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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LG전자가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 2024’를 앞두고 발표된 ‘CES 혁신상’을 대거 수상했다. 삼성전자는 최고 혁신상 3개를 포함해 총 28개의 혁신상을 받았고, LG전자는 역대 최다인 33개의 혁신상을 수상했다. 삼성전자는 영상디스플레이 14개, 모바일 5개, 생활가전 8개 등 총 28개의 혁신상을 받았다고 16일 밝혔다. 가장 혁신적인 제품이나 기술에 주는 최고혁신상의 경우 영상디스플레이 부문에서 3개를 수상했다. 인공지능(AI) 기술을 기반으로 한 스마트싱스 에너지와 삼성 푸드, 지속가능성 기술인 미세플라스틱 저감 필터 등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분야에서도 혁신상을 받았다. 갤럭시 Z 폴드5, 갤럭시 워치6 시리즈도 혁신상을 수상했다. LG전자는 33개의 CES 혁신상을 받았는데, LG전자가 삼성전자보다 혁신상을 더 많이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LG 올레드 TV는 2013년 이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12년 연속 CES 혁신상을 수상했다. 올해는 2개 제품이 최고 혁신상을 받았다. 또 게이밍과 e스포츠, 영상디스플레이, 영상·화질 처리 등 5개 부문에서 총 12개 상을 받았다. 이 밖에도 LG전자의 스마트 TV 플랫폼 webOS의 콘텐츠는 4개 혁신상을, 포터블 스크린 LG 스탠바이미 Go는 2개 부문 혁신상을 받았다. LG 시그니처 세탁건조기는 생활가전 부문에서 혁신상을 수상했으며, 신개념 캡슐 커피머신 듀오보와 커브드 올레드 패널을 적용한 LG 울트라기어 올레드 게이밍 모니터, 주행 안정성을 향상시킨 LG클로이 서브봇 등도 혁신상을 받았다. 미국 소비자기술협회는 CES 개막에 앞서 출품작 가운데 가장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선정해 CES 혁신상을 수여한다. 수상 제품은 내년 1월 9∼12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서 만나볼 수 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SK이노베이션의 자원 개발 전문 자회사 SK어스온이 4년 만에 베트남 해상 광구에서 원유를 추가 발견하는 데 성공했다고 16일 밝혔다. SK어스온은 최근 베트남 남동부 해상 16-2 광구에서 탐사정 시추를 통해 원유층을 발견하고, 산출 시험을 실시했다. 그 결과 첫 번째 저류층(원유나 가스가 모여 쌓인 층)에서 일 생산량 최대 4700배럴의 원유와 7.4MMscf(1MMscf는 100만 표준 세제곱피트)의 가스 생산 산출에 성공했다. 7.4MMscf는 원유로 환산할 경우 1200배럴 수준이다. 현재 두 번째 저류층 구간에 대해서도 산출시험이 진행되고 있다. 탐사 단계에서 SK어스온이 원유 부존(賦存)을 확인한 건 2019년 베트남 15-1/05 광구 이후 4년 만이다. SK어스온은 16-2 광구의 상업성을 평가한 뒤 충분한 상업성이 확보되면 개발 단계로 넘어간다는 계획이다. 16-2 광구는 베트남에서 탐사 유망도가 높은 지역으로 꼽히는 곳이다. SK어스온은 2019년 베트남 국영 석유회사인 PVEP와 16-2 광구 개발 참여 및 운영을 위한 지분 참여 계약을 체결했다. 2020년엔 16-2 광구 지분 70%를 인수하며 공식 운영권자가 됐다. SK어스온은 이 밖에도 베트남 15-1 광구에서 2003년부터 원유를 생산하고 있다. 4년 전 원유를 발견한 15-1/05 광구에서는 석유 생산을 위한 개발을 준비 중이다. SK어스온 관계자는 “베트남은 생산과 개발, 탐사 광구를 모두 보유한 지역으로 동남아시아 자원 개발의 유망지”라며 “16-2 광구에서 원유 발견에 성공한 만큼 상업성을 이끌어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한국경제인협회가 올해 경제성장률을 1.3%로, 내년은 2.0%로 전망했다. 국제유가와 국제금리, 환율이 동시에 오르는 3고(高) 현상에 따른 내수·수출 동반 침체 영향으로 분석했다.16일 한경협은 ‘경제 동향과 전망’ 보고서에서 이 같은 분석을 내놨다. 올해 경제성장률 1.3%는 외환위기 이후 사실상 가장 낮은 수치다. 2020년 ―1.0%를 기록했지만 당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전 세계적 ‘셧 다운’ 상황이라 비교가 어렵다.저성장의 원인으로는 유가, 금리, 환율이 모두 상승세를 보이면서 소비와 투자 심리 등이 위축된 것을 꼽았다. 여기에 러시아-우크라이나 및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까지 겹친 것도 영향을 받았다.내년 성장률이 2.0% 수준까지 회복될 것으로 전망한 것은 글로벌 경기회복에 따른 수출개선이 기대돼서다. 물론 올해 경제 부진에 대한 기저효과도 있다. 한경협은 내수시장의 경우 통화긴축 기조가 실질적으로 종료될 것으로 예상되는 하반기(7~12월)에나 회복질 것으로 예측했다. 한경협은 여기에 더해 기업 구조조정 지연과 부동산 불황 우려를 안고 있는 중국 경제 리스크가 내년 성장흐름의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국내 민간부채 역시 경제성장을 저해하는 위협요인으로 지적했다. 한경협 관계자는 “내년에는 물가가 점차 안정화되면서 소비 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보이지만, 장기간 이어진 소득 기반 부실화와 가계부채 급증으로 회복 속도가 빠르진 않을 것”이라며 “수출은 주요국 경기와 정보기술(IT) 시장 등이 살아나면서 3.5% 성장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중대재해처벌법이 내년 1월 5인 이상 소규모 사업장까지 전면 시행을 앞두고 있지만 대응 조치를 한 중소기업은 4곳 중 1곳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15일 대한상공회의소가 근로자 50인 미만 회원업체 641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중대재해처벌법 대응을 위해 조치를 한 기업은 22.6%에 그쳤다. 별다른 조치 없이 종전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는 답변이 39.6%, 조치 사항을 현재 검토 중인 곳도 36.8%였다. 중소기업들은 중대재해처벌법 대처가 어려운 이유로는 △안전 관련 법 준수사항 방대(53.7%)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안전관리 인력 확보(51.8%) △과도한 비용 부담 발생(42.4%) △안전 지침 위반 등 근로자 안전 인식 관리(41.7%) 등이 뒤를 이었다. 안전 관련 전담 부서를 두고 있는 중소기업은 7.2%에 불과했다. 이 때문에 조사에 응한 기업의 89.9%는 내년 1월 26일까지인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유예를 더 연장해야 한다고 답했다. 법에 맞는 인프라를 갖출 때까지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현재 국회에는 50인 미만 기업에 대해 규모의 영세성과 인력 부족 등의 상황을 고려해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을 2026년 1월 26일까지 2년 더 유예하자는 내용의 개정안이 계류돼 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8일(현지 시간) 프랑스 툴루즈에 있는 소형 항공기 제작사 ATR의 항공기 조립공장. 6개 블레이드를 가진 쌍발 터보프롭 프로펠러 항공기가 눈에 들어왔다. 이곳은 항공기 동체와 날개, 프로펠러, 엔진 등 전 세계에서 온 항공기 부품들이 조립되는 곳이다. 때마침 이탈리아에서 만든 약 27m 길이의 항공기 동체가 조립공장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ATR의 모기업인 에어버스가 만든 약 27m의 날개는 동체 장착을 앞두고 있었다. 한쪽에서는 작업자들이 꼬리 날개의 수평을 정교하게 맞추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엔진 조립공장에서는 캐나다 프랫앤드휘트니(PW)에서 만든 PW127XT 엔진이 보였다. 2021년 공개한 ATR의 최신형 엔진이다. 기존 엔진보다 유지비를 20% 줄여주고, 탄소 배출도 연간 170t을 줄일 수 있다. 연료 소비량도 3% 줄였다. ATR의 프로펠러는 미국 콜린스 에어로스페이스가 만든다. 동체에 바퀴와 날개, 꼬리 날개 등을 모두 달고 나면 마지막으로 프로펠러를 단다. 특수 제작된 커버가 날개를 보호하고 있었다. 주요 부품을 장착한 항공기는 다른 조립라인(B 공장)으로 옮겨진다. 고객이 주문한 대로 항공기를 꾸미는 곳이다. 좌석을 넣고, 도색도 한다. 글로벌 특송업체 페덱스용으로 제작되는 ATR72-600F 화물기도 보였다. 최종 조립 후 테스트 비행을 마치면, 고객이 5일 안에 항공기를 찾으러 와야 한다. 항공기 인도장은 툴루즈 공항과 연결돼 있어서, 고객이 항공기 검수를 끝내면 곧바로 출고된다. 주문부터 부품 생신과 조립, 인도까지 약 15∼18개월이 걸린다. ATR이 툴루즈 조립 공장을 언론에 공개한 건 한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다. ATR은 1981년 프랑스와 이탈리아가 합작해 설립됐다. 현재까지 1600여 대를 인도했고, 전기배터리와 기존 엔진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차세대 항공기도 개발 중이다. ATR의 주력 제품은 ATR42-600과 ATR72-600이다. 각각 50인승, 70인승 소형 항공기로, ATR72-600은 좌석 간 거리를 28인치로 조절하면 최대 78석까지 늘릴 수 있다. ATR72의 최대 항속거리가 1500km 정도다. ATR은 울릉도와 백령도, 흑산도 등 도서지역 소형 공항 취항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들 소형 공항의 활주로 길이는 1200m로 설계됐는데, 일반적인 제트여객기로는 이착륙할 수 없다. ATR72의 경우 최대 무게 중량에서 이착륙하려면 1300m 정도의 활주로가 필요하다. 그러나 좌석 수와 연료, 수화물 등 무게를 줄이면 1200m 이내에서도 충분히 이착륙이 가능하다는 게 ATR의 설명이다. 한국 정부는 최근 소형 항공기 운영 가능 좌석 기준(국내선)을 50석에서 80석으로 늘린 바 있다. ATR 항공기의 장점은 낮은 운영비와 친환경이다. 제트엔진을 사용하는 리저널항공기(1시간 안팎의 노선에 특화된 항공기)보다 연료 소모량 및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약 45% 적다고 설명했다. 항공업계에서는 정비와 운영, 연료비 등을 모두 따지면, 소형 제트여객기보다 운영비가 약 20% 절감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알렉시스 비달 커머셜 부문 수석 부사장은 “일본도 20여 대의 ATR을 운영하고 있고, 2025년 이후 50대까지 더 늘어날 전망”이라며 “ATR은 제트기보다 운영비가 훨씬 적게 들어가는 게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하이에어가 ATR72-500 항공기를 3대 보유하고 있다. 국내 스타트업들도 ATR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에리카 소메르살로 마케팅 부문장은 “연간 10만 명 정도의 수요만 있어도 ATR은 경쟁력이 있다”며 “한국과 1, 2시간 거리에 있는 일본과 중국을 잇는 노선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툴루즈=변종국 기자 bjk@donga.com}
아시아나항공 이사회가 화물 사업 분리 매각 등의 내용이 담긴 최종 시정안(대한항공이 유럽 경쟁당국에 제출해야 했던)에 찬성하면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이 일단은 계속 진행되게 됐습니다. 오늘 ‘떴다떴다변비행’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의 화물 분리 매각 논의와 아시아나항공 이사회에서 벌어진 뒷이야기를 전해드리려 합니다. ●‘선 통합 후 화물 매각’ 승부수 던진 대한항공 올해 8월부터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화물 분리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유럽연합(EU) 경쟁 당국인 EU 집행위원회(EC)는 양사 통합에 따른 경쟁 제한성(독점)을 우려하고 있는데요. EC는 한국∼유럽 4개 여객 노선(프랑크푸르트, 파리, 로마, 바르셀로나)과 한국∼유럽 전체 화물 노선의 독점을 우려하면서, 대한항공에 “이를 해결할 대안을 가져오라”라고 요구하고 있었습니다.원래 올해 초에는 KDB산업은행이 대한항공 측에 “대한항공의 화물 중 아시아나항공 부분 만큼 떼어내라”는 취지의 요구를 했다고 합니다. 대한항공 화물을 분리 매각해서 독점 우려를 해소하라는 것이죠. 하지만, 대한항공에서 이 안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집니다.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화물을 떼어서 판다는 것을 선택하기 어려웠겠지요. 이후 대한항공은 티웨이항공을 아시아나항공 대체자로 선정해, 여객과 화물 독점 우려를 불식시키려 했습니다. 여객기와 화물기를 티웨이항공에 빌려줘서 경쟁을 유지하겠다는 전략이었습니다. 화물 부문에서 이야기가 진척되지 않으면서 이 대안도 이뤄지지 않게 됩니다. 결국 고민하던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의 화물 사업을 분리해 매각한다’라는 전략으로 선회를 한 겁니다.조원태 한진그룹 회장도 EC 고위 간부를 만나서 화물 분리 매각 등에 대한 의견을 전달 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에 EC 측은 9월 말까지 시정 조치안 ‘초안’을 가져오라는 입장을 전달하는데요. 이때 대한항공이 ‘선 통합 후 화물 매각’이라는 이른바 ‘조건부 승인’ 전략을 꺼내듭니다. 일단 통합을 허락해주면, 늦어도 내년 12월까지 아시아나항공 화물 분리 매각을 끝내고, 인천~유럽 4개 노선을 티웨이항공에 이양하는 것도 마무리하겠다는 겁니다. 대한항공이 조건부 승인을 요청하는 건 물리적인 시간을 고려한 조치로 보입니다. 통합이 이뤄지기 전에는 대한항공이 피인수자인 아시아나항공의 경영에 직접 개입할 권한이 없습니다. 일반적인 절차에 맞춰 화물 분리 매각을 하려면 아시아나항공 이사회가 화물 사업 매각을 결정하고, 주주총회를 열고, 매수자를 찾는 과정 등을 밟아야 합니다. 하지만, 이는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EC는 10월 말까지 최종 시정안을 내라고 했습니다. 그때까지 화물 사업 분리 매각이 불가능하다 보니, 다급해진 대한항공이 일단 승인을 받고 추후 매각을 약속하는 형태로 역제안을 한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또 조건부 통합 승인을 받으면 사실상 대한항공이 통합 대한항공 자격으로 매각을 주관할 수가 있습니다. 아시아나항공 측에 모든 절차를 일방적으로 맡기지 않고, 대한항공이 다양한 방법으로 개입하면서 매각 절차를 이끌어 갈 수 있죠. 한국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해 2월 통합에 대해 ‘조건부 승인’을 내준 것과 비슷합니다. 이후 대한항공은 통합을 주도적으로 추진해 나갈 수 있게 됐죠. 대한항공은 내년 1월엔 EC가 조건부 통합 승인을 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대한항공은 조건부 승인 후 우선 5개 국적항공사(제주항공, 에어프레미아, 티웨이항공, 이스타항공, 에어인천)에 아시아나항공 화물 사업 인수를 타진한다는 계획입니다. EC도 항공업을 해봤던 사업자 중에서 화물 인수자를 우선 찾으라고 요구한 상태입니다. EC 입장에서는 독과점 우려만 해소되면 되기 때문에 절차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경쟁만 유지되면 됩니다. 대한항공은 이 점을 노린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갑작스러운 사내이사 사임 화물 분리 매각은 아시아나항공의 이사회의 찬성이 필요한 사안입니다. 아시아나항공 이사회는 총 6명입니다. 사내이사 2명 (원유석 아시아나항공 대표, 진광호 아시아나항공 전무), 사외이사 4명(박해식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원, 윤창번 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 배진철 전 공정거래조정위원장, 강혜련 이화여대 명예교수)입니다. 아시아나항공 이사회는 10월 30일에 이사회를 열고서, ‘화물 분리 매각 등의 내용이 담긴 대한항공의 시정 조치안’에 대한 의결을 하기로 했습니다. 화물 분리 매각에 대해서 의결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대한항공이 EC에 제출해야 하는 ‘화물 분리 매각 등의 내용이 담긴 최종 시정안’에 대해서 찬성 또는 반대를 결정하는 것이죠. 이에 대해 이사회가 반대를 하면 사실상 양사 통합은 물 건너 가는 것이었습니다.그런데, 이사회 전날인 10월 29일 사내이사였던 진광호 아시아나항공 전무가 돌연 사임을 합니다. () 원래대로 6명의 이사였다면 안건 찬성을 위해서는 4명의 찬성이 필요했습니다. 그런데 진 전무의 사임으로 이사회는 총 5명이 됐고, 과반을 넘겨야 한다는 의결 조건에 따라서 3명만 찬성하면 의결이 통과되는 것이죠. 이사회 결의 셈법이 완전히 달라진 겁니다.진 전무는 이번 안건에 대해서 반대 의견을 피력해왔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진 전무가 있을 때까지만 해도 찬성 3, 반대 3으로 찬반이 팽팽했다고 하는데요. 진 전무가 있었다면 의결을 부결됐을 가능성이 큽니다. 진 전무에게 연락을 시도했지만 전화기까지 꺼 놓고 있었습니다.진 전무 사임을 두고 아시아나항공 안팎에서는 다양한 추측들이 나옵니다. “찬성 측으로부터 압박받았다” “인사에서 불이익을 우려해 사임을 했다” “아시아나항공 재무 상황에 대해 깊이 있게 알지 못해 찬반 의견을 내리기 어려워 사임했다” “배임 문제를 걱정한 사임” 등등 다양한 말들이 나옵니다. 아시아나항공 한 내부 직원은 “일신상의 이유라고 하는데, 직원들에게 반대할 것처럼 하던 사람의 갑작스러운 사임이 순수하게 해석되겠느냐”며 “찬성 또는 반대가 힘들면 기권을 해도 됐다. 무책임한 행동이다. 오해와 억측들 모두 본인이 안고 가야 할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사외 이사 자격 논란에 갑작스러운 퇴장까지의결을 하기로 한 10월 30일 이사회에서는 사외이사인 윤창번 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에 대한 의결 자격 논란이 벌어졌습니다. 윤 사외이사는 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입니다. 그런데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항공 통합을 대리하는 법률사무소(로펌)가 김앤장입니다. 아시아나항공 정관에는 “이사회 결의에 관해 특별한 이해관계가 있는 이사는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한다”라고 돼 있습니다. 대한항공의 법률 대리를 맡은 로펌 소속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결권을 행사하는 것이 특별 이해관계에 해당할 수 있다는 겁니다. 이에 윤 사외이사 자격에 대해서 이사회 내부에서는 고성까지 오가면서 논의를 한 것으로 전해집니다.더 당황스러운 일도 있었는데요. 당시 윤 사외이사는 해외 출장 중이어서 화상으로 이사회에 참석하고 있었습니다. 본인의 자격에 대해서 갑론을박이 벌어지자, 윤 이사가 “이런 논란이 있는 것이 유감이다. 나는 불참하겠다”라는 취재로 말하며 화상회의에서 ‘로그아웃’하는 일이 벌어진 겁니다. 이사회는 난리가 났습니다. 화물 분리 매각 등에 반대하는 이사진들은 “이미 불참을 선언하고 나갔는데, 바로 의결을 진행하자”고 요구했고, 찬성 측은 “윤 사외이사가 다시 참석을 하겠다고 한다. 특별 이해관계에 해당이 안 된다”고 맞섰죠. 윤 이사를 빼고 이사회를 진행하면 천성 2, 반대2가 되는 상황이라 의결이 부결되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이사회는 7시간이 넘는 회의 끝에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정회를 선언합니다. 그리고 윤 사외이사의 특별 이해관계 문제에 대해서 제삼자 법무법인에 검토를 받은 뒤, 이사회를 재개하자고 의견을 모으죠.●씁쓸할 ‘뒷맛’ 남긴 이사회11월 2일 이사회는 속행합니다. 해외에 있던 윤창번 사외이사는 한국으로 돌아왔고, 이사회장 밖에서 대기를 했다고 합니다. 지난번 이사회 때 퇴장을 했기 때문에 속행하는 이사회에 들어오지 못하는 상태였기 때문이죠.그런데 특별 이해관계에 대해서 반대 측 이사진이 요청한 로펌의 의견이 이사회에 전달이 제때 되지 않았습니다. 이사회가 일찍 열려서 법률 검토에 시간적 여유가 없었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반면, 아시아나항공 측은 따로 국내 주요 로펌에게 윤 이사 자격문제를 검토한 결과를 가져옵니다. “특별 이해관계에 문제가 없다”는 의견을 받아왔죠. 그러고는 그 의견을 토대로 윤 사외이사 불러와 의결을 진행하기로 했죠. 반대 측 이사들은 모든 로펌 의견이 다 온 것이 아닌데 왜 벌써 의결을 진행하느냐고 했지만, 결국 이사회 의결은 진행됩니다. 이 과정에서 강혜련 사외이사가 절차에 문제를 제기하며 퇴장합니다. 결국 이사회는 4명의 이사가 있는 상태로 진행이 됐고, 찬성 3명(원유석, 윤창번, 박해식)과 반대 1명(배진철)으로 찬성으로 가결됩니다.법에는 ‘특별 이해관계가’ 무엇인지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나와 있지 않습니다. 사안에 따라서, 판결에 따라서 판단해야 하는데요. 법적으로만 보면 의결권을 제한하라면 구체적인 증거가 있어야 합니다. 즉, 윤 사외이사가 통합과 관련해서 김앤장 소속으로 어떤 역할을 했는지, 얼마나 개입했는지가 드러나야 하죠. 그런데 이런 증거는 수사하지 않는 이상 찾기 쉽지 않습니다. 판례에서도 직접적인 증거가 있어야만 이해관계를 인정하는 경향이 보입니다. 법무법인 대부분이 윤 이사의 의결권 자격에 대해 큰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 이유입니다. 의결이 모두 끝난 뒤, 법무법인 ‘로고스’의 의견이 이사회에 도착합니다. 로고스 소속인 이정미 전 헌법재판관도 해당 문제를 검토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로고스는 “윤창번 이사가 (통합에 대해) 개인적 이해관계가 있음이 분명히 드러나야 할 것이며, 그러지 아니한 이상 특별이해관계로 보아 의결권 행사 제한을 쉽사리 단정하기 어려울 수 있다”면서도 “다만, 본건은 국민적 관심이 쏠린 사안으로 합병 절차의 공정성과 투명성에 대해 여러 억측과 논란이 생길 수 있고, 사회적 파급력이 크다. 윤 이사가 자발적으로 의결권 행사를 자제하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며, 이로써 이사회 결의의 공정성과 대외신뢰도, 기업 투명성을 제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밝혔습니다.●대한항공 “현금 줄게 찬성 다오” 그렇다면 이번 안건에 ‘찬성’ 의견을 던진 이사진들은 어떤 점을 가장 고려해 찬성한 것일까요? 바로 아시아나항공의 재무 상태입니다. 현재 아시아나항공의 현금 유동성은 1000억~3000억 원 대인 것으로 전해집니다. 각종 차입금 및 대출 만기, 고정비 지출 시한 등이 다가오고 있죠. 물론 이사회도 애초 통합 의도와는 완전히 달라졌고, 화물 분리는 사실상의 구조조정이라는 점, 일부 아시아나항공 화물기가 너무 낡아 매각이 쉽지 않다는 점 등등을 우려하고 있었습니다. 이때 대한항공이 ‘당근’을 제시합니다. 아시아나항공 이사회 측에 “아시아나항공 화물 분리매각에 찬성하면 1500억 원을 곧바로 지원하고, 수천억 원을 저금리로 지원하겠다”는 취지의 제안을 한 겁니다. 대한항공은 계약금과 중도금으로 7000억 원을 먼저 아시아나항공에 투입했는데, 통합이 완료되기 전 아시아나항공이 이 돈을 미리 쓸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현금 유동성이 부족한 아시아나에 매력적인 당근이었죠. 더군다나 산은이 이사회와 사측에 “추가 자금 지원은 없다”라고 전략적으로 압박하고 있으니 고민이 많았을 겁니다. 이에 일부 이사진들이 “일단 화물 분리 매각에 찬성하고 자금을 확보해야 한다”는 입장에서 찬성을 던졌다는 분석입니다.●현금 유동성 확보하기 위한 아시아나항공의 전략?이번 이사회 안건 통과로 아시아나항공은 대한항공으로부터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됐습니다. 대한항공은 이사회 의결 이후 곧바로 1500억 원을 지원하고, 계약금 및 중도금의 인출 사용을 허락합니다. 대한항공은 또 저금리의 영구채 3000억 원을 아시아나로부터 추가 매입하기로 했습니다. 기존에 있던 고금리의 영구채 3000억 원과 바꾼 것이죠.물론 7000억 원을 아시아나항공이 마음대로 쓸 수 있는 건 아닙니다. 만약 1월에 EC가 조건부 승인을 내주지 않으면, 아시아나항공은 그동안 쓴 돈을 모두 상환해야 합니다. 반대로 조건부 승인을 내년 1월에 받았는데, 내년 12월에 가서 최종 승인이 나지 않으면 1500억을 제외한 나머지 돈을 갚아야 합니다.이에 일각에서는 이번 의결이 아시아나항공의 ‘전략’ 일 수도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일단 돈을 쓰고 나서 EC의 최종 불허를 기대한다는 것이죠. 한 업계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은 이번 결정으로 1500억 원과 함께 나머지 돈도 저금리로 쓸 수 있고, 기존 영구채도 저금리로 바꾼 상태다. 특히 1500억 원은 내년 말 EC가 최종적으로 승인을 불허하더라도 갚지 않아도 된다. 통합이 안 되도 재무적으로 보면 아시아나가 이득을 보는 부분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언제까지나 EC가 최종 허락하지 않았을 때 이야깁니다. 실제 화물 분리 매각을 하려면 이사회 결의가 또 필요하고, 주주총회도 거쳐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어떤 변수가 생길지는 아무도 모른다는 이유에서 나오는 분석으로 보입니다. 이어 “지금은 자금 확보를 위해 일단 찬성을 했지만 넘어야 할 산이 많다보니 통합이 안 될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대한항공이 오히려 재무적으로 손해를 보는 상황일 수도 있다. 대한항공 이사회와 경영진들의 배임 논란도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아시아나 경쟁력 하락 우려…. 대한항공은 화물 경력직 채용 이사진들이 또 하나 걱정했던 것은 12월에 EC가 통합을 최종 불승인을 하는 경우입니다. 1월에 조건부 통합을 받아서 화물 매각을 진행했다고 합시다. 그런데 내년 12월까지 대내외적인 문제 등으로 인해 최종 시정안의 내용을 모두 충족하지 못하면, EC가 최종 통합 불승인을 낼 수 있습니다. 아시아나항공의 기업 가치는 엉망이 되고 난 뒤입니다. 직원들은 다 떠날 수도 있고요. 아시아나항공 이사회에 대한 ‘배임’ 문제가 불거질 수도 있습니다.이번 이사회 찬성 결의로 대한항공은 약 1년의 세월을 벌게 됐지만, 아시아나항공엔 통합에 대한 불확실성이 1년 더 늘어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우연의 일치일까요? 이사회가 열린 10월 30일 대한항공은 채용 공지를 올립니다. 여객 및 화물 분야 경력직도 모집한다고 했는데요. 통합이 진행되는 동안 아시아나항공은 채용을 거의 하지 못하고 있는 것과 대비됩니다. 아시아나항공 내부 직원은 “결과적으로 통합이 안 되면, 그 사이 아시아나항공의 경쟁력은 크게 손상될 수밖에 없다. 이미 화물 고객들도 대한항공에 줄을 서 있어서, 아시아나항공 영업 경쟁력은 박살이 나고 있다”며 “채용 공지까지 올라오니까 직원들이 동요를 하고 있다. 대한항공으로 자리를 많이 옮길 것으로 보인다. 통합이 안 됐을 때 망가진 아시아나항공은 누가 책임느냐”고 말했습니다.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인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의 경쟁력 약화도 문제입니다. 회사 직원들은 4년 넘게 임금이 동결되고 있습니다. 직원들도 많이 떠났지요. 통합 때문에 노선 및 항공기 확장도 쉽지 않습니다. 다른 LCC들은 코로나를 극복하고 성장으로 달려가는데, 에어부산과 에어서울만 정체 돼 있는 상황이 안타깝기만 합니다. 양사 통합은 어떠한 끝을 맺을까요? 경영권 분쟁부터 양사 통합까지. ‘기업 경영 드라마’로 써도 될 만큼 흥미로운 장면들이 많이 연출 되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양사 통합에 대한 자세한 기록을 남겨야 한다는 생각에서 못다 한 이야기를 기사로 썼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다음 ‘떴다떴다 변비행’에서는 최종 통합 승인까지 우려되는 장애물들에 대해 분석해 보겠습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아시아나항공 이사회가 화물 사업 분리 매각 안건을 의결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통합하기 위한 고비를 하나 넘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와 미국, 일본의 경쟁 당국으로부터 승인을 받아야 해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통합까지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다. 아시아나항공 이사회는 2일 오전 대한항공이 EC에 제출하기 위해 마련한 아시아나항공 화물 사업 분리 매각 등의 시정조치안에 동의하기로 의결했다. 현재 이사회는 사내이사 1명과 사외이사 4명으로 구성돼 있다. 사외이사인 강혜련 이화여대 명예교수가 절차상 문제를 제기하며 불참을 선언했고, 결국 찬성 3명, 반대 1명으로 안건이 통과됐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번 이사회 결의로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게 됐다. 대한항공은 인수계약금 및 중도금으로 납부한 7000억 원을 아시아나항공이 우선 쓸 수 있도록 조치했다. 특히 이 중 1500억 원은 내년 말 EC가 최종적으로 승인을 불허하더라도 갚지 않아도 되는 돈이다. 대한항공은 또 저금리의 영구채 3000억 원을 아시아나로부터 추가 매입하기로 했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이사회가 끝난 뒤 EC에 최종 시정안을 제출했다. 1월 말 EC에 조건부 승인을 받고, 내년 12월 20일까지는 최종 승인을 얻어내겠다는 계획이다. 대한항공 측은 “아시아나항공 화물 매각은 고용 승계 및 유지를 조건으로 추진할 것”이라며 “남아 있는 경쟁 당국의 기업결합 심사에도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뼛속까지 한국 것이어야 진짜 반도체 1등이죠.” 최근 소재 국산화에 속도를 내고 있는 반도체 업계 행보에 대해 한 기업 관계자가 한 말이다. 한국이 명실상부한 반도체 강국이 되려면 반도체 생산뿐 아니라 장비와 소재 등에서도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는 의미다. 2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한국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자립화율은 30%대다. 반도체 장비만 떼어놓고 보면 그보다 더 낮은 20%로 추정된다. 반도체 소재 국산화율은 약 50% 수준이다. 중국의 반도체 장비 국산화율이 40%에 가까운 것으로 알려져 있는 것을 감안하면 한국의 해외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 있어 왔다. 반도체는 미국을 중심으로 거대한 흐름으로 자리 잡은 ‘프렌드쇼어링’의 가장 대표적 산업이다. 한국 삼성전자가 미국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을 짓고, 대만 TSMC가 일본에 잇달아 공장 설립을 발표하는 등이 모두 반도체 동맹으로 연결돼 있다. 그러나 한국의 경우 반도체를 만들기 위한 소재나 장비의 해외 의존도가 높아 적극적인 국산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4년 전 불거진 뒤 최근에야 해소 국면에 이른 한일 무역 갈등을 떠올리면 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예상치 못한 위기를 핵심 소재를 직접 확보하는 데 적극 투자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핵심 소재인 ‘제논(Xe) 가스’ 국산화를 추진하고 있다. 제논 가스는 첨단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희귀 가스 중 하나다. 공기 중에 극미량만 포함돼 있어 대형 공기분리장치를 보유한 제철소에서 주로 생산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0월 포스코와 ‘반도체용 제논 가스 사업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이 소재를 2024년부터는 국내에서 공급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10월 국내 업계 최초로 반도체 필수 원료인 ‘네온(Ne) 가스’ 국산화에 성공했다. 네온 채취를 위해서는 초기 투자 비용이 많이 든다. 반도체용 가스 제조기업 TEMC, 포스코 등의 기존 설비를 활용해 네온을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사용량을 높여 내년에는 전량 국산품으로 대체할 계획이다. 실제 네온 가스 국산화 이후 수입 가격이 20% 낮아졌다는 분석도 있다. 두 반도체 회사는 부품이나 장비 국산화를 위해 협력사들을 집중 육성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오테크닉스와 고성능 레이저 설비를 공동 개발했다. 싸이노스를 도와 식각공정 제조 비용을 줄이고 생산성을 높이는 기술을 내재화했다. 솔브레인은 3차원(3D) 낸드플래시 식각공정의 핵심 소재인 ‘고선택비 인산’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기도 했다. 최근엔 반도체 공정 부품 전문업체 아스플로가 특수 가스가 이동하는 파이프와 튜브를 세정하는 기술을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SK 하이닉스는 2017년 부터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국산화를 해낼 잠재력이 높은 협력사를 집중 육성하고 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기술 개발 및 자금 지원 등 20여 개 기업과 함께 반도체 장비와 소재, 기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아시아나항공 이사회가 2일 화물 사업 분리 매각 등의 안건을 의결해 대한항공과의 통합에 한 발 더 나아갔다. 항공업계에서는 “최종 통합까지 가는 길은 쉽지 않다”는 시각이 여전히 지배적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과 관련해 유럽연합(EU) 경쟁당국인 유럽 집행위원회(EC)는 일부 여객 노선과 한국∼유럽 전체 화물 노선의 독점 가능성을 강한 어조로 우려해 왔다.● 화물 사업 매각도 산 넘어 산 이번 아시아나항공 이사회 결의로 화물 사업 독점성 해소에 대해서는 대한항공이 EC를 설득할 근거가 마련됐다. 그러나 화물 사업을 실제 매각하려면 주주총회를 거쳐야 한다. 기업 가치 하락을 이유로 아시아나항공 주주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아시아나항공 주가는 2일 전날 대비 8.68% 내린 1만21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채권자들이 분리 매각에 반대할 가능성도 있다. 뚜렷한 인수자가 나타날지도 변수다. 아시아나항공의 주력 화물기인 B747은 평균 27년 이상 된 항공기들이어서 인수 매력이 떨어진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은 내년 12월까지 아시아나의 화물 사업 매각을 끝내야 하는데, 시간을 끌수록 불리해져 제값을 받지 못하고 화물 사업을 팔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아시아나항공의 화물 부문을 매각하면 화물기 조종사와 관련 인력들은 회사를 떠나야 한다. 사실상의 구조조정이나 다름없다. 노조의 반대가 거센 이유다. 대한항공은 “고용 승계 및 유지 조건으로 화물 사업 매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최종 인수자가 어떤 결정을 할지는 미지수다.● 유럽과 미국 승인까진 “아직 멀었다” EC는 화물 사업 외에 여객 노선과 관련해서도 여전히 신중한 입장으로 전해진다. 대한항공은 한국∼유럽 4개 여객 노선(프랑크푸르트, 파리, 로마, 바르셀로나) 운수권을 티웨이항공에 이관하는 것을 넘어 항공기(A330) 대여 및 인력 파견(조종사 100명 포함)까지 약속한 상태다. 하지만 EC는 최근 대한항공 측에 “티웨이항공의 영속성에 의구심이 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티웨이항공이 장거리 노선 운영에 익숙하지 않고, 항공기와 인력 및 정비 등이 부족하며, 재무 상태도 탄탄하지 못하기에 아시아나항공의 대체자로 역할하기 어렵다고 보는 것이다. 미국과 일본도 변수다. 대한항공은 2020년 11월 아시아나항공과의 합병 절차에 착수한 이래 기업결합을 신고한 14개국 가운데 EU와 미국, 일본 외의 11개국에서 승인을 받았다. 미국 경쟁당국인 법무부(DOJ)는 최근 대한항공과의 회의에서 “EC에 제출한 최종 시정안이 DOJ의 판단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EC가 허가를 내주면 미국은 자연스럽게 통합 승인을 해줄 것이라는 기대와는 다르다. 미국은 경쟁제한성이 우려되면 소송을 제기한다. 소송이 일단 진행되면 수년이 걸려 통합은 사실상 물 건너가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분석이다. 채권단인 KDB산업은행은 “앞으로는 양사의 이행 노력에 따라 심사 결과가 좌우될 것”이라며 “조속한 심사 종결을 돕기 위해 두 회사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홍석호 기자 will@donga.com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아시아나항공 이사회가 화물 사업 분리 매각 안건을 의결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통합하기 위한 고비를 하나 넘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유럽 집행위원회(EC)와 미국, 일본의 경쟁 당국으로부터 승인을 받아야 해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통합까지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다. 아시아나항공 이사회는 2일 오전 대한항공이 EC에 제출하기 위해 마련한 아시아나항공 화물 사업 분리 매각 등의 시정조치안에 동의하기로 의결했다. 현재 이사회는 사내이사 1명과 사외이사 4명으로 구성돼 있다. 사외이사인 강혜련 이화여대 명예교수가 절차상 문제를 제기하며 불참을 선언했고, 결국 찬성 3명, 반대 1명으로 안건이 통과됐다.아시아나항공은 이번 이사회 결의로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게 됐다. 대한항공은 인수계약금 및 중도금으로 납부한 7000억 원을 아시아나항공이 우선 쓸 수 있도록 조치했다. 특히 이 중 1500억 원은 내년 말 EC가 최종적으로 승인을 불허하더라도 갚지 않아도 되는 돈이다. 대한항공은 또 저금리의 영구채 3000억 원을 아시아나로부터 추가 매입하기로 했다.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이사회가 끝난 뒤 EC에 최종 시정안을 제출했다. 1월 말 EC에게 조건부 승인을 받고, 내년 12월 20일까지는 최종 승인을 얻어내겠다는 계획이다. 대한항공 측은 “아시아나항공 화물 매각은 고용승계 및 유지를 조건으로 추진할 것”이라며 “남아 있는 경쟁당국의 기업결합 심사에도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 대표 등 주요 그룹 총수들을 용산 대통령실로 초청해 비공개 만찬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참석자들은 하반기(7∼12월) 경제에 대해 논의했고, 경기 침체 해법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윤 대통령이 주요 총수들을 용산 대통령실로 따로 초청해 비공개 만찬을 연 것은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1일 재계에 따르면 총수들은 대통령의 초청을 받아 용산 만찬에 참석해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전 성과와 경험에 대해 이야기했다. 또 연말을 앞두고 경기 침체 타개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 회장은 이날 해외 일정으로 참석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말 사우디아라비아·카타르 국빈방문까지 포함해 올 한 해 총수들과 다양한 해외 일정을 소화해 온 만큼 이날 만찬은 그 ‘뒤풀이’ 격에 가까웠다고 재계 소식통은 전했다. 이 때문에 편안한 분위기에서 자유롭게 대화가 오갔다. 일정도 갑작스럽게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과 총수들은 28일로 다가온 엑스포 개최지 최종 선정을 앞두고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 또 내외부 변수로 장기화되고 있는 경제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원팀’으로 힘을 모으기로 했다. 앞서 지난해 5월 윤 대통령은 취임식 만찬에 이례적으로 5대 그룹 총수를 초청했으며 12월에는 주요 경제단체장들과 비공개 만찬을 청와대 상춘재에서 연 바 있다. 주요 총수들만 대통령실로 초청한 것은 처음이다. 한편 이달 중 찰스 3세 영국 국왕의 초청으로 이뤄질 예정인 윤 대통령의 영국 국빈방문 일정에도 최 회장을 제외한 대부분의 총수들이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하는 방안이 조율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최 회장은 이 기간 프랑스 파리에서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한 막판 총력전에 집중할 예정이다. 영국 방문이 마무리된 뒤 28일 파리 세계박람회기구(BIE) 총회 최종 프레젠테이션을 앞두고 경제사절단이 또 한 번 파리를 찾아 유치전에 합류할 가능성도 제기된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변종국 기자 bjk@donga.com}
항공업계는 물론 국내 산업계에서 이런 이사회가 열린 적이 있었을까 싶다. 대한항공과의 통합을 위한 화물 사업 분리 매각 등의 안건을 처리하기 위해 지난달 말 열린 아시아나항공 이사회를 두고 하는 말이다. ‘뒷맛’이 개운치 않은 장면들이 여럿 벌어졌기 때문이다. 이사회를 하루 앞둔 지난달 29일 사내이사였던 진광호 아시아나항공 전무가 돌연 사임했다. 그는 통합에 반대 입장을 보였다고 전해진다. 진 전무의 사임으로 이사회 판도가 흔들렸다. 이사 수가 6명에서 5명으로 줄면서 의결에 필요한 과반 셈법이 달라진 것이다. 회사는 “일신상의 이유”라고 사임 배경을 밝혔다. 하지만 ‘외압을 받아 사임했다’, ‘연말 인사에서 불이익을 우려해 사임했다’ 등의 추측들이 나온다. 진 전무는 ‘찬성’이나 ‘반대’가 부담스러우면 ‘기권표’를 던질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사의 의무를 다하지 않고 문제를 회피했다. 사임 이유가 무엇이든 비판에서 자유롭긴 힘들다. 지난달 30일 이사회 당일에는 윤창번 사외이사에 대한 의결 적합성 여부가 논란이 됐다. 윤 사외이사는 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인데, 김앤장이 대한항공 법률 자문을 맡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정관에는 ‘특별한 이해관계가 있는 이사는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한다’고 적혀 있다. 윤 사외이사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 관련 직무는 맡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해외 출장 중인 윤 사외이사는 이사회에 온라인으로 참석했다. 회의 도중 의결 적합성 논란이 계속되자 윤 사외이사는 유감을 표하고 ‘불참석’으로 하겠다며 중도 ‘로그아웃’ 하는 촌극도 벌어졌다. 윤 사외이사를 빼고 의결하자는 쪽과 그를 다시 불러오자는 이들 간에 고성까지 오갔다고 한다. 채권단인 KDB산업은행은 “통합에 개입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보여 왔다. 하지만 이번 이사회에는 산은 관계자가 참석해 의견을 개진했다. 채권단이 지켜보는데 이사들이 자유롭고 공정한 의견 개진이 가능했을까. 이사회는 결국 7시간 넘는 공회전 끝에 정회했다. 2일 다시 속개한다지만 이사회 결과의 정당성과 공정성에 대해서는 계속 말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여러모로 ‘역대급’ 이사회가 아닐 수 없다.변종국·산업1부 bjk@donga.com}
지난달 30일 화물 사업 분리 매각에 대한 결론을 내지 못한 아시아나항공 이사회가 이르면 2일 회의를 재개한다. 31일 아시아나항공은 “30일 이사회는 일부 이사들 간 이해충돌 이슈 등에 대한 의견 합치가 이뤄지지 않아 안건 의결에 들어가지 못하고 잠시 정회된 것”이라며 “이사들의 일정을 조율해 11월 초에 정회된 이사회를 다시 열고 최종 결론을 내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외이사 중 한 명인 윤창번 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에 대한 의결 적합성 여부 역시 문제가 됐다. 김앤장 법률사무소는 합병과 관련해 대한항공의 법률 자문을 맡고 있다. 특별한 이해관계가 있는 이사는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한다는 정관에 따라 의결 자격 여부를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이사회는 윤 고문에 대한 자격 여부를 재차 판단하기로 했다. 아시아나항공은 “화물사업 매각이 포함된 시정조치안에 대해서도 법무법인 의견을 통해 사외이사 이해상충 문제가 없음을 확인했는데, 관련 논란이 나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문을 냈다. 그러나 회사의 최종 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가 결론을 내지 못한 사안을 놓고, 회사 측이 별도의 입장을 발표한 데 대해서도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항공 이사회의 결정 지연으로 대한항공은 지난달 말까지 유럽 집행위원회(EC)에 내야 했던 두 항공사 간 통합 이후 독점 방지 방안을 담은 최종 시정조치안 제출을 미루게 됐다. 대한항공 측은 “EC 측에 양해를 구하고 제출 일정을 재검토할 계획”이라고 했다. 한편 EC는 여전히 통합에 신중한 입장인 것으로 전해진다. 대한항공은 한국∼유럽 4개 여객 노선(프랑크푸르트, 파리, 로마, 바르셀로나) 운수권을 티웨이항공에 이관하는 것을 넘어 항공기(A330) 대여 및 인력 파견(조종사 100명 포함)까지 약속한 상태다. 하지만 EC는 최근 대한항공 측에 “티웨이항공의 영속성에 의구심이 든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티웨이항공이 장거리 노선 운영에 익숙하지 않고, 항공기와 인력 및 정비 등이 부족하며, 재무 상태도 탄탄하지 못하기에 아시아나항공의 대체자로 역할하기 어렵다고 보는 것이다. 미국 경쟁당국인 미국 법무부(DOJ)도 변수다. DOJ는 최근 대한항공과 가진 회의에서 “EC에 제출한 최종 시정안이 DOJ의 판단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EC가 허가를 내주면 미국은 자연스럽게 통합 승인을 해줄 것이라는 예상과는 다르게 자체적인 기준으로 심사를 하겠다는 것이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30일 열린 아시아나항공 이사회에서 대한항공과의 통합에서 주요 분수령인 ‘화물사업부 분리 매각’에 대해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이사회를 하루 앞두고 그동안 화물사업 매각에 반대 의견을 보여 온 사내이사 1명이 돌연 사임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서도 격론이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사진은 이르면 31일 다시 모여 유럽연합(EU) 경쟁 당국인 EU 집행위원회(EC)에 제출할 ‘대한항공의 시정조치안 제출에 대한 동의 여부’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아시아나항공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이사회를 열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정회했다. 화물 분리 매각안에 대해 일부 이사가 주주 가치를 떨어뜨릴 수 있고, 직원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기업 가치를 하락시킨 이사회의 배임 문제로 불거질 수 있다고 문제 제기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29일 사내이사였던 진광호 전무가 돌연 사임한 것을 두고 외부 압박이 있었는지 논란도 벌어졌다. 또 대한항공을 대리하는 법률사무소인 김앤장 소속 윤창번 사외이사에 대한 자격을 두고서도 논쟁이 벌어졌다. 아시아나항공 정관엔 “이사회 결의에 관해 특별한 이해관계가 있는 이사는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한다”고 돼 있다. 대한항공이 고용한 로펌 소속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결권을 행사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이사회는 추후 다시 열릴 예정으로 일시와 장소는 미정”이라고 밝혔다. EC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 이후 한국∼유럽 화물 노선의 독점을 우려해왔다. 대한항공은 이에 아시아나항공의 화물 사업을 미리 떼어내 제3의 사업자에 매각한다는 안을 내놨다. 만약 아시아나항공 이사회에서 분리 매각에 반대하면 통합은 사실상 물 건너간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LG는 인공지능(AI)을 차세대 먹거리로 점찍고 2026년까지 AI·데이터 분야 연구개발에 3조 6000억 원을 투입해 미래 기술을 선점하고 인재 영입에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LG AI연구원은 7월 초거대 멀티모달 AI ‘엑사원 2.0’을 공개했다. 이는 LG AI연구원이 2021년 12월 첫선을 보인 엑사원의 진화된 모델이다. 엑사원 2.0은 한국어와 영어를 동시에 이해하고 답변할 수 있는 이중 언어 모델로 개발됐고 학습 데이터양도 기존 모델 대비 4배 이상 늘어났다. 추론 처리 시간은 25% 단축하고 메모리 사용량은 70% 줄여 비용을 약 78% 절감했다. 특히 LG AI연구원은 ‘전문가 AI’ 서비스 개발의 기반인 엑사원 3대 플랫폼인 유니버스(언어), 디스커버리(난제), 아틀리에(창작)를 차례로 공개했다. 엑사원 유니버스는 전문가용 대화형 AI 플랫폼이다. 엑사원 유니버스는 다른 대화형 AI들과는 달리 사전 학습한 데이터는 물론 각 도메인별 최신 전문 데이터에서도 근거를 찾아내 답변을 생성한다. 엑사원 디스커버리는 AI가 질병, 에너지와 같은 세상의 난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아이디어를 구체화한 플랫폼이다. 엑사원이 논문·특허 등 전문 문헌의 텍스트뿐만 아니라 수식과 표, 이미지까지 스스로 학습해 데이터베이스화하는 기술을 적용했다. 논문과 특허 등 전문 문헌의 텍스트뿐만 아니라 분자 구조, 수식, 차트, 테이블, 이미지 등 비문자 정보까지 AI가 읽고 학습할 수 있는 형태로 데이터베이스화하는 ‘심층 문서 이해 기술’을 적용했다. LG AI연구원은 엑사원 디스커버리를 통해 1만 회가 넘었던 합성 시행착오를 수십 회로 줄이고 연구개발 소요 시간은 40개월에서 5개월로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엑사원 아틀리에는 텍스트와 이미지 사이 양방향 생성이 가능한 엑사원만의 멀티모달 특성을 살려 사람과 AI가 협업해 세상에 없던 창조적 디자인을 만들어내는 플랫폼이다. 엑사원 아틀리에에는 처음 보는 이미지를 자연어로 설명할 수 있는 ‘캡셔닝 AI’ 기능이 탑재돼 이미지 검색에 활용할 수 있는 정보인 문장이나 키워드 등의 메타 데이터를 만든다. 엑사원 아틀리에를 활용하면 제품의 이미지를 입력해 마케팅 문구를 생성하거나 특정 동물 등의 이미지를 입력해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기업은 항상 ‘서든 데스(갑작스러운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고 강조해왔다. 긴장 속에서 과감한 도전을 통해 그룹 전체가 변해야 한다고 주문한 것이다. 이에 SK그룹은 기존의 정보통신과 에너지, 화학 중심 사업에서 반도체와 소재, 바이오, 그린에너지, 디지털 사업으로 체질을 개선하고 있다. SK그룹은 2012년 2월 하이닉스를 인수했다. 최 회장은 당시 하이닉스가 ‘글로벌’과 ‘기술’ 양 날개를 모두 갖췄다고 판단해 사내 반대에도 하이닉스 인수를 밀어붙여 관철했다. 이후 최 회장의 적극적 기술·시설 투자 추진에 따라 SK하이닉스는 △M12∼M16 공장 증설(2012∼2021년) △키옥시아 지분 투자(2017년, 4조 원) △인텔 낸드 메모리 사업부 인수(2020년, 10조3000억 원) △OCI머티리얼즈 인수(2015년) △LG실트론 인수(2017년) 등을 통해 반도체 수직 계열화를 이뤘다. SK이노베이션, SK머티리얼즈, SKC 등도 반도체와 2차전지 소재, 그린에너지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탄소’ 중심에서 ‘그린’ 중심으로 사업 전환을 담은 ‘카본 투 그린’ 전략을 발표하면서 석유에서 전기차 배터리, 신재생에너지, 친환경 소재 등으로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배터리 기업 SK온은 미국 조지아 1·2공장 준공에 이어 지난해 7월 포드와 합작법인 블루오벌SK를 공식 출범해 테네시주와 켄터키주에 3개 공장을 짓고 있다. 유럽 헝가리 코마롬시 1·2공장, 헝가리 이반차시 3공장, 중국 창저우·후이저우·옌청 공장을 포함해 지난해 말 연간 88GWh(기가와트시) 생산능력을 갖췄고 2030년까지 70kWh(킬로와트시)급 승용차 700만 대를 생산할 수 있는 500GWh 규모로 성장시킨다는 목표다. 배터리 분리막 사업을 하는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충북 증평, 중국, 폴란드에 총연산 약 15억 ㎡ 규모의 분리막 생산 공장을 갖추고 전기차 배터리 시장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배터리 주요 소재 중 하나인 동박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SKC는 지난해 말 전북 정읍에 6공장을 완공하고 상업 가동을 시작했다. SKC는 2020년 SK넥실리스를 인수한 후 대규모 투자를 통해 정읍 5, 6공장을 잇달아 증설해 기존 연산 3만4000t에서 5만2000t의 생산능력을 확보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한국경제인협회가 국민 소통 프로젝트인 ‘갓생한끼’ 2탄을 12월 11일 개최한다고 29일 밝혔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과 최수연 네이버 대표가 출격한다. ‘갓생(God生)’은 목표 달성을 위해 생산적이고 계획적인 바른 생활을 실천한다는 뜻의 신조어다. 5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박재욱 쏘카 대표, 노홍철 ㈜노홍철천재 대표를 초대해 청년들과 갓생한끼 1탄 행사를 가졌다. ‘한국판 버핏과의 점심’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박 회장과 최 대표는 청년 세대와의 소통, 재능기부를 통한 선한 사회적 영향력 확산 등의 취지에 공감해 행사에 참여하기로 했다. ‘불가능을 넘어서는 도전, 꿈을 위한 갓생’을 주제로 참석자들과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 청년 세대 중 참석 희망자는 한경협 홈페이지를 통해 재능기부 계획을 밝히고 11월 19일(일)까지 신청하면 된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베트남 정부 인사들을 만나 신재생에너지, 자원순환 사업 등 ‘그린 비즈니스’ 협력을 논의했다. 29일 SK그룹에 따르면 최 회장은 27일부터 이틀간 베트남 하노이를 방문했다. 그는 27일 국회에서 브엉딘후에 베트남 국회의장을, 28일 국가혁신센터에서는 팜민찐 총리를 만났다. 최 회장은 국가 수소 서밋 행사에 참여해 “수소, 탄소포집(CCUS), 소형원자로(SMR), 에너지 솔루션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해 베트남의 청정에너지 전환을 지원하겠다”면서 “‘넷 제로’ 달성에 협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지 정부 및 파트너들과 함께 생산에서 소비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친환경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베트남은 1990년대 고 최종현 SK 선대회장이 현지 원유개발 사업을 시작한 이래 다양한 사업, 사회활동을 함께 해왔다. SK가 동남아 거점으로 삼아온 국가이기도 하다. △정치·안보적 외풍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안전지대 △현지 정부 및 기업과 오랜 기간 쌓아온 신뢰 △한국 3대 교역국으로 잘 갖춰진 인프라 등의 강점을 갖고 있어서다. 베트남 정부는 ‘2050년 넷 제로(탄소중립)’를 국가적 핵심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또 제조업에서 첨단 분야로의 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에 SK는 국가혁신센터 건립에 3000만 달러(약 400억 원)를 지원하는 등 스타트업 육성과 기술 혁신에 힘을 보탰다. SK는 국가혁신센터 개관 첫 행사로 28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열리는 ‘VIIE 2023’에 전시관을 마련했다. 약 30년 후 첨단 미래도시로 변한 하노이를 가상현실로 선보인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의 분수령이 될 아시아나항공 이사회를 하루 앞두고 사내이사 한 명이 돌연 사임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사회 내부에 이상 기류가 생기면서 30일 아시아나항공 이사회에서 어떤 결론이 나더라도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2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진광호 아시아나항공 전무는 이날 이사회에 사임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아시아나항공 이사회는 원유석 대표이사(사장)과 진 전무 등 사내이사 2명과 사외이사 4명으로 구성돼 있다.진 전무가 30일 이사회에 출석하지 않을 경우 아시아나항공의 화물 사업 분리 매각 등의 안건이 통과되기 위한 셈법이 달라진다. 회사 정관에 따르면 이사회에서 안건이 통과되려면 ‘과반 이상 출석과 출석 이사의 과반수로 한다’고 적시돼 있다. 6명이 모두 참석을 할 경우 4명이 안건에 찬성을 해야 통과가 된다. 진 전무가 빠질 경우 최대 5명만 출석을 할 수 있어 3명만 찬성을 해도 안건이 통과된다. 아시아나항공 이사회에서는 화물 분리 매각 등에 대해 찬반이 팽팽한 상황이다. 진 전무는 그동안 분리 매각에 반대 입장을 보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서는 회사 안팎에서 화물 사업 분리 매각 찬성 압박을 받은 진 전무가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사임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진 전무는 24일 열린 이사회 임시회의에도 참석했던 것으로 확인된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진 전무 사퇴가 맞다면 이사회를 하루 앞두고 갑작스럽게 벌어진 일이어서 누가 순수하게 해석을 하겠느냐”며 “이렇게 해서 의결이 된 들 이사회가 제 기능을 다 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본보는 진 전무에게 이날 수차례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아시아나항공 이사회의 한 멤버는 진 전무 사임 소식에 대해 “당사자에게 직접 사실 관계를 물어보라”고만 답했다. 한편 이사회 안팎에서는 윤창번 사외이사에 대한 자격을 두고도 말이 나온다. 윤 사외이사는 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이다. 그런데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항공 통합을 대리하는 법률사무소(로펌)가 김앤장이다. 아시아나항공 정관에는 “이사회 결의에 관해 특별한 이해관계가 있는 이사는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한다”고 돼 있다. 일각에서 대한항공의 법률 대리를 맡고 있는 로펌 소속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결권을 행사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 현재 윤 사외이사는 이사회 참석 여부가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아시아나항공 이사회는 직접 출석이 어려울 경우 온라인 등을 통해 결의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SK하이닉스가 3분기(7∼9월) 1조7920억 원에 이르는 적자를 냈다. 하지만 고용량 DDR와 고대역폭 메모리(HBM) 등 고성능 제품을 중심으로 판매가 늘며 전 분기보다 영업손실 규모가 줄었고, D램은 2개 분기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SK하이닉스는 3분기 매출 9조662억 원, 영업손실 1조7920억 원, 순손실 2조1847억 원의 실적을 냈다고 26일 밝혔다. 작년 4분기(10∼12월)부터 4개 분기 연속 적자다. SK하이닉스는 “고성능 메모리 제품을 중심으로 시장 수요가 증가하면서 회사 경영 실적은 지난 1분기를 저점으로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다”며 “인공지능(AI)용 메모리인 HBM3, 고용량 DDR5와 함께 고성능 모바일 D램 등 주력 제품들의 판매가 호조를 보이며 전 분기 대비 매출은 24% 늘고 영업손실은 38% 줄었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2분기(4∼6월)에 매출 7조3000억 원, 영업손실 2조8000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손실을 1조 원가량 줄일 수 있었던 건 D램과 낸드 판매량이 모두 늘어났고, D램 평균판매단가(ASP)도 상승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D램은 AI 등 고성능 서버용 제품 판매 호조에 힘입어 2분기보다 출하량이 약 20% 늘어났고, ASP 또한 약 10% 상승했다. 낸드는 ASP가 전 분기보다 소폭 하락했지만, 고용량 모바일 제품 중심으로 출하량이 늘었다. SK하이닉스는 하반기(7∼12월) 들어 반도체 수요가 늘고 있는 만큼 고용량, 고성능 메모리 제품 수요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흑자로 돌아선 D램은 생성형 AI 수요 증가와 함께 시장 상황이 지속해서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우현 SK하이닉스 최고재무책임자(CFO·부사장)은 “메모리 반도체의 감산 효과가 하반기 들어 의미 있는 수준으로 나타나면서, 주요 제품의 가격이 안정화되고 있다. 이에 메모리 산업은 극심했던 다운턴(하강)을 지나 본격적인 회복세로 접어들었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추후 HBM과 DDR5, LPDDR5 등 고부가 주력 제품에 대한 투자를 늘리기로 했다. 또한 D램 10나노 4세대(1a)와 5세대(1b) 중심으로 공정을 전환한다는 계획이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