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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들이 지식재산(IP·Intellectual Property)을 활용한 사업에서 새로운 활로를 찾아 나가고 있다. 플랫폼을 통해 성장 가능성이 있는 IP를 제품화하는 사업을 확장하는 스타트업이 늘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 경제가 침체기로 접어들었지만 콘텐츠의 중요성은 날로 커지면서 IP 비즈니스는 스타트업 투자 혹한기를 피해가는 분야로 주목받고 있다. 스타트업 ‘옴니아트’는 IP 커머스 플랫폼 ‘얼킨캔버스’를 운영하고 있다. 예술가들이 얼킨캔버스에 작품(시각 IP)을 등록해두면 소비자는 마음에 드는 것을 골라 옷이나 가방 등에 적용해 ‘나만의’ 제품을 디자인할 수 있다. 소비자가 라이선스 사용 권한을 사는 방식으로, 수익의 일정 부분은 작가에게 돌아간다. 디자인된 제품은 얼킨캔버스가 제작해 배송한다. 2017년 설립된 옴니아트는 버려지는 옷과 재료를 활용해 세상에 하나뿐인 가방을 만들거나, 예술가들의 습작을 매입해 업사이클링 제품을 만드는 소셜 패션 스타트업이었다. 그런데 IP의 확장성에 눈떠 2021년 2월 얼킨캔버스를 운영하며 사업을 확대했다. 이성동 옴니아트 대표는 “기존 사업 모델에서는 작가의 라이선스를 제한적으로 쓰다 보니 작가가 얻을 수 있는 수익에 한계가 있었다”며 “작품을 오픈소스화해 활용 범위를 넓혀 작가의 수익을 확대하는 한편 개성과 희소성을 중시하는 소비자의 취향도 충족시키고자 시각 IP 플랫폼을 개발하게 됐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네 곳의 요식업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원데이타’는 지난해 셰프 IP 플랫폼 ‘파이브잇’을 구축했다. 파이브잇은 정상급 셰프들의 냉동 반죽법과 연탄빵 조리 등의 노하우를 담은 콘텐츠를 온·오프라인에서 제공하고 있다. 요리사가 자신의 레시피를 선보이는 요리교실은 기존에도 많았지만 파이브잇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셰프의 IP 레시피가 적용된 상품들을 개발하고 있다. 온·오프라인 콘텐츠를 통해 해당 셰프에 대한 사용자들의 반응을 살피고 수요 및 성장 가능성을 판단해 셰프 IP를 제품화하는 방식이다. 파이브잇 관계자는 “셰프 IP를 기반으로 레시피가 적용된 반조리 제품을 만들어 식당에 공급하거나 RMR(레스토랑 간편식) 등을 생산할 예정”이라며 “소비자 입장에서는 셰프의 음식을 맛볼 기회가 늘어나고, 셰프 입장에서는 자신을 브랜딩하고 수익을 다각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크리에이터들의 IP를 전문적으로 제품화하는 플랫폼도 있다. 크리에이터 커머스 플랫폼 운영 스타트업 ‘마플코퍼레이션’은 2019년 크리에이터 커머스 플랫폼 ‘마플샵’을 론칭했다. 마플샵은 유튜버, 틱토커, 그래픽아티스트 등 다양한 분야의 크리에이터들이 자신들의 IP를 활용해 상품 제작부터 주문 접수, 판매, 배송, 고객 서비스까지 원스톱으로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판매자인 크리에이터는 본인이 책정한 대로 디자인 수익을 얻을 수 있다. 마플코퍼레이션 관계자는 “유튜버 크리에이터들은 마플샵의 유튜브 상품 기능을 통해 추가적인 커머스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동아일보의 ‘스테파니(‘스’타트업과 ‘테’크놀로지를 ‘파’헤쳐보‘니’)’ 는 매주 목요일 오전 8시, 동아일보 홈페이지에 로그인하시면 무료로 보실 수 있습니다. 포털사이트에서는 이보다 하루 늦은 매주 금요일 오전에 공개됩니다. 안녕하세요 스테파니 독자여러분! 동아일보에서 스타트업 취재를 담당하고 있는 김하경 기자입니다. 다들 새해 잘 맞이하셨나요? 연초에는 많은 분들이 새로운 결심 한두 개씩을 하시는 것 같은데요. 그 중엔 ‘올해는 돈을 더 열심히 모아야지’라는 결심도 있을 것 같습니다 ㅎ. 그런데 물가는 오르는 반면 월급은 덜 오르고, 올해 경기 전망은 좋지 않고… 돈 모으기가 갈수록 더 어려워지는 느낌입니다. 지난해 확산됐던 ‘짠테크’도 계속 유행할 것 같고요. 그렇다고 아끼기만 하다보면 삶도, 마음도 너무 팍팍해질텐데… 좀 재밌게 절약할 방법은 없을까요? 이런 고민을 하다 ‘X2E(X to Earn·특정 활동을 통해 수익을 얻는 것)’이 떠올라서, 독자 여러분께 소개해드려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X’라는 글자에는 다양한 활동이 들어갈 수 있습니다. 예컨대 ‘M’을 넣으면 ‘움직여서(Move) 돈을 번다’는 의미의 ‘M2E’가 될 수 있겠죠. 이런 서비스를 담은 앱을 ‘리워드 앱’이라고 부르기도 한답니다. X2E는 ‘게임(Play)을 통해 돈을 번다’는 의미의 ‘P2E’에서 나왔다고 합니다. ●동영상 리뷰 조회만 해도 1포인트실제로 정말 다양한 ‘X2E’ 서비스가 출시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요.스타트업 ‘하우스미디어’가 운영하는 숏폼리뷰 플랫폼 ‘하우스앱’의 경우 ‘R2E(Review to Earn)’ 모델을 구축했습니다. 이용자가 짧은 동영상 형식으로 상품 관련 리뷰를 앱에 업로드하면 포인트를 얻는 방식입니다. 하우스미디어에 따르면 리뷰를 업로드한 이용자에게는 조회수에 기반해 구간별로 포인트를 지급하고, 리뷰를 조회하는 이용자에게는 조회를 한 번 할 때마다 1포인트를 지급한다고 합니다. 또 리뷰 콘텐츠를 통해 구매가 발생할 경우 해당 리뷰를 업로드한 사람은 상품금액의 1%를 적립 받게 됩니다. 이렇게 적립한 포인트는 플랫폼에서 상품을 구매할 때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산책하고 여행하면서 포인트 차곡차곡이미 많이 분들이 이용하고 계실 앱 ‘캐시워크’는 대표적인 ‘M2E(Move to Earn)’ 모델입니다. 스타트업 ‘넛지헬스케어’가 2017년 2월 내놓은 서비스로, 걸음 수에 따라 캐시를 지급하고 있습니다. 100걸음마다 1캐시를 주는데, 하루 최대 100캐시까지 적립할 수 있습니다. 적립한 캐시는 캐시워크 앱 내에 입점한 식음료(F&B) 브랜드들의 제품을 구매하는데 사용할 수 있고요. 여담이지만, 스마트폰 잠금 화면에 만보기를 도입한 것은 캐시워크가 최초라고 하네요. 돈 쓸 일만 있는 여행에서 오히려 돈을 벌수도 있습니다. 여행 스타트업 ‘트립비토즈’는 지난해 8월 ‘T2E(Travel to Earn)’ 서비스를 선보였는데요. 트립비토즈 앱 이용자가 여행하면서 찍은 동영상을 앱에 올려 다른 이용자들로부터 많은 호응(‘좋아요’ 버튼 누르기)을 얻게 되면 ‘트립캐시’를 받을 수 있습니다. 트립캐시는 앱 내에서 호텔을 예약할 때 돈처럼 사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많은 스타트업들이 ‘X2E’ 서비스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하우스미디어 관계자는 “X2E는 플랫폼 내 이용자의 개입도를 높이면서 앱이 활성화되도록 유도하는 장점이 있다“며 ”앱 내에서의 활동을 통해 발생한 리워드를 다시 앱 내의 커머스 기능에 사용할 수 있어 플랫폼 내 거래 순환을 도모하는데 효과적”이라고 말했습니다.이번 스테파니에서는 독자분들이 일상생활에서 쉽게 이용할만한 X2E 위주로 소개해드렸는데요, ‘X2E’ 서비스는 스타트업뿐 아니라 금융권 등에서도 활발히 제공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또 어떤 X2E 서비스들이 등장할지 기대되네요. 다음 스테파니에서도 재밌는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투자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자금난을 겪는 스타트업이 늘고 있지만 몇몇 스타트업은 유동성이 풍부했던 시기 못지않은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들이 투자를 받은 비결은 뭘까. 동아일보는 최근 ‘주목할 만한’ 투자를 유치한 △리벨리온 △서울로보틱스 △케어링 △마크비전 △고피자 등 스타트업 5곳의 대표들을 만났다. 이들은 경쟁력 있는 기술이나 서비스 개발은 기본이고 낭비하지 않는 겸허함, 상용화, 미래산업, 매출의 예측 가능성 등을 높게 평가받아 투자를 유치할 수 있었다고 했다.○ “겸허함은 투자자들에게 신뢰를 얻는 비결”인공지능(AI) 반도체 스타트업 ‘리벨리온’의 박성현 대표(39)가 투자 유치 비결 중 하나로 꼽은 것은 ‘겸허함(Stay humble)’이다. 리벨리온은 지난해 7월 920억 원 규모의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했다. 박 대표는 “실사를 까다롭게 하기로 소문난 글로벌 투자사 테마섹이 이번 투자에 합류했다”며 “서울 강남에 사무실을 둔 다른 스타트업과 달리 임차료가 절반가량인 성남시 정자역 인근 주상복합 건물에 들어서 있다는 점이 ‘이 기업에 투자하면 돈을 적재적소에 쓸 것 같다’는 인상을 준 것 같다”고 말했다. 회사 운영도 ‘험블’하게 하고 있다. 한때 스타트업 사이에서 유행했던 200만 원짜리 ‘허먼밀러’ 의자는커녕 사무실 가구는 모두 중고로 구입했고 법인차량도 없다. 박 대표는 지하철을 타고 다닌다. 대형 회계법인 출신의 회계사 두 명을 둬서 ‘돈이 새지 않도록’ 회계를 전문적으로 관리한다. 그렇다고 직원 처우가 열악한 것은 아니다. 업무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춰 낭비하지 않을 뿐이다. 사무실 한쪽에는 여러 개의 수면실과 샤워실을 마련했고, 직원들이 점심식사 고민을 하지 않도록 평일에는 사무실로 식사를 배달한다. 고사양 컴퓨터 등 업무에 필요한 도구나 장비는 기꺼이 구입한다. 박 대표는 “업무시간 중에 필라테스나 영어회화 강사를 부른다거나, 직원들의 독서모임을 장려하는 등의 사원 복지는 업무 몰입을 방해하고 회사 분위기를 흐리는 것 같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푸드테크 스타트업 ‘고피자’는 지난해 10월 250억 원 규모의 시리즈 C 투자를 유치했다. 국내뿐 아니라 인도 싱가포르 홍콩 인도네시아 등 해외에서도 가파르게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는 기업이다. 이 회사 임재원 대표(34)가 말하는 투자 유치의 비결은 ‘월간 리포트’를 통해 얻은 신뢰다. 그는 매달 13페이지 분량의 보고서를 작성해 한 번도 거르지 않고 4년간 투자자들에게 보냈다. 보고서에는 매달 잘한 것뿐 아니라 못한 내용에 대해서도 상세하고 투명하게 담았다. 그는 “못한 것에 대해 쓸 때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지만, 이를 공개하고 개선 사항이나 계획을 밝힌 것이 투자자들로부터 신뢰를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 투자자들이 투자를 이끌면 다음 투자 라운드에서 투자 유치가 좀 더 수월해지는데, 1년에 두세 번 투자자들을 만나는 것과 매달 보고를 하는 것은 투자자들과 신뢰를 형성하는 데 큰 차이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궁상맞을 정도로 돈을 아껴 써 왔다”고 했다. 그는 “매출은 한 달에 25억 원씩 나오고 있는 반면 한 달에 쓰는 금액은 1억∼2억 원으로 매출 대비 적은 편이라는 점이 투자 유치에 주효하게 작용했다”고 말했다.○ “번드레한 말보다는 가능성을 실현화해야”시장에서 통하는 걸 보여주는 것 역시 투자 유치의 주된 요소다. 인프라 기반 자율주행 스타트업 ‘서울로보틱스’의 이한빈 대표(32)는 “지난해 7월 BMW 7시리즈 공장에서 (운용에) 성공하지 않았다면 절대 투자를 받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로보틱스는 눈과 비 등 악천후에서도 자율주행을 가능하게 하는 차별화된 기술력을 갖췄지만 투자 시장이 나빠지면서 투자 유치가 예상보다 지연됐다. 이 과정에서 이 대표는 3개월간 개인 자금과 대출을 통해 직원들에게 월급을 지급할 정도로 고생했다. 하지만 BMW 7시리즈 공장에서 상용화에 성공한 것이 긍정적인 시그널로 작용하면서 상용화 두 달 만인 지난해 9월 308억 원 규모의 시리즈 B 투자를 유치했다. 지난해 8월 300억 원 규모의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한 실버테크 스타트업 ‘케어링’은 2만7000여 명의 요양보호사를 직접 관리하며 전국의 어르신 6000여 명에게 방문 요양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다. 이 회사 김태성 대표(35)가 든 투자 유치 비결은 확정된 미래를 보여줬다는 점이다. 김 대표는 “한국의 인구구조를 보면 초고령사회는 확정된 미래이고, 그만큼 실버테크는 추상적인 비즈니스가 아니라 확실한 미래 비즈니스”라고 말했다. 지난해 8월 260억 원 규모의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한 AI 스타트업 ‘마크비전’은 사업의 예측 가능성을 투자 유치 성공 비결 중 하나로 꼽았다. 마크비전은 온라인상의 위조 상품 및 불법 콘텐츠를 모니터링하고 제거하는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를 기업 100여 곳에 제공하고 있다. 이 회사 이인섭 대표(33)가 꼽은 투자 성공 유치 비결 중 하나는 SaaS 특유의 ‘구독 모델에 따른 매출의 예측 가능성’이다. 이 대표는 “매달 구독료를 기업으로부터 받는 만큼 고객이 이탈하지 않는 이상 현금 흐름을 예측하기 쉽다”며 “글로벌 브랜드들의 이용이 늘고 있는 점도 투자회사들이 긍정적으로 봤다”고 말했다. 벤처투자 업계는 최근 상황에서 ‘수익성’이 가장 중요한 요건이 됐다고 꼽는다. 정일부 IMM인베스트먼트 대표는 “마케팅비에 돈을 쏟아부으면서 외형적으로 성장하는 기업이나 6개월, 1년에 한 번씩 펀딩을 받으면서 성장성을 보여줬던 곳들에 대한 투자는 지양될 것”이라며 “성장을 바탕으로 적정한 수익을 만들 수 있는 기업이 투자 대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투자 단계벤처캐피털(VC)로부터 투자유치 순서에 따라 시리즈 A, B, C, D, E 등으로 부른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관행을 국내로 가져왔다. 시리즈 A, B는 비즈니스 모델이 검증돼 어느 정도 서비스나 수익 모델 지표를 보여주고 본격적인 성장을 앞둔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한다. 시리즈 C 이상의 단계는 본격적인 성장을 이루고 성공궤도에 진입한 스타트업, 혹은 상장이나 대형 M&A가 가능한 기업이 대상이다.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5일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 2023’이 열리고 있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 SK 전시관에 들어서자 인류에 펼쳐질 암울한 미래가 관람객을 맞았다. 어두컴컴한 통로에는 위기감을 고조시키는 음향이 흘러나왔다. 양쪽에는 미국 뉴욕의 ‘자유의 여신상’, 영국 런던 ‘빅벤 시계탑’, 이집트 ‘스핑크스’ 등 세계적 랜드마크가 물에 잠긴 모습이 펼쳐졌다. 서늘함이 느껴졌다. 이 통로를 지나면 그제야 SK의 ‘넷 제로’ 기술들이 구현된 밝은 미래 도시를 만날 수 있다. 이 도시의 주요 운송수단인 전기차는 18분 만에 80% 충전이 가능한 SK온 슈퍼패스트(SF) 배터리를 탑재했다. 도시 곳곳에는 400kW(킬로와트)급 출력을 내는 SK시그넷의 V2 충전기가 설치돼 있다. 마을마다 100∼300MW(메가와트) 규모 소형모듈원자로(SMR)가 있어 전기 공급엔 문제가 없다. 수명이 다한 배터리에서는 SK이노베이션의 재활용(BMR) 기술로 수산화리튬을 추출한다. 전시관에서 만난 미국 보잉의 소프트웨어(SW) 개발자 샘 네블렛은 “미래에 일어날 문제를 강조하는 게 멋졌고 전시도 전반적으로 조화로웠다”고 평가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탄소 감축을 어떤 형태의 모습으로 기술적으로 잘 풀어 나갈까 상당히 고민을 계속하고 있다”면서 “(사람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여러 전시를 잘해 줘 상당히 기쁘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나흘간 SK 전시관을 찾은 관람객은 누적 3만여 명으로 작년(1만1000명)의 3배 가까이로 늘었다.○ 삼성, SK 등 지속가능 기술 리더십 선보여 전 세계 테크 기업들이 미래 기술비전을 선보이는 CES에서 국내 기업들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전시 주제로 내세워 주목받았다. 인류 최우선 당면 과제 중 하나인 기후변화 위기에 대해 최첨단 기술로 정면 돌파하겠다는 비전을 전 세계에 내보인 것이다. 삼성전자는 CES 전시장 초입을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 섹션으로 꾸몄다. QR코드를 입힌 큐브 상자를 바닥에 놓으면 동영상을 통해 삼성전자가 어떻게 자원을 아끼고 있는지를 보여줬다. 제품 생산부터 폐기까지 전 생애주기에 걸쳐 단계별로 보여줌으로써 관람객들이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TV 신제품의 솔라셀 리모컨에는 폐그물 등 해양 폐기물을 재활용한 소재가 20% 포함된 브래킷 부품이 들어간다. 파워보드의 주요 부품 12%는 재활용 알루미늄 캔과 구리로 만든다. 삼성전자는 시각 장애가 있는 사람도 TV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확보한 TV도 선보였다. 현대자동차그룹을 대표해 CES에 참가한 현대모비스는 5일 미디어 발표회의 ‘넷 제로’ 정책 발표자로 북미연구소의 제프리 헬너 기술팀장을 내세웠다. 한국 본사만이 아니라 글로벌 차원에서 이 정책을 강하게 추진하고 있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였다. 헬너 팀장은 “2040년까지 현대모비스 모든 사업장에서 탄소중립을 달성하고, 2045년까진 공급망 전체에서 탄소중립을 완료한다”는 단계적 계획을 설명했다. LG전자 전시관에서는 6단계의 ‘지속가능한 사이클’을 나타낸 원형 조형물이 관람객의 눈길을 끌었다. ‘Better Life For ALL’(모두의 더 나은 삶을 위한 계획)이라는 주제의 전시관에 설치된 이 조형물은 과정별로 지속가능한 경제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2030년까지 재활용 플라스틱 사용을 60만 t 수준으로 늘리고, TV 등 7대 가전기기 생산 과정에서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20년 대비 20% 줄이겠다 등의 실천 전략들이다. 또 무인 이동 로봇을 설치해 청각 장애가 있는 관람객이 찾아올 경우 가상인간이 수어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했다.○ ‘친환경 솔루션’ 앞세운 K스타트업도 눈길 LVCC 노스홀에 부스를 차린 국내 스타트업 누비랩은 버려지는 음식물을 분석하고 솔루션을 제공하는 ‘인공지능(AI) 푸드스캔’을 선보였다. 음식물 잔반을 스캔하면 음식물이 버려질 경우 지구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모니터로 알려준다. 다음번 조리 때 식재료 양을 적절하게 조절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GSF시스템은 식량 문제 해결 솔루션을 내놨다. 기후와 환경의 영향을 받지 않고 실내에서 친환경 채소를 연중 생산할 수 있는 식물재배기 ‘마인팜(Minefarm) 쇼케이스’다. 이학교 전북대 동물생명공학과 교수가 2021년 교내벤처로 창업한 멜리엔스는 소를 기르는 과정에서의 탄소 배출량 측정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멜리엔스는 세계 최대 소고기 시장인 미국에 지사를 두고 탄소 저감 노력을 기울인 농가의 ‘저탄소 소’를 인증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라스베이거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지난해 하반기부터 투자 시장이 침체되면서 스타트업 업계에 혹한기가 찾아온 가운데 개발자 5명 중 4명은 올해도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개발자 채용 시장도 다소 어려워질 것으로 봤다. 3일 커리어테크 스타트업 ‘퍼블리’에 따르면 이 회사에서 운영하는 개발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커리어리’ 이용자 48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83%가 ‘스타트업 혹한기가 2023년에도 지속될 것 같다’고 답변했다. ‘끝난 것 같다’고 답변한 응답자는 17%에 그쳤다. 지난해 상반기 과열됐던 개발자 채용 시장의 모습은 당분간 보기 어려울 전망이다. 응답자 2명 중 1명(51%)은 ‘올해 개발자 채용 시장이 지난해보다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응답했다. ‘작년과 비슷한 수준일 것 같다’(40%)는 응답보다 높은 수치다. 한편 응답자들은 개발자 가운데서도 향후 가장 비전 있는 직무로 ‘머신러닝 개발자’(28%)를 꼽았다. 가장 전망이 좋은 스타트업 업종으로는 B2B(기업 간 거래)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22%)라고 응답했다. △핀테크(21%) △커머스(17%) △플랫폼·커뮤니티(16%) △블록체인(16%)등이 뒤를 이었다. 김하경기자 whatsup@donga.com}
가사도우미 플랫폼 ‘홈클’을 2014년 창업했다가 2년 만에 접게 된 전주훈 ‘삼분의일’ 대표(39)는 하루 밤잠을 두세 시간씩만 자는 생활을 6개월여간 지속하다가 우울감을 느꼈다. 의사는 “하던 일을 빨리 정리해야 나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폐업을 마무리한 전 대표는 두 달간 발리로 여행을 떠났다가 질문을 가졌다. ‘수면문제 해결에 집중하는 회사는 왜 없을까.’ 메모리폼 매트리스로 유명한 수면 전문 스타트업 ‘삼분의일’이 2017년 탄생한 배경이다. 전 대표는 홈클 창업을 통해 ‘큰 문제를 풀 수 있는 시장을 선택해야 사업을 지속할 수 있다’는 깨달음을 얻었다. 홈클의 핵심 서비스인 집 청소는 사람들에게 ‘있으면 좋지만 없어도 그만’이었다. 청소가 하루 밀린다고 해서 큰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니었다. 서비스 운영방식을 표준화하기도 어려웠다. “홈클의 핵심은 알고리즘 매칭 등 기술이라고 생각했는데, 가사도우미와 이용자들의 불만을 처리하느라 10년 뒤 비즈니스 모습이 그려지지 않았다.” 수면에 관심을 갖게 된 그는 국내에 이렇다 할 메모리폼 매트리스 회사가 없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해외에서는 스프링 매트리스 특유의 꺼짐 현상을 보완할 수 있는 메모리폼 매트리스가 확산되고 있었지만 한국 매트리스 시장의 주축은 대기업의 스프링 매트리스였다. 틈새시장을 발견한 전 대표는 다양한 베타테스트를 통해 5중 구조의 매트리스를 만들었다. 온돌 문화에 익숙한 한국 문화를 고려해 소비자가 기호에 따라 선택할 수 있도록 단단한 매트리스와 좀 더 푹신한 매트리스 등 종류를 다양화하는 방법으로 차별화했다. 스타트업이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가격 거품을 없애야 했다. 물류비용을 줄이기 위해 1억5000만 원짜리 매트리스 압축 기계를 들였다. 퀸 사이즈의 매트리스를 초압축해 높이 1m, 가로세로 45cm 크기의 박스에 포장했다. 직접 배송을 하는 다른 매트리스와 달리 택배로 배송을 하면서 물류비를 10분의 1로 줄였다. 구입 후 100일 이내에 몸에 맞지 않으면 교환이나 반품이 가능한 ‘100일 체험 제도’도 도입했다. 타깃 고객은 ‘판교의 개발자’로 정했다. 개발자들이 생산성 높은 하루를 보내는 것에 관심이 큰 점을 고려한 것이다. 원하던 대로 첫 6개월간 고객의 80%는 남성이었다. 사용감이 중요한 매트리스 특성상 온라인으로만 홍보하는 것은 한계가 있었다. 그렇다고 대기업처럼 곳곳에 판매장을 마련할 수는 없었다. 전 대표는 삼분의일이 입주한 공유오피스 한편에 체험관을 조성하고 설명에 나섰다. 홈페이지에 리뷰가 1000개가량 쌓이자 체험관에 방문하지 않고 온라인을 통한 구매가 활발해졌다. 매트리스를 통해 4년간 누적 400억 원의 매출을 달성한 삼분의일은 내년 스마트 매트리스를 내놓을 계획이다. 인공지능(AI)을 통해 개인에게 맞는 최적의 수면 온도를 찾아내고, 매트리스에 삽입된 실리콘관을 통해 온도를 조절해주는 방식이다. 수면데이터 및 센서 회사도 인수해 수면회사로서의 비전을 명확히 할 계획이다.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진정한 키움과 나눔으로 행복을 더하는 기업’이라는 비전을 가진 LG이노텍은 각 수혜 대상에 맞게 체계적이고 지속적으로 사회공헌 활동을 펼쳐오고 있다. 프로그램은 △수혜자 중심 △지속성 △임직원 자율 참여 등 세 가지 실행 원칙을 바탕으로 추진되고 있다. LG이노텍의 대표 사회공헌 프로그램으로는 아동 청소년을 소재부품 인재로 키우기 위한 ‘주니어 소나무교실’, 따뜻한 나눔을 전하기 위한 ‘이웃사촌 플러스’를 꼽을 수 있다. LG이노텍의 희망나눔기금은 임직원의 참여로 조성되는 사회공헌 기금으로, 사회 공헌 활동의 주요 재원으로 사용하고 있다. 올해 4월 기준 희망나눔기금의 구성원 가입률은 74%, 모금액은 3억2000만 원에 이른다. 봉사 인원은 지난해 기준 1117명으로 집계됐다. LG이노텍은 봉사활동의 일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분기 단위의 ‘이노드림데이’를 지정해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2020년부터는 비대면 봉사활동을 이어왔는데, 지난해에는 임직원이 제작한 어린이용 투명우산, 팝업북, 블록필통 등을 전달했다. 올해는 사회공헌 포털을 구축해 기부와 봉사활동 참여를 디지털화하면서 임직원의 큰 호응을 얻었다. 사회공헌 활동에 대한 접근성과 편의성을 높이게 되면서 참여 기회도 확대됐다. 올해 4월부터 시작된 원클릭 기부 프로그램 ‘이노드림펀딩’을 통해 임직원 1900명이 기금 마련에 참여했다. LG이노텍은 국내 사업장뿐만 아니라 글로벌 사업장의 사회공헌 활동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국 옌타이 법인은 지역 정부와 연계해 코로나19 방역 종사자들에게 방역물품을 지원했고 베트남 하이퐁 법인은 팬데믹 대응 활동에 적극 참여했다. 하이퐁시에서 조성한 백신 펀드에 2억5000만 원을 기부하는 한편 하이퐁 경제구역 관리청에 5000여 개의 마스크와 소독액, 진단 키트를 지원했다. 조백수 LG이노텍 경영지원담당(상무)은 “타인의 어려운 상황에 공감하고 이를 돕기 위해 행동에 나서는 일은 고객의 애로사항을 먼저 파악해 해결책을 제시하는 LG이노텍의 고객경험 혁신 활동과 직결돼 있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사회공헌 활동을 이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금호타이어는 ‘산타원정대’ ‘희망의 공부방’ 등의 활동을 통해 어려운 환경에 놓인 청소년을 지원하고 있다. 금호타이어에 따르면 산타원정대 활동은 2017년 시작됐다. 소외계층 아동들이 따뜻한 연말을 보낼 수 있도록 금호타이어와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협업해 크리스마스 선물과 간식 파티, 후원금을 지원한다. 과거에는 금호타이어 임직원들이 카드를 작성하고 선물을 포장해 아동들에게 직접 전달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로는 비대면 방식으로 후원을 하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최근 ‘함께 GREEN 희망의 공부방’ 29호점도 완공했다. 희망의 공부방은 저소득 계층 청소년의 학습 환경을 개선해 학업 성취도를 향상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2016년 금호타이어 임직원 사내공모 아이디어로 채택돼 7년 연속 활동이 이어져오고 있다. 금호타이어에 따르면 이번 29호점 수혜 아동은 작곡가를 꿈꾸고 있다. 공부방에서 온라인 학습과 작곡 공부를 하고 대중음악을 만들어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이 학생을 위해 침대와 노트북, 책상 세트를 포함한 생활용품을 후원하고 도배 등 공부방 환경을 조성했다. 강진구 금호타이어 경영지원팀장은 “장기간 이어져오고 있는 산타원정대 활동과 희망의 공부방 활동은 내부 직원들의 아이디어로 기획된 사회공헌활동”이라며 “코로나19 이전에는 매년 활동에 정기적으로 참석하는 직원들이 있을 정도로 내부적으로 애정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금호타이어는 희망의 공부방 조성 및 산타원정대 활동 등의 공로를 인정받아 최근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2022년 후원 감사의 날’ 행사에서 서울특별시장 표창을 수상했다. 이 밖에도 금호타이어는 어린이 교통안전교육, 청소년 학교폭력예방교육, 교통사고 중증피해 유자녀 멘토링 지원 등 다양한 교육기부사업과 후원 사업을 하고 있다.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전기차를 가장 많이 이용하는 연령대는 40대이고, 가장 많이 등록된 차종은 기아의 ‘EV6’인 것으로 나타났다. 친환경 모빌리티 충전 플랫폼 ‘소프트베리’는 자사의 전기차 충전 인프라 플랫폼 EV Infra 데이터를 분석해 ‘2022년 전기차 이용 트렌드’를 14일 발표했다. 소프트베리에 따르면 EV Infra 애플리케이션(앱) 이용자 가운데 가장 큰 비중(36%)을 차지하는 연령대는 40대였다. 회사 측은 “40대가 다른 연령대에 비해 자동차에 관심이 많으면서 전기차 구매 여력이 있기 때문에 이 같은 결과가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이어 △50대 이상(29%) △30대(28%) △20대(7%) 순이었다. 성별로는 남성이 84%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EV Infra 앱에 자차로 등록한 전기차 유형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57.8%)이 가장 많았다. 브랜드 모델별로는 기아의 EV6가 17.1%로 가장 많이 등록돼 있었다. 지역별 충전 건수는 경기도(32%)가 1위이며 △서울(16.9%) △제주(7.7%) △대구(7.3%) △경북(6.9%) 등이 뒤를 이었다. 이번 분석의 바탕이 된 EV Infra 앱은 21만여 대의 전기차 충전소 정보를 갖춘 플랫폼으로, 누적 다운로드 수는 국내 등록된 전기차 수(누적 36만 대)보다 많은 약 43만 건이다.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전기차를 가장 많이 이용하는 연령대는 40대이고, 가장 많이 등록된 차종은 기아의 ‘EV6’인 것으로 나타났다. 친환경 모빌리티 충전 플랫폼 ‘소프트베리’는 자사의 전기차 충전 인프라 플랫폼 EV Infra 데이터를 분석해 이 같은 내용의 ‘2022년 전기차 이용 트렌드’를 14일 발표했다.소프트베리에 따르면 EV Infra 앱을 가장 많이 이용하는 연령은 40대로, 전체 이용자의 36%를 차지했다. 소프트베리 관계자는 “40대가 다른 연령대에 비해 자동차에 관심이 많으면서 전기차 구매 여력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50대 이상(29%) △30대(28%) △20대(7%) 순으로 나타났다. 성별로 살펴보면 남성 이용자가 84%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EV Infra 앱에 자차로 등록한 전기차 유형으로는 SUV(57.8%)가 1위였다. 이어 △준중형차(12.9%) △화물차(9.9%) △대형차(6.3%) △중형차(3.8%) 순으로 나타났다. 브랜드 모델별로는 기아의 EV6가 17.1%로 가장 많이 등록돼있었다. 그 다음으로 현대 아이오닉(12.3%)이 뒤를 이었다. 테슬라 모델Y(6.6%)와 기아 니로(6.2%), 테슬라 모델3(6.1%)은 서로 비슷한 비율을 차지했다. 지역별 충전 건수는 경기도(32%)가 1위로 나타났다. 그 다음으로 서울(16.9%)이 많았고, 그 뒤를 △제주도(7.7%) △대구(7.3%) △경북(6.9%) 등이 이었다. 또 충전기별로 충전 이용 빈도를 분석한 결과 △환경부(40%) △한국전력(12%) △차지비(6.2%) △한국전기차충전서비스(5.6%) △에버온(4.3%) 순이었다.소프트베리에 따르면 전기차 이용자들이 많이 찾은 충전소는 휴게소 기준으로 △안성휴게소 부산방향 △안성휴게소 서울방향 △문경휴게소 양평방향 △경남진해 진영휴게소 △화성휴게소 시흥방향 순으로 나타났다. 또 광역시 충전소 기준 최다 이용 빈도는 GS칼텍스의 미래형 주유소로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에너지플러스허브 삼방이 1위를 차지했다. 21만여 대의 전기차 충전소 정보를 보유한 EV Infra 앱의 누적 다운로드 수는 약 43만 건으로, 국내 등록된 전기차 수(누적 36만 대)보다 많다. 박용희 소프트베리 대표는 “전기차 구매 전 충전 인프라에 대한 사전 정보를 확인하기 위해 앱을 다운로드한 사용자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며 “전기차 대중화 시대가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고 말했다.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글로벌 HR 서비스 ‘딜(Deel)’이 내년 주목해야 할 글로벌 HR 트렌드의 핵심 키워드로 ‘원격’과 ‘유연’을 꼽았다. 이와 관련해 예상되는 트렌드로 12가지 근무 형태를 꼽았다. 8일 딜에 따르면 최근 몇 년 간 원격근무와 국경 없는 채용이 보편화되고, 경력직 중심의 수시 채용이 활발해졌다. 근로환경이 유연해지면서 직장인의 라이프 스타일과 직장 선택 기준, 근무 방식도 바뀌고 있다.딜이 첫 번째로 꼽은 트렌드는 ‘최고 원격 책임자(Chief Remote Officer)’다. 원격 근무가 늘면서 효율적으로 팀을 운영하기 위한 관리자가 생겨나고 있다는 것이다. 글로벌 채용사이트에는 최고원격책임자 직책이 등장하기 시작했다.뛰어난 인재를 차지하려는 기업의 노력과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직원 근속을 위해 기업의 복지, 조직문화 강화 필요성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딜은 이와 관련해 ‘인재강탈’을 내년 트렌드로 꼽았다. 또 국경 없이 일을 하게 되면서 국가별로 서로 다른 공휴일과 휴가시즌을 조율하는 일이 필요해졌고, 직원이 자율적으로 휴무일과 휴일을 선택하는 ‘자율 휴일 제도’가 도입되고 있다고 짚었다. ‘워케이션(휴가지 원격근무)’도 자연스럽게 자리잡은 근무 형태 중 하나다. 원격근무와 재택근무 등으로 조직 구성원끼리 대면 만남을 할 기회가 줄면서 ‘컨퍼런스나 이벤트 모임이 활성화됐다’는 점도 꼽았다. 동료 및 관계자와의 교류를 이런 이벤트를 통해 하게 됐다는 것이다. 직장인의 정체성도 다양화됐다. 딜에 따르면 무엇보다 원격근무로 출퇴근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아끼게 되면서 자유시간이 늘었고, 이 시간에 투잡을 하는 ‘원격 투잡러’가 생겨났다. 또 여유시간에 배달, 유튜브 활동, 재능 부업 등을 하는 ‘직장인 부업과 긱 워커’도 늘었다. 코로나19와 경기 침체로 부수입을 기대하는 직장인이 늘었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이밖에도 개인이 근무형태를 선택할 수 있는 유연한 제도를 선호하는 직장인이 늘면서 ‘유연근무제도 추종자가 등장’했고, 원격근무가 어려운 회사에서 가능한 회사로 이직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고 짚었다. 연봉 상승과는 별개로, 본인이 잘하고 좋아하는 업을 선택하겠다는 가치관이 확산되면서 전혀 다른 직무로 바꾸는 ‘커리어 전환’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딜은 사회초년생의 특징으로 두 가지를 꼽았다. 하나는 ‘사무실에서 근무해본적 없는 유연 세대의 등장’이다. 코로나19와 함께 원격근무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사회초년생은 ‘원격 퍼스트’ 환경에 익숙하다는 것이다. 또 다른 하나는 ‘Z 세대 직장인의 아이덴티티’다. 1990년대 중반 이후 태어난 Z 세대는 자신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특징을 갖고 있는데, 이메일 서명글과 부재중 회신 메시지 등에도 본인 개성을 드러내며 정체성을 표현한다는 것이다. ‘재택근무가 늘면서 직장인의 저축이 증가’했다는 점도 새로운 현상이다. 딜 관계자는 “딜과 모멘티브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재택근무로 저축을 늘렸다고 응답한 직장인이 약 64%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딜(Deel)이 소개하는 내년도 12가지 근무 트렌드 1. 최고‘원격’책임자(Chief Remote Officer) 직책의 등장2. 사무실에서 근무해 본 적 없는 ‘유연’ 세대의 등장 3. Z세대 직장인의 아이덴티티4. 인재 강탈5. 원격 투잡러6. 워케이션7. 유연근무제도 추종자의 등장8. 자율 휴일 제도9. 컨퍼런스, 이벤트 모임의 활성화10. 재택근무로 저축의 증가11. 직장인 부업과 ‘긱 워커’의 증가12. 커리어 전환의 증가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일이 고된 반면 벌이는 적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요식업계의 구인난이 가중되는 가운데 인력을 대체할 수 있는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이 주목받고 있다. 식당의 설거지와 조리 과정 등을 공장이나 로봇이 대신 해주는 것이다. 식기 세척·렌털 서비스 스타트업 ‘뽀득’은 식당에서 사용된 식기를 매일 수거하고 동시에 세척된 식기를 제공하고 있다. 더러운 식기는 경기 파주, 광명, 화성 등 수도권에 위치한 스마트 팩토리에 입고돼 불림, 브러시·고온·고압수 세척, 건조, 살균, 정밀 검수, 열수축포장 등 6단계의 과정을 거쳐 다시 고객사에 배송되는 방식이다. 식기 검수에는 머신 비전 카메라를 활용하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물 사용량도 최소화했다. 2017년 설립된 이 회사는 올해 6월 333억 원의 시리즈 B 투자를 유치했다. 박노준 뽀득 대표는 “식당에서 세척 담당 직원은 피로도가 높아 인력의 교체 주기가 가장 빠른 편”이라며 “식기 세척 서비스를 통해 인건비와 채용 난이도가 모두 높은 세척 영역에 대한 고충을 해결해주려 한다”고 말했다. 주방 로봇도 요식업계에서 주목받는 영역이다. 2018년 설립된 로봇테크 스타트업 ‘웨이브라이프스타일테크’는 자체 개발한 주방 자동화 로봇을 판매하고 있다. 샐러드 등 다양한 식재료로 된 음식을 시간당 240그릇 이상 생산하거나, 피자를 시간당 180판 제조하고 75마리의 치킨을 튀겨낸다. 올해 5월 50억 원 규모의 프리A 투자를 유치한 이 회사의 서비스는 현재 명인만두 등 30여 개의 식음료(F&B) 프랜차이즈에서 이용하고 있다. 웨이브라이프스타일테크 관계자는 “관악구에서 파일럿 매장으로 6평 규모의 샐러드 덮밥집을 운영한 결과, 디스펜서 3대를 사용했을 때 인건비가 8%포인트 절감됐고, 공헌이익(매장 운영에 투입되는 직접비를 제외하고 나오는 이익)은 14%포인트 상승했다”고 말했다. 식당들이 식자재를 보다 편하게 구입할 수 있도록 플랫폼을 만든 스타트업도 있다. 식자재 유통 푸드테크 스타트업 ‘마켓보로’는 B2B 식자재 유통관리 SaaS ‘마켓봄’에 이어 사업자용 식자재 전문 오픈마켓 ‘식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동안 식당들은 필요한 식자재를 빠르게 수급해야 하다 보니 대개 가까운 거리의 중소 유통사들과 거래해 왔다. 하지만 식봄에서는 식자재 단가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고, 다양한 식자재 브랜드를 비교해 가며 가장 적합한 유통사를 찾을 수 있다. 마켓보로는 올해 6월 CJ프레시웨이로부터 403억 원 규모의 시리즈 C 투자를 유치했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안녕하세요? 동아일보에서 스타트업 취재를 담당하고 있는 김하경 기자입니다.6일 오후 스타트업얼라이언스에서는 ‘아시아의 한국인 2022’ 행사를 열었는데요, 실제 베트남, 일본, 인도 등에서 창업을 하거나 커리어를 이어나가고 있는 한국인들이 연사로 참석한다기에 재밌는 이야기를 많이 들을 수 있을 것 같아 현장으로 달려가 봤습니다. 이번 스테파니에서는 이날 나온 내용을 현지 문화를 중심으로 전해드리려 합니다.(스테파니는 ‘스’타트업과 ‘테’크놀로지를 ‘파’헤쳐보‘니’의 준말입니다.)●신뢰관계가 중요한 일본 ‘창업가 세션’의 첫 연사로 나온 최대헌 달콤소프트 일본지사장은 일본에서의 비즈니스 성공 포인트로 ‘신뢰관계를 잘 쌓기’를 강조했습니다. 최 지사장에 따르면 그 신뢰관계는 ‘정말 하나씩 쌓아나가는 게 중요’하다는데요. 신뢰를 쌓는 데는 세 가지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첫 번째로는 한국회사와 일본 현지 파트너 회사, 혹은 소비자와의 신뢰관계를 쌓는 것을 꼽았습니다. 일본에서 서비스를 개시하기 위해 파트너들에게 소개할 때 많이 받는 질문은 ‘정말 실적이 있느냐’는 것이라고 하는데요. 사실 처음 서비스를 시작하는데 실적이라는게 있기가 힘들잖아요? 그래서, 한국에서 먼저 실적을 만들어나가고 평판이 좋은 파트너를 통해 소개를 받는 등의 활동이 필요하다고 합니다.두 번째로는 각 기업의 담당자간 신뢰관계가 중요하다고 꼽았습니다. 예컨대 중요한 미팅에 갔는데 한국 담당자가 일본어를 못하고, 동행한 통역사마저도 업계에 대해 잘 모르면 사업을 진행하는 데 있어서 믿음을 잘 못 줄 수 있다고 합니다. 미팅을 할 때는 사소한 부분이라고 여길 수 있는 것들을 잘 챙겨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마지막 세 번째는 일하는 방식에서의 신뢰관계입니다. 한국과 일본이 비슷한 부분도 많지만 일을 추진하는 스피드, 계약서 양식, 메일 주고받는 방식 등이 다르다고 합니다. 파트너십을 잘 구축하고 긍정적인 결과를 얻으려면 결국 서로를 이해시키고 납득시키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고 하네요. ●다양한 문화가 존재하는 14억 인구의 나라, 인도한득천 리메세코스메틱 대표는 인도에서 사업을 할 때는 보다 세분화된 접근이 필요하다고 짚었습니다.인도는 나라 규모가 크다보니 14억 인구 안에서도 지리적 이질성으로 인해 언어 문화 생활양식 등이 다양하고, 각각 나름의 마켓이 있다고 하는데요. 국토의 모양도 위아래로 긴 마름모꼴이다보니 기후도 다르고, 북방계 인구는 골격이 크고 피부톤이 밝아 유럽사람과 비슷한 외모를 갖고 있다고 합니다. 한 대표는 “(인도에서 사업을 할 때는) 어떤 인구를 대상으로 마켓 사이즈를 가늠할 것인지 지리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인도에서 사업하기 어려운 점으로 ‘까다로운 세관 프로세스’를 꼽았습니다. 우선 인도에서는 ‘핸드캐리(사람이 직접 국제화물을 운송)’가 불가능한데요. 무조건 정식 통관을 거쳐야 마켓플레이스에 등록도 하고 납품도 할 수 있다고 합니다. 또 관세, 비관세 장벽 모두 높아 비용과 시간을 미리 투자해야 한다고 하네요. 세관 프로세스도 매번 까다로워서, 일반 공산품을 제외하고는 식품 화장품 등도 허가 대상입니다. 현재 인도에서는 배송 서비스가 난제라고 합니다. 배송비는 현금으로 지급하고, 주소 시스템은 체계화되지 않았다고 하고요.. 또 델리는 바로 앞에 있는 자동차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스모그가 심하고, 날씨가 덥다보니 피부에 열이 많아져서 피부트러블이 많이 생긴다고 합니다. 특히 일부 지역은 한여름 기온이 섭씨 45~50도까지 치닫기도 하는데, 에어컨 보급률은 낮아서 제품 아이디어를 낼 때 이런 부분을 고려하면 도움이 될 거라고 한 대표는 조언했습니다. ●남북 분위기 다른 베트남세 번째 연사로 나선 이원득 핀투비 공동창업자 겸 부사장은 “동남아시아를 하나의 시장으로 보면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마치 한국과 일본을 같은 시장으로 여길 수 없는 것처럼, 동남아 국가들 간에도 이해관계가 다르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같은 베트남 안에서도 사이공과 호치민, 하노이는 서로 다른 나라라고 느껴질 정도로 다르다고 합니다. 현지 국가의 규제도 사업을 할 때 중요한 요소입니다. 특히 핀테크의 경우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는 것이다보니 규제가 뒷받침되지 않는 경우도 있고, 관련 규제가 이제 막 생겨나기도 합니다. 해외 기업일수록 현지 법을 이해하기가 쉽지 않은데요. 그 과정에서 수개월의 시간을 낭비하게 될 수도 있다고 합니다. 이 부사장은 “스타트업이 개인적으로 만날 수 있는 사람과, 우리나라 정부기관이 만날 수 있는 사람은 다르다”며 “해외에 나갈 때 (규제) 관련 계획을 세우고자 한다면 정부 프로그램을 통해 소개를 받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베트남 문화에 대한 이해도 사업에 있어서 중요한 영역인데요. 우리나라 사람과 베트남 사람 간 시간 개념이 달라서 우리나라 문화 기준으로 판단하면 안 된다고 합니다. 또 커뮤니케이션 방법도 중요한데, 회의 중 구두로 전달한 지시사항에 대해서는 책무라 생각하지 않는 경향이 있어서 항상 회의록을 쓰고 이메일로 전달하는 등의 방법이 필요하고요. HR과 관련해서도 한국에서는 ‘고용 계약서에 이런 내용까지 써야하나’라고 생각할법한 부분들을 베트남에서는 고용계약서에 철저히 써야한다고 합니다. ‘커리어 세션’의 첫 연사로 나온 조태문 다우키움이노베이션 CSO도 베트남에 대해 비슷한 측면들을 짚었는데요. 조 CSO는 “베트남에서는 계약에 나온 대로 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그 역시 베트남 안에서 북쪽과 남쪽의 분위기도 크게 다르다는 점을 짚었습니다. 북쪽은 중앙정부가 있어서 법률을 엄격하게 지키고 단속도 많은 반면, 호치민 등 남쪽은 좀 더 유연하다고 합니다. 예컨대 호치민에서는 자본금이 작아도 창업을 승인해주는 반면 북쪽에서는 같은 자본금에 대해 ‘이걸로 정말 비즈니스가 되냐’며 보충자료 소명을 요구한다고 하고요.또 사상적으로 강력하게 노동자를 보호하다보니 직원을 해고할 때는 1~4개월, 나아가 6개월이 걸리기도 한다고 합니다. 매년 한달치의 월급을 한 번 더 받는 ‘13번째 월급’이 있다보니 하반기에 이직하는 경우는 드뭅니다. 폐업은 ‘3년 전에 신청했는데 아직도 청산이 안 될 정도로’ 오래 걸리기 때문에 법인 설립을 할 때 다른 기관이나 파트너, 마켓을 보며 신중하게 결정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했습니다. 기사 내 언급된 연사 및 소속 기업 소개△최대헌 달콤소프트 일본지사장‘달콤소프트’는 정상급 K팝 아티스트의 음악을 원음으로 플레이 할 수 있는 모바일 리듬게임 SUPERSTAR 시리즈를 개발 및 서비스 중. 최 지사장은 일본의 게임업계에서 모바일 게임의 해외진출 및 퍼플리싱을 담당했고, 2020년부터는 달콤소프트 재팬을 설립해 대표를 역임. 음악과 모바일 게임을 접목한 SUPERSTAR 시리즈의 현지화에 주력 중.△한득천 리메세코스메틱 대표‘리메세’는 인도 내 2030 세대를 타깃으로 한국 뷰티 브랜드를 인도에 론칭, 유통하는 스타트업. 한 대표는 2016년부터 캐리어에 샘플을 싣고 인도 전역을 발로 뛰며 유통사들에게 K-뷰티가능성을 설파. 현재 메이저 이커머스 및 백화점 체인 그리고 인도 시총 1위인 Reliance Group의 신규 사업 파트너로서 유통 저변을 넓혀가는 중.△이원득 핀투비 공동창업자 겸 부사장‘핀투비’는 공급체인 금융(Supply-Chain Finance; SCF)를 통해 혁신적인 자금조달 솔루션을 제공하는 핀테크 기업. 싱가포르 법인, 베트남 법인 설립을 통해 동남아시아 진출을 가속화하는 중. 이 부사장은 현재 핀투비에서 해외파트너십을 담당하고 있음. △조태문 다우키움이노베이션 CSO조 CSO는 한국 4번, 미국 1번, 베트남 3번 등 8번의 스타트업 창업과 폐업을 경험. 현재 베트남 호치민시에서 체류하며 다우키움 그룹의 베트남을 중심으로 한 동남아 사업을 전략 총괄 중. 주로 그룹 내 블록체인 신사업과 동남아 초기 기업 투자 업무 일부를 담당.현지 문화를 파악하는데 조금 도움이 되셨을까요? 연사들의 이야기를 들으니, 정작 가까이에 있는 아시아권 국가들의 문화 및 상황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있지 않았나 싶었습니다. 요즘 아시아권의 다양한 국가로 진출하는 한국 스타트업이 많은데, 새삼 ‘참 어려운 길을 개척해나가고 있구나’ 생각이 들기도 했고요. 세계로 널리 뻗어나가는 한국 스타트업들의 선전을 기원해봅니다. 김하경기자 whatsup@donga.com}
안녕하세요? 동아일보에서 스타트업 취재를 담당하고 있는 김하경 기자입니다. 이번 스테파니에서는 스타트업에서 많이 나타나고 있는 채용 문화를 소개해드리려 합니다.‘안녕하세요 저는 이번 채용에 지원한 김동아입니다. 저를 한마디로 소개하면…’회사 면접장에 가면 으레 들을 수 있는 지원자의 멘트죠. 인사팀 안내에 따라 문을 열고 들어가면 지원자가 앉을 의자 하나가 놓여있고, 그 앞에는 여러 명의 면접관들이 무표정을 한 채 앉아있는 장면. 실제로 경험하든 드라마나 다큐멘터리에서 보든 너무나 익숙한 장면인데도, 막상 내 눈 앞의 일이 되면 긴장하기 마련입니다. 평소에 쓰지 않던 말투를 쓰다보니 말도 더듬게 되고, 내 생각대로 말이 안 나오기도 하고요. 나는 충분히 훌륭한 능력과 매력을 가진 사람인데, 왠지 면접장에만 가면 주눅이 들어 능력의 절반도 채 못 보여주는 불편한 현실…(그리고 집에서 ‘아 이렇게 말할걸…’이라며 ‘이불킥’ 하곤 하죠. 제 경험담입니다 하하.)게다가 면접관들은 나에 대해 꼬치꼬치 묻는데, 왜 나는 회사에 대해 물을 기회가 없을까요. 불만이 생겨나지만 보통의 면접장 분위기에서는 왠지 지원자가 면접관에게 질문을 하면 큰일 날(떨어질) 것만 같습니다. 서론이 너무 길었네요. 사실 스타트업의 ‘커피챗(Coffee Chat)’ 문화에 대해 말하고 싶었습니다.‘커피’와 ‘챗(담소·대화)’의 합성어인 커피챗은 말 그대로 차 한 잔 마시면서 격식을 차리지 않고 나누는 대화를 의미합니다. 요즘 스타트업들은 면접과정의 일부를 커피챗 방식으로 한다고 하는데요. 정식 면접까지는 아니지만, 공식적인 채용 절차를 이어나가기 전 회사와 지원자가 서로를 탐색하는 자리라고 보면 될듯 합니다. 특히 경력직 직원을 채용할 때 그렇다고 하네요. 소개팅 자리를 떠올리면 이해하기 쉬울텐데요. 소개팅에서 자신에 대해 간단한 소개를 하면서 대화를 시작하는 것처럼, 커피챗에서 지원자는 비교적 편안한 분위기에서 본인이 어떤 사람인지 소개하면서 면접관과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게 됩니다. 회사의 시스템이나 문화 등 궁금한 점에 대해 질문도 하고요. 그러면서 이 회사가 추구하는 방향과 본인이 잘 맞는지 확인하게 됩니다. 고민 끝에 힘들게 이직 결정을 했는데, 알고 보니 안 맞으면 그것만큼 암담한 일이 없잖아요? 면접관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력서에 적힌 내용들만 보고 유능해 보이는 지원자라고 판단해 채용하기는 위험부담이 큽니다. 특히 스타트업은 조직 규모가 비교적 작고, 직원 한 사람 한 사람이 ‘일당 백’을 해야 하는데, 한 명의 직원이라도 기업 문화나 기업이 지향하는 가치와 안 맞으면 큰 손실이겠죠.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대화’를 나누다보면 지원자와의 ‘합’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인재를 구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는, 회사의 장점을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능력 있는 팀원과 좋은 비즈니스 모델을 갖춘 스타트업이라고 해도, 규모나 업력 면에서 대기업에는 못 미치기 때문에 지원자들이 해당 회사에 대해 잘 알기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이런 현실을 고려할 때 기업 및 면접관 입장에서는 커피챗이 회사의 문화나 특징, 장점 등을 지원자에게 적극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좋은 자리라고 생각한다고 하네요.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커피챗은 보통 지원자 1명과 1명 또는 2명의 소수 면접관이 만나 이뤄집니다. 제법 규모가 크거나 한창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스타트업들은 인재 영입을 위해 집중적으로 커피챗을 이어나가기도 하는데요. 라이프스타일 슈퍼앱 ‘오늘의집’을 운영하는 버킷플레이스의 경우 올해 6월 한 달간 최고기술책임자(CTO), 창립멤버 개발자, 쿠팡 및 구글 출신의 개발자가 나서서 약 40번의 커피챗을 진행하고 애플, 메타 등 글로벌 빅테크 출신의 개발자를 영입했다고 하네요. 버킷플레이스 관계자는 “요즘에도 주요 책임급 리더가 시니어 개발자를 대상으로 기업 문화와 개발 직무에 대해 설명하는 커피챗 시간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여가 플랫폼 기업 ‘야놀자’도 커피챗 문화가 있는 기업 중 한 곳입니다. 그 일환으로 야놀자는 올해 6월에 재직 중인 직원들에게 커피 및 식사 상품권을 제공했는데요. 직원들이 입사 가능성이 있는 ‘후보자’들과 차를 마시거나 식사를 하면서 회사를 소개하고 채용을 추천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다고 합니다.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도 대내외적으로 커피챗을 장려하고 있습니다. 임직원이 ‘모시고 싶은’ 인재와 식사를 함께 하면서 회사에 대해 알려주기도 하고요, 리크루팅팀(채용팀)이 지원자와 전화통화 등의 방식을 통해 경력에 맞는 포지션 등에 대해 적극적으로 소통을 한다고 하네요. 특히 내부적으로도 커피챗 문화가 발달해있어 직원들끼리 피드백을 자유롭게 주고받는 것을 장려한다고 합니다. 커피챗 문화는 크고 작은 스타트업들에서 계속해서 확산되고 있습니다. 최근 몇 년 새 부쩍 근무 형태와 채용 방식이 다양화되고 있는데요. 앞으로는 또 어떤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게 될지 기대됩니다. 스타트업 업계의 소식, 계속해서 스테파니에서 전달드리겠습니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아이들의 스크린타임(가만히 앉아 미디어를 시청하는 시간), 어떻게 없앨 수 있을까.’ 키즈 오디오테크 스타트업 ‘코코지’의 박지희 대표(44)는 국내 한 스타트업을 퇴사한 뒤 생각에 잠겼다. 대기업 3곳, 공동 창업, 스타트업 2곳 등을 거치며 쉴 새 없이 일해 왔던 그는 ‘누군가 창업한 회사에 들어가 일하는 것’에 상실감을 느끼고 공백기를 갖고 있었다. 과거를 돌아보던 박 대표의 머릿속에 문득 육아 경험이 스쳤다. 아이는 어느덧 중학생이 됐지만 마음 한편에 늘 죄책감이 있었다. 맞벌이 부부다 보니 아이가 유치원에 다닐 때 텔레비전이나 스마트폰을 보는 시간을 제어하기 어려웠던 것. 아이가 스크린타임에 많이 노출되면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에 걱정도 됐지만 워킹맘이었던 그가 아이 곁에서 밀착 관리하는 건 불가능했다. ‘내가 육아에 좀 더 집중해 아이가 영상물을 적게 봤다면 아이가 행복감을 느낄 수 있는 순간이 더 많지 않았을까.’○ 워킹맘의 죄책감, 키즈 오디오콘텐츠로워킹맘으로서 가졌던 아쉬움과 죄책감은 우연히 접하게 된 키즈 오디오콘텐츠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켰다. 할머니가 해주는 옛날이야기를 들으며 상상의 나래를 펼치다 잠이 들었던 박 대표의 어릴 적 추억도 떠올랐다. 각종 연구결과를 찾아보니 청각 콘텐츠의 순기능이 많았다. 청각 자극이 언어 발달은 물론이고 상상력과 학습 능력 증진 등 두뇌 발달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박 대표는 “태아의 오감 중 가장 먼저 발달하는 감각이 청각이기 때문에 엄마들이 태교를 하는 것”이라며 “아이는 아주 오래전부터 들을 준비가 되어 있는데, 그런 측면은 무시된 채 시각적으로만 노출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처음부터 창업을 염두에 둔 건 아니었지만 마침 관련 시장이 유럽과 미국에서는 급부상하고 있었다. 반면 아시아에는 이렇다 할 시장이 없었다. 공백기 동안 부업으로 스타트업 컨설팅을 하면서 키즈 오디오테크에 꽂혔던 박 대표는 창업이 그의 운명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2020년 11월 코코지를 설립하고 영유아 교육용 오디오 플레이어 ‘코코지 하우스와 아띠’를 개발했다. 집 모양의 사물인터넷(IoT) 기반 오디오 플레이어인 코코지 하우스 안에 캐릭터 모형 아띠를 넣으면 오디오 콘텐츠가 흘러나온다. 캐릭터 모형마다 각기 다른 동화, 동요, 지식 콘텐츠 등이 담겨 있다. 교육 콘텐츠 전문가가 제작에 참여하기도 하고, 핑크퐁과 아기상어를 보유한 더핑크퐁컴퍼니, 뽀로로와 타요를 보유한 아이코닉스 등의 애니메이션 제작사들과도 계약을 맺어 캐릭터와 콘텐츠도 다양화하고 있다. 아이가 원하는 캐릭터 모형을 직접 선택해 코코지 하우스에 집어넣으면 되기 때문에 조작이 간편하고 아이의 주도성이 반영되는 한편 친근감 있는 캐릭터로 애착 형성에도 기여한다는 설명이다.○ 코코지 창업, 앞선 경험의 집약체코코지는 박 대표의 두 번째 창업이다. 첫 창업은 ‘요기요’로, 그는 공동창업자였다. 하지만 요기요에 몸담은 지 5년이 됐을 무렵 그는 ‘더 큰 임팩트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에 퇴사했다. 이후 ‘렌딧’ ‘스타일쉐어’ 등의 스타트업에서 마케팅 임원을 지냈다. 그간의 재직 경험은 모두 창업의 밑거름이 됐다고 한다. 대림산업 석유화학사업부와 영국 화학회사 빅트랙스에서 일하면서 플라스틱 사출과 폴리머 소재를 공부했기 때문에 코코지의 디바이스를 제조할 수 있었다. 인터컨티넨탈호텔그룹에서의 근무 경험은 글로벌 기업의 경영프레임과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익히는 데 도움이 됐다. 박 대표는 “워킹맘들이 자아성취감을 느끼면서도 늘 아이에 대해 미안함을 느낀다”며 “워킹맘들이 좀 더 안심하고 아이를 키울 수 있도록 코코지를 통해 다양한 세상을 경험해볼 수 있는 좋은 소리를 들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코코지가 집 모양인 이유: 아이가 블록을 쌓을 때 가장 먼저 만드는 모양이 집, 그만큼 아이에게 친근한 존재 #오디오 콘텐츠뿐 아니라 디바이스까지 만든 이유: “스마트폰으로부터 아이들을 자유롭게 해주고 싶어서”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아이들의 ‘스크린타임(가만히 앉아 미디어를 시청하는 시간)’을 일부 대체할 수는 없을까.’키즈 오디오테크 스타트업 ‘코코지’ 박지희 대표(44)는 국내 한 스타트업을 퇴사한 뒤 생각에 잠겼다. 국내외 대기업 3곳, 공동창업, 스타트업 2곳 등을 거치며 쉴 새 없이 일해 왔던 그는 ‘누군가 창업한 회사에 들어가서 일을 하는 것’에 대해 상실감을 느끼고 공백기를 갖고 있었다. 자신의 과거를 돌아보던 박 대표의 머리에 문득 육아경험이 스쳤다. 아이는 어느덧 엄마 손을 덜 필요로 하는 중학생이 됐지만 유치원 시절만 생각하면 마음 한 편에 자리한 죄책감이 떠올랐다. 맞벌이 부부다보니 아이가 텔레비전이나 스마트폰을 보는 시간을 제어할하기 어려웠던 것.아이가 스크린타임에 많이 노출되면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에 걱정도 됐지만 워킹맘이었던 그가 아이 곁에서 밀착 관리하기엔 물리적으로 불가능했다. ‘만약 내가 육아에 좀 더 집중해 아이가 영상물을 적게 봤다면 아이가 행복감을 느낄 수 있는 순간이 더 많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맴돌았다. ●워킹맘의 죄책감, 키즈 오디오콘텐츠 관심으로워킹맘으로서 가졌던 아쉬움과 죄책감은 우연히 접하게 된 키즈 오디오콘텐츠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켰다. 할머니가 해주는 옛날이야기를 들으며 상상의 나래를 펼치다 잠이 들었던 박 대표의 어렸을 적 추억도 떠올랐다. 오디오 콘텐츠가 아이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실제로 연구결과물들을 찾아보니 청각 콘텐츠의 순기능이 많았다. 청각 자극이 언어 발달은 물론 상상력과 학습 능력 증진 등 두뇌 발달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박 대표는 “태아의 오감 중 가장 먼저 발달하는 감각이 청각이기 때문에 엄마들이 태교를 하는 것”이라며 “아이는 아주 오래전부터 들을 준비가 되어있는데, 그런 측면은 무시된 채 시각적으로만 노출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처음부터 창업을 염두에 두고 키즈 오디오 콘텐츠에 관심을 가진 것은 아니었지만 마침 관련 시장이 유럽과 미국에서는 급부상하고 있었다. 반면 아시아에는 이렇다할 시장이 없다는 사실에도 눈길이 갔다. 공백기 동안 부업으로 스타트업 컨설팅을 하면서도 키즈 오디오테크에 꽂혀 있는 자신의 모습을 자각한 박 대표는 창업이 그의 운명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2020년 11월 코코지를 설립했다. ●코코지 창업, 앞선 경험의 집약체코코지 창업은 박 대표의 두 번째 창업이다. 첫 창업은 ‘요기요’로, 그는 공동창업자였다. 하지만 요기요에 몸담은 지 5년이 됐을 무렵 그는 잘 해도, 못해도 좋은 결과가 나오자 ‘임팩트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에 퇴사를 했다. 이후 ‘렌딧’ ‘스타일쉐어’ 등의 스타트업에서 마케팅 분야 임원을 역임했지만 자신이 기업의 성장 동력을 만들어가고 있는지 의문이 생겼다. 이미 설립된 회사에 합류해 할 수 있는 역할이 제한적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거듭된 퇴사에 방황한 듯 보이지만, 박 대표는 앞선 스타트업의 경험을 ‘창업 결정을 내리는 중요한 계기’로 꼽았다. 두 회사의 창업자들과 일하면서 자신의 첫 번째 창업을 돌아보게 됐던 것이다. 박 대표는 “창업자들을 보면서 과거 요기요를 창업했을 때 사회 가치를 실현하고 누군가를 돕는 것에 대한 가치에 얼마나 꽂혀있었는지, 얼마나 깊은 의지와 근성을 갖고 회사를 경영했는지 생각해보게 됐다”고 말했다.워킹맘과 창업, 스타트업에서의 경험이 코코지 창업의 계기가 됐다면, 박 대표가 30대 중반까지 대기업에서 일했던 경험은 제품을 출시하고 조직을 운영하는 과정에 도움이 됐다. 박 대표는 요기요 창업 전 대림산업 석유화학사업부, 영국 화학회사 빅트랙스, 인터컨티넨탈 호텔그룹 등에서 마케팅을 담당했다. 앞선 두 회사에서 플라스틱 사출, 반도체에 들어가는 폴리머소재 등에 대해 공부했던 경험이 있다보니 코코지 창업 후 사물인터넷(IoT) 디바이스를 만들 때 제조 과정을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었다. 또 인터컨티넨탈 호텔그룹에서는 B2C 산업에서의 경험을 쌓는 한편 글로벌 기업의 다양한 경영프레임, 커뮤니케이션 방식 등도 익혔다. 박 대표는 “워킹맘들이 자아성취감을 느끼면서도 늘 아이에 대해 미안함을 느끼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며 “내 자신이기도 한 ‘길티 워킹맘’들이 좀 더 안심하고 아이를 키울 수 있도록 코코지를 통해 다양한 세상을 경험해볼 수 있는 좋은 소리를 들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코코지가 집 모양인 이유: 아이가 블록을 쌓을 때 가장 먼저 만드는 모양이 집. 그만큼 아이에게 친근한 존재. #오디오 콘텐츠가 아닌, 디바이스를 만든 이유: “스마트폰으로부터 아이들을 자유롭게 해주고 싶어서.”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현대제철은 올해 제품 한 개를 ‘세계일류상품’에 새로 추가하면서 글로벌 경쟁력과 성장 잠재력을 다시 한 번 인정받았다. 이번에 선정된 제품은 ‘SAW A671/A672 압력용기용 강관’이다. 이를 포함해 현대제철이 보유한 세계일류상품은 12개로, 철강업계 최다 규모다. 현대제철에 따르면 세계일류상품은 산업통상자원부 주관으로 KOTRA에서 세계시장 점유율과 생산액, 수출규모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선정한다. 올해 세계일류상품에 신규 등재된 ‘SAW A671/A672 압력용기용 강관’은 발전·플랜트 등 에너지·화학설비에 사용되는 제품으로, SAW 유정용 강관 중 최고 강도 제품에 속한다. 이번 세계일류상품 등재는 2019년 ‘ERW 도어 임팩트빔’ 이후 3년 만이다. 앞서 현대제철은 세계일류상품을 선정하기 시작한 2001년 H형강과 열간압연용 원심주조공구강롤(HSS ROLL) 등 두 개 제품을 일류상품 반열에 올렸고, 2005년 △무한궤도 △부등변부등후 앵글 △강널말뚝 △선미주강품 등 4개 제품을 추가했다. 2015년 선미주강품은 제외됐지만 유정용강관이 새롭게 일류상품으로 선정됐고 2017년 산업용 보일러관, 2018년 자동차용 핫스탬핑 제품, 평행채널 등 4개 제품을 추가해 철강업계 최다 일류상품을 보유해왔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올해는 플랜트 분야에서 용접성, 가공성, 안정성이 요구되는 고성능 강관제품을 세계일류상품에 올려 더 의미가 있다”며 “지속적인 연구개발로 세계일류상품을 모빌리티·에너지 부문까지 확대하는 등 시장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올해 4월 사회와 함께하는 지속 가능 성장 방안을 발표한 카카오는 5년간 총 3000억 원의 상생기금을 조성해 △소상공인 및 지역 파트너 △디지털 콘텐츠 창작자 △공연 예술 창작자 △모빌리티 플랫폼 종사자 △스타트업 및 사회혁신가 △지역 사회, 이동·디지털 약자 지원 등에 활용하기로 했다. 대표적인 활동으로는 ‘소신상인’ 프로젝트를 꼽을 수 있다. 전통시장 상인들을 대상으로 디지털 전환을 지원할 튜터가 시장에 상주하며 카카오톡 채널 교육과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다. 중소상공인이라면 누구나 카카오톡 채널을 활용해 마케팅을 할 수 있도록 채널 메시지 발송 비용을 지원하는 카카오 소신상인 지원 혜택도 진행하고 있다. 카카오는 임팩트 커머스 카카오메이커스를 통해 농축수산물의 판로를 열어주는 ‘제가버치’ 프로젝트도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생산자의 재고 부담을 낮추고 생태계의 환경 비용을 줄이는 한편 수요와 공급의 균형을 맞춰 가격 안정화에 기여한다. 카카오의 기업재단 카카오임팩트는 올해 9월 사람에 대한 투자로 소셜임팩트를 창출하는 ‘카카오임팩트 펠로우십 시즌3’로 사회혁신가를 선정하고 지원에 나섰다. 사고와 질병에 노출돼 있는 모빌리티 플랫폼 종사자들을 위해 카카오모빌리티와 함께 5년간 총 100억 원의 ‘모빌리티 플랫폼 종사자 상생 기금’도 조성할 예정이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올해 8월 웹툰-웹소설 작가 대상 국내 최초 재단인 ‘카카오창작재단’을 설립하고 문화 콘텐츠 창작자를 위한 ‘온라인 창작 아카데미’를 시작했다. 260억 원 규모의 ‘같이가자 카카오게임즈 상생펀드’에 참여한 카카오게임즈는 높은 국내 소규모 개발사와 인디 게임 개발사들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투자를 이어갈 계획이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온라인 스트레스 관리 서비스 ‘마인들링’을 제공하는 2년차 스타트업 포티파이의 문우리 대표(37)는 서울대 정신건강의학과 의사 출신이다. 문 대표는 병원에서 우울증과 불안장애 환자를 진료하다가 더 많은 환자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는 마음에 2020년 7월 창업했다. 심리전문가와 정보기술(IT) 개발자 및 기획자 등 10명으로 시작한 포티파이는 올해 초 삼성전자의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C랩 아웃사이드’ 4기로 선발됐다. 이후 무섭게 사업 속도가 붙었다. 직원은 25명으로, 월 매출은 연초 대비 10배 수준으로 늘었다. 문 대표는 “주변 창업자들 사이에서 C랩에 대해 워낙 좋은 평가를 들어 지원했는데 마케팅과 기술 등 맞춤형 도움을 정말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2012년부터 사내외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인 C랩을 통해 외부 스타트업과 사내 벤처를 육성하고 있다. 현재까지 지원한 스타트업만 외부 460개, 사내 385개로 총 845개에 달한다. 투자를 유치한 521개사의 누적 투자유치금액은 1조3400억 원에 달한다. 이들이 창출한 일자리만 8700여 개다. 삼성전자는 24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울R&D캠퍼스’에서 ‘2022 C랩 스타트업 데모데이’를 열었다. 1년간 삼성전자의 지원을 받은 스타트업들이 졸업 기념패를 받고 기술 및 상품을 전시·발표하는 일종의 졸업식이다. 포티파이를 포함해 20개 스타트업이 이날의 주인공이었다. 자율주행 로봇을 활용한 도심형 배달서비스 업체 뉴빌리티도 C랩 아웃사이드에 선발된 뒤 올해 투자금 230억 원을 유치했다. 지난 1년간 C랩 아웃사이드 지원을 통해 재무 컨설팅을 받으면서 사업이 가파르게 성장했다고 했다. 삼성웰스토리, 삼성물산 리조트 부문과 협력해 골프장과 리조트 내에서 자율주행 로봇을 이용한 배달 서비스도 진행하고 있다. 2017년 뉴빌리티를 창업한 이상민 대표는 “사업을 하다 보면 매일 전략적인 선택을 해야 하는 순간이 오는데, 삼성전자 담당 파트너들과 언제든 편하게 연락하며 도움을 받은 게 사업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지난해 4월 설립한 뤼튼테크놀로지스는 C랩 아웃사이드 지원을 받은 뒤 자사에서 개발한 인공지능(AI) 글쓰기 연습 소프트웨어 ‘뤼튼 트레이닝’으로 CES 2023 혁신상을 받았다. C랩에서 준 1억 원의 사업화 지원금은 특허를 내고 필요한 서버를 구매할 때 도움이 됐다. 이 회사는 투자 시장 침체기 속에 38억 원 규모의 Pre-A 투자도 유치했다. 이세영 뤼튼테크놀로지스 대표는 “요즘처럼 경제 상황이 안 좋을 때는 건강한 캐시플로가 중요한데, C랩에서 5개년 계획을 짤 수 있게 도와줬다”고 말했다. 개인 맞춤형 영양제 자동 배합 디바이스 플랫폼 스타트업 알고케어는 C랩의 장점 중 하나로 하드웨어 관련 조언을 꼽았다. 삼성전자가 하드웨어와 제조부문에서 강점이 있는 회사다 보니 제조, 애프터서비스(AS) 등 관련된 실질적인 조언을 얻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또 대기업의 상황과 스타트업의 상황이 다르다는 점도 고려돼 과거 C랩의 지원을 받았던 스타트업을 소개받아 생생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삼성전자는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를 육성하고 질 좋은 청년 일자리를 만들자는 취지로 2018년부터 C랩 아웃사이드를 운영하고 있다. 설립 5년 이하 스타트업 중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을 선발해 지원한다. C랩 아웃사이드에 선정되면 1억 원의 사업 지원금, 삼성전자 서울R&D캠퍼스 내 무료 사무실 및 구내식당 이용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 삼성전자 직원의 일대일 맞춤형 컨설팅 같은 무형의 지원도 크다. C랩 아웃사이드를 수료한 뒤에는 스타트업 커뮤니티인 C랩 패밀리에 소속돼 삼성전자와 지속적으로 협력해 나갈 수 있다. 이날 데모데이에는 스타트업 대표와 임직원, C랩 자문위원 등 삼성전자 관계자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AI, 메타버스, 친환경 등 미래 유망 분야의 시장을 선도하려는 다양한 스타트업의 기술이 공개돼 참석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C랩 아웃사이드는 인재 육성 및 창업 생태계 지원을 위한 대표적인 사회공헌 활동”이라며 “삼성의 지원을 받은 스타트업들이 계속 성장해 삼성전자의 파트너사가 되도록 협력하겠다”고 말했다.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어떻게 해야 학생들이 더 편하게 교수님께 질문을 할 수 있을까.’ 에듀테크 스타트업 ‘클라썸’ 이채린 대표(26)가 KAIST 2학년 때 가졌던 질문이다. 고교 시절 친구들과 서로 모르는 부분에 대해 토론하며 공부를 해왔던 그는 대학 입학 후 오히려 배움이 제한되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무엇보다 강의마다 수강생이 다르다 보니 함께 공부할 친구를 찾기 어려웠던 것. 강의 중에 마음껏 질문하기에는 다른 학생들의 눈치가 보였고, 수업 후 질문하고자 교수에게 이메일을 쓸 때는 인사말까지 고민해야 했다. 이 대표는 강의마다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을 개설하는 데서 해법을 모색했다. KAIST 전산학부 과대표에 출마한 그는 학생회 사업으로 대화방을 만들었다. 반응은 긍정적이었다. 대화방을 통해 학생들은 적극적으로 질문했고, 교수들은 학생들이 무엇을 어려워하는지 더 정확히 파악했다.○ 서비스 지속가능성 위해 창업 결심애초 단체대화방은 학생 복지 차원에서 일시적으로 개설한 것이었지만, 이용자들의 반응을 계기로 이 대표는 새로운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그는 “대화방이 큰 도움이 되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면서 지속 가능성에 대해 생각했다”며 “창업을 해 수익모델을 만들고 투자를 하면 더 많은 사람들에게 닿을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컴퓨터공학을 공부하던 그는 2017년 강의별 소통 플랫폼인 클라썸의 초기 버전을 출시했다. 하지만 정식 버전을 출시하고 창업을 할 때는 세일즈 마케팅을 함께 주도해줄 사람이 필요했다. 교육 관련 플랫폼을 준비하던 KAIST 석사과정생 최유진 대표(30)와 ‘큰 기대 없이’ 만났지만 이들은 몇 마디 대화를 통해 서로의 방향성과 인재상, 문화 등 지향점이 비슷하다는 점을 발견했다. 서로에게 필요한 부분을 외주 방식으로 도와주기보다는, 공동 창업을 결정한 이유다. 최 대표는 “둘 다 창업을 수익 창출 수단으로 생각하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교육 생태계에서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고민한다는 공통점이 있었다”고 말했다.○ 다양한 기능 갖춘 플랫폼으로 학습자의 배움 기회 확대클라썸은 교육이나 지식 공유가 효율적으로 이뤄지도록 채팅 방식의 질의응답, 실시간 화상강의, 소셜미디어 형식의 게시글, 커리큘럼 설계 및 운영 등의 기능을 갖춘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다. 인공지능(AI) 기술도 도입해 중복 질문에 대해서는 자동으로 응답이 이뤄지도록 했다. 내용은 모두 저장돼 공개되기 때문에 빠르게 궁금증을 해소하거나 배움의 외연을 확장할 수 있다. 최 대표는 “오프라인 교육 환경은 모든 사람들이 동등하게 학업하기에 좋은 환경이 아닐 수 있다”며 “온오프라인에서 다양한 환경을 제공해 학습자의 어려움을 보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에서는 아시아권 학생들이 언어 장벽과 쑥스러움 때문에 수업시간에 질문을 잘 하지 않아 ‘수업에 관심이 없다’는 오해를 사곤 하는데, 클라썸을 통해 ‘아시아권 학생들의 잠재력을 알게 됐다’는 반응이 많다”고 밝혔다. 현재 클라썸은 32개국 6000여 곳의 기관에서 사용하고 있다. 클라썸을 사용하는 기관의 절반 이상은 학교가 아닌 기업이다. 기업들은 클라썸을 직원 교육, 업무 관련 지식과 노하우 공유, 인수인계 등에 활용하고 있다. #클라썸 사무실: 신발을 벗고 다닐 수 있도록 조성. 좌식 공간 마련해 일본식 탁상난로 ‘고다쓰’와 소파, 빈백 등을 배치. #사무실에 담긴 철학: “‘회의실’이라는 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생각을 공유해 시너지를 내는 것”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