자에 영향을 미치는 리스크로는 ‘고금리 지속’(33.6%), ‘고환율·고물가’(24.2%), ‘글로벌 경기 둔화’(21.6%), ‘민간부채 위험’(9.4%) 등이 꼽혔다. 투자 환경 개선을 위한 주요 정책과제로는 ‘금리 인하’(28.8%), ‘법인세 감세 등 세제 지원’(22.6%), ‘투자 관련 기업 규제 완화’(18.3%) 등을 주문했다. 경기가 회복돼 투자가 활성화되는 시기를 묻는 질문에는 ‘내년 하반기(7∼12월)’라는 전망이 32.8%로 가장 많았다. ‘2025년’이라는 답변은 19.8%, ‘내년 상반기(1∼6월)’로 예상한 기업은 12.2%였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