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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공무원, 국영기업 직원들을 대상으로 애플 아이폰, 삼성 갤럭시 등 외국산 휴대전화 금지 조치를 확대하고 있다. 미국과의 패권 갈등 와중에 정보 유출 우려를 방지하고 국민들의 애국심을 고취시키려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또 자국산 제품 이용률을 높여 중국 정보기술(IT) 기업을 간접 지원하고 경기를 부양시키려는 의도도 포함됐다는 분석이 나온다.15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1, 2개월간 최소 8개 성(省)의 국영기업 및 지방정부 부처가 직원들에게 “중국산 브랜드의 전자기기만 사용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보도했다. 8개 성에는 세계 최대 아이폰 제조 공장이 있는 허베이성을 비롯해 소득 수준이 높고 경제가 발달한 남동부 광둥, 저장, 장쑤, 안후이성 등이 모두 포함됐다.중국 당국은 앞서 올 9월에도 중앙정부 공무원에게 내린 미국 애플의 아이폰을 사용하지 말라는 ‘아이폰 금지령’을 내렸다. 이를 넘어 외국산 휴대전화 전반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이 같은 움직임의 배경에 해외 기술의 영향력을 약화하고 중국 국내 브랜드를 띄우려는 의도가 있다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중국은 과거에도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을 발동해 한국 게임의 중국 공급을 막았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보복 성격이 강했지만 그 과정에서 중국 게임산업이 한국 게임업계에 대항할 수 있는 시간을 벌었다는 분석 또한 제기됐다. 중국이 2021년 3월 군 관계자를 대상으로 미국 전기차 테슬라의 이용 금지령을 내린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정보 유출을 막는 동시에 중국 토종 전기차 브랜드가 성장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줬다는 것이다.이런 움직임은 국내 IT 업계에도 상당한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중국 점유율은 2013년 19.7%에 달했지만 2021년 0.6%까지 추락했다. 이후에도 좀처럼 1%대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중국 당국의 외국산 휴대전화 금지령 조치가 이어진다면 점유율 증가가 녹록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애플 아이폰에 대한 규제 역시 애플에 소재, 부품을 제공하는 국내 기업에 타격을 줄 수 있다. 국내의 주요 애플 협력사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공급하는 삼성디스플레이·LG디스플레이 △카메라 모듈을 납품하는 LG이노텍 △D램 등 메모리 반도체를 납품하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 △소형 배터리를 공급하는 삼성SDI 등이 있다.LG이노텍의 올 상반기(1~6월) 보고서에 따르면 애플로 추정되는 단일 고객의 매출 비중이 75.1%에 이른다. 삼성디스플레이도 지난해 기준 연 매출에서 애플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LG디스플레이도 애플 비중이 30~40% 안팎에 해당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부품업계 관계자는 “아이폰 매출에서 차지하는 중국 시장의 비중이 높은 만큼 이 시장이 위축되면 국내 협력사도 여파를 피할 수 없는 구조”라고 우려했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자금 유동성 측면에서 미국의 금리 인하 방향은 긍정적이긴 합니다. 하지만 당장 내년에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 거라 낙관하기는 힘들어요. 시간이 걸릴 겁니다.”(삼성전자 DX부문 A 부사장) 14일 열린 삼성전자 글로벌 전략회의는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반도체 사업의 대규모 적자로 유례없는 실적 추락을 겪은 삼성전자로서는 내년이 가장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새벽 미국발(發) 금리 인하 기조 소식이 들려왔음에도 회의 내내 긴장감을 늦추지 못했다고 전해진다. 삼성 외에도 임원 인사와 조직개편을 마무리한 주요 그룹들은 새 경영진이 주재한 연말 경영회의를 통해 내년 전략 수립에 착수했다.● 삼성 “금리 인하돼도 경기전망은 보수적” 삼성전자는 매년 6월, 12월 두 차례 각 사업부장과 임원들, 해외 지역 총괄과 법인장들이 온·오프라인에서 모여 사업 목표와 전략을 공유하는 글로벌 전략회의를 연다. 특히 12월 회의는 한 해 경영 실적을 평가하고 내년 전망을 수립하는 자리다. 이날은 한종희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부회장) 주재로 삼성전자 각 지역 총괄과 전사 부문, 모바일경험(MX)사업부가 내년도 경영 전망 및 전략을 공유했다. 15일에는 역시 한 부회장 주재로 영상디스플레이(VD)와 생활가전(DA)사업부가, 19일에는 경계현 반도체(DS)부문장(사장) 중심으로 반도체 관련 회의를 진행한다. 첫날 회의에서는 주요 경영진들은 내년도 경기 전망을 보수적으로 잡으며 위기론을 이어갔다. 미국 경기에 대해서도 팬데믹 전후로 지급됐던 다양한 정부 보조금들이 올해와 내년을 기점으로 대부분 끊기면서 소비 여력이 회복되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미 연방시장공개위원회(FOMC)가 내년 단계적 금리 인하를 시사했지만, 주택자금대출 금리 등은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유지될 것으로 전망됐다. A 부사장은 “미국 내 모기지론 재계약이 이뤄지고 있는데 이자율이 과거 대비 많이 오른 상태라 소비자들의 가처분 소득은 아직 충분치 않다”고 했다. 내년 역시 불확실성이 큰 만큼 1분기(1∼3월)부터 피치를 올려야 한다는 주장들도 나왔다고 한다. 특히 예년보다 2∼3주 앞당겨 1월 출격하는 플래그십 스마트폰 신제품 ‘갤럭시S24’ 시리즈의 세부전략 마련에 대한 논의가 집중됐다. 회의에 참석한 B 부사장은 “자체 개발 인공지능(AI)이 탑재되는 갤럭시S24 언팩이 1분기 최대 이벤트”라며 “사업부별로 내년 ‘스트롱 스타트(Strong Start)’를 어떻게 할 것인지 각 지역 총괄들과 전략을 공유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유럽 시장의 경우 에너지 가격이 점차 안정화 추세를 보이고 있어 미국보다 상대적으로 유럽 시장에 기대를 거는 분위기도 있다”고 덧붙였다.● “연말이지만 쉬는 분위기 아냐” 고삐 죄는 재계 현대자동차그룹은 이달 초 해외 법인장회의를 마쳤다. 상·하반기 한 차례씩 열리는 법인장회의에서는 장재훈 현대차 사장과 송호성 기아 사장 주재로 전 세계에 나가 있는 법인장들이 글로벌 전략을 논의한다. 현대차와 기아는 올해 나란히 최대 영업이익 기록을 갈아치우는 등 ‘최고의 한 해’를 보냈지만 긴장을 늦추긴 힘들다. 올해 실적을 견인한 전기차 시장 성장세가 하반기(7∼12월) 들어 주춤하면서 내년 시장 전망이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법인장회의에서는) 빠르게 변하는 국제 정세에 어떻게 기민하게 대응할지 다양한 논의가 오갔다”고 말했다. 유럽의 전기차 관련 보조금 정책 변화, 전기차 수요 추이, 신흥시장 공략 전략 등에 대해 논의가 오갔을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조주완 사장 주관으로 15일 경기 평택시 LG디지털파크에서 전사 확대경영회의를 연다. LG전자 본사와 각 사업본부 경영진, 해외 지역 대표, 법인장 등을 포함해 300여 명의 임원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번 연말 조직개편에서 해외영업본부를 신설하는 등 내년도 글로벌 리스크 및 시장 전략에 대한 논의가 주요하게 다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 그룹 중 가장 큰 폭의 경영진 인사를 단행한 SK그룹은 각 계열사 신임 대표를 중심으로 내년도 사업계획 점검과 경영 위기 극복 방안 구체화에 착수했다. 최태원 회장이 SK하이닉스, SK이노베이션 등 주력 계열사 경영에 관여도를 높일 것이란 전망도 나오는 상황이다. SK 관계자는 “연말이지만 쉬는 분위기가 전혀 아니다. 올해 주요 그룹 경영 위기가 컸던 만큼 새 진용을 중심으로 고삐를 죄고 있다”고 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한재희 기자 hee@donga.com}
“자금 유동 측면에서 미국의 금리 인하 방향은 긍정적이긴 합니다. 하지만 당장 내년에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 거라 낙관하기는 힘들어요. 시간이 소요될 겁니다.”(삼성전자 DX부문 A 부사장)14일 열린 삼성전자 글로벌 전략회의는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반도체 사업의 대규모 적자로 유례없는 실적 추락을 겪은 삼성전자로서는 내년이 가장 중요한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이날 새벽 미국발(發) 금리 인하 기조 소식이 들려왔음에도 회의 내내 긴장감이 늦추지 못했다고 전해진다. 삼성 외에도 임원 인사와 조직개편을 마무리한 주요 그룹들은 새 경영진이 주재한 연말 경영 회의를 통해 내년 전략수립에 착수했다.●삼성 “금리 인하돼도 경기전망은 보수적”삼성전자는 매년 6월, 12월 두 차례 각 사업부장과 임원들, 해외 지역 총괄과 법인장들이 온오프라인으로 모여 사업 목표와 전략을 공유하는 글로벌 전략회의를 연다. 특히 12월 회의는 한 해 경영 실적을 평가하고 내년 전망을 수립하는 자리다. 이날은 한종희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부회장) 주재로 삼성전자 각 지역 총괄과 전사 부문, 모바일경험(MX)사업부가 내년도 경영 전망 및 전략을 공유했다. 15일에는 역시 한 부회장 주재로 영상디스플레이(VD)와 생활가전(DA)사업부가, 19일에는 경계현 반도체(DS)부문장(사장) 중심으로 반도체 관련 회의를 진행한다.첫날 회의에서는 주요 경영진들은 내년도 경기 전망을 보수적으로 잡으며 위기론을 이어갔다. 미국 경기에 대해서도 팬데믹 전후로 지급됐던 다양한 정부 보조금들이 올해와 내년을 기점으로 대부분 끊기면서 소비 여력이 회복되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미 연방시장공개위원회(FOMC)가 내년 단계적 금리 인하를 시사했지만, 주택자금대출 금리 등은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유지될 것으로 전망됐다. A 부사장은 “미국 내 모기지론 재계약이 이뤄지고 있는데 이자율이 과거 대비 많이 오른 상태라 소비자들의 가처분 소득은 아직 충분치 않다”고 했다.내년 역시 불확실성이 큰 만큼 1분기(1~3월)부터 피치를 올려야 한다는 주장들도 나왔다고 한다. 특히 예년보다 2~3주 앞당겨 1월 출격하는 플래그십 스마트폰 신제품 ‘갤럭시S24’ 시리즈의 세부전략 마련에 대한 논의가 집중됐다. 회의에 참석한 B 부사장은 “자체 개발 인공지능(AI)이 탑재되는 갤럭시S24 언팩이 1분기 최대 이벤트”라며 “사업부별로 내년 ‘스트롱 스타트(Strong Start)’를 어떻게 할 것인지 각 지역 총괄들과 전략을 공유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유럽 시장의 경우 에너지 가격이 점차 안정화 추세를 보이고 있어, 미국보다 상대적으로 유럽 시장에 기대를 거는 분위기도 있다”고 덧붙였다.●“연말이지만 쉬는 분위기 아냐” 고삐 죄는 재계현대자동차그룹은 이달 초 해외 법인장회의를 마쳤다. 상·하반기 한 차례씩 열리는 법인장회의에서는 장재훈 현대차 사장과 송호성 기아 사장 주재로 전 세계에 나가 있는 법인장들이 글로벌 전략을 논의한다. 현대차와 기아는 올해 나란히 최대 영업이익 기록을 갈아치우는 등 ‘최고의 한해’를 보냈지만 긴장을 늦추긴 힘들다. 올해 실적을 견인한 전기차 시장 성장세가 하반기(7~12월) 들어 주춤하면서 내년 시장전망이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법인장회의에서는) 빠르게 변하는 국제 정세에 어떻게 기민하게 대응할지 다양한 논의가 오갔다”고 말했다. 유럽의 전기차 관련 보조금 정책 변화, 전기차 수요 추이, 신흥시장 공략 전략 등에 대해 논의가 오갔을 것으로 보인다.LG전자는 조주완 사장 주관으로 15일 경기 평택시 LG디지털파크에서 전사 확대경영회의를 연다. LG전자 본사와 각 사업본부 경영진, 해외 지역대표, 법인장 등을 포함해 300여 명의 임원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번 연말 조직개편에서 해외영업본부를 신설하는 등 내년도 글로벌 리스크 및 시장 전략에 대한 논의가 주요하게 다뤄질 것으로 전망된다.주요 그룹 중 가장 큰 폭의 경영진 인사를 단행한 SK그룹은 각 계열사 신임 대표를 중심으로 내년도 사업계획 점검과 경영 위기 극복 방안 구체화에 착수했다. 최태원 회장이 SK하이닉스, SK이노베이션 등 주력 계열사 경영에 관여도를 높일 것이란 전망도 나오는 상황이다. SK 관계자는 “연말이지만 쉬는 분위기가 전혀 아니다. 올해 주요 그룹 경영 위기가 컸던 만큼 새 진용을 중심으로 고삐를 죄고 있다”고 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한재희 기자 hee@donga.com}
삼성전자와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기업 ASML이 국내에 공동 연구개발(R&D)센터를 짓기로 업무협약(MOU)을 맺으면서 삼성전자가 대만 TSMC, 미국 인텔과의 최첨단 공정 개발 경쟁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공동 R&D센터는 ASML이 반도체 제조 기업과 손잡고 해외에 최초로 설립하는 R&D센터다. 12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ASML은 내년부터 1조 원을 공동 투자해 국내에 차세대 반도체 제조 기술 R&D센터를 짓는다는 내용의 MOU를 체결했다. 부지는 경기 화성시를 우선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MOU로 삼성전자와 ASML의 공동 R&D센터에 극자외선(EUV) 노광장비가 투입되면 이를 기반으로 삼성전자의 차세대 파운드리 공정 개발에 더욱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현재 2025년 양산을 목표로 2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파운드리 공정을 준비하고 있다. TSMC도 2025년 2nm 양산 계획을 밝혔으며, 인텔은 내년 상반기(1∼6월) 2nm급에 해당하는 20A(옴스트롱·1옴스트롱은 약 0.1나노미터) 제품을 양산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앞서 지난해 11월 방한한 페터르 베닝크 ASML 최고경영자(CEO)는 2025년까지 총 2400억 원을 투자해 화성시에 반도체 장비 수리센터를 비롯한 클러스터를 짓겠다고 발표했다. ASML은 이번 MOU로 한국 반도체 업계와 차세대 기술 개발까지 함께하겠다고 협력 범위를 넓힌 것이다. SK하이닉스도 ASML과 EUV용 수소가스 재활용 기술 공동개발 MOU를 체결했다. EUV 장비 내부의 광원 흡수 방지용 수소가스를 소각하지 않고 재활용하는 기술을 공동 개발하는 것이다. 재활용 기술을 통해 EUV 한 대당 전력 사용량을 20% 감축하는 한편 연간 165억 원의 비용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고 대통령실은 밝혔다. ASML의 ‘2022년 연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ASML의 글로벌 매출 비중은 대만(38%), 한국(29%), 중국(14%), 미국(9%), 일본(5%) 순으로 나타났다. 박재근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장)는 “반도체 기술의 초미세화가 점차 어려워지면서 해외 부품, 장비 기업과의 협업이 필수가 되고 있다”며 “이들 기업의 국내 R&D 및 시험 라인을 지속적으로 적극 유치해야 한다”고 말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한국경제인협회는 11일 서울 중구 미래에셋센터원에서 국민소통 프로젝트이자 한국판 ‘버핏과의 점심’으로 불리는 ‘갓생한끼’ 2탄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청년들의 멘토 리더로는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최수연 네이버 대표가 나섰다. 갓생한끼는 목표 달성을 위해 생산적이고 계획적으로 바른 생활을 실천한다는 뜻을 가진 청년세대의 유행어 ‘갓생(God·生)’과 ‘한 끼’를 결합해 이름 붙여졌다. 이날 참석한 청년세대 20인은 프로그램 신청자 중 계획의 창의성, 실현 가능성 및 영향력을 기준으로 선발됐다. 이날 박 회장은 청년들과의 소통 세션에서 “젊은 시절 ‘기본’을 만들기 위해 열정적으로 살아야 한다. 기본이 없이 불가능한 상상을 하면 안 된다”며 “여러분 때에는 (스스로에게) 불편한 선택을 하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저는 일부러 저에게 쓴소리를 하는 사람들의 말을 들었다. 냉정하게 말할 수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들을 설득할 수 있는지 돌아봤던 것 같다”고 전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은 8, 9일(현지 시간) 미국 실리콘밸리 중심지인 새너제이를 찾아 SK하이닉스 미주법인과 가우스랩스, 루나에너지 등 계열사 및 투자사를 찾으며 현장경영을 펼쳤다. 11일 SK에 따르면 최 회장은 앞서 8일 SK하이닉스 미주법인에서 고대역폭 메모리(HBM) 관련 사업 현황을 보고받고 구성원들을 격려했다. SK하이닉스는 최근 ‘AI 인프라’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산하에 HBM 관련 역량과 기능을 결집한 ‘HBM 비즈니스’ 조직을 만들었다. 최 회장은 이 자리에서 구성원들에게 “기존 사업구조 외에 시장 내 역학관계 변화부터 지정학에 이르는 다양한 요소까지 감안해 유연하게 대응해 달라”고 당부했다. 최 회장은 9일에는 가우스랩스와 루나에너지 사업장을 찾아 사업 현황과 시장 전망 등을 챙겼다. 가우스랩스는 SK가 2020년 설립한 첫 AI 연구개발 자회사다. 루나에너지는 미국 현지의 에너지저장장치(ESS) 스타트업으로 SK가 미국 현지 에너지기업과 공동 투자한 회사다. 최 회장은 미국 일정을 마무리한 뒤 11일(현지 시간)에는 독일에서 팀 회트게스 도이치텔레콤 회장을 만나 글로벌 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의 네덜란드 국빈 방문에 동행할 예정이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LG전자는 10월부터 세달 간 한국과 미국, 두바이, 인도 등 글로벌 사업장 곳곳에서 ‘2023 LG전자 서비스 올림픽’을 순차적으로 개최했다고 11일 밝혔다. 매년 열리는 LG전자 서비스 올림픽은 고객 서비스 품질을 높이기 위해 각 국가의 서비스 매니저들이 모여 관련 능력을 겨루는 자리다. 올해는 국내외에서 4200여 명이 참가했다.가전 시장 트렌드 변화에 따라 신설된 평가 영역들도 눈에 띄었다. 한국에서는 가전 세척 서비스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해외에서도 냉장고·세탁기 등 주력 사업 제품에서 식기세척기 등 다양한 제품으로 평가 영역이 넓어졌다. 또 LG전자 스마트홈 플랫폼인 ‘LG 씽큐(ThinQ)’를 활용해 서비스 매니저들의 소프트웨어 능력도 평가했다.국내에서는 지난달 1, 2일 경기 평택 LG전자 러닝센터에서 본선이 열렸다. 이들은 냉장고·세탁기·에어컨·TV·PC·소형가전 등 제품별로 임의로 설정한 고장이나 오염 증상을 제한 시간 내 수리·세척할 수 있는지를 평가받았다. 정확도와 청결도, 신속도 등이 평가 기준이 됐다. 고객 응대·전화상담 부문은 시나리오에 따라 참가자의 대응 능력을 평가했다. 미국에서도 같은 달 2, 3일 해외 1호 등대 공장인 테네시 공장에서 올림픽이 진행됐다. 이 외에도 두바이, 인도 등에서 서비스 올림픽이 진행됐다.정연채 LG전자 고객가치혁신부문장(부사장)은 “고객 불편을 한 번에 해결하기 위한 ‘토탈 케어’ 관점으로 상담·수리·응대·세척 등 전반적인 서비스 역량을 제고해 고객 경험을 혁신하고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한화그룹이 국내 최초로 민간이 개발을 주도한 보병전투장갑차 ‘레드백’을 3조 원대 규모로 호주에 수출하게 됐다. 도면 한 장 없이 2018년 사업에 착수한 지 5년 만에 미국과 영국, 독일 등 쟁쟁한 방위산업 선진국들을 제치고 얻어낸 성과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자사 호주법인과 호주 국방부 사이 미래형 궤도 보병전투장갑차인 레드백 129대 등을 공급하는 24억 달러(약 3조1380억 원) 규모의 본계약을 맺었다고 8일 밝혔다. 앞서 7월 호주 정부는 군 현대화 정책의 일환인 ‘랜드(LAND)400 3단계’ 사업의 우선협상대상 기종으로 레드백을 선정한 바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번 계약에 따라 2028년까지 호주 군에 레드백 129대를 순차적으로 공급하게 된다. 생산은 호주 빅토리아주 질롱에 건설 중인 현지 공장에서 이뤄진다. 앞서 2021년 호주 정부와 1조 원대의 수출 계약을 맺은 K9 자주포도 이곳에서 생산될 예정이다. 레드백은 민간 기업이 그간 국내에 없었던 무기 제품을 수출 목적으로 자체 연구 개발해 선진 시장에 수출한 첫 사례다. 전차 강국인 독일 라인메탈과 미국 제너럴다이내믹스, 영국 BAE시스템스 등을 따돌리고 한화가 호주 정부의 군 현대화 사업을 따내면서 한국 방위산업이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방위사업청은 “세계 방산 시장에서 한국 무기 체계의 저력을 보여준 쾌거”라며 “국가안보실을 중심으로 범정부 차원의 다각적 지원이 이뤄낸 결실”이라고 밝혔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지금까지 한국의 대형 방위산업품 수출은 K9 자주포, K2 전차, T50 계열 항공기 등 한국군이 이미 전력화해 성능을 인정받은 무기들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하지만 호주에 수출하기로 한 장갑차 레드백은 기존에 없던 무기를 민간 업체 주도로 새로 만들어 선진 시장에 공급하는 첫 사례다. 8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따르면 한화가 호주의 보병전투장갑차 도입 사업 도전을 처음 검토한 건 2017년이다. 당시 해외 시장 확대를 모색하고 있던 한화는 호주 국방부의 군 현대화 사업인 ‘랜드400 3단계’가 곧 진행될 것이란 정보를 입수했다. 내부에선 “가능성이 낮다”는 시각이 지배적이었지만 결국 가보지 않은 길을 개척하기 위해 입찰 도전을 최종 결정했다. 2018년 호주 정부가 오세아니아 최대 방산 전시회 개최에 맞춰 랜드400 설명회를 열자 방산 선진 기업인 영국 BAE시스템스와 독일 라인메탈, 미국 록히드마틴·제너럴다이내믹스 등 쟁쟁한 경쟁사들이 모두 참석했다. 당시 레드백의 도면조차 없었던 한화는 1:35 크기의 시제품 모형만 들고 국내 기업 처음으로 이 전시회에 참여했다. 참여 업체에 레드백 사업 컨소시엄을 제안했다가 거절당하자 한화 경영진은 “이럴 바엔 우리가 직접 만들자”고 결론을 내렸다. 2018년 하반기(7∼12월) 들어 본격적으로 레드백 설계에 돌입한 한화는 2019년 9월 최종 경쟁 후보 결정을 불과 한 달 앞두고 시제품을 완성했다. 글로벌 방산업계에서 아직 한화의 인지도가 낮았던 만큼 호주 정부와 현지 협력사들을 만나 설득하는 과정도 어려움이 컸던 것으로 전해진다. 한화 관계자는 “처음엔 한화가 한국 기업이라는 것조차 모르는 곳이 많았다. 한번은 호주 정부 담당자가 한화를 ‘화웨이’라고 부른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한화와 함께 최종 경쟁 후보에 오른 독일의 라인메탈이 초반 승기를 잡자 한화는 과감한 ‘현지 생산’ 승부수를 던졌다. 결정 직후 실제 공장 건설 작업에 착수하는 등 투자 의지를 확실히 보여줌으로써 호주 정부의 신뢰를 얻었다. 지난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면서 글로벌 방산 부품 공급망이 위협받는 상황에서도 한화는 그룹 네트워크를 총동원해 시제품 장갑차 3대를 적시에 납품하는 데 성공했다. 현지 생산과 납기 준수는 판세를 막판에 뒤집은 결정적 ‘한 방’이었다. 호주 맞춤형 현지화 전략도 주효했다. 레드백이란 이름부터 호주에 서식하는 ‘붉은등 독거미’(사진)에서 따왔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2019년 3월 제안서 제출 전 평가위원들의 머리에 오래 기억될 수 있도록 호주에 서식하는 독거미의 명칭을 붙였다”고 설명했다. 호주 현지 업체의 원자재 및 부품을 구매한 것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호주 주요 철강업체 비스앨로이로부터 레드백 생산에 필요한 철강을 공급받았고, 엘핀스톤·펜스케와는 각각 차체, 엔진 조립 등에서 협력했다. 레드백은 승무원 3명과 보병 8명 등 11명을 태울 수 있는 5세대 보병전투장갑차다. 대전차 미사일 발사가 가능한 ‘하이브리드 포탑’을 장착했고, 30mm 주포와 7.62mm 기관포가 탑재된다. 호주군 요구에 맞춰 첨단 전투기에 적용되는 360도 외부를 감시하는 장비와 강도는 높이고 무게는 줄인 고무궤도, 대전차 지뢰에도 견디는 특수 방호 기능 등 첨단 기술도 적용했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은 “최근의 혼란한 국제 정세 속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방산기업으로서 또 한 걸음 나아간 것”이라고 평가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한화그룹이 국내 최초로 민간이 개발을 주도한 보병전투장갑차 ‘레드백’을 3조 원대 규모로 호주에 수출하게 됐다. 사업에 착수한 지 5년 만에 미국과 영국, 독일 등 쟁쟁한 방위산업 선진국들을 제치고 얻어낸 성과다.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자사 호주법인과 호주 국방부 사이 미래형 궤도 보병전투장갑차인 레드백 129대 등을 공급하는 24억 달러(약 3조1380억 원) 규모의 본계약을 맺었다고 8일 밝혔다. 앞서 7월 호주 정부는 군 현대화 정책의 일환인 ‘랜드(LAND)400 3단계’ 사업의 우선협상대상 기종으로 레드백을 선정한 바 있다.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번 계약에 따라 2028년까지 호주 군에 레드백 129대를 순차적으로 공급하게 된다. 생산은 호주 빅토리아주 질롱에 건설 중인 현지 공장에서 이뤄진다. 앞서 2021년 호주 정부와 1조 원대의 수출 계약을 맺은 K9 자주포도 이곳에서 생산될 예정이다.레드백은 민간 기업이 그간 국내에 없었던 무기 제품을 수출 목적으로 자체 연구 개발해 선진시장에 수출한 첫 사례다. 전차 강국인 독일 라인메탈과 미국 제너럴다이내믹스, 영국 BAE시스템스 등을 따돌리고 한화가 호주 정부의 군 현대화 사업을 따내면서 한국 방산 산업이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방위사업청은 “세계 방산시장에서 한국 무기체계의 저력을 보여준 쾌거”라며 “국가안보실을 중심으로 범정부 차원의 다각적 지원이 이뤄낸 결실”이라고 밝혔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SK그룹이 1998년 최태원 회장(63) 취임 이후 25년 만에 처음으로 ‘사촌 경영’ 체제에 들어간다. 그룹 최고의사결정기구인 SK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직에 최 회장의 사촌 동생인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59)이 오르면서다. 7일 SK는 의장 등 신규 선임안을 포함한 ‘2024년 임원 인사 및 조직 개편’을 발표했다. 반도체·배터리를 포함해 그룹 주력 사업의 위기를 맞은 최 회장은 그룹 2인자 자리에 최 부회장을 선임했다. 임기는 2년이다. 오너 일가의 책임 경영을 강화해 위기 극복에 나서겠다는 것으로 읽힌다. 최 부회장은 고 최종건 SK 창업주의 셋째 아들이다. 1998년 고 최종현 SK 선대 회장이 별세하고 사촌 형인 최 회장이 그룹 경영을 물려받은 해에 SK케미칼 이사로 취임했다. 2017년 SK케미칼, SK가스, SK바이오사이언스 등의 중간지주사인 SK디스커버리 부회장에 올랐다.최태원, 위기속 초강수… 전문경영인 대신 사촌 최창원 사령탑에 ‘사촌경영’으로 재정비 나선 SK崔회장, 최창원 경영 능력에 신임… “차기 회장 가능성 열려” 해석도崔회장 장녀 최윤정, 본부장 승진… 부회장단 4인 경영 2선서 간접지원 “파격 인사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반도체, 배터리 등 주력사업 위기 극복을 위한 진용을 재정비한다는 의미가 담겼다. 향후 그룹 후계 구도에 대한 가능성도 열어뒀다.” 재계 고위 임원은 7일 실시된 SK그룹 인사에 대해 이 같은 평가를 내놨다. 특히 최 회장이 전문경영인 대신 오너가인 사촌 동생을 그룹 2인자 자리에 앉힌 것이 주목을 끌었다. SK그룹 재계 2위 신화를 쓴 부회장단을 경영 2선으로 배치하고, 그 대신 50대 신진 최고경영자(CEO)들을 새롭게 발탁한 점도 파격이었다.● 최태원 회장, 위기 속 초강수 ‘사촌 경영’ 최창원 신임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은 그간 SK그룹 내 별도의 ‘소그룹’으로 여겨졌던 SK케미칼·SK가스·SK바이오사이언스 계열 중간 지주사인 SK디스커버리 부회장을 맡으며 그룹 경영의 중심에서 물러나 있었다. 이번 의장 취임으로 그룹 경영에 첫발을 디딘 셈이다. 고 최종건 SK 창업주는 고 최윤원 전 SK케미칼 회장과 최신원 전 SK네트웍스 회장(71), 최 부회장 등 3남 4녀를 뒀다. 창업주의 동생이자 2대 회장인 고 최종현 선대회장은 최 회장과 최기원 행복나눔재단 이사장(59), 최재원 SK 수석부회장(60) 등 2남 1녀를 뒀다. 1973년 창업주에게 회장직을 물려받은 선대회장이 1998년 별세한 후 가족회의를 거쳐 최 회장이 3대 회장에 올랐다. 이후 최 부회장은 SK㈜ 계열과는 줄곧 별도의 독립 행보를 이어왔다. 2018년 최 회장이 경영권 승계에 대한 마음의 빚을 갚는 차원에서 동생과 창업주 가족을 비롯한 친족 23명에게 1조 원가량의 SK㈜ 지분을 증여했을 때도 최 부회장은 SK디스커버리 계열 지분 보유를 고려해 제외됐다. 최 회장의 SK디스커버리 보유 지분도 0.11% 정도로 낮아 한때는 계열 분리 가능성이 점쳐지기도 했다. 이러한 과거를 고려할 때 이번 최 회장의 결단은 사촌 동생인 최 부회장이 오랜 기간 보여온 경영 능력과 인품에 대한 신임에 기반한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의 장녀 최윤정 SK바이오팜 전략투자팀장(34)은 이번 인사에서 사업개발본부장으로 승진했다. 그룹 내 최연소 임원 승진이다. 재계 관계자는 “아직 후계를 논하기엔 이르지만 형제 경영의 역사가 있었던 만큼 최 부회장이 그룹에서도 경영 능력을 입증할 경우 차기 회장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회장 승진자 ‘0’, 50대 사장단 체제로 재편 이날 인사에서 50대 차세대 CEO들이 전진 배치됐다. 총 7개 계열사의 CEO가 바뀌었으며, 이 중 신규 선임된 CEO 3명은 모두 그룹 차원의 차세대 CEO 육성 프로그램인 ELP를 수료했다. SK㈜ 대표이사에는 장용호 SK실트론 사장(59)이, SK이노베이션은 박상규 SK엔무브 사장(59)이 전진 배치됐다. SK하이닉스는 곽노정 사장(58) 단독대표 체제로 전환됐다. SK온은 이석희 사장(58)이 선임됐다. 사장 승진자가 6명 나왔고 부회장 승진자는 없다. 7명의 수펙스 위원장 중에서는 지동섭 전 SK온 사장(60)이 SV위원회 위원장을, 정재헌 전 SK스퀘어 투자지원센터장(55)이 사장으로 승진해 거버넌스위원회 위원장을 새롭게 맡았다. SK는 “오랜 시간 그룹 차원의 차세대 CEO 육성 프로그램을 통해 양성된 새 경영진에게 기회를 열어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63), 장동현 SK㈜ 부회장(60),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62),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60)은 모두 주요 계열사 CEO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조 의장과 김 부회장은 각각 SK㈜, SK이노베이션에서, 박 부회장은 SK㈜와 SK하이닉스에서 부회장직을 유지한다. 장 부회장은 SK㈜ 부회장으로 남으면서 SK에코플랜트에서 박경일 사장과 각자 대표를 맡는다. 재계에서는 ‘샐러리맨의 신화’를 쓴 이들이 경륜과 경험을 살려 신임 CEO들의 후방에서 투자 자문, 계열사 기업공개(IPO) 추진, 미래 성장동력 확충 등을 도울 것으로 보고 있다. SK그룹은 “부회장단은 계속 그룹에 남아 후배 경영인들을 위한 조력자 역할 등을 수행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SK가 신규 선임한 임원은 총 82명이다. 경기 침체로 위기를 맞고 있는 만큼 △2023년도 145명 △2022년도 165명 △2021년도 107명 대비 승진 규모가 대폭 축소됐다. 신규 선임 평균 연령은 만 48.5세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홍석호 기자 will@donga.com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SK그룹이 1998년 최태원 회장(63) 취임 이후 25년 만에 처음으로 ‘사촌 경영’ 체제에 들어간다.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의 협의체이자 그룹 최고의사결정기구인 SK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직에 최 회장의 사촌 동생인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59)이 오르면서다.7일 SK는 의장 등 신규 선임안을 포함한 ‘2024년 임원인사 및 조직개편’을 발표했다. 반도체·배터리를 포함해 그룹 주력 사업의 위기를 맞은 최 회장이 그룹 2인자 자리에 최 부회장을 선임했다. 임기는 2년이다. 최 부회장의 그룹 경영 참여는 오너 일가의 책임 경영을 강화해 위기 극복에 나서겠다는 것으로 읽힌다. 2017년부터 수펙스추구협의회를 이끌어 온 부회장 4인은 모두 대표이사에서 물러나 사실상 경영 2선으로 후퇴했다. 대내외 위기 상황 속에 당분간 최 회장의 리더십은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주요 계열사의 대표이사와 수펙스 위원장들이 사장급으로 세대 교체되면서 그룹 경영 핵심이 사실상 회장과 의장의 ‘투톱’ 체제로 강화된 것”이라고 말했다.최 부회장은 고(故) 최종건 SK 창업주의 셋째 아들이다. 서울대 심리학과와 미국 미시간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한 뒤 1994년 선경그룹 경영기획실 과장으로 입사했다. 1998년 고(故) 최종현 SK 선대 회장이 별세하고 사촌 형인 최 회장이 그룹 경영을 물려받은 해에 SK케미칼 이사로 취임했다. 2017년 SK케미칼·SK가스·SK바이오사이언스 등의 중간지주사인 SK디스커버리 부회장에 올랐다. 진중하고 일에 몰두하는 성격이어서 최 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다고 SK 관계자는 전했다.재계에 따르면 최 부회장은 SK㈜ 보유 지분이 없고 SK디스커버리 계열사 현안이 많다는 이유로 의장직을 고사해 왔으나 최 회장이 지속적으로 설득하자 결국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구광모 ㈜LG 대표를 비롯한 주요 그룹 총수들이 6일 부산을 찾는다. ‘2030 부산엑스포(세계박람회)’ 유치가 최종 불발됐지만 민관 ‘원팀’ 협력 의지를 이어가고, 지역 경제 발전안을 함께 고민하자는 취지다. 5일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과 구 대표,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정기선 HD현대 부회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등은 6일 오전 부산에서 열리는 간담회에 참석하는 방향으로 일정을 조정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제단체장 중에서는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이 참석할 예정이다. 최태원 SK 회장과 정의선 현대자동차 회장은 해외 출장 등 일정이 겹쳐 참석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행사에서 경제인들은 부산엑스포 유치 실패로 인한 부산 지역민들의 실망감을 위로하고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민관이 협력하겠다는 메시지를 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부산 지역 명물인 국제시장을 함께 방문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엑스포 민관합동 유치위원회는 지난해 7월 기존의 민간 위원회와 정부 위원회를 통합해 출범한 이래 지난달까지 17개월간 국제박람회기구(BIE) 회원국들을 돌며 유치전을 함께했다. 최종 개최국 선정에선 탈락했지만 민관이 합심해 달리는 의지를 보여줬고 유무형의 성과도 남겼다. 당초 이번 행사는 준비 초기 부산 지역 경제 발전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로 추진됐으나, 최종적으로는 부산엑스포 유치전의 마무리와 격려 자리로 확대된 것으로 알려졌다. 참석 범위도 당초 4대 그룹에서 시작했다가 10대 그룹 안팎으로 넓어진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총수의 행사 참석을 일주일 전, 늦은 경우 사나흘 전에 결정한 그룹도 있었다. 최근 주요 기업들은 엑스포 유치전에 집중하느라 미뤄뒀던 그룹 조직개편을 마무리하고 내년도 경영 계획에 속속 착수하고 있다. 이런 시기에 다시 총수들이 지방 행사까지 나서는 것에 대해 일각에서는 부정적인 목소리도 나온다. 한 재계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 침체와 대외 위기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냉정한 경영 진단에 집중해야 하는 시기에 총수들이 단체로 지방에 가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는 시각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 회장과 최 회장 등은 다음 주 초부터 이어지는 윤석열 대통령의 네덜란드 국빈 순방에도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할 예정이다. 피터 베닝크 ASML 최고경영자(CEO) 등 주요 반도체업계 파트너들을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무역협회 주관으로 지난달 모집한 이번 경제사절단은 초반 참여도가 낮아 예정됐던 모집 기간을 연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LG에너지솔루션에 이어 SK온도 최고경영자(CEO)가 교체된다. 예상보다 이른 ‘성장 정체기’를 맞이한 국내 배터리 3사 중 두 곳이 수장 교체를 단행하는 것이다. 과감한 투자를 통한 성장 일변도 전략을 유지해 온 국내 배터리업계에도 새로운 변화가 예고된다. 4일 재계에 따르면 7일 예정된 SK그룹 사장단 인사에서 지동섭 SK온 대표이사 사장(60·사진)이 대표직을 내려놓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 사장은 최근 이 같은 인사 방침을 통보받았다. SK는 그룹 내 사장급 인사를 지 사장 후임에 내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SK온은 2021년부터 최재원 SK 수석부회장(60)과 지 사장의 각자대표 체제로 사업을 이끌어왔다. 앞서 지난달에는 권영수 전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 부회장(66)이 김동명 사장(54)에게 대표직을 넘겼다. 국내 배터리 업계가 리더십 교체를 단행한 것은 이들이 주도해 온 배터리 산업 고속 성장세에 브레이크가 걸리고 있어서라는 분석이 나온다. 친환경 전환 흐름을 타고 급격히 성장하던 글로벌 전기차·배터리 시장은 올해 들어 성장 정체가 본격화됐다. 시장 규모는 여전히 커지고 있지만, 미국발(發) 금리 인상 기조와 소비 침체 여파로 성장 속도가 눈에 띄게 느려지고 있는 것이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순수 전기차 판매량은 2020년 218만4000대, 2021년 484만2000대, 2022년 812만 대로 전년 대비 각각 31.6%, 121.7%, 67.7%가 상승했다. 올해 1∼9월은 723만 대로 작년 같은 기간의 534만7000대보다 35.2% 늘어나는 데 그쳤다. 성장률 둔화세가 뚜렷한 것이다. 국내 전기차 시장은 올해 오히려 뒷걸음질쳤다. 올해 1∼10월 국내 전기차 판매 대수는 13만2974대로 전년 동기 13만9067대보다 4.4% 감소했다. 국내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전체 완성차 시장에서 전기차 비율이 15%를 넘어가면서 시장 정체가 시작됐다”며 “금리 환경도 좋지 않은데 돈을 버는 족족 투자해야 하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기업이 이익 내기가 쉽지 않은 구조”라고 말했다. 업계 후발주자인 SK온은 2018년 미국 조지아주에 첫 배터리 공장을 짓기로 결정한 이래 2020년까지 신규 공장에 수조 원을 투입했다. 그런데 금융 경색이 시작되면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적자 폭은 줄어들었지만 당초 목표로 한 ‘연내 분기 흑자전환’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LG에너지솔루션도 올해 3분기(7∼9월) 미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보조금을 제외하면 영업이익이 5157억 원으로 전년 동기(5219억 원) 대비 소폭 하락했다. 배터리 업계에서는 금융시장 정상화가 기대되는 내년 하반기(7∼12월)를 지나 2025년 이후에야 교체 및 신규 수요가 살아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동안 소재 공급망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수율 안정화와 신규 기술 개발 등 자체 체력을 길러야 하는 시기로 보고 있다. 새로운 경영진에게 요구하는 과제이기도 하다. 이용욱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그간 지연됐던 완성차 및 배터리·소재 업체들의 프로젝트와 수주 등도 빠르게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최근의 수요 둔화는 2024∼2025년에 걸친 한시적 우려라고 판단하며 2026년 이후 성장성에 대한 의구심은 없다”고 분석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최태원 SK그룹 회장(63·사진)이 그룹 최고경영진인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63), 장동현 SK㈜ 부회장(60),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62),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60)을 일본으로 불러 퇴진을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3일 재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도쿄포럼 2023’ 참석차 일본에 있던 지난달 30일 조 의장과 부회장단이 모두 참석한 만찬 자리를 가졌다. 최 회장은 이날 만찬과 이튿날 개별 면담을 통해 조 의장과 부회장들에게 그룹 세대교체 의지를 전달하면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날 것을 요청했다는 것이다. 현 최고경영진은 2016년 김창근 당시 수펙스 의장을 필두로 선배 경영인들이 대거 교체될 당시 주요 계열사 대표직에 올라 7년간 그룹을 이끌어 왔다. 이들이 모두 물러날 경우 지난해 SK E&S 대표이사직을 내려놓고 미주대외협력총괄로 부임한 유정준 부회장(61)과 서진우 중국담당 부회장(62)도 동반 퇴진이 유력하다. 최 회장은 그룹 쇄신 방향을 준비하면서 이 같은 인사 방침을 최근 확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1일 밤 귀국한 최 회장은 생일(3일)이 낀 주말을 한국에서 보낸 뒤 4일 트랜스퍼시픽 다이얼로그(TPD) 참석을 위해 미국으로 출국한다. 최종현학술원이 2019년 발족한 TPD는 한미일 전현직 고위 관료와 석학, 재계 인사들이 경제안보 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로 4∼6일(현지 시간) 미 워싱턴에서 열린다.최태원, 잇단 투자실패 질책… SK, 50대 사장단 체제로 세대교체 崔회장, 60대 부회장단 퇴진 요청美 금리인상-경기침체 등 복합 위기… 그룹 체질 개선으로 민첩 대응 의도수펙스 의장 후임에 최창원 거론… 하이닉스는 곽노정 단독대표 점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최고경영진 동시 교체’ 카드를 꺼내든 것은 반도체·배터리를 비롯한 그룹 주력 사업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결단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재계 순위를 2위까지 끌어올리는 데 기여한 ‘60대 부회장단 체제’를 뒤로하고 새로운 시대를 준비할 ‘50대 사장단 체제’로 전환하겠다는 뜻이다. 3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 경영진 인사는 7일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63) 후임으로는 최 회장의 사촌동생인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59)이 물망에 올랐으나 본인이 최근까지 고사한 것으로 알려져 선임 여부는 미지수다. SK㈜와 SK이노베이션 후임 대표이사에는 장용호 SK실트론 사장(59)과 박상규 SK엔무브 사장(59) 등이 거론된다. 장 사장은 SK㈜에서 사업지원담당, PM2부문장 등을 거치며 그룹의 반도체 소재사업 진출 전략을 주도했다. 2015년 SK머티리얼즈 인수를 성공시켰다. 박 사장은 SK이노베이션의 전신인 유공으로 입사해 SK㈜ 투자회사관리실 기획팀장, SK네트웍스 총괄사장 등을 거쳤다. 두 사장은 지난해 SK 수펙스 인사에서 김준 부회장(62)의 환경사업위원장직과 서진우 부회장(62)의 인재육성위원장직을 각각 물려받았다. SK하이닉스는 박정호 부회장(60)이 빠질 경우 곽노정 사장(58) 단독대표 체제로의 전환이 점쳐진다. 의장과 부회장단 퇴진이 이뤄진 뒤 추가적인 부회장 승진자는 없을 것이란 전망이 짙다. SK그룹 각 계열사는 점진적으로 세대교체 기조를 이어 왔다. 2021년 SK텔레콤이 박정호 부회장-유영상 사장(53) 공동대표에서 유 사장 단독대표 체제로, 지난해 SK E&S가 유정준 부회장-추형욱 사장(49) 공동대표에서 추 사장 단독대표 체제로 전환된 게 대표적 사례다. 이번에 부회장들이 한꺼번에 자리를 내놓으면 수펙스 내 최고경영진 전체의 연령대와 직급이 이전보다 낮아지게 된다. 그러나 재계에서는 새로 구성될 최고경영진이 쉽지 않은 과제를 떠안게 됐다고 보고 있다. SK그룹은 2016년 이래 반도체·배터리·바이오 등 신산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카본 투 그린’(탄소에서 친환경으로) 전략을 필두로 그룹 체질 전환에 나서 왔다. 2017년 SK실트론 인수, 2018년 첫 미국 배터리 공장 투자, 2020년 SK넥실리스 인수, 2021년 인텔 낸드부문·베트남 빈커머스 지분 인수 등 굵직한 투자도 이어졌다. 하지만 미국 금리 인상 랠리와 글로벌 경기 침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복합 리스크가 불거지면서 공격적인 투자가 ‘독’이 돼 돌아오는 경우가 나타나고 있다. 최 회장은 10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최고경영진 회의 ‘SK CEO 세미나’에서 이례적으로 SK온, SK하이닉스, SK㈜, SK에코플랜트 등 주요 계열사들의 투자 사례를 직접 지목하면서 강한 질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거시 변수를 고려하지 않고 투자에 나섰다는 이유에서였다. 최 회장은 결국 새 경영진에게는 위기에 놓인 주력사업 안정화와 함께 글로벌 리스크에 대한 보다 민첩한 대응을 주문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LG전자는 15일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에 Z세대를 위한 새로운 경험 공간 ‘그라운드220’을 오픈한다고 3일 밝혔다. 자사 제품뿐만 아니라 이를 기반으로 Z세대가 기획하고 제안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경험할 수 있는 곳이다. 방문객은 회원 가입 후 안내데스크에서 체크인 절차만 거치면 내부에 비치된 어떤 제품이든 대여받아 원하는 장소에서 편한 자세로 경험할 수 있다. 제한된 자리에서만 제품을 만져볼 수 있게 하거나 가격과 스펙 위주의 제품 설명이 비치된 일반 매장·체험존과는 차별화했다. 내부는 △제품과 함께하는 일상을 자유롭게 경험하는 ‘루틴 그라운드’ △제품을 활용한 클래스로 취미와 생활을 탐구하는 ‘커뮤니티 그라운드’ △신제품을 가장 먼저 만날 수 있는 ‘팝업 그라운드’ 등으로 구성된다. 15∼21일은 사전 예약자에 한해 운영된다. 사전 예약은 11일부터 네이버 예약 페이지에서 가능하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2개월 연속 상승 추이를 이어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주요 기업들의 감산 효과가 지표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30일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11월 D램 범용제품(PC향 8Gb 2133MHz)의 평균 고정거래가격(기업 간 거래 가격)은 1.55달러로 전달 대비 3.33% 올랐다. 해당 제품 가격은 2021년 4.10달러까지 오른 이후 계속 떨어져 올 8월 1.30달러까지 내려갔다. 2021년 7월 이후 27개월 만인 10월 15.38%로 두 자릿수 상승률을 보이며 처음으로 반등했다. 이날 또 다른 메모리 주요 제품인 낸드 범용제품(메모리카드·USB향 128Gb MLC)의 평균고정거래가격도 4.09달러로 전달 대비 5.41% 올랐다. 낸드도 마찬가지로 10월 27개월 만에 처음으로 1.59% 오르며 반등을 기록했다. 11월 들어 상승 폭을 더욱 키운 것이다. 관련 지표가 두 달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업계에서는 메모리 시장이 회복세에 접어들었다고 분석했다. 메모리 업계 관계자는 “올 3분기(7∼9월) 기준 반도체 업황이 바닥을 찍었다는 인식이 확산되며 고객사들의 제품 구매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세트 수요 회복까지는 시간이 아직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올해 반도체 다운사이클(침체기) 직격탄을 맞은 삼성전자가 내년도 정기인사 승진자 규모를 20% 이상 줄인 가운데, 세대교체 기조는 이어갔다. 삼성전자는 ‘2024년도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부사장 51명, 상무 77명, 펠로우 1명, 마스터 14명 등 총 143명을 승진시켰다고 29일 밝혔다. 펠로우와 마스터는 연구원 조직에서 부사장과 상무에 비견되는 직급으로 회사 주요 기술 이슈에 대해 의사결정 및 자문 역할을 맡는다. 승진자 수는 지난해 187명 대비 24% 줄어든 규모다. 특히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반도체(DS)부문 승진자 수가 지난해 86명에서 56명으로 35%가 줄어 축소 폭이 훨씬 컸다. 디바이스경험(DX)부문은 101명에서 87명으로 14%만 줄었다. 올해 최연소 임원 승진자 타이틀은 손왕익 삼성전자 DX부문 모바일경험(MX)사업부 스마트폰개발1그룹 상무(39)가 가져갔다. 손 상무는 갤럭시 S시리즈의 선행 개발을 이끌며 혁신 기술과 특허 기술을 다수 확보했다. 최연소 부사장은 황인철 MX사업부 AI개발그룹장(46)이다. 정혜순 MX사업부 프레임워크개발팀장(부사장·48), 찰리 장 DX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 삼성리서치 6G연구팀장(상무·50) 등 여성 및 외국인 인재 발탁 기조도 유지됐다. 삼성전자는 향후 조직 개편과 보직 인사를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다른 전자 계열사들도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삼성디스플레이에서는 부사장 10명, 상무 15명, 펠로우 1명, 마스터 1명 등 총 27명이 승진했다. 전진 중소형디스플레이 A개발팀 부사장(48), 유동곤 생산기술연구소 검사설비개발팀 상무(38)가 최연소 승진했다. 삼성SDI는 부사장 6명, 상무 15명 등 총 21명을 승진시켰다. 삼성전기에서는 부사장 2명, 상무 6명 등 총 8명의 승진자가 나왔다. 삼성SDS는 창사 이래 첫 30대 임원으로 발탁된 권영대 상무를 포함해 부사장 2명, 상무 7명을 승진시켰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SK이노베이션은 2018년부터 베트남과 미얀마를 대상으로 맹그로브숲 복원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한창이던 2020년과 2021년을 제외하고는 SK이노베이션 계열 구성원이 직접 베트남 짜빈성을 방문해 식수 활동을 하고 있다. 맹그로브숲은 ‘아시아의 허파’로 불린다. 맹그로브 나무가 열대우림 대비 5배나 높은 탄소 저장 능력을 가진 식물이기 때문이다. 해안에서도 잘 자라는 덕에 해양 동·식물에게도 천혜의 서식지가 되기도 한다. 탄소 감축을 위해 무탄소 및 저탄소 에너지원 확보, 탄소포집(CCS)과 같은 미래 에너지 사업을 적극 확대하는 SK이노베이션이 맹그로브에 주목하는 이유다. 하지만 맹그로브숲은 지난 수십 년간 양식업자들에 의해 훼손돼 새우 양식장으로 바뀌어 왔다. 생계를 위한 새우 양식 사업의 확대로 숲이 파괴되고 있는 것이다. 새우 배설물과 사료 찌꺼기, 세균 등으로 새우 양식장이 못 쓰는 땅이 되면 양식업자들은 인근 숲을 벌채해 새 양식장을 만들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지속적으로 맹그로브숲을 복원하는 데 노력하는 한편 많은 현지 기관 및 기업과의 연대를 강조하고 있다. 사회적 기업을 설립해 지역사회 환경을 위한 현지 주민들과의 공감대도 넓혀가고 있다. 이를 통해 SK이노베이션이 지난해까지 베트남·미얀마에서 복원한 맹그로브숲 면적은 226㏊에 이른다. 올해는 맹그로브 묘목 총 13만 그루를 심어 38㏊의 면적을 복원할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 구성원이 기본급 1%를 기부해 조성한 ‘1% 행복나눔기금’, 매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소비자가전박람회(CES)에서 모금한 기금 등도 맹그로브숲 복원에 쓰이고 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 칭기즈칸 국제공항에서 동쪽으로 150㎞를 달리면 대표적 탄광 도시인 바가노르구가 나온다. 이곳 노천 광산의 석탄 분진은 들판을 그대로 통과해 인근 마을까지 날린다. 대한항공 임직원들은 분진으로 흙빛이었던 바가노르구에 2004년부터 나무를 심어왔다. 몽골 식림 활동은 매년 대한항공 임직원 100∼200명이 참여하고 있다. 임직원들 손으로 직접 심은 나무만 12만5300여 그루다. 조성한 숲의 면적은 총 44만 ㎡다. 서울 여의도공원의 2배 크기인 이곳의 공식 명칭은 ‘대한항공 숲’이다. 최근 대한항공 관계자들이 조림지 점검 차 바가노르구를 방문했다. 생장률 95%의 우수한 관리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고 나무가 최장 12m 높이까지 자랐다. 숲에는 곤충과 새, 작은 동물들이 모여들었다. 생태계가 복원되고 있다는 신호다. 식림 전문가와 현지 수목 관리인, 상주 경비원을 고용해 지속적으로 관리한 결과다. 나무들이 처음부터 잘 자랐던 것은 아니다. 일교차가 심한 바가노르 지역의 척박한 기후와 건조한 토양 탓에 식림 작업에는 세심한 관리가 필요했다. 화재로 나무 350여 그루가 소실되기도 했고 병충해 같은 피해도 잇따랐다. 척박한 몽골 땅에 숲을 만든다는 계획에 지역 주민들조차 의구심을 가졌다. 협조를 구하기 위해 설득하는 과정을 거쳐야 했다. 대한항공 임직원들은 이러한 환경에서도 2004년부터 매년 5월 이곳을 방문했다. 특히 입사 2년 차 사원들에게는 몽골에 가서 직접 나무를 심는 활동이 첫 해외 연수이자 입사 이후 필수 코스가 됐다. 2004년 첫 식림 활동에 참가했던 한 직원은 “진짜 아무것도 없는 사막 같은 곳에 구덩이만 파여 있었다”며 “몽골 초원에 직접 나무를 심으며 환경에 대한 소중함을 몸으로 깨달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대한항공은 이 숲 인근에 또 다른 조림지를 조성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식림 활동과 함께 사회공헌 활동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바가노르구 국립학교 등 7곳에 ‘대한항공 컴퓨터 교실’을 기증했고 인하대병원과 협력해 현지 의료봉사도 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