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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도형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53·사진)가 음주운전 및 폭력 전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논란이 불거지자 강 후보자는 “국무위원 후보자로서 매우 송구스럽다”며 사과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의원이 8일 경찰청에서 받은 범죄경력 조회 결과에 따르면 강 후보자는 2004년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으로 제주지방법원으로부터 벌금 150만 원의 처분을 받았다. 1999년에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벌금 30만 원의 처분을 받았다. 김 의원실 관계자는 “음주운전 초범임에도 불구하고 당시 기준으로 벌금 150만 원의 형이 나온 것으로 봤을 때 혈중알코올농도가 상당히 높았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해양과학 전문 연구원 출신인 강 후보자는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원장으로 재임 중이던 4일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다. 민주당은 “인사 참사”라며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임오경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윤석열 정부에서는 국민을 어떻게 보기에 음주운전도 부족해서 폭력 전과까지 있는 사람을 장관 후보자로 추천하느냐”며 “강 후보자는 당장 자진사퇴하고, 윤 대통령은 연이은 인사 참사에 대해 사과하라”고 성토했다. 김두관 의원은 “폭력과 음주운전 등 범죄 전과가 있는 사람이 장관 후보자에 오르게 됐는데, 법무부의 인사검증이 제대로 이뤄졌는지 의문”이라며 “국회 인사청문 과정에서 면밀히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강 후보자는 100자 분량의 입장문을 내고 “젊은 시절 성숙하지 못했던 판단과 행동에 대해 깊이 뉘우치고 반성하고 있다”며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저의 불찰”이라고 밝혔다. 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최동수 기자 firefly@donga.com}
신임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강도형 전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원장(53)이 음주운전 및 폭력 전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더불어민주당 김두관 의원실이 8일 경찰청에서 받은 범죄경력 조회결과에 따르면 강 후보자는 2004년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으로 제주지방법원으로부터 벌금 150만 원의 처분을 받았다. 1999년에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30만 원의 처분을 받았다. 김 의원실 관계자는 “음주운전 초범임에도 불구하고 당시 기준으로 벌금 150만 원의 형이 나온 것으로 봤을 때 혈중알코올농도가 상당히 높았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김두관 의원은 “폭력과 음주운전 등 전과를 보유한 사람이 장관 후보자에 오르게 됐는데, 법무부의 고위직 인사검증이 제대로 이뤄졌는지 의문”이라며 “국회 인사청문 과정에서 면밀히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21대 국회의 마지막 정기국회 종료가 이틀 앞둔 가운데 국회의원 징계안 52건이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계류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1대 국회에서 부정부패·막말 등 각종 의혹으로 징계안이 발의된 의원 중 징계가 의결된 의원은 한 명에 불과해 “국회가 온정주의에 빠져 제 머리를 못 깎는다”는 비판이 나온다. 계류된 징계안은 국회 임기만료로 폐기될 전망이다. 7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1대 국회에서 발의된 의원 징계안은 총 53건이다. 이 중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징계안은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의 징계안 1건뿐으로, 나머지 52건은 윤리특위에서 계류 중이다. 김 대표의 징계안도 윤리특위를 거치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을 처리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의를 방해했다는 이유로 김 대표에 대한 징계안을 본회의에 직회부해 처리했다. 외부 전문가들이 모인 국회 윤리심사자문위원회가 징계 최고 수위인 제명 의견을 낸 의원 3명에 대한 징계안도 아직 국회에 계류 중이다. 피감기관 가족회사 수주 논란에 휩싸인 국민의힘 박덕흠 의원과 정의기억연대 후원금 횡령 의혹이 불거진 무소속 윤미향 의원, 거액의 가상자산(코인) 투기 논란이 일었던 무소속 김남국 의원 등이다. 윤 의원과 김 의원은 민주당 출신이다. 민주당 소속인 변재일 윤리특위 위원장은 통화에서 “현재로서는 여야 간사 간 협의가 있지 않은 한 가까운 시일 내 윤리특위를 개최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윤리특위 관계자는 “정기국회가 끝나더라도 임시국회가 열리면 윤리특위를 개의할 수는 있지만 특별한 이슈가 불거지지 않는 한 추가로 열릴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21대 국회 임기가 시작된 뒤 약 3년 7개월 동안 윤리특위 전체회의가 열린 횟수는 단 9차례에 불과하다. 국회의원 징계안 뭉개기는 국회마다 되풀이되고 있다. 2000년 이후 발의된 의원 징계안 247건 중 실제로 가결된 것은 김 대표의 징계안, 2011년 성희롱으로 국회 출석 정지 30일 징계를 받은 강용석 전 의원의 징계안 등 2건뿐이다. 정치권에선 국회의원의 윤리의식 제고와 자정 작용을 위해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중진 의원은 “징계안이 여야 간사 간 합의로 윤리특위 전체회의에 상정되는 방식이라 서로 눈치를 보느라 상정조차 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징계안이 일정 시간 지나면 의무적으로 회의에 상정돼 심의·처리될 수 있도록 국회 규칙을 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21대 국회의 마지막 정기국회 종료가 이틀 앞둔 가운데 국회의원 징계안 53건이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계류돼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1대 국회에서 부정부패·막말 등 각종 의혹으로 징계안이 발의된 의원 중 징계가 의결된 의원은 한 명에 불과해 “국회가 온정주의에 빠져 제 머리를 못 깎는다”는 비판이 나온다. 계류된 징계안은 국회 임기만료로 폐기될 전망이다.7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1대 국회에서 발의된 의원 징계안은 총 53건이다. 이중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징계안은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의 징계안 1건 뿐으로, 나머지 52건은 윤리특위에서 계류 중이다. 김 대표의 징계안도 윤리특위를 거치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을 처리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의를 방해했다는 이유로 김 의원에 대한 징계안을 본회의에 직회부해 처리했다.외부 전문가들이 모인 국회 윤리심사자문위원회가 징계 최고수위인 제명 의견을 낸 의원 3명에 대한 징계안도 아직 국회에 계류 중이다. 피감기관 가족회사 수주 논란에 휩싸인 국민의힘 박덕흠 의원과 정의기억연대 후원금 횡령 의혹이 불거진 무소속 윤미향 의원, 거액의 가상자산(코인) 투기 논란이 일었던 무소속 김남국 의원 등이다. 윤 의원과 김 의원은 민주당 출신이다. 민주당 소속인 변재일 윤리특위 위원장은 통화에서 “현재로서는 여야 간사 간 협의가 있지 않은 한 가까운 시일 내 윤리특위를 개최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윤리특위 관계자는 “정기국회가 끝나더라도 임시국회가 열리면 윤리특위를 개의할 수는 있지만 특별한 이슈가 불거지지 않는 한 추가로 열릴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21대 국회 임기가 시작된 뒤 약 3년 7개월 동안 윤리특위 전체회의가 열린 횟수는 단 9차례에 불과하다.국회의원 징계안 뭉개기는 국회마다 되풀이되고 있다. 2000년 이후 발의된 의원 징계안 247건 중 실제로 가결된 것은 김 대표의 징계안, 2011년 성희롱으로 국회 출석정지 30일 징계를 받은 강용석 전 의원의 징계안 등 2건뿐이다.정치권에선 국회의원의 윤리의식 제고와 자정 작용을 위해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중진 의원은 “징계안이 여야 간사 간 합의로 윤리특위 전체회의에 상정되는 방식이라 서로 눈치를 보느라 상정조차 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징계안이 일정 시간 지나면 의무적으로 회의에 상정돼 심의·처리될 수 있도록 국회 규칙을 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경기 부천보다 선거구당 평균 인구수가 적은) 서울 강남 3석을 놔두고 부천 4석을 줄였다. 지역균형 발전 차원에서 전북만 1석을 줄인다는 것도 맞지 않다.”(더불어민주당 정무조정실장 김영진 의원) “전국 선거구 인구 기준을 적용했으니 특정 정당의 유불리 문제가 아니다.”(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여당 간사 국민의힘 김상훈 의원) 여야가 6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국회의원선거구획정위원회(획정위)가 국회에 제출한 선거구 자체 획정안을 둘러싸고 정면 충돌을 예고했다. 민주당은 “공직선거법의 행정구역 내 합리적 인구 기준, 지역균형 발전 조항을 심각하게 위배한 획정안인 만큼 재논의가 필요하다”며 텃밭인 서울 노원과 전북의 의석을 복원하고 여당 현역 지역구인 서울 강남과 대구에서 감석을 벼르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은 선관위 획정안이 불리할 것이 없다는 판단에 따라 획정안대로 협상하자는 태도다. 12일 내년 총선 예비후보자 등록이 코앞이지만 여야가 접점을 찾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여야 원내대표는 7일 국회의장 주재로 회동할 예정이다.● 부천 4석→3석에 野 현역, 지도부에 대책 촉구이날 민주당은 획정안에 대해 “여당에 편향됐기 때문에 결코 수용할 수 없다”며 반발을 이어갔다. 전날 획정위는 올해 1월 기준 전국 선거구의 평균 인구를 토대로 ‘하한 13만6600명, 상한 27만3200명’의 기준에 따라 서울과 전북은 각각 1석이 줄고 인천과 경기는 각각 1석 늘리는 획정안을 내놨다. 합구 대상에 민주당 텃밭인 전북과 민주당 현역 지역구인 서울 노원과 경기 부천 등이 포함되자 반발한 것. 부천 현역 의원인 민주당 김경협 김상희 서영석 의원은 전날 홍익표 원내대표실을 방문해 “대책을 세워 달라”고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전북 지역에 시군구 일부 분할을 허용하는 특례를 도입해 의석을 복원하고 다른 지역구에서 1석을 줄이는 방안을 마련할 전망이다. 김영진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획정안은 비례성의 원칙에도 맞지 않는 편파적인 안”이라며 “전북은 인구 하한선을 합리적으로 조정하면 (의석수 유지가) 가능하다”고 했다. 민주당은 선거구 수 대비 평균 인구수 하위권인 서울 강남, 대구 달서를 감석 대상으로 거론하고 있다.● 與 “시도별 정수 공개로 조정 어려워”반면 국민의힘은 이날 획정안이 정한 증·감석 안에 힘을 싣는 반응을 내놓았다. 김상훈 의원은 이날 오전 당 획정안 관련 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획정위에서) 민주당 의견을 반영해서 이번 획정안을 정한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에서는 수도권 감석에 대한 민주당 반발에 “민주당이 수도권 의석을 다수 점하고 있다 보니 불리한 것처럼 인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전북에서 1석을 복원하는 것에도 회의적이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이제 와서 전북을 늘리자고 하면 전라도보다 인구가 많은 충청도가 ‘우리도 늘려 달라’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전라도는 의석수는 1석 감소하면 19석으로 충청과 같은데, 인구수는 각각 358만4936명, 371만7372명으로 충청이 더 많다. 국민의힘은 시도별 정수는 그대로 둔 채 선거구 구역, 경계 조정만 수정하는 게 현실적이라는 태도다. 국민의힘 정개특위 관계자는 “이미 전국 각 지역에서 선거구 증·감석을 다 알고 있는데, 자기 지역을 줄인다고 하면 가만 있겠느냐”고 했다. 획정위는 야당의 반발과 관련해 "국민의힘 민주당 정의당 등 원내 정당의 의견을 고려해 획정안을 만들었다"며 “인구수 범위 기준에 따라 조정했고 정치적인 고려는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조권형 기자 buzz@donga.com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경기 부천보다 선거구당 평균 인구수가 적은) 서울 강남 3석을 놔두고 부천 4석을 줄였다. 지역균형 발전 차원에서 전북만 1석을 줄인다는 것도 맞지 않다.” (더불어민주당 정무조정실장 김영진 의원)“전국 선거구 인구 기준을 적용했으니 특정 정당의 유불리 문제가 아니다.”(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여당 간사 국민의힘 김상훈 의원)여야가 6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국회의원선거구획정위원회(획정위)가 국회에 제출한 선거구 자체 획정안을 둘러싸고 정면 충돌을 예고했다. 민주당은 “공직선거법의 행저구역 내 합리적 인구 기준, 지역균형 발전 조항을 심각하게 위배한 획정안인 만큼 재논의가 필요하다”며 텃밭인 서울 노원과 전북의 의석을 복원하고 여당 현역 지역구인 서울 강남과 대구에서 감석을 벼르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은 선관위 획정안이 불리할 것이 없다는 판단에 따라 획정안대로 협상하자는 태도다. 12일 내년 총선 예비후보자 등록이 코앞이지만 여야가 접점을 찾기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여야 원내대표는 7일 국회의장 주재로 회동할 예정이다.● 부천 4석→3석에 野현역, 지도부에 대책 촉구이날 민주당은 획정안에 대해 “여당에 편향됐기 때문에 결코 수용할 수 없다”며 반발을 이어갔다. 전날 획정위는 올해 1월 기준 전국 선거구의 평균 인구를 토대로 ‘하한 13만6600명, 상한 27만3200명’의 기준에 따라 서울과 전북은 각각 1석이 줄고 인천과 경기는 각각 1석 늘리는 획정안을 내놨다. 합구 대상에 민주당 텃밭인 전북과 민주당 현역 지역구인 서울 노원과 경기 부천 등이 포함되자 반발한 것. 부천 현역 의원인 민주당 김경협·김상희·서영석 의원은 전날 홍익표 원내대표실을 방문해 “대책을 세워달라”고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민주당은 전북 지역에 시·군·구 일부 분할을 허용하는 특례를 도입해 의석을 복원하고 다른 지역구에서 1석을 줄이는 방안을 마련할 전망이다. 김영진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획정안은 비례성의 원칙에도 맞지 않는 편파적인 안”이라며 “전북은 인구 하한선을 합리적으로 조정하면 (의석수 유지가) 가능하다”고 했다. 민주당은 선거구 수 대비 평균 인구수 하위권인 서울 강남, 대구 달서를 감석 대상으로 거론하고 있다.● 與 “시·도별 정수 공개로 조정 어려워”반면 국민의힘은 이날 획정안이 정한 증·감석 안에 힘을 싣는 반응을 내놓았다.김상훈 의원은 이날 오전 당 획정안 관련 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획정위에서) 민주당 의견을 반영해서 이번 획정안을 정한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국민의힘에서는 수도권 감석에 대한 민주당 반발에 “민주당이 수도권 의석을 다수 점하고 있다 보니 불리한 것처럼 인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전북에서 1석을 복원하는 것에도 회의적이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이제 와서 전북을 늘리자고 하면 전라도보다 인구가 많은 충청도가 ‘우리도 늘려달라’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전라도는 의석수는 1석 감소하면 19석으로 충청과 같은데, 인구수는 각각 358만4936명, 371만7372명으로 충청이 더 많다.국민의힘은 시·도별 정수는 그대로 둔 채 선거구 구역, 경계 조정만 수정하는 게 현실적이라는 태도다. 국민의힘 정개특위 관계자는 “이미 전국 각 지역에서 선거구 증·감석을 다 알고 있는데, 자기 지역을 줄인다고 하면 가만 있겠느냐”고 했다.획정위는 야당의 반발과 관련해 "국민의힘 민주당 정의당 등 원내 정당의 의견을 고려해 획정안을 만들었다"며 “인구수 범위 기준에 따라 조정했고 정치적인 고려는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조권형 기자 buzz@donga.com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국회의원선거구획정위원회(획정위)가 내년 4월 총선에 적용할 선거구 획정안을 자체 마련해 5일 국회에 제출했다. 획정안에 따르면 서울에서 노원갑, 을, 병 3개 지역구가 노원갑, 을 2곳으로 통합되면서 1석 줄게 된다. ‘정치 1번지’ 서울 종로구와 중구를 합쳐 종로-중 지역구로 개편하는 안도 포함됐다. 여야는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 획정안을 검토해 이의가 있으면 획정위에 한 차례 재획정을 요구할 수 있다. 획정위는 이날 현행 소선거구제 253개 지역구 수를 유지하는 것을 전제로 획정안을 제출했다. 올해 1월 기준 전국 선거구의 평균 인구를 토대로 ‘하한 13만6600명, 상한 27만3200명’의 기준에 따랐다. 그 결과 지난 총선에서 변경된 지역은 총 32곳이다. 합구와 분구가 각 6곳, 지역구 조정 5곳, 자치구·시군 내 경계 조정 15곳 등이다. 획정안에 따르면 서울 부산 경기 전북 전남에서 6개 선거구가 통합되고 부산 인천 경기 전남에서 6개 선거구가 분구된다. 종합하면 서울과 전북에서 각 1석이 줄고, 인천과 경기에서 각 1석이 늘게 된다. 합구에 따라 선거구가 2곳으로 줄게 된다고 획정위가 밝힌 노원구 선거구 3곳 모두 더불어민주당이 차지하고 있다. 추후 여야 합의에 따라 노원 통합이 확정되면 수도 서울의 국회의원 선거구가 처음 줄어드는 것이다. 서울 종로구와 중구는 지역구 조정 지역에 포함돼 종로-중 선거구로 변경된다고 획정위는 밝혔다. 지난 총선 때 중구는 성동구와 묶여 중-성동갑, 중-성동을 선거구였는데, 중구가 성동구에서 분리돼 서울 종로-중, 성동갑, 성동을로 조정하겠다는 것. 민주당은 “획정위가 여당 텃밭인 영남 의석수를 조정하지 않고 서울과 전북 지역 의석수만 감소하는 획정안을 내놓았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민주당은 이날 입장문에서 “서울 강남구는 합구하지 않고 전북을 1석 줄이는 안을 편파적으로 결정했다”며 “원칙과 합리성을 결여한 국민의힘 의견만이 반영된 편파적인 안”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 국회 정개특위 여당 간사인 김상훈 의원은 동아일보에 “인구 변화에 따른 상·하한 기준에 맞춰 획정된 안이라 큰 틀에서는 동의를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서울 노원 ‘갑·을·병’이 ‘갑·을’로… 野현역 3명 집안싸움 불가피 선거구획정위, 서울-전북 1명씩 줄여野 “보수 텃밭 TK-강남 왜 그대로”與 “인구 변화에 따른 획정 불가피”종로는 중구와 합쳐 ‘종로-중’으로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4선·서울 노원을)은 4일 서울 노원구 공릉동도깨비시장 고객지원센터 신축 착공식에 참석했다. 공릉동은 같은 당 고용진 의원(재선·서울 노원갑)의 지역구다. 야권 관계자는 “인접한 지역구여도 괜히 오해를 살 수 있으니 같은 당이라도 다른 현역 의원 지역구 행사에는 참석하지 않는 것이 관례”라며 “우 의원이 지역구 합구 가능성을 의식해 행사에 다녀온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선거구획정위원회(획정위)가 5일 발표한 선거구 획정안에 따르면 서울 노원갑, 을, 병(민주당 김성환) 등 3곳이 갑, 을 2곳으로 줄어든다. 이같이 합구가 예상되는 지역구에선 획정위의 발표 전부터 현역 의원들 간 기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총 지역구 수 253개를 유지한 가운데 서울과 전북은 각각 1석이 줄고 인천과 경기는 각각 1석이 늘자 여야 반응도 엇갈린다. 민주당은 “보수 텃밭인 대구경북과 서울 강남을 그대로 둔 여당 편파적 획정안”이라고 반발했고 국민의힘은 “정당별 유불리 문제가 아닌 인구 변화에 따른 획정안”이라며 표정 관리에 들어간 모습이다.● 野, 텃밭 합구에 집안싸움 불가피 획정위가 이날 올해 1월 31일을 기준으로 인구 상·하한을 따져 합구와 분구가 필요하다고 본 지역은 각각 6곳이다. 서울 노원처럼 지역구가 통합돼 의석수가 감소되는 곳이 쟁점이다. 합구 지역인 부산 남갑·남을은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초선)과 민주당 박재호 의원(재선) 간 여야 현역 대결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수영 의원은 “인구수 변화 원칙대로 해야지 이런저런 꼼수로 게리맨더링을 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고, 박재호 의원도 “합구를 염두에 두고 총선을 준비하고 있었다”며 “붙어야 하면 붙는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합구 지역에서 집안싸움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경기 부천시 4개 지역구(갑·을·병·정)와 전남 4개 지역구(전남 목포, 나주-화순, 해남-완도-진도, 영암-무안-신안)가 대표적이다. 전북 4개 지역구(전북 정읍-고창, 남원-임실-순창, 김제-부안, 완주-진안-무주-장수)도 국민의힘 이용호 의원 지역구인 남원-임실-순창을 제외하고는 전부 민주당 의원 지역구다. 이곳 모두 기존 의석에서 1석이 줄어든다. 야당 관계자는 “본인 지역구가 합구돼 사라지는 의원들은 누구와 겨뤄야 할지 고심이 깊다”고 말했다.● 與 일각 “공룡 선거구는 비현실적” 획정위는 인구 증감에 따라 지역구가 조정된 곳도 5곳이라고 밝혔다. 획정안에 따르면 ‘정치 1번지’ 종로구는 중구와 합쳐야 한다. 종로 현역 의원은 국민의힘 최재형 의원이지만 여권 내에선 한동훈 법무부 장관, 하태경 의원의 출마가 점쳐진다. 야당에서는 임종석 전 문재인 대통령비서실장,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인 곽상언 변호사, 이광재 국회 사무총장 출마도 거론돼 ‘빅매치’ 가능성도 나온다. 획정안에 따르면 ‘공룡 지역구’도 탄생한다. 강원 속초-철원-화천-양구-인제-고성은 6곳이 합쳐져 지역구 면적만 약 4922km²로 서울(605km²)의 8배가 넘는다. 국민의힘 한기호 의원(3선·강원 춘천-철원-화천-양구을)은 “인구 소멸 지역에서 아예 손을 놓으라는 의미냐. 한 사람이 무슨 수로 6개 지역을 관장하느냐”고 반발했다. 민주당 조정식 사무총장은 이날 획정안 발표 후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 의견만이 반영된 편파적인 안으로 결코 수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재의를 요구하겠다는 입장이다. 획정위 관계자는 “수도권 증석을 최대한 억제하고 선거구 조정을 최소화하는 기본원칙으로 획정안을 정한 것”이라고 했다.조권형 기자 buzz@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가 4일 “어떠한 형태든 연합 비례정당을 만들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달 12일 내년 총선 예비후보자 등록을 앞두고 야권 내 각종 비례정당 창당 움직임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민주당 원내대표가 사실상 ‘꼼수 위성정당’과의 연대 가능성을 열어둔 발언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비례정당인 ‘윤석열퇴진당’ 창당 계획을 공식화한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비례신당이 “민주당 우(友)당이 될 것”이라며 “일제 때 대한독립당이 필요한 것처럼 윤석열퇴진당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야권에서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주축이 되는 ‘조국 신당’도 이르면 이달 내 창당 절차를 밟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거대 양당이 ‘꼼수’ 위성정당을 낳은 현행 준연동제 비례대표제 개편에 손을 놓은 사이 결국 자격 미달인 정당들이 여야의 비례정당을 자임하는 ‘참칭(僭稱)’ 정당이 난립하는 사태가 현실화하고 있다는 우려다.● 洪 “연합 비례정당 필요성 부인 안 해” 홍 원내대표는 이날 MBC 라디오에서 “용혜인 (의원의) 기본소득당은 물론이고 지금 신당 작업이나 소위 비례정당을 창당하는 작업이 곳곳에서 있다”며 “이런 쪽에서 ‘민주당과 같이 하자’는 제안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당 차원에서 어떤 공식적으로 합의된 내용은 전혀 아니”라면서도 “그런 세력들과 어떠한 형태로든 연합 비례정당을 만들 필요성을 부인하지는 않겠다”고도 했다. 권칠승 수석대변인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위성정당 문제는 선거제도 만드는 것과 전혀 관계없는 얘기”라며 “민주당이 어떻게 할지 우리 행동전략”이라고 주장했다. 용 의원은 지난달 27일 야권 소수정당이 연대하는 비례정당인 ‘개혁연합신당’을 띄우면서 “민주당을 견인하는 역할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야권 관계자는 “사실상 대놓고 민주당의 위성정당이 되겠다고 선언한 것”이라며 “용 의원이 주요 현안 때마다 이재명 대표를 옹호해 왔기 때문에 민주당 강성 지지층에 상당히 호소력이 있다”고 말했다. 야권 내 인지도 있는 ‘스피커’들의 비례정당 창당 움직임에도 속도가 붙는 상황이다. 송 전 대표는 이날 BBS 라디오에서 “일제하에서 독립을 위해 싸우는 대한독립당이 필요한 것처럼 윤석열 정권은 거의 이 나라의 경쟁력을 좀먹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신당 창당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며 “지역구에서는 민주당 후보로 힘을 모아주고, 비례대표에서는 민주당의 우(友)당으로 가칭 윤석열퇴진당으로 힘을 모아 주면 서로 윈윈(win-win) 할 수 있지 않겠는가”라고 했다. 민주당의 위성정당을 자청한 것. 조 전 장관도 비례정당 창당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 전 장관과 가까운 민주당 의원은 “이달 말에는 조 전 장관 측에서 준비하는 신당의 윤곽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최근 이재명 대표를 연일 비판하며 신당 창당 가능성을 열어둔 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도 이날 연합뉴스TV 인터뷰에서 신당 창당설과 관련해 “기다림에도 바닥이 났다. 너무 길게 끌면 안 되니 생각이 정리되는 대로, 때가 되면 말하겠다”고 했다. 그는 “양 정당이 극단으로 투쟁하다 보니 아주 생산적이지 못한 정치 양극화가 지속되고 있다”며 “이걸 저지하기 위해 하나의 대안으로 제3세력의 결집이라는 모색이 있고 그 취지에 공감한다”고 말했다.● 與 “별의별 신당 난립” 비판 국민의힘은 비판을 쏟아냈다. 김병민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선거가 다가오니 우후죽순으로 신당을 하겠다는 인사들이 여기저기 넘쳐나면서 한국 정치를 희화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 관련 검찰 소환조사를 앞둔 송 전 대표를 겨냥해 “반성은커녕 본인 방탄을 위한 신당 창당이 가당키나 하나”라며 “국회는 범죄자의 방탄 도피처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장예찬 청년최고위원도 “기형적인 연동형 비례대표제 때문에 송영길의 ‘돈봉투 신당’, 조국의 ‘입시 비리 신당’, 용혜인의 ‘공항 귀빈 신당’ 등 별의별 신당이 난립하게 생겼다”고 꼬집었다. 민주당 대표를 지낸 손학규 동아시아미래재단 상임고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대표가 병립형 회귀 가능성을 시사한 것에 대해 “거대 양당의 적대적 공생관계를 공고화하고 정치적 대결구조를 심화시키는 처절한 후퇴”라며 준연동형 비례제 유지를 촉구했다.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1일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 3조 개정안)과 ‘방송 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에 대한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다. 지난달 9일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이 국회 본회의에서 해당 법안을 단독 처리한 지 22일 만이다.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는 양곡관리법 개정안과 간호법 제정안에 이어 취임 후 세 번째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임시 국무회의에서 노란봉투법과 방송 3법에 대한 재의요구안을 의결하면서 “충분한 논의 없이 국회에서 통과된 데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고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재의요구안을 재가했다. 국무회의에서 한 총리는 노란봉투법에 대해선 “건강한 노사관계를 크게 저해할 뿐 아니라 산업 현장에 갈등과 혼란을 야기하고, 국민 불편과 국가 경제에 막대한 어려움을 초래할 것”이라고 했다. 방송 3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특정 이해관계가 있거나 편향적인 단체 중심으로 이사회가 구성됨으로써 공정성과 공익성이 훼손될 위험이 매우 높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는 이날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이 대결과 독선을 선택했으니 그에 합당한 대결과 저항으로 가겠다”고 반발했다. 민주당은 이르면 8일 예정된 본회의에서 재표결을 시도할 계획이다. 다만 국회로 돌아온 법안이 통과되려면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3분의 2 이상이 동의해야 하고 국민의힘이 의석 수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재의결은 어렵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은 이날 대응책을 논의하겠다며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부대표급 회의에 불참했다. 다만 한국노총은 “경사노위 참여를 중단하는 것은 아니다”고 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이날 거부권 행사 규탄 집회를 열었다.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재계는 “거부권 행사는 꼭 필요한 조치였다”고 환영했다.노란봉투법 거부권에… 與 “문제있는 법안” 野 “절대군주 착각” 尹, 방송3법과 함께 거부권 행사정부 “노조 특혜-방송 중립성 훼손”재계 “노란봉투법 근로자 피해 볼것”노동계 “사용자 입장만 수용한것” 윤석열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 주도로 지난달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 3조 개정안)과 ‘방송 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에 대해 1일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면서 여야가 정면 충돌했다.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는 4월 양곡관리법 개정안과 5월 간호법 제정안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민주당은 “대통령은 자신이 절대군주라고 착각하느냐”며 맹폭한 반면에 국민의힘은 “문제가 있는 법안들에 대해 국민의 입장에서 판단한 것”이라고 맞섰다. 민주당은 이르면 8일 예정된 본회의에서 재표결을 시도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거부권 행사 뒤 재표결에선 출석 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을 얻어야 하고 국민의힘이 의석수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가결 가능성은 낮다. 국회가 내년도 예산안 처리를 앞둔 가운데 거야(巨野)의 입법 독주와 거부권으로 맞서는 정부 여당 간 갈등이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정부 “노조 특혜·방송 중립성 훼손”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임시 국무회의에서 의결한 노란봉투법과 방송 3법에 대한 재의요구안을 재가했다. “윤 대통령이 노란봉투법과 방송 3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한 것은 개정법으로 인해 오히려 노동 현장에서의 갈등이 늘어나거나, 공영방송의 정치적 중립성이 훼손되는 등 부작용이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정부 관계자는 설명했다. 노란봉투법은 노조의 불법 파업으로 발생한 손해에 대해서도 사측이 개별적으로 귀책 사유를 파악해 손해배상을 청구하도록 제한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방송 3법은 공영방송의 이사진 추천 권한을 시민사회 등으로 확대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한 총리는 국무회의에서 노란봉투법에 대해 “기업이 노조의 불법 파업으로 손해를 입어도 상응하는 책임을 묻기 어렵게 만들어 불법 파업을 조장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될 것”이라며 “개정안은 유독 노동조합에만 민법상 손해배상 책임 원칙에 예외를 두는 특혜를 줬다”고 지적했다. 방송 3법에 대해서는 “공영방송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 보장이 개정 목적이라고 하지만 내용은 오히려 반대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지적을 받는다”고 했다. 재계는 노란봉투법 거부권 행사를 환영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도 “개정안이 만약 시행됐다면 기업과 경제가 무너지고 가장 큰 피해는 일자리를 위협받는 중소·영세 업체 근로자들이 입었을 것”이라고 했다.● 野·노동계 “정략적 이유로 거부권” 반발민주당은 반발했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적 합의가 높고, 또 실제 법안을 개정해야 할 필요성이 매우 높은데 정략적인 이유로 거부권을 행사하는 것은 국정을 책임지고 있는 정부 여당이 취할 태도가 아니다”라고 했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이날 당 의원들과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윤 대통령을 규탄하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노란봉투법은) 부당한 손해배상 청구로 인해 노동자와 그 가족 전체가 삶의 벼랑 끝에서 비극적인 선택을 하는 상황을 막고자 한 법안”이라며 “그러한 법안을 외면한 대통령과 여당은 정말 비정하다”고 했다. 홍 원내대표는 방송 3법에 대해서도 “언론의 자유와 공영방송에 최소한의 공정 보도를 보장하기 위한 안전장치로서의, 정말 최소한의 법안”이라고 주장했다. 양대 노총 등 노동계는 노란봉투법 거부권 행사에 즉각 반발하며 투쟁 의사를 피력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은 “그토록 노사 법치주의를 외쳤던 정부는 사법부와 입법부의 판단을 깡그리 무시하고 오로지 사용자 단체 입장만 조건 없이 수용했다”고 했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변종국 기자 bjk@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1일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 3조 개정안)과 ‘방송 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에 대한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다. 지난달 9일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이 국회 본회의에서 해당 법안을 단독 처리한 지 22일 만이다.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는 양곡관리법 개정안과 간호법 제정안에 이어 취임 후 세 번째다.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임시 국무회의에서 노란봉투법과 방송 3법에 대한 재의요구안을 의결하면서 “충분한 논의 없이 국회에서 통과된 데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고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재의요구안을 재가했다.국무회의에서 한 총리는 노란봉투법에 대해선 “건강한 노사관계를 크게 저해할 뿐 아니라 산업 현장에 갈등과 혼란을 야기하고, 국민 불편과 국가 경제에 막대한 어려움을 초래할 것”이라고 했다. 방송 3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특정 이해관계가 있거나 편향적인 단체 중심으로 이사회가 구성됨으로써 공정성과 공익성이 훼손될 위험이 매우 높다”고 지적했다.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는 이날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이 대결과 독선을 선택했으니 그에 합당한 대결과 저항으로 가겠다”고 반발했다. 민주당은 이르면 8일 예정된 본회의에서 재표결을 시도할 계획이다. 다만 국회로 돌아온 법안이 통과되려면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3분의 2 이상이 동의해야 하고 국민의힘이 의석 수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재의결은 어렵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은 이날 대응책을 논의하겠다며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부대표급 회의에 불참했다. 다만 한국노총은 “경사노위 참여를 중단하는 것은 아니다”고 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이날 거부권 행사 규탄 집회를 열었다.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재계는 “거부권 행사는 꼭 필요한 조치였다”고 환영했다.노란봉투법은 법률상 사용자의 범위를 넓히고, 노조의 불법 파업에 대한 기업의 손해배상 청구를 사실상 제한하는 내용이다. 방송 3법은 공영방송인 KBS, MBC, EBS의 이사를 현행 9~11명에서 각 21명으로 늘리고, 이사 추천을 언론 관련 학회 등으로부터 받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與 “문제 있는 법안”…野, 8일 본회의서 재표결 시도 윤석열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 주도로 지난달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 3조 개정안)과 ‘방송 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에 대해 1일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면서 여야가 정면 충돌했다.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는 4월 양곡관리법 개정안과 5월 간호법 제정안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민주당은 “대통령은 자신이 절대군주라고 착각하느냐”며 맹폭한 반면 국민의힘은 “문제가 있는 법안들에 대해 국민의 입장에서 판단한 것”이라고 맞섰다. 민주당은 이르면 8일 예정된 본회의에서 재표결을 시도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거부권 행사 뒤 재표결에선 출석 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을 얻어야 하고 국민의힘이 의석수의 3분 의 1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가결 가능성이 낮다. 국회가 내년도 예산안 처리를 앞둔 가운데 거야(巨野)의 입법 독주와 거부권으로 맞서는 정부 여당 간 갈등이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정부 “노조특혜·방송 중립성 훼손”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임시 국무회의에서 의결한 노란봉투법과 방송 3법에 대한 재의요구안을 재가했다. “윤 대통령이 노란봉투법과 방송 3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한 것은 개정법으로 인해 오히려 노동 현장에서의 갈등이 늘어나거나, 공영방송의 정치 중립성이 훼손되는 등 부작용이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정부 관계자는 설명했다.노란봉투법은 노조의 불법 파업으로 발생한 손해에 대해서도 사측이 개별적으로 귀책사유를 파악해 손해배상을 청구하도록 제한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방송 3법은 공영방송의 이사진 추천 권한을 시민사회 등으로 확대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한 총리는 국무회의에서 노란봉투법에 대해 “기업이 노조의 불법 파업으로 손해를 입어도 상응하는 책임을 묻기 어렵게 만들어 불법 파업을 조장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될 것”이라며 “개정안은 유독 노동조합에만 민법상 손해배상책임 원칙에 예외를 두는 특혜를 줬다”고 지적했다. 방송 3법에 대해서는 “공영방송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 보장이 개정 목적이라고 하지만, 내용은 오히려 반대의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지적을 받는다”고 했다.재계는 노란봉투법 거부권 행사를 환영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도 “개정안이 만약 시행됐다면 기업과 경제가 무너지고 가장 큰 피해는 일자리를 위협받는 중소, 영세 업체 근로자들이 됐을 것”이라고 했다.● 野·노동계 “정략적 이유로 거부권” 반발민주당은 반발했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적 합의가 높고 또 실제 법안을 개정해야 할 필요성이 매우 높은데 정략적인 이유로 거부권을 행사하는 것은 국정을 책임지고 있는 정부 여당이 취할 태도가 아니다”라고 했다.홍익표 원내대표는 이날 당 의원들과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윤 대통령을 규탄하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노란봉투법은) 부당한 손해 배상 청구로 인해 노동자와 그 가족 전체가 삶의 벼랑 끝에서 비극적인 선택을 하는 상황을 막고자 한 법안”이라며 “그러한 법안을 외면한 대통령과 여당은 정말 비정하다”고 했다. 홍 원내대표는 방송 3법에 대해서도 “언론의 자유와 공영 방송에 최소한의 공정보도를 보장하기 위한 안전장치로서의, 정말 최소한의 법안”이라고 주장했다.양대 노총 등 노동계는 노란봉투법 거부권 행사에 즉각 반발하며 투쟁 의사를 피력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은 “그토록 노사 법치주의를 외쳤던 정부는 사법부와 입법부 판단을 깡그리 무시하고 오로지 사용자 단체 입장만을 조건 없이 수용했다”고 했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사진)이 대장동 민간업자들로부터 6억7000만 원의 불법 정치자금과 뇌물을 받은 혐의가 인정돼 징역 5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대장동 관련 사건 중 1심 판결이 내려진 첫 사례다. 판결에서 법원은 대장동 민간업자들과 당시 경기 성남시 인허가권자들의 유착관계를 상당부분 인정했다. 또 핵심 증거 중 하나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공사) 사장 직무대리의 진술과 증언에 대해 상당 부분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해 향후 쟁점이 유사한 이 대표의 대장동 관련 재판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조병구)는 30일 정치자금법 위반 및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로 기소된 김 전 부원장에 대해 “장기간에 걸쳐 인허가를 매개로 금품을 수수하고 유착한 일련의 부패 범죄”라며 이같이 선고했다. 재판부는 “추가적 방어권 보장의 필요성이 높지 않다”며 보석을 취소하고 김 전 부원장을 법정 구속했고, 벌금 7000만 원을 선고했다. 또 6억7000만 원 추징을 명령했다. 김 전 부원장은 2021년 4∼8월 유 전 직무대리와 정민용 변호사를 통해 4차례에 걸쳐 이 대표의 대선자금 명목으로 8억4700만 원을 수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2013년 2월∼2014년 4월 성남시의회 도시건설위원회 상임위원으로 활동하며 대장동 사업 관련 편의 제공을 대가로 유 전 직무대리로부터 1억9000만 원을 받은 혐의도 받았다.법원 “유동규 ‘불법자금 진술’ 신빙성”… 이재명 재판에 영향 미칠듯 ‘대장동’ 김용 징역 5년 법원 “민간업자 유착된 부패범죄”… 檢 ‘성남시에 손해’ 주장 일부 인정유동규 “자금 수혜자는 이재명”… ‘428억 약정설’ 수사 탄력받을듯 재판부는 이 가운데 김 전 부원장이 불법 정치자금 6억 원과 뇌물 7000만 원을 받은 것으로 판단했다. 뇌물 혐의액 중 1억 원도 김 전 부원장이 받은 것은 사실이라고 봤지만, 직무 관련성에 대한 증명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무죄로 판단했다. 2013년 설·추석 무렵 유 전 직무대리가 전달한 혐의를 받는 2000만 원도 진술의 신빙성이 낮다고 보고 무죄를 선고했다. 또 재판부는 “민간업자들과 지방자치단체 개발사업 인허가 관련자들 사이의 뿌리 깊은 부패 고리는 지방자치 민주주의를 우롱하고 주민 이익과 지방행정의 공공성을 심각히 훼손하는 병폐”라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법원 “유동규 진술 신빙성 있어” 재판부는 유 전 직무대리의 진술을 두고 상당 부분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일부 부정확한 진술이 있으나 범행의 주요 부분은 비교적 일관된 진술을 하고 있어 신빙성이 낮지 않다”고 했다. 검찰이 김 전 부원장의 금품수수 시기를 2021년 4∼8월경 등으로 구체적인 날짜를 특정하지 못해 소송 요건이 갖춰지지 않았다는 김 전 부원장 측 주장에 대해서도 “(공소장에) 각 범행경위, 범행장소 등을 명확히 구분해 기재돼 있다”며 “정확한 일시를 확정할 수 없어 위와 같은 표현을 사용한다고 하여 공소사실이 불특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건설업자 등으로부터 돈을 마련해 유 전 직무대리를 통해 김 전 부원장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전달한 혐의로 기소된 남 변호사에겐 징역 8개월이 선고됐다. 다만 증거인멸 우려가 없다며 법정구속은 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유 전 직무대리와 정민용 변호사에 대해선 “전달에 관여한 것은 명백하다”면서도 “단순 전달 역할을 담당했을 뿐”이라며 무죄를 선고했다. 김 전 부원장의 변호인은 선고 직후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사실이 전혀 없는데 이렇게 선고한 것에 납득할 수 없다”며 항소 의사를 밝혔다. 이 대표 측 관계자도 “1주일 만에 20억 원 넘는 후원금이 모일 정도로 경선 자금 조달 여력이 넘치는 상황에서 경선 자금 확보를 위해 범죄를 저질렀다는 건 믿기 어렵다. 부정 자금은 1원도 없었다”며 “검찰의 짜깁기 수사와 기소로 납득하기 어려운 판결이 나왔다”고 했다. 반면 유 전 직무대리는 판결 후 기자들과 만나 “있는 사실대로 (유죄가) 나온 것”이라며 “(불법 정치자금의) 수혜자는 이재명이고, 주위에 있는 사람들은 이재명을 위한 도구였다. 재판을 통해 밝혀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재명 재판·수사에도 영향 줄 듯 이날 재판부는 대장동 개발사업에 대해 “비정상적 정치적 개입을 통해 공사가 설립됐고, 공사가 민간업자들 이권 개입의 통로가 됐다”며 “(대장동) 개발이익의 상당 부분이 민간업자들에게 귀속되는 결과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공사가 이 대표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설립됐고, 민간업자들에게 이익을 몰아줘 성남시에 손해를 끼쳤다는 검찰의 주장을 법원이 일정 부분 인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법원이 대장동 재판 중 첫 선고에서 이같이 판결하면서 현재 진행 중인 대장동 관련 재판과 수사에서 이 대표 등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현재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김동현)가 심리 중인 대장동·위례신도시·성남FC 배임·뇌물 혐의 재판과 같은 법원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이준철)에서 진행되는 대장동 민간업자 배임 혐의 등 재판에서도 유 전 직무대리 진술의 신빙성을 두고 치열한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대장동 사건의) 주요 사실관계와 주요 증인의 신빙성이 모두 인정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판결문을 검토해 양형이나 법리적인 부분에서 더 다툴 게 있는지 준비할 것”이라고 했다. 법조계에선 대장동 일당이 이 대표 측에 약속한 428억 원 중 일부가 김 전 부원장에게 흘러갔다는 이른바 ‘428억 약정설’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다시 동력을 얻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검찰은 올 3월 대장동 의혹으로 이 대표를 기소하면서 증거가 충분히 수집되지 않았다며 이 혐의는 포함시키지 않았다.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장하얀 기자 jwhite@donga.com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우리가 원내 1당을 뺏겨선 안 된다. 손가락 빨고 하늘만 쳐다볼 수 없는 것 아니냐.”(더불어민주당 안규백 의원) “(위성정당 방지는) 민주당이 과거 의원총회와 전당대회에서 의결까지 한 사안이다. 이 정도로 약속한 것도 안 지키면 앞으로 무슨 얘기를 한들 국민이 믿을 수 있겠나.”(민주당 김종민 의원) 민주당이 30일 선거제 개편을 논의하기 위해 연 의원총회에서 내부적으로 정면 충돌했다. 최근 이재명 대표를 필두로 친명(친이재명)계 지도부가 ‘현실론’을 꺼내 들며 차기 총선 승리를 위해 2016년 20대 총선까지 적용됐던 ‘병립형 비례대표제’로의 회귀 필요성을 언급하자 일부 의원도 본격적으로 동조하고 나선 것. 이에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유지하면서, 꼼수 위성정당을 법으로 막아야 한다”며 ‘위성정당 방지법’의 당론 채택을 요구하는 의원들은 “그러다 소탐대실한다”고 반발했다. 친명계 지도부는 “현행 제도를 유지해 국민의힘만 위성정당을 만들면 내년 총선에서 민주당이 불리하다”는 입장이다. 이날 의총에서 의원 28명이 발언에 나선 가운데 주로 친명계 의원들이 “어떤 방식이든 한 석이라도 더 확보해 총선에서 승리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친명계인 정청래 의원은 “저쪽(국민의힘)이 총을 들고 있는데, 내가 무기를 버리면 우리 가족이 다 죽는 것 아니냐”며 위성정당이라도 다시 만들어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범친명계로 분류되는 안 의원은 의총 후 기자들과 만나 “병립형 회귀를 하든 말든 우리가 일단 1당을 해야 한다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친이해찬계인 이해식 의원은 “이 대표가 대선을 앞두고 했던 위성정당 방지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비명계 의원들의 지적에 맞서 “김대중 전 대통령도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가 번복했다”며 일축했다. 그는 “약속을 다 어기자는 취지는 아니지만 절체절명의 순간에선 실용적이고 현실주의적인 선택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취지”라고 했다. 이에 비명계 모임인 ‘원칙과 상식’ 소속 이원욱 의원은 “병립형으로 회귀시켜놓고 무슨 낯으로 표를 달라고 하나. 꼼수 부리지 말라”고 지적했고, 같은 모임 소속 김종민 의원도 “지금 민심을 얻는 길은 병립형으로 돌아가고 후퇴하는 게 아니라 약속을 지키는 것”이라고 했다. 친문(친문재인) 성향 홍영표 의원은 의총 중 기자들과 만나 “약속한 것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했다. 갑론을박이 길어지면서 당 지도부는 이날 결론을 도출하지 못했다. 이 대표는 특별한 언급 없이 듣기만 한 것으로 전해졌다.윤명진 기자 mjlight@donga.com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더불어민주당은 30일 국회 본회의에 보고된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의 탄핵소추안에서 이 위원장이 “방송 장악을 시도했다”는 점을 탄핵 사유로 꼽았다. 구체적으로는 △5인으로 구성해야 하는 방통위를 2인 체제로 운영한 것 △방송사에 보도 경위 자료를 요구한 것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업무에 개입한 것 △MBC 감독기구인 방송문화진흥회 이사를 해임한 것 △KBS 사장 선임 과정에서 이사회 파행 운영을 방치했다는 것이다. 민주당 박주민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본회의에서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이 위원장은 헌법에서 보장하는 언론 자유를 침해하고 방송법도 위반하는 등 정말 많은 탄핵 사유가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이날 이정섭, 손준성 검사에 대한 탄핵소추안도 함께 보고했다. 민주당은 이 검사에 대해선 “처가가 운영하는 골프장 직원 등의 범죄 기록을 무단 열람했다”는 의혹과 ‘자녀 위장전입’ 의혹 등을 탄핵 사유로 꼽았다. 손 검사에 대해선 ‘고발 사주’ 의혹을 탄핵 사유로 제시했다. 국민의힘은 이 위원장과 검사들에 대한 탄핵 사유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이양수 원내수석부대표는 본회의 의사진행발언에서 “민주당은 방송 장악을 이유로 이동관 위원장을 탄핵하려 하지만 이 위원장은 취임 후 석 달여간 헌법과 법률을 위반한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방송문화진흥회 권태선 이사장 등에 대한 해임 처분에 대해서는 “이 위원장 취임 전에 내려진 조치라서 설득력이 없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손 검사의 고발 사주 의혹과 이 검사의 자녀 위장전입 의혹에 대해 재판과 수사가 진행 중인 만큼 탄핵이 부적절하다는 입장이다. 이 원내수석은 “이 검사는 민주당 이재명 대표 대북송금 사건을 수사 지휘한 검사”라며 “수사 방해 또는 보복 수단으로 검사를 탄핵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마저 일고 있다”고 했다. 법조계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한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는 “수사기관의 절차에 따라 처분하는 방식을 기다리지 않고 바로 탄핵소추안을 발의한다는 것은 상당히 정치적인 행위”라며 “탄핵 절차를 복잡하게 만들어둔 이유는 그만큼 신중하게 결정하라는 의미인데 최근 취지를 벗어나 다수당의 정쟁 수단으로 전락한 경향이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유채연 기자 ycy@donga.com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대장동 민간업자들로부터 6억7000만 원의 불법 정치자금과 뇌물을 받은 혐의가 인정돼 징역 5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대장동 관련 사건 중 1심 판결이 내려진 첫 사례다.판결에서 법원은 대장동 민간업자들과 당시 경기 성남시 인허가권자들의 유착관계를 상당부분 인정했다. 또 핵심 증거 중 하나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공사) 사장 직무대리의 진술과 증언에 대해 상당 부분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해 향후 쟁점이 유사한 이 대표의 대장동 관련 재판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조병구)는 30일 정치자금법 위반 및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로 기소된 김 전 부원장에 대해 “장기간에 걸쳐 인허가를 매개로 금품을 수수하고 유착한 일련의 부패 범죄”라며 이같이 선고했다. 재판부는 “추가적 방어권 보장의 필요성이 높지 않다”며 보석을 취소하고 김 전 부원장을 법정구속했고, 벌금 7000만 원을 선고했다. 또 6억7000만 원 추징을 명령했다. 김 전 부원장은 2021년 4~8월 유 전 직무대리와 정민용 변호사를 통해 4차례에 걸쳐 이 대표의 대선자금 명목으로 8억4700만 원을 수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2013년 2월~2014년 4월 성남시의회 도시건설위원회 상임위원으로 활동하며 대장동 사업 관련 편의 제공을 대가로 유 전 직무대리로부터 1억9000만 원을 받은 혐의도 있다.재판부는 이 가운데 김 전 부원장이 불법 정치자금 6억 원과 뇌물 7000만 원을 받은 것으로 판단했다. 뇌물 혐의액 중 1억 원도 김 전 부원장이 받은 것은 사실이라고 봤지만, 직무 관련성에 대한 증명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무죄로 판단했다. 2013년 설·추석 무렵 유 전 직무대리가 전달한 혐의를 받는 2000만 원도 진술의 신빙성이 낮다고 보고 무죄를 선고했다.또 재판부는 “민간업자들과 지방자치단체 개발사업 인허가 관련자들 사이의 뿌리 깊은 부패 고리는 지방자치 민주주의를 우롱하고 주민 이익과 지방행정의 공공성을 심각히 훼손하는 병폐”라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법원 “유동규 진술 신빙성 있어”재판부는 유 전 직무대리의 진술을 두고 상당 부분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일부 부정확한 진술이 있으나 범행의 주요 부분은 비교적 일관된 진술을 하고 있어 신빙성이 낮지 않다”고 했다. 검찰이 김 전 부원장의 금품수수 시기를 2021년 4~8월경 등으로 구체적인 날짜를 특정하지 못해 소송 요건이 갖춰지지 않았다는 김 전 부원장 측 주장에 대해서도 “(공소장에) 각 범행경위, 범행장소 등이 명확히 구분해 기재돼 있다”며 “정확한 일시를 확정할 수 없어 위와 같은 표현을 사용한다고 하여 공소사실이 불특정된 것 아니다”라고 판단했다.건설업자 등으로부터 돈을 마련해 유 전 직무대리를 통해 김 전 부원장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전달한 혐의로 기소된 남 변호사에겐 징역 8개월이 선고됐다. 다만 증거인멸 우려가 없다며 법정구속은 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유 전 직무대리와 정민용 변호사에 대해선 “전달에 관여한 것은 명백하다”면서도 “단순 전달 역할을 담당했을 뿐”이라며 무죄를 선고했다.김 전 부원장의 변호인은 선고 직후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사실이 전혀 없는데 이렇게 선고한 것에 납득할 수 없다”며 항소 의사를 밝혔다. 이 대표 측 관계자도 “1주일 만에 20억 원 넘는 후원금이 모일 정도로 경선 자금 조달 여력이 넘치는 상황에서 경선 자금 확보를 위해 범죄를 저질렀다는 건 믿기 어렵다. 부정 자금은 1원도 없었다”며 “검찰의 짜깁기 수사와 기소로 납득하기 어려운 판결이 나왔다”고 했다.반면 유 전 직무대리는 판결 후 기자들과 만나 “있는 사실대로 (유죄가) 나온 것”이라며 “(불법 정치자금의) 수혜자는 이재명이고, 주위에 있는 사람들은 이재명을 위한 도구였다. 재판을 통해 밝혀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재명 재판·수사에도 영향 줄 듯이날 재판부는 대장동 개발사업에 대해 “비정상적 정치적 개입을 통해 공사가 설립됐고, 공사가 민간업자들 이권 개입의 통로가 됐다”며 “(대장동) 개발이익의 상당 부분이 민간업자들에게 귀속되는 결과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공사가 이 대표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설립됐고, 민간업자들에게 이익을 몰아줘 성남시에 손해를 끼쳤다는 검찰의 주장을 법원이 일정 부분 인정한 것으로 풀이된다.법원이 대장동 재판 중 첫 선고에서 이같이 판결하면서 현재 진행 중인 대장동 관련 재판과 수사에서 이 대표 등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현재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김동현)가 심리 중인 중인 대장동·위례신도시·성남FC 배임·뇌물 혐의 재판과 같은 법원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이준철)에서 진행되는 대장동 민간업자 배임 혐의 등 재판에서도 유 전 직무대리의 진술의 신빙성을 두고 치열한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검찰 관계자는 “(대장동 사건의) 주요 사실관계와 주요 증인의 신빙성이 모두 인정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판결문을 검토해 양형이나 법리적인 부분에서 더 다툴 게 있는지 준비할 것”이라고 했다.법조계에선 대장동 일당이 이 대표 측에 약속한 428억 원 중 일부가 김 전 부원장에게 흘러갔다는 이른바 ‘428억 약정설’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다시 동력을 얻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검찰은 올 3월 대장동 의혹으로 이 대표를 기소하면서 증거가 충분히 수집되지 않았다며 이 혐의는 포함시키지 않았다.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장하얀 기자 jwhite@donga.com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한국청년위원회(위원장 박성호)는 ‘2023 한국청년희망대상’을 시상했다고 30일 밝혔다. 26일 국회 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개최된 시상식에서는 2023 리그오브레전드 월드챔피언십(롤드컵)의 우승자 T1 오너(문현준) 선수와 배우 최시원·덱스, 가수 츄(김지우)·박혜원, 방송인 한아름송이 등 각계 청년들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한국청년희망대상을 준비한 이동헌 한국청년위원회 부위원장은 “올해 여·야가 함께하는 행사를 주최 가능했던 것은 청년들의 미래에 대한 우리 사회의 관심과 지원이 커졌기 때문”이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분야에 숨은 인재들을 발굴하는 데 힘쓰겠다”고 전했다. 조은철 부위원장은 “다양한 분야에서 노력하는 숨은 청년 인재들을 만날 수 있는 귀중한 기회였다”며 “사회에 공헌한 청년들이 응원받을 수 있는 공간을 앞으로도 계속 만들어나가겠다”고 전했다.한국청년희망대상은 청년기본법 제정일을 기념해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각 분야에 공헌한 인물을 표창하는 청년들을 위한 공익행사로 올해로 3회째를 맞이했다.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정부 여당은 내년 총선을 4개월여 앞둔 상황에서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부산 유치에 실패하자 총 34석이 걸린 부산·경남(PK) 지역 표심에 미칠 영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여권은 “PK 지역 숙원 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가겠다”며 민심 달래기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도 “현안 사업 챙기기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민심 잡기로 대응했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29일 페이스북에 “비록 엑스포의 꿈은 멈추게 됐지만, 국민의힘은 미래를 향한 부산과 대한민국의 힘찬 행보에 더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부산 숙원 사업인 가덕도 신공항 조기 개항과 엑스포 개최 예정지였던 북항 재개발 등을 차질 없이 추진하고 KDB산업은행 본점의 부산 이전도 진행하겠다는 취지다. 김 대표는 30일 오전 부산 지역 의원들과 만나 민심을 달랠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다만 엑스포 유치가 불발되면서 핵심 관문 역할로 거론됐던 가덕도 신공항 건설 사업 재조정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개최 시기에 맞춰 공항 개항 시기를 기존 2035년 6월에서 2029년 12월로 5년 6개월가량 앞당겼지만 개항 시기를 앞당길 명분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긴급 대국민 담화 브리핑을 열고 “엑스포 유치는 실패했지만 우리 국토의 균형 발전 전략은 그대로 추진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부산을 해양과 국제금융과 첨단산업, 디지털의 거점으로 계속 육성하고, 우리 영호남의 남부 지역이 유기적으로 연결해서 굳이 서울까지 오지 않더라도 남부 지역에서 부산을 거점으로 모든 경제·산업 활동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인프라 구축을 차질 없이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유치 실패를 비판함과 동시에 PK 민심 공략에 집중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29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엑스포 유치가 불발돼 참으로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비록 엑스포 유치는 실패했지만 가덕도 신공항, 광역교통망 확충 같은 남은 (지역) 현안 사업들이 중단 없이 계속 추진될 수 있도록 민주당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야당에선 친명(친이재명)계 의원들과 원외 인사들을 중심으로 정부 비판 목소리도 나왔다. 친명계 좌장인 정성호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슬프지만 이게 무능 무책임 무대책 윤석열 정권 실력이고 수준”이라며 “혈세 낭비하는 해외 관광 그만하고 민생에 집중하길 바란다”고 직격했다.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
문재인 정부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과 관련해 재판에 넘겨진 송철호 전 울산시장과 더불어민주당 황운하 의원이 1심에서 징역 3년의 실형을 각각 선고받았다. 송 전 시장의 경쟁 후보였던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의 비위 정보를 황 의원에게 전달한 혐의로 기소된 백원우 전 대통령민정비서관과 박형철 전 대통령반부패비서관도 유죄를 선고받았다. 법원이 지난 정부 청와대에서 김 대표를 겨냥한 ‘하명 수사’가 있었고 조직적으로 선거에 개입했다는 혐의를 모두 인정한 것이다. 하지만 검찰이 송 전 시장과 황 의원을 기소한 후 3년 10개월 만에야 1심 선고가 내려지면서 송 전 시장은 임기가 이미 끝났고, 황 의원도 임기를 채울 가능성이 높다.● “경찰·대통령비서실 기능 사적 이용”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3부(부장판사 김미경)는 29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송 전 시장과 황 의원에 대해 “경찰 조직과 대통령비서실의 공적 기능을 자신들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사적으로 이용해 투표권 행사에 영향을 미치려 한 선거 개입 행위는 죄책이 매우 무겁다”며 이같이 선고했다. 다만 “증거 인멸이나 도망 우려는 없다”며 이들을 법정 구속하진 않았다.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은 2018년 지방선거에서 문 전 대통령의 30년 지기이자 당시 민주당 후보였던 송 전 시장을 당선시키기 위해 당시 청와대가 조직적으로 개입했다는 의혹이다. 재판부는 핵심 쟁점이었던 김 대표에 대한 수사 청탁 부분을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송병기 전 울산시 부시장이 (김 대표) 관련 정보를 수집한 후 황 의원에게 전달했고, 황 의원은 김 대표의 측근 수사를 진행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황 의원이 김 대표를 수사할 수 있도록 청와대가 수집한 각종 비위 정보를 전달한 혐의를 받는 백 전 비서관에게는 징역 2년, 박 전 비서관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각각 선고됐고 송 전 부시장에게도 징역 3년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이진석 전 대통령국정상황실장 등이 송 전 시장의 공공병원 설립 공약을 지원했다는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송 전 시장과 송 전 부시장도 공약 지원 혐의는 무죄를 선고받았다. 민주당 경선에서 송 전 시장이 후보가 되도록 한병도 민주당 의원(전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이 경쟁 후보를 매수했다는 혐의도 재판부는 “입증할 증거가 없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선고 직후 송 전 시장과 황 의원은 “(검찰의) 일방적 주장만을 그대로 수용한 것”이라며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김 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배후 몸통을 찾아내 다시는 이런 헌정 파괴 행위가 생기지 않도록 발본색원해야 하는 일이 남은 과제”라고 했다.● 1401일이나 걸린 1심 판결 송 전 시장 등은 2020년 1월 29일 불구속 기소됐지만 재판이 계속 지연되면서 1심 선고가 나올 때까지 1401일이나 걸렸다. 그사이 송 전 시장은 지난해 6월 퇴임했고, 황 의원도 대법원 확정 판결까진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여 내년 5월까지 임기를 모두 채울 것으로 보인다. 첫 재판장이었던 김미리 부장판사는 1년 넘게 공판준비기일만 6차례 열었고, 기소 1년 4개월 만인 2021년 5월에야 첫 공판을 열었다. 진보 성향 법관 모임 우리법연구회 출신인 김 부장판사가 정권에 부담이 되는 사안에 대해 판결을 미룬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이후 김 부장판사는 건강상의 문제를 호소하며 휴직을 신청했고 재판장이 교체된 뒤에야 재판이 속도를 냈다. 이를 두고 법조계에선 공직선거법의 취지가 퇴색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직선거법은 부정한 방법으로 당선된 후보가 임기를 거의 채우는 걸 막기 위해 기소 후 6개월 내 1심 선고를 하도록 했다.● 임종석 조국 재수사 여부 주목 법원이 문재인 정부 청와대의 선거 개입을 인정함에 따라 앞서 불기소 처분을 받았던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조국 전 법무부 장관(당시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 등에 대한 재수사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현재 서울고검은 2021년 검찰이 기소하지 않은 임 전 실장과 조 전 장관, 이광철 전 대통령민정비서관에 대해 국민의힘이 항고한 사건을 검토 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판결문과 공판 내용을 분석한 뒤 심도 있게 검토해 (재수사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장하얀 기자 jwhite@donga.com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정부 여당은 내년 총선을 4개월여 앞둔 상황에서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부산 유치에 실패하자 총 34석이 걸린 부산·경남(PK) 지역 표심에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여권은 “PK 지역 숙원 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가겠다”며 민심 달래기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도 “지역 현안 사업 챙기기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지역 민심 잡기에 나섰다.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29일 페이스북에 “비록 엑스포의 꿈은 멈추게 됐지만, 국민의힘은 미래를 향한 부산과 대한민국의 힘찬 행보에 더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부산 숙원 사업인 가덕도 신공항 조기 개항과 엑스포 개최 예정지였던 북항 재개발 등을 차질 없이 추진하고 KDB산업은행 본점의 부산 이전도 진행하겠다는 취지다. 김 대표는 30일 오전 부산 지역 의원들과 만나 지역 민심을 의원들로부터 전달받고 민심을 달랠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긴급 대국민 담화 브리핑을 열고 “엑스포 유치는 실패했지만 우리 국토의 균형 발전 전략은 그대로 추진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부산을 해양과 국제금융과 첨단산업, 디지털의 거점으로써 계속 육성하고, 우리 영호남의 남부 지역이 유기적으로 연결해서 굳이 서울까지 오지 않더라도 남부 지역에서 부산을 거점으로써 모든 경제․산업 활동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인프라 구축을 차질없이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이 국토 균형 발전 전략을 서울-부산 두개의 축으로 설명하며 이를 그대로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윤 대통령은 “전 세계적으로 일본 하면 도쿄와 오사카 2개로 인식하고 있다”며 “저는 (서울-부산) 2개의 축으로서 세계에 알리고, 이것을 거점으로 해서 남부 지역의, 영호남 지역의 발전을 견인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부산을 수도 서울과 동등한 위치로 묶어 민심달래기에 나선 것.민주당은 유치 실패를 비판과 동시에 PK 민심 공략에 집중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29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엑스포 유치가 불발돼 참으로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비록 엑스포 유치는 실패했지만 가덕도 신공항, 광역교통망 확충 같은 남은 (지역) 현안사업들이 중단없이 계속 추진될 수 있도록 민주당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야당에선 친명(친이재명)계 의원들과 원외 인사들은 중심으로 정부 비판 목소리도 나왔다. 친명계 좌장인 정성호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슬프지만 이게 무능 무책임 무대책 윤석열 정권 실력이고 수준”이라며 “이제는 혈세 낭비하는 해외 관광 그만하고 민생에 집중하길 바란다”고 직격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에 ‘한 표에 얼마여’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29표 얻으려고 밤마다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보다”라고 비꼬았다.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설치는 암컷” 발언으로 여성 비하 논란을 일으킨 더불어민주당 최강욱 전 의원이 해당 발언 하루 전에도 유사한 발언을 했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최 전 의원은 18일 전북 전주에서 열린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북 콘서트에 참석했다. 조 전 장관은 이 자리에서 “유시민 작가가 윤석열 개인 또 윤석열 정부를 보고 침팬지 집단이라고 얘기를 하셨는데 아주 적절하다고 생각한다”며 “침팬지들은 기존 왕을 죽이고 권력을 빼앗은 다음 자기들끼리 격렬하게 싸워서 자기가 내세운 사람을 음모를 꾸며 몰아낸다. 최근에 보면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이라는 그룹이 또 쫓겨나고 있지 않느냐”라고 말했다. 이에 최 전 의원은 “희한하다. 윤핵관들 보면 유인원 비스름하게 생긴 사람들이 자꾸 나온다”고 호응했다. 이어 “유시민 선배가 그거 하나 놓친 것 같다”며 “적어도 침팬지 사회에서는 암컷이 1등으로 올라가는 경우는 없다”고 덧붙였다. 최 전 의원은 19일 광주에서 열린 민주당 민형배 의원의 북 콘서트에서도 윤석열 정부를 비판하면서 “암컷이 나와서 설친다”고 발언했다. 최 전 의원이 논란에도 사과하지 않고 있는 가운데 민 의원은 최근 측근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행사에서 나온 발언 때문에 심려를 끼쳤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과 함께 강경파 초선 모임인 ‘처럼회’ 소속인 양이원영 의원(비례대표)도 이날 같은 당 현역 비명(비이재명)계 의원을 비난하는 현수막을 게재하겠다고 나서 논란이 됐다. 현역 양기대 의원 지역구(경기 광명을)에서 출마를 준비 중인 양이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현수막 문구 3개를 꼽아달라며 8개의 시안을 올렸다. 시안 중에는 ‘썩은 과일을 골라내야 한다’는 문장도 포함됐는데, ‘썩은 과일’은 비명계인 양 의원을 ‘수박’(비명계를 낮잡아 이르는 말)에 빗대어 비난한 것으로 보인다. 양이 의원은 뒤늦게 해당 문구를 삭제했다.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가 28일 “(민주당이) 지금은 리더십과 강성 지지자들 영향으로 면역체계가 무너졌다”며 이재명 대표 체제를 작심 비판했다. 이 전 대표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신당을 창당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부인하지 않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이낙연계 싱크탱크 ‘연대와 공생’ 주최로 열린 ‘대한민국, 위기를 넘어 새로운 길로’ 포럼에서 기조연설을 맡아 “제1야당인 민주당은 오래 지켜온 가치와 품격을 잃었고 안팎을 향한 적대와 증오의 폭력적 언동이 난무한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그는 이 대표의 리더십과 개딸(개혁의딸) 등 강성 지지층의 팬덤 정치를 겨냥해 “참담하다. 당내 민주주의가 거의 질식하고 있다”고 진단한 뒤 “면역체계가 무너지면 질병을 막지 못하고 죽어간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도 직격했다. 그는 “(민주당이) 정책이나 비전을 내놓는 활동이 미약해졌고 어쩌다 정책을 내놓아도 사법 문제에 가려지곤 한다”고 지적했다. 이 전 대표는 기조연설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친명(친이재명) 지도부가 최근 전당대회에서 권리당원 투표 비중을 지금보다 3배 강화하기로 한 것에 대해 “사당(私黨)화 논란이 있는 것은 아쉽게 생각한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다당제 구현”을 강조하면서 신당 창당 가능성도 열어뒀다. 이 전 대표는 최근 선거제 개혁을 둘러싼 정치권 내 공방이 이어지는 것과 관련해 “다당제를 통해 무당(無黨)층을 국회에 포용하는 것이 정치 양극화 극복과 정치 불안정 예방에 필요하다”며 “당장 할 일은 위성정당 포기를 전제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유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당 창당을 염두에 두고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엔 “여러 갈래의 모색이 있다”면서 “국가를 위해서 제가 할 일이 무엇인가 하는 것은 항상 골똘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날 포럼을 찾은 한국의희망 양향자 의원 등 제3지대와의 연합 가능성에 대해서도 “아직 접촉이 있지는 않지만 그분들의 충정을 충분히 이해하고 잘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이 전 대표 발언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친명계인 민주당 출신 무소속 김남국 의원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철저하게 반성문을 써야 할 분이 자기 책임은 모두 망각한 채로 당 지도부를 흔들고 있다”며 “부동산 정책을 비롯해서 자산 양극화 심화 등(에 대해) 국무총리로서, 180석 의석을 가진 (전) 여당 대표로서 정책 실패에 대한 자신의 책임을 돌아보는 것이 마땅하다”고 했다.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