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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이 20일 서울 영등포구 FKI타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취임 100일여의 소회를 밝혔다. 4대 그룹의 회원사 복귀로 한경협이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는 데 대한 감사함과 향후 역할 및 방향성도 공유했다. 한경협은 9월 전국경제인연합회에서 기관명을 바꾸며 삼성 SK 현대자동차 LG 등 4대 그룹 계열사 포함 430여 회원사를 대표하는 경제단체로 공식 출범했다. 류 회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4대 그룹이 들어와서 한경협이 살아났다. 그게 아니면 힘들었다”며 “다행히 (제가) 회장들을 잘 알고 선친들과 친했어서, 그리고 선친들이 전경련 회장직을 맡기도 해서 다들 책임감이 있다”고 말했다. 또 “65세가 되니까 고참 중 하나가 돼 4대 그룹과 소통하기 쉽다”며 “회장들과 자연스럽게 개별적으로 만나고 서로 돕기도 하니 관계가 좋다”고도 했다. 4대 그룹 계열사들이 한경협 출범에 맞춰 회원사로 복귀했지만, 총수들은 아직 회장단에 합류하지 않았다. 현재 회장단은 류 회장과 김창범 상근부회장 외에 김승연 한화 회장, 이웅열 코오롱 명예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김준기 DB 창업회장, 박정원 두산 회장, 조원태 한진 회장 등 12명으로 구성돼 있다. 국정농단 사태 이후 정부 행사에서 소외돼 왔던 전경련과 달리 한경협은 대통령 국빈 방문 등 대내외 경제인 행사를 다시 주관하고 있다. 류 회장은 “기업인 140명을 인솔해 사우디아라비아에 갔고, 영국 국빈 방문에선 100명을 인솔했다. 5, 6년 활동을 못 해 녹슬었을까 걱정했는데 직원들이 생각보다 너무 잘해서 감탄했다”며 구성원에게 감사를 전했다. 한경협은 네이버와 카카오, 쿠팡 등 정보기술(IT) 기업으로도 회원사를 확대하기 위해 의사를 타진 중이다. 과오를 번복하지 않기 위해 목영준 위원장과 김 부회장을 포함한 4인 조직으로 내부 윤리위원회를 신설했다. 최근 강원 겨울청소년올림픽 후원 안건을 윤리위 심의를 거쳐 의결했다. 류 회장은 “지난 100일간 기업과 정부가 함께 뭉쳐 글로벌 대응 역량을 키워 나가는 데 한경협이 앞장서야겠다는 생각을 더욱 굳히게 됐다”며 “내년엔 한미일 3국의 비즈니스 파트너십 구축을 위해 발로 뛰겠다”고 말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경기 침체 장기화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국내 주요 기업들의 사회공헌 지출액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인협회는 지난해 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 중 설문 응답 기업과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 기업 등 299개사를 대상으로 한 사회공헌 지출 내역 조사 결과를 20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해 이들 기업의 전체 사회공헌 지출 금액은 총 3조5367억1096만 원으로, 1개사당 평균 지출액은 153억1044만 원이었다. 전년 대비 각각 20.9%, 14.6% 증가한 수치다. 이는 사회공헌 실태 조사를 실시한 1993년 이래 최고치라고 한경협은 밝혔다. 지난해 사회공헌 지출액이 전년 대비 증가한 기업은 63.5%였다. 25% 이상 증가한 기업도 39.8%로 나타났다. 지출 증가 이유로는 ‘긴급 구호, 국가적 행사 등 당해연도 이슈에 따른 일시적 비용 증가’(23.3%), ‘대표 사회공헌 프로그램에 대한 투자 증가 및 신규 론칭’(21.7%),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사회적 지원 요구 증가’(17.5%) 순으로 조사됐다. 한편 이날 한경협은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내년 1월 BSI 전망치도 전월 대비 하락한 91.1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BSI 전망치는 지난해 4월(99.1)부터 기준선인 100을 하회하고 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의 하반기(7∼12월) 성과급이 상반기(1∼6월)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20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DS부문은 이날 ‘목표달성장려금(TAI·옛 PI)’ 지급률을 월 기본급의 12.5%로 공지했다. TAI는 매년 두 차례 상·하반기에 사업부별 실적에 따라 월 기본급의 최대 100%를 지급하는 성과급이다. 삼성전자 DS부문은 반도체 다운사이클이 시작되기 전인 지난해 상반기까지 대부분 기본급 100%에 해당하는 TAI를 받아 왔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 50%, 올 상반기 25%에 이어 이번에는 12.5%로 줄어들었다. 삼성전자는 매년 초 지급하는 ‘초과이익성과급(OPI·옛 PS)’도 운영하고 있지만, DS부문의 경우 1∼9월 누적 적자가 12조6900억 원에 이르러 내년 초 OPI는 지급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SK하이닉스 역시 올해 초과이익분배금(PS) 지급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한중 주요 기업인들이 4년 만에 서울에서 직접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중국국제경제교류센터(CCIEE)와 20일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에서 ‘제4회 한중 기업인 및 전직 정부 고위인사 대화’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2018년 처음 시작한 한중 기업인 대화는 양국 대표 기업과 전직 정부 인사가 참여해 교류하는 자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와 미중 갈등 속에 오프라인 만남은 한동안 중단됐다가 4년 만인 올해 재개됐다. 한국 측에선 유일호 전 경제부총리와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등이 참석했다. 중국 측에서는 비징취안 CCIEE 상무부이사장과 마융성 중국석유화학공업그룹 회장, 류징전 중국국약그룹 회장 등이 참석했다. 내년에는 중국 측 주최로 베이징에서 5회 대화를 열 예정이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의 하반기(7~12월) 성과급이 상반기(1~6월) 대비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20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DS부문은 이날 ‘목표달성장려금(TAI·옛 PI)’ 지급률을 월 기본급의 12.5%로 공지했다. TAI는 매년 두 차례 상·하반기에 사업부별 실적에 따라 월 기본급의 최대 100%를 지급하는 성과급이다. 삼성전자 DS부문은 반도체 다운사이클이 시작되기 전인 지난해 상반기까지 대부분 기본급 100%에 해당하는 TAI를 받아왔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 50%, 올 상반기 25%에 이어 이번에는 12.5%로 줄어들었다.삼성전자는 매년 초 지급하는 ‘초과이익성과급(OPI·옛 PS)’도 운영하고 있지만, DS부문의 경우 1~9월 누적 적자가 12조6900억 원에 이른러 내년 초 OPI는 지급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SK하이닉스 역시 올해 초과이익분배금(PS) 지급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아산에서 대전까지 대중교통으로 왕복 4시간 거리를 배우러 다녔어요. 그래도 매일 성장하고 있다는 생각에 기뻤습니다.” 청소년 보호 시설을 거쳐 삼성희망디딤돌 충남센터에서 자립을 준비 중인 이모 씨(25)는 소프트웨어(SW) 비전공자이지만 SW 개발 직무로 대기업 취업을 준비하고 있다. 복지사 선생님의 추천으로 1년간 ‘삼성청년SW아카데미(SSAFY)’ 대전캠퍼스에서 SW 개발을 배운 덕분이다. 4시간 거리를 오가는 동안 이 씨는 당일에 배운 알고리즘을 열심히 복습했다. SW ‘까막눈’으로 시작했음에도 2학기 프로젝트에서는 유아용 한글 단어 교육 애플리케이션(앱)을 개발해 수강생 중 평가 3위를 달성했다. 이 씨는 “수줍어하는 성격에 처음엔 팀 프로젝트 같은 게 힘들었는데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과 협업하며 함께 일하는 방법도 배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씨는 20일 SSAFY 채용박람회에 ‘예비 개발직’으로 기업 인사담당자들과 취업 상담을 앞두고 있다. 삼성은 19일 서울 강남구 SSAFY 서울캠퍼스에서 9기 수료식을 열었다. SSAFY는 삼성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동행 철학’에 따라 국내 정보기술(IT) 생태계 저변을 넓히고 청년 취업을 지원하기 위해 제공하는 1년 과정의 교육 프로그램이다. 2018년 이후 5000여 명이 SSAFY를 거쳐 개발자로 취업했다. SSAFY 수료생들은 삼성전자를 비롯해 네이버, 쿠팡, 티맥스, 현대오토에버, KT DS, LG유플러스 등 IT·통신·유통 분야 선도 기업과 유망 스타트업으로 진출하고 있다. 취업 기업 수는 1200여 곳에 이른다. 이 씨의 경우 삼성희망디딤돌센터를 거쳐 SSAFY 과정에 입과했다는 점에서 삼성은 “청년들의 사회 진출을 돕는 선순환 생태계를 이룬 것”이라고 평가했다. 희망디딤돌은 성인이 되어 아동·청소년 보호시설을 떠나야만 하는 청년들에게 삼성이 최장 2년간 거주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전국에 10개 센터가 운영되고 있다. 이 회장은 삼성의 대표적 동행 프로그램인 SSAFY 현장을 직접 찾으며 지원해 왔다. 지난해 10월 회장 취임 이후에도 광주, 부울경, 대전 캠퍼스 등을 잇달아 방문했다. 그는 “SW 인재 양성은 IT 생태계 저변 확대를 위해 필수적이다. 어렵더라도 미래를 위해 지금 씨앗을 심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그룹 회장(사진)이 ‘2030 부산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불발과 관련해 “유치 활동을 통해 얻었던 정보와 네트워크를 통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나가겠다”는 다짐을 밝혔다. 최 회장은 18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패자 유구무언”이라면서도 “다만 주요 기업들이 모여 계속 (그 나라들과) 네트워킹해 가면서 사업 프로젝트를 발굴하면 충분히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루과이를 예로 들었다. 우루과이는 재생에너지 비중이 이미 90%가 넘는다. 그런데 생산 잠재력은 훨씬 더 커서 그린수소 생산이나 값싼 에너지 수입 등의 기회를 찾았다고 했다. 반대로 조지아처럼 작은 나라의 경우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필요한 전력 공급망 솔루션을 SK 등이 제공할 수 있을 거라고 했다. 최근 잇따른 대통령 순방 동행과 관련해 최 회장은 “우리가 주요국 혹은 주요 시장에 다 같이 가서 존재감을 계속 만들어낼 때 그 나라에서도 우리를 높게 평가하고 큰 반향을 주는 것 같다”며 “기업이 정부와 원팀이 돼서 시장을 계속 개척해야 된다는 입장에서 보면 아주 꼭 필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선 내년 반도체 시장 및 글로벌 경기에 대한 전망도 언급됐다. 최 회장은 “내년 하반기에는 경기 회복이 될 것이라 예측한다”며 “단기적으론 중국 경기가 얼마나 빨리 회복하느냐가 가장 큰 변수”라고 했다. 반도체 시장은 “록 보텀(rock bottom·바닥)을 벗어나고 있는 단계”라며 “현재 D램은 나아지고 있지만 낸드는 아직 잠자는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사촌 동생인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을 SK 수펙스추구협의회 신임 의장에 앉힌 데 대해서는 “(최 부회장의) 커리어와 나이, 위치로 볼 때 충분히 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앞으로 잘하나 못하나를 봐주시면 될 일”이라고 했다. 또 “장강의 앞물결은 뒷물결에 항상 밀려간다”며 “언젠가는 저도 앞물결이 된다”고 말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LG는 15일 서울 중구 사랑의열매 회관에서 김병준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 하범종 ㈜LG 경영지원부문장(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연말 이웃사랑성금 120억 원을 전달했다고 17일 밝혔다. 성금은 청소년 교육사업, 사회취약계층의 기초생계 지원 및 주거, 교육환경 개선에 활용될 예정이다. LG는 1999년부터 올해까지 약 2300억 원의 이웃사랑성금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탁했다. 올해 LG의 기탁으로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 설치된 ‘사랑의 온도탑’의 온도는 약 3도 상승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올해 말 모금 목표액은 4349억 원으로, 목표액의 1%인 약 43억5000만 원이 모금될 때마다 온도가 1도씩 오른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롯데정밀화학은 16일 차량용 요소 5500t을 베트남에서 울산항을 통해 들여왔다고 밝혔다. 중국의 요소 통관 중단 조치 이후 국내 도착 물량으로는 최대 규모다. 차량용 요소수 1550만 L를 제조할 수 있는 물량으로, 국내 기준 약 한 달 치에 해당한다. 롯데정밀화학은 국내 요소수 시장 절반을 점유하는 최대 사업자다. 이날 들여온 요소 5500t은 롯데정밀화학 울산공장에서 품질 검사를 거친 뒤 생산에 곧바로 투입될 예정이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태광그룹은 17일 그룹의 모기업인 태광산업의 신임 대표이사로 성회용 티캐스트 대표(60·사진)를 선임했다고 밝혔다. 성 대표는 앞서 6월 티캐스트 대표가 됐고 그 이후 계열사 대표 협의체인 경영협의회 부의장을 맡고 있다. 태광그룹이 10월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중심의 경영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구성한 미래위원회의 위원장도 겸하고 있다. 태광그룹은 성 대표의 선임 배경에 대해 “불확실한 경영 환경을 돌파하고 그룹의 새로운 비전과 사업전략을 수립할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태광산업 〈승진〉 △상무 이명철 △상무보 이두열 황태영 ◇대한화섬 〈선임〉 △대표이사 오용근 ◇흥국생명 〈승진〉 △전무 허정민 △상무 오세일 △상무보 강현호 김정배 ◇흥국화재 〈승진〉 △전무 유진우 △상무 최강환 △상무보 김주희 정영구 ◇흥국증권 〈승진〉 △상무보 박성진 ◇고려저축은행 〈승진〉 △상무보 김정기 ◇티캐스트 〈선임〉 △대표이사 엄재용 △상무보 이충효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중국이 공무원, 국영기업 직원들을 대상으로 애플 아이폰, 삼성 갤럭시 등 외국산 휴대전화 금지 조치를 확대하고 있다. 미국과의 패권 갈등 와중에 정보 유출 우려를 방지하고 국민들의 애국심을 고취시키려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또 자국산 제품 이용률을 높여 중국 정보기술(IT) 기업을 간접 지원하고 경기를 부양시키려는 의도도 포함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V15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1, 2개월간 최소 8개 성(省)의 국영기업 및 지방정부 부처가 직원들에게 “중국산 브랜드의 전자기기만 사용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보도했다. 8개 성에는 세계 최대 아이폰 제조 공장이 있는 허베이성을 비롯해 소득 수준이 높고 경제가 발달한 남동부 광둥, 저장, 장쑤, 안후이성 등이 모두 포함됐다. 중국 당국은 앞서 올 9월에도 중앙정부 공무원에게 미국 애플의 아이폰을 사용하지 말라는 ‘아이폰 금지령’을 내렸다. 이를 넘어 외국산 휴대전화 전반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움직임의 배경에 해외 기술의 영향력을 약화하고 중국 국내 브랜드를 띄우려는 의도가 있다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중국은 과거에도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을 발동해 한국 게임의 중국 공급을 막았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보복 성격이 강했지만 그 과정에서 중국 게임산업이 한국 게임업계에 대항할 수 있는 시간을 벌었다는 분석 또한 제기됐다. 중국이 2021년 3월 군 관계자를 대상으로 미국 전기차 테슬라의 이용 금지령을 내린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정보 유출을 막는 동시에 중국 토종 전기차 브랜드가 성장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줬다는 것이다. 이런 움직임은 국내 IT 업계에도 상당한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중국 점유율은 2013년 19.7%에 달했지만 2021년 0.6%까지 추락했다. 이후에도 좀처럼 1%대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중국 당국의 외국산 휴대전화 금지령 조치가 이어진다면 점유율 증가가 녹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애플 아이폰에 대한 규제 역시 애플에 소재, 부품을 제공하는 국내 기업에 타격을 줄 수 있다. 국내의 주요 애플 협력사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공급하는 삼성디스플레이·LG디스플레이 △카메라 모듈을 납품하는 LG이노텍 △D램 등 메모리 반도체를 납품하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 △소형 배터리를 공급하는 삼성SDI 등이 있다. LG이노텍의 올 상반기(1∼6월) 보고서에 따르면 애플로 추정되는 단일 고객의 매출 비중이 75.1%에 이른다. 삼성디스플레이도 지난해 기준 연 매출에서 애플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LG디스플레이도 애플 비중이 30∼40% 안팎에 해당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부품업계 관계자는 “아이폰 매출에서 차지하는 중국 시장의 비중이 높은 만큼 이 시장이 위축되면 국내 협력사도 여파를 피할 수 없는 구조”라고 우려했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중국이 공무원, 국영기업 직원들을 대상으로 애플 아이폰, 삼성 갤럭시 등 외국산 휴대전화 금지 조치를 확대하고 있다. 미국과의 패권 갈등 와중에 정보 유출 우려를 방지하고 국민들의 애국심을 고취시키려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또 자국산 제품 이용률을 높여 중국 정보기술(IT) 기업을 간접 지원하고 경기를 부양시키려는 의도도 포함됐다는 분석이 나온다.15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1, 2개월간 최소 8개 성(省)의 국영기업 및 지방정부 부처가 직원들에게 “중국산 브랜드의 전자기기만 사용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보도했다. 8개 성에는 세계 최대 아이폰 제조 공장이 있는 허베이성을 비롯해 소득 수준이 높고 경제가 발달한 남동부 광둥, 저장, 장쑤, 안후이성 등이 모두 포함됐다.중국 당국은 앞서 올 9월에도 중앙정부 공무원에게 내린 미국 애플의 아이폰을 사용하지 말라는 ‘아이폰 금지령’을 내렸다. 이를 넘어 외국산 휴대전화 전반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이 같은 움직임의 배경에 해외 기술의 영향력을 약화하고 중국 국내 브랜드를 띄우려는 의도가 있다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중국은 과거에도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을 발동해 한국 게임의 중국 공급을 막았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보복 성격이 강했지만 그 과정에서 중국 게임산업이 한국 게임업계에 대항할 수 있는 시간을 벌었다는 분석 또한 제기됐다. 중국이 2021년 3월 군 관계자를 대상으로 미국 전기차 테슬라의 이용 금지령을 내린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정보 유출을 막는 동시에 중국 토종 전기차 브랜드가 성장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줬다는 것이다.이런 움직임은 국내 IT 업계에도 상당한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중국 점유율은 2013년 19.7%에 달했지만 2021년 0.6%까지 추락했다. 이후에도 좀처럼 1%대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중국 당국의 외국산 휴대전화 금지령 조치가 이어진다면 점유율 증가가 녹록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애플 아이폰에 대한 규제 역시 애플에 소재, 부품을 제공하는 국내 기업에 타격을 줄 수 있다. 국내의 주요 애플 협력사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공급하는 삼성디스플레이·LG디스플레이 △카메라 모듈을 납품하는 LG이노텍 △D램 등 메모리 반도체를 납품하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 △소형 배터리를 공급하는 삼성SDI 등이 있다.LG이노텍의 올 상반기(1~6월) 보고서에 따르면 애플로 추정되는 단일 고객의 매출 비중이 75.1%에 이른다. 삼성디스플레이도 지난해 기준 연 매출에서 애플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LG디스플레이도 애플 비중이 30~40% 안팎에 해당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부품업계 관계자는 “아이폰 매출에서 차지하는 중국 시장의 비중이 높은 만큼 이 시장이 위축되면 국내 협력사도 여파를 피할 수 없는 구조”라고 우려했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자금 유동성 측면에서 미국의 금리 인하 방향은 긍정적이긴 합니다. 하지만 당장 내년에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 거라 낙관하기는 힘들어요. 시간이 걸릴 겁니다.”(삼성전자 DX부문 A 부사장) 14일 열린 삼성전자 글로벌 전략회의는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반도체 사업의 대규모 적자로 유례없는 실적 추락을 겪은 삼성전자로서는 내년이 가장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새벽 미국발(發) 금리 인하 기조 소식이 들려왔음에도 회의 내내 긴장감을 늦추지 못했다고 전해진다. 삼성 외에도 임원 인사와 조직개편을 마무리한 주요 그룹들은 새 경영진이 주재한 연말 경영회의를 통해 내년 전략 수립에 착수했다.● 삼성 “금리 인하돼도 경기전망은 보수적” 삼성전자는 매년 6월, 12월 두 차례 각 사업부장과 임원들, 해외 지역 총괄과 법인장들이 온·오프라인에서 모여 사업 목표와 전략을 공유하는 글로벌 전략회의를 연다. 특히 12월 회의는 한 해 경영 실적을 평가하고 내년 전망을 수립하는 자리다. 이날은 한종희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부회장) 주재로 삼성전자 각 지역 총괄과 전사 부문, 모바일경험(MX)사업부가 내년도 경영 전망 및 전략을 공유했다. 15일에는 역시 한 부회장 주재로 영상디스플레이(VD)와 생활가전(DA)사업부가, 19일에는 경계현 반도체(DS)부문장(사장) 중심으로 반도체 관련 회의를 진행한다. 첫날 회의에서는 주요 경영진들은 내년도 경기 전망을 보수적으로 잡으며 위기론을 이어갔다. 미국 경기에 대해서도 팬데믹 전후로 지급됐던 다양한 정부 보조금들이 올해와 내년을 기점으로 대부분 끊기면서 소비 여력이 회복되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미 연방시장공개위원회(FOMC)가 내년 단계적 금리 인하를 시사했지만, 주택자금대출 금리 등은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유지될 것으로 전망됐다. A 부사장은 “미국 내 모기지론 재계약이 이뤄지고 있는데 이자율이 과거 대비 많이 오른 상태라 소비자들의 가처분 소득은 아직 충분치 않다”고 했다. 내년 역시 불확실성이 큰 만큼 1분기(1∼3월)부터 피치를 올려야 한다는 주장들도 나왔다고 한다. 특히 예년보다 2∼3주 앞당겨 1월 출격하는 플래그십 스마트폰 신제품 ‘갤럭시S24’ 시리즈의 세부전략 마련에 대한 논의가 집중됐다. 회의에 참석한 B 부사장은 “자체 개발 인공지능(AI)이 탑재되는 갤럭시S24 언팩이 1분기 최대 이벤트”라며 “사업부별로 내년 ‘스트롱 스타트(Strong Start)’를 어떻게 할 것인지 각 지역 총괄들과 전략을 공유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유럽 시장의 경우 에너지 가격이 점차 안정화 추세를 보이고 있어 미국보다 상대적으로 유럽 시장에 기대를 거는 분위기도 있다”고 덧붙였다.● “연말이지만 쉬는 분위기 아냐” 고삐 죄는 재계 현대자동차그룹은 이달 초 해외 법인장회의를 마쳤다. 상·하반기 한 차례씩 열리는 법인장회의에서는 장재훈 현대차 사장과 송호성 기아 사장 주재로 전 세계에 나가 있는 법인장들이 글로벌 전략을 논의한다. 현대차와 기아는 올해 나란히 최대 영업이익 기록을 갈아치우는 등 ‘최고의 한 해’를 보냈지만 긴장을 늦추긴 힘들다. 올해 실적을 견인한 전기차 시장 성장세가 하반기(7∼12월) 들어 주춤하면서 내년 시장 전망이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법인장회의에서는) 빠르게 변하는 국제 정세에 어떻게 기민하게 대응할지 다양한 논의가 오갔다”고 말했다. 유럽의 전기차 관련 보조금 정책 변화, 전기차 수요 추이, 신흥시장 공략 전략 등에 대해 논의가 오갔을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조주완 사장 주관으로 15일 경기 평택시 LG디지털파크에서 전사 확대경영회의를 연다. LG전자 본사와 각 사업본부 경영진, 해외 지역 대표, 법인장 등을 포함해 300여 명의 임원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번 연말 조직개편에서 해외영업본부를 신설하는 등 내년도 글로벌 리스크 및 시장 전략에 대한 논의가 주요하게 다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 그룹 중 가장 큰 폭의 경영진 인사를 단행한 SK그룹은 각 계열사 신임 대표를 중심으로 내년도 사업계획 점검과 경영 위기 극복 방안 구체화에 착수했다. 최태원 회장이 SK하이닉스, SK이노베이션 등 주력 계열사 경영에 관여도를 높일 것이란 전망도 나오는 상황이다. SK 관계자는 “연말이지만 쉬는 분위기가 전혀 아니다. 올해 주요 그룹 경영 위기가 컸던 만큼 새 진용을 중심으로 고삐를 죄고 있다”고 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한재희 기자 hee@donga.com}
“자금 유동 측면에서 미국의 금리 인하 방향은 긍정적이긴 합니다. 하지만 당장 내년에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 거라 낙관하기는 힘들어요. 시간이 소요될 겁니다.”(삼성전자 DX부문 A 부사장)14일 열린 삼성전자 글로벌 전략회의는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반도체 사업의 대규모 적자로 유례없는 실적 추락을 겪은 삼성전자로서는 내년이 가장 중요한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이날 새벽 미국발(發) 금리 인하 기조 소식이 들려왔음에도 회의 내내 긴장감이 늦추지 못했다고 전해진다. 삼성 외에도 임원 인사와 조직개편을 마무리한 주요 그룹들은 새 경영진이 주재한 연말 경영 회의를 통해 내년 전략수립에 착수했다.●삼성 “금리 인하돼도 경기전망은 보수적”삼성전자는 매년 6월, 12월 두 차례 각 사업부장과 임원들, 해외 지역 총괄과 법인장들이 온오프라인으로 모여 사업 목표와 전략을 공유하는 글로벌 전략회의를 연다. 특히 12월 회의는 한 해 경영 실적을 평가하고 내년 전망을 수립하는 자리다. 이날은 한종희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부회장) 주재로 삼성전자 각 지역 총괄과 전사 부문, 모바일경험(MX)사업부가 내년도 경영 전망 및 전략을 공유했다. 15일에는 역시 한 부회장 주재로 영상디스플레이(VD)와 생활가전(DA)사업부가, 19일에는 경계현 반도체(DS)부문장(사장) 중심으로 반도체 관련 회의를 진행한다.첫날 회의에서는 주요 경영진들은 내년도 경기 전망을 보수적으로 잡으며 위기론을 이어갔다. 미국 경기에 대해서도 팬데믹 전후로 지급됐던 다양한 정부 보조금들이 올해와 내년을 기점으로 대부분 끊기면서 소비 여력이 회복되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미 연방시장공개위원회(FOMC)가 내년 단계적 금리 인하를 시사했지만, 주택자금대출 금리 등은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유지될 것으로 전망됐다. A 부사장은 “미국 내 모기지론 재계약이 이뤄지고 있는데 이자율이 과거 대비 많이 오른 상태라 소비자들의 가처분 소득은 아직 충분치 않다”고 했다.내년 역시 불확실성이 큰 만큼 1분기(1~3월)부터 피치를 올려야 한다는 주장들도 나왔다고 한다. 특히 예년보다 2~3주 앞당겨 1월 출격하는 플래그십 스마트폰 신제품 ‘갤럭시S24’ 시리즈의 세부전략 마련에 대한 논의가 집중됐다. 회의에 참석한 B 부사장은 “자체 개발 인공지능(AI)이 탑재되는 갤럭시S24 언팩이 1분기 최대 이벤트”라며 “사업부별로 내년 ‘스트롱 스타트(Strong Start)’를 어떻게 할 것인지 각 지역 총괄들과 전략을 공유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유럽 시장의 경우 에너지 가격이 점차 안정화 추세를 보이고 있어, 미국보다 상대적으로 유럽 시장에 기대를 거는 분위기도 있다”고 덧붙였다.●“연말이지만 쉬는 분위기 아냐” 고삐 죄는 재계현대자동차그룹은 이달 초 해외 법인장회의를 마쳤다. 상·하반기 한 차례씩 열리는 법인장회의에서는 장재훈 현대차 사장과 송호성 기아 사장 주재로 전 세계에 나가 있는 법인장들이 글로벌 전략을 논의한다. 현대차와 기아는 올해 나란히 최대 영업이익 기록을 갈아치우는 등 ‘최고의 한해’를 보냈지만 긴장을 늦추긴 힘들다. 올해 실적을 견인한 전기차 시장 성장세가 하반기(7~12월) 들어 주춤하면서 내년 시장전망이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법인장회의에서는) 빠르게 변하는 국제 정세에 어떻게 기민하게 대응할지 다양한 논의가 오갔다”고 말했다. 유럽의 전기차 관련 보조금 정책 변화, 전기차 수요 추이, 신흥시장 공략 전략 등에 대해 논의가 오갔을 것으로 보인다.LG전자는 조주완 사장 주관으로 15일 경기 평택시 LG디지털파크에서 전사 확대경영회의를 연다. LG전자 본사와 각 사업본부 경영진, 해외 지역대표, 법인장 등을 포함해 300여 명의 임원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번 연말 조직개편에서 해외영업본부를 신설하는 등 내년도 글로벌 리스크 및 시장 전략에 대한 논의가 주요하게 다뤄질 것으로 전망된다.주요 그룹 중 가장 큰 폭의 경영진 인사를 단행한 SK그룹은 각 계열사 신임 대표를 중심으로 내년도 사업계획 점검과 경영 위기 극복 방안 구체화에 착수했다. 최태원 회장이 SK하이닉스, SK이노베이션 등 주력 계열사 경영에 관여도를 높일 것이란 전망도 나오는 상황이다. SK 관계자는 “연말이지만 쉬는 분위기가 전혀 아니다. 올해 주요 그룹 경영 위기가 컸던 만큼 새 진용을 중심으로 고삐를 죄고 있다”고 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한재희 기자 hee@donga.com}
삼성전자와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기업 ASML이 국내에 공동 연구개발(R&D)센터를 짓기로 업무협약(MOU)을 맺으면서 삼성전자가 대만 TSMC, 미국 인텔과의 최첨단 공정 개발 경쟁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공동 R&D센터는 ASML이 반도체 제조 기업과 손잡고 해외에 최초로 설립하는 R&D센터다. 12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ASML은 내년부터 1조 원을 공동 투자해 국내에 차세대 반도체 제조 기술 R&D센터를 짓는다는 내용의 MOU를 체결했다. 부지는 경기 화성시를 우선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MOU로 삼성전자와 ASML의 공동 R&D센터에 극자외선(EUV) 노광장비가 투입되면 이를 기반으로 삼성전자의 차세대 파운드리 공정 개발에 더욱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현재 2025년 양산을 목표로 2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파운드리 공정을 준비하고 있다. TSMC도 2025년 2nm 양산 계획을 밝혔으며, 인텔은 내년 상반기(1∼6월) 2nm급에 해당하는 20A(옴스트롱·1옴스트롱은 약 0.1나노미터) 제품을 양산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앞서 지난해 11월 방한한 페터르 베닝크 ASML 최고경영자(CEO)는 2025년까지 총 2400억 원을 투자해 화성시에 반도체 장비 수리센터를 비롯한 클러스터를 짓겠다고 발표했다. ASML은 이번 MOU로 한국 반도체 업계와 차세대 기술 개발까지 함께하겠다고 협력 범위를 넓힌 것이다. SK하이닉스도 ASML과 EUV용 수소가스 재활용 기술 공동개발 MOU를 체결했다. EUV 장비 내부의 광원 흡수 방지용 수소가스를 소각하지 않고 재활용하는 기술을 공동 개발하는 것이다. 재활용 기술을 통해 EUV 한 대당 전력 사용량을 20% 감축하는 한편 연간 165억 원의 비용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고 대통령실은 밝혔다. ASML의 ‘2022년 연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ASML의 글로벌 매출 비중은 대만(38%), 한국(29%), 중국(14%), 미국(9%), 일본(5%) 순으로 나타났다. 박재근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장)는 “반도체 기술의 초미세화가 점차 어려워지면서 해외 부품, 장비 기업과의 협업이 필수가 되고 있다”며 “이들 기업의 국내 R&D 및 시험 라인을 지속적으로 적극 유치해야 한다”고 말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한국경제인협회는 11일 서울 중구 미래에셋센터원에서 국민소통 프로젝트이자 한국판 ‘버핏과의 점심’으로 불리는 ‘갓생한끼’ 2탄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청년들의 멘토 리더로는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최수연 네이버 대표가 나섰다. 갓생한끼는 목표 달성을 위해 생산적이고 계획적으로 바른 생활을 실천한다는 뜻을 가진 청년세대의 유행어 ‘갓생(God·生)’과 ‘한 끼’를 결합해 이름 붙여졌다. 이날 참석한 청년세대 20인은 프로그램 신청자 중 계획의 창의성, 실현 가능성 및 영향력을 기준으로 선발됐다. 이날 박 회장은 청년들과의 소통 세션에서 “젊은 시절 ‘기본’을 만들기 위해 열정적으로 살아야 한다. 기본이 없이 불가능한 상상을 하면 안 된다”며 “여러분 때에는 (스스로에게) 불편한 선택을 하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저는 일부러 저에게 쓴소리를 하는 사람들의 말을 들었다. 냉정하게 말할 수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들을 설득할 수 있는지 돌아봤던 것 같다”고 전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은 8, 9일(현지 시간) 미국 실리콘밸리 중심지인 새너제이를 찾아 SK하이닉스 미주법인과 가우스랩스, 루나에너지 등 계열사 및 투자사를 찾으며 현장경영을 펼쳤다. 11일 SK에 따르면 최 회장은 앞서 8일 SK하이닉스 미주법인에서 고대역폭 메모리(HBM) 관련 사업 현황을 보고받고 구성원들을 격려했다. SK하이닉스는 최근 ‘AI 인프라’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산하에 HBM 관련 역량과 기능을 결집한 ‘HBM 비즈니스’ 조직을 만들었다. 최 회장은 이 자리에서 구성원들에게 “기존 사업구조 외에 시장 내 역학관계 변화부터 지정학에 이르는 다양한 요소까지 감안해 유연하게 대응해 달라”고 당부했다. 최 회장은 9일에는 가우스랩스와 루나에너지 사업장을 찾아 사업 현황과 시장 전망 등을 챙겼다. 가우스랩스는 SK가 2020년 설립한 첫 AI 연구개발 자회사다. 루나에너지는 미국 현지의 에너지저장장치(ESS) 스타트업으로 SK가 미국 현지 에너지기업과 공동 투자한 회사다. 최 회장은 미국 일정을 마무리한 뒤 11일(현지 시간)에는 독일에서 팀 회트게스 도이치텔레콤 회장을 만나 글로벌 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의 네덜란드 국빈 방문에 동행할 예정이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LG전자는 10월부터 세달 간 한국과 미국, 두바이, 인도 등 글로벌 사업장 곳곳에서 ‘2023 LG전자 서비스 올림픽’을 순차적으로 개최했다고 11일 밝혔다. 매년 열리는 LG전자 서비스 올림픽은 고객 서비스 품질을 높이기 위해 각 국가의 서비스 매니저들이 모여 관련 능력을 겨루는 자리다. 올해는 국내외에서 4200여 명이 참가했다.가전 시장 트렌드 변화에 따라 신설된 평가 영역들도 눈에 띄었다. 한국에서는 가전 세척 서비스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해외에서도 냉장고·세탁기 등 주력 사업 제품에서 식기세척기 등 다양한 제품으로 평가 영역이 넓어졌다. 또 LG전자 스마트홈 플랫폼인 ‘LG 씽큐(ThinQ)’를 활용해 서비스 매니저들의 소프트웨어 능력도 평가했다.국내에서는 지난달 1, 2일 경기 평택 LG전자 러닝센터에서 본선이 열렸다. 이들은 냉장고·세탁기·에어컨·TV·PC·소형가전 등 제품별로 임의로 설정한 고장이나 오염 증상을 제한 시간 내 수리·세척할 수 있는지를 평가받았다. 정확도와 청결도, 신속도 등이 평가 기준이 됐다. 고객 응대·전화상담 부문은 시나리오에 따라 참가자의 대응 능력을 평가했다. 미국에서도 같은 달 2, 3일 해외 1호 등대 공장인 테네시 공장에서 올림픽이 진행됐다. 이 외에도 두바이, 인도 등에서 서비스 올림픽이 진행됐다.정연채 LG전자 고객가치혁신부문장(부사장)은 “고객 불편을 한 번에 해결하기 위한 ‘토탈 케어’ 관점으로 상담·수리·응대·세척 등 전반적인 서비스 역량을 제고해 고객 경험을 혁신하고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한화그룹이 국내 최초로 민간이 개발을 주도한 보병전투장갑차 ‘레드백’을 3조 원대 규모로 호주에 수출하게 됐다. 도면 한 장 없이 2018년 사업에 착수한 지 5년 만에 미국과 영국, 독일 등 쟁쟁한 방위산업 선진국들을 제치고 얻어낸 성과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자사 호주법인과 호주 국방부 사이 미래형 궤도 보병전투장갑차인 레드백 129대 등을 공급하는 24억 달러(약 3조1380억 원) 규모의 본계약을 맺었다고 8일 밝혔다. 앞서 7월 호주 정부는 군 현대화 정책의 일환인 ‘랜드(LAND)400 3단계’ 사업의 우선협상대상 기종으로 레드백을 선정한 바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번 계약에 따라 2028년까지 호주 군에 레드백 129대를 순차적으로 공급하게 된다. 생산은 호주 빅토리아주 질롱에 건설 중인 현지 공장에서 이뤄진다. 앞서 2021년 호주 정부와 1조 원대의 수출 계약을 맺은 K9 자주포도 이곳에서 생산될 예정이다. 레드백은 민간 기업이 그간 국내에 없었던 무기 제품을 수출 목적으로 자체 연구 개발해 선진 시장에 수출한 첫 사례다. 전차 강국인 독일 라인메탈과 미국 제너럴다이내믹스, 영국 BAE시스템스 등을 따돌리고 한화가 호주 정부의 군 현대화 사업을 따내면서 한국 방위산업이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방위사업청은 “세계 방산 시장에서 한국 무기 체계의 저력을 보여준 쾌거”라며 “국가안보실을 중심으로 범정부 차원의 다각적 지원이 이뤄낸 결실”이라고 밝혔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지금까지 한국의 대형 방위산업품 수출은 K9 자주포, K2 전차, T50 계열 항공기 등 한국군이 이미 전력화해 성능을 인정받은 무기들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하지만 호주에 수출하기로 한 장갑차 레드백은 기존에 없던 무기를 민간 업체 주도로 새로 만들어 선진 시장에 공급하는 첫 사례다. 8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따르면 한화가 호주의 보병전투장갑차 도입 사업 도전을 처음 검토한 건 2017년이다. 당시 해외 시장 확대를 모색하고 있던 한화는 호주 국방부의 군 현대화 사업인 ‘랜드400 3단계’가 곧 진행될 것이란 정보를 입수했다. 내부에선 “가능성이 낮다”는 시각이 지배적이었지만 결국 가보지 않은 길을 개척하기 위해 입찰 도전을 최종 결정했다. 2018년 호주 정부가 오세아니아 최대 방산 전시회 개최에 맞춰 랜드400 설명회를 열자 방산 선진 기업인 영국 BAE시스템스와 독일 라인메탈, 미국 록히드마틴·제너럴다이내믹스 등 쟁쟁한 경쟁사들이 모두 참석했다. 당시 레드백의 도면조차 없었던 한화는 1:35 크기의 시제품 모형만 들고 국내 기업 처음으로 이 전시회에 참여했다. 참여 업체에 레드백 사업 컨소시엄을 제안했다가 거절당하자 한화 경영진은 “이럴 바엔 우리가 직접 만들자”고 결론을 내렸다. 2018년 하반기(7∼12월) 들어 본격적으로 레드백 설계에 돌입한 한화는 2019년 9월 최종 경쟁 후보 결정을 불과 한 달 앞두고 시제품을 완성했다. 글로벌 방산업계에서 아직 한화의 인지도가 낮았던 만큼 호주 정부와 현지 협력사들을 만나 설득하는 과정도 어려움이 컸던 것으로 전해진다. 한화 관계자는 “처음엔 한화가 한국 기업이라는 것조차 모르는 곳이 많았다. 한번은 호주 정부 담당자가 한화를 ‘화웨이’라고 부른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한화와 함께 최종 경쟁 후보에 오른 독일의 라인메탈이 초반 승기를 잡자 한화는 과감한 ‘현지 생산’ 승부수를 던졌다. 결정 직후 실제 공장 건설 작업에 착수하는 등 투자 의지를 확실히 보여줌으로써 호주 정부의 신뢰를 얻었다. 지난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면서 글로벌 방산 부품 공급망이 위협받는 상황에서도 한화는 그룹 네트워크를 총동원해 시제품 장갑차 3대를 적시에 납품하는 데 성공했다. 현지 생산과 납기 준수는 판세를 막판에 뒤집은 결정적 ‘한 방’이었다. 호주 맞춤형 현지화 전략도 주효했다. 레드백이란 이름부터 호주에 서식하는 ‘붉은등 독거미’(사진)에서 따왔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2019년 3월 제안서 제출 전 평가위원들의 머리에 오래 기억될 수 있도록 호주에 서식하는 독거미의 명칭을 붙였다”고 설명했다. 호주 현지 업체의 원자재 및 부품을 구매한 것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호주 주요 철강업체 비스앨로이로부터 레드백 생산에 필요한 철강을 공급받았고, 엘핀스톤·펜스케와는 각각 차체, 엔진 조립 등에서 협력했다. 레드백은 승무원 3명과 보병 8명 등 11명을 태울 수 있는 5세대 보병전투장갑차다. 대전차 미사일 발사가 가능한 ‘하이브리드 포탑’을 장착했고, 30mm 주포와 7.62mm 기관포가 탑재된다. 호주군 요구에 맞춰 첨단 전투기에 적용되는 360도 외부를 감시하는 장비와 강도는 높이고 무게는 줄인 고무궤도, 대전차 지뢰에도 견디는 특수 방호 기능 등 첨단 기술도 적용했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은 “최근의 혼란한 국제 정세 속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방산기업으로서 또 한 걸음 나아간 것”이라고 평가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홍석호 기자 wil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