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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치료의 ‘게임체인저’로 평가되는 개인 맞춤형 암 백신 시대가 곧 열릴 전망이다. 가장 빠른 속도로 개발 중인 모더나의 암 백신 출시를 위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관련 제도를 정비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적극적으로 나서는 미국에 비해 국내선 아직 기초적인 논의만 이뤄지고 있어, 관련 업계에서는 “좀 더 선제적인 제도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피터 마크스 생물의약품평가연구센터(CBER) 소장은 이달 1일(현지시간)부터 사흘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세계백신총회(WVC)’에서 개인 맞춤형 암 백신에 대해 “FDA는 관련 시장을 열기 위해 (허가 심사 등을) 검토할 준비를 마쳤다”고 했다. FDA가 암 백신의 허가 제도에 대해 이렇게 직접적인 언급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개인 맞춤형 암 백신은 사람마다 서로 다르게 가지고 있는 암세포 표면 단백질(신생항원)을 면역 세포가 공격하도록 하는 ‘치료용’ 백신이다.암은 기본적으로 유전적 변이에 의해 발생한다. 암종에 따라 많은 환자들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유전자 변이가 있는가 하면, 사람마다 전혀 다른 유전자 변이도 있다. 지금까지는 공통적인 유전자 변이를 타깃으로 하는 표적치료제 위주로 개발돼 왔지만, 최근에는 환자마다 서로 다른 신생항원을 제거하는 방식의 개인 맞춤형 암 백신이 개발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비즈니스 리서치 인사이트는 글로벌 암 백신 치료제 시장 규모가 2028년 4억8090만 달러(약 6500억 원)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현재 가장 빠른 속도로 개발 중인 곳은 모더나와 바이오엔텍이다. 두 기업 모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기 전부터 mRNA를 이용한 개인 맞춤형 암 백신을 개발해 왔다.현재 모더나는 미국 머크(MSD)와 함께 흑색종,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각각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모더나의 암 백신 ‘mRNA-4157’과 MSD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의 병용투여를 평가하는 임상이다. mRNA-4157은 앞서 흑색종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2b상에서 키트루다 단독 치료 대비 원격 전이 또는 사망 위험을 62% 감소시켰다. 회사는 2030년까지 개인 맞춤형 암 백신을 출시하겠다는 계획이다.바이오엔텍은 글로벌 제약사 로슈와 손잡고 췌장관세포암(PDAC) 환자를 대상으로 ‘오토진 세부메란(BNT122)’의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로슈의 면역항암제 ‘티쎈트릭’과의 병용투여를 평가할 예정이다.주요 바이오 기업들의 암 백신이 후기 임상에 진입하며 각국은 임상 및 출시를 위한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다. 미국 FDA는 올해 2월 ‘첨단제조기술 지정 프로그램’이라는 제도 초안을 마련하고, 해당 제도로 암 백신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 제도에 따르면 첨단제조기술로 지정된 기술로 생상된 의약품은 추가적인 허가 절차를 밟지 않아도 된다. 영국은 지난해 2030년까지 최대 1만 명의 자국 환자들이 암 백신 임상에 참여할 수 있도록 바이오엔텍과 장기 파트너십을 맺었다.반면 우리나라는 아직 관련 제도가 미비한 상항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해 암 백신 개발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발표했지만, 안전성 평가나 품목 허가에 대한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국내의 한 종양내과 의료진은 “치료제가 부족한 암종의 경우 이런 혁신적인 치료제가 절실한 상황”이라며 “정부의 적극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했다. 식약처는 “미국도 아직 해당 제도를 적용한 사례가 없기 때문에 우리도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라며 “검토할 여지는 있다”고 했다.〈개인 맞춤형 암백신 주요 개발 현황〉회사대상질환임상단계백신 방식 모더나흑색종, 비소세포폐암임상 3상mRNA바이오엔텍췌장관세포암임상2상mRNA아티바 바이오메디컬교모세포종임상3상면역세포(수지상세포) 활용지니어스 테라퓨틱스대장암임상 2·3상DNA 플라스미드출처: 각사 홈페이지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그룹 방탄소년단(BTS), 뉴진스가 속한 하이브가 자산 규모 5조 원을 넘기며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될 전망이다. 국내 엔터테인먼트 기업 중에서는 처음이다.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공시 의무와 사익 편취 금지 등 각종 규제가 뒤따른다. 하이브는 여러 엔터테인먼트 기업을 인수해가며 사업을 다각화하고 몸집을 키워왔지만, 앞으로 인수합병 속도가 더뎌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0일 하이브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하이브의 자산은 지난해 기준 5조3457억 원으로 2022년(4조8704억 원) 대비 9.8% 증가했다. 자산 규모가 5조 원을 넘기면서 대기업집단 지정이 유력하게 됐다. 하이브는 사업을 크게 확대하며 자산 규모를 불려갔지만 2022년까지는 5조 원에 미치지 못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자산 5조 원 이상인 기업을 공시대상 기업집단(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해 각종 의무를 지운다. 예를 들어 계열사 현황과 주식 소유 현황, 대규모 내부거래, 비상장사의 주요 사항 등을 반드시 공시하게 한다. 순환출자는 금지된다. 하이브가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이런 규제를 적용받게 되는 것이다. 현재 하이브의 지분 31.57%를 보유한 최대 주주이자 설립자인 방시혁 의장(사진)은 동일인(총수)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크다. 방 의장이 총수로 지정되면 사익 편취 금지 규제를 받아 방 의장 친족이 일정 수준 이상 지분을 가진 회사에는 일감 몰아주기 등이 금지된다. 대부분 기업은 이런 규제들 때문에 대기업집단 지정을 달가워하지 않는다.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는 대기업집단 지정이 하이브의 사업 다각화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대기업 관계자는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많은 자금이 투입되는 기업 인수에 좀 더 신중할 수밖에 없다”며 “하이브는 이전에 이뤄졌던 인수에서도 규제를 위반하는 것이 없는지 검토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05년 빅히트엔터테인먼트로 설립된 하이브는 BTS가 2017년 세계적인 인기몰이를 하면서 중소 기획사에서 주요 플레이어로 올라섰다. BTS 멤버가 모두 군에 입대했지만 뉴진스, 르세라핌 등 이른바 ‘4세대 걸그룹’이 성공을 거두면서 BTS의 공백을 메웠다. 올해에도 보이그룹 투어스와 걸그룹 아일릿을 데뷔와 동시에 잇따라 성공시키기도 했다. 다양한 인수합병으로 몸집도 키웠다. 하이브는 2019년 쏘스뮤직, 2020년 플레디스 등 다른 엔터테인먼트 기업을 인수했고, 2020년 10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됐다. 2021년에는 글로벌 팝스타 저스틴 비버와 아리아나 그란데가 소속된 이타카 홀딩스를, 지난해에는 미국 유명 힙합 레이블인 QC미디어홀딩스 등을 사들이며 글로벌 사업도 강화하고 있다. 공정위는 하이브의 대기업집단 지정과 관련해 “아직 결정된 게 없다”고 밝혔다. 매년 대기업집단을 발표하는 공정위는 올해 지정을 위해 각 사로부터 받은 자료를 검토하고 있다. 올해 지정 결과는 5월 1일 발표된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세종=송혜미 기자 1am@donga.com김민 기자 kimmin@donga.com}
국내 연구진이 암세포만 골라 유전자를 편집하는 유전자 가위 ‘크리스퍼’ 기술을 개발했다. 8일 KAIST는 정현정 생명과학과 교수팀이 암세포에 결합하는 항체에 유전자 ‘가위’ 역할을 하는 크리스퍼 단백질을 연결한 항암 신약을 개발해 국제학술지 ‘어드밴스트 사이언스’ 3월 29일자에 발표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암세포 표면에만 발현돼 있는 종양 단백질(항원)에 결합하는 항체를 이용했다. 크리스퍼는 항체를 따라 암세포에 도달해 암세포의 분열을 조절하는 ‘PLK1’이라는 유전자를 교정한다. 마치 암세포만 찾아 공격하는 ‘탄도 미사일’과 유사한 형태다. 그간 크리스퍼를 활용해 암세포의 유전자 변이를 교정하려는 시도는 있어 왔지만, 크리스퍼 단백질의 크기가 워낙 커 항체를 통해 전달하기가 어려웠다. 연구진은 크리스퍼 단백질을 구성하는 일부 아미노산을 변경해 항체와 더 잘 결합하도록 만들었다. 이렇게 개량된 항체결합 크리스퍼 나노복합체는 동물실험에서 난소암에 높은 항암효과를 보였다. 정 교수는 “이번 연구를 기반으로 생체 내 전신 투여를 통한 유전자 교정 치료 및 다양한 암종에 적용할 수 있는 플랫폼 기술로 개발할 것”이라고 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네이버가 사내독립기업(CIC)을 전문조직으로 개편한 데 이어 전문조직의 조직장에 개발 전문가들을 대거 발탁했다. 7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최근 ‘프로덕트&플랫폼’ 관련 조직 6개의 조직장으로 윤종호 전 비즈데브 책임리더(광고 프로덕트), 장준기 전 엔터기술 총괄(테크 플랫폼), 최승락 전 쇼핑·플레이스 개발리더(플레이스 프로덕트), 최재호 전 서치 책임리더(발견 프로덕트), 김광현 전 서치 CIC 대표(검색·데이터 플랫폼), 김주관 전 커뮤니티 CIC 대표(쇼핑 프로덕트) 등 개발 전문가들을 선임했다. 새로 선임된 조직장들은 우아한형제들에서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지낸 김범준 최고운영책임자(COO)와 소통을 통해 개발 관련 자원을 조율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개발 프로세스에 정통한 김 COO를 고려한 인사로, 김 COO가 현재 공석인 CTO 역할까지 맡아 수행하는 데 힘을 실어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정부가 이공계 대학원생들의 생활비 걱정을 덜어주기 위해 장학금 지급에 나섰다. 장학생으로 선발된 대학원생은 이달부터 최대 월 200만 원을 받을 수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제1기 대학원 대통령과학장학생’ 120명을 최종 선발했다고 7일 밝혔다. 이 장학금은 2022년 있었던 ‘미래 과학자와의 대화’에서 이공계 대학원생들에게 차별화된 장학 지원 사업을 만들라는 윤석열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올해 신설된 사업이다. 장학생으로 선발된 석사과정생은 매달 150만 원, 최대 2년간 3600만 원을, 박사과정생은 매월 200만원, 최대 4년간 9600만 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올해는 석사과정생 50명, 박사과정생 70명 총 120명이 선발됐다. 장학금 신청 인원은 총 2980명으로 약 25대 1의 경쟁률이었다 선정 결과는 8일 오전 9시부터 한국장학재단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과기정통부는 대학원 대통령과학장학금을 매년 확대할 계획이다. 2월 16일 대전에서 열린 제12차 민생토론회에서 정부는 대학원 대통령과학장학금의 질적, 양적 확대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더불어 이공계 대학원생 연구생활장학금(스타이펜드) 도입을 신속히 추진해, 이공계 대학원생들이 생활비를 걱정하지 않고 연구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국내 양자 스타트업인 퀀텀인텔리전스가 이스라엘 양자컴퓨팅 기업인 클래식(Classiq)과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4일 밝혔다.퀀텀인텔리전스는 양자컴퓨터 기반의 신약 개발 플랫폼 개발 기업이다. 이스라엘에 본사를 두고 있는 클래식은 엔비디아, 삼성전자, HSBC 등 세계적인 기업의 투자를 받은 양자 분야의 유망 기업이다. 하나의 양자 소프트웨어가 다양한 방식의 양자컴퓨터에서 작동할 수 있도록 중간 다리 역할을 하는 개발 플랫폼(미들웨어 플랫폼)을 가지고 있다. 퀀텀인텔리전스는 이번 공동 연구를 통해 자사의 신약 개발 플랫폼 ‘퀘스트-ADMET’이 어느 양자컴퓨터에서나 구동될 수 있도록 성능을 높일 계획이다. 현재 양자컴퓨터는 초전도, 광자, 이온트랩, 중성원자 등 다양한 방식으로 개발되고 있다. 아직까지 ‘대세’라고 할 만한 방식이 없어, 어떤 방식이 표준이 될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퀀텀인텔리전스는 클래식의 개발 플랫폼을 활용해 모든 방식의 양자컴퓨터에서 구동할 수 있는 일종의 ‘범용’ 신약 개발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퀀텀인텔리전스의 퀘스트-ADMET은 물질의 양자적 특성을 분석해 신약 후보물질 발굴부터 임상 시험까지 모든 단계에서 성공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다. 부작용이나 임상적 효능이 알려진 기존 약물들의 양자적 특성을 분석한 뒤, 신약후보물질과 비교하는 방식이다.니르 미네르비 클래식 최고경영자(CEO)는 “양자 컴퓨팅 기술을 통해 신약 개발을 가속화하는 새로운 시대의 시작”이라며 이번 협력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최환호 퀀텀인텔리전스 CEO 역시 “이번 협력을 통해 신약 개발의 모든 단계에서 리스크를 조기에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신약 개발 플랫폼의 성능을 크게 높일 것”이라고 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형제 vs 모녀’ 간 경영권 다툼으로 비화한 한미그룹 사태가 형제 측으로 균형추가 기울어지면서 일단락되는 모양새다. 가족 간 갈등 봉합이 최우선 과제로 거론되는 상황에서 승리한 형제 측은 일단 ‘보복’ 없이 공동 경영 체제로 나아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미사이언스는 4일 오전 서울 송파구 한미타워에서 이사회를 열고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를 한미사이언스 공동대표로 선임했다. 임 대표는 지난달 25일 한미약품 사장에서 해임된 지 한 달여 만에 경영에 복귀하게 됐다. 함께 사장직에서 해임됐던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는 한미약품 대표로 신약 개발을 이끌 예정이다. 한미그룹은 1월부터 오너 일가의 경영권 분쟁으로 내홍을 겪어 왔다. 임종윤·종훈 형제가 어머니인 송영숙 회장과 누이인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부회장이 추진하던 OCI와의 통합에 반기를 들면서다. 형제는 어머니와 누이에 의해 사장직에서 해임됐지만 지난달 28일 열린 한미사이언스 정기 주주총회에서 형제 측이 제안한 이사 선임안이 절반 이상의 찬성으로 통과되며 사실상 형제가 경영권을 장악하게 됐다. 현재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는 송 회장을 포함한 기존 이사 4명, 형제를 포함해 새로 선임된 이사 5명으로 구성돼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이사회에서 형제와 갈등을 빚었던 송 회장을 대표에서 해임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하지만 모자(母子) 모두 가족 간 화합을 강조한 만큼 ‘당분간’은 공동대표 체제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이사회에서는 사내 직원들 간 화합을 위해 임직원 복지 및 회사 업무, 직급, 보상 체계 변경 등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당장은 사내 갈등 봉합을 위해 공동 경영을 내세우는 등 ‘직원 달래기’에 나섰지만 얼마나 갈지 모르겠다”며 “주요 임원 인사를 봐야 진짜 ‘화합’인지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형제 측 관계자에 따르면 임종윤 이사의 한미약품 대표 취임까지 완료되면 일주일 이내에 주요 임원 인사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이사회에서는 한미약품의 이사진 선임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한미약품의 지분 40%가량을 보유하고 있는 한미사이언스는 주주제안 방식으로 4명의 이사를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임종윤·종훈 이사 등 사내이사 2명과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을 포함한 사외이사 2명이다. 사외이사 후보로는 서정선 마크로젠 회장, 김완주 전 한미정밀화학 대표가 거론되고 있다. 한미약품의 이사 선임은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최종 승인될 예정이다. 임종윤 이사가 한미약품 대표가 되기 위해서는 임시 주총에서 이사회 선임안이 승인되고, 새롭게 꾸려진 이사회가 대표 선임을 가결해야 한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국내 연구진이 기존 제품보다 15배 이상 전력을 적게 쓰는 초저전력 메모리 소자를 개발했다. 인공지능(AI)반도체에 활용 가능한 이 메모리 소자는 공정 비용이 저렴해 빠른 상용화가 기대된다. 최신현 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사진)팀은 D램, 낸드(NAND) 플래시 메모리를 대체할 수 있는 초저전력 차세대 상변화 메모리 소자를 개발해 국제학술지 ‘네이처’ 4일자에 발표했다. 상변화 메모리는 열로 물질의 상태를 바꿔 저항 상태를 변경하는 방식으로 정보를 저장하는 메모리 소자다. 속도가 빠른 D램의 장점과 전원이 꺼져도 정보가 유지되는 낸드 플래시 메모리의 장점을 모두 가지고 있어, 사람의 뇌를 모방하는 뉴로모픽 컴퓨터에 활용할 수 있다. 뉴로모픽 컴퓨터는 AI 반도체의 일종으로, AI의 효율성을 크게 높일 것으로 기대되는 차세대 기술이다. 기존의 상변화 메모리는 소모 전력이 크고 값비싼 초미세 반도체 노광공정을 이용해 제작하기 때문에 AI 반도체 메모리로 활용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최 교수 연구팀은 전기적으로 적은 부위에만 상변화 물질을 형성함으로써 기존 상변화 메모리 대비 소비 전력을 15배 이상 줄였다. 또 이렇게 형성된 상변화 물질은 값비싼 노광공정 없이도 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크기의 상변화 필라멘트를 자체적으로 형성해 공정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이번에 개발된 메모리 소자는 제조 비용이 적고 에너지 효율을 대폭 개선했다는 점에서 산업적 가치가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 교수는 “적은 전력으로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AI 반도체를 구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우주에서 신약을 개발할 날이 머지않았다. 사람의 도움 없이 우주에서 약을 생산해 지구까지 다시 가져오는 시스템이 개발됐기 때문이다. 비용은 기존 방식의 10% 수준이다. 비용 문제로 고민하던 글로벌 제약사들의 우주 진출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2일 항공우주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국 우주 스타트업 ‘바르다 스페이스 인더스트리’는 우주에서 만든 사람면역결핍바이러스(HIV) 치료제 ‘리토나비르’를 지구에서 받아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우주에서 지구로 돌아오는 과정에서 오염이나 변질이 없어 충분히 사용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우주에서 의약품을 합성하려는 시도는 지금까지 여러 차례 있었지만 합성한 약물을 지구에서 받아 분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구서 불가능한 ‘꿈의 치료제’ 가능성도 우주의 미세 중력 환경은 약을 개발하기에 안성맞춤인 장소다. 우주에서는 약물을 구성하는 분자들이 차곡차곡 쌓이는 ‘결정 성장’이 잘 일어난다. 지구에서는 중력으로 인해 분자가 쌓이다 보면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무너져버리는 현상이 발생한다. 일정 크기 이상으로는 자라지 못하는 것이다. 미세 중력 환경에서는 이런 현상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순도 높은 약물을 빠르게 얻어낼 수 있다. 또 지구에서는 중력으로 인해 잘 일어나지 않는 화학반응도 우주에서는 가능하다. 최기혁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책임연구원은 “화학반응이나 합성이 어려워 만들어지지 못하는 ‘꿈의 치료제’가 우주 공간에서는 탄생할 수도 있다”고 했다. 이번에 특히 더 주목을 받았던 것은 리토나비르를 싣고 난 우주선 ‘위네바고-1호(W-1)’다. 이 우주선은 내부에 화학 물질을 합성하는 기계 장비 등이 탑재돼 있다. 우주를 떠나니는 ‘작은 공장’인 셈이다. W-1은 지난해 스페이스X의 팰컨9에 실려 지구 저궤도로 날아간 뒤 중력이 거의 없는 우주 공간에서 리토나비르를 합성했다. 이후 섭씨 1500도에 달하는 고온을 버티고 지구로 재진입하는 데 성공했고 2월 21일 미국 유타 사막에 무사히 착륙했다. 내부에 들어있던 리토나비르 역시 안전성과 효능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ISS 도움 없이 자체 합성해 비용 10%로 절감 지구로 귀환이 가능한 W-1은 전 과정에서 사람의 손을 빌리지 않는다. 이 때문에 우주 의약품 생산 비용을 기존의 10% 수준으로 절감할 수 있다. 기존에 우주에서 약물 합성을 시도했던 미국 머크(MSD), 일라이릴리 등 글로벌 제약사들은 모두 국제우주정거장(ISS) 국립연구소와 협력해 실험을 진행했다. 우주에서 생산한 약물을 ISS 연구진이 분석해 결과만 지구로 보내주는 방식이다. 이 경우 ISS 실험실 대여비 및 연구 위탁 비용이 들어가게 된다. ISS를 거치지 않는 W-1 시스템은 이 부분에서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비용 문제로 고민하던 제약사들에 하나의 새로운 옵션이 생긴 것이다. 최 연구원은 “우주 사업을 결정하기 전 테스트베드로서 활용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평가했다. 관련 시장이 커지며 국내에서도 우주 신약 개발에 뛰어드는 기업이 늘고 있다. 대표적으로 보령은 미국 액시엄 스페이스에 6000만 달러(약 812억 원)를 투자하며 우주 사업에 나섰다. 액시엄 스페이스는 세계 최초 상업용 우주정거장 ‘액시엄 스테이션’을 개발 중이다. 10년 내 해체 예정인 ISS를 대체할 예정이다. 보령은 의약품 생산을 포함해 우주에서 진행 가능한 실험 및 제조 등을 중개해주는 역할을 담당해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계획이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우주에서 신약을 개발할 날이 멀지 않았다. 사람의 도움없이 우주에서 약을 생산해 지구까지 다시 가져오는 시스템이 개발됐기 때문이다. 비용은 기존 방식의 10% 수준이다. 비용 문제로 고민하던 글로벌 제약사들의 우주 진출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2일 항공우주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국 우주 스타트업 ‘바르다 스페이스 인더스트리’는 우주에서 만든 사람면역결핍바이러스(HIV) 치료제 ‘리토나비르’를 지구에서 받아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우주에서 지구로 돌아오는 과정에서 오염이나 변질이 없어 충분히 사용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우주에서 의약품을 합성하려는 시도는 지금까지 여러 차례 있었지만 합성한 약물을 지구에서 받아 분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지구서 불가능한 반응 일으켜 ‘꿈의 치료제’ 가능성도우주의 미세 중력 환경은 약을 개발하기에 안성맞춤인 장소다. 우주에서는 약물을 구성하는 분자들이 차곡차곡 쌓이는 ‘결정 성장’이 잘 일어난다. 지구에서는 중력으로 인해 분자가 쌓이다 보면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무너져버리는 현상이 발생한다. 일정 크기 이상으로는 자라지 못하는 것이다. 미세 중력 환경에서는 이런 현상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순도 높은 약물을 빠르게 얻어낼 수 있다.또 지구에서는 중력으로 인해 잘 일어나지 않는 화학반응도 우주에서는 가능하다. 최기혁 한국마이크로중력학회 회장(한국항공우주연구원 책임연구원)은 “화학반응이나 합성이 어려워 만들어지지 못하는 ‘꿈의 치료제’가 우주 공간에서는 탄생할 수도 있다”고 했다.이번에 특히 더 주목을 받았던 것은 리토나비르를 싣고 나른 우주선 ‘위제바고-1호(W-1)’다. 이 우주선은 내부에 화학 물질을 합성하는 기계 장비 등이 탑재돼 있다. 우주를 떠나니는 ‘작은 공장’인 셈이다. W-1은 지난해 스페이스X의 팔콘9에 실려 지구 저궤도로 날아간 뒤 중력이 거의 없는 우주 공간에서 리토나비르를 합성했다. 이후 섭씨 1500도에 달하는 고온을 버티고 지구로 재진입하는 데 성공했고 2월 21일 미국 유타 사막에 무사히 착륙했다. 내부에 들어있던 리토나비르 역시 안전성과 효능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ISS 도움없이 자체 합성해 비용 10%로 절감지구로 귀환이 가능한 W-1은 전 과정에서 사람의 손을 빌리지 않는다. 때문에 우주 의약품 생산 비용을 기존의 10% 수준으로 절감할 수 있다.기존에 우주에서 약물 합성을 시도했던 미국 머크(MSD), 일라이릴리 등 글로벌 제약사들은 모두 국제우주정거장(ISS) 국립연구소와 협력해 실험을 진행했다. 우주에서 생산한 약물을 ISS 연구진이 분석해 결과만 지구로 보내주는 방식이다. 이 경우 ISS 실험실 대여비 및 연구 위탁 비용이 들어가게 된다.ISS를 거치지 않는 W-1 시스템은 이 부분에서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비용 문제로 고민하던 제약사들에게 하나의 새로운 옵션이 생긴 것이다. 최 연구원은 “우주 사업을 결정하기 전 테스트베드로서 활용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평가했다.관련 시장이 커지며 국내에서도 우주 신약 개발에 뛰어드는 기업이 늘고 있다. 대표적으로 보령제약은 미국 액시엄 스페이스에 6000만 달러(약 812억 원)를 투자하며 우주 사업에 나섰다. 액시엄 스페이스는 세계 최초 상업용 우주정거장 ‘액시엄 스테이션’을 개발 중이다. 10년 내 해체 예정인 ISS를 대체할 예정이다. 보령제약은 의약품 생산을 포함해 우주에서 진행 가능한 실험 및 제조 등을 중개해주는 역할을 담당해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계획이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디스플레이 산업을 선도하는 LG디스플레이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통한 새로운 고객가치 창출에 집중하고 있다. OLED는 화면을 구성하는 수천만 개의 화소 하나하나가 스스로 빛을 내는 디스플레이다. 기존 액정표시장치(LCD)가 구현하기 어려운 완벽한 검은색과 풍부한 색 표현력, 빠른 응답 속도를 구현하는 것이 특징이다. LG디스플레이는 2013년 세계 최초 55인치 풀HD급 OLED TV 패널 양산에 성공했다. 이후 10년간 화질 개선을 이어가며 중소형부터 초대형까지 OLED 풀라인업을 구축했다. TV, 모니터 등 대형 가전을 넘어 모바일, 태블릿, 자동차까지 범위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대형 OLED는 화질을 크게 개선한 신기술 ‘메타 테크놀로지 2.0’을 적용했다. 올해 초 발표한 메타 테크놀로지 2.0은 기존 대비 화면 밝기를 약 42% 높였다. 이 기술을 적용한 OLED TV 패널의 최대 휘도(화면밝기)는 OLED TV 패널 중 가장 높은 3000니트(1니트는 촛불 한 개의 밝기)다. 휘도가 높을수록 실제 눈으로 보는 것처럼 밝은 화면을 구현할 수 있다. 하이엔드 시장을 겨냥한 게이밍용 OLED 패널로 몰입도 높은 게이밍 경험도 제공한다. LG디스플레이의 게이밍 OLED 패널은 고주사율, 고해상도, 빠른 응답속도 등 뛰어난 성능을 갖췄다. 주변 사물이 화면에 비치는 상 비침 현상과 화면이 지속적으로 깜빡거리는 플리커 현상 등을 최소화해 몰입감을 극대화한다. 미래 성장 사업으로 떠오르고 있는 차량용 디스플레이에도 OLED를 적용하고 있다. 차량용 OLED는 LCD 대비 화질과 시야각이 뛰어나 시인성이 좋고 전력 소모도 적다. 현재 LG디스플레이는 메르세데스벤츠, 포르셰, 제너럴모터스(GM), 제네시스등 10곳에 디스플레이를 납품하고 있다. 정보기술(IT) 분야에서는 고객이 목적에 따라 하나의 제품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폴더블 노트북용 OLED 패널을 개발했다. LG디스플레이는 업계 최초로 13.3인치 폴더블 노트북용 OLED를 상용화한 데 이어 지난해 17인치 폴더블 노트북용 OLED로 라인업을 확장했다. 이 제품은 화면이 완전히 펼쳐진 상태에서는 4:3 화면 비율의 17인치 포터블 모니터나 태블릿 PC로 사용할 수 있다. 또 폴딩 각도를 조절하면 3:2 화면 비율의 12.3인치 노트북으로 활용할 수 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끊임없는 연구개발로 차별적 고객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혁신적 디스플레이 제품을 지속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DX) 전문기업인 LG CNS가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생성형 인공지능(AI)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많은 기업에서 직원 관리 및 서비스 개발 등에 생성형 AI를 활용하려는 수요가 늘면서 LG CNS는 올해 초 AI센터를 새롭게 출범했다. AI센터에서는 기술연구, 사업발굴, 사업수행을 모두 총괄한다. 지난해 생성형 AI 기술의 사업적 효용성을 확인해보는 개념검증 프로젝트 20여 개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며 현재 제조, 금융 영역에서 5개 기업 고객들과 생성형 AI 사업을 진행 중이다. AI센터는 언어·비전·데이터·AI엔지니어링 등 4대 AI 랩으로 구성된 ‘AI연구소’, 생성형 AI 사업을 발굴하는 ‘생성형 AI 사업단’, AI 사업을 전문적으로 수행하는 ‘AI사업담당’으로 구성돼 있다. 각 사업을 원활하게 수행하기 위해 약 200명의 AI 전문가들이 소속돼 있다. LG CNS AI센터는 사내 지식 기반 답변, 시각 콘텐츠 생성, 업무 지원 및 자동화, 미래형고객센터(FCC·Future Contact Center), 생성형BI(Business Intelligence), AI코딩 등 6대 생성형 AI 서비스 도구를 기업 고객에게 제공한다. 예를 들어 사내 지식 기반 답변은 회사 ‘업무 규정 검색’ ‘불량품 원인 분석’ 등을 서비스한다. 시각 콘텐츠 생성 부문에서는 상품기획 영역의 ‘제품 디자인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생성형BI는 기업 데이터 분석을 통해 기업 고객이 비즈니스를 혁신할 수 있는 인사이트를 제공한다. AI코딩은 시스템, 애플리케이션, 서비스 등을 구축할 때 개발자의 코딩 업무를 지원하는 서비스다. 개발자들이 사용하는 코딩 표준에 따라 동일한 품질의 코드를 생산할 수 있어 개발자의 업무 생산성을 향상시킨다. LG CNS는 생성형 AI 관련 자체 솔루션도 갖췄다. ‘DAP Gen AI’는 기업 고객이 원하는 언어 생성형 AI 서비스 개발을 돕는 플랫폼이다. 기업 고객은 DAP Gen AI를 활용해 보고서 작성, 상품 추천 등의 생성형 AI 서비스를 만들 수 있다. LG CNS는 다양한 글로벌 빅테크와도 긴밀한 기술 협업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지난해 4월 오픈AI의 생성형 AI 서비스를 제공하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파트너십을 맺고, 이어 8월에는 초거대 언어모델 ‘클로드’로 각광받는 앤스로픽에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구글, LG AI연구원 등과도 활발히 협업 중이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세계적으로 기술패권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우주, 방산, 에너지 등 국가 안보 산업을 맡고 있는 한화그룹이 올해 한 번 더 큰 도약을 하겠다고 밝혔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차원이 다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끊임없이 도전하고, 스스로 혁신하는 그레이트 챌린저가 돼야 한다”며 지속적인 혁신을 강조했다. 한화그룹은 올해 우주 사업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민간이 우주 개발을 주도하는 ‘뉴 스페이스 시대’에 맞춰 선제적인 투자를 하겠다는 것이다. 한화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우주 발사체부터 관측 및 통신 위성, 탐사 등 전반을 다루는 ‘우주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누리호 발사체 기술, 한화시스템과 쎄트렉아이의 위성 기술을 중심으로 우주 산업을 확장하고 있다. 위성 통신으로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스마트선박, 자율주행차 등이 안정적으로 통신하는 ‘초연결 사회’를 구축하고, 관측 위성이 얻은 빅데이터를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한 데이터 서비스도 제공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우주 사업 전반에 걸친 신입·경력 인재 확보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주요 사업인 방산에서도 큰 성과를 올리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K9 자주포와 천무 등 총 8조 원이 넘는 수출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지난해 12월에는 약 3조4758억 원 규모의 2차 실행 계약을 체결했다. 또 호주 육군의 미래형 궤도 보병전투장갑차량(IFV) 공급 사업을 수주하기도 했다. 이는 레드백 129대를 공급하는 약 3조2000억 원 규모의 계약으로 미국, 영국, 독일의 선진 방산업체를 제친 결과다. 특히 기존의 한국군 도입 장비가 아닌 특정 국가를 목표로 개발한 수출형 장비가 계약에 성공한 것은 국내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한화오션은 한국 해군의 잠수함 건조사업(KSS-1)을 통해 처음으로 1200t급 잠수함(장보고-I)을 건조하게 됐다. 이후 1800t급 잠수함(장보고-II), 3000t급 신형 잠수함(장보고-III), 해외 수출 잠수함 등을 성공적으로 건조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장보고-Ⅲ 배치-Ⅱ’ 3번함을 다시 수주하기도 했다. 한화그룹은 이 같은 우수한 기술력과 글로벌 시장 맞춤형 전략을 통해 올 한 해 지속적으로 수출을 확대할 계획이다. 에너지 분야에서는 대규모 투자를 통해 생산 규모를 확대할 예정이다. 한화큐셀은 최근 신재생에너지 확대 기조가 강한 미국에서 북미 최대 규모의 태양광 통합 생산단지 ‘솔라 허브’ 구축을 위한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총 3조4000억 원을 투자해 미국 조지아주 돌턴 지역에 위치한 태양광 모듈 공장을 기존 1.7GW(기가와트)에서 5.1GW로 증설하고, 카터즈빌 지역에 잉곳·웨이퍼·셀·모듈을 각각 3.3GW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신설한다. 솔라 허브가 본격적인 가동을 시작하는 2024년 말부터 한화큐셀의 미국 내 모듈 제조 능력은 총 8.4GW에 육박하게 된다. 북미 기준으로 실리콘 셀 기반 모듈을 제조하는 기업 가운데 최대 규모다. 한화큐셀은 최근 주목받고 있는 분산에너지 사업에서도 입지를 확대하고 있다. 주택용 태양광 솔루션 ‘큐홈(Q.HOME)’ 시리즈와 에너지 관리시스템 ‘커맨드(Q.OMMAND)’를 유럽, 미국 중심으로 공급하며 주택용 에너지 시장에서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또 세계 각국에서 정보통신기술을 기반으로 잉여 전력을 관리·판매하는 가상발전소(VPP) 사업도 준비하고 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유전자 조작을 통해 다리가 6개인 쥐 배아가 탄생했다. 31일 과학계에 따르면 포르투갈 굴벤키안과학연구소 모이세스 말로 수석연구원팀은 유전자 조작을 통해 다리가 6개인 쥐 배아를 만들어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발표했다. 논문에 따르면 생식기 대신 2개의 뒷다리가 복제된 것으로, 연구진은 해당 과정을 좀 더 면밀히 연구하겠다는 계획이다.연구진은 배아 발달에 관여하는 ‘Tgfbr1’이라는 수용체 단백질을 연구하고 있었다. 이 단백질이 배아가 발달하는 데 어떤 역할을 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발달 과정 중간쯤 쥐 배아에서 해당 유전자의 기능을 없애버렸다. 그 결과 쥐의 생식기 대신 두 개의 뒷다리가 추가적으로 생긴 것을 확인했다.앞선 연구들을 통해 팔다리가 4개인 대다수의 동물은 생식기와 뒷다리가 같은 초기 구조에서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생식기와 뒷다리가 나뉘어 발달하는지는 알려져있지 않았다.연구진은 이번 연구를 통해 Tgfbr1이 세포 내 DNA가 접히는 방식을 바꿨다는 것을 확인했다. Tgfbr1이 DNA를 적절히 접히게 해 초기 구조가 생식기로 발달되도록 한다는 것이다. 연구진의 실험처럼 Tgfbr1의 기능을 없애면 다른 유전자 활성이 변하면서, 초기 구조가 생식기 대신 두 개의 다리로 발달한다. 연구진은 Tgfbr1의 친척뻘 되는 유사 유전자들이 DNA 구조와 면역 기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추가적으로 연구할 계획이다. 또 다리가 없는 뱀에서도 유사한 발달 과정이 있는지도 추가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2개월간 이어진 한미그룹 일가의 경영권 싸움이 임종윤·종훈 형제의 승리로 끝났다. 이로써 한미그룹 모녀가 추진하던 한미그룹과 OCI그룹의 통합은 무산됐다. OCI는 형제가 표 대결에서 승리하자 입장을 내고 “통합 절차는 중단된다. 재추진 계획도 없다”고 결별을 선언했다. 한미그룹 경영을 둘러싸고 그룹 회장과 부회장인 모녀와 한미약품 전 사장들인 형제 간에 충돌이 잇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28일 오전 경기 화성시 라비돌호텔에서 열린 한미사이언스 주주총회에서 임종윤·종훈 전 한미약품 사장이 제안한 이사진 선임 건 5개가 박빙의 차이로 모두 가결됐다. 임종윤·종훈 형제가 사내이사에 선임된 것을 포함해 △권규찬 디엑스앤브이엑스 대표 △배보경 고려대 경영대학 교수 △사봉관 변호사 등의 이사진 선임 건이 51∼52% 찬성률로 통과됐다. 한미그룹의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의 이사진 9명 가운데 과반인 5명을 형제가 장악한 것이다. 반면 모친인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과 딸 임주현 한미그룹 부회장이 추천한 이사진은 약 48%의 찬성표를 얻는 데 그쳤다. 이날 주주총회는 한미그룹 오너 일가의 경영권 분쟁에 마침표를 찍는 행사인 만큼 100여 명의 개인주주가 참석해 의결권을 던졌다. 한미와 통합을 추진하던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도 참석했다. 하지만 이 회장은 표결 결과 발표가 임박하자 결과를 예상한 듯 “(이렇게 중요한 일을) 이렇게 (준비 없이) 할 일인가 싶다”며 다소 격앙된 모습으로 주총장을 미리 떠났다. 모녀는 건강상의 이유로 불참했고 두 형제만 참석했다. 주총 시작 전까지만 해도 모녀 측 승리가 점쳐졌다. 하지만 결국 승패를 가른 것은 약 13%의 지분을 가진 개인주주들이었다. 주총장에서는 양측 편이 갈려 고성이 오갔다. 주총 전날까지 형제가 확보한 우호 지분은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12.15%) 지분을 포함해 약 40%, 모녀 측 지분은 국민연금(7.66%) 지분까지 총 43%였다. 소액주주들은 한미사이언스가 두 그룹의 통합을 위해 신주 발행을 하겠다고 밝힌 만큼, 지분이 희석될 가능성을 우려해 통합을 반대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예상치 못한 결과에 한미그룹 측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주총이 끝난 뒤 한미약품은 “주주들의 뜻을 겸허히 받아들이며 앞으로도 성원을 부탁드린다”는 짤막한 입장을 밝혔다. OCI홀딩스는 “주주분들의 뜻을 겸허히 받아들이며 통합 절차는 중단된다”며 “앞으로 한미약품그룹의 발전을 바란다”고 밝혔다. 형제의 승리로 우선 사장직에서 해임된 형제가 한미약품 등 그룹사 사장직에 복귀할 것으로 전망된다. 모녀 중심의 경영권이 흔들리는 과정에서 내부 갈등이 격화될 소지도 있다. 임종윤 전 사장은 앞서 21일 기자간담회에서 한미약품의 생산 제품을 케미컬 의약품에서 바이오 의약품으로 확대해 시가총액 50조 원 기업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주총이 끝난 뒤 임 전 사장은 “어머니와 여동생은 이번 결과에 속상하겠지만 앞으로 50조 시총을 만들려면 할 일이 많기 때문에 같이 가길 바란다. (OCI와는) 지금처럼 복잡한 구조가 아니라면 얼마든지 협력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모녀 측은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2400여억 원 상속세의 재원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갈등이 촉발될 가능성도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임 전 사장이 지분에 전혀 손을 대지 않고 상속세를 해결할 방안이 많아 보이지는 않는다”며 “두 형제가 상속세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다면 모녀가 이 부분을 문제 삼아 경영권 탈환을 시도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화성=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은 26일 “앞으로 충북이 첨단 바이오산업의 선도기지가 될 것”이라며 “2020년 기준 43조 원 규모인 국내 바이오 산업의 생산 규모를 2035년까지 200조 원 시대로 열 수 있도록 기반을 다지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충북 청주시에서 ‘첨단 바이오의 중심에 서다, 충북’을 주제로 24번째 민생토론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충북을 바이오 분야 산학연의 중심지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충북 청주시 오송에 조성된 오송 첨단의료복합단지에 교육 및 연구기관, 바이오 기업, 병원 등을 입주시켜 세계적인 첨단 바이오 클러스터로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오송에 KAIST 바이오메디컬 캠퍼스 조성을 추진하고, KAIST 부설 ‘AI 바이오 과학영재학교’도 2027년 개교할 방침이다. 충북 지역 의대 정원이 89명에서 300명으로 증원된 것에 대해 윤 대통령은 “증원된 의사들이 지역에서 종사하면서 연구개발(R&D)을 병행해 첨단 바이오 분야 발전에 큰 역할을 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유망 바이오 기업 유치를 위해 바이오 소부장 특화 단지, 첨단재생바이오 글로벌 혁신특구 조성 등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현재 첨단재생바이오 글로벌혁신특구로 지정된 충북에서 수요가 높은 영역부터 실증 사업을 진행하고, 특구 내 첨단재생의료에 대해서는 심사 절차 특례가 적용된다. 구체적인 특례 내용은 4월 중 발표될 계획이다. 이 외에도 농업 자원에 바이오 및 디지털 기술을 적용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그린 바이오 산업’ 육성을 위해 충북에 그린 바이오 육성지구를 새롭게 지정할 계획이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한미약품 창업주의 장남인 임종윤 전 한미약품 사장이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의 통합을 막기 위해 제기했던 가처분신청이 기각됐다. 이에 따라 양 사의 통합을 추진해온 창업주의 아내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과 딸인 임주현 한미약품 사장은 한숨 돌리게 됐다. 이제 남은 건 28일 한미사이언스 주주총회에서 경영권 확보를 위한 양측의 표 대결뿐이다. 26일 수원지방법원 민사합의31부(재판장 조병구)는 임종윤·종훈 형제가 제기한 한미사이언스 신주발행 금지 가처분신청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한미가 2년간 장기간에 걸쳐 투자 회사를 물색했다는 점, 한미가 신약 개발에 막대한 자본을 투입해야 하는 상황을 고려했을 때 운영자금 조달의 필요성이 있어 보인다는 점을 고려해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 임 전 사장 형제는 한미와 OCI의 통합이 상속세를 내기 위한 오너 일가의 개인적 이유에 따른 결정이라며, 한미사이언스의 제3자 배정 신주발행 금지 가처분신청 소송을 제기했다. 현재 한미와 OCI의 통합은 송 회장의 구주 지분 매각, 임주현 사장과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의 주식 스와프, 신주발행 등 세 가지 방식으로 나뉘어 진행되고 있다. 세 방식이 모두 완료되면 이우현 회장은 한미사이언스 지분의 27%를, 임주현 사장은 OCI홀딩스 지분의 10.4%를 취득하게 된다.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 간 통합은 28일 열릴 주주총회 표 대결에서 최종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주주총회에서는 임 형제와 송 회장 모녀가 각각 제안한 이사진 선임안에 대한 찬반 투표가 이뤄진다. 임 형제가 승리할 경우 양 사의 통합을 원점으로 되돌릴 가능성이 크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5월 개청 예정인 우주항공청의 일반임기제공무원 경쟁률이 16 대 1인 것으로 나타났다. 우주항공청이 세워질 경남 사천의 입지 여건이 좋지 않아 인재 유치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지만 선임급 연구원은 수월하게 모집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주항공청설립추진단은 이달 18일부터 25일까지 일반임기제공무원 경력경쟁채용시험 접수를 받은 결과, 50명 모집에 807명이 응시했다고 26일 밝혔다. 평균경쟁률은 16.1 대 1이다. 직급별로 보면 5급에 해당하는 선임연구원의 경쟁률이 가장 높았다. 22명 모집에 415명이 응시해 평균 18.9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6급 연구원의 경우 13.1 대 1, 7급 연구원은 14.7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추진단은 서류 검토를 거쳐 다음 달 8일 서류전형 합격자를 발표할 계획이다. 다음 달 18∼19일 면접시험을 실시해 5월 10일 최종 합격자를 발표한다. 일반임기제공무원 외에 간부급 공무원과 외국인 및 복수국적자를 대상으로 진행 중인 임기제공무원 후보자 수요조사는 다음 달 15일까지 진행한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사천, 대전, 서울에서 진행한 우주항공청 채용 설명회에도 많은 분이 참석해 우주항공청에 대한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간부급 인재 유치도 차질없이 진행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한미약품 경영권 분쟁의 ‘캐스팅보트’로 떠오른 국민연금이 한미약품 오너 모녀의 손을 들어줬다. 이로써 한미그룹 경영권 싸움의 승기는 다시 모녀측으로 기울었다.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는 26일 회의를 열고 28일 개최되는 한미사이언스 정기 주주총회 안건 가운데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과 딸인 임주현 한미약품 사장이 추천한 사내외이사 6명의 선임안에 찬성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장남과 차남인 임종윤·종훈 전 한미약품 사장이 제안한 임종윤·종훈 사내이사 등 선임 안건에 대해서는 반대하기로 결정했다.국민연금의 결정으로 한미사이언스 주총 표 대결에서 모녀 측이 승기를 잡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현재 장차남 측이 확보한 우호지분은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의 지분 12.15%를 포함해 약 40% 정도다. 송 회장측은 약 35%를 확보해 임종윤 형제에 밀리고 있었지만, 국민연금의 7.66% 지분을 확보하며 우호지분율이 42%대로 올라섰다.송 회장 모녀가 추천한 이사진이 선임되면 한미약품그룹와 OCI그룹의 통합은 차질 없이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26일 수원지방법원 민사합의31부(재판장 조병구)는 임종윤·종훈 형제가 제기한 한미사이언스 신주발행 금지 가처분신청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한미가 2년간 장기간에 걸쳐 투자 회사를 물색했다는 점, 한미가 신약 개발에 막대한 자본을 투입해야 하는 상황을 고려했을 때 운영자금 조달의 필요성이 있어 보인다는 점을 고려해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 이에 따라 한미사이언스는 당초 계획했던 대로 제 3자 배정 신주발행을 진행하게 된다.현재 한미와 OCI의 통합은 송 회장의 구주 지분 매각, 임주현 사장과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의 주식 스와프, 신주발행 등 세 가지 방식으로 나뉘어 진행되고 있다. 세 방식이 모두 완료되면 이우현 회장은 한미사이언스 지분의 27%를, 임주현 사장은 OCI홀딩스 지분의 10.4%를 취득하게 된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우리나라가 아시아 국가 가운데 처음으로 세계 최대 연구 프로젝트인 ‘호라이즌 유럽’에 준회원국으로 가입한다. 그동안 우리 예산을 써가며 참여했던 국제 공동연구를 유럽연합(EU)의 예산으로 수행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학계에서는 “과학 연구에서 미국 의존도를 낮추고 협력 국가를 다양화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25일 유럽집행위원회 연구혁신총국의 일리아나 이바노바 집행위원을 만나 호라이즌 유럽 준회원국 가입 협상을 완료하고 본격적인 가입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 호라이즌 유럽은 EU가 2021년부터 2027년까지 총 7년간 955억 유로(약 138조 원)를 지원하는 세계 최대 연구 프로그램이다. 지금까지는 EU 회원국 및 인근 국가만 참여할 수 있었지만 최근 비유럽 국가에도 문호를 개방했다. 우리나라는 뉴질랜드, 캐나다에 이어 비유럽 국가 중에선 세 번째, 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처음으로 호라이즌 유럽에 준회원국으로 가입하게 됐다. 준회원국은 협의를 통해 책정된 재정 분담금을 EU에 지불하고, 과제 선정 절차를 거쳐 EU의 호라이즌 유럽 예산으로 국제 공동연구를 진행할 수 있게 된다. 이번 가입이 차질 없이 진행된다면 내년부터 연구 참여가 가능하다. 현재 우리나라는 이미 제3국으로 호라이즌 유럽에 참여하고 있다. 서울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등 총 30개 기관이 33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제3국으로 참여하고 있기 때문에 연구비는 우리 정부가 부담하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나라가 지불해야 할 재정 분담금은 협정에서 전문이 공개되는 10, 11월께 알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앞서 가입한 뉴질랜드의 분담금이 약 30억 원인 것을 감안하면 비슷한 규모일 것으로 예상된다. 분담금은 연구비 수혜 규모에 따라 사후에 추가로 납부하거나 또는 환급을 받을 수 있다. 유럽과 공동연구 지원사업을 수행했던 민기복 서울대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는 “초반에는 EU에서 받는 연구비가 적을 수 있지만 세계 무대에서 연구 기획을 하는 과정 자체가 글로벌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했다. 최근 미국, 중국의 ‘자국 중심주의’가 강해지는 가운데 국제 협력에서 미국 의존도를 낮출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EU 대사를 지낸 김창범 한국경제인협회 상근부회장은 “유럽은 전 세계 연구개발(R&D) 투자 규모의 22%를 차지하고 있다”라면서 “호라이즌 유럽에 참여함으로써 유럽뿐만 아니라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다른 국가까지도 협력 범위를 넓힐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했다. 다만 이번 협력을 실질적인 기회로 만들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제 협력 경험이 많은 국내의 한 우주학계 연구자는 “40∼50개국이 경쟁하는 호라이즌 유럽에서 과제가 채택되려면 최소한 4∼5월에는 연구 기획서 준비가 시작돼야 한다”며 “정부 차원에서 명확한 연구 협력 방향성을 마련해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