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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이 좋아하든 싫어하든(like it or not) 그들을 보호(protect)하겠다.”(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 겸 전 대통령) “여성의 주체성을 무시하는 모욕적인 발언이다.”(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 겸 부통령) 미국 대통령 선거가 사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여성 유권자들로부터 큰 지지를 받아오지 못한 트럼프 후보가 여성 관련 발언으로 역풍을 맞고 있다. 그가 이미 낙태권을 두고 수차례 갈지자 행보를 보인 터라 이번 발언이 그에 대한 여성 유권자의 거부감을 키울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해리스 후보는 트럼프 후보의 발언이 여성의 주체성을 무시하는 시대착오적인 발언이라며 공세에 나섰다.트럼프 후보는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대선 주요 경합주 중 하나인 위스콘신주 그린베이 유세에서 불법 이민자에 의한 성폭력 등 강력 범죄 문제를 거론하며 “대통령으로서 미국 여성을 보호하고 싶다”며 “여성들이 좋아하든 싫어하든 그들을 보호할 것”이라고 했다. 해리스 후보는 하루 뒤 위스콘신주 매디슨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트럼프 후보의 발언은) 여성의 주체성, 권리, 자신의 몸을 포함한 자신의 삶에 대한 결정력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여성에게 매우 모욕적”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같은 날 애리조나주 피닉스 유세에서도 “여성이 주체성을 가지면 안 된다고 여기는 트럼프가 당선되면 미 전역에서 낙태가 금지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해리스 후보는 트럼프 후보가 집권 중 3명의 보수 성향 연방대법관을 임명해 9명의 대법관 중 6명을 보수 인사로 채우고, 이런 대법원이 2022년 6월 연방정부 차원의 낙태권을 폐기한 것을 줄곧 비판해 왔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나는 여성들이 좋아하든 싫어하든 여성들을 보호할 것이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겸 전 대통령)“여성의 주체성을 이해하지 못하는 매우 모욕적인(offensive) 발언이다.”(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 겸 부통령)미국 대선을 사흘 앞두고 트럼프 후보의 ‘여성 보호’ 발언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낙태권 이슈를 통해 여성 유권자를 결집하려는 해리스 후보는 해당 발언이 여성의 의사를 고려하지 않는 발언이라며 적극적인 공세에 나섰다. ‘쓰레기’ 발언에 이어 여성 보호 발언까지 두 후보 간 네거티브 선거전이 이어지고 있다.지난달 30일(현지 시간) 트럼프 후보는 위스콘신주 그린베이 유세에서 선거 캠프의 참모들이 ‘여성들’이라는 표현을 자신이 쓰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조언을 했다고 전하며 “그들에게 ‘나는 대통령이고, 우리나라의 여성들을 보호하고 싶다. 나는 여성들이 좋아하든 싫어하든 그들을 보호할 것이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후보는 9월 말에도 “여성들은 보호받게 될 것이며 난 여러분의 보호자(protector)가 될 것”이라며 여성 보호를 강조해 왔다.이에 트럼프 후보가 재임시절 임명한 보수 성향 연방대법관들이 낙태권을 폐기했다고 비판하며 여성 유권자들을 결집시켜 온 해리스 후보는 곧바로 공세에 나섰다. 해리스 후보는 지난달 31일 위스콘신주 매디슨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트럼프 후보의 발언은) 여성의 주체성, 권위, 권리, 자신의 몸을 포함한 자신의 삶에 대한 결정력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여성에게 매우 모욕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애리조나 피닉스에서 진행한 유세에서도 “트럼프 후보는 여성이 주체성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해리스 후보를 지지하는 유명 인사들도 공세에 합세했다. 미 프로농구(NBA) 댈러스 매버릭스의 구단주이자 억만장자 투자자 마크 큐반은 이날 NBC 방송에 “트럼프 후보 주변에서 강하고 지적인 여성을 본 적이 없다”며 “이유는 간단하다. 그들에게 트럼프 후보는 위협적이고 트럼프 후보는 그들에게 도전받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배우 제니퍼 로페즈 역시 이날 오후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해리스 후보의 유세에 참석해 “여성은 이번 선거에서 변화를 가져올 힘이 있다”고 강조했다.트럼프 후보 캠프는 큐반의 발언에 대해 “트럼프 후보를 지지하는 수백만 명의 여성들이 약하고 멍청해야 한다는 ‘맨스플레인(man+explain·여성들에게 자꾸 설명하거나 여성을 가르치려 드는 남성을 일컫는 말)’이다”고 반박했다. 여성인 수지 와일즈 트럼프 후보 캠프 공동 선대위원장도 X에 “이 캠프를 이끌고 있다는 것이 매우 자랑스럽다”고 밝혔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이스라엘과 레바논 친(親)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의 ‘60일 휴전’을 위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작성한 휴전 협상 초안이 유출됐다. 유출 경위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휴전에 부정적인 세력이 개입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헤즈볼라의 새 수장 나임 깟셈 또한 “전쟁의 길을 계속 가겠다”고 밝혀 휴전 성사는 여전히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달 30일 이스라엘 공영 칸방송 등에 따르면 최근 이스라엘, 레바논 등을 방문 중인 바이든 행정부의 중동 특사 아모스 혹스틴은 이스라엘과 헤즈볼라가 60일간 휴전을 하는 동안 유엔 평화유지군과 레바논군이 헤즈볼라의 무기를 몰수하고, 이스라엘은 휴전 개시 일주일 안에 레바논에서 철수한다는 내용의 협상 초안을 같은 달 26일 작성했다. 혹스틴 특사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끄는 내각은 31일 이 방안에 관해 논의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지브 미카티 레바논 총리도 지난달 30일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혹스틴 특사와 통화했다. 며칠 내, 어쩌면 (미국 대선이 치러지는) 5일 이전에 휴전이 가능하다고 낙관한다”고 했다. 그는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고 있다. 몇 시간 또는 며칠 안에 휴전이 이뤄질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간 친(親)이스라엘 행보를 보였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겸 전 대통령조차 올 7월 미국에서 네타냐후 총리를 만났을 때 “전쟁을 차기 미국 대통령 취임식 전까지 끝내라”라고 압박했다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이 보도했다. 자신의 대선 승리를 전제로 새 미국 대통령의 취임식이 열리는 ‘내년 1월 20일 이전 종전’을 요구한 것이다. 반면 지난달 29일 헤즈볼라의 수장에 오른 깟셈 사무총장은 첫 TV 연설에서 전쟁 지속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헤즈볼라가 이란의 대리 조직이 아니라며 “우리는 누구를 대신해 싸우는 것이 아니라 레바논 영토를 방어하기 위해 이스라엘과 싸운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이란이 5일 미 대선 전 이스라엘에 재보복할 가능성 또한 제기한다. 지난달 1일 이란이 탄도미사일로 이스라엘 본토를 공습하자 이스라엘 또한 같은 달 26일 이란 무기시설을 대거 공습했다. 이란 고위 관계자는 CNN에 “시온주의 정권(이스라엘)의 침략에 대한 이란의 대응은 결정적이고 고통스러울 것”이라며 “아마도 미국 대선 전 공격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이스라엘과 레바논 친(親)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의 ‘60일 휴전’을 위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작성한 휴전 협상 초안이 유출됐다. 유출 경위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휴전에 부정적인 세력이 개입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헤즈볼라의 새 수장 나임 깟셈 또한 “전쟁의 길을 계속 가겠다”고 밝혀 휴전 성사는 여전히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지난달 30일 이스라엘 공영 칸방송 등에 따르면 최근 이스라엘, 레바논 등을 방문 중인 바이든 행정부의 중동 특사 아모스 혹스틴은 이스라엘과 헤즈볼라가 60일간 휴전을 하는 동안 유엔 평화유지군과 레바논군이 헤즈볼라의 무기를 몰수하고, 이스라엘은 휴전 개시 1주일 안에 레바논에서 철수한다는 내용의 협상 초안을 같은 달 26일 작성했다. 혹스틴 특사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끄는 내각은 31일 이 방안에 관해 논의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나지브 미카티 레바논 총리도 지난달 30일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혹스틴 특사와 통화했다. 며칠 내, 어쩌면 (미국 대선이 치러지는) 5일 이전에 휴전이 가능하다고 낙관한다”고 했다. 그는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고 있다. 몇 시간 또는 며칠 안에 휴전이 이뤄질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그간 친(親)이스라엘 행보를 보였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겸 전 대통령조차 올 7월 미국에서 네타냐후 총리를 만났을 때 “전쟁을 차기 미국 대통령 취임식 전까지 끝내라”라고 압박했다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이 보도했다. 자신의 대선 승리를 전제로 새 미국 대통령의 취임식이 열리는 ‘내년 1월 20일 이전 종전’을 요구한 것이다.반면 지난달 29일 헤즈볼라의 수장에 오른 깟셈 사무총장은 첫 TV 연설에서 전쟁 지속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헤즈볼라가 이란의 대리 조직이 아니라며 “우리는 누구를 대신해 싸우는 것이 아니라 레바논 영토를 방어하기 위해 이스라엘과 싸운다”고 했다.일각에서는 이란이 5일 미 대선 전 이스라엘에 재보복할 가능성 또한 제기하다. 지난달 1일 이란이 탄도미사일로 이스라엘 본토를 공습하자 이스라엘 또한 같은 달 26일 이란 무기시설을 대거 공습했다. 이란 고위 관계자는 CNN에 “시온주의 정권(이스라엘)의 침략에 대한 이란의 대응은 결정적이고 고통스러울 것”이라며 “아마도 미국 대선 전 공격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미국 대선이 5일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 백악관 입성을 판가름할 ‘7대 경합주’ 가운데 미시간을 제외한 6개 주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선 후보 겸 전 대통령의 지지율이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 겸 부통령보다 근소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9일(현지 시간) 미 선거분석 사이트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가 집계한 7대 경합주의 10월 주요 여론조사 평균치에 따르면 펜실베이니아(+0.6%포인트)와 위스콘신(+0.6%포인트), 네바다(+0.5%포인트), 노스캐롤라이나(+1.0%포인트)에서 트럼프 후보가 더 높은 지지율을 얻었다. 조지아(+2.4%포인트)와 애리조나(+2.2%포인트)는 좀 더 격차가 있었다. 해리스 후보는 미시간에서만 0.5%포인트 더 높았다. 이 같은 여론조사 결과대로라면 트럼프 후보는 선거인단 538명 중 297명(해리스 241명)을 확보해 절반(270명)을 넘어설 수 있다. 다만 지지율 격차가 미미해 실제 개표가 이뤄지기 전까진 승자를 가늠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경합주 6곳 이달 평균 지지율 더 높아트럼프 후보가 경합주에서 해리스 후보보다 높은 지지율을 보이는 양상은 이달 초부터 나타났다. 대형 허리케인인 ‘헐린’과 ‘밀턴’이 지난달 말부터 연이어 미 남동부를 휩쓸며 큰 피해를 입힌 게 현직 부통령인 해리스 후보에게 불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트럼프 후보가 “해리스가 허리케인 피해 복구에 쓸 연방재난관리청 돈을 불법 이민자 거주 비용에 썼다”고 주장하는 등 경합주에서 파상 공세를 펼친 점도 주효했던 것으로 평가된다. 해리스 후보는 이에 맞서 트럼프 후보의 도덕성을 집중 비판하는 네거티브 전략을 펼쳤지만, 경제나 불법 이민 이슈 등을 놓고 조 바이든 행정부와 차별점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분석이 많다. 특히 7일 CBS 인터뷰에서 “바이든 정부와 다른 정책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떠오르는 게 없다”고 답해 지지자들에게도 큰 비판을 받았다. 미시간을 중심으로 러스트벨트 경합주(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 미시간)에 많이 거주하는 아랍계 유권자들이 바이든 행정부의 중동 정책에 반대하는 분위기도 악재다. 특히 미시간주의 경우 28일 집계됐던 여론조사 평균치에선 트럼프 후보가 해리스 후보보다 0.1%포인트 높았다. 미시간에서도 승리하면 트럼프 후보는 312명(해리스 226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할 수 있다.● 개별 여론조사는 해리스 지지율 높기도다만 10월 여론조사 평균치가 유권자들의 ‘최신 표심’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로 최근 경합주 대상 여론조사에선 해리스 후보의 지지율이 높거나, 양 후보가 동률로 나오는 결과들도 있었다. 경합주 중 가장 선거인단(19명)이 많은 펜실베이니아의 경우 16∼20일 실시한 블룸버그통신-모닝컨설트 여론조사에선 해리스 후보가 2%포인트 더 높았다. 22∼28일 CBS뉴스-유고브 여론조사에선 두 후보가 동률이었다. 위스콘신은 최근 8번의 여론조사 중 4번이 동률로 나왔다. 대선 5일 전 집계된 경합주 여론조사 평균치는 결과가 뒤바뀌는 경우도 있다. 2020년 대선 때는 선거 5일 전 여론조사 평균치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이 조지아와 노스캐롤라이나에서 트럼프 후보보다 각각 0.4%포인트와 0.6%포인트 높았지만, 실제론 트럼프 후보가 각각 0.3%포인트와 1.4%포인트 차로 이겼다. 2016년 대선 역시 같은 시기 러스트벨트 경합주(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위스콘신)에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지지율이 트럼프 후보보다 3∼5.7%포인트 높았지만, 결과는 트럼프 후보의 ‘싹쓸이 승리’였다. 또 당시 네바다주는 트럼프 후보의 지지율이 2%포인트 높았지만, 실제 결과는 클린턴 전 장관이 2.4%포인트 높았다. 다만 이번 대선에서 전통적으로 민주당 강세라 ‘블루월’로도 불리는 러스트벨트 경합주에서 트럼프 후보의 지지율이 상승세를 타는 점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곳에선 2016년, 2020년 대선 5일 전 여론조사에선 모두 민주당 후보가 앞섰지만, 이번 대선에선 미시간을 빼고는 근소하게 낮기 때문이다. 한편 RCP 기준 29일 전국 지지율 평균에선 트럼프 후보가 48.4%로 해리스 후보(48.0%)보다 0.4%포인트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우리 대표부는 우리 국호를 ‘노스 코리아(North Korea·북한)’라 부른 대한민국 대표부에 강력 항의한다.” 북한의 러시아 파병으로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24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총회 제1위원회 회의에서 남북 설전이 벌어졌다. 한국 측이 북한을 ‘노스 코리아’라고 지칭하자, 북한 측은 ‘DPRK(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라고 부르라며 항의했다.한국대표부 김성훈 참사관이 이날 회의에서 “북한(노스 코리아) 군인들이 러시아 군복을 입고 한국어를 하는 영상이 온라인상에 있다”고 언급하자, 림무성 북한 외무성 국장은 “한국 외교관들이 회원국 이름도 모르면서 국제 평화와 안보를 얘기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항변했다. 북한은 유엔총회 등에서 자국과 한국을 각각 DPRK와 ‘ROK(Republic of Korea)’로 지칭하고 있다. 한편 유엔 등 국제사회는 북한의 러시아 파병을 공개적으로 규탄했다. 파르한 하크 유엔 사무총장 부대변인은 “(북한 파병이)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 위반인지는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가 검토할 사안”이라고 밝혔다. 유럽연합(EU)도 주제프 보렐 외교안보 고위대표 명의로 성명을 내고 “유럽과 세계 평화 안보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독단적 적대 행위”라며 “다수의 국제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성토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13일(현지 시간) 볼로미디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설’을 제기한지 11일 뒤인 24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처음으로 관련 언급을 내놓았다. 한국 국가정보원이 18일 파병 정황을 발표한 것과 달리, 미국 역시 23일에야 북한의 참전을 공식화했다. 전쟁의 핵심 관련국인 미국과 러시아가 다소 늦은 시점에 이를 인정하고 나선 것은 각자의 정치적 입장을 고려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푸틴 대통령은 24일 러시아 타타르스탄공화국 카잔에서 열린 브릭스(BRICS) 정상회의 기자회견에서 “북한과 무엇을 할지는 우리가 알아서 할 일”이라며 “(파병 정황이 담긴 위성) 사진이 있다면 그것은 무언가를 반영하는 것”이라며 애매모호한 입장을 취했다. 미 워싱턴포스트(WP) 등은 그간 크렘린궁이 “허위정보”라며 강하게 부인한 것과 비교하면 사실상 북한군의 파병을 간접적으로 인정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러시아가 열흘 가까이 시간을 끌다가 태도를 선회한 배경에는 이날 오전 러시아 하원(국가두마)에서 러시아와 북한의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의 공식 비준이 끝나길 기다렸다는 해석이 나온다. 엄구호 한양대 국제학대학원 러시아학과 교수는“러시아는 북한과의 군사 협력이 양국 조약에 기반한 주권 사항이라고 말해왔다”며 “관련 증거도 다양하게 제기되된 상황에서 더 이상 부인할 필요성이 없다고 느낀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전 승리를 위해 북한에 대해 견지했던 신중한 태도를 버리고 있다”며 “북-러 군사 동맹이 최고 수준으로 격상하면서 북핵 문제를 두고 서방과 지켜온 최소한의 공조마저 내던지는 분위기”라고 보도했다.미국이 북한군 파병설을 다소 늦은 시점에 공식화한 건 다음 달 5일 실시되는 대선에 미칠 파장을 고려했을 가능성이 높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미국의 판단은 유럽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주변국의 우크라이나 지원 정책에도 즉각 영향을 미친다”며 “특히 정치적 파장을 고려해 신중히 접근했을 것”이라고 말했다.전쟁 당사국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최대 지원국인 미국이 북한군 파병을 공식적으로 언급한 것이 향후 전황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예단하기 어렵다. 북한군의 지휘권이나 파견 인력 수준 등 구체적 상황이 확인되기 전까지는 신중을 기해야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양 교수는 “(러시아가) 부인하지 않는 것과 분명하게 인정하는 것은 천양지차”라며 “한국 정보당국이 지나치게 빠르게 접근하고 있는 건 아닌지 신중해야 한다”고 우려했다.홍정수 기자 hong@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우리 대표부는 우리 국호를 ‘노스 코리아(North Korea·북한)’라 부른 대한민국 대표부에 강력 항의한다.”북한의 러시아 파병으로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24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총회 제1위원회 회의에서 남북 설전이 벌어졌다. 한국 대표부가 북한을 ‘노스 코리아’라고 지칭하자, 북한 대표부는 ‘DPRK(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라고 부르라며 항의했다.한국 대표부 김성훈 참사관이 이날 회의에서 “북한(노스 코리아) 군인들이 러시아 군복을 입고 한국어를 하는 영상이 온라인상에 있다”고 언급하자, 림무성 북한 외무성 국장은 “한국 외교관들이 회원국 이름도 모르면서 국제 평화와 안보를 얘기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항변했다. 북한은 유엔총회 등에서 자국과 한국을 DPRK와 ‘ROK(Republic of Korea)’로 지칭하고 있다.양측은 전날 같은 회의에서도 신경전을 벌였다. 한국 대표부는 북한이 화학무기금지조약에 가입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우리 모두 2017년 2월 13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사건을 알고 있다”고 했다. 북한이 김정남을 신경작용제 ‘VX’로 암살한 것을 거론한 것이다. 이에 북한 대표부는 “한국 대표단이 치명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대결적 태도를 계속 취하는 게 참으로 유감스럽다”고 비난했다.한편 유엔 등 국제사회는 북한의 러시아 파병을 공개적으로 규탄했다. 파르한 하크 유엔 사무총장 부대변인은 24일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 파병에 대해 “더 이상 우크라이나 전쟁에 군사력이 추가되는 걸 반대한다”며 “(북한 파병이)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 위반인지는는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가 검토할 사안”이라고 밝혔다. 유럽연합(EU)은 호세프 보렐 외교안보 고위대표 명의의 성명에서 “유럽과 세계 평화 안보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독단적 적대행위”라며 “다수의 국제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북한대표부는 이에 대해 “해당 회원국들의 주장은 북한의 이미지를 손상시키고 유엔 헌장에 따른 주권 국가 간의 합법적이고 우호적인 협력 관계를 훼손하는 근거 없는 소문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하루 세끼 고기, 신선한 야채, 빵을 제공합니다.” 우크라이나가 23일(현지 시간)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을 상대로 ‘한국어 선전전’에 돌입했다. 러시아를 도와 의미 없는 죽음을 맞이하지 말고 양질의 음식과 쉼터를 제공하는 우크라이나에 투항하라는 내용이다. 최근 키릴로 부다노프 우크라이나 국방부 정보총국(HUR) 국장은 미국 군사매체 ‘워존’에 “북한군 첫 부대가 빠르면 23일 러시아 남부 쿠르스크주에 도착한다”고 예상했다. 이번 선전전도 북한군의 배치가 임박함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우크라이나는 ‘나는 살고 싶다’는 텔레그램 채널에 한국어로 된 1분 14초 분량의 영상과 게시물을 올리고 북한군의 투항을 촉구했다. 이 채널은 2022년 2월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러시아군의 투항을 촉구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이 채널에 북한군을 대상으로 한 선전물이 등장한 건 처음이다. 한국어 게시물에는 “조선인민군 병사들에게 전한다. 푸틴 정권을 돕기 위해 파견된 여러분이 다른 나라의 땅에서 무의미하게 죽을 필요가 없다”며 “항복하라. 우크라이나는 여러분을 보호하고 음식과 따뜻함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게시물에 첨부돼 있는 영상에는 우크라이나군이 투항한 북한군을 위해 준비한 수용 시설의 모습이 담겼다. 개인 침대가 딸린 방에서 고기, 신선한 야채가 포함된 하루 세끼를 제공받는다는 내용이다. 또 한국어로 “가까운 장래에 포로가 된 최초의 북한 점령군이 이곳에 도착할 것이다”고 했다. 우크라이나 측은 “수천 명의 러시아 군인이 이미 옳은 선택을 했으며, 현재 전쟁이 끝나기를 좋은 환경에서 기다리고 있다”며 “우크라이나의 포로 수용소는 어떤 국적, 종교, 이념의 병사라도 받을 준비가 됐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해까지 우크라이나군의 여단장을 지낸 올렉산드르 사이엔코 전 대령은 24일 동아일보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파병된 북한군에는 포병 부대, 특히 미사일과 다연장로켓시스템(MLRS)을 운용하는 부대가 포함돼 있다”며 “이는 러시아 소식통에게 확인한 정보”라고 밝혔다.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미국 대선이 2주도 남지 않은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겸 전 대통령에 대한 성추문 폭로가 나왔다. 트럼프 후보가 과거 미성년자 성착취 파문을 일으킨 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의 소개로 알게 된 여성의 몸을 강제로 추행했다는 것이다.23일(현지 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전직 모델인 스테이시 윌리엄스(56)는 1993년 초 트럼프 후보가 “허리와 엉덩이뿐만 아니라 가슴 전체에 손을 얹었다”고 밝혔다.윌리엄스는 엡스타인의 소개로 1992년 한 크리스마스 파티에서 트럼프 후보를 알게 됐다. 당시 윌리엄스는 엡스타인과 가볍게 만남을 가지는 중이었다. 트럼프 후보를 처음으로 만난 뒤 윌리엄스는 “엡스타인과 트럼프가 정말 친한 친구였고 서로 많은 시간을 함께 보냈다는 것이 분명했다”고 말했다.사건은 1993년 엡스타인이 윌리엄스에게 트럼프타워에 들러 트럼프 후보를 만나자고 하면서 발생했다. 윌리엄스는 “트럼프가 나를 자기 쪽으로 끌어당기며 더듬기 시작했다”며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매우 혼란스러워서 얼어붙었다”고 전했다. 추행이 이뤄졌을 당시 트럼프 후보는 엡스타인과 마주보며 웃고 있었다고 윌리엄스는 전했다.사건이 발생한 이후 트럼프타워에서 나와서 엡스타인은 윌리엄스에게 “왜 만지도록 내버려뒀냐”면서 되려 화를 냈다고 한다. 윌리엄스는 엡스타인과는 얼마 안 가 헤어졌다고 전했다.윌리엄스는 트럼프 후보가 추행이 이뤄진 뒤에 자신의 플로리다주 사저 마러라고 리조트 사진이 담긴 자필 엽서를 보내기도 했다고 윌리엄스는 주장했다. 윌리엄스가 가디언에 제공한 엽서에 따르면 엽서에는 ‘스테이시-집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당신의 집, 사랑하는 도널드가’라고 적혀 있었다.트럼프 후보 측은 곧바로 윌리엄스의 주장을 반박했다. 트럼프 캠프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을 위해 활동했던 운동가가 대선을 2주 앞두고 발표한 이러한 주장은 명백한 거짓이다”며 “이 가짜 이야기는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 캠프에서 꾸며낸 것이 분명하다”고 가디언에 전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하루 세 끼 고기, 신선한 야채, 빵을 제공합니다.”우크라이나가 23일(현지 시간)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을 상대로 ‘한국어 선전전’에 돌입했다. 러시아를 도와 의미 없는 죽음을 맞이하지 말고 양질의 음식과 쉼터를 제공하는 우크라이나에 투항하라는 내용이다. 최근 키릴로 부다노프 우크라이나 국방부 정보총국(HUR) 국장은 미국 군사매체 ‘워존’에 “북한군 첫 부대가 빠르면 23일 러시아 남부 쿠르스크주에 도착한다”고 예상했다. 이번 선전전도 북한군의 배치가 임박함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풀이된다.이날 우크라이나는 ‘나는 살고 싶다’는 텔레그램 채널에 한국어로 된 1분 14초 분량의 영상과 게시물을 올리고 북한군의 투항을 촉구했다. 이 채널은 2022년 2월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러시아군의 투항을 촉구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이 채널에 북한군을 대상으로 한 선전물이 등장한 건 처음이다.한국어 게시물에는 “조선인민군 병사들에게 전한다. 푸틴 정권을 돕기 위해 파견된 여러분이 다른 나라의 땅에서 무의미하게 죽을 필요가 없다”며 “이미 수십만 러시아 군인들이 집으로 돌아오지 못할 운명을 겪고 있으며, 여러분이 그 길을 따를 필요는 없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어 “항복하라. 우크라이나는 여러분을 보호하고 음식과 따뜻함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게시물에 첨부돼 있는 영상에는 우크라이나군이 투항한 북한군을 위해 준비한 수용 시설의 모습이 담겼다. 개인 침대가 딸린 방에서 고기, 신선한 야채가 포함된 하루 세 끼를 제공받는다는 내용이다. 또 한국어로 “가까운 장래에 포로가 된 최초의 북한 점령군이 이곳에 도착할 것이다”고 했다.우크라이나 측은 “수천 명의 러시아 군인들이 이미 옳은 선택을 했으며, 현재 전쟁이 끝나기를 좋은 환경에서 기다리고 있다”며 “우크라이나의 포로 수용소는 어떤 국적, 종교, 이념의 병사라도 받을 준비가 됐다”고 강조했다.한편 지난해까지 우크라이나군의 여단장을 지낸 올렉산드르 사이엔코 전 대령은 24일 동아일보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파병된 북한군에는 포병 부대, 특히 미사일과 다연장로켓시스템(MLRS)을 운용하는 부대가 포함돼있다”며 “이는 러시아 소식통에 확인한 정보”라고 밝혔다. 사이엔코 전 대령은 북한이 러시아에 3000여 명을 파병한 것에 대해 “북러의 합동 작전 가능성을 평가하고, 실전 경험을 쌓기 위한 시범 프로젝트”라고 평가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중동 순방길에 오른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22일(현지 시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회담을 가졌다. 양측은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최고지도자 야흐야 신와르를 제거한 것이 향후 가자지구 전후 계획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에 동의했다. 하지만 미국이 이스라엘에 요구해온 가자지구의 인도주의적 문제 해결에 대해선 이견을 드러냈다. 미국의 휴전 및 인도주의적 문제 해결 압박에도 이스라엘은 레바논과 가자지구에 대한 공습을 이어갔다.이날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와 블링컨 장관은 예루살렘 총리실에서 2시간 30분가량 회담했다. 이 자리에서 가자지구 휴전 및 인도주의적 문제 등에 대한 대화가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미 국무부는 회담 이후 자료를 내고 “블링컨 장관은 인질 석방, 가자지구 전쟁 종식에 신와르를 처리한 이스라엘의 조치를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총리실 역시 “네타냐후 총리는 신와르 제거가 인질 석방, 전후 계획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밝혔다.다만 미 국무부는 “블링컨 장관은 가자지구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을 늘리고, 가자지구 민간인에게 지원이 전달될 수 있도록 추가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밝혔지만, 이스라엘 총리실은 이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블링컨 장관은 회담에서 가자지구를 포위해 하마스 전투원들을 고립시키겠다는 작전에 대한 해명을 요청했지만, 네타냐후 총리는 이를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작전은 민간인들에게도 피해가 갈 수 있다는 국제사회의 비난이 잇따르고 있다.앞서 13일 블링컨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이스라엘에 ‘향후 30일 이내 인도주의적 문제에 대한 조치가 없으면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지원을 중단하겠다’는 최후 통첩을 보낸 바 있다. 이에 대해 미 국무부 고위 관계자는 “이스라엘은 우리의 요청을 충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아직 30일이 되지 않았으며, 시점이 지나면 앞으로 나아갈 길을 평가할 것”이라고 미 CNN방송에 전했다.현재 가자지구는 파멸이나 다름없는 최악의 상황으로 알려졌다. 22일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유엔 무역개발부는 지난해 10월 7일 전쟁 발발 이후 가자지구의 경제가 완전히 파괴됐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가자지구 국내총생산(GDP)이 전쟁 이전인 2022년 수준으로 회복되는데 350년이 걸릴 것이라는 내용도 담겨 있다.미국의 압박에도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와 레바논 친(親)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에 대한 공습을 이어갔다. 이날 이스라엘군은 “헤즈볼라 최고지도자 하산 나스랄라의 후계자였던 하솀 사피엣딘이 3일 공습으로 사망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또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남부 교외 다히예 지역을 공습해 인근에서 진행 중이던 헤즈볼라의 기자회견이 중단되기도 했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북부 베이트라히야의 한 학교도 공습해 최소 7명이 목숨을 잃었다.헤즈볼라 역시 이스라엘 북부에 로켓을 발사하며 맞서고 있다. 이라크 무장단체 ‘이라크이슬람저항군’ 역시 무인기(드론)으로 이스라엘 남부를 공격했으나 이스라엘군이 격추시켰다. 이스라엘군은 19일 이스라엘 북부 카이사레아의 네타냐후 총리 자택에 가해진 헤즈볼라의 드론 공격으로 침실 창문의 유리가 깨졌다고 밝혔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란에 대한 공격이 매우 임박했다”고 20일 밝혔다. 네타냐후 정권은 다음 달 5일 대선을 앞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만류에도 “이란이 1일 이스라엘 본토를 탄도미사일로 공격한 만큼 강도 높은 보복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압돌라힘 무사비 이란군 최고사령관은 “시오니스트 적(이스라엘)에 ‘궤멸적 타격’을 행할 준비가 됐다”고 맞섰다. 22일 레바논의 친(親)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는 사흘 전 이스라엘 북부 카이사레아의 네타냐후 총리 자택에 가해진 무인기(드론) 공격의 주체가 자신들이라고 밝혔다.이스라엘은 20일과 21일 각각 레바논 전역과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에 대규모 공습을 가했다. 모두 헤즈볼라의 자금 조달을 차단하기 위한 공격으로 풀이된다. 바이든 행정부는 확전을 막기 위해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을 중동에 급파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헤즈볼라와 휴전 조건으로 지상전이 한창인 레바논 남부에서의 군사 작전권을 요구해 논란이 일고 있다.● 네타냐후 “이란 보복 임박” vs 이란 “궤멸적 타격” 이스라엘 국영 칸방송 등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20일 비공개 안보내각 회의에서 이란에 대한 보복을 “곧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같은 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겸 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도 이란에 대한 보복 시기 및 수위와 관련해 “국익에 따라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이스라엘은 앞서 16일 지난해 10월부터 이스라엘과 전쟁을 벌여 온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최고지도자 야흐야 신와르를 살해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하마스, 헤즈볼라와 모두 휴전 협상을 체결하라”고 압박했지만 네타냐후 정권은 거부했다. 또 ‘하마스와 헤즈볼라를 모두 궤멸시킬 때까지 전쟁을 지속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21일 이란 국영 프레스TV 등에 따르면 무사비 사령관 역시 이런 네타냐후 정권에 대한 ‘맞보복’을 천명했다. 특히 그는 이스라엘을 후원하는 미국에도 “범죄를 저지르고 아동을 학살하는 정권에 대한 지지를 거두라”고 경고했다. 이 같은 중동 긴장을 완화시키기 위해 블링컨 장관은 21∼25일 중동 순방에 나섰다. 다만 하마스와의 전쟁 발발 후 줄곧 불협화음을 빚은 네타냐후 정권과 바이든 행정부의 이견은 여전하다. 미 정치매체 액시오스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17일 미국에 헤즈볼라와의 휴전 조건으로 레바논 남부에서의 작전권을 요구했다. 중동의 대표적인 분쟁 지역인 레바논 남부는 이 지역을 영토로 삼고 있는 레바논 정부군과 긴장 완화를 위해 주둔 중인 유엔 평화유지군의 작전만 가능하다. 이스라엘의 작전권 요구는 레바논의 주권을 침해할 뿐 아니라 ‘이스라엘군의 레바논 완전 철군’을 조건으로 채택된 2006년 유엔 안보리 결의 ‘1701호’에도 반하는 내용이다. 이스라엘은 이 1701호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아 헤즈볼라가 이 일대에서 활개를 치고 있다며 작전권 요구의 정당성을 주장한다. 사실상 미국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휴전 조건을 내걸어 전쟁 지속 의사를 강조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헤즈볼라 자금줄 옥죄는 이스라엘이스라엘은 헤즈볼라의 돈줄도 강하게 옥죄고 있다. 시리아 관영 사나통신에 따르면 21일 다마스쿠스에서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헤즈볼라의 재정 책임자가 타고 있던 자동차가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았다. 이 책임자를 포함해 2명이 숨졌다. 이스라엘 측은 이 책임자가 이란발(發) 자금을 헤즈볼라에 들여오고 분배하는 역할을 맡았다고 본다. 이스라엘은 20일에도 레바논 전역에서 헤즈볼라의 자금 조달을 도운 것으로 알려진 금융사 ‘알까르드 알하산’ 지점 30여 곳을 공습했다.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외곽의 사헬 병원 지하에 지난달 27일 공습으로 사망한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가 생전 보관했던 5억 달러(약 6900억 원) 규모의 금괴와 현금 사진도 21일 공개했다. 수장을 잃은 헤즈볼라 구성원의 심리적 동요를 느끼게 하고, 국제사회에 나스랄라를 공격한 것에 대한 정당성을 입증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란에 대한 공격이 매우 임박했다”고 20일 밝혔다. 네타냐후 정권은 다음 달 5일 대선을 앞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만류에도 “이란이 1일 이스라엘 본토를 탄도미사일로 공격한 만큼 강도 높은 보복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압돌라힘 무사비 이란군 최고사령관은 “시오니스트 적(이스라엘)에 ‘궤멸적 타격’을 행할 준비가 됐다”고 맞섰다.이스라엘은 20일과 21일 각각 레바논 전역과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에 대규모 공습을 가했다. 모두 레바논의 친(親)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의 자금 조달을 차단하기 위한 공격으로 풀이된다.바이든 행정부는 확전을 막기 위해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을 중동에 급파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헤즈볼라와 휴전 조건으로 지상전이 한창인 레바논 남부에서의 군사 작전권을 요구해 논란이 일고 있다.● 네타냐후 “이란 보복 임박” vs 이란 “궤멸적 타격”이스라엘 국영 칸방송 등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20일 비공개 안보내각 회의에서 이란에 대한 보복을 “곧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같은 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겸 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도 비슷한 입장을 강조했다. 이란에 대한 보복 시기 및 수위와 관련해 미국의 입장을 고려하겠다면서도 “국익에 따라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이스라엘은 앞서 16일 지난해 10월부터 이스라엘과 전쟁을 벌여 온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최고지도자 야흐야 신와르를 살해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하마스, 헤즈볼라와 모두 휴전 협상을 체결하라”고 압박했지만 네타냐후 정권은 거부했다. 또 ‘하마스와 헤즈볼라를 모두 궤멸시킬 때까지 전쟁을 지속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21일 이란 국영 프레스TV 등에 따르면 무사비 사령관 역시 이런 네타냐후 정권에 대한 ‘맞보복’을 천명했다. 특히 그는 이스라엘을 후원하는 미국에도 “범죄를 저지르고 아동을 학살하는 정권에 대한 지지를 거두라”고 경고했다.이 같은 중동 긴장을 완화시키기 위해 블링컨 장관은 21~25일 중동 순방에 나섰다. 다만 하마스와의 전쟁 발발 후 줄곧 불협화음을 빚은 네타냐후 정권과 바이든 행정부의 이견은 여전하다. 미 정치매체 액시오스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17일 미국에 헤즈볼라와의 휴전 조건으로 레바논 남부에서의 작전권을 요구했다.중동의 대표적인 분쟁 지역인 레바논 남부는 이 지역을 영토로 삼고 있는 레바논 정부군과 긴장 완화를 위해 주둔중인 유엔 평화유지군의 작전만 가능하다. 이스라엘의 작전권 요구는 레바논의 주권을 침해할 뿐 아니라 ‘이스라엘군의 레바논 완전 철군’을 조건으로 채택된 2006년 유엔 안보리 결의 ‘1701호’에도 반하는 내용이다.이스라엘은 이 1701호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아 헤즈볼라가 이 일대에서 활개를 치고 있다며 작전권 요구의 정당성을 주장한다. 사실상 미국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휴전 조건을 내걸어 전쟁 지속 의사를 강조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헤즈볼라 자금줄 옥죄는 이스라엘이스라엘은 헤즈볼라의 돈줄도 강하게 옥죄고 있다.시리아 관영 사나통신에 따르면 21일 다마스쿠스에서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헤즈볼라의 재정 책임자가 타고 있던 자동차가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았다. 이 책임자를 포함해 2명이 숨졌다. 이스라엘 측은 이 책임자가 이란발(發) 자금을 헤즈볼라에 들여오고 분배하는 역할을 맡았다고 본다.이스라엘은 20일에도 레바논 전역에서 헤즈볼라의 자금 조달을 도운 것으로 알려진 금융사 ‘알까르드 알하산’ 지점 30여 곳을 공습했다.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외곽의 사헬 병원 지하에 지난달 27일 공습으로 사망한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가 생전 보관했던 5억 달러(약 6900억 원) 규모의 금괴와 현금 사진도 21일 공개했다. 수장을 잃은 헤즈볼라 구성원의 심리적 동요를 느끼게하고, 국제사회에 나스랄라를 공격한 것에 대한 정당성을 입증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이 머무르는 것으로 알려진 연해주 우수리스크의 군 기지 인근에 북한군 용도로 추정되는 대형 창고형 건물 10채가 새로 세워졌다. 해당 건물들은 북한군 막사용이거나 북한에서 제공한 미사일 보관용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앞서 국가정보원이 공개했던 위성사진을 정밀하게 분석한 사진을 공개하고 “북한군 특수부대가 우수리스크 러시아군 ‘83독립공수여단’ 기지와 하바롭스크 ‘240훈련전차연대’ 기지 등에 주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RFA가 해당 사진 분석을 의뢰한 미 민간위성 분석가인 제이컵 보글에 따르면 우수리스크 83독립공수여단과 약 15km 떨어진 지역에는 창고형 건물 10채가 최근 건립됐다. 해당 건물들은 지난해 4∼9월 촬영된 사진에선 공사가 진행 중이었으나, 17일 사진엔 완공된 상태였다. 보글 분석가는 “새로 파병된 북한군을 위해 지어진 시설일 가능성이 크다”며 “이곳에 북한의 새로운 포병 장비나 미사일이 보관됐을 것이란 가정은 충분히 합리적이다”라고 말했다. 국정원에 따르면 북한은 올 8월 이후로 지금까지 70여 차례에 걸쳐 컨테이너 1만3000개 이상 분량의 포탄, 미사일, 대전차로켓 등을 러시아에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83독립공수여단 연병장에선 지난달 17일 일부 군인이 훈련을 받는 듯한 모습도 위성사진에 포착됐다. 다만 보글 분석가는 “이 모습이 북한군의 활동이라고 확언하기는 어렵다”고 RFA에 설명했다. 또 다른 북한군이 모여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하바롭스크 주둔지는 러시아군 240훈련전차연대의 기지로 파악됐다. 한편 선박과 항공편으로 블라디보스토크로 이송된 것으로 알려진 북한군이 러시아 공군기를 이용해 러시아 중앙 지역으로 일부 이동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텔레그램의 친러시아군 계정인 ‘파라팍스’는 항공기 항로 추적사이트 플라이트트레이더24를 인용해 “러시아 항공기가 평양에서 모스크바로 북한군을 수송했다”고 주장했다. 이 사이트에 따르면 러시아 공군기인 일류신(IL)-62M ‘RFF7456’편은 18일 오전 10시 48분경(한국 시간 오후 7시 48분경) 평양 인근에서 출발해 오후 3시 59분경(한국 시간 19일 0시 59분경) 러시아 무토레이와 쿠움바 사이에 도착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열아홉살인 제가 다시 꿈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알하즈아르대학에서 소프트웨어공학을 전공하던 평범한 학생 샤반 알달루는 20세 생일을 하루 앞둔 14일(현지 시간) 가자지구 중부 데이르알발라의 ‘알아크사순교자’병원 주차장 부지에 마련된 난민촌 캠프에서 산 채로 불타 숨졌다. 이스라엘군이 많은 피란민이 모여 있는 이 곳에 대대적인 공습을 퍼부은 탓이다.알달루는 지난해 10월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전쟁이 발발한 후 온라인 모금 사이트 ‘고펀드미’에 자신과 가족이 이집트로 탈출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며 이런 글을 올렸다. 2만 달러(약 2700만 원) 이상을 모았지만 이스라엘이 올 5월부터 이집트로 통하는 가자지구 라파 검문소를 폐쇄하면서 끝내 탈출하지 못했고 변을 당했다.폭격을 받은 알달루가 불길에 휩싸여 무기력하게 팔을 흔들며 죽어가는 모습은 같은 난민촌 목격자에 의해 생생하게 영상으로 기록됐다. 이로 인해 민간인 살상을 개의치않는 이스라엘에 대한 전세계적인 공분이 확산되고 있다.20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알달루는 원래 의사를 꿈꿨다. 비싼 학비 등을 이유로 소프트웨어공학으로 진로를 틀었고 해외 유학을 간절히 소망했다. 전쟁으로 이런 꿈은 모두 물거품이 됐다. 그는 매일 생명의 위협을 느껴야 했고 식량 부족으로 영양실조에도 걸렸다. 이번 공습으로 알달루는 물론 그의 어머니까지 숨졌다. 그의 아버지 아메드 씨는 공습 당시 알달루의 동생 2명은 구했지만 아내와 아들은 구하지 못했다며 절규했다. 아메드 씨는 불탄 채로 죽어가는 아들을 향해 “미안하다, 용서해 달라”고 소리쳤다고 토로했다.이스라엘은 알아크사병원 일대에 피란민으로 위장한 하마스 대원들이 많아 이 지휘센터를 노린 공습이 불가피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하지만 알달루 가족을 포함한 많은 난민들은 이스라엘이 의료시설을 공격해선 안 된다는 국제법을 지킬 것이라고 믿고 있다가 화를 입었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대사는 “설사 하마스가 병원 근처에서 작전을 수행한다 해도 이스라엘은 민간인 사상자를 피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할 책임이 있다”고 비판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이스라엘 북부 카이사레아에 있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사진)의 사저가 19일 레바논에서 날아온 무인기(드론) 공격을 받았다. 지난해 10월 7일부터 이스라엘과 전쟁을 벌이고 있는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최고지도자 야흐야 신와르가 16일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숨진 지 3일 만에 네타냐후 총리를 노린 공격이 벌어지자 이스라엘 측은 긴장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곳은 레바논 국경에서 불과 약 70km 떨어져 있다. 아직 레바논의 친(親)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는 자신들이 공격 주체라고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헤즈볼라를 지원하는 이란은 “헤즈볼라 소행”이라고 밝혔다. 공격 당시 자택에 없었던 네타냐후 총리는 성명을 통해 “나와 아내를 암살하려 한 이란의 대리조직은 중대한 실수를 저질렀다”며 “이번 공격이 적과 벌이는 정의로운 전쟁을 막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와르 사망 뒤에도 하마스와 헤즈볼라를 무력화시킬 때까지 이번 전쟁을 계속하겠다는 뜻을 강조한 것이다. 다음 달 5일 미국 대선, 내년 1월 새 미국 대통령 취임 등으로 미국이 국내 문제에 집중하는 사이 중동 정세를 최대한 이스라엘에 유리하게 만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네타냐후-하메네이 모두 “전쟁 지속”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19일 오전 레바논에서 카이사레아를 향해 드론 세 대가 발사됐다. 이 중 두 대는 이스라엘군에 격추됐지만, 나머지 한 대가 네타냐후 총리의 자택 인근 건물에 충돌했다. 주유엔 이란 대표부는 이번 공격에서 이란의 역할을 묻는 국영 IRNA 통신의 질의에 “(우리가 아니라) 헤즈볼라가 취한 조치”라고 답했다. 사건 직후 강경 대응을 강조한 네타냐후 총리처럼 이스라엘 견제를 위해 헤즈볼라와 하마스를 지원해 온 이란의 국가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도 전쟁을 지속할 뜻을 밝혔다. 하메네이는 같은 날 신와르를 ‘순교자’로 칭하며 그의 사망을 애도했다. 그는 또 성명에서 “하마스는 건재하고 앞으로도 건재할 것”이라며 “앞으로 나아가는 것을 멈추지 않겠다”고 밝혔다. 앞서 1일 이란의 탄도미사일 공격을 받은 이스라엘 남부 네바팀 공군기지, 13일 헤즈볼라의 드론 공격을 받은 북부 비냐미나 기지에 이어 현직 총리의 자택까지 뚫리면서 이스라엘이 그간 자랑해 왔던 방공망 체계에 문제가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헤즈볼라 드론은 일반 미사일 등과 비교하면 저공 비행을 하여 탐지가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 이, 가자지구 대규모 공습 이스라엘은 19일에도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 레바논 내 헤즈볼라의 군사 시설 등에 대규모 공습을 가했다. 이날 가자지구 북부 베이트라히야에 대한 공습으로 최소 73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다쳤다. 인근 자발리야 난민촌에서도 최소 33명이 사망했다. 중부 자와이다 일대, 마그하지 난민촌 등에서도 최소 50명이 희생됐다. 신와르 사망 뒤에도 네타냐후 정권이 이처럼 강경 행보를 고수하는 것에 대해 로이터통신은 서방 주요국 외교관, 이스라엘 및 레바논 관계자 등을 인용해 “네타냐후 정권의 목표는 이란이 다시 이스라엘을 위협하지 못하도록 중동 정세를 바꾸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날 미국 정치매체 액시오스 또한 이스라엘의 이란 보복 공격 계획이 담긴 미국 국방부의 기밀문서가 18일 친이란 성향의 텔레그램 채널 ‘중동 스펙터’에 유출됐다고 보도했다. 2쪽 분량의 문서에는 이스라엘의 군수품 이동 계획, 이란의 재보복에 대비하기 위한 이스라엘 공군의 훈련 개요 등이 담겼다. 다만 이스라엘 안팎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끊이지 않고 있다. CNN 등에 따르면 19일 이스라엘 최대 도시 텔아비브 등 전국 곳곳에서 “하마스와 서둘러 휴전 협상을 체결하라”는 시위가 열렸다. 특히 아직까지 하마스가 억류 중인 인질의 가족들은 강경 대응을 강조하면서 인질 귀환에는 미온적인 네타냐후 총리에 대한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이스라엘 북부 카이사레아에 있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사저가 19일 레바논에서 날아온 무인기(드론) 공격을 받았다. 지난해 10월 7일부터 이스라엘과 전쟁을 벌이고 있는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최고지도자 야흐야 신와르가 16일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숨진 지 3일 만에 네타냐후 총리를 노린 공격이 벌어지자 이스라엘 측은 긴장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 곳은 레바논 국경에서 불과 약 70km 떨어져 있다. 아직 레바논의 친(親)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는 자신들이 공격 주체라고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헤즈볼라를 지원하는 이란은 “헤즈볼라 소행”이라고 밝혔다. 공격 당시 자택에 없었던 네타냐후 총리는 성명을 통해 “나와 아내를 암살하려 한 이란의 대리조직은 중대한 실수를 저질렀다”며 “이번 공격이 적과 벌이는 정의로운 전쟁을 막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와르 사망 뒤에도 하마스와 헤즈볼라를 무력화시킬 때까지 이번 전쟁을 계속하겠다는 뜻을 강조한 것이다. 다음달 5일 미국 대선, 내년 1월 새 미국 대통령 취임 등으로 미국이 국내 문제에 집중하는 사이 중동 정세를 최대한 이스라엘에 유리하게 만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네타냐후-하메네이 모두 “전쟁 지속”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19일 오전 레바논에서 카이사레아를 향해 드론 세 대가 발사됐다. 이중 두 대는 이스라엘군에 격추됐지만, 나머지 한 대가 네타냐후 총리의 자택 인근건물에 충돌했다. 주유엔 이란 대표부는 이번 공격에서 이란의 역할을 묻는 국영 IRNA 통신의 질의에 “(우리가 아니라) 헤즈볼라가 취한 조치”라고 답했다.사건 직후 강경 대응을 강조한 네타냐후 총리처럼 이스라엘 견제를 위해 헤즈볼라와 하마스를 지원해 온 이란의 국가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도 전쟁을 지속할 뜻을 밝혔다. 하메네이는 같은 날 신와르를 ‘순교자’로 칭하며 그의 사망을 애도했다. 그는 또 성명에서 “하마스는 건재하고 앞으로도 건재할 것”이라며 “앞으로 나아가는 것을 멈추지 않겠다”고 밝혔다다.다만 앞서 1일 이란의 탄도미사일 공격을 받은 이스라엘 남부 네바팀 공군기지, 13일 헤즈볼라의 드론 공격을 받은 북부 비냐미나 기지에 이어 현직 총리의 자택까지 뚫리면서 이스라엘이 그간 자랑해 왔던 방공망 체계에 문제가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헤즈볼라 드론은 일반 미사일 등과 비교하면 저공 비행을 하므로 탐지가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 이, 가자지구 대규모 공습이스라엘은 19일에도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 레바논 내 헤즈볼라의 군사 시설 등에 대규모 공습을 가했다. 이날 가자지구 북부 베이트라히야에 대한 공습으로 최소 73명이 숨지고 수십여 명이 다쳤다. 인근 자발리야 난민촌에서도 최소 33명이 사망했다. 중부 자와이다 일대, 마그하지 난민촌 등에서도 최소 50명이 희생됐다.신와르 사망 뒤에도 네타냐후 정권이 이처럼 강경 행보를 고수 하는 것에 대해 로이터통신은 서방 주요국 외교관, 이스라엘 및 레바논 관계자 등을 인용해 “네타냐후 정권의 목표는 이란이 다시 이스라엘을 위협하지 못하도록 중동 정세를 바꾸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이날 미국 정치매체 액시오스 또한 이스라엘의 이란 보복 공격 계획이 담긴 미국 국방부의 기밀문서가 18일 친이란 성향의 텔레그램 채널 ‘중동 스펙터’에 유출됐다고 보도했다. 2쪽 분량의 문서에는 이스라엘의 군수품 이동 계획, 이란의 재보복에 대비하기 위한 이스라엘 공군의 훈련 개요 등이 담겼다.다만 이스라엘 안팎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끊이지 않고 있다. CNN 등에 따르면 19일 이스라엘 최대 도시 텔아비브 등 전국 곳곳에서 “하마스와 서둘러 휴전 협상을 체결하라”는 시위가 열렸다. 특히 아직까지 하마스가 억류 중인 인질의 가족들은 강경 대응을 강조하면서, 인질 귀환에는 미온적인 네타냐후 총리에 대한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북한이 러시아에 병력을 파견해 우크라이나 전쟁에 사실상 참전하고 있다고 다시 한번 주장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7일 벨기에 브뤼셀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북한은 러시아를 지원하기 위해 지상군과 기술자 등 약 1만 명을 파병하려고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일부 북한군 장교들은 이미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영토에 들어와 있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날 자국 의회에 출석해서도 북한의 우크라이나 전쟁 파병을 시사하는 발언을 했다. 같은 날 뉴욕타임스(NYT)는 우크라이나 전쟁은 북한이 무기와 장교들의 현대전에 대한 준비 태세를 시험해 볼 수 있는 기회라고 전했다. 이처럼 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사실상 참전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17, 18일 브뤼셀에서 진행되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국방장관 회의에서 ‘북한 파병설’이 비중있게 다뤄질지 주목받고 있다. 이번 회의에는 한국과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 인도태평양 4개국(IP4) 국방부 고위급 인사가 처음으로 참석하는 데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승전 계획’도 주요 안건으로 다뤄질 예정이기 때문이다.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은 16일 사전 브리핑에서 북한 파병설에 대해 “확인할 순 없지만 심히 우려스러운 일”이라며 “북한은 이미 (러시아를)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나토는 북한과 러시아 간의 군사 협력 심화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승리계획’ 직접 설명 예정 이번 나토 국방장관 회의에는 나토의 우크라이나 지원이 핵심 안건으로 올라와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도 회의에 참석해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과 서방 지원 무기를 이용한 러시아 본토 공격 필요성 등을 직접 설명할 예정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앞서 16일 우크라이나 의회에서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장거리 무기 사용 제한 해제 △러시아의 침략 억지를 위한 비핵 전략 패키지 △우크라이나 천연자원 공동 생산 특별 협정 △전후 유럽 주둔 미군 우크라이나 군대로 대체 등의 승전 계획을 발표했다. 나토 고위 관계자는 워싱턴포스트(WP)에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이 계획의 요점이지만, 러시아가 이를 막기 위해 전쟁을 벌인 만큼 복잡한 문제다”라고 전했다. 북한 파병설과 관련해 뤼터 사무총장은 “북한과 중국, 이란이 역내에서 러시아의 침략 전쟁을 부추기고 있다”며 “이는 유럽 대서양뿐만 아니라 인도태평양 지역에서도 명백히 안보에 도전하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또 “이번 회의에서 인태 협력국들과 함께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한국의 역할’에 대한 기대도 드러냈다. 뤼터 사무총장은 “한국은 우크라이나 전쟁은 물론이고 나토가 최신 첨단 기술이나 산업 생산물에 접근할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며 “지금까지 한국이 잘해 왔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러 “북한 파병, 젤렌스키는 간섭 말라” 우크라이나의 북한 참전 주장에 대해 러시아 측이 공식적으로 진위를 밝힌 적은 없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교부 대변인은 16일 정례 브리핑에서 “특별군사작전(우크라이나 전쟁)의 참가자 구성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관여할 사안이 아니다. 국방부 소관이다”라며 즉답을 피했다. 그러나 자하로바 대변인은 뜬금없이 “부차 학살은 우크라이나가 저지르고 러시아에 뒤집어씌운 사건”이라며 “희생자 명단을 발표하라”는 엉뚱한 답변을 내놨다. 우크라이나 부차는 전쟁 초기 러시아가 점령했던 곳으로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민간인을 대량 학살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지역이다. 한편 미국은 이날 우크라이나에 대한 4억2500만 달러(약 5812억 원) 규모의 추가 지원을 발표했다. 백악관에 따르면 조 바이든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남은 임기 동안 우크라이나의 안보 지원에 더욱 힘을 실어줄 것을 약속했다”고 밝혔다. 이번 지원에는 전쟁에서 사용될 탄약과 차량 등이 포함됐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9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이란에 대한 보복 방식을 ‘이란 군사 및 정보시설 공격’으로 결정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 등이 14일 보도했다. 당초 일각에서는 이란 석유 혹은 핵 관련 시설 타격을 거론했지만 11월 5일 미국 대선을 앞두고 국제 유가 상승, 중동 전쟁 확전 등을 우려한 바이든 대통령의 강한 만류로 이스라엘이 보복 수위를 낮췄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1일 이란은 이스라엘 본토를 탄도미사일 등으로 공습했고 네타냐후 총리는 줄곧 ‘강력한 보복’을 예고해 왔다. 바이든 행정부 관계자는 이 결정을 두고 “중동의 확전을 막고 잠재적인 유가 상승을 피하기 위해 백악관이 요청했다”고 공개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13일 이스라엘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추가로 배치하고, 이를 운용할 약 100명의 미군을 파병하겠다고 밝힌 것 또한 네타냐후 총리가 “이란 핵·석유 시설을 공격하지 않겠다”고 밝힌 뒤 이뤄졌다고 WP는 전했다. 즉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한 보복 수위를 낮추고, 이에 대한 보상으로 미국이 2019년에 이어 두 번째로 이스라엘에 사드 배치를 단행했다는 의미다. 다만 이스라엘의 보복 시점에 대해서는 이스라엘 내부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바이든 행정부와 이스라엘 모두 이번 사안이 미 대선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인식을 주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다만 한 이스라엘 소식통은 WP에 이스라엘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이란에 ‘이스라엘이 약해졌다’는 신호를 줄 수 있다며 “미 대선 전 보복이 이뤄질 것”으로 봤다. 네타냐후 총리가 바이든 대통령과 한 말을 뒤집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 당시 중동 특사를 지낸 프랭크 로언스타인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네타냐후 총리가 바이든 대통령 앞에서는 대통령이 듣고 싶어했던 말을 했다가 (자신의 핵심 지지층인) 이스라엘 극우파의 반발에 밀려 말을 바꾼 것이 한두 번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와 지상전을 벌이고 있는 레바논에도 연일 맹폭을 퍼붓고 있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14일 이스라엘은 지난해 10월 하마스와의 전쟁 발발 후 난민촌, 대피소 등으로 쓰이던 가자지구 중부 데이르알발라의 병원 부지를 공습해 최소 4명이 숨졌다. 인근 누세이라트에서도 피란민의 거처인 학교에 공습을 가해 최소 20명이 사망했다고 가자지구 보건 당국이 밝혔다. 레바논 북부 아이투 마을에서도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최소 21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