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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치러진 독일 총선에서 제1당이 된 중도좌파 사회민주당이 24일 좌파 녹색당, 우파 자유민주당과 연정을 구성하기로 합의했다. 올라프 숄츠 사민당 대표(63)는 다음 달 6일 연방하원 표결을 거쳐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후임자가 된다. 연정 합의문에 석탄발전 중단 시기 앞당기기, 최저임금 인상, 투표 연령 하향, 대마초 합법화 등 진보적 정책이 많이 담겨 숄츠가 이끄는 독일은 중도우파 메르켈 총리의 16년 집권기와는 달라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숄츠 대표는 24일 기자회견을 열고 ‘더 많은 진보를 위한 위험(Risk More Progress)’이란 제목의 연정 합의문을 공개했다. △시급 9.6유로인 최저임금을 12유로(약 1만6000원)로 인상 △18세인 투표 연령 16세로 하향 △2038년으로 예정됐던 석탄발전 중단 시기를 2030년으로 앞당기는 것 등이 합의문에 포함됐다. 함부르크 태생인 숄츠 대표는 변호사 시절 노동자 보호에 앞장섰다. 작년 11월에는 재무장관 자격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회복을 위해 재정을 ‘바주카포’처럼 투입해야 한다”고 발언해 ‘바주카포맨’이란 별명도 얻었다. 하지만 2000년대 초반에는 임금 삭감, 복지 축소 등을 앞세운 노동시장 개혁을 지지하는 등 좌우 진영을 넘나들어 ‘정치적 카멜레온’으로도 불린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보도했다. 신중하고 절제된 언행으로 메르켈 총리와도 유사점이 많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가 여자였다면 메르켈 총리가 주로 입는 바지 정장을 입었을 것이라고 NYT는 전했다. 아날레나 베어보크(40), 로베르트 하베크(52) 녹색당 공동대표는 새 정부에서 각각 외교장관과 경제기후보호장관을 맡는다. 크리스티안 린드너 자민당 대표(42)는 재무장관에 오른다.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한 사민당은 이후 두 달간 연정 구성을 추진해 왔고 독일 역사상 3개 정당의 연정은 처음이다. 사민당, 자민당, 녹색당의 당 색깔이 각각 빨강, 노랑, 초록이어서 ‘신호등 연정’으로도 불린다. 독일 공영방송 도이체벨레는 인권을 중시하는 새 연정이 메르켈 총리 재임 때보다 중국과 러시아에 더 강경한 노선을 취할 것으로 내다봤다. 메르켈 총리는 재임 중 중국을 12차례나 방문했다. 독일은 2016년부터 지금까지 미국을 제치고 중국의 최대 교역국 자리를 지키고 있다. 새 연정의 3당 모두 중국 정부의 소수민족 탄압, 화웨이 등 중국산 통신장비의 사이버보안 문제, 독일 경제의 과도한 중국 의존도 등을 이유로 중국과 거리 두기를 주장하고 있다. 특히 베어보크 녹색당 대표는 9월 총선 당시 “강제노동으로 생산된 중국 제품을 독일에 들일 수 없다”고 했다. 새 정부가 러시아에 대항하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핵 공유 협정에 계속 참여하겠다는 내용도 합의안에 담겼다. 미국은 독일에 유럽 최대인 3만5000명의 미군을 뒀고, 남서부 뷔헬 공군기지에는 약 20개의 전술 핵무기를 배치했다. 숄츠 대표 역시 이날 기자회견에서 “유럽의 주권, 프랑스와의 우호, 미국과의 파트너십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3당의 노선이 많이 달라 향후 정책 결정 과정에서 불협화음이 발생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히 각각 복지와 기후대응을 강조하는 사민당과 녹색당의 정책은 감세, 규제 완화 등을 강조하는 자민당과 큰 차이가 있다. NYT는 연정 내부의 의견 차이가 심해지면 국제사회에서 독일의 지도력이 상실될 수 있다고 했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9월 독일 총선에서 1당이 된 중도좌파 사회민주당이 24일 좌파 녹색당, 우파 자유민주당과 연정을 구성하기로 합의했다. 올라프 숄츠 사민당 대표(63) 또한 다음달 6일 연방하원 표결을 거쳐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후임자에 오른다. 연정 합의문에 석탄발전 중단시기 앞당기기, 최저임금 인상, 투표권 하향, 대마초 합법화 등 진보적 정책이 대거 포함돼 숄츠가 이끌 독일이 중도우파 메르켈 총리의 16년 집권기간 때와 많이 달라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숄츠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더 많은 진보를 위한 위험(Risk More Progress)’이란 제목의 연정 합의문을 공개했다. △9.6유로인 최저임금을 12유로(약 1만6000원)로 올리고 △18세인 투표권을 16세로 낮추고 △2038년으로 예정됐던 석탄발전 중단 시기를 2030년으로 앞당기는 것 등이 골자다. 함부르크 태생인 숄츠 대표는 변호사 시절 노동자 보호에 앞장섰다. 지난해 11월에는 재무장관 자격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회복을 위해 재정을 ‘바주카포’처럼 투입해야 한다”고 발언해 ‘바주카포맨’이란 별명도 얻었다. 하지만 2000년대 초반에는 임금삭감, 복지축소 등을 앞세운 노동시장 개혁을 옹호하는 등 좌우 진영을 넘나들어 ‘정치적 카멜레온’으로도 불린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진단했다. 신중하고 절제된 언행으로 메르켈 총리와도 유사점이 많다는 평을 듣는다. 그가 여자였다면 메르켈 총리가 주로 입는 바지정장을 입었을 것이라고 NYT는 전했다. 아날레나 베어보크(40), 로베르트 하벡(52) 녹색당 공동대표는 새 정부에서 각각 외무장관과 경제기후보호장관을 맡기로 했다. 크리스티안 린드너 자민당 대표(42)는 재무장관에 오른다.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했던 사민당은 이후 두 달간 연정 구성을 추진해왔으며 독일 역사상 3당 연정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민당, 자민당, 녹색당의 당 색깔이 각각 빨강, 노랑, 초록이어서 일명 ‘신호등 연정’으로도 불린다. 공영방송 도이체벨레는 ‘인권’을 중시하는 새 연정이 메르켈 집권 때보다 중국과 러시아에 한층 강경한 노선을 취할 것으로 내다봤다. 메르켈 총리는 집권 중 중국을 12차례나 방문했다. 독일은 2016년부터 현재까지 미국을 제치고 중국의 최대 교역국 위치를 지키고 있다. 새 연정의 3당은 모두 중국의 소수민족 탄압, 화웨이 등 중국산 통신장비의 사이버 보안 문제, 독일의 과도한 중국경제 의존도 등을 이유로 중국과의 거리두기를 주장하고 있다. 특히 베어보크 녹색당 대표는 9월 총선 당시 “강제 노동으로 생산된 중국 제품을 독일에 들일 수 없다”고 규탄했다. 합의안에 새 정부가 러시아에 맞서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의 핵 공유 협정에 계속 참여하겠다는 내용도 담겼다. 미국은 독일에 유럽 최대인 3만5000명의 미군을 뒀고, 남서부 뷔헬 공군기지에는 약 20개의 전술 핵무기를 배치했다. 슐츠 대표 역시 이날 기자회견에서 “유럽의 주권, 프랑스와의 우호, 미국과의 파트너십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3당의 노선이 상당히 달라 향후 정책결정 과정에서 불협화음이 발생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히 각각 복지와 기후대응을 강조하는 사민당과 녹색당의 정책은 감세, 규제완화 등을 주창하는 자민당과 큰 차이가 있다. NYT는 연정 내부의 의견 차가 심해지면 국제사회에서 독일의 지도력이 상실될 수 있다고 평했다.파리=김윤종 특파원zozo@donga.com}
스웨덴 집권 여당인 사회민주당의 마그달레나 안데르손 대표(54)가 24일 신임 총리로 선출됐다. 스웨덴 역사상 첫 여성 총리다. 이에 따라 스웨덴을 포함해 핀란드, 덴마크, 아이슬란드 등 북유럽 5개국 중 4개국의 총리가 여성이 됐다고 BBC는 보도했다. 노르웨이는 지난 8년간 여성 총리인 에르나 솔베르그가 이끌었으나 9월 총선에서 패배하면서 사임했다. 스웨덴 남동부 도시 웁살라 출신인 안데르손 신임 총리는 유년 시절 수영 선수로 이름을 알렸다. 고교 입학 후 경제학에 관심을 갖게 돼 수영 선수를 그만두고 스톡홀름경제대에 입학했다. 이곳에서 경제학 석사, 박사 과정을 마친 후 오스트리아 빈 대학과 미국 하버드대에서 경제학을 연구했다. 세무 분야가 주 전공이다. 1996년 당시 예란 페르손 총리의 자문역으로 정치에 입문한 후 스테판 뢰벤 총리 내각에서 2014년 재무장관으로 발탁됐다. 좌파 성향의 사민당 소속이지만 무리한 재정이나 복지 확대에는 반대하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강력한 추진력을 가져 ‘불도저’라는 별명도 있다. 이날 안데르손 대표의 총리 인준은 사실상 정해진 수순이었다. 2014년부터 총리직을 맡아온 뢰벤 총리(64)의 측근이자 후계자로 꼽힌 안데르손 대표는 10일 뢰벤 전 총리가 사임을 발표하자 그의 뒤를 이어 총리가 될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안데르손 총리가 스웨덴 첫 여성 총리가 되면서 아이슬란드의 카트린 야콥스도티르 총리, 덴마크의 메테 프레데릭센 총리, 핀란드의 산나 마린 총리 등 북유럽 4개국은 여성 총리가 정부를 이끌게 됐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스웨덴 집권 여당인 사회민주당의 마그달레나 안데르손 대표(54·사진)가 24일 신임 총리로 선출됐다. 스웨덴 역사상 첫 여성 총리다. 이에 따라 스웨덴을 포함해 핀란드, 덴마크, 아이슬란드 등 북유럽 4개국의 총리가 모두 여성이 됐다고 BBC는 보도했다. 스웨덴 남동부 도시 웁살라 출신인 안데르손 신임 총리는 유년 시절 수영 선수로 이름을 알렸다. 중학생 때 스웨덴 국내 대회에서 여러 차례 우승해 수영 유망주로 꼽혔다. 고등학교 입학 후 경제학에 관심을 갖게 돼 수영 선수를 그만두고 스톡홀름경제대에 입학했다. 이곳에서 경제학 석사, 박사 과정을 마친 후 오스트리아 빈 대학과 미국 하버드대에서 경제학을 연구했다. 세무 분야가 주 전공이다. 1996년 당시 예란 페르손 총리의 자문역으로 정치에 입문한 후 스테판 뢰벤 총리 내각에서 2014년 재무장관으로 발탁됐다. 좌파 성향의 사민당 소속이지만 무리한 재정이나 복지 확대에는 반대하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강력한 추진력을 가져 ‘불도저’라는 별명도 있다. 이날 안데르손 대표의 총리 인준은 사실상 정해진 수순이었다. 2014년부터 총리직을 맡아온 스테판 뢰벤 총리(64)의 측근이자 후계자로 꼽힌 안데르손 대표는 지난 10일 뢰벤 전 총리가 사임을 발표하자 그의 뒤를 이어 총리가 될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안데르손 총리가 스웨덴 첫 여성 총리가 되면서 아이슬란드의 카트린 야콥스도티르 총리, 덴마크의 메테 프레데릭센 총리, 핀란드의 산나 마린 총리 등 북유럽 4개국은 여성 총리가 정부를 이끌게 됐다.파리=김윤종 특파원zozo@donga.com}
“친구들에게 한국 드라마와 영화에 등장하는 한국 먹을거리를 만들어주고 싶어요.” 22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8구의 주프랑스 한국문화원에서 한국 영화 및 드라마에 나오는 한식을 배우는 수업이 열렸다. 한류 콘텐츠가 큰 인기를 끌면서 극에 등장하는 한식을 직접 배우고 싶어 하는 파리 시민의 요구가 커지자 한국문화원이 마련한 자리였다. 8일 시작해 다음 달 첫째 주까지 매주 2회 진행한다. 이날 수업의 주제는 청년들의 창업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 ‘스타트업’에 나오는 한국식 핫도그였다. 2010년부터 프랑스 벨기에 그리스 등 유럽 각국에서 한식 조리법을 강연해온 백성희 셰프가 이날 강사로 나섰다. 나무젓가락에 꽂힌 소시지에 밀가루 반죽을 묻혀 핫도그를 만들던 참가자 크리스토프 씨와 멜라니 씨는 ‘스타트업’이 동시대를 살아가는 청년들의 삶을 잘 그려냈다고 호평했다. 둘은 “주인공 서달미(수지)의 할머니가 핫도그 장사를 하는 모습을 보면서 늘 ‘한국식 핫도그’를 맛보고 싶었다”고 했다. 또 다른 참가자 사바나 씨는 “한류 콘텐츠의 강점은 다양성과 품질인데 한식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며 “이곳에서 한식을 배워 운영 중인 가게에서 판매하고 싶다”고 했다. 마리안 씨는 “한식 수업을 통해 나처럼 한국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도 좋다”고 했다. 한국문화원 측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과 한정된 조리 장비 등으로 수업 참가자를 10명으로 제한하는데도 매번 수백 명의 신청자가 몰린다”고 했다. 이전 수업에서는 드라마 ‘빈센조’에서 주인공 송중기가 먹는 떡볶이, 영화 ‘국제시장’ 속 비빔당면, 드라마 ‘꼰대인턴’에 등장하는 소떡소떡, 드라마 ‘식샤를 합시다’에 나오는 모둠전 등이 소개됐다. 특히 23일 수업은 드라마 ‘오징어게임’에 나오는 ‘달고나’ 만들기가 주제여서 평소보다 신청자가 더 많았다고 한국문화원 측은 밝혔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친구들에게 한국 드라마와 영화에 등장하는 한국 먹을거리를 만들어주고 싶어요.” 22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8구의 주프랑스 한국문화원에서 한국 영화 및 드라마에 나오는 한식을 배우는 수업이 열렸다. 한류 콘텐츠가 큰 인기를 끌면서 극에 등장하는 한식을 직접 배우고 싶어 하는 파리 시민의 요구가 커지자 한국문화원이 마련한 자리였다. 8일부터 다음 달 첫째 주까지 매주 2회 진행되며 이날 수업의 주제는 청년들의 창업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 ‘스타트업’에 나오는 한국식 핫도그였다. 2010년부터 프랑스 벨기에 그리스 등유럽 각국에서 한식 조리법을 강연해온 백성희 셰프가 이날 강사로 나섰다. 나무젓가락에 꽂힌 소시지에 밀가루 반죽을 묻혀 핫도그를 만들던 참가자 크리스토프 씨와 멜라니 씨는 ‘스타트업’이 동시대를 살아가는 청년들의 삶을 잘 그려냈다고 호평했다. 둘은 “주인공 서달미(수지)의 할머니가 핫도그 장사를 하는 모습을 보면서 늘 ‘한국식 핫도그’를 맛보고 싶었다”고 했다. 또 다른 참가자 사바나 씨는 “한류 콘텐츠의 강점은 다양성과 품질인데 한식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며 “이곳에서 한식을 배워 운영 중인 가게에서 판매하고 싶다”고 했다. 마리안 씨는 “한식 수업을 통해 나처럼 한국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도 좋다”고 했다. 한국문화원 측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과, 제한된 조리장비 등으로 수업 참가자를 10명으로 제한했음에도 매번 수백 명의 신청자가 몰린다”고 했다. 이전 수업에서는 드라마 ‘빈센조’에서 주인공 송중기가 먹는 떡볶이, 영화 ‘국제시장’ 속 비빔당면, 드라마 ‘꼰대인턴’에 등장하는 소떡소떡, 드라마 ‘식샤를 합시다’에 나오는 모둠전 등이 소개됐다. 특히 23일 수업은 드라마 ‘오징어게임’에 나오는 ‘달고나’ 만들기가 주제여서 평소보다 신청자가 더 많았다고 한국문화원 측은 밝혔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프란치스코 교황이 ‘인종, 종교를 떠나 스포츠를 통해 하나가 되자’는 취지로 만든 일명 ‘교황 축구팀’이 21일(현지시간) 첫 시합을 가졌다. 교황청 매체인 바티칸 뉴스에 따르면 일명 교황청 소속 축구팀 ‘모든 형제들’(Fratelli Tutti)은 이날 이탈리아 프로축구리그 세리에A 소속 명문구단 ‘라치오’의 로마 훈련구장에서 집시 구호단체인 국제로마니연합 소속 축구팀과 친선경기를 진행했다. 소수민족인 집시를 비롯해 차별받는 취약계층을 지원하기 위한 기금 모금이 목적이다. 이들은 시합에 앞서 “이런 기회를 주신 하나님과 교황에게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모든 형제들’은 이민자·난민, 소수민족에 대한 사회적 포용을 높이자는 차원에서 교황청에서 만든 축구팀이다. 교황이 지난해 10월 ‘인간의 형제애와 사회적 우애를 회복하자’며 발표한 회칙 이름인 ‘모든 형제들’(Fratelli Tutti)에서 축구팀 이름을 따왔다. 소속 선수는 가톨릭 사제, 교황청 소속 평신도 등 교회 인사들과 난민, 장애인, 교황을 호위하는 스위스 근위병 등으로 구성됐다. 그리스의 대규모 난민 시설인 레스보스섬 캠프에서 생활하다 가톨릭 자선단체의 도움으로 이탈리아에 정착한 이민자들도 포함됐다. 이날 경기의 심판은 ‘라치오’의 간판 공격수이자 통산 160골을 놓은 이탈리아 대표 축구선수 치로 임모빌레가 맡았고, 바티칸 라디오가 중계했다. 바티칸 라디오가 축구 경기를 중계한 것은 사상 처음이라고 이탈리아 안사통신은 전했다. 교황은 시합 하루 전인 20일 선수들을 바티칸에 초청해 “누가 많은 골을 넣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며 “희망과 통합이 승리하고 서로 간의 장벽이 패배하는 골을 만들자”며 격려했다. 아르헨티나 출신인 교황은 부에노스아이레스 지역팀인 ‘CA산로렌조’을 응원하는 등 열렬한 축구팬으로도 유명하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프랑스 전역에서 수만 명의 시위대가 여성에 대한 폭력 방지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20일 프랑스 일간 르몽드 등에 따르면 이날 수도 파리를 비롯해 마르세유와 리옹 등에선 수만 명이 모여 ‘여성에 대한 성차별과 성폭력을 중단하라’는 대형 현수막을 앞세우고 행진을 벌였다. 최근 프랑스 여성단체는 자체 집계를 통해 올 들어 적어도 101명의 여성이 현재 연인이나 헤어진 연인에게 살해당했다고 밝혔다. 3일에 1명꼴로 데이트 폭력 희생자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올 9월 초 프랑스 남동부 도시에서 38세 여성이 출근길에 전남편에게 칼에 30차례 찔려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범행은 자녀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벌어졌다. 2017년 프랑스에서 이뤄진 전국 단위의 연구에 따르면 매년 22만 명 이상의 프랑스 여성들이 파트너로부터 신체적, 성적 학대를 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프랑스 내에서 데이트 폭력 문제가 심각해지자 프랑스 정부는 올 9월 기준 총 2500대의 긴급 구조 전화기를 전국에 배치했다. 하지만 이러한 조치가 폭력 발생을 줄이는 데는 큰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 시위 참가자는 “(데이트 폭력을 저질러) 일시적으로 구금되거나 심지어 투옥되었지만 결국 아무런 조치 없이 풀려난 남성들이 다시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프랑스 현지에선 정부가 3억6000만 유로(약 4841억 원)의 돈으로 보호소를 만드는 현재 정책을 고집하기보다는 실질적인 폭력 방지를 위해 매년 10억 유로(약 1조3448억 원)의 예산을 집행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우리는 벨라루스와 유럽연합(EU) 사이에 갇힌 인질이었습니다.” 18일(현지 시간) 벨라루스 국경 지대에서 폴란드로의 입국을 시도하다가 입국이 좌절되자 본국인 이라크로 다시 돌아온 난민들이 한 말이다. 이날 이라크 정부는 이라크 출신 난민 390명을 수송 여객기를 이용해 귀환시켰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살기 위해 조국을 떠났던 난민들은 폴란드와 벨라루스 간 갈등 속에서 본국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게 된 처지를 한탄했다. 이날 시리아 난민 부부의 한 살 된 아기도 국경 지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아기는 굶주림과 탈수로 심한 복부 통증을 앓고 있었다. 이 가족은 한 달 반 동안 국경을 넘지 못하고 숲에서 머물렀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틀 전인 16일 폴란드와 벨라루스 국경이 맞닿은 쿠지니카 일대에는 약 3000명의 난민이 몰렸다. 일부는 도끼와 칼로 국경 사이 철조망을 훼손하고 국경을 넘으려 했고, 일부는 폴란드 국경수비대에 돌을 던졌다. 국경수비대는 물대포, 최루탄, 섬광탄으로 맞섰다. 폴란드 내 국제인권단체들은 이번 사태로 폴란드 국경 일대에서 최소 13명 이상의 난민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국경 일대에서의 충돌에 대해 폴란드는 ‘유럽 최후의 독재자’로 불리는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67)을 맹비난했다. 미국, EU 등 서방이 벨라루스에 제재를 가하자 루카셴코가 이라크, 시리아 난민을 자국 항공기로 실어 나른 뒤 폴란드, 리투아니아, 라트비아 등 인접한 국가로의 월경을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다. 올해 3만 명 이상의 난민이 벨라루스에서 폴란드로 불법 월경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루카셴코 대통령 못지않게 서방으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는 인물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69)이다.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53)는 벨라루스의 ‘난민 밀어내기’에 대해 “지휘자는 푸틴 대통령”이라며 “사람들을 인간방패로 사용한 새로운 형태의 전쟁으로 (이를 통해) EU를 불안하게 만들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간 더타임스는 이번 난민 사태가 폴란드와 벨라루스의 갈등을 넘어 미국, EU를 중심으로 한 서방과 러시아 간 격돌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왜 푸틴은 루카셴코를 돕나 러시아는 난민 밀어내기의 배후라는 의혹 제기에 사실 무근이라며 반발하고 나섰지만 실제로는 벨라루스 지원에 나선 상태다. ‘강한 러시아’의 부활을 꿈꾸는 푸틴 입장에서 벨라루스는 미래의 러시아가 될 곳이기 때문이라고 일간 르몽드는 분석했다. 동유럽에 위치한 내륙국이자 러시아와 국경을 맞댄 벨라루스는 과거 ‘백러시아(White Russia)’로 불렸다. 우크라이나, 폴란드, 리투아니아, 라트비아와 맞닿아 있어 위치상 유럽과 러시아를 연결하는 통로다. 지정학적으로 벨라루스는 러시아 동맹의 서부 최전선, 폴란드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동부 최전선이어서 과거부터 몽골, 러시아, 독일 등 강대국들의 침략이 잦았다. 벨라루스는 구소련의 붕괴와 함께 1990년 러시아로부터 독립한 후 한동안 친서방 정책을 펼쳤다. 그러나 경제적인 이유로 다시 러시아에 의존하게 됐다. 세계 3위 산유국 러시아로부터 원유를 싸게 구입해 가공, 수출하는 석유화학산업이 국내총생산(GDP)의 30% 이상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1994년부터 집권한 루카셴코 대통령은 집권 초기에는 러시아와의 통합에 반대했다. 그러나 경제적 의존도가 갈수록 커지자 1999년 그는 러시아와의 ‘연합국가(Union State)’ 창설 조약에 서명했다. 다만 자신의 권한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에 구체적인 통합에는 합의하지 않았다. 그는 “연합국가가 아닌 일방적인 흡수”라고 반대하는 야당과 시민사회를 앞세워 연합국가 진행을 미뤘다. 이 때문에 푸틴은 처음에는 루카셴코를 탐탁지 않아 했다고 러시아 주재 외교관들은 전했다. 러시아는 2018년 “벨라루스가 유리한 특혜 조건으로 원유를 공급받아 러시아가 피해를 본다”며 세제 개편을 단행해 양국 간 갈등을 빚기도 했다. 상황이 반전된 것은 지난해부터다. 루카셴코는 지난해 8월 대선에서 80% 이상의 득표율로 6선에 성공했다. 그러나 부정선거 의혹으로 20만 명이 거리로 몰려나와 반정부 시위를 벌였다. 올해 5월에는 자신에게 반대하는 언론인을 체포하기 위해 전투기를 출격시켜 비행 중이던 아일랜드 여객기를 강제로 착륙시키기도 했다. 미국, EU 등 서방은 국가가 벌인 ‘하이재킹’(운항 중인 항공기를 공중에서 납치하는 일)이라며 벨라루스에 각종 제재를 단행했다. 서방으로부터 집중 공격을 받게 되자 루카셴코는 러시아에 경제는 물론이고 안보까지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뉴욕타임스(NYT)는 “러시아의 도움을 받으면서도 일정 간격의 거리를 두던 루카셴코가 지난해 부정선거 의혹 등으로 서방의 압박을 받게 된 후 전략을 바꿨다”고 전했다. 올해 9월 러시아와 벨라루스는 두 나라를 통합하는 ‘연합국가’ 창설을 위한 세부안인 28개 로드맵에 합의했다. 2023년까지 단일 가스 시장에 대한 협약을 체결하고 석유와 석유제품 시장을 통합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이를 위해 러시아는 벨라루스에 에너지를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고 5억 달러(약 6000억 원)의 차관 등을 제공하기로 했다. ○ 우크라이나 일대 러시아 병력 증가 러시아는 벨라루스를 폴란드 등 인근의 EU 회원국과 친미 국가들을 견제할 수 있는 전략적 요충지로 보고 있다. 현재 난민 사태가 벌어지고 있는 벨라루스-폴란드 국경 지대는 전통적으로 서방이 러시아를 침공했던 주요 경로이기도 하다. 나폴레옹과 히틀러 등이 모스크바를 침공할 때 해당 지역을 통해 진입했다. 러시아 역시 이 지역을 통해 서방으로 침공했다. 그러나 2004년 5월 폴란드, 체코 등 과거 소련의 영향력 아래 있던 동유럽 국가들이 EU와 나토에 가입한 데 이어 2007년 루마니아와 불가리아도 가입하면서 러시아는 안보적 완충지대를 상실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런 상황에서 우크라이나마저 EU와 나토 가입을 추진하자 러시아는 벨라루스에 대해 일종의 안보 강박증이 발동한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김석환 한국외국어대 초빙교수는 “벨라루스가 친서방화된다면 안보적 측면에서 러시아는 서구의 중·단거리 미사일 등을 비롯한 무력 위협에 직접적으로 노출될 뿐 아니라 발트해-흑해-카스피해로 이어지는 지대에 강력한 대(對)러시아 봉쇄망이 구축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난민 밀어내기 사태에 대해 나토가 “벨라루스가 러시아에 종속돼 ‘제2의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병합’이 우려된다”는 논평을 낸 것도 같은 맥락이다. 2014년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로부터 독립을 선언한 크림공화국을 지원한 후 러시아에 합병했다. EU와 미국 등은 러시아의 확장에 따른 유럽의 안보를 우려하며 강력한 제재를 부과한 바 있다. 이달 1일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인접한 서남부 지역인 브랸스크와 쿠르스크에서 대규모 군사 훈련을 진행하는 위성사진을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3일 기준 국경 지역에 남아있는 러시아군이 약 9만 명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인근에 병력을 증강하면서 제2의 ‘크림반도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블룸버그는 12일 미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에 대해 유럽의 동맹국들에 경고했다고 전했다. 한나 말리아르 우크라이나 국방차관은 14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올겨울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불안정하게 만들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경고를 서방의 정보기관으로부터 받았다”고 밝혔다. 러시아와 서방은 우크라이나 주변 군사 활동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15일 “러시아의 추가 도발이나 군사 활동은 매우 심각하다”고 했고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10일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교장관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러시아는) 2014년처럼 우크라이나에 또 다른 ‘심각한 실수’를 범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이에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12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획하고 있다는 주장은 근거 없는 긴장 고조 행위”라며 “오히려 흑해에서 미국을 포함한 나토 국가 공군기들과 정찰기들의 활동이 강화됐다”고 반박했다.○ 미국과 러시아 대결로 가나 난민을 국경 밖으로 밀어내려는 벨라루스와 폴란드의 갈등과 우크라이나 국경 지대에서의 군사력 집결은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과 러시아 간 전면전으로 확대되는 조짐이다. 미국은 터키, 우크라이나, 루마니아 등과 함께 이달 12일 흑해 공해상에서 연합 해상 훈련을 벌였다. 폴란드 엄호에 나선 나토군도 유사한 해상 훈련을 진행했다. 폴란드는 국경에 1만5000병력과 탱크 등을 배치해 벨라루스 혹은 러시아군과의 교전을 준비하고 있다. 러시아도 10, 11일 벨라루스에 자국의 장거리 전략폭격기 Tu(투폴레프)-22M3 2대를 출동시켰다. 이 폭격기들은 극초음속 미사일과 핵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어 논란이 됐다. 루카셴코는 13일 “재래식 탄두와 핵탄두를 모두 탑재할 수 있는 러시아의 이스칸데르 미사일 시스템이 벨라루스에 배치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러시아는 옛 소련권 국가의 안보협력기구 ‘집단안보조약기구(CSTO)’의 군사력도 정비하고 있다. CSTO는 2002년 옛 소련에 속했던 러시아, 벨라루스, 아르메니아, 카자흐스탄, 타지키스탄, 키르기스스탄 등 6개국이 결성한 군사·안보 협력체다. 지난달 이들은 타지키스탄에서 대규모 군사훈련을 실시했다. 푸틴은 18일 러시아 외교부에서 진행한 연설에서 미국, EU 등에 대해 “러시아가 그은 ‘레드 라인’을 가볍게 생각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일부 외신들은 벨라루스와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에서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과 러시아 간의 물리적 충돌이 벌어질 환경이 조성됐다고 보도했다. 일간 텔레그래프는 “미국과 EU는 현재 갈등이 지속 중인 국경 지대들에서 군사 작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비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닉 카터 영국 국방참모총장은 13일 영국 타임스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냉전시대 양측의 긴장을 완화해주던 전통적인 외교적 도구와 장치가 더는 없다”며 “서방 국가들과 러시아의 우발적인 전쟁 발발 위험이 미국-소련 냉전시대 이후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과 러시아가 제2차 정상회담을 온라인으로 개최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러시아 스푸트니크통신이 18일 보도했다. 스푸트니크통신에 따르면 페스코프 대변인은 이날 채널1 방송에서 푸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조만간 양자회담을 열고 우크라이나 상황과 나토 등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회담이 성사되면 양국 정상은 6월 제네바에서 열린 회담에 이어 두 번째로 만나는 것이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임보미 기자 bom@donga.com}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17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프랑스 정부가 자국 국립도서관이 보유 중인 ‘직지심체요절(直指心體要節·직지)’의 한국 전시에 대해 ‘압류 우려가 없다면 적극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최근 유럽 각국의 문화재 반환이 활발한 가운데 이런 기류를 등에 업고 직지의 국내 전시가 개최될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황 장관은 이틀 전 로즐린 바슐로나르캥 프랑스 문화장관과의 면담에서 이 같은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당시 황 장관이 직지의 한국 전시를 요청하자 바슐로나르캥 장관은 “한국에 보내면 압류될 것이 우려된다”고 답했다. 이에 황 장관이 “그런 일이 없도록 한국 정부 차원에서 보증하겠다”고 하자 바슐로나르캥 장관 또한 “그렇다면 (직지의 한국 전시를) 못할 것이 뭐가 있냐. 적극 검토하겠다. 직지를 보유 중인 프랑스 국립도서관에도 실무 협의를 요청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1377년 충북 청주 흥덕사에서 발간된 직지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 책으로 2001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됐다. 1886년 초대 주한 프랑스공사로 부임한 콜랭 드 플랑시가 1890년대 초 국내에서 수집해 프랑스로 가져갔다. 1911년 파리 경매에 나온 직지를 당시 골동품 수집가 앙리 베베르가 구입했다. 그는 1952년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이를 기증했다. 프랑스 측은 줄곧 “직지는 약탈 혹은 도난 문화재가 아니므로 한국이 환수에 나설 명분이 적다”고 주장해왔다. 2018년에도 국내 전시가 추진됐지만 프랑스 측이 한국에 해외 문화재를 국내에 들여와 전시할 때 압류·몰수를 금하는 법안을 입법해 달라고 요구해 무산됐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독일이 러시아에서 연결되는 해저 천연가스관 ‘노르트스트림2’의 승인 절차를 16일 전격 중단했다. 독일 당국은 “절차적 문제에 따른 일시적 중단”이라고 밝혔지만 에너지 자원을 앞세워 유럽을 흔들려는 러시아를 견제하기 위한 정치적 결정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승인 중단 여파로 천연가스 가격은 급등했다. DPA통신 등에 따르면 독일 당국은 이날 “노르트스트림2가 합법적인 형태로 운영돼야만 승인할 수 있다”며 인증 절차 중단을 발표했다. 독일은 가스관 운영회사인 ‘노르트스트림2 AG’가 스위스에 본사를 둔 채 독일 내 자회사를 두는 형태로 운영된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AG의 주요 자산과 인적 자원이 독일로 이전될 때까지 인증 절차는 중단될 것이라고 밝혔다. 독일의 이 같은 결정에 외신들은 천연가스를 무기로 유럽에 대한 영향력을 키우려는 러시아를 견제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일간 가디언은 “에너지 대란 속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유럽을 압박하는 지정학적 무기로 천연가스관을 사용할 것이란 우려가 높아지면서 승인 절차가 중단된 것”이라고 전했다. 노르트스트림2는 러시아 북서부에서 발트해 해저를 거쳐 독일로 연결되는 길이 1225km 해저 천연가스관이다. 탈원전 이후 에너지 공급을 원하는 독일과 천연가스를 수출하려는 러시아의 목표가 맞아떨어지면서 2018년 공사가 시작돼 올해 9월 완공됐다. 이 가스관으로 공급되는 천연가스 양은 연간 550억 m³로 유럽 천연가스 수요의 25%에 달한다. 노르트스트림2는 러시아가 에너지를 무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미국과 영국, 유럽연합(EU) 등은 계획 초기부터 반대해온 사안이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노르트스트림2는 유럽을 분열시키고 유럽의 에너지 안보를 약화시키려는 러시아의 지정학적 프로젝트”라고 경고해 왔다. 그러나 유럽과의 결속 강화 차원에서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올해 7월 완공에 찬성했고 지난달 4일 가스 충전이 시작되면서 연말 가동이 예측됐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승인 절차 중단을 환영한다. 러시아가 천연가스를 무기로 쓰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했다. 독일 새 연정의 한 축인 녹색당 아나레나 베어보크 대표는 승인 중단 결정에 “러시아가 ‘포커게임’을 하고 있다. 러시아에 협박당하는 것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러시아는 최근 벨라루스 배후에서 폴란드 등 EU 회원국에 대한 ‘난민 밀어내기 공격’을 진행 중이라는 의혹을 받고 있다. 러시아가 가스관 승인을 받기 위해 일부러 유럽의 가스 공급을 줄였다는 의혹도 제기된 바 있다. 가스관 승인 중단 결정으로 유럽의 천연가스 가격은 치솟았다. 이날 네덜란드TTF 거래소에서 천연가스 선물은 MWh(메가와트시)당 15.2% 오른 94유로(약 12만5500원)에 거래됐다. 영국 천연가스 가격도 17.2% 오른 2.40파운드(약 3810원)를 기록해 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동유럽 벨라루스와 폴란드가 난민을 두고 심각한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영국과 프랑스 또한 난민 갈등을 빚고 있다고 가디언 등이 15일 보도했다. 영국은 ‘프랑스가 구명보트를 타고 영불(英佛)해협을 건너 영국으로 오는 불법 이민자를 제대로 단속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프랑스는 ‘영국 노동계가 불법 이민자를 적극 채용하기 때문에 난민들이 몰려든다’고 맞선다. 영국 정부에 따르면 올해 영불해협을 건넌 난민 수는 약 2만3500명으로 지난해(8417명)의 3배 가까이 늘었다. 특히 11일에는 무려 1185명이 영불해협을 건너 일일 최고치를 경신했다. 난민의 대부분은 중동 출신으로 노르망디 등 프랑스 북서부 해안가에서 소형 구명보트를 타고 영불해협 간 폭이 가장 좁은 부분(33km)을 횡단해 영국에 도착한다. 영국은 1월 14척에 불과했던 난민 보트가 7월 128척까지 증가하자 같은 달 프랑스 정부에 난민 관리 비용으로 5400만 파운드(약 873억 원)를 지원하기로 했다. 그런데도 프랑스가 난민 단속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점을 문제 삼고 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12일 “유럽이 프랑스 해변의 난민 문제에도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프랑스를 겨냥했다. 반면 제랄드 다르마냉 프랑스 내무장관은 “영국이 프랑스를 자국 내부 정치를 위한 ‘펀치백’으로 사용하고 있다”며 문제의 본질은 저렴한 비용 때문에 난민을 마구 채용하는 영국 노동시장에 있다고 주장했다. 프리티 파텔 영국 내무장관과 다르마냉 프랑스 내무장관은 15일 프랑스 파리에서 만나 난민의 영불해협 횡단을 100% 방지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두 장관의 회동에도 불구하고 이 문제가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가디언은 이번 사태로 영국 내에서는 영국의 유럽연합(EU) 잔류를 촉구해 온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난민 이동을 적극 단속하지 않는 식으로 EU를 떠난 영국에 일종의 앙갚음을 하려 한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은 EU 탈퇴 후 프랑스를 포함한 EU 소속 선박이 영국 인근 해역에서 어업활동을 할 수 있는 권리를 대폭 축소했다. 이로 인해 양국은 지금까지 치열한 어업권 분쟁을 벌이고 있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유럽연합(EU)이 전 세계 분쟁지역에서 친러시아 독재정권을 지원하며 잔혹 행위를 일삼는다는 비판을 받아온 러시아 용병업체 바그너그룹을 제재하기로 했다. 바그너그룹은 시리아 수단 말리 모잠비크 리비아 우크라이나 등 세계 곳곳에서 사실상 러시아군을 대리해 활동했으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그림자 친위부대’로도 불린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EU 27개 회원국 외교장관은 15일 “바그너그룹과 관련 조직에 제재를 가하는 합의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다음 달 EU 외교장관 회의에서 구체적인 제재 방법 및 시행 시기를 발표하기로 했다. 바그너그룹은 2014년 전직 러시아 특수부대원 드미트리 우트킨이 설립했다. 그는 평소 나치 독일을 이끈 히틀러가 좋아하던 음악가 리하르트 바그너의 이름을 자신의 단체에 붙였다. 현재 약 6000명의 용병을 보유하고 있으며 푸틴의 최측근인 요식업계 재벌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재정 후원을 담당하고 있다. 프리고진은 러시아가 2016년 미국 대선에 개입해 도널드 트럼프 당시 공화당 후보의 당선을 도왔다는 혐의로 미국의 제재 명단에 올라 있다. 바그너그룹은 특히 시리아 내전에서 친러 성향의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을 내내 지원하며 민간인 살인까지 저질렀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강제합병, 리비아 내전 등에도 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푸틴 정권은 러시아 정부와 바그너그룹의 연관성을 줄곧 부인해 왔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15일 “EU의 제재 조치는 러시아 정부와는 무관하다”며 “서방 정상들은 바그너그룹이 전 세계 곳곳에서 전쟁에 개입하는 ‘악마스러운’ 러시아 회사라고 주장하지만 웃기는 소리”라고 주장했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동유럽 벨라루스와 폴란드가 난민을 두고 심각한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영국과 프랑스 또한 난민 갈등을 빚고 있다고 가디언 등이 15일 보도했다. 영국은 ‘프랑스가 구명보트를 타고 영불(英佛) 해협을 건너 영국으로 오는 불법 이민자를 제대로 단속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프랑스는 ‘영국 노동계가 불법 이민자를 적극 채용하기 때문에 난민들이 몰려든다’고 맞선다. 영국 정부에 따르면 올해 영불해협을 건넌 난민 수는 약 2만3500명으로 지난해(8417명)의 3배 가까이 늘었다. 특히 11일에는 무려 1185명이 영불해협을 건너 일일 최고치를 경신했다. 난민의 대부분은 중동 출신으로 노르망디 등 프랑스 북서부 해안가에서 소형 구명보트를 타고 영불해협 간 폭이 가장 좁은 부분(33㎞)을 횡단해 영국에 도착한다. 영국은 1월 14대에 불과했던 난민 보트가 7월 128대까지 증가하자 같은 달 프랑스 정부에 난민 관리 비용으로 5400만 파운드(약 873억 원)를 지원하기로 했다. 그런데도 프랑스가 난민 단속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점을 문제 삼고 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12일 “유럽이 프랑스 해변의 난민 문제에도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프랑스를 겨냥했다. 반면 제랄드 다르마냉 프랑스 내무 장관은 “영국이 프랑스를 자국 내부 정치를 위한 ‘펀치백’으로 사용하고 있다”며 문제의 본질은 저렴한 비용 때문에 난민을 마구 채용하는 영국 노동시장에 있다고 주장했다. 프리티 파텔 영국 내무장관과 제랄드 다르마냉 프랑스 내무장관은 15일 프랑스 파리에서 만나 난민의 영불해협 횡단을 100% 방지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두 장관의 회동에도 불구하고 이 문제가 상당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가디언은 이번 사태로 영국 내에서는 영국의 유럽연합(EU) 잔류를 촉구해 온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난민 이동을 적극 단속하지 않는 식으로 EU를 떠난 영국에 일종의 앙갚음을 하려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은 EU 탈퇴 후 프랑스를 포함한 EU 소속 선박이 영국 인근 해역에서 어업 활동을 할 수 있는 권리를 대폭 축소했다. 이로 인해 양국은 지금까지 치열한 어업권 분쟁 또한 벌이고 있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44)이 프랑스 국기 ‘라 트리콜로르(La Tricolore·삼색기)’의 세 가지 바탕색 중 밝은 파란색을 ‘네이비블루’로 불리는 짙은 파란색으로 바꿔 사용해 온 사실이 알려졌다. 내년 4월 치러지는 대선에서 재선을 노리는 마크롱 대통령이 보다 강렬한 색깔로 자신의 혁명가 이미지를 부각시키려는 일종의 ‘이미지 정치’를 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프랑스 라디오방송 유럽1 등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작년 7월부터 대통령실인 엘리제궁 공식 행사는 물론이고 대국민 TV 담화나 주요 정책 발표 때 자신의 옆이나 뒤에 두는 삼색기의 파란색을 더 짙게 바꾸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엘리제궁은 국기 일부 색깔을 바꾼다는 공표는 하지 않았고 다른 정부기관에 따라하라고 지시하지도 않아 그간 이런 사실이 알려지지 않았다. 1794년 지금의 모양으로 완성된 삼색기의 파란색, 하얀색, 빨간색은 각각 프랑스 대혁명의 정신인 자유, 평등, 박애를 상징한다. 이 중 유독 파란색만 그동안 밝은 파랑과 짙은 파랑이 혼용돼 쓰였다. 특히 마크롱이 선호하는 짙은 파랑은 일부 프랑스인에게 ‘성스러운 파랑(sacre bleu)’으로 불리며 대혁명의 정신을 더 잘 나타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1976년 발레리 지스카르데스탱 당시 대통령은 정부기관의 삼색기를 밝은 파란색으로 통일하라고 지시했다. 밝은 파란색이 유럽연합(EU) 깃발의 파란색과 더 비슷하기 때문에 EU 통합의 정신을 잘 보여줄 수 있다는 취지에서다. 프랑스 헌법 2조는 삼색기의 색깔 배치 순서를 정확히 지키도록 했고, 보안법에도 국기를 훼손한 자에 대한 처벌 규정이 있다. 다만 삼색기 색깔을 밝게 하거나 어둡게 하지 말라는 규정은 없다. 마크롱은 2017년 대선 당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프랑스 사회를 양분해온 우파 공화당, 좌파 사회당의 구도를 깨자며 신생 정당 ‘앙마르슈’(전진하는 공화국)를 창당해 당선됐다. 집권 내내 연금 개혁 등 각종 공약을 지키지 못해 개혁가의 이미지가 많이 옅어졌다. 이런 상황을 대혁명을 상징하는 국기 색깔 변경으로 돌파하려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프랑스 일간 리베라시옹은 “자신을 프랑스 혁명과 연결하려는 시도”라며 “의심의 여지 없이 정치적 의도가 담겼다”고 했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세계 각국이 석탄 발전의 단계적 감축에 합의했다. 국가별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도 내년에 다시 점검하기로 했다. 13일(현지 시간) 폐막한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채택된 ‘글래스고 기후 조약(Glasgow Climate Pact)’에 담긴 내용이다.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이번 총회에 참가한 약 200개 국가는 지구 온도 상승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이내로 제한하는 목표에 합의했다. 2015년 파리 협정의 목표를 변경 없이 이어가게 됐다. 무엇보다 석탄 발전의 단계적 감축 등 화석연료 규제가 COP 합의에 처음 반영됐다. 구체적으로 ‘탄소저감장치가 없는 석탄 발전을 단계적으로 감축하고 비효율적인 화석연료 보조금을 단계적으로 중단하는 노력을 가속한다’는 조항(36조)이다. 로이터통신은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약 40%를 차지하는 석탄에 대해 COP 조약에서 공식 언급된 것 자체가 큰 성과”라고 전했다. 다만, 석탄 발전 중단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처음 ‘단계적 퇴출’이 ‘단계적 중단’으로, 마지막에 ‘단계적 감축’으로 바뀌었다. 중국 러시아 인도 호주 등이 강하게 반대한 탓이다. 진통이 이어지며 공식 폐막일(12일)을 하루 넘겨서야 최종안이 통과됐다. 일부 국가와 환경단체들은 이번 합의를 ‘반쪽짜리’라며 비판하고 있다. 각국은 또 내년에 NDC를 다시 제출해 점검한다. 현재 목표대로면 지구 온도 상승폭이 2.4도에 이를 것으로 분석됐기 때문이다. 한국은 목표를 충족하는 NDC(2030년까지 2018년 대비 40% 감축)를 제출해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또 주요 국가와 함께 ‘선진국은 2030년대까지, 개발도상국은 2040년대까지 석탄 발전을 중단한다’는 별도 성명에도 참여했다. 정부는 이와 상관없이 기존 계획대로 2050년까지 폐지할 방침이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송혜미 기자 1am@donga.com}
13일(현지 시간) 채택된 제26회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글래스고 기후조약(Glasgow Climate Pact)’은 전 세계 약 200개 국가가 ‘1.5도 목표’를 재확인한 것에 의의가 있다. 지구 평균온도 상승폭을 산업화 이전(1850∼1900년) 대비 1.5도 이내로 막는 것에 지구촌 전체가 동의한 것이다. 석탄 등 화석연료 규제도 처음으로 명문화했다. 국제탄소시장 지침도 마련했다. 하지만 석탄 발전은 중단이 아닌 감축 수준으로 합의되면서, 각국 환경단체는 이번 조약을 ‘누더기’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퇴출, 중단 다시 감축으로 후퇴한 석탄 발전글래스고 기후조약 채택 과정에서 가장 큰 진통은 석탄 발전이다. 10일 발표된 최종 합의문 초안에는 ‘석탄의 단계적 퇴출과 화석연료 지원금 단계적 중단’이 포함됐다. 하지만 12일 폐막을 앞두고 나온 두 번째 합의문 초안에는 석탄 사용 중단에 대해 ‘탄소저감장치가 갖춰지지 않은’ 경우, 화석연료 보조금 지원 중단은 ‘비효율적’인 경우라는 단서 조항이 달렸다. 이에 따라 석탄 발전을 앞으로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이는 화석연료의 주요 생산 및 소비국인 중국 러시아 인도 호주 사우디아라비아 등의 반대가 컸기 때문이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13일 최종 합의문 도출 직전에는 인도의 요구로 석탄 발전 ‘중단’이 ‘감축’으로 바뀌었다. 석탄 감축 시기도 명시되지 않았다. 인도는 기후변화에 대한 이른바 ‘부자 국가’의 책임론과 함께 개발도상국(개도국)의 화석연료 사용 필요성을 주장했다. 국제환경단체인 그린피스의 제니퍼 모건 사무총장은 “합의를 하면서 말을 바꿨지만 석탄 시대가 끝났다는 신호를 바꿀 수는 없다”고 평가했다. 선진국들은 기후변화 피해를 입은 개도국 지원 기금을 2025년까지 2019년 대비 두 배로 늘리기로 했다. 하지만 연 1000억 달러(약 118조 원)를 지원한다는 기존 약속조차 아직 이행되지 않고 있다. 그나마 국제탄소시장 지침 타결은 실질적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국가 간 온실가스 배출권을 거래하는 시장에 통일된 국제규범을 만들기 위한 것이다. 지침에는 특정 기업이나 정부가 타국에서 감축한 탄소배출량이 두 개의 국가 통계에 이중으로 반영되는 현상을 막는 내용이 포함됐다. 1, 2년에 걸친 후속작업 후 국제탄소시장이 실제 운영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우리는 여전히 기후 재앙의 문을 두드리고 있는 중이며 지구는 연약한 실 하나에 매달려 있다”며 “최종 합의문은 세계의 이익, 조건, 정치적 의지가 반영됐다. 불행하게도 모순을 극복하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밝혔다. 스웨덴 10대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는 “(COP26) 요약, 어쩌고저쩌고(Blah, blah, blah)”라고 혹평했다. 이번 합의가 알맹이 없는 장광설에 불과하다는 뜻이다.○ 한국은 ‘2050년 탈석탄’ 고수글래스고 기후조약의 문구가 석탄 발전 중단에서 감축으로 완화됐지만 우리 정부는 이와 무관하게 2050년 탈석탄 기조를 유지할 방침이다. 이미 한국은 2050년까지 석탄 발전을 중단하고 국내 온실가스 순배출량을 ‘0’으로 만들겠다는 내용의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마련해 공표했다. 유엔은 선진국들이 2030년까지 탈석탄을 해야 한다고 밝혔지만 석탄 사용량이 많은 한국은 2030년에도 전체 발전량의 21.8%를 석탄에 의존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또 각 나라가 내년에 새로 제출해야 하는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를 재검토할 필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환경부 관계자는 “NDC를 다시 제출하라고 한 취지는 NDC를 아예 제출하지 않거나 미흡하게 제출한 국가들에 재검토를 요청한 것”이라며 “한국의 NDC는 국제적으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COP27은 내년 이집트에서, COP28은 2023년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열릴 예정이다.송혜미 기자 1am@donga.com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겨울철에 접어들면서 전 세계에 다시 팬데믹(감염병 대유행)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늘어나고 있다. 올여름 앞다퉈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을 시작한 유럽 각국은 확산세가 커지자 차례로 재봉쇄 조치를 꺼내고 있다.○ 코로나19 재확산되는 미국 13일(현지 시간) 미국 CNN 방송은 지난 한 주 동안 미국 50개 주 가운데 절반가량에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늘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신규 확진자 수는 12일 9만1414명으로 집계됐다. 날씨가 추운 북동부와 로키산맥 근처 마운틴 지역이 코로나19 확산세를 견인하고 있다. 미국의 코로나19 환자 수는 지난달 24일 4만8326명으로, 10월 말에 4만 명대까지 줄었다. 이 때문에 청소년 백신 접종과 추가 접종(부스터샷) 확대의 효과가 나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확진자 증가 상황은 이런 관측을 뛰어넘은 것이다. 앞으로 환자 수가 더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마이클 오스터홈 미네소타대 전염병연구정책센터 소장은 “미국 내 미접종자가 6000만 명에 달하고 백신 효과가 떨어지고 있어 몇 주 동안 상황이 좋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다시 봉쇄에 나선 유럽 네덜란드는 13일부터 3주 동안 부분 재봉쇄에 들어갔다. 서유럽 국가 중 재봉쇄는 처음이다. 9월 말 위드 코로나를 시작할 당시 1000명대였던 네덜란드의 하루 신규 확진자 수는 12일 1만6204명까지 치솟았다. 재봉쇄 조치로 식당, 술집, 슈퍼마켓은 오후 8시, 비필수품 상점 등은 오후 6시까지만 영업할 수 있다.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는 “백신 접종으로 봉쇄조치가 필요 없기를 바랐지만 어쩔 수 없다”고 밝혔다. 독일은 신규 확진자가 연일 최대치를 기록하자 15일부터 베를린 등에서 접종 완료자와 코로나19 완치자만 식당, 카페, 실내체육시설 등을 출입할 수 있도록 했다. 기존에는 음성 확인서가 있는 미접종자도 출입이 가능했다. 독일은 11일 신규 확진자가 5만196명 발생해 역대 하루 최대치를 나타냈다. 오스트리아 역시 오베뢰스테라이히, 잘츠부르크 등 2개 주에서 백신 미접종자의 외출을 금지하기로 했다.○ 올겨울 우려되는 재유행전 세계적으로 지난겨울에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했다. 올해는 백신 접종이 진행됐지만 겨울을 앞두고 방역 완화가 이어지면서 어린이와 청소년, 미접종자 감염이 우려된다. 돌파 감염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CNN은 최근 미국의 확진자 수 증가 이유를 ‘백신 미접종’에서 꼽았다. 미국의 접종 완료율은 12일 57.5%에 그쳤다. 유럽에선 방역 완화가 주 원인으로 꼽힌다. 유럽 국가들은 지난해에도 겨울을 앞두고 방역을 완화했다가 프랑스가 도시 간 이동을 제한하는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하고서야 진정됐다. 올해도 네덜란드 등이 겨울 직전 방역을 완화했었다. 다만 백신 접종이 이뤄지면서 사망자 수는 지난해 겨울에 비해 크게 줄었다. 독일은 13일 기준 일주일 평균 하루 사망자가 166명으로, 1년 전인 지난해 11월 13일(164명)과 비슷하다. 확진자 수는 2배 가까이로 늘었다. 이 때문에 국내에서도 겨울 유행 전에 백신 접종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60대 이상 확진이 늘고 있는 상황”이라며 “고령층은 추가 접종 간격을 6개월에서 4, 5개월로 단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청소년 접종, 추가 접종(부스터샷) 시행 등으로 줄어들던 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상승세로 돌아섰다. 올 여름부터 ‘위드 코로나’를 시행해온 유럽 각국은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라 봉쇄 조치를 다시 꺼내들었다. 1일부터 단계적 일상 회복을 추진하는 한국 역시 코로나19 환자 증가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다시 확산되는 미국 코로나19미국 CNN 방송은 지난 한 주 동안 미국 50개 주 가운데 절반 가량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났다고 13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11개 주에서 코로나19 입원 환자가 늘어났고, 사망자는 17개 주에서 증가했다.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8월 27일 19만7379명이었던 미국의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꾸준히 하락해 10월 24일 4만8326명까지 줄었다. 하지만 12일 9만1414명을 기록하는 등 다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확산 조짐이 보이는 곳은 주로 날씨가 추운 북동부와 로키산맥 근처 마운틴 지역이다. 미시간 주는 지난주 확진과 입원 사례가 모두 증가했으며, 특히 입원은 20% 증가했다. 콜로라도 주 역시 지난주 신규 확진자 수가 30% 증가했다고 CNN은 전했다. 마이클 오스터홈 미네소타대학 전염병연구정책센터 소장은 학교 대면 수업과 연말 휴가철이 다가온다면서 “미국의 백신 미접종자가 6000만 명에 달한다. 또 백신 접종자의 면역 효과가 떨어지고 있는 점까지 고려하면 앞으로 몇 주 동안 상황이 좋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알리 목닷 워싱턴 대학교 역학과 교수는 “확산세가 수그러든 플로리다 등 남부 지역에서 유행이 다시 확산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재봉쇄 시작한 ‘위드 코로나’ 유럽 국가들AP통신 등에 따르면 네덜란드는 15일부터 3주간 부분 봉쇄조치에 들어간다. 네덜란드는 앞서 9월 방역 완화에 돌입했으나 서유럽 국가 중 처음으로 재봉쇄를 시행한다. 9월 20일 1326명이던 일일 신규 확진자가 이달 12일 1만6204명까지 치솟는 등 4차 유행이 심각해졌기 때문이다. 식당, 술집, 슈퍼마켓은 오후 8시, 비필수품 상점 등은 오후 6시까지만 영업이 가능하다. 대규모 행사는 관람이 금지돼 16일로 예정된 네덜란드와 노르웨이의 월드컵 유럽예선 경기도 무관중으로 치러진다. 가정 내 모임은 최대 4명으로 제한된다. 12일부터 봉쇄조치가 시작되자 북부 레이우아르던, 남부 브레다 등 주요 도시마다 반발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는 “백신 접종으로 봉쇄조치가 필요 없기를 바랐지만 어쩔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 네델란드는 성인 인구의 72%가 2차 백신 접종을 마쳤다. 독일은 신규 확진자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자 학교 문을 닫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독일은 15일부터 베를린 등 일부 지역에서 접종 완료자와 코로나19 완치자만 식당·카페 등의 출입을 허용할 계획이다. 여기에 학교를 재봉쇄하는 방안까지 논의 중이라고 도이체벨레는 전했다. 13일(현지 시간) 기준 일주일 간 인구 10만 명당 확진자 수는 277.4명으로 전날 기록한 역대 최고치(263.7명)를 넘어섰다. 오스트리아 정부도 확산세가 심각한 북부 오베외스터라이히, 동부 잘츠부르크 등 2개 주에서 코로나19 백신 미접종자의 외출을 금지한다. 식료품 구입, 병원 방문 시에만 사유를 신고하고 외출할 수 있다.● 반복되는 겨울 확진자 증가대부분 유럽 국가는 지난해 겨울에도 방역을 잠시 풀었다. 유럽은 지난해 여름 봉쇄에 들어갔으나 겨울을 앞두고 방역 완화를 시도했다. 결국 확진자가 늘어 10월 말 재봉쇄에 돌입했다. 프랑스는 도시 간 이동을 제한하고, 독일은 식당·카페와 여가시설이 문을 닫았다. 영국도 11월 초부터 잉글랜드를 봉쇄한 뒤 방역을 일부 완화했으나 확진자가 다시 늘어 재봉쇄를 택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방역 완화가 확진자 증가의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겨울철에는 환기가 어려워 실내 확산이 더 잘 이뤄지는데, 이 시기 방역을 완화하면서 대규모 유행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난해 겨울과 달리 올해는 백신 접종 이후에 방역을 풀어 유행 규모에 비해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 수가 적은 편”이라면서도 “여전히 미접종자가 많고 돌파감염도 늘어나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독일은 일 확진자 수가 12일 기준 4만864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배 가까이 되나 사망자 수는 비슷한 수준이다. 하지만 독일 방역당국은 의료 체계가 한계치에 도달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독일의 질병관리청 격인 로베르트코흐연구소는 12일(현지 시간) “코로나19 중환자 병상 중 절반 이상에서 병상을 운영할 의료진이 부족하고, 입원 가능한 코로나19 치료 병상이 역대 가장 적게 남아있다”고 밝혔다. AP통신은 독일에서 지난겨울 유행 당시에도 중환자 병상을 운영할 의료진이 부족했다고 설명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파리=김윤종 특파원zozo@donga.com 김예윤기자 yeah@donga.com}
프란치스코 교황이 가톨릭교회의 성 추문을 밝혀준 기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사회 정의를 위한 언론과 언론인의 역할을 높이 평가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교황은 13일 바티칸을 오래 담당한 기자들을 위한 행사에서 “교회 내 부조리를 알려줘서 고맙다. 우리가 이를 은폐하지 않도록 해주고 피해자들을 위해 목소리를 내줘서 고맙다”고 치하했다. 이어 “언론인의 사명은 세상을 설명하고 덜 모호하게 만들어 사람들이 세상을 덜 겁내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교회 내 성추문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뤄온 기자들의 이름까지 일일이 언급하며 경의를 표했다. 교황은 “진실만이 우리를 자유롭게 주며 진실을 찾는 기자들 덕분에 교회는 의회 같은 정치 조직이 되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 또 언론인 개개인이 기자라는 직업을 선택했기 때문에 저널리즘에 도달한 것이 아니라 사람의 목숨을 구하는 의사처럼 임무를 수행했기 때문에 저널리즘에 도달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황은 “온라인에서 자주 발견되는 허위 정보에 대항하기 위해 외부 세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가짜 뉴스가 범람하는 상황에서 진정한 저널리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가톨릭교회의 성추문은 2002년 미국 일간지 보스턴글로브가 성직자의 미성년자 성 학대와 교회 내 만연한 은폐 분위기를 폭로하면서 불거졌다. 이후 유럽, 남미 등 세계 곳곳에서 유사한 폭로가 이어졌다. 지난달에도 프랑스 가톨릭 당국이 “지난 70년간 아동 성 학대 피해자가 33만 명에 이른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사안을 처음 보도한 보스턴글로브는 2003년 미국 최고 권위의 언론상인 퓰리처상의 대상 격인 ‘공공보도 부문’상을 수상했다.파리=김윤종 특파원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