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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反)이민, 반이슬람 발언으로 ‘프랑스의 트럼프’로 불리는 극우 언론인 에리크 제무르(63·사진)가 “프랑스를 구원하겠다”며 내년 4월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무소속인 그는 조만간 정당을 창당해 본격적인 선거 운동에 나설 예정이다. 제무르는 지난달 30일 유튜브에 올린 9분짜리 영상을 통해 “이민이 늘어나면서 ‘진짜 프랑스’가 사라졌다. 여러분 또한 조국에 있으면서도 이방인처럼 느낄 것”이라고 외쳤다. 그는 “지금은 프랑스를 개혁할 때가 아니라 구해야 할 때”라며 “내가 대통령이 되면 우리의 딸들이 머리에 (무슬림) 스카프를 두르지 않아도 되고, 우리의 아들들이 순종적이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AFP통신 등은 그가 책상 위 마이크 앞에서 준비된 연설문을 읽는 모습을 연출한 것을 두고 나치 독일에 맞서 저항군 참여를 독려했던 샤를 드골 전 대통령의 연설을 떠올리게 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제무르 외에도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안 이달고 파리 시장, 마린 르펜 국민전선 대표 등 내년 대선에 나설 정치인들은 연일 ‘위대한 프랑스’를 외쳤던 드골의 이미지를 차용하고 있다. 제무르는 1958년 몽트뢰유에서 알제리 출신의 유대계 이민자 후손으로 태어났다. 마크롱 대통령을 포함해 대통령만 4명을 배출한 최고 그랑제콜 국립행정학교(ENA)를 졸업했다. 일간 르피가로 논설위원을 거쳐 시사방송 진행자로 활동하며 “대부분의 범죄자는 흑인 무슬림이다. 이들을 프랑스에서 완전히 쫓아내야 한다”는 등의 발언으로 눈길을 끌었다. 프랑스의 이슬람화를 비판한 저서 ‘프랑스의 자살’은 2015년 출간되자마자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난민을 둘러싼 사회 분열이 심해지면서 특별한 정치 활동을 한 적이 없는데도 늘 대선 후보군에 거론됐고 실제 출마를 선언했다. 역시 유대계 법조인인 부인과 세 아이를 두고 있다. 그의 돌풍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알 수 없다. 그는 지난달 27일 마르세유에서 자신에게 가운데 손가락을 들어 보인 행인에게 똑같이 손가락 욕설을 했고, 자신에게 비판적인 기자에게도 총기를 겨누는 시늉을 했다. 20대 여성 보좌관과의 불륜 의혹도 부담이다. 여론조사회사 해리스인터랙티브가 지난달 26∼29일 성인 207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그의 지지율은 한 주 전보다 4%포인트 하락한 13%를 기록해 마크롱 대통령(23%), 르펜 대표(19%)보다 낮았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최근 난민 문제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회원국인 폴란드와 심각한 갈등을 빚고 있는 벨라루스의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67)이 동맹인 러시아에 핵무기 배치를 요청할 것이라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또한 우크라이나 국경지대에 극초음속 미사일을 배치할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서방과 러시아의 군사 대립이 고조되고 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루카셴코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러시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나토가 폴란드에 핵무기를 배치하면 우리 또한 러시아에 핵무기 배치를 요청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벨라루스는 1991년 옛 소련에서 독립했다. 당시 러시아는 벨라루스에 배치했던 자국 핵무기를 회수했는데 이를 다시 배치해 달라고 요청할 의사가 있음을 밝힌 것이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또 “크림반도를 러시아의 일부로 인정하고 곧 방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러시아가 2014년 우크라이나 영토인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하자 미국 등 서방은 이를 인정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 상황에서 러시아 편을 들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셈이다. 이날 푸틴 러시아 대통령 또한 최근 서방이 제기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설’에 대해 “오히려 나토가 흑해 일대에서 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전략폭격기로 훈련하는 등 위협적인 환경을 조성했다”고 반박했다. 그는 “나토가 우크라이나에 극초음속 미사일을 배치하는 것은 ‘레드라인’(한계선)을 넘는 행위”라며 러시아 또한 수도 모스크바에서 5분이면 서방을 타격할 수 있는 극초음속 미사일을 배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서방의 중국 위협론에 대해서도 “미국, 영국, 호주가 ‘오커스(AUKUS)’를 만든 것이 이해가 안 간다”며 중국을 두둔했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최근 난민 문제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회원국인 폴란드와 심각한 갈등을 빚고 있는 벨라루스의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67)이 동맹인 러시아에 핵무기 배치를 요청할 것이라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또한 우크라이나 국경지대에 극초음속 미사일을 배치할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서방과 러시아의 군사 대립이 고조되고 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루카셴코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러시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나토가 폴란드에 핵무기를 배치하면 우리 또한 러시아에 핵무기 배치를 요청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벨라루스는 1991년 옛 소련에서 독립했다. 당시 러시아는 벨라루스에 배치했던 자국 핵무기를 회수했는데 이를 다시 배치해달라고 요청할 의사가 있음을 밝힌 것이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또 “크림반도를 러시아의 일부로 인정하고 곧 방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러시아가 2014년 우크라이나 영토인 크림반도를 강제병합하자 미국 등 서방은 이를 인정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 상황에서 러시아 편을 들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셈이다. 이날 푸틴 러시아 대통령 또한 최근 서방이 제기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설’에 대해 “오히려 나토가 흑해 일대에서 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전략폭격기로 훈련하는 등 위협적인 환경을 조성했다”고 반박했다. 그는 “나토가 우크라이나에 극초음속 미사일을 배치하는 것은 ‘레드라인’(한계선)을 넘는 행위”라며 러시아 또한 수도 모스크바에서 5분이면 서방을 타격할 수 있는 극초음속 미사일을 배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서방의 중국 위협론에 대해서도 “미국, 영국, 호주가 ‘오커스’(AUKUS)를 만든 것이 이해가 안 간다”며 중국을 두둔했다.파리=김윤종 특파원zozo@donga.com}
반(反)이민, 반이슬람 발언으로 ‘프랑스의 트럼프’로 불리는 극우 언론인 에릭 제무르(63)가 “프랑스를 구원하겠다”며 내년 4월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무소속인 그는 조만간 정당을 창당해 본격적인 선거 운동에 나설 예정이다. 제무르는 지난달 30일 유튜브에 올린 9분짜리 영상을 통해 “이민이 늘어나면서 ‘진짜 프랑스’가 사라졌다. 여러분 또한 조국에 있으면서도 이방인처럼 느낄 것”이라고 외쳤다. 그는 “지금은 프랑스를 개혁할 때가 아니라 구해야 할 때”라며 “내가 대통령이 되면 우리의 딸들이 머리에 (무슬림) 스카프를 두르지 않아도 되고, 우리의 아들들이 순종적이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AFP통신 등은 그가 책상 위 마이크 앞에서 준비된 연설문을 읽는 모습을 연출한 것을 두고 나치 독일에 맞서 저항군 참여를 독려했던 샤를 드골 전 대통령의 연설을 떠올리게 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제무르 외에도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안 이달고 파리 시장, 마린 르펜 국민전선 대표 등 내년 대선에 나설 정치인들은 연일 ‘위대한 프랑스’를 외쳤던 드골 의 이미지를 차용하고 있다. 제무르는 1958년 몽트레유에서 알제리 출신의 유대계 이민자 후손으로 태어났다. 마크롱 대통령을 포함해 대통령만 4명을 배출한 최고 그랑제콜 국립행정학교(ENA)를 졸업했다. 일간 르피가로 논설위원을 거쳐 시사방송 진행자로 활동하며 “대부분의 범죄자는 흑인 무슬림이다. 이들을 프랑스에서 완전히 쫓아내야 한다”는 등의 발언으로 눈길을 끌었다. 프랑스의 이슬람화를 비판한 저서 ‘프랑스의 자살’은 2015년 출간되자마자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난민을 둘러싼 사회 분열이 심해지면서 특별한 정치 활동을 한 적이 없는데도 늘 대선 후보군에 거론됐고 실제 출마를 선언했다. 역시 유대계 법조인인 부인과 세 아이를 두고 있다. 그의 돌풍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알 수 없다. 그는 지난달 27일 마르세유에서 자신에게 가운데 손가락을 들어 보인 행인에게 똑같이 손가락 욕설을 했고, 자신에게 비판적인 기자에게도 총기를 겨누는 시늉을 했다. 20대 여성 보좌관과의 불륜 의혹도 부담이다. 여론조사회사 해리스인터랙티브가 지난달 26~29일 성인 207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그의 지지율은 1주 전보다 4%포인트 하락한 13%를 기록해 마크롱 대통령(23%), 르펜 대표(19%)보다 낮았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전파력과 면역 회피능력이 강한 것으로 추정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유럽에선 이미 ‘지역사회 감염’ 국면으로 접어든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각국은 코로나19 백신 부스터샷(추가 접종)을 독려하며 대응에 나섰다. 주요 7개국(G7)은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이 변이에 대처하기 위한 보건장관 회의를 연 뒤 성명을 내고 “오미크론의 전염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긴급한 행동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 아프리카 간 적 없는데 감염유럽에서는 아프리카 등에서 유입된 것이 아닌 오미크론 변이의 지역 내 집단감염 사례가 나왔다. 지난달 29일 확인된 포르투갈 벨레넨스스 프로축구팀의 이 변이 감염자 13명 중 1명만 최근 남아프리카공화국을 다녀왔다. 이탈리아에서 처음 오미크론 변이에 확진된 남성은 아내와 두 자녀를 감염시켰다. 영국 정부에 전염병 확산 모델을 조언하는 워릭대 교수 마이클 틸더즐리는 “확진자가 발견된 시점엔 이미 더 많은 지역감염이 발생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영국 매체 가디언은 정부 과학 고문들을 인용해 오미크론 변이 감염 사례가 수일 내에 수백 건씩 나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일간 엘파이스 등에 따르면 스페인 마드리드의 병원에서 지난달 29일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가 발견됐다. 남아공에서 네덜란드를 거쳐 입국한 여행자다. 스웨덴에서도 남아공을 여행하고 귀국한 여행자의 변이 감염이 이날 확인됐다. 이에 따라 30일 오후까지 유럽에서만 네덜란드 덴마크 독일 벨기에 영국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체코 포르투갈을 포함해 11개국에서 오미크론 변이가 발견됐다. 감염 사례는 영국 독일 캐나다 등에서 증가하고 있다. 감염 의심 사례도 프랑스와 아일랜드 등에서 계속 나오고 있어 조사 중이다. 로이터통신은 “오미크론 변이가 유럽 전역으로 번지는 건 시간문제”라고 전했다.○ 부스터샷 접종자도 감염각국은 일단 코로나19 백신 부스터샷을 확대하며 대응에 나섰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지난달 29일 오미크론 변이에 대응해 미국의 모든 성인이 부스터샷을 맞아야 한다고 권고했다. 종전엔 50세 이상 고령자 등에만 접종을 권고했는데, 권고 수준이 더 강해졌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이날 백악관 연설을 통해 “그 어떤 변이로부터도 보호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은 백신과 부스터샷 접종”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오미크론 변이에 관해 “모두가 백신을 맞고 마스크를 착용한다면 봉쇄(정책으로 돌아갈)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영국 역시 부스터샷 대상을 성인 전체로 확대하면서 면역이 약한 고령층 등은 3차 접종 3개월 뒤 4차 접종까지 하기로 했다. 프랑스도 지난달 27일부터 부스터샷 대상을 모든 성인으로 확대했다. 부스터샷을 맞은 이들도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된 사례가 소수 나왔지만 증상은 일단 가벼운 것으로 확인됐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 중 4명은 백신을 3차례 접종한 이들이었다. 감염자 중 3명은 각각 말라위와 남아공, 영국을 방문하고 돌아온 이들이었고 1명은 영국 여행자의 접촉자다.○ 백신 접종률 낮은 청년층 이하 감염률 높아오미크론 변이가 확산 중인 남아공에서는 백신 접종률이 낮은 청년층 이하 연령대의 감염이 두드러져 백신이 어느 정도 예방 효과를 내는 것 아니냐는 추정도 나온다. 현지 매체 IOL에 따르면 와실라 자삿 남아공 국립감염병연구소(NICD) 박사는 30일 “최근 며칠간 감염이 급증했는데, 환자 대부분은 10∼29세”라고 밝혔다. 남아공에서 60세 이상의 백신 접종률은 64%이지만 18∼34세 접종률은 26%에 그치고 있다. 남아공에서는 최근 확진자의 90%가량이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로 추정된다. 영아들의 입원 증가도 관찰되고 있다. 오미크론 변이가 빠르게 퍼지고 있는 남아공 하우텡주(州) 츠와니에선 입원 환자 중 2세 이하가 약 10%를 차지해, 델타 변이 유행 당시보다 비율이 높다고 NICD는 밝혔다. 감염된 영아가 경증이어도 부모들이 일단 입원부터 시키는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임보미 기자 bom@donga.com}
독일의 11월 소비자물가가 5.2%나 상승하면서 동·서독 통일 이후 2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스페인과 벨기에도 11월 물가 상승률이 5%대에 달해 유럽 전체에 ‘물가 비상’이 걸렸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지난달 29일 독일 통계청에 따르면 독일의 11월 에너지 가격은 22%, 식품 4.5%, 서비스 2.8%, 임대료는 1.4% 증가해 에너지 가격이 물가를 끌어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남서부 라인란트팔츠주의 경우 난방유 등 석유 가격은 51.9%, 마가린과 버터는 각각 14.1%, 11.5% 올랐다. 일간 쥐트도이체차이퉁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과 에너지 공급난 등이 겹쳐 10월 물가 상승률도 4.5%였다”며 “소비자물가지수(CPI) 5.2% 상승은 동독과 서독의 통일로 물가가 급등했던 1992년 6월(5.8%) 이후 29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라고 전했다. 하루 전날 발표된 스페인의 소비자물가도 전년 동기 대비 5.6% 상승해 1992년 이후 최대 폭으로 올랐다. 벨기에의 11월 소비자물가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6% 상승했다. FT는 “유로화 사용 19개국인 유로존의 11월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4.4%에 달해 13년 만에 가장 큰 폭이 될 것”이라며 “이는 유럽중앙은행(ECB) 목표치인 2%의 2배가 넘는 수준”이라고 전했다. 다만 유럽의 물가 상승세는 올해 말까지 최대치에 달한 후 내년부터는 서서히 안정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코로나19 새 변이인 오미크론이 확산하면서 유럽 전역에 방역조치가 강화되고 그 여파로 경기가 둔화되면서 물가가 떨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이자벨 슈나벨 ECB 국장은 이날 독일 ZDF방송 인터뷰에서 “유럽 내 물가 상승세가 통제범위 밖으로 가진 않을 것”이라며 “내년 물가상승률은 ECB 목표치(2%)나 그 이하로 낮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지난달 24일 스웨덴 최초의 여성 총리로 선출된 지 7시간 만에 연정 붕괴로 사퇴했던 마그달레나 안데르손 사회민주당 대표(54·사진)가 5일 만에 총리로 다시 뽑혔다. BBC 등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수도 스톡홀름 의회에서 열린 총리 인준 투표에서 안데르손은 총 349표 중 찬성 101표, 기권 75명, 반대 173표를 받았다. 스웨덴 법은 반대표가 과반(175석)이 안 되는 총리 후보자의 인준을 허용하고 있다. 그는 투표 후 기자회견에서 “다른 정당과 협력하는 전통을 이어가면서 기후변화 대응, 사회 복지, 범죄 예방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30일 칼 구스타브 16세 국왕을 만나 총리 임명장을 받은 후 내각 명단을 발표했다. 안데르손이 속한 중도좌파 사민당(100석)은 좌파 녹색당(16석)과 연정을 구성했다. 두 정당의 의석을 합해도 과반에는 턱없이 모자라 각종 안건이 의회를 통과하려면 제1 야당인 우파 보수당, 강경 우파 스웨덴민주당 등 야당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지난달 24일 그의 첫 총리 선출 때에도 인준 투표 직후 예산안 처리 과정에서 야당이 반대해 실패하자 녹색당이 연정 탈퇴를 선언했다. 연정 붕괴로 물러날 수밖에 없었던 안데르손 또한 ‘내년 9월로 예정된 총선을 통해 재집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녹색당이 다시 안데르손 지지에 나서면서 이날 두 번째 총리 인준 투표가 실시됐다. 1967년 남동부 웁살라에서 태어난 안데르손은 10대 시절 수영 선수로 활동했다. 스톡홀름경제대에서 경제학 석사 학위를 땄고 1996년 예란 페르손 당시 총리의 경제자문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2014년 스테판 뢰벤 당시 총리가 재무장관으로 발탁했다. 직설적 언사와 강한 추진력 등으로 ‘불도저’란 평을 얻고 있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전파력과 면역 회피능력이 강한 것으로 추정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유럽에선 이미 ‘지역사회 감염’ 국면으로 접어든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각국은 코로나19 백신 부스터샷(추가 접종)을 독려하며 대응에 나섰다.아프리카 간 적 없는데 감염유럽에서는 아프리카 등에서 유입된 것이 아닌 오미크론 변이의 지역 내 집단 감염 사례가 나왔다. 29일(현지 시간) 확인된 포르투갈 벨레넨세스 프로축구팀의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 13명 중 1명만 최근 남아공을 다녀왔다. 이탈리아에서 처음으로 오미크론 감염 진단을 받은 남성은 아내와 두 자녀를 감염시켰다. 영국 정부에 전염병 확산 모델을 조언하는 워릭대 교수 마이클 틸더즐리는 “확진자가 발견된 시점에는 이미 더 많은 지역감염이 발생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영국 매체 가디언은 정부 과학 고문들을 인용해 수일 내에 오미크론 변이감염 사례가 수백 건씩 나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일간 엘파이스 등에 따르면 스페인 수도 마드리드의 병원에서 29일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가 발견됐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네덜란드를 경유해 입국한 여행자다. 스웨덴에서도 남아공을 여행하고 귀국한 여행자의 변이 감염이 이날 확인됐다. 이에 따라 30일 오후까지 유럽에서만 네덜란드 덴마크 독일 벨기에 영국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체코 포르투갈을 포함해 11개국에서 오미크론 변이가 발견됐다. 인도양의 프랑스 해외영토 레위니옹에서도 감염 사례가 확인됐다. 감염 사례는 영국(11건) 독일(4건) 캐나다(5건) 등에서 증가하고 있다. 감염 의심 사례도 프랑스(8건)와 아일랜드(10건) 등에서 조사 중이다. 로이터통신은 “오미크론 변이가 유럽 전역으로 번지는 건 시간문제”라고 전했다.부스터샷 접종자도 감염각국은 일단 코로나19 백신 부스터샷을 확대하며 대응에 나섰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29일 오미크론 변이에 대응해 미국의 모든 성인이 부스터샷을 맞아야 한다고 권고했다. 종전엔 50세 이상 고령자 등에만 접종을 권고했고는데, 권고 수준이 한층 강해졌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이날 백악관 연설을 통해 “그 어떤 변이로부터도 보호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은 백신과 부스터샷 접종”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오미크론 변이에 관해 “모두가 백신을 맞고 마스크를 착용한다면 봉쇄(정책으로 돌아갈)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영국 역시 부스터샷 대상을 성인 전체로 확대하면서 면역이 약한 고령층 등은 3차 접종 3개월 뒤 4차 접종까지 진행하기로 했다. 프랑스도 27일부터 부스터샷 대상을 모든 성인으로 확대했다. 부스터샷을 맞은 이들도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된 사례가 소수 나왔지만 증상은 일단 가벼운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오미크론변이 감염자 중 4명은 백신을 3차례 접종한 이들이었다. 감염자 중 3명은 각각 말라위와 남아공, 영국을 방문하고 돌아온 이들이었고 1명은 영국 여행자의 접촉자다. 이스라엘 보건당국은 이들이 모두 가벼운 증상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백신 접종률 낮은 청년층 이하 감염률 높아오미크론 변이가 급속히 확산 중인 남아공에서는 백신 접종률이 낮은 청년층 이하 연령대의 감염이 특히두드러져 백신이 어느 정도 예방 효과를 내는 것 아니냐는 추정도 나온다. 현지 매체 IOL에 따르면 와실라 자삿 남아공 국립감염병연구소(NICD) 박사는 30일 “최근 며칠간 감염이 급증했는데, 환자의 대부분은 10~29세”라고 밝혔다. 남아공에서 60세 이상의 백신 접종률은 64%이지만 18~34세 접종률은 26%에 그치고 있다. 남아공에서는 최근 확진자의 90%가량이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로 추정된다. 영아들의 입원 증가도 관찰되고 있다. 오미크론 변이가 폭발적으로 퍼지고 있는 남아공 가우텡주(州) 츠와니에서는 입원 환자 중 2세 이하가 약 10%를 차지해, 델타 변이의 유행 당시보다 비율이 높다고 NICD는 밝혔다. 감염된 영아가 경증이어도 부모들은 일단 입원부터 시키는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조종엽기자 jjj@donga.com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독일의 11월 소비자물가가 5.2%나 상승하면서 동·서독 통일 이후 2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스페인과 벨기에도 11월 물가 상승률이 5%대에 달하면서 유럽 전체에 ‘물가 비상’이 걸렸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29일 독일 통계청에 따르면 독일의 11월 에너지 가격은 22%, 식품 4.5%, 서비스 2.8%, 임대료는 1.4% 증가해 에너지 가격이 물가를 끌어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남서부 라인란트팔츠 주의 경우 난방유 등 석유 가격은 51.9%, 마가린과 버터는 각각 14.1%, 11.5% 올랐다. 일간 쥐트도이체차이퉁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과 에너지 공급란 등이 겹치면서 10월 물가 상승률도 4.5%였다”며 “소비자물가지수(CPI) 5.2% 상승은 동독과 서독의 통일로 물가가 급등했던 1992년 6월(5.8%) 이후 29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라고 전했다. 하루 전날 발표된 스페인의 소비자물가도 전년 동기 대비 5.6% 상승해 1992년 이후 최대 폭으로 올랐다. 벨기에의 11월 소비자물가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6% 상승했다. FT는 “유로화 사용 19개국인 유로존의 11월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4.4%에 달해 13년 만에 가장 큰 폭이 될 것”이라며 “이는 유럽중앙은행(ECB) 목표치인 2%의 2배가 넘는 수준”이라고 전했다. 다만 유럽의 물가 상승세는 올해 연말까지 최대치에 달한 후 내년부터는 서서히 안정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코로나19 새 변이인 오미크론이 확산하면서 유럽 전역에 방역조치가 강화되고 그 여파로 경기가 둔화되면서 물가가 떨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이자벨 슈나벨 ECB 국장은 이날 독일 ZDF방송 인터뷰에서 “유럽 내 물가 상승세가 통제범위 밖으로 가진 않을 것”이라며 “내년 물가상승률은 ECB 목표치(2%)나 그 이하로 낮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스웨덴 역사상 첫 여성 총리로 선출된 지 7시간 만에 사퇴했던 마그달레나 안데르손 사회민주당 대표(54)가 29일 총리로 재선출됐다. 사퇴 5일 만에 총리로 재선출되는 과정 자체가 불안정한 스웨덴 정치상황을 투영한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이날 스웨덴 의회에서 열린 총리 인준 투표에서 총 349표 중 찬성 101표, 75명 기권, 173표 반대표로 안데르손 대표가 다시 총리로 선출됐다. 스웨덴 정치법 상 총리 후보자는 반대표가 과반(175석)에 이르지 않으면 선출된다. 안데르손 새 총리는 30일 칼 구스타브 16세 스웨덴 국왕을 만나 총리 임명식을 가진 후 내각 명단을 발표할 예정이다. 안데르손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다른 정당과 협력하는 전통을 이어가면서 기후변화 대응, 사회 복지, 범죄예방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24일 안데르손은 스웨덴에서 여성 참정권이 보장된 지 100년 만에 여성으로는 처음 총리로 선출됐다. 그러나 자신이 속한 집권 여당 사민당이 의회에 제출한 예산안이 부결되자 7시간 만에 사퇴했다. 녹색당은 반(反)이민 성향의 스웨덴민주당 측 요구가 반영됐다며 예산안 반대에 이어 연정까지 탈퇴하는 등 정치적 혼란이 컸다.이에 안데르손 총리는 사퇴 후 내년 9월 치러질 총선을 통해 재집권하는 방향으로 선회했지만, 녹색당이 다시 안데르손 지지에 나서면서 의회 투표가 이날 진행됐다. 블룸버그 통신은 “집권 여당 사민당의 의석 점유율이 총 349석 중 100석에 불과한데다 포퓰리즘 정책을 내세운 스웨덴민주당(65석)의 영향력이 강해 안데르손 총리가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전했다. 제1야당 보수당도 “안데르손 총리 내각은 9개월 짜리 과도 정부”라며 폄하했다. 스웨덴 남동부 도시 웁살라 출신인 안데르손 신임 총리는 수영 선수 출신이다. 고교 진학 후 경제학에 관심이 커져 스톡홀름경제대, 미국 하버드대 등에서 경제학을 연구한 후 1996년 예란 페르손 총리의 자문역으로 정치에 입문했다. 스테판 뢰벤 전 총리 내각에서 2014년 재무장관으로 발탁됐다. 강력한 추진력에 별명이 ‘불도저’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전파력과 면역 회피 능력이 강한 것으로 추정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는 28일(현지 시간) 캐나다에서도 감염자가 확인되면서 북미 대륙에도 이미 상륙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변이가 코로나19 ‘5차 대확산’을 불러올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외신에 따르면 캐나다에서 나이지리아를 다녀온 여행객 2명이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된 것으로 28일 확인됐다. 이로써 29일까지 남미를 뺀 모든 대륙에 걸쳐 총 15개국에서 이 변이의 전파가 확인됐다. 나이지리아는 아프리카 서부여서, 아프리카 남부에서 출현한 오미크론 변이가 이미 아프리카 전역에 확산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유럽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덴마크로 입국한 이 변이 감염자 2명이 28일 확인되고, 포르투갈에서 축구선수 등 13명이 확진되면서 이 변이 전파 국가 수가 9개로 늘었다. 감염 의심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아프리카 남부에서 돌아온 여행객 8명이 이 변이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있고, 스위스도 감염 의심 사례가 나왔다. 남미 브라질에서는 27일 남아공에서 돌아온 20대 남성이 오미크론 변이 감염으로 의심되고 있다. 유럽에서는 오미크론 변이가 이미 지역 감염 방식으로 확산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실제 29일 스코틀랜드에서 확인된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 6명 중 일부는 최근 해외여행 이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포르투갈의 감염 역시 남아공에 다녀온 선수 1명이 스태프 등을 감염시킨 것으로 추정된다. 영국에서는 감염자 2명이 런던 시내를 돌아다니거나 교회와 상점, 식당에 들른 것으로 확인됐다. 이탈리아의 감염자도 로마 등 대도시를 이동하며 식당과 호텔, 대중교통을 이용했다. 미국 보건 당국은 이 변이의 상륙을 기정사실로 보고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장은 28일 “오미크론 변이는 미국에서도 확인될 것이고, 미국이 5차 확산(wave)으로 갈 명백한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 코로나19 대응팀과 회의를 연 뒤 “모든 성인은 최대한 빨리 백신 부스터샷(추가 접종)을 맞고, 아직 맞지 않은 이들은 즉각 맞으라”고 했다. 백신이 오미크론 변이로 인한 코로나19 중증 발병은 어느 정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기대하고 있다. 변이 전파를 늦추기 위해 각국은 국경의 문턱을 높이고 있다. 특히 일본 정부는 이례적으로 빠른 속도로 대응하고 있다. 28일 0시부터 남아프리카 9개국에서 입국한 외국인 및 자국민들에 대해 국가 지정 시설에서 10일간 격리토록 결정했고, 29일 0시부터는 남아프리카 9개국에서 출발한 외국인 신규 입국을 막았다. 이어 30일 0시부터는 전 세계로부터의 외국인 신규 입국을 금지했다. 이런 조치는 이스라엘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은 우선 12월 31일까지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막기로 했다. 제약사 모더나의 스티븐 호지 사장은 오미크론 변이를 두고 “최고 유행작을 모두 모은 ‘프랑켄슈타인 잡종’과 같다”고 말했다. 베타, 델타 등 여러 변이에서 강한 면역 회피 능력과 전파력을 이끌어낸 변이들이 모두 나타나 위험하다는 얘기다. 필요시 오미크론 변이에 맞춘 새로운 백신을 곧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모더나의 폴 버턴 최고의학책임자(CMO)는 28일 영국 BBC에 출연해 “지금의 백신이 (오미크론 변이 감염을) 예방할 수 있는지 앞으로 2주 정도 알아봐야 한다”면서 “새 백신이 필요하다면 대량 생산에 앞서 내년 초에는 백신을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화이자 측도 “이 변이가 기존 백신의 면역을 회피할 경우, 6주면 백신을 수정할 수 있고 100일 안에 새 백신의 선적을 시작할 수 있다”고 밝혔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올해 6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만났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올해 안에 두 번째 미러 정상회담을 개최하고 싶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우크라이나를 둘러싸고 최근 서방과 러시아의 대립이 격화하자 미러 정상회담을 통해 이를 진화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러시아 노보스티통신 등에 따르면 대통령실인 크렘린궁의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변인은 28일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이 미국 측과 정상회담의 날짜 및 시간을 논의하고 있다”며 “형식은 화상 정상회담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가디언 등 외신은 다음달 개최될 가능성이 높은 2차 정상회담의 의제가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서방과 러시아의 군사 긴장,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가입 여부, 벨로루시와 폴란드 국경지대의 난민 문제 등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우크라이나 국경지대에서 고조되고 있는 무력충돌 위기를 가라앉히려는 방안이 집중 논의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러시아는 이달 초 우크라이나 접경지역에 9만2000명의 병력을 집결시켰다. 미국 또한 12일 우크라이나, 루마니아, 터키과 함께 크림반도 흑해에서 연합 해상훈련을 벌였다. 그러자 러시아 해군 역시 24일 흑해 훈련을 실시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6일 기자회견을 열고 “러시아의 지원을 받은 친러 무장세력이 다음달 1, 2일로 계획했던 쿠데타 계획을 밝혀냈다”고 주장했다. 키릴로 부다노프 우크라이나 국방정보국장 또한 21일 “2014년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했던 러시아가 내년 초 우크라이나 재침공을 준비하고 있다”고 가세했다. 이에 미국 국무부 또한 “모든 선택지를 탁자 위에 올려뒀다”며 우크라이나를 도와 군사 대응에 나설 뜻을 시사하면서 양측의 군사적 긴장이 극에 달했다는 분석이 나온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현재 사용 중인 백신이 듣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그리스 문자 ο) 변이’(B.1.1.529) 공포가 순식간에 전 세계에 현실로 닥쳤다. 면역 회피 능력과 전염성이 델타 변이를 뛰어넘을 수도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이 변이 바이러스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출현을 보고한 지 사흘 만인 27일(현지 시간) 유럽 여러 나라와 호주, 아시아에서도 확인됐다. 한국 시간 28일 오후 10시 현재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가 발생한 나라는 12곳이다. 남아공과 보츠와나 영국 독일 이탈리아 벨기에 체코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호주 이스라엘 홍콩이다. 각국은 국경에 빗장을 걸었고, 회복세를 보이던 글로벌 경제는 급속히 얼어붙고 있다. 최근 아프리카 말라위에서 돌아온 여행객이 이 변이 감염자로 확인된 이스라엘은 29일 0시(현지 시간)부터 2주간 국경을 폐쇄하고 외국인 입국을 전면 금지하기로 했다. 한국은 28일부터 남아공 등 남부 아프리카 8개국에서 출발한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막았고 대상 국가 확대를 검토 중이다. 외국인 입국 금지는 지난해 2월 중국 후베이(湖北)성 이후 처음이다. 미국도 27일부터 남아프리카 8개국으로의 여행을 금지하고 이 나라들에서 오는 외국인 입국을 막았다. 일본과 홍콩 등도 입국 규제를 강화했다. 외신에 따르면 오미크론 변이는 주로 남아프리카를 다녀온 여행객을 통해 유럽으로 전파됐다. 최근 남아공에서 영국으로 돌아온 여행객 2명이 이 변이 감염자로 확인됐고, 이탈리아에서는 모잠비크를 다녀온 여행자의 감염이 확인됐다. 호주와 홍콩 역시 최근 귀국한 해외 여행객에게서 이 변이 바이러스가 확인됐다. 남극을 제외하고 이 변이가 발견되지 않은 대륙은 미주뿐인데 미국도 이 변이의 상륙을 기정사실로 보고 있다. 미국의 전염병 전문가인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장은 27일 NBC방송에서 “미국에 이미 오미크론이 상륙했다고 해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며 “확산은 기정사실”이라고 말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공중보건학자 앤드루 페코즈는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보수적으로 잡아도 이 변이 바이러스가 퍼진 지는 2주가량 됐다는 시각이 있어 왔다”며 “이 변이가 이미 세계적으로 확산했을 가능성이 있다. 이미 뉴욕에도 퍼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 유전학연구소장 프랑수아 발루는 “오미크론 변이가 델타 변이보다 전파력이 강하다면 국경 폐쇄로는 끝내 전파를 막을 수 없을 것”이라며 “다만 부스터샷(추가 접종)을 포함해 백신 접종을 확대하는 등 확산에 대비할 시간은 벌 수 있을 것”이라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에 말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6일 긴급회의를 열고 오미크론을 13번째 변이이자 델타 변이에 이은 5번째 ‘우려 변이’로 지정했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첫 감염 사례가 보고된 남아프리카 지역을 벗어나 다른 대륙의 여러 나라에서 확인되면서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 유럽은 오미크론이 전역에서 발견되자 최근의 코로나19 확진자 증가 사태에 기름을 붓지나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28일 오후 현재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가 발생한 12개국 중 7개 나라가 유럽에 있다. 유럽에서는 26일(현지 시간) 벨기에에서 처음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가 나왔다. 터키를 경유해 이집트를 여행한 백신 미접종 여성이 이달 11일 귀국하고 22일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는데, 오미크론 변이로 확인됐다. 하루 만인 27일 영국 독일 이탈리아 체코 오스트리아에서도 감염 사례가 잇달아 1, 2명씩 확인됐다.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는 대부분 남아프리카공화국을 비롯한 아프리카 남부 지역을 여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네덜란드는 26일 남아공에서 돌아온 여행객 61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는데, 이들 중 13명이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로 28일 확인됐다. 드러나지 않은 사례는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덴마크 보건부 역시 27일 남아프리카에서 입국한 여행자 2명의 오미크론 변이 감염을 의심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오미크론 변이가 이미 유럽 전역으로 퍼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아프리카와 가까운 중동 국가들도 비상이 걸렸다. AFP통신은 “(감염이 확인된) 이스라엘뿐 아니라 사우디아라비아, 요르단, 아랍에미리트 등에서도 오미크론 감염 의심사례가 7건 발견되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각국 보건당국은 남아프리카 국가에서 출발하는 여행자의 입국 금지, 이들 나라로의 여행금지 조치와 함께 입국자의 검역 강화에 나섰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27일 남아공을 비롯해 보츠와나 짐바브웨 나미비아 레소토 에스와티니 모잠비크 말라위 등 8개국에 대한 여행경보를 가장 높은 ‘4단계 매우 높음’으로 올렸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9일부터 8개국에 대해 여행 제한을 명령했다. 유럽연합(EU) 회원국 27곳은 남아프리카 7개국에서의 입국을 일시적으로 제한했다. 홍콩은 27일부터 남아공 등 8개국에서 최근 3주간 머문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했다. 일본 싱가포르 필리핀 태국 등도 이들 나라에서 오는 입국 제한에 합류했다. 한국은 남아공 등 아프리카 8개국을 오가는 직항편이 없지만, 정부는 다른 곳을 경유한 입국도 차단할 방침이다. 영국은 27일 “유전자증폭 검사 결과 음성 진단을 받을 때까지 모든 입국자들의 격리를 의무화하겠다”고 발표했다. 남아프리카뿐 아니라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가 나온 다른 나라에서 온 여행객에 대한 조치도 강화되고 있다. 스위스 정부는 오미크론 확진자가 나온 영국, 체코 등에서 출발한 입국자의 경우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아도 10일 동안 격리시키겠다고 발표했다. 오미크론 변이가 델타 변이 이상의 전파력을 지닌 것으로 확인될 경우 각국의 ‘위드(with) 코로나’ 정책은 변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일찌감치 ‘위드 코로나’에 들어간 영국은 오미크론 변이에 대응하기 위해 30일부터 상점과 대중교통 이용 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한다고 밝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각국 정부는 방역 규제를 강화하거나 재도입해야 할 것”이라며 “최악의 경우 록다운(lockdown·폐쇄)으로 돌아가야 할 수도 있다”고 했다. CNN도 “오미크론 변이의 위험성이 밝혀질 경우 전 세계의 방역 완화 조치는 바뀌게 될 것”이라고 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6일 긴급회의를 통해 “‘B.1.1.529’ 변이를 ‘오미크론’이라고 명명하고 ‘우려 변이’로 지정하면서 “다수의 유전자 돌연변이를 갖고 있는 이 코로나19 변이는 다른 코로나19 변이에 비해 전파 위험이 증가했음을 예비적 증거가 보여준다”고 밝혔다. WHO에 따르면 오미크론 변이는 현재 남아공 모든 지역에서 감염 사례가 증가하면서 이 나라의 코로나19 4차 유행을 이끌고 있다. 현지 보건당국에 따르면 27일 하루 신규 확진자 수는 3220명으로 두 달여 만에 가장 많았다. 최근 남아공 확진자의 90% 정도는 오미크론 변이 감염인 것으로 전해졌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남태평양의 섬나라인 솔로몬제도에서 친(親)중국 성향의 정부를 상대로 퇴진을 요구하는 친대만 세력의 반정부 시위가 거세지면서 사망자까지 발생했다. 인접국들이 군대를 파견하는 등 혼란이 커진 가운데 양안(兩岸) 갈등의 ‘대리전’ 양상까지 보이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27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솔로몬제도 과달카날섬에 있는 수도 호니아라의 차이나타운 지역 내 상점인 오케이마트가 시위대가 지른 불에 전소됐다. 마트 안에서 시신 3구가 발견됐는데 시신이 심하게 불에 타 중국인인지 여부는 확인하기 어렵다고 현지 경찰은 전했다. 중앙정부 소속 머내시 소가바레 총리의 퇴진을 요구하며 24일부터 시작된 이번 시위로 총리의 집과 국회의사당이 공격받고 도시 내 많은 건물이 불에 탔다. 체포된 사람도 100명이 넘는다. 소가바레 총리 요청에 따라 인접 국가인 호주와 파푸아뉴기니는 25일 평화유지군 150명을 파견해 현지 경찰과 치안 유지에 나선 상태라고 일간 가디언은 전했다. 야간 통행금지령이 내려졌지만 차이나타운 방화 등 폭력 시위는 이어지고 있다. 인구 70만 명의 솔로몬제도는 수도가 있는 과달카날섬, 인구가 가장 많은 말라이타섬 등 6개의 주요 섬과 900개의 작은 섬으로 이뤄진 영연방국가다. 독일, 영국 식민시대를 거쳐 1976년 독립해 과달카날섬에 중앙정부가 들어섰지만 말라이타섬 주민들은 중앙정부가 자신들을 방치한다면서 불만을 품어왔다. 이런 상황에서 중앙정부가 2019년 오랫동안 원조를 받아온 대만과의 외교 관계를 단절하고 지원이 늘어난 중국과 수교하자 친대만 성향의 말라이타섬은 이를 반대하며 독립 의사를 내비치기도 했다. 말라이타섬은 지난해 미국으로부터 2500만 달러(약 300억 원)를 지원받기도 했다. CNN은 말라이타섬 주민 1000여 명이 이번 시위를 주도하고 있고, 시위가 솔로몬제도 내에서 친중파와 친대만·서방 세력 간 대결구도로 확산됐다고 전했다. 소가바레 총리는 26일 대국민 연설을 통해 “퇴진 요구에 굴복하지 않겠다”며 “중국과의 외교를 원치 않는 국가들이 시위대를 독려하는 등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영불(英佛)해협을 건너 프랑스에서 영국으로 오는 난민 문제를 두고 두 나라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엠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44)이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57)에게 불쾌감을 드러냈다. 마크롱 대통령은 26일 기자회견에서 “난민 문제를 논의하는 것은 심각해져야 한다”며 “국가 정상들은 이런 사안에 관해 트위터나 공개편지로 소통하지 않는다. 우린 내부 고발자가 아니다”라며 존슨 총리에게 쓴소리를 했다. 앞서 25일 존슨 총리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프랑스에 보내는 공개편지’를 띄웠다. 이 편지에는 영불해협을 건너 영국에 도착한 난민들을 다시 프랑스로 돌려보내고 영국과 프랑스가 합동으로 프랑스 해안을 순찰하는 등 5개의 요구사항이 담겨 있다. 마크롱 대통령이 공개편지에 분노한 이유는 이 문제와 관련해 23일 진행한 양국 정상 간 전화 회담에서는 전혀 거론되지 않던 내용들이었기 때문이다. 프랑스는 28일로 예정됐던 영불해협 관련 유럽연합(EU) 장관 회의에 영국을 초청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24일 프랑스 칼레 인근에서 영불해협을 건너던 고무보트가 침몰해 임신한 여성과 어린이 등 난민 27명이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일간 르몽드는 “영국이 EU를 떠나는 브렉시트 후 양국은 영국 해역에서의 조업권을 놓고 분쟁 중인데 이런 갈등이 난민을 둘러싼 책임공방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코노미스트는 “내년 4월 재선을 노리는 마크롱은 자국의 이익을 강하게 대변하는 모습이 필요한 상황이며, 존슨 역시 집권여당 보수당의 반이민 정서를 의식하고 있다”며 양국의 정치적 상황이 난민 문제 해결을 어렵게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거기는 좀 어때? 코로나와 공존이 정말 가능해?” 근래 들어 한국에 있는 지인들로부터 이런 문자 메시지를 자주 받는다. 한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온 지 652일 만인 이달 1일부터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에 들어갔다. 방역 규제가 완화되자 한국보다 먼저 ‘위드 코로나’를 시행했던 프랑스나 다른 유럽 국가의 상황을 궁금해했다. 프랑스는 백신 1차 접종률이 전체 성인의 70%에 이르자 8월 9일부터 백신여권을 도입했다. 백신을 맞았다는 증명서를 갖고 있어야 식당이나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게 했다. 대신 마스크 착용 의무화, 이동제한 등 방역조치는 대폭 완화했다. 독일 이탈리아 등 유럽연합(EU) 주요국들도 상대적으로 높은 백신 접종률을 앞세워 비슷한 시기에 ‘위드 코로나’를 택했다. 6월에 2차 접종을 마친 기자 역시 4개월간 ‘위드 코로나’ 사회에 익숙해져갔다. 백신 접종 증명서 도입 첫날 파리의 각종 체육시설에서는 마스크를 쓴 사람이 거의 없었다. 레스토랑, 카페, 술집에서도 접종 증명서를 가진 많은 사람들이 다닥다닥 붙어 앉아 자리를 즐겼다. 타인과 근접 대화를 할 때도 마스크를 찾는 이가 거의 없어 ‘코로나19 대유행은 옛날이야기’라는 분위기가 확산됐다. 프랑스인들이 코로나19에 대한 경계를 너무 빨리 풀어버린 것은 아닌지 하고 여기던 기자 역시 마스크를 잊고 취재에 나서는 경우가 늘어났다. 항상 챙겼던 손 소독제도 주머니에서 점차 사라졌다. ‘코로나19 사망자 100명’이란 보도를 봐도 무감각해졌다. 프랑스 지인 중에 백신 거부자들이 적지 않다는 것도 알게 됐다. 40대 여성은 “백신은 맞지 않았다. 친구의 백신 접종 증명서를 복사해서 사용한다”고 고백했다. 회사원 프히덩 씨(55)도 “안티 백신 모임에서 만난 의사로부터 백신 접종 증명서를 (허위로) 발급받았다”고 했다. 희미해져가는 두려움에 대한 경고일까? 지난달 25일 1295명이던 프랑스의 일일 신규 확진자는 약 한 달 만인 이달 26일 3만4436명으로 급증했다. 다급해진 정부는 같은 날 실내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화, 성인 전체 부스터샷(추가 접종) 계획을 발표했다. 오스트리아는 22일, 슬로바키아는 25일 다시 봉쇄령을 내렸고, 체코는 30일간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유럽 주요국의 2차 백신 접종률은 평균 70% 안팎이다. 그럼에도 이달 셋째 주 기준 전 세계 신규 코로나19 감염자의 67%가 유럽에서 나왔다. 2차 백신 접종률이 각각 87%, 89%인 포르투갈, 아일랜드도 감염자가 다시 급증해 방역을 강화하고 있다. 영국 독일 이탈리아 체코에서 27일 새로운 코로나19 변이인 ‘오미크론’ 감염자들까지 잇따르자 유럽은 말 그대로 ‘멘붕’ 상태다. 유럽의 위드 코로나는 사실상 ‘실패’로 판정됐다. 그럼에도 배울 점은 있다. 중증 예방 등 백신의 효과는 분명히 있지만 백신 접종만으로 팬데믹을 종식하는 건 불가능하다는 교훈을 남겼다. 마스크 착용, 손 씻기 등을 강조했던 대유행 초기의 ‘초심’으로 다시 돌아가야 할 때다. 철저한 개인 방역이 함께 따라야 ‘위드 코로나’도 가능하지 않을까. 김윤종 파리 특파원 zozo@donga.com}
현재 사용 중인 백신이 듣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그리스 문자 ο) 변이’(B.1.1.529) 공포가 순식간에 전 세계에 현실로 닥쳤다. 면역 회피 능력과 전염성이 델타 변이를 뛰어넘 수도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이 변이 바이러스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출현을 보고한 지 사흘 만인 27일(현지 시간) 유럽 여러 나라와 호주, 아시아 일부 지역에서도 확인됐다. 한국 시간 28일 오후 현재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가 발생한 나라는 11곳이다. 각국은 국경에 빗장을 걸었고, 회복세를 보이던 글로벌 경제는 급속히 얼어붙고 있다. 최근 아프리카 말라위에서 돌아온 여행객이 이 변이 감염자로 확인된 이스라엘은 29일 0시(현지 시간)부터 2주간 국경을 폐쇄하고 외국인 입국을 전면 금지하기로 했다. 한국은 28일부터 남아공 등 남부 아프리카 8개국에서 출발한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막았고 대상 국가 확대를 검토 중이다. 미국도 27일부터 남아프리카 8개국으로 여행을 금지하고 이들 나라에서 오는 외국인 입국을 막았다. 일본과 홍콩 등도 입국 규제를 강화했다. 외신에 따르면 오미크론 변이는 주로 남아프리카를 다녀 온 여행객을 통해 유럽으로 전파됐다. 최근 남아공에서 영국으로 돌아온 여행객 2명이 이 변이 감염자로 확인됐고, 이탈리아에서는 모잠비크를 다녀온 여행자의 감염이 확인됐다. 호주와 홍콩 역시 최근 귀국한 해외여행객에서 이 변이 바이러스가 확인됐다. 남극을 제외하고 이 변이가 발견되지 않은 대륙은 미주뿐인데 미국도 이 변이의 상륙을 기정사실로 보고 있다. 미국의 전염병 전문가인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장은 27일 NBC방송에서 “미국에 이미 오미크론이 상륙했다고 해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며 “확산은 기정사실”이라고 말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공중보건학자 앤드루 페코즈는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이 변이가 이미 세계적으로 확산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영국 런던UCL유전학연구소장 프랑코 발루는 “오미크론 변이가 델타 변이보다 전파력이 강하다면 국경 폐쇄로는 끝내 전파를 막을 수 없을 것”이라며 “다만 추가 접종(부스터샷)을 포함해 백신 접종을 확대하는 등 확산에 대비할 시간은 벌 수 있을 것”이라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에 말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6일 긴급회의를 열고 오미크론을 13번째 변이이자 델타 변이에 이은 5번째 ‘우려 변이’로 지정했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남태평양의 섬나라인 솔로몬제도에서 친(親)중국 성향의 정부를 상대로 퇴진을 요구하는 친 대만 세력의 반정부 시위가 거세지면서 사망자까지 발생했다. 인접국들이 군대를 파견하는 등 혼란이 커진 가운데 양안(兩岸) 갈등의 ‘대리전’ 양상까지 보이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27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솔로몬제도 과달카날섬에 있는 수도 호니아라의 차이나타운 지역 내 상점인 오케이마트가 시위대가 지른 불에 전소됐다. 마트 안에서 시신 3구가 발견됐는데 시신이 심하게 불에 타 중국인인지 여부는 확인하기 어렵다고 현지 경찰은 전했다. 중앙정부 소속 미나세 소가바레 총리의 퇴진을 요구하며 24일부터 시작된 이번 시위로 총리의 집과 국회의사당이 공격받고 도시 내 많은 건물이 불에 탔다. 체포된 사람도 100명이 넘는다. 스가바레 총리 요청에 따라 인접 국가인 호주와 파푸아뉴기니는 25일 평화유지군 150명을 파견해 현지 경찰과 치안 유지에 나선 상태라고 일간 가디언은 전했다. 야간 통행금지령이 내려졌지만 차이나타운 방화 등 폭력 시위는 이어지고 있다. 인구 70만 명의 솔로몬제도는 수도가 있는 과달카날섬, 인구가 가장 많은 말라이타섬 등 6개의 주요 섬과 900개의 작은 섬으로 이뤄진 영연방국가다. 독일, 영국 식민시대를 거쳐 1976년 독립해 과달카날섬에 중앙정부가 들어섰지만 말라이타섬 주민들은 중앙정부가 자신들을 방치한다면서 불만을 품어왔다. 이런 상황에서 중앙정부가 2019년 대만과의 외교 관계를 단절하고 중국과 수교하자 친대만 성향의 말라이타섬은 이를 반대하며 독립 의사를 내비치기도 했다. 말라이타섬은 지난해 미국으로부터 2500만 달러(약 300억 원)를 지원받기도 했다. CNN은 말라이타섬 주민들 1000여 명이 이번 시위를 주도하고 있고, 시위가 솔로몬 제도 내에서 친중파와 친대만·서방 세력 간 대결구도로 확산됐다고 전했다. 소가바레 총리는 26일 대국민 연설을 통해 “퇴진 요구에 굴복하지 않겠다”며 “중국과의 외교를 원치 않는 국가들이 시위대를 독려하는 등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주장했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영불(英佛)해협을 건너 프랑스에서 영국으로 오는 난민 문제를 두고 두 나라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엠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44)이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57)에게 불쾌감을 드러냈다. 마크롱 대통령은 26일 기자회견에서 “전쟁과 가난을 피해 탈출하는 난민 문제를 논의하는 것은 심각해져야 한다”며 “국가 정상들은 이런 사안에 관해 트위터나 공개편지로 소통하지 않는다. 우린 내부 고발자가 아니다”라며 존슨 총리에게 쓴 소리를 했다. 앞서 25일 존슨 총리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프랑스에 보내는 공개편지’를 띄웠다. 이 편지에는 영불해협을 건너 영국에 도착한 난민들을 다시 프랑스로 돌려보내고 영국과 프랑스가 합동으로 프랑스 해안을 순찰하는 등 5개의 요구사항이 담겨있다. 마크롱 대통령이 공개편지에 분노한 이유는 이 문제와 관련해 23일 진행한 양국 정상 간 전화 회담에서는 전혀 거론되지 않던 내용들이었기 때문이다. 프랑스는 28일로 예정됐던 영불해협 관련 유럽연합(EU) 장관 회의에 영국을 초청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24일 프랑스 칼레 인근에서 영불해협을 건너던 고무보트가 침몰해 임신한 여성과 어린이 등 난민 27명이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일간 르몽드는 “영국이 EU를 떠나는 브렉시트 후 양국은 영국 해역에서의 조업권을 놓고 분쟁 중인데 이런 갈등이 난민을 둘러싼 책임공방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코노미스트는 “내년 4월 재선을 노리는 마크롱은 자국의 이익을 강하게 대변하는 모습이 필요한 상황이며, 존슨 역시 집권여당 보수당의 반이민 정서를 의식하고 있다”며 양국의 정치적 상황이 난민 문제 해결을 어렵게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