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김정은 기자

동아일보 정책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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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김정은 기자입니다.

kimj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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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8~2024-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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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덕후들의 집합소’ 디시갤, 최근엔 미투 고발 성지로 주목

    처음엔 정보통신(IT)기기 품평회의 공간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온라인의 온갖 지저분한 사담이 쏟아지는 ‘하수구’로 변질됐다. 그러다 문득 대중문화계 ‘덕후(마니아)들의 집합소’로 자리매김했다. 그리고 지금은, 세상을 뒤흔드는 ‘미투 운동의 성지(聖地)’로 불린다. 온라인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갤러리(디시갤)’ 이야기다. 트위터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보편화되며 그 기능이나 영향력이 현저하게 줄어든 것으로 평가받던 디시갤이 최근 사회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세계를 뒤흔드는 미투 운동이 유독 국내에선 이 디시갤을 통해 활활 타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최고의 성지로 꼽히는 무대는 디시갤의 한 분야인 ‘연뮤갤’(연극·뮤지컬 갤러리)이다. 지난달 20일 연극배우 이명행의 성추행 고발을 시작으로 온갖 폭로가 다 여기서 쏟아졌다. 심지어 지난 25일 서울 대학로에서 열린 공연계의 미투 지지 집회 제안도 여기서 처음으로 등장했다. ‘예능프로그램 갤러리(예갤)’와 ‘영화갤러리(영갤)’도 응답했다. 7일 예갤에는 2011년 가을 개그맨 심현섭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글이 올라왔다. 심 씨가 “이미 법정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라며 반발하자 현재 글은 삭제됐다. 앞서 영갤에도 영화감독 이해영을 둘러싼 동성 성추행 폭로 글이 올라와 이 감독이 공개적으로 부인하기도 했다. 일상이 된 SNS가 아닌 디시갤이 이런 사회적 진원지가 된 이유가 뭘까. 전문가들은 가장 큰 이유로 ‘익명성’을 꼽았다. SNS는 누리꾼들이 맘먹고 추적하면 금방 신분이 드러난다. 원종원 순천향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성폭력 피해자들은 이런 폭로가 의도와 달리 ‘2차적 가해’로 돌아오는 상황이 가장 두렵다”며 “디시갤은 자신이 원하면 익명으로 가해자를 고발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녔다”고 짚었다. 특히 디시갤은 문화계 덕후라면 꼭 들리는 ‘살롱’의 성격을 지녀 공통의 관심사를 공유하기 쉽다. 연뮤갤의 경우 이용자 대부분이 덕후나 업계 관계자들이다. 문제를 제기했을 때, 이미 내막이나 소문을 아는 이들의 지지를 끌어내기 용이한 구조였다. 원 교수는 “특정 장르에 해박한 이들이 활동하는 공간이라 이름의 초성이나 활동 이력만 거론해도 바로 가해자를 특정할 수 있어 ‘폭로 효과’가 컸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SNS과 디시갤의 폭로 형태를 비교하면 차이를 분명하게 알 수 있다. 페이스북 등은 비교적 가벼운 성추행 고발이 많은 반면, 디시갤의 글은 굉장히 수위가 높다. 연희단거리패 전 단원 김보리 씨(가명)의 폭로가 대표적인 사례다. 성폭행이나 마사지 장면을 여과 없이 세세하게 올려 파문을 일으켰다. 경찰 관계자는 “SNS는 사실을 적시해도 문제가 될 가능성이 높지만, 디시갤은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외치는 공간이란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디시갤이나 대학 익명게시판이 폭로의 소통창구 역할을 한 것을 ‘공동체의 결속’이란 측면에서 들여다봤다. 구 교수는 “결국 고백이 힘을 얻으려면 같은 부류의 지지나 공감을 통해 집단적 움직임을 이끌어내야 한다”며 “앞으로 이런 폭로가 사회적 지속 가능성을 유지하려면 관련 조직이나 기구를 통한 체계적 사례 수집과 대처 방안 마련이 이어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18-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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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책]구구구 시끄러워 잠이 오지 않아요

    깊은 잠을 청하며 잠자리에 누운 아이의 밤 일상을 그린 책. 아이의 바람과 달리 머릿속에선 비둘기들이 한 마리 한 마리 자리 잡으며 ‘구구구구’ 울어댄다. 비둘기가 떠나니 이번엔 고양이가 등장. 이어 매미까지 나타나 잠을 방해한다. 매미가 울어대는 머릿속이 너무 괴로워 아이는 결국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만다. “잔다고! 잘 거라고!” 하지만 오히려 더 많은 동물들이 아이의 머릿속에 등장할 뿐이다. ‘커다란 구름이’ ‘개미가 올라간다’ 등의 그림책을 그린 이해진 작가의 세 번째 책이다. 형광빛의 다채로운 색깔을 사용한 그림이 인상적이다.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8-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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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춤 잘 추는 3인, 춤도 잘 만들까

    국립무용단이 올해 첫 도전 프로젝트로 단원들에게 30분 분량의 공연 안무 기회를 주는 ‘넥스트 스텝’을 선택했다. 공개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국립무용단 단원 정소연, 김병조, 이재화가 안무가로 변신해 각각 준비한 공연을 15일부터 17일까지 서울 중구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무대에 올린다. 최근 국립극장에서 만난 정소연(41) 김병조(36) 이재화(31)는 안무가로서의 도전을 앞두고 설렘과 부담감을 느끼며 작품에 몰입하고 있었다. 셋 중 막내인 이재화는 전통 농악의 칠채 장단을 주제로 한 작품을 선보인다. 웃다리농악을 대표하는 장단인 칠채를 춤, 음악, 판소리를 활용해 변주함으로써 전통 장단과 어우러진 우리 춤의 매력을 선사할 예정이다. “무용음악으로 칠채 장단은 잘 사용하지 않아요. 가무 악으로 쓰였다거나 소리꾼이 활용한 기록이 거의 없어요. 농악으로 쓰인 정도인데 소리꾼, 무용수, 연주자들이 한데 모여 칠채 장단을 요리해보자는 마음에서 작품을 구상하게 됐어요.”(이재화) 출연진의 면면도 화려하다. 스타무용수 조용진, 송설, 조승열과 2018 평창 겨울올림픽 개막식에서 웅녀로 등장해 고구려 시대 춤을 선보인 박혜지가 참여한다. 세 명의 안무가 중에서는 유일하게 이재화가 무대에 오른다. 그는 “예상치 못한 출연자도 있다”고 귀띔했다. ‘국악계의 아이돌’로 불리며 국립창극단의 주요 작품에서 주역으로 활약하는 소리꾼 김준수가 그 주인공이다. 국립발레단 연수단원 출신의 독특한 이력을 지닌 김병조는 최근 국립무용단에서 가장 주목받는 무용수 가운데 한 명이다. 지난해 국립무용단 신작 ‘춘상’에서 ‘몽’ 역할로 첫 주역을 꿰찬 그는 올해 안무가로 ‘넥스트 스텝’에 참여하는 것은 물론 5월 서울 LG아트센터에서 열리는 ‘맨 메이드’에서도 주연으로 활약할 예정이다. 그는 이번 ‘넥스트 스텝’에서 무용수의 삶에 초점을 둔 작품을 들고 나왔다. 김병조는 “국립무용단에서 다양한 연령대의 선배들을 보며 ‘그들의 청춘시절은 어땠을까’ 하는 궁금증에서 작품을 구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안무를 짜기 전, 단원들을 한 명씩 직접 만나 오랜 시간을 들여 심층 인터뷰했다. 그는 “각기 다르게 살아온 이야기를 들으며 이들이 원하는 삶이 어떤 것인지 고민했고 그 결과를 현대적으로 풀어내려 했다”고 말했다. 가장 선배이자 홍일점인 정소연은 2005년 국립무용단 기획시리즈 ‘바리바리촘촘디딤새’를 통해 승무를 재해석한 ‘어떻게든’으로 안무가로서의 역량을 인정받았다. 2007년 국립무용단이 9명의 안무가를 선정해 소개한 ‘안무가 페스티벌’에서 당당히 신작 ‘Nice Fishing’을 발표해 젊고 신선한 감각으로 호평받았다. 정소연이 이번 무대에서 창작한 작품의 주제는 음악 용어 ‘싱커페이션(syncopation·당김음)’이다. 정소연은 “죽음 욕망 인내 등 우리가 살아가면서 만나는 예측 불가능한 순간들에 ‘싱커페이션’을 대입해 다양한 정서를 가진 우리 춤을 보여줄 생각”이라고 말했다. 수석무용수 김미애를 비롯한 7명의 무용수, 5명의 연주자, 소리꾼 1명 등 모두 13명의 출연진이 무대에 오른다. 음악의 편성도 재밌다. 그는 “국악그룹 바라지 멤버들과 재즈피아니스트 송지훈이 음악을 함께 만들었다”고 전했다. 전석 2만 원, 02-2280-4114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8-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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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추행 조재현, 공연제작사 문 닫는다

    ‘미투’ 운동으로 성추문에 휩싸인 공연 제작사가 문을 닫고, 환불 요청이 이어지는가 하면 개봉 예정인 영화들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배우 조재현(사진)이 대표를 맡고 있는 공연제작사 수현재컴퍼니는 연극 ‘에쿠우스’를 마지막으로 4월 말 폐업한다. 연출가 이윤택이 이끈 극단 연희단거리패도 지난달 19일 해체됐다. 연희단거리패 전직 단원 A 씨는 “1월 중순부터 100만 원의 교육비를 내고 연희단거리패 워크숍 우리극연구소 과정에 참여한 예비단원을 비롯해 수십 명의 단원이 예술감독과 일부 선배단원의 잘못으로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고 오갈 데가 없는 처지가 됐다”고 말했다. 남산예술센터와 극단 백수광부가 제작비 1억4000여만 원을 들여 만든 연극 ‘에어콘 없는 방’은 단독으로 주인공을 맡은 배우 한명구의 성추행 의혹이 일자 공연 자체가 전면 취소됐다. 성추문이 불거진 윤호진 에이콤 대표의 뮤지컬 ‘명성황후’도 상황은 비슷하다. 에이콤 관계자는 “서울 YWCA가 성폭력 관련 미투 운동을 지지하는 입장을 밝히며 단체 구매한 8일 공연 2900석의 티켓을 취소했다”고 설명했다. 에이콤은 12월 예술의전당과 공동 제작 예정이던 위안부 소재 뮤지컬 ‘웬즈데이’도 제작 중단을 결정했다. 성폭행 논란으로 성난 관객들의 민심이 저조한 티켓 예매율로 이어지고 있다. 국립극단 관계자는 6일 “지난해 초연된 연극 ‘가지’의 경우 전체 회차의 40%가 매진이었으나 이번 재공연은 매진된 회차가 전무하다”며 “성추행 논란과 전혀 관계없는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잔여 회차 역시 평균 50% 이하로 판매된 상황”이라고 전했다. 공연계는 대책 마련에 나섰다. 우선 여성 관객들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는 일부 장면을 수정하는 작업에 나섰다.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는 4월 12일 진행되는 8번째 공연부터 여주인공 알돈자가 5명의 남성에게 집단 성폭행당하는 장면을 수정키로 했다. 올해 10주년을 맞은 뮤지컬 ‘삼총사’ 역시 마초 캐릭터 ‘포르토스’의 대사와 행동을 일부 바꿀 예정이다. 국립극단, 두산아트센터, 연극 제작사인 연극열전 등은 배우와 스태프를 대상으로 한 성폭력 관련 교육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영화계도 비상이 걸렸다. 올여름 개봉 예정인 영화 ‘신과 함께―인과 연’ 제작사는 배우 오달수와 최일화가 조연으로 출연한 분량을 재촬영하기로 하고 대체 배우를 물색 중이다. 하지만 오 씨가 주연을 맡아 촬영을 이미 마친 ‘이웃사촌’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 ‘컨트롤’ 등 3편은 부분적인 재촬영이 쉽지 않은 상태다. 한 영화계 관계자는 “주연 배우는 출연 비중이 매우 높기 때문에 부분 재촬영을 하더라도 최소 10억 원 이상이 더 든다. 개봉을 무기한 연기할 수도 없어 난감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제작사들은 오 씨를 상대로 한 법적 대응도 쉽지 않아 속앓이를 하고 있다.김정은 kimje@donga.com·장선희·김민 기자}

    • 2018-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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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계 덮친 미투 후폭풍…공연 취소·환불 요청에 제작사 문 닫기도

    ‘미투’ 운동이 문화예술계 전반에 파장을 미치고 있다. 성추문이 불거진 인물과 관련된 공연에 대해 환불 요청이 이어지고 제작사가 문을 닫는가 하면 개봉 예정인 영화들도 직격탄을 맞았다. 배우 조재현이 대표인 공연제작사 수현재컴퍼니는 현재 공연 중인 연극 ‘에쿠우스’를 마지막으로 4월 말 폐업한다. 연출가 이윤택이 이끈 극단 연희단거리패도 지난달 19일 해체됐다. 연희단거리패 전직 단원 A씨는 “숙식을 함께 했던 수십 명의 단원들이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은 것은 물론 오갈 데가 없는 처지가 됐다”고 말했다. 남산예술센터와 극단 백수광부가 제작비 1억 4000여만 원을 들여 만든 연극 ‘에어콘 없는 방’은 단독으로 주인공을 맡은 배우 한명구의 성추행 의혹이 일자 공연이 전면 취소됐다. 윤호진 에이콤 대표가 올해 12월 서울 예술의전당과 함께 만들 예정이던 일본군 위안부 소재 뮤지컬 ‘웬즈데이’ 역시 제작이 취소됐다. 윤 대표가 만든 뮤지컬 ‘명성황후’는 8일 공연분인 2900석 표가 모두 취소됐다. 서울 YWCA가 미투 운동을 지지한다고 밝히며 단체 구매한 표를 환불했기 때문이다. 공연계는 대책 마련에 나섰다. 국립극단, 두산아트센터, 연극제작사인 연극열전 등은 배우와 스태프를 대상으로 한 성폭력 관련 교육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여성 관객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는 일부 장면은 수정하기로 했다. 4월 12일 시작하는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는 여주인공 알돈자가 5명의 남성에게 성폭행 당하는 장면의 표현 수위를 낮추기로 했다. 올해 10주년을 맞은 뮤지컬 ‘삼총사’도 마초 캐릭터 ‘포르토스’의 대사와 행동을 일부 바꿀 예정이다. 영화계도 비상이 걸렸다. 올 여름 개봉 예정인 영화 ‘신과 함께-인과 연’ 제작사는 배우 오달수가 조연으로 출연한 분량만 재촬영하기로 하고 대체 배우를 물색 중이다. 하지만 오 씨가 주연을 맡아 촬영을 이미 마친 ‘이웃사촌’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 ‘컨트롤’ 등 3편은 부분적인 재촬영이 쉽지 않은 상태다. 한 영화계 관계자는 “주연 배우는 출연 비중이 매우 높기 때문에 부분 재촬영을 하더라도 최소 10억 원 이상이 더 든다. 개봉을 무기한 연기할 수도 없어 난감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제작사들은 오 씨를 상대로 한 법적 대응도 쉽지 않아 속앓이를 하고 있다. 한 제작사 관계자는 “오 씨에 대한 민형사상 처벌이 내려져야 법적인 책임을 물을 수 있는데, 성추행을 한 시기가 오래돼 법적으로 결론이 날지 여부가 불투명하고 시간도 많이 걸릴 것 같아 손해를 고스란히 떠안아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tvN 역시 21일부터 시작하는 드라마 ‘나의 아저씨’ 주인공을 오 씨에서 배우 박호산으로 교체했다. tvN 측은 “오 씨가 촬영한 3회차 분량을 폐기하고 지난주부터 박 씨가 새로 촬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우 최일화가 악역으로 등장한 영화 ‘협상’ 제작사인 JK필름도 재촬영에 대해 논의 중이다. 최 씨가 조연으로 출연한 ‘신과 함께2’ 역시 최 씨가 나온 부분을 다시 촬영하기로 했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장선희 기자 sun10@donga.com}

    • 2018-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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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찰, 이윤택 긴급출금 요청… 공소시효 떠나 모든 성추행 수사

    경찰이 5일 ‘미투(#MeToo·나도 당했다)’ 폭로로 드러난 가해자들의 혐의를 공소시효와 관계없이 철저히 수사하겠다고 밝히면서 미투 운동 관련 수사가 속도를 내고 있다. 이주민 서울지방경찰청장은 이날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공소시효가 지났더라도 조사 과정에서 새로운 사실이 나올 수도 있고 다른 법률을 적용할 여지가 있을 수 있으므로 의혹 해소 차원에서 형사 처벌 여부와 상관없이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경찰의 이런 방침은 상습강제추행죄가 신설되기 전에 발생한 강제추행 범죄도 적극 수사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볼 수 있다. 서울경찰청은 이날 여성 단원들을 상습 성추행한 혐의로 이윤택 전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66)에 대해 긴급 출국 금지를 법무부에 요청하고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2010년 4월 이전 성범죄도 유의미 상습강제추행죄는 강제추행을 두 번 이상 반복적으로 저지른 가해자를 가중 처벌하기 위해 만들어진 형법 조항이다. 2010년 4월 15일부터 시행돼 그 이후에 발생한 상습강제추행은 이 조항에 따라 처벌할 수 있다. 특히 상습강제추행죄가 시행된 2010년 4월 15일 이전에 일어난 범죄라 하더라도 상습강제추행죄 신설 이후에 발생한 성범죄와 묶어 상습성을 확인한다면 상습강제추행으로 처벌이 가능해진다. 이런 점에서 공소시효와 관계없이 폭넓게 수사하겠다는 경찰의 방침이 의미가 큰 것이다. 예를 들어 2010년 4월 15일 이전에 여러 건의 성추행이 있었고, 그 이후에 한 건의 성추행이 있는 경우 법 시행 이후 범죄만으로는 한 건밖에 되지 않아 상습강제추행으로 처벌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법 시행 전에 일어난 여러 건의 범행과 하나로 묶인다면 상습성을 뒷받침하는 증거가 된다는 게 검경의 판단이다. 이 전 감독은 2010년 이전에 10여 건의 성추행 의혹이 불거졌고 2012년 10월 배우 김수경 씨(36·여)를 성추행했다는 폭로가 나온 상태다. 2010년 이전에 발생한 범죄는 여러 건 일어났더라도 그 자체로는 처벌을 하지 못하지만 2012년 폭로된 성추행과 연결되면 상습성이 인정될 가능성이 커진다. 배우 조민기 씨(53)는 2011년 이후 여러 건의 성폭력 및 성희롱 신고가 나와 상습적일 가능성이 있다. 그 자체로는 죽어 있는 사건인 2010년 4월 15일 이전에 일어난 강제추행 범죄를 그 이후에 일어난 것과 연결해 생명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것이다. 검찰은 공소시효가 지났거나 법 시행 이전에 발생한 상습강제추행 정황을 법원에 제출해 가해자를 가중 처벌하는 데 활용할 방침이다. 2010년 4월 15일 이후부터 성범죄 친고죄가 폐지된 2013년 6월 19일 사이에 일어난 성범죄는 친고죄 조항 때문에 사건 발생 후 1년 안에 고소를 해야 수사를 할 수 있는 제약이 있었다. 단순 강제추행으로는 고소가 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라 처벌이 어렵지만 상습적으로 일어난 성범죄라면 상습강제추행으로 처벌할 수 있다.○ 이윤택 피해자들 눈물의 기자회견 이날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변호사회관에서는 ‘미투 운동 그 이후, 피해자가 말하다!’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 전 감독이 저지른 성범죄의 피해자 3명이 모습을 드러냈다. 굳은 표정도 잠시, 피해자들은 그동안의 고통을 말하며 눈물을 쏟았다. 이 전 감독의 성추행 사실을 처음으로 폭로한 김수희 극단 미인 대표는 “피해자들을 추적해 비방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글들로 많이 울고 상처받아 움츠러들 뻔도 했지만 피해자들이 용기를 내 이 자리에 오게 됐다”고 말했다. 피해자들과 함께한 변호인단은 공소시효를 없애고 소급 적용이 가능한 이른바 ‘이윤택 특별법’ 제정을 촉구했다. 성범죄의 공소시효는 현재 10년이다. 변호인단의 대표로 나온 이명숙 한국여성아동인권센터 대표 변호사는 “위안부 피해로 성범죄에 트라우마가 있는 곳이 우리나라다. 공소시효, 친고를 따지며 성범죄를 처벌하지 못하면 어떻게 일본에 책임을 물을 수 있겠나”라고 주장했다. 이 변호사 등 101명의 변호사와 여성단체들은 이달 초 ‘문화예술계 내 성폭력 사건 공동대책위원회’에 참여하고 피해자 변호에 나섰다. 한편 영화배우 한재영에 대한 성추행 의혹도 나왔다. 연극배우 출신인 박모 씨는 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극단 신화 대표에게 성추행을 당한 후 고민을 털어놨더니 극단 선배였던 한재영이 ‘나도 너랑 자고 싶다. 모텔을 가자’고 말했다”고 폭로했다. 한 씨는 5일 소속사를 통해 “피해자에게 사과를 하고 용서를 구했다. 앞으로 저 자신을 깊이 되돌아보며 반성하며 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황성호 hsh0330@donga.com·이지운·김정은 기자}

    • 2018-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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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창서 느꼈던 전율, 대학로서 이어간다

    2018 평창 겨울올림픽 폐막식에서 4분 분량의 ‘시간의 축’ 공연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던 ‘현대무용의 명가(名家)’ LDP(Laboratory Dance Project) 무용단이 23일부터 25일까지 서울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제18회 정기공연을 연다. 한국예술종합학교 동문무용단인 LDP의 정기공연은 현대무용계 스타 무용가인 신창호 차진엽 김영진 김동규 이용우 김판선 김성훈 이인수 김재덕 김보라 등이 거쳐간 무대로 유명하다. 2001년부터 매년 500석 규모의 대극장에서 소속 무용수들의 신작 무용을 선보여 왔다. 이번 공연에서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영국 아크람칸무용단과 댄스경연프로그램 Mnet ‘댄싱9’ 시즌2에 출연하며 대중적 인지도를 쌓은 임샛별, 2013년 그리스 헬라스 국제무용경연대회에서 1등을 한 김성현을 비롯해 신예 이정민이 안무가로 나선다. 임샛별의 안무작 ‘소녀’는 여성들의 아름다움에 대한 로망과 사회적 미의 기준으로 고통받는 여성의 신체와 상처 등을 그린 작품이다. 임샛별은 “여성이라면 나이에 관계없이 품고 있는 순수한 소녀 감성에 주목하는 한편, 거칠고 강한 모습 또한 멋질 수 있다는 것을 이야기하고자 한다”고 소개했다. 안무가 김성현은 ‘이념의 무게’란 주제로 과거 독재시대 때부터 현대까지 여러 방식으로 지속되고 있는 폭력의 순환 고리를 풀어낼 예정이다. 안무가 이정민은 ‘거울 앞 인간’을 올린다. LDP 측은 “거울 앞에 서면 누구나 거울에 비친 겉모습에 주목하기 때문에 숨겨진 내면을 보지 못하는 것 같다는 생각에서 만들었다”고 전했다. 3만∼5만 원. 02-3668-0007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8-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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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승현 “연출의 색깔이 꼭 있어야 할까요?”…김정호 “조연인 제게 연기상을 주시다니…”

    18일까지 국립극단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공연되고 있는 ‘가지’는 올해 제54회 동아연극상에서 작품상과 연기상을 동시에 수상한 작품이다. ‘가지’는 재미교포 2세 요리사인 아들 레이와 죽음을 앞둔 아버지의 낯선 재회에 대한 이야기다. 한국말을 모르는 레이가 생전 아버지가 드시던 음식을 통해 그동안 몰랐던 아버지를 알아가며 마지막 이별을 준비하는 과정을 그렸다. 동아연극상 심사위원들은 “음식을 소재로 아버지로 상징되는 한민족의 뿌리를 재발견하는 의미를 지닌 수작”이라고 평가했다. ‘가지’의 정승현 연출가(40)와 삼촌 역을 맡아 동아연극상 연기상을 거머쥔 배우 김정호(47)를 서울 용산구 청파로 국립극단에서 최근 만났다. 두 사람에게 동아연극상은 어떤 의미였을까. 정 연출가는 13년간 극단 작은신화의 조연출로 일하다 지난해 독립했다. 홀로서기를 한 첫해에 올린 작품으로 동아연극상 작품상을 받았다. “누군가 제게 연출의 색깔이 뭐냐 물어보면 늘 저는 ‘없다’고 말해요. 연출의 색깔이 꼭 있어야 할까요? 지난해 ‘가지’ 초연 때 누군가 제게 ‘넌, 참 착한 연극을 한다’고 하더군요. 동아연극상은 제게 ‘착하게 연극해도 돼. 그러니 좀 더 해봐’라고 격려해준 상이에요.”(정승현) 삼촌 역의 김 씨는 극이 시작되고 무려 54분 뒤에 처음 등장한다. 분량이 많진 않지만, 짧고 굵은 ‘신 스틸러’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조연이라도 임팩트가 있는 경우 신인상을 주시는 경우가 종종 있어요. 하지만 연기상은 거의 주연 배우들의 몫이었어요. 그런데 조연인 제게 연기상을 주시다니…. 꼭 주인공이 아니더라도 자기 역할을 제대로 해내면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선례가 된 것 같아요.”(김정호) 특히 김 씨에게 이번 동아연극상은 겹경사였다. 시상식 당시 ‘가지’와 함께 공동으로 작품상을 탄 ‘손님들’의 대표 수상자로 그의 아들인 배우 김하람(26)이 나섰기 때문이다. 김하람은 ‘손님들’에서 주인공 ‘소년’ 역을 맡아 호평을 받았다. 극단 풍경 출신인 김 씨가 지난 3년간 국립극단 시즌 단원으로 활동한 데에는 아들의 영향이 컸다. “아들의 대학 입학을 앞둔 2015년, 등록금 마련을 위해 고민하다가 안정적으로 연극할 수 있는 국립극단 시즌 단원 오디션에 도전해 덜컥 합격해 3년간 활동했죠.”(김정호) 두 사람이 이번 무대에서 가장 고민한 것은 뭘까. 정 연출가는 “아버지의 임종을 지켜보는 레이의 대사 중에 ‘누가 죽어 가는 걸 본 적 있어?’라는 표현이 있다”며 “부모님의 임종을 지키는 마음이 과연 어떨지 많이 고민했다”고 말했다. 극 중 김 씨 연기의 백미는 ‘소고기뭇국’ 장면이다. 임종을 앞둔 형이 미국 이민을 앞두고 어머니가 끓여준 소고기뭇국을 한 사발 들이켰던 과거를 회상하는 부분으로, 군침을 흘리며 맛깔나게 대사를 ‘치는’ 연기가 일품이다. 그는 “음식이란 게 때때로 사람의 마음을 위로해주는 묘한 매개체”라며 “어머니의 사랑이 들어간 음식이란 걸 생생하게 전하고 싶었던 장면”이라고 전했다. 배우의 연기는 시각, 청각, 미각, 촉각을 통해 관객에게 입체적으로 다가가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전석 3만 원. 1644-2003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8-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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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조의 호수’ ‘지젤’ 하이라이트… 스타 무용수 몸짓으로 다시본다

    “유명 발레 하이라이트 장면을 한자리에!” 올해 창단 34주년을 맞은 유니버설발레단(UBC)이 그간의 역량을 모은 갈라 공연을 펼친다. 2시간의 러닝타임 동안 유명 발레 11개 작품의 핵심 장면을 감상할 수 있다. UBC는 다음 달 2일부터 4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유수의 발레 대작을 하이라이트로 엮은 ‘스페셜 갈라’ 공연을 올린다. 클래식 발레의 대표작 ‘백조의 호수’ ‘지젤’ ‘돈키호테’ ‘해적’을 비롯해 드라마 발레 ‘오네긴’, UBC의 창작품 ‘발레 춘향’, 마린스키발레단 버전의 ‘로미오와 줄리엣’ 등의 일부 장면을 선보인다. 눈길을 끄는 건 화려한 출연진이다. 세계 정상급 발레단인 러시아 마린스키발레단의 수석무용수 블라디미르 시클랴로프(33)와 솔리스트 마리야 시린키나(31)가 특별 출연한다. 마린스키발레단 버전의 ‘로미오와 줄리엣―발코니 파드되’와 ‘발레 101’을 보여준다. e메일로 만난 시클랴로프는 “2012년 내한 공연 이후 6년 만에 한국 팬들을 만나 무한한 기쁨을 느낀다”며 “제가 한국에서 선보인 적 없는 레오니트 라브롭스키 버전 ‘로미오와 줄리엣’의 발코니 파드되(2인무)와 유럽에서 인기 있는 작품인 ‘발레 101’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 외에도 지난해 ‘제7회 대한민국발레축제’에서 첫선을 보여 호평을 받은 라이몬도 레베크의 ‘화이트 슬립’ 전막도 다시 무대에 오른다. 문훈숙 단장은 스페셜 갈라 공연에 대해 “고전, 창작, 현대까지 다양한 작품을 담고 있어 발레 초심자부터 마니아층까지 두루 만족할 수 있는 풍성한 무대”라고 설명했다. 1만∼8만 원, 070-7124-1737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8-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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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우 조재현-사진작가 배병우까지… 문화계 성추문 성한 곳 없다

    “내가 잃을 게 많아서 많은 말은 못 하지만, 변태 ××들 다 없어지는 그날까지….”(배우 최율 씨) 성폭력을 고발하는 ‘미투’ 불길이 문화·연예계 전방위로 옮아 붙고 있다. 배우 조민기와 영화감독 조근현, 래퍼 던말릭에 이어 23일에는 배우 조재현 씨(53)의 성 추문이 실명으로 거론됐다. 연극배우 한명구 씨(58)와 사진작가 배병우 씨(68)도 온라인에서 논란이 불거졌다. 드라마 ‘해를 품은 달’ 등에 출연했던 여배우 최율 씨는 이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내가 너 언제 터지나 기다렸지”라며 조재현 씨의 한 포털사이트 프로필 이미지를 게재했다. 현재는 게시물을 삭제했다. 조 씨는 지난해 한 연극 공연을 준비하면서 성추행 물의를 빚어 제작진에게 공개 사과한 적이 있다는 전언도 있다. 조 씨 소속사는 “현재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소나무 사진’으로 널리 알려진 유명 사진작가 배병우 씨가 재직했던 대학의 졸업생들도 이날 “배 작가가 작업실과 강의실, 술자리에서 신체 접촉과 성희롱을 일삼았다”고 폭로했다. 배 작가 관계자는 “어떤 일로든 상처를 입었다면 반성하고 사과드린다”며 “아직 정확한 사태 파악이 어려워 면밀히 확인한 뒤 다음 주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중견 연극배우 한명구 씨도 온라인에 자신이 교수로 재직하는 학교에서 성추행을 저질렀다는 폭로 글이 올라왔다. 한 씨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당시에는 열정적으로 가르치다 보니 늦게까지 작업하는 적이 많았고 술자리도 많았고 그 과정에서 그런 일이 있었다.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뼈저리게 반성하고 통절의 마음으로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종교계마저 미투 열풍을 피해가지 못했다. 천주교 수원교구 소속의 한 신부는 여성 신도에게 성폭력을 시도했던 사실이 드러나 최근 본당 주임 신부 직에서 배제됐다. 이 신부는 최근 자신이 소속돼 있던 정의구현사제단에서도 스스로 탈퇴했다. 천주교 관계자는 “6, 7년 전 일어난 사건으로 해당 신부가 모든 사실을 인정해 중징계를 결정했다”며 “사제직 박탈 여부도 논의될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유명 조연배우 O 씨에 대해서도 “1990년대 부산 소극장에서 여자 후배들을 성추행했다”는 폭로가 나왔다. 방송가에선 배우 J 씨, 개그맨 H 씨와 관련한 미투 폭로도 조만간 나올 거란 소문이 돌고 있다. 2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개그계 성폭력을 고발하는 글도 올라왔다. 몇 차례 물의를 빚었던 H 씨는 최근 여러 개그우먼에게 전화해 “다시 한번 사과한다”며 미리 진화에 나섰다는 얘기도 나왔다. 한 누리꾼은 이날 자신의 SNS에 ‘○○대학교 영화과 A 교수 #미투’로 시작하는 글을 올리며 성희롱 피해를 주장했다. 글에 따르면 거물 영화 제작자이기도 한 A 교수는 영화 전공 수업에서 ‘내가 ○○이랑 사귄다고 해보자. 우린 그러면 손도 잡고 키스도 하고 섹스도 하겠지’ 하며 여러 차례 특정 학생의 이름을 언급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성폭력 의혹이 있는 예술인의 공직 임용을 막고 각종 지원에서 배제하는 구체적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문체부 관계자는 “공직과 공공기관에 임용하기 전 신원 조회로 범죄 기록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 외에 해당 인물에 대한 평판 조회를 심도 있게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임희윤 imi@donga.com·김정은·김민 기자}

    • 2018-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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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책]3초면 물속으로 풍덩… 다이빙이 제일 좋아

    “하나, 둘, 셋. 풍덩! 다같이 웃을 수 있는 다이빙이 제일 좋아.” 특별히 잘하는 게 없는 아이. 달리기도 느리고 수학 문제도 잘 못 풀고, 급식 먹는 것조차 다른 아이들보다 느리다. 누군가를 이겨야 하고 남들보다 빨라야 하는 시대이지만 이 아이는 꼭 누군가를 이기고 싶은 생각이 없다. 그 대신 아이는 누구든 똑같이 3초면 물속으로 풍덩 뛰어들 수 있는 다이빙대를 제일 좋아한다. 물속에서 친구들과 함께 웃고 즐길 수 있는 시간이 좋기 때문이다. 볼로냐에서 라가치상을 수상하고 한국 안데르센상과 황금도깨비상을 받은 저자의 신작이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8-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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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윤택, 단원 동원해 은폐 시도… 조민기 “루머” 발뺌하다 들통

    ‘미투(#MeToo·나도 당했다)’가 문화예술계 전반으로 퍼지고 있다. 연극계에 이어 영화계, 대중음악계에서도 폭로가 이어지고 있다. 오랜 기간 성폭력 관행을 묵인·방조한 문화예술계의 추악한 진실이 뒤늦게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당사자들은 대부분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어설픈 사과와 거짓 해명으로 얼버무린 뒤 입을 닫거나 아무 언급도 없이 잠적했다. ○ 전방위로 퍼지는 ‘미투’ 이윤택 전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66) 성추문의 끝은 보이지 않는다. 안마와 유사 성행위 강요, 성폭행과 낙태에 이어 나체 공연을 강요하며 강제로 여배우의 옷을 벗겼다는 엽기적인 폭로가 나왔다. 연희단거리패 단원이었던 A 씨(여)는 22일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이 전 감독이 공연 3시간 전 남자 분장실로 불러 전신 노출을 요구했고, 거부하자 다른 남자 배우를 부른 뒤 강제로 옷을 벗겼다. (이 전 감독이) 속옷까지 벗겼다”고 주장했다. A 씨는 “당시 생리 중이었고, 몸을 떨며 ‘선생님 이건 아니에요’라고 반항했다”고 전했다. 최근 개봉한 영화 ‘흥부’의 조근현 감독이 성희롱 문제로 영화 홍보 일정에서 배제된 사실도 새롭게 드러났다. 조 감독은 지난해 신인 여배우에게 “여배우는 여자 대 남자로서 자빠뜨리는 법을 알면 된다” “깨끗한 척 조연으로 남느냐, 자빠뜨리고 주연을 하느냐 어떤 게 더 나을 것 같아”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명 힙합 래퍼인 던말릭(문인섭·22)은 미성년자 팬을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일자 공식 사과했다. 이날 던말릭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지난해 12월경 한 팬분을 만났다. 팬과 아티스트라는 권력관계를 이용해 추행을 저질렀다”고 시인했다.○ 거짓… 발뺌… 방조… 침묵 성추문보다 더 실망스러운 건 이른바 대가와 거장으로 불리던 인사들의 저열한 대응이다. 이 전 감독은 미리 단원들을 동원해 성폭행 의혹을 조직적으로 은폐하려고 했다. 그리고 기자회견에서 “성폭행은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하지만 연출된 기자회견이라는 실체가 밝혀지자 아예 입을 닫았다. 배우 조민기 씨(53)의 처음 해명도 판박이였다. 여학생 성추행 의혹을 “명백한 루머”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학교 측의 조사 결과가 나오자 태도를 바꿨다. 청주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열린 대학 이사회는 ‘조 씨가 성희롱한 사실이 인정되고 피해 학생이 처벌을 강하게 원하고 있다’며 만장일치로 징계 요구안을 의결했다. 고은 시인(85)도 문단의 거장이라는 평과는 거리가 먼 대응을 했다. 그는 “후배 문인을 격려하는 취지에서 한 행동이 오늘날 성희롱으로 규정된다면 잘못된 행동이라고 생각한다”는 이상한 사과를 한 후 침묵하고 있다. 김소희 연희단거리패 대표(48)도 공분을 사고 있다. 그는 이 전 감독의 성폭력을 방조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배우 오동식 씨(46)는 “1년 전 한 여성 단원이 이 전 감독을 고발하는 글을 SNS에 올리자 (김소희) 대표가 만나 원만한 타협을 권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아무 해명도, 사과도 없는 이들도 있다. 오태석 극단 목화 대표(78)는 서울예술대의 교수직 해임 방침에도 아무 움직임이 없다. 이런 가운데 오 대표는 대표작 ‘템페스트’가 페루 리마페스티벌 개막작으로 초청돼 국고 지원을 받아 28일과 3월 1일 이틀간 공연을 할 계획이다. 예술경영지원센터는 오 대표가 동행하면 지원을 취소하겠다고 밝혔다.김정은 kimje@donga.com·임희윤 / 청주=장기우 기자}

    • 2018-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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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우 오동식 “이윤택은 괴물… 사과회견전 불쌍한 표정연기 리허설”

    “선생님은 괴물이었습니다.” 이윤택 전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66·사진)의 19일 기자회견은 ‘불쌍한 표정연기’까지 사전에 연습하는 등 치밀한 각본대로 펼쳐진 쇼였다는 내부 폭로가 나왔다. 극단 내부에서도 이 전 감독의 성폭행(강간)과 피해 여성의 임신, 낙태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연희단거리패의 대표 배우 중 한 명이자 상임 연출가인 오동식 씨(46)는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나의 스승을 고발합니다’라는 글을 통해 이를 폭로했다. 기자회견을 열기로 결정한 17일 이 전 감독은 가장 먼저 변호사에게 전화해 형량에 관해 물었다고 오 씨는 밝혔다. 오 씨는 내부 회의를 하던 현장에 대해 “지옥의 아수라였다. 도저히 인간으로서 할 수 없는 일들이었다”고 덧붙였다. 오 씨는 이 전 감독과 단원들이 기자회견을 앞두고 연극 리허설처럼 사전 연습을 했다고 폭로했다. 이 전 감독은 단원들에게 ‘안마로 인한 성추행 말고 성폭행을 당했다는 제보가 있는데 사실입니까’ ‘낙태는 사실입니까’ 등 예상 질문을 하게 했고, 이 전 감독은 ‘사실이 아닙니다’라는 답변을 연습했다고 전했다. 오 씨는 이 과정에서 김소희 연희단거리패 대표가 “선생님 표정이 불쌍하지 않다. 그렇게 하시면 안 된다”고 말하자 이 전 감독이 다시 표정을 지어 보이며 “이건 어떠냐”라고 물었다고 주장했다. 오 씨는 일부 단원이 배우 김지현 씨가 성폭행을 당해 낙태한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지만 조직적으로 은폐했다고 밝혔다. 사과문 작성 중 낙태 이야기가 나오자 단원 조모 씨가 “김지현은 말하지 않을 것이다. (낙태를) 인정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고 이는 받아들여졌다는 것이다. 실제 이 전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성폭행과 낙태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전직단원 김보리(가명) 씨가 17일 성폭행을 당했다는 글을 올렸을 때도 이 전 감독과 선배 단원들이 대책회의를 열어 성폭행(강간)이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 전 감독은 “이미 그녀의 엄마와 이야기가 돼서 해결된 문제”라며 김 씨를 폄훼하는 발언을 이어갔다고 오 씨가 주장했다. 이 전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김보리 씨와) 성관계는 있었지만 폭력적인 방법으로 강제로 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연희단거리패는 19일 해체됐다. 그러나 여론이 잠잠해지면 약 4개월 뒤 극단을 재건할 계획도 짰던 것으로 드러났다. 오 씨는 “연희단거리패를 버리고 극단 가마골로 모여 이 일이 잠잠해진 4개월 뒤 다시 연극을 하자는 의견이 모아졌다”며 “이 전 감독이 자신이 당분간 연극을 나서서 할 수 없으니 앞에는 저와 같은 꼭두각시 연출을 세우고 간간이 뒤에서 봐주겠다고 했다”고도 전했다. 김소희 대표는 21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기자회견 리허설을 한 것은 맞지만 이 전 감독에게 표정을 지적한 건 진실된 사과 태도로 보이지 않아 이에 대한 의견을 표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전 감독은 수차례 전화 연락을 했으나 받지 않았다. 한편 서울예술대 총학생회는 이날 성명서를 내 제자들을 상습적으로 성추행한 의혹을 받고 있는 오태석 극단 목화 대표(78)의 교수직 해임을 요구했다. 총학생회는 이날 페이스북에 “오 교수에 대한 해임과 퇴출, 피해자들에 대한 공개 사과를 총장과 대학본부에 강력히 요청한다. 철저한 조사를 통해 학생들에게 더 이상 피해가 없도록 빠른 후속 조치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23일 예술위원 긴급회의를 열어 오 대표의 신작 연극 ‘모래시계’(3월 15∼25일)에 대해 공연 지원 취소를 검토하기로 했다. 1995년부터 서울예술대 교수로 재직 중인 오 대표는 1984년 극단 목화를 창단해 30년 넘게 극단을 이끌며 연기파 배우 유해진 손병호 성지루 김응수 장영남 박희순 등을 배출한 연극계 거장이다. 오 대표와 목화 측은 성추행 의혹이 불거진 지 7일째인 이날까지도 침묵하고 있다. 목화는 대표작 ‘템페스트’가 페루 리마페스티벌 개막작으로 초청돼 28일과 3월 1일 이틀간 공연을 앞둔 상태다. 오 대표도 출국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져 ‘도피성 출국’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본보는 오 대표의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락이 되지 않았다.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8-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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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우겸 교수 조민기, 학생 성추행 혐의… 청주대서 중징계 받고 교수직 사퇴

    배우 조민기 씨(53·사진)가 충북 청주대 교수로 재직하며 학생을 성추행한 혐의로 학교에서 중징계를 받고 교수직을 사퇴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그러나 조 씨 측은 “성추행은 사실무근”이라며 반발했다. 청주대는 20일 “지난해 11월 조 씨가 학생을 성추행했다는 제보를 받고 조사를 진행한 뒤 최근 징계위원회를 열어 정직 3개월 처분을 내렸다”고 밝혔다. 대학 관계자는 “학교 양성평등위원회가 학생들의 진술이 사실일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징계위에 회부했다”고 설명했다. 청주대 연극학과를 졸업한 조 씨는 2010년 3월부터 자신의 모교에서 공연영상학부 조교수로 강단에 서 왔다. 청주대는 28일 조 씨를 교수직에서 면직 처분하는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논란이 일자 조 씨의 소속사인 윌엔터테인먼트는 이날 “성추행 관련 내용은 명백한 루머이며 교수직 박탈과 성추행으로 인한 중징계 역시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소속사는 “수업 중 언행이 수업과 맞지 않는다는 대학의 조사 결과에 따라 3개월 정직 징계를 받고 도의적 책임감에 사표를 낸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 관계자는 “(조 씨가) 동료 교수의 음해 또는 악성 루머에 불과한데 학교 측이 징계를 결정한 것에 불만인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나 청주대 관계자에 따르면 조 씨는 수년 전부터 공연 준비 과정에서 학생들에게 자신의 오피스텔로 오라고 연락해 술을 마신 뒤 취한 학생을 ‘재우고 가라’는 발언 등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여학생의 몸을 만졌다는 의혹도 일고 있는데 조 씨 측은 수업 지도를 하며 툭 친 행동을 오해했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성추행 논란에 휩싸인 고은 시인은 20일 단국대 석좌교수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고 시인은 이날 “단국대에 누를 끼치기 싫다”는 뜻을 학교 측에 전했다. 대학 관계자는 “사직과 함께 자신과 관련된 모든 자료를 인터넷에서 삭제해 달라고 요청해 관련 기사를 비롯한 자료를 모두 내렸다”고 말했다. 고 시인은 2008년 석좌교수로 임용됐다. 유명 연극연출가 A 씨도 성추행 의혹에 휩싸였다. 한때 연극계에서 활동한 정모 씨는 20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1994년 ‘백마강 달밤에’라는 연극에 감동해 극단 뒤풀이에 참석했다”며 “그런데 연출가가 술자리에서 허벅지 등을 주무르고 쓰다듬었다”는 내용의 글을 남겼다. 연극 ‘백마강 달밤에’는 유명 극단 대표로 활동하는 A 씨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다. 극단 관계자는 “A 씨가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않는 데다 최근 공연장에도 나오지 않는다”며 “아직까진 관련 의혹을 극단 차원에서 확인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날 문화재청은 인간문화재 하용부 씨(63)가 받아온 국가무형문화재 보유자 전수교육지원금의 지급을 성폭행 사실 관계가 확인될 때까지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밀양백중놀이 예능보유자인 하 씨도 성폭행 가해자라는 의혹을 받고 있다.김민 kimmin@donga.com·김정은 / 청주=장기우 기자}

    • 2018-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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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윤택 공개사과했지만… “성폭행 당하고 낙태” 추가 폭로

    한국 연극계의 대표적 극작가 겸 연출가인 이윤택 전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66)이 성추행 논란에 대해 19일 공식 사과했다. 그러나 기자회견 직후 진정성 없는 사과라는 평가와 함께 임신과 낙태 등 추가 폭로가 더욱 확산되고 있다. 이 전 감독은 서울 종로구 30스튜디오에서 19일 기자회견을 열고 “피해를 입은 당사자들에게 진심으로 사죄한다. 부끄럽고 참담하다. 제 죄에 대해 법적 책임을 포함해 어떤 벌도 달게 받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성기 안마 논란에 대해 “극단 내에서 18년간 관습적으로 일어난 아주 나쁜 형태의 일이었다”며 “단원들이 항의할 때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고 매번 약속했지만 번번이 제 자신을 다스리지 못해 큰 죄를 짓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나쁜 짓인지 모르고 저질렀을 수도 있고 어떤 때는 죄의식을 가지면서 제 더러운 욕망을 억제할 수 없었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연기 지도를 하며 추행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성추행이라 생각한 줄 몰랐지만 그렇게 여겼다면 사죄하겠다”고 답했다. 그러나 연희단거리패 전 단원 김보리(가명) 씨가 최근 폭로한 두 차례의 성폭행 의혹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이 전 감독은 “성관계는 있었지만 폭력적인 방법으로 강제로 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전 단원이 이 전 감독에게 2005년 성폭행을 당해 임신 중절 수술을 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다”고 했다. 기자회견 후 배우 김지현 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혼자 안마를 할 때 성폭행을 당했다. 2005년 임신을 했고, 낙태했다”며 “낙태 사실을 안 이 전 감독이 200만 원을 건네며 미안하다고 했다. 그 이후에도 성폭행이 이어졌다”고 밝혔다. 김 씨는 “19일 기자회견장을 찾았는데, 성폭행 부분에서 강제성이 없었다는 말에 뛰쳐나올 수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폭로는 이어졌다. 이승비 극단 나비꿈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2005년 연극 ‘떼도적’에 출연할 당시 “국립극단 예술감독이던 이 전 감독이 대사를 치게 하며 온몸을 만졌다. 제 사타구니에 손을 쑥 집어넣고 만지기 시작해 있는 힘을 다해 그를 밀쳐내고 도망쳐 나왔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여성은 이 전 감독이 발성을 더 키워야 한다며 사타구니에 나무젓가락을 꽂고 버티게 했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1986년 창단돼 32년간 이 전 감독이 이끌어온 극단 연희단거리패는 이날 해체됐다. 김소희 연희단거리패 대표는 “안마 논란을 알고 있었다”며 “그것이 성폭력이라고는 인식하지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김 대표는 “저희의 인식이 이런 엄청난 결과를 가져왔다. 단원들과 논의한 끝에 연희단거리패는 없애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30스튜디오, 가마골소극장(부산 기장군) 등을 모두 처분하겠다고 밝혔다. 밀양연극촌장인 하용부 인간문화재(63·밀양백중놀이 예능보유자)가 성폭행을 했다는 글도 이날 인터넷에 올라왔다. 이 전 감독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밝힌 김보리 씨는 2001년 하 촌장도 자신을 성폭행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하 촌장은 연희단거리패를 통해 “사실무근이다. 무고죄로 법적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경남 밀양시는 이 전 감독이 2014년부터 이사장을 맡고 있는 밀양연극촌의 무상 운영 계약을 이날 해지했다. 연극인들은 이 전 감독의 해명에 대해 ‘유체이탈화법’ ‘성범죄 사법처리의 한계를 계산한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이 전 감독에 대한 처벌을 촉구하는 청원이 17일 올라온 이후 이틀 만에 참여 인원이 3만700명을 넘어섰다.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8-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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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출가에 제왕적 권한… 연극계 “결국 터질게 터졌다”

    연극계에서는 성추행 논란에 대해 폐쇄적이고 권위주의적인 현장 구조를 개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오랫동안 곪은 상처가 이제야 터졌다”는 것. 연기 및 기술 지도가 도제식으로 이뤄지는 데다 제작, 연출을 모두 극단에서 담당하기 때문에 극단 대표인 연출가가 절대적인 권한을 가지는 구조가 문제를 키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연극은 극단 위주로 공연이 진행되기 때문에 무대에 오르기 위해서는 사실상 극단 입단이 필수다. 배우 대부분은 별도의 소속사 없이 제작사인 극단에 소속돼 있다. 전통 있는 유명 극단일수록 캐스팅 권한을 100% 쥐고 있는 대표나 예술 감독의 위치는 ‘제왕’에 가깝다. 김소희 연희단거리패 대표도 19일 “나도 이윤택 감독에게 안마를 한 적이 있다”며 “후배들이 고민을 토로할 때 못 하겠다는 의사 표시를 하라고 조언했지만 후배들은 ‘(일부 선배들과 달리) 그렇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몇 안 된다’고 했다”고 말했다. 연희단거리패는 합숙 방식으로 운영되는 폐쇄적인 구조여서 문제 제기가 더욱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이 전 감독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전 단원 김보리(가명) 씨도 17일 인터넷 게시판에 “(당시 연희단거리패 단원들이) 최고의 연극집단 중 하나라는, 그 집단의 우두머리를 모신다는 명목으로 마치 집단 최면에라도 걸린 듯이 각자에게 일어난 일과 목격한 일을 모른 체하며 지냈다”고 고백한 바 있다. 김재엽 연출가도 본보와의 통화에서 “문제가 된 극단 대부분은 오랜 전통과 함께 연출가와 배우, 스태프의 관계가 일종의 사제지간을 넘어 군사부일체에 가깝다”고 말했다. 그는 “연극 한 편을 완성시키기 위해서 불합리하고 반인권적 문제를 은폐하고 무시해 온 우리의 연극이 과연 정당한 연극이었는가 거듭 자문하게 된다”고 말했다. 공연계의 ‘미투’ 움직임은 공연계의 구조를 바꾸기 위한 ‘위드 유(with you)’ 연대운동으로 이어지고 있다. 연출가 이해성 김수정 송경화, 평론가 김태희, 배우 홍예원 등 연극인들은 21일부터 매주 수요일 오후 10시에 서울 대학로의 한 연습실에서 정기모임을 열고 재발 방지 대책과 성폭행 피해자들의 법적 조력을 돕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정진세 연출가는 페이스북에 “극단 내에 성평등 규약을 마련해 피해자는 보호하며 가해자와는 작업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문화체육관광부도 19일 온라인 창구인 ‘성고충 상담 및 신고’(가칭)를 설치해 문화계 성폭력 피해자뿐 아니라 목격자와 관리자도 제보할 수 있게 했다. 한편 고은 시인(85)이 상임고문으로 있는 한국작가회의는 문단 내 성추행 파문에도 19일까지 어떤 입장도 밝히지 않았다. 시 ‘괴물’을 통해 고 시인의 성추행 논란을 폭로한 최영미 시인은 페이스북에 “때가 되면 제가 당했고, 목격했던 괴물의 성추행 당시 상황을 말할 생각”이라며 “1993년경 종로의 술집에서 목격한 괴물 선생의 최악의 추태는 따로 있는데, 제 입이 더러워질까봐 차마 말하지 못하겠다”고 밝혔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8-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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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랫동안 곪은 상처, 터질 게 터졌다”…연극계 미투 바람, 원인은

    연극계에서는 성추행 논란에 대해 폐쇄적이고 권위주의적인 현장 구조를 개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오랫동안 곪은 상처가 이제야 터졌다”는 것. 연기 및 기술 지도가 도제식으로 이뤄지는 데다 제작, 연출을 모두 극단에서 담당하기 때문에 극단 대표인 연출가가 절대적인 권한을 가지는 구조가 문제를 키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연극은 극단 위주로 공연이 진행되기 때문에 무대에 오르기 위해서는 사실상 극단 입단이 필수다. 연극배우 대부분은 별도의 소속사 없이 제작사인 극단에 소속돼 직원의 신분으로 무대에 오른다. 전통 있는 유명 극단일수록 캐스팅 권한을 100% 쥐고 있는 대표나 예술 감독의 위치는 ‘제왕’에 가깝다. 김소희 연희단거리패 대표도 19일 “나도 이윤택 감독에게 안마를 한 적이 있지만 수위를 넘어선 요구에 대해서는 ‘못 한다’고 선을 그었다. 후배들이 고민을 토로할 때 못 하겠다는 의사표시를 하라고 조언했지만 후배들은 ‘그렇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몇 안 된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 전 감독은 연극계 거장으로 영향력이 큰 데다, 연희단거리패는 합숙 방식으로 운영되는 폐쇄적인 구조여서 문제 제기가 더욱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이 전 감독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전직 단원 김보리(가명) 씨도 17일 인터넷 게시판에 “(당시 연희단거리패 단원들이) 최고의 연극집단 중 하나라는, 그 집단의 우두머리를 모신다는 명목으로 마치 집단 최면에라도 걸린 듯이 각자에게 일어난 일과 목격한 일을 모른 체하며 지냈다”고 고백한 바 있다. 김재엽 연출가도 본보와의 통화에서 “문제가 된 극단 대부분은 오랜 전통과 함께 연출가와 배우, 스태프의 관계가 일종의 사제지간을 넘어 군사부일체에 가깝다”며 “도제 시스템을 절대적인 방식으로 받아들이고 공동체 생활을 하는 등 집단성을 강화하는 문화가 뿌리 깊게 자리 잡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연극 한 편을 완성시키기 위해서 불합리하고 반인권적 문제를 은폐하고 무시해 온 우리의 연극이 과연 정당한 연극이었는가 거듭 자문하게 된다”고 말했다. 공연계의 ‘미투’ 움직임은 공연계의 구조를 바꾸기 위한 ‘위드 유(with you)’ 연대운동으로 이어지고 있다. 연출가 이해성 김수정 송경화, 평론가 김태희, 배우 홍예원 등 연극인들은 21일부터 매주 수요일 오후 10시에 서울 대학로의 한 연습실에서 정기모임을 열고 향후 재발 방지 대책과 성폭행 피해자들의 법적 조력을 돕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정진세 연출가는 페이스북에 “극단 내에 성평등 규약을 마련해 피해자는 보호하며 가해자와는 작업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문화체육관광부도 19일 온라인 창구인 ‘성고충 상담 및 신고’(가칭)를 설치해 문화계 성폭력 피해자뿐 아니라 목격자와 관리자도 제보할 수 있게 했다. 한편 시 ‘괴물’을 통해 고은 시인(85)의 성추행 논란을 폭로한 최영미 시인은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때가 되면 (시에서 쓴 대로) 제가 당했고, 목격했던 괴물의 성추행 당시 상황을 말할 생각”이라며 “1993년경 종로의 술집에서 목격한 괴물 선생의 최악의 추태는 따로 있는데, 제 입이 더러워질까봐 차마 말하지 못하겠다”고 밝혔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8-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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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윤택 “더러운 욕망 억제할 수 없었다” 공식 사과…성폭행은 부인

    한국 연극계의 대표적 극작가 겸 연출가인 이윤택 전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66)이 성추행 논란에 대해 19일 공식 사과했다. 그러나 성폭행 의혹은 부인했다. 32년 역사를 지닌 극단 연희단거리패는 이날 해체됐다. 이 전 감독은 서울 종로구 30스튜디오에서 19일 기자회견을 열고 “피해를 입은 당사자들에게 진심으로 사죄한다. 부끄럽고 참담하다. 제 죄에 대해 법적 책임을 포함해 어떤 벌도 달게 받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는 “단원들이 항의할 때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고 매번 약속했지만, 번번이 제 자신을 다스리지 못해 큰 죄를 짓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성기 안마 논란에 대해 “극단 내에서 18년간 관습적으로 일어난 아주 나쁜 형태의 일이었다”며 “나쁜 짓인지 모르고 저질렀을 수도 있고 어떤 때는 죄의식을 가지면서 제 더러운 욕망을 억제할 수 없었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연기 지도를 하며 추행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성추행이라 생각한 줄 몰랐지만 그렇게 여겼다면 사죄하겠다”고 답했다. 그러나 연희단거리패 전 단원 김보리(가명) 씨가 최근 폭로한 두 차례의 성폭행 의혹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이 전 감독은 “성관계는 있었지만 폭력적인 방법으로 강제로 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이 전 감독으로부터 2005년 성폭행을 당해 임신 중절 수술을 했다는 또 다른 전 단원의 주장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해당 여성은 페이스북을 통해 “낙태사실을 안 이 전 감독이 200만 원을 건네며 미안하다고 했다. 그 이후에도 성폭행이 이어졌다”고 밝혔다. 이 전 감독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라온 글 중에 사실도 있고 아닌 부분도 있다”며 “진실을 밝힐 법적 절차가 필요하고 결과에 따라 처벌을 받아야 한다면 회피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1986년 창단돼 32년간 이 전 감독이 이끌어온 극단 연희단거리패는 이날 해체됐다. 김소희 연희단거리패 대표는 안마 논란을 알고 있었다며 “그것이 성폭력이라고는 인식하지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김 대표는 “저희의 인식이 이런 엄청난 결과를 가져왔다. 단원들과 논의한 끝에 연희단거리패는 없애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30스튜디오, 가마골소극장(부산 기장군) 등을 모두 처분하겠다고 밝혔다. 밀양연극촌장인 하용부 인간문화재(63·밀양백중놀이 예능보유자)가 성폭행을 했다는 글도 19일 인터넷에 올라왔다. 이 전 감독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밝힌 김보리 씨는 2001년 하 촌장도 자신을 성폭행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하 촌장은 연희단거리패를 통해 “사실무근이다. 무고죄로 법적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논란이 일자 하 촌장은 이날 강릉에서 예정된 ‘2018 평창 문화올림픽’ 공연에 불참했다. 한국극작가협회에 이어 서울연극협회와 아시테지(국제아동청소년연극협회) 한국본부는 이날 이 전 감독을 회원에서 제명했다. 경남 밀양시도 이 전 감독이 2014년부터 이사장을 맡고 있는 밀양연극촌의 무상 운영 계약을 이날 해지했다. 연극인들은 이 전 감독의 해명에 대해 ‘유체이탈화법’ ‘성범죄 사법처리의 한계를 계산한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한 연출가는 “성폭행의 개념도 모른 채 사과해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이 전 감독에 대한 처벌을 촉구하는 청원이 17일 올라온 후, 이틀 만에 참여 인원이 2만 7000명을 넘었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8-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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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꿈에 그리던 ‘오네긴’ 여주인공이라니… 꿈만 같아요”

    “이 역을 맡다니…. 발레리나 인생에서 가장 큰 선물을 받은 기분이에요.” 세계 4대 발레단 중 하나인 파리오페라발레단에서 한국 발레리나 최초로 수석무용수로 활약 중인 박세은(28)이 22일 ‘오네긴’의 여주인공 타티아나 역으로 파리 오페라 가르니에 극장 무대에 오른다. 그는 오래전부터 인터뷰 때마다 좋아하는 발레로 ‘오네긴’을 꼽아 왔다. 드라마 발레 ‘오네긴’은 자유분방하고 오만한 남자 오네긴과 순진한 시골 처녀 타티아나의 비극적인 사랑을 다룬 작품. 푸시킨의 소설 ‘예브게니 오네긴’을 원작으로 한 이야기에 ‘녹턴’, ‘사계’와 같은 차이콥스키의 서정적인 음악을 입혔다. 강수진 국립발레단장과 황혜민 전 유니버설발레단 수석무용수의 은퇴작이기도 하다. ‘오네긴’은 강 단장이 몸담았던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이 제작해 라이선스를 갖고 있다. 파리에서 활동 중인 박세은과 13일 전화 인터뷰를 했다. 그는 총 21회 공연 중 5회를 책임진다. 그의 파트너는 파리오페라발레단 최고 영예의 무용수인 ‘에투알’ 발레리노 위고 마르샹이다. 박세은은 오디션 없이 타티아나 역에 낙점됐다. “‘오네긴’은 슈투트가르트 발레단 감독의 허락하에 무용수를 뽑아요. 지난해 말 파리오페라발레단 오를리 뒤퐁 예술감독의 추천으로 만난 리드 앤더슨 슈투트가르트 발레단 예술감독이 ‘넌 행동과 성격, 보이는 모든 것이 타티아나랑 잘 맞아서 어렵지 않을 것 같다’고 하더군요.” 파리오페라발레단에서 이번 ‘오네긴’ 공연에 타티아나로 발탁된 발레리나는 박세은을 포함해 총 4명이다. 그는 “캐스팅됐다는 소식에 승급시험에 합격했을 때보다 더 기뻤다”며 “제겐 꿈의 작품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오네긴’은 연기와 기술적인 측면 모두 까다로운 작품으로 꼽힌다. 그 역시 연습 중 부상을 입었다. “1월 2일 첫 리허설 때 파트너가 저를 들어올리는 동작에서 갈비뼈 연골이 부러졌어요. 3주 정도 고생했죠. 다행히 거의 회복한 상태예요.” 무대 리허설 때 발레단 감독과 슈투트가르트 감독, 동료들은 그에게 ‘정말 자연스러워서 진짜 타티아나를 보고 있는 듯하다’고 칭찬해줬다. 그는 꾸밈없는 타티아나를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컸는데 그게 통한 것 같다고 했다. 그는 “꿈의 무대인 만큼, 한국에 계신 부모님도 초청했다”고 말했다. 그의 어머니는 22일 첫 공연부터 5회 공연 모두 관람할 예정이다. 그는 무용계 아카데미상이라 불리는 ‘브누아 드 라 당스’ 후보에 2018년 올랐다. 6월에는 20세기의 전설적인 안무가 게오르게 발란친의 창작 발레 ‘주얼(Jewels)’에서 주역 다이아몬드 역으로 러시아 볼쇼이극장 무대에도 오를 예정이다. 박세은은 “내 삶의 100%가 발레로 채워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어떤 위치에 오르는 게 목표가 아니라 언제나 최고의 무대를 선사하는 발레리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8-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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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센 ‘미투’… 연극계 대부도 삼켰다

    미투 열풍이 공연계로 번졌다. 김수희 극단 미인 대표는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10년 전 연극 ‘오구’ 지방 공연을 할 때 여관에서 이윤택 연출가로부터 안마를 요구받았다는 글을 올렸다. 김 대표는 이 연출가가 기를 푸는 방법이라며 수시로 여자 단원에게 안마를 시켰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인터폰으로 연출가가 자기 방으로 오라고 했다. 방에 가니 안마를 시켰고 갑자기 바지를 내리며 성기 주변 안마를 강요해 ‘더는 못 하겠다’고 말한 뒤 나왔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 연출가는 “지난 잘못을 반성하고 모든 것을 내려놓고 근신하겠다. 공연 중인 연극 ‘수업’과 3월 1일 시작하는 연극 ‘노숙의 시’ 등 예정된 작품의 연출을 모두 취소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2015년 국립극단에서 ‘문제적 인간 연산’을 공연할 당시 이 연출가가 국립극단 직원을 성추행한 사실도 알려졌다. 국립극단 관계자는 “성폭력 문제를 일으킨 예술가와는 작업하지 않는다는 조항을 넣은 계약서를 새로 만들고, 이 연출가에 대해 국립극단 출입 및 향후 작업 금지 조치를 내렸다”고 말했다. 배우 이명행도 성추행 논란으로 출연 중인 연극 ‘거미여인의 키스’에서 하차한 상태다. 이명행은 지난해 9월 서울 두산아트센터에서 공연된 연극 ‘20세기 건담기(建談記)’에 출연할 당시 여성 스태프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불거졌다. 이명행은 소속사인 한엔터테인먼트 페이스북을 통해 “성적 불쾌감과 고통을 느꼈을 분들에게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11일 밝혔다. 두산아트센터는 당시 소위원회를 열어 이명행에 대해 향후 출연 규제 조치를 했다. 극단 코끼리만보 조연출가인 김소영 씨도 12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명행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공연계에는 ‘미투’(#MeToo·나도 당했다) 운동에 동참하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황선영 창작집단 동네한바퀴 대표는 13일 페이스북에 “여성을 강간하는 장면에서 발기가 됐다며 흡족해하던 남자 배우, 내 가슴을 보며 ‘티셔츠 글자가 유난히 커진다’고 말한 뮤지컬 제작자, 엠티에서 여자 후배들을 성추행한 유명 남자 배우가 있다”고 폭로했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8-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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