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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4년제 대학의 45%가 등록금을 인상한 것으로 조사됐다. 교육부의 ‘동결 압박’에도 불구하고 재정 악화를 더 이상은 감당할 수 없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들 중 대다수는 국가장학금Ⅱ유형 지원 제한을 피해 대학원이나 외국인 유학생 등록금을 인상했다. 17일 대학교육연구소가 국내 193개 4년제 대학의 올해 등록금심의위원회 회의록을 전수 조사한 결과 86개 대학(44.6%)이 학부, 대학원, 정원 외 외국인 유학생 대상 등록금을 올렸다. 학부 등록금을 인상한 대학은 17곳(8.8%)이었다. 이중 국립은 8개 대학은 경인교대, 광주교대, 대구교대, 부산교대, 전주교대, 진주교대, 청주교대, 춘천교대 등 모두 국립 교대였다. 나머지 9곳은 사립대로 경성대, 동아대, 세한대 등이 포함됐다. 대학들이 등록금 인상에 나선 데에는 지난해 물가 상승률이 급등하면서 등록금 인상률 법정 한도 역시 1%대에서 4.05%로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고등교육법상 대학들은 등록금을 직전 3개년 물가 상승률 평균의 1.5배까지 인상할 수 있지만, 교육부는 등록금을 동결하거나 내리는 대학에만 국가장학금Ⅱ유형 지원을 하는 방식으로 인상을 막아왔다. 그러나 올해 등록금 인상률 법정 한도가 급상승하면서 국가장학금을 통해 정부 지원을 받는 것보다 등록금을 인상하는 것이 재원 확보에 유리해 진 것이다. 등록금을 인상한 대학들 중 69곳(35.7%)은 대학원 또는 외국인 유학생 등록금을 인상했다. 대학원의 경우 등록금 인상률 법정 한도 내에서만 등록금을 인상하면 정부 재정지원 사업에서 불이익이 없다. 외국인 유학생 등록금은 법정 한도 규제도 받지 않아 대학이 자율적으로 책정할 수 있다. 때문에 대학들이 대학원 또는 외국인 유학생 등록금을 집중적으로 인상한 것으로 풀이된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으로 중단됐단 대면 수업이 재개된 뒤 중학생, 고교생의 음주(飮酒)도 다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우울감과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학생 비율은 2013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는데 일명 ‘코로나 블루’(코로나19로 인한 우울감)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13일 교육부와 질병관리청은 ‘2022년 학생 건강검사 표본통계 및 청소년 건강 행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건강검사는 전국 초중고 106개 학생 9만2693명을 대상으로, 행태 조사는 중고교 800개 학생 6만여 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실시됐다. 조사 대상 중고생 중 ‘최근 30일 동안 술을 1잔 이상 마셨다’고 응답한 비율은 13.0%로 나타났다. 10명 중 1명 이상 음주 경험을 시인한 것. 중고생 음주 비율은 2019년 15.0%였다가 2020년, 2021년 10.7%까지 떨어졌으나 다시 반등한 것이다. 한 번에 얼마나 술을 많이 먹는지 조사하는 ‘음주량 중증도’ 조사에서 전체 남학생 중 6.1%는 “한 번에 소주 5잔 이상 마신다”고 답했다. 여학생 중 5.1%는 “소주 3잔 이상 마신다”고 답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 두기 기간 접촉이 줄면서 술을 마실 기회도 함께 줄었다가 방역 조치가 풀리고 개학도 하면서 다시 음주 기회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국 초중고는 지난해 5월 정상 등교를 시작했다. 코로나19 기간 사회적 거리 두기로 관계가 단절되면서 우울감, 스트레스를 겪는 학생도 늘었다. ‘최근 1년간 2주 내내 일상생활을 중단할 정도로 슬프거나 절망감을 느꼈다’고 응답한 중고생은 전체의 28.7%였다. 2013년(30.9%)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직후 사회적 거리두기로 대면 활동이 감소하며 함께 줄었던 중고교생 음주율이 지난해 일상 회복과 함께 다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 블루’(코로나19로 인한 우울증)로 우울감을 느낀 학생은 10명 중 3명으로 9년 만에 최대치였다. 13일 교육부와 질병관리청은 ‘2022년 학생 건강검사 표본통계 및 청소년 건강 행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학생 건강검사는 전국 초중고교 106개교 9만2693명, 청소년 건강 행태조사는 전국 중고교 800개교 6만 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지난해 중고생의 음주율(최근 30일 동안 1잔 이상의 술을 마셨다고 응답한 비율)은 13.0%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 15.0%에서 코로나19 유행 이후인 2020년과 2021년 10.7%로 줄었다가 다시 오른 것이다. 1회 평균 음주량이 중증도(남성 소주 5잔, 여성 3잔) 이상인 위험 음주율도 남학생 6.1%, 여학생 5.1%로 지난해보다 증가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코로나19 기간 사회적 거리두기로 친구와의 대면 활동이 줄어들면서 음주율도 감소했다가, 방역이 풀리며 술을 접할 기회가 많아져 음주 비율이 올라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전국 모든 초중고교는 지난해 5월부터 정상 등교를 시작했다. 코로나19 기간 거리두기로 사회적 관계가 단절되면서 우울감과 스트레스를 겪는 학생들도 늘었다. 지난해 ‘최근 1년 간 2주 내내 일상 생활을 중단할 정도로 슬프거나 절망감을 느꼈다’고 응답한 중고생 비율은 28.7%로 나타났다. 이는 2013년(30.9%)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이 비율은 2020년 25.2%, 2021년 26.8%로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증가세를 보여 왔다. 평상시 스트레스를 ‘대단히 많이’ 또는 ‘많이’ 느낀다고 응답한 비율도 2013년(41.4%) 이후 9년 만에 가장 높은 41.3%를 기록했다. 한편 ‘코로나 집콕’ 여파로 늘어난 과체중 및 비만 초중고생은 2021년 30.8%에서 지난해 30.5%로 소폭 줄었다. 교육부는 일상회복이 진행되며 신체 활동은 늘어났으나 아직 식습관이 개선되지 않은 경우가 많아 비만율이 크게 감소하지는 않은 것으로 추정했다. 과체중·비만 비율은 도시보다 농어촌 지역에서 높았다. 특히 중학교에서 읍면 지역의 과체중 이상 비율은 34.7%로 도시 지역(26.7%)보다 8.0%포인트 높았다. 2021년에는 이 격차가 2.7%포인트에 불과했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비만율 등에서 지역별 차이를 확인한 만큼 시도교육감과 협력해 보건교육, 맞춤형 건강프로그램 운영 등 최선을 노력을 하겠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10월 ‘2024~2028년 학생 건강증진 종합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조유라기자 jyr0101@donga.com}
올 2학기부터 대학에서 심화·융합 과정을 9∼12학점 들으면 ‘소단위 전공’으로 인정받는다. 11일 교육부는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고등교육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고 밝혔다. 앞으로 대학에서 학생들이 기존 ‘복수전공’이나 ‘부전공’ 외에도 적은 학점으로 여러 분야의 교육 과정을 ‘소단위 전공’이라는 명칭으로 이수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번 개정을 통해 대학은 산업계 등과 협력해 다양한 분야의 소단위 전공을 개설할 수 있게 됐다. 예를 들면 정규 학위 과정의 ‘컴퓨터 공학’이나 ‘경영학’에서 ‘안드로이드 앱 개발’이나 ‘공급망 관리’ 같은 세부 전공 분야를 소단위 전공으로 따로 떼어내 구성할 수 있다. 바이오시스템학과, 기계공학과 등이 연합해 12학점짜리 ‘스마트 농업 실무인재 양성 과정’을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이수 결과는 이수증이나 졸업증명서 등에 기재된다. 졸업증명서에 전공, 복수전공 외에 ‘소단위 전공 ○○○’ 식으로 기재된다. 최소 학점 이수로 작은 학위를 받는 셈이다. 그간 복수전공은 39학점, 부전공은 24학점 이상 수업을 들어야 했다. 전공 변경 횟수에도 제한이 있었다. 그 때문에 학생들이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기 쉽지 않았다. 앞으로는 소단위 전공을 이용해 학습 부담을 줄이면서 기존 전공과 연계되거나 융합된 새로운 분야를 쉽게 공부할 수 있다. 산업계는 대학과 협력해 필요한 인재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간호학과 학사 편입학 가능 인원은 2028학년도까지 입학 정원의 30%로 유지된다. 정부는 의료 현장의 인력 부족이 문제가 되자 2019∼2023학년도 간호학과 학사 편입학 가능 인원을 모집 단위별 입학 정원의 10%에서 30%로 5년간 한시적으로 확대했는데 이를 5년 연장했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지금의 고1 학생이 대학에 입학하는 2026학년도부터는 모든 대입 전형에 학폭 이력이 반드시 반영된다. 교사를 배출하는 교대, 사범대는 각 대학이 학폭 가해 학생의 지원을 원천적으로 제한하는 것도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의 학폭 가해 징계 기록의 보존 기간도 최대 4년으로 늘어난다. 12일 정부는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학교폭력 근절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정순신 아들 사태’로 학폭에 대한 여론이 들끓기 시작한 지 48일 만이다. 현재는 주로 대입 수시 전형에서만 학폭 기록이 반영되지만, 2026학년도부터는 수능 정시와 수시 논술, 예체능계열 등 실기 위주 전형 등 모든 입시에 학폭 기록이 반영된다. 김혜림 교육부 인재선발제도과장은 “(징계) 조치 사항이 심한 경우 당락을 좌우할 정도로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2월부터는 학폭 가해 학생이 강제 전학, 학급 교체, 출석 정지 등 중징계를 받으면 학생부에 징계 기록이 졸업 이후 4년간 보존된다. 현재보다 2년 늘린 것. 또 ‘피해 학생의 동의’가 있어야만 심의를 거쳐 징계 기록을 삭제할 수 있도록 했다. 일부에서는 이번 대책이 학폭 피해자의 고통을 막기에는 미흡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정 변호사 아들 사례처럼 가해 학생이 전학이나 퇴학 조치에 불복해 소송으로 시간을 끄는 경우에 대비한 대책은 내놓지 않았다. 정부 발표에서는 ‘엄벌주의’와 ‘형평성’ 사이에 딜레마도 감지된다. 국민 여론과 학폭 피해자 측에서는 가혹한 처벌과 제재를 요구하지만, 또 다른 쪽에서는 “소년범과 비교했을 때 그보다 가벼운 학폭 가해 학생이 오히려 더 큰 제재를 받게 된다”는 반론도 나온다. Q&A로 본 학교폭력 대책대학별로 가해자 감점기준 마련교대-사범대, 아예 지원 막을수도“고교 이전 학폭 대책은 부족” 지적“기록 보존 더 늘리면 주홍글씨” 정부가 12일 발표한 ‘학교폭력(학폭) 근절 종합대책’의 핵심은 가해 고교생의 대학 진학을 더욱 어렵게 해 학폭을 줄이고 경각심을 일깨우는 것이다. 지난달 이화여대 학교폭력예방연구소가 성인 15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에서는 응답자 91.2%가 학폭 기록을 대입 정시 모집에 반영하는 데 찬성했다. 이날 발표된 대책과 관련된 내용을 Q&A로 정리했다. ―학폭의 기준과 절차는…. “학교에 폭력 신고가 접수되면 교내 학폭 전담기구가 피해 사실을 확인한다. 이후 학생 면담, 목격자 조사 등을 거쳐 사실 여부를 파악한 뒤 폭력의 지속성이나 심각성, 2인 이상의 집단 가해 여부, 피해 학생과의 화해 정도 등의 기준에 따라 학폭 경중을 판단한다. 사안이 심각한 경우에는 사건 인지 후 48시간 내에 해당 교육지원청에 보고해야 한다. 지원청의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에서 1호(서면사과)∼9호(퇴학)의 조치를 내린다.” ―입시에 어떻게 반영되나. “입시는 기본적으로 대학의 자율 영역이기 때문에 학교마다 다른 감점 기준을 정할 것으로 보인다. 가령, 서울대는 정시에서 학폭 조치 1∼3호는 ‘감점 없음’, 4∼7호는 ‘수능 성적에서 1점 감점’, 8∼9호는 ‘수능 성적에서 2점 감점’으로 반영해 왔다. 학폭에 대한 사회적 비판 여론이 고조된 만큼 앞으로 대학에 따라 이보다 큰 감점을 적용할 가능성도 있다. 장상윤 교육부 차관은 입시에 학폭 기록을 반영할 경우 ‘실효성 있는 정도’로 반영해야 한다는 데에 대학들과 교육부 사이의 공감대가 있었다고 밝혔다. 입시기관들은 소수점 단위로 당락이 갈리는 정시에서 학폭 감점이 큰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전망한다.” ―가해 이력 학생을 아예 불합격시킬 수도 있나. “교육부는 전형이나 모집 단위에 따라 지원 자체를 제한하는 방안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가령, 교원을 양성하는 교대와 사범대에선 학폭 가해 기록이 있을 경우 지원을 막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수시 학교장추천전형처럼 학생의 인성까지 종합적으로 평가해 추천 학생을 정하는 전형에서도 학폭 가해자는 배제될 수 있다. 다만 이를 정부가 강제할 순 없다.” ―기록 보존 기간을 2년 연장한 이유와 효과는…. “2012년 학폭 가해 기록이 학생부에 처음 기재됐을 때는 보존 기간이 최대 10년이었다. 이후 ‘주홍글씨’ 우려로 점차 기간이 단축됐다. 일각에서는 10년까지 늘려 취업에도 반영되도록 해야 한다는 요구가 있었지만, 정부는 기업의 인사 자율성 침해 문제 등 때문에 사회적 논의가 더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보존 기간이 내년 새학기(3월)부터 4년으로 늘어나면 현 고2는 ‘5수’를 할 때까지 학폭 기록이 남는다. 재수생, 3수생뿐 아니라 4수, 5수생도 입시에 영향을 받고, 특히 ‘N수생’이 많은 의대, 치의대 입시에서는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초교와 중학교는 영향을 받나. “초교와 중학교 학생부는 대입에 활용되지 않는다. 고교 학생부만 반영된다. 이 때문에 초등생, 중학생의 학폭 징계 보존기간이 4년으로 늘어도 대입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다. 단 영재중, 과학고, 특목고 등에 진학할 때는 반영되겠지만 이는 지금도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이번 대책과는 별 관련이 없다. 교육부의 학교폭력 실태조사에서는 고교보다 중학교, 초교에서 학폭이 더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오기 때문에 이번 대책이 실효성이 적다는 지적도 나온다.” ―학내 심의에서 학폭 기록을 삭제할 수 있지 않나. “가해 학생 조치 사항 중 사회봉사(4호), 특별교육(5호), 출석 정지(6호), 학급 교체(7호)는 졸업 전 학내 심의기구에서 기록 삭제를 결정할 수 있다. 이 경우 정부는 ‘피해 학생 동의서’ ‘소송 진행 상황’ 등을 반드시 확인하도록 심의 요건을 강화했다. 피해 학생의 동의 없이는 기록을 못 지우도록 한 것이다. 다만, 집안이 부유한 가해 학생은 피해 학생에게 금품 제공 등을 통해 동의서를 내도록 설득할 가능성도 있고, 이 때문에 집안 여건에 따라 처벌 수위가 달라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혹은 가해 학생 측이 동의서를 받아내기 위해 일부러 피해자 측에 ‘맞소송’을 제기하며 압박할 우려도 제기된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인천 부평구에서 고1 아들을 키우는 한 학부모는 “아이 학교에서 남학생 두 명이 싸웠는데, 아이들끼리 서로 화해한 뒤에도 부모들이 변호사를 찾아가 상담을 받았다”고 12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말했다. 그는 “사정을 들어보니 혹시라도 나중에 상대편에서 학교폭력(학폭) 문제를 제기할까봐 걱정돼 미리 대비하려 그랬다고 한다”며 혀를 찼다. 정순신 변호사 아들 사건을 계기로 학폭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정부가 대책을 내놓은 가운데 학교 현장에서는 학생과 학부모의 일명 ‘학폭 연루 포비아(공포증)’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어떻게든 학폭과 연루되는 것을 막고 불이익을 입지 않기 위해 과도하게 반응하는 학생, 학부모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최근 학교 현장에서 일부 학생은 마음에 들지 않는 친구에게 “너를 학폭 가해자로 신고하겠다”며 협박하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자녀가 서울 A중 1학년에 재학 중인 한 학부모는 “학교에 장애 학생이 있는데 그 학생이 급식 줄에 새치기를 하려다가 친구들에게 주의를 받았다. 그러자 그 학생이 ‘너희들을 학폭으로 신고하겠다’고 말했다더라”고 전했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가해자가 안 되려면 먼저 신고를 해야 한다”는 말도 돌고 있다. 초6, 초4 자녀를 둔 학부모 권모 씨(46)는 “초교 아이들은 사소한 말다툼도 학폭으로 신고당하는 경우가 있다”며 “아이들이 어려 가해자와 피해자가 명확하지 않은 경우가 있는데, 이때는 먼저 신고를 하는 쪽이 유리하다고 부모들이 말한다”고 전했다. 학생들은 학폭에 연루되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 친구들과의 의사 소통도 줄이고 있다. 경기 고양시에 사는 한모 양(17)은 반 친구들이 모인 단톡방에서 대화에 거의 참여하지 않는다. 한 양은 “자칫 문제 소지가 될 말을 하거나 사진을 잘못 올리면 사이버 학폭으로 걸리기 때문에 조심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일부 학교에서는 아예 사이버 학폭을 막기 위해 ‘학생들끼리 단톡방을 개설하지 말라’는 공지도 내렸다. 이처럼 학생과 학부모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결국 입시 때문이다. 경기 안양시에서 고1 자녀를 키우는 김모 씨는 요즘 자녀에게 “친구들에게 불쾌한 장난은 아예 치지 말라”고 주의를 주고 있다. 김 씨는 “자칫 학폭으로 몰리면 대입에 차질이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남학생들은 서로 운동하고 놀다보면 몸이 부딪히는 경우도 있는데, 이것마저도 학폭으로 걸리까봐 아예 운동을 하지 말라고 한다. 정 변호사 아들 사건 이후 주변에서 다들 그러는 분위기”라고 말했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정부는 학교폭력 가해 학생과 피해 학생의 분리 기간을 현행 3일에서 7일로 늘리겠다고 12일 발표했다. 가해 학생의 출석정지 기간도 최대 7주로 늘어난다. 피해 학생을 좀 더 두텁게 보호하겠다는 취지다. 이날 정부가 발표한 학폭 예방 방안에 따르면 앞으로 학폭 발생 직후 학교장이 직권으로 가해 학생과 피해 학생을 분리할 수 있는 기간이 7일로 늘어난다. 현재는 ‘3일 분리’다. 금요일에 학폭이 발생해 분리하는 경우 3일이 지난 월요일에 분리가 해제돼 사실상 실효성이 낮았다. 가해 학생에 대한 출석 정지 기간은 현행 10일 이내에서 ‘학교폭력심의위원회의 조치가 결정되는 때’까지로 확대됐다. 이는 기간으로 환산하면 최대 7주다. 이 기간에 가해 학생은 학교 대신 집에서 원격 수업 등을 통해 수업을 대체해야 한다. 또 학폭위가 구체적인 조치를 내놓기 전에 미리 학교장이 직권으로 가해 학생을 다른 학급으로 옮기는 것도 가능해진다. 피해 학생은 가해 학생과 분리된 후에도 가해 학생에 대한 출석 정지나 학급 교체를 요청할 수 있다. 가해 학생이 학폭위의 조치에 불복해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을 제기한 경우에는 해당 학교가 소속된 시도교육감 또는 시군구 교육장이 반드시 이 사실을 피해 학생에게 알리도록 했다. 피해 학생 입장에서 자신도 모르게 가해자가 소송을 통해 징계를 벗어나는 것을 막고, 또 스스로 법정에 출석해 피해 사실을 증언할 수 있는 기회를 보장하기 위한 것이다. 앞서 정순신 변호사의 아들도 학폭 가해자로 강제 전학 조치를 받게 되자, 이를 끈질기게 소송으로 맞선 것으로 드러났다. 교육부는 피해 학생이 희망하는 경우 국선변호인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엄마 아빠들은 아이 학원 하나 끊는 것도 며칠을 머리 싸매고 고민하는데….” 서울 강서구에서 초1 자녀를 키우는 이모 씨(34)는 10일 기자와의 통화 도중 몇 번이나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집에서 아이 학원비 줄이는 것도 고민에 고민을 거듭해야 가능한데, 국가 정책이란 게 이리 쉽게 변해도 되는 건가”라고 되물었다. 교육부는 지난달 7일 ‘2022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시도교육청과 협력해 올해 상반기(1∼6월) 중 사교육비 경감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했다. 지난해 사교육비 총액이 26조 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자 대책을 예고한 것.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달 5일 사교육비 경감 정책토론회에도 참석했다. 그러다 이틀 뒤인 7일, 이 부총리가 참석한 교육부 간부회의에서 ‘종합 대책’ 대신 ‘개별 정책’으로 갑자기 방향이 바뀌었다. 8, 9일 주말 이틀 내내 조용하던 교육부는 10일 오전 11시경 “종합 대책보다는 실효성 있는 개별 과제를 연중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선정해 내실 있게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사실상 사교육비 종합 대책 발표를 철회한 것이다. 언론의 비판이 쏟아지자 교육부는 이날 오전 11시 56분 “사교육비 경감 종합 대책은 준비되는 대로 시점을 정해 안내할 예정”이라고 앞선 발표를 뒤집었다. 그러면서도 언제, 정확히 무슨 대책을 발표하겠다는 건지는 말이 없었다. 교육 현장에서는 치솟는 사교육비로 학부모의 허리가 휘고 학생은 학습 부담에 시달리고 있다. ‘정년 없는 고연봉직’ 의사가 사회적 선망의 대상으로 떠오르자 유치원생도 ‘의대 입시’를 위해 사교육을 받는다. 일부에서는 교육부가 발표하려 했던 사교육비 대책이 과거에 나온 대책들을 ‘재탕’한 수준에 그치자 끝내 발표를 못 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커졌다. 교육은 ‘백년지대계’라고 하는데 교육부는 별다른 설명도 없이 정책 발표를 두 번이나 뒤집었다. 교육부 관계자는 “사교육비 경감을 주요 과제로 두고 관리하겠다는 의도였다. 사교육비 상승률을 물가상승률 이내로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해명했지만 신뢰는 이미 떨어졌다. 한없이 가벼운 교육부의 태도에 불안은 학생과 학부모의 몫이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대학생 시절 견학 왔다가 깨끗한 공장 환경에 반했다.” 지난달 21일 부산 강서구 녹산산단 내 도금 기업 동아플레이팅. 지방자치단체와 산업계, 대학 간 협력체계인 ‘지산학 협력’을 통해 이 회사에 입사한 박가현 씨(24)는 남성들의 전유물로 여겨진 도금 업체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품질 연구를 담당하는 박 씨는 “도금 공장에서 일한다고 하면 여성이 일하기에는 힘이 들 것이라 생각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며 “직접 견학을 와 보지 않았다면 이런 환경인지 몰랐을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올해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 체계 구축 사업(RISE·라이즈) 시범 지역 7곳을 선정했다. 이 중 한 곳인 부산은 2021년부터 지산학협력센터를 열어 운영하고 있다. 지산학 협력으로 산업계는 우수한 청년 인력을 확보하고, 대학은 양질의 일자리를 학생들에게 안내해 취업률을 올린다. 그리고 지자체는 청년들의 주거 여건을 개선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동아플레이팅은 지난해 부산시에서 선정하는 지산학 브랜치 21호로 선정됐다. 지산학 브랜치로 선정되면 대학과 연계한 실습을 진행하고 부산시의 컨설팅 지원 등을 받을 수 있다. 지난달 기준으로 지산학 브랜치는 총 55곳이다. 동아플레이팅은 청년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공정을 로봇 위주로 바꾸고, 사택 제공 등 복지 제도를 늘렸다. 박 씨처럼 지산학 협력을 통해 입사한 인력은 올해 초 기준 3명이다. 이 회사에 근무 중인 직원 총 33명의 평균 연령은 31세로 대부분 젊은 편이다. 대학들도 지산학 협력에 맞춰 변화하고 있다. 동아플레이팅과 업무협약을 통해 실습 과정을 운영하는 동명대는 올해부터 ‘3학기제’를 도입한다. 보통 대학은 1년을 두 개 학기로 쪼개 1, 2학기로 학사를 운영한다. 동명대는 1년을 세 학기로 쪼개 1, 2, 3학기로 나눈 것. 세 학기 중 두 개 학기는 학교에서 수업을 듣고, 나머지 한 개 학기는 지역 기업에서 실습을 할 수 있도록 했다. 학생들은 현장에서 자신의 적성과 맞는지 확인하는 시간을 갖고, 산업체는 우수 인력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도록 하는 게 목표다. 대학이 자체적으로 성장 동력을 찾는 경우도 있다. 동아대는 수소 밸브를 검사할 수 있는 시설을 한국에서 두 번째로 건립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대학이 자체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일자리를 만들고, 관련 학과에 학생들을 유치하겠다는 구상이다. 지산학 협력의 한계점도 존재한다. 대학마다 지산학 협력에 대한 이해도가 천차만별인 데다 현장 실습을 확대하려 해도 정규 학점으로 인정되는 폭이 작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지난달 21일 기자간담회에서 “(지산학 협력은)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력을 대학에서 양성하고자 하는 취지이지만, 대학의 학점 제도가 아직까지 유연하지 못하다”고 말했다.부산=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교육당국은 반도체 인재 양성 특성화 대학을 선정하고, 지방 거점 국립대 4곳에 권역별 반도체 공동연구소를 설립해 반도체 인재 양성을 지원할 계획이다. 2030년까지 반도체, 배터리, 미래차, 디스플레이 등 4대 핵심 산업에서 약 7만7000명의 추가 인력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교육부와 종로학원 등에 따르면 2023학년도 기준으로 국내 전국 4년제 대학 32곳에는 반도체 관련 학과가 설치돼 있다. 전체 모집 인원은 정시와 수시를 합쳐 1529명이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 10곳, 경기·인천 6곳, 지방 16곳이다. 이 중 대기업과 연계된 계약학과는 고려대, 서강대, 성균관대, 연세대, 한양대, 포스텍, KAIST 등 7곳에서 운영 중이며 모집 인원은 360명이다. 교육부는 지난해 7월 ‘반도체 관련 인재 양성 방안’을 발표하고 후속 조치로 반도체 특성화 대학 선정에 나섰다. 수도권 2곳, 지방 3곳(단독형)과 대학 연합 3곳(동반성장형) 등 8곳을 선정하고, 유형에 따라 각각 45억∼85억 원, 총 540억 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연간 400명 수준의 반도체 인재를 양성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1개 대학 또는 1개 연합당 연간 최소 50명 이상의 인력을 양성해야 하는 셈이다. 지방 국립대에 반도체 교육·연구의 핵심 기능을 담당할 권역별 반도체 공동연구소도 만들어진다. 이달 초 교육부는 권역별 반도체 공동연구소 지정·운영을 위한 사업 공모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1988년 개소한 서울대 반도체 공동연구소를 중심으로 지방에도 공동연구소를 만들어 반도체 인력 양성과 연구를 활성화하겠다는 것이다. 교육부는 올해 27억 원을 들여 권역별 반도체 공동연구소 4곳 설계에 착수할 예정이다. 또한 대학이 별도 계약학과를 만들지 않더라도 일반학과에 ‘계약정원’을 활용해 반도체 등 첨단 분야 인재를 키울 수 있게 됐다. 이달 ‘산업교육진흥 및 산학연협력촉진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가능해졌다. 교육부 관계자는 “개정안 통과로 대학들은 일반학과 정원의 20% 이내에서 계약정원을 한시적으로 늘려 운영할 수 있어 첨단 산업 분야 인력 양성이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급식조리사, 돌봄전담사 등 학교 내 비정규직 직원들이 31일 올해 첫 총파업에 나선다. 일부 학교는 급식과 돌봄교실 운영에서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교육당국은 대체급식, 돌봄 대체 인력 투입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학비연대)는 지난해 11월 25일 총파업 이후 약 4개월 만인 31일 또 총파업을 한다. 이들은 비정규직 간 임금체계 단일화 등 임금체계 개편 논의를 위한 노사협의체 구성, 명절휴가비 기본급의 100% 지급, 복리후생수당 공무원과 동일 기준 적용, 학교 급식실 종사자에 대한 중대재해 종합대책 마련 등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해 파업 때는 학교 비정규직으로 불리는 교육공무직 전체 16만8625명 중 2만1470명(12.7%)이 참여해 전국 초중고교 및 국공립 단설유치원 4곳 중 1곳에서 급식 대신 빵, 음료, 도시락 등 대체급식이 시행됐다. 서울시교육청 등 교육당국은 급식은 반찬 가짓수를 줄이는 등 식단을 간소화하거나 빵, 우유 등 대체식을 제공하고 유·초중등 돌봄, 특수교육에서 돌봄 공백이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 교직원을 최대한 활용할 계획이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성균관대가 미래 600년을 준비하는 정책연구기관인 ‘미래정책연구원’을 30일 개원했다. 초대 원장에는 성재호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취임했다. 미래정책연구원은 한국을 선진국으로 견인할 수 있는 정책을 연구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됐다. 앞으로 △미래세대를 위한 지속가능한 정치 제도와 공공개혁 관련 연구 △과학기술과의 정합성 있는 정책과 법·제도 연구 △사회 발전을 위한 제언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연구를 할 예정이다. 성 원장은 “우수한 대학원 인재가 정책 대상에 그치지 않고 정책 제안의 주체로 참여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갈 계획”이라고 말했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스마트폰 보급이 확대되면서 긴 글을 읽기 어렵다고 호소하는 시민들이 늘어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 조사 결과에서도 학생들의 ‘읽기’ 수준이 떨어지고 있다는 게 드러났다. 짧은 글만 읽을 수 있고, 글에 포함된 내재적인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는 ‘2수준’ 미만 비율은 2000년 5.7%에서 2018년 15.1%로 급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간 동안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늘어나면서 읽기에 어려움을 겪는 비율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사람들은 자신이 읽기에 대해 어려움을 느껴도 막상 얼마나 부족한지를 측정하기는 쉽지 않다. ‘비주얼캠프’는 시민들이 스스로 쉽게 독해 수준을 측정할 수 있는 시선 추적 프로그램인 ‘시소’를 개발했다. 20일 서울 서초구 비주얼캠프 본사에서 석윤찬 대표(52)를 만났다.● 스마트폰으로 난독증 판별 가능2014년 설립된 비주얼캠프는 석 대표가 창업한 세 번째 회사다. 그는 “생각만으로 타자를 칠 수 있는 기술을 연구하다가 눈으로 타자를 칠 수 있는 기술로 넘어왔다”며 “이 기술을 기반으로 비주얼캠프를 창업했다”고 말했다. 비주얼캠프의 시소 프로그램은 다른 시선 추적 프로그램과 달리 별도의 기기가 필요 없다. 타사의 시선 추적 프로그램은 특수 안경을 착용해야 하지만 시소는 스마트폰, 태블릿, 노트북 등 내장 카메라가 있는 기기에서 모두 사용할 수 있다. 운영체제도 구애받지 않아 애플의 iOS, 구글의 안드로이드에서 모두 작동한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난독증을 판별할 수 있는 셈이다. 스마트폰, 노트북 등에서 시소 프로그램을 실행시키면 가장 먼저 얼굴 정면 사진을 찍게 된다. 눈의 위치를 확인하는 과정이다. 다음에는 움직이는 검은 점을 보는 단계를 거친다. 석 대표는 “카메라가 동공 위치를 파악해 시선을 따라가도록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프로그램이 사용자의 시선을 확인한 뒤에는 본격적으로 독해력을 측정한다. 사용자는 선택한 지문을 읽고, 지문과 관련된 간단한 문제 4, 5가지를 풀어야 한다. 지문을 읽는 속도뿐만 아니라 지문을 제대로 이해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문제까지 풀고 나면 사용자의 문해력을 분석한 데이터가 나온다. 지문을 읽는 데 걸린 총시간, 평균적으로 시선이 글자에 머무른 시간, 전체 시간 중 문장이나 단어를 거슬러 올라가 다시 읽은 비율, 한 번에 읽는 글자 수, 읽기 속도 등이 제공된다. 함께 제공되는 사용자 평균값과 비교해 보며 사용자들은 ‘나의 문해력이 어느 정도인지’를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지문 위에는 시선의 움직임도 기록된다. 정상적인 범주의 문해력을 갖고 있다면 지문 위에 비교적 직선으로 움직임이 표시되지만, 난독증이 의심된다면 낙서를 해 둔 것 같은 모습으로 표현된다. 비주얼캠프는 이 기술로 2021년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글로벌 모바일 어워드 최고혁신상, 2021∼2022년 연속 소비자가전전시회(CES) 혁신상을 수상했다.● 발달장애-치매 진단에도 응용비주얼캠프는 난독증 외에도 발달장애, 치매,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의 진단 등으로 기술을 활용하는 범위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발달장애는 조기 진단이 매우 중요하지만 현재 진단 프로그램은 대부분의 아이가 말을 할 수 있을 때 효과적이라 조기 진단에 어려움이 있다. 비주얼캠프는 두뇌 발달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해 운영하는 ‘두브레인’과 함께 아이의 시선 움직임을 수집해 발달장애 위험이 있는 아동을 판별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연구 중이다. 현재 이대목동병원, ㈜하이와 함께 치매를 포함한 인지장애를 조기 진단하기 위한 임상시험과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칠곡경북대병원과는 치매 전후의 시선 움직임 변화를 연구하는 임상시험을 하반기부터 진행할 예정이다. 비주얼캠프는 이러한 노력을 인정받아 2020년 SK에서 지원하는 ‘임팩트 유니콘’ 육성 사업에 선정됐다. 임팩트 유니콘은 경제적, 사회적 가치를 창출해 사회문제 해결에 기여하는 기업을 의미한다. SK는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노력하는 기업들을 육성하고자 2020년 7월부터 임팩트 유니콘 육성 사업을 펼치고 있다. 석 대표는 “시선 추적 기술이 교육, 보건, 의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라며 “우리의 기술이 최대한 많은 사람들의 편의를 높이는 방향으로 사용되길 바란다”고 말했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내년부터 사용하는 일본 초등학교 사회 교과서에서 일제강점기 조선인이 ‘징병됐다’는 표현이 삭제되는 등 일본의 강제동원 책임이 희석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교과서는 올해 발생 100년이 되는 간토(關東)대지진 당시 재일 조선인 학살 관련 서술을 삭제했으며, 독도를 ‘한국이 불법 점거하고 있다’는 서술도 계속됐다. 대통령실은 28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대한민국의 영토와 주권과 관련해서는 한 치의 양보도 있을 수 없다는 게 대통령실의 단호한 입장”이라고 밝혔다. 외교부는 이날 구마가이 나오키 주한 일본대사관 총괄공사를 외교부 청사로 불러들여 항의했다.● ‘조선인 징병’ 삭제, ‘한국이 독도 불법 점거’ 서술일본 문부과학성은 이날 초등학교에서 내년부터 사용할 초등학교 3∼6학년 사회 교과서 12종의 검정을 확정했다. 동북아역사재단과 교육부 등이 이들 교과서의 한국 관련 내용을 분석한 결과 역사 분야가 포함되는 6학년 교과서 3종 가운데 2종에서 징병에 대한 서술이 변경됐다. 초등학교 사회 교과서 점유율 2위인 교육출판의 6학년 사회 교과서는 “식민지였던 조선의 사람들에게…일본군 병사로 징병해 전쟁터에 내보냈다”(2019년 검정본)는 기존 기술에서 ‘징병해’라는 표현을 삭제했다. 점유율 1위인 도쿄서적의 6학년 사회 교과서는 “조선인 남성은 일본군 병사로서 징병당하고”라는 표현을 “조선인 남성은 일본군 병사로서 참여하게 되었고, 후일 징병제가 시행되게 되었습니다”로 바꿨다. 같은 교과서에 실린 “병사가 된 조선의 젊은이들”이라는 사진 설명에는 앞에 ‘지원해서’라는 표현이 추가됐다. 동북아역사재단은 “한국인이 자원해 일본 군인이 된 것으로 오해할 소지가 있는 내용을 넣는 등 동원의 강제성을 약화하는 방향으로 서술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강제 징용과 관련해서는 도쿄서적 교과서가 “다수의 조선인과 중국인이 강제적으로 끌려왔다”는 기존 기술을 “…강제적으로 동원됐다”로 교체했다. 일본 정부는 2021년 4월 각의를 통해 ‘강제 연행’ ‘연행’ 표현을 사용하는 것을 사실상 금지한 바 있다. 1923년 일어난 간토대지진 관련 서술이 대폭 간소화되면서 조선인 학살 내용이 아예 빠지기도 했다. 일본문교출판은 지진 후 참상이 담긴 사진과 함께 실었던 설명을 줄이면서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풀고 있다’ 등의 잘못된 소문이 퍼져 많은 조선 사람들이 살해되는 사건도 일어났습니다”라는 문장을 삭제했다. 독도가 일본 영토라는 주장은 4∼6학년 교과서 9종에 모두 담겼다고 교육부는 밝혔다. 일본 교과서는 그동안 독도를 ‘일본 영토’ ‘고유 영토’ 등으로 썼으나 이번에는 ‘일본 고유 영토’라는 표현으로 통일됐다. 일본문교출판 6학년 사회 교과서는 기존에 “일본 영토인 북방영토와 다케시마(竹島)”라고 기술했으나 이번에는 “일본 고유 영토인…”으로 바뀌었다. 8종에는 독도가 일본 영토로 표기된 지도가 포함됐고, 5종에는 ‘한국이 독도를 불법 점거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 우리 정부 “日, 무리한 주장 답습 유감”대통령실은 이날 “한일 양국의 미래 지향적 관계를 위해서라도 일본은 대한민국이 실효 지배하는 영토에 대한 무리한 주장을 자제하는 게 옳을 것”이라고 밝혔다. 외교부는 대변인 명의 성명을 통해 “일본 정부가 수십 년 동안 이어온 무리한 주장을 그대로 답습한 초등학교 교과서를 검정 통과시킨 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며 “일본 정부가 스스로 밝혀온 과거사 관련 사죄와 반성의 정신을 진정성 있게 실천해 나가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독도에 대한 일본의 어떠한 주장도 수용할 수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강조했다.최훈진 기자 choigiza@donga.com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정부가 올해 치러질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EBS 교재의 체감 연계율을 높이겠다고 28일 발표했다. 난이도 격차가 표준점수 격차로 이어졌던 국어와 수학 영역도 난이도를 조절할 방침이다. 2022학년도부터 문·이과 통합 수능이 도입된 이후 문과생이 이과생에 비해 불리한 처지에 놓였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대책을 내놓은 것이다. 28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11월 16일 치러질 수능 출제 방안을 담은 ‘2024학년도 수능 시행기본계획’을 발표했다. 평가원은 EBS 교재 ‘연계율 50%’를 유지하되 교재에 나오는 지문, 도표, 그림 등을 되도록 변형하지 않고 수능에 출제해 학생들이 이를 체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대면 수업을 제대로 하지 못한 고3 수험생을 고려한 조치이기도 하다. 이규민 평가원장은 “학습 부담을 경감하는 의미”라며 “이 정도 수준을 앞으로 계속 유지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통합 수능에서 문과생이 불이익을 받는 구조를 해소하기 위해 평가원은 일명 ‘킬러 문항’으로 불리는 초고난도 문항은 되도록 출제하지 않고, 적정 난이도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국어와 수학 영역 간에 난이도 편차를 줄여 표준점수 최고점 차이를 줄이겠다는 의미다. 지난해 치러진 수능에서는 수학은 어렵게, 국어는 쉽게 출제되면서 두 영역 간 표준점수 최고점이 11점이나 벌어졌다. 결과적으로 이과생들이 높은 수학 표준점수를 얻은 뒤 인문계열 상위권 학과에 지원했고, 수학에 약한 문과생은 불리했다. 평가원은 국어 비문학 지문의 난이도도 조절할 계획이다. 지난해 국어 영역에서는 ‘과학의 기초대사량’과 ‘사회과학의 최소 제곱법’에 대한 제시문을 결합한 문제가 출제돼 이과생이 유리했다. 문영주 수능본부장은 “인문, 사회, 과학 3개 지문의 난이도를 골고루 배분하겠다”고 말했다. 사회탐구, 과학탐구 선택과목 간 표준점수 최고점도 균형을 맞출 예정이다. 지난해 수능 영어 영역에서 입시학원 교재와 똑같은 지문이 출제돼 논란이 됐다. 평가원은 문제집과 자료집을 최대한 검토해 재발을 막겠다고 했다. 올해 수능 접수는 8월 24일부터 9월 8일까지이며 성적은 12월 8일 통지된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2009년 국내에 법학전문대학원(법전원·로스쿨)이 도입된 이래 처음으로 여성 합격자 수가 남성 합격자 수를 앞질렀다. 27일 종로학원과 법전원협의회에 따르면 2023학년도 전국 25개 법전원 신입생 선발 결과 전체 합격자 2156명 중 여성이 1131명(52.5%)이었고, 남성은 1025명(47.5%)이었다. 처음으로 여성 합격자 비율이 절반을 넘은 것. 여성 합격자 비율은 2009년 39.6%에서 2010년 44.7%로 뛴 이후 40% 이상을 유지하다 지난해 48.2%를 기록했다. 올해 남녀 합격자의 출신 계열은 사회계열이 645명(30.3%)으로 가장 많았다. 상경계열 489명(22.7%), 인문계열 444명(20.6%), 법학계열 158명(7.3%)이 뒤를 이었다. 공학계열은 129명(6.0%)이 합격했다. 공학계열 합격자는 법전원 도입 첫해인 2009년 12.3%를 기록한 뒤 감소세를 이어오다 지난해 6.4%로 반등했으나 1년 만에 다시 줄었다. 연령별로는 23∼25세 합격자가 1015명(47.1%)으로 가장 많았으며, 26∼28세 682명(31.7%), 29∼31세 272명(12.6%) 순이었다. 학부와 같은 대학의 법전원에 진학한 합격자는 425명(19.7%)에 불과했고, 대부분은 학부와 다른 대학의 법전원을 선택했다. 오종운 종로학원 평가이사는 “올해 처음으로 여성 합격자 수가 남성보다 많아지면서 앞으로 법조계에서 여성의 활약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며 “인문계 우수 학생들이 학부에서 사회계열과 상경계열로 진학하면서 법전원 합격자 중 이들 학과 비중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으로 중단됐던 등교가 재개되면서 학교폭력(학폭)이 다시 늘어났다. 그런데도 교육부는 학폭 정책을 자체적으로 평가하면서 ‘우수’ 등급을 매긴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정의당 정책위원회에 따르면 교육부는 ‘2022년 자체평가 결과보고서(주요정책 부문)’에서 ‘학교폭력 없는 안전한 학교 환경 조성’ 과제에 대해 2등급인 ‘우수’로 평가했다. 주요 정책에 대한 부처별 자체 평가는 국정 운영의 책임성을 높이기 위해 매년 실시한다. 지난해에는 외부위원 29명과 내부위원 1명 등 교육분야 전문가 30명으로 꾸려진 평가위원회가 교육부 정책을 평가했다. 교육부의 67개 정책 과제 중 1등급 ‘매우 우수’는 5개, 2등급은 6개에 불과했다. 1∼2등급은 상위 20% 이내 과제에만 부여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학폭 대응 정책이 대체적으로 효과적이었다고 평가한 셈이다. 학폭 정책은 △계획 수립 적절성 △집행 과정 충실성 △성과 지표 달성도 △정책 효과 등 4개 평가지표 가운데 집행 과정 충실성(‘보통’)을 제외한 나머지 3개는 모두 ‘우수’를 받았다. 코로나19 이후 일상 회복이 진행되며 학폭이 증가 추세를 보이는 점을 고려하면 이는 현실과 동떨어진 평가라는 지적이 나온다. 교육부 학폭 실태조사에서 나타난 피해 응답률은 2019년 1.6%에서 코로나19로 원격수업이 시행된 2020년 0.9%, 2021년 1.1%로 감소했다가 지난해에는 1.7%를 기록했다. 오히려 코로나19 이전보다 높아진 것이다.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학폭위) 심의 건수도 2019년 3만1130건에서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된 2020년 8357건, 2021년 1만5653건으로 감소했다가 지난해에는 상반기에만 9796건을 기록하며 반등했다. 정의당 정책위원회는 “학폭 피해 응답률이 높아진 상황에서 교육부의 학폭 대처가 ‘우수’ 평가를 받을 만한지 의문”이라고 말했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시기 잠시 감소했던 학교폭력(학폭)이 지난해 다시 늘어난 가운데, 교육부가 학폭 정책에 대해 자체평가에서 ‘우수’ 등급을 매긴 것으로 나타났다.20일 정의당 정책위원회에 따르면 정부업무평가포털에 게재된 교육부의 ‘2022년 자체평가 결과보고서(주요 정책 부문)’ 중 ‘학교폭력 없는 안전한 학교 환경 조성’은 2등급인 ‘우수’ 등급을 받았다. 주요 정책에 대한 자체 평가는 국정 운영의 책임성을 높이기 위해 매년 실시한다. 지난해에는 외부위원 29명과 내부위원 1명 등 교육분야 전문가 30명으로 꾸려진 평가위원회가 교육부 정책을 평가했다. 교육부의 67개 과제 중 1등급 ‘매우 우수’가 5개, 2등급이 6개인 점을 고려하면 지난해 교육부가 추진한 정책 가운데 학교폭력 대응을 사실상 열 손가락 안에 꼽힐만한 정책이라고 평가한 셈이다.학폭 정책은 △계획 수립 적절성 △집행 과정 충실성 △성과 지표 달성도 △정책 효과 등 4개 평가지표 가운데 집행 과정 충실성(3등급 ‘보통’)을 제외한 나머지 3개는 모두 ‘우수’를 받았다. 평가위원회는 “온·오프라인에서 다양화, 복합화 양상을 나타내고 있는 최근 학폭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적절하게 계획을 수립했다”며 “언어폭력·사이버 폭력 예방과 지원에 노력했다”고 평가했다. 이들은 “코로나19 이후 일상생활 속에서 관계 형성에 어려움을 느끼는 학생들이 증가하면서, 교육을 통한 관계 회복이 강화될 수 있도록 예산을 확보하고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그러나 코로나19 이후 일상 회복이 진행되며 학폭이 증가 추세를 보이는 점을 고려하면 현실과 동떨어진 평가라는 지적이 나온다. 교육부 학폭 실태조사에서 나타난 피해 응답률은 2019년 1.6%에서 코로나19로 원격수업이 시행된 2020년 0.9%, 2021년 1.1%로 감소했다가 지난해에는 1.7%로 코로나19 이전보다 높아졌다.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학폭위) 심의 건수도 2020년 8357건, 2021년 1만5653건에서 지난해에는 상반기에만 9796건을 기록했다.정의당 정책위원회는 “학폭 피해 응답률이 높아지고, 최근 국가수사본부장에 임명됐다가 낙마한 정순신 변호사의 아들 학폭 사건으로 사회적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며 “이 상황에서 교육부의 학폭 대처가 ‘우수’ 평가를 받을 만한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한편 국회 교육위원회는 이날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단독으로 정 변호사의 아들 학폭 사안에 대한 청문회를 추진한다. 교육위는 이날 전체 회의를 열고 ‘정순신 변호사 자녀 학폭 진상조사 및 학폭 대책 수립을 위한 청문회 실시계획서 채택의 건’ 등 3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민주당은 정 변호사 본인, 정 변호사 아들의 학폭이 벌어졌던 당시 교육부 학교생활문화과장과 서울대 입학본부장 등 관계자들에 대한 증인 출석을 요구할 계획이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올해 영재학교 졸업생 10명 중 1명은 의약학 계열에 진학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는 ‘의대 쏠림’을 막기 위해 영재학교 평가에 졸업생의 의약학 계열 진학률을 반영하고, 과학고의 조기졸업 비율을 줄이는 등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 19일 교육부는 ‘2023∼2027년 제5차 영재교육 진흥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8개 영재학교 졸업생의 9.1%(73명), 전국 20개 과학고 졸업생의 2.9%(46명)가 의약학 계열에 진학했다. 올해는 각각 9.5%(78명), 2.1%(33명)가 의약학 계열을 선택했다. 고교 조기졸업 뒤 반수나 재수로 의대에 간 학생은 통계에 잡히지 않았기 때문에 실제 의약학 진학 비율은 더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영재학교가 수학 과학 영재를 발굴한다는 당초 취지에서 벗어나 ‘의대 진학 수단’으로 변질될 조짐이 보임에 따라 교육부는 대책 마련에 나섰다. 교육부는 내년 시범 도입되는 영재학교 성과평가에서는 ‘의약학 계열 진학률’을 반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의약학 계열 진학률이 높은 학교에는 감점을 주겠다는 것이다. 현재 30% 수준인 과학고의 조기졸업 비율도 2025학년도 신입생부터 줄일 예정이다. 조기졸업 학생들 중 상당수가 의약학 계열로 재입학한다는 점을 고려한 조치다. 영재고·과학고의 2022학년도 신입생부터 적용된 ‘의약학 계열 진학 제재 방안’은 앞으로도 계속 적용된다. 영재고, 과학고 학생들이 의약학 계열 진학을 희망할 경우 일반고 전출을 권고하고, 교육비와 장학금을 회수하는 방안이 포함돼 있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교육부가 홈스쿨링(가정학습), 가출 등을 이유로 7일 이상 장기 결석하는 학생을 직접 만나 안전을 확인하는 전수조사에 나선다. 지난달 인천에서 홈스쿨링을 이유로 학교에 나오지 않던 초등학생이 몸에 멍이 든 채 학대를 당해 숨지는 사건이 발생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7일 이상 무단 결석 시 학생 대면 확인 교육부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장기 미인정 결석 학생 관리 방안’을 17일 제2차 사회관계장관회의에서 보고했다. 미인정 결석은 질병, 교외체험학습 등 출석으로 인정되는 사유가 아닌 그밖의 이유로 학교에 오지 않는 경우를 뜻한다. 이번 대면 전수조사에 포함된 홈스쿨링은 현행법상 허용되지 않아 미인정 결석으로 간주된다. 다만 교육당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동안 예외적으로 가정학습을 교외체험학습 허용 일수만큼만 허용했다. 교외체험학습은 시도별로 연간 10∼40일만 인정된다. 교육부가 보건복지부, 경찰과 함께 7일 이상 무단 결석한 아동에 대한 대면 전수 조사를 실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유치원·초등학교·중학교·특수학교의 학생을 대상으로 다음 달까지 조사한다. 지난해 4월 30일 기준 7일 이상 장기 미인정 결석 학생은 5000여 명으로 올해도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추정된다. 교육부는 전화로 학생의 소재와 안전을 확인한 다음, 학생이 학교를 방문하도록 해 교사가 직접 학생의 상태를 확인하기로 했다. 학생의 학교 방문을 학부모가 거부하는 경우에는 교사와 읍면동 담당자가 가정을 방문해 학생을 직접 관찰한다. 학부모가 지속적으로 가정 방문을 거부하는 경우에는 시군구 아동학대보호담당자, 경찰과 함께 가정을 방문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아동학대 정황이 발견되면 바로 경찰 수사에 들어간다. 교육부는 장기 미인정 결석 학생은 전화로 소재와 안전이 확인됐더라도 이번처럼 대면 관찰을 실시하도록 ‘아동학대 예방 및 대처요령 교육부문 가이드북’을 개정했다. 미인정 결석 7일을 포함해 결석이 14일 이상 누적된 학생은 ‘집중 관리 대상자’로 모니터링한다.● 홈스쿨링 사각지대 방치 말아야 전수 조사에서 학대 피해가 발견된 학생에게는 상담 등을 지원하고 필요한 경우 교육지원청에서 ‘비밀 전학’을 시킬 예정이다. 비밀 전학은 부모를 포함한 학대 행위자에게서 피해 학생을 보호하기 위해 주민등록상 주소지를 바꾸지 않은 채 피해 학생이 머무는 보호시설 주변 학교로 전·입학하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홈스쿨링을 학교 밖 사각지대에 방치하지 말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교내 ‘홈스쿨링 허가위원회’ 등을 둬 학교가 관리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익중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부모가 자녀에 대해 홈스쿨링을 하겠다며 학교에 보내지 않는다면 실제로 부모가 홈스쿨링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되는지, 집에서 어떤 교육이 이뤄지고 있는지 등을 학교에서 점검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사회관계장관회의에서 교육부는 5년간 1조8000억 원을 들여 초중고 학교 부지를 활용해 수영장, 문화센터 등이 들어서는 학교복합시설 건립을 지원하는 방안도 보고됐다. 전일제 교육인 늘봄학교 인프라 확충을 위해 전국 229개 기초지방자치단체에 최소 1개씩 학교복합시설을 건립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교육부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투입해 시설 설치비의 최대 30%까지 지자체에 지원하겠다고 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학교복합시설의 운영은 학교가 아니라 지자체가 맡게 된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