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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가 8일 신당 창당 여부에 대해 “실무적 준비가 필요하다. 시간상으로 도움닫기가 필요한 단계”라고 말했다. 창당을 공식 선언하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실무적으로 신당을 준비하고 있다는 취지여서 주목된다. 민주당 내 비주류 의원 모임 ‘원칙과 상식’ 등 일부 비명(비이재명)계 의원들이 ‘연내 탈당’ 가능성을 거론하고 나선 가운데 이 전 대표의 사실상의 창당 선언과 맞물리면서 내년 총선에서 야권 개편의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표는 이날 MBC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신당 창당과 관련해 “실무적 준비가 필요하다”며 “(실무적 준비를) 실제로 하고 있는지는 확인하지 못했지만 준비를 해야 옳다”고 했다. 신당 창당에 대한 실무를 논의하는 사람이 누구냐는 질문에는 “문자 그대로 실무진(과 논의하고 있다)”이라고 답했다. 창당 시기에 대해서는 “너무 늦게 (결심을) 해서 혼란을 주거나 그러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친이낙연계 원외조직인 ‘민주주의실천행동’은 지난달 26일부터 신당 창당을 준비 중이다. 민주주의실천행동 소속 한 야권 인사는 “현재 진행 중인 창당 작업을 이 전 대표와 함께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흐름상 함께 할 가능성이 커진 건 맞다”고 했다. 다만 친이낙연계 가운데에서도 일부는 이 전 대표의 탈당을 만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대표와 가까운 한 민주당 의원은 “설훈, 윤영찬 의원 등 친이낙연계 현역 의원들은 대부분 이 전 대표의 탈당을 만류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공천 경선에서 불리한 일부 친이낙연계 원외 인사들은 이 전 대표의 탈당을 굉장히 원하는 눈치”라며 “이런 원외 인사들이 우선적으로 이 전 대표를 따라 나설 수는 있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원칙과 상식’의 김종민 의원이 탈당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이 전 대표와의 연대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에서 ‘탈당은 전혀 생각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당이 진짜 낭떠러지로 가고 있다거나 완전히 이재명 패권 정당으로 가고 있다는 게 분명하다면 다른 선택도 고민해볼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이 전 대표와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서는 “저희가 신당을 같이 하겠다고 대화를 나누거나 계획을 같이 공감해 본 적은 없다”고 했다. 조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사적으로 일주일 전쯤 (이 대표가) 잠깐 전화 온 적은 있다”며 “‘와츠 롱?’(이라고 물었다)”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뉘앙스는 뭔지 모르겠는데 제가 듣기로는 ‘뭐가 문제라서 (비명계는) 그렇게 시끄럽게 구냐, 얘기가 많냐’ 그런 거일 수도 있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선거제 개편과 관련한 당 지도부의 입장이 탈당의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원칙과 상식 관계자는 “탈당에도 명분이 필요하다”며 “이 대표가 병립형 비례대표제 회귀를 공식화할 경우 이를 탈당의 명분으로 삼을 수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이 대표는 최대한 원칙과 상식 의원들과 함께 가야 한다는 생각이지만 정 설득이 어렵다면 탈당을 만류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강성휘 기자 yolo@donga.com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단독 과반을 넘기느냐, 아니면 지난 총선처럼 180석을 먹느냐가 관건이다.” 민주당 이해찬 전 대표(사진)가 6일 열린 당 행사에서 내년 총선 전망에 대해 이같이 말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는 10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압승 이후 내년 총선 결과를 낙관하는 발언을 자제해달라고 당내에 요청한 상태다. 민주당 지도부의 한 의원은 “이제 막 ‘윤석열 대통령 탄핵용 200석 확보’ 발언 후폭풍을 잠재웠는데 이 전 대표가 또다시 ‘거만한 민주당’ 프레임을 부추긴 꼴”이라며 “총선을 앞두고 결코 도움이 안 된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문재인 정부 시절 당 대표를 지내며 ‘20년 집권론’, ‘50년 집권론’ 등을 주장했다.● 이해찬 “수도권 70개 먹으면 단독 과반” 이 전 대표는 6일 세종시에서 열린 민주당 세종시당 토크콘서트에서 내년 총선 전망을 묻는 질문에 “민주당이 1당을 뺏길 것 같지 않다”며 지난 총선과 같은 180석 이상 또는 단독 과반을 전망했다. 이 전 대표는 근거로 “지난 총선에서 수도권에서 103개를 먹었다”며 “(내년 총선에서) 그중에 50∼60개만 먹어도 140개, 70개를 먹으면 154석이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 선거에서 (지역구에서) 163곳을 이겼고 호남과 제주를 합쳐 30개를 이겼다”며 “전북 남원 1곳에서 무소속에 졌지만 이번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 같아 30개 가까이 이길 것 같다”고 계산했다. 이 전 대표의 발언은 21대 총선 당시 민주당 계열 정당이 차지한 의석을 근거해 나온 계산으로 보인다. 당시 민주당 계열은 민주당 163석과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과 열린민주당이 각각 17석, 3석을 얻어 총 183석을 확보했었다. 내년 총선에서 수도권에서 30석가량을 잃어도 153석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 여기에 이 전 대표가 언급한 대로 당시 무소속 이용호 의원이 당선된 전북 남원-임실-순창이나 부산·경남(PK) 등에서 의석을 추가 확보할 경우 최소 154석을 차지할 수 있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당내 “‘상왕’ 이해찬 영향력 커질 것” 이 전 대표는 2020년 8월 당 대표를 끝으로 정치 일선에서 물러났지만 여전히 당내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인물로 꼽힌다. 지난 대선 당내 경선에서 당시 비주류였던 이재명 대표가 승리할 수 있었던 데에는 ‘친이해찬계’ 의원들의 지원이 컸다는 게 당내 공통된 평가다. 조정식 사무총장, 김성환 인재위원회 간사 등 총선 국면에서 현재 당내 핵심 요직에 있는 의원들도 대부분 친이해찬계다. 이 때문에 내년 총선이 다가오면서 이 전 대표의 존재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초선 의원은 “지도부에 줄을 대기 위해 이 전 대표를 찾아가는 현역 의원들이 많다”며 “오죽하면 ‘상왕(上王)’으로 불리겠느냐”고 했다. 또 다른 중진 의원은 “현역 의원들뿐만 아니라 각 지역위원회 당원 교육 섭외로도 이 전 대표가 1순위”라고 했다. 이 전 대표의 발언이 현재 당 지도부의 인식을 반영하는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실제로 당 지도부 내에서는 “당장 내일이 총선이라면 민주당이 150석은 차지할 수 있을 것”이란 이야기가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이 전 대표의 ‘180석’ 발언이 2018년 이 전 대표의 ‘20년 집권론’과 묶여 더 큰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 전 대표는 2018년 당 전당대회 당시 “20년 집권하는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했다가 논란이 됐다. 또 같은 해 9월에는 “앞으로 민주당이 대통령 열 분은 더 당선시켜야 한다”며 ‘50년 집권론’도 주장했다. 하지만 이 전 대표의 말과 달리 민주당은 결국 5년 만에 정권을 국민의힘에 넘겨줬다.강성휘 기자 yolo@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단독 과반을 넘기느냐 아니면 지난 총선처럼 180석을 먹느냐가 관건이다.”민주당 이해찬 전 대표가 6일 열린 당 행사에서 내년 총선 전망에 대해 이같이 말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는 10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압승 이후 내년 총선 결과를 낙관하는 발언을 자제해달라고 당내에 요청한 상태다. 민주당 지도부의 한 의원은 “이제 막 ‘윤석열 대통령 탄핵용 200석 확보’ 발언 후폭풍을 잠재웠는데 이 전 대표가 또 다시 ‘거만한 민주당’ 프레임을 부추긴 꼴”이라며 “총선을 앞두고 결코 도움이 안 된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문재인 정부 시절 당 대표를 지내며 ‘20년 집권론’, ‘50년 집권론’ 등을 주장했다.● 이해찬 “수도권 70개 먹으면 단독 과반”이 전 대표는 6일 세종시에서 열린 민주당 세종시당 토크콘서트에서 내년 총선 전망을 묻는 질문에 “민주당이 1당을 뺏길 것 같지 않다”며 지난 총선과 같은 180석 이상 또는 단독 과반을 전망했다. 이 전 대표는 근거로 “지난 총선에서 수도권에서 103개를 먹었다”며 “(내년 총선에서) 그중에 50~60개만 먹어도 140개, 70개를 먹으면 154석이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 선거에서 (지역구에서) 163곳을 이겼고 호남과 제주를 합쳐 30개를 이겼다”며 “전북 남원 1곳에서 무소속에 졌지만 이번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 같아 30개 가까이 이길 것 같다”고 계산했다.이 전 대표의 발언은 21대 총선 당시 민주당 계열 정당이 차지한 의석을 근거해 나온 계산으로 보인다. 당시 민주당 계열은 민주당 163석과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과 열린민주당이 각각 17석, 3석 등을 더해 183석을 확보했었다. 내년 총선에서 수도권에서 30석 가량을 잃어도 153석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 여기에 이 전 대표가 언급한대로 당시 무소속 이용호 의원이 당선된 전북 남원·임실·순창군이나 부산경남(PK) 등에서 의석을 추가 확보할 경우 최소 154석을 차지할 수 있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당내 “‘상황’ 이해찬 영향력 커질 것”이 전 대표는 2020년 8월 당 대표를 끝으로 정치 일선에서 물러났지만 여전히 당내에 영향력을 행사는 인물로 꼽힌다. 지난 대선 당내 경선에서 당시 비주류였던 이재명 대표가 승리할 수 있었던 데에는 ‘친이해찬계’ 의원들의 지원이 컸다는 게 당내 공통된 평가다. 조정식 사무총장, 김성환 인재위원회 간사 등 총선 국면에서 현재 당내 핵심 요직에 있는 의원들도 대부분 친이해찬계다. 이 때문에 내년 총선이 다가오면서 이 전 대표의 존재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초선 의원은 “지도부에 줄을 대기 위해 이 전 대표를 찾아가는 현역 의원들이 많다”며 “오죽하면 ‘상왕’(上王)으로 불리겠느냐”고 했다. 또 다른 중진 의원은 “현역 의원들뿐만 아니라 각 지역위원회 당원 교육 섭외로도 이 전 대표가 1순위”라고 했다.이 전 대표의 발언이 현재 당 지도부의 인식을 반영하는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실제로 당 지도부 내에서는 “당장 내일이 총선이라면 민주당이 150석은 차지할 수 있을 것”이란 이야기가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일각에서는 이 전 대표의 ‘180석’ 발언이 2018년 이 전 대표의 ‘20년 집권론’과 묶여 더 큰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 전 대표는 2018년 당 전당대회 당시 “20년 집권하는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했다가 논란이 됐다. 또 같은해 9월에는 “앞으로 민주당이 대통령 열 분은 더 당선시켜야 한다”며 ‘50년 집권론’도 주장했다. 하지만 이 전 대표의 말과 달리 민주당은 결국 5년 만에 정권을 국민의힘에 넘겨줬다.강성휘 기자 yolo@donga.com}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사진)가 2017년 기재부 차관 퇴임 후 5년 동안 기업 사외이사 등으로 일하며 20억 원 넘게 재산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야당은 “고위공직자로서 도덕적 결격 사유에 해당하는지 규명하겠다”고 지적했다. 최 후보자 측은 “재산 증가액 가운데 상당 부분은 아파트 평가액이 커진 결과이고 나머지는 퇴직금과 부부 근로소득, 금융소득 등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의원실에 따르면 최 후보자가 윤석열 정부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으로 임명된 후인 2022년 8월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에 신고한 재산은 총 38억3684만 원이다. 이는 2017년 6월 기재부 1차관 퇴임 후 두 달 뒤 공개된 재산(17억9297만 원)보다 20억4386만 원 많다. 5년 사이 재산이 2배로 늘어난 셈이다. 한 의원실이 최 후보자의 정기재산 변동 신고 사항을 분석한 결과 배우자와 자녀를 포함해 최 후보자 일가의 예금이 8억4201만 원 늘어 변동 폭이 가장 컸다. 최 후보자와 배우자 예금이 각각 3억4091만 원, 3억8693만 원 늘어났다. 여기에 배우자 명의의 서울 용산구 아파트 시세가 오르는 등 건물 신고 재산도 총 8억3237만 원 늘었다. 민주당은 사외이사로 재직하며 벌어들인 수익이 재산 증식에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의원실에 따르면 최 후보자는 기재부 퇴임 후인 2019년 3월부터 2022년 3월까지 3년간 일동홀딩스 사외이사를 지냈으며 이 기간 신한투자증권 사외이사(2020년 3월∼2022년 3월)와 농협대 총장(2020년 3월∼2022년 4월)도 겸임했다. 한 의원은 “불명예 퇴임한 공직자가 5년 동안 큰돈을 벌어들일 수 있었던 건 ‘모피아(옛 재무부+마피아) 카르텔’ 덕”이라며 “재산 증식 과정을 검증하겠다”고 했다.강성휘 기자 yolo@donga.com세종=김도형기자 dodo@donga.com}
공공기관 직원들이 공금으로 개인 등산복과 스마트워치 등을 구매하는 등 12억 원어치 세금을 부당하게 쓴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국민권익위원회가 5일 발표한 ‘시설부대비 집행 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14개 공공기관이 2020년 1월부터 올해 8월까지 약 12억2000만 원어치 공금을 부당하게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설부대비란 공공기관에 지급되는 부대비용으로 안전용품 구입이나 출장 여비, 현장 체재비 등으로 쓰인다. 적발 사례 중에는 헬멧 등 안전 용품 구입비를 등산복이나 스포츠 용품을 사는 데 쓴 경우가 가장 많았다. 금액으로는 6억4076만 원에 달한다. A지자체 소속 한 주무관의 경우 공사 감독용 의류를 구입한다는 명목으로 31차례에 걸쳐 스포츠 브랜드 의류 및 용품 496만 원어치를 샀다. 허위 거래 명세서를 쓴 뒤 해당 비용을 개인적으로 쓰는 경우도 많았다. B지자체의 주무관은 자신이 쓸 목적으로 30만 원 상당의 스마트워치 5대를 구입한 뒤 이를 관내 사무용품점에서 사무용품을 산 것처럼 거래 명세서를 꾸몄다가 적발됐다. 영수증 등 증빙 서류 없이 점심이나 간식을 사 먹은 공공기관도 2곳 적발됐다. 외유성 출장에 공금을 사용하거나 출장 수당을 부당하게 수령한 사례도 있었다. 한 공공기관은 소속 직원 16명을 네덜란드, 독일, 벨기에 등 유럽 국가로 외유성 출장을 보내는 데 1억1000만 원을 썼다. ‘격려 차원’ 출장으로 직무와 직접적 관련 없는 일정이었다. 감사실 직원이 다른 부서 유럽 출장에 동행하거나 출장에 회사 차량을 이용해 놓고 자신의 차를 이용한 것처럼 속여 수당을 타 가는 사례도 있었다. 조사 대상은 울산시, 세종시, 경북도와 같은 광역 및 기초지방자치단체 9곳과 충북도교육청 등 교육자치단체 3곳, 한국농어촌공사와 국가철도공단 등 공직유관단체 2곳이다. 권익위는 이와 같은 조사 결과를 해당 공공기관에 통보하고 부당 집행 시설부대비 환수 및 관련 제도 개선을 추진할 방침이다.강강성휘 기자 yolo@donga.com}
공공기관 직원들이 공금으로 개인 등산복과 스마트워치 등을 구매하는 등 12억 원 어치 세금을 부당하게 쓴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국민권익위원회가 5일 발표한 ‘시설부대비 집행 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14개 공공기관이 2020년 1월부터 올해 8월까지 약 12억2000만 원어치 공금을 부당하게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설부대비란 공공기관에게 지급되는 부대비용으로 안전용품 구입이나 출장 여비, 현장 체제비 등으로 쓰인다. 적발 사례 중에는 헬멧 등 안전 용품 구입비를 등산복이나 스포츠 용품을 사는데 쓴 경우가 가장 많았다. 금액으로는 6억4076만 원에 달한다. A 지자체 소속 한 주무관의 경우 공사 감독용 의류를 구입한다는 명목으로 31차례에 걸쳐 스포츠 브랜드 의류 및 용품 496만 원 어치를 샀다. 허위 거래 명세서를 쓴 뒤 해당 비용을 개인적으로 쓰는 경우도 많았다. B 지자체의 주무관은 자신이 쓸 목적으로 30만 원 상당 스마트워치 5대를 구입한 뒤 이를 관내 사무용품점에서 사무용품을 산 것처럼 거래 명세서를 꾸몄다가 적발됐다. 영수증 등 증빙 서류 없이 점심이나 간식을 사 먹은 공공기관도 2곳 적발됐다.외유성 출장에 공금을 사용하거나 출장 수당을 부당하게 수령한 사례도 있었다. 한 공공기관은 소속 직원 16명을 네덜란드, 독일, 벨기에 등 유럽 국가로 외유성 출장을 보내는데 1억1000만 원을 썼다. ‘격려 차원’ 출장으로 직무와 직접적 관련 없는 일정이었다. 감사실 직원이 다른 부서 유럽 출장에 동행하거나 출장에 회사 차량을 이용해놓고 자신의 차를 이용한 것처럼 속여 수당을 타가는 사례도 있었다.이날 발표된 조사 결과는 권익위가 전체 공공기관 중 시설부대비 집행 점검이 필요한 기관을 선정해 실시한 결과다. 조사 대상은 울산광역시, 세종시, 경상북도와 같은 광역 및 기초지방자치단체 9곳과 충북교육청 등 교육자치단체 3곳, 한국농어촌공사와 국가철도공단 등 공직유관단체 2곳이다. 권익위는 이와 같은 조사 결과를 해당 공공기관에 통보하고 부당 집행 시설부대비 환수 및 관련 재도 개선을 추진할 방침이다.강성휘 기자 yolo@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대장동 50억 클럽 특검(특별검사)법’과 ‘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의혹 특검법’ 등 이른바 ‘쌍특검’의 8일 본회의 강행 처리를 예고해 여야가 이번 주 ‘쌍특검 대치’에 들어가면서 2일로 법정 처리시한을 넘긴 내년도 정부 예산안이 정기국회 종료 전까지도 통과되기 어려울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민주당이 정기국회 내 특검 강행 처리를 예고하자 국민의힘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탄핵 시도에 이어 특검까지 벼르나”라며 “전형적인 전략적 ‘총선용’ 정쟁 특검”이라고 비판했다. ● 민주 핵심 “쌍특검 필두로 총선까지 尹 일가 심판”민주당 원내지도부 의원은 3일 통화에서 “쌍특검을 8일 본회의에 상정해 달라고 김진표 국회의장에게 요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총선 전 정기국회에서 김건희 특검법을 반드시 강행 처리하겠다는 것. 당 핵심 관계자도 “9일로 정기국회가 끝나면 곧바로 총선 모드”라며 “쌍특검을 필두로 내년 총선까지 ‘윤석열 일가 심판’ 구도를 밀고 가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 주도로 올해 4월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두 특검법은 이달 22일까지 본회의에 상정되지 않을 경우 이후 열리는 본회의에서 자동 상정된다. 민주당은 김 의장을 압박해 이보다 앞선 본회의에 상정하겠다는 것.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탄핵소추안이 통과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이제 ‘특검’을 들고 나왔다”며 반발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민주당의 쌍특검 추진은) ‘막가파 민주당’의 헌정사 유례없는 의회 폭거”라며 이같이 비판했다. 이어 “민주당은 탄핵에 이어 특검까지 본회의 시간을 못 박고 강행 처리하겠다며 벼르고 있다”며 “다시는 이런 치욕의 본회의가 반복되지 않도록 국회의장의 양심에 따른 중립적인 국회 운영을 촉구한다”고 했다. 상정 열쇠를 쥔 김 의장은 아직 쌍특검 상정 여부를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회의장실 관계자는 “양당 입장을 들어보고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했다.● 정국 급랭에 예산안 논의 또 밀려 여야의 극한 대치 속 내년도 예산안 논의도 뒷전으로 밀렸다. 김 의장은 양당 원내대표에게 “8일 본회의 전까지 예산안과 선거법 협상을 마무리하라”고 촉구했지만 논의는 지지부진한 상태다. 이미 법정처리 시한(12월 2일)을 넘긴 예산안을 두고 여야는 아직 증액 협상을 시작조차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관계자는 “여야 관계가 급랭한 탓에 주말 동안 일단 냉각기를 갖기로 했다”며 “8일 본회의 통과를 목표로 4일 협상을 재개할 예정이지만, 현재로서는 여의치 않다”고 했다. 물리적으로 정기국회 내 예산안을 처리하기 어려운 만큼 지난해처럼 추가 정기국회를 열어 예산안을 처리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 올해 정부 예산안은 여야 갈등으로 지난해 12월 24일에야 가까스로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었다. ‘준예산’ 사태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준예산이란 내년도 예산안이 회계연도 개시일인 1월 1일까지 국회를 통과하지 못할 경우 정부가 임의로 편성하는 예산이다. 국가 운영에 필요한 최소한으로만 책정돼 정부의 주요 정책 등에 큰 혼란이 올 수도 있다. 아직까지 준예산으로 국정이 운영된 적은 없다. 양당은 ‘네 탓’ 공방만 되풀이했다. 국민의힘 전주혜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국민이 기다리는 것은 탄핵도 특검도 국정조사도 아닌 바로 ‘예산 처리’”라며 “민주당이 진정 민생을 생각한다면 이번 일주일만은 당 대표 1인이 아닌 민생과 예산안 협의에 당력을 집중해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민주당 임오경 원내대변인은 “예산안과 민생법안 처리에 앞장서야 할 여당이 막고 있으니 기가 막힌다”며 “국민과 민생을 입에 담으려면 즉시 예산안 처리에 협조하라”고 촉구했다.강성휘 기자 yolo@donga.com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표의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수사를 지휘하던 이정섭 검사를 탄핵한 데 이어, 이 검사 후임으로 새로 수사를 맡은 안병수 수원지검 2차장 직무대리도 정조준하고 나섰다. 여권에서는 “‘검사 탄핵’을 이어가고 있는 민주당이 대놓고 ‘방탄 탄핵’에 나섰다”는 비판이 나왔다. 민주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는 3일 입장문을 내고 “대검찰청이 이 검사를 대신할 수원지검 2차장 직무대리로 안병수 대검 마약·조직범죄기획관을 임명했다”며 “문제는 안 검사가 ‘수사 무마’와 ‘수사 기밀 유출’ 의혹을 받고 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2014년 ‘KT ENS’ 대출사기 수사 당시 안 검사가 수사를 무마하고 검사 출신 변호사에게 수사 기밀을 유출했다”는 것이다. 대책위는 안 검사를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가까운 “친윤 사단”으로 규정한 뒤 “수사 무마 및 수사기밀 유출 의혹을 받는 검사를 야당 대표 수사 담당자로 임명한 것이냐”라고 했다. 이에 대해 수원지검은 문자메시지 공지를 통해 “안 검사를 향해 허위사실로 부당한 의혹을 제기한 것에 심각한 유감을 표한다”라며 “안 검사는 ‘KT ENS’ 대출사기 사건을 기소해 주범 서모 씨에 대해 징역 20년형이 선고되도록 하는 등 엄정하게 대응했다”고 반박했다. 야권에선 민주당이 이동관 전 방송통신위원장의 탄핵 불발 이후 지지층 결집을 위해 ‘검사 실명 좌표 찍기’에 고삐를 죄고 나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민주당은 9월 탄핵한 안동완 검사를 포함해 최근 두 달 새 검사 16명의 실명을 공개하며 탄핵하거나 비판했다. 이정화 검사 등 윤석열 대통령 처가 일가 봐주기 수사 의혹 당사자를 비롯해 신봉수, 송경호, 양석조, 김창진, 강백신 검사 등이다. 민주당은 선거방송심의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 권한을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떼어내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 옮기는 공직선거법 개정안도 발의를 준비 중이다. ‘이동관 방지법’ 발의에도 나선다. 민주당 민형배 의원은 탄핵안이 발의된 대상자에 대해 임명권자가 사직원을 접수하거나 해임할 수 없다는 조항을 신설하는 내용의 국회법 개정안을 이르면 4일 대표 발의할 예정이다.강성휘 기자 yolo@donga.com구민기 기자 koo@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표의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수사를 지휘하던 이정섭 검사를 탄핵한 데 이어, 이 검사 후임으로 새로 수사를 맡은 안병수 수원지검 2차장 직무대리도 정조준하고 나섰다. 여권에서는 “‘검사 탄핵’을 이어가고 있는 민주당이 대놓고 ‘방탄 탄핵’에 나섰다”는 비판이 나왔다.민주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는 3일 입장문을 내고 “대검찰청이 이 검사를 대신할 수원지검 2차장 직무대리로 안병수 대검 마약‧조직범죄기획관을 임명했다”며 “문제는 안 검사가 ‘수사 무마’와 ‘수사 기밀 유출’ 의혹을 받고 있다는 것”고 주장했다. “2014년 KT ENS’ 대출사기 수사 당시 안 검사가 수사를 무마하고 검사 출신 변호사에게 수사 기밀을 유출했다”는 것이다. 대책위는 안 검사를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가까운 “친윤 사단”으로 규정한 뒤 “수사 무마 및 수사기밀 유출 의혹을 받는 검사를 야당 대표 수사 담당자로 임명한 것이냐”라고 했다.이에 대해 수원지검은 문자메시지 공지를 통해 “안 검사를 향해 허위사실로 부당한 의혹을 제기한 것에 심각한 유감을 표한다”라며 “안 검사는 ‘KT ENS’ 대출사기 사건을 기소해 주범 서모 씨에 대해 징역 20년형이 선고되도록 하는 등 엄정하게 대응했다”고 반박했다.야권에선 민주당이 이동관 전 방송통신위원장의 탄핵 불발 이후 지지층 결집을 위해 ‘검사 실명 좌표 찍기’에 고삐를 죄고 나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민주당은 9월 탄핵한 안동완 검사를 포함해 최근 두 달 새 검사 16명의 실명을 공개하며 탄핵하거나 비판했다. 이정화 검사 등 윤석열 대통령 처가 일가 봐주기 수사 의혹 당사자를 비롯해 신봉수, 송경호, 양석조, 김창진, 강백신 검사 등이다. 민주당은 선거방송심의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 권한을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떼어내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 옮기는 공직선거법 개정안도 발의를 준비 중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방심위까지 친윤(친윤석열) 인사에게 장악돼 있는 만큼 특히 선거 방송 심의 관련 공정성 시비를 미연에 방지하자는 취지”라고 했다. ‘이동관 방지법’ 발의에도 나선다. 민주당 민형배 의원은 탄핵안이 발의된 대상자에 대해 임명권자가 사직원을 접수하거나 해임할 수 없다는 조항을 신설하는 내용의 국회법 개정안을 이르면 4일 대표발의할 예정이다. 강성휘 기자 yolo@donga.com구민기 기자 koo@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대장동 50억 클럽 특검(특별검사)법’과 ‘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의혹 특검법’ 등 이른바 ‘쌍특검’의 8일 본회의 강행 처리를 예고해 여야가 이번주 ‘쌍특검 대치’에 들어가면서 2일로 법정 처리시한을 넘긴 내년도 정부 예산안이 정기국회 종료 전까지도 통과되기 어려울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민주당이 정기국회 내 특검 강행 처리를 예고하자 국민의힘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탄핵 시도에 이어 특검까지 벼르나”라며 “전형적인 전략적 ‘총선용’ 정쟁 특검”이라고 비판했다. ● 민주 핵심 “쌍특검 필두로 총선까지 尹 일가 심판”민주당 원내지도부 의원은 3일 통화에서 “쌍특검을 8일 본회의에 상정해달라고 김진표 국회의장에게 요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총선 전 정기국회에서 김건희 특검법을 반드시 강행 처리하겠다는 것. 당 핵심 관계자도 “9일로 정기국회가 끝나면 곧바로 총선 모드”라며 “쌍특검을 필두로 내년 총선까지 ‘윤석열 일가 심판’ 구도를 밀고 가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 주도로 올해 4월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두 특검법은 이달 22일까지 본회의에 상정되지 않을 경우 이후 열리는 본회의에서 자동 상정된다. 민주당은 김 의장을 압박해 이보다 앞선 본회의에 상정하겠다는 것.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탄핵소추안 통과가 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이제 ‘특검’을 들고 나왔다”고 반발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민주당의 쌍특검 추진은) ‘막가파 민주당’의 헌정사 유례없는 의회 폭거”라며 이 같이 비판했다. 이어 “민주당은 탄핵에 이어 특검까지 본회의 시간을 못 박고 강행처리하겠다며 벼르고 있다”며 “다시는 이런 치욕의 본회의가 반복되지 않도록 국회의장의 양심에 따른 중립적인 국회 운영을 촉구한다”고 했다.상정 열쇠를 쥔 김 의장은 아직 쌍특검 상정 여부를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회의장실 관계자는 “양당 입장을 들어보고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했다.● 예산안 뒷전 밀리며 ‘준예산 사태’ 우려 여야의 극한 대치 속 내년도 예산안 논의도 뒷전으로 밀렸다. 김 의장은 양당 원내대표에게 “8일 본회의 전까지 예산안과 선거법 협상을 마무리하라”고 촉구했지만 논의는 지지부진한 상태다. 이미 법정처리 시한(12월 2일)을 넘긴 예산안을 두고 여야는 아직 증액 협상을 시작조차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관계자는 “여야 관계가 급랭한 탓에 주말 동안 일단 냉각기를 갖기로 했다”며 “8일 본회의 통과를 목표로 4일 협상을 재개할 예정이지만, 현재로서는 여의치 않다”고 했다. 물리적으로 정기국회 내 예산안을 처리하기 어려운 만큼 지난해처럼 추가 정기국회를 열어 예산안을 처리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 올해 정부 예산안은 여야 갈등으로 지난해 12월 24일에야 가까스로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었다.‘준예산’ 사태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준예산이란 내년도 예산안이 회계연도 개시일인 1월 1일까지 국회를 통과하지 못할 경우 정부가 임의로 편성하는 예산이다. 국가 운영에 필요한 최소한으로만 책정돼 정부의 주요 정책 등에 큰 혼란이 올 수도 있다. 아직까지 준예산으로 국정이 운영된 적은 없다. 양당은 ‘네 탓’ 공방만 되풀이했다. 국민의힘 전주혜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국민이 기다리는 것은 탄핵도 특검토 국정조사도 아닌 바로 ‘예산 처리’”라며 “민주당이 진정 민생을 생각한다면 이번 일주일만은 당대표 1인이 아닌 민생과 예산안 협의에 당력을 집중해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민주당 임오경 원내대변인은 “국민의힘은 예산안과 민생법안 처리에 앞장서야 할 여당이 막고 있으니 기가 막힌다”며 “국민과 민생을 입에 담으려면 즉시 예산안 처리에 협조하라”고 촉구했다.강성휘 기자 yolo@donga.com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1일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의 사표를 수리했다. 전날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본회의에 보고한 이 위원장의 탄핵소추안 표결을 3시간 앞두고 이 위원장의 사의를 전격 수용했다. 민주당은 이 위원장의 탄핵안을 본회의에 두 차례 보고하고도 방통위원장 면직으로 탄핵안이 자동 폐기되자 “탄핵을 방해하기 위한 꼼수”라고 거세게 반발했다. 민주당이 “오늘부로 윤석열 정부와의 강렬한 투쟁에 나서겠다”며 8일 예정된 본회의에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대장동 50억 클럽 특검’과 ‘김건희 여사 특검’ 등 이른바 ‘쌍특검’ 처리 의사를 밝히면서 극한 대치가 예상된다. 대통령실은 이날 윤 대통령이 이 위원장의 면직안을 재가했다고 전했다. 이 위원장이 8월 25일 임명된 지 98일 만이다. 여권 관계자는 “윤 대통령의 결정은 탄핵소추안이 처리되면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리로 최장 180일간 방통위 기능이 마비될 수 있어 이를 막고 업무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후임 위원장을 인선하기 위한 후보군 물색에 나섰다. 방통위원장 직무대행을 맡은 이상인 부위원장, 이진숙 전 대전MBC 사장, 서울고검장을 지낸 김후곤 법무법인 로백스 대표변호사 등 복수의 인사가 거론되고 있다. 이 위원장은 전날 본인에 대한 탄핵안이 국회 본회의에 보고되자 윤 대통령에게 구두로 사의를 표명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오후 면직 재가 뒤 정부과천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거야(巨野)의 압력에 떠밀리거나 정치적인 꼼수 때문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거대 야당이 국회에서 추진 중인 탄핵소추가 이뤄질 경우 그 심판 결과가 나오기까지 몇 개월이 걸릴지 알 수 없다”며 “그동안 방통위가 사실상 식물 상태가 되고 탄핵을 둘러싼 여야 공방 과정에서 국회가 전면 마비된다”고 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이날 규탄대회를 열고 “(윤석열 정부가) 방송 장악을 위해, 이동관의 아바타를 임명하기 위해 국회를 무시하고 사퇴시키는 꼼수로 국정을 훼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홍익표 원내대표도 “제2, 제3의 이동관도 모두 탄핵시킬 것”이라고 했다. 이날 본회의에선 국민의힘 의원들이 전원 불참한 가운데 민주당은 전날 이 위원장 탄핵안과 함께 보고한 이정섭, 손준성 검사 탄핵안을 강행 처리했다. 현직 검사 탄핵은 안동완 검사에 이어 헌정사상 두 번째다. 대검찰청은 “정치적 목적으로 검사를 또 탄핵소추한 점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전날부터 밤샘 농성을 벌인 국민의힘은 본회의 직후 “김진표 국회의장이 탄핵안 관련 국회 운영에 있어 중립성을 위반하고 편파적으로 운영했다”며 김 의장의 사퇴를 촉구했다.총선 앞두고… 與 “탄핵땐 식물 방통위” 野 “제2 이동관도 탄핵” [방통위원장 사퇴]이동관 방통위장, 탄핵 표결 앞 사퇴탄핵땐 최장 180일간 업무 마비… 李 “식물 방통위 막아야” 尹에 사의“연합뉴스TV 주주변경 차질, 경질설”허찔린 민주당 “뺑소니 사퇴” 격앙… 이재명 “이런 꼼수 쓸줄 몰랐다” “최장 180일(헌법재판소 탄핵 심판 소요 기간)을 ‘식물 방통위’로 놔두느니 차라리 사퇴가 낫다고 판단한 것이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1일 국회 본회의 탄핵소추안 표결 직전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이 물러난 데 대해 이렇게 말했다. 내년 4월 총선을 4개월 앞두고 탄핵안 통과 시 헌법재판소가 심리하는 최장 6개월간 ‘방통위 업무 마비’라는 최악의 사태를 피하기 위한 고육지책이었다는 의미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탄핵 처리가 불발되자 이 위원장의 사표 수리를 놓고 “정치적 꼼수”, “뺑소니 사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여야 극한 대치로 치달았던 이 위원장 탄핵 정국이 1일 자진 사퇴로 한 달 만에 마무리됐지만 차기 방통위원장 인선을 두고 재충돌이 예상된다. 민주당은 지난달 9일 이 위원장 탄핵을 처음 시도했다가 무산된 데 이어 2차례 시도가 모두 불발됐다. ● 방통위 마비 우려에 사퇴 전격 결정이 위원장의 사의 표명은 전날인 지난달 30일 국회 본회의에 탄핵안이 보고된 후 결정됐다. 여권 핵심 관계자에 따르면 당초 윤석열 대통령은 이 위원장이 먼저 물러나기보다는 “야당으로부터 탄핵을 당해 거야의 폭거를 보여주는” 방안에 무게를 뒀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위원장은 “방통위원장 자리를 5, 6개월 동안 비워두는 건 도저히 견디지 못할 일”이라며 “사표를 내겠다”고 윤 대통령에게 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도 이에 따라 고심 끝에 이 위원장의 사표를 수리했다고 한다. 여당 내에서도 탄핵안 보고 전부터 이 위원장의 사퇴 제안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중진 의원을 중심으로 “총선 4개월 전 5∼6개월 직무 정지가 되면 총선까지 방통위를 무력화하려는 야당의 의도에 말려드는 것이다”, “단순히 사람을 교체하는 문제가 아니다. 방통위 기능이 마비되면 국정에도 부담을 주고 선거에도 영향을 준다”는 의견들이 원내 지도부에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헌재 심리 동안 방통위를 비워두면 총선에도 악영향을 끼친다는 위기감이 표출된 셈이다. 일각에서는 이 위원장의 사표 수리를 두고 “YTN, 연합뉴스TV 최대주주 변경 승인이 제대로 처리되지 않아 사실상 경질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하지만 여권 고위 관계자는 “경질이 아니라 이 위원장 본인의 결심이 크게 작용했다”고 반박했다.● 민주 “제2, 3의 이동관도 모두 탄핵” 민주당은 이 위원장의 사퇴 가능성을 사전에 전혀 예측하지 못한 눈치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위원장 사퇴 가능성과 관련해 “이런 꼼수를 쓸 줄은 잘 몰랐다”며 “비정상적인 국정수행 행태라서 예상하지 못했던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탄핵안이 불발되자 홍익표 원내대표는 “또다시 중대한 결정을 한다면 제2, 제3의 이동관도 모두 탄핵시킬 것”이라고 했다. 허를 찔린 민주당은 윤 대통령을 향해 “이 위원장의 사의를 수리하면 안 된다”고 거듭 촉구했다. 홍 원내대표는 “탄핵 처리가 법적으로 이뤄지고, 헌재에 가서 본인들의 범죄 혐의가 인용될 것을 우려해서 이 위원장의 뺑소니를 사표 수리란 이름으로 허용한 것은 매우 잘못됐다”고 비판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도 성명을 통해 “이 위원장은 이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고발된 상태”라며 “만약 윤 대통령이 이동관의 사의를 수리한다면 범죄 혐의자를 도피시켜주는 것과 마찬가지이고 뺑소니를 방조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민주당은 이날 본회의 3시간 전 윤 대통령이 이 위원장 사표를 수리하자 이번에는 이를 ‘민주당의 성과’라고 규정하기도 했다. 민주당 고민정 최고위원은 이날 오후 본회의 전 열린 윤 대통령 규탄대회 후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은 이 위원장의 사의를 수용하는 것이 아닌 파면을 했어야 옳다”면서도 “결국 많은 이들의 힘으로 이동관을 끌어내린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이 위원장이 스스로 물러날 수 있다는 것도 한참 전부터 원내와 논의했다”며 “앞으로도 유능한 야당의 모습을 보이겠다”고 했다.● 법조계 “수사 여부 상관없이 퇴직 가능” 공수처 특별수사본부는 올해 9월 전국언론노조가 이 위원장을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한 사건을 수사 중이다. 하지만 이 위원장은 국가공무원법상 퇴직 제한 규정을 적용받지 않는 정무직 공무원이기 때문에 고발·수사 여부와 상관없이 퇴직할 수 있다는 게 법조계의 견해다. 2019년 이른바 ‘조국 사태’ 때도 검찰 수사를 받고 있던 조국 당시 법무부 장관의 사표가 수리되기도 했다. 앞서 민주당은 채모 상병 순직 사건과 관련해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에 대한 탄핵도 추진했지만, 이 전 장관이 사의를 표명하자 이를 철회한 바 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중대 위법 행위라는 것도 민주당의 주장”이라며 “민주당의 정치 공세에 이 위원장이 정치적 결정을 한 것 같다”고 해석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강성휘 기자 yolo@donga.com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측근인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대장동 개발 민간업자들에게 뇌물을 받은 혐의로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되자 민주당 내에서 ‘이재명 사법리스크’가 다시 수면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 대표 구속영장 기각 이후 한동안 잠잠하던 이 대표 사퇴론이 내년 총선 공천을 앞두고 비명(비이재명)계를 중심으로 본격적으로 재점화되는 것. 그동안 탈당 가능성을 언급했던 5선 중진 이상민 의원은 다음 주 공식 탈당 선언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내 비주류 의원 모임인 ‘원칙과 상식’ 소속 이원욱 의원은 1일 SBS 라디오에서 “(김 전 부원장 구속 사유가) 불법 정치자금이기 때문에 물론 (민주당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 이 의원은 “(김 전 부원장이 받은 돈이) 불법 정치자금이긴 하지만 이 대표와의 직접적 연관성까지는 판결문에 나오지 않았다”면서도 “추가 수사가 이루어지고 이것을 검찰이 추가 기소를 하고 재판부의 재판이 나온다면 굉장한 악재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같은 모임 소속 김종민 의원도 이날 CBS 라디오에서 “(이번 재판 결과로 당이) 위험해지는 것”이라며 “이 대표가 (김 전 부원장을) ‘내 측근이다’ ‘정치 보복이다’라고 이야기했는데 이런 자세가 바로 방탄이다. 방탄 기조를 유지할 것인지, 말 것인지 ‘레드팀’을 가동해 분석해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 비명 원외 조직인 ‘민주주의 실천행동’도 입장문을 통해 “이 대표 이하 지도부 전원은 국민 앞에 사죄하고 전원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친명(친이재명) 지도부는 “항소심을 지켜봐야 한다”며 엄호에 나섰다. 박찬대 최고위원은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뚜렷한 물증도 없고 유동규의 진술에만 매달린 검찰 기소는 누가 봐도 명백한 정치 기소”라며 “과거 군사독재 정권 시절에나 있을 법한 사법 살인이 다시 반복되는 것 같아 참담한 심정”이라고 했다. 김용민 의원도 이날 SBS 라디오에서 “상당수 국민이 정치탄압이고 정치보복이라고 본다”며 “이 대표가 재판을 받으러 다니는 모습 자체가 총선에 불리한 상황은 아닐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지도부 내부적으론 고민도 커지는 분위기다. 친명계인 당 핵심 관계자는 “1심에서 이 정도 결과가 나올지는 예상하지 못했다”며 “대선 경선 기간 받은 불법 정치자금과 뇌물이 대부분 유죄로 인정됐다는 점은 상당히 치명적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자신의 사법리스크가 다시 불거지는 것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강성휘 기자 yolo@donga.com}
“최장 180일(헌법재판소 탄핵 심판 소요 기간) ‘식물 방통위’로 놔두느니 차라리 사퇴가 낫다고 판단한 것이다.”여권 핵심 관계자는 1일 국회 본회의 탄핵소추안 표결 직전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이 물러난 데 대해 이렇게 말했다. 내년 4월 총선을 4개월 앞두고 탄핵안 통과 시 헌법재판소가 심리하는 최장 6개월간 ‘방통위 업무 마비’라는 최악의 사태를 피하기 위한 고육지책이었다는 의미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탄핵 처리가 불발되자 이 위원장의 사표 수리를 놓고 “정치적 꼼수”, “뺑소니 사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여야 극한 대치로 치달았던 이 위원장 탄핵 정국이 1일 자진 사퇴로 한 달 만에 마무리됐지만 차기 방통위원장 인선을 두고 재충돌이 예상된다. 민주당은 지난달 9일 이 위원장 탄핵을 처음 시도했다가 무산된 데 이어 2차례 시도가 모두 불발됐다. ● 방통위 마비 우려에 사퇴 전격 결정이 위원장의 사의 표명은 전날인 지난달 30일 국회 본회의에 탄핵안이 보고된 후 결정됐다. 여권 핵심 관계자에 따르면 당초 윤석열 대통령은 이 위원장이 먼저 물러나기보다는 “야당으로부터 탄핵을 당해 거야의 폭거를 보여주는” 방안에 무게를 뒀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위원장은 “방통위원장 자리를 5, 6개월 동안 비워두는 건 도저히 견디지 못할 일”이라며 “사표를 내겠다”고 윤 대통령에게 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도 이에 따라 고심 끝에 이 위원장의 사표를 수리했다고 한다.여당 내에서도 탄핵안 보고 전부터 이 위원장의 사퇴 제안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중진 의원을 중심으로 “총선 4개월 전 5~6개월 직무 정지가 되면 총선까지 방통위를 무력화려는 야당의 의도에 말려드는 것이다”, “단순히 사람을 교체하는 문제가 아니다. 방통위 기능이 마비되면 국정에도 부담을 주고 선거에도 영향을 준다”는 의견들이 원내 지도부에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헌재 심리 동안 방통위를 비워두면 총선에도 악영향을 끼친다는 위기감이 표출된 셈이다.일각에서는 이 위원장의 사표 수리를 두고 “YTN과 연합뉴스TV 최대 주주 변경 승인 처리 건으로 사실상 경질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하지만 여권 고위관계자는 “경질이 아니라 이 위원장 본인의 결심이 크게 작용했다”고 반박했다.● 민주 “제2, 3의 이동관도 모두 탄핵”민주당은 이 위원장의 사퇴 가능성을 사전에 전혀 예측하지 못한 눈치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위원장 사퇴 가능성을 “이런 꼼수를 쓸 줄은 잘 몰랐다”며 “비정상적인 국정수행 행태라서 예상하지 못했던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탄핵안이 불발되자 홍익표 원내대표는 “또 다시 중대한 결정을 한다면 제2, 제3의 이동관도 모두 탄핵시킬 것”이라고 했다.허를 찔린 민주당은 윤 대통령을 향해 “이 위원장의 사의를 수리하면 안 된다”고 거듭 촉구했다. 홍 원내대표는 “탄핵 처리가 법적으로 이뤄지고, 헌법재판소에 가서 본인들의 범죄 혐의가 인용될 것을 우려해서 이 위원장의 뺑소니를 사표 수리란 이름으로 허용한 것은 매우 잘못됐다”고 비판했다.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도 성명을 통해 “이 위원장은 이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고발된 상태”라며 “만약 윤 대통령이 이동관의 사의를 수리한다면 범죄 혐의자를 도피시켜주는 것과 마찬가지이고 뺑소니를 방조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민주당은 이날 본회의 3시간 전 윤 대통령이 이 위원장 사표를 수리하자 이번에는 이를 ‘민주당의 성과’라고 규정하기도 했다. 민주당 고민정 최고위원은 이날 오후 본회의 전 열린 윤 대통령 규탄대회 후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은 이 위원장의 사의를 수용하는 것이 아닌 파면을 했어야 옳다”면서도 “결국 많은 이들의 힘으로 이동관을 끌어내린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이 위원장이 스스로 물러날 수 있다는 것도 한참 전부터 원내와 논의했다”며 “앞으로도 유능한 야당의 모습을 보이겠다”고 했다.● 법조계 “수사 여부 상관없이 퇴직 가능”공수처 특별수사본부는 올해 9월 전국언론노조는 이 위원장을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한 사건을 수사중이다. 하지만 이 위원장은 국가공무원법상 퇴직 제한 규정을 적용 받지 않는 정무직 공무원이기 때문에 고발·수사 여부와 상관없이 퇴직할 수 있다는 게 법조계의 견해다. 2019년 이른바 ‘조국 사태’ 때도 검찰 수사를 받고 있던 조국 당시 법무부 장관의 사표가 수리되기도 했다.앞서 민주당은 채모 상병 순직 사건과 관련해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에 대한 탄핵도 추진했지만, 이 전 장관이 사의를 표명하자 이를 철회한 바 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중대 위법 행위라는 것도 민주당의 주장”이라며 “민주당의 정치 공세에 이 위원장이 정치적 결정을 한 것 것 같다”고 해석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강성휘 기자 yolo@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1일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의 사표를 수리했다. 전날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본회의에 보고한 이 위원장의 탄핵소추안 표결을 3시간 앞두고 이 위원장의 사의를 전격 수용했다. 민주당은 이 위원장의 탄핵안을 본회의에 두 차례 보고하고도 방통위원장 면직으로 탄핵안이 자동 폐기되자 “탄핵을 방해하기 위한 꼼수”라고 거세게 반발했다. 민주당이 “오늘부로 윤석열 정부와의 강렬한 투쟁에 나서겠다”며 8일 예정된 본회의에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대장동 50억 클럽 특검’과 ‘김건희 여사 특검’ 등 이른바 ‘쌍특검’ 처리 의사를 밝히면서 극한 대치가 예상된다.대통령실은 이날 윤 대통령이 이 위원장의 면직안을 재가했다고 전했다. 이 위원장이 8월 25일 임명된 지 98일 만이다. 여권 관계자는 “윤 대통령의 결정은 탄핵소추안이 처리되면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리로 최장 180일간 방통위 기능이 마비될 수 있어 이를 막고 업무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후임 위원장을 인선하기 위한 후보군 물색에 나섰다. 이진숙 전 대전MBC 사장, 서울고검장을 지낸 김후곤 법무법인 로백스 대표변호사 등 복수 인사가 거론되고 있다. 이날 본회의에서 탄핵소추안을 표결하기 전 사표가 수리되면서 탄핵안은 자동 폐기됐다.이 위원장은 전날 본인에 대한 탄핵안이 국회 본회의에 보고되자 윤 대통령에게 구두로 사의를 표명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오후 면직 재가 뒤 정부과천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거야(巨野)의 압력에 떠밀리거나 정치적인 꼼수 때문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거대 야당이 국회에서 추진 중인 탄핵소추가 이뤄질 경우 그 심판 결과가 나오기까지 몇 개월이 걸릴지 알 수 없다”며 “그동안 방통위가 사실상 식물 상태가 되고 탄핵을 둘러싼 여야 공방 과정에서 국회가 전면 마비된다”고 했다.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이날 규탄대회를 열고 “(윤석열 정부가) 방송 장악을 위해, 이동관의 아바타를 임명하기 위해 국회를 무시하고 사퇴시키는 꼼수로 국정을 훼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홍익표 원내대표도 “제2, 제3의 이동관도 모두 탄핵시킬 것”이라고 했다. 이날 본회의에선 국민의힘 의원들이 전원 불참한 가운데 민주당은 전날 이 위원장 탄핵안과 함께 보고한 이정섭, 손준성 검사 탄핵안을 강행 처리했다. 현직검사 탄핵은 안동완 검사에 이어 헌정사상 두 번째다. 대검찰청은 “정치적 목적으로 검사를 또 탄핵소추한 점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전날부터 밤샘 농성을 벌인 국민의힘은 본회의 직후 “김진표 국회의장이 탄핵안 관련 국회 운영에 있어 중립성을 위반하고 편파적으로 운영했다”며 김 의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강성휘 기자 yolo@donga.com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측근인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대장동 개발 민간업자들에게 뇌물을 받은 혐의로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되자 민주당 내에서 ‘이재명 사법리스크’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이 대표 구속영장 기각 이후 한동안 잠잠하던 이 대표 사퇴론이 내년 총선 공천을 앞두고 비명(비이재명계)을 중심으로 본격 재점화되는 것. 그동안 탈당 가능성을 언급했던 5선 중진 이상민 의원은 다음 주 공식 탈당 선언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민주당 내 비주류 의원 모임인 ‘원칙과 상식’ 소속 이원욱 의원은 1일 SBS 라디오에서 “(김 전 부원장 구속 사유가) 불법 정치자금이기 때문에 물론 (민주당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 이 의원은 “(김 전 부원장이 받은 돈이) 불법 정치자금이긴 하지만 이 대표와의 직접적 연관성까지는 판결문에 나오지 않았다”면서도 “추가 수사가 이루어지고 이것을 검찰이 추가 기소를 하고 재판부의 재판이 나온다면 굉장한 악재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같은 모임 소속 김종민 의원도 이날 CBS 라디오에서 “(이번 재판 결과로 당이) 위험해지는 것”이라며 “이 대표가 (김 전 부원장을) ‘내 측근이다’ ‘정치 보복이다’ 라고 이야기했는데 이런 자세가 바로 방탄이다. 방탄 기조를 유지할 것인지 말 것인지 ‘레드팀’을 가동해 분석해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 비명 원외 조직인 ‘민주주의 실천행동’도 입장문을 통해 “이 대표 이하 지도부 전원은 국민 앞에 사죄하고 전원 사퇴하라”고 촉구했다.친명(친이재명) 지도부는 “항소심을 지켜봐야 한다”며 엄호에 나섰다. 박찬대 최고위원은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뚜렷한 물증도 없고 유동규의 진술에만 매달린 검찰 기소는 누가 봐도 명백한 정치 기소”라며 “과거 군사독재정권 시절에나 있을 법한 사법 살인이 다시 반복되는 것 같아 참담한 심정”이라고 했다. 김용민 의원도 이날 SBS 라디오에서 “상당수 국민이 정치탄압이고 정치보복이라고 본다”며 “이 대표가 재판을 받으러 다니는 모습 자체가 총선에 불리한 상황은 아닐 것”이라고 주장했다.다만 지도부 내부적으론 고민도 커지는 분위기다. 친명계인 당 핵심 관계자는 “1심에서 이 정도 결과가 나올지는 예상하지 못했다”며 “대선 경선 기간 받은 불법 정치자금과 뇌물이 대부분 유죄로 인정됐다는 점은 상당히 치명적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자신의 사법리스크가 다시 불거지는 것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강성휘 기자 yolo@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과 이정섭, 손준성 검사 탄핵소추안 강행 처리 수순에 들어갔다. 30일 국회 본회의에 탄핵안을 보고한 민주당은 12월 1일 본회의에서 야당 단독 처리를 시도하겠다는 계획이다. 국민의힘은 “30일과 12월 1일 본회의는 내년도 예산안 처리를 위한 것”이라며 김진표 국회의장실 앞에서 농성을 벌이는 등 강하게 반발했지만 김 의장이 민주당의 요구를 수용해 30일 본회의를 개의했고 탄핵소추안 보고가 이뤄졌다. 탄핵안을 둘러싼 여야의 극한 대치 속에 내년도 예산안과 민생법안 처리는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날 본회의에는 민주당이 당론으로 채택해 발의한 이 위원장과 이 검사, 손 검사 탄핵안이 보고됐다. 지난달 9일 본회의에서 처리가 무산된 뒤 21일 만에 재보고된 것. 민주당은 9일 본회의에 앞서 세 사람에 대한 탄핵안을 발의했다가 국민의힘의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 포기로 표결이 무산되자 다음 날 이를 철회했다. 국회법상 탄핵안은 국회 본회의에 보고된 지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에 표결에 부쳐야 한다. 민주당은 1일 본회의에서 탄핵안을 표결까지 밀어붙이겠다는 방침이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김 의장과의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본회의 일정은 30일과 12월 1일로 이미 잡혀 있다. 의장이 합의한 대로 하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윤영덕 원내대변인도 이날 본회의가 산회한 뒤 기자들과 만나 “(24시간이 지난) 1일 본회의에서 표결할 것”이라고 했다. 국무위원 탄핵소추안은 재적의원 과반(150명) 찬성으로 의결돼 168석을 차지한 민주당 단독으로 처리할 수 있다. 국민의힘은 탄핵안 표결을 막기 위해 이 안건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로 회부해 심의할 것을 제안한 안건을 본회의에 제출했으나 민주당의 반대표에 밀려 불발됐다. 국민의힘은 “거대 야당의 폭거를 저지하겠다”며 본회의 후 국회 본관 앞 정문 계단에서 김 의장 사퇴를 촉구하는 규탄대회를 열었다. 이날 오후 9시부터 다음 날인 1일 오전 7시까지 2개 조로 나눠 국회에서 밤샘 농성을 이어가기로 했다.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는 “국민적 분노를 담아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했다. 내년도 예산안 법정 처리 시한(12월 2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지만 쟁점 예산안 심사를 위한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소위’는 증액 논의를 시작조차 못 한 것으로 전해졌다. 野, 탄핵 발의-본회의 보고 밀어붙여… 與 “巨野 폭주” 밤샘 농성 巨野, 오늘 탄핵안 표결강행 방침金의장, 與 반대속 본회의 열어… 與 “野-국회의장 짬짜미” 반발탄핵안 법사위 회부도 좌절돼… 예산안, 2일 처리시한 넘길듯더불어민주당이 의석수를 앞세워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과 이정섭, 손준성 검사에 대한 탄핵안 강행 처리에 나서면서 총선 전 마지막 정기국회까지 여야의 정면충돌이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 출신 김진표 국회의장이 30일 본회의를 개의해 민주당이 발의한 탄핵안이 보고됐다. 11월 9일 탄핵안 처리가 무산된 이후 민주당이 2차 강행 시도에 들어간 것. 민주당은 보고 하루 뒤인 12월 1일 본회의에서 탄핵안을 표결 처리하겠다고 예고했다. 국민의힘은 “방통위원장 직무를 정지시켜 민주당에 기울어진 방송을 끝까지 유지해 내년 총선에서 자신들의 홍보 수단으로 사용하겠다는 목적이다. 거야(巨野)의 탄핵 폭주”라고 비판하며 이날 오후 9시부터 1일 오전 7시까지 두 개 조로 나눠 밤샘 연좌 농성에 들어갔다. 국무위원 탄핵소추안은 재적의원 과반(150명) 찬성으로 의결되고 민주당이 168석을 차지하고 있어 의석수로 밀어붙이면 가결될 가능성이 크다. 여야의 충돌 속에 내년도 정부 예산안은 12월 2일인 처리 법정시한을 넘기게 됐다. 국회에 쌓여 있는 441건의 민생법안 처리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여야 1일까지 밤샘 강대강 대치 여야는 30일 오전부터 본회의 개의 여부를 두고 팽팽하게 맞붙었다.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와 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김 의장 주재로 막판 협상에 나섰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고, 김 의장은 예정대로 본회의를 열겠다고 통보했다. 홍 원내대표는 “정기국회 시작할 때부터 합의됐던 일정”이라고 환영했고, 윤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국회의장과 짬짜미한 탄핵용 본회의”라고 반발했다. 국민의힘은 본회의 직전 국회의장실 복도 앞에 4열로 앉아 농성을 벌이며 ‘중립의무 망각한 국회의장 각성하라’, ‘편파적인 국회운영 국회의장 사퇴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다만 사무실 밖으로 나와 본회의장으로 떠나는 김 의장을 막지는 않았다. 애초 국민의힘은 의장 사무실과 공관을 점거하는 초강경 대응 방안도 검토했지만 본회의 진행을 방해할 경우 국회선진화법을 위반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결국 본회의 개의를 막지 못한 국민의힘은 탄핵소추안을 본회의가 아닌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로 회부하는 방안을 시도했지만 이 역시 민주당의 반대 투표로 불발됐다. 국민의힘은 결국 이날 본회의 산회 직후 국회 본관 앞에서 국회의장 사퇴 촉구 및 의회 폭거 규탄대회를 열었다. 김기현 대표는 “민주당이 결국 또다시 탄핵 폭주를 시작했다. 민생을 내팽개치고 정치적 당리당략 목적으로 국회의 권한을 오남용하고 있다”고 했다. 이에 맞서 민주당은 “1일 본회의에서 탄핵안을 예정대로 표결할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국민의힘의 강경 대응 가능성엔 “국회선진화법 위반”이라고 거듭 경고했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지난 20대 국회에서도 국회선진화법을 어겨서 많은 분들이 재판을 받았다”고 국민의힘 의원들을 압박했다.● 예산안-민생법안은 뒷전으로 여야 갈등의 골이 깊어지면서 열흘 남은 정기국회 일정도 불투명해졌다. 당장 하루 앞으로 다가온 내년도 예산안 심사 법정시한 준수는 물론이고 국회에 계류돼 있는 400건 넘는 민생법안 처리도 불투명해졌다. 김 의장은 이날 본회의에서 여야를 향해 “이대로 시간을 계속 보낸다면 국회는 예산, 선거제도, 민생법안 미처리라고 하는 세 가지의 직무유기를 하는 것”이라며 “하루라도 빨리 해야 할 일을 할 수 있도록 여야 간 노력해 달라”고 촉구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본회의 탄핵안 처리 이후 국민의힘 소속 김도읍 법사위원장에게 법제사법위원회 파행 책임을 반드시 묻겠다”고 벼르고 있어 국회 법안 심사 기능이 당분간 계속 마비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법사위원장을 본회의 표결을 통해 새로 선출하는 등의 다양한 방법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강성휘 기자 yolo@donga.com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
“멋지게 지면 무슨 소용이 있냐. 현실의 엄혹함을 무시할 수 없다.”(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선거제는) 게임의 룰이다. ‘이것이 아니면 나쁜 것이다’, ‘선과 악이다’라고 해석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민주당 김영진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 이 대표와 친명(친이재명) 지도부가 2016년 총선 때까지 적용됐던 병립형 비례대표제로의 회귀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을 잇달아 내놨다. 당내에선 2020년 총선에서 도입돼 ‘꼼수’ 위성정당을 낳았던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유지하되 ‘위성정당 방지법’을 당론으로 채택해야 한다는 주장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도부가 “아예 병립형 비례대표제로 돌아가거나, 준연동형 비례제를 유지하되 선거 승리를 위해선 꼼수 위성정당이라도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당내 갈등이 고조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 의원은 29일 SBS 라디오에서 “권역별 (병립형) 비례대표제와 위성정당을 할 수밖에 없는 준연동제, 둘 중 하나에 대해서 양당이 합의하고 선택하면 될 것 같다”고 밝혔다. 이는 전날 이 대표가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서 ‘현실론’을 꺼내 들며 “내년 총선에서 우리가 1당을 놓치거나 과반을 확보하지 못하면 (윤석열 정부의) 이 폭주와 과거로의 역주행을 막을 길이 없다”고 한 것에 대한 연장선이라는 해석이다. 당 핵심 관계자는 “위성정당 방지법만으로 위성정당을 근절할 수 없다”며 “원내 1당 유지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굳이 먼저 위성정당 방지법을 당론으로 채택하거나 준연동형을 고집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했다.당 안팎에선 비판이 이어졌다. 친문(친문재인) 성향의 민주당 홍영표 의원은 페이스북에 “‘멋지게 지면 무슨 소용’이라는 극단적 생각은 민주당의 길이 아니다”라고 이 대표를 직격했다. ‘원칙과 상식’ 소속 비이재명(비명)계 김종민 의원도 페이스북에 “이재명식 정치에 반대한다”고 썼다. 민주당은 심상치 않은 당내 반발을 의식해 애초 이날 열기로 했던 선거제 관련 의원총회를 하루 미뤘다. 병립형으로 돌아가는 대신 당 지도부는 ‘지역주의 타파’를 위한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 및 소수 정당에 비례대표 의석 일부를 할당하는 방식으로 비례 의석수를 보장해 주는 ‘캡’ 제도를 검토하고 있다. 지도부 의원은 “병립형을 주장하려면 일부 명분이라도 있어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병립형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민주당 지도부가 고려하는 소수 정당에 대한 의석수 보장에는 반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예비후보 등록일인 다음 달 12일 전 여야가 합의를 이뤄내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강성휘 기자 yolo@donga.com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
“멋지게 지면 무슨 소용이 있냐. 현실의 엄혹함을 무시할 수 없다.”(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선거제는) 게임의 룰이다. ‘이것이 아니면 나쁜 것이다’, ‘선과 악이다’라고 해석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민주당 김영진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이 대표와 친명(친이재명) 지도부가 2016년 총선 때까지 적용됐던 병립형 비례대표제로의 회귀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을 잇달아 내놨다. 당내에선 2020년 총선에서 도입돼 ‘꼼수’ 위성정당을 낳았던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유지하되 ‘위성정당 방지법’을 당론으로 채택해야 한다는 주장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도부가 “아예 병립형 비례대표제로 돌아가거나, 준연동형 비례제를 유지하되 선거 승리를 위해선 꼼수 위성정당이라도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당내 갈등이 고조될 것으로 전망된다.김 의원은 29일 SBS 라디오에서 “권역별 (병립형) 비례대표제와 위성정당을 할 수밖에 없는 준연동제, 둘 중 하나에 대해서 양당이 합의하고 선택하면 될 것 같다”고 밝혔다. 이는 전날 이 대표가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서 ‘현실론’을 꺼내 들며 “내년 총선에서 우리가 1당을 놓치거나 과반을 확보하지 못하면 (윤석열 정부의) 이 폭주와 과거로의 역주행을 막을 길이 없다”고 한 것에 대한 연장선이라는 해석이다.당 핵심 관계자는 “위성정당 방지법만으로 위성정당을 근절할 수 없다”며 “원내 1당 유지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굳이 먼저 위성정당 방지법을 당론으로 채택하거나, 준연동형을 고집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했다. 국민의힘이 병립형 비례제로 회귀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만큼 위성정당 방지법을 먼저 도입할 이유가 없다는 취지다.당 안팎에선 비판이 이어졌다. 친문(친문재인) 성향의 민주당 홍영표 의원은 페이스북에 “‘멋지게 지면 무슨 소용’이라는 극단적 생각은 민주당의 길이 아니다”라고 이 대표를 직격했다. ‘원칙과 상식’ 소속 비이재명(비명)계 김종민 의원도 페이스북에 “이재명식 정치에 반대한다”고 썼다. 민주당은 심상치 않은 당내 반발을 의식해 애초 이날 열기로 했던 선거제 관련 의원총회를 하루 미뤘다.병립형으로 돌아가는 대신 당 지도부는 ‘지역주의 타파’를 위한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 및 소수 정당에 비례대표 의석 일부를 할당하는 방식으로 비례 의석수를 보장해 주는 ‘캡’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지도부 의원은 “병립형을 주장하려면 일부 명분이라도 있어야 한다”고 했다.국민의힘은 병립형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민주당 지도부가 고려하는 소수정당에 대한 의석수 보장에는 반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예비후보 등록일인 다음 달 12일 전 여야가 합의를 이뤄내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강성휘 기자 yolo@donga.com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
여아가 28일 이종석 헌법재판소장 후보자(62·사법연수원 15기·사진)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채택했다. 보고서에는 적격과 부적격 의견이 병기됐다. 인사청문특위는 보고서에서 “(이) 후보자는 헌법 전문가로 법 원리에 충실한 원칙주의자”라며 “각종 사회 현안과 관련해 국민의 기본권 보장과 사회적 약자 및 소수자 보호에 대한 신념과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이 후보자의 위장전입 전력과 윤석열 대통령 보은 인사 논란, 판사 시절 영장주의 위반 논란 등을 이유로 부적격 의견을 냈다. 이 후보자 임명동의안은 이르면 30일로 예정된 국회 본회의에 상정될 전망이다. 헌재소장은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과반이 찬성해야 임명될 수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균용 전 대법원장 후보자 때처럼 ‘결사반대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아닌 만큼 당론으로 부결을 시킬 가능성은 낮다”고 했다. 유남석 전 헌재소장이 이달 10일 퇴임한 이후 헌재소장 공백 사태가 2주 넘게 이어지고 있는 점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여야가 30일과 다음 달 1일 연달아 본회의를 여는 것을 두고 신경전을 이어가는 것이 이 후보자 임명의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여야는 이날 조희대 대법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첫 회의를 열고 다음 달 5, 6일 이틀간 조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열기로 합의했다.강성휘 기자 yolo@donga.com}
여아가 28일 이종석 헌법재판소장 후보자(62·사법연수원 15기)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채택했다. 보고서에는 적격과 부적격 의견이 병기됐다. 인사청문특위는 보고서에서 “(이) 후보자는 헌법 전문가로 법 원레이 충실한 원칙주의자”라며 “각종 사회 현안과 관련해 국민의 기본권 보장과 사회적 약자 및 소수 보호에 대한 신념과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이 후보자의 위장전입 전력과 윤석열 대통령 보은 인사 논란, 판사 시절 영장주의 위반 논란 등을 이유로 부적격 의견을 냈다.이 후보자 임명동의안은 이르면 30일 예정된 국회 본회의에 상정될 전망이다. 헌재소장은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과반이 찬성해야 임명될 수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균용 전 대법원장 후보자 때처럼 ‘결사 반대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아닌 만큼 당론으로 부결을 시킬 가능성은 낮다”고 했다. 유남석 전 헌재소장이 이달 10일 퇴임한 이후 헌재소장 공백 사태가 2주 넘게 이어지고 있는 점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여야가 30일과 다음 달 1일 연달아 본회의를 여는 것을 두고 신경전을 이어가는 것이 이 후보자 임명의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여야는 이날 조희대 대법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첫 회의를 열고 다음달 5, 6일 이틀 간 조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열기로 합의했다.강성휘 기자 yol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