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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의 만개한 벚꽃은 보지 못할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한미 정상회담) 결과는 좋았으면 좋겠다. 준비 단단히 많이 하고 간다.”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오후 미국 워싱턴으로 출국하기 전 경기 성남 서울공항으로 배웅 나온 로버트 랩슨 주한 미국 부대사에게 이같이 말했다. 11일(현지 시간) 2시간 남짓 이뤄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만남을 앞두고 막중한 부담과 함께 기대를 내비친 것. 청와대는 이번 원포인트 한미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조기 수확’ 구상을 설명하고 비핵화 대화 재개의 불씨를 지피겠다는 복안이다. 하지만 북-미는 이날 한껏 날 선 메시지를 날리며 팽팽한 긴장감을 이어갔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을 만나 내놓을 비핵화 메시지에 따라 올 상반기 한반도 정세가 가늠될 것으로 보인다. ○ ‘빅딜’ 트럼프에게 ‘조기 수확’ 통할까 미국은 문 대통령의 방미 출국일에도 최대 압박 기조를 재확인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9일(현지 시간) 미 상원 청문회에서 “북한과의 협상을 지속하는 동안에도 최대 경제적 압박은 유지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그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에게 썼던 ‘폭군(tyrant)’ 표현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도 적용되는 것에 동의하느냐는 질문에는 “물론이다”라고 답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9일 노동당 정치국 확대회의를 주재하고 “긴장된 정세에 대처하여 간부들이 고도의 책임성과 창발성(창의성), 자력갱생, 간고분투(고난을 이기며 싸움)의 혁명 정신을 높이 발휘하여 당의 새로운 전략적 노선을 철저히 관철하라”고 강조했다. ‘새로운 전략적 노선’은 지난해 4월 당 전원회의에서 결정한 ‘경제건설 총력집중 노선’을 뜻하는 것으로 결국 제재 속 버티기를 강조한 셈이다. 한 외교 소식통은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미 모두 서로 결정적인 패는 숨긴 가운데 기 싸움을 벌이고 있다”며 “김 위원장이 ‘새로운 길’에 대한 언급을 아끼고 있는 상황에서 공이 다시 트럼프 대통령에게 넘어간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미 정상만의 시간은 거의 없을 듯 문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톱다운’식 북핵 외교의 불씨 살리기에 나설 계획이다. 하노이 결렬 후 ‘굿 이너프 딜(충분히 좋은 합의)’과 ‘조기 수확론’을 꺼낸 문 대통령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빅딜 기조를 누그러뜨릴 수 있을지가 핵심이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단독 정상회담을 김정숙 여사와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가 함께하는 부부 회담 형식으로 가질 예정이다. 김 여사는 2017년 11월 트럼프 대통령의 국빈방한 당시 멜라니아 여사에게 “손주가 있는데 전쟁이 날까 잠이 안 온다”고 말했고 트럼프가 공감을 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부부 회담으로 단독회담을 대체하면서 한미 정상만의 시간이 없어 북핵 해법에 대한 내밀한 대화가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통역을 고려했을 때 부인을 두고 빅딜과 ‘굿 이너프 딜’ 사이에서 접점을 찾기에 시간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는 것.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빅딜’ 기조를 바꾸는 메시지를 내놓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앞서 청와대와 외교안보 책임자들이 워싱턴을 찾아 사전 조율한 만큼 미국의 긍정적 비핵화 입장은 나올 것”이라면서도 “트럼프 행정부가 앞선 압박 정책을 변경한다기보다는 ‘조기 수확’ 등 문 대통령의 비핵화 플랜에 대해 일반론 수준의 지지 의사를 밝힐 것으로 본다”고 했다. 이날 김 위원장의 ‘자력갱생’ 발언에서도 알 수 있듯,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진전된 메시지를 받아온다 하더라도 김 위원장을 조속히 대화 테이블에 앉힐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북한이 당분간 버티기로 나서면서 상황을 봐 위성 발사와 같은 ‘충격요법’을 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 대북 전문가는 “한국 정부의 비핵화 중재 역할이 갈수록 쉽지 않은 상황이 됐다”고 했다.황인찬 hic@donga.com / 워싱턴=한상준 기자}
“현실적인 제약 속에서도 실현 가능한 방안을 찾는 능동의 지혜가 필요하다.” 김연철 신임 통일부 장관은 8일 취임식에서 “창조적인 일을 수행해야 하는 통일부 직원들에게는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사고가 필수적”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또 “안 되는 이유를 찾는 것은 쉽다”고도 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등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속에서도 어떻게든 남북 경협 프로젝트를 관철시킬 수 있는 제재 우회로 등을 마련하라고 취임 일성에서 밝힌 것이다. 그는 “비핵화와 평화 정착 과정에서 남북이 함께 번영할 수 있는 기회를 포착해야 한다. 이번 기회를 놓치면 언제 다시 기회가 올지 모른다”고 했다. 그러면서 “경제를 고리로 평화를 공고화하고, 평화를 바탕으로 다시 경제적 협력을 증진시키는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키고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미국이 ‘빅딜’ 압박을 이어가는 가운데 비핵화를 위해선 단계적 대북 경제 보상이 불가피하다고 역설한 셈이다. 통일부의 주도적 역할과 전문성도 강조했다. 그는 “통일부의 업무는 종합적인 성격을 띠는 만큼 다른 부처와 협업이 중요하다”면서 “남북 관계의 지식과 경험을 아낌없이 공유하면서 부처 간 협업의 시너지를 최대한 이끌어내야 한다”고 했다. “통일부가 중추적 역할을 해야 한다”면서 남북 경협을 이끌어야 한다는 뜻도 명확히 했다. 김 장관은 취임식과 이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잇따라 논어에 있는 ‘임중도원(任重道遠·어깨는 무겁고 길은 멀다)’을 언급하며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혼자 가기보다는 언론, 국회, 관련 정책부서와 적극 소통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오전 조명균 전 장관은 퇴임식 대신 직원들에게 보내는 짤막한 손편지 한 장을 남기고 청사를 떠났다. 그는 “소통하는 장관이 되겠다고 했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고, 인사와 조직관리, 정부 내 통일부 위상도 직원 여러분의 기대에 크게 못 미쳤다”고 적었다. 황인찬 hic@donga.com·이지훈 기자}
“한일관계에서 정치와 경제는 한 몸이 되고 있다. 이미 선을 넘어서고 있다.” 1일 재계 관계자는 최근 한일 경제관계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악화된 한일 외교관계가 되돌리기 힘든 임계점에 이르면서 그 여파가 경제계로 본격적으로 옮겨 붙고 있다는 것이다. 대법원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책임 인정 판결 이후 일본 정부가 경제 보복 가능성을 공공연하게 언급하고 나서면서 경제·산업계의 위기감은 갈수록 고조되고 있는 상황. 정부가 한일 문제에 있어서 ‘정경분리 대응’을 강조하고 있지만, 한일 관계를 최소한으로 정상화하기 위해 외교적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뚜렷한 움직임도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文 “정경 분리” 공개 거절한 日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외국인 투자기업 간담회에서 일본 기업인을 향해 “경제적 교류는 정치와 다르게 봐야 한다”며 “(한일) 인적교류가 민간영역으로 확대돼 기업 간 경제 교류가 활발해지기를 바란다”고 했다. 하지만 다음 날인 지난달 29일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문 대통령의 ‘정경 분리’ 발언에 대해 “일본의 기본적 입장은 전혀 바뀌지 않는다”면서 “일본 정부는 관련 기업과 긴밀히 제휴하면서 일관된 입장에 근거해 적절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일본 정부는 지난달부터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대한 경제보복을 수면 위로 띄우고 있다. 아소 다로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이 지난달 12일 송금과 비자발급 정지 등을 언급한 가운데 일본산 제품의 공급 중단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까지 흘러나오고 있는 상황. 한국과의 무역거래에서 흑자를 보고 있는 일본 경제계에서 나오는 부정적인 반응에도 일본 기업에 대한 강제징용 배상을 위한 움직임이 가시화될 경우, 구체적인 보복 움직임이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다. 한일관계의 여파는 통상과 경제단체 교류에서부터 나타나고 있다. 일본은 신남방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한국 정부가 대다수 동남아 국가들이 속한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을 신청하면 거부권 행사를 검토하고 있다. 2017년 한일 재무장관 회의가 무산된 데 이어 최근엔 5월 서울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한일 경제인회의도 돌연 연기됐다. 여기에 지난달 일본 닛산이 올해 9월까지 예정된 르노삼성 위탁생산물량을 8만 대에서 6만 대로 감축한 배경을 두고도 자동차 업계에선 한일관계 악화를 거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닛산이 감축 이유로 제시한 르노삼성 노조의 부분파업은 지난해 10월부터 이어진 문제인데 갑자기 물량을 줄인 것은 어느 때보다 불편한 한일 관계가 영향을 미쳤다고밖에 볼 수 없다”고 했다. 일본의 경제보복이 가시화될 경우 반도체, 스마트폰 등 한국 경제의 주력 품목에 영향이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계속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S’ 스마트폰 시리즈는 일본 산업용 장비 제조사인 화낙의 절삭기기 없이는 생산할 수 없고, 반도체 소재 중 불화수소는 스텔라, 모리타 등 일본 업체가 독점하고 있다.○ 한일 해법도 ‘톱다운’ 방식으로 접근해야 하지만 강제징용 배상 판결과 일본 초계기 위협비행 등을 놓고 날선 설전을 주고받은 한일 양국 정부는 평행선을 그리며 관계 개선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는 상황이다.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합의 무산의 배경을 두고 일본의 강경론이 변수가 됐다는 분석까지 나오면서 악화된 한일관계는 북핵 협상에도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일 정상 간 ‘톱다운’식 해결이 필요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한일은 지난해 9월 25일 한일 정상회담을 가진 것을 마지막으로 6개월 넘게 정상외교가 단절됐다. 기미야 다다시(木宮正史) 도쿄대 교수는 “현재 한일 정부는 상대가 먼저 나서주길 바라는 모습”이라며 “경제 안보 이익을 위해서 양 정부가 서로 먼저 만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권용석 히토쓰바시대 법학연구과 교수도 “양국 정상이 만나 깊어진 감정의 골을 풀고, 분위기를 반전시켜 실무적인 대화를 해나가야 한다”면서 “일본이 공공외교 관점에서 접근하도록 한국이 유도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조언했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도쿄=박형준 특파원 / 김지현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후 42일 만인 다음 달 11일 워싱턴에서 정상회담을 갖는다. 하노이 결렬 이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대화 중단과 핵·미사일 발사 유예 중단’ 가능성을 밝힌 상황에서 한미 정상이 만나 비핵화 협상 모멘텀을 어떻게든 확보하겠다는 것. 게다가 11일엔 북한 제14기 최고인민회의 첫 회의도 열려 김 위원장의 전략적 메시지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 ‘포스트 하노이’ 향방을 결정하는 ‘빅 데이(Big Day)’인 셈이다.○ 文, 김정은 의중 파악했나 청와대 관계자는 29일 한미 정상회담 개최 소식을 전하며 “하노이 회담 직후에 트럼프 대통령이 에어포스원(미 대통령 전용기)에서 문 대통령에게 전화를 해 ‘오찬을 겸해 비핵화 조기성과를 위한 견인 방안을 논의하자’며 초청을 했고, 문 대통령이 흔쾌히 수락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에게 “김 위원장과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협의를 해달라”고 권유한 사실도 전했다. 이를 감안하면 정부가 그동안 북측과 접촉해 김 위원장의 비핵화 의중을 어느 정도 파악했고, 이를 바탕으로 향후 비핵화 로드맵을 구상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러시아를 찾은 것도 북측 인사와 접촉하려 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북 접촉 가능성에 대해 “여러 가지 상황이 있지만 내용을 공개할 단계는 아니다”라며 부인하지 않았다. 이 관계자는 “조만간 여러 움직임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그렇다고 지난해 1차 싱가포르 회담을 앞둔 상황처럼 문 대통령이 워싱턴으로 향하기 전 판문점에서 김 위원장과 ‘원 포인트 회담’을 가질 가능성은 별로 없어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현 시점에서 남북 정상회담 관련 논의는 이르다”고 했다. 이날 국회에 출석한 서훈 국가정보원장도 “아직 그런 것을 논의할 시점이 아니다”라고 했다. 한 외교 소식통은 “북한이 미사일 발사 가능성을 흘리며 하노이에서 완강했던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 변화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입장 변화를 보이고, 북한이 긍정적 반응을 한다면 4·27 정상회담 1주년을 전후한 남북 정상회담 가능성도 있다”라고 말했다. ○ 청와대의 ‘굿 이너프 딜’ 중재에 트럼프 화답할까 청와대는 그동안 자주 사용해 온 북-미 간 ‘중재’ ‘촉진자’란 표현을 사용하지 않았다. 청와대는 지난달 28일 하노이 결렬 이후 한미 정상 통화 후 브리핑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과 대화해서 그 결과를 알려주는 등 적극적인 중재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만큼 북-미가 동시에 정부의 중재 역할에 회의적 시각을 드러낸 점을 고려한 것이다. 한편 정부가 하노이 이후 북-미에 제안한 ‘굿 이너프 딜’(충분히 좋은 합의)이 얼마나 논의될지도 주목된다. 트럼프 행정부가 강조하는 ‘일괄타결식 빅딜’과는 여전히 차이가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양 정상은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 구축을 위한 방향성, 이를 실현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29일(현지 시간) 워싱턴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회동하고,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다음 달 1일 패트릭 섀너핸 미 국방장관 대행과 만날 예정이다.황인찬 hic@donga.com·한상준 기자}
2017년 2월 말레이시아에서 암살된 김정남의 아들 김한솔(사진)이 미국 정보기관의 보호 아래 미국에 머물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한솔은 탈북민 구출단체인 자유조선(옛 천리마민방위)의 도움을 받아 암살사건 직후 피신했으며 이 과정에서 미 중앙정보국(CIA) 등이 개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사정을 잘 아는 복수의 정보소식통에 따르면 김정남 암살 때 마카오에 머물던 김한솔은 당시 천리마민방위의 도움을 받아 미국이 아닌 제3국으로 가기 위해 대만 타이베이 공항을 찾았다. 하지만 공항 수속 과정이 하루 넘게 지연됐고 결국 행선지가 미국으로 바뀐 것으로 전해졌다. 한 소식통은 “당시 (천리마민방위가) 10만 달러 넘게 자금을 투입하며 김한솔을 공항까지 데려가는 데는 성공했다. 하지만 김한솔의 신원을 확인한 (대만) 당국이 조사를 위해 수속을 늦췄고 이 과정에서 CIA가 소식을 듣고 개입했다”고 했다. 이어 “CIA가 김한솔임을 확인하고 미국으로 데려갔다”고 설명했다. 앞서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17년 10월 천리마민방위 관계자와의 e메일 인터뷰를 통해 김한솔의 피신 과정을 소개하며 “천리마민방위는 왜 30시간 넘게 타이베이(공항)에 발이 묶여 있었는지 밝히지 않았다”고 전한 바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김한솔이 앞서 1998년 미국으로 망명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모인 고용숙의 뉴욕주 집 인근에서 미 연방수사국(FBI)의 보호 아래 지내고 있다”고 전했다.황인찬 hic@donga.com·이지훈 기자}
우리의 국회의원 격인 북한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명단에서 군부 몫이 약 25% 삭감된 것으로 파악됐다. 2012년 집권 후 당(黨)과 정(政) 역할을 키웠던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속적으로 군부 힘 빼기에 나서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5일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김인태 책임연구위원의 ‘최고인민회의 제14기 대의원 선거 결과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10일 열린 선거를 통해 군부가 갖고 있던 대의원 몫의 4분의 1가량이 날아갔다. 총정치국, 총참모부, 인민무력성, 각급 사령부와 군단급 등 군부 주요 인물의 당선 여부를 확인한 결과 5년 전 13기 때 80여 명이던 군부 인사가 이번에 60여 명으로 줄었다. 총 대의원 수가 687명인 것을 감안하면 군부 비율은 약 8.7%로 한 자릿수로 떨어진 것. 군부에서 빼낸 대의원은 대남·대외, 군수공업 분야 등에 돌아갔다. 김 책임연구위원은 “이는 상당한 감소 폭이며 최근 변화된 군부의 정치적 지위를 읽을 수 있다”고 전했다. 다음 달 11일 예정된 최고인민회의 제14기 1차 회의가 열리기 전 김 위원장이 당 정치국 회의를 개최해 비핵화 메시지를 낼 가능성도 점쳐졌다. 김 책임연구위원은 “15일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이미 (김 위원장의) 입장 발표를 예고했고, 최고인민회의는 당의 결정을 사후 추인하는 만큼 정치국 회의가 최고인민회의 이전에 열릴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북한이 22일 철수했던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의 북측 인원 가운데 일부를 사흘 만인 25일 복귀시켰다. 앞서 “상부의 지시”라며 뚜렷한 설명 없이 사무소를 나갔던 북측은 이날도 복귀에 대해 아무런 설명이 없었다. 그러나 정부는 재발 방지 및 사과도 요구하지 않은 채 “환영한다”는 공개 입장을 밝혔다. 북한이 향후 대미 협상 과정 중 언제든 필요에 의해 ‘한국 흔들기’에 나설 빌미를 정부가 줬다는 비판이 나온다. ○ 한 줄 해명 없는 北에 환영한다는 南 25일 통일부에 따르면 북측 연락사무소 인력 5명은 이날 오전 8시 10분경 개성 연락사무소에 모습을 드러내 4층에 있는 북측 사무실에서 업무를 시작했다. 이어 9시 반 정례적으로 열리는 남북 연락대표 회의에 참여했다. 북측 연락대표는 “평소대로 교대근무차 내려왔다. 공동연락사무소가 북남(남북)공동선언의 지향에 맞게 사업을 잘해나가야 한다는 뜻에는 변함이 없다”고 했다. 사흘 전 돌연 철수 때와 마찬가지로 복귀에도 별다른 설명을 내놓지 않은 것. 북한은 이날 평소 10명가량이던 근무자의 절반인 5명만 출근시켰다. 북측 소장인 전종수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위원장도, 소장 대리 역할을 번갈아 맡았던 황충성 김광성 조평통 부장도 보이지 않았다. “사업을 잘해나가자”면서도 일부 실무자들만 투입한 셈이다. 반면 우리 측은 이날 북측의 약 13배인 64명이 근무했다. 북한의 일방적인 연락사무소 철수와 복귀는 명백한 남북 합의 위반이다. 4·27 남북 정상회담 합의로 연락사무소가 지난해 9월 14일 개소할 때 ‘연락사무소 구성·운영에 관한 합의서’에 남측 조명균 통일부 장관, 북측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이 각각 서명했다. 합의서엔 △연락사무소는 매주 월∼금 오전 9시∼오후 5시 운영 △소장 회의는 매주 1회 이상 등의 내용이 담겼다. 북측은 개소 189일 만에 운영 합의를 깼지만 정부의 항의는 없었다. 청와대는 북측 철수 결정 이후에도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았고 연락사무소장인 천해성 통일부 차관을 통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는 메시지를 냈을 뿐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이 북측 복귀에 대한 평가를 요청하자 “조속한 복귀를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 트럼프 추가 제재 철회 54시간 만에 화답한 듯 북측의 사흘간 ‘셀프 철수와 번복’은 미국을 향한 메시지로 보인다. 북한은 22일 미 재무부가 북한의 제재 회피를 도운 중국 해운회사에 대한 제재 결정을 내린 지 6시간여 만에 개성 사무소 철수를 우리 측에 통보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23일 오전 2시 22분 트위터를 통해 북한에 대한 별도의 대규모 제재 부과 계획을 철회하자 이틀 만(약 54시간)인 25일 오전 8시 10분 개성 사무소에 다시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북한의 이런 입장 변화는 결국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나서 대북 유화 메시지를 던진 것에 대한 반응으로 보인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최근 B-52 전략폭격기, 버솔프 경비함 등이 한국 인근에 전개되고 미 재무부 독자 제재까지 이어지자 북한이 전격적으로 개성 사무소 철수를 단행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나서 제재를 철회한 것을 긍정 평가한 듯하다”고 말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북한의 일방적인 철수로 22일 운영이 중단된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의 첫 주말에 남측 인원들은 여전히 ‘빈 사무소’를 지켰다. 정부는 25일엔 운영 중단 이전 수준인 약 70명을 개성에 근무시킬 계획이다. 북측이 철수했지만 파견 인원을 정상적으로 유지하며 “조속히 복귀하라”는 대북 메시지를 발신하겠다는 것이다. 24일 통일부에 따르면 주말 동안 사무소 직원 9명, 지원 인력(식당, 숙소 운영 등) 16명 등 25명이 개성 사무소에서 근무했다. 북측 인원은 사무소나 숙소, 식당 인근에서 찾아볼 수 없었다고 전했다. 그 대신 예전 개성공단을 담당했던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인원 10여 명이 우리 측이 개성 사무소∼출입국사무소를 오갈 때 입·출경, 건물 간 이동할 때 안내 역할을 맡았다. 전기와 수도, 난방 등에도 별다른 문제가 없어 남측 인원들의 현지 생활에는 큰 불편함이 없는 상황이다. 앞서 “남측 사무소의 잔류는 상관하지 않겠다. 실무적 문제는 차후에 통지하겠다”던 북한은 24일 오후까지 사무소 철수나 복귀와 관련해 추가 입장을 보내오지 않았다고 통일부는 밝혔다. 25일에는 우리 측 사무소 인원 12명과 지원 인력 등 40여 명이 방북한다. 기존 주말 근무 인력과 더해 총 70명가량이 근무에 나선다. 22일 운영이 중단됐을 당시 남측 인원(69명) 수준을 유지키로 한 것. 앞서 주말 근무 인원을 평소의 2배가량으로 늘렸지만 주간 근무부터 인력을 정상 체제로 돌린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북측이 철수한 상황에서 우리 인력 증원이 이상하다는 시각도 있었다. 정상 근무를 하면서 북측의 태도를 지켜볼 생각”이라고 말했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 시간) 북한에 대한 추가적인 대규모 제재 부과 계획을 철회했다고 밝혔다. 전날 미 재무부가 북한의 유엔 제재 회피를 도운 중국 해운사 2곳을 제재한 데 대해 북한이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철수와 ‘핵단추 위협’으로 반발하자 하루 만에 트럼프가 “추가 제재는 없다”며 상황 관리에 나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트위터에 “북한에 대한 기존 제재에 더해 대규모 제재가 부과될 것이라고 오늘 재무부가 발표했다”며 “나는 오늘 이런 추가 제재 철회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는 트럼프가 재무부의 대북 제재를 하루 만에 철회한 것으로 해석되면서 언론은 물론 백악관과 주무 부처 내에서도 큰 혼란을 빚었지만, ‘기존 제재는 유지되며 앞으로의 추가 제재가 없다’는 것으로 정리됐다. 외교 소식통은 “(21일 부과된) 제재는 철회되지 않으며, 중국 해운사들에 대한 제재도 유지된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하노이 북-미 회담 직후) 말한 대로 미국은 이 시점에 북한에 대한 (대규모) 추가 제재는 하지 않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하노이 회담 결렬 후 한 달도 안 돼 추가 제재를 단행하고, 이와 별도의 대규모 제재 부과 계획을 거론한 것은 북한이 하기에 따라 얼마든지 추가 제재 카드를 뽑아들 수 있다는 압박 사인이기도 하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5일 최선희 외무성 부상을 통해 ‘협상 중단과 핵·미사일 시험 유예 중단’ 가능성까지 내비쳤지만 “제재는 유지한다”고 확실한 선을 그은 셈. 그러면서도 백악관은 트럼프 트위터 후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을 좋아하며 이러한 제재들이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북한에 유화 제스처를 보냈다. 청와대는 주말 북-미 상황이 롤러코스터처럼 시시각각 급변했지만 “기류 변화를 조심스럽게 지켜보고 있다”면서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았다. 한 외교 소식통은 “청와대가 비핵화 ‘운전석’이 아닌 ‘탑승석’에 앉은 상황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 한상준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4·27 판문점 첫 만남에서 합의해 문을 열었던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22일 운영 중단됐다. 지난해 9월 14일 문을 연 지 189일 만이다. 북한이 이날 돌발적으로 ‘사무소 철수’를 통보하기 6시간여 전 미국은 한국 선박 1척을 북한과 연계된 불법 환적 의심 선박으로 처음 공개 지목했다. ‘하노이 노딜’ 이후 북-미가 ‘강(强) 대 강’ 대결을 행동으로 이어가기 시작한 것. 북한이 한국 정부의 북-미 간 비핵화 ‘중재자’ 역할에 불만을 드러낸 셈이어서 정부의 역할과 입지가 변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북한은 이날 오전 9시 15분경 남북연락대표 간 접촉을 통해 “상부의 지시”라며 연락사무소 철수 사실을 통보한 뒤 연락사무소를 빠져나갔다. 북측은 “남측 사무소의 잔류는 상관하지 않겠다. 실무적 문제는 차후에 통지하겠다”고 했다. 남측 연락사무소장이기도 한 천해성 통일부 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유감스럽게 생각하지만 조속히 복귀해서 정상 운영되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했다. 정부는 주말에 사무소 인원 25명을 잔류시키며 북측의 입장 변화를 기다리기로 했다. 북한은 이날 오후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를 통해 15일 최선희 외무성 부상의 회견 내용을 전하며 “국무위원장 동지께서 핵 단추나 로켓 발사 단추를 누르시겠는지, 안 누르시겠는지에 대해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더 잘 알고 있으리라고 본다”며 대미 압박 강도를 높였다. 청와대는 이날 오후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회의를 열고 관련 대책을 논의했지만 별도 입장을 내지는 않았다. 황인찬 hic@donga.com·한기재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처음으로 대북제재에 나섰다. 대북 정찰기, B-52 전략폭격기, 버솔프 경비함 등을 잇달아 한국 인근에 전개하는 군사 압박에 이어 경제 압박에 시동을 건 것이다. 미 재무부 산하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21일(현지 시간) ‘다롄하이보 국제화물’과 ‘랴오닝단싱 국제운송’ 등 중국 해운회사 두 곳을 북한의 제재 회피를 도운 혐의로 제재 명단에 올렸다고 밝혔다. 랴오닝단싱은 메르세데스벤츠 리무진들을 북한으로 수송한 혐의를 받고 있다. OFAC는 또 북한과의 석유 정제품 불법 환적, 북한산 석탄 수출 등에 연루된 것으로 의심되는 선박 95척의 목록이 포함된 ‘북한 불법 해상 거래에 대한 주의보’도 갱신했다. 이 중 유조선 ‘루니스(LUNIS)’가 한국 선박으로는 처음 명단에 올랐다. 문재인 정부에 “제재 대열에서 이탈하지 말라”며 공개 경고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한미일 국회의원들은 22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의원회의를 갖고 하노이 결렬 이후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일부 미국 공화당 의원들은 북한의 ‘레짐 체인지(regime change·정권교체)’를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 황인찬 기자}
국제언론인협회(IPI)가 ‘문재인 대통령은 김정은의 수석대변인’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쓴 미국 블룸버그통신 기자를 향해 더불어민주당이 ‘매국 행위’라며 비난한 것에 대해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미국의소리(VOA)가 20일 전했다. IPI는 언론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1951년 창설된 단체로 세계 120여 개국 신문사 편집인 등이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IPI는 “특정 기자에 대해 ‘매국 행위’를 한다며 공개적으로 비난하는 것은 어느 곳에서도 용납할 수 없다”면서 “특히 한국 같은 민주주의 국가는 더욱 그렇다”고 VOA에 밝혔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기자의 역할이 정부의 ‘응원단원’이 아니라 공익 사안에 대해 독립적이며 비판적으로 보도하는 것이라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고 했다. 또 “기자에 대한 민주당의 이 같은 공격은 기자의 안전을 해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 앞으로 이러한 선동적인 발언을 자제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고 VOA는 전했다. 앞서 블룸버그통신은 19일 “자사 기사와 기자를 존중하고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시안 아메리칸 기자협회(AAJA)’ 서울지부도 18일 성명을 내 “기자에게 가해지는 인신공격적인 비판에 유감을 표하고 해당 기자가 신변의 위협까지 받는 상황에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서울외신기자클럽(SFCC)도 16일 성명을 내 논평 철회를 요구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해당 논평을 냈던 이해식 민주당 대변인은 19일 “‘매국에 가까운 내용’이라는 표현을 동원한 것이 적절한 것이었는지에 대해서는 반성의 여지가 있다. 논란이 된 거친 표현과 기자 성명, 개인 이력은 논평에서 일부 삭제하겠다”고 했지만 논평을 철회하진 않았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2017년 2월 말레이시아에서 암살당한 북한 김정남의 아들 김한솔을 구출한 것으로 알려진 단체인 ‘자유조선(옛 천리마민방위)’이 북한 땅에서 벌어진 일이라며 김일성 김정일 초상화를 망가뜨리는 영상을 공개했다. 20일 이 단체 홈페이지에 올라온 ‘조국 땅에서’란 제목의 34초짜리 동영상을 보면 모자이크 처리된 한 남성이 사무실로 보이는 실내의 벽에 걸린 김일성 김정일 초상화 액자를 떼어 바닥에 내팽개치는 모습이 나온다. 유리가 깨지면서 파편이 튄 데 이어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신격화를 타도한다. 조국을 위하여 우리는 일어난다!’는 자막이 나온다. 자유조선은 촬영 시기와 장소를 ‘최근 조국 땅에서(Recently, on our homeland‘s soil)’라고 표기해 북한 땅에서 벌어진 것으로 암시했다. 하지만 김일성 김정일 초상화는 일일이 국가보위성(비밀경찰) 등에 의해 철저히 관리되고, 파손 시 처벌받는 만큼 실제 북한 땅에서 촬영됐을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지난달 22일 괴한 침입 사건이 발생한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관에서 촬영됐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해당 사건이 비교적 최근 일어난 데다 해외 대사관은 북한의 통치권이 미치는 영내이기 때문이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미국 중앙정보국(CIA)을 비롯한 미 17개 정보기관의 수장인 댄 코츠 국가정보국장(DNI)이 20일 청와대를 찾아 문재인 대통령을 만났다. 코츠 국장은 “북한이 핵을 완전히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할 정도로 워싱턴의 대표적인 비핵화 협상 회의론자다. 여기에 미 전략폭격기 B-52 2대가 19일 한반도 주변까지 전개된 것이 확인됐다. ‘빅딜 압박’을 이어가고 있는 미국이 한국엔 대북제재 공조 유지, 북한엔 도발 재개 금지란 시그널을 동시에 날렸다는 해석이 나온다.○ ‘북핵 협상 회의론자’ 美 정보수장, 文 대통령 만나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과 댄 코츠 미 국가정보국장은 한미 양국 간 현안에 대해 폭넓고 심도 있는 의견을 교환했다”고만 밝혔다.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문 대통령과의 접견 자리에는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배석했다. 문 대통령과 코츠 국장은 서로에게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북한으로부터 어떤 이야기를 들었느냐”는 취지로 물어봤다고 한다. 북한이 최선희 외무성 부상을 통해 비핵화 대화 중단 가능성은 물론 미사일 도발 가능성까지 언급한 상황에서 대북 정보 분석 및 평가를 주고받은 것으로 보인다. 코츠 국장은 이날 하루 종일 서울에서 우리 정부의 외교안보 라인을 연쇄 접촉했다. 오전 국가정보원을 찾아 서훈 원장을 만났고 청와대에 이어 주한 미대사관을 들른 뒤 주한 미군 관계자를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코츠 국장은 오후 8시경 숙소인 서울 중구 신라호텔로 돌아오는 모습이 동아일보 취재진에 포착됐지만 경호원에 둘러싸인 채 별다른 입장 표명 없이 들어갔다. DNI 국장 방한은 2016년 5월 전임 제임스 클래퍼 국장 방문 이후 2년 10개월 만이다. 하노이 결렬 이후 한국을 찾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내 최고위급 인사이기도 하다. 코츠 국장의 방한은 트럼프 대통령의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달라진 대북 인식을 반영한다는 시각도 있다. 코츠 국장은 하노이 회담을 앞둔 1월 29일 상원 정보위 청문회에서 “북한이 핵무기를 완전히 포기하지는 않을 것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가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발언을 수정한 적이 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 북한의 관계는 최상이다. 정보기관 사람들은 순진하다. 학교나 다시 다니라”고 했다. 그랬던 트럼프 대통령이 하노이 노딜 이후 정보기관 관계자 중 가장 먼저 코츠 국장을 한국에 보낸 것이다.○ “B-52 전개는 美의 저강도 경고” 코츠 국장이 방한한 19일 B-52 전략폭격기 2대는 한반도와 비교적 가까운 일본 열도 동해안까지 전개됐다. 군 당국자들은 “특별할 것 없는 비행경로”라면서 확대해석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일본 항공자위대 소속 전투기와의 연합훈련을 위해 괌에 배치된 B-52가 괌 앤더슨 기지를 이륙해 해당 경로로 자주 비행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5일 최선희 부상을 통해 ‘대화 중단과 미사일 실험 재개 가능성’을 밝힌 상황에서 B-52가 전개된 것은 무게감이 다르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대영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이 저강도로 대북 군사압박을 지속하겠다는 뜻”이라며 “북한이 발표할 ‘행동 계획’에 따라 ‘죽음의 백조’로 불리는 B-1B 등 미 전략폭격기의 한반도 전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황인찬 hic@donga.com·유근형·이지훈 기자}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 한미 연합훈련 중단은 문재인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간곡히 요청한 결과라고 밝혔다. 당초 트럼프 대통령이 비용 문제로 훈련 중단을 결정했다는 해석이 많았지만 실은 우리가 나서서 훈련 중단에 매달렸다는 것이다. 정 전 장관은 16일 신동아와의 인터뷰에서 “한미 연합훈련(중단)도 우리가 간절히 이야기했기 때문에 저렇게 된 거다. 언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돈 때문에 안 하는 것’이라고 하는데 그런 것만은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북한의 비핵화를 끌어내려면 미국의 대북 군사 압박이 해소돼야만 협상도 할 수 있다고 하니 우선 그런 환경부터 만들자고 해서 지난해 규모 축소 식으로 이야기해 놨다가 안 했고, 올해도 안 하기로 했다”면서 “미국이 주판알 튕겨서 그만둔 게 아니다. 북한이 요구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다”라고 했다. 지난해부터 시작돼 이달 키리졸브(KR), 독수리훈련(FE) 폐지까지 이어온 한미 연합훈련 중단이 결국 우리의 강한 요청사항이었다는 것이다.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재개에 대해서도 “미국과의 협상 경험으로 보건대, 우리가 간절하게 이야기하면 미국이 듣는다”면서 “북한 비핵화를 촉진할 테니 일단 눈감아 달라고 그러면 아마 미국이 들어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북-미 협상 접점에 대해선 “북한은 5개를 내놓으면 미국도 5개를 줘야 한다고 본다. 반면 미국은 ‘어떻게 등가로 교환하나? 내가 2개 줄게, 5개 내놔’라고 하는데 미국은 이런 식으로 살아왔다. 최악의 경우에 북한은 이렇게라도 해야 한다”고 했다. 북핵 실험 재개 가능성에 대해선 “(북한도) 그러면 죽는다는 걸 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그렇게까지 벼랑 끝 전술을 쓸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했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누가 무엇을 도와주기를 바라면서 남을 쳐다보면 되는 일이 하나도 없다.” 노동신문이 16일 자력갱생을 강조하며 소개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메시지다. 전날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미국과의 협상 중단 가능성을 밝힌 가운데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장기화에 대비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신문은 2면 기사를 통해 “자력갱생이냐, 외세 의존이냐 하는 문제는 자주적 인민으로 사느냐, 노예가 되느냐 하는 심각한 정치적 문제, 사활적인 문제”라고 했다. 그러면서 “당 및 근로단체 조직들에서는 당원과 근로자들이 정세가 어떻게 변하든 자력갱생의 정신으로 풀어나가도록 사상교양사업을 심화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사설을 통해선 “사회주의 건설의 새로운 현실에 맞게 (지방 행정구역인) 도(道)들 사이의 경쟁을 더욱 힘차게 벌여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이것은 나라의 전반적, 전면적 발전을 가속화하기 위한 총진군운동이며 그 규모와 내용에서 전례가 없는 보다 높은 형태의 경쟁운동”이라고 강조했다. 하노이 북-미 합의 결렬로 제재가 유지되자 지역별 ‘성과 쥐어짜기’에 나선 셈이다. 한편 북한이 14일부터 전국 규모로 방공훈련을 실시하고 있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16일 아침 (9시) 갑자기 방공훈련을 알리는 사이렌 경보가 10분 동안이나 울렸다”고 전했다. 함경남도 소식통은 “일부 주민들 사이에서는 전쟁 발발 가능성에 대한 불안감이 되살아나고 있다”고 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일부 외신에서 최초에 잘못 보도가 돼서 국내에서도 계속 (잘못) 그렇게 보도가 되고 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17일 긴급 브리핑 도중 이틀 전 최선희 외무성 부상의 기자회견에 대한 국내외 보도를 직접 수정하기도 했다. 이 관계자는 최 부상이 “한국은 미국의 동맹이기 때문에 중재자가 아닌 플레이어”라고 밝힌 것에 대해서는 “자기의 말이 아니라 ‘이런 이야기가 있다’라고 인용해서 발언한 것으로 알고 있다. 남의 얘기를 인용한 것에 대해 어떤 평가를 하는 것은 적절치 않은 것 같다”고 했다. 당시 회견 성격에 대해선 “외신 기자 4명만 포함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기자회견이라고 잘못 알려지고 있는데 브리핑 성격”이라며 의미를 축소하기도 했다. 그는 또 “북-미 협상 필요 여부에 대한 김정은 위원장의 특별 성명이 있을 것이라는 보도는 (최 부상이 밝힌 것과) 표현이 완전히 다른 것”이라고도 했다. 이 관계자는 “(최 부상은) ‘핵미사일 모라토리엄을 앞으로 계속 유지할지에 대해 김 위원장이 곧 결심을 하게 될지도 모르겠다’는 자기 생각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최선희는 이날 회견에서 “우리 최고 지도부가 곧 자기 결심을 명백히 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고 이를 AP통신은 “미사일 발사나 핵실험을 계속 중단할지는 전적으로 김 위원장에게 달려 있다”고 보도했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문정인 대통령통일외교안보특보가 김연철 통일부 장관 후보자(사진) 지명에 대해 “미국과 관계없이 한반도 정세를 밀고 가겠다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그것 보고 임명한 것”이라고 말했다. 문 특보는 13일 강원 춘천시와 강원대가 마련한 남북교류협력아카데미 입학식 강연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고 강원도민일보가 14일 전했다. 문 특보는 “대통령이 신한반도 체제와 평화 프로세스를 소신 있게 할 사람을 뽑은 것”이라면서 “김연철 장관(후보자)은 그동안 본인 주장대로 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김 후보자는 과거 칼럼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대북 제재 무용론’을 강조해 왔다. 문 특보는 “한국 사회의 보수와 진보의 분절화, 양분화 분란이 있는데 설득을 잘해야 한다. 우리가 합쳐진 모습을 보이면 미국도 어쩌지 못한다”고 했다. 금강산 관광 재개에 대해선 “얼마든지 가능하다”면서 “(금강산 관광은) 핵미사일과 관계가 없고 관광객 개별이 내는 것은 현금 다발이 아니다. 유엔 제재 조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했다. 문 특보는 “운영의 묘를 구하고 미국을 설득하면 가능하다. 대통령 결단이 필요하다. 쉬운 일은 아니고 북한도 양보해야 한다”고 했다. ‘하노이 노딜’과 관련해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하노이를 떠나면서 가장 먼저 전화한 사람이 문재인 대통령으로, 자기가 생각하는 빅딜에 대해서 설명하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설득해 달라고 몇 번을 부탁했다”고 했다. 이어 “그런데 이를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중재’로 설명해 의미가 잘못 전달됐다”면서 “중재는 이해관계가 없는 제3자가 하는 것으로, 미국 측에서 상당히 불편한 감정을 표시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한국과 미국은 동맹이고 한편이며, 북한도 그렇게 인식한다”면서 “중재라는 표현은 하지 말아야 한다. 청와대에서 ‘촉진자’라는 표현을 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김연철 통일부 장관 후보자의 북한 편향 발언과 과거 정치권을 향한 원색적인 막말이 끊임없이 터져 나오면서 자질 논란이 여권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한 의원은 13일 “한 부처의 장관직을 맡기에는 다소 급진적이고 가벼운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논란이 될 수밖에 없는 발언들인데 그대로 가기 어려울 수 있지 않나 생각이 들 정도”라고 말했다. 여당 내에서도 조심스럽게 대안이 필요한 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 실제로 청와대 인사 검증 과정에서도 김 후보자의 과거 발언들에 대한 우려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후보자의 부적절한 발언들은 이날도 추가로 드러났다. 김 후보자는 2011년 언론 인터뷰에선 “남북관계가 파탄 난 것은 금강산 관광객 피격이나 천안함, 연평도 사건 때문이 아니라 이명박 대통령의 10·4선언 불이행으로 남북 간의 신뢰가 약화되면서 우발적인 사건이 잇따라 터져 비롯된 것”이라고 했다.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을 ‘우발적 사건’으로 규정하며 남북 경제협력 전면 확대 내용을 담은 10·4공동선언을 이행하지 않은 한국 정부에 책임을 돌린 것. 김 후보자는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이던 2000년 6월 한 보고서에선 “(북한에) 대형 투자, 첨단산업 분야 등에서 시범 사업을 전개해야 한다”며 남한 내 공업단지 북한 이전과 반도체, 자동차 등 투자 추진을 주장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2012년 동아시아연구원 주최 세미나에선 금강산 관광 재개를 주장하며 “2008년 (금강산에서 피격된) 박왕자 씨 사망 사건 진상 조사는 의미가 크지 않다”고도 했다.황인찬 hic@donga.com·강성휘 기자}
김연철 통일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자질 논란이 거의 매일같이 확산되고 있다. 이전에 인터뷰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밝힌 북한에 편향된 듯한 발언이나 ‘문제적 언사’들이 줄줄이 공개되면서 “장관 업무를 잘 수행할 수 있겠냐”는 우려가 여권에서도 감지되고 있다. 특히 ‘하노이 노딜’ 이후 대북 제재와 남북 경협에 신중하고 균형 잡힌 판단이 중요해진 상황에서 ‘제재 무용론자’로 꼽히는 김 후보자가 임명될 경우 한미 간 마찰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핵 동결’ 주장한 통일부 장관 후보자 김 후보자는 2017년 4월 11일 동아시아재단의 연재물 ‘정책논쟁’에서 핵 동결을 주장했다. 그는 “군사적 해결은 잃을 것이 너무 많고, 협상은 지속되지 못했고, 제재는 한계가 분명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비핵화가) 당장 해결하기 어렵다면 지금 수준에서 멈추어야 한다. 그래서 비핵화에 앞서 핵 동결이 중요하다”고 했다. 한창 북한이 군사적 도발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한미가 선택할 북핵 노선으로 핵 동결을 내세운 것이다. 북한이 현실적으로 통째로 핵을 내놓을 가능성이 작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지만, 비핵화 협상을 제대로 시작하기도 전에 북한에 유리한 협상안을 꺼냈다는 지적이다. 김 후보자는 그러면서 개성공단 재개를 강조했다. 그는 “박근혜 정부는 개성공단을 제재의 수단으로만 생각해서 너무 쉽게 폐쇄했다. 북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신뢰 구축이 필요하고 개성공단은 신뢰의 문으로 들어가는 입구”라고 했다. 2016년 개성공단 폐쇄가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따른 대응조치였지만 이런 언급은 뺀 채 핵 동결과 개성공단 재개를 주장한 것. 김 후보자는 지난해 9월 한 신문 칼럼을 통해서도 “‘제재를 유지한다’는 말은 ‘관계 정상화를 하지 않겠다’는 말과 같다”면서 미국의 선(先) 제재 해제를 강조했다. 이런 대북 보상을 강조하면서도 과거 북한이 저지른 도발에 책임을 묻는 것에 대해서는 소극적 태도로 일관했다. 2015년 8월 페이스북에 북한 목함지뢰로 아군 2명이 부상을 입은 도발에 대해 “(북측 소행이라는) 심증은 가는데 (우리 정부 당국이) 확실한 물증을 제시하지 못했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라고 적었다. 김 후보자가 정치권 인사들을 향해 날렸던 막말에 가까운 언사에도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김 후보자는 2015년 3월 26일 페이스북에 천안함 폭침 5주년을 맞아 군복을 입고 강화도 해병대대를 방문한 당시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의 사진을 올리면서 “군복 입고 쇼나 하고 있으니, 국민이 군대를 걱정하는 이 참담한 상황이 되지 않았는가”라고 비판했다. 2016년에는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를 향해 “감염된 좀비”라고 했고, 같은 해 민주당을 지휘했던 김종인 전 대표를 “박근혜 전 대통령이 씹다 버린 껌”에 비유하기도 했다. 2015년 하반기 새정치민주연합 소속이던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대표가 당내 갈등을 겪자 “새것이라 아무거나 주워 먹으면 피똥 싼다는 교훈을 얻었으면 한다”고 적었다.○ 여권, “청와대가 또 인사 검증에 실패했다”는 목소리도 북한학계에서는 김 후보자가 그동안 정치권에 노크를 해왔고, 그 과정에서 쏟아낸 정치적 메시지들이 이제 부메랑이 돼 돌아오는 것으로 보고 있다. 김 후보자는 성균관대에서 학사, 석사, 박사(정치외교학)를 했고 1997년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을 시작으로 2002년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연구교수, 2008년 인제대 교수 등을 지냈다. 꾸준히 현실 정치에도 관심을 가져서 2004년 정동영 통일부 장관 정책보좌관을 시작으로 2007년 정동영 대선후보 캠프에 참여했고, 2017년 대선엔 문재인 캠프에 합류했다. 한 북한학 전문가는 김 후보자에 대해 “학자이면서도 현실 정치에 갈수록 관심을 보였고 SNS를 통한 정치적 발언의 강도도 높아진 것”이라고 했다. 이 때문에 여권 일각에선 벌써부터 김 후보자에 대해 청와대가 인사 검증을 제대로 했느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 한 여권 관계자는 “과거 저술이나 SNS상 발언 등은 인사 검증 과정에서 가장 기본 항목이다. (청와대의) 인사 검증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닌가 하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했다.황인찬 hic@donga.com·이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