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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은 한국 경제의 최대 과제로 꼽히는 장바구니 물가 오름세는 수백억 원의 할인 지원 등으로 충분히 잡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서민과 중산층 중심 시대’를 열어가겠다”면서 “국민소득 5만 달러도 꿈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정부가 이미 농축수산물 물가를 잡기 위해 1000억 원이 넘는 예산을 쓰고 있는데도 먹거리 물가는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다. 국민소득도 7년째 3만 달러대에 머물고 있는 가운데 구조개혁 등 구체적인 방법론은 제시하지 못했다는 목소리도 일각에서 나온다.● “실제 가격 떨어뜨리는 것 아닌 착시 효과” 9일 윤 대통령은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장바구니 물가는 저희가 큰돈을 안 써도 몇백억 원 정도만 투입해 할인 지원을 하고 수입품 할당관세를 잘 운영하면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재정을 활용해 치솟은 물가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정부의 ‘물가 잡기’ 상황은 여전히 녹록지 않다. 정부가 올 3월부터 1500억 원 규모의 가격안정자금을 투입하고 있지만 일부 신선식품 가격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9일 배 소매가격은 10개에 5만1553원(신고·상품 기준)으로 지난해보다 87.2% 높은 수준이다. 사과(20.5%), 양배추(53.0%), 마른김(27.0%) 등의 가격도 여전히 1년 전보다 높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의 할인 지원은 실제로 가격을 떨어뜨리는 것이 아니라 착시 효과에 가깝다”며 “기후 요인으로 인한 농산물 생산량 급감에 대한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마냥 재정을 투입하기도 여의치 않다. 이날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재정동향에 따르면 올 들어 3월까지 쌓인 나라살림 적자는 75조3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1분기(1∼3월) 기준으로 사상 최대다. 올 들어 석 달 만에 올해 정부 전망치(91조6000억 원 적자)의 82%에 달하는 규모에 도달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또 “세계 3대 신용평가기관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2026년 우리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4만 달러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며 “민간이 주도하는 경제 성장의 추세를 잘 유지한다면 1인당 국민소득 5만 달러도 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국의 1인당 GDP는 2017년 3만1600달러로 처음으로 3만 달러를 넘어섰지만 지난해까지 3만 달러대에 머물렀다. 유혜미 한양대 금융공학과 교수는 “한국의 경제 성장은 반도체 수출 사이클에 따라 출렁거리는 한계가 뚜렷하다”며 “사이클에 의존하지 않으면서 성장률을 끌어올리려면 노동 개혁 같은 구조 개혁을 통해 생산성을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반도체 지원, 시간이 보조금” 반도체 산업 지원에 대해선 “시간이 보조금”이라며 속도전에 대한 의지를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전력과 용수, 기반 시설, 공장 건설 (등이) 속도감 있게 이뤄질 수 있도록 규제를 풀고 정부가 속도감 있는 사업 진행을 도와주려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반도체 투자에 대한 현금 보조금 지급 가능성에 대해서는 “재정 여건이 허락하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세액공제 하면 보조금이 되는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선언에 그치지 않고 실제로 속도전이 가능하게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적극 나서줘야 한다”며 “아직도 반도체 클러스터가 들어설 용인 등 곳곳에서 주민 반발 등 풀리지 않은 문제들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보조금이 아닌 법인세 추후 감면 형식의 지원은 투자 초기 비용 부담이 큰 산업 특성을 감안하지 못한 것이라는 불만도 나온다. 윤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시장 중심의 부동산 규제 완화와 감세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고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추진 의사도 재확인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 뒤 오후에 용산 대통령실에서 첫 번째 ‘경제이슈점검회의’를 열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관련해 “사업성이 충분한 정상 PF 사업장에는 자금을 원활하게 공급하고 사업성이 부족한 일부 사업장에 대해서는 재구조화와 정리를 추진하라”고 지시했다.세종=김도형 기자 dodo@donga.com세종=송혜미 기자 1am@donga.com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지난해 12월 한중 대표 기업인들이 4년 만에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만났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겸 SK그룹 회장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박승희 삼성전자 사장 등 주요 기업인들이 중국 대표 석유화학, 바이오, 에너지그룹 회장들과 공식 석상에 마주 앉았다. 마음 편한 자리를 가질 수 있었던 데는 따로 이유가 있다. 유일호 전 경제부총리, 임채민 전 복지부 장관, 최석영 전 외교부 자유무역협정(FTA) 교섭대표 등 전직 정부 관계자들이 함께하면서 ‘한중 기업인 및 전직 정부 고위인사 대화’라는 ‘버퍼(완충 장치)’를 마련했기 때문이다. 미중 갈등의 파고가 닥치기 전 중국에 시장과 생산기지를 동시에 두고 있는 한국 기업인들은 중국 파트너들과 수시로 만나며 협력했다. 중국 특성상 파트너사뿐만 아니라 중앙 당국 및 지방 정부 관계자들과의 네트워크에도 오랜 시간을 투자했다. 하지만 2018년 미국의 대중 제재 방침 이후 기류가 급변했다. 기업 거래가 흔들려도, 생산기지에 문제가 생겨도 중국행(行)이 쉽지 않은 분위기가 됐다. 간다 해도 철저히 소규모로 비밀에 부쳐야 했다. 4년 만에 열린 지난번 한중 기업인 대화에서 가장 밀도가 높았던 시간은 방한한 중국 기업 파트너들과 밤늦게까지 이어졌던 술자리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오랜만에 허심탄회하게 마주 앉은 양국 기업인들은 사업 골칫거리와 투자 논의 건들을 하나씩 풀어내며 모처럼 숨통을 틔웠다. 길어지는 미국과 중국의 갈등 속에서 한국 기업 피해도 커지고 있다.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부 장관이 연일 대중(對中) 반도체 장비 수출 제재를 외쳤지만 실상 중국 시장을 더 많이 잃은 건 미국 장비 기업들이 아닌 한국 기업들이다(본보 4월 9일자 ‘美, 반도체장비 中 수출 규제에… 韓 가장 큰 타격’). 지난해 중국이 한국산 반도체 장비를 수입한 금액은 2022년 대비 20.3% 급락했지만 미국산 수입액은 3.1% 감소에 그쳤다. 반면 네덜란드(150.6%), 일본(4.7%)으로부터 반도체 장비 수입액은 오히려 늘었다. 한국 기업들이 소리 없이 피해를 입는 사이 미국 반도체 기업들이 모인 미국반도체산업협회(SIA)는 지난해 7월 미 행정부의 중국 제재 방침에 대해 “반도체 업계는 계속해서 중국 시장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며 당당하게 공동 성명을 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중국 매출이 급전직하하자 올 3월 중국을 찾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났다. 상하이 애플스토어 개장식에 가서 직접 문을 여는 장면까지 연출했다. 수십 년 공들인 시장이 서서히 닫히는 걸 눈 뜨고 보면서도 미국 기업들보다 더 미국과 중국 정부 눈치를 봐야 하는 한국 기업들은 정부가 외교적인 물꼬를 터주길 고대하고 있다. 그렇기에 이달 말로 조율 중인 한중일 정상회의에 대한 재계의 기대감은 크다. 특히 3국 경제통상장관회의가 2019년 12월 이후 4년여 만에 열리는 만큼 한국 정부가 국가 경제 실익을 위한 ‘프레너미(frenemy·친구와 적의 합성어로 경쟁적인 우호 관계를 의미)’ 전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부가 공격수의 입장에 서 있더라도 기업들의 비즈니스 뒷길은 열어 두는 미국처럼 이번 회담으로 한국 기업들에 최소한의 숨통이 틔워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곽도영 산업1부 기자 now@donga.com}
미국·일본·유럽연합(EU)·대만이 2030년경까지 총 753조 원 규모의 반도체 제조 설비 투자를 유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천문학적 보조금을 내세워 기업과 국적을 가리지 않고 투자를 유치한 결과다. 하지만 한국은 삼성과 SK 양대 기업을 중심으로 2047년까지의 중장기 로드맵만 수립해 놓은 상태다. 한국이 속도전에 밀리는 사이 약 6년 뒤면 미국·일본·유럽 등에 반도체 제조 공장이 줄줄이 들어서 반도체 세계 지도가 격변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8일 동아일보가 산업연구원과 함께 2021년 이후 현재까지 3년여간 발표된 미국·일본·EU·대만 반도체 관련 제조 설비 투자 계획을 취합한 결과 총투자 규모는 5524억1800만 달러(약 753조20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2021년은 코로나19를 계기로 반도체 수급난이 전 세계를 강타하며 공급망의 중요성이 부각된 시기다. 이들 투자는 반도체 수요가 급증할 2030년을 안팎으로 완료될 예정이다. 미국은 3년간 3256억 달러 이상의 반도체 투자를 유치하며 압도적인 선두를 기록했다. EU(884억 달러)과 일본(723억 달러), 대만(661억 달러)이 뒤를 이었다. 전통적으로 반도체 제조 공급망이 취약했던 미국과 일본, EU는 경제 안보 차원에서 막대한 보조금을 지급하며 반도체 투자를 유치했다. 그 결과 해당 국가들에서 발표된 전체 투자액 가운데 30∼80%가 해외 기업 투자로 채워졌다. 하지만 한국은 속도전에서 뒤처졌다. 올해 1월 정부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경기 용인·평택 등에 총 622조 원 규모를 투자해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한다고 발표했다. 2047년까지 이어지는 계획인 만큼 시황에 따라 불확실성이 크다. 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기업에 의존한 로드맵이기도 하다. 과거 반도체 산업은 ‘미국의 설계, 일본·유럽의 장비, 동아시아의 제조’로 글로벌 분업이 이뤄졌다. 하지만 2030년이 되면 주요국들이 설계와 제조 등 공급망을 두루 갖춰 동아시아에 대한 제조 의존도를 낮출 전망이다. 경희권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미래 30년은 미국이 아시아로부터 첨단 제조 기반을 회수해 가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글로벌 반도체 분업 체계가 사라진 자리에 753조 원 규모의 ‘쩐의 전쟁’이 시작됐다. 한국이 국내 기업 투자만 바라보는 사이 주요 경쟁국들은 보조금 정책과 세제 혜택을 앞세워 6년 뒤를 겨냥한 속도전에 뛰어들었다. 반도체 제조 강국으로서의 한국의 입지가 위험해졌다.● 美 해외 유치가 36%, EU는 81% 8일 동아일보와 산업연구원 분석 결과 글로벌 반도체 수급난이 본격화된 2021년 이후 각국에서 발표된 투자 프로젝트 중 상당 부분을 해외 기업 투자가 차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의 경우 발표된 전체 투자 계획 중 해외 기업 유치 건이 35.8%를 차지했다. 일본은 32.1%였고 유럽연합(EU)은 80.7%에 달했다. 분석에서는 반도체 관련 제조 설비 투자만 집계했으며 소재·부품·장비나 연구개발(R&D) 기지 등은 제외했다. 미국은 자국 내 첨단 반도체 제조 공장 건설에 5∼15%, 총 390억 달러(약 53조 원)를 보조금으로 지원한다. EU도 총 430억 유로(약 63조 원)를 반도체 보조금 등에 투입하고 있다. 일본도 투자 건별로 수조 원의 보조금을 현금으로 지급한다. 그 결과 미국은 2021년 이후 총 1164억 달러의 해외 투자를 유치했다. 최대 사례는 대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 TSMC다. 애리조나주에 650억 달러(약 89조 원)를 투입해 4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및 2나노 파운드리 공장을 짓는다. 이 외에 삼성전자(텍사스주·450억 달러), SK하이닉스(인디애나주·39억 달러), NXP(텍사스주·26억 달러)가 미국에 둥지를 틀 예정이다. 그간 반도체 시장 입지가 약했던 EU는 적극적인 보조금 정책을 통해 인텔(독일 마그데부르크·330억 달러), 글로벌파운드리(독일 드레스덴·80억 달러) 등 미국 기업들의 파운드리 투자를 이끌어냈다. 해외 기업과의 합작 투자에도 적극 나섰다. 차량 반도체 1위 독일 인피니언과 네덜란드 NXP 등 전통적인 반도체 설계 강호들이 TSMC와 합작해 총 100억 유로 규모로 독일 드레스덴에 짓고 있는 공장이 대표 사례다. 엔화 약세를 무기로 투자 유치 공세를 벌이고 있는 일본도 무시 못 할 상대다. 2021년 이후 TSMC(구마모토·200억 달러), 마이크론(히로시마·32억 달러)을 비롯해 메모리·파운드리 생산 공장을 대거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주요국들 ‘2030년 제조강국’ 겨냥 속도전 이 같은 투자 프로젝트들은 대부분 2030년 내 집행이 완료돼 공장이 가동을 시작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즉, 6년 뒤에는 새로운 반도체 세계 지도가 완성되는 셈이다. 투자 시점뿐만 아니라 보조금 지급 규모와 공장별 세부 용도까지 대부분 윤곽이 그려진 상태다. 총 3256억 달러 투자를 유치한 미국에서 가장 대규모 건에 해당하는 인텔(1000억 달러)과 TSMC(650억 달러)의 완공 및 가동 목표 시점은 당장 내년부터 도래하기 시작한다. 인텔의 애리조나 1공장은 내년 상반기(1∼6월) 첫 양산을 시작할 것으로 관측된다. TSMC도 애리조나 1공장은 내년 상반기, 2공장은 2028년 양산을 앞두고 있다. 모두 2030년 내 총투자를 마무리하는 게 목표다. EU도 주요 팹 신·증설 계획에 가속도를 붙였다. 인피니언이 사상 최대 규모(53억4000만 달러)를 투자한 드레스덴 전력 반도체 공장은 2026년 가동을 시작한다. 인텔의 마그데부르크 팹도 2027년 완공이 목표다. 대만 역내 투자에서 최대 비중을 차지한 TSMC의 타이난 팹은 2025년 말까지 600억 달러가 투입된다. 일본도 주요 대기업 연합체로 설립된 라피더스가 45조 원 규모의 홋카이도 파운드리 공장에서 2027년 2나노 제품 양산 목표를 밝혔다.● 삼성·SK만 바라보는 한국, 2047년 로드맵만 2030년 반도체 세계 지도 역변을 앞두고 전통 반도체 제조 강국인 한국의 역내 투자 계획은 모호하다. 정부가 나서 2047년까지 이어지는 경기 용인, 평택 거점의 반도체 클러스터 계획을 발표했지만 업계는 “업황, 투자 요건에 따라 현실화 가능성이 달라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앞서 1월 정부는 ‘제3차 민생토론회’에서 2047년까지 삼성전자가 360조 원, SK하이닉스가 122조 원을 투입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한편 삼성전자가 평택 캠퍼스에 추가로 120조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가 20조 원을 들여 충북 청주에 짓기로 한 M15X 팹까지 총 622조 원이 국내에 투입된다. 하지만 M15X를 제외하면 구체적인 팹의 용도나 가동 시점 등은 특정되지 않았다. 양대 기업에만 의존하는 상황에서 주요국과 달리 국내는 보조금 정책도 전무하다. 국가전략기술 시설 투자에 대해 최대 25%를 세액공제해 주는 법안마저 올해 일몰을 앞두고 있다. SK하이닉스 용인 팹은 전력, 용수 인허가, 지역 주민 보상 절차 등이 난항을 겪으며 착공 일정이 당초 계획보다 3년이나 지연됐다. 발표 6개월 만에 건설에 돌입한 TSMC 구마모토 공장과 대조된다. 김정호 KAIST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는 “경쟁국들이 생각보다 속도전에 강하다는 게 드러나고 있다”며 “2030년 이전 인공지능(AI) 반도체로 새로운 질서가 정해질 텐데, 국내의 투자 지원 속도는 느리고 인재 부족 등 고질적인 문제가 여전해 경쟁력을 잃어가는 게 아닌가 우려된다”고 말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글로벌 인공지능(AI) 시장 확대로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내년에는 HBM이 전체 D램 매출의 30% 이상을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7일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전체 글로벌 D램 시장 매출에서 HBM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8%에서 올해 21%, 내년에는 30%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내년 HBM의 판매 단가는 올해 대비 5∼10%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D램 비트(bit) 용량에서 HBM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2%에서 올해 5%로 상승하고, 내년에는 1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됐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쌓아 연결하는 기술로 데이터 처리 속도를 높인 고성능·고부가 제품이다. 트렌드포스는 “HBM의 판매 단가는 전통적 D램의 수 배, 기존 (첨단 제품인) DDR5의 약 5배에 달한다”며 “향후 단일 디바이스당 HBM 용량을 늘리는 AI 칩 기술에 따라 D램 용량과 매출 모두에서 HBM의 점유율은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HBM 시장 수요는 전년 대비 200% 증가할 것으로 추산된다. 트렌드포스는 “2025년 HBM 가격 협상이 이미 올해 2분기(4∼6월)에 시작됐다”며 “D램의 전체 생산 능력이 제한돼 있어 공급업체들은 미리 가격을 5∼10% 인상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글로벌 HBM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생산 능력을 늘리며 수요 증가에 대비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3월 말 세계 최초로 HBM3E 8단 제품 양산에 돌입했으며, 삼성전자는 2분기(4∼6월) HBM3E 12단 제품 최초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대형마트 의무휴업 체제를 ‘일요일 영업, 평일 휴업’으로 전환한 시군구 소비자들의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상공회의소는 대형마트 및 기업형슈퍼마켓(SSM) 의무휴업일이 평일로 전환된 것에 대해 이용자 10명 중 8명(81%)이 만족한다고 응답했다고 7일 밝혔다. ‘보통’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17.8%, ‘만족하지 않는다’는 1.2%였다. 의무휴업일이 평일로 변경된 충북 청주, 서울 서초구·동대문구에서 대형마트와 SSM을 이용한 경험이 있는 520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다. 지역별로는 서초구(87.2%), 동대문구(81.4%), 청주시(78.1%) 순으로 만족 비율이 높았다. 의무휴업일 평일 전환에 만족하는 이유로는 ‘주말에 언제든지 이용이 가능해서’(69.8%)가 가장 많았다. ‘일요일에 여유롭게 장을 볼 수가 있어서’(57%),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되므로’(45.7%)가 뒤를 이었다. 대형마트·SSM 의무휴업일 평일 전환이 전통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무관하다’(61%)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의견은 19%였다. ‘대형마트 집객 효과 등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9.4%)는 응답도 나왔다. 또 응답자의 81.9%는 과거에 대형마트나 SSM을 방문했지만 의무휴업으로 이들 점포를 이용하지 못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60.4%는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이 평일로 바뀌고 난 뒤 2주 차나 4주 차 일요일에 문을 연 대형마트나 SSM 매장을 이용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LG전자가 협력사를 대상으로 탄소배출 감축 컨설팅을 지원하는 동시에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리스크 관리를 위한 제3자 검증을 확대하기로 했다. LG전자는 다음 달까지 협력사 15곳을 대상으로 탄소배출 감축을 위한 컨설팅 지원에 나선다고 6일 밝혔다. 구체적으로 사전 조사부터 측정 및 진단, 개선 방안 도출, 온실가스 감축 목표 수립 등 전 단계에 걸쳐 컨설팅을 진행한다. 이를 통해 생산 공정 중 에너지 소비가 많은 설비에 대한 관리 체계를 분석하고 설비 효율 개선과 에너지 관리를 최적화할 수 있도록 돕는다. 컨설팅 대상 협력사 규모는 지속 확대하기로 했다. 협력사 대상 제3자 ESG 리스크 검증도 확대한다. 지난해 2개국 50개사에서 진행한 제3자 검증을 올해부터는 8개국 72개 협력사에 순차적으로 제공할 방침이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삼성전자·삼성전자판매·삼성전자로지텍·삼성전자서비스가 여름 에어컨 성수기를 맞아 판매·배송·서비스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고객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역량 강화에 나선다고 6일 밝혔다. 삼성스토어에서는 다양한 유형의 무풍에어컨을 설명할 수 있는 전문 매니저가 일대일 상담을 통해 고객 라이프스타일에 따른 맞춤형 제품을 추천한다. 에어컨 배송을 담당하는 삼성전자로지텍은 에어컨 주문 시 바로 다음 날 설치할 수 있도록 전국 22개 실습장에서 제품 설치 교육을 진행했다. 삼성전자서비스는 전문 서비스 엔지니어 외에도 기술강사, 사무직 등 가용 가능한 인력을 대상으로 에어컨 기술 역량 교육을 진행할 예정이다. 교육을 이수한 인력은 에어컨 서비스 신청이 가장 많은 6∼8월에 투입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지난해보다 20% 이상 많은 인력이 고객 응대에 나서게 한다는 계획이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반도체 사이클 롤러코스터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입니다. 올해 좋아진다 해도 그리 오래 안 갈 것이라 생각합니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그룹 회장이 2일 서울 중구 프레이저플레이스 남대문에서 대한상의 회장 연임을 계기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최근 수년간 반도체 사이클 주기가 점점 더 짧아지고 있는 만큼 더욱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지난달 24일(현지 시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있었던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의 회동에 대해서는 “자사 제품이 빨리 나올 수 있도록 우리 (고대역폭메모리·HBM) 연구개발(R&D)을 서둘러 달라고 (황 CEO가) 이야기했다”고 언급했다. 치열한 반도체 속도전 속에서 양사가 기민하게 협력하고 있다는 점을 재차 드러낸 것이다.● “반도체, 얼마나 더 투자할지가 숙제” 최 회장은 이날 최근의 글로벌 반도체 시장 업황과 향후 사업 방향에 대한 고민을 공유했다. 최 회장은 “반도체 미세화가 상당히 어려워지면서 기업들이 기술보다는 캐펙스(CAPEX·자본적 지출)로 해결해야 하는 상황에 부닥쳤다”고 말했다. 설비 확장 및 업그레이드를 통해 시장의 우위를 선점하는 ‘쩐의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7조 원이 넘는 적자를 냈지만 올해 메모리 사이클이 본격적인 회복세를 보이자 지난달에는 미국 인디애나주 패키징 공장과 이천 ‘M15X’ D램 공장 투자를 잇달아 발표하기도 했다. 총 규모가 25조 원이 넘는 신규 투자다. 이와 관련해 최 회장은 최근 주요국들의 경쟁적인 반도체 투자 보조금 지원에 대해 “아무래도 반도체 산업계는 (시장이 있어) 장사가 잘되거나, 리스크를 셰어(분담)할 수 있는 쪽으로 자꾸 흐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각국의 보조금 지원이 반도체 공장 유치에 도움이 된다고 읽히는 대목이다. 최 회장은 그러면서도 “솔직히 보조금이 많은 데는 시스템이 부족하거나 인건비가 비싸다거나 나름의 이유가 있다”며 “우리나라는 시스템은 아주 잘 갖춰져 있다”고 덧붙였다. SK는 글로벌 전기차 성장세 둔화에 따른 그룹 내 배터리 밸류체인(가치사슬) 등 핵심 사업 재편에 착수했다. 다음 달 말 열리는 확대경영회의에서 현재 계열사별로 진행 중인 ‘리밸런싱’ 작업을 점검하고 개선안을 공유·논의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최 회장은 “전 세계적으로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기조가 퇴조하고 효율성이 전면에 나서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이 트렌드도 그렇게 오래가지 않을 것이며 장기적으론 (ESG가) 돌아올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 “전기차(EV)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현상이 있지만 EV를 영원히 안 할 수는 없다. 여기서 없어질 거라곤 전혀 생각지 않는다”고도 덧붙였다.● “美 대선, 근간 흔들 변화 아냐…中, 중요한 고객” 앞서 3월 최 회장은 대한상의 회장으로 재선출되면서 2027년 3월까지 2기 임기를 열었다. 최 회장은 특히 올해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될 가능성을 두고 “미국과 한국의 근간을 흔들 변화일 거라 믿진 않는다”며 “법을 바꾸는 과정의 절차와 토론이 있기 때문에 당장에 큰일이 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 폐기 가능성에 대해 낮게 평가한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과의 협력 필요성도 지속 강조했다. 최 회장은 “수출도 해야 되고 경제협력을 많이 해야 되는 나라의 입장으로 봤을 때 중국도 저희한테 중요한 고객이고 중요한 판매처고 중요한 협력처”라고 강조했다. 두 번째 임기 동안 꼭 이루고 싶은 과제로는 ‘반기업 정서 개선’을 꼽았다. 최 회장은 “기업, 경제계에 대한 반기업 정서를 완화시키고 싶다. 이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나도 기업할 거야’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보고 싶다”고 말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SKC의 이차전지용 동박 사업 투자사 SK넥실리스가 희망퇴직을 시행한다. 글로벌 전기차 캐즘(수요 정체) 현상이 지속되는 가운데 SK그룹의 배터리 밸류체인(가치사슬) 기업에서는 처음으로 희망퇴직이 진행되는 것이다.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넥실리스는 이달부터 근속 5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SK넥실리스가 희망퇴직을 시행하는 건 2020년 SK그룹에 인수된 이후 처음이다. 다만 기술·생산 분야 핵심 인력은 기술 유출을 막기 위해 고용을 유지한다. SK넥실리스는 “장기적으로 글로벌 생산 체제를 만들기 위해 국내 고정비를 선제적으로 줄여 나가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SK넥실리스는 전북 정읍에 국내 공장을, 해외에 말레이시아와 폴란드 공장을 갖고 있다. 향후 국내 정읍 공장은 차세대 프리미엄 제품 설계와 연구개발(R&D)에 주력하는 한편 제품 양산은 말레이시아와 폴란드 공장을 중심으로 하는 체제로 이원화를 준비 중이다.SK넥실리스의 올해 1분기(1~3월) 매출은 916억 원, 영업손실은 399억 원으로 집계됐다. 말레이시아 신규 공장의 고정비 부담 증가 등으로 전 분기보다 영업손실이 소폭 확대됐다. 모회사인 SKC는 앞서 3일 1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지금 가장 큰 과제는 원가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정읍공장의 물량을 최대한 빨리 말레이시아로 이관해 수익성을 개선하는 부분”이라며 “4분기(10~12월) 정도 되면 말레이시아 1공장의 풀캐파(생산능력 최대치) 가동도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이 고도화되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맞춤형 고대역폭메모리(HBM)’ 제품으로 차세대 HBM 초격차 달성에 나서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올해까지 누적 HBM 매출은 100억 달러(약 13조8000억 원)가 넘을 것으로 전망했다. 2일 김경륜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상품기획실 상무는 삼성전자 뉴스룸 기고문을 통해 “2024년 하반기(7∼12월)는 HBM 공급 개선으로 AI 서버 확산이 가속화될 뿐만 아니라 기존 서버와 스토리지 수요도 증가하는 선순환이 뚜렷하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2016년부터 올해까지 예상되는 총 HBM 매출은 100억 달러가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김 상무는 “최근 HBM에는 맞춤형(Custom) HBM이라는 표현이 붙기 시작했다. 이는 AI 반도체 시장에서 메모리 반도체가 더 이상 범용 제품이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며 “삼성전자는 고객별로 최적화된 맞춤형 HBM 제품으로 주요 고객사들의 수요를 충족시킬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기업들이 각자 추구하는 AI 모델에 따라 필요한 반도체의 성능이 달라지기 때문에 애초 설계 단계부터 패키징, 품질 검증까지 고객 맞춤형 방식을 통해 차별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런 측면에서 그는 설계와 생산 역량을 모두 갖춘 삼성전자가 종합 반도체 기업으로 강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김 상무는 “변화무쌍한 AI 시대에 고객들이 원하는 시스템 디자인을 완벽히 이해하고, 미래 기술 환경까지 고려해 시스템의 발전을 예측하고 주도하기 위해서는 종합 반도체 역량을 십분 활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삼성전자는 올 초부터 각 사업부의 우수 엔지니어들을 한데 모아 차세대 HBM 전담팀을 구성해 맞춤형 HBM 최적화를 위한 연구 및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앞서 지난달 30일 1분기(1∼3월)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5세대 HBM 제품인 ‘HBM3E’ 12단 제품을 2분기(4∼6월) 내 양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4세대 ‘HBM3’는 SK하이닉스가 선제 공급에 나섰지만 5세대 시장에선 12단 제품 최초 양산과 고객 맞춤형 전략으로 승부하겠다는 의지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경계현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장(사장·사진)이 “인공지능(AI) 초기 시장에서는 우리가 승리하지 못했다”며 “2라운드는 우리가 승리해야 한다. 우리가 가진 역량을 잘 집결하면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다짐했다. 4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SK하이닉스에 밀렸던 삼성전자는 5세대 시장에서 ‘HBM3E’ 12단 제품으로 역전을 노리고 있다. 1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경 사장은 최근 임직원을 대상으로 연 사내 경영 현황 설명회에서 “어려운 환경에서도 함께 노력해 준 덕분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해 연간 14조8800억 원의 적자를 냈던 삼성전자 DS부문은 D램 가격 회복에 힘입어 올해 1분기(1∼3월) 1조9100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5개 분기 만에 흑자 전환했다. 삼성전자는 또 지난달 30일 실적 발표를 하며 HBM3E 12단 제품의 2분기(4∼6월) 양산을 공식화했다. 경 사장은 “이대로 나아가 (최근 반도체 사이클 고점이었던) 2022년 매출을 능가하는 게 우리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의 2022년 매출은 302조2300억 원으로, DS부문은 이 중 98조4600억 원을 차지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일 기준 올해 삼성전자 연간 매출액 컨센서스(전망치 평균)는 303조6000억 원이다. 경 사장은 또 “이익을 내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바로 성장”이라며 “2017년 이후 D램과 낸드, 파운드리,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반도체) 시장 점유율이 떨어지고 있는데 이것은 사업의 큰 위기”라고 짚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10∼12월) 파운드리 점유율은 11.3%로, 1위인 TSMC(61.2%)와의 점유율 격차는 직전 분기 45.5%포인트에서 49.9%포인트로 더 벌어졌다. HBM 시장에서도 지난해 기준 SK하이닉스가 53%로 1위, 삼성전자가 35%로 뒤처지고 있다. 경 사장은 설명회에서 삼성전자가 메모리와 파운드리 역량을 모두 갖춘 만큼 고객사 요구에 맞춰 AI 반도체의 턴키(일괄 생산) 공급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내세웠다. 그는 “시장 환경이 안정적일 때는 터닝 포인트를 만들기 어렵다”며 “AI로 대변되는 새로운 세상이 열리기 시작했고 지금이 터닝 포인트를 만들 수 있는 최적의 시기”라고 강조했다. 이어 “올해를 새롭게 성장하는 터닝 포인트로 다 같이 만들어 갔으면 좋겠다”고 임직원들을 독려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경계현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장(사장·사진)이 “인공지능(AI) 초기 시장에서는 우리가 승리하지 못했다”며 “2라운드는 우리가 승리해야 한다. 우리가 가진 역량을 잘 집결하면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다짐했다. 4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SK하이닉스에 밀렸던 삼성전자는 5세대 시장에서 ‘HBM3E’ 12단 제품으로 역전을 노리고 있다.1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경 사장은 최근 임직원을 대상으로 연 사내 경영 현황 설명회에서 “어려운 환경에서도 함께 노력해 준 덕분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해 연간 14조8800억 원의 적자를 냈던 삼성전자 DS부문은 D램 가격 회복에 힘입어 올해 1분기(1~3월) 1조9100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5분기 만에 흑자 전환했다. 삼성전자는 또 지난달 30일 실적발표를 하며 HBM3E 12단 제품의 2분기(4~6월) 양산을 공식화했다. 경 사장은 “이대로 나아가 (최근 반도체 사이클 고점이었던) 2022년 매출을 능가하는 게 우리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의 2022년 매출은 302조2300억 원으로, DS부문은 이 중 98조4600억 원을 차지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일 기준 올해 삼성전자 연간 매출액 컨센서스(전망치 평균)는 303조6000억 원이다.경 사장은 또 “이익을 내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바로 성장”이라며 “2017년 이후 D램과 낸드, 파운드리,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반도체) 시장 점유율이 떨어지고 있는데 이것은 사업의 큰 위기”라고 짚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10~12월) 파운드리 점유율은 11.3%로, 1위인 TSMC(61.2%)와의 점유율 격차는 직전 분기 45.5%포인트에서 49.9%포인트로 더 벌어졌다. HBM 시장에서도 지난해 기준 SK하이닉스가 53%로 1위, 삼성전자가 35%로 뒤처지고 있다.경 사장은 설명회에서 삼성전자가 메모리와 파운드리 역량을 모두 갖춘 만큼 고객사 요구에 맞춰 AI 반도체의 턴키(일괄생산) 공급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내세웠다. 그는 “시장 환경이 안정적일 때는 터닝 포인트를 만들기 어렵다”며 “AI로 대변되는 새로운 세상이 열리기 시작했고 지금이 터닝 포인트를 만들 수 있는 최적의 시기”라고 강조했다. 이어 “올해를 새롭게 성장하는 터닝 포인트로 다 같이 만들어 갔으면 좋겠다”며 임직원들을 독려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PC·스마트폰 등 정보기술(IT) 기기 시장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삼성전자의 첫 번째 인공지능(AI) 스마트폰인 ‘갤럭시S24’ 시리즈가 1분기(1∼3월) 실적 회복에 기여했다. 삼성전자는 30일 1분기(1∼3월) 확정 실적을 발표하며 모바일경험(MX)·네트워크사업부가 연결 기준 1분기 매출 33조5000억 원, 영업이익 3조5000억 원을 거뒀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5%, 영업이익은 11% 줄었지만 직전 분기 대비 각각 34%, 28.5% 증가했다. 1분기 삼성전자 전체 실적에서 MX사업부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체의 46.5%, 53%에 해당됐다. 불황 터널을 막 지나온 반도체(DS) 부문 대신 전사 실적을 뒷받침한 셈이다. 다니엘 아라우조 삼성전자 MX사업부 상무는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1분기 스마트폰과 태블릿 출하량은 각각 6000만 대, 700만 대를 기록했고 스마트폰 평균판매단가(ASP)는 336달러”라고 밝혔다. ASP는 전 분기 대비 약 30% 증가한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24에 탑재된 AI 기능들이 높은 사용률을 보이며 판매 확대를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신제품 출시가 없는 비수기인 2분기(4∼6월)에는 핵심 수익원인 스마트폰 출하량의 감소와 함께 평균 판매가격의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반기(7∼12월)에는 AI 기능을 탑재한 신제품 ‘갤럭시Z폴드·플립6’ 시리즈 출시가 예정돼 있다. 웨어러블 분야에서도 반지 형태의 새로운 폼팩터를 갖춘 ‘갤럭시링’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아라우조 상무는 “웨어러블의 경우 하반기 신모델 중심의 판매 확대를 통해 갤럭시 생태계 경험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며 “갤럭시링을 통해서는 수면을 비롯한 고객의 전반적인 일상 건강 관리 경험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그룹 회장이 허리펑(何立峰) 중국 국무원 부총리를 만나 한국 기업들의 중국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를 약속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30일 보도했다. 이날 신화통신에 따르면 최 회장은 전날 베이징에서 중국 경제 정책의 실권을 쥔 것으로 평가받는 허 부총리와 회동했다. 이 자리에서 허 부총리는 “중국은 새로운 발전 이념을 전면적으로 적용해 새 발전 패러다임 구축을 가속화하고 신품질 생산력을 육성하며, 고품질 발전을 확고하게 추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9월 처음 내세운 신품질 생산력은 전통적인 생산력과 구분해 첨단 기술이 주도하는 산업 생산력을 말한다. 고품질 발전은 혁신과 협조, 녹색, 개방, 공유 등 5가지 개념을 핵심으로 하는 중국의 발전 전략을 가리킨다. 허 부총리는 또 “중국은 시장 지향적이고 법에 기초한 국제 비즈니스 환경을 조성하며, 외국인 투자 유치를 위한 노력을 확대하고 있다”며 “한국 기업의 중국 투자 확대를 환영한다”고도 덧붙였다. 이에 대해 최 회장은 “SK그룹은 중국 경제에 대한 확신이 가득하다”며 “중국 내 투자 협력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도록 할 것”이라고 화답했다고 신화통신은 전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효성그룹의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털(CVC) 효성벤처스는 친환경 플라스틱 소재 제조사인 에이엔폴리에 신규 투자했다고 30일 밝혔다. 에이엔폴리는 왕겨나 커피찌꺼기(커피박) 등을 활용해 고순도 고품질의 자연친화적 플라스틱 소재인 나노셀룰로오스(CNF)를 제조한다. 나노셀룰로오스는 고강도, 고내열성의 경량 소재로 바이오플라스틱 제조 공정에 쓰여 합성에 사용되는 플라스틱의 양을 줄일 수 있다. 바이오플라스틱은 기존 플라스틱 대비 생분해성이 높고 강도와 차단성도 강하다. 이에 식품 포장재부터 의료, 바이오, 이차전지 등 고부가가치 산업까지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다. 에이엔폴리는 올해 초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박람회 ‘CES 2024’에서 혁신상을 수상했다. 지난해 포브스 아시아에서 국내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소재 분야 유망 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현재는 본격적인 시장 확대에 대비해 생산 공장을 구축하고 있다고 효성은 밝혔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이란-이스라엘 사태가 촉발한 국제유가 상승과 정제마진 개선, 봄 성수기 효과 등으로 올해 1분기(1∼3월) 국내 정유사들의 실적 회복세가 나타났다. 1분기 실적을 발표한 SK이노베이션과 HD현대오일뱅크, 에쓰오일 등은 영업이익이 직전 분기보다 회복했고, 다음 달 발표를 앞둔 GS칼텍스도 영업이익 상승을 기대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1분기 매출액 18조8551억 원, 영업이익 6247억 원을 달성했다고 29일 밝혔다. 전 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5521억 원, 전년 동기 대비로는 2497억 원 증가한 숫자다. SK이노베이션은 “유가 상승에 따른 재고 관련 이익과 정제마진 개선 등으로 에너지, 화학 사업의 영업이익이 전 분기 대비 증가해 1분기 실적을 이끌었다”고 밝혔다. 앞서 25일 1분기 실적을 발표한 HD현대오일뱅크도 영업이익이 305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8% 증가했다. 에쓰오일도 1분기 영업이익 4541억 원을 냈다고 26일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11.9% 감소했지만 직전 분기(―564억 원) 대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다음 달 실적을 발표하는 GS칼텍스도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 신장이 예상되고 있다. 정유사의 수익성은 국제유가와 최종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포함 원료비를 뺀 지표인 정제마진에 달려 있다. 1분기 중동 불안으로 국제유가가 상승하면서 정유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재고가치가 상승하며 이익으로 반영됐다. 석유 제품 가격이 상승하며 정제마진도 상승했다. 업계에 따르면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지난해 4월 수요 침체로 배럴당 3.5달러까지 내려간 뒤 완만한 상승 추이를 그려 올해 2월 8.2달러까지 올랐다. 올 초 미국의 한파로 수요가 늘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지속으로 공급 차질이 발생한 것이 정제마진을 끌어올렸다. 다만 고유가는 정제마진뿐 아니라 원료값을 함께 올리기 때문에 수요가 함께 늘어나지 않으면 높은 정제마진이 오래 지속되진 않는다. 정유업계는 특히 이번 분기 해외 수출액을 늘리며 국가 무역수지 개선에도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석유협회는 국내 정유업계의 1분기 석유제품 수출량이 역대 1분기 중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25일 밝혔다. 1분기 석유제품 총 수출량은 1억2690만 배럴로 전년 동기 대비 7.8% 증가하며 종전 최고 기록인 2020년 1분기(1억2518만 배럴)를 넘어섰다. 수출액도 124억1600만 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4.6% 늘었다. 1분기 원유 도입액(약 195억 달러) 중 63.8%를 수출로 회수한 셈이라고 협회는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중동 불안으로 인한 유가 강세와 정제마진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시장 수요가 받쳐주지 않는 상황에서 유가가 계속 오를 경우 석유화학업계는 타격도 예상된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유가가 연초 바닥에서 시작해 현재까지 80달러 후반대의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정제마진이 단기 조정받고 있으나 향후 계절적 수요 증가를 감안하면 남은 2분기 중 다시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효성은 국내 대표 섬유 기업으로서 쌓아온 원천기술력을 바탕으로 고객이 원하는 품질과 기술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글로벌 1위 제품인 스판덱스와 타이어코드의 안정적 공급 능력을 기반으로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는 한편 고부가가치 프리미엄 브랜드의 위상을 확대하며 글로벌 신시장 개척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효성티앤씨의 스판덱스는 14년 동안 세계 시장점유율 30% 이상으로 글로벌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스판덱스는 ‘섬유의 반도체’라 불리는 신축성이 있는 고부가가치 기능성 섬유다. 최근에는 세계 최초로 옥수수에서 추출한 원료를 가공해 만든 바이오 스판덱스인 ‘리젠 바이오베이스드’를 상용화하는 데도 성공했다. 그간 옥수수에서 추출된 원료는 주로 일반 섬유를 비롯해 포장지, 화장품, 액체 세제 등에는 사용되고 있었다. 하지만 스판덱스와 같은 고기능성 섬유제품은 기술력의 한계로 특유의 신축성과 회복력 발현이 불가능해 적용되지 못했다. 효성티앤씨는 스판덱스 세계 시장점유율 1위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1년이 넘는 연구개발 끝에 옥수수 추출 원료 기반 바이오 스판덱스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에 성공했다. 스판덱스 외 친환경 섬유에도 개발과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효성티앤씨는 페트병을 재활용한 원사인 ‘리젠 폴리에스터’를 2008년 국내 최초로 개발해 친환경 섬유 시장의 저변을 넓혔다. 각 지자체 및 항만 공사들과 협업해 수거한 페트병을 리젠 폴리에스터로 재탄생시키며 자원 선순환 시스템 구축에도 앞장서고 있다. 이와 함께 패션업체와의 다양한 협업을 진행하며 가치소비를 중시하는 MZ세대로부터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내고 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포스코는 포스코1%나눔재단을 통해 장애인 자립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2019년부터 ‘희망날개’ ‘희망공간’과 ‘장애인 디지털 아카데미’ ‘만남이 예술이 되다’ 등 다양한 사업에서 지속적인 성과를 창출하고 있다. 희망날개 사업은 포항·광양을 포함한 전국 8개 지역(인천, 성남, 안산, 세종, 천안, 구미) 장애인들에게 맞춤형 보조기구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지금까지 156명의 상이 국가유공자·소방공무원·군인과 포스코그룹 사업장 지역 781명 장애인에게 의족·휠체어·안구마우스·경기용 장비 등 장애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보조기구를 지원했다. 재단은 지난해부터 첨단보조기구 품목을 확대해 하반신 마비 장애인들이 자유롭게 걸을 수 있게 하는 보행 보조기를 지급했으며 국내 기업이 개발한 로봇 의족 ‘RoFT’를 민간 최초로 구매해 국산 로봇 의족 보급에도 힘을 보탰다. 또한 아이스하키, 배드민턴, 탁구 분야 장애인 국가대표 선수들에게도 스포츠 의족과 경기용 휠체어 등을 지원해 항저우 장애인아시안게임 준비에 힘을 실어준 바 있다. 희망공간은 장애인 시설과 장애 아동·청소년 가정 리모델링을 통해 장애인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돕는 사업이다. 포항과 광양 지역에서 진행해 왔으며 지난해까지 장애인 시설 및 장애 아동 가정 86개소를 리모델링해 2400여 명의 장애인에게 안전한 공간과 시설을 선물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저소득 장애인 25가구와 장애인 안전시설이 필요한 아동복지 시설 11개소에 대한 개선을 완료했다. 장애인 코딩 전문가 양성 프로그램인 ‘장애인 디지털 아카데미’도 운영하고 있다. 장애인 디지털 아카데미는 장애인 고용에 대한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고 디지털 시대에 적합한 인재 양성을 목적으로 청장년 장애인을 선발해 코딩 교육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올해로 4기를 맞이하는 장애인 디지털 아카데미는 3기까지 총 41명이 수료했으며 그중 36명이 KB국민은행, 한국인터넷진흥원, 메가존, 포스코휴먼스, 한국직업능력개발원 등 국내 중견기업, 공공기관에 취업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SK하이닉스가 글로벌 인공지능(AI) 메모리 선도 기업의 위상을 공고히 하고 있다. 앞서 3월 SK하이닉스는 초고성능 AI용 고대역폭메모리(HBM) 신제품인 ‘HBM3E’를 세계 최초로 양산하며 글로벌 AI 빅테크 시장 공략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최근 수년간 생성형 AI의 인기로 HBM 수요가 늘면서 SK하이닉스의 글로벌 D램 시장점유율은 30%를 돌파하기도 했다. SK하이닉스가 지난해 8월 개발, 올 3월 양산에 성공한 HBM3E는 현존 최고 사양인 4세대 제품(HBM3)에 이은 5세대 제품이다. 앞서 SK하이닉스는 2021년 세계 최초로 HBM3를 개발해 2022년 양산에 성공했다.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해야 하는 AI 시스템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AI 프로세서와 메모리를 다중 연결하는 방식으로 반도체 패키지가 구성돼야 한다. SK하이닉스는 HBM3E가 속도와 발열 제어 등 AI 메모리에 요구되는 모든 부문에서 세계 최고 성능을 갖췄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이 제품은 초당 최대 1.18테라바이트(TB)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데 이는 풀HD급 영화(5GB) 230편 분량이 넘는 데이터를 1초 만에 처리할 수 있는 수준이다. 또 SK하이닉스의 HBM3E는 뛰어난 방열 성능까지 겸비해 AI 시스템을 지원하는 최적의 제품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AI 메모리는 극도로 빠른 속도로 작동해야 하는 만큼 효과적인 발열 제어가 관건이기 때문이다. 류성수 SK하이닉스 부사장은 “당사는 세계 최초 HBM3E 양산을 통해 AI 메모리 업계를 선도하는 제품 라인업을 한층 강화했다”며 “그동안 축적해 온 성공적인 HBM 비즈니스 경험을 토대로 고객 관계를 탄탄히 하면서 ‘토털 AI 메모리 공급자’로서의 위상을 굳혀 나가겠다”고 말했다. SK그룹은 2012년 2월 하이닉스를 인수한 이래 △M12∼M16 공장 증설(2012∼2021년) △키옥시아 지분 투자(2017년, 4조 원) △인텔 낸드메모리사업부 인수(2020년, 10조3000억 원) △OCI머티리얼즈 인수(2015년) △LG실트론 인수(2017년) 등을 통해 반도체 수직 계열화를 이루며 글로벌 선도 회사로 자리매김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