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김천시청의 장예나(30)와 정경은(29)은 한국 배드민턴 대표팀의 ‘맏언니’ 콤비로 불린다. 대표팀에서 나이가 많기로는 남녀 선수를 통틀어 다섯 손가락 안에 든다. 그만큼 풍부한 경험을 지녔다. 이들은 서로 다른 후배들과 짝을 이뤄 국제대회에서 상위권 성적을 거두다 2017년 후반기부터 짝을 이뤘다. 대표팀뿐 아니라 소속팀도 같아 늘 호흡을 맞출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대표팀의 버팀목 같은 존재인 장예나와 정경은이 올해 첫 국제대회 정상에 올랐다. 세계 랭킹 14위 장예나-정경은은 17일(현지시간) 스위스 바젤에서 열린 2019 스위스오픈 배드민턴 선수권대회 여자복식 결승에서 세계 랭킹 13위 마쓰야마 나미(21)-시다 지하루(22·일본)를 2-0(21-16, 21-13)으로 완파했다. 지난해 12월 코리아 마스터스 이후 3개월 만에 다시 국제대회 우승을 합작했다. 한국 대표팀은 지난주 전영오픈에서 노메달에 그친 수모를 어느 정도 씻게 됐다. 김천시청 오종환 단장은 “후배들을 잘 이끌며 솔선수범하는 스타일이다. 어린 선수들에게 모범사례가 된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는 전영오픈 보다는 한 단계 낮은 수준이지만 여자단식 성지현이 동메달을 추가했고, 개인 자격으로 출전한 이용대와 김기정은 남자 복식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유럽 투어 3개 대회를 마감한 한국 대표팀은 귀국 후 22일부터 29일까지 경남 밀양시에서 열리는 전국봄철종별배드민턴리그전에 각자 소속팀으로 돌아가 참가한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요즘 달갑지 않은 미세먼지 때문에 많이 힘드시죠. 저도 너무 바쁘네요. 제 이름은 마스크입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찾아오는 뿌연 하늘 아래서 쉴 새가 없습니다. 숨조차 제대로 쉬기 힘든 상황인데도 어디에선 마스크가 눈칫밥 신세가 된 듯합니다. 일부 골프장에선 캐디들이 마음대로 마스크도 쓸 수 없어요. 오죽하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캐디 마스크 착용 문제가 여러 건 올라왔을까요. 수도권의 한 골프장 캐디 A 씨는 “손님이 먼저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캐디들은 착용하지 못하게 돼 있다. 캐디만 쓰고 일하기는 힘들다”고 말하더군요. 인천의 한 골프장 대표는 “고객님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경우에만 캐디도 양해를 구하고 마스크를 쓰도록 하고 있다. 서비스 업종인 만큼 고객에게 불편함을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고 전했습니다. 골퍼들은 미세먼지에도 불구하고 골프장을 찾았는데 캐디들이 마스크를 쓰고 있다면 자칫 기분이 상할 수 있다나요. 전문의들은 미세먼지가 폐암, 뇌심혈 질환, 호흡기 질환을 유발해 평균 수명까지 줄어들게 한다고 하더군요. 캐디 B 씨는 “주말에 마스크 없이 일하고 나면 목이 칼칼하고 코가 막혀 힘들다”고 호소했습니다. 마스크만 제대로 써도 건강을 지킬 수 있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KF94’ 인증을 받은 마스크는 초미세먼지(지름 2.5μm 이하)보다 더 작은 0.4μm 크기의 입자를 94% 이상 차단해 준다고 합니다. 강형모 대한골프협회 부회장은 “한때 금기시되던 캐디들의 선글라스 착용도 시력 보호 목적으로 권장하는 골프장이 늘고 있다. 마스크도 자유롭게 쓸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캐디 마스크 착용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는 부킹 전문 사이트 XGOLF는 회원 대상으로 캐디 마스크 착용에 대한 찬반 설문조사를 하고 있습니다. 14일 현재 응답자 822명 가운데 반대는 29명에 불과하네요. 한 설문 참여 회원은 “캐디도 우리 가족일 수 있는데 마스크 착용은 선택이어야 한다”는 댓글을 달기도 했습니다. 반면 “마스크를 사용하면 의사소통에 한계가 많다”며 반대하는 목소리도 보입니다. 캐디들과 수시로 남은 거리나 클럽 선택 등과 관련한 대화를 나눠야 하는데 마스크를 쓰면 소통이 어려워진다는 겁니다. 김재열 골프 해설위원은 “미세먼지 나쁨 정도에 따른 마스크 착용이나 예약 취소 등 규정을 마련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여주 솔모로CC 등 일부 골프장은 미세먼지가 매우 나쁨(m³당 76μg 이상)이면 캐디와 내장객에게 마스크를 나눠 주고 있어요. 건강과 직결되는 마스크 착용에 차별이 있어선 안 될 일입니다. 그나저나 저는 언제나 한가해질까요.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호주 교포 남매 골퍼 이민우(21)와 이민지(23)가 나란히 상승세를 타며 주목받고 있다. 이민우는 13일 유러피안투어가 발표한 2월 ‘이달의 골퍼’로 선정됐다. 팬 투표에서 44%를 얻어 라이언 폭스(뉴질랜드)를 제치고 처음 영광을 안았다. 이번 시즌 프로로 전향해 유러피안투어에 뛰어든 이민우는 지난달 사우디 인터내셔널(단독 4위)과 ISPS 한다 월드 슈퍼6 퍼스 대회(공동 5위)에서 2개 대회 연속 톱5에 올랐다. 유러피안투어에서 신인왕 후보로 떠오른 동생의 활약이 누나에게도 기운을 불어넣었을까. 이민지는 최근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혼다 타일랜드 대회와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에서 2주 연속 단독 2위로 마쳤다. 세계 랭킹을 개인 최고인 3위까지 끌어올린 이민지는 LPGA투어 상금 2위(약 3억5000만 원)에 이름을 올렸다. 티칭 프로 출신 어머니와 아마추어 고수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이 남매는 이민우가 8세 때 골프를 시작했고 누나가 뒤를 따랐다. 이민지와 이민우는 각각 2012년과 2016년 US주니어아마추어선수권을 우승하며 사상 첫 남매 챔피언이 됐다. 이민지는 “동생은 나보다 활달해 골프에서도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민우는 “누나가 잘해 동기부여가 된다”고 전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국제대회 효자종목인 한국 정구를 이끌 10대 유망주들이 일본에서 큰 꿈을 키웠다. 13일 대한정구협회에 따르면 10대 남녀 꿈나무 각각 2명씩을 선발해 지난달 22일부터 11일까지 일본 연수에 파견했다고 밝혔다. 상무초등학교 정인숙 지도자(47)의 지도로 홍상현(광주 금호중) , 임가조(순창중) , 손민경(안성여중), 이수연(대전 둔원중)이 참가했다. 13세 동갑내기로 뛰어난 신체조건과 남다른 기량을 지닌 이들은 지역 및 유소년 스포츠클럽이 활성화된 일본 후쿠오카 지역에서 정구 체험 프로그램을 마쳤다. 또 아시아경기에서 정구가 처음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히로시마에서 열린 제23회 아시아컵 국제정구대회를 참관하기도 했다. 한국에서 정구는 비인기종목이지만 일본은 정구를 하는 인구만도 54만 명에 이를 정도로 관심이 높은 스포츠다. 일본 실업팀은 남자가 60개, 여자가 30개에 이른다. 히로시마 현에만 고교 정구 팀이 100개 넘게 있을 정도다. 히로시마 국제대회에 출전했던 NH농협은행 유영동 감독은 “일본 정구의 선수층은 워낙 두텁고 환경도 뛰어나 부러울 때가 많다. 국내에서 접하기 힘든 다양한 기술을 지닌 일본과의 교류는 한국 정구 발전에 큰 도움이 된다. 어렸을 때부터 국제대회를 체험한 것도 좋은 공부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정인숙 지도자는 “이번 해외 선진 체험프로그램의 경험을 통해 우리 선수들이 더 넓은 목표를 가지는 계기가 됐다. 지도자로서도 일반 엘리트 체육은 물론 일본의 선진 스포츠클럽을 직접 체험할 수 있었기에 매우 의미가 깊다”고 전했다. 한 참가 선수는 “일본에서 운동을 해보니 더 큰 무대에서 뛰고 싶다는 생각이 커졌다. 부족한 점도 깨닫게 됐다. 운동을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고 말했다. 대한정구협회가 2017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이번 사업은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민체육진흥공단의 지원으로 이뤄지고 있다. 매년 남녀 초등부 각 12명, 남녀 중등부 6명 등 총 36명을 선발해 동계와 하계 2주일간 전담지도자를 통해 기초기술과 체력 그리고 진천선수촌 견학, 영어, 한문 강의, 선수인권교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전영오픈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배드민턴 대회다. 1889년 남녀복식과 혼합복식에서 3명의 우승자를 처음 배출한 뒤 100년 넘는 역사를 지녔다. 권위와 전통을 자랑하다보니 코트의 강자들이 총출동한다. 현시점에서 세계 배드민턴의 실력을 가늠할 수 있는 무대가 되는 이유다. 11일 영국 버밍엄에서 끝난 올해 대회에는 한국을 제외한 아시아 국가의 초강세가 두드러졌다. 남녀 단식과 남녀 복식, 혼합복식 5개 종목에서 결승에 오른 10개 조(명) 가운데 9개조가 아시아 국가 선수로 채워졌다. 아시아 국가가 아닌 유일한 선수는 남자 단식 결승에 오른 빅토르 악셀센(덴마크) 뿐이었다. 이번 대회에서 중국은 금메달 3개를 휩쓸며 최강의 자리를 되찾았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이후 세대교체를 단행해 한동안 주춤했던 중국은 이날 여자단식, 여자복식, 혼합복식 금메달을 차지했다. 천위페이가 대회 3연패를 노린 타이쯔잉(대만)을 제치고 여자 단식 시상대 꼭대기에 섰다. 여자복식은 천칭천과 자이판이 우승을 합작했고, 혼합복식에선 정쓰웨-황야충이 세계 랭킹 1위의 기량을 발휘했다. 중국은 전영오픈 금메달 3개를 수확한 것은 2015년 이후 처음이다. 박주봉 감독이 이끄는 일본은 이번 대회에서 8개의 메달을 획득해 고른 전력을 과시했다. 특히 남자단식 세계랭킹 1위 모모타 겐토는 생애 첫 전영오픈 타이틀을 따냈다. 일본이 전영오픈 남자단식에서 우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남자복식은 인도네시아의 베테랑 무하맛 아산-헨드라 세티아완이 레이시아의 신예 에런 치아-소 우이 익을 제압하고 5년 만에 다시 전영오픈 정상에 복귀했다. 반면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단 한 명도 4강조차 진출하지 못해 2015년 이후 처음으로 노메달에 그쳤다. 대회에 앞서 채유정과 서승재가 2주 연속 국제대회 혼합복식 우승트로피를 안아 기대감을 부풀렸으나 아쉬움을 남겼다. 전통적인 강세 종목이던 남자 복식도 한계를 드러냈다. 여자단식 성지현만이 유일하게 8강에 올랐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아시아, 유럽 등 각국 대표 선수들은 500여일 앞으로 다가온 2020년 도쿄올림픽에 대비해 컨디션을 최대한 끌어올리고 있다. 최근 주요 국제대회에서 거듭된 부진에 빠져 있는 한국 배드민턴도 재도약을 향한 대반전이 더욱 절실해졌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한국 남자 정구의 강호 이천시청이 제23회 아시아컵 히로시마 국제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이천시청은 10일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단체전 결승(3복식)에서 정구 종주국 일본 최강 NTT에 0-2로 패했다. 지난해 전국체육대회 우승팀 자격으로 이번 대회 출전권을 따낸 이천시청은 이틀 동안 7경기를 치르는 강행군에도 일본 강팀들을 연파하고 한국 팀으로는 4년 만에 다시 결승에 오르는 성과를 거뒀다. 이천시청 이명구 감독은 정구가 처음 아시아경기 정식 종목에 채택된 1994년 히로시마 대회 때 유영동 NH농협은행 감독과 남자 복식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5년이 흐른 이번 대회 장소도 히로시마 아시아경기 정구를 치른 곳이었다. 이명구 감독은 “선수 때 태극마크를 달고 금메달을 땄던 히로시마에서 지도자로도 정상에 오르고 싶었다. 아쉬움이 남지만 이천시청 선수들이 선진 정구를 배우며 자신감을 얻는 계기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천시청은 지용민, 배환성, 이요한, 김형준 등을 앞세워 지난해 전국체육대회와 실업연맹전, 대통령기 대회 등에서 시즌 3관왕에 올랐다. 이천시청은 국내 최고 역사를 지닌 단일종목 대회인 동아일보기 전국정구대회가 남자 팀에게도 문호를 개방한 2006년 남자일반부 초대 챔피언에 오르기도 했다. 이명구 감독은 “정구팀으로 최고의 전통을 지녔다는 자부심이 있다. 엄태준 이천시장님과 시민들의 지원과 응원도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또 “5월 동아일보기 대회에서 4년 만에 다시 정상에 오를 수 있도록 착실하게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유재학 감독 : 2004년부터 15시즌째 지휘봉.양동근, 함지훈 : 한 팀에서만 11시즌 이상 출전.이도현 사무국장 : 2002년 통역으로 합류해 사무국 주요 업무 섭렵.손윤석 컨디셔닝 코치 : 팀의 전신인 기아 시절 포함해 22년차 트레이너.장두수 구단 승합차 기사 : 팀의 전신인 기아 시절부터 25년 동안 운전. 현대모비스는 코칭스태프, 선수단, 프런트에 장기 근속자가 유난히 많다. 여기에 이번 시즌엔 3연패 주역인 라건아가 복귀했고, 44세 최고령 동갑내기 문태종, 아이라 클라크에 39세 오용준이 가세했다. 가족보다도 더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낸다는 그들이 정규리그 최다 우승 기록을 ‘7’로 늘렸다. 현대모비스는 9일 KT와의 울산 안방경기에서 90-79로 이겨 39승 11패를 기록해 남은 4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정규리그 1위를 확정지었다. 정규리그 우승 상금은 1억 원이다. 현대모비스의 정규리그 우승은 2015년 이후 4년 만이자 전신인 기아 시절(1회)를 포함해 7번째다. 현대모비스에서만 6번째 정규리그 우승을 이끈 유재학 감독은 “4년이 짧은 시간은 아니다. 선수들에게 공을 돌리고 싶다. 스태프들도 함께 기쁨을 나누고, 구단 관계자들에게도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골프에서 1라운드부터 마지막 라운드까지 줄곧 선두를 지킨 경우를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이라고 한다. 이번 시즌 현대모비스가 바로 그랬다. 시즌 개막 후 한 번도 1위 자리에서 내려오지 않은 채 정상에 골인했다.그만큼 현대모비스 전력은 압도적이었지만 위기도 있었다. 시즌 초반 ‘모벤져스’로 불리며 최강의 면모로 독주 체제를 굳히는 듯 했지만 센터 이종현이 부상으로 시즌 아웃된 뒤 양동근, 이대성까지 차례로 다쳐 결장하기에 이르렀다. 라건아의 대표팀 차출로 골밑 열세가 빚어지기도 했다. 오랜 세월 호흡을 맞춘 현대모비스의 저력은 어려움을 정면 돌파했다. 시즌 초반 경기당 평균 100점 가까이 터뜨리는 공격 농구를 구사했지만 주력 멤버들의 공백이라는 악재를 맞은 뒤에는 공격 템포를 늦추고 수비에 치중하는 전술로 선두를 유지했다. 장시간 한 배를 타다 보니 확실한 선수 특성 파악에 따른 전술 변화와 효율적인 재활 프로그램, 체계적인 지원도 현대모비스 만의 장점이다 유재학 감독은 “과거에도 계속 1위만 한 적은 없었던 것 같다. 문태종 오용준 등 고참들이 잘해줬다”며 “그동안 쌓아온 시스템, 선수들의 노력이 효과적으로 나타났다”고 되돌아봤다. 그는 또 “시즌 막판 다시 리바운드에 이은 빠른 공수 전환과 고득점 농구가 살아난 대목은 긍정적이다”고 분석했다. 우승을 자주한 유재학 감독에게도 이번 시즌 성과는 남다른 의미였다. 그는 “라건아가 돌아와 한층 성장한 플레이를 펼쳤다. 특히 과거보다 슛이 늘어서 돌아왔다. 라건아와 쇼터가 이기적인 마음을 버리고 팀플레이에 집중한 것도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현대모비스에서 15시즌 동안 11번째 4강에 오르게 된 유재학 감독은 “통합 챔피언 우승 가능성은 60~70%”라며 몸을 낮췄다. 그러면서 그는 “플레이오프에 올라온 팀의 전력은 비슷하다. 상대를 제압할 수 있는 맞춤형 수비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 박성현(26)이 필리핀여자프로골프투어에서 처음 우승했다. 박성현은 8일 필리핀 마닐라 근교 라구나의 더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더 컨트리클럽 레이디스인비테이셔널 3라운드에서 2타를 잃었지만 최종 합계 7언더파로 정상에 섰다. 지난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에서 여자 골프 개인전과 단체전에서 모두 금메달을 딴 필리핀 유망주 유타 사소(17)를 2타차로 따돌렸다. 사흘 내내 선두를 질주한 끝에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완성한 그는 우승 상금 1만7500달러(약 2000만 원) 전액을 필리핀 자선단체 차일드 프로텍션 네트워크에 기부했다.이날은 마침 대회 현장에 동행한 어머니 생일이었다. 박성현은 “오늘 생신을 맞은 어머니께 멋진 선물을 드려서 기쁘다”고 말했다. 싱가포르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HSBC 위민스 챔피언십 우승 이후 2주 연속 트로피를 차지한 박성현은 일시 귀국 후 1주일 정도 국내에서 쉬다 미국으로 건너갈 계획이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연세대 농구부에서 명장으로 이름을 날린 최희암 전 감독(64)은 현재 고려용접봉 부회장으로 일하고 있다. 프로농구 모비스, 전자랜드 감독을 거쳐 2009년 고려용접봉 중국 지사장으로 5년 일하다 귀국해 경남 창원에 있는 이 회사 영업본부를 5년째 이끌고 있다. 연세대 시절 최 감독과 10년 가까이 호흡을 맞춘 뒤 2002년 부산 아시아경기 한국 대표팀 코치로 금메달을 이끈 박건연 전 코치(57)도 최근 부회장 직함을 얻었다. 지인의 권유로 배전반, 태양광 등 전기통신 전문공사업체인 선우기전에 합류했다. 연세대 7년 선후배인 두 농구 지도자가 나란히 부회장 타이틀로 제2의 인생을 걷고 있는 것이다. 박 부회장은 지난주 창원에서 최 부회장을 만나 조언을 구하기도 했다. 연매출 2500억 원에 직원 360명인 회사 살림을 책임지고 있는 최 부회장은 “선수, 지도자를 마치고 나이 들어 새 영역에 뛰어드는 게 쉽지 않다. 하지만 코트에서 터득한 소통 능력, 솔선수범, 책임감 등이 기업 경영이나 영업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박 부회장에게 기업에선 조직 상하를 두루 챙겨야 하며 성과를 내려면 디테일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중국 법인 시절 연간 매출을 50% 넘게 늘리며 2년 연속 300억 원을 넘기는 수완을 발휘한 최 부회장은 요즘 포스코 등 500개 거래처를 관리하고 새 영업 파트너를 발굴하는 게 주 업무다. 매일 오전 7시 30분 출근해 공장을 둘러보는 일로 하루를 시작한다. 농구잡지사 경영 등을 통해 익힌 업무 추진력과 다양한 네트워크로 의욕을 보이는 박 부회장은 “부담이 크지만 그동안 쌓은 다양한 경험이 자산이다. 영업 파트를 맡아 전국을 돌며 SK, 삼성 등 대기업 관계자들을 만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400억 원 정도인 매출 규모를 올해 두 배 이상 키우는 게 1차 목표. 박 부회장은 “최희암 선배처럼 운동선수 출신도 다른 영역에서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다는 선례를 남기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봄철 골프를 칠 때는 부상 확률이 높다고 한다. 스코어에 욕심을 내다 보면 몸보다 마음이 먼저 앞서게 되고 겨우내 굳었던 근육을 풀지 못한 채 무리하게 움직여 넘어지거나 다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핸디캡 7인 척추 의사 남기세 원장(54)은 봄맞이 건강 골프 3계명을 강조했다. 첫째, 골프를 시작하기 전 1주일 정도부터는 몸 만들기에 들어간다. 주로 집에서 상체와 하체 모두 스트레칭 운동을 해야 한다. 일정 자세를 10∼15초 유지하는 ‘정적 스트레칭’이 좋다. 이를 통해 관절을 유연하게 만들고 짧은 채를 이용한 스윙 연습으로 겨울 동안 잊었던 스윙 궤도를 되찾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 환절기에는 일교차가 심하므로 몸에 살짝 열이 날 정도로 옷을 입는 게 좋다. 두꺼운 옷 한두 겹을 입는 것보다는 얇은 옷을 여러 겹 입는 것이 스윙에 방해되지 않고 체온을 유지할 수 있다. 골프장을 가는 동안 차량의 온열 시트 온도를 올려주면 허리 근육을 풀 수 있다. 셋째, 티오프 하기 전에는 동작을 멈추지 않고 반복하는 ‘동적 스트레칭’으로 손목과 팔꿈치, 허리 근육, 관절을 풀어줘야 한다. 가능한 한 티오프 30분 전에 도착해 반 스윙, 4분의 3 스윙, 풀 스윙 등으로 충분히 워밍업을 하는 게 좋다. 처음 3홀 정도는 카트를 타고 움직이기보단 경보 정도의 속도로 빠르게 걷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평소보다 4분의 3 정도로 스윙 크기를 줄이는 것이 필요하고 가능한 한 찍어 치기보다는 쓸어 치는 스윙이 바람직하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뛰고 있는 김자영(28)은 “부상 없이 롱런하려면 컨디셔닝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중에서도 스트레칭은 선수에게는 보약이나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탁구 국가대표팀 트레이너로 일했던 이기훈 골프퍼포먼스랩(GPL) 코치는 “길지 않은 스트레칭이지만 집중해서 하면 5분 만에도 살짝 땀이 난다. 이는 충분히 풀린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2015년 KLPGA투어 포스코오픈 우승자인 최혜정(28)은 “라운드 직전 상·하체와 골반을 골고루 풀어줘야 한다. 그래야 백스윙과 팔로 스루를 할 때 어깨와 팔의 가동 범위를 넓혀줄 수 있고 스윙의 리듬감을 살릴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 코치는 “평소 TV 등을 볼 때 엎드려서 상체를 들어올리는 동작을 하거나 하체 스쿼트 등으로 몸을 움직여 주면 유연성과 함께 가동성이 크게 좋아진다”고 말했다. 김종석 kjs0123@donga.com / 성남=이헌재 기자}
자신의 우상을 넘어섰지만 웃을 수 없었다. 뜨거운 박수보다는 싸늘한 시선마저 감도는 분위기였다. 골밑을 파고들던 ‘킹’ 르브론 제임스(35·LA 레이커스)는 상대 수비에 막히자 오른손 대신 왼손으로 골밑슛을 던졌다. 림을 튀긴 공이 바스켓으로 빨려 들어가면서 상대 파울까지 얻어냈다. 제임스가 7일 안방에서 열린 덴버와의 방문경기에서 팀이 37-55로 뒤진 2쿼터 5분 38초 미국프로농구(NBA) 통산 득점 기록에서 ‘황제’ 마이클 조던(56)을 넘어선 순간이었다. 이날 31점을 올린 제임스는 통산 3만2311점을 기록해 조던(3만2292점)을 제치고 통산 득점 4위에 올랐다. 제임스의 앞에는 카림 압둘 자바(3만8387점), 칼 말론(3만6928점), 코비 브라이언트(3만3643점)뿐이다. 제임스는 감정이 격해져 벤치에서 눈물까지 쏟았다. 하지만 레이커스가 덴버에 99-115로 패해 4연패에 빠지면서 씁쓸하게 코트를 떠나야 했다. 레이커스는 30승 35패로 서부 콘퍼런스 11위에 그쳐 8팀이 진출하는 플레이오프에서 더 멀어졌다. 8위 LA클리퍼스(37승 29패)와는 6.5경기 차나 된다. 최근 5시즌 연속 포스트시즌에 오르지 못한 레이커스는 올 시즌 4년 총액 1억5400만 달러(약 1735억 원)를 들여 제임스를 영입해 분위기 반전을 노렸다. 하지만 여전히 침체에 허덕이면서 제임스가 도마에 올랐다. 공격에만 치중하느라 허술한 수비 약점을 노출시켰다는 비난도 받았다. 끈끈한 수비로도 이름을 날린 조던과 대비되는 모습이었다. 미국 ESPN은 “앞서 제임스가 조던의 플레이오프 최다 득점 기록(5987점)을 넘어서거나 867경기 연속 10점 이상 득점으로 조던의 최다 기록을 깨뜨렸을 때는 소속팀도 잘나가던 때라 온갖 축하가 쏟아졌지만 이번에는 사정이 다르다”고 보도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입춘은 지난 지 오래고, 겨울잠 자던 개구리가 튀어나온다는 경칩(6일)도 지났다. 겨우내 몸이 근질근질하던 골퍼들 마음이 설레기 시작할 때다. 하지만 별 준비도 없이 무턱대고 필드를 향하면 잦은 미스 샷에 좌절을 맛볼 수 있다. 자칫 무리한 스윙으로 큰 부상이라도 입으면 아예 시즌을 마감할 수 있어 낭패다. 특히 초봄 라운드에서는 스코어를 좌우하는 쇼트게임을 할 때도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 3월 골프장은 잔디가 아직 자라지 못해 지면이 딱딱하거나 맨땅인 경우가 많다. 아침 이른 시간이거나 응달진 곳에선 언 땅 플레이도 감수해야 한다. 프로골프 스타들의 그린 주변 어프로치 요령을 들어본다.》 김세영: 잔디가 많지 않은 그린 주변에서 쇼트게임을 할 경우 평소 어드레스 간격보다 클럽과 몸의 간격을 좀 더 가깝게 한다. 그리고 클럽 헤드의 힐 쪽을 살짝 들어주고 치게 되면 공을 정확하게 맞힐 수 있어 잔디가 일정하지 않은 곳에서 효과적이다. 이승현: 공이 놓여 있는 잔디 상태가 좋지 않으면 뒤땅, 톱볼(공 윗부분을 치는 것)이 나오지 않도록 신경 써야 한다. 헤드의 힐 부분이 땅에 닿지 않고 떨어져 있는 듯한 느낌으로 어드레스하는 것이 좋다. 그래야 스윙할 때 헤드가 땅에 걸리지 않고 공만 깨끗하게 칠 수 있다. 이런 어드레스에서 손목의 움직임을 최소화하고 퍼팅하듯이 어깨만을 이용해 어프로치 스윙을 한다면 좋은 결과로 이어질 것이다. 김아림: 그린 주변 상태가 좋지 않을 때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콘택트다. 잔디가 힘없이 누워 있는 풀이나 잔디가 별로 없을 때는 공을 띄우는 느낌이 아닌 리딩에지(밑면의 날)를 이용해 공과 지면에 직접 닿는 느낌으로 샷을 한다. 리딩에지로 좀 더 쉽게 치려면 가운데보다 오른발 쪽에 공을 놓고 가슴이 왼발 쪽을 가리키도록 어드레스를 한다. 문경준: 맨땅이나 공이 지면에 붙어 있는 타이트한 라이에서는 개인적으로 샌드웨지(56도 또는 58도)보다는 갭웨지(52도)를 사용한다. 좋지 않은 라이에서 치핑을 할 때 손목을 쓰게 되면 깔끔한 샷이 나오기 힘들다. 그래서 어프로치 때도 퍼팅 그립을 잡는 모양과 같이 왼손 검지를 밖으로 꺼내서 잡는다. 홍순상: 초봄 그린 주변에서는 클럽 헤드를 바로 떨어뜨리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 많으니 높은 로프트의 웨지 클럽보다는 피칭 웨지나 9번 아이언으로 러닝 어프로치 샷을 구사하는 것을 추천한다. 최혜정: 오랜만에 필드에 나오는 주말 골퍼들에게 우선 그립을 강조하고 싶다. 대부분 그립을 너무 헐렁하게 쥐다 보니 슬라이스가 나기도 한다. 그립만큼은 단단히 잡아야 한다. 어프로치 샷을 할 때는 의도적으로 찍어 치기보다는 스푼으로 아이스크림을 뜨는 느낌을 가지는 게 좋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정구가 처음 아시아경기 정식종목에 채택된 때는 1994년 히로시마 대회였다. 한국 정구 1호 아시아경기 금메달은 남자 복식에서 나왔다. 20대였던 이명구와 유영동이다. 당시 동아일보는 ‘조 구성 1년반 만에 대표주자로 떠올라’는 제목으로 두 선수의 스토리를 보도했다. ‘예상을 뒤엎고’. ‘영호남이 힘을 합쳐’ , ‘후위 이명구가 득점 기회를 열어주면 188cm 유영동이 긴팔을 이용한 결정적인 스매싱으로 점수를 올렸다’는 표현도 나온다. 이명구와 유영동은 결승에서 세계 1위였던 장한섭-이석우 조를 꺾고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올랐다. 한국 정구를 빛낸 이명구(51)와 유영동(45)이 이번에는 중년 나이의 지도자로 잊을 수 없는 추억이 깃든 일본 히로시마를 찾았다. 이명구는 이천시청 남자 정구부 감독으로, 유영동은 NH농협은행 여자 정구부 사령탑으로 선수들을 이끌고 제23회 아시아컵 히로시마 국제정구대회에 출전한 것이다. 9일과 10일 이틀 동안 단체전(3복식)으로 치러지는 이 대회에 나서기 위해 두 팀은 6일 출국해 현지 적응을 시작했다. 두 감독이 히로시마를 함께 찾은 것은 태극마크를 달고 선수로 뛰었던 25년 전 아시아경기 이후 처음이다. 1998년 처음 이천시청 지휘봉을 잡은 이명구 감독은 “오랜 만에 파트너(유영동 감독)와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장소를 방문하니 감개무량하다. 유 감독 뿐 아니라 그때 함께 했던 동료들 생각이 많이 난다”고 말했다. 그는 또 “25년 전 한국팀을 지원했던 일본인 다나카 형제 등 일본인들도 다시 만나니 기분이 너무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유영동 감독 역시 “존경하는 이명구 감독님과 함께 해서 더욱 뜻깊다. 히로시마 아시아경기 당시 같은 대표팀이었던 장한섭 NH농협은행 스포츠단 부단장님이 이번엔 못오셨는데 함께 하셨으면 더욱 뜻깊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천시청과 NH농협은행은 지난해 전국체육대회 우승팀 자격으로 히로시마 대회에 참가하게 됐다. 국내 최강이지만 정구 종주국 일본에서 열리는 무대이다보니 최근에는 정상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통산 4번 우승했던 NH농협은행은 2010년 이후 9년 만에 패권을 노린다. NH농협은행에서는 국가대표 출신 과 백설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천시청의 간판스타는 2010년 광저우 아시아경기 금메달리스트 출신인 지용민이다. 이명구 감독은 “이천시청을 명문구단으로 키워보고 싶다. 선수 때 금메달을 합작한 유영동 감독과 지도자로 동반 우승을 해내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명구 감독은 부산 동아고를 거쳐 경성대를 졸업했다. 유영동 감독은 상산중과 매산고, 순천대를 거쳤다. 두 감독은 “히로시마는 좋은 기억이 많은 곳이다. 만약 정구가 히로시마에서 아시아경기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지 않았다면 우리 인생도 달라졌을지 모른다”며 손을 맞잡았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박성현(26)은 필리핀과 남다른 추억을 갖고 있다.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19세까지 해마다 필리핀에서 전지훈련을 했다. 학창 시절 가정 형편이 어려워 주위의 도움으로 경비를 충당해 골프에 매달린 때도 있었다. 당시 그는 필리핀에서 ‘골프 퀸’을 꿈꾸며 운동에 집중했다. 지난달 필리핀 기업 솔레어 리조트 앤드 카지노와 메인스폰서 계약을 했을 때 그는 “나와 인연이 많은 필리핀은 음식도 맛있고 골프장도 낯설지 않다”고 과거를 회상했다. 이번 주 7년 만에 필리핀을 다시 찾은 박성현은 지난 세월을 떠올리며 묘한 감정에 휩싸일 만했다. 3일 싱가포르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HSBC 위민스 챔피언십에서 일찌감치 시즌 첫 승을 거둔 데다 5일 발표된 세계 랭킹에서 1위 자리를 되찾아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박성현은 랭킹 포인트 6.74점을 얻어 6.54점의 에리야 쭈타누깐(태국)을 제치고 지난해 10월 28일 이후 128일 만에 다시 세계 1위가 됐다. 개인 통산 3번째로 세계 1위에 오른 박성현은 “랭킹 발표를 오전 1시에 확인했다. 올해 목표 가운데 하나를 굉장히 빨리 이뤘다. 출발이 좋은 만큼 10주 이상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경사가 겹친 박성현은 6일부터 사흘 동안 필리핀 마닐라 인근 라구나의 더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리는 필리핀 여자프로골프투어(LPGT) 더 컨트리클럽 레이디스 인비테이셔널에 출전한다. 대회 총상금은 10만 달러(약 1억1250만 원)로 박성현이 최근 받은 우승 상금(22만5000달러)의 절반도 안 된다. 마이너리그에 거물 박성현이 나서게 된 것은 대회 후원사가 자신의 메인스폰서와 같은 계열인 블룸베리 리조트이기 때문. 이 업체는 박성현이 필리핀 여자골프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란 기대감 속에 2년간 70억 원(추정)의 거액으로 후원 계약을 마친 뒤 이번에 박성현을 자국으로 초청했다. 박성현은 “스무 살 때 이후 처음 필리핀을 다시 찾았다. 고향에 온 것 같다. 환대에 감사드린다. 좋은 기억을 되살리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현지에서 귀한 대접을 받고 있다. 주최 측이 제공한 헬기에 탑승해 골프장에서 숙소로 이동했다. 차로 1시간 걸리는 교통 정체를 뚫고 10분 만에 도착했다고 한다. 박성현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골프장에서 헬기 타고 호텔, 좀 무섭다’는 글을 올렸다. 또 최고급 승용차 롤스로이스를 전용 차량으로 사용했다. VIP 레슨 행사, 계약 조인식에 참석하는 등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박성현의 소속사 관계자는 숙소가 100평 가까이 되는 것 같다고 놀라움을 전했다. 박성현이 배탈이 났다는 얘기에 잠시 후 의사가 약을 처방해줬다. 현지 일간 필리핀스타는 ‘월드 클래스 박성현의 출현으로 대회 열기가 한껏 달아올랐다’는 내용의 기사를 보도했다. 박성현의 소속사 관계자는 “필리핀에서는 한국 농구의 전설 신동파 씨의 인기가 아직도 대단하다. 이제 박성현이 한류의 중심에 설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리키 파울러(31)와 저스틴 토머스(26·이상 미국)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가깝기로 유명하다. 함께 휴가를 즐기는 등 자주 어울린다. 필드 단짝 파울러와 토머스가 약속이나 한 듯 새 골프 규정에 대한 불만을 공개적으로 터뜨렸다. PGA투어 간판스타들의 동반 행보여서 더욱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4일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가든스의 PGA내셔널 챔피언스코스에서 끝난 PGA투어 혼다클래식은 성토의 무대였다. 세계 랭킹 4위 토머스는 대회 1라운드 10번홀에서 티샷이 나무 뒤에 떨어져 9번 아이언으로 트러블 샷을 구사했다. 이때 9번 아이언이 나무에 맞고 휘어져 더 이상 제대로 쓸 수 없게 됐다. 하지만 토머스는 새 골프 규정에 따라 9번 아이언을 교체할 수 없어 그 대신 피칭웨지를 써가며 힘겹게 라운드를 마무리했다. 종전 규정에는 정상적인 플레이 도중 손상된 클럽은 교체할 수 있었지만 올해부터는 어떤 경우에도 교체를 할 수 없다. 손상된 클럽을 계속 사용할 수 있는지 판단하기가 애매한 경우가 있는 데다 고의성을 판단하거나 클럽을 교체하는 데 걸리는 시간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토머스는 “말도 안 되는 규칙”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파울러 역시 “야구에서 배트가 부러지거나 아이스하키 스틱이 부러지면 더 이상 경기를 못 하는 것이냐”며 동조했다. 토머스는 영국왕립골프협회(R&A)와 함께 골프 규칙을 주관하는 미국골프협회(USGA)와 트위터 공방까지 벌였다. 그는 혼다클래식에서 애덤 솅크(미국)가 ‘캐디 뒤 봐주기’ 규정 위반으로 2벌타를 받은 데 대해서도 비난을 날렸다. 토머스는 트위터에서 “캐디가 명백하게 선수의 라인을 잡아주는 경우가 아니라면 (캐디가 뒤에 있는 것이) 무슨 도움이 되겠느냐”고 징계의 부당성을 꼬집었다. 새 규정에는 캐디가 스트로크하는 선수 뒤에 서 있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앞서 파울러는 혼다클래식 1라운드에서 변기에 앉은 듯한 자세로 공을 드롭하려는 자세를 취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주 멕시코 챔피언십에서 어깨 높이에서 드롭을 하다 벌타를 받은 데 대한 조롱 섞인 제스처였다. 새 규정은 어깨 높이가 아닌 무릎 높이에서 공을 드롭하도록 돼 있다. 드롭 높이를 낮추면 그만큼 공이 덜 굴러가 시간 단축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선수들은 별 차이가 없는 내용을 가지고 지나치게 규제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USGA와 R&A는 경기 시간을 단축하고 골프 룰을 쉽게 이해하자는 취지로 골프 규칙을 대대적으로 개정했다. 하지만 오히려 혼란을 가중시키고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게 일부 선수들의 지적이다. 제네시스오픈 챔피언 J B 홈스는 우승 당시 최종 라운드를 마치는 데 5시간 30분이나 걸려 슬로 플레이를 둘러싼 논란까지 거세게 일었다. 대한골프협회 김경수 경기위원은 “아직 새 규칙이 익숙지 않아 그렇다고 본다. 규칙은 누구에게나 동일하게 적용되는 만큼 선수들에게 크게 불리한 요소는 없다”고 말했다. 존 보든해머 USGA 경기위원장은 “선수들에게 불편함이 있는 것이 분명하다. 아직 해야 할 일이 많다”며 진화에 나섰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배드민턴, 테니스, 탁구, 정구 등 라켓 스포츠 복식 종목에서 왼손잡이끼리 파트너가 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왼손잡이 선수는 전체의 10% 내외로 적다보니 오른손잡이끼리 짝이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오른손잡이와 왼손잡이의 만남은 서로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어 이상적인 조합으로 꼽힌다. 한국 배드민턴 혼합복식에서 새로운 강자로 떠오른 서승재(22·원광대)와 채유정(24·삼성전기)은 ‘코트의 희귀종’이다. 둘 다 왼손으로 라켓을 잡기 때문이다. 지난해 5월 처음 손발을 맞춘 두 선수가 2주 연속 국제대회 우승의 가파른 상승세를 탔다. 세계 랭킹 10위 서승재와 채유정은 4일 독일 뮐하임에서 열린 요넥스 독일오픈 혼합복식 결승에서 세계 랭킹 11위 하피즈 파이살-글로리아 이매뉴얼 위자야(인도네시아)를 36분 만에 2-0(21-17, 21-11)으로 눌렀다. 이로써 서승재와 채유정은 지난주 스페인 마스터스 선수권대회에서 시즌 첫 우승을 신고한 뒤 다시 금메달을 합작했다. 서승재와 채유정은 한국 배드민턴의 전통적인 강세 종목인 혼합복식을 빛낸 연상연하 조합이라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김동문과 길영아,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이용대와 이효정은 모두 누나와 동생의 만남이었다. 서승재는 “왼쪽에서 집중적으로 공격적인 플레이를 펼칠 수 있다. 유정 누나가 왼손 특성을 잘 알고 있어 내 약점을 만회하며 노련하게 리드해 준다”고 말했다. 안재창 대표팀 감독은 “복식 종목에서는 파트너십이 경기력에 큰 영향을 미친다. 둘 다 왼손이라 오른손에 익숙한 스트로크 코스나 전술과는 다른 전형이 상대를 헷갈리게 하는 측면도 있다”고 분석했다. 서승재는 고교 시절 성인 대표에 뽑힌 유망주다. 배드민턴 대표로 활약한 김복선 씨의 딸인 채유정은 타고난 경기 감각에 강한 근성을 갖췄다. 서승재와 채유정은 6일 영국 버밍엄에서 개막하는 최고 권위의 전영오픈에 출전한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프로농구 현대모비스는 이번 시즌 선두를 질주하면서도 KCC에는 유독 약한 모습을 보였다. 상대 전적에서 2승 3패로 열세였다. 현대모비스 간판 센터 라건아가 KCC 브랜든 브라운에게 밀린 탓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라건아는 3일 전주에서 열린 KCC와의 시즌 6차전에서 파울트러블에 걸려 15분만 뛰며 14득점, 3리바운드를 기록했다. 반면 브라운은 32점을 퍼부으며 11리바운드를 보탰다. 두 선수의 기록만 비교하면 현대모비스의 고전을 떠올릴 만했지만 경기 결과는 달랐다. 현대모비스는 라건아를 제외한 4명이 15점 이상을 넣는 고른 공격력을 앞세워 98-87로 이겼다. 방문경기 5연승을 달린 현대모비스는 37승 11패로 정규리그 우승 확정 매직넘버를 ‘3’으로 줄였다. 현대모비스 양동근이 18점, 3어시스트를 올렸으며 섀넌 쇼터(22점, 7리바운드, 7어시스트), 아이라 클라크(15점), 이대성(16점)도 공격에 가담했다. 국내 최고령 선수 클라크(44)는 24분을 뛰며 리바운드도 8개를 낚아 라건아의 빈자리를 메웠다. 5위 KCC는 23승 24패로 승률이 5할 아래로 내려갔다. 기디 팟츠가 30점을 터뜨린 2위 전자랜드는 최하위 삼성을 82-77로 누르고 4연승을 달렸다. 전자랜드는 앞으로 1승만 보태면 자력으로 4강에 직행한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범선 모양의 트로피를 받아든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38·스위스·사진)의 얼굴에 흐뭇한 미소가 번졌다. 세계프로테니스(ATP)투어에서 통산 100번째 정상에 오른 뒤였다. 페더러는 “길고도 아름다운 여정이었다. 내 꿈이 이뤄졌다. 앞으로 얼마나 더 이룰 수 있을지 나도 궁금하다”며 감격스러워했다. 세계 랭킹 7위 페더러는 3일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열린 두바이 챔피언십 단식 결승에서 세계 11위 스테파노스 치치파스(그리스)를 2-0(6-4, 6-4)으로 눌렀다. 이로써 페더러는 20세 때이자 이날 상대였던 치치파스가 생후 30개월 때인 2001년 2월 밀라노 인도어 대회에서 첫 승을 신고한 뒤 19시즌 만에 100승 고지에 올랐다. ATP투어에서 100회 우승 클럽 멤버는 통산 109승을 달성한 지미 코너스(67·미국)에 이어 두 번째다. 코너스는 1983년 US오픈에서 ‘센추리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페더러의 100승은 양과 질을 겸비했다는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 그는 2001년부터 2015년까지 역대 최다 타이인 15년 연속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꾸준함의 대명사다. 메이저 대회에서 역대 남자 최다인 20승을 올린 큰 무대 체질이다. 페더러는 철저한 자기관리로 30세 생일 이후 투어에서 33차례나 우승을 차지했다. 이제 관심은 페더러가 코너스의 109승 최다 기록을 넘어설지에 집중된다. 최근 기록을 보면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복귀 시즌인 2017년 7승을 거둔 페더러는 지난해 4승을 올렸다. 코너스는 “세 자릿수 우승 클럽에 온 것을 환영한다. 그동안 혼자 외로웠는데 드디어 동반자가 생겼다”고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현대모비스는 이번 시즌 선두를 질주하면서도 KCC에는 유독 약한 모습을 보였다. 시즌 첫 대결에서 이긴 뒤 내리 3연패를 당하면서 상대 전적에서 2승 3패로 열세였다. 현대모비스 간판 센터 라건아가 KCC 브랜드 브라운에 밀린 탓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라건아는 3일 전주에서 열린 KCC와의 시즌 6차전에서 파울트러블에 걸려 15분을 뛰며 14득점, 3리바운드를 기록했다. 반면 브라운은 32점을 퍼부으며 11리바운드를 보탰다. 두 선수의 기록만 비교하면 현대모비스의 고전을 떠올릴 만 했지만 경기 결과는 달랐다. 현대모비스는 라건아를 제외한 4명이 15점 이상을 넣는 고른 공격력을 앞세워 98-87로 이겼다. 원정경기 5연승을 달린 현대모비스는 37승 11패로 정규리그 1위 확정 매직넘버를 ‘3’으로 줄였다. 현대모비스 양동근이 18점, 3어시스트를 올렸으마 섀넌 쇼터(22점, 7리바운드, 7어시스트), 아이라 클라크(15점), 이대성(16점)도 공격에 가담했다. 국내 최고령 선수 클라크(44)는 24분을 뛰며 리바운드도 8개를 낚아 라건아의 빈자리를 메웠다. 현대모비스는 리바운드에서도 33-28로 우위를 지켰고 아킬레스건으로 꼽힌 턴오버도 10개미만(9개)으로 떨어뜨렸다.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향해 갈길 바쁜 KCC는 23승 24패로 승률이 5할 아래로 내려갔다.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된 디펜딩 챔피언 SK는 애런 헤인즈와 크리스토퍼 로프튼이 나란히 19점 씩을 넣은 데 힘입어 오리온을 87-78로 눌렀다. 9위 SK는 이번 시즌 오리온에 5연패 끝에 첫 승을 거뒀다. 오리온은 최근 2연패를 당하며 23승 25패로 6위에 머물렀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그의 별명은 ‘셔틀콕 천사’다.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 배드민턴 여자단식 금메달리스트 방수현(47). 1990년대 세계 배드민턴 여왕으로 이름을 날린 그는 코트 밖에서는 불우이웃, 장애인을 돕는 데도 앞장섰다. 독실한 천주교 신자인 그는 경기 직후 무릎을 꿇고 성호를 긋는 세리머니로도 유명했다. 1996년 올림픽 시상대 꼭대기에 선 뒤 그해 재미교포 의사 신헌균 씨와 결혼한 방수현은 최근 세계배드민턴연맹(BWF) 명예의 전당에 가입했다. 2일 대한배드민턴협회에 따르면 방수현은 5월 23일 중국 난닝에서 열리는 BWF 정기총회 만찬 행사장에서 명예의 전당 헌액식을 갖는다. BWF 명예의 전당은 배드민턴에서 뛰어난 업적을 남긴 선수나 임원이 입회할 수 있다. 현역 은퇴 후 5년 이상 지나야 입회 후보가 된다. 현재 미국 루이지애나 주 슈리브포트에서 살고 있는 방수현은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배드민턴 선수 출신으로 큰 영광이자 기쁨이 아닐 수 없다. 헌액식에 직접 참가할 계획이다”고 소감을 밝혔다. 1989년부터 1999년까지 배드민턴 국가대표로 활약한 그는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은메달,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아경기 2관왕 등 눈부신 성적을 거뒀다. 당시 국제무대에서 수지 수잔티(인도네시아), 예자오잉(중국)과 여자단식 세계 3강 체제를 이뤄 치열한 경쟁 관계를 유지했다. 방수현은 “특히 수잔티는 주니어 때부터 만난 진정한 라이벌이다. 수잔티가 있었기에 올림픽 메달도 딸 수 있었다. 모든 경기가 아직도 기억 속에 맴돌지만 1996년 전영오픈 준결승에서 수산티는 2-1로 이기고 결승에서 예자오잉을 꺾었던 때는 잊을 수 없다”고 말했다. 화려한 시절을 보냈기에 방수현은 최근 한국 배드민턴의 침체가 누구보다 안타깝다. 후배를 향한 따끔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제가 운동할 때 하고는 세대가 많이 바뀌긴 했지만 운동이란 피나는 노력 없이는 목표 하는 곳에 도달하기 힘든 거 같아요. 우리 후배 선수들이 즐기면서 운동을 하면서도 강도 높은 훈련을 두려워하지 않고 목표 의식을 갖고 노력 했으면 좋겠어요. 그냥 제 생각입니다. 우리 운동할 때하고는 요즘 너무 많은 변화가 있어서요.” 두 남매의 엄마인 방수현의 큰 아들은 미국 텍사스주의 명문 사립학교인 베일러대학에 다니며 둘째딸은 중학생이다. 2005년부터 2009년까지 BWF 이사로 활동했던 방수현은 “둘째가 아직 손이 많이 간다. 동네에 배드민턴 할 만한 곳이 없어 테니스를 좀 친다”며 “둘째가 좀 더 크면 배드민턴 관련된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방수현에 앞서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남자 복식 금메달리스트 박주봉(2001년), 김문수(2002년)를 비롯해 정명희 정소영(이상 2003년), 김동문 나경민 길영아(이상 2009년), 하태권(2012년) 등이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한국 단식 선수로는 방수현이 처음이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