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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으로 이직을 결심하는 가장 큰 이유는 ‘다양한 업무 기회에 대한 기대감’(37.1%)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9일 드라마앤컴퍼니에 따르면 대기업 및 중견·중소기업에서 스타트업으로 이직한 직장인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이 같은 결과가 나타났다. 드라마앤컴퍼니는 명함 관리로 유명한 종합 비즈니스 플랫폼 ‘리멤버’를 운영하고 있다. 다른 주요 이직 결심들은 ‘금전적 보상’(28.6%), ‘스타트업의 업무 문화’(12.7%) 등이었다. 드라마앤컴퍼니 관계자는 “업무 역할과 권한이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스타트업의 특성상 업무를 통한 경력 개발 가능성에 크게 매력을 느끼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스타트업 입사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준은 ‘회사의 성장 가능성’(55.6%)이 ‘연봉 등 금전적 보상’(17.9%)을 고른 비율보다 훨씬 높았다. 스타트업으로 이직할 때 기존보다 훨씬 더 많은 연봉을 받았다는 응답은 19.5%, 조금 더 많이 받았다는 응답은 49.3%였다. 17.4%는 이전 회사와 비슷한 수준의 연봉을 받았고, 13.8%는 연봉을 낮췄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지난달 국내 스타트업 투자금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0% 넘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8일 스타트업얼라이언스에 따르면 올해 7월 국내 스타트업 투자 건수는 135건, 투자금은 8368억 원이었다. 전년 동월 투자 건수(116건)보다 16.3% 증가했지만 투자금(3조659억 원)은 72.7% 감소했다. 전달인 올해 6월과 비교해도 투자건수는 22.4% 줄고 투자금도 38.9% 감소했다. 투자 건수가 늘어났는데도 투자금이 대폭 줄어든 것은 대규모 투자가 급감한 영향으로 보인다. 올해 7월 △10억 원 미만 및 비공개(65건) △10억 원 이상∼100억 원 미만(48건) △100억 원 이상∼300억 원 미만(19건) 투자는 지난해 7월과 비교해 각각 4.8%, 60%, 58.3% 늘었다. 반면 300억 원 이상의 투자는 지난해 7월 12건에서 올해 7월 3건으로 75%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7월 야놀자가 2조 원대 투자를 유치한 것을 비롯해 하반기에 워낙 큰 투자가 많이 이뤄졌다”며 “이미 투자가 주춤하기 시작한 만큼 올해 하반기 투자는 지난해보다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달 단일 투자 건수가 가장 높았던 분야는 콘텐츠·소셜 분야로 총 15개 스타트업이 투자를 유치했다. 투자 금액별로는 금융·보험 분야가 3106억 원으로 가장 많은 투자금을 유치한 것으로 집계됐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서비스 로봇 스타트업 라운지랩이 자율주행 로봇 스타트업인 코봇을 인수했다고 1일 밝혔다. 로봇 서비스의 외연을 확장하기 위해서다. 사명도 ‘주식회사 엑스와이지’(XYZ Inc.)로 변경했다. 코봇은 다양한 환경에서 사용 목적에 맞춰 활용할 수 있는 자율주행 로봇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는 스타트업이다. 매핑, 장애물 회피, 원격제어 등의 기술을 바탕으로 실내외에서 안정적으로 로봇을 운영할 수 있다. 모듈화 설계를 통해 하나의 로봇으로도 다양한 기능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엑스와이지 관계자는 “코봇의 자율주행 로봇 기술력을 내재화하기 위해 이번 인수를 결정했다”며 “서비스 로봇 개발의 성장동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코봇의 임직원 전원이 엑스와이지에 합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엑스와이지의 전신인 라운지랩은 그동안 로봇 팔을 활용한 제조 자동화 기술을 중점적으로 개발했다. 바리스타 로봇, 아이스크림 로봇 등 직접 개발한 무인화 솔루션을 활용해 10여 개의 푸드 리테일 매장을 직접 운영해왔다. 로봇 바리스타 협업카페 ‘라운지엑스’, 협동로봇 아이스크림 스토어 ‘브라운바나’ 등이 대표적이다. 올해 3월에는 경기 용인시 에버랜드에 라운지엑스를 열고 핸드드립 로봇, 아이스크림 로봇 등을 선보였다. 아이스크림 로봇은 엔터테인먼트 기능을 강화해 특정 시간대에 동시에 춤을 추도록 해 시각적 재미까지 더했다. 인공지능(AI) 비전 기술이 적용된 ‘초콜릿 바리스 로봇’도 개발해 손님에게 인사를 건네거나 초콜릿을 선물로 주는 등 사림과 로봇이 교감하는 듯한 경험도 제공했다. 엑스와이지의 코봇 인수는 ‘로봇 무인 매장-로봇 빌딩 솔루션-홈 서비스 로봇’으로 이어지는 로드맵의 일환이다. 엑스와이지는 지난달 에스프레소 바 브랜드 ‘오우야’를 운영해온 식음료(F&B) 스타트업 엠비치오넴을 인수하며 식음료(F&B) 자동화 솔루션을 바탕으로 한 무인 매장 구축 강화에 나섰다. 이번 코봇 인수를 통해 건물 내 다층 배달(인빌딩 딜리버리) 등 ‘로봇 빌딩 솔루션’을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할 방침이다. 향후에는 로봇 자동화 기술 적용 시장을 확장해나갈 계획이다. 변경 사명인 엑스와이지도 포괄적인 로봇 서비스 기업으로서 정체성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3차원 공간좌표 XYZ를 모티브로 일상생활 속에 로봇 기술을 적용한다는 비전을 담았다. 민중후 코봇 대표는 엑스와이지의 최고로봇책임자(CRO)로 선임됐다. 황성재 엑스와이지 대표는 “두 회사가 가진 역량을 활용해 로봇 빌딩처럼 복합적인 무인화 솔루션을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앞으로 자율주행 로봇이 인도를 거쳐 아파트로 음식을 배달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자율주행 로봇을 차로 분류해 보도나 횡단보도 주행을 금지한 도로교통법 규제를 풀기로 한 데 따른 것이다. 건강기능식품은 그동안 판매가 금지됐던 대형마트나 백화점에서도 판매된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경제 규제 혁신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고 이 같은 규제 완화 추진 과제 50건을 발표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기업의 투자를 가로막는 모래주머니 규제 철폐’를 강조한 뒤 처음 내놓은 경제부문 규제 완화다. 정부는 이번 규제 완화를 통해 1조6000억 원 이상의 투자가 집행될 것으로 전망했다. 추 부총리는 “규제 혁신은 한두 번의 이벤트로 끝낼 문제가 아니라 5년 내내 추진해야 하는 국가 미래가 달린 시대적 과제”라고 말했다. 우선 정부는 조선소에서 자동용접로봇 운용 시 적용되는 안전성 규제를 완화한다. 현대중공업은 해당 규제 완화로 3200억 원의 투자를 집행할 예정이다. 폐플라스틱 열분해유 생산시설의 업종코드 분류도 명확히 한다. 그 결과 LG화학은 석문국가산업단지에 해당 업종의 공장 건립 등을 위해 3000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정부는 또 생분해성 플라스틱의 적용 품목도 확정해 롯데케미칼로부터 1조 원의 시설 투자를 이끌어낼 계획이다. 드론이나 로봇 등 신산업 규제 완화로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의 활로도 모색한다. 이에 따라 드론의 안정성 인증검사 절차를 간소화한다. 산업 현장에서는 정부의 규제 완화 방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원격의료 완전 허용 등 경제·산업계가 지속적으로 요구했던 주요 이슈들이 빠졌고, 개별 사안에만 집중해 시장에서의 규제 완화 체감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향후 노조나 이익집단의 반대를 극복할 수 있을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김용진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는 “이번 발표는 개별 사안에만 집중한 것으로 보이며 이전 정부의 규제 완화 과제를 조금 더 진행시킨 정도로 보인다”며 “핵심 규제들에 대해 전체적인 (규제 완화) 틀을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기업규제 50개 ‘핀셋 완화’… 경제계 “유통-의료 대못 규제 여전” 새 정부 한달 반, 규제 개선 잰걸음모바일 운전면허증 활용 다양화… 車소프트웨어 유무선 업데이트이동형 엑스선 장치 병원밖 이용, 기업당 연간 수출 700억원 효과“기업 요구 굵직한 규제도 손봐야”정부가 경제 규제개혁을 천명한 지 불과 한 달 반 만에 50개의 규제를 손보고 나선 데는 한국 경제의 성장 잠재력을 끌어올리기 위해선 규제혁신이 그만큼 시급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특히 정부는 기업들이 그동안 규제로 막혀 있던 새로운 사업 기회를 적극적으로 모색할 수 있도록 ‘모래주머니’를 떼는 데 초점을 맞췄다. 하지만 경제계에서는 정부가 50개의 ‘핀셋 규제’를 풀기로 했지만, 원격의료 금지나 대형마트 영업 제한과 같은 굵직한 규제가 여전히 남아 있는 건 한계라는 지적이 나온다.○ 배달 로봇 서비스 가능해져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8일 50개의 경제 규제혁신 결과물을 발표하며 “규제혁신은 우리 경제의 체질을 개선하고 성장 잠재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50개 이외에도 많은 과제들이 경제 규제혁신 태스크포스(TF)에서 논의 중”이라며 “국민 관심도가 매우 높지만 복잡한 이해관계 등으로 추가 논의가 필요한 난제들도 협의를 조속히 마무리해 결과물을 보고하겠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속도나 크기 등 안전성 기준을 충족한 자율주행 로봇이 인도에서 다닐 수 있도록 법 개정을 추진한다. 현재 자율주행 로봇은 동행자가 있는 경우 일부 아파트 단지 등에서만 인도를 다닐 수 있다. 그러나 앞으로는 로봇의 보도 통행이 가능해져 음식이나 택배를 배달하는 서비스가 가능해진다. 정부는 동행자 없이도 원격으로 관리하며 실제 운영을 해보고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했다. 모바일 운전면허증을 활용한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는 길도 열렸다. 정부가 만든 애플리케이션(앱)에서만 발급받아 사용할 수 있는 모바일 운전면허증을 국민들이 자주 이용하는 민간 앱에서도 저장,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 내년 하반기까지 관련 작업을 마치는 게 목표다. 이와 함께 자동차에 부착된 유무선 통신장치, 운전자 보조장치 등의 소프트웨어를 정비소에 가지 않고도 업데이트할 수 있게 된다.○ “굵직한 규제혁신 움직임 강화해야”이동형 엑스선 장치를 병원 밖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안전관리에 관한 규칙도 개정한다. 이동형 엑스선 장치의 사용 기준을 마련해 재난 현장이나 군부대 등 훈련 상황에서도 즉각적으로 환자 응급처치와 진단이 이뤄질 수 있다. 이를 통해 기업당 연평균 700억 원의 수출 효과를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인체에서 나온 폐지방, 폐치아의 재활용도 허용된다. 치아를 활용한 잇몸뼈 이식재, 인체 유래 콜라겐 제품 등 다양한 의약품과 의약외품을 만들어 팔 수 있는 것이다. 이번 규제혁신안에 대해 국내 스타트업 단체인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은 “신산업 분야에서 시대에 뒤처진 과거의 제도가 지금껏 적용돼 현실에서 엇박자를 내왔던 딜레마적 문제가 일부 시정될 수 있게 됐다. 약속한 규제혁신 과제의 신속한 이행이 중요하다”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다만 일각에선 기업이 원하는 규제개혁 과제들이 반영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정부가 가장 빠르게 해결할 수 있는 규제개혁 과제를 선정해 발표한 것으로 보인다”며 “아직 유통산업 발전과 관련한 규제 등 굵직한 규제가 남아 있는 만큼 민관이 협력해 규제혁신을 위한 움직임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세종=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세종=서영빈 기자 suhcrates@donga.com세종=박희창기자 ramblas@donga.com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올해 상반기(1~6월) 국내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규모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스타트업얼라이언스가 발간한 ‘2022년 상반기 스타트업 투자 리포트’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스타트업 총 투자 액수는 약 7조873억 원, 투자 건수는 977건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상반기 투자 금액(4조3549억 원) 및 투자 건수(512건)와 비교하면 각각 62.7%, 90.8% 증가한 수치다. 투자 상위 분야는 △금융·보험(8357억 원) △콘텐츠·소셜(7874억 원) △유통·물류(7150억 원) 순이었다. 보고서는 “핀테크 및 크립토 분야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IP 등 국내 콘텐츠와 온라인 이커머스 소비가 계속 증가하면서 벤처 투자도 강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투자 유치 금액은 1000억 원 이상을 유치한 경우는 16건(1.64%)이었다. 특히 상위 10개 기업은 대개 플랫폼 기업으로, ‘오늘의 집’ 운영사인 버킷플레이스가 2350억 원으로 투자 유치 규모가 가장 컸다. 이어 △쏘카(1832억 원) △스마트스코어(1800억 원) △크래프트테크놀로지스(1700억 원) △그린랩스(1700억 원) 등의 순이었다. 스타트업의 엑시트(exit·투자금 회수) 사례도 지난해 상반기보다 활발했다. 인수합병(M&A)은 56건으로 지난해(29건)의 2배 수준으로 늘었고, 상장(IPO)은 5건으로 지난해(4건)와 비슷했다. 업계 관계자는 “보통 투자가 마무리되기까지 5~6개월의 시간이 걸리는 만큼 올해 상반기까지의 투자 결과는 스타트업 호황기가 반영돼 이뤄진 투자로 볼 수 있다”며 “국내 스타트업 업계에 겨울이 찾아왔는지 여부는 하반기 투자 유치 상황을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LG전자는 디지털 전환과 첨단기술을 앞세워 핵심 생산기지를 스마트팩토리로 구축하고 신성장동력으로 꼽는 모빌리티, 로봇 사업 등을 강화하며 미래 준비를 하고 있다. LG전자에 따르면 글로벌 생활가전을 선도해 온 원동력이자 핵심 생산기지인 LG스마트파크(창원 사업장의 새 이름)를 스마트팩토리로 구축하며 지능형 자율공장 체제로 본격 전환하고 있다. LG스마트파크는 인공지능(AI)이 탑재된 로봇을 투입해 생산 효율은 높아지고 작업 환경은 더욱 안전해졌다. 또 모듈러 디자인 설비와 AI 기술로 고객의 개인화 니즈에 맞춘 혼류 생산이 가능하다. LG전자 관계자는 “스마트파크 구축으로 생산성을 20% 향상시켰고, 새로운 냉장고 모델 생산을 위한 라인 개발 및 구축 기간도 30% 짧아졌다”며 “스마트파크에 ESS(에너지저장장치) 등 친환경 에너지 설비와 기술을 적용해 제품 생산에 투입되는 에너지효율도 30%가량 개선해 탄소배출량도 감축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LG전자는 AI를 기반으로 한 자율주행차의 콘셉트 모델인 ‘LG 옴니팟(LG OMNIPOD)’을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2에서 처음 공개했다. LG 옴니팟은 사용자의 니즈에 따라 업무를 위한 오피스 공간이 될 수도 있고, 다양한 엔터테인먼트를 즐길 수 있는 개인 공간으로도 활용될 수 있다. LG전자는 기존 스마트홈을 넘어 모빌리티까지 지능형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LG씽큐의 적용 대상을 확대해 자동차가 이동수단에서 생활공간으로 진화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줄 계획이다. 이와 함께 LG전자는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로봇에 초점을 맞춰 호텔, 병원, 레지던스, F&B(식음료) 등 맞춤형 솔루션을 선보이고 있다.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국내 한 스타트업 대표 A 씨는 7년 전 오프라인 사업을 온라인으로 확장하는 과정에서 공황장애로 쓰러져 응급실에 실려 갔다. 당시 사업이 번창할수록 실패에 대한 두려움은 커져갔다. 직원들에게는 권위적인 리더로 군림했다. 사업 규모를 키우면서 대인관계에서 상처받는 일도 늘어갔다. 그는 자신의 공황장애 사실이 투자 유치에 부정적 요소로 작용할까 봐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하다가 병원을 찾았다. 2년여 동안 약을 복용하는 한편으로 리더십과 경영 코칭을 받아 증상이 개선됐다. 그는 “명상과 요가 등을 통해 끊임없이 마음을 관리하려 노력한다”고 말했다. 20일 은행권청년창업재단 디캠프와 분당서울대병원이 발간한 ‘스타트업 창업자 정신건강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창업가의 정신건강 상태는 모든 지표에서 낙제점이었다. 일반 성인보다 우울, 불안, 자살의 유병률이 높았다. 이번 보고서는 국내 스타트업 창업자 27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온라인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분석한 것이다. 국내 창업자를 대상으로 한 정신건강 실태조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창업자들은 일반인보다 우울감과 불안을 더 많이 겪고 있다. 응답 창업자 가운데 중간 수준 이상의 우울을 겪는 창업자는 32.5%(88명), 중증도 수준 이상의 불안을 겪는 창업자는 20.3%(55명)였다. 각각 전국 성인 평균인 18.1%, 12.2%를 웃돌았다. 또 창업자의 21%는 자살 위험성 고위험군에 속해 치료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창업자들은 가장 큰 스트레스 요인으로 ‘자금 압박 및 투자 유치’(44.6%)를 꼽았다. 이어 △조직 관리 및 인간관계(20.3%) △실적 부진 및 성과 미흡(19.6%) 순으로 나타났다. 창업자 가운데선 여성 창업자가 남성 창업자에 비해 자살 위험성과 스트레스 수준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창업자의 자살 위험성은 34.1%, 중증도 이상의 스트레스 비율은 68.2%인 반면에 남성 창업자는 각각 18.5%, 57%였다. 또 여성 창업자는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방식으로 ‘역기능적 대처’를 남성 창업자에 비해 더 많이 사용했다. 역기능적 대처란 스트레스와 관련없는 행동을 해 스트레스를 회피하는 것을 뜻한다. 연구진은 “역기능적 대처를 자주 사용하면 과음 등으로 이어질 위험성이 있다”며 “여성 창업자를 대상으로 스트레스 대처를 위한 심리 교육 및 프로그램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렇게 문제가 심각한데도 창업자들은 정신건강과 관련된 전문적 도움으로부터 거리를 두고 있었다. 현재 도움을 받지 않고 있는 254명을 조사한 결과 가장 큰 이유로 ‘어려움이 있지만 도움을 받을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46.9%)가 꼽혔다. 이어 △치료 시간을 내기 어렵다(39.8%) △높은 비용(33.9%) △어디서 도움을 구할 수 있는지 모름(13.8%) 순으로 나타났다. ‘나약한 사람으로 비칠까 염려된다’(10.2%)거나 ‘사회나 직장에서 받을 불이익’(5.1%) 등 낙인 효과를 우려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번 연구의 책임자인 김정현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스타트업 창업자들의 정신건강은 개인의 삶뿐만 아니라 기업의 운영에도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인”이라며 “창업자들이 자신의 정신건강 상태를 객관적으로 인식하고 언제든 전문가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심리교육 기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국내 스타트업 창업자 3명 가운데 1명은 중간 수준 이상의 우울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트레스의 가장 큰 요인은 자금 압박 및 투자유치였다. 20일 은행권청년창업재단 디캠프와 분당서울대병원이 발간한 ‘스타트업 창업자 정신건강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창업가의 정신건강 상태는 모든 지표에서 낙제점이었고, 일반 성인 대비 우울, 불안, 자살의 유병률이 높았다. 국내에서 처음 발간된 이번 보고서는 국내 스타트업 창업자 271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간 수준 이상의 우울을 겪는 창업자는 32.5%(88명)으로 나타나 전국 성인 평균(18.1%)보다 높았다. 불안의 비율도 20.3%(55명)으로 전국 성인 평균(8%)을 훨씬 웃돌았다. 또 창업자 10명 중 2명은 자살 위험성 고위험군에 속해 치료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창업자들은 가장 큰 스트레스 요인으로 ‘자금 압박 및 투자 유치’(44.6%)를 꼽았다. 이어 △조직 관리 및 인간관계(20.3%) △실적 부진 및 성과 미흡(19.6%) 순으로 나타났다. 사업 연차에 따라서는 5년 이상인 창업자가 이보다 짧은 창업자에 비해 우울과 불안, 자살 위험성과 스트레스 지수가 높았다. 창업자 가운데선 여성 창업자가 남성 창업자에 비해 자살위험성과 스트레스 수준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창업자의 자살위험성은 34.1%, 중증도 이상의 스트레스 비율은 68.2%인 반면 남성창업자는 각각 18.5%, 57%였다. 또 여성창업자는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방식으로 ‘역기능적 대처’를 남성창업자에 비해 더 많이 사용했다. 역기능적 대처란 스트레스와 관련 없는 행동을 해 스트레스를 회피하는 것을 뜻한다. 보고서는 “역기능적 대처를 자주 사용하게 되면 문제성 음주 증가 등의 문제로 이어질 위험성이 있다”며 “여성 창업자를 대상으로 스트레스 대처 자원 개발을 위한 심리 교육 및 프로그램 실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창업가의 정신건강 상태는 적신호를 보내고 있었지만 정작 창업자들은 정신건강과 관련된 전문적 도움으로부터 거리를 두고 있었다. 정신건강에 전문적 도움을 받을 의향이 없거나, 의향이 있더라도 현재 도움을 받고 있지 않는 254명에게 이유를 조사한 결과 제일 큰 이유로 ‘정신건강 문제로 어려움이 있지만, 도움을 받을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46.9%)가 꼽혔다. 이어 △치료 시간을 내기 어렵다(39.8%) △높은 비용(33.9%) △어디서 도움을 구할 수 있는지 모름(13.8%) 순으로 나타났다. ‘나약한 사람으로 비춰질까 염려된다’(10.2%)거나 ‘사회나 직장에서 받을 불이익’(5.1%) 등 낙인 효과를 우려하는 경우도 있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창업자들이 사업을 포기하지 않고 지속하는 내재적·외재적 동기와 정신건강 문제를 확인한 결과 낮은 수준의 내재적 동기를 갖고 있는 경우 높은 수준의 우울, 불안, 스트레스를 경험하게 될 것으로 예측됐다. 창업자들이 정신 건강을 지탱하는 내재적 동기로 △사업을 통한 자아실현 및 성장 △일에서 느끼는 즐거움 △본인 능력에 대한 자부심 등을 꼽았다. 반면 금전적 보상이나 타인의 인정 등 외재적 동기는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았다. 이번 연구의 책임자인 김정현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스타트업 창업자들의 정신건강은 개인의 삶 뿐만 아니라 기업의 운명에도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인이다”며 “스타트업 창업자들이 자신의 정신 건강 상태를 객관적으로 인식하고 언제든 전문가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심리 교육 기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안녕하세요, 저는 지원자 ‘김동아’라고 합니다. (중략) 제가 기획한 영상이 아버지께서 일하시는 동아일보 앞 전광판에 나가는 영광도 맛본 적이 있습니다.” 15일 오후 서울 성동구의 실용 인공지능(AI) 기술 스타트업 ‘무하유’의 사무실. 이 회사가 개발한 AI 면접평가 프로그램 ‘몬스터’에 접속하자 ‘자기소개를 해주세요’라는 문항이 나왔다. 기자는 주어진 준비시간 30초 동안 생각을 가다듬은 뒤 가상인물 ‘김동아’로서 소개를 시작했다. 그동안 카메라는 계속해서 말하는 모습을 녹화했다. 무하유 관계자는 “지원자의 눈동자 움직임이 일관되지 않거나 무언가를 읽듯 움직이면 AI가 ‘부정행위 의심’으로 분류해 결과서에 반영한다”고 말했다. 최근 대기업부터 스타트업까지 인재 채용이 주요 이슈로 떠오르면서 복잡한 채용 절차를 효율적으로 관리해주는 서비스를 내놓는 스타트업이 늘고 있다. 사람이 직접 하던 자기소개서 심사와 면접 등을 AI나 채용관리 솔루션, 플랫폼 등이 대신하도록 하는 것이다. 무하유가 올해 4월 출시한 몬스터는 면접 영상과 음성을 텍스트로 변환하고 실시간으로 답변 내용을 분석해 꼬리 물기 질문도 한다. 기자가 AI 면접을 마친 뒤 받은 결과서에는 △블라인드 위반 답변 수와 유형 △주요 답변 구절 및 내용 평가 △빈출 표현 등 항목별로 상세하게 평가돼 있었다. 특히 면접 중 언급한 ‘김동아’와 ‘아버지께서 일하시는 동아일보’라는 표현은 각각 지원자 이름과 가족 직업을 밝혀 블라인드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표기됐다. 빈출 표현으로는 ‘어’ ‘그’ 등이 꼽혔다. 무하유 관계자는 “50만 개 이상의 면접 질문으로 사전 학습한 AI가 지원자의 자기소개서를 바탕으로 지원자의 역량을 나타내는 구절을 추출해 질문을 생성한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기업 인사 담당자들이 해왔던 채용 업무를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등으로 효율화하는 스타트업도 있다. 채용 관리 솔루션 스타트업 ‘두들린’이 내놓은 채용 관리 플랫폼 ‘그리팅’은 쏘카, 패스트파이브 등 대형 스타트업부터 넥슨, 한화생명 등 대기업까지 1700여 곳에서 사용되고 있다. 이력서를 한번에 관리할 수 있도록 해주는 그리팅은 지원자별 평가와 데이터 관리, 면접 일정 조율, 합격 통보 등 통합적인 관리도 가능하다. 이태규 두들린 대표는 “수시 채용이 활발히 일어나면서 기업 인사담당자들의 업무 방식에 변화가 필요했는데, 이를 충족시키는 서비스가 없어 ‘그리팅’을 만들었다”며 “사용 기업이 계속해서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지난해 설립된 ‘슈퍼코더’는 국내 기업과 베트남 인도 등 개발도상국의 숙련된 개발자를 연결해준다. 윤창민 슈퍼코더 대표는 “채용된 개발자는 현지에서 원격으로 일을 하는데, 슈퍼코더는 해외 원격 근무를 위한 시스템도 지원한다”며 “고객사는 적은 비용으로 빠르게 실력자를 충원하고, 지원자는 자신이 살고 있는 모국에서보다 더 높은 임금을 보장받게 된다”고 말했다.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안녕하세요 저는 지원자 ‘김동아’라고 합니다. 저는 어…, 다양한 대외활동과 인턴경험을 통해 여러 가지 경험을 쌓았습니다. (중략) 제가 기획한 영상이 아버지께서 일하시는 동아일보 앞 전광판에 나가는 영광도 맛본 적이 있습니다.” 15일 오후 서울 성동구 무하유 사무실. 미리 세팅된 인공지능(AI) 면접평가 프로그램 ‘몬스터’에 접속해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프로그램 안내에 따라 마이크와 카메라 상태를 체크하자 ‘자기소개를 해주세요’라는 문항이 나왔다. 기자는 주어진 준비시간 30초 동안 생각을 가다듬은 뒤 가상인물 ‘김동아’로 소개를 시작했다. 제한된 시간 안에 질문에 대한 답을 말해야 하는 방식은 취업준비생들이 치르는 공인 영어 말하기 시험과 비슷했다. 다만 AI 면접평가는 카메라가 계속해서 지원자의 모습을 녹화했다. 무하유 관계자는 “지원자의 눈동자 움직임이 일관되지 않거나 무언가를 읽듯 움직이면 AI가 ‘부정행위 의심’으로 분류해 결과서에 반영한다”고 말했다. 대기업부터 스타트업까지 인재 채용이 주요 이슈로 떠오르면서 복잡한 채용 절차를 효율적으로 관리해주는 서비스를 내놓는 스타트업들이 늘고 있다. 과거에는 사람이 직접 일일이 지원자의 자기소개서를 심사하고 면접을 진행했다면, 이 같은 과정을 AI나 채용관리 솔루션, 플랫폼 등이 대신하도록 하는 것이다. ●AI가 면접 답변내용 분석, 블라인드 규정 위반 판단도 자연어를 이해하는 실용 AI 기술 스타트업 ‘무하유’는 올해 4월 AI 면접평가 서비스 ‘몬스터’를 출시했다. 몬스터는 94%의 정확도로 면접 영상과 음성을 텍스트로 변환하고, 실시간으로 답변 내용을 분석해 꼬리 물기 질문도 한다. 상당수 AI 면접이 면접 때의 시선처리와 발성 등 감성적 행동평가에 치우쳐 있다면 몬스터는 실제 면접 내용까지 평가하는 것이다. 기자가 AI 면접을 마친 뒤 받은 결과서에는 △블라인드 위반 답변 개수와 유형 △주요 답변 구절 및 답변 내용 평가 △빈출 표현 및 단어 △버벅임 횟수 △시선 이탈 횟수 등 상세한 평가 결과가 적혀있었다. 기자의 면접 답변 내용 중 ‘김동아’와 ‘아버지께서 일하시는 동아일보’라는 표현은 각각 지원자명과 가족직업을 밝혀 블라인드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표기됐다. 텍스트로 변환된 답변 내용에는 블라인드 위반 표현들이 모두 빈 동그라미(○)로 가려져있었다. 자기소개를 포함해 총 3개 면접 문항에 대한 답변 내용 종합 평가는 ‘B’가 나왔다. 빈출 표현으로는 ‘어’ ‘그’ 등이 꼽혔다. 무하유 관계자는 “지원자가 입사 지원시 제출한 자기소개서에서 AI가 성과, 리더십 등 지원자의 역량을 나타내는 구절을 추출해 질문을 생성한다”며 “이미 50만 개 이상의 면접 질문으로 사전 학습됐기 때문에 실제 인사담당자가 할 법한 질문을 만들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인사 담당자 업무 효율 높이는 채용 관리 플랫폼 인기 채용 관리 솔루션 스타트업 ‘두들린’이 내놓은 플랫폼 ‘그리팅’은 쏘카, 패스트파이브 등 대형 스타트업부터 넥슨, 한화생명 등 대기업까지 1700여 곳에서 사용되고 있다. 이들 기업이 소규모 스타트업의 채용관리 플랫폼을 주목한 건 인사 담당자의 수고를 덜어 업무 효율을 높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기업 인사 담당자들은 다수의 채용 플랫폼이나 이메일로 받은 이력서를 일일이 모아 정리하고 평가해야 했다면 그리팅은 다양한 경로로 접수받은 이력서를 한 번에 관리할 수 있도록 해준다. 지원자별 평가와 데이터 관리, 면접 일정 조율, 합격 통보 등 통합적인 관리도 가능하다. 또 그리팅을 통해 회사가 채용 사이트를 제작할 수도 있어 직접 사이트를 만들거나 외주사를 통해 제작하고 관리하는데 드는 시간과 비용을 절감시킨다. 이태규 두들린 대표는 “2년여 전부터 수시 채용이 활발히 일어나면서 기업 인사담당자들의 업무 방식에 변화도 필요했는데, 이를 충족시키는 서비스가 없어 ‘그리팅’을 만들었다”며 “사용 기업이 계속해서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국내 인재 구인난, 해외 인재 연결로 해소 모색 국내 상당수 기업이 개발자를 포함해 인재 구인난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이를 해소하는 데 주력하는 스타트업도 있다. 지난해 런던정치경제대학 대학원 출신들이 공동창업한 ‘슈퍼코더’는 국내 기업과 베트남 인도 등 개발도상국의 숙련된 개발자를 연결해준다. 기업이 슈퍼코더에 원하는 역량을 갖춘 개발자 채용을 의뢰하면 해외 개발자는 코딩 테스트와 기술면접 등의 절차를 거쳐 자신의 업무능력을 증명한다. 슈퍼코더는 이런 평가내용을 정리해 기업에 전달한다. 이후 기업과 해외 개발자, 슈퍼코더의 기술 전문가가 참여해 원격 인터뷰를 진행해 채용 여부를 결정한다. 윤창민 슈퍼코더 대표는 “채용된 개발자는 현지에서 원격으로 일을 하는데, 슈퍼코더는 해외 원격 근무를 위한 시스템도 지원한다”며 “고객사는 적은 비용으로 빠르게 실력자를 충원하고, 지원자는 자신이 살고 있는 모국에서보다 더 높은 임금을 보장받게 된다”고 말했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대출 비교 플랫폼 ‘핀다’의 이혜민 대표(38)와 박홍민 대표(42)는 7년 전 미국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털 ‘500글로벌’의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에서 어드바이저와 참가자로 첫 인연을 맺었다. 이후 주기적으로 만나 창업 아이템 선정을 위한 회의를 했는데, 그 과정에서 은행 대출 어려움에 대한 동일한 질문을 가지고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요즘 같은 인터넷 시대에 대출을 어떻게 받을 수 있는지 관련 정보를 찾을 수 없는 게 말이 되느냐”는 이 대표의 토로에 박 대표도 자신의 상황을 돌아봤다. 한때 자산운용사에서 근무하면서 금융 전문가를 자처했던 그도 정작 대출은 관련 정보를 제대로 모르는 상태에서 받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전세자금 대출 퇴짜 맞은 창업가이 대표가 분통을 터뜨린 건 전세자금 대출 때문이었다. 당시 500글로벌에서 프리랜서 신분의 액셀러레이팅 어드바이저로 활동하던 그는 스타트업 창업으로 바쁜 남편(황희승 잡플래닛 대표)을 대신해 대출 상담을 받으러 다녔다. 은행에 방문해 30여 분을 기다린 끝에 직원을 만나 온갖 인적 사항을 공개하고 나면 직원은 그제야 “최근 3개월간 직장가입자로서 4대 보험에 가입한 이력이 없으니 대출을 해줄 수 없다”며 퇴짜를 놨다. 여러 곳을 방문했지만 결과는 똑같았다. ‘상담 전 미리 대출 가능성을 판단할 수 있었다면 이렇게 좌절감이 크지 않았을 텐데.’ 결국 이 대표는 차용증을 쓰고 아버지로부터 돈을 빌려 전셋집을 마련해 5년 뒤 갚았다. 이런 답답한 상황을 두고 ‘인터넷상에서 대출상품들을 한눈에 비교해 자신에게 알맞은 상품을 골라 곧바로 대출을 받을 수는 없을까’라는 같은 질문을 품은 두 대표는 2015년 9월 핀다를 설립했다.○ 규제·데스밸리 상황에서 경쟁력 축적절실함으로 창업했지만 초기에는 반쪽짜리 서비스를 할 수밖에 없었다. 대출중개업자가 여러 개의 금융회사를 중개할 수 없도록 한 ‘일사전속주의’ 규제 때문이었다. 이용자의 개인정보 취급도 금지돼 개인맞춤형으로 상품을 추천할 수도 없었다. 결국 이들은 고객이 직접 입력하는 정보를 토대로 대출 금리를 예상할 수 있도록 하는 선에서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대표는 “대출 수요가 꾸준히 있는 만큼 서비스에 대한 수요도 크다고 생각해 언젠가는 규제가 풀릴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그 시점을 예측하는 것은 힘들었다”고 말했다. 스타트업 업계에서는 첫 3년을 ‘데스밸리(Death Valley·죽음의 계곡)’라고 한다. 창업 초기 매출 부진 등으로 사업을 접게 되는 경우가 많아서다. 박 대표는 “데스밸리 기간 동안 대출 관련 다양한 서비스를 만들며 사업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이를 바탕으로 투자를 유치해 사업을 발전시켜 나갔다”며 “경쟁력을 축적하는 시간이었지만 (데스밸리 막바지인) 2018년에는 정말 어려움을 느끼기도 했다”고 말했다. 핀다는 창업 4년 뒤인 2019년 5월에야 비로소 금융위원회로부터 혁신 금융 서비스 대출 1호 기업으로 지정되면서 창업 취지에 부합하는 서비스를 할 수 있게 됐다.○ 과거 창업 경험 통해 고객 중요성 깨달아두 대표의 그간 창업 경험들은 핀다 경영에 밑거름이 됐다. 이 대표는 STX 전략사업기획실에서 4년간 근무한 뒤 글로시박스와 피플앤코, 눔코리아를 각각 공동 창업했다. 그는 “대기업에서는 어떤 것을 사업 기회로 보면 될지 안목을 길렀고, 앞선 창업들은 ‘사용자가 혁신으로 인정해야 진정한 혁신’이라는 시각을 갖는 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도시계획학 석사인 박 대표는 온라인 커머스 스타트업 ‘Flastik(플래스틱)’ 창업, 스타트업 컨설팅, 초기 투자업체인 ‘Nextrans’ 근무 경험 등이 있다. 그는 “Flastik은 ‘펴보지도 못하고 망한, 아픈 손가락’”이라며 “제품의 시장 적합성을 찾을 때까지 고객의 목소리를 들으며 빠르게 테스트하고 개선하는 과정을 거쳤어야 했는데, 고객 중심적으로 사고하지 못했던 게 당시 실패 요인”이라고 말했다. #핀다의 근무 형태: 개개인이 사무실 출근 횟수와 근무 시간을 정할 수 있음. #핀다가 보는 ‘필요한 사회적 변화’: “프리랜서, 긱 워커 등 고용 형태가 다양해지는 상황에서 신용대출 평가 방식도 개선돼야.”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영유아 부모 절반 이상은 아이들에게 영상 콘텐츠를 보여주는 ‘스크린 육아’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대 부부의 의존도가 높았다. 11일 키즈 오디오 테크 스타트업 코코지에 따르면 만 6세 이하 자녀가 있는 전국 영유아 부모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51.0%가 ‘스크린 육아에 의존하고 있다’고 답했다. 연령대별로는 20대 부부의 스크린 육아 의존도가 58.5%로 가장 높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스크린 육아 의존도가 높아졌다는 답변도 51.8%나 됐다. 스크린 육아에 의존하는 이유로는 △아이가 떼를 쓰거나 부모의 지도를 잘 따르지 않아서(33.4%) △영상의 대체재를 찾지 못해서(27.0%) 등이 가장 많이 꼽혔다. 스크린 육아 의존도는 높지만 전체 응답자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66.8%가 스크린 육아에 대해 ‘문제가 있다’고 인식했다. 부모들은 가장 걱정스러운 점으로 ‘아이의 집중력 감소 및 주의력 결핍’(25.4%)을 꼽았다. ‘스크린 육아로부터 벗어나고 싶다’는 답변도 61.4%나 됐다. 박지희 코코지 대표는 “부모들의 90% 이상이 영상 대체재를 찾고 싶어한다”며 “아이들의 주의를 끌면서도 언어발달과 상상력을 키우는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높은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발표한 영유아 스크린 노출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아이들의 건강한 발달을 위해서 만 1세 미만에게는 스크린 노출을 피하고, 만 2∼5세는 하루에 1시간 이하로 제한해야 한다. 하지만 이번 설문조사에서 만 1세 이하의 자녀를 둔 부모 60.2%는 영상을 보여주고 있다고 응답했다. 1시간 이상 영상을 보여준다는 응답도 만 1세 자녀 부모의 32.0%, 만 2세 자녀 부모의 53.5%에서 나타났다.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영유아 부모 절반 이상은 육아 과정에서 아이들에게 영상을 보여주는 ‘스크린 육아’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키즈 오디오 테크 스타트업 ‘코코지’에 따르면 만 6세 이사 자녀가 있는 전국 영유아 부모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51%가 ‘스크린 육아에 의존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부모의 연령별로는 20대 부부가 58.5%로 가장 의존도가 높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스크린 육아 의존도에 변화가 있냐는 질문에는 51.8%가 ‘의존도가 높아졌다’고 답했다. 자녀 연령별로는 만 2세 자녀가 있는 부모(63.1%)가 만 1세 이하 자녀가 있는 부모(36.1%)보다 의존도가 높다고 인식했다. 스크린 육아에 의존하는 가장 큰 이유로는 ‘아이가 떼를 쓰거나 부모의 지도를 잘 따르지 않아서’(33.4%)였다. 이어 △영상의 대체재를 찾지 못해서(27%) △아이와 함께할 시간이 부족해서(20.8%) 순으로 나타났다. 스크린 육아 의존도는 높지만 전체 응답자의 절반 이상(66.8%)은 스크린 육아에 대해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가장 걱정되는 것으로는 ‘집중력 감소 및 주의력 결핍’(25.4%)을 꼽았다. △스마트기기 중독(23.2%) △안과 질환(17.8%) △언어 발달 및 사고력 지체(12%) △정서 문제 및 폭력성 증가(10.8%)에 대한 걱정도 뒤를 이었다. 박지희 코코지 대표는 “응답자의 61.4%는 ‘스크린 육아로부터 벗어나고 싶다’고 답하는 등 설문조사를 통해 부모들의 스크린 육아에 대한 고민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발표한 영유아 스크린노출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아이들의 건강한 발달을 위해서는 만 1세 미만은 스크린 노출을 피하고, 만 2~5세 아이는 하루에 1시간 이하로 스크린 노출을 제한해야 한다. 하지만 이번 설문조사에서는 전체 응답자의 84.6%가 자녀에게 스마트 기기를 통해 영상 콘텐츠를 보여주고 있었다. 특히 만 1세 이하의 자녀를 둔 부모 60.2%는 영상을 보여주고 있다고 응답했다. 1시간 이상 영상을 보여준다는 응답도 만 1세 자녀 부모의 32%, 만 2세 자녀 부모의 53.5%에서 나타났다. 자녀에게 영상을 보여주는 이유로는 ‘아이가 영상을 보는 동안 다른 일을 하기 위해서’(45.2%)가 가장 많이 꼽혔다. 이외에도 △아이가 원하고 좋아해서(33.3%) △아이의 교육 및 학습을 위해(13%) △우는 아이를 달래기 위해(5.9%)도 있었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물류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물류 과정을 투명하게 할 수 있을까.’ 5년 전 대전에서 학교 등에 냉동·냉장식품과 채소류를 납품하는 업체를 창업했던 배성훈, 윤지현 윌로그 대표는 의문을 가졌다. 신선식품을 납품하려면 온도관리 인증서가 필요한데, 운반 차량의 온도를 측정하고 기록하는 기계 ‘타코메타’는 운반자가 조작할 수 있는 여지가 많았기 때문이다. 운송차량 내 설치된 지점의 온도만을 측정할 수 있는 기계 자체의 한계도 있었다. 물류가 신선식품의 품질을 담보하지 못하는 환경이었다. ○ QR코드로 기존 물류 관행 혁신배 대표는 디지털화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보고 방안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블루투스 버전 등을 생각했지만 나이가 많은 물류 현장인력들은 신기술을 불편해했다. 시행착오 끝에 ‘QR코드’에서 답을 찾았다. 스마트폰 카메라로 QR코드를 비추기만 하면 곧바로 정보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그렇게 콜드체인 모니터링 디바이스 ‘OTQ’를 개발했다. OTQ가 생성한 QR코드를 스캔하면 물품 포장부터 수송, 반품 등 운반 과정에서 발생한 온도, 습도, 충격 등의 변수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다. 성인 남성 손바닥 크기의 타코메타는 유선으로 연결해야 하지만 가로세로 손가락 두 마디 크기의 OTQ는 충전 없이도 꼬박 400일간 지속되기 때문에 차량 단위가 아닌 각 수송용기에 설치해 개별 상태를 끊김 없이 측정할 수 있다. 증명서도 전자문서 형태로 발급할 수 있다. 최근 의약품의 온도 관리 규제가 강화되면서 윌로그 같은 콜드체인 데이터 관리 솔루션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다. 백신이나 냉장·냉동 보관 의약품 등을 운송할 때는 반드시 자동온도기록장치를 구비하고 데이터를 수집해야 한다. 윤 대표는 “소비자들이 품질을 중시하게 되면서 식품, 나아가서는 반도체 등으로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 창업과 각종 사회 경험으로 스타트업 도전배 대표는 윌로그를 창업하기 전에도 두 차례의 창업과 창업보육 전문 매니저로 근무한 경험이 있다. 밀키트 식재료 유통업과 차·곡류 유통업의 이전 창업들이 모두 물류와 연관이 있어 문제의식이 자연스레 생겼다. 창업보육 전문 매니저 경험은 창업의 시각을 넓히는 계기가 됐다. 기관에서 지원을 받는 입장에서 창업 팀의 사업자 등록, 투자 유치, 전문가 소개 등을 지원해주는 역할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배 대표는 “다시 사업을 하면 해야 할 것, 하지 말아야 할 것 등을 깨달으면서 나만의 노트를 정리해 ‘창업 족보’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윤 대표도 두 번의 창업 경험이 있다. 그는 “외국인에게 한국 이름을 지어주는 첫 창업에서는 수요 조사를 정교하게 해야 한다는 깨달음을 얻었다. 두 번째 창업(베트남에서 요식업)에서는 소비자의 실질적 수요에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배웠다”고 했다. 윤 대표는 대학 시절 프랑스로 교환학생을 갈 돈을 벌기 위해 세 가지 사회생활을 병행했다. 평일에는 카드포스기를 판매하는 영업사원으로 일하며 거리에서 액세서리를 팔았다. 주말에는 물류센터에서 패킹 작업 등을 했다. 프랑스 무역회사에서도 일했던 그는 “스펙보다 능력 중심으로 인정해주는 회사 분위기를 만드는 데는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 “청소년을 돕겠다”는 공통된 꿈두 대표는 창업자들이 교류하는 모임을 통해 만났다. 그 과정에서 창업으로 돈을 많이 벌어 청소년 지원 재단이나 학교를 만들고 싶다는 꿈을 꾼다는 공통점을 발견했다. 공감대를 토대로 쌓인 신뢰는 이들의 역할에도 녹아있다. ‘각자대표’라는 이름으로 배 대표는 기술과 국내파트, 윤 대표는 영업과 회사 운영, 마케팅, 해외파트 등을 맡고 있다. 윤 대표는 “윌로그는 공동대표가 아닌 혼자서도 의결권을 가질 수 있는 ‘각자대표’ 체제”라며 “서로 신뢰하는 만큼 빠른 일처리를 위해 이 같은 방식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청소년에게 관심 갖게 된 계기: “어렸을 적 가세가 기울어 경제적으로 어려운 청소년들을 도울 수 있는 학교를 만들고 싶었다.”(배 대표) “어린이날 부모님이 내 선물을 사주기보다는 어려운 아이들에게 선물을 주는 모습을 보며 사회공헌에 관심을 갖게 됐다.”(윤 대표) #윌로그의 꿈: ‘윌로그’라는 말을 들으면 ‘물류에서 신뢰할 만한 증명서’라는 신뢰를 얻는 것.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비대면 진료 플랫폼 애플리케이션(앱)인 ‘닥터나우’가 운영하는 일부 서비스에 위법 소지가 있다는 정부 판단이 나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비대면 진료가 일시 허용된 상황에서 업계의 사업 확장 움직임에 정부가 제동을 건 것이다. 비대면 진료는 환자가 병의원을 직접 방문하지 않고 전화나 화상으로 의사 진료를 받는 것을 뜻한다. 윤석열 정부는 비대면 진료의 제도화를 국정과제로 내세웠지만 아직 의료계와 산업계 간 입장 차이가 적지 않은 상황이다.○ “환자가 약 고르는 서비스 위법”5일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닥터나우가 제공하던 ‘원하는 약 처방받기’ 서비스가 현행법을 위반한 것이냐는 질의에 “의료법과 약사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답변했다. 닥터나우는 기본적으로 환자에게 비대면 진료가 가능한 의료기관 목록을 안내해 주는 앱이다. 복지부가 이 플랫폼 자체에 대해 ‘위법’이란 판단을 내린 건 아니다. 다만 환자가 탈모 약, 여드름 치료제 등 특정 약을 선택하면 이 약을 처방하는 의료기관을 자동으로 연결하는 ‘원하는 약 처방받기’ 서비스에 제동을 건 것이다. 의사가 환자 상태를 보고 약을 처방하는 게 아니라, 환자가 특정 전문의약품을 선택한다는 점에서 의약품 오·남용 소지가 있다는 취지다. 복지부는 또 닥터나우 앱에 약품 이름과 효과, 가격 등의 정보가 뜨는 것이 약사법상 ‘전문의약품 광고 금지’ 조항에 어긋난다고 봤다. 닥터나우는 5월 이 서비스를 시작했다가 의료계의 강한 반발에 부딪혀 지난달 16일 운영을 중단했다. 닥터나우는 “자체 검토 결과 ‘원하는 약 처방받기’ 서비스에는 위법 소지가 없지만 의료현장의 우려를 고려해 서비스를 중단한 것”이라고 밝혔다.○ 코로나 ‘심각’ 단계서만 한시 허용비대면 진료는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감염병 위기 경보가 ‘심각’ 단계일 때에 한해 한시적으로 허용된 상태다. 코로나19 상황이 호전돼 감염병 위기 경보가 하향되면 비대면 진료가 전면 금지되고, 국내서 운영 중인 30여 개 비대면 진료 앱은 아예 운영을 할 수 없게 된다. 윤석열 정부가 비대면 진료 제도화를 국정과제로 내놓은 건 이러한 법적인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대한의사협회를 필두로 의료계 역시 이미 지난 2년 이상 운영된 비대면 진료를 전면 금지할 수 없다는 데 동의하고 있다. 다만 비대면 진료가 도서 산간 지역 거주자나 만성질환자 등을 대상으로 제한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탈모, 다이어트 등 급하지 않은 진료에 대해선 비대면 진료를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의협은 7일 정보의학전문위원회를 출범해 관련 논의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반면 산업계는 비대면 진료의 대상이나 진료 과목 제한을 최소화하기를 바라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2년 이상 비대면 진료가 이뤄지면서 큰 문제가 없었다”며 “굳이 제한을 둬 이용자 불편을 키울 필요가 없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라고 말했다.이지운 기자 easy@donga.com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국내 기그(gig) 이코노미 시장에서의 채용이 5년간 연평균 35%씩 성장하며 2026년에는 5억5000건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임시로 하는 일’이란 뜻의 ‘기그’와 경제를 뜻하는 ‘이코노미’의 합성어인 기그 이코노미는 필요에 따라 일을 맡기고 구하는 경제 형태를 의미한다. 21일 택스테크 스타트업 자비스앤빌런즈와 보스턴컨설팅그룹(BCG)코리아가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기그 이코노미 종사자 가운데 88%가 ‘앞으로도 이 직종에 계속 종사하고 싶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글로벌 평균인 70%보다 18%포인트 높은 수치다. BCG코리아는 한국(300명)을 포함해 12개 국가 1만1363명을 대상으로 글로벌 서베이를 진행했다. 기그 이코노미에 계속 종사하고 싶다는 국내 응답자 가운데 60%는 ‘정규직 직업을 가져도 계속 종사하겠다’고 답했다. 또 52%는 ‘기그 이코노미가 미래 근로형태에 큰 영향력을 미칠 것’이라고 응답해 글로벌 조사 결과보다 23%포인트 더 높았다. 보고서는 현재 기그 이코노미 시장은 배달과 배송이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앞으로 도소매와 식음료 업종에서의 시장 규모가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도소매·식음료 업종의 고용주는 최저 시급 상승으로 인건비 부담을 크게 느끼고, 초단기 채용에 대한 근로자의 인식도 급격히 변하고 있기 때문에 폭발적인 성장 여건이 갖춰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영호 BCG코리아 파트너는 “기그 이코노미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은 거스를 수 없는 트렌드가 됐지만 복지 혜택과 사회보호 시스템 등 기그 워커에 대한 정책은 불충분한 상황”이라며 “기그 워커의 권리를 보장할 각종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최대 1조 원을 투입해 한국에 생산시설 건설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이원직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가 14일(현지 시간) 세계 최대 규모 바이오 전시회인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이 열리는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사업 방향을 제시했다. 지난달 미국의 3대 제약 바이오업체인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의 시러큐스 공장 인수 계획을 밝힌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이달 7일 법인을 세웠다. 이번 컨벤션 참석을 통해서는 바이오 위탁생산개발(CDMO) 사업 진출을 공식화했다. 한국 생산시설 건설 검토 이유에 대해서는 “몇십만 L 규모의 메가플랜트는 원가나 운영비 측면에서 한국이 유리하다”며 “BMS 시러큐스 공장에 유휴부지가 있지만 공장 증설이나 인력 유지 비용이 한국보다 비싸다”고 설명했다. 다만 입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이 대표는 “인천뿐 아니라 다른 여러 지방자치단체에서도 매력적인 조건을 제시하며 연락해 오고 있기 때문에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CMO(바이오의약품 전문 위탁생산) 비즈니스, 바이오 비즈니스에 몸담은 지 20년 넘었다”고 스스로를 소개한 이 대표는 이미 시러큐스 공장과 인연이 있다. 2005년부터 5년간 BMS에 재직하면서 시러큐스 공장에서 10개월 가까이 근무했던 것이다. 이 대표는 시러큐스 공장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미국 제약사들이 쉽게 방문할 수 있고, 오랜 기간 수백 건의 미 식품의약국(FDA)의 점검을 받으면서 높은 수준으로 공장 환경이 유지됐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450여 명의 공장 인력을 모두 받아들이는 조건으로 계약을 진행 중이라고도 밝혔다. 그는 “이 공장은 롯데바이오로직스 미국법인으로 설립하고 자회사로 운영할 예정”이라며 “롯데 북미센터로 칭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CDMO 사업을 하기에는 아직 역량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700억∼1000억 원을 추가로 투자하고 70명가량의 인력을 충원한 뒤 온전한 CDMO 공장으로 전환시키겠다고 밝혔다. 그는 내년 하반기에 다른 고객사 제품도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출 것으로 예상했다. 롯데는 2020년부터 그룹의 포트폴리오 고도화 작업을 진행하면서 바이오 CDMO 사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선정했다. 2030년까지 2조5000억 원을 투자해 매출 1조5000억 원을 올리는 글로벌 톱10 바이오 CDMO가 되겠다는 목표다. 이날 자리에 함께한 이훈기 롯데바이오로직스 이사회 의장은 현재 식품 화학 유통 호텔 등 4가지 포트폴리오가 상징인 롯데그룹이 바이오 분야에서도 강력한 의지를 갖고 있음을 강조했다. 그는 “4개의 포트폴리오에 버금가는 포트폴리오를 바이오 헬스앤드웰니스 쪽에서 키우고자 하는 것이 우리 목표”라며 “반대로 기존에 있던 사업 중에 경쟁력이 없거나 별로 유명하지 않은 사업은 바이오와 헬스케어를 위해 매각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샌디에이고=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13∼16일(현지 시간)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바이오제약 전시회 ‘2022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에선 코로나19 백신을 계기로 주목받은 메신저리보핵산(mRNA) 기술과 디지털 치료제가 각광을 받았다. 3년 만에 오프라인으로 열린 이 행사엔 각국의 1140여 개 바이오제약 기업이 전시 부스를 차리고 3200여 개 기업이 참가했다. 이번에 참여한 한국 기업은 255곳으로, 미국 다음으로 많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국내 바이오 기업의 약진으로 ‘K바이오’의 세계적 위상이 높아진 반면에 미중 관계 악화로 중국 기업의 참여는 크게 줄어 한국 기업 부스를 찾는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mRNA, 디지털치료제에 주목올해 전시회 주제는 ‘리미트리스 투게더(Limitless Together)’. 코로나19로 억눌려 있던 잠재적 파트너십을 확장하는 데 주력하는 가운데 메신저리보핵산(mRNA), 디지털 헬스 등의 분야가 주목을 받았다. 14일(현지 시간) 오후 열린 ‘All Eyes on mRNA’ 세션에서는 mRNA의 중요성에 대한 참가자들의 공감대가 형성됐다. 현재 상업화된 mRNA 백신은 모더나와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으로, 팬데믹 속 전 세계인의 생존과 직결돼 있다. 업계의 지금 관심사는 mRNA 백신 및 치료제의 생산과정을 효율화하고 가격을 낮추는 것이다. 코로나19가 한창일 때 공급이 수요에 못 미쳐 가격이 높아지고 저소득 국가에 백신이 제대로 공급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업계는 mRNA 백신 개발 초기 단계부터 위탁 생산 파트너를 찾는 것을 해결책으로 보고 있다. 디지털 치료제도 떠오르는 분야다. 디지털 치료제는 질병을 예방, 관리, 치료하는 소프트웨어(SW)를 말한다. 치매 치료, 인지행동치료 등에 활발하게 적용되고 있다. 현재 디지털 치료제의 대표 기업으로는 미국의 페어테라퓨틱스와 아킬리 등이 꼽힌다. 페어테라퓨틱스는 2017년 약물중독 치료용 모바일 앱을 개발해 디지털 치료제 중 가장 먼저 미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았다. 아킬리는 아동용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디지털 치료제를 개발한 회사다.○ 위상 높아진 K바이오 한국바이오협회와 KOTRA가 운영하는 ‘한국관’에도 외국 회사들의 관심이 이어졌다. ‘아이젠사이언스’와 ‘엘에스케이’는 신약 개발에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업체들이다. 아이젠사이언스는 AI를 기반으로 항암제가 표적 단백질에만 작용하도록 해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엘에스케이는 AI 시뮬레이션을 통해 건선과 전신 홍반 루푸스 등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를 개발했다. 제대혈줄기세포를 이용해 아토피 피부염과 류머티즘 관절염 등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를 개발한 ‘강스템바이오텍’도 주목을 받았다. 강경선 강스템바이오텍 대표는 “K바이오 위상이 높아지면서 한국의 작은 바이오 기업들의 치료제 기술력도 인정받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상임부회장은 “과거에는 중국의 ‘우시바이오’ 부스가 가장 컸는데,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위상은 높아지고 한국 기업들이 코로나 자가 키트를 워낙 잘 만들어내면서 K바이오의 경쟁력이 더 높아졌다”고 말했다. 샌디에이고=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가장 우선순위를 두는 해외 시장은 미국입니다. 그 다음이 유럽이고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첫 해외 생산기지로 워싱턴 텍사스 캘리포니아 노스캐롤라이나 등 네 곳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이 13일(현지 시간) 세계 최대 규모 바이오 전시회인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이 열리는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이렇게 밝혔다. 제넨텍과 로슈 등 다국적 회사에서 일하다가 2018년 삼성바이오로직스에 합류한 그는 “샌프란시스코에 20년 동안 살아온 집이 있어 그곳에서 전시장으로 직접 왔다”고 말했다. 미국 상황에 정통한 그는 이번에 전시장의 메인 위치에 140m² 규모로 차려진 삼성바이오로직스 부스를 보고 “우리 부스가 제일 좋다”며 “삼성의 빠른 스피드로 대변되는 ‘삼성 DNA’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성장 비결”이라고 말했다. ○ “빠른 바이오산업 성장은 곧 국가 경쟁력”림 사장은 “공장 설립에 4년이 걸리는데 2년 만에 부분 가동까지 했다”며 “이렇게 (공장을) 빨리 설립한 제약회사는 한 곳도 없었다”고 말했다. 2011년 설립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공장(3만 L), 2공장(15만4000L), 3공장(18만 L)을 완공한 데 이어 4공장(25만6000L)을 건설 중이다. 4공장은 올해 10월 부분적으로 가동하는데 이어 내년 전체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바이오의약품 전문 위탁생산(CMO), 위탁개발(CDO) 및 자회사를 통해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의 복제약)를 개발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공장 건설 기간은 업계 최단 수준이다. 삼성 관계사와의 협업과 혁신 기술이 뒷받침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건설기간을 단축하면 비용은 대폭 절감되고 투자수익도 올릴 수 있다. 공장 건설에 속도를 내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전체 CMO 생산량의 30%를 차지하게 됐다. 림 사장은 “현재 인천 송도에 추가 생산공장 설립을 위한 부지 확보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림 사장은 위탁생산개발(CDMO) 사업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코로나19) 백신처럼 미국이 우선권을 주장하면 차단되는 것이 많다”며 “바이오 분야가 신사업이라는 점까지 고려하면 미래를 위해 관련 능력을 키우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모더나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 완제 위탁생산 계약 이후 5개월 만에 모더나 백신을 국내에 출하하는 기록을 세운 바 있다. 앞서 2020년에는 일라이릴리의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생산 계약을 체결하고 5개월 만에 의약품 초기 물량 생산에도 성공했다. ○ “경쟁력 있는 바이오텍 투자·인수 기회 보는 중”미국과 중국의 관계 악화로 대다수 중국의 바이오 기업들이 이번 행사에 참여하지 못하면서 한국의 기업들이 주목받는 모양새다. 하지만 림 사장은 미중 관계의 반사이익이 있냐는 질문에는 “두고 봐야 한다”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삼성은 지난달 반도체와 바이오, 신성장 정보기술(IT) 등 미래사업을 중심으로 향후 5년간 450조 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림 사장은 “450조 원 중 얼마를 바이오에 투자할지 계획은 없다”면서도 “수요와 공급을 고려해 5공장, 6공장을 건설하려 한다”고 말했다. 유명 바이오텍을 대상으로 투자와 인수합병 방안도 물색할 것으로 보인다. 림 사장은 “자본시장 투자가 줄면서 생존 문제를 겪는 바이오텍이 많다”며 “경쟁력 있는 바이오텍에 투자하거나 인수할 기회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이 화두가 되고 있는 가운데 림 사장도 관련된 계획을 언급했다. 그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영국 왕실 주도의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이니셔티브에 참여 중”이라며 “온실가스 생산의 5∼6%가 헬스케어 산업에서 발생되는 만큼 헬스케어 산업의 탄소 배출 저감 아이템을 확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샌디에이고=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세계 최대 바이오·제약 전시회인 ‘2022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이 13일(현지 시간)부터 미국 샌디에이고 컨벤션센터에서 나흘 일정으로 열린다. 오프라인 행사는 3년 만이다. 올해 각국에서 1140여 개의 기업이 참가할 예정인 가운데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대규모 부스를 설치하고 롯데바이오로직스가 사업 진출을 공식화하는 등 세계 바이오 시장에서 국내 바이오 기업들이 입지를 다져 나갈 것으로 보인다.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은 미국 바이오협회 주관으로 샌디에이고, 샌프란시스코 등 바이오 클러스터가 위치한 주요 도시들에서 매년 열리는 행사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2020년과 지난해 행사는 2년 연속 온라인으로 열렸다. 올해는 ‘리미트리스 투게더(Limitless Together)’라는 주제로 오프라인으로 열린다. 업계에서는 이번 행사에 참가하는 한국 기업의 규모가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전시장 메인 위치에 140m²(약 42평)의 대규모 부스를 설치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생산 능력은 62만 L로, 전 세계 바이오 의약품 위탁생산(CMO) 생산량의 30%를 차지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무한한 가능성’이라는 테마로 부스를 꾸미고, 방문자의 움직임을 감지해 반응하는 조명을 활용해 바이오 의약품 개발 초기 단계부터 상업 생산에 이르는 과정을 볼 수 있도록 했다. 부스 한쪽에 미팅룸을 마련하는 한편 키오스크와 가상현실(VR) 공장 투어 기기도 비치해 인천 송도의 생산 설비를 체험할 수 있다. 셀트리온과 롯데바이오로직스도 각각 단독 부스를 꾸려 파트너사를 맞이한다. 특히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이번 행사를 통해 바이오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 진출을 공식화하고 전 세계 제약 바이오 기업 및 바이오 업계 종사자를 대상으로 미국 CMO 공장의 생산 물량 수주 활동에 나설 방침이다. 7일 법인 설립을 마친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지난달 미국 뉴욕주 시러큐스시에 위치한 브리스틀 마이어스 스퀴브(BMS)의 바이오 의약품 생산공장 인수 계약을 밝히며 본격적인 CDMO 시장 진출을 밝힌 상태다. 이 밖에 JW중외제약, 에이비엘바이오 등은 신약 개발 기술력을 알리고 다국적 제약사와 파트너십 논의에 나설 방침이다. 한국바이오협회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는 한국관을 열고 바이오 기업을 소개한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적인 바이오 행사를 통해 한국 바이오 기업의 경쟁력을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샌디에이고=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