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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위구르족 등 소수민족에 대한 인권 탄압을 비판하기 위한 트위터 해시태그를 친중 성향의 계정이 장악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해당 해시태그를 본래 주제와는 다른 콘텐츠와 같이 쓰면서 인권 운동가들의 중국에 대한 비판을 ‘물타기’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8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 클렘슨대 미디어포렌식허브는 작년 10월 20일부터 올해 1월 20일까지 석 달 간 ‘#GenocideGames’(집단학살 올림픽)이라는 해시태그를 사용한 트윗이 13만2000건 이상 올라왔다고 밝혔다. 이는 서방의 인권 운동가들이 베이징 동계 올림픽을 계기로 중국의 소수민족 인권 침해를 규탄하기 위해 사용하는 해시태그다.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은 중국 당국의 신장 지역 인권 탄압을 ‘집단 학살’(genocide)로 규정한다. 문제는 이 해시태그를 사용한 트윗 중 상당수가 중국의 인권 침해 비판이라는 본연의 의도와 달리 아예 다른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는 것이다. 미디어포렌식허브의 대런 린빌 교수와 패트릭 워런 교수는 작년 10월 말부터 자동 생성된 계정들이 스팸과 다름없는 게시물을 대규모로 올리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이들 게시물은 인권 운동가들의 온라인 결집을 방해하기 위해 올라온 것으로 교수들은 추정했다. ‘해시태그 홍수’(hashtag flooding)이라 불리는 이 전략은 트위터 사용자들에게 일부러 전혀 관련이 없는 콘텐츠를 대거 노출시킴으로써 유명 해시태그의 효과를 희석하는 수법을 말한다. 원래 주제와 무관한 게시물을 쏟아내 실제 인권 운동가들이 올리는 게시물을 찾기 어렵게 만들고, 더 나가 트위터 모니터링 시스템으로 하여금 해당 해시태그를 모두 스팸으로 인식해 게시물을 삭제하게 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풀이됐다. 실제 ‘#GenocideGames’라는 해시태그를 달고 올라 온 13만 여 건의 트윗 가운데 67% 가량은 트위터의 스팸 대응 정책에 따라 삭제돼 더 이상 볼 수 없는 상태로 파악됐다. 또 이 해시태그를 사용한 계정의 70%는 팔로워가 단 한 명도 없었다. WSJ이 파악한 바에 따르면 이들 계정은 중국 인권 문제와 관련 없는 미국프로미식축구리그(NFL)나 연애 관련 내용들을 다루고 있었다. 또 계정 소유주는 마치 외국인이 쓴 것처럼 위장하기 위해 비(非)중국계 이름을 사용했다. 트위터 관계자도 WSJ에 “지난해 12월 중국의 지원을 받는 것으로 보이는 계정을 처음 파악했다”고 확인했다. 중국의 사이버 관련 당국은 이런 계정들이 만들어진 경위를 묻는 WSJ의 질의에 아무런 응답을 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미국에서는 강제 노동으로 제품을 만들지 않았다는 점을 확인하기 위해 해당 기업이 감사를 받도록 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미국 민주당의 커스틴 질리브랜드, 공화당의 조시 홀리 상원의원이 공동 발의한 이 법안은 명시적으로 지목하진 않았지만 사실상 중국을 겨냥한 것이라고 미 언론들은 보도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이 만 2년을 지나면서 미국 학교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화 조치를 폐지하는 주가 많아지고 있다. 미국의 오미크론 변이 확산세가 확연히 수그러들자 일상 회복을 위한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의료계 일각에서는 어린이 중증 환자가 발생하고 있고 감염 위험이 커서 마스크를 써야 한다고 지적하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필 머피 뉴저지 주지사(민주당)는 3월 둘째 주부터 각급 학교에서 마스크 착용 규제를 풀겠다고 7일 밝혔다. 머피 주지사는 “이는 (코로나19에 대한) 승리 선언이라기보다는 책임감 있게 (바이러스와) 공생할 수 있음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주 조 바이든 대통령을 면담한 뒤에도 “정치 성향과 관계없이 사람들은 정상적인 삶으로 돌아가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인근 뉴욕주와 함께 미국 코로나19 사태의 진원지로 꼽힌 뉴저지는 그동안 다른 주보다 훨씬 엄격한 방역 정책을 펴왔다. 그러나 최근 오미크론 변이 확산세가 진정되고 바이러스 활동이 활발한 한겨울도 지나면서 방역 수준 완화를 요구하는 여론이 높아졌다. 뉴저지와 뉴욕주는 2020년 3월 원격 수업으로 전환했다가 등교 수업을 시작한 그해 9월부터 지금까지 교내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다. 앞서 펜실베이니아주도 지난달 교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 조치를 없앴다. 뉴욕과 코네티컷 같은 동부 주도 마스크 의무화 정책 폐지 여부를 놓고 고민에 들어갔다고 NYT는 전했다. 텍사스 플로리다를 비롯해 공화당 주지사가 있는 주는 이미 학교 마스크 의무화 정책을 금지하는 명령을 내리기도 했다. 여러 주가 교내 감염자 확산 위험을 감수하고 마스크 의무화 조치 재검토에 나선 것은 의료계 및 교육계의 반발 여론 때문으로 풀이된다. 의사들은 오랜 마스크 착용으로 인해 학생들의 정신건강이 걱정된다는 견해를 쏟아내고 있다. 특히 얼굴을 가리고 하는 수업이 영어를 막 배우기 시작한 비(非)원어민 학생의 영어 학습에 큰 제한을 준다는 견해를 내놨다. 하지만 일부 소아과 의사는 어린이 중증 환자가 여전히 발생하고, 그 가족에게 바이러스를 옮길 위험도 커서 반드시 마스크를 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뉴저지주 세인트바르나바스 병원 소아과 의사 진 크래프트는 NYT에 “어린이 코로나19 사망 및 중증 확률이 낮다고 해서 아예 그렇게 될 확률이 없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CNN은 백악관을 인용해 “미국 정부가 팬데믹 이후 삶에 대해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 뚜렷한 계획을 세우지 않았다”며 일부 보건 전문가와 주지사들이 기존 방역 정책 폐지와 일상 회복 계획 또는 지침을 연방정부에 요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미국이 유럽연합(EU)에 이어 일본과도 철강 관세 협상을 타결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때부터 시작된 미국과 동맹국 간의 관세 갈등이 속속 해결되고 있는 것이다. 반면 한국과의 협상은 시작조차 못한 상황이라 당분간 한국산 철강의 대미 수출이 상대적으로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동맹 복원·中 견제 나선 美7일(현지 시간)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4월 1일부터 연간 125만 t의 일본산 철강 제품에 지금까지 적용했던 25%의 관세를 철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를 넘는 물량은 지금처럼 25%의 관세를 부과한다. 125만 t은 2018, 2019년 2년간 일본이 미국에 수출한 철강 물량의 평균치다.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은 성명에서 “이번 합의는 미 철강 산업을 강화하고 노동자들의 경쟁력을 유지시켜 줄 것”이라며 “가장 중요한 동맹 중 하나인 일본과의 관계에서 중요한 걸림돌도 해결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다만 지금까지 일본산 알루미늄 제품에 부과됐던 10% 관세의 철폐 여부는 합의에 포함되지 않았다. 특히 이 합의에는 ‘제품의 모든 공정이 일본에서 진행돼야 한다’는 단서가 붙었다. 값싼 중국산 철강을 들여와 일본에서 가공만 한 제품에는 관세 면제 혜택을 주지 않겠다는 의미다. 미국은 앞서 지난해 10월 EU와 철강 관세 분쟁을 타결할 때도 비슷한 내용의 ‘중국 견제’ 조항을 포함시켰다. 당시 합의로 현재 연 330만 t의 EU산 철강이 미국에 무관세로 수입되고 있다. ‘미국 우선주의’를 주창한 트럼프 행정부는 2018년 6월 유럽과 일본 등 거의 모든 외국산 철강에 25%, 알루미늄에 10%의 관세를 전격 부과했다. 특정 품목의 수입이 국가안보를 위협한다고 판단되면 수입을 제한할 수 있도록 규정한 무역확장법 232조를 적용했다. 이후 ‘동맹 복원’을 기치로 내세운 바이든 행정부가 취임하면서 양측의 관세 분쟁이 일단락되는 형국이다.○ 한국과의 협상 일정은 불투명트럼프 행정부 당시 한국은 관세를 면제받는 대신, 철강과 알루미늄 수출을 2015∼2017년 3년간 평균 물량의 70%로 제한하기로 합의했다. 한국 정부는 미국 정부에 철강에 대한 232조 적용의 개선 필요성을 계속해서 제기해 왔지만 언제 구체적인 재협상을 시작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관세 면제를 받은 EU와 일본산 철강의 미국 내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면 쿼터제에 묶인 한국산 철강은 역차별을 받을 공산이 크다. 이와 관련해 8일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한국은 이미 무관세 70% 쿼터제라 (EU, 일본 수준으로) 사실상 합의가 된 수준이라고 보는 측면이 있다. EU, 일본 등과 협상을 발표한 만큼 한국도 해야 할 때라는 점을 미국 측에 주장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산업부는 세계무역기구(WTO)가 8일 한국산 세탁기에 대한 미국의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한미 간 분쟁에서 한국 정부의 승소 판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WTO는 ‘피해를 유발할 수 있는 급격한 수입 증가가 있었는지’ 등 쟁점 5개 모두 한국 정부의 손을 들어 줬다. 미국이 WTO 패널 판정 결과를 수용하면 분쟁은 종료되지만, 상소할 경우 분쟁 상태가 지속된다. 앞서 미국 정부는 삼성전자, LG전자가 수출한 세탁기로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다는 자국 기업의 주장을 수용해 2018년 2월 세이프가드 조치를 내렸고 한국 정부는 그해 5월 WTO에 제소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세종=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중국이 베이징 겨울올림픽의 성화 봉송 최종 주자로 신장위구르 출신 여성 스키 선수 디니거얼 이라무장(사진)을 내세운 데 대해 미국 정부가 “인권침해의 본질을 가리려는 시도”라며 거세게 비판했다. 신장위구르 인권 탄압 등을 이유로 이번 올림픽에 대한 외교적 보이콧을 택한 서방에 반격하기 위해 일부러 디니거얼을 등장시켰다는 것이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6일(현지 시간) CNN 인터뷰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신장위구르인들이 고문을 당하고 있으며 이들이 중국의 인권 탄압의 피해자라는 실제 문제에서 시선을 돌리게 하려는 시도”라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는 그곳에서 집단학살이 자행됐다는 것을 알고 있고 중국에서 반인도적 범죄가 일어나고 있다는 것도 명확히 해 왔다”고 했다. 위구르 선수가 성화 봉송을 했다고 해서 신장의 인권 탄압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관중 또한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고도 강조했다. 디니거얼은 4일 개회식 다음 날 스키 크로스컨트리 여자 15km 스키애슬론 부문에서 출전 선수 65명 중 43위에 머문 뒤 공동 취재구역(믹스트존)에도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위구르 스키 선수가 올림픽의 ‘얼굴’이 됐지만 바로 다음 날 스포트라이트에서 사라졌다”고 지적했다. 서배너 거스리 미 NBC방송 앵커는 미국을 포함한 서방의 신장위구르 집단 학살 주장에 맞대응한 것이라고 평했다. 중국 외교부는 7일 브리핑에서 디니거얼 관련 질문에 “개인 의사는 물론 경기 성적, 나이, 지명도, 민족 성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성화 최종주자를) 선정했다”며 토머스그린필드 대사를 겨냥해 “미국 정치인들의 언급은 완전한 거짓말”이라고 반발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사진)이 임기 내내 각종 보고서와 서신 같은 중요 대통령기록물을 상습적으로 훼손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6일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백악관 비서진으로부터 현행법 위반이라는 말을 여러 차례 들었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문서를 파기한 것으로 드러났다. WP가 전직 백악관 비서진과 관계자를 비롯한 11명을 익명으로 인터뷰한 기사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알려진 것보다 훨씬 광범위하고 무차별적으로 문서를 훼손했다. 그는 브리핑 자료를 비롯해 일정표와 메모, 편지 같은 민감한 기록물도 개의치 않고 찢어서 버렸다. 보통 크게 두 번 찢어 네 조각을 냈지만 가끔은 더 격렬하게 찢어 거의 종이 가루처럼 만들기도 했다. 그렇게 찢은 문서를 백악관 집무실 책상 위나 웨스트윙(집무동) 서재 쓰레기통,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 기내 바닥 등에 아무렇게나 버렸다고 한다. 미국에서는 대통령기록물법에 따라 메모와 서신, e메일, 팩스같이 대통령 공식 업무와 관련된 모든 문서는 국가기록보관소에 제출하게 돼 있다. 따라서 대통령이 이런 문서를 임의로 훼손하는 것은 불법으로 간주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 비서들도 법 위반을 우려해 문서를 훼손하지 말아 달라고 여러 차례 설득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런 주의를 받았음에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문서를 찢어버리는 일이 하도 흔하게 벌어진 나머지 비서진은 뒷수습을 도맡다시피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기록물을 찢어 버리면 비서진이 산산이 흩어진 종이 조각을 맞춰 투명테이프로 붙이곤 했다는 것이다. 지난해 1월 6일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1·6 의사당 폭동 사태’와 관련해 최근 미국 하원 조사위원회에 제출된 대통령기록물 상당수가 한 번 찢어졌다가 테이프로 이어 붙인 상태였다. WP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 같은 훼손으로 아예 사라지거나 복구가 불가능해진 문서가 최소 수백 건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대통령기록물은 관련 당국 동의를 얻은 다음에야 파기할 수 있는데 트럼프 행정부에서는 비서진이 관련 서류들을 ‘소각 봉투’에 넣고 어떤 문서를 보관하고 파기할지를 자체적으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였던 마이클 코언은 트럼프의 이런 버릇이 사업가 시절부터 이어져 온 것이라고 말했다. 메모에 담긴 내용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종이를 찢는 것을 즐겼다는 얘기다. 코언은 “종이를 찢는 행위 자체가 트럼프에게 카타르시스와 안도감을 줬다”고 말했다. 제임스 그로스먼 미국역사연합 회장은 “이는 법 위반이지만 문제는 대통령기록물법이 실질적으로 (문서 훼손 금지를) 강제할 장치가 없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중국이 베이징 겨울올림픽의 성화 봉송 최종 주자로 신장위구르 출신 여성 스키 선수 디니걸 이라무장을 내세운 데 대해 미국 정부가 “인권 침해의 본질을 가리려는 시도”라며 거세게 비판했다. 신장위구르 인권 탄압 등을 이유로 이번 올림픽에 대한 외교적 보이콧을 택한 서방에 반격하기 위해 일부러 이라무장을 등장시켰다는 것이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6일(현지 시간) CNN 인터뷰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신장위구르인들이 고문을 당하고 있으며 이들이 중국의 인권 탄압의 피해자라는 실제 문제에서 시선을 돌리게 하려는 시도”라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는 그곳에서 집단학살이 자행됐다는 것을 알고 있고 중국에서 반인도적 범죄가 일어나고 있다는 것도 명확히 해 왔다”고 했다. 위구르 선수가 성화 봉송을 했다고 해서 신장의 인권 탄압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관중 또한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고도 강조했다. 이라무장 선수는 4일 개회식 다음날 스키 크로스컨트리 여자 15㎞ 스키애슬론 부문에서 출전 선수 65명 중 43위에 머문 뒤 공동 취재구역(믹스트존)에도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위구르 스키 선수가 올림픽의 ‘얼굴’이 됐지만 바로 다음날 스포트라이트에서 사라졌다”고 지적했다. 서배너 거스리 미 NBC방송 앵커는 “위구르 선수를 선택한 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뜻”이라며 미국을 포함한 서방의 신장위구르 집단 학살 주장에 맞대응한 것이라고 평했다. 앤디 브라운 블룸버그 뉴이코노미포럼 편집국장 또한 “올림픽에 불참한 조 바이든 미 대통령에 대한 반격이자 서방에 보낸 메시지”라고 했다.}
‘소셜미디어 신화’ 페이스북의 성장이 한계에 봉착한 걸까. 3일(현지 시간) 미국 나스닥 시장에서 페이스북의 모기업 메타플랫폼 주가가 급락했다. 직접적인 계기는 전날 발표된 지난해 4분기(9∼12월)의 실적 부진이지만 경쟁자 틱톡의 급부상으로 인한 이용자 수 정체, 메타버스(3차원 가상공간) 사업에 대한 회의론, 미 당국의 반독점 규제, 애플의 애플리케이션(앱) 정책 변경 등 악재가 상당해 당분간 주가가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 페이스북 이용자 수 첫 감소세이날 메타의 종가는 전일 대비 26.4% 낮은 237.76달러로 마쳤다. 지난해 9월 382.18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불과 반년도 안 돼 150달러 가까이 하락했다. 메타의 시가총액은 이날 하루에만 2320억 달러(278조4000억 원) 감소했다. 이날 메타의 시총 상실분은 미 기업의 일일 시총 감소액 중 가장 많고 또 다른 빅테크 기업 오라클의 시총과 맞먹는다. 주식 14.2%를 보유한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의 재산도 300억 달러(약 36조 원) 증발했다. 더 큰 문제는 페이스북의 이용자 수가 틱톡 등 경쟁업체에 밀리며 2004년 창사 후 처음 감소세를 나타냈다는 점이다. 페이스북의 일일 활성 이용자 수는 지난해 3분기(7∼9월) 19억3000만 명에서 지난해 4분기(10∼12월) 19억2900만 명으로 줄었다. 특히 젊은층이 페이스북을 외면하면서 전반적인 이용자의 연령대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애플이 사생활 보호를 위해 페이스북 등 주요 앱에 “고객 정보를 사용할 때 반드시 이용자의 동의를 얻도록 하라”는 정책을 도입한 것도 주요 수입원인 맞춤형 광고 사업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페이스북이 지금처럼 아이폰 이용자의 고객 정보를 분석한 광고로 상당한 수입을 올리는 것이 어려워진 것이다. 반면 안드로이드폰 이용자를 상대하는 구글은 페이스북의 온라인 광고 점유율을 빼앗으며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메타 측은 애플의 앱 정책 변경으로 올해에만 100억 달러 이상의 손실을 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회사가 차세대 먹거리로 밀고 있는 메타버스 사업이 지난해에만 100억 달러의 손실을 봤고 올해 손실이 더 커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문제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반독점 조사 등 빅테크 규제를 강화하는 것도 악재로 꼽힌다. 경제매체 CNBC의 유명 진행자 짐 크레이머는 “현재 증시 분위기를 고려하면 메타의 주가는 당분간 더 떨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저커버그, 충혈된 눈으로 회의 참석블룸버그는 저커버그 창업자가 3일 직원 비대면 회의 때 붉게 충혈된 눈을 한 채 등장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 주가 급락 여파로 큰 충격을 받은 그가 운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제기했으나 저커버그 측은 “각막에 문제가 생겼다”며 부인했다. 메타 여파로 이날 나스닥 지수와 주요 빅테크 업체의 주가 또한 모두 급락했다. 나스닥은 전일 대비 3.7% 하락했다. 아마존(―7.8%), 트위터(―5.6%) 마이크로소프트(―3.9%), 구글 모기업 알파벳(―3.3%) 등 주요 빅테크 기업 주가도 떨어졌다. 뉴욕 증시 충격에도 4일 한국 증시는 상승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일 대비 1.57%(42.44포인트) 오른 2,750.26, 코스닥은 1.26%(11.27포인트) 상승한 902.87로 마쳤다. 다만 앞서 낙폭이 컸던 데 따른 기술적 반등이라는 시각이 많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김민 기자 kimmin@donga.com강유현 기자 zzzzang11@naver.com}
3일(현지 시간) 미군 특수부대에 제거된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수괴 아부 이브라힘 알하시미 알쿠라이시(사진) 사살 작전의 긴박했던 뒷이야기가 공개됐다. 알쿠라이시는 줄곧 가족, 같은 건물에 사는 어린이 등을 ‘인간 방패’로 삼아 미국의 공격을 피해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시경 미군 특수부대 수십 명을 태운 3대의 헬리콥터가 시리아 북서부 이들리브주 아트메흐 마을에 도착했다. 알쿠라이시는 올리브나무로 덮인 3층짜리 단독주택의 3층에 은거했고 2층에는 IS 간부가 살고 있었다. 1층에는 그의 존재를 몰랐던 민간인이 거주했다. 당시 미군은 주택을 바로 공격하지 않고 확성기를 통해 수차례 “여성과 아이들은 밖으로 나오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알쿠라이시는 아내 및 자녀들과 자폭해 숨졌다. 작전이 끝나고 응급 요원들이 도착했을 때는 일부 주민이 대피했음에도 어린이 6명, 여성 4명을 포함해 총 13명이 숨진 상태였다. 미군은 ‘킬러 드론’ MQ-9 리퍼를 투입해 상공을 계속 감시했다. 또 헬기 3대 중 1대에 기계 결함이 발생하자 폭파했다. 첨단 무기가 테러범의 손에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대국민 연설을 통해 “테러범이 세계 어디에 숨더라도 위협을 제거할 수 있다는 증거”라며 “테러범에게 ‘너희를 쫓고 찾아낼 것’이란 메시지를 보냈다”고 자평했다. 미 백악관 또한 바이든 대통령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참모들과 백악관 지하 상황실에서 작전을 지휘하는 사진을 공개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모처럼의 성과를 부각해 지지율 하락세에 대처하려 한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다만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2011년 9·11테러 주범 오사마 빈라덴을 사살할 때 공개한 사진과 대비된다는 지적도 있다. 당시 상황실 정중앙에 작전을 지휘한 군 참모가 앉고 오바마 전 대통령은 한쪽 구석에 앉아 실무진의 노력을 강조했던 것과 달리 이번 사진에서는 대통령만 부각됐다는 이유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카이로=황성호 특파원 hsh0330@donga.com}
‘소셜미디어 신화’ 페이스북의 성장이 한계에 봉착한 걸까. 3일(현지 시간) 미국 나스닥 시장에서 페이스북의 모기업 메타플랫폼 주가가 급락했다. 직접적인 계기는 전날 발표된 지난해 4분기(9~12월)의 실적 부진이지만 경쟁자 틱톡의 급부상으로 인한 이용자 수 정체, 메타버스(3차원 가상공간) 사업에 대한 회의론, 미 당국의 반독점 규제, 애플의 애플리케이션(앱) 정책 변경 등 악재가 상당해 당분간 주가가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 페이스북 이용자 수 첫 감소세이날 메타의 종가는 전일대비 26.4% 낮은 237.76달러로 마쳤다. 지난해 9월 382.18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불과 반년도 안 돼 150달러 가까이 하락했다. 메타의 시가총액은 이날 하루에만 2320억 달러(278조4000억 원) 감소했다. 이날 메타의 시총 상실분은 미 기업의 일일 시총 감소액 중 가장 많고 또 다른 빅테크 기업 오라클의 시총과 맞먹는다. 시총 기준 메타의 기업 순위 또한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해서웨이보다 한 단계 낮은 7위가 됐다. 주식 14.2%을 보유한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의 재산도 300억 달러(약 36조 원) 증발했다. 더 큰 문제는 페이스북의 이용자 수가 틱톡 등 경쟁업체에 밀리며 2004년 창사 후 처음 감소세를 나타냈다는 점이다. 페이스북의 일일 활성 이용자 수는 지난해 3분기 19억3000만 명에서 지난해 4분기 19억2900만 명으로 줄었다. 특히 젊은층이 페이스북을 외면하면서 전반적인 이용자의 연령대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1020 사용자가 많은 틱톡을 겨냥해 출시한 ‘릴스’ 또한 아직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애플이 사생활 보호를 위해 페이스북 등 주요 앱에 “고객 정보를 사용할 때 반드시 이용자의 동의를 얻도록 하라”는 정책을 도입한 것도 주요 수입원인 맞춤형 광고 사업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페이스북이 지금처럼 아이폰 이용자의 고객 정보를 분석한 광고로 상당한 수입을 올리는 것이 어려워진 것이다. 반면 안드로이드폰 이용자를 상대하는 구글은 페이스북의 온라인 광고 점유율을 빼앗으며 반사 이익을 누리고 있다. 메타 측은 애플의 앱 정책 변경으로 올해에만 100억 달러 이상의 손실을 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회사가 차세대 먹거리로 밀고 있는 메타버스 사업이 지난해에만 100억 달러의 손실을 봤고 올해 손실이 더 커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문제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반독점 조사 등 빅테크 규제를 강화하는 것도 악재로 꼽힌다. 경제매체 CNBC의 유명 진행자 짐 크레이머는 “메타 주가 급락을 저점 매수 기회로 삼으려는 투자자가 있지만 아직은 시기상조”라며 “현재 증시 분위기를 고려하면 메타의 주가는 당분간 더 떨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저커버그, 충혈된 눈으로 회의 참석블룸버그는 저커버그 창업자가 3일 직원 비대면 회의 때 붉게 충혈된 눈을 한 채 등장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 주가 급락 여파로 큰 충격을 받은 그가 운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제기했으나 저커버그 측은 “각막에 문제가 생겼다”며 부인했다. 메타 여파로 이날 나스닥 지수와 주요 빅테크 업체의 주가 또한 모두 급락했다. 나스닥은 전일대비 3.7% 하락했다. 아마존(-7.8%), 트위터(-5.6%) 마이크로소프트(-3.9%), 구글 모기업 알파벳(-3.3%) 등 주요 빅테크 기업 주가도 떨어졌다. 뉴욕 증시 충격에도 4일 한국 증시는 상승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일 대비 1.57%(42.44포인트) 오른 2,750.26, 코스닥은 1.26%(11.27포인트) 상승한 902.87로 마쳤다. 다만 앞서 낙폭이 컸던 데 따른 기술적 반등이라는 시각이 많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김민 기자 kimmin@donga.com}
3일(현지 시간) 제거된 이슬람국가(IS)의 우두머리 아부 이브라힘 알하시미 알쿠라이시는 그의 가족 및 같은 건물에 사는 어린이들을 ‘인간 방패’로 삼아 미국의 공격을 피해왔던 것으로 밝혀졌다. 미군이 민간인 피해를 줄이기 위해 나름 애를 썼음에도 다수의 어린이와 여성이 사망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뉴욕타임스(NYT)와 AP통신 보도, 미국 행정부의 설명 등을 종합하면 3일 오전 1시경 미군 특수부대 수십 명을 태운 3대의 헬리콥터가 알쿠라이시가 살고 있던 시리아 북서부 아트메흐 마을에 도착했다. 터키와 인접한 이 마을은 시리아의 오랜 내전으로 발생한 난민들이 흩어져 살고 있는 곳이었다. 당시 인근 목격자들에 따르면 미군은 알쿠라이시의 3층짜리 단독주택을 바로 공격하지는 않았다. 대신 미군은 확성기를 통해 “여성과 아이들은 밖으로 나오라”고 수차례 경고했고 “나오지 않으면 공격을 감행하겠다”는 메시지도 내놓았다. 알쿠라이시는 이 주택 3층에서 은거하고 있었고 2층에는 그를 지키던 IS 간부가 살고 있었다. 1층엔 IS와 아무 연관이 없고 알쿠라이시의 존재 자체도 모르는 민간인들이 거주하고 있었다고 미 당국자는 밝혔다. 이내 약 두 시간에 걸쳐 총성과 폭발음이 오갔고 알쿠라이시는 결국 아내 및 두 자녀와 함께 자폭해 숨졌다. 알쿠라이시를 키지던 IS 간부도 2층에서 바리케이드를 치고 저항하다가 아내와 함께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작전이 모두 끝나고 현장에 응급 요원들이 도착했을 때는 6명의 어린이, 4명의 여성을 포함해 모두 13명이 숨진 상태였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당초 조 바이든 대통령은 “민간인 사상자를 최소화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하라”고 미군에 지시했고, 미군은 아군 피해를 줄일 수 있는 공중 폭격 대신 위험성이 높은 특수부대 투입을 선택했다. 그럼에도 사상자가 많았던 것은 이처럼 알쿠라이시가 많은 민간인들이 사는 주택에 숨어 거주하면서 공습을 피하기 위해 거의 집밖으로 나오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미국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3일 브리핑에서 “알쿠라이시는 자신의 집을 벗어나지 않으면서 그의 가족들과 1층에 살고 있는 어린이 등 입주민들을 인간 방패로 활용했다”고 말했다. 다만 존 커비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미군이 이 주택 1, 2층에서 8명의 어린이를 포함해 10명의 민간인을 대피시켰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연설을 통해 “우리 군의 용맹함 덕분에 이 끔찍한 테러리스트 지도자는 더 존재하지 않는다”며 알쿠라이시의 제거 사실을 공식 발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작전은 테러리스트가 전 세계 어디에 숨더라도 테러 위협을 제거할 수 있다는 증거”라며 “우리는 당신을 쫓을 것이고 찾아낼 것이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테러리스트들에게 보냈다”고 평가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가족과 함께 자폭한 알쿠라이시를 향해 “그는 자신이 저지른 범죄에 대한 법의 심판을 받기보다는 가족의 생명도 아랑곳하지 않고 전임자가 했던 것처럼 가족들을 데리고 갔다”고 비난했다. 알쿠라이시 전임 IS 지도자였던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도 2019년 미국의 공격에 자폭을 택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알쿠라이시 제거 상황을 참모들과 함께 지켜봤다. 그가 트위터에 올린 사진을 보면 바이든 대통령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백악관 참모들을 옆에 두고 가운데서 정면을 응시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번 작전 과정을 신속히 공개한 것은 대외적 성과를 강조해 최근 지지율 하락세를 모면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입을 막기 위해 베트남과 미얀마에 이르는 남부 국경지대에 새로운 ‘만리장성’을 쌓고 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일 보도했다. 4일 베이징 겨울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제로 코로나’ 정책을 추진해 온 중국 정부가 장기적인 경제 손실을 감수하면서까지 이웃 국가들을 상대로 빗장을 걸어 잠그고 있다는 것이다.○ 中 “코로나19 원천 차단 위해 장벽 건설”WSJ에 따르면 중국은 남부 국경지대에 길이 약 5000km에 이르는 인공 장벽을 건설 중이다. 미얀마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남부 윈난성의 루이리(瑞麗)시에선 지난 2년 동안 철조망과 감시 카메라, 센서 등을 갖춘 펜스 건설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서쪽에 있는 베트남과의 국경 지대에도 중국은 지난해부터 약 4m 높이의 철조망을 세웠다. 중국 정부는 장벽 건설의 목적에 대해 남쪽 국가들로부터 무역업자와 근로자, 밀수업자 등 사람들의 이동을 막아 코로나19 유입을 원천 차단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장벽을 두고 고대 중국이 이민족의 침입을 막기 위해 만리장성을 쌓은 것에 비유해 ‘남쪽의 만리장성’이라는 견해도 나온다. 지난해 8월 시진핑 국가주석은 윈난성 국경 지대 주민들에게 서한을 보내 “신성한 땅을 잘 보호해 달라”면서 “뚫을 수 없는 장벽을 건설하는 데 합심하라”고 주문했다. 베트남 북쪽 광시좡족자치구에서는 당 지도부가 간부들에게 “모두 나서서 단호하게 팬데믹과의 전쟁에서 승리하라”면서 “중국의 ‘남쪽 관문’을 수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윈난성의 당서기는 당 지도부와 시 주석을 안심시키기 위해 “굴하지 않고 죽음에 맞서는 정신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WSJ가 공공 기록물을 분석한 바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 2년 동안 국경 지대에서 최소 459km에 이르는 펜스를 새로 짓거나 보수했다. 이 중 대부분은 남쪽 국경에 집중돼 있다. 지방정부에서 공개하지 않은 부분까지 합치면 실제 공사 구간은 훨씬 더 길 것으로 예상된다. ○ 국경 주민들 “생계 막막”중국의 이 같은 움직임은 인근 국가들과의 인적·물적 교류를 어렵게 하는 것은 물론이고 국경 지대에 거주하는 지역민들의 생계를 위협하고 있다고 WSJ는 지적했다. 베트남 북부 꽝닌성에도 중국과의 국경지대에 견고한 철조망과 감시 카메라 등이 도처에 생겨났다. 이 마을에 사는 31세 농부는 “이제 베트남 쪽 사람들이 벌목을 위해 중국에 가거나 중국 농부가 물소를 방목하기 위해 베트남에 올 수 없게 됐다”고 했다. 주민들에 따르면 양쪽 국경지대 주민들이 식재료 등을 교환하기 위해 왕래가 빈번했는데 새로운 장벽 건설로 모든 게 막혀버렸다고 한다. 한때 보석류 무역으로 번성했던 루이리시도 최근 거듭된 봉쇄 조치로 경제에 큰 타격을 입었다. 이 지역에선 미얀마로부터의 코로나19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강력한 봉쇄 정책이 시행됐다. 그 결과 지난해 1∼9월 루이리시의 경제는 8.4% 뒷걸음질쳤고 불황을 못 견딘 주민들이 대거 다른 지역으로 떠났다. 루이리시는 국경 봉쇄의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최근에는 사람 간 접촉을 하지 않는 새로운 무역 방식을 개발하기도 했다. 미얀마에서 화물을 실은 트럭이 국경에 도착하면 일단 수입품에 대한 살균 작업을 하고 48시간을 기다린 뒤, 로봇이나 중장비를 동원해 화물을 중국 트럭으로 실어 나르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방식으로는 통관 소요 시간이 크게 늘어나고 신선식품들은 일부가 썩어버려 교역을 어렵게 만든다는 지적이 많다. 중국 외교부 측은 WSJ의 질의에 “국경을 강화하는 것은 널리 인정되는 국제 관행이며 펜스를 설치하면 국가 간 코로나19 감염을 방지할 수 있다”고 답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우크라이나에서 활동하는 러시아 무장단체가 무인항공기(UAV)로 우크라이나군 진지를 공격해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내 친(親)러시아 반군에 무기도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사실상 국지전에 준하는 공격이 시작된 것으로 봐야 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가입해 러시아가 2014년 무력 병합한 크림반도를 탈환하려 하면 전쟁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미국과 러시아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에서 충돌했다.○ 러 무장단체, 우크라군 공격해 사상자지난달 31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유엔 본부에서는 우크라이나 사태를 논의하기 위한 안보리 회의가 미국 주도로 소집됐다. 초청국 자격으로 참석한 세르히 키슬리차 유엔 주재 우크라이나대사는 “(분쟁 지역인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 지난해 12월 22일 우크라이나-러시아-유럽안보협력기구(OSCE) 3자 평화협상 이후에도 러시아가 적대 행위를 멈추지 않았다”며 “UAV 공격과 총격, 포격, 저격으로 우크라이나군 12명이 숨졌고 14명이 부상당했다”고 밝혔다. 특히 러시아 무장단체가 우크라이나 동부 러시아 접경 지역인 도네츠크주(州) 피셰비크에서 지난달 25일 우크라이나군 진지를 공격했다. 러시아 무장단체 UAV가 수류탄을 투하했고 우크라이나군 2명이 파편에 맞아 중상을 입었다. 키슬리차 대사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댄 벨라루스에 러시아군의 최신예 단거리 미사일인 이스칸데르 미사일 부대와 수호이-35 전투기 부대 등이 배치됐다. 흑해에서는 지난달 26일부터 러시아 해군이 미사일함, 상륙함을 동원한 해상훈련을 시작했다. 돈바스에는 러시아군 3000명을 포함한 우크라이나 반정부군 3만5000명이 병력을 강화 중이다. 러시아 화물 열차와 트럭 호송대가 불법으로 국경을 넘어 이들에게 무기를 공급하고 있다. 키슬리차 대사는 러시아 육해공군 13만 명이 우크라이나 국경과 크림반도에 집결했다고 말했다.○ 푸틴, 전쟁 가능성 위협미-러는 이날 회의에서 설전을 벌였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우크라이나 접경지대에 배치된 러시아군이 10만 명을 넘는다면서 “지난 수십 년간 유럽에서 최대 규모의 병력을 동원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러시아가 침공 구실을 날조하려 우크라이나와 서방을 침략자로 몰고 있다”고 말했다. 바실리 네벤자 유엔 주재 러시아대사는 “당신은 그것(전쟁)이 일어나길 바라는 것 같다”고 맞받았다. 푸틴 대통령은 1일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만약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해 크림반도를 탈환하기 위한 작전을 시작한다고 상상해 보라”며 “그땐 우리도 나토와 전쟁을 시작해야 할까?”라고 반문했다. 또 “서방의 그 누구도 이걸 생각해 봤을까? 아닐 것 같다”며 전쟁 가능성을 경고했다. 그러면서 지난달 26일 미국과 나토로부터 받은 서면 답변이 “러시아의 근본 요구를 무시했다”고 말했다. 스페인 일간 엘파이스가 2일 입수해 보도한 답변서에 따르면 미국은 △유럽 배치 단거리·중거리 미사일 조정에 관한 양자 대화 △루마니아와 불가리아에 배치된 나토 미사일 검증 등을 러시아에 제안했다. 이에 젠 사키 미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여우가 닭장 꼭대기에서 닭이 무섭다고 소리를 지르는 것이다. 그게 그들(러시아)이 하고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시도가 러시아 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주장을 반박하며 러시아를 여우, 우크라이나를 닭에 빗댄 것이다. 미국 국무부는 지난달 31일 러시아군이 배치된 벨라루스의 미국대사관 직원과 가족들에게 철수 명령을 내렸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1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를 방문해 러시아의 침공 위협이 “분명하고 현존하는 위험”이라고 경고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은 1일 통화로 사태를 논의했으나 평행선을 달렸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카이로=황성호 특파원 hsh0330@donga.com}
미국에서 5세 미만 아동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맞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언론들은 이르면 3월에는 5세 미만 백신 접종이 시작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코로나19 백신을 공동 개발하는 미국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는 1일(현지 시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생후 6개월 이상 5세 미만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긴급사용을 승인해 달라고 요청했다. 미국에서는 현재 5세 이상만 백신을 맞을 수 있다. FDA가 승인한다면 미국에서는 갓난아기를 제외한 전 국민에게 백신 접종 자격이 생긴다. 5세 미만 아동은 백신을 성인처럼 두 차례 맞을 예정이다. 다만 접종 용량은 성인의 10분의 1로 정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일부 아동에게는 두 번 접종으로는 충분한 면역 반응이 형성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 화이자는 3회 차 접종 관련 실험을 하고 있다. 결과는 3월 말에 나올 예정이다. FDA는 이달 중순 화이자의 제출 자료를 심의하기 위해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자문위원회를 열 계획이다. 최근 5세 미만 아동의 코로나19 감염이 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심의 기간을 단축할 것으로 관측된다. 팬데믹 시작 후 지금까지 미국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된 0∼4세는 160만 명을 넘어섰다. 코로나19 새 변이 오미크론 감염자가 전 세계적으로 1억 명에 육박하는 가운데 오스트리아 핀란드 등 유럽 일부 국가들은 속속 방역 규제를 해제하고 있다. 노르웨이는 1일(현지 시간) 식당·주점의 운영 시간 제한 등 대부분 방역 조치를 해제하고 “코로나19의 높은 감염 위험과 함께 살 수 있다”고 발표했다. 덴마크도 이날 코로나19를 ‘사회적으로 치명적인 질병’으로 분류하지 않겠다며 모든 방역 규제를 폐지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우크라이나에서 활동하는 러시아 무장단체가 무인항공기(UAV)로 우크라이나군 진지를 공격해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내 친(親)러시아 반군에게 무기도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사실상 국지전에 준하는 공격이 시작된 것으로 봐야 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가입해 러시아가 2014년 무력 병합한 크림반도를 탈환하려 하면 전쟁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미국과 러시아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에서 충돌했다.● 러 무장단체, 우크라군 공격해 사상자지난달 31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유엔 본부에서는 우크라이나 사태를 논의하기 위한 안보리 회의가 미국 주도로 소집됐다. 초청국 자격으로 참석한 세르히 키슬리차 유엔 주재 우크라이나대사는 “(분쟁 지역인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 지난해 12월 22일 우크라이나-러시아-유럽안보협력기구(OSCE) 3자 평화협상 이후에도 러시아가 적대 행위를 멈추지 않았다”며 “UAV 공격과 총격, 포격, 저격으로 우크라이나군 12명이 숨졌고 14명이 부상당했다”고 밝혔다. 특히 러시아 무장단체가 우크라이나 동부 러시아 접경 지역인 도네츠크주(州) 피셰비크에서 지난달 25일 우크라이나군 진지를 공격했다. 러시아 무장단체 UAV가 수류탄을 투하했고 우크라이나군 2명이 파편에 맞아 중상을 입었다. 키슬리차 대사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댄 벨라루스에 러시아군의 최신예 단거리 미사일인 이스칸데르 미사일 부대와 수호이-35 전투기 부대 등이 배치됐다. 흑해에서는 지난달 26일부터 러시아 해군이 미사일함, 상륙함을 동원한 해상훈련을 시작했다. 돈바스에는 러시아군 3000명을 포함한 우크라이나 반정부군 3만5000명이 병력을 강화 중이다. 러시아 화물 열차와 트럭 호송대가 불법으로 국경을 넘어 이들에게 무기를 공급하고 있다. 키슬리차 대사는 러시아 육해공군 13만 명이 우크라이나 국경과 크림반도에 집결했다고 말했다.● 푸틴, 전쟁 가능성 위협미-러는 이날 회의에서 설전을 벌였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우크라이나 접경지대에 배치된 러시아군이 10만 명을 넘는다면서 “지난 수십 년간 유럽에서 최대 규모의 병력을 동원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러시아가 침공 구실을 날조하려 우크라이나와 서방을 침략자로 몰고 있다”고 말했다. 바실리 네벤자 유엔 주재 러시아대사는 “당신은 그것(전쟁)이 일어나길 바라는 것 같다”고 맞받았다. 푸틴 대통령은 1일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만약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해 크림반도를 탈환하기 위한 작전을 시작한다고 상상해보라”며 “그땐 우리도 나토와 전쟁을 시작해야 할까?”라고 반문했다. 또 “서방의 그 누구도 이걸 생각해 봤을까? 아닐 것 같다”며 전쟁 가능성을 경고했다. 그러면서 지난달 26일 미국과 나토로부터 받은 서면 답변이 “러시아의 근본 요구를 무시했다”고 말했다. 스페인 일간 엘파이스가 2일 입수해 보도한 답변서에 따르면 미국은 △유럽 배치 단거리·중거리 미사일 조정에 관한 양자 대화 △루마니아와 불가리아에 배치된 나토 미사일 검증 등을 러시아에 제안했다. 이에 젠 사키 미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여우가 닭장 꼭대기에서 닭이 무섭다고 소리를 지르는 것이다. 그게 그들(러시아)이 하고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시도가 러시아 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주장을 반박하며 러시아를 여우, 우크라이나를 닭에 빗댄 것이다. 미국 국무부는 지난달 31일 러시아군이 배치된 벨라루스의 미국대사관 직원과 가족들에게 철수 명령을 내렸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1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를 방문해 러시아의 침공 위협이 “분명하고 현존하는 위험”이라고 경고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은 1일 전화 통화로 사태를 논의했으나 평행선을 달렸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미국에서 5세 미만 아동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맞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언론들은 이르면 3월에는 5세 미만 백신 접종이 시작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코로나19 백신을 공동 개발하는 미국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는 1일(현지 시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생후 6개월 이상 5세 미만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긴급사용을 승인해 달라고 요청했다. 미국에서는 현재 5세 이상만 백신을 맞을 수 있다. FDA가 승인한다면 미국에서는 갓난아기를 제외한 전 국민에게 백신 접종 자격이 생긴다. 5세 미만 아동은 백신을 성인처럼 두 차례 맞을 예정이다. 다만 접종 용량은 성인의 10분의 1로 정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일부 아동에게는 두 번 접종으로는 충분한 면역 반응이 형성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 화이자는 3회 차 접종 관련 실험을 하고 있다. 결과는 3월 말에 나올 예정이다. FDA는 이달 중순 화이자의 제출 자료를 심의하기 위해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자문위원회를 열 계획이다. 최근 5세 미만 아동의 코로나19 감염이 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심의 기간을 단축할 것으로 관측된다. 팬데믹 시작 후 지금까지 미국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된 0~4세는 160만 명을 넘어섰다. 코로나19 새 변이 오미크론 감염자가 전 세계적으로 1억 명에 육박하는 가운데 오스트리아 핀란드 등 유럽 일부 국가들은 속속 방역 규제를 해제하고 있다. 노르웨이는 1일(현지 시간) 식당·주점의 운영 시간 제한 등 대부분 방역 조치를 해제하고 “코로나19의 높은 감염위험과 함께 살 수 있다”고 발표했다. 덴마크도 이날 코로나19를 ‘사회적으로 치명적인 질병’으로 분류하지 않겠다며 모든 방역 규제를 폐지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월 기준금리 인상을 사실상 공식화했다. 이 여파로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증시가 일제히 3% 안팎 폭락하며 ‘검은 목요일’을 맞았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26일(현지 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기자회견에서 “3월 여건이 된다면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3월 인상이 현실화되면 미국은 2020년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2년 만에 ‘제로금리’에서 벗어나게 된다. 파월 의장은 또 “노동시장을 위협하지 않고도 금리를 올릴 수 있는 여지가 꽤 많다”고 말했다. 올해 4, 5차례 인상하거나 한 번에 0.5%포인트를 올리는 ‘빅스텝’의 가능성까지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예상보다 강한 긴축 신호에 27일 코스피는 3.50%(94.75포인트) 급락한 2,614.49에 마감했다. 코스피 2,700 선이 붕괴된 건 2020년 12월 3일(2,696.22) 이후 처음이다. 외국인이 1조7000억 원 넘게 ‘패닉 셀링’(공황 매도)에 나서며 코스피 하락세를 이끌었다. 일본(―3.11%) 홍콩(―2.76%) 중국(―1.78%) 등 아시아 주요 증시도 동반 추락했다. 한국 등 세계 시장에 풀린 막대한 유동성이 미국으로의 ‘유턴’을 본격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예상보다 강한 ‘매의 발톱’을 드러내자 27일 아시아 증시가 긴축 발작을 일으켰다. 팬데믹 이후 각국 증시를 지탱해온 글로벌 자금이 3월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한 미국으로 쏠릴 것이라는 ‘엑소더스(대탈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국내 증시에선 외국인이 하루 새 1조7000억 원 넘게 팔아치우며 ‘셀 코리아’ 속도를 높였다. 이 여파로 코스피가 3.5% 폭락하고 원화와 채권 가격이 하락하는 ‘트리플 약세장’이 이어졌다.○ 파월 “금융보다 실물경제”26일(현지 시간)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파월 의장은 매파(통화 긴축 선호)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조건이 무르익는다고 가정하면 3월 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를 인상하는 게 적정하다”며 이례적으로 인상 시점을 시사했다. 또 “가격 상승은 더 넓은 범위의 상품과 서비스로 번졌고 임금도 빠르게 올랐다”며 “높은 인플레이션이 오래 유지될 위험이 있다”고 했다. 최근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진 것에 대해서도 “실물경제가 중요하다”며 “(연준은) 한두 개 특정 시장을 보는 게 아니다. 우리의 관심은 물가 안정, 고용”이라고 말했다. 금융시장이 다소 충격을 받아도 40년 만에 최악의 상태에 빠진 인플레이션 문제를 해결하는 게 훨씬 더 시급하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파월 의장은 시장의 예상보다 기준금리를 더 빠르게 올릴 수 있다는 뜻도 내비쳤다. 특히 금리를 한번에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 가능성에 대해 “결정하지 않았다”면서도 “지금 말할 수 있는 건 과거 금리 인상 시기와는 다르다는 것”이라며 부인하지 않았다.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은 지금까지 중 가장 매파적이었다”고 평가했다. ○ 외국인 엿새간 3조 원 넘게 팔아미국의 강한 긴축 신호에 외국인 자금은 빠르게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 증시를 빠져나가고 있다. 외국인은 20일부터 줄곧 코스피 주식을 팔아치웠다. 27일에도 1조7056억 원을 팔아 6거래일간 순매도 금액은 3조3124억 원에 이른다. 이 여파로 27일 코스피는 3.50% 급락한 2,614.49에 마감해 14개월 만에 최저로 떨어졌다. 이날 하락 폭은 2020년 8월 20일(―3.66%) 이후 1년 5개월 만에 가장 컸다. 24일 2,800이 붕괴된 코스피는 사흘 만에 2,700마저 무너져 올 들어 12% 넘게 급락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쇼크가 왔던 2020년 3월(―11.7%), 미중 무역갈등이 심했던 2018년 10월(―13.4%) 이후 최악의 상황”이라고 했다. 서철수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국내 기업들의 실적 둔화가 빠른 데다 LG에너지솔루션 상장에 따른 수급 공백, 설 연휴를 앞둔 관망 심리 등이 겹쳤다”고 했다. 외국인이 주식을 대거 팔고 빠져나가면서 원화 약세도 두드러졌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5.1원 오른(원화 가치는 하락) 1202.8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 2020년 7월 20일(1203.2원) 이후 1년 6개월 만에 최고치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도 2.217%로 마감해 3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유승창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오미크론 변이 확산세가 언제 꺾일지 불확실한 데다 우크라이나 사태도 악화될 수 있어 단기간 증시 반등은 어려워 보인다”고 했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월 기준금리 인상을 사실상 공식화했다. 이 여파로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증시가 일제히 3% 안팎 폭락하며 ‘검은 목요일’을 맞았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26일(현지 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기자회견에서 “3월 여건이 된다면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3월 인상이 현실화되면 미국은 2020년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2년 만에 ‘제로금리’에서 벗어나게 된다. 파월 의장은 또 “노동시장을 위협하지 않고도 금리를 올릴 수 있는 여지가 꽤 많다”고 말했다. 올해 4, 5차례 인상하거나 한 번에 0.5%포인트를 올리는 ‘빅스텝’의 가능성까지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예상보다 강한 긴축 신호에 27일 코스피는 3.50%(94.75포인트) 급락한 2,614.49에 마감했다. 코스피 2,700이 붕괴된 건 2020년 12월 3일(2,696.22) 이후 처음이다. 외국인이 1조7000억 원 넘게 ‘패닉 셀링’(공황 매도)에 나서며 코스피 하락세를 이끌었다. 일본(―3.11%) 홍콩(―2.76%) 중국(―1.78%) 등 아시아 주요 증시도 동반 추락했다. 한국 등 세계 시장에 풀린 막대한 유동성이 미국으로 ‘유턴’을 본격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한국 경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성장 잠재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서비스 부문의 규제 완화와 노동시장 유연화가 필요하다는 국제통화기금(IMF)의 지적이 나왔다. 마틴 카우프만 IMF 한국 미션단장은 이달 11~25일 한국과 온라인 연례 협의를 진행한 뒤 26일 한국 경제에 대한 평가와 조언을 내놨다. 연례협의는 IMF 대표단이 매년 회원국의 경제동향과 경제정책 전반을 점검하고 의견을 교환하는 것으로 IMF는 이를 토대로 국가별 보고서를 낸다. 카우프만 단장은 “팬데믹이 잦아들면 정책의 초점은 경기 부양에서 구조 개혁의 우선 사항들로 전환돼야 한다”며 “이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새로운 성장동력 개발, 포용 확대 전략인 ‘한국판 뉴딜’을 포함한다”고 지적했다. 카우프만 단장은 이어 “서비스 분야를 중심으로 한 진입장벽 제거와 경쟁 활성화, 역동적인 새 분야의 연구개발(R&D) 증진, 강력한 인적 자본 형성, 그리고 노동시장의 경직성 해소 등은 생산성과 잠재 성장률을 더욱 제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카우프만 단장은 “한국 경제는 건전한 거시경제 펀더멘털, 시의적절하고 효과적인 방역 대응, 포괄적인 재정·통화·금융 정책 덕분에 코로나19 팬데믹의 충격을 잘 회복해 왔다”면서 “이로 인해 한국은 팬데믹으로 잃어버린 경제적 기반을 다시 되찾았다”고 호평했다. 그는 올해와 내년 한국 경제가 각각 3.0%, 2.9%의 견조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카우프만 단장은 “대내외 코로나19 관련 위험 요인들을 감안할 때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은 높은 상태”라며 “팬데믹 기간 중 당국의 기민한 정책 대응이 앞으로 열쇠를 쥐고 있다”고 당부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월 기준금리 인상을 사실상 공식화했다. 연준이 이 때 금리인상을 단행하면 2020년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2년 만에 ‘제로 금리’에서 벗어나게 된다. 연준은 26일(현지 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고 성명을 통해 “인플레이션이 2%를 웃돌고 노동시장이 강력한 상황에서 연방기금 금리의 목표 범위를 올리는 것이 곧 적절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인상 시기를 특정하진 않았지만 시장에서는 연준이 다음 FOMC 회의인 올 3월 금리를 올리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였다. 특히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노동시장을 위협하지 않고도 금리를 올릴 수 있는 여지가 크다고 생각한다”면서 금리 인상이 한두 번에 그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월가에서는 연준이 연내 최소 4번, 많으면 5번 이상 연달아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파월 의장의 이런 공격적인 긴축 발언에 최근 불안한 행보를 이어가던 증시는 또다시 충격을 받았다. 뉴욕 증시는 오전 한 때 2% 안팎 급등세를 보였지만 연준의 기자회견 내용이 알려지면서 급락세로 전환해 결국 소폭 하락세로 장을 마쳤다. “연준이 ‘3월 금리인상’을 티 위에 올려놓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6일(현지 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다음 통화정책회의인 3월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했다면서 이 같이 표현했다. 골프공을 티 위에 올려놓고 ‘티샷’을 할 준비를 모두 마쳤다는 비유다. 올해 들어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증시는 연준의 긴축에 대한 불안감에 크게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 왔다. 하지만 이날 연준은 돈을 풀어 경제와 시장을 부양하는 것보다는 40년 만에 최악의 상태에 빠진 인플레이션 문제를 해결하는 게 훨씬 더 시급하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연준의 이날 발표를 ‘매파적 전환’(hawkish pivot)이라고 칭하면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매 회의 때마다 금리 인상을 하는 방안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증시 ‘긴축 발작’에도 정면돌파 선언연준은 이날 물가 상승에 대응해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와 기준금리 인상, 보유자산 축소 등 긴축 스텝을 착실히 밟아나가겠다고 선언했다. 특히 “금리를 올릴 여지가 크다”면서 금리인상은 단발성에 그치지 않고 여러 차례 이어질 것이라는 점도 시사했다. 파월 의장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노동시장과 인플레이션의 놀랄 만한 진전을 감안할 때 미국 경제는 높은 수준의 통화 정책 지원을 더는 필요로 하지 않는다”며 “이것이 우리가 자산 매입을 축소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2년 전 팬데믹 발발 이후 경기부양을 위해 채권을 사들여 온 연준은 최근 테이퍼링에 속도를 내며 3월에는 자산 매입을 종료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파월 의장은 또 “우리는 물가 안정이라는 목표에 헌신할 것”이라며 “우리는 높은 인플레이션이 고착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가진 수단을 활용하겠다”고 다짐했다. 연준은 또 조만간 보유자산 규모를 축소하겠다는 의지도 강력히 밝혔다. 연준의 자산 규모는 약 9조 달러까지 불어난 상황인데 이제는 만기 때 재투자를 하지 않고 현금화하면서 시중의 유동성을 빨아들이겠다는 것이다. 연준은 이날 별도로 낸 성명에서 “보유 자산을 상당히 줄이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고 한 뒤 “금리 인상이 시작된 이후 대차대조표 축소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연준의 보유자산이 필요 이상으로 상당히 커진 상태”라며 “대차대조표가 상당한 양 축소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장에선 3월 인상 확률 ‘100%’연준의 이날 발표 이후 시장에서는 3월 금리 인상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금리 선물(先物) 가격을 토대로 연준의 통화정책을 예상하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미국 동부시간 26일 밤 현재 3월에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인상될 확률은 약 86%, 0.50%포인트 인상될 확률은 14%로 나타났다. 하루 전만 해도 약 7%가량 됐던 금리 동결 확률은 그 사이 0%로 바뀌었다. 또 연내에 금리가 5번 이상 인상될 확률이 약 65%로 ‘4번 이하’(35%)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경제연구기관 캐피탈이코노믹스의 마이클 피어스 이코노미스트는 CNBC방송에 “‘금리 인상이 곧 적절해질 것’이라는 연준의 발표는 3월에 금리를 올린다는 분명한 신호”라며 “보유자산 축소에 대한 발표도 이르면 다음 회의 때는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는 예상보다 더 매파적인 부분”이라고 분석했다. 이날 금융시장에서 10년 만기 미국 국채금리도 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하며 1.845%까지 상승(국채가격은 하락)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