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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으로 반도체 공급난이 심화되면서 각 기업의 반도체 칩 재고량이 2년 만에 8분의 1 수준으로 내려앉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상무부는 25일(현지 시간) 반도체 공급망에 대한 정보를 취합한 결과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번 발표는 상무부가 지난해 11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전 세계 150여 반도체 제조 및 수요 기업으로부터 재고와 판매 정보 등을 담은 자료를 제출받아 분석한 결과다. 상무부는 “반도체 칩 평균 재고량이 2019년에는 40일 치에 달했지만 지난해에는 5일 치 미만으로 떨어졌고 그나마 핵심 산업 분야에선 재고량이 더 적었다”고 발표했다. 이어 “지난해 반도체 칩에 대한 평균 수요는 2년 전인 2019년보다 17% 많았다”며 “수요와 공급 사이에 중대한 불일치가 있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에 응한 기업들은 반도체 수급 불일치 상황이 향후 최소 6개월 동안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상무부는 이 같은 공급난에 대응해 가격 조사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번 조사에서 중개상을 통해 판매된 칩 가운데 비정상적으로 비싸게 팔린 경우가 발견돼 이런 판매 관행에 대한 조사에 착수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미국 대학입학자격시험 SAT가 디지털 시험으로 전환된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SAT를 주관하는 칼리지보드는 앞으로 이 시험이 노트북이나 태블릿 PC를 이용한 디지털 포맷으로 치러진다고 25일(현지 시간) 밝혔다. 디지털 포맷 방식은 미국에서는 2024년부터, 해외에서는 내년부터 적용된다. 변경된 시험 방식에 따르면 수험생은 노트북 등을 들고 학교 같은 지정된 장소에 모여 시험을 치르면 된다. 노트북이 없으면 시험 날 주최 측에서 빌릴 수 있다. 수학 시험에는 계산기 사용을 허락하며, 읽기 지문은 길이를 줄이고 더욱 다양한 주제를 다룰 계획이다. 시험 시간은 기존 3시간에서 2시간으로 줄어든다. 지난해 변경된 방식으로 모의시험을 치른 결과 학생의 80%는 디지털 방식 시험이 스트레스가 덜하다고 응답했다고 칼리지보드는 밝혔다. 칼리지보드는 미국 대학을 비롯해 6000여 교육기관을 회원으로 둔 비영리단체로 각종 시험과 교육사업을 주관한다. 이번 발표는 최근 미국에서 SAT 성적표를 요구하지 않는 대학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나왔다. 대학이 SAT에 거리를 둔 것은 시험 준비 비용이 많이 들어 부유층, 백인에게 유리하고 저소득층이나 사회적 약자에게 불리하다는 지적이 많아서다. 여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봉쇄 조치가 시행되면서 SAT를 의무화하지 않거나 선택 사항으로 바꾸는 대학이 더 많아졌다. 하버드대와 캘리포니아주립대 등 다수 명문 대학도 이런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고교 졸업자 중 SAT 응시자도 2020년 220만 명에서 지난해 150만 명으로 크게 줄었다. SAT 개편안은 시험 활용도와 영향력을 다시 높이기 위한 자구책으로 풀이된다. 프리실라 로드리게스 칼리지보드 부회장은 “대학 입시 선택 사항이 된 SAT가 학생들에게 여전히 가장 좋은 옵션이 되길 원한다”며 “이번 변화로 SAT는 (입학 능력 평가에) 더욱 적합한 시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전 세계적으로 반도체 공급난이 심화되면서 각 기업의 반도체 칩 재고량이 2년 만에 8분의 1 수준으로 내려앉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상무부는 25일(현지 시간) 반도체 공급망에 대한 정보를 취합한 결과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번 발표는 상무부가 지난해 11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전 세계 150여 반도체 제조 및 수요 기업으로부터 재고와 판매 정보 등을 담은 자료를 제출받아 분석한 결과다. 상무부는 “반도체 칩 평균 재고량이 2019년에는 40일치에 달했지만 지난해에는 5일치 미만으로 떨어졌고 그나마 핵심 산업 분야에선 재고량이 더 적었다”고 발표했다. 이어 “지난해 반도체 칩에 대한 평균 수요는 2년 전인 2019년보다 17% 많았다”며 “수요와 공급 사이에 중대한 불일치가 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반도체 공장이 2~3주간 문을 닫는 등 해외에서 교란 요인이 발생할 경우 미국 내 제조 시설이 장애를 입고 근로자들을 일시 해고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조사에 응한 기업들은 반도체 수급 불일치 상황이 향후 최소 6개월 동안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상무부는 이 같은 공급난에 대응해 가격 조사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번 조사에서 중개상을 통해 판매된 칩 가운데 비정상적으로 비싸게 팔린 경우가 발견돼 이런 판매 관행에 대한 조사를 착수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조사 분야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상무부가 부족하다고 적시한 의료기기 및 자동차용 칩 등이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당국이 조사 권한을 휘둘러 공급을 쥐어짜는 정도의 대책으로는 반도체 부족 현상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엔 무리라는 지적이 나온다. 러몬도 장관은 “우리는 반도체 공급 문제와 관련해 위기 탈출 근처에도 가지 못하고 있다”며 “반도체 공급망은 매우 취약하고 우리가 생산을 늘릴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24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시가 장중 5% 가까이 폭락했다가 다시 반등해 겨우 상승 마감하는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였다. 최근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증시는 2008년 금융위기 때에 버금가는 극도의 불안정성을 보이고 있다. 전쟁이 임박한 우크라이나 사태와 빠른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가 당분간 금융시장을 심하게 흔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한때 1,115포인트 급락했다가 결국 99.13포인트(0.3%) 오른 34,364.50에 마감했다. 최근 7거래일 만에 첫 상승이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도 장중 4.9% 폭락했다가 오후에 극적으로 회복해 0.6% 상승한 채 거래를 마쳤다. CNBC방송에 따르면 나스닥지수가 장중 4% 이상 빠졌다가 상승세로 마감한 것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이후 처음이다. 다우지수 역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이 본격화되던 2020년 3월 이후 가장 진폭이 컸다. 이날 투자자들은 25, 26일로 예정된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 통화 정책 회의에서 예상보다 공격적인 긴축 행보를 보일 것이라는 우려에 장 초반부터 주식 투매에 나섰다. 오후 들어 증시는 극적인 반등세로 전환했지만 증시 불안 국면이 당분간 지속될 공산이 크다. 이날 금융시장에서도 우크라이나 사태 등 악재에 대한 공포감에 안전 자산의 수요가 크게 늘었다.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21일 1.747%에서 이날 1.735%로 하락(국채 가격은 상승)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경제의 제조업·서비스업 회복세도 크게 둔화했다고 보도했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이 집계한 미국 1월 제조업·서비스업 합성 구매관리자지수(PMI)는 18개월 만에 최저치인 50.8을 기록하며 지난해 12월 57.0에서 크게 하락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미국 메릴랜드주 오션시티에 사는 사샤 요냐크 군(14)은 2019년 여름 자신이 바다에 떠내려 보낸 ‘병 속 편지’를 아예 잊고 있었다. 그런데 2년 반이 지난 이달 5일 그 편지는 대서양을 건너 5000km 넘게 떨어진 아일랜드 북서부 한 해안가에 닿았다. 바닷물에 떠내려 온 유리병을 60대 부부 시애런 머론과 리타 시먼즈 씨가 발견했다. 작은 병에는 1달러짜리 지폐 두 장과 손으로 쓴 편지가 들어 있었다. 부부는 벽난로 옆에서 병의 물기를 말린 뒤 편지를 꺼내 읽었다. 발신인은 미국 메릴랜드주 11세 사샤. “저는 낚시와 자전거를 좋아하는 아주 활동적인 사람입니다”라는 자기소개와 함께 편지를 발견하면 자신에게 전화를 부탁한다고 적혀 있었다. 머론 씨는 “편지는 간단했지만 아름다웠다”고 했다. 부부는 즉시 편지에 쓰인 번호로 전화했다. 하지만 사용이 중지된 번호였다. 부부는 포기하지 않았다. 아내 시먼즈 씨는 “이 편지를 발견했다는 것은 꿈같은 일”이라며 “소년에게 편지가 안전하게 도착했다는 것을 알려줘야 했다”고 말했다. 소년을 찾을 수 있는 단서라고는 이름과 오션시티라는 마을 이름뿐. 방법을 궁리하던 그들은 오션시티 지역 신문에 도움을 청했다. 운 좋게도 그 신문사 기자의 친구가 사샤의 부모를 알고 있었고 마침내 페이스북으로 양쪽은 연결됐다. 사샤의 아버지 블래드 요냐크 씨(45)에 따르면 이 편지에는 가슴 아픈 사연이 있었다. 사샤는 동네 주민 웨인 스미스 씨(62)와 평소 친하게 지냈다. 낚시를 좋아하던 둘은 어느 날 바닷가에서 1달러 지폐 두 장과 쪽지가 들어 있는 유리병을 발견했다. 쪽지를 쓴 사람은 알 수 없었고 단지 ‘다른 사람에게 전달해 달라’는 메시지만 있었다. 둘은 사샤에 대한 소개와 웨인의 전화번호를 적은 편지를 써서 병에 담아 대서양에 흘려보냈다. 그러나 그로부터 2년 뒤인 지난해 여름, 웨인 씨는 64세로 세상을 떠났다. 아일랜드 부부가 걸었던 전화를 받지 못한 이유였다. 요냐크 씨는 “이 병은 사샤와 웨인 씨의 우정을 상징한다”며 “그는 곁에 없지만 사샤와 함께한 추억은 남아 있다”고 했다. 사연을 들은 시먼즈 씨도 “웨인 씨가 우리 모두를 연결시켜 줬다”고 했다. 24일(현지 시간) 이들의 기막힌 인연을 보도한 워싱턴포스트(WP)는 사샤가 언젠가는 아일랜드로 건너가 부부를 만나고 싶어 한다고 전했다. 함께 새로운 편지를 적어 병에 담아 또다시 바다에 흘려보내는 걸 꿈꾼다는 것이다. 시먼즈 씨는 “작은 병이 폭풍과 암흑을 헤치고 화창한 해변에 도착했다”며 “이는 희망의 스토리”라고 말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24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시가 장중 5% 가까이 폭락했다가 다시 반등해 겨우 상승 마감하는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였다. 최근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증시는 2008년 금융위기 때에 버금가는 극도의 불안정성을 보이고 있다. 전쟁이 임박한 우크라이나 사태와 빠른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가 당분간 금융시장을 심하게 흔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한때 1,115포인트 급락했다가 결국 99.13포인트(0.3%) 오른 34,364.50에 마감했다. 최근 7거래일 만에 첫 상승이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도 장중 4.9% 폭락했다가 오후에 극적으로 회복해 0.6% 상승한 채 거래를 마쳤다. CNBC방송에 따르면 나스닥 지수가 장중 4% 이상 빠졌다가 상승세로 마감한 것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이후 처음이다. 다우지수 역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이 본격화되던 2020년 3월 이후 가장 진폭이 컸다. 이날 투자자들은 25, 26일로 예정된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 통화 정책 회의에서 예상보다 공격적인 긴축 행보를 보일 것이라는 우려에 장 초반부터 주식 투매에 나섰다. 전운이 고조되고 있는 우크라이나 사태 역시 증시 패닉을 초래한 요인 중 하나다. 오후 들어 증시는 극적인 반등세로 전환했지만 증시 불안 국면이 당분간 지속될 공산이 크다. 이날 금융시장에서도 우크라이나 사태 등 악재에 대한 공포감에 안전 자산의 수요가 크게 늘었다.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21일 1.747%에서 이날 1.735%로 하락(국채가격은 상승)했다. 유럽 증시도 급락세를 면치 못했다. 24일 범유럽 지수인 유로 Stoxx50은 전 거래일 종가 대비 4.14% 하락한 4,054.36을 기록했다. 프랑스 증시는 3.97%, 독일은 3.80%, 영국은 2.63%, 러시아는 8.1% 하락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미국 메릴랜드주 오션씨티에 사는 사샤 요냐크 군(14)은 2019년 여름 자신이 바다에 떠내려 보낸 ‘병 속 편지’를 아예 잊고 있었다. 그런데 2년 반이 지난 이달 5일 그 편지는 대서양을 건너 5000km 넘게 떨어진 아일랜드 북서부 한 해안가에 닿았다. 바닷물에 떠내려 온 유리병을 60대 부부 시아란 마론과 리타 시몬즈가 발견했다. 작은 병에는 1달러짜리 지폐 두 장과 손으로 쓴 편지가 들어 있었다. 부부는 벽난로 옆에서 병의 물기를 말린 뒤 편지를 꺼내 읽었다. 발신인은 미국 메릴랜드주 11세 사샤. “저는 낚시와 자전거를 좋아하는 아주 활동적인 사람입니다”라는 자기소개와 함께 편지를 발견하면 자신에게 전화를 부탁한다고 적혀있었다. 마론 씨는 “편지는 간단했지만 아름다웠다”고 했다. 부부는 즉시 편지에 쓰인 번호로 전화했다. 하지만 사용이 중지된 번호였다. 부부는 포기하지 않았다. 아내 시몬즈 씨는 “이 편지를 발견했다는 것은 꿈같은 일”이라며 “소년에게 편지가 안전하게 도착했다는 것을 알려줘야 했다”고 말했다. 소년을 찾을 수 있는 단서라고는 이름과 오션씨티라는 마을이름뿐. 방법을 궁리하던 그들은 오션씨티 지역 신문에 도움을 청했다. 운 좋게도 그 신문사 기자의 친구가 사샤의 부모를 알고 있었고 마침내 페이스북으로 양쪽은 연결됐다. 사샤의 아버지 블라드 요냐크 씨(45)에 따르면 이 편지에는 가슴 아픈 사연이 있었다. 사샤는 동네 주민 웨인 스미스 씨(62)와 평소 친하게 지냈다. 낚시를 좋아하던 둘은 어느 날 바닷가에서 1달러 지폐 두 장과 쪽지가 들어있는 유리병을 발견했다. 쪽지를 쓴 사람은 알 수 없었고 단지 ‘다른 사람에게 전달해 달라’는 메시지만 있었다. 둘은 사샤에 대한 소개와 웨인의 전화번호를 적은 편지를 써서 병에 담아 대서양에 흘려보냈다. 그러나 그로부터 2년 뒤인 지난해 여름, 웨인 씨는 64세로 세상을 떠났다. 아일랜드 부부가 걸었던 전화를 받지 못한 이유였다. 요냐크 씨는 “이 병은 사샤와 웨인 씨의 우정을 상징한다”며 “그는 곁에 없지만 사샤와 함께 한 추억은 남아 있다”고 했다. 사연을 들은 시몬즈 씨도 “웨인 씨가 우리 모두를 연결시켜 줬다”고 했다. 24일(현지 시간) 이들의 기막힌 인연을 보도한 워싱턴포스트(WP)는 사샤가 언젠가는 아일랜드로 건너가 부부를 만나고 싶어 한다고 전했다. 함께 새로운 편지를 적어 병에 담아 또다시 바다에 흘려보내는 걸 꿈꾼다는 것이다. 시몬즈 씨는 “작은 병이 폭풍과 암흑을 헤치고 화창한 해변에 도착했다”며 “이는 희망의 스토리”라고 말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인플레이션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예상보다 더 공격적으로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연준은 이달 25, 26일을 포함해 올해 총 8차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어 통화정책을 결정한다. 당초 월가에서는 연내 3, 4회 인상을 점쳤으나 5회 이상 인상을 점치는 의견이 늘어나고 있다. 23일(현지 시간) CNBC 방송에 따르면 데이비드 메리클 골드만삭스 이코노미스트는 전날 투자자 서한에서 올해 4회 이상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전망했다. 그는 “우리의 기본 예상은 올해 3, 6, 9, 12월 등 총 4회의 금리 인상”이라면서도 “FOMC가 인플레 상황이 바뀔 때까지 매 회의에서 긴축 조치를 취하는 것을 원할 것이란 위험이 있다”고 했다. 특히 전염병 대유행(팬데믹)으로 공급과 수요의 불균형이 커지고 근로자 임금 또한 높은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어 연준이 앞서 거론한 4차례 외에 5월 FOMC에서도 금리를 올리거나 보유자산 조기 축소를 결정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금리 선물(先物) 가격을 토대로 연준의 통화정책을 예상하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24일 오전 1시(미 동부 시간) 기준 시장 참가자들은 올해 5회 금리 인상 가능성을 26.3%로 예상했다. 6회 이상도 13.1%다. 최근 ‘월가 황제’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 또한 연준이 올해 최대 7차례까지 금리를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월가 곳곳에서 이런 전망을 제기하는 이유는 완만한 속도의 긴축 정책으로는 현재의 인플레 위험을 누그러뜨리기 어렵다는 우려 때문이다. 연준이 통화정책 결정에 주로 참고하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 상승률은 지난해 11월 전년 대비 5.7% 올라 39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준의 긴축 속도가 빨라지면 신흥국에 투자됐던 돈이 고금리를 보장하는 미국으로 빠져나가고 미 달러 대비 현지 통화 가치 또한 하락할 수밖에 없다. 한국 또한 이런 우려에서 자유롭지 않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21일 “연준의 금리 인상이 경기 회복이 약한 국가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미국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사태 해법을 놓고 21일(현지 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긴급 외교장관 회담에서 돌파구 마련을 위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다만 다음 주까지 대화를 이어가기로 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은 회담이 끝난 후 기자들에게 “미국이 우크라이나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대한 러시아의 요구에 다음 주 서면으로 답변을 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그동안 미국에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금지 등을 문서로 보장해달라고 요구해왔다. 앞서 러시아 외교부는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루마니아와 불가리아에서 나토군이 철수해야 한다는 요구도 미국과 유럽에 하고 있다고 밝혔다. 라브로프 장관은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공격할 계획이 없다”고 주장하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항상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접촉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회담 후 별도 기자회견에서 러시아의 요구에 대한 답변을 주기로 했는지는 명확히 밝히지 않으면서 “다음 주까지 미국과 동맹국의 우려와 생각을 문서로 러시아와 공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또 “라브로프 장관은 우크라이나 침공 의사가 없다고 반복했지만 중요한 것은 러시아의 대규모 병력이 우크라이나 국경에 모여 있으며 우크라이나 정부 전복을 위한 활동을 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라브로프 장관에게 러시아가 침공을 준비하고 있지 않다는 걸 증명하라고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블링컨 장관은 “러시아 군대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 우리의 과감하고 조율된 대응에 직면할 것”이라며 강력한 제재도 경고했다. 미-러 정상회담에 대해서는 “러시아가 정상회담이 유용하다고 판단하면 우리는 정상회담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회담에 앞서 미-러 간 신경전은 최고조에 이르렀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20일 “어떤 러시아 군대라도 우크라이나 국경을 넘어 이동하면 침공이다. 러시아는 혹독하고 조율된 경제적 대응에 직면해 큰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 군복을 입지 않은 러시아군의 행동, 준(準)군사조직의 술책이 있을 수 있다. 대비해야 한다”고도 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우크라이나 사태 해법을 놓고 미국과 러시아 외교장관이 21일(현지 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회담에서 시작부터 신경전을 벌였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에게 “오늘 이견을 해결하리라고 기대하지 않는다”라며 “(우리의) 제안은 매우 구체적이며 구체적인 답변을 기다린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추진 중단 등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안전 보장을 요구해왔다. 앞서 러시아 외무부는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루마니아와 불가리아에서 나토군이 철수해야 한다는 요구도 미국과 유럽에 하고 있다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라브로프 장관에게 “지금은 중대한 순간이다. (이견 해결이 어렵다는) 당신의 말이 맞지만, 외교와 대화의 길이 열려 있는지 시험해 볼 수 있길 바란다”며 “우리는 이견을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데 전념할 것”이라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 강력한 제재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담에 앞서 미-러 간 신경전은 최고조에 이르렀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20일 “어떤 러시아 군대라도 우크라이나 국경을 넘어 이동하면 침공이다. 러시아는 혹독하고 조율된 경제적 대응에 직면해 큰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 군복을 입지 않은 러시아군의 행동, 준(準)군사조직의 술책이 있을 수 있다. 대비해야 한다”고도 했다. 블링컨 장관도 이날 제네바로 이동하기 전 독일 베를린에서 미독 외교장관 회담을 마친 뒤 “러시아는 전면전 외에 (정부·사회를) 불안정하게 하는 행동, 사이버전 등이 섞인 하이브리드 공격의 여러 수단을 사용한다”며 “러시아의 모든 (침공) 시나리오를 검토했다”고 했다. 유럽연합(EU)은 러시아에 EU 차원의 경제·금융 제재를 경고했다. 미국은 이날 러시아 정보기관과 내통해 러시아를 도운 혐의로 우크라이나 현직 국회의원 2명과 전직 관료 2명 등 4명에 대해 첫 제재 조치를 내렸다. 반면 러시아는 군사적 압박 강도를 높이기 시작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20일 “2월까지 지중해와 북해, 태평양 등 모든 책임 구역에서 1만여 명의 병력이 참가하는 해상훈련을 한다”고 밝혔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카이로=황성호 특파원 hsh0330@donga.com}
북한의 잇단 미사일 도발에 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차원의 추가 대북 제재가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사실상 무산됐다. 20일(현지 시간) 외교 소식통과 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북한 관련 안보리 긴급회의 직전에 상임이사국인 중국 러시아가 미국이 제안한 대북 추가 제재안 채택을 연기시켰다. 앞서 미국은 미 재무부가 독자 제재한 북한 국방과학원 소속 5명에 대해 안보리 차원의 여행금지와 자산동결 제재를 추가로 가하자고 제안했다. 안보리 제재는 5개 상임이사국과 10개 비상임이사국의 만장일치로 이뤄진다. 중국은 이날 “미국 제안을 검토할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했고, 러시아도 추가 증거가 필요하다며 보류를 요청했다. 시간을 끌면서 추가 제재 제안을 무력화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날 오후 열린 안보리 긴급회의에서도 공동성명 같은 구체적 결과물을 내지 못했다. 대신 미국은 긴급회의 직전 브라질 프랑스 아일랜드 일본 아랍에미리트(UAE) 영국 알바니아 대사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북한의 안보리 결의 위반 행위를 규탄하는 것에 모든 이사국이 단합해야 한다”고 촉구하는 8개국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미국과 서방 동맹국들은 안보리 회의가 열린 10일에도 비슷한 성명을 발표했다. 한국은 당시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공동 성명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반면 미국과 일본은 북한이 ‘핵 위협 카드’를 꺼내든 지 하루 만인 21일 국무부와 외무성 공동성명에서 양국은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라 북한 핵무기와 다른 대량살상무기, 모든 사거리의 탄도미사일과 관련 프로그램 및 시설에 대해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해체(CVID)를 강력하게 다짐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을 의식해 바이든 행정부에서 쓰지 않던 CVID 사용 빈도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날 오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화상으로 첫 정상회담을 열고 북한 핵과 미사일 문제에 대한 우려를 공유했다. 일본과 프랑스는 20일 외교·국방장관이 참석한 화상 ‘2+2회의’를 열어 북한 핵·미사일에 대한 검증 가능한 폐기를 목표로 한다는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이달 초 미국 뉴욕 맨해튼 동쪽 이스트강 유역에 면한 스튜이타운을 찾았다. 서민 주거지로 유명한 이곳 강변에서는 굴착기를 이용한 대규모 방파제 공사가 한창이었다. 이미 100m가 넘는 구간에 높이 3, 4m의 하얀 콘크리트 벽이 들어서 있었다.》 현장에서 차량 통행을 관리하던 책임자는 “몇 년 전 허리케인으로 이곳 일대가 모두 물에 잠긴 적이 있다. 앞으로 다시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변 곳곳에 이 공사의 명칭인 ‘동부 해안가 복원력’(ESCR·East Side Coastal Resiliency)이란 간판이 보였다. 이 공사는 이 지역에 바닷물이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해 시작됐다. 지금은 방파제부터 먼저 세우고 있지만 앞으로 이 일대를 수변 공원으로 만들고 나무를 많이 심어 자연 배수 체계도 갖춘다는 계획이다.이상기후 피해 속출 뉴욕시가 14억5000만 달러(약 1조740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이 공사에 착수한 이유는 2012년 허리케인 ‘샌디’의 아픈 기억 때문이다. 당시 미국 북동부를 강타한 샌디의 여파로 바닷물이 범람하면서 뉴욕에서만 44명이 사망하고 190억 달러(약 22조6500억 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향후 온난화의 영향으로 뉴욕의 해수면은 2050년까지 67cm, 21세기 말까지 180cm 각각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즉 ESCR 사업은 기후변화와 자연재해가 가져올 각종 피해를 사전에 대비하기 위한 포석이다. 이처럼 최근 미국에선 기후변화가 미래의 불안 요소가 아닌 당장의 현실로 다가온 상태다. 이미 지난해 12월에는 이례적인 겨울 토네이도가 켄터키, 미주리 등 중부를 강타해 수십 명이 숨졌다. “여러분은 이제 엄밀히 말해 ‘유랑민’이 됐습니다.” 미국 최북단 알래스카주 남서쪽의 작은 마을 나파키악. 최근 워싱턴포스트(WP) 매거진에 따르면 이곳 윌리엄밀러메모리얼 학교의 샐리 베네딕트 교장은 지난해 8월 신학기를 시작하면서 학생들에게 ‘폭탄선언’을 했다. 현재 학교 건물을 허물고 새 학교를 지을 때까지 가건물에서 수업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후변화로 인근 쿠스코큄강의 수위가 점점 높아져 학생 안전을 담보할 수 없는 지경까지 온 탓이다. 2003년만 해도 학교는 강에서 약 250m 떨어져 있었다. 현재 학교와 강의 거리는 불과 20m. 언제라도 강물이 학교를 덮칠 수 있다. 이에 학교 측은 올봄부터 건물을 차례로 허물기로 했다. 나파키악 주민 또한 비슷한 위험에 처해 있어 당국 또한 향후 50년에 걸쳐 마을 전체를 안전한 장소로 이동시키는 ‘철수 계획’을 짰다.냉·온탕 날씨 반복 알래스카의 온난화는 그야말로 우려할 만한 수준이다. 지난해 12월 한때 남쪽 섬 코디액의 온도는 섭씨 20도를 기록했다. 12월 기온으로는 사상 최고치였다. 지난해 남부 텍사스주에서도 기상 관측이 시작된 후 사상 최초인 기록이 쏟아졌다. 동부 잭슨빌 지역에는 지난해 2월 눈폭풍이 몰아쳐 기온이 영하 21.1도까지 떨어졌다. 2월의 평년 기온(4.4도)보다 훨씬 낮다. 이로 인해 대규모 정전 사태까지 발생하는 바람에 주민들이 극심한 피해를 겪었다. 같은 해 12월에는 반대로 ‘따뜻한 겨울’이 찾아왔다. 당시 텍사스의 평균 기온은 15도로 1889년 이후 130여 년 만에 가장 높았다. 이상 고온 때문에 주 면적의 절반 이상이 상당한 가뭄에 시달렸다. 지난해 12월 미 중부를 강타한 토네이도 역시 평년 기온을 10도 이상 웃도는 따뜻한 공기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연중 온화한 날씨가 이어지는 것으로 유명한 서부 캘리포니아주도 지난해 극심한 냉·온탕 기후를 반복했다. 지난해 여름에는 1895년 이후 최악의 가뭄을 겪었고, 같은 해 9월에는 대형 산불로 유명 휴양지 타호 호수의 주민 수천 명이 대피하는 혼란을 겪었다. 석 달 뒤에는 이례적인 폭설이 쏟아졌다.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국제역사기후네트워크(GHCN)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작년 한 해 동안 1994년 이후 가장 많은 혹서, 혹한 기록들이 미 전역에서 쏟아졌다고 보도했다. WP 역시 연방정부 통계를 분석해 지난해 미국인의 40%가 산불, 홍수, 허리케인, 산사태 등의 피해를 입은 지역에 거주한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기후변화 영향으로 최소 656명이 사망했으며 피해 규모 또한 1040억 달러(약 124조8000억 원)에 달했다고 덧붙였다.인프라 개선도 시급전문가들은 탄소배출량을 줄여 기후변화를 최대한 늦추는 것 못지않게 도로 수도 교량 등 기반 시설을 대폭 개선하는 작업도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지난해 9월 대형 허리케인 ‘아이다’가 뉴욕, 뉴저지 등 미 북동부 주요 주를 강타하면서 40여 명이 숨졌다. 그야말로 ‘하늘에 구멍이 뚫린 것처럼’ 비가 폭포수같이 쏟아지면서 아파트 지하층들이 범람한 것이 대규모 인명 피해로 이어졌다. 루이지애나, 플로리다주 등 멕시코만 인근 남부 지역에 집중됐던 허리케인 피해가 북동부 지역까지 번진 것은 이례적인 일이었다. 허리케인은 육지에 상륙하는 순간 그 파괴력이 현저하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이다는 육지를 이동하는 중에도 고온다습한 공기를 지속적으로 공급받으면서 시간이 지나도 계속 위력을 발휘했다. 그간 허리케인 대비를 거의 하지 않았던 뉴욕은 기습적 폭우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당시 맨해튼 센트럴파크에서는 1869년 기상관측 이래 가장 많은 시간당 80mm의 장대비가 쏟아졌다. 시간당 45mm까지만 견딜 수 있게 만들어진 뉴욕 하수 체계가 사실상 붕괴되면서 상당수 지하철역도 물에 잠겼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에 비해 기후변화 대응에 적극 나서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65% 감축하고 2035년까지는 자동차나 트럭 등 차량을 전면 전기차로 교체하라는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그는 지난해 11월 영국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서 열린 제26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도 참가국의 합의를 독려하면서 주도적 역할을 수행했다. 하지만 세계 최대 온실가스 배출국인 중국은 물론이고 인도(3위), 러시아(4위) 등의 미온적 태도가 여전해 미국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 환경단체 ‘에버그린 액션’은 14일 바이든 행정부의 46개 환경 공약 이행 여부를 분석한 보고서에서 “가시적 진전을 이뤘지만 기후 위기에 대처할 만큼 빠르게 행동하지는 못했다”고 평가했다. 유재동 뉴욕 특파원 jarrett@donga.com}
조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의 계속되는 미사일 도발을 ‘공격(attacks)’ 행위로 규정하며 강력 대응을 시사했다. 미국은 열흘 만에 북한 미사일 관련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도 소집했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대사는 18일(현지 시간) 워싱턴포스트(WP)와의 화상 대담에서 “우리는 북한에 대한 압박을 계속 높여 나갈 것”이라며 “그들의 공격은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고 강조했다. 존 커비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북한의 발사 시험을 평가절하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우리는 이를 매우 진지하게 받아들인다. 평가절하하는 어떤 것도 없다”고 말했다. 외교 소식통과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미국은 이날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20일 오후 유엔 안보리 긴급회의 소집을 요청했다. 영국, 프랑스, 아일랜드, 알바니아, 멕시코도 이에 동참했다. 북한은 새해 들어 모두 네 차례 미사일 발사 시험을 강행했다. 이달 5일과 11일에는 ‘극초음속 미사일’이라고 주장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고 14일과 17일에도 발사를 이어갔다. 유엔 안보리는 앞서 10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응하는 회의를 소집했고. 회의 직전에는 미국 영국 프랑스 등 6개국 유엔 대사가 모여 북한에 대한 규탄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북한의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 뒤 미국이 독자 제재 대상으로 올린 북한 국방과학원 소속 5명이 안보리 제재 대상에 추가될지도 20일 결정된다. 미국은 이 5명을 안보리 제재 리스트에 추가로 올리자는 제안을 유엔에 제출한 상태다. 20일 오후 3시(현지 시간) 중국과 러시아를 포함한 15개 안보리 이사국 중 반대하는 곳이 없으면 안보리 제재 대상에 오른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조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의 계속되는 미사일 도발을 ‘공격(attacks)’ 행위로 규정하며 강력 대응을 시사했다. 미국 열흘 만에 북한 미사일 관련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도 소집했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대사는 18일(현지 시간) 워싱턴포스트(WP)와 화상 대담에서 “우리는 북한에 대한 압박을 계속 높여 나갈 것”이라며 “그들의 공격은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고 강조했다. 존 커비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북한의 발사 시험을 평가절하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우리는 이를 매우 진지하게 받아들인다. 평가절하하는 어떤 것도 없다”고 말했다. 외교 소식통과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미국은 이날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20일 오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 소집을 요청했다. 영국, 프랑스, 아일랜드, 알바니아, 멕시코도 이에 동참했다. 북한은 새해 들어 모두 네 차례 미사일 발사 시험을 강행했다. 이달 5일과 11일에는 ‘극초음속 미사일’이라고 주장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고 14일과 17일에도 발사를 이어갔다. 유엔 안보리는 앞서 10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응하는 회의를 소집했고 회의 직전에는 미국 영국 프랑스 등 6개국 유엔 대사가 모여서 북한에 대한 규탄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북한의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 뒤 미국이 독자 제재 대상으로 올린 올린 북한 국방과학원 소속 5명이 안보리 제재 대상에 추가될지도 20일 결정된다. 미국은 이 5명을 안보리 제재 리스트에 추가로 올리자는 제안을 유엔에 제출한 상태다. 20일 오후 3시(현지 시간) 중국과 러시아를 포함한 15개 안보리 이사국 중 반대하는 곳이 없으면 안보리 제재 대상에 오른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미국인 5명 중 1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린 적이 있거나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확진자 증가세는 주춤해 오미크론 변이 확산이 정점을 찍었다는 기대가 나온다. 반면 일본은 하루 확진자가 3만 명을 넘어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중국은 베이징 오미크론 확진자 1명의 감염 경로를 놓고 전전긍긍하고 있다. 코로나19 관련 통계를 집계하는 존스홉킨스대는 17일(현지 시간) 미국 누적 확진자가 6640만5000여 명이라고 밝혔다. 팬데믹 2년간 미국 인구 3억3189만 명의 20%가 코로나19에 감염됐다는 뜻이다. 하지만 확진자 증가세는 둔화했다. 이날 뉴욕타임스(NYT) 자체 집계에 따르면 전날 기준 미국 일주일 평균 하루 확진자는 80만1903명이었다. 오미크론이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전인 한 달 전보다 7배가량 많지만 13일부터 나흘간 하루 확진자는 80만 명 선을 유지하고 있다. 오미크론 초기 확산의 진원지로 꼽히는 뉴욕주도 일주일 평균 10만 명당 하루 확진자는 9일 381.7명에서 16일 250.6명으로 떨어졌다. 캐시 호컬 뉴욕 주지사는 “코로나19의 구름이 떠나가고 있다”고 했다. 확진자 수 감소세로 돌아선 영국에서는 팬데믹 종식 가능성도 거론된다. 데이비드 나바로 세계보건기구(WHO) 코로나19 특사는 “터널 끝, 빛이 보인다”고 말했다. 일본은 정반대다. NHK에 따르면 18일 오후 8시 기준 전국 확진자는 3만2197명으로 하루 3만 명을 처음 넘었다. 일본 정부는 도쿄 등 13개 광역자치단체에 21일부터 3주간 ‘만연 방지 등 중점조치’를 발령한다. 중점조치는 긴급사태에 이어 두 번째로 강한 조치다. 중국은 15일 발생한 베이징의 첫 오미크론 확진자가 국제우편물을 통해 감염됐을 수 있다고 밝혔다. 팡싱훠(龐星火) 베이징시 질병예방통제센터 부주임은 “캐나다에서 (확진자에게) 배송된 우편물 표본을 채취해 검사한 결과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검출됐다”며 “확진자가 만진 우편물로부터 감염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중국은 2020년에도 수입 냉동제품 포장재를 통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유입됐다고 주장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미국인 5명 중 1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렸거나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확진자 증가세는 주춤해 오미크론 변이 확산이 정점을 찍었다는 기대가 나온다. 반면 일본은 ‘오미크론 혹한기’에 다시 접어들었다. 중국은 베이징 오미크론 확진자 1명의 감염경로를 놓고 전전긍긍이다. 코로나19 관련 통계를 집계하는 존스홉킨스대는 17일(현지 시간) 미국 누적 확진자가 6640만5000여 명이라고 밝혔다. 팬데믹 2년간 미국 인구 3억3189만 명의 20%가 코로나19에 감염됐다는 뜻이다. 하지만 확진자 증가세는 둔화했다. 이날 뉴욕타임스(NYT) 자체 집계에 따르면 전날 기준 미국 일주일 평균 하루 확진자는 80만1903명이었다. 오미크론 본격 확산되기 전인 한 달 전보다 7배가량 많지만 13일부터 나흘간 하루 확진자는 80만 명 선을 유지하고 있다. 오미크론 초기 확산 진원지로 꼽히는 뉴욕주도 일주일 평균 10만 명 당 하루 확진자는 9일 381.7명에서 16일 250.6명으로 떨어졌다. 캐시 호컬 뉴욕 주지사는 “코로나19의 구름이 떠나가고 있다”고 했다. 확진자 수 감소세로 돌아선 영국에서는 펜데믹 종식 가능성도 거론된다. 데이비드 나바로 세계보건기구(WHO) 코로나19 특사는 “터널 끝, 빛이 보인다”며 “또 다른 변이 등장이나 오미크론 변이 급증을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17일 기준 나흘 연속 하루 확진자 2만 명을 넘은 일본은 도쿄 등 11개 지방자치단체가 21일부터 3주간, 긴급사태에 이어 두 번째로 강력한 조치인 중점조치 발령을 결정했다. 프랑스에서는 이날 입원 환자 2만5775명으로 약 13개월 만에 2만5000명을 넘어섰다. 중국은 15일 발생한 베이징 첫 오미크론 확진자가 국제우편물을 통해 감염됐을 수 있다고 밝혔다. 팡싱훠(龐星火) 베이징시 질병예방통제센터 부주임은 “캐나다에서 (확진자에게) 배송된 우편물 표본을 채취, 검사한 결과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검출됐다”며 “확진자가 만진 우편물로부터 감염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코로나19 백신 제조사 모더나는 이르면 내년 가을 코로나19와 독감을 모두 예방하는 ‘결합 백신’을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미국인은 임기 첫해 조 바이든 행정부의 경제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이 만족스럽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바이든 대통령(사진) 지지율 하락으로 반영됐다. 16일 미국 CBS 방송과 여론조사업체 유고브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50%는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좌절감을 느꼈다’고 답했다. ‘실망했다’ 49%, ‘불안했다’ 40%였다. 반면 ‘만족했다’와 ‘차분했다’는 각각 25%에 그쳤다. 이 같은 부정적 감정이 커진 배경으로는 인플레이션 위기로 상징되는 경제와 새 변이 오미크론 확산이 드러낸 코로나19에 대한 불충분한 대응이 꼽힌다. 바이든 대통령의 경제 정책을 ‘지지한다’는 응답이 38%인 반면 ‘반대한다’는 답변은 62%나 됐다. 물가 급등세가 이어지면서 그의 인플레이션 대응을 ‘지지한다’는 비율도 30%에 그쳤다. 바이든 행정부의 강점으로 거론되던 코로나19 대응에 대해서도 응답자의 3분의 2에 육박하는 64%가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오미크론이 미 전역에서 급격하게 퍼지면서 확진자가 급증하고 백신 의무화 논란이 커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CBS는 “응답자들은 인플레이션과 코로나19 대응에 바이든 행정부가 더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바이든 대통령 지지율은 44%였다. 취임 직후인 지난해 2월 60%를 넘었지만 그해 여름 아프가니스탄 철군 과정의 난맥상이 드러나며 하락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11월부터 인플레이션 등 악재가 겹치며 40%대에 머물렀다. 1982년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 이후 대통령 7명(연임 포함)의 취임 1년 지지율로는 도널드 트럼프 전임 대통령(37%)에 이어 두 번째로 낮다. 전반적으로 미국이 ‘좋아지고 있다’는 26%에 지나지 않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낫다’는 응답은 45%로, 그 반대(39%)보다 높았다. 이번 조사는 이달 12∼14일 미국 성인 2094명을 대상으로 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5%다.뉴욕=유재동 특파원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미국인은 임기 첫해 조 바이든 행정부의 경제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이 만족스럽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바이든 대통령 지지율 하락으로 반영됐다. 16일 미국 CBS방송과 여론조사업체 유고브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50%는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좌절감을 느꼈다’고 답했다. ‘실망했다’ 49%, ‘불안했다’ 40%였다. 반면 ‘만족했다’와 ‘차분했다’는 각각 25%에 그쳤다. 이 같은 부정적 감정이 커진 배경으로는 인플레이션 위기로 상징되는 경제와 새 변이 오미크론 확산이 드러낸 코로나19에 대한 불충분한 대응이 꼽힌다. 바이든 대통령 경제 정책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38%인 반면 ‘반대한다’는 답변이 62%나 됐다. 물가 급등세가 이어지면서 그의 인플레이션 대응을 ‘지지한다’는 비율도 30%에 그쳤다. 바이든 행정부 강점으로 거론되던 코로나19 대응에 대해서도 응답자 3분의 2에 육박하는 64%가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오미크론이 미 전역에서 급격하게 퍼지면서 확진자가 급증하고 백신 의무화 논란이 커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CBS는 “응답자들은 인플레이션과 코로나19 대응에 바이든 행정부가 더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바이든 대통령 지지율은 44%였다. 취임 직후인 지난해 2월 60%를 넘었지만 그해 여름 아프가니스탄 철군 과정의 난맥상이 드러나며 하락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11월부터 인플레이션 등 악재가 겹치며 40%대에 머물렀다. 1982년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 이후 대통령 7명(연임 포함)의 취임 1년 지지율로는 도널드 트럼프 전임 대통령(37%)에 이어 두 번째로 낮다. 전반적으로 미국이 ‘좋아지고 있다’는 26%에 지나지 않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낫다’는 응답은 45%로, 그 반대(39%)보다 높았다. 이번 조사는 이달 12~14일 미국 성인 2094명을 대상으로 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5%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북한이 14일 발사한 2발의 미사일은 철로 위 열차에서 쏜, 남한 전역을 사정권에 둔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밝혀졌다. 북한이 ‘열차’에서 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한 건 지난해 9월 15일에 이어 두 번째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1월 8차 노동당 대회에서 “전술핵무기 개발”을 지시한 후 단기간에 차량과 잠수함을 동원해 무기 성능을 점검한 북한이 이제는 열차까지 거듭 발사에 동원하면서 대남(對南) ‘전술핵 투발 수단 구축’을 사실상 마무리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北 전역 ‘철도발사 시스템’ 사실상 완성15일 북한 관영매체인 노동신문은 전날 평안북도 철도기동 미사일연대의 실전능력 판정을 위해 검열사격훈련이 있었다고 밝혔다. 단거리 탄도미사일이 동해상 표적섬인 ‘알섬’을 타격하는 사진도 공개했다. 우리 군은 14일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 2발이 북-중 접경지인 평북 의주 일대 열차에서 발사돼 내륙을 가로질러 북동 방향으로 430km 날아간 것을 포착한 바 있다. 철도 미사일 발사 시스템은 열차 칸에 미사일을 탑재한 발사대를 가로로 눕혀 적재한 뒤 발사 장소로 이동해 유압식 덮개를 열고 수직으로 세워 쏘는 방식이다. 터널 등에 숨어 있다가 발사할 때만 기습 이동이 가능한 게 강점이다. 거미줄처럼 촘촘하게 각지로 뻗은 철도망을 활용할 수 있어 도로 등에서 쏘는 이동식발사대(TEL) 방식보다 기동성은 물론이고 은밀함도 강화된다. 북한 전역 철도 총연장이 5000km가 넘는 데다 탄도미사일을 탑재한 장갑열차를 여객용열차로 위장할 수 있어 한미 정찰 자산은 사전 징후를 포착하기도 어렵다. 북한은 지난해 9월 중부지역인 평안남도 양덕 일대 열차에서 KN-23 2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한 데 이어 이번에는 평북 지역에서 점검에 나섰다. 철도기동 미사일연대를 전국적으로 편성하고 이 발사 시스템을 본격 실전 운용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노동신문도 이번에 “전국적인 철도기동 미사일 운용체계를 바로 세우고”라고 보도했다. 북한이 이번에 쏜 KN-23은 하강 단계에서 저고도로 진입했을 때 급상승(풀업) 기동해 요격이 까다롭다. 고체연료를 사용해 발사 준비 시간도 10여 분으로 짧다. 탄두부에 전술핵을 탑재할 경우 한미 미사일방어체계를 무력화할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 美, 안보리에 추가 대북제재 제안미국은 잇단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에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미 국무부는 14일(현지 시간)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정의용 외교부 장관 간 통화에서 “블링컨 장관은 한미 동맹이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 안보, 번영의 핵심축(linchpin)이라는 것을 재확인했다”고 전했다. 존 커비 국방부 대변인도 14일 브리핑에서 “우리는 동맹이 역량 있고, 강력하며 생동감 있게 유지되도록 한국과 긴밀하게 협력 중”이라며 “우리는 한반도에 대해 안보 약속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오늘밤에도 싸울 준비(ready to fight tonight)가 돼 있다”고도 했다. 미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북한 미사일 도발과 관련해 추가 대북 제재를 제안한 사실도 확인됐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미국 행정부 고위 관계자는 “12일 우리는 유엔 대북제재위원회에 5명의 개인을 제재할 것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북한 대외선전매체는 16일 최근 두 차례 진행한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를 오히려 자축했다. 매체는 “주먹이 약하면 그 주먹으로 패배의 눈물을 닦아야 하는 시대, 이것은 결코 흘러간 역사의 추억”이라며 “힘이 강해야 나라의 자주권과 존엄을 지킬 수 있다는 것이 우리가 터득한 진리”라고 강조했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12일(현지 시간) 오후 미국 뉴욕시 유명 식료품점 트레이더조 매장. 육류 코너를 가보니 진열대 대부분이 텅 비었다. 매장 직원에게 칠면조 고기가 어디 있느냐고 묻자 “지금은 없다. 하지만 오늘 안에는 들어오기로 돼 있다”고 말했다. ‘몇 시쯤 다시 오면 되느냐’고 물었지만 “오늘 들어온다”는 말만 반복할 뿐 구체적인 시간은 얘기하지 못했다. 옆 계란 코너도 마찬가지였다. 매대 절반이 비어 있어서 원하는 브랜드 제품을 찾을 수 없었다. 빵은 더 심했다. 진열대 두 칸에 제품이 하나도 놓여 있지 않았다. 한 남성 고객은 꼼꼼히 적어 온 ‘쇼핑리스트’를 연신 쳐다보며 물건을 찾았지만 계속 “아, 이게 아닌데…”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넓은 매장에 손님은 바글바글했지만 상품을 진열하고 고객에게 응대하는 직원은 한두 명밖에 보이지 않았다.○ 텅 빈 식료품 매대… 장보기에 ‘죽을힘’ 요즘 미국 마트에 장을 보러 가면 원하는 물건을 찾아 헤매느라 말 그대로 ‘사투(死鬪)’를 벌여야 한다. 다른 생필품 매장도 다를 바 없다. 휴지나 청소용품, 속옷, 양말 등을 파는 맨해튼의 한 잡화점에 들어가 봤다. 한쪽 벽면 선반이 거의 아무런 상품 없이 방치돼 있었다. 트위터를 비롯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빈 선반(empty shelves)’을 검색하면 월마트 같은 미국 전역 대형마트의 휑뎅그렁한 진열대 사진이 쏟아진다. 한 이용자는 트위터에 텅 빈 매장 사진을 올리며 “이곳은 제품보다 가격표가 더 많다”고 씁쓸해했다. 지난해 가을 이후 생필품 공급난 양상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새 변이 오미크론 확산으로 더 심각해졌다. 식품가공 및 물류업체와 마트 등의 근로자들이 코로나19에 무더기 감염돼 이탈하면서 공급난이 가중되고 있다. 최근 이상기후로 미국 중서부와 북동부에 몰아친 토네이도와 눈 폭풍도 유통망에 큰 타격을 줬다. 뉴욕시 음식점과 소매점도 최근 종업원 수가 눈에 띄게 줄었다. 오미크론에 감염됐거나 확진자와 밀접 접촉해 치료 또는 격리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인력난이 심한 와중에 직원이 더 부족하게 되자 월마트, 메이시스백화점을 비롯한 대형 유통업체는 일부 지점을 한시적으로 닫거나 영업시간을 줄이는 등 비상 대응 체제에 들어갔다. 스타벅스, 치폴레 같은 유명 커피 및 음식 체인도 마찬가지다. 약국 체인 월그린은 최근 고객들에게 대기시간 증가와 재고 부족 등을 사과하는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맨해튼 그리니치빌리지 유명 피자집 ‘존스’의 케빈 잭슨 매니저는 로이터통신에 “지난주 종업원 6명이 부족해 대기시간이 길어져서 손님을 잃는 것 같다”고 했다.○ 인플레이션 부채질하는 美 공급망 위기 오미크론발(發) 공급망 위기는 현재 미국 경제의 가장 큰 골칫거리인 인플레이션을 부채질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더 크다. 재화의 수요에 비해 공급이 모자란 데다 부족한 근로자를 확보하기 위해 기업이 급여를 올리면서 물가 상승을 부를 수 있다는 것. 12일 미국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7.0%로 1982년 이후 40년 만에 최고치였다. 뉴욕타임스(NYT)는 “전 세계 공급망 위기가 부품난으로 이어지면서 소비재 가격을 더 밀어올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오미크론 변이는 공급난과 인플레이션 같은 심각한 경제 위기를 발생시키는 것 외에도 교통과 치안, 의료 같은 주요 도시 기능을 마비시키고 있다. 뉴욕시에서는 소방관의 13%, 응급의료요원의 18%, 경찰의 10%가 코로나19로 병가 중이다. 뉴욕 지하철은 기관사 등이 부족해 3개 노선 운행이 중지됐다. 미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병원의 약 24%가 코로나 확진 판정 등으로 격리된 의료진 증가로 ‘심각한 의료진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