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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은 13일 “국민과 함께 피워낸 희망의 싹이 한가위 보름달처럼 풍성한 결실로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나가겠다”며 “국민 여러분도 우리의 저력을 믿고 보다 큰 도약을 위해 마음과 힘을 모아 달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추석 동영상 메시지에서 “추석 연휴 동안 가족, 이웃들과 행복한 시간 보내면서 유난히 무더웠던 올 여름의 피로를 풀 수 있기를 바란다”며 “명절에도 국민을 위해 쉬지 못하는 경찰관, 소방관, 군 장병, 사회복지 공무원, 산업현장을 지키고 있는 근로자들도 한가위의 넉넉한 축복이 함께 하기를 기원한다”고 인사를 건넸다. 이어 “북한의 거듭되는 핵 도발과 전 세계적인 경제침체 속에서 어려운 고비를 넘어가고 있다”며 “하지만 정부는 굳건한 국제공조를 토대로 빈틈없는 안보태세를 유지하고 있고 조금씩 개혁의 성과들이 나타나면서 새로운 희망이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박 대통령은 “그동안 정부를 믿고 함께 해준 국민 여러분이 있어서 희망을 만들 수 있었다”며 “모두 안전하고 행복한 고향길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9일 북한이 5차 핵실험을 강행한 뒤 사흘 만인 12일 긴급히 마련된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3당 대표의 회동은 북핵 문제에 대한 이견만 확인한 채 끝났다. ‘안보 문제의 정치화’를 놓고 박 대통령과 야당 간에 충돌이 벌어지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회동에서 대북 압박정책과 사드 배치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북한의 5차 핵실험에 대해 “북한 정권이 얼마나 무모하고 핵에 광적으로 집착하는지를 다시 한 번 명백히 보여주는 것”이라며 “미국의 핵우산을 포함해 모든 군사적 능력과 우리 군의 대북 응징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북한은 분명히 ‘핵을 포기하지 않겠다. 끝까지 핵능력을 최대한 고도화해서 쓰겠다’는 길을 택했다”며 “그러면 한국이 북한의 핵을 용인할 수 있겠느냐. 그건 불가능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제사회와 힘을 합해서 제재와 압박을 가하고 북한의 전략적 셈법을 바꾸도록 최대한 힘을 쏟아야 되는데 그렇게 하기 위해선 굉장히 중요한 전제조건이 있다”며 “북한의 반발에 대비해 우리가 국민의 안위를 보호할 수 있는 대비 태세를 확고하게 구축하는 것인데 그래서 필요한 게 사드”라고 설명했다. 야당에 대해서는 “그렇게(사드 배치) 안 하고서 국민을 보호할 방법이나 대안을 제시해 달라고 얘기했는데 제시도 안 했다”며 “국민을 안전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시킨다면 국가나 정부가 존재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은 “국민의당은 사드에 찬(贊)이냐, 반(反)이냐”고 물었고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은 “반이다”라고 답했다. 박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에게도 같은 질문을 하자 추 대표는 “아직 당론이 정해지지 않았다”는 취지로 답했다고 청와대 관계자가 전했다. 사드 배치에 대해 박 위원장은 “사드 문제는 반드시 국회에서 공론화돼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박 대통령은 “사드 배치는 한미상호방위조약에 의해 한 것으로 (국회) 비준 사항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또 박 대통령은 “‘사드 배치를 하기 때문에 북한이 핵실험을 했다’고 했는데 사드 배치 얘기가 없던 때 (북한이) 1, 2, 3차 핵실험은 왜 했느냐”며 “북한은 9·19공동성명과 제네바 합의 때에도 핵능력 고도화를 멈추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추 대표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사드가 오히려 화를 자꾸 초래하는 것”이라고 말한 점을 지적한 것이다. 추 대표는 “군사적으로 사드는 북핵을 막을 수 없는 백해무익한 것”이라며 “경제적으로도 중국과의 긴밀한 관계를 이어가야 민생도 구할 수 있지 않나”라고 맞섰다. 회의가 끝날 무렵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는 “북한 김정은도 이 자리를 주목하고 있을 것”이라며 사드 문제에 대한 합의를 제안했지만 두 야당은 “억지로 할 수 없다”며 거부했다. 박 대통령과 야당은 대북 인식에서도 근본적인 차이를 보였다. 박 대통령은 “지금은 의지의 대결”이라며 “국제사회가 북한의 핵을 포기시키겠다는 의지, 북한의 핵개발 의지가 충돌하는 것이고 여기서 우리가 기필코 이겨야 한다”고 호소했다. 반면 박 위원장은 “북한 핵실험이 노무현 정부에서 1회, 이명박 정부에서 1회, 현 정부에서는 3회로 안보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도 무용지물이고 경제 제재 및 사드 군사 해법을 뛰어넘는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현 정부의 대북 압박정책이 오히려 안보에 마이너스가 되고 있다고 주장한 셈이다. 박 위원장은 쌀값 하락 문제를 언급하면서 “쌀 등의 대북 지원이 절실하다”고 박 대통령에게 건의하기도 했다. 박 위원장이 제안한 ‘여야정 안보협의체 구성’에 대해서도 박 대통령은 “안보에 관한 것은 대통령을 중심으로 결정되는 사안이고 모든 나라가 그렇게 하고 있다”며 거부했다. 또 추 대표는 “안보 상황을 국내 정치에 이용해서는 안 된다”고 박 대통령에게 말했다. 박 위원장도 “자꾸 야당을 불순 세력, 국론분열 세력, 안보 무책임 세력으로 규정하면 아무 도움이 안 된다”고 거들었다. 이에 박 대통령은 “이것이 이용하는 것으로 보이느냐. 미국 일본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북한을 규탄하고 대북 제재를 하고 있는데 그 나라들도 안보를 이용하는 것이냐”며 “이 심각한 상황을 안보를 이용한다고 하면 안 된다”고 반박했다. 장택동 will71@donga.com·유근형 기자}
북한의 핵무기를 머리에 이고 살아야 한다는 초유의 안보 위기 속에 12일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3당 대표가 만났지만 성과는 없었다. 북핵을 규탄한다는 원론에만 의견이 일치했을 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대북정책 방향 등 구체적인 해법을 놓고는 이견만 확인한 채 국민 우려를 조금이라도 해소할 합의는 아무것도 도출하지 못한 ‘빈손 회동’이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광기 어린 ‘핵 폭주’와 첫 핵탄두 소형화 실험이라는 엄중한 상황임에도 박 대통령은 야당 지도부를 설득하지 못했고 야당 지도부는 자기주장만 내놓는 데 그쳤다.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회동에서 박 대통령은 북핵 위협이 높아지고 있는 것에 대해 절박한 심경을 호소했다. 박 대통령은 “북한의 핵·미사일은 단순한 협박이나 협상용이 아니라 우리를 겨냥한 현실적이고 급박한 위협”이라며 “북한은 추가 도발도 예고하고 있는데 이것은 한반도에 전쟁의 위험이 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지금 우리는 과거와는 다른 매우 엄중한 안보 상황에 처해 있다”며 초당적인 협력을 주문했다. 박 대통령이 여야 대표와 만난 것은 지난해 10월 이후 11개월 만이다. 야당 지도부도 북핵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지만 각론에선 의견이 엇갈렸다.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는 “자위권 차원에서 필요하다”며 사드 배치에 야당의 동의를 요청했지만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은 “북핵 문제와 사드 해법은 별개”라며 반대 당론을 재확인했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당론 결정은 된 것이 없다”면서도 “사드로는 북핵을 막을 수 없다”고 했다. 대북 제재에도 이견을 보였다. 박 대통령이 “지금 기존 (제재) 체제의 틈새를 메울 수 있는 보다 강력한 제재 결의가 조속히 채택될 수 있도록 우방과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며 대북 제재 강화 필요성을 이야기하자 야당은 “제재와 대화가 병행돼야 한다”고 맞섰고 추 대표는 대북 특사 파견 필요성까지 언급했다. 초당적 안보 위기 극복을 언급하기엔 인식 차이가 너무도 컸다. 국내 사안에 대해서도 박 대통령과 야당은 평행선을 달렸다. 우병우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의 거취에 대해서는 박 위원장이 “본인이 억울하더라도 사퇴시켜야 공직 기강이 바로 선다”고 요구했으나 박 대통령은 “(검찰에) 특별수사팀이 구성돼서 수사가 진행되고 있으니 결과를 지켜보자”고 답했다.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이슬람국가(IS) 등 국제 테러와 북한의 테러 위협이 높아지고 있지만 공항과 항만의 보안 체계는 허술한 것으로 드러났다. 12일 감사원이 공개한 국민안전 위협요소 대응·관리 실태 감사 결과에 따르면 인천공항출입국관리사무소는 인력 부족 등을 이유로 비행기 탑승자와 공항 입국자 명단을 비교 분석하지 않아 밀입국자 정보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실제 지난해 1월∼올해 2월 인천공항 입항 승객 명부에는 있지만 입국심사 기록이 없는 여행객이 26만6128명이나 됐다. 이 가운데 8명은 밀입국자로 확인됐다. 또 인천공항에서는 하루 평균 107명의 입국 불허자가 발생하는데 이들을 송환대기실 등에 별도로 분리 수용할 법적 근거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때문에 이들이 공항 내에서 이동해도 막을 수단이 없고, 입국 불허자 가운데 9명이 밀입국을 시도해 4명은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인의 출입이 통제된 공항 보호구역 관리도 허술해 ‘홯나너’라는 비정상적 이름으로 신청된 것도 본인 확인 없이 출입증을 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항만 보안도 문제점이 여러 건 적발됐다. 부산항 등 16개 항만에서 2011년 이후 퇴사한 직원에게서 3만1208장의 개인·차량 출입증을 반납받지 않았고 이들은 약 140만 차례나 항만을 무단출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인천·울산 항만에는 중국 톈진(天津) 항 폭발사고의 원인 물질인 시안화나트륨 등 유해 화학물질이 방재설비를 갖춘 저장시설에 분리 보관되지 않고 일반 야적장이나 화물 컨테이너에 방치돼 있었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박근혜 대통령이 12일 오후 2시 여야 3당 대표와 회동을 갖는다고 청와대가 11일 밝혔다. 박 대통령이 여야 대표와 만나는 것은 지난해 10월 22일 이후 약 11개월 만이고, 20대 국회 들어서는 처음이다. 북한이 9일 5차 핵실험을 강행하자마자 박 대통령이 3당 대표와 회동을 갖기로 한 것은 국론 결집을 위해 정치권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3당 대표와 만날 계획은 있었지만 북핵 실험 때문에 일정이 빨라졌다”며 “북핵 문제에 대한 초당적 협력을 당부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5월 여야 원내지도부와의 청와대 회동에서 3당 대표와 분기마다 정례적으로 만나기로 합의했다. 또 박 대통령은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와의 정상회담 등 순방 결과를 설명하고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야당의 협조를 요청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 대통령은 9일 안보상황 점검회의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국민들과 정치권의 협조”라며 “끊임없는 사드 반대같이 대안 없는 정치공세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주문했다. 북핵 문제와 함께 한진해운 사태를 비롯한 민생·경제 현안, 우병우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과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의 거취 문제 등도 논의 대상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이판사판식 핵 폭주’로 대한민국은 핵무기를 머리에 이고 살 처지가 됐다. 군 당국은 북한의 핵 공격 징후 시 평양의 주석궁(금수산태양궁전) 일대를 초토화하는 보복작전 등 후속 대책을 내놨지만 이마저도 현실적으로 한계가 많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안보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한국이 직면한 ‘북핵 딜레마’의 핵심은 북한의 핵 공격을 저지할 마땅한 수단과 방법이 없다는 점이다. 북한은 내년이라도 ‘핵 실전배치’를 전격 선언할 가능성이 높다. 군은 재래식 미사일 집중 세례로 주석궁 반경 수 km를 불모지로 만드는 대량응징보복(KMPR) 작전을 내놨다. 군 당국자는 11일 “최단 시간 내 전술핵 공격에 버금가는 재래식 타격으로 김정은의 집무실과 전쟁 지휘소 등 평양 내 ‘핵심 중의 핵심 구역’을 궤멸시켜 대남 핵공격 등 전쟁 수행 능력을 사전에 제거하는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사거리 300∼800km급 현무 계열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1000km), 전술지대지미사일(ATACMS·300km) 등 최대 1000여 기의 미사일을 동시다발적으로 발사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량응징보복 작전도 실행에 옮기기엔 제약이 많다. 핵 공격 징후의 사전 포착 및 판별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북한의 ‘심장부’에 대규모 미사일 공격을 강행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미국의 대한(對韓) 핵우산 등 확장억제(Extended Deterrence)의 효용성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북한이 10분 내 서울 핵타격 능력을 갖출 경우 아무리 빨라도 몇 시간이 걸리는 미국의 핵전력이 대북 억지력을 발휘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중국에 기댄 북핵 해결 노력도 한계에 봉착했다는 지적이 많다. 청와대 관계자는 ‘한중 정상 간 전화 통화 계획이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직 없다”고 말했다. 군 관계자는 “현 북핵 안보 위기는 ‘백약이 무효’인 상황”이라며 “전술핵 재배치나 핵무장 등 특단의 대책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미국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추가 대북 제재 결의 채택을 위한 논의에 착수했다. 정부 당국자는 “4차 핵실험에 대응한 유엔 안보리 결의 2270호의 허점(loophole)이나 미비점을 메우는 방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장택동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9일 북한의 5차 핵실험 실시와 관련해 “권력 유지를 위해 국제사회와 주변국의 어떠한 이야기도 듣지 않겠다는 김정은의 정신상태는 통제 불능이라고 봐야 할 것”이라며 “국가 비상사태에 준하는 자세로 북한의 상황을 예의주시하라”고 내각에 지시했다. 라오스 순방 일정 중 긴급 귀국한 박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황교안 국무총리, 외교·국방·통일부 장관과 합참의장, 대통령비서실장, 국가안보실장 등이 참석한 안보상황 점검회의를 소집했다. 박 대통령은 회의에서 “이제 우리와 국제사회의 대응도 이전과는 완전히 달라져야 한다”며 “끊임없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반대와 같이 대안 없는 정치공세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정치권에 주문했다. 앞서 박 대통령은 라오스에서 북 핵실험을 보고받은 뒤 긴급 대책회의를 열었다. 박 대통령은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발표한 메시지에서 “국제사회의 단합된 북핵 불용 의지를 철저히 무시하고 핵 개발에 매달리는 김정은 정권의 광적인 무모함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15분간 긴급 통화를 하는 등 긴밀하게 대응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가진 박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미국은 북한의 도발 위협으로부터 한국을 보호하기 위해 ‘핵우산’을 포함한 ‘확장 억제’ 등 한미 상호방위조약에 입각한 모든 조치를 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도 통화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국제사회도 긴박하게 움직였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10일 새벽(한국 시간·현지 시간 9일 오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긴급회의를 열고 북한의 5차 핵실험에 대한 대책을 논의했다. 한국 미국 일본 3국의 요구로 소집된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들에 대한 심각한 위반’임을 규탄하고 북한에 대한 더욱 강력하고 실질적인 제재 방안 등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외교부는 “북한이 국제사회의 보편적인 반대에도 불구하고 다시 핵실험을 강행했다”며 “중국 정부는 이에 대해 결연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이날 오전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고 북한에 대한 추가적인 독자 제재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뉴욕=부형권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박근혜 대통령이 9일 5차 핵실험을 강행한 북한 김정은에 대해 “정신상태는 통제불능” “광적인 무모함” 등 강경한 표현으로 비판한 것은 ‘김정은은 함께할 수 없는 상대’라는 점을 명확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은 최근 북한의 추가 핵실험 가능성을 우려하는 발언을 자주 해왔다. 지난달 29일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는 “북한은 핵무기 소형화를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고, 지난달 24일 중부전선 쌍용군단을 방문한 자리에서는 “북한 내부의 동요를 막기 위해 다양한 도발을 할 가능성도 높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금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의지를 꺾지 못한다면 국제사회 전체가 후회하는 날이 오게 될 것”이라고 국내외에 호소해왔다. 5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는 “(본인의) 넓지 않은 어깨에 5000만 국민의 생명과 안위를 책임져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밤잠을 자지 못하면서 걱정하고 있다”고 절박한 심경을 밝히기도 했다. 그럼에도 김정은이 박 대통령과 국제사회의 노력을 비웃듯이 박 대통령의 순방 마지막 날이자 북핵 폐기를 촉구한 동아시아정상회의(EAS)의 비확산 성명이 나온 다음 날 핵실험을 강행한 것에 대한 분노를 강력히 토로한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최근 북한 인권문제를 지적하며 정권과 주민을 분리 대응해야 한다는 방침도 거듭 밝히고 있다. 이날 박 대통령의 대응도 긴박했다. 오전 라오스에서 북한의 핵실험 사실을 보고받은 뒤 공식 오찬 등 일정을 취소한 채 예정보다 3시간 반가량 빠른 오후 7시 반경 귀국했다. 박 대통령이 해외 방문 중 일정을 줄이고 긴급히 귀국한 것은 처음이다. 박 대통령은 EAS 참석 후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으로 미국으로 귀국하던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한국 시간으로 낮 12시부터 15분 동안 긴급 통화를 했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역대 핵실험 이후 한미 정상 간에 가장 짧은 시간에 이뤄진 통화”라고 설명했다. 귀국 직후에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통화를 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조치 등 향후 대응 방안에 대해 긴밀히 협의하기로 했다. 한편 박 대통령의 ‘순방 징크스’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7월 몽골 방문 때는 사드 배치 설득을 위해 경북 성주에 내려간 황교안 국무총리가 6시간 반 동안 사실상 억류됐고, 우병우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 관련 의혹이 불거졌다. 지난해 3월 중동 순방 기간에는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 피습 사건이 벌어졌다. 그해 4월 중남미 순방 때는 ‘성완종 리스트’ 사건으로 이완구 당시 국무총리가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박근혜 대통령은 9일 북한의 5차 핵실험에 대해 “핵 개발에 매달리는 김정은 정권의 광적인 무모함을 증명하는 것”이라며 “북한의 핵 포기를 위해 모든 수단을 다해 북한에 대한 압박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라오스를 공식 방문 중인 박 대통령은 이날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발표한 메시지에서 “북한은 올해 초 4차 핵실험에 이어 오늘 또다시 추가적인 핵실험을 감행했다”며 “이는 유엔 안보리 결의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자 국제사회에 대한 중대한 도전행위로서 이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말했다. 이어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서 국제사회의 이름으로 북한에 대해 핵 포기를 촉구한 비확산 성명을 채택한지 채 하루도 지나지 않아 북한이 핵실험을 실시한 것은 국제사회 단합된 북핵 불용 의지를 철저히 무시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 대통령은 “김정은 정권이 핵실험을 통해 얻을 것은 국제사회의 더욱 강도 높은 제재와 고립뿐이며 이러한 도발은 결국 자멸의 길을 더욱 재촉할 것”이라며 “정부는 국제사회와의 공조 하에 유엔 안보리 및 양자 차원에서 추가적으로 더욱 강력한 제재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북한의 핵 실험 직후인 이날 오전 11시30분 라오스 현지에서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는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김규현 대통령외교안보수석비서관과 강석훈 경제수석 등이 참석했다.비엔티안=장택동 기자will71@donga.com}
청와대는 황교안 국무총리 주재로 9일 오전 11시 청와대 국가위기관리 상황실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한다고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이 라오스를 방문 중인 상황에서 황 총리가 대통령 직무대행 자격으로 주재하는 이 회의에서는 북한의 5차 핵실험 관련 전반적인 보고를 받고 향후 대책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관계와 국가안보, 국제정세에 미칠 영향, 북한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위반에 따른 유엔 차원의 대응 조치 등에 대해서도 협의할 것으로 보인다. 비엔티안=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한국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18개국이 참여하는 전략회의인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서 8일 북한의 핵 포기를 촉구하는 내용 등이 포함된 ‘비확산 성명’을 처음으로 채택했다. 비확산 성명 채택이 사실상 북한 문제 때문에 이뤄진 것이어서 한반도 주변 4강을 포함한 국제사회가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에 대해 한목소리로 반대하는 외교적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개최되는 가운데 북한은 보란 듯이 또 미사일 도발을 자행했다”며 “제재 이행에 허점이 있다면 메우고 대북 압박망을 더욱 촘촘하게 해서 북한이 변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회의에 참석한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와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도 성명 채택을 지지했다고 한다. 김규현 대통령외교안보수석비서관은 브리핑에서 “북한을 지목해 핵·미사일 포기를 촉구함으로써 국제사회의 엄중한 메시지가 분명히 전달되도록 하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주도한 맬컴 턴불 호주 총리와 별도로 약식 정상회담을 가졌다. 또 박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최소한의 자위적 차원의 방어 조치”라고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간접적으로 언급하며 “문제의 근원은 어디까지나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라고 강조했다. 3일 한-러 정상회담, 5일 한중 정상회담에 이어 중국 러시아의 정상급 인사가 참석한 회의에서 재차 사드 배치의 불가피성을 호소한 것이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이날 EAS에 참석했지만 박 대통령과 별도의 대화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EAS 갈라 만찬에서는 반 사무총장 내외가 아웅산 수지 미얀마 국가자문역 겸 외교장관을 사이에 두고 박 대통령과 나란히 앉았다. 한편 전날 한일 정상회담에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에 관한 논의가 있었다고 정부가 공식 확인했다.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한일 간 정보 공유 협력은 국회와 국민의 이해와 협조를 충분히 확보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 정부의 기본 입장”이라며 이같이 밝혔다.비엔티안=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박근혜 대통령은 8일 “지금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의지를 꺾지 못한다면 국제사회 전체가 후회하는 날이 오게 될 것”이라며 국제사회에 단호하고 단합된 대응을 주문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열린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서 “북한은 어느 국가라도 위협할 수 있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북한의 도발은 우리 모두에게 실존하는 위협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러한 이유에서 불가피하게 최소한의 자위적 차원의 방어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EAS는 이날 처음으로 채택한 ‘비확산에 관한 성명’에서 “북한의 핵실험 및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한 심대한 우려를 표명한다”며 “모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준수를 촉구하며 의미 있는 6자회담의 조속한 재개를 위한 공동 노력을 지속할 것을 촉구한다”는 내용 등을 담았다. 또 박 대통령은 이날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고 경제협력 확대 및 북핵 대응 등을 논의했다. 박 대통령은 “6월 시작된 한-인도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이 신속하게 진행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박 대통령 등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협상 참여 16개국 정상들은 이날 공동선언문을 통해 조속한 협상 타결을 촉구했다. 청와대는 “지난해 ‘2016년 내 협상 타결’ 목표를 선언했으나 달성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비엔티안=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7일 정상회담을 갖고 북핵·미사일 도발에 대한 한미일 3국 공조를 강화하고, 미래지향적 양국 관계 발전을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하지만 아베 총리가 박 대통령에게 소녀상 철거를 직접 요구한 것으로 알려져 향후 한일 관계 개선에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관련 정상회의 참석차 라오스 비엔티안을 방문 중인 두 정상은 이날 오후 7시 24분(한국 시간)부터 33분간 정상회담을 갖고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 보다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한미일 3국이 더욱 긴밀히 공조해 강력히 대응하기로 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박 대통령과 아베 총리 간의 정상회담은 이번이 세 번째로, 3월 말 이후 5개월여 만에 열렸다. 박 대통령은 회담에서 “최근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는 한일 양국 모두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는데 북한 비핵화 달성을 위해 양국이 더 긴밀하게 협력해 나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5일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형언할 수 없는 폭거”라고 강조했다. 아베 총리는 또 “위안부 합의에 기초한 10억 엔 지출을 완료했다”며 “한국 정부도 소녀상 문제를 포함해 합의의 착실한 실시를 위해 노력해 주실 것을 부탁한다”고 말했다고 일본 정부 고위 관계자가 전했다. 청와대는 “양 정상은 한중일 3국 정상회의 개최, 지역 및 국제무대에서의 협력도 더욱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비엔티안=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도쿄=서영아 특파원}
7일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를 거듭 강조했다. 한일 위안부 피해자 합의 이행이 속도를 내고 있는 만큼 과거보다는 미래를 중시해야 한다는 취지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이날 회담에서 “최근 한일 양국 국민 간의 상호 인식이 점차 우호적으로 나아지고 있어서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를 토대로 해서 협력의 모멘텀을 더 살려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베 총리도 “박 대통령과 함께 미래 지향적인 협력을 발전시켜 일한 신(新)시대로 가고 싶다”고 화답했다. 다만 위안부 소녀상 철거 문제는 앞으로도 논란의 불씨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일본 정부 고위 관계자는 “(박 대통령은) 한일 합의를 착실히 실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며 “당연히 소녀상 문제를 포함한 말이라고 인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 대통령은 그동안 위안부 합의와 소녀상은 전혀 상관이 없다고 강조해 왔다. 이날 회담에서는 “화해·치유재단을 통한 피해자들의 명예와 존엄 회복 및 마음의 상처 치유가 하루속히 이뤄지도록 협력해 나가자”고 말했다. 두 정상은 한중일 3국 정상회의 개최에 대해 긍정적으로 논의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열린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에서도 “지난해 복원된 (한중일) 3국 협력이 올해도 흔들림 없이 추진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교도통신은 일본 정부가 한중일 3국 정상회의를 11월 하순에서 12월 초순 사이 일본 도쿄(東京)에서 개최하는 방향으로 한국, 중국 측과 조율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앞서 박 대통령은 이날 한-아세안 정상회의에서 남중국해 분쟁과 관련해 “중재재판 판결을 계기로 평화적이고 창의적인 외교 노력을 통해 문제가 해결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아세안을 겨냥한 언급이지만 재판에서 진 중국에 대한 간접적인 견제로도 볼 수 있는 대목이어서 주목된다. 아울러 박 대통령은 “북한과 일정한 관계를 유지해 온 아세안 국가들의 분명한 말과 행동이 북한으로 하여금 국제사회의 확고한 의지를 인식하게 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비엔티안=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도쿄=서영아 특파원}
박근혜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6일 한미 정상회담은 굳건한 한미동맹을 재확인하면서 북한의 도발에 대한 엄정한 대처를 강조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양국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의 당위성을 분명히 밝히면서 중국이 북핵 문제 해결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주문했다. 이번 회담에서 양 정상은 북한의 핵·미사일에 대한 강경한 대응 방침을 재확인했다. 박 대통령은 북한의 도발이 “자멸을 초래하는 길”이라고 경고했고, 오바마 대통령은 “중국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주최하는 와중에도 북한은 미사일을 쐈다”고 비판했다. 올해 초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감행한 북한이 지난달 24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에 이어 5일 노동미사일 3발을 발사하는 등 핵·미사일 위협 수준을 계속 높여가고 있는 것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두 정상은 북한의 도발에 대응하는 추가 제재 조치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박 대통령은 “제재 이행에 있어 구멍을 더욱 촘촘히 메우기 위한 노력을 한층 더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고, 오바마 대통령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의 철저한 이행을 위해 동맹국들과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비핵화 의지가 있다면 미국은 북한과 대화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현재 북한이 보여주고 있는 행동은 그런 대화 개최 가능성을 불가능하게 만들고 있다”고 밝혀 당분간 북-미 대화 재개 가능성이 없음을 재확인했다. 사드에 대해 양 정상은 ‘북한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방어수단’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중국의 반대에 흔들리지 않고 예정대로 사드 배치를 진행해 나가겠다는 점을 재차 확인한 것이다. 벤 로즈 미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부보좌관은 회담 후 브리핑에서 “사드는 북한의 반복적인 도발을 억제하고 주한미군과 그 가족들을 보호하고 동맹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수단이라는 데 인식을 함께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북핵 문제 해결에 중국의 역할을 강조하면서 다양한 채널을 통한 소통을 강조한 것은 한미가 협력해 사드 문제를 중국에 설득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하지만 중국이 이에 응할지는 미지수다. 한미 간에도 아직은 이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은 6일 정례브리핑에서 한미중 간 사드 소통과 관련해 “구체적 포맷 같은 것은 정해진 바 없다”며 “관련 소통을 강화한다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북한 주민의 인권 개선은 통일을 향한 중요한 디딤돌, 통일은 북한 주민도 동등하게 대우받는 기회를 제공해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4일 발효된 국내 북한인권법을 토대로 미국 등 국제사회와의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혀 인권 문제를 통한 북한 압박을 강화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양국 정상은 현재의 한미 관계가 최상의 상태라는 점에도 인식을 같이했다. 박 대통령은 “한미동맹이 그 어느 때보다도 튼튼하다는 점과 한반도는 물론이고 역내 평화와 번영에 핵심적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을 재확인할 수 있어서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도 “우리의 동맹관계는 평화의 축이고 한반도뿐 아니라 이 지역의 축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글로벌 분야 협력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박 대통령은 “보건, 기후변화, 우주 등 뉴프런티어 분야에서의 협력은 물론이고 난민, 유엔평화유지활동(PKO), 개발협력 등 분야에서 우리의 역할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비엔티안=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박근혜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6일(현지 시간) 한미 정상회담 일정은 결과적으로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의 막말 때문에 확정됐다. 미 백악관이 두테르테 대통령과의 회담 일정을 돌연 취소하면서 막판까지 조율 중이던 박 대통령과의 회담 일정을 이 시간대로 잡은 것이다. 네드 프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대변인은 정상회담 당일인 이날 오전 “오바마 대통령이 라오스에서 가지려던 두테르테 대통령과의 양자 회담을 갖지 않기로 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으나, 복수의 백악관 관계자들은 두테르테 대통령이 전날 욕설을 섞어가며 오바마 대통령을 맹비난한 데 따른 조치라고 밝혔다고 CNN이 전했다. 두테르테는 5일 라오스로 출발하기 전 기자들에게 “오바마는 자신을 뭐라고 생각하느냐. 나는 미국의 꼭두각시가 아니다. (내가 벌이고 있는 마약과의 전쟁을 오바마가 언급한다면) ‘개××’라고 욕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백악관은 두테르테와의 회담을 취소하고 이를 위해 잡았던 시간(한국 시간 6일 오후 6시 10분)을 박 대통령과의 회담으로 돌렸다. 일각에선 한미 정상회담의 구체적인 일정이 두테르테와의 회담 취소 직전까지 결정되지 못한 것을 놓고 “한국이 필리핀보다 회담 우선순위에서 밀린 것이냐”는 말도 나왔다. 하지만 청와대는 관계자는 “(두테르테와의 회담 대신 한미 정상회담을 했다는) 그런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며 “이번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관련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미 정상회담을 갖기로 원칙적으로 합의하고 일정을 서로 조율하다 5일 저녁 확정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두테르테는 회담이 취소되자 성명을 내고 “내 강경한 발언들이 미국 대통령에 대한 개인적인 공격 형태로 표출된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뒤늦게 후회의 뜻을 나타냈다.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 비엔티안=장택동 기자}
6일 라오스 비엔티안의 랜드마크 호텔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한미 정상회담은 오후 6시 10분(한국 시간)부터 50분간 진행됐다. 당초 예정된 30분보다 20분 더 대화를 나눈 것이다. 정상회담은 보통 순차통역으로 진행되지만 이날 회담은 동시통역으로 이뤄졌다. 김규현 대통령외교안보수석비서관은 브리핑에서 “순차통역 회담으로 치면 (2배인) 1시간 40분간 회담을 가진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예정보다 길어진 것은 미국 대선(11월 8일)을 앞두고 진행된 이번 정상회담이 박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 간 ‘굿바이 회담’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은 2013년 5월 박 대통령의 미국 방문을 계기로 첫 회담을 한 이래 이번까지 모두 6차례 정상회담을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회담 뒤 공동기자회견 발표문에서 “이번이 나의 마지막 아시아 방문이 될 텐데 이 기회를 통해 박 대통령 및 그의 팀과 함께 일한 것에 대해 감사하고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사실상 ‘작별 인사’를 했다. “박 대통령이 세계무대에서 리더십을 보여준 것은 다시 한 번 한국이 우리의 가장 강력한 파트너라는 것을 보여준다”고도 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허리를 숙여 박 대통령과 눈을 맞춘 채 악수를 나누는 장면도 포착됐다. 박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의 한미 동맹을 위한 비전과 리더십에 다시 한 번 경의를 표한다”며 아쉬운 마음을 전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두 정상은 재임 기간에 한미 동맹이 전례 없이 강화되고 여러 차례의 정상회담을 통해 한미 관계가 더없이 공고해진 데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고 말했다. 비엔티안=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박근혜 대통령은 6일 “한-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자유무역협정(FTA) 추가 자유화 협상과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협상을 더욱 가속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라오스 수도 비엔티안에 도착한 박 대통령은 라오스 영자지 ‘비엔티안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한-아세안 FTA 이후 양국 간 교역 및 투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며 FTA와 RCEP를 통한 경제 교류 강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중국이 주도하는 RCEP는 아세안 10개국과 한국 중국 일본 인도 호주 뉴질랜드 등 16개국이 참여하는 일종의 다자 FTA다. 지난해 11월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에서는 2016년 타결 목표를 담은 ‘RCEP 정상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박 대통령은 아세안과 관련해서는 “아세안 공동체는 동아시아 경제를 견인하는 성장엔진”이라며 “한국은 아세안 공동체 출범을 새로운 모멘텀으로 삼아 아세안과의 관계를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7일 한-아세안 정상회의와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 8일에는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어 8, 9일에는 분냥 보라치트 라오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는 등 라오스 공식 방문 일정을 소화한다. 한국 대통령이 라오스를 공식 방문한 것은 처음이다. 한국은 1974년 6월 라오스와 수교했지만 라오스가 공산화된 1975년 단교한 뒤 1995년 10월 국교를 다시 정상화했다. 박 대통령은 “우수한 라오스 인력이 한국에서 일할 수 있도록 고용허가제와 같은 제도적 기반을 갖춰 나갈 것”이라며 “이런 협력들을 통해 양국이 공동의 평화와 번영을 함께 만들고 그 혜택을 나누는 동반자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1995년 재수교 이래 양국의 교역과 투자는 24배가 늘었고 한국의 라오스 내 투자액은 10억3000만 달러에 달한다”며 “이번 방문을 통해 양국 간 우호 협력 관계를 한 단계 격상시켜 양국이 함께 만들어갈 미래를 의미 있게 시작하게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이번 회의에서 박 대통령은 아세안과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강화할 것”이라며 “국제사회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의 충실한 이행 등을 통해 북핵 불용의 확고한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엔티안=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박근혜 대통령은 6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을 마친 뒤 “우리 두 정상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포함한 연합 방위력 증강 및 확장 억제를 통해 (북한에 대한) 강력한 억지력을 유지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중국 항저우(杭州)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마치고 이날 라오스에 도착한 박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과의 회담 직후 공동기자회견 발표문에서 “한미 양국은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도 모든 수단을 다해 강력히 대응해 나갈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은 어제(5일) 또 노동미사일을 발사했는데 무모한 도발을 지속하는 것은 자멸을 초래하는 길임을 강력히 경고한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사드는 순수한 방어체계로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며 “북한은 잇단 도발이 압박과 고립을 심화시킬 뿐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공개석상에서 직접 사드에 대해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앞서 항저우에서 진행된 한중, 미중 정상회담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사드의 한국 배치에 반대한다는 뜻을 명확히 밝혔음에도 한미 정상이 사드의 필요성을 강조함으로써 사드를 둘러싼 한미 대 중국 간의 갈등 구도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한미 양국 정상은 “대북 제재의 효과적 이행이나 북핵 문제 해결 과정에서 중국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을 감안해 한미는 다양한 채널을 통해 중국 측과 계속 소통해 나가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전날 한중 정상회담에서 박 대통령이 ‘한미중 협의’를 사드 이견 해소 방식의 하나로 제안한 것과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은 7일 오후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어서 러시아(3일), 중국(5일), 미국(6일)에 이어 한반도 주변 4강과의 릴레이 정상회담을 마무리하게 된다.비엔티안=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박근혜 대통령은 6일 오후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갖는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국 배치 후속 조치와 북핵 대응 방안 등을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박 대통령은 5일 중국 항저우(杭州)에서 열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사드 문제와 관련해 “한미중 간 소통을 통해서도 건설적이고 포괄적 논의를 해내가기를 기대한다”며 한미중 협의를 통한 사드 이견 해소 방안을 제시했다. 박 대통령은 또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7일 정상회담을 갖고 한일 위안부 협상 이행, 북핵·미사일 대응 방안 등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항저우=장택동 기자will7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