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세계 젊은 지도자의 선두주자로 꼽히는 산나 마린 핀란드 총리(36)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인 관료와 밀접 접촉한 직후 나이트클럽에서 밤새 춤을 춘 사실이 드러났다. 그가 대국민 사과를 했지만 정부 지침을 어긴 이유를 두고 말을 바꾼 데다 오미크론 변이 등이 퍼지는 상황에서 최고지도자가 방역 수칙을 준수하지 않고 무책임한 행동을 했다는 비판이 거세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마린 총리는 4일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페카 하비스토 외교장관과 접촉했다. 이후 남편과 함께 수도 헬싱키 시내에서 외식을 즐겼고, 친구들과 나이트클럽을 찾아 5일 오전 4시까지 춤을 췄다. 하비스토 장관은 감염 사실을 모른 채 총리와 만났고 이후 확진 판정을 받았다. 핀란드 정부는 코로나19 백신 2차 접종을 완료한 사람에게는 확진자와 접촉해도 의무 격리를 규정하지 않고 있다. 다만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자발적으로 거리 두기를 시행해야 한다. 특히 공무원에게는 ‘확진자와 접촉하면 사회활동을 제한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총리의 나이트클럽행을 한 잡지가 보도하면서 비판 여론이 고조됐다. 그러자 마린 총리는 6일 페이스북에 “이미 2차 접종을 마쳤다. 하비스토 장관의 확진 판정에도 불구하고 격리할 필요가 없다는 연락을 받아 클럽에 갔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곧 “4일 외출 당시 업무용 휴대전화를 집에 두고 왔다. 그래서 사회적 접촉을 피하라는 권고 메시지를 뒤늦게 확인했다”고 말을 바꿨다. 이로 인해 비판 여론만 더 높아지자 그는 8일 의회에서 “더 나은 판단을 했어야 했다”며 고개를 숙였다. 2019년 12월 집권 당시 34세로 ‘세계 최연소 총리’ 기록을 썼던 그는 여성 우위 내각 구성, 활발한 소셜미디어 활용 등으로 큰 주목을 받았지만 이번 사태로 이미지에 큰 손상을 입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야당 정치인들은 “총리가 백신 접종을 마쳤더라도 나이트클럽에 가지 않고 자발적으로 격리하는 선례를 남겼어야 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영국 총리실 직원들 또한 지난해 12월 코로나19 봉쇄령 당시 방역 수칙을 어기고 몰래 크리스마스 파티를 즐긴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8일 보리스 존슨 총리가 직접 사과했지만 제1야당 노동당 등은 “정부의 도덕적 권위가 추락했다”고 공세를 펴고 있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독일에서 40대 남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증명서를 위조한 사실이 발각되자 아내와 세 자녀를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벌어졌다. 러시아에서는 40대 남성이 마스크 착용을 요구하는 경비원과 실랑이를 벌이는 과정에서 총을 쏴 2명을 숨지게 했다. 도이체벨레 등에 따르면 3일 독일 동부 브란덴부르크주의 한 가정집에서 일가족 5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 조사 결과 40세 남성인 가장이 아내와 4세, 8세, 10세 자녀를 총으로 쏴 살해하고 자신도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파악됐다. 집안에서 발견된 유서에는 “아내를 위해 가짜 백신 패스를 만들었는데 들통이 났다. 아내와 함께 감옥에 가고 아이들은 다른 집으로 끌려갈까 두렵다”고 적혀 있었다. 독일 의회는 백신 접종 완료율이 60%대에 머무는 데다 가짜 접종 증명서가 만연하자 이를 사용하다 적발되면 최고 징역 1년에 처하는 법안을 지난달 통과시켰다. 러시아 모스크바에서는 7일 45세 남성이 마스크를 쓰라는 경비원의 요구를 거부하는 과정에서 권총을 쏴 2명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모스크바시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관공서, 대중교통, 쇼핑몰 등 공공장소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있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후 모스크바 시정부 민원실을 방문한 남성은 마스크 착용을 요구하는 경비원과 시비를 벌이다 갖고 있던 권총을 꺼내 쐈다. 이로 인해 현장에 있던 여직원과 방문객 등 2명이 사망하고 어린이 등 3명이 다쳤다. 퇴역 군인인 남성은 현장에서 체포됐다. 로이터통신은 최근 각국 정부의 방역조치 강화에 따라 시민들의 스트레스도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한스 클루게 세계보건기구(WHO) 유럽사무소 소장은 7일 “백신 접종 의무화는 최후의 수단이 돼야 한다”며 “실행 가능한 다른 선택지를 다 썼을 경우에만 (의무화) 해야 한다”고 말했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영국 국회의사당 곳곳에서 코카인 성분의 마약 흔적이 발견돼 의회 차원에서 대대적인 조사에 착수했다. BBC는 7일 “린지 호일 영국 하원의장이 이번 주 안에 영국 의회 내 마약 투약 의혹에 대해 런던 경찰에 수사를 의뢰할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5일 보도된 영국 더타임스의 일요판 선데이타임스의 ‘의회 내 마약 문화’ 보도에 따른 조치다. 선데이타임스에 따르면 상·하원을 포함한 의사당 내 화장실 12곳 중 11곳에서 코카인 성분 마약의 잔유물이 검출됐다. 문제의 화장실에는 보리스 존슨 총리와 프리티 파텔 내무장관 집무실 근처 화장실도 포함됐다. 야당인 노동당 사무실, 상원 내 식당 등 의사당 출입증 소지자만 접근 가능한 장소에서도 마약 흔적이 발견됐다. 영국에선 의료용 대마초를 제외한 대부분의 마약류는 불법이다. 선데이타임스는 “좌우 진영과 나이를 가리지 않고 영국 의회 안에 ‘코카인 문화’가 만연해 있다”며 “심한 스트레스, 장시간 근무, 군대식 음주문화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 영국 상원은 선거 없이 추천으로 임명되는 명예직인데 당에 거액을 기부한 이들이 상원이 되면서 의회가 고급 사교 장소로 전락한 것도 마약 문화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런던경찰청 조사 결과 지난해 의회 내부나 일대에서 발생한 마약 범죄는 17건에 달했다. 최근 1년간 의회 안팎에서 마약상 2명이 체포되고 마약 소지 혐의로 13명이 구금됐다. 익명의 전직 하원의원은 마약상을 직원인 것처럼 꾸며 급여 대상자 명단에 올려놓고 마약 거래에 이용하기도 했다. 2015년 존 슈얼 상원 의원은 코카인을 흡입하는 모습이 언론에 보도돼 논란이 됐다. 존슨 총리는 2008년 “10대 때 코카인을 흡입하고 마리화나를 피웠다”고 고백한 바 있다. 킷 몰트하우스 범죄치안장관은 스카이뉴스에 “의회에서 불법 마약을 복용하지 않는 자가 있다면 오히려 놀라울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정부는 선데이타임스 보도가 존슨 총리가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한 시기에 폭로돼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영국 정부는 6일 투자 확대를 통한 재활·치료 서비스 강화, 마약범 운전면허·여권 취소 등의 내용을 담은 마약 범죄 척결을 위한 10개년 계획을 발표했다. 파리=김윤종 특파원zozo@donga.com}
독일에서 40대 가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증명서를 위조한 사실이 드러나자 가족을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했다. 러시아에서는 40대 남성이 마스크 착용을 요청하는 경비원에게 총을 쏴 2명이 숨졌다. 8일 도이체벨레 등에 따르면 3일 동부 브라덴부르크주의 한 자택에서 일가족 5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수사 결과 40세 남성인 가장이 자신의 아내와 4살, 8살, 10살 된 자녀의 머리를 총으로 쏴 살해한 후 자신도 목숨을 끊은 것으로 조사됐다. 시신 옆에서 발견된 유서에는 “아내를 위해 가짜 백신 패스를 만들었는데 들통이 났다. 아내와 함께 감옥에 가고 아이들은 다른 집으로 끌려갈까 두렵다”고 적혀 있었다. 독일 의회는 2차 백신 접종률이 60%대로 저조한데다 위조 백신증명서가 만연하자 위조된 증명서를 제출하다 적발될 경우 벌금 또는 징역 1년형에 처하는 법안을 지난달 통과시켰다.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서는 7일 45세 남성이 마스크를 쓰라는 경비원의 요청을 거부하며 권총을 발사해 최소 2명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후 모스크바 시정부 민원실을 방문한 남성은 ‘마스크를 쓰라’는 경비원의 요청에 실랑이를 벌이다 권총을 꺼내 발사했다. 이 사고로 현장에 있던 여직원과 방문객 등 2명이 숨지고 어린이 등 3명이 부상을 입었다. 퇴역 군인 출신인 이 남성은 현장에서 체포됐다. 모스크바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관공서, 대중교통, 쇼핑몰 등 공공장소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최근 각 정부의 방역조치가 강화되면서 곳곳에서 시민들의 스트레스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한스 클루주 세계보건기구(WHO) 유럽사무소 소장은 7일 “백신 접종 의무화는 ‘최후의 수단’이 돼야 한다”며 “모든 다른 실행 가능한 선택지를 다 썼을 때만 사용하자”고 말했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영국 정치의 상징인 웨스트민스터궁(국회의사당) 곳곳에서 코카인 성분의 마약 흔적이 발견돼 의회 차원에서 대대적인 조사에 착수했다. BBC는 7일 “린지 호일 영국 하원의장이 이번 주 내 영국 의회 내 마약 투약 의혹에 대해 런던 경찰에 수사를 의뢰할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5일 보도된 영국 더타임스의 일요판 선데이타임스의 ‘의회 내 마약 문화’ 보도에 따른 조치다. 선데이타임스에 따르면 상·하원을 포함한 의사당 내 화장실 12곳 중 11곳에서 코카인 성분 마약의 잔유물이 검출됐다. 문제의 화장실에는 보리스 존슨 총리와 프리티 파텔 내무장관 집무실 근처 화장실도 포함됐다. 야당인 노동당 사무실, 상원 내 식당 등 의사당 출입증 소지자만 접근 가능한 장소에서도 마약 흔적이 발견됐다. 영국에선 의료용 대마초를 제외한 대부분의 마약류는 불법이다. 선데이타임스는 “좌우 진영과 나이를 가리지 않고 영국 의회 안에는 ‘코카인 문화’가 만연했다”며 “심한 스트레스, 장시간 근무, 군대식 음주문화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 영국 상원이 선거 없이 추천으로 임명되는 ‘명예직’이 되면서 고급 사교 장소로 전략한 것도 마약 문화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런던경찰청 조사 결과 지난해 의회 내부나 일대서 발생한 마약 범죄는 17건에 달했다. 최근 1년 간 의회 안팎에서 마약상 2명이 체포되고 마약 소지 혐의로 13명이 구금됐다. 익명의 전직 하원의원은 마약상을 직원인 것처럼 꾸며 급여 대상자 명단에 올려놓고 마약 거래에 이용하기도 했다. 2015년 존 시월 상원 의원은 코카인을 흡입하는 모습이 언론에 보도돼 논란이 됐다. 존슨 총리는 2008년 “10대 때 코카인을 흡입하고 마리화나를 피웠다”고 고백한 바 있다. 키트 말트하우스 범죄치안 장관은 스카이뉴스에 “의회에서 불법 마약을 복용하지 않는 자가 없다면 오히려 놀라울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정부는 선데이타임스 보도가 존슨 총리가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한 시기에 폭로돼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영국 정부는 6일 투자 확대를 통한 재활·치료 서비스 강화, 마약범 운전면허·여권 취소 등의 내용을 담은 마약 범죄 척결을 위한 10개년 계획을 발표했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8일 독일 연방의회에서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후임으로 선출될 예정인 올라프 숄츠 차기 총리(사진)가 이끄는 연합정부가 독일 최초로 ‘남녀 동수’ 내각을 출범시키기로 했다. 2005년부터 16년간 집권한 여성 총리 때도 이뤄내지 못했던 일을 남성 총리가 해내는 셈이어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단순히 숫자만 동수가 아니라 내무, 외교, 국방 등 요직을 모두 여성이 차지했다. 지난달 24일 녹색당, 자유민주당과의 연정을 구성한 사회민주당 소속의 숄츠 차기 총리는 6일 여성 8명, 남성 8명으로 구성된 새 내각을 발표하며 “총선 때 공약한 대로 남녀 동수 내각을 실현한 것이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그는 여성과 남성이 각각 독일 인구의 절반을 차지하기 때문에 여성도 절반의 힘을 얻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정 합의 때 알려진 대로 아날레나 베어보크 녹색당 공동대표(41)가 최초의 여성 외교장관으로 확정됐다. 역시 최초의 여성 내무장관에는 낸시 패저 사민당 의원(51)이 내정됐다. 변호사 출신으로 2003년부터 중부 헤센주에서 의원을 지냈다. 국방장관에는 2019년부터 메르켈 내각에서 법무장관을 지낸 사민당의 크리스티네 람브레히트(56)가 발탁됐다. 그는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아네그레트 크람프카렌바워 전 장관에 이은 세 번째 여성 국방 수장이다. 클라라 게이비츠 교통건설주택부 장관 내정자, 스베냐 슐체 경제협력개발부 장관 내정자, 아네 슈피겔 가족부 장관 내정자, 슈테피 렘케 소비자 장관 내정자, 베티나 슈타크바칭거 교육연구부 장관 내정자 역시 여성이다. 이 외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지휘할 보건장관에는 전염병 학자 출신인 카를 라우터바흐 사민당 의원, 재무장관에는 크리스티안 린드너 자민당 대표, 부총리 겸 경제기후변화 장관에는 로베르트 하베크 자민당 공동대표가 발탁됐다. 당적으로는 사민당(7명), 녹색당(5명), 자민당(4명) 순으로 배분이 이뤄졌다. 3개 정당은 7일 연정 협약 서명을 마친 후 8일 연방의회 표결을 통해 숄츠를 차기 총리로 확정한다. 메르켈 총리는 ‘페미니스트’로 규정되는 것을 꺼렸고 그의 집권 기간 중 내각·의회에서의 여성 비율은 3분의 1에 그쳤다. 여성 총리가 떠나지만 여성이 새 정부의 안보, 외교 등 주요 부처를 이끌면서 독일 정계의 성평등이 강화됐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진단했다.파리=김윤종 특파원zozo@donga.com}
8일 독일 연방의회에서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후임으로 선출될 예정인 올라프 숄츠 차기 총리가 이끄는 연합정부가 독일 최초로 ‘남녀동수’ 내각을 출범시키기로 했다. 2005년부터 16년간 집권한 여성 총리 때도 이뤄내지 못했던 일을 남성 총리가 해내는 셈이어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단순히 숫자만 동수가 아니라 내·외무, 국방 등 요직을 모두 여성이 차지했다. 지난달 24일 녹색당, 자유민주당과의 연정을 구성한 사회민주당 소속의 숄츠 차기 총리는 6일 여성 8명, 남성 8명으로 구성된 새 내각을 발표하며 “총선 때 공약한 대로 남녀동수 내각을 실현한 것이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그는 여성과 남성이 각각 독일 인구의 절반을 차지하기 때문에 여성도 절반의 힘을 얻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연정 합의 때 알려진 대로 안나레나 베어보크 녹색당 공동 대표(41)가 최초의 여성 외무장관으로 확정됐다. 역시 최초의 여성 내무장관에는 낸시 패저 사민당 의원(51)이 내정됐다. 변호사 출신으로 2003년부터 중부 헤세주에서 의원을 지냈다. 국방장관에는 2019년부터 메르켈 내각에서 법무장관을 지낸 사민당의 크리스티네 람브레히트(56)가 발탁됐다. 그는 우르술라 폰데어라이언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안네그레트 크람프카렌바우어 전 장관에 이은 세 번째 여성 국방 수장이다. 클라라 게이비츠 교통건설주택부장관 내정자, 슈베나 슐체 경제협력개발부장관 내정자, 앤 슈피겔 가족부장관 내정자, 스페피 렘케 소비자장관 내정자, 베티나 스타크와칭거 교육연구부장관 내정자 역시 여성이다. 이 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지휘할 보건장관에는 전염병 학자 출신인 카를 라우터바흐 사민당 의원, 재무장관에는 크리스티안 린드너 자민당 대표, 부총리 겸 경제기후변화장관에는 로베르트 하베크 자민당 공동대표가 발탁됐다. 당적으로는 사민당(7명), 녹색당(5명), 자민당(4명) 순으로 배분이 이뤄졌다. 3개 정당은 7일 연정 협약 서명을 마친 후 8일 연방의회 표결을 통해 숄츠를 차기 총리로 확정한다. 메르켈 총리는 ‘페미니스트’로 규정되는 것을 꺼렸고 그의 집권기간 중 내각·의회에서 여성 비율은 3분의 1에 그쳤다. 여성 총리가 떠나지만 여성이 새 정부의 안보, 외교 등 주요 부처를 이끌면서 독일 정계의 성평등이 강화됐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진단했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새 변이인 오미크론 확산 대응을 위해 유럽 각국이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면서 이에 반대하는 시위가 확산되고 있다. 브뤼셀 타임스에 따르면 벨기에 수도 브뤼셀에서 5일(현지시간) 시민 8000여 명이 슈만 광장에 모여 정부의 코로나19 정책에 반대하는 시위를 열었다. 시위대가 대치 중인 경찰을 향해 폭죽과 조명탄을 쐈고, 경찰은 최루가스와 물대포로 맞섰다. 벨기에에서는 지난달 26일 첫 사례가 나온 후 현재까지 총 9명의 오미크론 감염자가 발생했다. 그러자 정부는 백신 접종을 완료해야 식당 등 다중이용시설 출입이 가능한 ‘코비드 안전 티켓(CST)’ 정책 도입을 이달 3일 발표했다. 오스트리아 수도 빈에서도 4일 시민 4만여 명이 참가하는 백신 접종 의무화 반대 집회가 열렸다. 오스트리아 정부도 내년 2월부터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기로 한 상태다. 독일 작센주 라이프치히시에서는 3일 이 지역 페트라 쾨핑 보건장관 집 앞에 횃불을 든 시위대가 몰려 백신 정책을 비판했다. 독일 역시 내년 2월 백신 접종 의무화를 위한 법안 마련을 추진 중이다. 60세 이상 미접종자에게는 매달 100유로(약 13만 원)의 과태료를 물리기로 한 그리스 역시 백신 접종 거부 시위가 주말마다 열리고 있다. CNN은 “개인의 자유를 강조해온 유럽의 특성상 백신 의무화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이라며 “각 정부가 주저해왔지만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상황이 바뀌었다”고 전했다. 유럽질병예방통제센터(ECDC) 집계 결과 유럽연합(EU), 유럽경제지역(EEA) 30개국 중 17개국에서 5일 기준 총 182건의 오미크론 감염 사례가 발견됐다. 사흘 전인 2일(5개국 79건)보다 2배 이상으로 많아졌다. 반면 유럽 주요국의 백신 접종률은 50∼60%대에 머물러 있다. 백신 2차 접종률이 40.6%(4일 기준)에 그치고 있는 러시아에서도 접종 의무화를 놓고 찬반 의견이 갈리고 있다. 국민적 반발을 의식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5일 “백신 접종을 강제하기보다 일단 설득하겠다”고 밝혔다. BBC는 “백신 의무화 정책은 마스크 착용 의무화보다 더 강한 저항을 불러일으키는 조치로 앞으로도 반발이 상당할 것”이라고 전했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프랑스의 트럼프’로 불리는 극우 언론인 에리크 제무르(63·사진)가 대선 출마 선언 후 처음 나선 유세에서 정체불명의 남성으로부터 ‘헤드록’ 공격을 당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내년 4월 치러지는 대선에 출마하겠다고 최근 선언한 제무르는 5일 파리 근교 빌팽트에서 첫 유세에 나섰다. 그가 인파를 헤치고 연설 단상으로 향하는 길에 한 남성이 뛰어들어 헤드록을 걸었다. 이 남성은 현장에서 경찰에 체포됐는데 신원이나 헤드록을 건 이유 등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제무르는 연설을 예정대로 진행했고 취재진에 “가벼운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그간 무소속이었던 제무르는 이날 ‘재정복’이란 이름의 정당을 창당한다고도 발표했다. 8∼15세기 이베리아반도의 가톨릭 왕국들이 연합해 이슬람 세력을 축출한 ‘레콩키스타’에서 유래한 단어다. 자신의 정치 활동이 이슬람을 몰아내기 위한 일종의 성전(聖戰)임을 주창한 셈이다. 선거운동 구호 역시 나폴레옹 황제의 명언을 차용한 ‘프랑스어에 불가능은 없다’로 정했다. 제무르는 이날 유세에서 “프랑스에는 지금 큰 위험이 도래했다. 내가 대선에서 승리하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국가를 되찾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불법 이민자를 쫓아내고, 합법적으로 이민한 사람이라 해도 6개월 안에 직장을 찾지 못하면 프랑스 밖으로 내보내겠다고 했다. 극우 국민연합(RN)의 마린 르펜 대표(53), 우파 공화당의 발레리 페크레스 일드프랑스 주지사(54) 등 보수 성향의 대선 후보들 사이에서 자신의 선명성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유세 현장에서는 제무르의 지지자와 반대파가 충돌했다. 제무르 지지자들이 한쪽에서 박수를 보내며 환호했고, 다른 한쪽에선 ‘인종차별 반대’란 구호가 적힌 티셔츠를 입은 반대파가 소리를 질러댔다. 양측의 충돌로 최소 3명의 제무르 반대파가 다치는 등 그의 극단성이 사회 갈등을 키운다는 우려가 있다. 프랑스 검찰은 유세 현장 폭력 사태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프랑스의 앙겔라 메르켈’로 불리는 여성 정치인 발레리 페크레스 일드프랑스 주지사(54)가 제1야당 공화당 대선 후보로 4일 선출됐다. 샤를 드골 전 대통령을 배출한 보수 정당 공화당의 대선 후보로 여성이 뽑힌 건 처음이다. 페크레스 후보가 내년 4월 대선에서 당선되면 프랑스 역사상 첫 여성 대통령이 된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이 전했다. 페크레스는 4일 당내 대선 후보 결선투표에서 61%를 득표해 39%를 얻은 에리크 시오티 하원의원을 눌렀다. 1차 경선에선 시오티가 1위, 페크레스가 2위였는데 1차에서 탈락한 후보들이 결선에서 페크레스를 지지하면서 순위가 뒤집혔다. 페크레스는 선거 기간 내내 자신을 유럽을 대표하는 여성 지도자들에 빗댔다. 그는 “나의 3분의 2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나머지 3분의 1은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라고 했다. 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 뒤엔 “나처럼 용기 있게 주장하고 맡은 일을 해내는 여성이 국민의 이익을 옹호할 수 있다”고 외쳤다. 그는 15세 때 소련 청소년 캠프에서 지내면서 러시아어를 배웠다. 동독 출신 메르켈 총리가 자신과 마찬가지로 러시아어에 유창하다는 걸 홍보에 적극적으로 이용했다. ‘위대한 프랑스’를 주창한 드골과 마찬가지로 ‘프랑스의 긍지 복원’을 내세운 그는 주 35시간 근무제 폐지, 불법 이민자 추방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또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을 두고 ‘좌파와 우파를 오락가락한다’고 비판하며 “보수주의자만이 국민을 통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프랑스 엘리트의 산실로 꼽히는 그랑제콜 국립행정학교(ENA) 출신이다. 마크롱 대통령을 포함해 대통령만 4명을 배출한 최고 명문이다. 니콜라 사르코지 행정부에서 정부 대변인, 예산장관 등을 지냈고 2015년 파리를 포함한 북부 핵심 지역 일드프랑스 주지사에 뽑혔다. 현재 여론조사에서는 마크롱 대통령이 25%대 지지율로 1위를 달리고 있다. 여성 극우 정치인 마린 르펜 국민전선 대표(53), 극우 평론가 에리크 제무르(63·무소속)가 2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페크레스의 지지율은 이보다 낮은 10%대 초반이지만 제1야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 만큼 지지율 상승이 예상되고 있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세계 음악계가 가벼워져서 탈입니다. 콩쿠르 지상주의, 화려한 조명, 눈을 사로잡는 연주자의 의상 등이 젊은 연주자에게 잘못된 메시지를 줄 수 있어요.” 피아니스트 백건우 씨(75)가 3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나폴레옹 호텔에서 한국 특파원들과 만나 최근 클래식 음악계의 흐름에 우려를 표시했다. 그는 6일 오후 8시(한국 시간 7일 오전 4시) 파리 샹젤리제 극장에서 김홍기(30) 김도현(27) 박진형(25) 등 젊은 피아니스트 3명과 각각 피아노 한 대씩을 치는 ‘백건우와 친구들’ 협주 공연을 갖는다. 따로 제자를 받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 백 씨는 이 3명을 직접 발탁했다. 이들은 모차르트의 ‘3대의 피아노를 위한 협주곡’, 라흐마니노프의 ‘교향적 무곡’, 베를리오즈의 ‘환상 교향곡’, 라벨의 ‘라발스’ 등을 선보인다. 백 씨는 이날 동석한 3명의 후배를 보며 “매번 ‘내가 왜 이렇게밖에 못 쳤을까’라고 한탄하겠지만 돌이켜보면 젊었을 때만 할 수 있는 음악, 가치, 진실이 있다”며 격려했다. 제자를 키울 겨를도 없었던 과거와 달리 지금은 제자 양성에 열린 생각을 갖게 됐다고도 했다. 새로운 연주를 접하기 위해 수시로 유튜브에서 젊은 연주자의 영상을 찾아본다는 그는 “이번 공연에서도 후배들과 서로 아이디어를 나눴다”고 밝혔다. 백 씨는 특히 유명 콩쿠르 성적에 목을 매는 현 음악계의 ‘줄 세우기’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실력을 쌓는 훈련이라는 측면에서 콩쿠르가 필요한 면도 있지만 음악의 목적이 되어선 안 된다”며 음악에서의 1, 2, 3등 순위 비교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65년간 피아노를 쳤으니 이젠 할 만큼 했다’는 매너리즘이 생기냐고 묻자 “매번 ‘이번 연주를 잘했다’는 만족감은 없다”며 “실수하고 넘어지면 일어나서 또 부딪힌다. 그런 ‘사랑’을 버리지 못해 평생 음악을 한다”고 답했다. 그는 “음악은 하루아침에 되는 것이 아니다. 몇 년 만에 갑자기 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고 한다면 착각”이라며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알츠하이머병을 앓고 있는 아내 윤정희 씨(77)의 친정 식구들은 그와 딸이 병든 윤 씨를 파리에 방치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앞서 그는 10월 서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이런 일이 음악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묻자 “오늘은 그 이야기를 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다만 “음악의 끝은 결국 인간으로 귀결된다”며 “음악은 우리 삶에서 온다. ‘삶을 얼마나 깊이 깨달았느냐’에 따라 음악도 깊어진다”고 덧붙였다.파리=김윤종 특파원zozo@donga.com}
“세계 음악계가 가벼워져서 탈입니다. 콩쿠르 지상주의, 화려한 조명, 눈을 사로잡는 연주자의 의상 등이 젊은 연주자에게 잘못된 메시지를 줄 수 있어요.” 피아니스트 백건우 씨(75)가 3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나폴레옹 호텔에서 한국 특파원들과 만나 최근 클래식 음악계의 흐름에 우려를 표시했다. 그는 6일 오후 8시(한국 시간 7일 오전 4시) 파리 샹젤리제 극장에서 김홍기(30), 김도현(27), 박진형(25) 등 젊은 피아니스트 3명과 각각 피아노 한 대씩을 치는 ‘백건우와 친구들’ 협주 공연을 갖는다. 따로 제자를 받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 백 씨는 이 3명을 직접 발탁했다. 이들은 모차르트의 ‘3대의 피아노를 위한 협주곡’, 라흐마니노프의 ‘교향적 무곡’, 베를리오즈의 ‘환상 교향곡’, 라벨의 ‘라발스’ 등을 선보인다.이번 공연은 프랑스에 한국 문화를 알리는 문화교류단체 에코드라코레(한국의 메아리)가 개최하는 제13회 한불 친선 콘서트다. 백 씨는 이날 동석한 3명의 후배를 보며 “매번 ‘내가 왜 이렇게 밖에 못 쳤을까’라고 한탄하겠지만 돌이켜 보면 젊었을 때만 할 수 있는 음악, 가치, 진실이 있다”며 격려했다. 제자를 키울 겨를도 없었던 과거와 달리 지금은 제자 양성에 열린 생각을 갖게 됐다고도 했다. 새로운 연주를 접하기 위해 수시로 유튜브에서 젊은 연주자의 영상을 찾아본다는 그는 “이번 공연에서도 후배들과 서로 아이디어를 나눴다”고 밝혔다. 백 씨는 특히 유명 콩쿠르 성적에 목을 매는 현 음악계의 ‘줄 세우기’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실력을 쌓는 훈련이라는 측면에서 콩쿠르가 필요한 면도 있지만 음악의 목적이 되어선 안 된다”며 음악에서의 1, 2, 3등 순위 비교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음악의 세계는 지구보다 넓은 반면 우리가 아는 음악 세계는 베토벤, 모차르트, 차이코프스키, 유명 오페라 몇 개 정도”라며 “세상에는 좋은 음악이 너무 많은 만큼 다양한 음악을 알리는 제도가 갖춰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65년간 피아노를 쳤으니 이젠 할 만큼 했다’는 매너리즘이 생기냐고 묻자 “매번 ‘이번 연주를 잘했다’는 만족감은 없다”며 “실수하고 넘어지면 일어나서 또 부딪힌다. 그런 ‘사랑’을 버리지 못해 평생 음악을 한다”고 답했다. 그는 “음악은 하루아침에 되는 것이 아니다. 몇 년 만에 갑자기 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고 한다면 착각”이라며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피아노 독주회의 경우 2시간가량의 무대가 오롯이 연주자 손끝에 달려있다. 떨리고 힘들 수밖에 없다”며 “나도 (젊은 시절) 무대에 서기 전 얼마나 떨렸던지 손을 보면서 ‘과연 이 손이 움직일까’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백 씨는 “악보도 100개를 다 외워서 했다”며 “이제는 곡을 통째로 암기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편안하게 무대에서 악보를 놓고 연주한다”고 밝혔다.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는 아내 윤정희 씨(77)의 친정 식구들은 그와 딸이 병든 윤 씨를 파리에 방치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앞서 그는 10월 서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이런 일이 음악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묻자 “오늘은 그 이야기를 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다만 “음악의 끝은 결국 인간으로 귀결된다”며 “음악은 우리 삶에서 온다. ‘삶을 얼마나 깊이 깨달았느냐’에 따라 음악도 깊어진다”고 덧붙였다. 백 씨는 65년 간 추구해온 연주 스타일에 대해 “항상 힘을 빼고 자연스럽게 연주하는 것을 추구해왔다”며 “두 개의 점이 있으면 제일 가까운 거리를 찾고 이를 어떻게 연결이 되는가에 집중했다. 음악은 결국 두 음을 연결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파리=김윤종 특파원zozo@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추가접종(부스터샷) 시 앞서 맞은 것과 다른 종류의 백신을 맞는 이른바 ‘교차접종’이 강한 면역 효과를 만들어 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부스터샷에 쓰인 백신 대부분은 종류에 관계없이 항체 수치를 최소 90%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특히 1, 2차에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맞은 뒤 모더나 백신으로 교차 추가접종을 하면 항체 수치가 대조(對照)군에 비해 3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 2차에 화이자 백신을 접종하고 모더나 백신으로 부스터샷을 맞았을 땐 대조군 대비 11배 많았다. 뉴욕타임스(NYT)와 가디언 등에 따르면 영국 사우샘프턴대 연구진은 이런 내용을 담은 연구 결과를 2일(현지 시간) 국제학술지 랜싯에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AZ 백신이나 화이자 백신으로 2차 접종까지 마친 2878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는데 1, 2차 때 맞은 것과 같은 종류를 포함해 모두 7가지 백신을 이들에게 나눠 맞혔다. 부스터샷에 쓰인 백신은 모더나, 얀센, 노바백스, 큐어백, 발네바 등 7종류다. 큐어백과 발네바는 사용을 승인한 국가가 아직 없다. 각 백신의 부스터샷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대조군엔 뇌수막염 백신을 맞혔다. 부스터샷 4주 후에 접종자들의 혈액 샘플을 분석한 결과 7가지 백신 모두 항체 수치와 면역세포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대부분의 백신은 항체 수치를 적어도 90% 이상으로 끌어올렸다”며 “어떤 종류의 백신을 부스터샷에 사용해도 모두 안전하고 효과적이라는 의미다”라고 설명했다. 메린 보이시 옥스퍼드대 통계학자는 “이 연구의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부스터샷으로 쓸 수 있는 훌륭한 선택지가 많아졌다는 것”이라고 했다. 부스터샷에서도 모더나와 화이자 같은 메신저리보핵산(mRNA) 방식의 백신이 효과가 더 좋은 것으로 나왔다고 NYT는 전했다. 1, 2차에 화이자 백신을 접종한 그룹이 부스터샷으로 발네바 백신을 맞았을 땐 대조군에 비해 항체가 1.31배 증가했는데 모더나는 11.49배 많아졌다고 NYT는 전했다. 1, 2차에 AZ 백신을 맞고 부스터샷도 AZ 백신으로 맞으면 항체 수치가 대조군 대비 3.25배였는데 화이자는 24.5배, 모더나는 32.3배였다. 미국 제약사 노바백스가 오미크론 변이 맞춤형 백신을 다음 달부터 생산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2일 보도했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대상자 규모가 크고 연구 설계도 잘된 것으로 보인다”며 “교차접종의 항체 증가 폭이 (일반 접종보다) 더 크다는 결과도 최근 발표되는 관련 논문과 경향성이 일치한다”고 했다. 오미크론 변이는 미국과 유럽을 비롯한 세계 곳곳에서 빠르게 번지고 있다. 1일(현지 시간)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가 처음 나온 미국에선 2일 뉴욕주와 미네소타 콜로라도 등에서 모두 8명의 감염자가 추가로 발생해 이미 지역사회 감염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유럽에선 유럽연합(EU) 회원국 27개 나라의 절반이 넘는 14개국에서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가 발생했다. 이날 유럽질병예방통제센터(ECDC)는 “오미크론 변이가 몇 달 안에 EU 내 감염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수 있다”고 했다. 오미크론 변이 확산을 막기 위해 각국은 국경의 문턱을 높여 입국 방역을 강화하는 것뿐 아니라 부스터샷을 포함한 백신 접종을 강력히 권고하고 나섰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일 “우리 계획에 봉쇄는 포함되지 않는다. 대신 광범위한 백신 접종과 부스터샷, 검사가 포함된다”고 했다. 여행 규제의 경우 다음 주부터 미국에 들어오는 모든 입국자는 출발지 비행기 탑승 전 24시간 이내에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음성 확인서를 제출해야 한다. 그동안 72시간 이내에 받으면 됐는데 규제가 강화됐다. 또 미국 내 비행기나 버스, 기차 안, 공항시설 등에서의 마스크 착용 의무화 기간이 내년 3월까지로 연장됐다. 독일은 백신 미접종자의 경우 유전자증폭(PCR) 검사에서 음성으로 나와도 식당 영화관 등 다중이용시설을 이용할 수 없고 스포츠 문화행사에도 참여할 수 없게 했다.김예윤 기자 yeah@donga.com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메르켈 총리와 비교되는 것이 나쁘지는 않지만 나는 그와 꽤 다르다.” ‘남자 메르켈’ ‘기계인간’ ‘정치 카멜레온’ 등으로 불리는 올라프 숄츠 차기 독일 총리 후보자(63)가 6∼9일 중으로 예정된 연방하원 표결을 통해 제9대 독일 총리에 오른다. 2005년부터 16년간 유럽 최대 경제대국 독일을 이끌며 자유세계의 지도자 역할까지 했던 중도우파 기독민주당 앙겔라 메르켈 총리(67) 시대가 끝나고 중도좌파 사회민주당 소속인 숄츠가 ‘독일호’의 새 선장이 되는 것이다. 지난달 24일 좌파 녹색당, 우파 자유민주당과 연정을 구성한 그는 연정 합의문을 통해 기후변화 대응 강화, 최저임금 인상, 투표연령 하향, 대마초 합법화, 장기 거주 난민에 시민권 부여, 대(對)중국·러시아 강경 노선 등을 취할 뜻을 밝혔다. 메르켈 정책에서 ‘좌회전’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셈이다. 이런 변화가 독일은 물론이고 유럽연합(EU)과 국제 정세에도 상당한 파장을 불러올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열정적 사회주의자 숄츠는 1958년 서독 니더작센주 오스나브뤼크에서 3형제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그의 조부는 철도 노동자, 부모는 섬유 공장의 노동자였다. 숄츠는 집안에서 대학에 간 첫 번째 인물이다. 어린 시절 북부 항구 도시 함부르크로 이사했고 사민당 지지세가 강한 이곳에서 자연스레 사민당 정치인의 꿈을 키웠다. 숄츠는 17세인 1975년 고등학생 신분으로 사민당에 가입했다. ‘젊은 사회주의자들’이란 뜻의 사민당 청년조직 ‘유조스(Jusos)’에서 활동하면서 마르크스주의에 심취했다. 특히 양극화 문제에 비판적 시각을 가졌다. 독일 dpa통신은 “노동자 가정에서 태어난 숄츠는 고교생으로 사민당에 입당할 정도로 열정적인 사회주의자”라며 “그에겐 여전히 당시 성향이 상당 부분 남아있다”고 전했다. 1978년 함부르크대 법학과에 입학한 그는 1985년부터 노동전문 변호사로 활동했다. 주로 공장 폐쇄로 생계를 위협받는 노동계층을 변호했다. 특히 1990년 통일 이후 상대적으로 낙후된 동독 노동자들이 대규모 해고 등의 어려움을 겪자 해당 기업의 직장 노조와 연계해 노동자들을 보살폈다. 1998년 연방의회 의원이 된 그는 메르켈 총리가 처음 집권했던 2007∼2009년 사민당 몫으로 배정된 노동사회부의 장관을, 2011년부터 7년간 정치적 고향 함부르크에서 시장을 지냈다. 2018년 3월부터 현재까지 메르켈 4기 내각에서 부총리 겸 재무장관을 맡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재정 투입 확대 등을 주도했다. 그는 재무장관 시절 월 1만5500유로(약 2065만 원)를 받았고 순자산은 약 200만∼500만 달러로 추정된다. 슐츠는 8월 시사매체 ‘분테’ 인터뷰에서 자신을 ‘부자’로 칭했다. 그는 “나는 부자다. 매년 20만 유로의 연봉을 받으면 부자”라며 “납세자의 부담을 줄이려면 나 같은 사람들이 더 많은 세금을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 남다른 아내 사랑 그의 인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사람이 사민당 동료인 아내 브리타 에른스트(60)다. 함부르크 태생의 에른스트는 1978년 사민당에 가입했다. 1980년대 중반 유조스에서 숄츠를 만났고 곧 연인이 됐다. 당시 운동을 싫어하고 내향적인 성격이었던 숄츠가 활발한 성격에 달리기, 조정, 자전거 타기 등 각종 스포츠를 즐기는 에른스트에게 먼저 반했다는 후문이다. 둘은 1998년 결혼했고 아이는 없다. 숄츠는 언론 인터뷰에서 수차례 남다른 아내 사랑을 과시했다. 분테 인터뷰에서 ‘아내에 대한 사랑이 정치적 성공보다 중요한가’란 질문을 받자 “물론이다”라고 답했다. 아내가 운동하기 귀찮아하는 자신을 스포츠에 입문시켰고 이제 스스로 일주일에 서너 번 운동을 즐기게 됐다고도 했다. 독일에서 에른스트는 ‘숄츠의 아내’보다는 한 사람의 독립 정치인으로 더 유명하다. 그는 사민당 소속 연방의회 의원들의 보좌관, 함부르크 시의회 의원 등을 거쳐 수도 베를린 인근 브란덴부르크주의 교육·청소년부 장관, 문화부 장관 등을 지냈다. 시사매체 슈피겔은 남편이 총리가 돼도 그가 전형적인 총리 배우자가 아니라 자신만의 독립적인 정치 경력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결혼 후에도 남편의 성을 따르지 않고 있다. 일간 빌트는 숄츠가 2011∼2018년 함부르크 시장을 지낼 때 에른스트 또한 시의회 의원이었지만 그가 ‘시장 부인’ 역할보다 자신의 의원 업무에 충실했다고 평했다. 9월 총선 유세 당시에도 활발히 배우자의 선거운동을 도운 다른 당 대표의 아내와 달리 에른스트는 유세 현장에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숄츠는 7월 여성잡지 ‘브리기트’ 인터뷰에서 ‘당신이 총리에 오르면 아내는 어떻게 되는가’란 질문을 받고 “그런 질문은 나를 화나게 한다. 그는 ‘누구의 아내’가 아니라 훌륭한 정치인으로서 성공적인 경력을 이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기계인간숄츠의 별명으로 가장 유명한 것은 ‘숄초마트(Scholzomat)’, 즉 기계인간 숄츠다. 그의 이름에 로봇, 자동화 등을 뜻하는 단어 ‘아우토마트(Automat)’를 합친 단어로 표정 변화가 거의 없고 침착하고 냉정한 태도가 기계 같다는 뜻에서 붙여졌다. 실제 그는 정치 인생 내내 진중하고 신뢰할 수 있는 이미지가 강점이지만 동시에 정치인으로서 공감능력, 친화력, 카리스마 등은 약하다는 평가를 들어왔다. 이 별명이 붙은 시점은 2003년. 당시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는 수백만 명의 실업자 등으로 ‘유럽의 병자’로 불리던 독일 경제를 살리려면 해고기준 완화, 실업수당 및 의료보험 축소, 시간제 일자리 대거 도입 등이 불가피하다고 봤다. 슈뢰더는 사민당 소속임에도 ‘하르츠 개혁’이란 이름이 붙은 대대적인 노동 개혁을 추진했다. 이때 당 사무총장이던 숄츠 또한 청년 시절 자신의 정치성향과 다른 노동유연화 정책을 입안하고 홍보해야 했다. 당시 일부 언론은 그의 정치성향 변화 및 하르츠 개혁의 문제점을 집중 추궁했다. 그때마다 숄츠는 무표정한 얼굴로 노동 개혁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 때문에 ‘로봇 같다’는 평이 나왔고 평생 별명으로 굳어졌다. 다만 그는 2007∼2009년 노동사회부 장관으로 복귀한 후에는 실업급여 장기 지급 등 다시 노동자에게 유리한 정책을 폈다. 이런 그를 두고 NYT는 ‘정치적 카멜레온’ 같은 존재라며 “좌우 정책을 모두 펼쳐 정확한 입장을 알 수 없는 정치인”이라고 평했다. 공영방송 도이체벨레 역시 “젊은 시절에는 급진적 사회주의자였지만 변호사, 의원 등을 거치면서 기업에 대한 이해가 높아졌고 중도 성향도 강해졌다”고 진단했다. ○ 남자 메르켈침착하고 신중한 언행, 소박한 생활 태도, 무자녀 등 숄츠와 메르켈 총리는 많은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메르켈은 네 차례 임기 중 2기를 제외한 세 차례 임기에서 모두 사민당과 손을 잡고 연정을 구성했다. 숄츠 또한 메르켈 1기와 4기 내각에서 장관을 지냈다. 즉, 당적은 다르지만 숄츠는 메르켈 정권의 재무장관으로서 메르켈의 유산을 계승할 수 있는 자연 상속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블룸버그통신 또한 “메르켈의 은퇴가 달갑지 않은 독일인은 본능적으로 메르켈과 가장 닮은 총리 후보를 찾았고, 숄츠가 그 요구에 부합했다”며 “그는 사실상 ‘남성 메르켈’”이라고 평했다. 유권자들이 7월 대홍수 피해 현장에서의 파안대소 등 다소 경박한 언행으로 물의를 빚은 아르민 라셰트 기민당 대표보다 숄츠로부터 메르켈의 향수를 더 진하게 느꼈다는 것이다. 메르켈 또한 10월 말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는 물론이고 G20에서 열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양자 회담에도 차기 총리 숄츠를 동반했다. 그가 자신의 후임자임을 만천하에 알리고 국제사회에 독일 외교정책의 연속성이 이어질 것임을 강조한 셈이다. 메르켈은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수아 올랑드 등 프랑스 대통령과 특히 가깝게 지내며 EU 체제의 수호자를 자처했다. 그와 사르코지의 이름을 합한 ‘메르코지’, 그와 올랑드의 이름을 합한 ‘멜랑드’란 용어도 나왔다. 에마뉘엘 마크롱 현 프랑스 대통령 또한 지난달 3일 메르켈을 유명 와인 산지 부르고뉴의 고성으로 초청했다. 미슐랭 3스타 요리사인 요한 샤퓌가 만든 만찬을 즐긴 후 마크롱은 메르켈에게 최고 훈장 ‘레지옹도뇌르 그랑크루아’를 수여하며 “언제나 친구로 남아 달라”고 했다. 메르켈 또한 눈시울을 붉히며 마크롱을 포옹했다. 숄츠 또한 재무장관 재직 내내 브뤼노 르메르 프랑스 재무장관과 가깝게 지냈다. 둘은 코로나19 사태 후 EU 경제 회복을 위한 EU 공동채권 발행 등을 주도했다. 지난해 3월 프랑스의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하자 독일 공군은 의료수송기로 프랑스 환자들을 슈투트가르트의 독일 군병원으로 실어 날라 치료했다. 이를 주도한 사람이 바로 숄츠의 동생이자 마취과 의사인 옌스(62)였다. 르메르 장관은 슐레스비히홀슈타인 의대 병원의 최고경영자(CEO)이기도 한 옌스에게 “당신과 당신의 형에게 감사한다. 독일은 프랑스의 휼륭한 가족”이라고 치하했다. 르몽드는 메르켈의 은퇴로 독일과 프랑스의 긴밀한 관계가 끝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있었지만 숄츠의 취임으로 그 관계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로나19·외교·연정 내 이견 등 과제도 산적총리 숄츠의 미래가 밝은 것만은 아니다. 오미크론 변이 등으로 끝날 조짐이 보이지 않는 코로나19 대유행, 연일 서방을 위협하고 있는 러시아, 독일의 최대 교역국이지만 인권탄압 등으로 사사건건 마찰을 빚고 있는 중국과의 관계 재정립 등 난제가 상당하다. 각각 새 내각의 외교장관과 재무장관이 된 아날레나 베어보크 녹색당 공동대표(40), 크리스티안 린드너 자민당 대표(42)와의 간극을 줄이는 것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기후변화 대책과 복지 강화를 외치는 녹색당과 시장주의 및 재정 긴축을 요구하는 자민당과의 충돌이 빈번할 가능성이 벌써부터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베어보크 대표가 새 내각에서 숄츠 못지않은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정병기 영남대 교수(정치외교)는 “녹색당은 사민당, 자민당과 달리 메르켈이 네 번 집권하는 동안 한 번도 연정에 참여하지 못한 당”이라며 “그런 녹색당이 새 연정 내 제2당이 됐고 당 대표 또한 외교장관이라는 주요 직책을 맡았다”며 인권과 환경에 관심이 많은 녹색당이 독일의 대외 정책에서 어떤 영향력을 행사할지 주목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현진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세계지역연구센터 유럽팀 전문연구원 또한 “베어보크는 러시아에 비판적이며 독일과 러시아의 송유·가스관 합작사업인 노르트스트림에도 굉장히 부정적인 인물”이라며 독일의 대외정책이 상당 부분 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올라프 숄츠 신임 독일 총리 후보자(63)1958년 니더작센주 오스나브뤼크 출생1975년 사회민주당 입당, 산하 청년조직 ‘유조스’에서 활동1978년 함부르크대 법학과 입학1985년 변호사 시험 합격, 노동법 전문 변호사로 활동1998년 연방의회 입성, 사민당 동료 브리타 에른스트(60)와 결혼2001년 함부르크주 내무장관2007∼2009년 노동사회부 장관2011∼2018년 함부르크 시장2018년 3월 부총리 겸 재무장관2021년 8월 사민당 총리 후보 선출2021년 9월 26일 사민당 총선 승리2021년 11월 24일 녹색당·자유민주당과 연정 구성2021년 12월 6∼9일 중 연정 출범 및 총리 취임 예정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퇴임을 앞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67)가 2일(현지 시간) “증오, 폭력, 음모론 등 가짜정보로부터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투쟁에 나서 달라”고 촉구했다. 또 올라프 숄츠 차기 총리 후보자(63)가 이끌 새 정부에 “많은 성공을 거두기 바란다”고 덕담했다. 미국 CNN 등에 따르면 메르켈 총리는 이날 수도 베를린 국방부 청사 앞에서 열린 ‘그로서 차펜슈트라이히’ 행사에서 “민주주의는 사실에 대한 신뢰, 비판과 문제를 바로잡는 능력, 상호 존중과 균형이 있어야 살아남을 수 있다”며 민주주의를 수호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증오와 폭력을 이익 추구의 수단으로 여기는 곳에 살고 있다. 증오에 맞서 달라”고 거듭 호소했다. 그로서 차펜슈트라이히는 총리, 대통령, 국방장관 등이 물러날 때 연방군을 사열하는 일종의 퇴임식 행사다. 16세기 말 작센지방 군악대가 군인들에게 맥주통 꼭지를 두드리며 취침을 알린 것에서 유래했다. 행사의 주인공에게는 군악대가 연주할 3개의 음악을 고를 권한이 주어진다. 메르켈 총리는 펑크록 ‘넌 컬러 필름을 잊었어’, 찬송가 ‘주 천주의 권능과’, 독일 가요 ‘날 위해 빨간 장미 비가 내려야 해’를 신청했다. 특히 그는 첫 번째로 연주된 ‘넌 컬러 필름을 잊었어’를 들으며 잠시 눈물을 글썽였다. 유명 펑크록 가수 니나 하겐(66)이 부른 곡으로 메르켈이 자란 동독에서 1970년대에 큰 인기를 얻었다. 이날 검은 코트에 검은 장갑을 착용하고 등장한 메르켈 총리는 “16년의 재임 기간은 다사다난했고 정치인으로서, 한 인간으로서도 나에게 아주 큰 도전이었다”면서도 “동시에 나를 매우 충만하게 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2008년 세계 금융위기, 2015년 시리아 난민 위기 등을 언급하며 “이런 위기들이 기후변화, 디지털화, 이민 등 우리 시대의 도전에 대처하기 위해 국제기구와 다자 간 협력이 얼마나 필요한지 알려준다”고도 했다. 특히 최근 2년간의 코로나19 대유행은 지도자와 과학에 대한 신뢰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줬다고 덧붙였다. 그는 “16년간 보내준 신뢰에 진심으로 고맙다. 신뢰는 정치를 할 때 가장 중요한 자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세상을 늘 다른 사람의 시각에서 볼 것을 추천한다”는 말을 끝으로 약 9분간의 연설을 마쳤다. 이날 행사에는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대통령과 아네그레트 크람프카렌바워 국방장관, 숄츠 차기 총리 후보자 등이 참석했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퇴임을 앞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67)가 2일(현지 시간) “증오, 폭력, 음모론 등 가짜정보로부터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투쟁에 나서 달라”고 촉구했다. 또 올라프 숄츠 차기 총리 후보자(63)가 이끌 새 정부에 “많은 성공을 거두기 바란다”고 덕담했다. 미국 CNN 등에 따르면 메르켈 총리는 이날 수도 베를린 국방부 청사 앞에서 열린 ‘그로서 차펜슈트라이히’ 행사에서 “민주주의는 사실에 대한 신뢰, 비판과 문제를 바로잡는 능력, 상호 존중과 균형이 있어야 살아남을 수 있다”며 민주주의를 수호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증오와 폭력을 이익 추구의 수단으로 여기는 곳에 살고 있다. 증오에 맞서 달라”고 거듭 호소했다. 그로서 차펜슈트라이히는 총리, 대통령, 국방장관 등이 물러날 때 연방군을 사열하는 일종의 퇴임식 행사다. 16세기 말 작센지방 군악대가 군인들에게 맥주통 꼭지를 두드리며 취침을 알린 것에서 유래했다. 행사의 주인공에게는 군악대가 연주할 3개의 음악을 고를 권한이 주어진다. 메르켈 총리는 펑크록 ‘넌 컬러 필름을 잊었어’, 찬송가 ‘주 천주의 권능과’, 독일 가요 ‘날 위해 빨간 장미 비가 내려야 해’를 신청했다. 특히 그는 첫 번째로 연주된 ‘넌 컬러 필름을 잊었어’를 들으며 잠시 눈물을 글썽였다. 유명 펑크록 가수 니나 하겐(66)이 부른 곡으로 메르켈이 자란 동독에서 1970년대에 큰 인기를 얻었다. 이날 검은 코트에 검은 장갑을 착용하고 등장한 메르켈 총리는 “16년의 재임 기간은 다사다난했고 정치인으로서, 한 인간으로서도 나에게 아주 큰 도전이었다”면서도 “동시에 나를 매우 충만하게 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2008년 세계 금융위기, 2015년 시리아 난민 위기 등을 언급하며 “이런 위기들이 기후변화, 디지털화, 이민 등 우리 시대의 도전에 대처하기 위해 국제기구와 다자 간 협력이 얼마나 필요한지 알려준다”고도 했다. 특히 최근 2년간의 코로나19 대유행은 지도자와 과학에 대한 신뢰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줬다고 덧붙였다. 그는 “16년간 보내준 신뢰에 진심으로 고맙다. 신뢰는 정치를 할 때 가장 중요한 자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세상을 늘 다른 사람의 시각에서 볼 것을 추천한다”는 말을 끝으로 약 9분간의 연설을 마쳤다. 이날 행사에는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대통령과 아네그레트 크람프카렌바워 국방장관, 숄츠 차기 총리 후보자 등이 참석했다. 통상 총리의 그로서 차펜슈트라이히에는 최소 600명 이상이 참석하지만 오미크론 변이 등의 여파로 약 200명만 참석했다. 파리=김윤종 특파원zozo@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새 변이인 ‘오미크론’은 1일(현지 시간) 미국에서도 첫 감염 사례가 나오면서 최소 30개국 이상으로 확산했다. 이 변이의 출현을 처음 보고한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약 4주 만에 이미 지배종이 된 것으로 나타났다. 1일 미국 백악관에 따르면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는 지난달 22일 남아공 여행에서 돌아와 29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모더나 백신을 2회 접종했지만 부스터샷(추가 접종)은 맞지 않았고 경미한 증상을 보였다가 회복 중이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부스터샷으로 면역 반응이 증가하면 오미크론 변이로 인한 중증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특정 변이에 특화된 백신을 기다리지 말고 지금 부스터샷을 접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남아공에서 지난달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을 한 코로나19 검체 중 74%가 오미크론 변이로 나타났다고 남아공 국립전염병연구소(NICD)가 1일 밝혔다. 오미크론 변이가 확인된 검체 가운데 가장 이른 것은 남아공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하우텡주에서 지난달 8일 채취된 것이었다. 오미크론 변이가 출현 4주 만에 남아공의 코로나19 3차 대유행을 불러왔던 델타 변이를 압도하며 4차 유행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남아공 신규 확진자 수는 최근 오미크론 변이 확산과 함께 빠르게 늘고 있다. 1일엔 전날의 2배이자 이틀 전의 4배가량인 8561명이 보고됐다. 프랑스에서도 2일 오미크론 감염 사례가 처음 나왔다. 장프랑수아 델프레시 프랑스 과학자문위원장은 “오미크론 변이가 프랑스에서 계속 확산해 내년 1월 말이면 델타 변이를 넘어 지배 변이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아시아에서는 홍콩, 일본, 한국에 이어 2일 싱가포르와 인도에서도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가 발생했다. 유럽연합(EU)은 이 변이의 지역 감염이 현실화되자 회원국 모두가 백신 접종을 의무화할 필요성을 제기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1일 “EU 역내 4억5000만 명 중 3분의 1은 아직 백신을 맞지 않았다”며 “27개 회원국과 논의해 EU 내 백신 접종 의무화에 대한 공동의 접근법을 찾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금까지 백신 접종 의무화는 개별 회원국 차원에서 이뤄졌다. 그리스는 내년부터 60세 이상이 백신 접종 거부 시 매달 과태료를 부과하기로 했고, 독일도 접종 의무화 법안을 연내 추진한다. 일본 정부는 각 항공사에 ‘12월 중 일본으로 입국하는 항공권 신규 예약을 받지 말라’고 요청했던 것을 2일 취소했다. “너무 과도한 조치”라는 불만이 터져 나오자 사흘 만에 철회한 것이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이날 “(일본) 국민의 귀국 수요를 충분히 배려하도록 국토교통성에 지시했다”고 말했다. 제약사 모더나의 스티븐 호지 사장은 오미크론 변이에 대응하는 부스터샷 개발에 착수했고, 이르면 내년 3월 임상시험과 승인 절차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가 1일 전했다. 화이자의 미카엘 돌스텐 최고과학책임자도 “지난 주말부터 오미크론 변이 대응 백신 개발을 시작했다”며 “내년 3월 하순쯤 공급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2일 밝혔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학교폭력 가해자에게 최고 징역 10년형을 선고하는 법안이 1일 프랑스 하원을 통과했다. 집권 여당 레퓌블리크 앙마르슈(LREM·전진하는 공화국)뿐 아니라 우파 공화당 등 야당들도 찬성하고 있어 이르면 내년 2월부터 시행이 가능할 것이라고 일간 르피가로가 전했다. 이 법안은 일반적인 가해자에게 3년의 징역형 혹은 4만5000유로(약 6000만 원)의 벌금을 부과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특히 피해자가 크게 다치거나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면 징역형 기간이 최대 10년, 벌금은 최대 15만 유로(약 2억 원)까지 늘어난다. 장미셸 블랑케르 교육장관은 법안 통과 후 “아이들의 삶이 학교폭력으로 망가지는 상황을 더 이상 방치하면 안 된다”며 “공화국의 가치를 따르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프랑스 법은 13세 미만 아동을 형사 미성년자로 규정하고 형사 처벌을 하지 않고 있다. 13∼18세 청소년은 형사 처벌이 가능하나 같은 범죄를 저지른 성인보다 훨씬 약한 처벌을 받는다. 이번 학교폭력 퇴치법은 13∼18세에게 연령과 폭력 정도에 따라 달리 적용되고 13세 미만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 최근 교육부 조사에서 초중고교생 10명 중 1명, 전국적으로는 70만 명 이상이 학교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3월에는 같은 학교 15세 학생들에게 상습적 구타와 괴롭힘을 당하던 14세 소녀가 해당 학생들에게 살해되는 사건까지 발생했다. 범인들이 소녀를 구타한 후 시신을 파리 센강에 버려 프랑스 전체가 충격에 빠졌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달 18일 “학교폭력을 쉽게 신고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내년 2월까지 개발해 학생들의 스마트폰, PC 등에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학교 폭력 가해자에게 최고 징역 10년 형을 선고하는 법안이 1일 프랑스 하원을 통과했다. 집권 여당 레퓌블리크 앙마르슈(LREM·전진하는 공화국) 뿐 아니라 우파 공화당 등 야당들도 찬성하고 있어 빠르면 내년 2월부터 시행이 가능할 것이라고 일간 르피가로가 전했다. 이 법안은 일반적인 가해자에게 3년의 징역형 혹은 4만 5000유로(약 6000만 원)의 벌금을 부과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특히 피해자가 크게 다치거나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면 징역형 기간이 최대 10년까지 늘어난다. 장미셸 블랑케르 교육장관은 법안 통과 후 기자회견에서 “아이들의 삶이 학교 폭력으로 망가지는 상황을 더 이상 방치하면 안 된다”며 “공화국의 가치를 따르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교육부 조사에서 초중고 학생 10명 중 1명, 전국적으로는 약 70만 명 이상이 학교 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3월에는 같은 학교 학생에게 상습적 구타와 괴롭힘을 당해 오던 14세 소녀가 해당 학생들로부터 살해당하는 사건까지 발생했다. 범인들이 소녀를 구타한 후 시신을 파리 센 강에 버려 프랑스 전체가 충격에 빠졌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달 18일 “학교 폭력을 쉽게 신고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내년 2월까지 개발해 학생들의 스마트폰, PC 등에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서는 정부가 그간 각종 대책을 내놨지만 최근 10년 간 학교 폭력 발생 건수가 줄어들지 않았다며 무작정 처벌을 강화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라고 지적한다. 프랑스 법은 13세 미만 아동을 형사 미성년자로 규정하고 형사 처벌을 하지 않는다. 13~18세 청소년은 형사 처벌이 가능하나 같은 범죄를 저지른 성인보다 훨씬 낮은 처벌을 받는다.파리=김윤종 특파원zozo@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새 변이인 ‘오미크론’ 감염 사례가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브라질에서도 나오면서 이 변이 출현이 공식 보고된 지 1주일 만에 남미까지 6대주 모두에서 전파가 확인됐다. 일본 정부는 지난달 30일부터 전 세계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한 데 이어 해외에 있는 자국민에 대해서도 12월 중 일본 입국을 제한하는 초강력 방역 카드를 꺼냈다. 외신에 따르면 브라질에서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최근 귀국한 부부가 이 변이 감염자로 처음 확인됐다. 아프리카 중서부 나이지리아에서도 1일 처음으로 이 변이 감염 사례가 2건 나왔다. 이날 사우디아라비아에서도 최근 북아프리카 지역을 다녀온 여행자의 감염이 확인됐다. 아일랜드, 노르웨이, 아프리카 가나에서도 1일 첫 감염 사례가 확인됐다. 스위스에서도 지난달 30일 감염 사례가 2건 나왔다. 이로써 1일 오후 10시 현재 유럽, 아프리카, 아시아, 북미, 남미, 오세아니아, 중동에 걸쳐 모두 27개국에서 전파가 확인됐다. 지난달 24일 남아공이 세계보건기구(WHO)에 출현을 보고하고, 이어 각국이 남아프리카발 입국을 막기 전 이 변이가 이미 세계 곳곳에 있었던 정황도 드러나고 있다. 1일 나이지리아 보건당국은 10월 수거했던 샘플 중에서 오미크론 변이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네덜란드에서도 지난달 19∼23일 채취된 검체에서 이 변이가 뒤늦게 확인됐다. 지난달 말 페루에서 일본으로 입국한 남성이 1일 일본의 오미크론 변이 2번째 감염자로 드러나면서 남미에서도 브라질 보고에 앞서 이 변이가 퍼졌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일본 국토교통성은 12월 말까지 일본을 목적지로 하는 모든 국제 항공편의 신규 예약을 받지 말라고 각 항공사에 요청했다고 NHK가 1일 보도했다. 실제 전일본공수(ANA)와 일본항공(JAL)은 1일부터 일본 도착편 예약을 받지 않고 있다. 대상은 해외에 있는 일본인도 포함된다. 일본인이 아직 귀국 비행기 표를 예약하지 않았다면 일본에 돌아올 수 없는 것이다. 다만 이미 예약한 것은 유효하다. 오사 유키에(長有紀枝) 릿쿄대 사회학부 교수는 NHK 인터뷰에서 “귀국자 모두를 대상으로 항공권을 예약하지 못하게 하는 일은 전례가 없었다. 매우 놀랐다”고 말했다. 미국은 여행 관련 권고와 규정 강화를 검토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는 미국으로 입국하는 여행객은 내·외국인을 막론하고 입국 하루 전 코로나19 검사를 받도록 규정을 강화할 방침이다. 검사 결과가 음성인 경우에도 입국 뒤 7일 동안 자가 격리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유럽 일부 국가는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오미크론 변이 감염 사례가 15건 확인된 독일의 올라프 숄츠 차기 총리는 지난달 30일 “전 국민 백신 접종 의무화 입법을 내년 3월 초까지 마치겠다”고 밝혔다. 오스트리아도 내년 2월부터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의무화한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