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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이 ‘마지막 고비’를 지나고 있다는 메시지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하지만 한국보다 먼저 ‘오미크론 변이’ 유행을 겪은 해외 사례를 보면 유행의 정점이 지나도 한 달가량은 정점의 50∼60% 수준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거리 두기 완화에 따라 유행 정점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정점이 지난 뒤 방역을 완화하자 다시 확진자가 늘어난 나라가 적지 않다. 16일 국제 통계 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영국의 주간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1월 첫째 주(2∼8일) 124만 명으로 가장 많았고 같은 달 셋째 주(16∼22일)에 64만 명으로 줄었다. 이후 감소세가 정체돼 2월 첫째 주(6∼12일)에도 52만 명이 나왔다. 일본도 확진자가 감소세로 돌아선 지 한 달이 넘었지만 여전히 정점의 절반 수준 확진자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우리 방역당국은 이달 16∼22일 하루 평균 37만2000명의 신규 확진을 정점으로 유행이 꺾일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영국과 일본의 유행 곡선이 국내에서 재연된다면 4월 말까지도 하루 10만 명대 후반의 확진자 규모가 이어질 수 있다. 방역을 섣불리 완화하면 유행 정점이 예측보다 길어질 거란 우려도 크다. 독일의 경우 주간 확진자 수가 2월 첫째 주 133만 명에서 3주 후 110만 명으로 감소했다. 하지만 방역 완화 계획을 발표하면서 이달 첫째 주(6∼12일)엔 137만 명으로 기존 최다 기록을 넘어섰다. 이탈리아와 호주도 최근 다시 확진자가 늘고 있다. 특히 국내에선 기존 오미크론 변이보다 전파력이 약 30% 강한 ‘BA.2형’(스텔스 오미크론)의 비중이 커지고 있어 유행이 더 길게 이어질 우려가 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6개월마다 새 변이가 나온 점을 감안하면 또 다른 유행이 찾아올 가능성도 배제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국내외 코로나19 대응을 연구하는 장영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끝날 때까진 끝이 아니다. 의료 체계 부담이 더 오래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정부가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이 ‘마지막 고비’를 지나고 있다는 메시지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하지만 한국보다 먼저 ‘오미크론 변이’ 유행을 겪은 해외 사례를 보면 유행 정점이 지난 후에도 한 달가량은 정점의 50~60% 수준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방역을 완화하자 다시 확진자가 늘어난 나라도 적지 않다. 정점을 지나도 상당 기간 의료 대응 체계에 과부하가 이어질 가능성을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국제 통계 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영국의 주간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1월 첫째 주(2~8일) 124만 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같은 달 셋째 주(16~22일)에 정점의 절반 수준인 64만 명으로 줄었다. 하지만 이후 감소세가 정체돼 2월 첫째 주(6~12일)에도 52만 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정점이 지난 후에도 한 달 정도 상당한 규모의 유행이 이어진 것. 일본도 확진자가 감소세로 돌아선지 한 달이 넘었지만 여전히 정점의 절반 수준 확진자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우리 방역당국은 이달 16~22일 하루 평균 37만2000명의 신규 확진을 정점으로 유행이 꺾일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영국 등에서 나타난 유행 곡선이 국내에서 재연된다면 4월 말까지도 하루 10만 명 후반대의 확진자 규모가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는 인구 대비로 미국과 영국 등의 유행 정점보다도 큰 규모다. 방역을 섣불리 완화하면 유행 정점이 예측보다 길어지거나 확진자가 더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독일의 경우 주간 확진자 수가 2월 첫째 주 133만 명에서 3주 후 110만 명 수준으로 감소했다. 하지만 방역 완화 계획을 발표하면서 이달 첫째 주(6~12일)엔 137만 명으로 다시 증가해 기존 최다 기록을 넘어섰다. 이탈리아와 호주도 최근 다시 확진자가 늘고 있다. 특히 국내에선 기존 오미크론 변이보다 전파력이 약 30% 더 강한 ‘BA.2형’(스텔스 오미크론)의 비중이 커지고 있어 유행이 더 길게 이어질 우려가 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6개월마다 새 변이가 나온 점을 감안하면 오미크론 이후에 또 다른 유행이 찾아올 가능성도 배제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국내외 코로나19 대응을 연구하는 장영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끝날 때까진 끝이 아니다. 의료 체계 부담이 더 오래갈 수 있다는 점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50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중 기저질환자도 16일부터는 방역당국의 건강 모니터링을 받지 못하고 ‘셀프 재택치료’를 해야 한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이날부터 50대 기저질환자를 재택치료 집중관리군에서 제외하고 일반관리군으로 전환한다고 15일 밝혔다. 이들은 지금까지 60대 이상과 더불어 집중관리군으로 분류돼 병원에서 하루 2회 정기적으로 비대면 건강 모니터링을 받았다. 하지만 앞으론 건강에 이상이 생기면 스스로 진료를 신청해야 한다. 중대본은 “50대 이하 치명률이 0%에 가까울 정도로 낮아 모니터링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50대 누적 치명률은 0.06%다. 하지만 이날 국내 코로나19 중환자 1196명 가운데 100명(8.4%)이 50대였다. 실제로는 방역당국의 모니터링 역량이 한계에 다다르며 대상자 축소가 불가피했던 것으로 보인다. 현행 체계로 관리할 수 있는 재택치료 집중관리군은 28만 명 수준인데, 이미 24만6000명이 모니터링을 받고 있다. 한편 중대본은 16일부터 호흡기 증상이 경미하고 다른 질환 치료 때문에 입원한 코로나19 환자들은 음압격리 병상 대신 일반 병상에서 우선 치료하기로 했다. 또 21일부터는 해외에서 입국한 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자의 격리를 면제하고, 15∼20일 입국해 격리 중이라면 21일에 격리를 일괄 해제하기로 했다. 백신 접종 완료자는 3차 접종을 마치거나 2차 접종 후 14∼180일 사이인 경우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50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중 기저질환자도 16일부터는 방역당국의 건강 모니터링을 받지 못하고 ‘셀프 재택치료’를 해야 한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이날부터 50대 기저질환자를 재택치료 집중관리군에서 제외하고 일반관리군으로 전환한다고 15일 밝혔다. 이들은 지금까지 60대 이상과 더불어 집중관리군으로 분류돼 병원에서 하루 2회 정기적으로 비대면 건강 모니터링을 받았다. 하지만 앞으론 건강에 이상이 생기면 스스로 진료를 신청해야 한다. 중대본은 “50대 이하 치명률이 0%에 가까울 정도로 낮아 모니터링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50대 누적 치명률은 0.06%다. 하지만 이날 국내 코로나19 중환자 1196명 가운데 100명(8.4%)이 50대였다. 적잖은 50대 확진자가 위중증으로 악화하고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는 방역당국의 모니터링 역량이 한계에 다다르며 대상자 축소가 불가피했던 것으로 보인다. 현행 체계로 관리할 수 있는 재택치료 집중관리군은 28만 명 수준인데, 이미 24만6000명이 모니터링을 받고 있다. 한편 중대본은 16일부터 호흡기 증상이 경미하고 다른 질환 치료 때문에 입원한 코로나19 환자들은 음압격리 병상 대신 일반 병상에서 우선 치료하기로 했다. 또 21일부터는 해외에서 입국한 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자의 격리를 면제하고, 15~20일 입국해 격리 중이라면 21일에 격리를 일괄 해제하기로 했다. 백신 접종 완료자는 3차 접종을 마치거나 2차 접종 후 14~180일 사이인 경우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방역당국이 14일부터 전문가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속항원검사(RAT)에서 양성이 나오면 확진자로 인정하기로 하면서 이날 동네 병·의원은 검사를 받으려는 시민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이날 오전 9시 40분경 서울 마포구 도화동의 한 이비인후과의원은 문을 열자마자 전문가용 RAT를 받으려는 시민 100여 명이 몰렸다. 병원을 찾은 한모 씨(26)는 “검사 접수가 완료됐다는 문자 알림을 받기까지만 1시간 넘게 걸렸다”고 밝혔다. 시민 A 씨는 병원마다 사람이 많아 4번째로 방문한 곳에서 간신히 검사를 받았다고 했다. 이날 서울 종로구의 한 이비인후과도 오전부터 일반 진료를 받으려는 환자에 전문가용 RAT를 받으려는 이들까지 더해지며 병원 건물 밖까지 줄이 이어졌다. 병원 관계자는 “며칠 전에 비해 RAT 검사 인원이 1.5배 정도로 늘었다”고 설명했다. 대기하다 집으로 돌아가는 시민도 속출했다. 병원에서 만난 강상선 씨(70)는 “앞에 40명이 기다리고 있다고 해 일단 귀가한다”고 말했다. 일찌감치 “오늘 검사 접수 마감”이라고 공지한 서울 시내 병원도 적지 않았다. 검사를 받으려는 이들이 병·의원에 몰리면서 코로나19 전파가 우려된다는 의견도 나왔다. 서울 동작구의 한 이비인후과의원을 찾은 구영애 씨(63)는 “실내에 빽빽이 들어차 검사 순서를 기다리는 이들 가운데는 자가검사키트에서 양성 판정이 나온 사람도 있을 텐데 감염될 것 같아 불안하다”고 걱정했다. 확진자 정보를 입력하는 전산 시스템 미비로 인한 혼란도 이어졌다. 이날 서울 시내 일부 병원은 검사를 받으러 온 시민들의 정보가 시스템에 입력되지 않아 병원을 찾은 이들을 다시 선별진료소로 보냈다. 확진자 정보를 의사가 전산 시스템에 입력하려면 하루 전 신고 권한을 신청해야 한다는 사실을 질병관리청이 제대로 안내하지 않은 탓이다. 질병청은 이날 민원이 접수된 병원을 중심으로 긴급 신고 권한을 부여했지만 일부 병원은 여전히 같은 문제를 겪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현장 혼선이 없도록 시스템을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검사를 받으려는 인원이 병·의원으로 분산되면서 선별진료소는 평소에 비해 사람이 줄어든 편이었다.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의 선별진료소 관계자는 “대기 인원이 절반 정도로 줄었다”고 했다.김기윤 기자 pep@donga.com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숨진 사람이 1만 명을 넘었다. 이들 중 20%가량인 2001명이 최근 열흘 새 숨졌다. 주말에도 하루 38만 명 넘는 확진자가 나오는 등 확산세가 꺾이지 않자 의료계에선 5월까지 1만∼3만 명이 추가로 코로나19로 목숨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50대 이하 사망자도 증가 추세13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전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38만3664명, 사망자는 269명으로 각각 역대 최다였다. 이날 누적 사망자는 1만144명으로 국내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된 2020년 1월 이후 2년여 만에 1만 명을 넘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1만 명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고 한 분 한 분이 귀한 존재였다”라며 애도했다. 국내 코로나19 사망자는 최근 크게 늘고 있다. 올 1월 22일 ‘오미크론 변이’가 국내 우세종이 된 이후 3894명이 코로나19로 숨졌는데, 그중 2001명은 이달 4일 이후 숨을 거뒀다. 짧은 시간에 많은 사람이 숨지면서 전국 곳곳에서 장례시설 부족 현상이 나타났다. 화장장에 빈자리가 없어 4∼6일장을 치르는 건 예삿일이 됐다. 인천시는 하루 8회였던 화장로 운영을 10회로 늘리기로 했다. 코로나19 사망자 대부분은 60대 이상 고령층이지만 사망 규모가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젊은 사망자’도 늘고 있다. 최근 1주일(7∼13일) 50대 이하 사망자는 87명으로, 한 주 전(61명)보다 늘었다. 제주도에 따르면 10일 코로나19에 확진돼 입원 치료를 받던 생후 12개월 영아가 12일 숨지기도 했다.○ 가팔라지는 코로나19 사망 추이방역당국은 향후 2주를 국내 코로나19 유행의 정점으로 보고 있다. 이 전망이 맞다면 이달 말부터 확진자 수가 줄게 된다. 하지만 해외 사례를 보면 사망자는 신규 확진자와 달리 당분간 쉽게 줄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일례로 미국은 올 1월 16일 코로나19 최다 확진자가 나왔는데, 사망자는 그 이후 35일 동안이나 늘어났다. 확진 후 증세가 나빠져 사망에 이르기까지 시차가 있어서다. 확산세가 꺾인 뒤 사망자 감소까지 걸린 기간은 영국(30일), 프랑스(28일), 호주(35일) 등 세계 각국이 비슷했다. 전문가들은 한국도 지난 2년 동안 숨진 코로나19 사망자보다 더 많은 사람이 앞으로 두 달 동안 목숨을 잃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2월부터 5월까지 4개월 동안 하루 평균 20만 명이 확진되는 상황을 가정할 때 총 1만8000∼3만6000명의 사망자가 나올 것이라고 추계했다. 실제 2월 1일부터 13일까지 국내 하루 평균 확진자 수는 약 14만 명이며, 최근엔 하루 30만 명 이상 확진되고 있다. 2월 1일 이후 현재까지 3640명이 사망한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적게는 1만4000명, 많게는 3만2000명이 추가로 숨질 수 있다는 뜻이다. 엄 교수는 “코로나19 대응 때문에 치료 기회를 놓치는 일반 환자들의 ‘간접 사망’을 뺀 수치”라고 말했다. 한편 13일 서울시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에서 격리된 코로나19 확진자가 110만2295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서울시 인구(전체 약 950만 명) 9명 중 1명꼴이다. 서울시는 이 수치가 재택치료자 외에 병원과 생활치료센터 입원 환자, 요양원 등 집단감염 발생 시설 격리 인원 등을 포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김소영 기자 ksy@donga.com강승현 기자 byhuman@donga.com}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숨진 사람이 1만 명을 넘어섰다. 이들 중 20% 가량인 2001명이 최근 열흘 새 숨졌다. 주말에도 하루 38만 명이 넘는 확진자가 나오는 등 확산세가 꺾이지 않고 있어 의료계에선 5월까지 최소 1만4000명이 추가로 코로나19로 인해 목숨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전망이 나온다.● 50대 이하 사망자도 증가 추세 13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전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38만3664명, 사망자는 269명으로 각각 역대 최다였다. 이날 누적 사망자가 1만144명으로 국내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된 2020년 1월 이후 2년여 만에 1만 명대를 넘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1만 명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고 한 분 한 분이 귀한 존재였다”라며 애도했다. 국내 코로나19 사망자는 최근 크게 늘고 있다. 올 1월 22일 ‘오미크론 변이’가 국내 우세종이 된 이후 3894명이 코로나19로 숨졌는데, 그 중 2001명은 이달 4일 이후 숨을 거뒀다. 짧은 시간에 많은 사람이 숨지면서 전국 곳곳에서 장례시설 부족 현상이 나타난다. 화장장에 빈 자리가 없어 4~6일장을 치르는 건 예삿일이 됐다. 인천시는 하루 8회였던 화장로 운영을 10회로 늘리기로 했다. 코로나19 사망자 대부분은 60대 이상 고령층이지만 사망 규모가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젊은 사망자’도 늘고 있다. 최근 1주일(7~13일) 50대 이하 사망자는 87명으로, 한 주 전(61명)보다 늘었다. 제주도에 따르면 10일 코로나19에 확진돼 입원 치료를 받던 생후 12개월 영아가 12일 숨지기도 했다.● “5월까지 최소 1만4000명 추가 사망” 예측도 방역당국은 앞으로 2주를 국내 코로나19 유행의 정점으로 보고 있다. 이 경우 이달 말부터 확진자 수가 줄어들 수 있다. 하지만 해외 사례를 참고하면 사망자는 신규 확진자와 달리 쉽게 줄어들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일례로 미국은 올 1월 16일 코로나19 최다 확진자가 나왔는데, 사망자는 그 이후에도 35일 동안 늘었다. 확진 후 증세가 나빠져 사망에 이르기까지 시차가 있어서다. 이처럼 확산세가 꺾인 뒤 사망자가 줄어들기까지 걸린 기간은 영국(30일)과 프랑스(28일), 호주(35일) 등이 모두 비슷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지난 2년 동안 숨진 전체 코로나19 사망자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향후 두 달 내에 숨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2월부터 5월까지 4개월 동안 하루 평균 20만 명이 확진된다는 가정 하에 총 1만8000~3만6000명의 사망자가 나올 거라고 추계했다. 2월 1월 이후 현재까지 3640명이 사망한 것을 감안해도 앞으로 적게는 1만4000명에서 많게는 3만2000명이 더 숨질 수 있다는 뜻이다. 엄 교수는 “이는 코로나19 대응 때문에 치료 기회를 놓치는 일반 환자의 ‘간접 사망’을 뺀 것”이라며 “정부가 방역을 완화하기 전에 이런 예측치를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코로나19 확진자가 크게 늘면서 서울시민 9명 중 1명이 격리상태에 놓인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서울시에 따르면 이날 기준 격리 중인 코로나19 확진자가 110만2295명으로 집계됐다. 서울시 인구(전체 약 950만 명) 9명 중 1명 꼴이다. 격리환자 수에는 재택치료를 하는 28만5189명과 병원과 생활치료센터 입원 환자, 요양원 등 집단감염이 발생한 시설 격리 인원이 포함된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김소영 기자 ksy@donga.com}
대선 투표일인 9일 격리 중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중 유권자가 12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중 사전투표를 한 유권자를 제외해도 수십만 명의 확진·격리자가 투표장으로 향할 것으로 보인다. 본투표 당일에도 확진·격리자 투표에서 혼란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대선을 하루 앞둔 8일 오후 9시까지 잠정 집계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32만5000명을 넘어섰다. 8일 0시 기준 20만2721명보다 약 12만 명 폭증한 것. 하루 최다 확진자가 나왔던 4일 26만6847명도 훌쩍 넘어섰다. 투표 당일인 9일 오전 발표되는 신규 확진자 수는 35만 명 안팎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3∼8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람 중 만 18세 이상 유권자는 104만8675명. 9일 당일 격리 해제될 유권자를 빼고, 추가 격리될 유권자를 더하면 120만 명가량의 유권자가 대선 당일 코로나19 격리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 중에는 5일 사전투표를 마친 확진자도 포함돼 있다. 다만 사전투표를 한 확진자 수는 집계되지 않았다.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가 35만 명 안팎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중환자는 약 두 달 만에 1000명을 넘어섰다. 인구 대비 사망자 수는 프랑스나 영국 등 유럽 국가보다도 더 많다. 잇따른 방역 완화의 후폭풍에 모든 방역지표가 나빠지고 있다.○ 한국인 10명 중 1명꼴로 코로나19 감염8일 각 시도에 따르면 이날 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32만5000명이 넘은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3·9대선 당일 0시 기준으로는 하루 확진자가 35만 명 안팎일 것으로 예측된다. 국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8일 오후 9시 기준으로 이미 520만 명에 육박했다. 주민등록 인구의 10% 이상이 코로나19에 확진된 셈이다. 방역당국은 이달 중순경 하루 확진자 35만 명 수준을 정점으로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일 것이라고 예측했지만 실제 유행 규모가 이보다 커질 것이란 우려가 많다. 우선 9일 확진자들이 대선 투표를 위해 외출하는 만큼 추가 확산 가능성이 높다. 박영준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역학조사팀장은 “(확진자) 외출로 인해 코로나19 전파 규모가 커질 수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최근 방역을 완화한 후폭풍은 이번 주부터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1일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를 중단한 데 이어 5일부터 식당 카페 등의 영업제한 시간을 오후 11시로 연장했다. 대한의사협회 코로나19대책전문위원회는 8일 “섣부른 방역 완화를 멈춰야 한다”고 권고했다.○ 코로나19 사망률, OECD 37위에서 15위로코로나19 위중증 지표도 나날이 악화하고 있다. 8일 코로나19 전담 병상에 입원 중인 중환자는 1007명으로 1월 3일(1015명) 이후 두 달여 만에 1000명대에 진입했다. 사망자는 역대 두 번째로 많은 186명이었다. 정부는 중환자 병상 가동률이 59.6% 수준으로 아직 여력이 있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현장 의료진의 시각은 완전히 다르다. 70세 이상 고령 확진자들이 병상에서 며칠 못 버티고 숨지면서 중환자 수가 많지 않다는 ‘착시’가 일어난다는 얘기다. 실제 최근 한 주 동안 1112명이 코로나19로 숨졌다. ‘델타 변이’로 인해 중환자가 처음 1000명대에 접어들었던 지난해 12월 18일에는 주간 사망자가 434명이었다. 코로나19 사망자의 증가 속도는 더욱 우려된다. 국제 통계 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6일 기준(일주일 평균) 국내 인구 100만 명당 코로나19 사망자는 2.89명으로 프랑스(2.42명), 독일(2.41명), 영국(1.64명)보다 많다. 우리나라는 지난달 6일까지만 해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 중 사망률이 37위였는데 한 달 만에 15위가 됐다. ○ 재택 모니터링 ‘2회→1회’ 축소 검토재택치료자가 폭증하면서 정부는 60세 이상 등 고위험 재택치료자를 대상으로 하루 2회 실시하는 건강 모니터링을 1회로 단축하는 방안도 시사했다. 박향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확진자 수가 늘면 환자 상태에 따라 모니터링 횟수를 조율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병상 부족에 대비해 중환자실 입원 우선순위 기준도 논의 중이다. 하지만 이런 방안은 관리 사각지대를 만들거나 특정 환자들의 입원 기회를 박탈할 수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한편 정부는 10일부터 입국 후 7일 차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신속항원검사로 대체하기로 했다. 요양병원 등 종사자의 경우 4차 접종을 완료하면 주 2회 받도록 한 PCR 검사를 면제해 준다. 다음 주부터는 신속항원검사 양성을 확진으로 인정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중환자가 약 두 달 만에 1000명을 넘어섰다. 인구 대비 사망자 수는 프랑스나 영국 등 유럽 국가보다도 더 많다. 3·9대선 본투표 당일에는 국내 누적 확진자가 전체 인구의 약 10%인 500만 명을 넘을 것으로 예측된다.● 누적 확진 500만 명, ‘유행 정점’ 예측 깨질 수도 8일 0시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20만2721명. 주말엔 코로나19 검사가 평일보다 적게 이뤄졌는데도 닷새째 20만 명 넘는 확진자가 나왔다. 이날 기준 국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486만9691명으로, 9일 0시 기준 500만 명을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방역당국은 이달 중순경 하루 확진자 35만 명 수준을 정점으로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일 거라고 예측했지만 실제 유행 규모가 이보다 커질 것이란 우려가 많다. 우선 9일 확진자들이 대선 투표를 위해 외출하는 만큼 추가 확산 가능성이 높다. 박영준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역학조사팀장은 “(확진자) 외출로 인해 코로나19 전파 규모가 커질 수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최근 방역을 완화한 ‘후폭풍’은 이번 주부터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1일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를 중단한 데 이어 5일부터 식당 카페 등의 영업제한 시간을 오후 11시로 연장했다. 대한의사협회 코로나19대책전문위원회는 8일 “섣부른 방역 완화를 멈춰야 한다”고 권고했다.● 코로나19 사망률, OECD 37위에서 15위로 코로나19 위중증 지표도 나날이 악화하고 있다. 8일 코로나19 전담 병상에 입원 중인 중환자는 1007명으로 1월 3일(1015명) 이후 두 달여 만에 1000명대에 진입했다. 사망자는 역대 두 번째로 많은 186명이었다. 정부는 중환자 병상 가동률이 59.6% 수준으로 아직 여력이 있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현장 의료진의 시각은 완전히 다르다. 70세 이상 고령 확진자들이 병상에서 며칠 못 버티고 숨지면서 중환자 수가 많지 않다는 ‘착시’가 일어난다는 얘기다. 실제 최근 한 주 동안 1112명이 코로나19로 숨졌다. ‘델타 변이’로 인해 중환자가 처음 1000명대에 접어들었던 지난해 12월18일에는 주간 사망자가 434명이었다. 코로나19 사망자의 증가 속도는 더욱 우려된다. 국제 통계 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6일 기준(1주일 평균) 국내 인구 100만 명당 코로나19 사망자는 2.89명으로 프랑스(2.42명), 독일(2.41명), 영국(1.64명)보다 많다. 우리나라는 지난달 6일까지만 해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 중 사망률이 37위였는데, 한 달 만에 15위가 됐다. ● 재택 모니터링 ‘2회→1회’ 축소 검토 재택치료자가 폭증하면서 정부는 60세 이상 등 고위험 재택치료자를 대상으로 하루 2회 실시하는 건강 모니터링을 1회로 단축하는 방안도 시사했다. 박향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확진자 수가 늘면 환자 상태에 따라서 모니터링 횟수를 조율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병상 부족에 대비해 중환자실 입원 우선순위 기준도 논의 중이다. 하지만 이런 방안은 관리 사각지대를 만들거나, 특정 환자들의 입원 기회를 박탈할 수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한편 정부는 10일부터 입국 후 7일차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신속항원검사로 대체하기로 했다. 요양병원 등 종사자의 경우 4차 접종을 완료하면 주 2회 받도록 한 PCR 검사를 면제해 준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아산사회복지재단(이사장 정몽준)은 8일 우크라이나 난민 지원을 위한 구호 성금 3억 원을 대한적십자사를 통해 전달했다고 밝혔다. 아산재단은 전날엔 강원·경북 지역 산불 피해 이재민을 위한 구호 성금 3억 원을 전국재해구호협회에 전달했다. 아산재단은 2019년 강원 지역 산불 피해 이재민 구호에 1억 원,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극복 지원 사업에 10억 원을 전달한 바 있다. 또 2006년부터 스리랑카 쓰나미 피해, 파키스탄 홍수 피해, 필리핀 태풍 피해, 네팔 지진 피해, 인도네시아 쓰나미 피해 복구 지원 등 해외 구호 사업에 약 10억 원을 지원했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심하게 앓을수록 재감염을 막는 ‘중화항체’가 오래 지속된다는 국내 연구 결과가 나왔다. 반면 무증상 감염은 재감염 예방 효과가 거의 없었다. 1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오명돈 박완범 최평균 교수 연구팀은 ‘코로나19 초기 감염 환자의 델타 변이에 대한 중화반응 연구’ 논문을 최근 대한의학회지(JKMS)에 발표했다. 해당 논문에 따르면 연구팀은 2020년 2∼6월 서울대병원 격리 병동에 입원한 코로나19 환자 16명을 12개월 동안 추적 관찰했다. 이 가운데 8명은 폐렴 증상이 심해 산소요법 치료 등이 필요한 중환자였고 4명은 경증, 4명은 무증상이었다. 16명 모두 연구 기간 중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지 않았다. 중환자 8명은 감염 2개월이 지난 시점에 전원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중화항체가 측정됐다. 5개월 후까지 이런 중화항체를 유지한 중환자는 5명이었고, 12개월 후에는 3명이었다. 경증 환자는 4명 중 3명이 감염 2개월 시점에서 중화항체를 가지고 있었지만 12개월이 지나자 모두 사라졌다. 무증상 확진자 4명은 감염 직후부터 중화항체가 없었다. 이는 코로나19를 가볍게라도 앓고 회복하면 ‘자연면역’을 획득해 다시 확진되지 않는다는 일부 주장과 다른 결론이다. 무증상자는 코로나19에 걸리더라도 델타 변이를 막는 중화항체가 형성될 가능성이 낮고, 경증 환자 역시 시간이 흐르며 중화항체가 급격히 줄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무증상 확진자라면 코로나19에 감염됐다 회복했더라도 백신 접종을 미뤄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정부가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 적용을 중단한 첫날인 1일 역대 가장 많은 하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 이날 각 시도 집계에 따르면 1일 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신규 확진자 수가 20만700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1일 0시 기준 확진자(13만8993명) 대비 7만 명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기존 하루 최다 확진자가 나온 지난달 23일 17만1451명을 넘은 것은 물론이고 처음으로 하루 20만 명 선을 넘었다. 2일 오전 발표되는 코로나19 하루 확진자 수는 최종 22만 명 안팎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당초 방역당국은 국내 코로나19 하루 확진자 규모가 9일에야 23만 명 수준에 이를 것으로 봤다. 하지만 1일 이미 이 수치에 근접하면서 국내 코로나19 확산 규모가 더 커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정부는 국내 코로나19의 정점을 이달 초중순 하루 18만∼35만 명 확진으로 예측한 바 있다. 1일부터 전국 식당, 카페와 유흥시설에서 방역패스 적용이 중단된 것도 정부의 예상을 뛰어넘는 확진자 증가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통계엔 없는 ‘코로나 중환자’ 한달새 5.7배로… 의료 과부하 빨간불최다 확진 속 ‘숨은 중환자’도 폭증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하루 확진자가 2일 22만 명 안팎으로 역대 최대치에 이를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정부의 통계에 잡히지 않는 코로나19 중환자가 늘고 있다. 한 달 만에 6배 가까이로 증가했다. 정부는 코로나19에 확진되고 위중증이더라도 기계장치 없이 스스로 숨을 쉬면 ‘코로나19 중환자’로 집계하지 않는다. 하지만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으로 인해 신규 확진자 폭증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심뇌혈관 환자 등 비(非)호흡기 중환자 감염까지 증가할 경우 의료 인력 부족이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공식 집계 안 하는 중환자 5.7배로 1일 질병관리청은 이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중환자가 727명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같은 날 전국 코로나19 중환자 전담 병상은 이보다 훨씬 많은 1324개가 사용 중이다. 중환자 수는 적은데 병상이 차는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현재 질병청은 코로나19 확진자 가운데 인공호흡기나 인공심폐기(에크모) 등 기계에 호흡을 의존하는 ‘기계 호흡 중환자’만 코로나19 중환자로 집계하고 있다. 이 때문에 1일 기준 597명의 환자가 코로나19에 확진돼 중환자 병상에 입원했지만, 스스로 호흡할 수 있어 코로나19 중환자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들 대부분은 뇌졸중이나 협심증, 당뇨병, 콩팥병 등 비호흡기 계통의 기저질환을 앓고 있다. 이 같은 ‘자가 호흡 중환자’는 지난달 1일 104명에서 한 달 만에 5.7배로 늘어났다. 같은 기간 정부가 통계를 관리하는 기계 호흡 중환자가 2.7배로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증가세가 훨씬 가파르다. 이는 오미크론 변이의 특성 때문이다. 감염 시 폐렴 등 호흡기 증상은 비교적 약하게 나타나지만, 발열과 혈전(혈관 속 핏덩이) 등의 증상이 기저질환을 악화시키고 합병증을 초래하는 것이다. 지난해 말 ‘델타 변이’ 유행 땐 코로나19 중환자 대다수가 폐렴 환자였던 것과 대조적이다.○ “의료 인력 부족 이미 현실화” 문제는 자가 호흡 중환자 치료에도 적지 않은 의료 인력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인공호흡기를 쓰지 않을 뿐, 스스로 거동하지 못하는 환자의 회복과 생명 유지에는 폐렴 환자 치료 못잖게 많은 일손이 필요하다. 실제 서울 성동구의 한 대형병원은 인력 부족으로 인해 지난달 27일부터 대동맥 응급 수술을 중단했다. 충남 천안시의 한 병원도 지난달 28일부터 뇌출혈 환자를 받지 못하고 있다. 의료진의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속출하면서 인력 부족을 부채질하는 점도 우려된다. 서울 동대문구의 한 대학병원은 산부인과 의료진이 대거 감염돼 격리되면서 응급 분만 산모를 받지 못하고 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중환자실 인력 부족 문제가 심각한데 누적된 피로 탓에 그만두려는 기존 직원들을 붙잡는 일도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확진자 폭증에 중환자 급증 우려 최근 확진자 증가 추세에 따라 코로나19 중환자가 다시 늘어나는 상황은 이제 현실이 됐다. 2일 오전 발표되는 코로나19 하루 확진자 수는 22만 명 안팎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16일 9만439명에서 2주 만에 2.4배로 늘어나는 것이다. 통상 중환자 수는 확진자 증가 이후 1, 2주 시차를 두고 늘어나기 때문에 3월 중순 중환자 증가가 가시화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중환자 대응이 한계에 부딪히기 전에 의료체계를 미리 정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인공호흡기 없이 바이러스 전파를 막을 수 있는 분리 공간만 갖춘 병상을 확보해 급증하는 자가 호흡 중환자들을 수용하자는 제언도 나온다. 국내외 코로나19 대응을 연구하는 장영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지금이 의료 인력과 설비를 재점검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이지운 기자 easy@donga.com김소영 기자 ksy@donga.com}
정부의 공식 통계에 잡히지 않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중환자가 한 달 만에 6배 가까이로 늘었다. 정부는 코로나19에 확진되고 위중증이더라도 기계장치 없이 스스로 숨을 쉬는 경우 ‘코로나19 중환자’로 집계하지 않는다. 하지만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으로 인해 심뇌혈관 환자 등 비(非) 호흡기 중환자 감염이 늘면서 의료 현장의 인력부족이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공식 집계 안하는 중환자 5.7배로 1일 질병관리청은 이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중환자가 727명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같은 날 전국 코로나19 중환자 전담 병상은 이보다 훨씬 많은 1324개가 사용 중이다. 중환자 수는 적은데 병상이 차는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현재 질병청은 코로나19 확진자 가운데 인공호흡기나 인공심폐기(에크모) 등 기계에 호흡을 의존하는 ‘기계 호흡 중환자’만 코로나19 중환자로 집계하고 있다. 이 때문에 1일 기준 597명의 환자가 코로나19에 확진돼 중환자 병상에 입원했지만, 스스로 호흡할 수 있어 코로나19 중환자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들 대부분은 뇌졸중이나 협심증, 당뇨병, 콩팥병 등 비 호흡기 계통의 기저질환을 앓고 있다. 이 같은 ‘자가 호흡 중환자’는 지난달 1일 104명에서 한 달 만에 5.7배로 늘어났다. 같은 기간 정부가 통계를 관리하는 기계 호흡 중환자가 2.7배로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증가세가 훨씬 가파르다. 최근 자가 호흡 중환자가 크게 늘어나는 것은 오미크론 변이의 특성 때문이다. 감염돼도 폐렴 등 호흡기 증상이 위중증으로 악화하는 비율이 기존 ‘델타 변이’보다 낮다. 반면 전파력이 강해 기저질환자의 감염을 초래하고, 발열과 혈전(혈관 속 핏덩이) 증상을 일으켜 환자의 면역력을 떨어뜨린다. 뇌졸중 등을 앓는 환자가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되면서 지병이 악화하거나 합병증이 생겨 입원하는 경우가 늘어나는 것이다. 지난해 말 델타 변이 유행 땐 코로나19 중환자 대다수가 폐렴 환자였던 것과 대조적인 현상이다.● “의료인력 부족 이미 현실화”문제는 자가 호흡 중환자 치료에도 적지 않은 의료 인력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인공호흡기를 쓰지 않을 뿐, 스스로 거동하지 못하는 환자의 회복과 생명 유지에는 폐렴 환자 치료 못잖게 많은 일손이 필요하다. 실제 서울 성동구의 한 대형병원은 인력 부족으로 인해 지난달 27일부터 대동맥 응급 수술을 중단했다. 충남 천안시의 한 병원도 지난달 28일부터 뇌출혈과 뇌경색, 대동맥 파열 환자를 받지 못하고 있다. 의료진의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속출하면서 인력 부족을 부채질하는 점도 우려된다. 서울 동대문구의 한 대학병원은 산부인과 의료진이 대거 감염돼 격리되면서 응급 분만 산모를 받지 못하고 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 전담 병상에 일손이 차출되면서 일반 중환자실의 인력 부족 문제도 심각하다”라며 “‘사람을 더 뽑으면 되지 않냐’는 말도 있는데, 누적된 피로 탓에 그만두려는 기존 직원들을 붙잡는 일도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중환자 대응이 한계에 부딪히기 전에 의료 체계를 미리 정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인공호흡기 없이 바이러스 전파를 막을 수 있는 분리 공간만 갖춘 병상을 확보해, 급증하는 자가 호흡 중환자들을 수용하자는 제언도 나온다. 국내외 코로나19 대응을 연구하는 장영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코로나19 중환자는 당분간 더 가파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서둘러 의료 인력과 설비를 재점검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김소영 기자 ksy@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심하게 앓을수록 재감염을 막아주는 ‘중화항체’가 오래 갔다는 국내 연구 결과가 나왔다. 반면 무증상 감염의 경우 재감염 예방 효과가 거의 없었다. 1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오명돈 박완범 최평균 교수 연구팀은 ‘코로나19 초기 감염 환자의 델타 변이에 대한 중화반응 연구’ 논문을 최근 대한의학회지(JKMS)에 발표했다. 논문에 따르면 연구팀은 2020년 2월 1일부터 6월 30일까지 서울대병원 격리 병동에 입원했던 코로나19 환자 16명의 중화 능력을 12개월간 추적 관찰했다. 이 가운데 8명은 폐렴 증상이 심해 산소요법 치료 등이 필요한 중환자였고 4명은 경증, 4명은 무증상이었다. 16명 모두 연구 기간 내에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지 않았다. 중환자 8명에게선 공통적으로 감염된 지 2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를 무력화할 수 있는 중화항체가 측정됐다. 5개월 후에도 이런 중화항체를 유지한 중환자는 5명이었고, 12개월 후에는 3명이었다. 경증 환자는 4명 중 3명이 감염 2개월 시점에서 델타 변이의 중화항체를 나타냈다. 5개월 후엔 2명으로 줄었고 12개월 후엔 1명도 남지 않았다. 무증상 확진자 4명의 경우엔 델타 변이 중화항체를 보인 사람이 없었다. 연구팀은 “무증상 확진의 혈액에는 델타 변이를 막을 중화항체가 거의 없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코로나19를 가볍게 앓았다가 회복하면 ‘자연면역’을 획득해 다시는 확진되지 않는다는 일각의 주장과는 다른 결론이다. 코로나19에 확진됐어도 무증상이라면 델타 변이를 막을 수 있는 중화항체가 형성될 가능성이 매우 낮았고, 경증인 경우에도 감염된 지 5개월 만에 중화항체가 급격히 줄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코로나19에서 회복했어도 무증상 환자라면 예방접종을 미뤄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가 ‘코로나19를 심하게 앓았던 사람은 백신을 맞지 않아도 된다’는 것으로 해석되는 것도 경계했다. 중환자 중에는 코로나19에 감염된 지 5개월이 지난 시점에 중화항체가 40분의 1 수준으로 감소한 경우도 있었기 때문이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주말 사이에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이후 가장 많은 하루 사망자가 나왔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에 이어 사망자마저 짧은 기간에 ‘더블링’(2배로 증가) 현상을 나타내고 있다. ‘오미크론 변이’는 치명률은 낮지만 전파력이 강한 탓에, 국내에서도 미국 등과 마찬가지로 ‘델타 변이’ 유행 때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숨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델타 변이 초기보다 많은 사망자 27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전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하루 사망자는 112명으로 집계돼 지금까지 중 가장 많았다. 지난주(20∼26일) 총 사망자는 541명에 달했다. 주간 단위로 역대 최다일 뿐 아니라 2주 전(187명)과 비교하면 2.9배로 늘었다. 지난해 말에는 장례시설 부족으로 사망자가 응급실에서 2, 3일 동안 ‘화장(火葬) 대기’를 하는 일까지 벌어졌지만 당시에도 주간 최다 사망자는 532명(12월 19∼25일)에 그쳤다. 앞으로 오미크론 변이로 인한 사망자 규모가 델타 변이를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 오미크론 변이가 우세종이 된 이후 국내에서 5주 동안 발생한 코로나19 사망자는 1282명으로, 같은 기간 델타 변이(164명)에 비해 많다. 외신에 따르면 미국은 이미 이달 중순에 오미크론 변이에 의한 사망자 수가 델타 변이 사망자 수를 넘어섰다. 최근 발생한 사망자는 절반 이상이 80세 이상 고령층이다. 특히 요양병원이나 요양원 등 노인 요양시설에서 집단감염이 끊이지 않아 인력 부족 문제도 가시화되고 있다. 인천의 한 요양병원 관계자는 “병상 이송이 지연되거나 환자의 욕창 관리가 되지 않는 일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요양시설 입소자 등을 대상으로 한 코로나19 백신 4차 접종은 14∼26일 1만1814명만 참여했다. 전체 대상자(약 180만 명)의 0.7% 수준에 그치는 수치다.○ 한 주 만에 확진자 100만 명 늘어 27일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299만4841명으로 집계됐다. 28일 0시 기준으로는 300만 명을 넘어서는 것이 확실시된다. 국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6일 100만 명, 21일 200만 명을 각각 넘어섰다. 전체 확진자 수가 100만 명을 넘기까지 2년 이상이 걸린 반면, 200만 명에서 300만 명대로 올라서는 데는 단 1주일이 걸렸다. 급격한 확진자 증가에 따라 긴급 상황도 나오고 있다. 27일 경기 성남에서는 코로나19에 확진된 30대 만삭 임신부 A 씨(36)가 300여 km 떨어진 경남 진주까지 이동한 뒤 출산한 일도 있었다. 이날 오전 2시 18분 “양수가 터진 채 하혈하고 있다”는 내용의 119 신고가 접수됐다. 구급대원들이 성남 인근 병원 27곳에 연락했지만 확진된 임신부 수용 병상이 없다는 답만 들었다. 오전 7시 5분경 진주 경상대병원에서 “환자 수용이 가능하다”는 연락을 받고 소방당국은 A 씨를 구급차에 태워 헬기 이송이 가능한 충남 천안의 병원까지 보냈다. A 씨는 그곳에서 헬기를 타고 오전 10시 27분경 경상대병원에 도착해 무사히 출산했다. 산모와 아기 모두 건강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확진자 급증에 따라 의료인력 부족 문제가 심화되면서 서울대병원이 26일부터 국내 대형 대학병원 중 처음으로 확진된 의료진의 격리 기간을 기존 7일에서 5일로 줄이기도 했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김소영 기자 ksy@donga.com성남=이경진 기자 lkj@donga.com}
앞으로 의료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될 경우 3∼5일만 격리한 뒤 다시 의료 현장에 복귀할 수 있게 된다. 의료진 확진이 늘어나며 병원 운영이 마비되는 일을 막기 위해서다. 24일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청은 병원 내 필수 의료 인력이 코로나19에 확진될 경우 격리 기간(7일)을 채우지 않고 진료에 투입해도 격리 장소 이탈로 보지 않는다는 공문을 일선 보건소와 의료기관에 배포했다. 다만 증상이 없거나 가벼운 의료진에 한하고, 복귀 전 신속항원검사에서 음성 판정이 나와야 한다. 이기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통제관은 “일부 병원에서 의료진이 대거 확진되면서 환자를 받지 못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어서 이같이 조치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일부 병원에서는 확진으로 인한 의료진 결근율이 50%가 넘는 진료과목이나 병동에 한해 격리 기간을 단축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자체 기준을 마련 중이다. 다만 일부 병원은 조기 복귀한 의료진이 일반 환자를 감염시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주저하고 있다. 코로나19 환자를 음압병상이 아닌 일반 병상에서 진료하는 병원도 전국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병원은 22일부터 원내 입원 환자 중 코로나19에 감염됐지만 무증상이거나 경증인 경우 음압병상이 아닌 일반 병상에서 치료하는 새 지침을 시행했다. 이전까지는 코로나19에 확진되면 주로 감염내과와 호흡기내과 의료진이 담당했지만 주치의가 계속 담당하는 방식이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이런 진료 방식을 자체 업무연속성계획(BCP)에 도입하는 병원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김소영 기자 ksy@donga.com}
앞으로 의료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될 경우 3~5일만 격리한 뒤 다시 의료 현장에 복귀할 수 있게 된다. 의료진이 확진이 늘어나며 병원 운영이 마비되는 일을 막기 위해서다. 24일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청은 병원 내 필수 의료 인력이 코로나19에 확진될 경우 격리기간(7일)을 채우지 않고 진료에 투입해도 격리 장소 이탈로 보지 않는다는 공문을 일선 보건소와 의료기관에 배포했다. 다만 증상이 없거나 가벼운 의료진에 한하고, 복귀 전 신속항원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도록 했다. 이기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통제관은 “일부 병원에서 의료진이 대거 확진되면서 환자를 받지 못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어서 이 같이 조치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일부 병원에서는 확진으로 인한 의료진 결근률이 50%가 넘는 진료과목이나 병동에 한해 격리 기간을 단축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자체 기준을 마련 중이다. 김남중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순환기내과 등 환자 생명 유지에 관여하는 진료과목에서 인력이 절반 넘게 격리되는 상황이 오면 결심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다만 일부 병원은 조기 복귀한 의료진이 일반 환자를 감염시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주저하고 있다. 코로나19 환자를 음압병상이 아닌 일반 병상에서 진료하는 병원도 전국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병원은 22일부터 원내 입원 환자 중 코로나19에 감염됐지만 무증상이거나 경증인 경우 음압병상이 아닌 일반 병상에서 치료하는 새 지침을 시행했다. 이전까지는 코로나19에 확진되면 주로 감염내과와 호흡기내과 의료진이 담당했지만 주치의가 계속 담당하는 방식이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이런 진료 방식을 자체 업무연속성계획(BCP)에 도입하는 병원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김소영 기자 ksy@donga.com}
23일 오전 발표될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6만 명 안팎이 될 것으로 보인다. 22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가 9만9573명이었는데 하루 만에 6만 명가량 폭증한 것이다. 22일 각 시도 집계에 따르면 이날 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잠정 집계된 신규 확진자는 15만9000명이 넘어 역대 최다였다. 방역당국은 전날 ‘23일 전후로 하루 신규 확진자가 13만 명 수준에 이를 수 있다’고 내다봤는데 이를 훌쩍 넘겼다. 2일 처음으로 2만 명대가 된 하루 신규 확진자는 5일 3만 명, 9일 4만 명, 10일 5만 명, 16일 9만 명, 18일 10만 명을 넘어섰다. 21일 기준 재택치료자는 처음 49만 명이 넘었다. 최근 1주일(16∼22일) 코로나19 사망자는 338명으로 전주(241명)보다 1.4배로 늘었다. 정부 예측을 뛰어넘는 확진자 폭증이 거듭되면서 코로나19 확진 사망뿐 아니라 병상 부족 등 간접 원인으로 인한 사망자도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22일 통계청은 ‘코로나19 초과사망 분석’ 보고서에서 델타 변이가 유행한 지난해 11월 28일부터 올 1월 1일까지 5주간 국내 초과사망이 4429명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질병관리청이 집계한 코로나19 사망자 2133명보다 2296명 많다. ‘초과사망’은 과거 3년의 같은 기간보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숨졌는지 나타낸 것으로, 코로나19 확진 사망자뿐 아니라 제때 치료받지 못한 비코로나 사망자까지 포괄한 통계다. 2296명은 코로나19가 간접적으로 사망에 영향을 미친 ‘예방 가능했던 사망자’인 셈이다. 박은철 연세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지난해 말 의료 역량이 코로나19에 집중되면서 다른 환자들은 치료를 포기한 영향으로 보인다”고 말했다.병상대란 한달여간 간접사망, 코로나 확진 사망자보다 많아한달새 4429명 초과사망 발생은 태풍-지진 같은 대형 자연재해 수준최근 병상부족에 대책 시급 목소리… 정부, 확진의료진 격리 단축 검토 #1. 지난해 12월 초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 심정지 환자 A 씨가 이송됐다. 곧장 강심제(심장약)를 투여해야 했지만 그럴 수 없었다. 응급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로 가득 차 있었기 때문이다. 의료진은 구급차 안으로 뛰어 들어가 15분간 심폐소생술을 했지만 A 씨는 끝내 숨졌다. #2. 이달 21일 B대학병원은 뇌출혈 응급수술을 중단했다. 신경외과 의료진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서다. 인근 다른 병원도 마취과 사정으로 뇌출혈 환자를 받지 못하게 됐다. 이 지역에서 뇌출혈 응급수술이 가능했던 병원 2곳이 갑자기 ‘진료 불가’를 통보하면서 응급환자들은 먼 병원으로 이송될 처지가 됐다.병상 대란 당시 초과사망, 자연재해 수준A 씨와 같은 죽음은 코로나19의 간접적인 영향에서 비롯됐지만 질병관리청의 코로나19 사망 집계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코로나19 확진으로 인한 사망이 아니기 때문이다. B대학병원에서 치료받지 못하는 뇌출혈 환자가 사망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통계청 초과사망 통계로는 A 씨처럼 코로나19가 직접 사인은 아니나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친 사망자가 얼마나 되는지 가늠할 수 있다. 22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28일부터 올 1월 1일 사이에 국내에서는 총 3만4954명이 사망했다. 과거 3년간(2018∼2020년) 같은 기간에 신고된 최다 사망자(3만525명)보다 4429명이 많았다. 초과사망이 4429명이었다는 뜻이다. 한 달여 만에 4000명이 넘는 초과사망이 발생한 것은 태풍이나 지진 등 대형 자연재해 때나 볼 수 있는 규모다. 오히려 코로나19의 경우 확진 사망자가 늘어도 사적모임 제한 등 방역 조치로 교통사고 사망자가 줄기 때문에 전체 사망자는 크게 늘지 않는 게 보통이다. 그런데도 지난해 말엔 코로나19가 간접적으로도 수많은 죽음을 초래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환자 치료에 병상이 대거 차출되면서 일반 환자들이 제때 치료받지 못한 점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지난해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 시기 코로나19 확진자들이 전담병상에 입원하지 못하고 응급실 병상에서 300시간 넘게 대기하는 사례가 속출하면서 심근경색 등 일반 응급환자가 갈 병상도 부족했다. 중환자 병상 부족으로 암이나 장기이식 수술을 연기하는 일도 비일비재했다. 의료진 격리에 일선 병원 ‘진료 불가’ 속출23일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6만 명 안팎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최근 일선 병원에서는 지난해 말과 비슷한 병상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의료진이 집단 감염돼 병동이 통째로 폐쇄되는 사례도 나온다. 의료진 확진 탓에 환자 수용 불가를 통보한 병원은 수도권에만 6곳이었다. 일반 응급환자가 발열 등 코로나19 의심 증상을 보일 경우 유전자증폭(PCR)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음압격리실에서 대기해야 하는데, 이런 공간도 점점 여유가 줄고 있다. 전문가들은 의료 공백을 메울 대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응급환자의 PCR 검사 대기 공간을 늘리고 의료진 격리에 따른 일손 부족을 해결해야 한다는 얘기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금 상황은 지난해 말보다 더 안 좋다. 이대로는 정상 진료가 어려운 상황까지 올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의료 여력 확보를 위해 코로나19 확진 의료진의 격리 기간을 단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오늘부터 QR코드 안 찍어도 되는 거 아니에요?” 20일 오전 서울 용산구의 한 중식당에서 작은 실랑이가 벌어졌다. 사장 이신철 씨(51)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확인을 위해 QR코드를 찍어야 한다”고 하자 손님은 “오늘부터는 인증을 하지 않아도 되는 것 아니냐”고 버텼다. 이 씨는 결국 질병관리청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쿠브(COOV)’로 백신 접종 기록을 확인한 후 손님을 들여보냈다.○ 자영업자 “안내 어려워” 불복 움직임도정부가 19일부터 출입명부 작성 의무를 없애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 미적용 시설을 입장할 때는 QR코드 인증을 하지 않아도 된다. 역학조사가 간소화되면서 출입명부 작성의 필요성이 줄었기 때문이다. 시민들은 환영하는 분위기다. 19일 서울의 한 백화점을 찾은 정모 씨(54)는 “그동안 QR 인증 때문에 줄을 서야 했는데 한결 편해졌다”고 했다. 하지만 방역패스는 그대로 유지되다 보니 식당과 카페 등에서는 백신 접종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QR코드 인증을 이어가고 있다. 자영업자 사이에선 ‘QR코드가 아예 폐지된 줄 아는 손님이 많아 안내가 힘들다’는 푸념이 나온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방역패스를 안 지키겠다는 자영업자도 늘고 있다. 식당을 운영하는 김모 씨(61·서울 종로구)는 “(코로나19가) 이미 퍼질 대로 퍼졌는데 굳이 번거롭게 확인을 해야 하나 싶다. 원하는 사람만 QR코드를 찍으라고 할 생각”이라고 했다. 역학조사가 사실상 사라진 상황이기 때문에 방역패스를 지키지 않더라도 처벌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한국외식업중앙회 관계자는 “QR코드를 확인하지 않겠다는 자영업자들이 상당수 있는 것으로 안다”며 “백신을 맞고도 확진되는 돌파감염이 워낙 많다 보니 접종 여부 확인이 별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했다. 방역패스로는 백신 접종 여부만 확인할 수 있어 돌파감염된 확진자를 걸러낼 수 없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확진자 동선 추적이 자율화된 상황이다 보니 백신 접종자가 확진 상태에서 식당 카페를 이용하더라도 걸러낼 수 없는 것이다.○ 시민 이동량 팬데믹 이전 수준20일 구글의 ‘지역 사회 이동량 경향’에 따르면 9∼15일 하루 평균 국내 다중이용시설 방문자 수는 2020년 1월보다 0.9% 많았다.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거의 회복된 것이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최근 잇달아 방역 완화 조치를 발표해 사회 전반적으로 방역에 대한 긴장감이 떨어졌다고 보고 있다. 국내외 코로나19 대응을 연구하는 장영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확진자가 증가하는 시기에 이동량도 늘어나는 건 해외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일”이라고 지적했다.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송진호 기자 jino@donga.com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