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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물수수 혐의 등을 받는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의원의 체포동의 요구서가 14일 국회에 제출됐다. 15일 예산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가 예정대로 열리면 노 의원의 체포동의안도 안건으로 오르게 된다. 현역 국회의원인 노 의원에겐 회기 중엔 국회 동의 없이 체포 또는 구금되지 않는 불체포특권이 있다. 이 때문에 국회 체포동의안이 국회를 통과해야 법원에서 영장실질심사가 가능하다. 국회의장은 체포동의를 요청받은 뒤 처음 열리는 본회의에서 이를 보고해야 하며 보고 후 24~72시간 이내에 무기명으로 표결하도록 돼 있다. 이르면 16~18일 표결 절차가 진행될 가능성이 있는 것. 재적 의원 과반수 참석에 출석 의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체포동의안이 가결되면 법원의 구속 심문기일이 정해진다. 이에 따라 169석의 과반 의석인 민주당이 본회의 당일 당론을 정할지, 의원 자유 투표에 맡길 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민주당은 이날 체포동의 요구서가 제출된 직후 “노 의원에 대한 윤석열 검찰의 부당한 수사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반발했다. 안호영 수석대변인은 서면브리핑에서 “검찰의 영장 청구는 형사소송법상 불구속 수사 원칙에 반하는 과잉 청구로, 노 의원의 방어권과 의정활동을 봉쇄하겠다는 의도”라며 이 같이 밝혔다. 다만 당 내에선 자유 투표에 맡겨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이번 사안을 ‘정치 보복’으로 규정하고 당이 함께 대응하는 모습은 보여주되, 정치적 부담 등을 고려해 당론으로 채택해선 안 된다는 기류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모든 사안에 대해 의원들의 소신과 입장이 있을 것”이라며 “노 의원이 과도하게 왜곡된 기획 수사라고 주장하고 있으니 그런 부분까지 감안해 의원들이 판단하지 않겠느냐”라고 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뇌물 및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된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의원에 대한 국회의 체포동의 절차가 시작된 가운데 14일 민주당 내에선 의원 자유 투표에 맡겨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이번 사안을 ‘정치 보복’으로 규정하고 당이 함께 대응하는 모습은 보여주되, 정치적 부담 등을 고려했을 때 당론으로 채택하긴 어렵다는 분위기다. 민주당은 체포동의안이 보고되는 15일 본회의에 앞서 의원총회를 열고 노 의원의 소명을 들은 뒤 관련 사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야당 간사인 기동민 의원은 14일 MBC 라디오에서 “야당 인사들에게 집중되고 있는 정치 탄압적 성격의 보복 수사, 결코 용인할 수 없고 받아들일 수 없다”며 “자유투표로 간다고 생각하지만, 당에 책임 있는 인사들이 이 문제에 대해서 합당한 입장들을 갖는 것이 정당정치의 기본 책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체포동의안이 표결에 회부되더라도 민주당은 반대표를 던져야 된다는 뜻이냐는 질문엔 “당론으로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은 아니지만 보복적 성격이 분명하고 정치 편향적 보복수사가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들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인식하고 국민들께 설명드릴 수 있어야 한다”고 답했다. 안민석 의원도 이날 BBS라디오에서 노 의원 사건에 대해 “노 의원 사건이 진행되는 걸 보면 2014년 김재윤, 신계륜, 신학용 당시 야당의 3명 중진들이 구속된 사건과 거의 겹친다”며 “돈을 줬다는 사람 진술만 있고 노 의원 본인은 부인하고 있다. 이게 검찰이 정치인을 엮을 때 쓰는 전형적인 수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노 의원은 정상적인 의정활동을 해왔고 증거인멸이나 도주 우려가 없는데도 체포영장을 발부하는 것은 망신주기, 여론 재판을 하는 것”이라며 “이것을 의원들이 잘 판단하실 거라고 본다”고 했다. 다만 당론 채택 가능성에 대해선 “민주당 입장에서 (가결도 부결도) 딜레마인 건 사실”이라며 “의총이 열리면 2014년 사건과의 데자뷔라는 점을 나도 의원들께 설득하겠다”고 했다. 노 의원의 해명을 충분히 들은 뒤 각 의원 판단에 맡겨야 한다는 의견도 이어졌다. 박용진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에서 “노 의원은 이미 두어 차례 걸쳐서 본인의 억울함을 직접 호소했고, 의총과 본회의장에서도 본인의 억울함을 표현할 기회를 갖게 될 것”이라며 “어차피 비공개투표이기 때문에 당론이 아니라 의원 개개인의 양심과 판단에 맡기게 될 것”이라고 했다. 김두관 의원도 같은 날 SBS라디오에서 “체포동의안이 국회에 오면 노 의원이 연설의 발언권을 얻어서 본인의 입장을 쭉 해명을 하게 된다. (해명이) 잘 되는 경우 방어권이 보장되기도 하더라”고 했다. 노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이 저의 집에서 압수한 돈뭉치는 검찰이 만든 작품일 뿐”이라며 “부당하게 압수한 돈을 앞세워서 저를 부도덕한 정치인으로 만들었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는 압수수색 당시 축의금과 조의금 봉투에 담겨있던 돈 사진 등을 공개하며 “미처 정리를 못해서 축의금, 부의금을 봉투째로 수십 개 이렇게 놔뒀는데, (검찰에서) 봉투에 있던 돈을 전부 꺼내서 이렇게 돈뭉치로 만든 것”이라며 “압수수색 영장에도 없던, 압수목록에도 없던 것을 현금 뭉치로 만들어서 나를 부패 정치인으로 낙인 찍었다”고 했다. 그는 “윤석열 정치 검찰, 저 뿐만이 아니다”라며 “‘부패 정치인’ 프레임을 씌워 당 내부를 분열시키고 와해시키려는 파괴 공작에 민주당이 똘똘 뭉쳐서 결연히 맞서야 한다”고 호소했다.김지현기자 jhk85@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이태원 핼러윈 참사’ 책임을 묻겠다며 당론으로 추진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해임건의안이 11일 야당 단독으로 국회를 통과했다. 역대 8번째로 통과된 국무위원 해임건의안이자 윤석열 정부 들어서는 박진 외교부 장관에 이은 2번째다. 휴일인 이날 오전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해임건의안은 재석 의원 183명 중 찬성 182명, 무효 1명으로 의결됐다. 민주당과 정의당, 기본소득당 등 야 3당과 민주당 출신 무소속 의원들이 표결에 참여했다. 국민의힘은 권은희 의원을 제외하고 집단 퇴장해 불참했다.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본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대참사가 벌어진 것에 대한 정치, 도의, 행정적 책임을 먼저 물어야 한다는 국민 목소리가 압도적”이라며 “윤 대통령이 박 장관 때처럼 헌법이 규정한 국회 요구를 무시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했다. 대통령실은 별도 입장을 내지 않았지만 윤 대통령은 해임 건의가 정식으로 통지될 경우 불수용 의사를 밝힐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방탄용”이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는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왜 국정조사도 하기 전에 행안부 장관부터 해임해야 하나”라며 “합의 정치를 정면으로 파괴한 사람들이 바로 (민주당) 여러분”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본회의에 앞서 민주당 출신인 김진표 국회의장실을 찾아 본회의 개의에 항의하는 피켓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국회의장실은 “해임건의안 처리는 15일 내년도 예산안을 처리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해명했지만 이로 인해 국정조사와 예산안 모두 난항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전원 특위 사퇴를 선언하면서 사실상 ‘보이콧’을 예고했다. 여야가 예산안에 대한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는 가운데 민주당은 15일까지 예산안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자체 수정안을 강행 처리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이재명 대표는 의총에서 “서민 예산 증액은 못 해도 서민 감세는 처리 가능하다”며 기존 감액 수정안에 더해 서민 감세안을 예고했다. 정부·여당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국무총리 공관에서 비공개 고위 당정협의회를 열고 향후 예산안 처리 전략 등을 논의했다. 당에서는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 성일종 정책위의장이 참석했고, 정부에선 한덕수 국무총리, 대통령실에서는 이관섭 국정기획수석비서관과 이진복 정무수석비서관 등이 참석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이태원 핼러윈 참사 희생자 유가족이 만든 협의체가 사고 발생 42일 만에 공식 출범했다.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는 10일 오후 4시 서울 중구 콘퍼런스홀 달개비에서 창립 기자회견을 열었다. 협의회는 참사 희생자 97명의 유가족 170여 명으로 구성됐는데 이날 기자회견에는 60여 명이 참가했다. 협의회 대표는 배우 고 이지한 씨의 아버지 이종철 씨가 맡았다. 유가족들은 이날 발표한 창립선언문에서 “정부는 많은 인파가 예상됐음에도 사전 대책을 세우지 않았고, 희생자들의 구조 요청을 외면했으며, 참사 이후 수습도 제대로 못 해 많은 인명 피해를 야기한 책임을 져야 한다”며 “정쟁을 배제한 철저한 국정조사와 성역 없는 수사 등 모든 수단을 통해 그날의 진실을 밝혀 달라”고 촉구했다. 또 △책임자 강력 처벌 △유족을 위한 소통 공간 및 추모 공간 마련 등을 요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발언 중 오열하는 유족들로 인해 여러 차례 중단됐다. 유족 한 명이 실신해 119 구조대가 출동하기도 했다. 협의회는 첫 일정으로 16일 이태원역에서 희생자를 위령하는 추모제를 열겠다고 밝혔다. 유가족들은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이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태원이 세월호와 같은 길을 가선 안 된다. (이태원 참사가) 세월호처럼 정쟁으로 소비되다가, 시민단체의 횡령 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 걸 두고 강하게 비판했다. 권 의원은 “지금처럼 시민단체가 조직적으로 결합해 정부를 압박하는 방식을 지양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에 대해 이날 한 유가족은 “세월호가 반정부 세력이냐. 왜 벌써부터 갈라치기를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더불어민주당도 “반성을 못할망정 유가족을 욕보이고 있다”며 권 의원의 발언을 강하게 비판했다. 민주당 임오경 대변인은 11일 국회 브리핑에서 “유가족을 모욕하며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피하려는 정부 여당의 불순한 의도를 더 명확히 했다. 권 의원은 유가족들에게 2차, 3차 피해를 가하는 패륜의 막말을 멈추고 참회의 사과를 하라”고 했다.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이태원 핼러윈 참사 발생 42일 만에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가 출범한 것을 둘러싸고 여야가 날선 공방전을 벌였다. 특히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이 “(이태원 참사가) 세월호처럼 정쟁으로 소비되다가 시민단체의 횡령 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 것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반성을 못할망정 유가족을 욕보이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권 의원은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태원 압사 사고 유가족들이 모인 유가족협의회가 출범한다고 한다”며 “유가족협의회는 지난달 15일 민변(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을 통해 첫발을 뗀 뒤 준비모임의 형태로 활동해왔다”고 썼다. 그러면서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도 출범을 알렸다. 참여연대와 민노총(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 여기에 참여했다”며 “시민대책위는 이태원 참사 기억과 희생자 추모, 지원대책 마련, 추모 기록 보존 등을 하겠다고 하고 이를 위해 정부에 여러 요구사항도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는 이어 “지금처럼 시민단체가 조직적으로 결합해서 정부를 압박하는 방식을 지양해야 한다”며 “세월호처럼 정쟁으로 소비되다가, 시민단체의 횡령 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권 의원은 “실제 일부 시민단체는 세월호 추모사업을 한다며 세금을 받아 가서 놀러 다니고 종북 교육에 사용했다. 이런 횡령이 반복되지 않도록 범정부 차원의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시민단체들을 향해서도 “유가족 옆에서 정부를 압박하기 전에 세월호를 악용한 시민단체의 방만한 폐습을 어떻게 보완할지 먼저 밝혀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추모를 넘어 예방으로, 정쟁을 넘어 시스템 개선으로 가야 한다. 이태원이 세월호와 같은 길을 가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즉각 “막말”이라며 비판했다. 민주당 이수진 원내대변인은 10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권 의원의 ‘종북’, ‘횡령’ 발언은 이태원 참사 유가족뿐 아니라 세월호 참사 유가족마저 욕보이고 있다”며 “재난을 막지 못한 책임에 대해 반성은 못 할망정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유가족과 시민단체를 욕하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했다. 이어 “무엇이 그렇게 두렵냐. 참사의 진상이냐 참사에 책임지라는 국민의 명령이냐”고 따져 물은 뒤 “국민의힘의 비상식적 모습에 윤석열 정부가 참사 유가족을 개별적, 선별적으로 만나고자 했던 저의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 원내대변인은 “국민의힘은 과거로부터 교훈을 찾으시라”며 “유체 이탈로 세월호 참사 책임을 외면했던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잘못을 반복하지 말길 바란다”고 덧붙였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화물연대가 9일 총파업을 철회했지만 파업 쟁점이었던 안전운임제를 둘러싼 갈등의 불씨는 여전하다. 안전운임제 영구화를 내걸었던 화물연대가 3년 연장으로 한발 물러섰지만 정부는 안전운임제 자체를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정부와 노동계의 갈등이 언제든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안전운임제 3년 연장안이 이날 더불어민주당 단독으로 국회 상임위원회를 통과했지만 국민의힘이 강력 반발해 난항이 예상된다. 안전운임제는 화물차 기사에 대한 최소한의 운임을 보장하는 제도로 2020년 일몰제로 도입돼 올해 12월 말 종료된다. 컨테이너와 시멘트 등 2개 품목에 적용되고 있다. 화물연대는 올해 6월 총파업 때 안전운임제 영구화와 적용 대상 확대를 요구했다가 국토교통부와 △안전운임제(컨테이너, 시멘트) 일몰 연기 등 지속 추진 △안전운임제 적용 품목 확대 논의 등에 합의하며 파업을 풀었다. 하지만 연장 시한이나 적용 품목 확대 등이 구체적으로 결정되지 않아 ‘미봉책’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이를 논의해야 할 국회에서도 협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화물연대가 지난달 정부가 안전운임제 약속을 이행하지 않는다며 총파업을 예고하자 정부와 국민의힘은 ‘안전운임제 3년 연장안’을 제시했다.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을 개정해 안전운임제 일몰 시한을 3년 연기하겠다는 것. 하지만 화물연대는 이를 거부하고 안전운임제 영구화와 적용 품목 확대를 내걸며 지난달 24일 총파업에 돌입했다. 파업이 열흘을 넘어서자 정부는 ‘안전운임제 3년 연장안’을 철회할 수 있다고 압박했다. 이 경우 안전운임제는 일몰돼 폐지되며 컨테이너와 시멘트 분야에 그나마 적용됐던 안전운임제도 없어지게 된다. 결국 민주당은 8일 안전운임제를 3년 연장키로 했던 정부·여당안을 받아들이기로 하고, 9일 단독으로 국회 상임위원회에 상정해 통과시켰다. 민주당이 화물연대와 손잡고 반대했지만 여론 악화로 뒤늦게 이를 수용하기로 한 것. 화물연대도 이날 파업을 철회하며 안전운임제 영구화 대신 3년 연장안 입법화를 제시하며 한발 물러섰다. 현재 정부는 안전운임제를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토부는 이날 “안전운임제 3년 연장은 정부·여당이 집단 운송 거부로 인한 국가적 피해를 막기 위해 제안한 것인데, 화물연대가 이를 거부하고 11월 24일 집단 운송 거부에 돌입해 엄청난 국가적 피해를 초래했기 때문에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화물연대 집단 운송 거부를 화물업계 제도 개선을 모색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했다. 국회 합의까지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국민의힘은 이날 국회 국토위 소위와 전체회의에 모두 불참해 향후 법제사법위원회 통과도 미지수다. 야권 관계자는 “화물연대가 총파업을 철회해 향후 여야 합의 가능성이 남아있다”면서도 “대통령실과 정부가 워낙 강경한 입장이라 국민의힘이 ‘원점 재논의’ 입장을 고수하면 개정안은 법사위 단계에서 발목을 잡힐 것”이라고 했다.안전운임제화물차 운전자에게 지급하는 일종의 최저임금제다. 낮은 운임으로 과로, 과적, 과속 위험에 내몰리는 화물운송 종사자의 근로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화물차주가 받는 최소한의 운임을 공표하는 제도를 뜻한다. 화주나 운송사업자가 화물차 운전자에게 안전운임보다 낮은 운임을 지급할 경우 50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화물연대가 9일 조합원 투표를 거쳐 총파업을 철회했지만 갈등의 불씨는 여전하다. 파업 쟁점이었던 안전운임제 연장을 두고 화물연대와 정부 간 의견 차이가 좁혀지기는커녕 더 벌어졌기 때문이다. 화물연대는 파업 종료 후에도 ‘안전운임제 3년 연장안’의 입법화와 품목 확대 등의 요구를 계속할 계획이다. 이날 안전운임제 3년 연장안은 이날 더불어민주당 단독으로 국회 상임위원회까지는 통과했지만 국민의 힘이 강력 반발하는데다 정부도 이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며 강경 대응에 나서 난항이 예상된다. 화물연대는 올해 6월에도 안전운임제 영구화와 적용 대상을 철강재, 자동차 등으로 확대해 줄 것을 요구하며 총파업에 돌입했었다. 화물차 안전운임은 매년 국토부 화물차 안전운임위원회에서 안전운송원가에 인건비, 유류비, 부품비 등 적정 이윤을 더해 결정한다. 이 제도는 2020년 3년 일몰제로 도입돼 올해 12월 말이면 종료될 예정이다. 지금은 컨테이너와 시멘트 등 2개 품목에 적용되고 있다. 당시에는 국토교통부와 △안전운임제(컨테이너·시멘트) 일몰 연장 등 지속 추진 △안전운임제 적용 품목 확대 논의 등에 합의하면서 7일 만에 현장으로 복귀했다. 하지만 안전운임제 연장 시한이나 적용 품목 확대 등이 구체적으로 결정되지 않아 당시에도 ‘미봉책’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세부 사항을 추가 논의해야 할 국회에서도 협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결국 화물연대는 정부가 6월 합의 당시 약속했던 내용을 이행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총파업을 예고하자 정부와 국민의힘은 지난달 22일 ‘안전운임제를 3년 연장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화물연대는 지난달 24일부터 다시 한번 집단운송거부에 돌입했다. 화물연대는 이날 파업을 철회하며 안전운임제 영구화 대신 3년 연장안 입법화를 제시하며 한발 물러섰지만 국회 합의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안전운임제 3년 연장안(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_은 이날 야당 단독으로 국회 상임위원회까진 통과 했다. 이는 당초 지난달 정부·여당에서 먼저 발의했지만 민주당이 화물연대와 손잡고 ‘일몰제 폐지 및 업종 확대’를 주장하며 반대 했었다. 하지만 파업에 대한 여론이 악화되자 8일 뒤늦게 한발 물러서며 이를 수용하기로 한 것. 하지만 이번에는 정부 측에서 “파업이 시작됐으니 3년 연장안은 무효”라고 입장을 바꿨고 국민의힘도 국토위 소위와 전체회의에 모두 불참해 향후 법제사법위원회 통과 등도 미지수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안전운임제 3년 연장은 정부와 여당이 집단운송거부로 인한 국가적 피해를 막기 위해 제안한 것인데, 화물연대가 이를 거부하고 11월 24일 집단운송거부에 돌입해 엄청난 국가적 피해를 초래했기 때문에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야권 관계자는 “화물연대가 이날 총파업 철회를 결정했기 때문에 향후 여야 합의 처리 가능성이 남아있다”면서도 “대통령실과 정부가 워낙 강경한 입장이라 국민의힘이 ‘원점 재논의’ 입장을 고수할 경우 개정안은 법사위 단계에서 결국 발목 잡힐 것”이라고 했다. 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이재명 대표는 ‘개딸’들이 윤영찬 의원을 공격하는 모습이 정상이라 보는가. 아니라면 즉시 중지하라고 해야 한다.”더불어민주당 이원욱 의원이 이 대표를 향해 직접 강성 지지층 ‘개딸’들을 자제시킬 것을 요구했다. 최근 남욱 변호사가 재판에서 “대장동 사건 관련 자료를 윤 의원에게 넘겼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진술한 것을 두고 개딸들을 중심으로 ‘이재명을 친 건 이낙연’이라는 카드뉴스가 확산되는 등 이른바 ‘수박(겉과 속이 다르다는 의미의 은어) 전쟁’ 2라운드가 이어지고 있는 점에 문제를 제기한 것. 이 의원은 8일 페이스북에 “남 변호사의 말을 다 믿을 수 없다는 사실은 이른바 개딸들께서도 잘 아실 것”이라며 “그런데 대선 경선 때 이낙연 후보를 도왔던 윤 의원에 대한 남 변호사의 진술이 나오자, 그 말은 개딸들로 대표되는 정치훌리건에게 사실이 됐다”고 했다. 이 의원은 “이것이 바로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며 “당사자(윤 의원)가 ‘사실무근‘이라는 내용을 사실로 낙인찍는 모습은 민주당이 사당화되고 있다는 현상을 보여주는 단면”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이 대표가 개딸들을 직접 말려야 한다고 강조했다.과도한 팬덤 정치에 대한 우려도 쏟아냈다. 이 의원은 “정당은 팬덤 당원들만의 것이 아니다”라며 “목소리는 없지만 풍찬노숙을 견디며 민주당을 지켜온 당원들과 지지자들의 민주당에 대한 뜨거운 애정도 기억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이어 “뺄셈의 진영정치가 만든 것은 결국 대선 패배였다”며 “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의 실정에도 불구하고 국민의힘보다 낮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이 의원은 전날 CBS라디오에서도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 관련) 임계점으로 점점 다가오고 있는 느낌”이라며 “물이 100도가 돼야 끓는데 (현재) 70∼80도까지 간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검찰이 아직 이 대표와 관련된 확실한 물증을 내놓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70∼80도 정도 상황이라는 것. 이 의원은 직접증거가 나오는 순간이 100도가 되는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게 된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더불어민주당 윤영찬 의원이 “남욱 변호사의 법정 발언으로 인한 오해와 가짜뉴스가 퍼지고 있다“며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윤 의원은 7일 “남 변호사 발언에 대해 즉각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혔음에도 계속해서 오해와 가짜뉴스가 퍼지고 있다. 어떤 분들은 제가 모 신문에 대장동 관련 내용을 최초 제보했다는 식의 카드뉴스를 만들어 유포한다”며 “남 변호사와 문제의 카드뉴스 제작자에 대해 법적 조치를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남 변호사는 최근 재판에서 “정영학 회계사의 변호인이 천화동인 1호 및 ‘50억 클럽’ 관련 자료 및 녹취록 등을 윤 의원에 넘겼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윤 의원은 이날 오전과 오후 두 차례 올린 페이스북 글에서 “정 회계사와는 일면식이 없으며, 작년 9월 중순 지인 소개로 정 회계사의 변호인을 단 한 차례 만났다”며 “단순한 인사 자리였고 당시 언론 보도에 나오는 정도의 이야기를 들었을 뿐, 어떤 자료나 녹취를 전달받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확실히 해 둘 것은 제가 그 분(변호인)과 만난 것은 작년 9월 중순이고 대장동 의혹 최초 보도는 작년 8월 31일이었다는 것”이라고 시점의 차이를 강조했다. 윤 의원이 이날 연이어 입장을 낸 것은 최근 이재명 대표 강성 지지층인 ‘개딸’들을 중심으로 ‘이재명을 친 건 이낙연’ 등의 문구가 들어간 포스터가 공유되는 등 거센 반발이 이어지고 있는 점 때문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윤 의원은 “일의 순서를 뒤섞어 모든 것이 제 탓이라고 우기는 것은 당면한 문제 해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며 “우리 당의 분열을 바라고 부추기는 악의적인 이들에게 기회를 주는 일”이라고 당부했다. 개딸들의 강력한 항의가 이어지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수박’(겉과 속이 다른 정치인을 뜻하는 은어) 같은 표현을 하지 말아 달라는 이전 지도부의 경고가 거듭 있었지만 상황이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다”며 “당을 갈라치기 하고 의견이 다른 이들을 악마화 하는 행동은 민주당답지 않다”고 경고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6일 페이스북에 ‘민생과 민주주의를 지키며 흔들림 없이 걷겠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가장 민주당다운 길, 가장 이재명다운 길을 걷겠다”고 밝혔다. 전날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생략한 채 최고위원회의 발언으로 갈음했던 이 대표가 이날 SNS에 짤막한 취임 100일 기념 메시지를 올린 것. 이 대표는 “지난 100일은 국민과 당원의 간절한 열망을 받들고 변화와 희망을 씨앗을 하나하나 뿌려가는 과정이었다”며 “앞으로도 민주당은 실용적 민생 개혁, 더 굳건한 민주주의를 향해 거침없이 나아가겠다”고 했다. 이어 “민생과 민주주의에 도움이 된다면 앞으로도 국민이 준 권한을 최대한 적극적으로 행사하겠다”며 169석을 가진 제1야당으로서의 힘을 강조했다. 이 대표는 최근 이어지고 있는 사법리스크를 염두에 둔 듯“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언제나 국민과 당원을 중심에 두고 가장 민주당다운 길, 가장 이재명다운 길을 걷겠다”며 “끝까지 함께해달라”고 글을 마무리했다. 비명(비이재명)계에선 이 대표가 사법리스크 관련 직접적인 언급을 피하고 있는 것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 조응천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에서 “정부·여당의 잇따른 실책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이 반사이익을 누리지 못하고 지지율이 반등하지 않는 점에 대해 자성의 목소리가 있어야 했지 않느냐”며 전날 기자회견을 연 지 않은 것에 대해 “좀 아쉽다”고 했다. 이 대표의 유감 표명을 줄곧 요구해 온 조 의원은 “최측근 2명 연속으로 구속된 점, 당신의 사법리스크로 인해서 당과 당원이 계속 힘들어하고 있지 않으냐”며 “이런 점에 대한 유감, 입장 표명 이런 것 정도는 있어야 하지 않을까”라고 했다.5선 중진의 이상민 의원도 전날 저녁 YTN라디오에서 이 대표가 기자회견을 생략한 것에 대해 “아무래도 이 대표가 사법적 의혹과 수사의 대상이 되고 있기 때문에 마음이 매우 불편할 것이고, 그래서 아마 그런 방식을 택했을 것”이라며 “다만 이 대표가 지금 윤석열 정부에 대해 비판하는 것 등등은 사실 국민들이 그다지 관심을 안 갖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가 국민들이 궁금해하고 우려하는 부분에 대해 적극적으로 또 명쾌한 해명에 나섰어야 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든다”며 “그 부분이 생략되고, 일체 (관련) 언급이 없으니까, 국민들이나 당원들은 우려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당이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와 철저하게 선을 그어야 한다는 주문도 이어졌다. 이 의원은 “사법적 의혹은 이 대표에게만 국한돼야 한다”며 “이게 민주당까지 번지거나, 또는 당과 연동돼서 흔들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이어 “공과 사를 분명하게 해야 한다는 원칙에 따라서 이 대표가 개별적인 대응을 통해 무고함을 밝혀야 한다”며 “당에 공적으로 부담을 주거나 그러는 리스크가 현실화돼선 안 된다”고 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문재인 전 대통령은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3일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과 관련해 구속된 것에 대해 “오랜 연륜과 경험을 갖춘 신뢰의 자산을 꺾어버리다니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라고 밝혔다. 문 전 대통령은 4일 페이스북에 “서 전 실장은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정부의 모든 대북 협상에 참여한 최고의 북한 전문가”라며 “남북 간에도 한미 간에도 최고의 협상전략은 신뢰다. 신뢰가 한번 무너지면 더욱 힘이 든다”고 적었다. 1일 첫 입장을 낸 데 이어 재차 현 정부를 향한 비판 목소리를 높인 것. 더불어민주당도 “무차별적 정치 보복”이라고 일제히 반발했다. 민주당 김의겸 대변인은 논평에서 “(이제) 윤석열 대통령의 ‘선제타격론’에 장단을 맞춰 전쟁광들만이 날뛸 게 뻔하다”며 “한반도에 길게 드리워지고 있는 먹구름이 불길하다”고 했다. 그는 이태원 핼러윈 참사와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을 비교하며 “먼 북한의 바다가 아닌 서울 한복판에서, 한 명이 아니라 158명의 젊은이가 참사를 당했는데도 눈 하나 까딱하지 않는 게 윤석열 정부”라며 “인권을 떠들어 대는 그 입이 부끄럽지 않냐”고도 했다. 문재인 정부 출신 인사들도 비판 목소리를 높였다.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을 지낸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페이스북에 “오로지 정치보복 차원에서 구속영장이 청구되는 상황에서 누가 조국을 위해 헌신하고자 하겠는가”라고 했고, 이낙연 전 대표도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뒤집고 지우는 현 정부의 난폭한 처사를 깊게 우려한다”고 썼다. 반면 국민의힘은 문 전 대통령을 일제히 겨냥했다. 국민의힘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3일 “잊혀진 삶을 살겠다더니 도둑이 제 발 저리듯 좌불안석인 모양”이라고 문 전 대통령을 직격한 데 이어 4일 “서 전 실장을 두둔해 어떻게든 자신에 대한 책임을 피하고 싶은 것”이라고 했다. 당권주자로 꼽히는 권성동 의원은 페이스북에 “월북 조작사건의 최종 책임자, 문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촉구한다”고 썼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조동주 기자 djc@donga.com}
문재인 전 대통령은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3일 서해 공무원 피격사건과 관련해 구속된 것에 대해 “그런 자산을 꺾어버리다니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라고 밝혔다. 문 전 대통령은 4일 페이스북에 “서 전 실장처럼 오랜 연륜과 경험을 같은 신뢰의 자산은 다시 찾기 어렵다”며 이 같이 적었다. 서 전 실장의 구속에 앞서 1일 “부디 도를 넘지 않길 바란다”며 사건에 대한 첫 입장을 밝힌 데 이어 재차 현 정부를 향한 비판 메시지를 낸 것. 문 전 대통령은 “서 전 실장은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정부의 모든 대북협상에 참여한 최고의 북한전문가”라며 “남북간에도 한미간에도 최고의 협상전략은 신뢰다. 신뢰가 한번 무너지면 더욱 힘이 든다”며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더불어민주당도 “무차별적 정치보복”이라고 일제히 반발했다. 민주당 임오경 대변인은 3일 서면브리핑에서 “정권의 입맛에 맞춰 결론이 정해진 정치보복 수사는 결국 법정에서 심판받을 것”이라고 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을 지낸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페이스북에 “대한민국 최고의 대북 전문가에게 오로지 정치보복 차원에서 구속영장이 청구되는 상황에서 누가 조국을 위해 헌신하고자 하겠는가”라고 적었다. 반면 국민의힘은 문 전 대통령을 일제히 겨냥했다. 국민의힘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3일 “잊혀진 삶을 살겠다더니 도둑이 제 발 저리듯 좌불안석인 모양”이라고 문 전 대통령을 직격한 데 이어 4일 “서 전 실장을 두둔해 어떻게든 자신에 대한 책임을 피하고 싶은 것”이라고 했다. 당권주자로 꼽히는 권성동 의원은 페이스북에 “월북 조작 사건의 최종 책임자, 문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촉구한다”고 썼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과 관련해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구속된 것에 대해 야권은 “무차별적 정치보복”이라고 일제히 반발했다.더불어민주당 임오경 대변인은 3일 서면브리핑을 통해 “정권의 입맛에 맞춰 결론이 정해진 정치보복 수사는 결국 법정에서 심판받을 것”이라며 “민주당은 윤석열 검찰의 정치보복 수사, 야당 탄압에 맞서 진실과 정의를 지킬 것”이라고 했다. 임 대변인은 “모든 자료가 윤석열 정부의 손에 있는데 증거인멸이라니 황당하다”며 “검찰이 삭제했다고 주장하는 자료 역시 버젓이 남아있다”고 구속이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심지어 검찰은 서 전 실장의 공개 기자회견을 증거인멸 시도라고 주장했다”며 “자신의 무고함을 항변하기 위한 공개 기자회견이 증거인멸이라면 방어권을 부정하는 것이냐”고 따졌다. 문재인 정부 출신 인사들도 비판 목소리를 높였다. 청와대에서 국정기획상황실장을 지낸 윤건영 의원은 페이스북에 “대한민국 최고의 대북 전문가에게 아무 근거 없이, 오로지 정치보복 차원에서 구속영장이 청구되는 상황에서 누가 조국을 위해, 국가를 위해 헌신하고자 하겠는가”라고 적었다. 그는 “서 전 실장은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대북 전문가다. 국정원에서 30년 넘게 대북 업무를 담당한 베테랑 중의 베테랑”이라며 “무차별적인 정치보복을 위해, 수십 년을 조국을 위해 헌신한 대북 전문가를 이렇게 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앵무새처럼 떠드는 ‘월북몰이’라는 주장에는 전혀 근거가 없다”며 “만약 ‘월북몰이’였다면, (민간인이) 왜 북한 해역에서 발견되었는지 최소한의 설명은 필요하지 않느냐”고 했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도 “서 전 실장만큼 남북 실무와 정책, 인적 네트워크를 가진 분이 없다. 윤석열 정부에서도 필요한 분”이라며 “보석, 불구속 기소로 사법부 판단을 받을 수 있도록 윤 대통령의 용단을 기대한다”고 했다.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은 “윤석열 정부의 정치보복에 더 적극적으로 싸워나갈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는 “‘민주주의의 꽃’이라 하는 선거가 많은 취약점을 내포하고 있듯이 ‘민주주의의 보루’라 부르는 사법제도도 사람이 운용하는 것이고 그 보루에는 구멍이 숭숭 나 있다”며 “결국 언젠가는 깨어있는 시민의식의 힘으로 검찰의 수사 편의성보다는 피의자의 방어권과 불구속 수사의 원칙이 더 엄격하게 존중되는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다 확신한다”고 썼다. 탁현민 전 청와대의전비서관도 “반 년 동안 윤석열 대통령과 현 정부 그리고 여당이 한 일은 지난 정부의 그림자와 싸우는 일이었다”며 “이제 그들은 그림자를 잡고 흔드는 수준까지 왔다”고 비판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이재명 사법리스크’에 매몰돼 민생을 챙기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지난 지방선거를 앞두고 경고했던 ‘분당’ 가능성을 다시 꺼내 들었다. 박 전 장관은 지난달 30일 저녁 KBS 라디오에서 ‘지난번에 이재명 대표가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하면 분당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하지 않았나’라는 질문에 “그렇다. 그때 ‘고양이의 탈을 쓴 호랑이와 같은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고 했는데 그것과 유사하게 돼가는 것 같아서 굉장히 가슴이 아프다”고 했다. 박 전 장관은 “(사법리스크 등) 현재의 민주당 상황은 어느 정도 예상됐던 것이기 때문에, 그건 하나의 다른 축으로 두고 2023년에 다가올 경제위기와 관련된 민생 부분에 있어서 대안을 제시하는 정당이 돼야 한다”고 했다. 이낙연 전 대표의 등판 가능성에 대해선 “이 전 대표께서 당장 귀국하거나 그러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게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고 보고 있다”고 일축했다. 반면 친명계는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이 나오더라도 당이 나서 부결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영길 전 대표는 1일 CBS 라디오에서 “당연히 (체포동의안) 부결시켜야 한다. 어떻게 제1야당의 대표를 체포하나”라고 했다. ‘그럼 방탄 국회 얘기가 또 나올 수 있다’는 질문엔 “당연히 방탄이 그러라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이재명 사법리스크’에 매몰돼 민생을 챙기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지난 지방선거를 앞두고 경고했던 ‘분당’ 가능성도 다시 꺼내 들었다. 박 전 장관은 지난달 30일 저녁 KBS라디오에서 “(민주당은) 미래와 경제를 이야기해야 하는데 지금 바람직한 방향으로 가지 못하고 있다”며 ‘지난번에 이재명 대표가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하면 분당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하지 않았나’라는 질문에 “그렇다. 그때 ‘고양이의 탈을 쓴 호랑이와 같은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고 했는데 그것과 유사하게 돼가는 것 같아서 굉장히 가슴이 아프다”고 했다. 박 전 장관은 민주당이 어떻게 이 상황을 돌파해야 하느냐는 질문에는 “지금이라도 당이 전략위원회 같은 것을 만들어서 국민 가슴에 와닿을 수 있는 희망의 메시지를 던져야 한다”며 “(사법리스크 등) 현재의 민주당 상황은 어느 정도 예상이 됐던 것이기 때문에, 그 건 또 하나의 다른 축으로 두고 2023년에 다가올 경제 위기와 관련된 민생 부분에 있어서 대안을 제시하는 정당이 돼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낙연 전 대표의 등판 가능성에 대해선 “이 전 대표께서 당장 귀국하거나 그렇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게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고 보고 있다”고 일축했다. 비명(비이재명)계에선 이날도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와 당은 별개로 움직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친문(친문재인) 성향의 김영배 의원은 BBS 라디오에서 “부당한 탄압이나, 야당 대표를 기획 수사하는 점은 당연히 우리 당 전체가 대응을 해야 된다”면서도 “다만 (이 대표의) 성남시장 시절이나 경기도지사 시절에 있었던 일들 중 개별적으로 감당해야 할 부분에 대해서는 이 대표가 당연히 개별적으로 해명하고, 대응하고, 그렇게 해야 되고 할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조응천 의원도 “당 주류들은 단일대오로 버티자, 가자고 하는데 사실관계는 사실 모르지 않나”라며 “나는 모른다. 그러니까 그에 대해 당 공식 라인이 전면에 나서서 반박 대응을 하고 논평을 내고 하는 것은 사실 굉장히 불편하다”라고 했다. 반면 친명계에선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이 나오더라도 당이 나서 부결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송영길 전 대표는 CBS라디오에서 “당연히 (체포동의안) 부결시켜야 한다. 어떻게 제1야당의 대표를 체포하냐”라며 ‘그럼 방탄 국회 얘기가 또 나올 수 있다’는 질문엔 “당연히 방탄이 그러라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윤석열 대통령도 탄핵해야지.” 이태원 핼러윈 참사 당시 시민들의 112 신고 녹취록이 공개되던 날, 한 단체 대화방에서 나온 ‘탄핵’이란 말에 깜짝 놀랐다. 과격한 발언이다 싶었는데, 웬걸 그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 꽤 많았나 보다. 나흘 뒤, 참사 후 첫 주말이었던 5일 서울 시청역 앞엔 6만여 명이 모여 ‘윤석열은 퇴진하라’, ‘퇴진이 추모다’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었다. 윤 대통령이 취임한 지 딱 180일째 되는 날이었다. 다음 주말엔 중·고교생까지 거리로 나와 대통령 퇴진을 외쳤다. 박근혜 탄핵에 따른 학습 효과인 건지, 주말마다 거리에선 ‘한 번 해 본 탄핵, 두 번 못하겠느냐’는 묘한 자신감까지 느껴졌다. 기업도 사람을 그렇게는 못 자르는데, 하물며 1639만4815명이 선거를 통해 뽑은 대통령을, 못마땅하다는 이유로 탄핵하자는 지극히 위험한 발상이었다. 흥분한 ‘촛불 민심’에 야당 정치인들이 가세하면서 여론은 더 극단적으로 흘러갔다. 참사 후 3주차인 19일 집회엔 더불어민주당의 5선 중진인 안민석 의원을 비롯해 ‘처럼회’ 소속 강민정 김용민 양이원영 유정주 황운하 의원과 ‘검수완박’을 위해 ‘꼼수 탈당’한 민형배 의원이 참석했다. 안 의원은 “오늘 무대에 오른 의원들은 당 지도부가 나오기 전에 선도적, 자발적으로 나온 용기 있는 초선 의원들”이라고 자화자찬했다. 민주당에서 ‘탄핵 협박’이 나온 게 처음은 아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미 7월 첫 교섭단체 대표연설부터 ‘박근혜 탄핵’을 꺼내들며 “대통령의 권력 사유화 시 대가를 치를 수 있다”고 했고, 김용민 의원은 지난달에도 한 진보단체 집회에서 “여러분이 뽑은 대통령을 다시 물러나게도 할 수 있다. 그게 국민 주권 실현”이라고 했다. 국회의원은 각자가 헌법 기관이기에 내뱉는 말 한마디 한마디에 무게가 있다. 이들이 책임감을 느낀다면 탄핵을 입 밖에 꺼내기 전 탄핵 사유부터 제대로 설명해야 했다. 헌법 65조에 따르면 국회는 대통령이 직무집행에 있어 헌법이나 법률을 위배한 경우 탄핵 소추를 의결할 수 있다. 다만 헌법재판소는 2017년 박 전 대통령의 국회 탄핵을 인용하면서, ‘탄핵은 국정 공백과 정치적 혼란 등을 고려해 신중하게 이뤄져야 하며, 무엇보다 대통령을 탄핵하려면 파면에 따른 헌법 수호의 이익이 국가적 손실을 압도할 정도로 커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민주당이 탄핵을 꺼내든 확실한 명분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결국 재난을 정치화하고, 이재명을 지키기 위해 거리로 나갔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한 야권 관계자는 “현역 의원들이 부끄러운 줄 모르고 국민을 편 가르고 선동하는 자극적인 주장을 무책임하게 던지고 있다”며 “저럴수록 중도층은 더 멀어지는 걸 왜 모르나”라고 했다. 그리고 설령 정말 탄핵을 한다 치자. 그 다음엔 어쩌겠다는 건지도 궁금하다. 1년도 안 돼 대선을 다시 치르자는 것인지, 아예 의원내각제로 가자는 것인지, 원내 1당으로서 대안이 있긴 한지 알고 싶다. 지난 3·9대선에 쓰인 국민 혈세만 465억 원이 넘는다. 혹시 촛불을 이용해 자기 장사를 하려는 건 아닌지, 이들에게 묻고 싶다. “탄핵이 장난이냐.” 김지현 정치부 차장 jhk85@donga.com}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5일 검찰을 향해 “수사를 해야지 쇼를 해서야 되겠느냐”며 작심한 듯 비난을 쏟아냈다. 그동안 자신의 ‘사법 리스크’ 논란에 대해 언급을 피하던 이 대표가 검찰의 계좌추적 압박 속에 이례적으로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가 종료되기 직전 다시 마이크를 잡고 “웬만하면 얘기하지 않으려 했는데, 검찰이 창작 능력도 의심되지만 연기력도 형편없다”고 운을 뗐다. 그는 예정된 모두발언 땐 민생 관련 메시지만 읽었다. 이 대표는 “제가 지난해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내 계좌나 가족 계좌는 얼마든지 확인하라고 공개 발언했고, 그걸 근거로 검찰이 수차례 저와 가족의 계좌를 확인했다”며 “재산신고도 했고, 출처도 명확히 밝힌 건데 이제 와서 마치 문제 있는 것인 양 얘기하는 건 쇼”라고 했다. 그러면서 “연기도 적당히 해야지, 연기 능력도 엉망인 데다 이런 식으로 계좌를 털다 털다 보면 계좌가 다 닳아 없어질 거 같다”며 “수사는 기본적으로 밀행 또는 조용히 해야 한다는 게 원칙인데 마치 동네 선무당이 동네 굿하듯 꽹과리를 쳐 가며 온 동네 시끄럽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도 영장 없이 (수사) 하는 것에 동의한다. 언제든지 털어보라”고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이날 공개된 노무현재단 유튜브 채널의 책 소개 코너 ‘알릴레오 북스’ 영상에서도 “정치의 사법화가 심각하다” “없는 사건을 만들어 덮어씌우는 새로운 방식의 국가 폭력 범죄가 계속되고 있다” “표적을 정해놓고 맞춰 수사한다” “모든 것을 칼로 해결하는 무신 정권 같다” 등 정부와 검찰을 향한 비판을 이어갔다. 이 대표가 날선 반응을 보인 가운데 친명(친이재명)계는 당내 갈등 수습에 나섰다. 친명계 좌장인 정성호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검찰이 이 대표를 피의자로 적시해 소환하는 시점에 이 대표가 (유감 등의) 입장을 표명할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가 구체적 해명을 하는 게 더 이상하다”고 선을 그은 지 이틀 만에 입장을 선회한 것. 역시 친명계인 박찬대 최고위원은 22일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독일 반(反)나치 운동가인 마르틴 니묄러 목사가 쓴 ‘나치가 그들을 덮쳤을 때’라는 시를 읽었다. 과거 나치가 유대인 등을 탄압할 때 침묵했던 사람들을 비판하는 내용으로, 누구든 검찰 수사 대상이 될 수 있으니 당이 단일 대오로 대응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5일 검찰을 향해 “수사를 해야지 쇼를 해서야 되겠느냐”며 작심한 듯 비난을 쏟아냈다. 그 동안 자신의 ‘사법리스크’ 논란에 대해 언급을 피하던 이 대표가 검찰의 계좌추적 압박 속에 이례적으로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가 종료되기 직전 다시 마이크를 잡고 “웬만하면 얘기하지 않으려 했는데, 검찰이 창작 능력도 의심되지만 연기력도 형편없다”고 운을 뗐다. 그는 예정된 모두발언 땐 민생 관련 메시지만 읽었다. 이 대표는 “제가 지난해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내 계좌나 가족들 계좌는 얼마든지 확인하라 공개 발언했고, 그걸 근거로 검찰이 수차례 저와 가족들의 계좌를 확인했다”며 “그 계좌 확인했다는 통보서가 금융기관으로부터 집에 계속 쌓이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이미 재산신고도 명확하게 했고, 출처도 명확히 밝힌 건데 이제 와서 그게 마치 문제 있는 것인냥 얘기하는 건 쇼”라며 “연기도 적당히 해야지, 연기 능력도 엉망인 데다 이런 식으로 계좌를 털다 털다 보면 계좌가 다 닳아 없어질 거 같다”고 꼬집었다. 검찰 수사 방식에 대해서도 “수사는 기본적으로 밀행 또는 조용히 해야 한다는 게 원칙인데 마치 동네 선무당이 동네 굿하듯 꽹과리를 쳐 가며 온 동네 시끄럽게 하고 있다”며 “수사 목적이 진실 발견인가 아니면 사실 조작하는 건가”라고 따져 물었다. 그러면서 “지금도 영장 없이 (수사) 하는 것에 동의한다. 언제든지 털어보라”고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 대표가 예고에 없던 강경 발언을 쏟아낸 가운데 친명(친이재명)계 좌장인 민주당 정성호 의원은 이 대표가 적절한 시점에 유감을 표명할 것이라고 했다. 정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에 출연해 최근 당 안팎에서 이재명 대표가 최측근 인사들의 연이은 구속에 대해 직접 유감을 표명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에 대해 “검찰이 이 대표를 피의자로 적시해 소환하는 시점에 입장을 표명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이 대표가 구체적 해명을 하는 게 더 이상하다”고 비명(비이재명)계의 유감 표명 요구를 일축한 지 이틀 만에 입장이 바뀐 것. 전날 정진상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의 구속적부심이 청구가 기각돼 구속 상태가 유지되는 등 검찰 수사에 힘이 실린 점을 고려해 이 대표의 부담을 줄이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정 의원은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과 정 실장이) 본인의 측근이고 참모였기 때문에, 그런 상황도 정리하는 측면에서 의견 표명이 있어야 된다고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친명(친이재명)계 좌장인 더불어민주당 정성호 의원은 최근 당 안팎에서 이재명 대표가 최측근 인사들의 연이은 구속에 대해 직접 유감을 표명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과 관련해 “검찰이 이 대표를 피의자로 적시해 소환하는 시점에 입장을 표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 의원은 25일 MBC라디오에서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과 정진상 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 개인의 비리가 아니라 이 대표를 향한 굉장히 의도된 정치적인 그리고 정치 보복적인 수사”라며 “성급하게 유감을 표시하는 것 보다는 상황이 정리되고 나서 검찰이 결국 이 대표 본인을 피의자로 지목하고 수사할 때 적절하게 이야기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했다. 정 의원은 “(김용·정진상이) 본인의 측근이었고 참모였기 때문에, 그런 상황도 그런 때 정리하는 측면에서 의견 표명이 있어야 된다고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이 대표의 검찰 소환 통보 시점에 대해서는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에서 여당에 불리한 증인이 나온다고 한다거나 할 때 압수수색이나 소환조사를 하지 않겠냐”며 “증거가 있든 없든 이 대표의 주거지나 경기도청을 압수수색하는 절차를 거칠 것이다. 그런 타이밍을 맞춰 계산해서 할 것이라고 본다”고 내다봤다.정 의원은 앞서 23일 라디오 인터뷰에선 “(김용·정진상의) 개인적인 행위들에 대해 이재명 대표가 구체적인 해명을 한다는 게 더 이상한 모습이 될 수 있다”며 비명계의 이 대표에 대한 유감 표명 요구를 일축한 바 있다. 그런데 이틀 만에 친명계의 입장이 변화한 건 전날 정 실장의 구속적부심 청구가 기각되는 등 검찰 수사에 힘이 실리고 있는 점을 우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 내 분열이 가속화될 가능성에 대비해 이 대표의 부담을 줄여줘야 한다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도 이 대표가 당 대표직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은 재차 확실히 못 박았다. 정 의원은 “이 대표가 대표직을 사퇴한다면 당이 분열로 가는 것”이라며 용퇴론에 대해서도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야권 관계자는 “아직까지 비명계 내부에서도 이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기엔 이르다는 분위기가 강하다”며 “친명계도 이런 눈치를 보면서 이 대표가 적절하게 유감을 표명하는 정도로 당 내 갈등을 수습하려는 의도 아니겠냐”고 했다. 비명계 중진 의원도 “아직까지는 이 대표에 대한 개인적 호불호를 말하기에 앞서 당이 좀 더 뭉쳐야 할 때”라며 “다만 검찰 수사 결과 이 대표 개인의 문제가 드러난다면 더 이상 이 대표를 엄호하기 어려울 것이란 당 내 여론이 형성될 것”이라고 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미성년자가 사망한 부모의 빚을 떠안는 상황을 막기 위한 ‘미성년자 빚 대물림 방지법’이 2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여야는 이날 오후 본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민법 일부 개정안을 상정해 재석 237명 중 찬성 236명, 기권 1명으로 처리했다. 해당 개정안은 미성년자인 상속인이 성년이 된 뒤 물려받은 빚이 상속받은 재산보다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경우 그날부터 3개월 이내에 한정승인이 가능하도록 했다. 그동안 현행 민법에 따르면 미성년 상속인의 경우 상속을 포기하거나, 한정승인을 제때 하지 않을 경우 본인의 의사에 관계없이 부모의 빚을 모두 떠안아야 했다. 개정법은 시행 이후 개시된 상속부터 적용된다. 다만 법 시행 전에 상속을 받았더라도 미성년자였거나, 상속재산보다 상속채무가 많다는 사실을 몰랐던 경우에는 개정법에 따라 한정승인을 선택할 수 있다. 법무부는 “이번 법 개정으로 새롭게 경제생활을 시작하는 청년들이 빚 대물림으로 인한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사회적 약자 보호, 미래 번영을 위한 법제 개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