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앞으로 서울시교육청 소속 유초중고교 교사나 공무원은 동아마라톤센터를 우선적으로 예약할 수 있고, 성수기 비수기 상관없이 마라톤 선수들과 동일한 요금을 적용받는다. 교사나 공무원 가족은 물론이고 학생도 함께 이용할 수 있다. 서울시교육청과 동아마라톤꿈나무재단은 24일 제주 서귀포시 동아마라톤센터 이용에 관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이번 협약을 통해 교직원과 학생을 위한 제주 수련·휴양시설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며 “동아마라톤센터가 서울 교육가족에게 재충전의 기회를 제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아무도 졸지 않는 ‘교실 혁명’으로 공교육을 살려보고 싶어요.” 4년 전 안정된 직업인 교사를 그만두고 가장 모험적인 직업인 벤처사업가로 변신한 조현구 클래스팅 대표(33)의 말이다. 모두가 “미쳤다”고 만류하던 일을 실행에 옮기게 된 계기가 궁금해 3일 서울 강남구 사무실에서 만났다. 그는 뜻밖에도 ‘공교육 살리기’를 언급했다. 클래스팅은 알림장, 학습자료 게시, 과제 제출 등 교실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소통에 특화된 교육용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교사 학생 학부모 등 400만 명이 사용하고 있다. 조 대표가 인천 동방초등학교 재직 당시 손수 만들어 학생들과 사용했는데 교사들 사이에서 “편리하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창업에 이르렀다. 최근 개인이 숙제를 하면 미진한 부분을 분석해 맞춤형 학습 콘텐츠를 제공하는 ‘클래스팅 러닝’ 서비스도 시작했다. 조 대표는 초등 교사 재직 시 교실에다 학생 수십 명을 모아놓고 책 펴고, 받아 적고, 외우도록 하는 수업에 회의를 느꼈다고 한다. 토론식 수업을 하거나 학습이 부진한 학생을 개인 지도하고 싶어도 물리적으로 불가능했다. “과거 한국 학생들은 70, 80명씩 모여 공부해도 학교를 가고 싶어 했죠. 지금 학교는 수학수업은 학원과, 체육수업은 게임과 경쟁해야 합니다. 기술을 접목한다면 즐거운 교실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고민하게 됐습니다.” 교사는 아직도 시험지를 빨간 펜으로 채점한다. 시간이 부족하면 짝꿍끼리 바꿔 채점하도록 한다. 일일이 점수를 입력한 뒤 학기가 끝나면 평가자료로 쓴다. 클래스팅은 이런 과정을 ‘과제 내기’ 버튼으로 통합했다. 학생은 ‘분수 성취도 90%, 도형 성취도 60%’라는 세세한 분석이 담긴 성적표까지 받아볼 수 있고, 교사는 다음 날 수업 준비에 집중할 수 있다. “교사들은 기술을 무서워하는데 학생들은 이미 기술과 아주 친숙하죠. 50대 부장 선생님도 쉽게 쓸 수 있도록 복잡한 기술은 숨기고, 단순한 버튼만 남겨둔 것이 인기 비결이죠.” 조 대표는 교사의 역할이 진화할 것으로 예측했다. 교사는 토론을 통해 학생들에게 사고력과 창의력을 키워줘야 한다는 것. 최종적으로 이런 수업을 구현하는 ‘클래스팅 학교’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현행 학교 1곳당 지원되는 공교육 예산만으로 교실 혁명이 가능한 ‘샘플 학교’를 실험해 보고, 널리 보급하고 싶습니다. 수백억 원씩 투자한 학교는 소수 학생만 혜택을 보니까요.”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대학수학능력시험 연기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아 교육당국에는 문제지를 지키기 위해 비상이 걸렸다. 1992년 후기 대입 학력고사를 하루 앞둔 1월 21일 한 대학에서 문제지 도난 사건이 발생해 20일이나 시험이 미뤄진 전례가 있다. 현재 수능 문제지를 보관하고 있는 전국 교육지원청에는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보통 문제지는 체육관 강당 지하주차장 안 통제구역에 보관된다. 고사장별 분류까지 마친 상태로 고사장 1180곳으로 발송되기 직전 상태다. 경찰이 2명씩 배치돼 2∼6교대로 지키고 있고 교육부·교육청 지원 인력 및 교육지원청 직원들이 짝을 이뤄 철통 보안 중이다. 사설 보안업체도 동원됐다. 서울 A교육지원청 관계자는 “문제지를 보관 중인 장소에 보안업체가 감시카메라를 새로 설치하고, 전 직원이 2시간씩 교대로 24시간 지킨다”며 “일주일이나 밤샘 근무를 더 해야 하는 상황이라 직원들이 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B교육지원청 관계자는 “보안업체 수요가 폭증해 사설 보안 인력을 구하지 못했지만 근무 인력을 늘려 24시간 근무조를 편성했다”고 전했다. 산간벽지가 많은 강원도교육청은 보안을 위해 문제지 회송을 결정했다. 16일 오전 도내 17개 교육지원청으로 배분된 수능 문제지를 7개 교육지원청으로 회송해 다음 주인 23일 수능일까지 일괄 보관한다. 제주도 역시 제주시와 서귀포시에 각각 보관하던 문답지를 제주도교육청에 모아 보관하기로 했다. 이미 수험표를 받은 수험생들이 시험을 치를 학교 및 교실을 알고 있는 상황이라 부정행위가 발생할 가능성에도 대비하고 있다. 교육당국은 전국 고사장을 다시 재배치하는 것은 혼란이 클 것으로 보고 고사장마다 교실 배치를 바꾸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현재 고3 수험생의 절대 다수인 1999년생은 잦은 교육과정 개정으로 고단한 학창 시절을 보낸 데 이어 대학수학능력시험 도입 후 24년 만에 처음으로 시험이 연기되는 혼란을 겪게 됐다. 대입 마지막 관문에서도 돌발 변수가 발생하자 “왜 하필 우리만…”이라는 탄식이 나온다. 20세기 마지막 해에 태어난 ‘세기말 키즈’인 1999년생은 약 61만4000명이다. 1999년생들은 7차 교육과정, 2007 개정 교육과정, 2009 개정 교육과정, 2011 개정 교육과정 등 무려 4차례나 개정된 교육과정을 공부해야 했다. 2000년 7차 교육과정 이후 학문과 시대 변화의 흐름을 빨리 반영해야 한다는 요구에 따라 수시 개정 체제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1999년생은 초등학교 6년 내내 사회수업 시간에 역사를 배우지 못했는데 수능에선 한국사 시험을 치러야 한다. 이들이 초등 1∼5학년일 때는 6학년이 되면 역사를 배우는 7차 교육과정이 적용됐다. 정작 초등 6학년이 되자 2007 개정 교육과정이 시행돼 초등 5학년이 역사를 배우도록 했다. 비단 1999년생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지만 국가적 재난이 반복되면서 “수학여행을 간 기억이 없다”는 호소도 나온다. 2009년 초등 4학년 당시 신종인플루엔자가 한국에 상륙하면서 학교 휴업 및 수학여행 취소 사태가 빚어졌다. 2014년 고입을 앞둔 중3 때에는 세월호 참사가 발생했고, 2015년 고1 당시에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가 유행해 수학여행이 대거 취소 또는 연기되는 일이 벌어졌다.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대학수학능력시험 연기로 수험생들이 큰 혼란을 겪게 됐지만 이럴수록 빨리 안정을 찾고 일상적인 수험생활로 돌아가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고3 수험생은 학교에서, 재수생은 학원에서 평소대로 공부해야 한다”며 “수능을 앞둔 일주일간 준비가 수능 성적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면접과 논술 등 대학별 고사 일정도 연기가 불가피하므로 다시 주어진 일주일 동안 오로지 수능 준비에만 집중하는 전략을 취해야 한다. 수능을 앞두고 시간이 부족해 공부하지 못했던 부분 등을 오답노트 위주로 정리하는 게 가장 효율적이다. 무턱대고 책을 펴기보단 일주일 동안 어느 부분에 얼마의 시간을 투자할지 계획을 짜고 시작하는 게 좋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평가연구소장은 “일주일 단위 수능 공부 계획을 세우고 철저히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수험생들이 심리적으로 흔들릴 수 있는데 이를 극복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일주일간 평소처럼 규칙적으로 식사하고, 잠을 자면서 좋은 컨디션을 유지해야 한다. 우경임 woohaha@donga.com·김하경 기자}
‘학교는 아이가 이미 학원을 다녔다고 전제하고 수업을 한다.’ ‘학벌사회에서 차별받도록 내버려둘 순 없다.’ 부모의 일리 있는 항변이다. 현행 교육 시스템에서 사교육과 완전히 단절하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 하지만 이렇게 치열한 경쟁 사회일수록 부모는 아이를 보호하는 마지막 보루가 돼야 한다고 전문의들은 조언했다. 이번 동아일보-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공동 설문 조사에서는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들에게 사교육 부작용 진료 경험을 통해 생각하게 된 ‘부모의 역할’을 적어 달라고 했다. 전문의들의 응답은 △부모가 자녀를 독립된 개체로 인정하고 △다른 아이가 아닌 내 아이를, 행동이 아닌 내면을 관찰하고 △부모는 ‘심리적 지지대’가 돼야 한다로 요약됐다. ○ ‘나는 나, 너는 너’ 자녀도 독립 개체 부모가 자녀를 있는 그대로 수용하려면 먼저 자녀가 타인임을 받아들여야 한다.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들은 “부모와 자녀는 분리된 존재, 독립된 주체다”, “부모는 자녀를 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보다 어리게만 바라본다”, “자녀는 부모의 아바타가 아니다”, “도덕성과 사회규범을 가르치는 것 외에는 아이의 자율성을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모가 자녀와 심리적인 결별을 하는 것이야말로 아이가 자기 주도적으로 성장하도록 돕는 첫걸음이란 설명이다. 그런 다음에는 다른 아이와 비교하는 것을 멈추고 내 아이의 내면을 관찰해야 한다. 아이가 숙제를 자꾸 미루려고 한다면, 아이의 행동을 지적하기 전에 그러한 행동을 하는 이유를 알아본다. “부모의 역할은 이해와 수용이 먼저다. 방향 제시와 지도는 그 다음이다”, “충분한 대화를 통해 아이가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부모가 함께 찾아나가는 과정이 중요하다”, “남의 집 아이들이 뭐 하나에만 관심 갖지 말고 내 아이가 어떤지 이해해야 한다”, “부모 눈높이에서 목표를 강요하기보다 자녀의 특성을 이해하고 적절히 이끌어준다”는 등의 의견이 나왔다. 고분고분하게 학원을 잘 다니는 아이일지라도 정서에 맞춘 대화를 통해 특성을 파악해야 한다. 부모의 역할로 ‘부모는 자녀의 심리적 지지대’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부모는 아이의 베이스캠프”, “믿고 기다리고 응원하고 도움 청할 때 도와주기”, “아이의 고통에 공감하기”, “부모는 공부를 시키는 존재가 아니라 어려울 때 상의할 대상이 되어주는 존재”, “너무 앞서 가지 마세요”, “지지자와 상담자(Supporter and Counsellor)”, “인생 선배이자 조언자” 등이다.○ 부모 내면 불안부터 직시해야 ‘남들은 다 이 정도 하는데…’같이 불안을 부추기는 사교육 마케팅에 휘둘리지 않으려면 부모 스스로 마음속 불안을 직시하고 중심을 잡아야 한다고 했다. 전문의들은 “스스로 돌아보고 자신의 콤플렉스를 자녀에게 투사해선 안 된다”, “세상살이가 힘들고 미래가 불투명하다 보니 현재 아이가 좋은 성과를 내지 못하면 인생 망할 것 같은 불안을 부모가 느낀다. 이를 해소하고자 과도한 사교육을 시키면 역효과가 난다”, “자녀는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수단이 아니다”, “아이를 통해 자신을 과시하려 하지 말라”고 답했다.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과도한 사교육으로 이어질 수 있고 이를 이용한 상업적 정보에 유의해야 한다”, “사교육은 어디까지나 남보다 앞서기 위한 교육으로 이는 보조적인 것” 등과 같은 현실적인 조언도 있었다. 한 전문의는 과도한 사교육 상담 사례를 예로 들며 “부모 본인이 경쟁 위주의 사회 분위기에 매몰돼 입시에 실패하면 인생 전체가 실패라는 신념을 갖고 있다”며 “이럴 때 부모 본인의 삶부터가 황폐하고 즐겁지 않은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예전에 내가 못한 걸 시키는 건 아닌지, 잘못하면 내가 욕먹을까 봐 시키는 건 아닌지, 내가 너무 완벽을 추구하는 건 아닌지 생각해야 한다”처럼 부모가 스스로 마음 상태를 돌아보라는 주문이 있었다. 전문의 대다수는 과도한 사교육의 책임을 부모에게만 돌릴 수 없다는 데 공감했다. 당장 “공부에 적합한 아이들은 공부를 해서 국가를 이끌 인재로 키우고, 그렇지 않은 아이들은 공부 내용과 방식이 달라져야 한다. 모두 똑같은 교육을 받고, 똑같은 길을 달리다가 소수만 빼고 나머지는 나가떨어지는 것이 문제”라는 비판부터 나왔다. 한 전문의는 “부모의 불안을 자극하는 사회 분위기, 예전에 비해 취업이 어려워지고 청년실업이 늘어나고 직업에 따른 소득격차가 심해지는 등의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며 “이런 부분에 대한 부모의 불안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사교육) 가이드라인이 만들어지더라도 소용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맞벌이 부부에게 사교육은 낮 시간 동안 아이를 돌봐주는 돌보미 기능이 있다. 아이를 돌봐주는 공부방 같은 대안이 있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그럼에도 응답자들은 “부모는 어렵지만 보람 있는 역할”이라고 정의했다. “가장 좋은 교육은 솔선수범”이라며 아이의 ‘롤 모델’로서 부모의 역할을 강조했다.김하경 whatsup@donga.com·우경임 기자}
초등 6학년 A 양의 이상행동은 ‘수학의 정석’을 배우기 시작하면서 나타났다. A 양은 5학년 때부터 매주 3번 오후 5시부터 3시간 동안 학원에서 수학 선행을 위한 수업을 들었다. 매주 있는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하면 2시간 동안 나머지 공부를 하고 오후 10시에 집에 돌아왔다. 그렇게 몇 달을 보낸 어느 날 A 양에게 원형 탈모증이 생겼다. A 양은 “어릴 때부터 같이 자란 친구와 다니는데 나만 나머지 공부를 하는 게 너무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하지만 엄마는 “적응하는 과정이고 이겨내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다. 급기야 1년여 후 A 양은 끊임없이 머리카락을 뽑는 강박장애까지 생겼다. 병원 상담치료 과정에서도 ‘다른 애들은 정석 ○○단원까지 나갔겠죠?’라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남의 아이에 중심 둔 사교육 부모는 아이를 위해서라고 하지만 아이는 고통스러웠다고 절규하는 게 ‘과도한 사교육’의 두 얼굴이라고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들은 진단한다. ‘모두 다 그 정도는 시키니까’ ‘다른 집 아이들은 잘 따라가니까’란 생각으로 아이에게 사교육을 시키지만, 이를 받아들이는 아이들의 성향과 능력은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문제가 생긴다는 말이다. 김의정 이대목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교육특구로 꼽히는 서울 목동의 어린아이들에게서 △우울·불안장애 △틱장애 △복통 등 신체화 장애가 흔히 관찰된다고 우려했다. 김 교수는 “초등 저학년 아이들이 ‘배가 아프다’ ‘목에 뭐가 걸린 것 같다’고 호소하며 먹지도 못하고 설사를 해서 소화기내과 쪽으로 입원하지만 위내시경까지 다 검사를 해도 정상이면 정신건강의학과와 협진한다”며 “어린아이들은 본인의 스트레스를 말로 표현하는 데 한계가 있다 보니 이런 신체화 장애로 발현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전문의들은 통상 유아기∼초등 저학년까지는 우울감을 보이면서도 순응하지만 초등 고학년∼중학교로 갈수록 극단적인 반항과 비행을 보이는 사례가 많다고 입을 모았다. 엄마를 ‘마녀’라고 부르며 등교도, 집에 살기도 거부하고 할머니 집에서 살고 있다며 부모 손에 이끌려 병원에 왔던 B 군이 대표적 케이스. B 군 부모는 “초등학교 때까지는 착하고 공부를 잘하던 아이가 이상해졌다”고 했다. 그러나 상담 과정에서 B 군은 “초등학교 때부터 공부를 하며 가슴속에 울화가 쌓였다. 엄마에게 ‘이제 더는 못 하겠다’고 했지만 그때마다 엄마는 ‘중학생이니 이제 본격적으로 해야 하는데 정신 나갔느냐’는 말만 했다”고 토로했다.○ 엄마의 절박감 뒤엔 불안한 사회구조 부모들은 왜 과도한 사교육으로 힘겨워하는 아이들의 호소를 귀담아듣지 않을까. 전문가들은 △‘공부가 힘들다’는 아이의 토로가 와 닿지 않을 만큼 사회구조와 아이의 미래에 대해 걱정하는 어른들의 불안감이 더 절박한 데다 △자신의 삶과 아이의 삶을 동일시하는 부모가 늘며 심각성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홍현주 한림대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굉장한 부자가 아닌 이상에야 모든 부모가 아이의 미래와 생존에 대한 불안을 느끼는 시대가 됐다”며 “이런 불안감이 심한 부모 가운데는 아이가 공부를 안 하면 본인이 죽을 듯한 절망감을 느끼고 심지어 자녀 앞에서 자해하는 사람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어른의 삶을 살아보지 않은 아이들에게 부모의 이런 절박감은 이해할 수도, 받아들일 수도 없는 것”이라며 “아이에게는 아이만의 생각과 그에 맞는 인생의 길이 있다는 것을 부모가 먼저 인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의 부모들이 고교 3학년생 엄마 수준의 스트레스를 느낀다는 진단이 나온다. 김 교수는 “애가 병이 날 지경이 됐으니 한두 달만 사교육을 끊어 보자고 해도 적극적으로 동의하는 엄마가 10명에 2명꼴밖에 안 된다. 내 아이가 놀 때 다른 아이가 공부하는 게 불안하기 때문”이라며 “이런 식의 사교육은 엄마의 불안을 잠재우기 위한 자기 위안 수단이고, 자녀의 성공이라는 ‘성과물’을 통해 자신을 증명해 보이려는 것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 하루 100명 찾는 보건실, 필요한 건 ‘위로’ 사교육의 굴레 속에서 하루 종일 집 밖으로만 도는 아이들의 정신건강은 교사들도 크게 염려하는 부분이다. 서울 C중학교 보건교사 이모 씨는 “공부를 잘하건 못하건 아이들은 종일 이어지는 학업 스트레스를 호소한다”며 “죽고 싶다, 우울하다, 너무 힘들다라며 감정적 고통을 호소하는 아이가 많다”고 말했다. 또 다른 중학교 보건교사 이모 씨는 아이들이 어려서부터 인지 능력만 키웠지 자신 안의 다양한 감정을 들여다본 적도, 대처하는 법을 배운 적도 없다는 게 가장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학교에 전교생이 600명인데 가장 많은 날엔 하루 100명이 보건실을 찾는다. 이런 유병률은 논문감”이라며 “대부분 정말 아파서라기보다는 ‘아프다’는 말 자체를 누군가 들어주고 약이라도 하나 받으며 위로받길 바라는 아이들”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아직 병원에 오거나 ‘환자’로 분류되지 않았더라도 심리적으로 고통을 느끼며 피폐해지는 아이가 훨씬 많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어려서부터 많은 사교육을 시키면 내 아이가 앞서가는 것 같지만 실은 여러 자극을 다 놓치고 인지 발달이라는 한 가지 자극만 주는 것”이라며 “이렇게 해서 성인이 되면 사회와 가정에서 환영받는 전인격적 성인이 되지 못한다는 걸 부모들이 꼭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임우선 imsun@donga.com·우경임 기자}
“금연이 상식이 된 것처럼 과도한 사교육이 아동학대가 될 수 있다는 공감대가 필요해요.” 정유숙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이사장(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사진)은 3일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에서 진행된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사교육 부작용’ 진료 경험을 이야기하며 이렇게 말했다. 일부 넉넉한 부모가 아니라면 보통은 허리띠를 졸라매서 돈을 아껴 자녀를 학원에 보낸다. 부부가 맞벌이라 아이를 돌보기 어려워 어쩔 수 없이 학원을 돌리는 경우도 의외로 많다. 그런 부모의 희생에 자녀의 학력을 높일 수 있다는 기대가 수반되다 보니 아이가 “힘들다”고 호소해도 쉽게 그만두지 못하게 한다. “지금까지 버텼는데…” “조금만 더 하면…”이라며 아이를 학원으로 밀어낸다. 과도한 사교육에 대한 사회 전체의 경계심이 높아지지 않으면 부모도 아이도 피해자가 되는 이런 ‘사교육 고리’를 끊기 쉽지 않다. 이미 3년 전부터 ‘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학습 규제에 관한 특별법’이 시행되고 있지만 갈수록 선행학습을 시작하는 시기가 빨라지고 범위는 더 넓어졌다. 정 이사장은 “개인의 용기만으로, 법적인 규제만으로 변화를 일으키는 건 부족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남과 경쟁할 필요가 없는 나이에 경쟁을 강요당하는 영유아들에게 사교육으로 인한 이상증상이 점차 늘어난다는 게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상당수 부모는 아이가 뒹굴뒹굴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막연히 불안해한다. 정 이사장은 “아이들 뇌의 용량은 제한돼 있는데 이를 넘어서는 정보는 불필요하다”며 “아이들은 자유롭게 놀 시간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나이가 들수록 즐거운 일보다 해야만 하는 어려운 일이 많은데 어린 시절부터 학원 가라는 독촉만 당한다면 일찍 지치게 된다”며 “부모가 할 일은 평생 자산이 되는 행복한 기억을 만들어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성큼 다가온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암기→시험으로 진행되는 사교육 시스템은 더욱 문제라고 했다. 빽빽하게 짜인 학원 시간표는 오히려 아이들의 창의성을 말살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정 이사장은 “내가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할 때 창의성은 생기지 않는다”며 “무얼 배웠다면 혼자 응용하고 실수도 해보면서 ‘나만의 배움’을 만드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 이사장은 “아이들이 엉뚱한 소리를 해도, 남들보다 느려 보여도 어른의 시각으로 재단하지 않고 귀 기울여야 한다”며 “아이의 내면을 탐구하는 부모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 87%가 과도한 사교육이 ‘아동학대’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또 79%는 과도한 사교육 때문에 이상 증상을 호소한 학생을 진료한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동아일보는 10월 31일∼11월 3일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와 공동으로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 100명을 대상으로 한 서면 및 구글 설문조사를 통해 ‘과도한 사교육이 학생 정서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아이들의 ‘마음의 병’을 유발하는 과도한 사교육이란 발달 단계에 맞지 않는 ‘장시간 선행학습’을 뜻한다. 이상 증상이 처음 나타나는 시기는 초등학생이 43%를 차지해 중학생 40.3%를 앞질렀다. 취학 연령 이전 유아는 7.9%를 차지해 고등학생(8.8%)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사교육을 받는 연령이 점점 어려지면서 이상 증상 발생 시기가 상대적으로 입시 부담이 덜한 초등생으로 앞당겨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육아정책연구소의 ‘영·유아 사교육 실태와 개선 방안’에 따르면 평균 22개월이면 사교육이 시작된다. 만 2세는 주당 평균 2.6회(하루 평균 1시간 9분), 만 5세는 평균 5.2회(하루 평균 2시간 55분) 사교육을 받았다. 설문조사에서 전문의의 88%는 ‘과도한 사교육을 막기 위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데 동의했다. 응답자 중 서울의 학원 밀집 지역(강남, 노원, 서초, 양천 등 4개 구)의 병·의원 전문의 10명은 모두 ‘과도한 사교육으로 인한 이상 증상 진료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4개 구를 제외한 서울 지역 전문의(41명)의 73%, 서울 외 지역 전문의(49명) 79%만이 ‘그렇다’고 답한 것에 비해 높았다. 사교육과 학생 정신건강 사이 연관성을 유추할 수 있는 수치다. 정유숙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이사장은 “교육으로 인한 이상 증상을 호소하는 임상 보고가 늘고 있고, 병원을 찾는 연령도 점차 낮아지고 있다”며 “발달 단계에 맞지 않는 사교육에 대한 사회적인 각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경임 woohaha@donga.com·임우선 기자}
만 5세 어린이가 구구단을 외우려면 몇 달이 걸리지만 초등 2학년생은 며칠이면 외울 수 있다. 어릴수록 시험으로 구구단 성적을 매기는 일이 불필요한 이유다. 영유아는 각각 다른 속도로 발달 단계에 이르기 때문에 경쟁을 통해 성장할 수 없다. 여기서 과도한 사교육이란 5세에게 구구단을 강요하는 것처럼 발달 단계에 맞지 않는데도 남보다 앞서기 위해 진행하는 선행학습을 뜻한다. 홍현주 한림대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영유아가 신체적, 사회적 활동 없이 인지 발달에만 매달리면 제대로 성장할 수 없다”고 말했다. 사교육에 진력하는 부모를 탓할 수만은 없다. 부모에겐 치열한 경쟁사회 속에 자녀가 ‘특목고→명문대’ 코스에 올라타도록 도우려는 합리적인 선택일 수 있다. 그러나 소아청소년전문의들은 아이에 대한 정확한 이해 없이 ‘다른 아이가 하니까…’란 접근은 경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강남 등 학원 밀집지역 부작용 더 커 서울의 학원 밀집지역인 강남 노원 서초 양천 4개 구의 병·의원 전문의들은 전원 ‘과도한 사교육으로 인한 이상증상 진료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이소희 국립중앙의료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홍보이사)는 “이번 설문을 진행하다 보니 지역별 차이가 분명히 드러났다”며 “지역사회에서 ‘사교육을 시켜야 한다’는 압박이 높아지면 부모는 결국 동조하게 되고, 적응하기 어려운 아이가 늘어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사교육으로 인한 이상증상을 진료한 경험이 있는 의사 79명의 응답(복수 응답 2개까지 허용)을 분석했더니 학생들이 보이는 주요 증상으로는 ‘우울’(33.1%)이 가장 많았다. 이어 ‘반항’(30.1%), ‘불안’(24.7%) 순이었다. 김은주 강남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때리거나 밥을 굶기는 물리적 학대는 아니지만 학습을 독려하는 과정에서 정서적, 언어적 학대가 일어난다”며 “‘세상의 잣대’를 들이대는 부모로부터 지지가 아닌 비난만 받다 보면 아이들에게 심리적 취약성이 커진다”고 말했다. 아이들이 받은 진단명은 ‘우울장애’(38.3%)가 가장 많았고 ‘불안장애’(22.8%), ‘적대적 반항장애’(15.5%),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10.7%) 순이었다. 불안장애는 성적 상위권 학생들에게서 오히려 많이 나타난다. 과학고에 진학해 기숙사 생활을 하다가 다른 아이가 공부할까 봐 불안과 불면에 시달리다 공황발작을 일으킨 A 양 같은 경우다.○ 아이의 말 착각하는 부모들 치료 방법으로는 ‘부모 교육 또는 상담을 권했다’(36.2%)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이어 ‘사교육 시간 및 횟수를 줄이도록 했다’(27.6%), ‘아이 상담 또는 심리 치료를 했다’(26.4%), ‘약물을 처방했다’(9.2%) 순이었다. 결국 치료 방법의 핵심은 부모에게 달려 있다는 의미다. 부모의 생각이 바뀌지 않으면 사교육 빈도를 조절하기 쉽지 않다. 초등 3학년생인 B 군은 쉴 새 없이 고개를 끄덕거리는 틱 증상이 심해져 진료를 받았다. 만 5세부터 사교육을 받기 시작했고 매년 학원 수를 늘려 왔다. B 군 엄마는 “좋아하는 과목만 시켰다”고 말했지만 아이 마음은 달랐다. 김 교수는 “초등 저학년 아이들은 엄마를 비롯해 주변의 칭찬을 받기 위해 공부를 하는데 부모는 ‘공부를 좋아한다’고 착각한다”고 했다. 이런 지시적 부모와 순응적 아이의 관계는 비극으로 끝나기 쉽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학습 내용이 어려워지고 꾸중 들을 일만 남아서다. 정서적, 언어적 학대가 심한 체벌로 이어지는 경우가 종종 일어난다. 과도한 사교육은 아이의 과거, 현재, 미래에 모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이 교수는 “사교육이 아이 두뇌에 과도한 자극을 주고 정보를 과잉 입력하면 아이는 쉬고 싶어 엄마를 피하게 된다”며 “이런 불안정한 애착관계는 아이의 뇌 발달과 성격 형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아이는 단순한 놀이로 행복할 수 있고 이런 행복한 기억이 차곡차곡 쌓일 때 심리적으로 건강한 어른이 된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부모와 자녀가 함께 아픈 안타까운 사례들도 전했다. 중고교 시절 줄곧 1등을 놓친 적이 없는 고교 3학년생 C 군은 최근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안 보겠다고 선언했다. C 군은 “내가 대학에 가봤자 ‘저 사람들(부모)’ 자존감 올려주는 일일 뿐”이라고 말했다. 옷 한 벌 안 사 입고 학원을 보냈던 엄마는 우울증에, 밤마다 집을 나가는 아들을 걱정하는 아버지는 불면증에 걸리면서 가족이 붕괴 직전에 놓였다. 우경임 woohaha@donga.com·김하경 기자}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정부의 법외노조 통보 철회를 요구하며 ‘1일 연가·조퇴 투쟁’을 포함한 대정부 총력 투쟁을 공식 선언했다. 교육현장에선 교사의 권익을 위해 학생의 학습권을 침해한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전교조는 9일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법외노조 철회·교원평가제 및 성과급 폐지) 3대 교육적폐 청산을 위해 그동안 20차례 넘도록 정부와 접촉해 왔지만 적폐 청산 의지와 일정을 확인할 수 없었다”며 투쟁에 나선다고 밝혔다. 전교조는 6~8일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24일 연가·조퇴 투쟁 찬반 투표를 실시했고 79.1%가 참여해 찬성 76.9%로 가결됐다. 전교조가 조합원 총투표로 연가 투쟁을 결정한 것은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을 요구한 2015년 4월 연가 투쟁 이후 2년 6개월 만이다. 경남 지역 한 초교의 A 교장은 “학교에선 대체 강사를 구하거나, 수업을 조정해야 하므로 교사가 학기 중에 연차를 쓰는 일은 드물다”며 “이번 연가 투쟁의 명분이 학생들의 학습권보다 앞서진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동안 연가 투쟁을 불법행위로 규정해 엄청 대처를 강조했던 교육부는 어정쩡한 태도다. 이날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강원 평창군 횡계초등학교를 방문한 자리에서 이와 관련해 “소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만 말했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전국교직원노동조합 탈퇴 교사들이 주축이 된 ‘광주교사노조’가 이달 중 출범한다. 지난해 서울교사노조에 이어 전교조 가입률이 가장 높은 지역인 광주에서 새 교사 노조가 탄생함에 따라 탈(脫)전교조 움직임이 확산될지 주목된다. 최근 전교조를 탈퇴하고 광주교사노조 결성을 추진한 박삼원 광주 정광중 교사는 1일 “광주교사노조는 교육현장에서 소외되고 있는 교사와 학생을 존중하는 전문직 노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교조 광주지부에서 정책실장과 사무처장을 지낸 박 교사는 “2030 교사들이 전교조에 가입하지 않는 이유를 교사가 아니라 노조 내부에서 찾아야 한다”며 “사안에 따라 전교조와 선의의 경쟁과 협력을 하겠다”고 했다. 현재 광주교사 100여 명이 뜻을 같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교조 집행부의 비민주적 의사 결정에 대한 비판은 내부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김은형 전국교사노조연맹 추진위원장은 “전교조 집행부에서 방침이 결정되면 각 지부는 따라야 하다 보니 현장 목소리가 제대로 담기지 않는다는 교사들의 불만이 있다”며 “교사노조연맹은 서울과 광주를 시작으로 지역별 학교별(유초중고교) 등의 노조를 만들어 ‘유연한 연대’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교사노조연맹 추진위원회는 서울 광주 등 지역노조뿐 아니라 유치원교사, 초등교사 노조를 순차적으로 출범시킬 예정이다. 한편 전교조는 이날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에 10월 말까지 법외노조 철회 등을 결단하라고 호소했지만 아무 대답도 듣지 못했다”며 총력투쟁을 선언했다. 전교조는 6∼8일 조합원 투표를 거쳐 24일 연가투쟁을 벌이는 등 총력투쟁을 할 계획이다.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절대평가 확대를 주요 내용으로 한 대학수학능력시험 개편 방안이 1년 유예된 가운데 학부모 대다수가 수능 상대평가 유지 및 정시 확대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자유한국당 염동열 의원이 ‘공정사회를 위한 국민모임’과 함께 9, 10월 학부모 3044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다. 전체 응답자의 96%가 ‘현행보다 정시 비율을 확대해야 한다’고 답했고, 90%가 ‘정시 비율이 50% 이상이어야 한다’고 답했다. 대입 정시 선발인원은 꾸준히 줄어들어 2018학년도 대입에선 선발인원의 26.3%만 정시로 선발한다. 이는 학부모들이 대입 전형 가운데 가장 공정한 전형으로 정시(수능) 전형(94%)을, 가장 불공정한 전형으로 수시(학생부종합전형) 전형(84%)을 꼽은 것과 관련이 깊다. 학종에 대한 신뢰도가 낮고 내신 경쟁이 지나치게 치열하다 보니 정식 확대에 대한 요구가 큰 것. 수능 절대평가와 관련해선 전체 50%가 ‘전 과목 상대평가가 바람직하다’고 답했다. 한국사와 영어만 절대평가로 치르는 ‘현행방식을 유지해야 한다’는 응답도 40%나 됐다. 고교 내신의 평가방식에 대해서는 찬반이 엇갈렸다. 현행 상대평가 유지와 전 과목 절대평가가 각각 38%와 37%로 나타났다. 다만 일부 선택과목 절대평가를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25%였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스타 교장에서 1급 공무원으로 깜짝 임용된 이중현 교육부 학교정책실장(61)이 2007년 화투 도박(속칭 ‘섰다’)을 하다가 적발돼 ‘주의’ 조치를 받은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26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이철규 의원이 입수한 ‘2008년 경기 양평교육지원청 행정처분’을 보면 그해 1월 당시 경기 양평 J초등학교 교장이었던 이 실장은 ‘품위 유지 위반’으로 주의 조치를 받았다. 이 의원에 따르면 이 실장은 2007년 9월 경기 남양주시 A식당에서 판돈 100여만 원을 걸고 화투 도박을 하다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적발됐다. 검찰에서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고 이듬해 양평교육지원청으로부터 주의 조치가 내려졌다. 이 실장은 “교사 후배들이 첫 교장 부임을 축하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라 도박이라고 생각하지 못했고 수사기관도 같은 판단을 했다”며 “부끄럽고 죄송하다”고 해명했다. 이미 명예퇴직이 확정된 다음 학교정책실장으로 발령 난 과정도 논란이 되고 있다. 이 실장은 5월 명예퇴직을 신청해 7월 명예퇴직 대상자로 선정됐다. 하지만 교육부가 인사검증 서류를 제출하라고 해 8월 명예퇴직을 철회했고, 이달 학교정책실장에 임명됐다. 1977년 교사 생활을 시작한 이 실장은 전교조 경기지부장, 전국초등위원장을 지냈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가 25일 예고했던 총파업을 유보하기로 했다. 교육당국과 교섭을 벌여 온 학비연대는 “근속수당 인상과 임금체계 개편 합의에 따라 25일 예고됐던 총파업을 유보한다”고 24일 발표했다. 양 측은 23일부터 1박2일 ‘마라톤 협상’을 통해 최저임금을 적용하는 통상임금 산정시간을 243시간에서 209시간으로 줄이는 대신 기본급과 근속수당 인상을 통해 보전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그동안 교육당국은 임금 산정시간 243시간(주 6일 유급근무)이 적용되면 급격히 재정부담이 늘어날 것을 우려해왔다. 다만 상여금·직책수당 지급 시기 등 시도교육청별로 세부적인 조율 사항이 남아 있어 26일 최종 합의문을 발표하기로 했다. 이 때문에 학비연대는 파업 여지를 남겨둔 채 ‘파업 유보’라고 밝혔다. 학비연대는 임금교섭이 결렬되면 25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할 계획이었다. 파업 직전 양 측 합의가 이뤄진 데는 학부모들의 반발 여론도 상당한 압박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 학비연대는 6월 29, 30일에도 이미 한차례 총파업을 벌인 바 있고 당시 “아이들 밥을 볼모로 했다”는 비판 여론이 비등했다. 가까스로 전국적인 급식 대란은 피했음에도 일부 학교에서는 급식 차질이 예상된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파업에 대비해 급식 없이 하교하거나, 빵과 우유를 준비했던 학교들이 부랴부랴 급식 재료를 발주하고 있다”고 말했다.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학교비정규직과 교육당국이 내년 최저임금을 적용하는 통상임금 산정시간 ‘209시간’을 둘러싸고 힘겨루기를 해온 가운데 23일 오후 임금협약 체결을 위한 막판 ‘마라톤 교섭’을 진행했다. 이날 오후 11시 현재 양측은 209시간 전환을 전제로 근속수당 인상 등에 합의하고 막판 합의문 자구 수정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학비연대)는 교섭이 결렬되면 25일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예고했다. 그러나 교섭 타결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학부모들이 우려한 ‘2차 급식대란’은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8월부터 교육부 및 15개 교육청은 학비연대와 집단교섭을 진행했지만 파행을 겪어왔다. ‘급식대란’ 우려가 커지자 19일부터는 협상을 빠르게 진행하기 위해 교육부가 서울과 부산시교육청,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들과 대표 교섭단을 꾸리기도 했다. 교육당국은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을 감안해 통상임금 산정시간을 현행 월 243시간(주 6일 유급 근무)에서 월 209시간(주 5일 유급 근무)으로 줄이자고 제안했다. 2020년 최저임금이 1만 원으로 오른다고 가정하면 내년부터 3년간 학교비정규직 인건비로 1조6800억 원가량이 추가 소요될 것으로 추산되기 때문이다. 인건비가 커지면 그만큼 학교시설 개선 등에 예산을 쓸 수 없어 학생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 이에 학비연대는 최저임금 인상을 무력화하려는 꼼수라며 단식 농성까지 벌여왔다. 학비연대는 통상임금 산정시간을 209시간으로 줄인다면 원래 산정시간인 243시간과의 차액 25만6020원(34시간)을 기본급과 근속수당 인상을 통해 보전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근속수당의 경우 내년에는 2년 차부터 3만 원을 지급하고 매년 3만 원씩 인상해 달라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최저임금에 못 미치는 임금을 받는 7년 차 이하 비정규직들이 산정시간 축소에 따른 손실액을 보전받는 효과가 있다. 전체 학교 비정규직(14만여 명) 가운데 영양사 조리사 조리원 배식보조 등 학교 급식인력은 6만5000여 명에 이른다. 올해 6월 29, 30일 이틀간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이 장기근무가산금(근속수당)의 인상을 요구하며 파업에 나서면서 전국 국공립학교 2100여 곳에서 급식대란이 벌어진 바 있다. 당시 시도교육청은 빵과 우유로 급식을 대체하거나 도시락을 싸오도록 했다. 단축 수업을 실시해 점심을 집에서 먹도록 한 학교도 있었다. 올해 들어 두 번째 급식 차질이 우려되자 학부모들도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이날 세종시학교운영위원장연합회와 세종시학부모회연합회는 기자회견을 열어 “처우 개선을 위한 학비노조 파업이 합법적이라도 급식을 중단하며 학생과 학부모에게 피해를 주어서는 안 된다”며 파업 철회를 요구했다.우경임 woohaha@donga.com·김하경 기자}
13일 청소년성교육·성상담 전문기관인 아하서울시립청소년성문화센터에선 서울 동작구 H초교 5학년 남녀 학생 10여 명이 성교육을 받는 중이었다. 여학생들은 몸에서 일어나는 2차 성징과 몸의 변화에 대처하는 방법을 배우고 있었다. “가슴에 멍울이 만져지고 커지고요. 이때는 등만 툭 쳐도 온몸이 아픈 친구도 있어요. 또 우리 몸에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요?” 한 학생이 “음… 피가 나온다고 엄마가 그랬어요”라고 하자 다른 여학생들은 놀랐다는 듯 이 ‘으악’ 하고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선생님은 “월경이라고 해요”라며 분홍색 털실로 뜬 자궁 모양을 들고 각 기관을 상세히 설명했다. 이어 아이들은 여러 종류의 생리대를 직접 뜯어보고 사용법을 배웠다. 박슬기 교육팀장은 “아이들이 몸이 자라는 속도에 비해 정확한 성 지식은 부족한 편”이라고 말했다. 초등생이 가해자나 피해자가 되는 성폭력·성추행 사건이 급증하면서 초등생 대상 성교육 기관이 북적이고 있다. 전국청소년성문화센터 58곳이 모인 한국청소년성문화센터협의회에 따르면 초등생 수강생은 지난해 한 달 평균 5만3800여 명(연말까지 64만6602명)이었지만 올해는 5만6600여 명(9월 말까지 50만9437여 명)으로 늘었다. 이날 기자가 찾은 ‘아하센터’ 역시 올해 초등생 대상 성교육은 이미 마감됐다. 아하센터의 지난해 전체 성상담 건수는 2015년보다 줄었지만 초등생 상담은 2015년 146건에서 지난해 218건으로 늘었다. 초등 5학년 딸을 둔 엄마 양모 씨(41)는 “스마트폰으로 야한 동영상을 돌려보는 아이들이 있다고 한다”며 “아이의 발육이 빠른 편이라 이래저래 걱정이 돼서 최근 아이 친구들과 ‘소규모 그룹 성교육’을 받았다”고 말했다. 아들 가진 엄마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초등 4학년생 아들을 둔 이모 씨(42)는 “경남 여교사 사건을 보니 남자 아이라고 안심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어 성교육을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교육부의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의 성폭력사안 심의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초등생 대상 심의 건수는 539건으로 2012년(93건)에 비해 5.8배나 늘었다. 전문가들은 유튜브나 게임커뮤니티 등 성인물에 무분별하게 노출되면서 성폭력 성추행이 ‘저연령화’된 것으로 보고 있다. 초등생 성폭력 성추행의 특징은 성을 바라보는 판단 기준을 정립하지 못한 채 1인 인터넷방송 진행자(BJ)의 발언을 따라하거나 성인물을 모방한다는 점이다. 여학생들조차 성인물 속 왜곡된 여성상을 그대로 수용한다. 박현이 아하센터 부장은 “잘못된 성 정보를 걸러낼 수 있는 성교육과 미디어교육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며 “부모의 정서적 돌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오은영 소아청소년클리닉 원장은 “놀 장소도 놀 시간도 부족한 아이들은 스마트폰이 ‘쉬운 놀이’이고 성인물에도 쉽게 중독된다”며 “놀이를 통해 신체적 활동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경기도교육청이 이재정 교육감의 딸이 강사로 재직 중인 미국 조지아텍 언어교육원과 맺은 교사 해외연수 계약을 두고 ‘특혜 계약’ 의혹이 확산되고 있다. 경기도교육청 소속 공무원 이모 씨는 20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2015년 4월 조지아텍 언어교육원과 해외연수 계약을 맺을 당시 “조지아텍 외 다른 대학 관계자는 만나지 않고 연수기관을 선정했다”고 증언했다. 조지아텍과의 ‘특혜 계약’ 의혹이 불거진 뒤 경기도교육청은 “당시 조지아텍을 포함해 조지아주립대 조지아대 등 3개 대학을 현지 실사한 뒤 조지아텍을 선정했다”고 해명했다. 경기도교육청은 이 교육감이 취임한 이듬해인 2015년부터 조지아텍 언어교육원을 초중등교사 영어수업 능력 향상을 위한 연수기관으로 선정했다. 이 과정에서 갑자기 위탁계약이 수의계약으로 변경됐고, 경기도 조례에 따라 국제교류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야 하는 절차도 생략됐다. 이전까지는 경기 교사 해외 연수는 위탁기관을 통해 미국 머서대와 하와이대에서 진행했다. 자유한국당 이철규 의원은 “경기도교육청이 교사 해외연수를 위해 미 조지아텍 언어교육원과 맺은 계약 과정이 불투명하다”며 “외동딸이 재직 중인 기관에 특혜를 주기 위해 규정과 절차를 어긴 계약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날 국감장에서 이 의원은 “증인(공무원 이 씨)은 조지아텍 관계자만 만나고 조지아대와 조지아주립대 관계자는 만난 사람이 없지 않느냐. 허위로 보고서를 작성했다”고 추궁했다. 이어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추궁이 이어지자 증인 이 씨는 “(나머지 2개 대학) 관계자는 만나지 못했다”며 “직접 방문해 택시 타고 다니면서 자료를 수집했다”고 답했다. 당시 동행한 이 교육감 역시 조지아텍만 방문했다. ‘특혜 계약’ 의혹에 대해 이 교육감은 국감 내내 “딸이 근무하는 것과 연수기관 선정은 아무 관계가 없고 떳떳하다”며 “오해가 생긴 이유를 모르겠다”고 강하게 부인했다.우경임 woohaha@donga.com·김하경 기자}
《1947년 최초 정규 야간 4년제 대학인 한국대로 출발한 서경대가 올해 개교 70주년을 맞이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나 반장식 대통령일자리수석비서관 같은 인재를 배출한 주경야독(晝耕夜讀) 건학 정신을 바탕으로 ‘실용학문의 요람’으로 성장했다. 13일 서울 성북구 서경대에서 실용학문에 특화된 글로벌 중심대학으로 도약하기 위한 로드맵인 ‘서경비전 2025’를 추진 중인 최영철 총장을 만났다.》 ―서경대는 새로운 70년을 위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나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는 미래지향적인 대학 교육체계를 정립하려고 한다. 다른 대학에 없는 콘텐츠나 플랫폼을 갖춘 유일한 대학이 돼야 한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미국 캘리포니아공대나 영국 런던예술대처럼 작지만 강한 대학을 만들 계획이다. 4차 산업혁명의 도래와 학령인구의 감소 등 대학이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않으면 생존이 어렵다. 중요한 것은 혁신이다. 강의실부터 바꾸고 있다. 가르칠 때 학생들이 ‘무엇을 아느냐’가 아닌 ‘무엇을 할 수 있느냐’에 집중해 달라고 교수들에게 주문했다. 지역사회를 거점으로 열린 캠퍼스를 구축하고 대학과 지역사회가 하나의 공동체로서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룰 수 있도록 하겠다.” ―교육계에서도 4차 산업혁명이 화두로 떠올랐다. “대학은 인공지능과 공존하며 살아가야 할 인간이 가져야 할 역량은 무엇인지, 과학기술의 발전에 앞선 교육은 무엇인지 해답을 갖고 있어야 한다. ‘강의-평가’라는 단순한 교육제도에서 벗어나 학생 스스로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하는 능력을 길러줘야 한다. 학생을 퍼스트 무버(first mover)로 길러내려면 ‘실패 교육’을 해야 한다. 수십 번, 수백 번 실패해야 새로운 콘텐츠와 기술, 플랫폼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오늘 배운 지식이 내일 쓸모없게 될 수도 있는데 실패를 용인하고 장려해야지 정답만 찾으라고 하면 안 된다.” ―그렇다면 대학은 어떻게 가르쳐야 하나. “일렬로 줄 세우기가 아니라 360도 둥근 원에서 누구나 선두주자가 되도록 하는 교육, 이것이 대학 교육의 핵심이 돼야 한다. 앞으로 인간의 ‘창의성’ 외에는 인공지능이 대체할 것이므로 인간끼리 또는 인간과 기계의 협업 능력이 중요하다. 앞으로 매일 새로운 직업이 생겨나고 사라진다. 강의실에서 학생들이 끊임없이 질문하고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인공지능 △로봇기술 △생명과학 △사물인터넷 등 관련 학과를 신설해 미래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재를 양성할 책임이 있다.” ―서경대는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서경대가 추구하는 교육의 방향과 대학의 가치, 교직원들의 걸음걸이 하나하나는 ‘실용이 최고의 가치’라는 실용학문 교육에 맞춰져 있다. 학생들을 자식처럼 생각한다면 지식만 전달할 수 있겠나. 사회에서 제 역할을 다하도록 가르쳐야 한다. △창의 △문제해결 △대인관계 △글로벌 △자기계발 △실무 등 6대 핵심 역량을 육성하기 위해 CREOS(Creativity, Response, Experience, Obligation, Sharing·서경대가 양성하려는 인재의 덕목) 졸업인증제를 실시하고 있다. 10년 전부터 사회적·시대적 요구를 능동적으로 수용한 교육과정 개편을 통해 미용 관련 학과는 석·박사 과정까지 운영하고 어학과 비즈니스를 결합한 국제비즈니스어학부를 만들었다. 올해 말에는 서울 종로구 대학로 중심에 최첨단 문화예술 공연장인 서경예술센터를 개관한다. 재학생들은 공연 경험을 쌓고, 졸업생들을 위한 극단도 만들어 ‘취업 징검다리’ 역할을 하게 된다.” ―올해 교육부 교원양성기관 평가에서 최우수(A) 등급을 받았다. “서경혁신원을 만들어 교육과정을 전면 개편하고 교육성과를 분석, 평가해 교육의 질을 높이고자 했다. CREOS 졸업인증제 도입뿐 아니라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한 △바이오 △미래시티 △스마트물류 △로봇과 드론 등 비교과 프로그램을 학생들이 수강하도록 했다. 2015년 ‘CLC존(Counseling, Learning, Career Zone)을 개설해 학생들의 취업, 창업, 진로, 심리, 학습지원, 민원서비스를 한곳에서 원스톱으로 지원하고 있다. 이런 성과가 차곡차곡 쌓이면서 9월 수시모집 결과 서경대 입학 경쟁률이 22.02 대 1로 전국 4년제 대학 중 9위를 기록했다. 지속적인 혁신의 결과가 서경대생 한 명, 한 명의 성공으로 열매 맺기를 바란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 최영철 총장 약력 ::1954∼1958년 서울대 정치학과 학사1968∼1969년 미국 컬럼비아대 신문대학원 수료1962∼1971년 동아일보 기자, 정치부장, 외신부장1973∼1988년 9, 10, 11, 12대 국회의원1985~ 1987년 국회부의장1988∼1989년 체신부 장관1989∼1990년 노동부 장관1990∼1992년 대통령정치담당특별보좌역1992∼1993년 부총리 겸 통일부 장관1998∼2003년 대통령통일고문2008년∼ 서경대 8, 9, 10, 11대 총장}
지난달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전국 초중고교를 통해 학부모에게 ‘학교 자살 예방을 위한 부총리 서한문’을 보냈다. 이 서한문에는 “우리 아이들이 학업에 대한 기대감과 가족 또는 친구들과의 소통 고민으로 연간 100여 명의 아이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있다”며 “공부 외에 아이가 가진 작은 장점과 능력을 찾아내 칭찬해 주시고 이해와 공감을 해 준다면 아이는 당당하게 세상을 살아나갈 것”이라는 김 부총리의 당부가 담겼다. 김 부총리가 각 가정에 이 같은 서한문을 보낸 데는 이유가 있다. 지난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초중고교생은 108명으로 2015년(93명)보다 16%나 증가했다. 그러나 교육부 산하 학생정신건강지원센터 예산이 매년 줄고 있는 등 자살 예방을 위한 대응은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자유한국당 조훈현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학생 자살 사망 현황’에 따르면 2012년 139명→2013년 123명→2014년 118명→2015년 93명으로 꾸준히 감소세를 보이던 초중고교 자살 학생 수가 지난해(108명) 다시 증가했다. 초등생 수치도 매년 3~7명에 이른다. 그런데도 정작 학생 자살 예방 프로그램, 교사 인식 개선 프로그램 등을 개발하고 교육하는 학생정신건강지원센터 예산은 2015년 15억4600만 원에서 올해 10억790만 원으로 대폭 줄었다. 내년에는 이보다 적은 9억3800만 원이 배정됐다. 17개 시도별로는 지난해 서울과 경기는 자살 사망 학생 수가 각각 19명, 25명으로 전국 시도 가운데 가장 많았다. 서울시교육청과 경기도교육청은 최근 3년간 자살 고위험군 검사 및 치료비 예산을 따로 배정하지 않았다. 서울시교육청은 “시교육청이 아닌 학교보건진흥원을 통해 올해 1200만 원을 지원했다”고 해명했다. 시도교육청별로 예산 격차가 커 위기 학생들이 골고루 혜택을 받기 어려운 점도 문제다. 자살 고위험군 검사 및 치료비로 전남도교육청은 5000만 원, 부산시교육청은 5억2900만 원을 지원해 큰 차이가 났다. 조 의원은 “최근 학교폭력으로 인한 자살이 연달아 발생하는 등 올해도 자살 학생 수가 증가할 우려가 있다”며 “효과적인 예방과 치료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학교와 지역사회, 교육청와 교육부 간 체계적인 협력과 관리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