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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조국 전 법무부장관과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잇달아 출판기념회를 여는 등 공개 행보를 늘리고 목소리를 키우는 가운데 이들을 바라보는 민주당의 고민이 커지는 모습이다. 내년 총선에서 이른바 ‘자매 정당’과의 연대를 전략적으로 검토하는 상황에서 이들과의 연대 가능성을 두고 딜레마에 빠진 것. 송 전 대표는 9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신간 출판기념회를 열고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의 탄핵을 주장하며 “이런 건방진 놈이 어디 있나. 어린놈이 국회에 와 가지고 (국회의원) 300명, 자기보다 인생 선배일 뿐만 아니라 한참 검찰 선배인 사람들까지 조롱하고 능멸하고 이런 놈을 그냥 놔둬야 되겠냐”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그러자 한 장관은 11일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 같은 사람들이 어릴 때 운동권 했다는 것 하나로 생산적인 기여도 별로 없이 자그마치 수십년간 자기 손으로 돈 벌고 열심히 사는 대부분 시민들 위에 도덕적으로 군림했다”며 “대한민국 정치를 수십년간 후지게 만들어왔다”고 직격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직후 민주당을 탈당했기 때문에 우리가 왈가왈부할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계속 이슈메이킹을 하는 것이 몹시 부담스러운 건 사실”이라고 했다. 조 전 장관도 저서 출간을 계기로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9일 문재인 전 대통령이 운영하는 경남 양산 ‘평산 책방’에서 사인회를 진행한 데에 이어 이달 29일과 다음 달 4일에도 세종시와 광주에서 북콘서트를 개최할 예정이다. 민주당 조정식 사무총장도 12일 기자간담회에서 “내년 총선에서 조 전 장관이 어떻게 할지 알 수 없다”며 “지금 시점에서 당의 입장을 언급하는 건 부적절하다”고 했다. 조 전 장관과 가까운 민주당 의원은 “조 전 장관이 출마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안다”면서도 “다만 본인의 출마가 민주당에게 득이 될지를 두고 고민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다만 당 지도부 내에선 이들과의 연대 가능성은 열어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지도부 의원은 “내년 총선에서 외부 진보 세력과 비례 의석수를 나눠 갖는 ‘자매 정당’ 형식의 연대가 필요할 수 있다”며 “의석 한 석이 소중한 상황에서 문 전 대통령이 힘을 실어주는 조 전 장관 측을 마냥 거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 관계자는 “중도 확장성을 감안하면 ‘조국 카드’는 득보단 실이 크겠지만 진보 결집만을 놓고 보면 그렇지만도 않다”며 “지금으로선 계륵 같은 존재”라고 평가했다.강성휘 기자 yolo@donga.com}
한국공법학회, 한국행정법학회 등 국내 8개 법학회가 정권 때마다 반복되는 ‘재난 네 탓 공방’을 막기 위해 여야 협치를 통한 입법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태원 핼러윈 참사 발생 1년이 지나도록 여야가 책임 공방만 벌이느라 정작 재난 관련 입법에 소홀한 상황을 지적한 것.한국행정법학회 운영이사인 박재윤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국회 입법조사처 주최로 열린 컨퍼런스에서 “우리나라는 재난이 발생하면 결국 정치적인 공방으로 확대돼 재난 자체의 원인 규명과 대책 마련이라는 당초의 목적과는 무관해진다”며 이태원 참사 등을 예로 들었다. 현재 국민의힘은 주최자 없는 축제의 안전 관리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는 재난안전법 개정안의 조속한 처리를 요구하고 있고 더불어민주당은 진상조사 기구 설치 등을 담은 이태원 참사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맞서고 있다. 이에 박 교수는 “가히 ‘상시적인 입법지연의 시대’”라며 “여야의 협치라는 정치적인 대화 과정을 근본적으로 복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강성휘 기자 yolo@donga.com}
내년 총선을 앞두고 21대 국회의원 임기 마지막 해 정치후원금 모금 내역에서도 의원별 ‘쏠림 현상’이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1일 동아일보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받은 올해 상반기(1∼6월) 국회의원 후원금 모금액 자료를 분석한 결과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양쪽 모두 친윤(친윤석열), 친명(친이재명) 성향 의원들에게 후원금이 몰렸다. 상대적으로 계파 색이 옅거나 강성 발언을 하지 않았던 의원들은 당 전체 평균에 못 미치는 수준을 모았다. 정치권 관계자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어느 때보다 정치후원금이 중요한 시점인데, 후원금 모금 경쟁에서도 양극단에 있는 의원들만 살아남았다”며 “권력과 가까운 실세 의원이나 정치 혐오를 부추긴 강성 정치에 기댄 의원들이 후원금을 쓸어가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라고 했다.● 친윤 실세, 강성 친명에 쏠린 후원금국민의힘 의원들의 올해 상반기 평균 후원금 모금액은 6429만2791원으로 민주당 평균(3730만9105원)보다 2700만 원가량 많았다. 국민의힘 의원 중 가장 많이 모은 사람은 권성동 의원(1억5021만5582원)이었으며, 권 의원을 포함해 올해 상반기 모금액 상위 10명 가운데 친윤계 전·현직 지도부를 포함해 9명이 친윤계 의원들이었다. 전략기획부총장을 지낸 박성민 의원(1억5000만 원), 김기현 대표(1억4977만596원), 장제원 의원(1억4469만3원), 이철규 의원(1억3632만 원) 등이다. 민주당에서는 ‘강경 친명’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민주당에서 이 기간 가장 많은 정치 후원금을 모금한 사람은 이재명 대표로 1억4989만8688원을 모았다. 이어 초선으로, 강경 발언을 이어온 이탄희(1억4508만2225원), 김용민 의원(1억2074만4945원) 등이 1억 원을 넘겼다. 같은 기간 노웅래, 강민정, 이상민, 변재일, 정필모, 김홍걸 의원 등은 1000만 원도 채우지 못했다. 강경파 초선 의원 모임인 ‘처럼회’ 소속 의원들의 상반기 후원금 모금액 평균은 4709만 원으로, 당 평균(3731만 원)보다 1000만 원가량 많았다. 최강욱 전 의원이 7797만6635원이었고, 탈당한 김남국 의원이 7041만2711원을 모았다.● ‘처럼회’, 당 평균보다 1000만 원씩 더 모아정치권에서는 강성 지지층을 공략한 강성 발언이 이어질수록 후원금 모금액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고 보고 있다. 민주당의 한 재선 의원도 “공직선거법 위반 관련 조사를 받는 의원들이 적지 않다 보니 이전만큼 300만 원 이상 고액 후원금을 주거나 받기 부담스러워진 상황”이라며 “결국 권력 실세로 여겨지며 대중적으로 이름을 알리거나, 강성 지지층에게 인기 많은 의원들에게 후원금이 쏠릴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했다. 이 때문에 더욱 친윤, 친명 색채를 강조하는 발언이 이어진다는 것. 한 친윤계 의원실 보좌진은 “윤 대통령을 옹호하는 목소리를 많이 낼수록 의원 이름이 많이 알려지고 그러다 보면 강성 지지층으로부터 후원금이 더 걷히는 것 같다”고 했다. 민주당의 한 친명 재선 의원실 관계자도 “이 대표를 공개적으로 옹호하거나 한동훈 법무부 장관 등 정부 관계자와 거세게 맞붙은 게 이슈가 되면 후원금이 줄을 잇는다”고 했다. 민주당의 한 비례대표 의원실 관계자는 “정치 혐오가 심해지다 보니 강성 지지층이 아닌 일반 유권자에게 후원금을 걷기가 어려워지는 분위기”라고 했다. 계파 색이 옅은 민주당 중진 의원은 “날 선 발언으로 정치 혐오를 부추기는 강경파들이 정작 본인들 후원금 모금에 재미를 보고 있다”고 했다.강성휘 기자 yolo@donga.com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31일 내년도 예산안 국회 시정연설에서 “지금 우리가 처한 글로벌 경제 불안과 안보 위협은 우리에게 거국적, 초당적 협력을 요구하고 있다”며 “당면한 복합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힘을 모아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노동, 교육, 연금 등 3대 개혁을 위한 의원들의 깊은 관심과 지원을 호소했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는 취임 후 처음으로 소통했다.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이후 소통, 현장을 강조하고 있는 윤 대통령이 몸을 한껏 낮추며 협치 가능성을 모색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이날 국회에서 진행된 2024년도 예산안 국회 시정연설에서 “우리 모두 국민과 함께 위기 극복과 새로운 도약의 역사를 만들어 가자”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정부는 물가와 민생 안정을 모든 정책의 최우선에 두고 총력 대응하겠다”며 “정부의 재정 운용 기조는 건전재정으로서 미래세대에 감당하기 어려운 빚을 넘겨주지 않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시정연설 때 언급했던 문재인 정부를 향한 비판은 없었다. 윤 대통령은 시정연설 전 5부 요인 및 여야 지도부와의 사전 환담에서 민주당 이 대표와 소통했다. 이 대표가 “정책이나 예산에 있어 대대적인 전환을 해주시면 좋겠다”고 하자 윤 대통령은 “잘 알겠다”고 원론적으로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현 정부 출범 후 처음 열린 여야 원내대표 및 국회 상임위원장단 간담회에선 ‘술 한잔 하면서 대화하니 여야가 없더라’는 한 상임위원장 발언을 인용한 뒤 “저녁을 모시겠다”고 약속했다. 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는 “(시정연설은) 전체적으로 매우 실망스럽고 한계가 있었다”면서도 “윤 대통령이 소통하는 자리를 만들고 국회 의견, 야당과 상임위원장의 의견을 적극 청취했다는 점에선 충분히 감사드리고 존중한다”고 말했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강성휘 기자 yolo@donga.com}
“어려운 민생을 해결하고, 신속하게 조치해 드려야 될 것들이 많이 있기 때문에 국회의 많은 협조를 부탁드린다.”(윤석열 대통령) “우리 현장의 민생과 경제가 너무 어렵다. 정책이나 예산에서 대대적인 전환을 해주시면 좋겠다.”(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윤 대통령은 31일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대한 국회 시정연설에 앞서 김진표 국회의장 및 5부 요인 등이 참석한 가운데 비공개로 이뤄진 사전 환담에서 이 대표와 마주 앉아 ‘민생’을 키워드로 이 같은 대화를 나눴다. 이 대표에게 “오랜만입니다”라고 인사한 윤 대통령은 이 대표의 이 같은 요구에 “잘 알겠다”며 원론적인 취지로 답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이 정부 행사에서 대면해 악수한 적은 있지만 이처럼 직접 대화를 나눈 것은 지난해 대선 이후 처음이다. 이 대표의 발언은 1분 남짓으로 짧았다고 한다. 이날 사전 환담회에 참석한 한 야권 인사는 “오늘을 계기로 윤 대통령이 이 대표와는 ‘반걸음’, 국회와는 ‘한 걸음’ 가까워졌다고 생각한다”며 “향후 여야 대화를 위한 기반을 닦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만남으로 여야 협치에 물꼬가 트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면서도 내년 총선을 앞두고 11월부터 이어지는 예산국회에서 여야가 계속 강 대 강 대치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李 요구에 尹 “잘 알겠다” 원론 답변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국회 시정연설에서 줄곧 야당을 향해 자세를 낮췄다. 윤 대통령은 단상에 올라 “김진표 국회의장님, 김영주 정우택 국회부의장님, 자리에 함께해 주신 이재명 민주당 대표님, 이정미 정의당 대표님,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님,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님,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님, 그리고 여야 의원 여러분”이라고 말했다. 통상 여야순으로 지도부를 호명하는 관례를 깬 것. 윤 대통령은 시정연설을 하기 위해 본회의장에 들어서면서 이 대표에게 먼저 악수를 청했다. 나갈 때는 회의장 출구 쪽에 앉은 이 대표를 못 보고 지나치던 윤 대통령을 향해 이 대표가 일어서자, 윤 대통령이 이 대표 쪽으로 다가와 인사하며 악수를 했다. 이 대표는 이날 사전 환담 후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에게) 정부 각 부처들이 지금까지와는 좀 다른 생각으로 현장에 좀 더 천착하고, 정책이나 예산에서 대대적인 전환을 해주시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렸다”고 했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여기 계신 분들의 의견 너무 감사하다”며 “소중한 말씀을 잘 새겨서 정책에 잘 반영하도록 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野 상임위원장들 쓴소리에 “잊지 않고 반영”윤 대통령은 시정연설 후 국회 사랑재에서 진행한 김 의장 및 국회 상임위원장단과의 오찬 간담회에서도 “국회에 와 우리 의원님들과 또 많은 얘기를 하게 돼 취임 이후로 가장 편안하고 기쁜 날”이라며 “많은 말씀을 잘 경청하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김 의장의 정례회동 제안에 어느 상임위원장이 ‘술 한잔 하면서 대화하니 여야가 없더라’라고 했다며 “저녁 모시겠다”고 답했다. 한 참석자는 “윤 대통령이 연말 전 대통령실 앞 파인그라스로 상임위원장단을 초청하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 소속 상임위원장들은 “서울∼양평 고속도로 대통령 처가 특혜 의혹을 대통령이 해결해 달라” “이태원 참사 유가족을 대통령이 직접 만나야 한다”고 촉구하며 릴레이 쓴소리를 했다. 윤 대통령은 “소중한 말씀을 참모들이 다 메모했을 뿐만 아니라 저도 아직 기억력이 좀 있기 때문에 하나도 잊지 않고 머릿속에 담았다가 국정 운영과 정부 정책을 입안해 나가는 데 여러분의 소중한 의견을 잘 반영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오찬 간담회 모두발언에서 “야당과의 협의보다 단독 처리와 거부권 행사가 반복적으로 이뤄진 것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강성휘 기자 yolo@donga.com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
윤석열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31일 윤 대통령의 내년도 예산안 국회 시정연설에 앞서 열리는 5부 요인 및 여야 지도부 환담 자리에서 만난다. 이번 사전 환담 자리는 지난해 3월 대선 이후 명암이 엇갈린 윤 대통령과 이 대표가 사실상 처음으로 공식석상에서 마주 앉아 소통하는 자리가 된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30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윤 대통령이 국회 시정연설에 앞서 갖는 환담 자리에서 이 대표와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에는 민주당 의원 전원이 윤 대통령 시정연설을 보이콧했다. 환담에는 윤 대통령을 비롯해 김진표 국회의장 등 5부 요인, 여야 대표 등이 참석한다. 윤 대통령과의 ‘여야정 3자 회담’ 등을 요구해온 민주당 측은 시정연설 전 사전 환담 참석 문제에 대해 부정적이었지만 수용으로 입장을 선회했다. 민주당의 한 지도부 의원은 “먼저 협치의 손길을 내미는 것이 필요하다는 조언을 이 대표가 받아들인 것”이라고 했다. 이날 민주당은 의원총회에서 양당 원내대표가 합의한 대로 윤 대통령의 시정연설이 진행되는 동안 본회의장에서 피켓을 내걸거나 야유, 고성을 하지 않기로 했다.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강성휘 기자 yolo@donga.com}
윤석열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31일 윤 대통령의 내년도 예산안 국회 시정연설에 앞서 열리는 5부 요인 및 여야 지도부 환담 자리에서 만난다. 이번 사전 환담 자리는 지난해 5월 대선 이후 명암이 엇갈린 윤 대통령과 이 대표가 사실상 처음으로 공식석상에서 마주 앉아 소통하는 자리가 된다.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30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윤 대통령이 예산안 국회 시정연설에 앞서 갖는 환담 자리에서 이 대표와 만나게 될 것”이라며 “지난해에는 논의가 끝내 불발됐는데, 올해는 이 대표가 참석하게 돼 만남이 성사됐다”고 밝혔다. 사전 환담에는 윤 대통령을 비롯해 김진표 국회의장 등 5부 요인,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민주당 이재명 대표, 정의당 이정미 대표 등이 참석한다. 또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와 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 등도 자리한다.윤 대통령과의 ‘영수회담’ ‘여야정 3자 회담’ 등을 요구해온 민주당 측은 시정연설 전 사전 환담 참석 문제에 대해 “대통령과 야당 대표가 가볍게 만나 차나 마시자는 게 아니다”라며 부정적이었지만 시정연설 하루 전 수용으로 입장을 선회했다. 민주당의 한 지도부 의원은 이에 대해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먼저 협치의 손길을 내미는 것이 필요하다는 당내 조언을 이 대표가 받아들인 것”이라며 “이제는 윤 대통령이 국정 전환 기조로 화답해야 할 차례”라고 했다.이에 따라 이번 윤 대통령과 이 대표 간 만남이 얼어붙은 정국을 푸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레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이번 사전 환담은 참석자가 많긴 하지만 사실상 ‘3자 회동’의 성격도 있는 만큼 비교적 편안한 대화가 오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한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과 이 대표의 만남이 협치의 분위기는 만들 수 있겠지만 당장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이날 민주당은 의원총회에서 양당 원내대표가 합의한 대로 윤 대통령의 시정연설이 진행되는 동안 본회의장에서 피켓을 내걸거나 야유, 고성을 하지 않기로 거듭 확인했다. 다만 일부 강경파 의원들이 회의 도중 “왜 그런 합의를 했느냐”며 “본회의장 밖 로텐더 홀 등에서 라도 기자회견 등 단체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반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최혜영 원내대변인은 이날 의총 후 기자들과 만나 “밖에서 (여러 가지 행동을 하는 방안) 이야기도 나왔는데 할지 안 할지 내일 정도 결론을 낼 것”이라고 했다.윤 대통령은 시정연설에서 민생을 최우선에 둔 예산안 기조를 설명할 예정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모든 정책의 최우선을 물가와 민생에 둔다는 내년도 예산안 기조를 설명할 것”이라며 “국회 차원의 예산안에 대한 협조를 간곡히 당부하실 것”이라고 말했다.민주당은 윤 대통령 시정연설 하루 전날 정부 예산안 송곳 심사를 예고하며 정부·여당을 압박했다. 민주당 이 대표는 현 정부의 연구개발(R&D) 예산 삭감을 두고 “가족들이 배가 고파서 영양실조에 걸렸는데 형편이 어렵다고 밥을 굶기는 것”이라며 “(대통령 시정연설에서) ‘국정 기조의 전면적 전환이 있다’는 평가를 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강성휘 기자 yolo@donga.com}
올해 국회 국정감사를 받은 전체 피감 기관 791곳 중 최소 164곳(20.7%)이 국감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문을 한 차례도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상임위원회 17곳 가운데 겸임 상임위를 제외한 상임위 14곳의 국감 일정이 끝난 상태다. 국감 기간(18일) 동안 상임위 1곳이 하루 10개 이상 기관을 동시에 감사한 횟수는 27회에 달했다. 10개 이상 기관이 같은 날 함께 감사를 받은 기관(441곳) 중 한 번도 답변 못 한 기관이 164곳(37.2%)으로 29일 집계됐다. 지난해 국회가 피감기관에 요구한 공식 자료 제출 요청 건수가 16만 건에 육박했다. 올해도 이와 비슷한 수준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 같은 상황에 정치권에서는 “자료 제출 요구만 요란하고 정작 알맹이는 없는 맹탕 국감”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지난해 의원 1인당 자료 요구 10년 새 최대 동아일보가 이날 국회사무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국정감사 과정에서 국회가 피감기관에 요청한 자료는 15만7836건으로 집계됐다. 2021년(14만4962건)보다 1만3000건가량 늘어난 수치다. 같은 기간 피감기관은 745곳에서 784곳으로 늘었다. 의원 한 사람당 자료 제출 요청 건수는 515.8건으로 최근 10년 사이 가장 많았다. 종전 최고치였던 2018년(503.6건)보다도 12건가량 늘었다. 이 같은 수치는 상임위원회 차원에서 의결한 공통 자료 요구만 계산한 것으로 의원실이 개별적으로 피감기관에 요구한 자료까지 합하면 그 수는 더욱 늘어난다. 21대 국회 마지막 국감인 올해 국감도 지난해와 크게 다르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A 의원실은 8월 초부터 이달 20일까지 공식 자료 290건에 더해 개별적으로 비공식 자료 431건 등 총 721건의 자료를 피감기관에 요청했다. A 의원실 관계자는 “자료 요구 건수가 700건을 넘어서면 물리적으로 모두 검토할 시간이 없다”며 “잊고 있다가 ‘이런 자료도 요청했었구나’ 하는 자료도 있다”고 했다. 여당도 다르지 않다. 국민의힘 B 의원실 역시 같은 기간 공통 자료 200건을 포함해 600건 수준의 자료를 요구했다. B 의원실 관계자는 “피감기관이 무성의한 답변을 하거나 자료를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이 때문에 질의 한 개를 준비하는 데 한 번이면 될 자료 요구를 20번 넘게 하게 된다”고 했다. 피감기관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나온다. 국회법상 피감기관을 상대로 한 자료 요구 권한은 본회의나 상임위와 같이 회의체에 있다. 개별 의원실의 자료 요구는 강제성이 없는 ‘업무 협조’ 형태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 중앙 부처 기조실 소속 5급 사무관은 “의원실별로 기선 제압을 하겠다며 말도 안 되는 분량을 요구하거나 아예 엑셀 파일을 던져주고 빈칸을 채워달라고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경기도지사 재직 시절인 2020년 국정감사를 앞두고 페이스북에 “국감에서 약 2000건의 자료를 요구했다”며 “법적 근거 없는 국정감사는 거부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을 사기도 했다.● 출석기관 17곳 중 15곳 질문 못 받은 상임위도 자료 요청에도 불구하고 정작 상임위장에선 입 한번 못 떼본 피감기관장도 수두룩하다. 이날 시민단체인 국정감사NGO모니터단에 따르면 올해 국감 때 상임위 1곳에서 하루 10개 이상 동시에 감사한 피감기관 441곳 중 답변을 한 차례도 하지 못한 기관은 164곳이다. 10월 16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기상청 국정감사에서는 출석 기관 17곳 중 15곳이 질문을 한 차례도 받지 않은 채 자리를 지키다 돌아갔다. 환노위 의원들은 이날 오후 기상청 현장시찰을 이유로 오전에만 2시간 국감을 진행했다. 17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민주당 임오경 의원이 “오늘 많은 기관장님들이 참석했는데 한 말씀도 못 하신 분들도 있다”며 해당 기관장에게 발언 기회를 주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발언하고 싶은 분이 계시느냐”는 이상헌 문체위원장의 질문에 김세원 한국문화관광연구원장은 손을 들어 단상에 서서 “발언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 연구소 교수는 “국정감사가 피감기관 감시라는 본래의 취지에서 벗어나 말 그대로 공격을 위한 어떤 수단으로 바뀌면서 효율성이 떨어지는 것”이라며 “협치를 할 수 있도록 여야 문화나 상임위 제도가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강성휘 기자 yolo@donga.com조권형 기자 buzz@donga.com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
더불어민주당 강원도당위원장이자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강릉시장 후보로 출마했던 김우영 전 서울 은평구청장은 올해 추석 연휴 때 은평구 유권자들에게 ‘강원도당위원장’ 직함을 뺀 채 인사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당내 대표적 친문(친문재인)이자 비명(비이재명)인 강병원 의원(은평을) 지역구에 도전장을 낸 것. 김 전 구청장은 원외 친명(친이재명) 조직인 ‘더민주혁신회의’ 상임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는 대표적 친명 인사다. 더민주혁신회의 사무총장을 맡고 있는 강위원 당 대표 특보 역시 최근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 사태 여파로 최고위원직에서 사퇴한 비명계 송갑석 의원(광주 서갑) 지역구에서 출판기념회를 여는 등 출마를 공식화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 원외 친명 인사들이 본격 비명계 현역 의원 지역구에 도전장을 내는 이른바 ‘자객 출마’가 가시화하고 있다. 강성 당원들의 지지를 바탕으로 현역 의원들을 밀어내고 당내 경선에서 승리하겠다는 목표다.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인 건 기초지방자치단체장 출신들이다. 김 전 구청장을 비롯한 민주당 소속 기초단체장 42명은 최근 ‘풀뿌리 정치연대’라는 원외 친명 조직을 출범하고 내년 총선 출마를 집단으로 선언했다. 김 전 구청장 외에 황명선 전 충남 논산시장도 비명계 김종민 의원(충남 논산-계룡-금산)의 지역구에 출사표를 낼 예정이다. 18일 “이 대표를 중심으로 내년 총선에 출마하겠다”고 밝힌 이들의 기자회견장에는 친명계 이해식 김두관 민형배 의원 등이 참석해 힘을 실었다. 이 대표의 ‘특별보좌역’ 출신들도 비명 의원들 지역구에서 출마 채비를 속속 마치는 모습이다. 진석범 전 경기복지재단 대표이사는 비명계 이원욱 의원(경기 화성을) 지역구에서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민주당 텃밭 호남에서도 정진욱 당 대표 정무특보가 윤영덕 의원 지역구인 광주 동남갑에서, 이 대표 법률특보인 박균택 변호사가 이용빈 의원 지역구인 광주 광산갑에서, 김문수 특보가 소병철 의원 지역구인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갑에서 각각 뛰고 있다. 당내에서는 “이들이 ‘친명’ 플래카드를 내걸고 정치 혁신보다는 내부 싸움에만 골몰하고 있다. 친명 지도부의 ‘자객 공천’이 우려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 관계자는 “이들이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지역에서 현역 의원 밀어내기에만 골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윤명진 기자 mjlight@donga.com강성휘 기자 yolo@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다음 달 9일 본회의에서 이른바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과 방송3법의 강행 처리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에 국민의힘은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으로, 대통령실은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맞대응한다는 방침이라 여야 간 극한 대립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 최혜영 원내대변인은 24일 기자들과 만나 “다음 달 9일 본회의에서 노란봉투법과 방송법 처리를 추진하기로 했다”며 “김진표 국회의장 역시 법안 처리를 진행하기로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노란봉투법과 방송3법은 정부 여당의 반대 속 민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에 직회부됐지만 김 의장이 여야 합의 처리를 주문하며 본회의 상정을 미뤄 왔다. 앞서 “민주당이 본회의 직회부로 상임위원회 심의 권한을 침해했다”며 헌법재판소에 노란봉투법과 방송법에 대해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한 국민의힘은 이달 26일로 예정된 헌법재판소 결과를 지켜본 뒤 청구가 기각돼 해당 안건들이 실제 본회의에 상정될 경우 곧장 필리버스터로 저지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에 나서더라도 ‘필리버스터 종결 동의’ 제도를 이용해 법안 처리를 강행한다는 방침이다. 국회법상 재적의원 3분의 1 이상 동의 시 필리버스터 종료를 요구할 수 있으며, 필리버스터 시작 시간으로부터 24시간 뒤 이뤄지는 종료 표결에서 재적의원 5분의 3(179명) 이상이 찬성하면 필리버스터는 강제 종료된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노란봉투법과 방송3법 등 총 4개 법안에 대해 각각 필리버스터에 나설 경우, 법안을 모두 처리하는 데 최소 5일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대통령실은 민주당이 노란봉투법과 방송3법을 강행 처리할 경우 거부권 행사로 맞대응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통화에서 “노란봉투법의 경우 문재인 정부 때도 논의됐지만 위헌 소지가 있어 처리되지 않았다”며 “민주당의 일방 처리 주장에는 정치적 의도가 깔린 것”이라고 했다. 법안이 국회로 돌아오면 재의결에는 재적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의원 3분의 2 이상 동의가 필요해 사실상 재의결이 불가능하다. 민주당 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승리 직후 곧장 의석수를 앞세워 입법 강행에 나설 경우 자칫 ‘오만한 거야(巨野)’ 프레임에 갇힐 수 있다는 것. 계파색이 옅은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이재명 대표가 국회로 복귀하자마자 내각 총사퇴를 주장하고, 쟁점 법안까지 강행 처리하려는 모습이 중도층에 긍정적으로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는 이날 당 회의에서 전날 이 대표가 내각 총사퇴를 요구한 것에 대해 “정쟁을 위한 도전장”이라며 “내각 총사퇴가 어떻게 민생을 일으켜 세울 방안이 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강성휘 기자 yolo@donga.com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표의 국회 복귀 첫날인 23일 윤석열 대통령과 여당을 향해 ‘여야정 3자 회동’을 제안했다. 전날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여야 대표 회동’을 제안한 것에 대해 윤 대통령까지 함께 만나자고 역제안한 것. 단식 투쟁 도중 병원에 입원했던 이 대표는 35일만인 이날 국회에 출근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여전히 여야 대표 간 회동이 우선”이라고 선을 그었고, 대통령실 관계자는 “해외 순방 중인 윤 대통령의 결심이 있어야 가능한 얘기”라고 했다. 여권에서는 “대통령실이 3자 회동에 대해선 이 대표와의 일대일 회동보다는 부담을 덜 느끼는 모양새”라며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이후 대통령실 내부에서도 다소 유연한 기류가 감지되고 있어 실제 성사 여부를 지켜봐야 한다”는 말이 나왔다.● 李 복귀 첫날 “내각 총사퇴, 예산안 재검토” 민주당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민생과 정치복원에 나서야 할 때”라며 “경제회복과 민생을 챙기기 위해 대통령과 여당대표, 야당대표 등 여야정 3자 회동을 제안한다”고 했다. 민주당의 제안은 이 대표가 최고위 공개 발언을 통해 ‘내각 총사퇴’와 ‘예산안 원점 재검토’를 요구한 직후 나왔다. 이 대표는 “윤 대통령은 국정기조를 전면 쇄신해야 한다”며 “무능과 폭력적 행태가 표상이 되어 버린 내각이 총사퇴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한 “이번에 제출된 (내년도) 정부 예산안을 원점에서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권 수석대변인은 내각총사퇴를 요구한 직후 여야정 3자 회동을 제안하는 게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에 “이 대표가 언급한 내각 총사퇴는 그만큼 전면적으로 국정쇄신을 한다는 각오를 보이라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의 제안에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지금 단계에서 말할 수가 없다. 답변하기 어려운 문제”라며 “사우디 순방 중인 윤 대통령의 결심이 있어야 가능한 얘기”라고 했다. 이 대표와의 단독 회동 가능성을 강하게 부정하던 것과 달리 다소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여파 속에 제1야당 대표와의 만남을 마냥 무시하기만은 어려워졌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3자 회동보다 민생법안 처리를 위한 여야 대표 간 회동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구두 논평에서 “아직 이 대표와 민주당이 민생을 위해 형식, 조건 구애 없이 만나자는 국민의힘과 김기현 대표의 진정성을 받아들일 여건이 성숙하지 않은 듯하다”며 “민주당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를 기대하고 기다리겠다”고 했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민생이 정말 급하면 여야 대표가 만나 논의하면 된다”며 “민주당은 민생회담으로 포장하지만 대표 구명운동에 나서자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가결파 징계) 왈가왈부 말라” 이 대표는 정부여당을 향해서는 공세 수위를 바짝 끌어올리는 동시에 당내를 향해서는 ‘통합’의 메시지를 내세웠다. 이 대표는 이날 “총선에서 정부의 잘못된 점을 엄히 꾸짖는 심판이 이뤄지려면 민주당이 작은 차이를 넘어서고 단결하고 단합해야 한다”며 “(나의) 체포동의안 처리 과정의 일로 더 이상 왈가왈부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 당 안팎 강성 친명(친이재명)계의 비명(비이재명)계 등 가결파 징계 요구를 일축하고 당내 통합을 강조하고 나선 것. 다만 당 지도부는 ‘징계 청원’이 올라온 이상민 설훈 이원욱 김종민 조응천 등 비명계 5인에 대한 징계 가능성은 그대로 열어 뒀다. 권 수석대변인은 징계 청원 대상자를 당 윤리심판원에 회부하지 않을 방침이냐는 질문에 “그건 다른 문제”라며 “당헌당규가 가지고 있는 절차적 문제라 실무적 검토가 선행돼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징계 카드를 손에 그대로 쥔 채 내부를 단속하며 본격 ‘이재명 체제’의 총선 모드 전환에 속도를 내겠다는 것”이라고 했다.강성휘 기자 yolo@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표의 국회 복귀 첫날인 23일 윤석열 대통령과 여당을 향해 ‘여야정 3자 회동’을 제안했다. 전날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여야 대표 회동’을 제안한 것에 대해 윤 대통령까지 함께 만나자고 역제안한 것. 단식 투쟁 도중 병원에 입원했던 이 대표는 35일만인 이날 국회에 출근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여전히 여야 대표 간 회동이 우선”이라고 선을 그었고, 대통령실은 “해외 순방 중인 윤 대통령의 결심이 있어야 가능한 얘기”라고 했다. 여권에서는 “대통령실이 3자 회동에 대해선 이 대표와의 일대일 회동보다는 부담을 덜 느끼는 모양새”라며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이후 대통령실 내부에서도 다소 유연한 기류가 감지되고 있어 실제 성사 여부를 지켜봐야 한다”는 말이 나왔다.● 李 복귀 첫날 “내각 총사퇴, 예산안 재검토”민주당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민생과 정치복원에 나서야 할 때”라며 “경제회복과 민생을 챙기기 위해 대통령과 여당대표, 야당대표 등 여야정 3자 회동을 제안한다”고 했다.민주당의 제안은 이 대표가 최고위 공개 발언을 통해 ‘내각 총사퇴’와 ‘예산안 원점 재검토’를 요구한 직후 나왔다. 이 대표는 “윤 대통령은 국정기조를 전면 쇄신해야 한다”며 “무능과 폭력적 행태가 표상이 되어 버린 내각이 총사퇴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한 “이번에 제출된 (내년도) 정부 예산안을 원점에서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권 수석대변인은 내각총사퇴를 요구한 직후 여야정 3자 회동을 제안하는 게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에 “이 대표가 언급한 내각 총사퇴는 그만큼 전면적으로 국정쇄신을 한다는 각오를 보이라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의 제안에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지금 단계에서 말할 수가 없다. 답변하기 어려운 문제”라며 “사우디 순방 중인 윤 대통령의 결심이 있어야 가능한 얘기”라고 했다. 이 대표와의 단독 회동 가능성을 강하게 부정하던 것과 달리 다소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여파 속에 제1야당 대표와의 만남을 마냥 무시하기만은 어려워졌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국민의힘은 3자 회동보다 민생법안 처리를 위한 여야 대표 간 회동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구두 논평에서 “아직 이 대표와 민주당이 민생을 위해 형식, 조건 구애 없이 만나자는 국민의힘과 김기현 대표의 진정성을 받아들일 여건이 성숙하지 않은 듯하다”며 “민주당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를 기대하고 기다리겠다”고 했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민생이 정말 급하면 여야 대표가 만나 논의하면 된다”며 “민주당은 민생회담으로 포장하지만 대표 구명운동에 나서자는 것”이라고 지적했다.●“(가결파 징계) 왈가왈부 말라”이 대표는 정부여당을 향해서는 공세 수위를 바짝 끌어올리는 동시에 당내를 향해서는 ‘통합’의 메시지를 내세웠다. 이 대표는 이날 “총선에서 정부의 잘못된 점을 엄히 꾸짖는 심판이 이뤄지려면 민주당이 작은 차이를 넘어서고 단결하고 단합해야 한다”며 “(나의) 체포동의안 처리 과정의 일로 더 이상 왈가왈부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 당 안팎 강성 친명(친이재명)계의 비명(비이재명)계 등 가결파 징계 요구를 일축하고 당내 통합을 강조하고 나선 것.다만 당 지도부는 ‘징계 청원’이 올라온 이상민 설훈 이원욱 김종민 조응천 등 비명계 5인에 대한 징계 가능성은 그대로 열어 뒀다. 권 수석대변인은 징계 청원 대상자를 당 윤리심판원에 회부하지 않을 방침이냐는 질문에 “그건 다른 문제”라며 “당헌당규가 가지고 있는 절차적 문제라 실무적 검토가 선행돼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징계 카드를 손에 그대로 쥔 채 내부를 단속하며 본격 ‘이재명 체제’의 총선 모드 전환에 속도를 내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강성휘 기자 yolo@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한국갤럽 등 국내 여론조사 회사 34곳이 속한 한국조사협회가 정치·선거 관련 여론조사를 할 때 자동응답서비스(ARS) 방식을 사용하지 않고 조사원이 직접 전화를 걸어 질문을 하는 전화 면접조사로만 진행하기로 했다. 한국조사협회가 자체적으로 정치·선거 여론조사 기준을 마련하고 이를 지키기로 합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한국조사협회는 22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정치·선거 여론조사 기준을 발표했다. 협회는 “녹음된 목소리 또는 기계음을 통해 진행되는 ARS 방식 여론조사가 비과학적이며 정확한 결과를 도출하는데 한계가 있다”며 “ARS와 전화면접을 혼용하는 여론조사 또한 허용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국조사협회는 한국갤럽, 넥스트리서치, 엠브레인리퍼블릭 등 국내 여론조사기관 34곳이 가입한 단체다. 협회는 여론조사 신뢰도를 확보하기 위해 최소 응답률 기준을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 따르기로 했다. 선거여론조사심의위가 정한 선거 여론조사 응답률 기준은 휴대전화 가상번호를 이용할 경우 최소 10%, 전화번호 임의걸기(RDD) 방식으로는 최소 7%를 달성해야 한다. 이보다 응답률이 낮은 여론조사결과는 발표하지 않겠다는 것. 협회는 “부재중이거나 통화 중인 조사 대상자에게는 3회 이상 다시 전화를 걸어 응답을 받아내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기준도 새로 정했다”고 했다.이밖에도 여론조사 결과는 소수점 이하를 반올림한 정수로 표기하도록 했다. 여론조사의 표본오차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소수점 이하까지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할 경우 여론조사가 지나치게 정확하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게 때문이라고 협회는 설명했다. 협회는 “자체적으로 마련한 정치선거 전화 여론조사 기준이 정치선거 여론조사의 신뢰성을 높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강성휘 기자 yolo@donga.com}
김홍균 주독일대사가 조선 역사 왜곡 논란이 일었던 독일 베를린 현지 전시회에서 “K-컬쳐의 뿌리”라는 내용의 환영사를 밝힌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20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경협 의원이 주독일대사관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김 대사는 12일(현지 시간) 독일 훔볼트포럼이 개최한 ‘2023 한국유물 특별전 아리아리랑’에 참석해 “이번 전시로 창의적이고 역동적인 K-컬쳐의 뿌리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사는 “이 작품들을 통해 140년 전 독일인들의 눈으로 본 한국인들의 삶을 흥미롭고 울림 있게 들여다볼 수 있을 것”이라고도 평가했다. 해당 전시는 독일 훔볼트포럼이 한독수교 140주년을 맞아 연 전시로, 한국 문화체육관광부도 한국관 운영 및 이번 특별전 준비를 위해 약 9억 원을 지원했다. 하지만 전시에 포함된 작품 일부에 대해 전문가들의 ‘역사왜곡’이란 지적이 제기되며 논란이 일고 있는 상태다. 1905년 독일인이 촬영한 것으로 소개된 ‘물 긷는 여인’이란 흑백사진은 1900년대 초 일본인이 ‘조선 비하’를 목적으로 스튜디오에서 연출한 사진일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일본 여성의 머리 장식으로 추정되는 유물이 조선 여성이 사용하던 비녀로 소개돼있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이에 대해 김 의원은 “한독수교 140년을 기념해 조선 문화를 소개한다면서 우리 역사를 깎아내리고 왜곡하는 전시회를 국민 혈세로 개최한 것도 심각한 문제이지만, 대한민국 역사와 문화를 누구보다 올바르게 전달해야 할 대사가 ‘K-컬쳐의 뿌리’ 운운하며 환영사를 했다는 사실은 대사로서 기본적인 자질마저 의심하게 만든다”고 비판했다. 이어 “우리 역사와 문화를 해외에서 전시할 경우 전시 목적에 부합하는 내용인지부터 확인해야 한다”며 “생색내기용 행사 개최에만 몰두해 국격을 추락시킨 김 대사에 대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했다.김 대사는 “이번 특별전시회는 준비 과정에서 독일 훔볼트 포럼과 주독일한국문화원, 국립중앙박물관이 협의를 통해 준비해온 것”이라며 “국감을 통해 제기된 문제에 대해 앞으로는 대사관 차원에서도 적극적으로 해결 노력을 기울여 나가겠다”고 답변했다.강성휘 기자 yolo@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이종석 헌법재판관(62·사법연수원 15기·사진)을 헌법재판소장 후보자로 지명했다.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이 다음 달 10일 퇴임하는 유남석 헌재소장의 후임으로 이 재판관을 지명했다고 밝혔다. 대구 출신인 이 후보자는 윤 대통령과 서울대 법대 79학번 동기로, 1989년 법관으로 임용돼 서울고법 수석부장판사, 수원지법원장 등을 거쳤다. 문재인 정부 때이던 2018년 10월 당시 야당인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추천으로 임기 6년의 재판관이 됐다. 법조계는 이 후보자가 신임 헌재소장으로 임명되면 재판관 임기 만료일인 내년 10월까지만 소장직을 수행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임기가) 끝난 뒤 연임할지 벌써 말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잔여 임기가 1년밖에 남지 않은 헌재소장을 낙점한 이유가 무엇이냐. 윤 대통령이 논란을 무릅쓰고 또다시 친구의 손을 잡았다”며 송곳 검증을 예고했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강성휘 기자 yolo@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헌법재판소장 후보자로 지명한 이종석 헌법재판관(62·사법연수원 15기)은 정통 보수 성향 법관으로 분류된다. 법조계에서 이 후보자는 ‘원칙주의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2018년 10월 헌재 재판관 취임 후 이듬해 4월 낙태죄 헌법소원 사건에서 소수의견으로 합헌 의견을 냈고, 올 3월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에 대해선 “검사의 헌법상 권한을 침해했다”는 소수의견을 내며 법무부와 검찰 손을 들었다. 2012년 서울중앙지법 파산수석부장판사로 STX그룹 등 굵직한 기업의 회생사건을 맡으며 단기간에 회생절차 졸업을 유도하는 ‘패스트트랙’을 처음 도입했다.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판사로 있던 2006년 현대자동차 비자금 사건과 관련해 당시 대검 중앙수사부 검사였던 윤 대통령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는데, 이후 “친구는 친구, 일은 일”이라고 말해 화제를 모았다. 재경지법의 한 부장판사는 “성품이 온화하고 배려가 깊은 스타일”이라고 했다. 지난달 퇴임한 김명수 전 대법원장의 후임 후보로 꾸준히 거론됐고, 최근 대한변호사협회가 차기 대법원장으로 추천한 법조인 5인 명단에도 포함됐다. 이 후보자는 18일 퇴근 후 기자들과 만나 “헌법재판소는 국민들로부터 가장 신뢰받는 국가기관으로 알고 있다”며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이 후보자가 국회 인준을 통과해 헌재소장이 되면 재판관 잔여 임기인 내년 10월까지 재임하게 된다. 10개월 동안 임기를 수행한 이진성 전 헌재소장에 이어 두 번째로 짧은 임기를 수행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헌재 재판관은 연임이 가능한 만큼 연임 방식으로 임기를 이어갈 가능성도 거론된다. 더불어민주당은 이 후보자가 윤 대통령과 서울대 법대 79학번 동기로 친분이 깊다는 점, 잔여 임기가 11개월밖에 안 남았다는 점 등을 문제 삼고 있다. 이 후보자는 대통령과의 친분에 따른 중립성이 우려된다는 질문에 “유념해서 업무를 보도록 하겠다”고 했고, 임기 문제에 대해선 “여러 가지 의견이 있는 것을 언론보도에서 봤다”면서도 “제가 말씀드리기는 적절치 않다”고 했다. 민주당 박성준 대변인은 “윤 대통령에게 브레이크를 밟으라고 했더니 가속 페달을 밟았다”고 비판했다. 국회 과반을 점유한 민주당이 반대할 경우 국회 임명동의안 가결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헌재소장은 국회에서 임명동의안이 통과돼야 임명할 수 있다. 현 유남석 헌재소장 임기가 끝나는 다음 달 10일 전까지 국회 인준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사법부 양대 수장인 대법원장과 헌재소장 자리가 동시에 비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강성휘 기자 yolo@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끝까지 고집한다면 우리는 위성정당을 낼 것이다.”(국민의힘 지도부 의원) “국민의힘이 위성정당을 내면 우리도 결국 만들 수밖에 없다. 선거에서 질 순 없지 않으냐.”(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 여야가 선거제 개편을 두고 평행선을 이어가는 가운데 “거대 양당이 선거제 개편을 질질 끌다 결국 개편에 합의하지 못한 채 내년 총선에서도 ‘꼼수 위성정당’을 띄우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의당 등 소수 정당이 ‘위성정당 방지법’을 발의했지만,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각자의 선거 유불리만 계산하는 탓에 논의 자체가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다. 2020년 총선을 앞두고 당시 여당이었던 민주당은 양당제를 타파하고 소수 정당을 육성하겠다며 정의당과 함께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추진했다. 정당 득표율에 따라 각 당의 의석수를 정한 뒤 지역구 당선자 수가 정해진 의석수에 미치지 못할 경우 비례대표로 채우는 제도다. 이 선거제가 국회를 통과한 뒤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이 총선 전인 2020년 2월 더 많은 비례대표를 확보하기 위해 비례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을 내놓았고, 이를 비판하던 민주당도 한 달 뒤 비례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을 내세워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취지를 퇴색시켰다”는 비판을 받았다 . ● 정개특위, 7월 이후 전체회의 횟수 ‘0’ 18일 국회사무처에 따르면 선거제 개편을 다루는 정개특위는 7월 13일을 마지막으로 최근까지 한 번도 전체회의를 열지 않았다. 올해 3월 법정 선거구 획정 기한을 넘긴 데 이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요구한 선거구 2차 획정 기한(10월 12일)까지 지나친 것. 민주당 정개특위 소속 의원은 통화에서 “7월 회의마저도 현수막 관련이 주제였지, 선거제 개편에 대해선 제대로 논의하지 못했다”며 “이재명 대표의 체포동의안 가결 사태 여파로 원내지도부가 교체됐고, 곧장 강서구청장 보궐선거까지 치르느라 여야 원내지도부 간 사전 협상도 이뤄지지 못했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선 선거일 39일 전 선거구가 획정됐던 지난 총선 때처럼 선거 후보자가 등록을 시작한 후에야 지역구가 정해지는 등 혼란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여야는 비례대표제 개편과 지역구 의석수 조정 문제를 두고 여전히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정당 득표율에 따라 비례대표 의석을 나눠 가지는 기존의 ‘병립형 비례대표제’를 다시 도입하면 자연스레 위성정당을 막을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정의당과 일부 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위성정당 방지법’ 통과에도 반대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과거로 회귀할 수는 없다”며 병립형 비례대표제를 반대하고 있다. 그 대신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유지하되 법적으로 위성정당을 막을 보완책을 찾으면 된다는 입장이다. 다만 법적 보완책이 마련되지 못할 경우 여야가 위성정당을 만들겠다고 나서면 막을 방법이 마땅치 않다. 민주당 지도부 의원은 “국민의힘에서 위성정당 창당을 벼르고 있는데, 우리만 위성정당을 안 만들겠다고 나설 순 없지 않으냐”며 “선거에서 질 게 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위성정당 등장하면 여야 모두 후폭풍” 여야가 선거제 개편에 실패한 뒤 내년 총선에서도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위성정당’ 체제가 재연될 경우 후폭풍은 거셀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지난 대선 후보 시절 “위성정당 방지 등 다당제를 위한 정치 개혁을 대선 결과와 상관없이 추진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위성정당이 되풀이되면 이 대표가 약속을 어기는 꼴이 되는 것”이라며 “역풍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정의당 관계자는 “민주당이 정말로 위성정당을 막을 생각이 있으면 여당이 반대해도 다수의석을 활용해 방지법을 통과시키려 시도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결국 선거에서 지기 싫으니 여당을 탓하며 손을 놓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안규영 기자 kyu0@donga.com강성휘 기자 yolo@donga.com조권형 기자 buzz@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끝까지 고집한다면 우리는 위성정당을 낼 것이다.” (국민의힘 지도부 의원)“국민의힘이 위성정당을 내면 우리도 결국 만들 수밖에 없다. 선거에서 질 순 없지 않으냐.”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 여야가 선거제 개편을 두고 평행선을 이어가는 가운데 “거대 양당이 선거제 개편을 질질 끌다 결국 개편에 합의하지 못한 채 내년 총선에서도 ‘꼼수 위성정당’을 띄우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의당 등 소수 정당이 ‘위성정당 방지법’을 발의했지만,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각자의 선거 유불리만 계산하는 탓에 논의 자체가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다. 2020년 총선을 앞두고 당시 여당이었던 민주당은 양당제를 타파하고 소수정당을 육성하겠다며 정의당과 함께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추진했다. 정당 득표율에 따라 각 당의 의석수를 정한 뒤 지역구 당선자 숫자가 정해진 의석수에 미치지 못할 경우 비례대표로 채우는 제도다. 이 선거제가 국회를 통과한 뒤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이 총선 전인 2020년 2월 더 많은 비례대표를 확보하기 위해 위성비례정당인 미래한국당을 내놓았고, 이를 비판하던 민주당도 한 달 뒤 위성비례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을 내세워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취지를 퇴색시켰다”는 비판을 받았다 . ● 정개특위, 7월 이후 전체회의 횟수 ‘0’18일 국회사무처에 따르면 선거제 개편을 다루는 정개특위는 지난 7월 13일을 마지막으로 최근까지 한 번도 전체회의를 열지 않았다. 올해 3월 법정 선거구 획정 기한을 넘긴 데 이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요구한 선거구 2차 획정기한(10월 12일)까지 지나친 것. 민주당 정개특위 소속 의원은 통화에서 “7월 회의마저도 현수막 관련이 주제였지, 선거제 개편에 대해선 제대로 논의하지 못했다”며 “이재명 대표의 체포동의안 가결 사태 여파로 원내지도부가 교체됐고, 곧장 강서구청장 보궐선거까지 치르느라 여야 원내지도부 간 사전 협상도 이뤄지지 못했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선 선거일 39일 전 선거구가 획정됐던 지난 총선 때처럼 선거 후보자가 등록을 시작한 후에야 지역구가 정해지는 등 혼란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여야는 비례대표제 개편과 지역구 의석수 조정 문제를 두고 여전히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정당 득표율에 따라 비례대표 의석을 나눠 가지는 기존의 ‘병립형 비례대표제’를 다시 도입하면 자연스레 위성정당을 막을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정의당과 일부 민주당 의원들이 발의한 ‘위성정당 방지법’ 통과에도 반대하고 있다.반면 민주당은 “과거로 회귀할 수는 없다”며 병립형 비례대표제를 반대하고 있다. 대신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유지하되 법적으로 위성정당을 막을 보완책을 찾으면 된다는 입장이다. 다만 법적 보완책이 마련되지 못할 경우 여야가 위성정당을 만들겠다고 나서면 막을 방법이 마땅치 않다. 민주당 지도부 의원은 “국민의힘에서 위성정당 창당을 벼르고 있는데, 우리만 위성정당을 안 만들겠다고 나설 순 없지 않으냐”며 “선거에서 질 게 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위성정당 등장하면 여야 모두 후폭풍”여야가 선거제 개편에 실패한 뒤 내년 총선에서도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위성정당’ 체제가 재연될 경우 후폭풍은 거셀 전망이다. 특히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지난 대선 후보 시절 “위성정당 방지 등 다당제를 위한 정치 개혁을 대선 결과와 상관없이 추진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위성정당이 되풀이되면 이 대표가 약속을 어기는 꼴이 되는 것”이라며 “역풍이 우려된다”고 말했다.정의당 관계자는 “민주당이 정말로 위성정당을 막을 생각이 있으면 여당이 반대해도 다수의석을 활용해 방지법을 통과시키려 시도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결국 선거에서 지기 싫으니 여당을 탓하며 손을 놓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안규영 기자 kyu0@donga.com강성휘 기자 yolo@donga.com조권형 기자 buzz@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헌법재판소장 후보자로 지명한 이종석 헌법재판관(62·사법연수원 15기)은 정통 보수 성향 법관으로 분류된다법조계에서 이 후보자는 ‘원칙주의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2018년 10월 헌재 재판관 취임 후 이듬해 4월 낙태죄 헌법소원 사건에서 소수의견으로 합헌 의견을 냈고, 올 3월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에 대해선 “검사의 헌법상 권한을 침해했다”는 소수의견을 내며 법무부와 검찰 손을 들었다.2012년 서울중앙지법 파산수석부장판사로 STX그룹 등 굵직한 기업의 회생사건을 맡으며 단기간에 회생절차 졸업을 유도하는 ‘패스트트랙’를 처음 도입했다.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판사로 있던 2006년 현대자동차 비자금 사건과 관련해 당시 대검 중앙수사부 검사였던 윤 대통령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는데, 이후 “친구는 친구, 일은 일”이라고 말해 화제를 모았다.재경지법의 한 부장판사는 “성품이 온화하고 배려가 깊은 스타일”이라고 했다. 지난달 퇴임한 김명수 전 대법원장의 후임 후보로 꾸준히 거론됐고, 최근 대한변호사협회가 차기 대법원장으로 추천한 법조인 5인 명단에도 포함됐다. 이 후보자는 18일 퇴근 후 기자들과 만나 “헌법재판소는 국민들로부터 가장 신뢰받는 국가기관으로 알고 있다”며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이 후보자가 국회 인준을 통과해 헌재소장이 되면 재판관 잔여 임기인 내년 10월까지 재임하게 된다. 10개월 동안 임기를 수행한 이진성 전 헌재소장에 이어 두번째로 짧은 임기를 역임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헌재 재판관은 연임이 가능한 만큼 연임 방식으로 임기를 이어갈 가능성도 거론된다.더불어민주당은 이 후보자가 윤 대통령과 서울대 법대 79학번 동기로 친분이 깊다는 점, 잔여 임기가 11개월 밖에 안 남았다는 점 등을 문제삼고 있다. 이 후보자는 대통령과의 친분에 따른 중립성이 우려된다는 질문에 “유념해서 업무를 보도록 하겠다”고 했고, 임기 문제에 대해선 “여러가지 의견이 있는 것을 언론보도에서 봤다”면서도 “제가 말씀드리기는 적절치 않다”고 했다. 민주당 박성준 대변인은 “윤 대통령에게 브레이크를 밟으라고 했더니 가속 페달을 밟았다”고 비판했다.국회 과반을 점유한 민주당이 반대할 경우 국회 임명동의안 가결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헌재소장은 국회에서 임명동의안이 통과돼야 임명할 수 있다. 유남석 현 헌재 소장 임기가 끝나는 다음달 10일 전까지 국회 인준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사법부 양대 수장인 대법원장과 헌재 소장 자리가 동시에 비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강성휘 기자 yolo@donga.com}
검찰이 문재인 정부 ‘통계 조작’ 의혹을 수사 중인 가운데 수사 명단에 오른 통계청 4급 직원 2명이 전보조치된 것으로 확인됐다.18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민주당 한병도 의원실이 통계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통계청은 최근 대전지방검찰청 수사 대상이 된 4급 공무원 2명을 전보 조치했다. 통계청은 이들에게 별도의 보직을 부여하지 않고 본부 소속으로 전환시켰다.인사 조치 대상이 된 2명은 최근 불거진 한국부동산원 통계 조작 의혹에 연루된 서기관급으로, 통계청은 13일 검찰로부터 이들에 대한 수사가 개시됐다는 통보를 받았다. 통계청은 이들을 인사조치한 배경에 대해 “현재 업무를 원활하게 수행하기 어려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 가운데 한 명은 2018년 5월 홍장표 전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이 청와대로 부르자 불법으로 자료를 반출해 홍 전 수석의 지시로 밤새 통계 조작을 시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이와 관련해 한 의원은 “통계청이 ‘수사 대응’을 핑계로 삼고 있지만 사실상 이들을 직위해제 함으로써 해당 직원들을 압박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는 것”이라며 “문재인 정부 당시 실무자들에 대한 압박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통계청은 직원 보호를 최우선 가치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국토교통부도 13일 한국부동산원 통계 조작 의혹과 관련해 검찰 수사망에 오른 국토부 1급 공무원 2명을 직위해제했다.강성휘 기자 yol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