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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와 맞닿은 일본 서부 이시카와(石川)현 노토(能登)반도에서 새해 첫날인 1일 규모 7.6의 강진이 발생했다. 2011년 3월 11일 발생한 동일본대지진 이후 일본에서 일어난 지진 중 낙도 지역을 제외하면 13년 만에 가장 강력했다. 이번 강진 직후 노토반도 등에 최대 높이 5m의 대형 지진해일(쓰나미) 경보가 발령됐고 일부 지역에는 높이 1m20cm가 넘는 지진해일이 관측됐다. 대형 화재, 가옥 붕괴, 도로 갈라짐 등의 피해가 발생했고 부상자가 다수 나오면서 일본 열도 전체가 큰 혼란을 겪었다. 지진 지역에는 원자력발전소가 밀집하고 있어 일본 정부는 이상 여부를 점검하고 있다. 일본 기상청은 향후 일주일 사이 비슷한 규모의 강진이 또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 동일본대지진 후 최대 규모 지진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10분쯤 이시카와현 노토반도에 있는 와지마(輪島)시에서 북동쪽으로 30km가량 떨어진 지점에서 강진이 일어났다. 이번 지진은 동해 쪽에서 대규모 지진해일 피해를 일으킨 1983년 동해 중부 지진(규모 7.7), 1993년 홋카이도 남서부 지진(7.8)에 육박하는 규모다. 동일본대지진(9.0)보다는 작고 1995년 한신·아와지(阪神·淡路) 대지진(7.3)보다는 크다.첫 지진이 관측된 뒤 오후 늦게까지 수십 차례 여진이 발생했다. 진앙인 일본 열도 서쪽은 물론, 태평양 쪽인 수도 도쿄에서도 고층 건물이 흔들리는 등 일본 열도 전체에서 지진이 감지됐다. 노토반도에서는 진도(震度) 7의 흔들림이 감지됐다. 진도는 지진에 따른 흔들림을 측정하는 단위로, 진도 7은 사람이 서 있을 수 없고 바닥에 고정하지 않은 가구 대부분이 쓰러질 수 있는 수준이다. NHK 등 일본 주요 방송국은 정규방송을 일제히 중단하고 지진 속보에 들어갔다. 지진해일 경보가 발령되자 NHK 진행자는 방송에서 “지금 당장 도망가라. 동일본대지진을 기억해야 한다. 목숨을 소중하게 지켜라”라며 다급하게 소리를 질렀다. ‘지진해일! 도망가!’라는 커다란 글씨가 영상으로 반복해 나왔다. ● “건물 잔해에 묻히고, 대형 화재 발생”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관방장관은 지진 발생 직후 기자회견에서 “건물 붕괴 등으로 사람이 산 채로 잔해에 파묻힌 사례가 6건”이라고 밝혔다. 머리를 다치거나 뼈가 부러진 부상자도 다수 발생했다. 일부 병원은 병상이 부족해 주차장에서 임시 치료에 나섰다. 이시카와현 스즈(珠洲)시 종합병원 의사는 “부상자가 계속 들어오고 있다. 의사가 제때 도착하지 못해 의료진이 부족하고 정전 때문에 예비 전력에 의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와지마시 중심부에서는 불길이 하늘 높이 치솟으며 가옥이 불타는 대형 화재가 났다. 전봇대가 쓰러지고 수도관이 파열되는 사고가 여러 곳에서 보고됐다. 단독주택이 큰 흙먼지를 내면서 통째로 붕괴되거나 지붕, 벽 등이 무너지고 기왓장이 떨어져 나가기도 했다. 이시카와 항공자위대 와지마기지에는 주민 1000여 명이 대피했다.이날 지진 여파로 신칸센 나가노~가나자와 등 고속철도 운행이 중단됐고 니가타 공항 등 서부 지역 주요 공항 항공편도 결항했다. 이시카와현 등의 3만4000채에서 정전이 발생했고, NTT도코모 등 휴대전화 통화 및 무선 인터넷 서비스가 중단됐다. ● 원전 밀집 지역, 이상 여부 점검 착수일본 정부는 이번 지진에 따른 원전 이상 여부 점검에 나섰다. 노토반도의 시가(志賀) 원전(2기)을 비롯해 이번 지진 발생 지역에는 일본 최대 원전 가시와자키카리와(柏崎刈羽) 원전(6기) 등 다수가 몰려 있다. 일본 원자력규제청은 시가·가시와자키카리와 원전에 이상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진원지에 인접한 이 두 원전은 모두 운전 금지 조치, 정기 점검 등으로 가동 정지 중이다. 일본 국가 비상 대응센터는 지진 발생 지역과 인접한 원전이 안전상 중요한 전력을 확보하고 있고 사용후핵연료 냉각 시설도 작동 중이라고 밝혔다. 동일본대지진 당시 후쿠시마 제1원전은 외부에서 공급받던 전력이 끊기고 자체 비상 발전기마저 지진해일로 침수된 상황에서 냉각수가 끓어올라 지진 발생 다음 날인 2011년 3월 12일 수소 폭발로 대형 참사가 발생했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프랑스 루이뷔통모에에네시(LVMH)의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을 밀어내고 2023년 세계 최고의 부자로 등극했다. 블룸버그는 지난해 12월 29일(현지 시간) ‘세계 억만장자 지수’를 공개하며 “2023년 세계 최고 부자는 2320억 달러(약 301조 원)를 보유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였다”고 밝혔다. 머스크는 테슬라 주가가 전년도보다 101% 상승해 재산 증가액(954억 달러) 순위에서도 1위를 기록했다. 2022년 세계 최고 부호였던 LVMH의 아르노 회장은 명품 수요 둔화 및 LVMH 주가 하락의 영향으로 2위로 밀려났다. 그의 자산은 1790억 달러(약 232조 원)에 이른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와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스티브 발머 전 MS CEO가 3∼5위를 차지했다.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여성 억만장자로는 프랑스 화장품 브랜드 로레알 창업자의 외손녀인 프랑수아즈 베탕쿠르 메예르스가 이름을 올렸다. 블룸버그는 “로레알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찍으면서 그의 자산은 한 해 전보다 40% 늘어난 1000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전체 순위에서 12위에 오른 메예르스는 ‘1000억 달러 이상을 보유한 최초의 여성’이란 타이틀도 얻었다. 한국인 중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28위로 유일하게 500위 부호 안에 이름을 올렸다. 그의 재산은 99억 달러로 2022년보다 33억8000만 달러 늘어났다. 최근 주목받는 인공지능(AI)용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는 440억 달러의 재산을 보유해 28위에 올랐다.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은 지난해 자산 규모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파산보호를 신청한 공유오피스 업체 위워크에 거액을 투자했던 그는 이 여파로 한 해 동안 11억 달러를 잃었다. 손 회장의 자산은 114억 달러로 184위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2023년 세계 500대 부호의 전체 순자산은 전년도보다 1조5000억 달러(약 1946조 원)가 증가했다. 블룸버그는 “전쟁과 고물가, 경기 침체 등 악조건에도 AI와 같은 첨단기술의 부상에 힘입어 테크 기업의 주가가 대폭 상승한 여파”라고 풀이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프랑스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의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을 밀어내고 2023년 세계 최고의 부자로 등극했다.블룸버그는 지난해 12월 29일(현지 시간) ‘세계 억만장자 지수’를 공개하며 “2023년 세계 최고 부자는 2320억 달러(약 301조 원)를 보유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였다”고 밝혔다. 머스크는 테슬라 주가가 전년도보다 101% 상승해 재산 증가액(954억 달러) 순위에서도 1위를 기록했다.2022년 세계 최고 부호였던 LVMH의 아르노 회장은 명품 수요 둔화 및 LVMH 주가 하락의 영향으로 2위로 밀려났다. 그의 자산은 1790억 달러(약 232조 원)에 이른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와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스티브 발머 전 MS CEO가 3~5위를 차지했다.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여성 억만장자로는 프랑스 화장품 브랜드 로레알 창업자의 외손녀인 프랑수아즈 베탕쿠르 메이예(70)가 이름을 올렸다. 블룸버그는 “로레알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찍으면서 그의 자산은 한 해 전보다 40% 늘어난 1000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전체 순위에서 12위에 오른 메이예는 ‘1000억 달러 이상을 보유한 최초의 여성’이란 타이틀도 얻었다. 한국인 중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28위로 유일하게 500위 부호 안에 이름을 올렸다. 그의 재산은 99억 달러로 2022년보다 33억8000만 달러 늘어났다. 최근 주목받는 인공지능(AI)용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는 440억 달러의 재산을 보유해 28위에 올랐다.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은 지난해 자신 규모가 크게 즐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파산보호를 신청한 공유오피스업체 위워크에 거액을 투자했던 그는 이 여파로 한 해 동안 11억 달러를 잃었다. 손 회장의 자산은 114억 달러로 184위다.블룸버그에 따르면 2023년 세계 500대 부호의 전체 순자산은 전년도보다 1조5000억 달러(약 1946조 원)가 증가했다. 블룸버그는 “전쟁과 고물가, 경기 침체 등 악조건에도 AI과 같은 첨단기술의 부상에 힘입어 테크 기업의 주가가 대폭 상승한 여파”라고 풀이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최근 니키 헤일리 전 주유엔 미국대사(사진)가 미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을 앞두고 지지율 상승세를 타자 당내 남성 경쟁자들의 노골적인 성차별 공격 대상이 됐다고 미 워싱턴포스트(WP)가 전했다. 27일 WP는 공화당 최초의 여성 대선 후보가 되기 위해 도전한 헤일리 전 대사가 역경에 직면했다고 분석했다. 평소 여성혐오성 발언을 자주 해온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여전히 공화당에서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고, 경쟁자들이 헤일리가 여성임을 부각하는 네거티브 공세를 퍼붓고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에서 종종 여성의 지적 능력을 비하하는 취지로 사용되는 표현인 ‘새 대가리(bird brain)’로 헤일리를 지칭하고 있다. 올 초 한 라디오 쇼에서는 “(헤일리는) 지나치게 야망이 크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른 경선 주자인 비벡 라마스와미는 지난달 공화당 경선 토론에서 “3인치(7.62cm) 힐을 신은 딕 체니(전 부통령)”라며 헤일리를 비꼬았다. 또 헤일리가 민주당 소속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처럼 자신의 성별을 부각하는 전략을 따르고 있다며 “정체성 정치를 하는 정당(민주당)으로 당적을 바꿔야 한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이 같은 공격을 두고 당내에서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바버라 콤스톡 전 하원의원은 “트럼프가 라마스와미에게 ‘너무 야심차다’고 비판하는 것을 상상할 수 있겠는가. 이런 비난은 여성에게만 가해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과거의 공화당이었다면 성차별적 공격을 비판하는 남성 정치인들이 많았겠지만 트럼프가 여성혐오를 부추긴 이후로 이런 발언이 공공연하게 나오는 작금의 현실이 벌어졌다”고 개탄했다. 한편 미 콜로라도주 대법원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1·6 의사당 난입 사태’ 관련 혐의를 인정해 대선 경선에 참여할 수 없다고 판결한 이후 출마 자격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대선 경합주인 미시간주 대법원은 27일 그의 출마 자격을 법원이 제한할 수 없다고 판단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앞서 19일 콜로라도주 대법원은 2020년 대선 결과에 반발한 극우 강성 인사들이 의사당에 난입한 ‘1·6 사태’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사실상 이를 선동한 것으로 봤다. 또 내란 가담 공직자에 대해 공직을 금지한 수정헌법 14조 3항에 근거해 당내 경선 참여를 금지했다. 하지만 미시간주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해당 헌법 조항을 적용할 수 있는지 여부는 사법이 아닌 정치의 영역으로, 의회가 판단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앞서 미네소타주와 뉴햄프셔주 등에서도 이와 유사한 판결을 내렸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최근 니키 헤일리 전 주유엔 미국대사가 미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을 앞두고 지지율 상승세를 타자 당내 남성 경쟁자들의 노골적인 성차별 공격 대상이 됐다고 미 워싱턴포스트(WP)가 전했다.27일 WP는 공화당 최초의 여성 대선 후보가 되기 위해 도전한 헤일리 전 대사가 역경에 직면했다고 분석했다. 평소 여성혐오성 발언을 자주 해온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여전히 공화당에서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고, 경쟁자들이 헤일리가 여성임을 부각하는 네거티브 공세를 퍼붓고 있다는 것이다.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에서 종종 여성의 지적 능력을 비하하는 취지로 사용되는 표현인 ‘새 대가리(bird brain)’로 헤일리를 지칭하고 있다. 올 초 한 라디오 쇼에서는 “(헤일리는) 지나치게 야망이 크다”고 말하기도 했다.다른 경선 주자인 비벡 라마스와미는 지난달 공화당 경선 토론에서 “3인치(7.62cm) 힐을 신은 딕 체니(전 부통령)”라며 헤일리를 비꼬았다. 또 헤일리가 민주당 소속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처럼 자신의 성별을 부각하는 전략을 따르고 있다며 “정체성 정치를 하는 정당(민주당)으로 당적을 바꿔야 한다”고 비난하기도 했다.이 같은 공격을 두고 당내에서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바버라 콤스톡 전 하원의원은 “트럼프가 라마스와미에게 ‘너무 야심차다’고 비판하는 것을 상상할 수 있겠는가. 이런 비난은 여성에게만 가해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과거의 공화당이었다면 성차별적 공격을 비판하는 남성 정치인들이 많았겠지만 트럼프가 여성혐오를 부추긴 이후로 이런 발언이 공공연하게 나오는 작금의 현실이 벌어졌다”고 개탄했다. 한편 미 콜로라도주 대법원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1·6 의사당 난입 사태’ 관련 혐의를 인정해 대선 경선에 참여할 수 없다고 판결한 이후 출마 자격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대선 경합주인 미시간주 대법원은 27일 그의 출마 자격을 법원이 제한할 수 없다고 판단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앞서 19일 콜로라도주 대법원은 2020년 대선 결과에 반발한 극우 강성 인사들이 의사당에 난입한 ‘1·6 사태’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사실상 이를 선동한 것으로 봤다. 또 내란 가담 공직자에 대해 공직을 금지한 수정헌법 14조 3항에 근거해 당내 경선 참여를 금지했다. 하지만 미시간주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해당 헌법 조항을 적용할 수 있는지 여부는 사법이 아닌 정치의 영역으로, 의회가 판단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앞서 미네소타주와 뉴햄프셔주 등에서도 이와 유사한 판결을 내렸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예멘 후티 반군이 홍해를 지나는 민간 선박을 잇달아 공격하면서 원유 수급 불안이 커지자 국제유가가 지난달 말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말 들어 안정세에 접어들던 국제유가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간 전쟁에 따른 중동 정세 격랑으로 다시 2%대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세계 물가에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국제유가를 보여주는 지표인 내년 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26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전날보다 2.7%(2.01달러) 상승한 배럴당 75.7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북해산 브렌트유 역시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2.5%(2달러) 오른 배럴당 81.07달러에 거래됐다. 모두 지난달 30일 이후 최고가다. 이날 후티 반군이 홍해를 통행하던 ‘MSC 유나이티드’ 컨테이너 선박을 향해 다시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발표하면서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지자 유가를 자극한 것으로 분석된다. 야히아 사리 후티 반군 대변인은 후티가 운영하는 알마시라 TV로 생중계된 발표에서 선박 공격 사실을 밝히며 “후티 군대는 가자지구에 필요한 식량과 의약품이 반입될 때까지 홍해와 아라비아해에서 이스라엘 선박이나 팔레스타인 항구로 향하는 선박에 대한 공격을 계속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스라엘과 무관한 민간 선박들이 잇달아 후티 반군에 나포되거나 공격을 당하면서 주요 해운사들이 홍해를 통한 운항을 중단했다. 홍해는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최단 항로로 주요 글로벌 운송 경로 중 하나다. 미국은 24일 홍해를 지나는 선박을 보호하기 위해 다국적 함대를 출범시켰다. 미군은 26일 후티 반군의 선박 공격에 대한 대응으로 이들이 홍해 남부에서 운용하는 드론 12대와 탄도미사일 3대, 지상 공격 순항미사일 2대를 격추했다. 다국적 함대 출범에 힘입어 세계 2위 해운업체인 머스크사를 비롯해 프랑스와 독일 등 각국의 글로벌 선사들이 홍해 복귀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로이터통신은 여러 해운사들이 홍해 대신 남아프리카 희망봉 등으로 운송 경로를 변경하고 있지만 아직은 물류 공급에 큰 영향이 없다는 평가를 내놨다. 실제로 국제유가는 최근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지만 고점 대비 약 6% 하락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홍해 루트 불안정이 장기화되면 인플레이션 압력이 다시 확대될 우려가 있다. 25일 글로벌 해운·항공화물 운임 분석기관 제네타는 수에즈·파나마운하의 동시 차질로 내년 초까지 해운 운임이 최대 2배로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이 지역은 방문하기 어려운 것은 물론이고 편지를 보내는 것조차 거의 불가능하다. 세계에서 가장 고립된 곳이다.” 러시아의 대표적인 야권 지도자이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적인 알렉세이 나발니(47·사진)가 내년 3월 러시아 대선을 앞두고 외딴 시베리아 감옥으로 이감된 사실을 확인한 뒤 그의 측근이 한 말이다. 나발니 대변인인 키라 야르미시는 25일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야말로-네네츠 자치구 하르프 지역의 교도소에서 나발니를 찾았다”고 밝혔다. 나발니는 이전까지 모스크바에서 동쪽으로 약 235km 떨어진 멜레코보 교도소에 수감돼 있었다. 하지만 이달 6일 변호인과의 접견을 마지막으로 행방이 묘연해졌다. 이곳으로 이감되는 과정에서 측근들과의 연락이 차단된 것으로 보인다. 26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북극권의 영구 동토층에 위치한 이 교도소는 겨울이면 영하 20도 밑으로 떨어지는 혹한으로 악명이 높다. 이 때문에 주로 중범죄자들을 수감시켜 ‘북극 늑대’ 교도소로도 불린다. 모스크바에서 북동쪽으로 약 1900km 떨어져 있고, 1950년대 소련의 강제노동수용소인 ‘굴라크’에서도 가장 가혹한 탄광으로 꼽힌 보르쿠타에서 약 100km 더 가야 한다. 나발니의 동료이자 반부패재단(ACF) 대표인 이반 즈다노프는 “정부가 대선이 다가오기 전에 나발니를 이곳에 고립시킨 것”이라고 주장했다. 교도소 내 나발니의 산책 공간이라며 공개한 사진을 보면 성인 한 명이 겨우 다닐 수 있을 정도로 비좁고 사방이 콘크리트로 막혀 있다. 미국 국무부는 이날 나발니의 소재가 파악된 것을 환영하는 성명을 내고 “나발니를 조건 없이 석방하라”며 러시아의 반체제 인사 탄압을 규탄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이집트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양측에 인질 전원 석방 및 전면 휴전을 위한 ‘3단계 종전안’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은 전달받은 제안을 토대로 협상 재개를 검토할 예정이지만, 크리스마스 당일까지도 가자지구에 대한 폭격을 이어가는 등 공세의 고삐를 풀지 않는 모습이다. 25일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은 평화 협상을 중재 중인 이집트가 양측에 2주간 휴전을 시작으로 전쟁 전면 종식을 목표로 하는 ‘3단계 종전안’을 제안했으며 “이스라엘 관리들이 종전안 초안을 전면적으로 거부하진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 전시내각이 이 초안을 토대로 협상에 나설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전쟁 국면에서 양측 협상을 위한 종전안 내용이 공개된 것은 처음이다. 이에 따르면 1단계에선 하마스가 이스라엘 여성과 미성년자, 노인 남성 등 인질 40명을 석방하고 2주간 전투를 중단한다. 이스라엘은 그 대가로 팔레스타인 포로 120명을 풀어주게 된다. 지난달 말 일시 휴전 시 조건을 그대로 적용하게 된다. 2단계에선 현재 요르단강 서안지구의 팔레스타인자치정부(PA)를 이끄는 파타당, 가자지구를 통치해온 하마스 등 다수 정파를 통합하는 ‘팔레스타인 국민 회담’을 열고 가자지구에 긴급 안보 정부를 수립하는 방안을 논의한다. 해당 정부는 향후 인도적 지원 및 재건, 선거 등도 감독하게 된다. 3단계는 전면 휴전 단계로, 억류된 이스라엘 인질 전원을 석방하고 팔레스타인 죄수를 맞교환하며 사실상 종전을 공식 선언한다.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에서 완전 철수하며 팔레스타인 난민들의 귀향이 허용된다. 다반 이스라엘군(IDF)의 공세 수위는 잦아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23, 24일 IDF가 가자지구 중부의 난민 캠프 등 세 곳을 공습했다고 보도했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24일 하루에만 IDF 공격으로 마가지 난민 캠프 등에서 적어도 70명이 숨졌다고 주장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대국민 연설에서 “전쟁은 큰 비용을 요구하지만 우리는 계속해서 싸울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통화도 언급하며 “(미국에)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승리할 때까지 싸울 것이라 전했다”고 말했다. 전투가 치열해지면서 예수 그리스도가 탄생한 곳으로 알려진 베들레헴은 이번 크리스마스에 애도 분위기로 뒤덮였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가톨릭 프란치스코 교황은 24일 바티칸 성베드로 대성당 크리스마스 미사에서 “우리 마음은 헛된 전쟁 논리에 의해 평화의 왕이 다시 한번 거부당하는 베들레헴에 있다”며 평화를 호소했다.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이집트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양측에 인질 전원 석방 및 전면 휴전을 위한 ‘3단계 종전안’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은 전달받은 제안을 토대로 협상 재개를 검토할 예정이지만, 크리스마스 당일까지도 가자지구에 대한 폭격을 이어가는 등 공세의 고삐를 풀지 않는 모습이다. 25일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은 평화 협상을 중재 중인 이집트가 양측에 2주간 휴전을 시작으로 전쟁 전면 종식을 목표로 하는 ‘3단계 종전안’을 제안했으며 “이스라엘 관리들이 종전안 초안을 전면적으로 거부하진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 전시내각이 이 초안을 토대로 협상에 나설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전쟁 국면에서 양측 협상을 위한 종전안 내용이 공개된 것은 처음이다. 이에 따르면 1단계에선 하마스가 이스라엘 여성과 미성년자, 노인 남성 등 인질 40명을 석방하고 2주간 전투를 중단한다. 이스라엘은 그 대가로 팔레스타인 포로 120명을 풀어주게 된다. 지난달 말 일시 휴전 시 조건을 그대로 적용하게 된다.2단계에선 현재 요르단강 서안지구의 팔레스타인자치정부(PA)를 이끄는 파타당, 가자지구f를 통치해온 하마스 등 다수 정파를 통합하는 ‘팔레스타인 국민 회담’을 열고 가자지구에 긴급 안보 정부를 수립하는 방안을 논의한다. 해당 정부는 향후 인도적 지원 및 재건, 선거 등도 감독하게 된다. 3단계는 전면 휴전 단계로, 억류된 이스라엘 인질 전원을 석방하고 팔레스타인 죄수를 맞교환하며 사실상 종전을 공식 선언한다.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에서 완전 철수하며 팔레스타인 난민들의 귀향이 허용된다.다반 이스라엘군(IDF)의 공세 수위는 잦아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23, 24일 IDF가 가자지구 중부의 난민 캠프 등 세 곳을 공습했다고 보도했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24일 하루에만 IDF 공격으로 마가지 난민 캠프 등에서 적어도 70명이 숨졌다고 주장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대국민 연설에서 “전쟁은 큰 비용을 요구하지만 우리는 계속해서 싸울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통화도 언급하며 “(미국에)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승리할 때까지 싸울 것이라 전했다”고 말했다. 전투가 치열해지면서 예수 그리스도가 탄생한 곳으로 알려진 베들레헴은 이번 크리스마스에 애도 분위기로 뒤덮였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가톨릭 프란치스코 교황은 24일 바티칸 성베드로 대성당 크리스마스 미사에서 “우리 마음은 헛된 전쟁 논리에 의해 평화의 왕이 다시 한 번 거부당하는 베들레헴에 있다”며 평화를 호소했다. 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이스라엘군(IDF)이 크리스마스 이브에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하마스 근거지에 대한 공격 강도를 높였다. 23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통화에서 IDF 공격의 저(低)강도 전환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아직까지 실효는 없어 보인다.미 워싱턴포스트(WP)는 23, 24일 이틀간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중부 알마가지와 뷰레지의 난민 캠프 등 세 곳을 공습했다고 24일 보도했다.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장악한 가자지구 보건부는 24일 하루 IDF 공격으로 알 마가지 난민 캠프 등에서 적어도 70명이 숨졌다고 주장했다. 알 마가지 난민 캠프 공습에 대해 IDF 측은 “확인하는 중”이라고 AFP 통신에 밝혔다.22일부터 사흘간 공격에서 IDF 장병 15명이 전사했지만 이스라엘은 하마스 제거 등의 목표를 이룰 때까지는 전쟁을 지속하겠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는 24일 대국민 연설에서 “전쟁은 매우 큰 비용을 요구하지만 우리는 계속해서 싸울 수밖에 없다”면서 “(하마스에 대한) 공격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과의 통화를 언급하며 “(미국에)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승리할 때까지 싸울 것이라 전했고 미국은 이를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또 중동 전쟁 초기 미 정부가 헤즈볼라에 대한 선제 공격을 만류했다는 23일 미 언론 보도를 부인하며 “미국은 이스라엘 군사 활동을 억제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미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국제 사회의 휴전 요구 압력이 커지면서 이스라엘이 공격 강도를 조절할 것 같은 모습을 최근 보였지만 바이든 대통령과의 통화 하루 만에 네타냐후 총리가 다시 호전적인 태도를 취했다”고 분석했다.가자지구 전투가 치열해지면서 예수 그리스도가 탄생한 곳으로 알려진 베들레헴은 이번 크리스마스에 애도 분위기로 뒤덮였다고 NYT가 보도했다. 팔레스타인 요르단강 서안지구에 있는 베들레헴의 개신교 교회 문터 아이작 담임목사는 “매일 건물 잔해에서 아이들을 끌어내는 장면을 뉴스로 본다”며 “우리는 이제 가자지구 건물 잔해 아래서 신(神)을 찾는다”고 애통해 했다.가톨릭 프란치스코 교황은 24일 바티칸 성베드로 대성당 크리스마스 미사에서 세계 평화를 호소했다. 이스라엘이나 가자지구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교황은 “오늘 밤 우리 마음은 헛된 전쟁 논리에 의해 평화의 왕이 다시 한번 거부당하는 베들레헴에 있다”며 “그분은 오늘날에도 세상에서 설 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네덜란드, 이탈리아, 핀란드, 스웨덴 등 유럽 주요국에서 강력한 반(反)난민 정책을 내세우는 극우 성향 정당과 지도자가 속속 약진하고 있다. 이들은 입을 모아 “난민의 신규 유입을 불허하고 기존 난민이라도 우리나라에 동화되려는 노력이 없으면 추방하겠다”고 외친다. 극우 성향이 아닌 지도자가 집권한 영국 등에서도 난민을 제3국으로 보내려는 ‘난민의 외주화’ 시도가 한창이다. 이는 2011년 시리아 내전 발발, 2021년 아프가니스탄 수니파 무장단체 탈레반의 재집권,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올해 초 튀르키예(터키) 남부와 시리아 북부의 강진, 9월 모로코 강진 등으로 10년 넘게 이들 나라의 난민이 속속 유럽으로 몰려드는 현실과도 무관하지 않다. 올 10월 7일 이스라엘에 대한 선제 공격을 단행해 민간인을 납치하고 학살한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행보 또한 유럽 전반의 반난민, 반이슬람 기조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와중에 유럽연합(EU) 최대 경제대국 독일이 최근 연거푸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고 다른 국가의 경제 상황 또한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난민을 바라보는 유럽 전반의 시선이 점점 차가워지고 있다. 난민을 둘러싼 사회 갈등도 심각하다. 성장을 중시하는 우파 진영은 “난민으로 유럽 전체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고 주장하나 인권과 연대에 무게를 두는 좌파는 “난민을 소포처럼 처리해선 안 된다”고 맞선다. 주제프 보렐 EU 외교담당 집행위원은 최근 가디언에 “난민을 둘러싼 논란이 EU를 해체시키는 힘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反이민’ 기치 내건 극우 정당 돌풍지난달 22일 네덜란드 조기 총선에서 극우 성향 자유당이 하원 150석 중 37석(24.7%)을 차지하며 원내 1당에 올랐다. ‘네덜란드의 트럼프’로 불리는 헤이르트 빌더르스 자유당 대표는 승리 직후 “망명과 이민 쓰나미를 종식시키겠다”고 외쳤다. 과거에도 “길거리의 모로코인 쓰레기를 치우겠다”는 과격한 발언을 일삼았던 인물이다. 그가 연정 구성에 성공해 총리에 오르면 대대적인 반난민 정책의 실행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올 4월 핀란드 총선에서도 극우 핀란드인당이 2015년 의회 입성 8년 만에 원내 2당 자리에 올랐다. 핀란드인당은 중도 우파 국민연합당이 이끄는 연정에 참여했다. “길거리 갱단과 젊은 범죄자 대부분이 이민자”라고 주장하는 리카 푸라 핀란드인당 대표는 현 연정에서 부총리 겸 재무장관을 맡고 있다. 현 연정은 연간 1050명인 난민 수용 규모를 500명으로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9월 스웨덴 총선에서도 백인우월주의와 빈이민 기치를 내건 극우 스웨덴민주당이 원내 제2당에 올랐다. 임미 오케손 스웨덴민주당 대표 또한 “스웨덴어를 모르고 범죄만 저지르는 이들을 추방해야 한다”며 “시리아, 아프가니스탄, 소말리아 등에서 온 난민은 스웨덴에 통합되지도 않고 범죄를 저지르는 비율도 높다”고 했다. 2010년부터 장기 집권 중인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는 “유럽인과 비(非)유럽인이 섞인 국가는 국가가 아니다”라고 할 정도로 난민에게 적대적이다.● ‘죽음의 바다’ 오명 쓴 지중해유럽 난민 위기는 고조되고 있다. 유엔 국제이주기구(IOM) 통계에 따르면 올 1∼11월 배를 타고 유럽으로 향하던 난민 가운데 2510명이 숨졌거나 실종됐다. 시리아 난민이 대거 유럽으로 몰려온 후폭풍이 가시지 않았던 2016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유럽으로 오는 불법 입국자의 숫자 또한 급증했다. EU 역외 국경관리기관 ‘프론텍스’에 따르면 올해 1∼11월 불법 입국 건수는 35만530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7% 늘었다. 역시 2016년 이후 가장 많은 숫자다. 이들 난민을 태우고 유럽으로 오는 배는 불법 밀수업자가 운영하기에 안전장치가 없다. 수용 인원도 지켜지지 않아 침몰 사고가 종종 일어난다. 난민들이 유럽으로 오는 주요 통로인 지중해에 ‘죽음의 바다’ ‘유럽 최대 공동묘지’라는 달갑지 않은 별명이 붙은 이유다. 올 6월에는 약 750명의 난민을 태우고 이탈리아로 가던 낡은 난민선 ‘아드리아나’호가 그리스 바다에서 침몰했다. 생존자는 100여 명에 불과했다. 특히 그리스 해안경비대가 침몰 사실을 인지하고도 구조 작업을 펼치지 않아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생존자 증언, 이 배의 항로 등을 분석한 결과 침몰 13시간 전부터 아드리아나호가 구조 신호를 보냈지만 그리스 당국이 무시했다며 “모두가 침몰 사실을 알았지만 아무도 돕지 않았다”고 폭로했다. 유럽의 정치 지형이 우경화하면서 주요국이 난민에게 배타적인 태도를 취한 것 또한 대규모 피해로 이어졌다고 진단했다. ● 英-伊 “난민을 제3국으로”영국, 이탈리아 등에서는 자국 난민을 제3국으로 보내는 시도가 한창이다. 리시 수낵 영국 총리는 6일 아프리카 르완다에 일부 불법 입국자를 보내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영국은 지난해 4월부터 불법으로 온 이주민을 6400km 떨어진 르완다로 보내는 대신 총 1억4000만 파운드(약 2300억 원)를 지급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이주민을 다 수용하기도 어렵고 비인도적으로 내쫓기도 어렵우니 강대국 원조가 시급한 저개발국을 끌어들여 고안한 일종의 고육지책이다. 이 합의에 따라 르완다로 간 불법 이민자들은 현지 수용소에서 난민 심사를 받는다. 그곳에서 본국으로 돌아가거나 제3국에 망명 신청을 할 수 있다. 르완다 입장에선 안 쓰는 땅에 난민 수용소를 지어 큰돈을 벌 수 있으니 마다할 필요가 없다. 지난달 대법원은 “르완다가 안전하지 않다”며 이 계획에 일시 제동을 걸었다. 하지만 수낵 정권은 아랑곳하지 않고 불법 난민의 아프리카행을 관철시키겠다는 각오가 대단하다. 영국의 발표 후 덴마크, 오스트리아 또한 르완다와 비슷한 협정을 맺으려는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이탈리아 최초의 여성 총리이자 최초의 극우정당 출신 총리로 취임한 조르자 멜로니 총리 또한 지난달 “알바니아에 불법 이민자를 최대 수천 명 수용할 수 있는 시설을 만들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탈리아 해안에서 구조한 이주민들을 곧바로 알바니아 북서부 항구도시 셴진으로 옮기겠다는 것이다. 이주민들은 최대 28일이 걸리는 망명 신청 심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셴진에 지어질 수용 시설을 벗어날 수 없다. 멜로니 총리는 “난민 문제의 유일한 해결법은 이들의 출발을 막는 것”이라고 말할 만큼 반난민 성향이 강하다. 유럽의 인도적 난민 수용을 주도해온 독일마저 다르지 않다. 2015년 앙겔라 메르켈 당시 총리는 100만 명 이상의 시리아 난민을 수용해 전 세계적인 관심을 받았다. 메르켈 전 총리가 속한 중도우파 기독민주당에서는 최근 “이탈리아처럼 제3국에 망명 접수 센터를 만들자”는 논의가 한창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유럽 곳곳에서 극우파가 약진하자 중도우파 정당까지 경쟁적으로 나서서 이민 강경책을 펴고 있다고 진단했다. 최근 EU 또한 내년 4월까지 ‘신규 이주·난민 협정’을 처리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중동 및 아프리카와 가까운 그리스, 이탈리아에 도착한 망명 신청자를 회원국이 경제 및 인구 규모에 따라 나눠 수용하고 수용하기 싫으면 난민 1인당 2만 유로(약 2800만 원)의 기금을 내도록 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또한 망명을 거부당한 이민자를 ‘안전한 제3국’으로 추방하되 안전한 국가에 대한 판단은 회원국이 개별적으로 내리도록 했다. 난민 추방 기준을 느슨하게 만들어 추방을 쉽게 만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난민 떠넘기기’도 한창각국이 난민 수용을 서로 떠넘기는 모습도 역력하다. 중도좌파 성향인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올 9월 “지중해의 난민을 구조하는 각종 비정부기구(NGO)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멜로니 총리는 즉각 “이탈리아와 상의 없이 불법 구조 활동을 지원하기로 한 사실에 경악했다”며 발끈했다. 지중해와 면한 이탈리아가 난민으로 인한 온갖 피해를 다 떠안는데, 독일은 국제사회에 자국 이미지를 좋게 포장하기에 바쁘다는 의미다. 영국과 프랑스 또한 영불해협에서 밀항선 전복 사고로 여성과 어린이들이 잇따라 사망하자 날 선 책임 공방을 벌여 왔다. 한때 자국 영해에서 상대국의 조업권을 제한할 정도로 관계가 악화 일로를 달렸지만 올 3월 수낵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통해 겨우 협력하기로 했다. 하지만 일시적 화해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대만이 세계 속에서 당당히 인정받을지, 중국에 무시당할지를 선택하라.”(집권 민진당의 라이칭더 대선 후보) “대만의 상당 부분을 중국에 개방하고 대만 기업인이 중국에서 권익을 보장받도록 하겠다.”(제1야당 국민당의 허우유이 후보) 내년 1월 13일 치러지는 대만 총통 선거가 꼭 30일 앞으로 다가왔다. 2024년은 대만은 물론 한국 미국 러시아 인도 멕시코 등 전 세계 약 40개국에서 대선과 총선이 실시돼 지구 인구의 절반인 최소 42억 명이 선거에 참여하는 ‘슈퍼 선거의 해’다. 대만 총통 선거는 이 중 첫 선거일 뿐 아니라 미국과 중국의 패권 갈등이 전쟁을 방불케 하는 와중에 치러지는 일종의 ‘미중 대리전’이어서 각별한 관심을 받고 있다. 대만 내부의 세대, 지역 갈등 또한 상당하다. 이런 복잡한 상황을 반영하듯 집권 민진당의 라이칭더(賴淸德·64) 후보 겸 부총통과 제1야당 국민당의 허우유이(侯友宜·66) 후보 겸 신베이시장은 오차범위 안에서 초접전을 벌이고 있다. 누가 최종 승자가 되건 2위 후보와의 격차가 매우 근소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승자는 내년 5월부터 4년 임기를 시작한다.● 라이칭더 vs 허우유이 초접전현재 구도는 ‘2강(强) 1중(中)’ 양상이다. 현지 인터넷 매체 미려도전자보(美麗島電子報)가 12일 발표한 최신 여론조사에 따르면 ‘반(反)중국 친(親)미국’ 성향이 강한 라이 후보의 지지율은 35.1%를 기록했다. ‘중국과의 협력 확대’를 외치는 허우 후보의 지지율은 32.5%로 둘의 격차가 2.6%포인트에 불과하다. 이 여론조사의 신뢰 수준은 95%, 오차범위는 ±2.8%포인트다. 두 후보의 격차가 오차범위 내에 있다. 제2야당 민중당의 커원저(柯文哲·64) 후보는 17.0%를 얻었다. 6∼8일 같은 매체의 조사 때는 라이 후보의 지지율이 37.8%, 허우 후보는 32.6%였다. 당시 5.2%포인트에 달했던 격차가 며칠 만에 절반으로 줄었다. 라이 후보는 대선 과정에서 내내 선두를 지켰지만 나머지 후보와의 격차를 좀처럼 벌리지 못하고 있다. 그는 “대만은 세계 민주주의의 최우수 선수(MVP·Most Valuable Player)”라고 주장할 만큼 반중 성향이 강하다. 민진당 지지세가 강한 남부 등의 고정표가 확실하나 과거 텃밭으로 꼽혔던 젊은층의 이탈 조짐, 최근 고향 집의 불법 건축 논란 등으로 지지율이 30%대에 갇혔다. 커 후보의 선전 또한 라이 후보에게 불리한 양상이다. 특히 젊은층이 라이 후보 대신 커 후보를 선택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고 중국시보가 13일 분석했다. 민중당은 7일부터 매일 8시간씩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운영하며 젊은층 공략에 나섰다. 롄허보 또한 “민중당이 온라인을 장악했다”고 평했다. 익명을 요구한 타이베이 시민 A 씨(25·회사원)는 소셜미디어 메시징앱을 통한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대만을 억압하는데도 국민당의 친중 노선이 과하다. 이에 대한 반감으로 라이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반면 또 다른 시민 차이화 씨(25)는 “라이 후보가 당선되면 중국이 대만에 해를 끼칠 것이 걱정된다. 그래서 커 후보를 찍겠다”고 했다. 허우 후보는 대선 과정에서 줄곧 커 후보와의 야권 단일화를 추진했다. 하지만 최종 후보 선정 방식 등을 둘러싼 이견이 커 지난달 말 단일화가 결렬됐다. 이때만 해도 라이 후보가 낙승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많았지만 허우 후보는 국민당의 주요 지지층인 고령층 등 외 청년층을 적극 공략하며 격차를 야금야금 좁히고 있다. 그가 8일 내놓은 청년층의 주택 구입 지원 정책이 대표적이다. 청년이 생애 첫 주택을 구입할 때 계약금 일부를 면제해주고 1500만 대만달러(약 6억 원)까지 대출을 지원하겠다는 내용이다.● 中 개입, 판세 영향 줄 남은 변수 중국이 어떤 식으로든 총통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 할 것이란 우려가 여전하다. 주펑롄(朱鳳蓮) 중국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대변인은 13일 관련 질문을 받고 “대만 선거는 순전히 중국 내부의 사무에 속한다”고 답했다. 이어 “선거에 관한 어떤 외부 세력의 간섭도 용납하지 않는다”며 미국을 겨냥했다. 최근 주대만 미국대사관 격인 ‘미국재대만협회(AIT)’의 샌드라 우드커크 타이베이 사무처장이 “외부 세력(중국)이 선거를 조작할 목적으로 사이버 공격과 정보 조작을 하고 있다”고 주장한 데 대한 반박 성격이다. 중국의 군사 위협 또한 고조되고 있다. 13일 로이터통신은 중국의 해군과 공군이 대만 해역에서 4차례 합동 기동훈련을 펼쳤다고 전했다. 11일에도 중국 항공모함 산둥함이 이끄는 해군 전단이 대만해협을 통과했다. 10일 중국 쓰촨성에서 발사된 ‘창정-2D’ 로켓은 대만 남서쪽 영공을 통과했다. 젊은 남성 유권자 사이에서는 당장 다음 달부터 군 의무복무 기간이 기존 4개월에서 1년으로 늘어나는 것에 대한 반발도 크다. 라이 후보의 러닝메이트인 샤오메이친(蕭美琴·52) 민진당 부통령 후보는 최근 복무 기간 단축 가능성에 관한 질문을 받고 “대만인이 자신을 지킬 결심을 해야 외부에서도 도움을 준다”고 일축했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홍콩 시민은 이제 선거가 무의미하다고 느끼기 시작했다.” 10일 치러진 홍콩 구의원 선거의 투표율은 27.5%였다. 1997년 홍콩 반환 후 역대 최저치다. 이번 선거는 ‘애국자에 의한 홍콩 통치’를 기조로 친(親)중국 인사의 출마만 가능하도록 2021년 선거 제도를 개편한 후 처음 치러지는 구의원 선거였다. 그런 만큼 ‘당선자’가 아닌 ‘투표율’이 주목받았다. 투표율이 낮으면 중국에 대한 홍콩 시민의 반감이 상당하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이를 알고 있는 홍콩 당국은 투표 시간을 연장하고, 사실상 돈까지 뿌려 투표를 독려했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중국의 거듭된 민주주의 말살 시도에 홍콩 시민들이 ‘투표 거부’로 분명한 정치적 의사를 나타냈다는 진단이 나온다. 존 리 홍콩 행정장관은 “이번 선거는 애국자가 홍콩을 통치한다는 원칙을 구현하는 마지막 퍼즐”이라며 투표율 저조의 의미를 애써 축소했다. 경찰은 최소 6명의 반중 인사를 선거 방해 혐의로 체포하며 계속 반대파를 탄압할 뜻을 분명히 했다.● 무위로 돌아간 투표 독려 시도 11일 홍콩 선거관리위원회는 전날 치러진 제7회 구의원 선거의 최종 투표율이 27.5%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범죄인을 중국 본토로 송환할 수 있는 ‘범죄인인도법’(일명 송환법) 도입 반대 시위로 홍콩 전역에 반중 여론이 거센 가운데 치러진 2019년 선거 때 민주화 열망에 힘입어 투표율이 71.2%에 달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이전 최저치인 1999년 구의원 선거(35.8%)보다도 8.3%포인트가 낮다. 당국은 이번 선거를 앞두고 주민들이 직접투표로 선출하던 지역구 의석을 기존 452석에서 88석으로 대폭 줄였다. 나머지 의석은 간접 선출하거나 당국이 임명하는 자리로 바꿨다. 이로 인해 전체 470석인 구의회가 모두 친중 인사들로 꾸려지게 돼 유권자 관심이 저조할 수밖에 없었다. 민주 진영 인사인 레몬 웡은 영국 일간 가디언에 “친중 유권자조차 모든 후보가 동일한데 왜 투표를 해야 하는지 자문하고 있다. 모두 선거가 무의미하다고 느끼기 시작했다”고 냉소했다. 투표율 저조를 예감한 당국은 투표율을 높이기 위해 각종 수단을 동원했다. 투표 당일에는 전산 고장이라는 석연찮은 이유로 이날 오전 8시 반부터 오후 10시 반까지였던 투표 시간을 11일 0시까지 90분 연장했다. 젊은층에 비해 친중 성향이 강한 노인 유권자를 공략하기 위해 각 요양원에 2만 홍콩달러(약 338만 원)씩 지급해 요양원에서 투표소까지 노인들을 실어나를 미니버스를 마련할 수 있도록 했다. 투표소에서는 투표를 마친 이들에게 ‘투표 감사 카드’도 나눠줬다. 당국이 해당 카드를 투표 여부를 판별할 증거로 활용하려는 것 아니냐는 소문 속에 온라인에는 이 카드를 500홍콩달러(약 8만4000원)에 팔겠다는 글도 올라왔다.● 멀어지는 일국양제중국은 송환법 반대 시위 후 1997년 홍콩 반환 당시 시민들에게 선언한 ‘일국양제(一國兩制·1국가 2체제)’ 방침을 속속 무효화하고 있다. 2047년까지 50년간 홍콩에는 중국과 다른 체제를 적용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고 사실상 직접 통치를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당국은 2020년 반중 활동에 최대 무기징역이 가능한 국가보안법을 제정했다. 한 해 뒤에는 선거 제도를 개편해 ‘애국자치항(愛國者治港·애국자에 의한 홍콩 통치)’ 원칙을 내세웠다. 이에 따라 모든 선거에서 개별 후보자에 대해 ‘애국’이라는 명분으로 친중 성향인지를 판별하는 후보자 자격심사위원회를 설치하고, 충성 서약도 받는다. 민주 진영 인사가 선거에 나서는 일이 원천적으로 가로막혔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존 번스 홍콩대 명예교수는 “투표하지 않는 것 말고는 홍콩 시민이 불만을 표출할 방법이 없다”고 진단했다. 27.5%라는 투표율도 그나마 당국이 투표를 독려한 결과라고 꼬집었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영국 찰스 3세 국왕 부부와 윌리엄 왕세자 가족이 서로 상반된 느낌의 왕실 성탄절 카드용 가족사진을 공개했다. 영국 왕실은 매년 성탄절을 맞아 왕실 친족과 지인, 후원자, 영연방 국가 및 해외 외교관 등 수백 명에게 카드를 보낸다. 9일 왕세자 부부 공식 거처인 켄싱턴궁이 공개한 가족사진에서 윌리엄 왕세자 및 캐서린 왕세자빈과 세 자녀는 흰 셔츠와 청바지 차림을 하고 편안한 미소를 짓고 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왕세자 가족이 기존 왕실 사진작가 대신 보그, 에스콰이어 같은 패션 전문 잡지에서 일한 사진작가 조시 시너 작품을 보고 그에게 촬영을 맡겼다고 전했다. 대중과 거리감을 좁히려는 왕세자 부부의 생각을 엿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찰스 국왕 부부 사진은 전통적인 왕실 분위기를 담았다. 올 5월 대관식 직후 수십 년 베테랑 영국 왕실 사진가 휴고 버낸드가 버킹엄궁에서 찍은 것으로 대관식 복장에 왕관을 쓰고 긴 망토를 두른 근엄한 모습(사진)이다. 텔레그래프는 이 사진들이 영국 군주제의 현재와 미래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평가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북한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량으로 무기를 공급하고 있다며 “규모가 매우 크다”고 우려했다. 우리 정부 또한 북한이 러시아에 100만 발 이상의 포탄을 제공했으며, 북한의 3차 정찰위성 발사 때도 러시아가 도움을 준 정황을 포착했다고 최근 밝혔다.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인터뷰에서 “북한이 122㎜ 및 152㎜ 포탄, 125㎜ 전차 포탄 등 포탄 약 100만 발을 러시아에 공급하고 있다”면서 “다연장 로켓 시스템 등도 틀림없이 공급하고 있다”고 공개했다. 이들 무기가 모두 옛 소련 규격이라 러시아군이 이용하기 용이하다는 점도 밝혔다.그는 “러시아가 충분한 탄약을 생산하지 못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또 (북한 외에도) 러시아에 무기를 공급하려는 나라들이 더 있다”고 했다. 이들에게 무기 공급을 중단하라고 촉구하고 있지만 쉽지 않다는 뜻도 드러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북한 병사가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싸우고 있다는 소문에 대해선 “전쟁터에는 다양한 여권을 가진 용병과 죄수가 있다”며 “북한 등 다른 나라 국가의 병사가 단 한 명이라도 우크라이나의 포로가 된다면 그 때 관련 사실을 공개하겠다”고 답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린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 참여하는 한국, 미국, 일본, 프랑스, 네덜란드 등 22개국이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 2050년까지 원자력에너지를 지금보다 3배 늘리기로 하는 선언문을 1일(현지 시간) 채택했다. 이날 미국 에너지부가 공개한 선언문에 따르면 22개국은 “2050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탄소중립을 달성하고, 지구 온도 상승을 섭씨 1.5도로 유지하는 데 있어 원자력에너지의 역할이 핵심적임을 인정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원자력에너지를 ‘청정에너지’로도 적시했다. 또 원자력에너지에 대한 투자 확대, 소형모듈원자로(SMR) 등 첨단 원자로의 개발 및 건설 지원을 위한 자금을 마련할 수 있도록 세계은행(WB) 등 국제금융기구를 대상으로 관련 대출을 장려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선언문은 동시에 원자력발전소의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운영과 비확산 원칙 준수, 폐연료의 책임 있는 관리 등도 약속했다. 이번 선언문에 독일은 참여하지 않았다. 독일은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 일본 후쿠시마원전 폭발 사고 후 자국 내 원전을 대대적으로 폐쇄했고 올해 모든 원전이 문을 닫았다. 하지만 지난해 2월 산유국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유럽의 에너지 가격이 치솟으면서 독일 일각에서도 탈(脫)원전 정책을 재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린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 참여하는 한국, 미국, 일본, 프랑스, 네덜란드 등 22개국이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 2050년까지 원자력에너지를 지금보다 3배 늘리기로 하는 선언문을 1일(현지 시간) 채택했다.이날 미국 에너지부가 공개한 선언문에 따르면 22개국은 “2050년까지 전세계적으로 탄소중립을 달성하고, 지구 온도 상승을 섭씨 1.5도로 유지하는 데 있어 원자력에너지의 역할이 핵심적임을 인정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원자력에너지를 ‘청정에너지’로도 적시했다. 또 원자력에너지에 대한 투자 확대, 소형모듈원자로(SMR) 등 첨단 원자로의 개발 및 건설 지원을 위한 자금을 마련할 수 있도록 세계은행(WB) 등 국제금융기구를 대상으로 관련 대출을 장려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선언문은 동시에 원자력발전소의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운영과 비확산 원칙 준수, 폐연료의 책임 있는 관리 등도 약속했다. 이번 선언문에 독일은 참여하지 않았다. 독일은 2011년 동일본대지진 당시 일본 후쿠시마원전 폭발 사고 후 자국 내 원전을 대대적으로 폐쇄했고 올해 모든 원전이 문을 닫았다. 하지만 지난해 2월 산유국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유럽의 에너지 가격이 치솟으면서 독일 일각에서도 탈(脫)원전 정책을 재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포럼에서 “5년 안에 인간의 기본 지능에 비견할 만한 일반 인공지능(AGI)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뉴욕타임스(NYT)가 주최한 ‘딜북 서밋 2023’ 포럼 연사로 나선 황 CEO는 ‘앞으로 10년 내에 AGI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보는가’라는 물음에 “그렇다”면서 이같이 답했다. 현재의 좁은 인공지능(ANI)이 인간이 설정한 조건하에서 제한된 업무를 수행한다면, AGI는 사람처럼 인지능력을 갖추고 익숙하지 않은 상황에 직면해도 해결책을 찾는 기술로, AI의 다음 단계로 여겨지고 있다. 그는 “만약 AGI를 인간과 ‘경쟁할 만한’ 수준임을 확인해주는 기본 지능 테스트를 통과한 소프트웨어라고 정의한다면, 5년 내로 만날 수 있을 것”이라며 인간과 경쟁하는 AGI가 5년 내 등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다만 그는 “빠른 발전 속도에도 불구하고 AI가 인간의 지능과 동일할 순 없다”고 일축했다. 또한 AI가 인지 및 인식 능력은 갖추었지만, ‘단계별 추론 능력’과 같은 복잡한 지능 활동은 아직 달성하지 못했다고 부연했다. 미국 정부가 반도체 등 주요 기술의 글로벌 공급망에서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디리스킹(derisking·위험 제거) 정책을 펴는 것과 관련해선 “물론 그 길을 가야 한다”면서도 “중국으로부터 공급망을 완전히 독립시킬 때까지 앞으로 10∼20년이 더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황 CEO는 미국의 규제에도 중국과 사업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하기도 했다. 그는 엔비디아와 중국의 관계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우리는 사업을 하는 회사다. 가능한 모두와 사업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앞서 미국이 국가안보를 이유로 대(對)중국 최첨단 반도체 수출을 규제하자 엔비디아는 성능을 낮춘 중국 수출용 AI 반도체를 만들어 거래를 이어왔다. 황 CEO는 “국가안보는 중요하다”면서도 “우리의 기술이 화웨이보다 10년은 앞서 있긴 하지만 현재 중국에는 엔비디아와 경쟁하기 위한 기술을 개발하는 기업들이 50곳이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하면서 유럽에서 전시 중에 발이 묶인 크림반도 유물들이 우크라이나에 반환됐다.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침공으로 힘겨운 전쟁을 치르고 있는 우크라이나가 ‘유물 소유권 전쟁’에서는 승리했다. 우크라이나 국립역사박물관은 28일 돌아온 크림반도 유물 일부를 일반에 공개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 등이 전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이날 공개된 것들을 비롯한 유물 500여 점은 2013년 크림반도 소재 4개 박물관이 ‘스키타이 유물 전시회’를 위해 네덜란드 알라르트 피르손 박물관에 대여한 것이다. 고대 유목민족인 스키타이는 우크라이나, 러시아 등 슬라브족 공동 조상으로 여겨지며 황금 공예로 유명하다. 문제는 네덜란드에서 전시회가 열리던 2014년 크림반도를 러시아가 강제 병합하면서 발생했다. 크림반도 4개 박물관이 유물들의 법적 소유권을 주장하며 네덜란드 법원에 반환 청구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그러나 2016년 암스테르담 법원은 1심에서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이 국제법상 인정되지 않은 만큼 유물은 우크라이나 소유라고 판결했다. 항소심에서도 패한 박물관들은 상고했고 올 6월 네덜란드 대법원은 우크라이나의 유물 소유권을 인정하는 최종 판결을 내렸다. 유물은 이달 27일 우크라이나로 돌아왔다. 이번 소송을 주관한 바실 말리우크 우크라이나 보안국(SBU) 국장은 “(우리) 보물뿐 아니라 역사 일부도 돌려받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유물은 크림반도 것으로 크림반도에 있어야 한다”고 반발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내년 대선 유력 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좀비 마약’ 펜타닐과 불법 이민 문제 해결을 위해 군대를 동원할 수 있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미 대통령이 이런 문제에 군대를 동원하는 것은 불법이 아니라는 해석이 나오며 논란은 더 커지고 있다.대선을 11개월여 남긴 현재 각종 여론조사 지지율 1위를 달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 아이오와 유세에서 “(과거) 재임 중 주로 민주당 집권 주와 도시에서 발생한 폭력 사태를 군대로 진압하려다 가로막혔다”며 “다음 번에는 기다리지 않겠다”면서 뉴욕과 시카고를 범죄소굴로 지칭했다. 재집권하면 샌프란시스코를 비롯한 대도시에서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른 불법 마약 문제 해결을 위해 군대를 동원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라고 AP통신은 27일 보도했다.트럼프 전 대통령은 실제로 재임 중 멕시코 마약 카르텔을 미군이 공격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멕시코 정부 동의가 없는 한 국제법 위반임에도 이 방안은 공화당 지지를 받고 있다고 15일 전했다.NYT는 이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다면 국경 지역에 중남미 불법 이민자 수용소를 짓는 데 군대를 동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불법 이민자 체포 및 억류 같은 ‘극단적 이민 정책’을 펼치는 데도 군이 활용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주방위군이 아닌 미군을 미국 내에서 법 집행에 동원하는 것은 불법이지만 반란법을 발동하면 예외적으로 동원할 수 있어 현실적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언하는 군대 동원을 막을 방안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브레넌사법센터 국가안보 전문가 조셉 넌은 AP에 “대통령이 반란법을 발동하지 않는 것은 대부분 정치적 이유 때문”이라며 “대통령의 반란법 발동을 제약할 수 있는 (법적인) 방법은 별로 없다”고 설명했다.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0년 백인 경찰의 과도한 진압으로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숨지며 ‘흑인 생명은 중요하다(Black Lives Matter)’ 시위가 커지자 반란법 발동을 고려했지만 참모들의 반대로 접은 바 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