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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5일 중국 항저우(杭州)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한국 배치 문제를 두고 평행선을 달렸다. 다만 두 정상은 “한중 관계 발전이 역사적 대세”라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북핵 문제에 대한 공조 필요성을 재확인했다. 사드에 대한 이견을 부각하기보다는 우호적 한중 관계 지속에 방점을 찍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한중 정상회담은 7월 8일 한미 양국이 사드 배치를 결정한 뒤 처음 열린 회담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사드는 오직 북한의 핵과 미사일에 대한 대응 수단으로 배치돼 사용될 것이기 때문에 제3국의 안보 이익을 침해할 이유도, 필요도 없다”며 “북핵 및 미사일 문제가 해결되면 더 이상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김규현 대통령외교안보수석비서관이 전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북한 핵·미사일의) 직접적인 피해자는 우리 국민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중국 측이 느끼는 위협의 정도와는 차이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한중 간 소통과 함께) 한미중 간 소통을 통해서도 건설적이고 포괄적 논의를 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미중 협의’를 사드 이견 해소 방식의 하나로 제안한 것이다. 아울러 사드 배치의 불가피성과 ‘조건부 사드 배치론’을 내세워 중국 측에 이해를 구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시 주석의 사드에 대한 태도는 변함이 없었다. 시 주석은 “미국이 한국에 사드를 배치하는 것을 반대한다”며 “이 문제 처리를 잘하지 못하면 지역의 전략적 안정에 불리하고 각 측의 갈등을 격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다만 시 주석은 “중국과 한국이 양국 관계를 안정된 발전을 위한 올바른 궤도에 놓고, 현재의 협력 기초를 소중히 여기고 어려움과 도전을 극복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드 문제가 한중 관계 발전의 걸림돌이 돼선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 주석이 비공개 회의에서 사드 반대를 언급한 것도 한국에 대한 배려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두 정상이 사드 문제에 대해 진솔한 대화를 나누고 상호 이해를 증진한 것이 큰 성과”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중국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주최국의 부담감을 덜어낸 이후엔 한미의 사드 배치 추진 단계별로 보다 강경한 목소리를 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항저우=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박근혜 대통령은 5일 “자유무역으로 이룬 성장의 과실을 누리지 못하는 사람이 증가한 것이 최근 보호무역주의와 신고립주의 확산의 원인이 되고 있다”며 “자유무역의 과실이 보다 많은 사람에게 돌아가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중국 항저우(杭州)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제3세션에서 “교역 감소와 보호무역주의 확산으로 무역투자 자유화에 기초한 국제경제 질서의 근간까지 흔들릴 수 있음을 우려한다”며 “보호무역주의 강화는 우리 모두에게 해롭다는 역사적 교훈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제5세션에선 “기후변화는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문제로 전 지구적 의지와 역량을 결집해야만 해결이 가능하다”며 한국에 사무국을 둔 국제기구 녹색기후기금(GCF)에 대한 G20 회원국의 관심을 촉구했다. G20 정상회의는 이날 세계 경제의 저성장 국면 탈피를 위한 정책공조에 합의한 ‘항저우 컨센서스’를 채택하고 폐막했다.항저우=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5일 46분간 진행된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간 정상회담 뒤 청와대는 “건설적이고 밀도 있는 의견 교환을 했다”고만 분위기를 전했다. 3일 한-러 정상회담에 대해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서 건설적 의견 교환을 가졌다”고 밝힌 것과는 온도 차가 있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국 배치를 놓고 소원해진 한중 관계가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박 대통령이 이날 오전 9시 27분경(한국 시간) 중국 항저우(杭州) 시후(西湖) 국빈관에 도착하자 중국 측 의전관이 박 대통령을 회담장으로 안내했다. 미리 기다리고 있던 시 주석은 박 대통령을 반갑게 맞이하며 악수를 나눴다. 시 주석은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1930년대 김구 선생이 저장(浙江) 성에서 투쟁을 했고 중국 국민이 김구 선생을 위해 보호를 제공했다”며 “김구 선생의 아들인 김신 장군(전 공군참모총장)이 1996년 항저우 인근 하이옌(海鹽)을 방문했을 때 ‘음수사원(飮水思源) 한중우의(韓中友誼)’라는 글자를 남겼다”고 밝혔다. 음수사원은 ‘근원을 생각하고 그에 감사하라’는 뜻으로, 중국 남북조시대의 시인 유신(庾信)이 패망한 조국 양(梁)나라를 그리워하며 쓴 ‘징조곡(徵調曲)’에서 비롯된 고사성어다. 과거 일본이 한국과 중국을 침략했을 때 한중이 함께 맞섰다는 점을 들어 한일 일본군 위안부 관련 합의 이후 개선 조짐을 보이고 있는 한일 관계와 한미일 공조를 견제하기 위해 이 표현을 인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시 주석이 ‘중국이 한국의 뿌리’라는 점을 은근히 내세운 것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중국을 방문한 박 대통령 앞에서 이런 발언은 외교적 결례라는 것이다. 다만 청와대 관계자는 “한중 간의 깊은 인연을 강조한 표현으로 이해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중국과의 오래전 소중한 인연에 대해 감사하고 소중하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박 대통령은 비공개 회담에서 사드 갈등을 넘는 한중 관계 개선에 대해 강한 의지를 밝혔다. 박 대통령은 “양국 관계가 구동존이(求同存異·같은 것을 추구하되 다름은 남겨 둔다)를 넘어 구동화이(求同化異·공통의 이익을 추구하고 이견이 있는 부분까지 공감대를 확대한다)를 지향해 발전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항저우=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5일 중국 항저우(杭州)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과의 한중 정상회담에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국 배치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영문기사에서 시 주석이 회담에서 “이 문제(사드 배치 문제)를 부적절하게 처리하는 것은 지역의 안정에 도움이 되지 않고 분쟁을 격화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시 주석은 회담 모두 발언에서 “지금 국제정세가 아주 심각하고 복잡한 상황이고 세계경제 회복세가 전체적으로 약하며, 한반도와 동북아 지역의 불안정 요소가 증가되고 있다”며 “한중 양국 간 가까운 이웃으로, 건강한 공동 이익을 갖고 있는 만큼 우리가 지금 갖고 있는 정치적인 협력 기초를 소중히 여긴다”고 말했다. 이어 “어려움과 도전을 극복하고 한중 관계가 올바른 궤도에서 안정되고 건강하게 발전할 수 있도록 추진하며 지역과 세계의 평화 발전을 위하여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은 “한중 관계를 중시하면서 앞으로 더욱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며 “진지한 소통을 통해서 도전을 오히려 양국 관계를 더욱 탄탄하게 도약시키는 기회로 만들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어 “2013년 정상회담에서 시 주석과 제가 한중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 내실화라는 목표를 세우고 그동안 양국이 높은 수준의 발전을 이뤄온 것이 이 지역의 평화와 번영을 견인하는 데 크게 기여해 왔다”고 평가했다. 또 “올해 들어서 북한이 4차 핵실험과 연이은 탄도미사일 발사 도발로 한반도와 이 지역의 평화를 심각하게 훼손하면서 한중관계 발전에도 도전 요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정상회담은 46분 간 진행됐다. 항저우=장택동 기자will71@donga.com}
중국 항저우(杭州)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한 박근혜 대통령은 4일 “창조경제는 우리가 찾던 포용적 혁신의 새로운 모델”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오후 G20 정상회의 장소인 항저우 국제전시장에 도착한 박 대통령은 정상들을 맞이하기 위해 행사장 중앙에 서 있던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인사를 나눴다. 박 대통령은 개막식 직후 열린 세션에서 “창조경제는 아이디어만 있으면 누구나 성공할 수 있는 기회가 있기 때문에 G20이 추구하는 포용적 혁신과 궤를 같이한다”고 밝혔다. 이어 “나비는 누에고치 속의 번데기 시절을 겪고 뚫고 나오는 과정을 통해 날개가 힘을 얻어서 화려하게 날아오를 수 있다”며 구조개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시 주석은 박 대통령의 발언 직후 “중국의 (제조업 육성을 위한) ‘2025 목표’와 한국의 ‘제조업 3.0’ 전략은 맥이 상통한다”며 중국 저성장 극복을 위한 한중 경제 협력을 강조했다. 시 주석은 마무리 발언에서도 “디지털 경제를 성장시키고 구조개혁을 추진해서 나비가 누에고치를 뚫고 비상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박 대통령 발언을 인용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테리사 메이 신임 영국 총리와 회담을 가졌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이후 한영 정상회담이 열린 것은 처음이다. 박 대통령은 “영국이 자유무역의 기수로서 보호무역주의 움직임 극복을 위해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메이 총리는 “영국이 EU를 탈퇴하는 과정에서 한국을 포함한 세계와 강하고 밀접한 관계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항저우=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박근혜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2, 3일)을 계기로 나홋카 비료공장 사업, 유조선 건조, 조선업 컨설팅 등 3대 ‘극동 경제참여 프로젝트’가 본격적으로 추진된다고 청와대가 4일 밝혔다. 전체 규모가 57억6000만 달러(약 6조4000억 원)에 이른다. 우선 현대자동차그룹 산하 현대엔지니어링과 현대건설 컨소시엄은 러시아 연해주 나홋카에 세계 최대 용량의 비료공장을 건설하는 사업을 수주했다. 러시아 국영화학그룹(NCG)이 지분 100%를 소유한 NMFF가 발주한 사업으로 사업 규모는 51억 달러에 이른다. 현대중공업은 러시아 국영 선사인 솝콤플로트가 발주하는 유조선 12척 건조 계약(6억6000만 달러)을 이달 말 체결하기로 합의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달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으며 현재 막바지 협상을 진행 중이다. 러시아 측은 현대중공업에 유조선 수주 조건으로 즈베즈다 조선소의 선박 건조 기술 협력을 위한 합작회사 설립을 요구했고 양측은 관련 양해각서(MOU)도 맺었다. 대우조선해양 자회사 디섹(DSEC)은 러시아 즈베즈다 조선 클러스터 조성을 위한 기술 자문 합작 벤처를 설립하기로 했다. 이와 별도로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국 기업이 블라디보스토크 냉동 창고 건설 등 3억9500만 달러 규모의 극동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로 했다. 또 3일 열린 한-러 통상장관 회담에서는 한국과 유라시아경제연합(EAEU)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위한 정부 간 협상을 다음 달 5일 시작하기로 합의했다. 한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3일 박정희 전 대통령이 1979년에 ‘총화전진(總和前進)’이라고 쓴 마지막 신년 휘호(사진)를 박 대통령에게 선물했다고 청와대가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미국 미술품 시장에 나온 것을 특별히 구입한 것”이라며 “내가 알기로는 하나밖에 없는 진본”이라고 설명했다고 한다. 이날 한-러 정상회담은 푸틴 대통령이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1시간 45분가량 늦게 개최됐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6월 프란치스코 교황과 만났을 때도 1시간 이상 늦게 도착하는 등 ‘지각 대장’이라는 오명을 갖고 있다.세종=손영일 scud2007@donga.com / 블라디보스토크=장택동 기자}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중국 항저우(杭州)를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5일 오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한다고 청와대가 4일 밝혔다. 한중 정상회담은 7월 8일 한미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국 배치를 공식 발표한 이후로는 처음 열리는 것이다. G20 정상회의는 2008년 11월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워싱턴에서 처음 열린 회의로 경제 문제를 주로 논의한다. 하지만 남중국해 문제와 관련한 미중 간 갈등, 사드 배치를 둘러싼 중국과 한미 간 갈등이 지속되는 가운데 열린 이번 회의에서는 동북아 정세를 뒤흔들 수도 있는 치열한 ‘안보 외교전’이 펼쳐지고 있다. 3일 항저우에서 열린 시 주석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회담은 이런 양상을 단적으로 보여줬다. 시 주석은 “미국이 사드를 한국에 배치하는 데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의 전략적 안전 이익을 실질적으로 존중할 것을 미국에 요구한다”며 “각 당사국이 한반도의 긴장을 고조시키는 행동을 피해 형세가 전환되도록 공동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오바마 대통령은 남중국해 문제와 관련해 유엔 해양법 협약에 따른 의무 준수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상설중재재판소 결정을 수용하라고 중국을 압박했다. 한중 정상회담도 사실상 ‘사드 담판’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이번 회담에서 사드 논란의 큰 가닥이 잡혀 냉각기에 있는 한중 관계의 전환점이 될지, 아니면 오히려 갈등의 확산으로 이어질지 기로에 서 있는 것이다. ‘북한의 핵 위협이 제거되면 사드 배치 필요성도 없어질 것’이라고 했던 박 대통령은 사드 배치는 자위권적 방어 조치라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박 대통령은 3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북핵 문제 및 경제 협력 등에 대해 논의했다. 박 대통령은 공동 기자회견에서 “날로 고도화되고 있는 북한의 핵과 탄도미사일 위협은 불과 수 분의 사정거리에 있는 우리에게는 삶과 죽음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책임 있는 정부라면 필요한 모든 조치를 강구해 나갈 수밖에 없는 것”이라며 우회적으로 사드 배치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리 두 나라는 평양의 자칭 핵 보유 지위를 용인할 수 없다”며 “한반도 핵 문제가 동북아에서의 전반적인 군사·정치의 (긴장) 완화 틀 내에서 해결돼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한-러 정상은 기자회견에서 사드 문제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다.블라디보스토크·항저우=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3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간의 정상회담과 동방경제포럼 토론은 북핵 문제 및 경제 협력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이와 달리 5일 열리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한중 정상회담은 한층 긴장감이 높은 상태에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에 비해 중국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반대하는 수위가 훨씬 강하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은 3일 푸틴 대통령을 만나 러시아가 적극적으로 추진 중인 극동지역 개발과 관련해 ‘북한이 핵심적 단절고리이자 최대 위협’이라는 점을 집중적으로 거론했다. 푸틴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러시아의 (동북아) 지역 내 중요하고 전망이 밝은 파트너”라고 화답하며 북핵 불용 입장을 재확인했다. 사드 한국 배치에 대해서는 양 정상 모두 직접 언급하지 않음으로써 사드 문제를 일단 수면 아래로 가라앉히고 경제 협력에 초점을 맞추는 모습을 연출했다. 이번 순방에 나서기 전부터 정부가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접근법을 달리하겠다는 전략의 첫 번째 단추는 성공적으로 채운 셈이다. 먼저 박 대통령은 동방경제포럼 기조연설에서 북한 문제를 “유라시아 대륙 내 핵심적 단절고리이자 최대의 위협”이라고 규정한 뒤 “북한의 끊임없는 도발로 남-북-러 3각 협력 프로젝트들의 진행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이와 같은 장애가 제거되면 보다 포괄적인 사업으로 재점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상회담에서도 박 대통령은 극동지역 개발과 관련해 “이 지역은 양국 공동 번영을 위한 새로운 블루오션이 될 수 있다”며 “한-러 양국의 협력을 더욱 확대해 나가기 위해서는 이 지역의 가장 큰 안보 위협인 북핵·미사일 문제를 시급히 해소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호소했다. 이는 ‘한국이 러시아의 신(新)동방정책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북한 문제가 먼저 해결돼야 한다’는 점을 부각시킨 것으로, 경제 개발을 매개로 안보 문제에서의 협력을 당부한 것으로 풀이된다. 푸틴 대통령은 정상회담 기자회견에서 “양자 경제 관계는 전통적으로 긴밀한 호혜적 성격을 띠고 있다”며 경제 협력에 한국의 중요성을 인정했다. 북한 핵 문제에 대해서는 동방경제포럼 세션에서 ‘원칙적 입장’이라는 전제를 달기는 했지만 “북한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정을 존중·이행해야 하고, 도발적 행동을 중단해야 한다”며 “북한과 다양한 채널을 활용해 첨예한 (북핵) 국면을 해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양국 정상은 사드를 포함해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의 전략적 안정 문제와 관련해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서 건설적인 의견 교환을 했다”며 “북핵 불용 입장 아래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전략적 소통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관건은 중국과의 정상회담이다. 중국은 사드 배치 결정 이후 한중 문화교류도 축소할 정도로 팽배한 불만을 감추지 않고 있다. 5개월 전인 3월 31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는 시 주석이 “유엔 안보리 결의를 전면적으로, 완전하게 이행해 나갈 것”이라며 대북 제재에 적극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사드 한국 배치 결정 이후 중국은 노골적으로 불만을 토로하며 대북 제재에 미온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시 주석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의 성공적 진행을 위해 박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사드 문제를 비켜 갈 가능성도 없지 않다. 지난달 26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북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관련 규탄 언론성명에 중국이 동참한 것도 G20 정상회의를 의식한 것으로 해석됐다. 하지만 사드 문제를 언제까지 애매하게 놔둘 수는 없는 만큼 어떤 형태로든 접점을 찾아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블라디보스토크·항저우=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중국 항저우(杭州)를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5일 오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갖는다고 청와대가 4일 밝혔다. 박 대통령은 시 주석과의 회담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를 부각하면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국 배치의 당위성을 설명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3일 박 대통령은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박 대통령은 “날로 고도화되고 있는 북한의 핵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비롯한 탄도미사일 위협은 불과 수분의 사정거리에 있는 우리에게는 삶과 죽음의 문제”라며 “북핵·북한 문제 해결에 있어 푸틴 대통령과의 전략적 소통을 더욱 강화해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리 두 나라는 평양의 자칭 핵보유 지위를 용인할 수 없다”며 “러시아는 한반도 핵문제가 동북아에서의 전반적인 군사·정치의 (긴장) 완화 틀 내에서 해결돼야 한다고 본다”고 밝혔다. 항저우=장택동 기자will71@donga.com}
박근혜 대통령은 3일 “날로 고도화되고 있는 북한의 핵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비롯한 탄도미사일 위협은 불과 수분의 사정거리에 있는 우리에게는 삶과 죽음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런 상황에서 책임 있는 정부라면 국가 안위와 국민의 생명 보호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강구해나갈 수밖에 없는 것”이라며 “국제사회가 과거와 다른 시급성과 강력한 결의를 갖고 북핵·미사일 문제를 다루지 않을 경우 동북아지역 뿐만 아니라 전체 국제사회 평화와 안정이 크게 위협받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북핵 및 북한 문제 해결에 있어 푸틴 대통령과의 전략적 소통을 더욱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며 “한러 양국이 전략적 협력 동반자로서 한반도 동북아 극동 유라시아 그리고 글로벌 무대에서 평화와 번영을 함께 추구해 나가는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 “우리 두 정상은 극동지역의 전략적 가치에 주목하고 이 지역에서의 실질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며 “러시아 극동지역의 풍부한 자원과 잠재력에 한국의 자본과 기술이 결합될 경우 이 지역은 양국의 공동번영을 위한 새로운 블루오션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푸틴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우리 두 나라는 평양의 자칭 핵보유국 지위를 용인할 수 없다”며 북한의 핵개발에 반대한다는 뜻을 명확히 했다. 또 “회담은 실무적이고 건설적인 분위기에서 진행됐다”며 “대한민국은 러시아의 지역 내 중요하고 전망이 밝은 파트너”라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두 정상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국 배치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블라디보스토크=장택동 기자will71@donga.com}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3일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위협과 관련해 “북한은 국제사회가 채택한 결의안을 받아들여야 한다”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정을 존중·이행해야 하고 도발적 행동을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동방경제포럼 전체 세션에서 북핵 문제에 대한 견해를 묻는 질문에 “정상적 궤도로 북한이 돌아와야 한다”며 “우리는 북한과 굉장히 다양한 채널이 있는데 이런 채널을 활용해서 첨예한 (대결) 국면을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박근혜 대통령의 말대로 우리도 (북핵에) 우려한다. 우리는 원칙적 입장”이라며 “러시아는 핵무기 확산에 결코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다시 이런 전쟁(한국전쟁)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최선을 다해서 3자(남·북·러) 협력체를 만들 수 있고 교통 철도 에너지 분야에서 남·북·러 공동프로젝트에 참여하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에 앞서 발언한 박 대통령은 “동북아 지역의 발전 잠재력 실현을 가로막고 있는 것은 크게 두 가지”라며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과 ‘아시아 패러독스’를 꼽았다. 먼저 북핵 문제와 관련해 “주변국의 핵 도미노현상을 촉발할 수도 있는 위험한 일”이라며 “북핵문제 해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국제사회 공조와 단합이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아시아 패러독스에 대해서는 “동북아 지역은 국가들이 서로 상호 경제적인 의존은 심화되고 있는 반면 역사문제나 영토문제로 인해 정치안보 분야 갈등은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며 동북아평화협력구상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박 대통령은 “지금 북한 문제 때문에 (동북아평화협력구상이) 조금 주춤하다”면서 “하지만 북한을 빼고도 해나감으로써 오히려 나중에 북한을 끌어들일 수 있다”고 말했다.블라디보스토크=장택동 기자will71@donga.com}
러시아를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3일 “북한의 끊임없는 도발로 인해 나진~하산 물류사업을 포함해 남북러 3각 협력 프로젝트들의 진행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와 같은 장애가 제거되면 보다 포괄적인 사업으로 재점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동방경제포럼에 주빈으로 참석한 박 대통령은 기조연설에서 “이렇게 되면 극동지역을 매개로 한·러·일, 한·러·중 등 다양한 소(小)다자협력도 본격화될 수 있다”며 “전력 철도 에너지 등 동북아 지역 인프라망 연결을 촉진해 역내 공동번영에도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북한을 “유라시아 대륙 내 핵심적 단절고리이자 최대 위협”이라고 규정한 뒤 “북한은 스스로를 ‘동방의 핵대국’이라고 부르며 핵선제공격을 위협하고 핵·미사일 능력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북한이 핵을 포기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려면 북한에 단호하고 일치된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국제사회에 협력을 호소했다. 박 대통령은 극동지역 개발과 관련해 “극동지역은 석유 천연가스 등 각종 에너지 자원의 보고이자, 유럽으로 이어지는 유라시아 대륙의 교통 및 물류 대동맥이 시작되는 곳으로 러시아의 새로운 심장”이라며 “북한이라는 끊어진 고리로 인해 극동의 엄청난 잠재적 에너지가 현실화되지 못하고 있지만 언젠가 고리가 이어질 때 이곳은 유라시아 대륙을 아태지역과 하나로 연결하는 번영과 평화의 가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극동개발의 구체적 방안으로는 “식량 주택 보건 의료 분야 등에서의 투자증대와 협력강화를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며 “농산업복합단지 조성 등 연해주 지역에 선진 영농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할 수 있는 구체방안을 러시아와 함께 마련해 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한러 기업간 협력을 통한 극동지역 인프라 확충, 북극 항로 개발, 극동지역 수산클러스터 조성 등도 제안했다. 또 박 대통령은 “러시아가 중추적 역할을 하는 유라시아경제연합(EAEU)과 한국 간에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된다면 유라시아 경제통합이 촉진돼 극동개발이 더욱 활력을 갖고, 개발의 혜택 또한 유라시아 대륙 전체로 확장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열린 ‘한러 비즈니스 다이얼로그’ 축사에서도 “그동안 진행된 한국과 EAEU 간 FTA 공동연구가 FTA 체결을 위한 본격적 협의로 발전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러시아가 주도하고 있는 EAEU는 독립국가연합(CIS) 내 최대의 경제 통합체이고 한국은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77%에 달하는 경제권과 FTA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며 “한국과 EAEU 사이에 사람과 물자, 자본이 자유롭게 교류되는 제도적 틀을 마련한다면 양국 경협의 새로운 장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블라디보스토크=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박근혜 대통령(사진)은 2일 중국과 러시아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국 배치에 반대하는 것과 관련해 “문제의 본질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이라며 “북한의 핵 위협이 제거되면 자연스럽게 사드 배치의 필요성도 없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이 ‘북핵 위협 제거 시 사드가 불필요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은 처음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국영 ‘로시야 시보드냐’ 통신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사드 배치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으로부터 국가적 안위와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불가피하게 내린 자위적 방어 조치”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사드가 제3국을 목표로 할 이유도 없고 실익도 없으며, 그렇게 할 어떠한 의도나 계획도 가지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의 조건부성 사드 배치 발언은 중국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등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은 이어 “북한의 도발과 위협은 단순히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며 러시아를 포함한 한반도 주변 지역, 나아가 동아시아 전체에 심각한 도전”이라며 “북한 문제에 대해 푸틴 대통령과 허심탄회하게 논의하고 북핵 해결을 위한 협력을 강화해 나가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러시아 중국 라오스 3개국 순방의 첫 도착지인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한 박 대통령은 3일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다.블라디보스토크=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박근혜 대통령이 2일 ‘북핵 위협 제거 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가 불필요하다’는 조건부성 발언을 한 것은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정부의 설득 전략을 내비친 것이다. 문제의 본질은 사드가 아니라 북한인 만큼 북핵 해결에 집중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해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에 응집력을 높이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이번 러시아 중국 라오스 3개국 순방 중 중국 러시아 미국 정상과 연쇄 회담을 하고 한일 정상회담도 할 가능성이 높다. 7월 8일 한미 양국의 사드 한반도 배치 결정 이후 소원해진 한중, 한-러 관계를 회복할 수 있는 중요한 외교적 기회인 만큼 적극적인 설득 작업으로 돌파구를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최근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는 국제사회에 ‘북핵 문제를 더욱 시급한 현안으로 다뤄야 한다’고 호소할 명분을 제공했다. 북한 내부의 상황도 심상치 않다. 박 대통령은 이날 서울공항에서 환송을 나온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에게 “북한 내부의 급변상황이 상당히 우려되는 수준”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통령은 4, 5일 중국 항저우(杭州)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 사드가 북핵 위협에 대비한 자위적 조치로, 제3국을 겨냥한 것이 아님을 강조해 중국 측의 이해를 구할 것으로 보인다. G20 정상회의 주최국인 중국이 사드 문제로 마찰을 일으키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어 한국으로서는 입장을 설명할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박 대통령은 3일 열리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도 같은 논리로 설득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극동지역 개발에 관심이 높은 러시아 측에 북핵 문제 해결이 활발한 경제협력의 토대가 될 것임을 내세우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러시아 국영 ‘로시야 시보드냐’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 핵·미사일 문제가 해결되면 극동 개발을 비롯한 양국의 공동 발전에 큰 동력이 생길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한-러 일대일 비즈니스 상담회에서는 한국 기업 33개사가 참여해 총 2억1325만 달러(약 2388억 원)의 성과를 냈다. 한편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2일 동방경제포럼 참석차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를 방문해 푸틴 대통령과 3시간 동안 만찬을 포함한 정상회담을 가졌다. 아베 총리는 회담 직후 “평화조약에 대해 상당히 깊은 논의를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최대 현안이자 평화조약 체결의 걸림돌이던 쿠릴 4개 섬(일본명 북방영토) 반환 협의가 이뤄졌음을 시사한 것이다. 아베 총리는 또 “11월 페루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정상회담을 하기로 약속했다. 그리고 12월 15일에 야마구치(山口) 현에서 정상회담을 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야마구치는 아베 총리의 고향이자 지역구다. 아베 총리는 대규모 경제협력을 바탕으로 12월 정상회담에서 영토 반환 문제에 대해 결론을 짓겠다는 생각이다. 그는 쿠릴 4개 섬 반환과 관련해 “섬을 반환할 경우 현재 살고 있는 러시아인 1만7000명의 거주권을 인정하겠다”고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블룸버그통신 인터뷰에서 “일본 친구들과 이 문제의 해결책을 찾고 싶다”며 전향적인 태도를 보였다.블라디보스토크=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도쿄=장원재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박근혜 대통령은 2일 중국과 러시아가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한국 배치에 반대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문제의 본질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이므로 북한의 핵위협이 제거되면 자연스럽게 사드 배치의 필요성도 없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국영 ‘로시야 시보드냐’ 통신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사드 배치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으로부터 국가적 안위와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불가피하게 내린 자위적 방어 조치”라며 “사드가 제3국을 목표로 할 이유도 없고 실익도 없으며, 그렇게 할 어떠한 의도나 계획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그동안 우리 정부는 이러한 우리의 기본 입장을 러시아 측에 충실히 설명해 오고 있다”며 “러시아 측에서 추가적인 설명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부분이 있다면 앞으로도 계속 긴밀히 소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북한의 도발과 위협은 단순히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며 러시아를 포함한 한반도 주변 지역, 나아가 동아시아 전체에 심각한 도전이 되고 있다”며 “북한 문제에 대해 푸틴 대통령과 허심탄회하게 논의하고 북핵 해결을 위한 협력을 강화해 나가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이 ‘북핵 위협 제거시 사드가 불필요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은 처음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러시아와 중국을 설득하기 위한 우리 정부의 논리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러시아와의 경제 협력에 대해서는 “푸틴 대통령의 신동방정책과 (한국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가 만나는 극동지역 개발에 관심이 늘고 있다”며 “극동지역 내 수산, 농업, 인프라, 보건·의료 등 보다 다양한 분야로 양국의 경제협력 범위를 확대해 나갔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어 “양국 경제협력의 무대를 유라시아 전역으로 확대했으면 한다”며 “러시아가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는 ‘유라시아경제연합(EAEU)’과의 협력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출발해 7박 8일간 순방을 시작한다. 4~5일에는 중국 항저우(杭州)로 이동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7~9일에는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열리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관련 정상회의 및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 참석한다. 라오스에서는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며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도 조율 중이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박근혜 대통령은 2일부터 9일까지의 3개국 순방 중에 중국, 미국, 러시아와 각각 정상회담을 한다고 청와대가 1일 밝혔다. 한일 정상회담 개최 일정도 조율 중이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와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을 놓고 한반도 주변 정세가 요동치고 있는 가운데 이뤄지는 연쇄 정상회담은 향후 북핵 외교에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박 대통령은 3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다. 이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중국 항저우(杭州)로 이동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다. 7일부터 라오스에서 열리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관련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등과 양자회담을 갖는다. 박 대통령은 한중, 한-러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를 부각하면서 사드 배치의 당위성을 설명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한미동맹 강화와 북핵 대응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2일 시작되는 박근혜 대통령의 러시아, 중국, 라오스 순방은 하반기 정상외교의 하이라이트다. 올해 유엔 총회 참석 계획이 없는 박 대통령으로서는 7박 8일 일정 동안 주변 4강(미중일러) 정상을 모두 만나 압축적인 외교활동을 펼칠 수 있는 호기다. 하지만 국내외 상황이 녹록지 않고 손에 잡히는 성과를 얻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 고민이다. 최대 숙제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반도 배치에 대한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 기류를 바꿀 수 있느냐다. 대북 고립·압박 기조를 내세운 정부는 이번 순방에서 ‘북한 위협 증대=사드 필요성 증가’라는 점을 상대가 수용할 수 있도록 설명할 계획이다. 박 대통령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항저우(杭州)에서 사드 배치 발표 이후 처음으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만난다. ‘사드 배치 절차 중단’을 요구해 온 중국이 정상회담에서 어떻게 나올지 주목된다. 중국은 회의가 임박한 지난달 31일 임성남 외교부 제1차관을 베이징(北京)으로 초청했고, 류전민(劉振民) 외교부 부부장과 막판 조율에 나서는 등 G20 정상회의 준비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외교 소식통은 “G20 정상회의는 중국이 유치한 다자회의 가운데 가장 중요한 정상회의”라며 “한중 정상회담에서 사드 문제로 얼굴을 붉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소식통도 “중국은 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민감한 현안은 모두 테이블 아래로 내려둔 상태”라며 “사드 갈등은 G20 정상회의 이후에 재점화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러시아도 사드 문제를 전면에 부각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박 대통령은 2013년 11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방한 후 지금까지 답방을 하지 못했다. 2014년 2월 소치 겨울올림픽 폐막식에는 차기 대회 개최국 정상이 참석하는 것이 관례지만 정홍원 당시 국무총리를 대신 보냈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러시아가 국제 제재를 받는 상황이어서 참석을 피한 것이다. 지난해 9월 중국 전승절에는 참석했지만 4개월 전 러시아 전승기념일 행사에는 불참했다. 이렇듯 어렵게 성사된 러시아 방문인 만큼 러시아는 박 대통령을 동방경제포럼의 주빈(主賓)으로 예우할 계획이다. 정부도 ‘유라시아 이니셔티브’(한국)와 ‘동방정책’(러시아)의 공통점을 강조하며 한러 상생을 강조할 예정이다. 러시아가 G20 정상회의 이후 중국과 사드 공조에 나서지 못하도록 견제하기 위해 정상회담 정례화, 장관급으로 전략대화 격상 등을 제안할 가능성도 있다. 한러 양국의 친밀감을 높이기 위해서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는 미 대선(11월)을 앞두고 안정적인 한미 관계 관리와 북한 도발 대응을 주제로 한 고별회담을 할 것으로 보인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 이후 한일 관계 발전 방향에 대한 논의를 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한 이후 공식 일정 없이 참모진과 순방 준비에 전념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정치권은 우병우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 관련 사안에 관심이 많지만 박 대통령에게 가장 중요한 관심사는 국가 안보 문제”라고 말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우 수석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면서 ‘우병우 리스크’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청와대는 이 문제를 ‘정권 흔들기’로 규정하고 강경 대응해 왔기 때문에 검찰 수사에서 우 수석의 비위가 드러난다면 박 대통령도 상당한 정치적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장관 후보자들에 대한 야당의 공세도 박 대통령의 어깨를 무겁게 하는 요인이다.조숭호 shcho@donga.com·장택동 기자3}
조선일보가 31일 송희영 전 주필에 대한 ‘호화 외유’ 의혹이 제기된 것과 관련해 공개 사과했지만 청와대와의 갈등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청와대 내부에선 “일단 지켜보자”는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조선일보 사과의 순수성이 의심된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게 나오고 있다. 조선일보는 이날 1면에 ‘독자 여러분께 사과드립니다’라는 제목의 사고(社告)를 통해 “조선일보를 대표하는 언론인의 일탈 행위로 독자 여러분께 실망감을 안겨 드린 데 대해 사과드린다”며 “언론 및 기자 윤리를 더욱 엄격히 실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언론인 개인 일탈과 권력 비리 보도를 연관짓지 말라’는 이날 사설에서는 청와대 관계자가 전날 송 전 주필의 대우조선해양 고위층 연임 로비 의혹을 제기한 것을 강력하게 비판했다. 사설은 “현장 취재기자들이 파헤친 기사를 그 언론에 있는 다른 특정인의 도덕적 일탈과 연결지어 음모론 공격을 펴는 것은 적어도 청와대가 할 일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조선일보 노동조합은 송 전 주필 사태와 관련해 이날 오후 긴급 대의원총회를 열고 노조 차원의 유감 표명 등의 방안을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조선일보의 사고와 사설 내용에 대해 공개적으로는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전날 익명의 청와대 관계자를 인용한 연합뉴스 보도를 통해 송 전 주필이 청와대 고위 관계자에게 대우조선 고재호 전 사장 연임 로비를 시도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송 전 주필의 사표 수리로 이어졌지만 이 과정에서 청와대도 타격을 받은 만큼 “지금은 상황을 지켜볼 때”라는 게 청와대의 기류다. 여권 관계자는 “청와대가 전면에 나서는 것은 청와대로서도 부담이 크기 때문에 검찰 수사를 지켜봐야 한다”며 “자칫 보수진영 전체가 비난받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당시 대우조선 인사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위치에 있었던 것으로 여겨지는 청와대 고위 관계자들은 “송 전 주필에게 부탁받은 적이 없다”고 부인하고 있다. 청와대 내부적으로는 강경한 목소리도 적지 않다. 청와대의 한 참모는 “주필 겸 편집인이라는 자리의 무게를 감안하면 ‘송 전 주필의 행동은 개인적인 일탈일 뿐이고 취재는 아무 의도 없이 정당하게 진행했다’는 주장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진심으로 사과하는 태도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가 ‘부패 기득권 세력’이라는 표현까지 쓴 만큼 송 전 주필 건 외에 조선일보 관련 의혹이 더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여권의 다른 관계자는 “앞으로 조선일보가 어떤 태도를 취하느냐에 따라 양측의 갈등이 확대될지, 진정 국면으로 갈지 방향이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30일 조선일보 송희영 전 주필이 사퇴하고 이석수 특별감찰관도 사표를 냈지만 우병우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의 거취에 대해 청와대는 “달라진 게 없다”는 완강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이번 사건이 우 수석 개인 문제가 아니라 ‘부패 기득권 세력의 정권 흔들기’라는 청와대의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청와대 관계자가 이날 송 전 주필의 로비 의혹을 제기하면서 공세를 편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우 수석 관련 의혹들 가운데 실체가 확인된 게 없는 상황에서 물러난다면 결국 의혹을 제기한 측의 의도대로 되는 것이고, ‘제2의 우병우’가 나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렇게 되면 박근혜 대통령 임기 말에는 ‘식물 정부’가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청와대의 기본 인식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과거에는 일부 세력이 의혹을 집중적으로 제기하면 청와대가 적절하게 타협했을지 모르지만 박 대통령은 그렇게 안 하겠다는 것이 이 사건의 본질”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검찰 수사에서 중대한 비위가 확인되지 않는다면 우 수석이 현직 신분을 유지하면서 검찰의 조사를 받는 상황도 가능할 것으로 청와대 참모들은 예상하고 있다. 청와대의 한 참모는 “수사 과정에서 우 수석의 범죄 혐의나 심각한 도덕적 결함이 발견되는지 지켜봐야 한다”며 “드러나는 것이 없다면 설령 검찰이 우 수석을 소환한다고 해도 사퇴할 이유는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하지만 여당 내에서 우 수석 사퇴 요구가 계속 나오고 있고, 여론의 흐름도 청와대에 유리하지 않은 상황이다. 여권 일각에서는 9월에 시작되는 정기국회의 운영위원회에서 우 수석의 출석을 결정할 경우 거취 문제를 다시 고민하게 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또 여권 일각에서 검찰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직무정지’를 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한편 이 특별감찰관의 사표는 인사혁신처를 거쳐 이날 오후 청와대에 접수됐지만 바로 수리되지는 않았다. 청와대 내에서는 이 특별감찰관의 감찰 내용 누설이 검찰 수사에서 확인될 경우 별도의 징계 절차를 밟아야 할 수 있기 때문에 이 특별감찰관의 사표 수리에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대우조선해양의 지원을 받아 ‘호화 외유’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조선일보 송희영 전 주필이 30일 퇴사했다. 조선일보는 이날 오후 홈페이지를 통해 “송 전 주필이 제출한 사표를 수리했다”고 밝혔다. 조선일보가 전날 송 전 주필의 보직해임을 결정한 데 이어 하루 만에 사표를 수리한 것이다.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은 전날 “송 전 주필이 2011년 대우조선 측의 지원을 받아 8박 9일 일정의 호화 유럽여행을 했다”며 “(전세기, 요트 비용 등) 모든 관광 경비를 합치면 2억 원대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조선일보의 사표 수리에 앞서 송 전 주필이 청와대에 대우조선해양 고위층의 연임을 부탁했다는 의혹도 나왔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오전 “송 전 주필이 지난해 청와대 고위 관계자에게 대우조선해양 고위층의 연임을 부탁하는 로비를 해왔다”며 “‘청와대가 관여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달했고 결국 송 전 주필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2012∼2015년 대우조선해양의 사장은 고재호 전 사장이었고 연임은 이뤄지지 못했다. 고 전 사장은 재임 당시 5조 원대의 회계조작을 하고 사기 대출을 받은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된 상태다. 송 전 주필이 연임을 부탁한 시점은 고 전 사장이 퇴임(지난해 5월)하기 직전인 지난해 4월경으로 알려졌지만 청와대는 관련 사안에 대해 공개적으론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았다. 송 전 주필은 고 전 사장 연임 로비 의혹에 대해 아무런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한편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석수 특별감찰관의 사의 표명과 송 전 주필의 사임이 우병우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의 거취에 영향을 미치느냐’는 질문에 “(기존의 입장에서) 달라진 게 전혀 없다”고 말했다.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