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언

김태언 기자

동아일보 사회부

구독 82

추천

안녕하세요. 김태언 기자입니다.

beborn@donga.com

취재분야

2024-10-22~2024-11-21
사회일반50%
검찰-법원판결20%
사건·범죄20%
국회7%
기타3%
  • 김건희 여사는 왜 하필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샀을까?[법조 Zoom In : 법정시그널]

    “그래서 그 사건 어떻게 됐더라?” 할 때 정작 결말을 모르는 경우가 있지 않으셨나요? 사건은 ‘수사기관의 수사나 당사자의 소 제기’로 시작되지만, 결국 ‘법원의 판결’로서 끝이 납니다. 사건의 시작과 끝 사이, 법정에선 치열한 사실관계와 법리 다툼이 벌어지고 이 내용이 판결문에 기록됩니다. 법정의 가장 앞자리, 1열에서 사건의 디테일과 결말을 전해드립니다.형법상 방조행위는 정범(범죄를 직접 실행한 자)이 범행을 한다는 정(뜻)을 알면서 그 실행행위를 용이하게 하는 직접·간접의 모든 행위를 가리키는 것으로서….(방조죄 성립은)정범에 의하여 실현되는 범죄의 구체적 내용을 인식할 것을 요하는 것은 아니고 미필적 인식 또는 예견으로 족하다.-‘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2심 판결문 속 ‘방조’ 혐의에 대한 법리추석 연휴 직전인 이달 12일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연루 의혹이 있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항소심 선고가 있었습니다. 독일 자동차브랜드인 BMW의 국내 딜러사인 도이치모터스는 시가총액 1400억 원 남짓의 코스닥 상장사일 뿐이고, 주가조작 의심을 받는 시기도 2009년 12월~2012년 12월로 이미 10년 이상 지난 시점의 일입니다. 재판에 넘겨진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 9명이 대중적으로 알려진 인물인 것도 아닙니다. 언뜻 자본시장의 흔한(?) 주가조작 사건처럼 보이는 오래전 사건이 요즘 정치권과 법조계의 가장 핫(hot) 한 사건이 된 건 단연 ‘김 여사 연루 의혹’ 때문입니다. 의혹 자체는 많이 들어 보셨을테지만, 복잡한 사건 내용 탓에 이 사건이 어떻게 시작됐고 정작 피고인 아닌 김 여사에게 왜 이렇게 많은 관심이 집중되는지는 헷갈리시는 분들이 있을 겁니다. 검찰과 피고인 양측의 상고로 대법원의 최종 결론이 남아있지만, 우선 A4용지 345쪽 분량의 2심 판결문에서 인정된 사실관계를 중심으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을 둘러싼 궁금증을 풀어드리겠습니다.●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이란?이 사건은 2009년~2012년 권오수 전 회장이 주가조작 선수, 전현직 증권사 임직원들과 공모해 도이치모터스의 주가를 조작했다는 내용이 골자입니다. 이들 9명은 3년여간 91명의 계좌 157개를 동원해 주식을 사고팔며 2000원 대였던 도이치모터스 주가를 8000원대까지 끌어올린 혐의로 2021년 12월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인위적으로 대량 매집세를 형성해서 회사의 주가를 높였다는 것이죠.10년 전 사건이 수면 위로 떠오른 건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현 대통령)이 여권과 갈등을 빚던 2020년 무렵이었습니다. 경찰은 2013년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해 내사를 벌였지만 혐의점을 찾지 못하고 사건을 종결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당시 경찰의 내사보고서가 뒤늦게 언론에 알려지며 정치권을 중심으로 김 여사 연루 논란이 일었고, 검찰은 권 전 회장 등을 구속 수사한 끝에 기소했지만 김 여사는 공범에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윤 대통령은 대선 준비 과정에서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식거래에 대해 “김 여사가 결혼하기 전에 ‘주식 전문가’로 소개받은 사람에게 거래를 맡겼다가 손해를 보고 회수한 것이 사실관계의 전부”라며 연루 의혹에 선을 그은 바 있습니다. 항소심을 맡은 서울고법 형사5부(부장판사 권순형)은 12일 권 전 회장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 벌금 5억 원을 선고하는 등 피고인 9명 모두에게 유죄를 선고했습니다. ●김 여사는 왜 하필 도이치모터스를 샀나김 여사는 기소되지 않았지만, 항소심 판결문에는 김 여사의 이름이 87회(개명 전 이름인 ‘김명신’ 1회 포함), 김 여사의 어머니 최은순 씨가 33회 나옵니다. 지난해 2월 1심 판결문에선 김 여사가 37회 언급됐는데 2배 이상으로 증가했습니다. 최 씨는 1심 판결문에 27회 나옵니다.김 여사는 왜 하필 도이치 모터스 주식을 샀던 걸까요? 김 여사와 도이치모터스의 인연은 도이치모터스가 코스닥 시장에 우회상장 한 2009년 1월 이전 시점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김 여사는 도이치모터스가 비상장회사이던 시절부터 주식을 보유한 ‘초기투자자’ 였습니다. 도이치모터스는 상장을 준비하며 2007년 12월 제3자 배정방식으로 새 주식 10만 주를 발행하는 유상증자를 실시해 투자자 11명으로부터 50억 원을 조달했는데, 이때 김 여사가 4000주, 모친 최 씨가 6000주의 주식을 배정받았습니다. 당시 김 여사 모녀가 5억 원의 투자금을 넣고 주식을 받은 것입니다. 2심 판결문에는 김 여사 모녀를 ‘권 전 회장과 가까운 지인들’로 표기했습니다.위 유상증자에 참여한 초기투자자들은 모두 피고인 권오수와 가까운 지인들인데, 피고인 권오수는 유상증자 당시 초기투자자들에게 구 도이치모터스의 상장에 실패하면 원금에 이자를 가산하여 반환해주기로 약속하였다(피고인 권오수의 2022. 10. 28.자 원심 증언녹취서 5, 7, 12쪽). -2심 판결문●권오수, 주가조작 선수 김건희에 소개본격적인 주가조작은 2009년 1월 도이치모터스 상장 이후에 이뤄졌습니다. 당시 권 전 회장은 신규사업 진출 등을 위한 자본조달 목적으로 우회상장을 하긴 했지만, 이 과정에서 많은 자금을 빌려 재무적 부담이 커진 상황이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상장 후 첫 거래 당시 1주당 9550원이던 주가가 2개월 뒤인 2009년 3월 20일 무렵 2900원까지 떨어졌고, 같은 해 11월 에는 1000원 대까지 주가가 떨어졌습니다. 김 여사 등 초기투자자들의 손익분기점은 1주당 약 2818원이었는데, 이를 훨씬 밑도는 주가 탓에 초기투자자들로부터 압박마저 이어졌다고 합니다.재판부는 도이치모터스의 대표이사이자 대주주였던 권 전 회장이 이같이 어려운 상황을 손쉽게 타개하고자 시세조종을 통한 인위적 주가부양에 나선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권 전 회장은 2009년 9~10월 무렵 지인으로부터 이모 씨(1차 주가조작 ‘선수’)를 소개받아 만났고, 10~11월 즈음부터 이 씨에게 도이치모터스의 주가 부양을 위한 주가관리 내지 시세조종을 의뢰했습니다. 권 전 회장은 김 여사 등에게 이 씨를 ‘주식 관리자’로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권 전 회장은 이 씨를 미국 유명 MBA를 졸업하고 골드만삭스 등 투자회사에 근무한 경력이 있는 주식 및 금융 전문가 ‘존 리’로 소개받았다고 하는데, 결과적으론 모두 허위였다고 합니다.) 또한 피고인 권오수는 2010. 1. 내지 2.경 주식을 관리하며 수익을 내줄 수 있는 사람을 찾았다면서 자신의 지인인 이모 씨, 오모 씨, 김건희, 양모 씨, 김모 씨 등에게 피고인 이 씨(주가조작 선수)를 소개해주었다(증거순번 239, 322, 935, 960, 증거기록 10831, 23202~23205, 23657, 23658쪽). -2심 판결문이 씨는 이후 권 전 회장의 지인 계좌 등을 이용해 본격적으로 주가 조작에 나섰지만 생각만큼 주가는 오르지 않았습니다. 이후 권 전 회장과 갈등을 빚었고, 2010년 10월 21일을 기점으로 주가조작 선수가 한 증권사의 강남센터장으로 근무하던 김모 씨(2차 주가조작 ‘선수’)로 교체됐습니다. 김 씨는 이 씨보다 더욱 적극적으로 계좌를 동원해 주식 시세조종에 나섰고, 이 결과 2010년 10월 1일 2550원이던 도이치모터스 주가는 2011년 4월 18일 7930원 까지 상승했습니다. 재판부는 주가조작 선수가 이 씨에서 김 씨로 바뀐 2010년 10월 21일을 기준으로 각각 다른 범죄행위가 이뤄진 것으로 판단했고, 이전 주식매매에 대해서는 공소시효가 완성 돼 유무죄를 따질 수 없다고 봤습니다.●김 여사 계좌 주가조작, 공소시효 ‘남음’문제는 1, 2심 모두 김 여사 명의 계좌 3개에서 이뤄진 주식거래를 ‘공소시효’가 남은 주가조작에 쓰인 것으로 인정했다는 점입니다. 항소심 재판 과정에서 권 전 회장은 김 여사의 계좌가 시세조종에 활용되지 않았다며 당시 증권사 담당자와 김 여사가 통화한 녹취록을 제출하며 “증권사 직원의 자체 판단 또는 김 여사가 증권사 직원에게 시킨 것”이라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재판부는 오히려 녹취록의 맥락을 볼 때 “권 전 회장 등의 의사 관여하에 거래가 이뤄지고, 증권사 담당자는 그 지시에 따라 주문 제출만 했을 뿐”이라며 시세조종에 이용된 계좌라고 못 박았습니다. 관련 대화는 이렇습니다2010년 10월 28일자 대신증권 녹취록김건희: 여보세요담당자: 예, 교수님. 저, 그, 10만 주 냈고,김건희: 예 담당자: 그, 그거, 누가 가져가네요.김건희: 아, 체, 체결 됐죠.담당자: 예. 토러스 이쪽에서 가져가네요, 보니까.김건희: 그럼 얼, 얼마 남은 거죠?담당자: 이제 8만 개 남은거죠.김건희: 아. 아니, 그니까 그거 나머지 금액이 어떻게 되냐고요. 지금 판 금액이요.담당자: 3100원. -2심 판결문2010년 11월 1일 주가조작 선수들끼리 “매도하라 하셈” 등의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은 뒤 7초 만에 김 여사의 대신증권 계좌에서 주식 8만 주의 매도 주문이 발생했고, 같은 날 증권사 담당자와 김 여사의 녹취록에 “방금 도이치모터스 8만 주 다 매도됐다”는 내용이 담긴 점도 이같은 판단의 근거가 됐습니다. 또 재판부는 김 여사와 다른 증권사 직원 간 녹취록에 “또 전화 왔어요? 사라고?” “그분한테 전화 들어왔죠?” 등의 대화 방식을 고려했을 때 권 전 회장의 관리하에 있는 계좌가 명확하다고 봤습니다.●김 여사, 그래서 얼마를 벌었나?그래서 주가조작에 쓰인 김 여사 계좌의 수익은 얼마일까요?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하실 수 있지만, 아쉽게도 이 부분은 1, 2심 재판부 모두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시세조종행위와 인과관계가 인정되는 이익의 액수를 산정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주식시장은 제 3자의 거래 등 다른 변수가 있는 만큼 부당이득액을 딱 떨어지게 산정하기 어렵다는 취지입니다. 다만 검찰이 재판 과정에서 부당이득액 규모라며 제출한 금액은 남아있습니다. 검찰은 2022년 12월 1심 재판부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한국거래소 이상거래 심리분석 결과’를 제시하면서 “김건희(약 13억9000만 원)와 (김 여사의 어머니) 최은순(약 9억 원)이 2009년 4월 1일부터 2011년 12월 30일까지 23억 원 상당의 이익을 얻은 것으로 확인된다”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전주(錢主) 손모 씨는 김건희 닮은꼴?1심 재판의 쟁점이 판결문 속 김 여사에 대한 언급 여부였다면, 이번 항소심 재판의 최대 쟁점은 전주(錢主) 손모 씨에 대한 유무죄 판단이었습니다. 그동안 여권과 대통령실은 ‘손 씨가 무죄라 김 여사도 무죄’라는 취지의 주장을 펼쳤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2월 대통령실 관계자는 “거래 상대방(김 여사) 이름이 있다고 주가조작의 공범이라고 볼 수 없다”며 “김 여사보다 거래량이 10배가량 많고 관련자와 거래가 많아 기소된 손 씨도 이미 전체 무죄가 선고됐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손 씨는 1심에서 주가조작 공모 혐의에 대해 무죄 선고를 받았지만 항소심 과정에서 검찰이 주가조작 방조 혐의를 추가하면서 이 혐의가 일부 인정돼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 유죄로 뒤집혔습니다. 항소심 재판부는 손 씨에게 방조 혐의를 유죄로 인정한 주된 근거로 ‘주가조작 사실을 인지했다’는 점을 들었습니다. 재판부는 “내가 권 전 회장으로부터 의뢰를 받고 도이치모터스 주가를 관리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으로 손 씨도 있다”고 한 주가조작 선수 김모 씨의 진술 내용과 계좌 운용 방식 등을 고려할 때 손 씨가 주가조작 사건을 알고 있었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판결로 ‘손 씨가 무죄라 김 여사도 무죄’라는 여권과 대통령실의 주장은 설득력을 잃게 됐지만, 그렇다고 손 씨를 김 여사와 완전한 닮은꼴 투자자로 보긴 어렵습니다. 손 씨는 2009년 12월∼2012년 12월의 모든 주가조작 시기(1∼5차)에 거래가 있었고, 김 여사는 2009년 12월∼2011년 4월의 1, 2차 시기에 거래가 집중됐습니다. 특히 김 여사는 상장 이전부터 주식을 보유한 초기 투자자로 권 전 회장을 통해 일당에게 계좌를 맡겨 주식을 매매했고, 손 씨는 주가조작이 본격화될 무렵 주가조작 선수 김 씨 소개로 투자를 시작해 주가조작 정보를 바탕으로 직접 주식을 사고팔았습니다.●文 정부 치열한 수사로도 기소 못 한 사건?한편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은 문재인 정권 시기 혹독한 수사로도 입증되지 않은 사건 아니냐는 시각도 있습니다. 윤 대통령은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도이치(모터스)니 하는 이런 사건에 대한 특검 문제도 지난 정부 한 2년 반 정도, 사실상 저를 타깃으로 검찰에서 특수부까지 동원해 정말 치열하게 수사했다”며 “그런 수사가 지난 정부에서 저와 제 가족을 봐주기 수사를 했다는 것인지, 봐주기 수사를 하면서 부실하게 했다는 것인지 저는 거기에 대해서 정말 묻지 않을 수 없다. 그 자체가 저는 모순이라고 생각한다”고 특검 여론에 대한 의견을 밝힌바 있습니다.그러나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이 사건을 지휘했던 이성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총선을 앞두고 출간한 저서에서 “피가 거꾸로 솟는다. 김 여사 수사 당시 검찰총장이 윤석열이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반박했을 만큼 시각차는 첨예합니다. 김 여사에 대한 고발이 접수된 2020년 4월부터 2021년 3월까지 약 1년간 윤 대통령이 현직 검찰총장이었던 만큼 김 여사 수사가 제대로 진행되기는 어려웠을 수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습니다.●김 여사, 주가조작 ‘미필적 인식’ 여부 쟁점대법원의 최종 판단이 남아있긴 하지만, 법조계에선 김 여사가 주가 조작을 일부라도 인지한 상태에서 계좌를 제공했는지가 향후 사법처리에 최대 쟁점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항소심 재판부는 손 씨의 주가 조작 방조 혐의를 유죄로 판단하면서 “(주범의 범죄에 대한) 구체적 내용 인식이 없더라도 미필적 인식, 예견만으로도 ‘방조’가 성립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례를 적시했습니다. 주가 조작을 명확히 인식하지 않았더라도 미필적으로 인식하거나 예상했다면 방조 혐의로 처벌할 수 있다는 취지입니다. 이 판례에서 대법원은 주범이 차명으로 주식회사를 인수할 때 자금과 명의를 제공한 일당의 방조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습니다.검찰이 권 전 회장의 항소심 선고 이후 김 여사에 대한 처분을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을 고수해 왔던 만큼, 조만간 김 여사에 대한 사법처리 윤곽이 나올지 주목됩니다.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4-09-21
    • 좋아요
    • 코멘트
  • 檢, 이재명 ‘선거법 위반’ 징역2년 구형… 李 “檢 증거조작”

    검찰이 2022년 대선 과정에서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기소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징역 2년을 구형했다. 2022년 9월 검찰이 이 대표를 재판에 넘긴 지 2년 만이다. 재판부가 선고기일을 11월 15일로 정하면서 이 대표가 받고 있는 4개의 재판 중 가장 먼저 1심 판결 일정이 잡혔다. 2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부장판사 한성진) 심리로 열린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대선 과정에서 대통령 당선을 위해 전 국민을 상대로 반복적으로 거짓말을 해 사안이 중대하다”며 이같이 구형했다. 반면 이 대표는 재판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검찰이 권력을 남용해 증거도 조작하고 사건도 조작했지만 모든 일이 역사에 남고 국민과 법원이 판단할 것”이라고 혐의를 전면 부인하면서 “사필귀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대선후보였던 2021년 한 방송에 나와 대장동 사업 실무를 맡은 고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1처장에 대해 “하위 직원이라 시장 재직 때는 몰랐다”고 하는 등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를 받는다. 민주당은 “공작 수사를 통한 정치 탄압”이라고 반발했다. 민주당 검찰독재대책위원회는 “검찰이 검찰 독재 정권의 든든한 사냥개 역할에만 집중했다”며 “머지않아 정치검찰 해체를 검찰 스스로 재촉한 사실을 확인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선거 과정에서 있던 고의적 거짓말에 대한 통상적 형사재판이고, 통상적 구형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통상적 결과가 날 걸로 생각한다”고 했다.李 “檢, 범죄에 가까운 위조” 檢 “李, 거짓말로 국민 선택 왜곡”[檢, 이재명 선거법 징역2년 구형]이재명 선거법 2년 구형… 李 “김문기 모르는데 사진증거 위조”檢 ‘그 사람을 몰라요’ 가사로 반박… 벌금 100만원 확정땐 대선 못나가검찰은 징역 2년을 구형한 이유에 대해 “선거의 공정성과 민주주의라는 헌법 가치를 지키려면 거짓말로 유권자 선택을 왜곡한 데 대해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파성이 높은 방송에서 거짓말을 반복했기에 유권자 선택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음이 명백하다”며 “오로지 범행의 중대성과 죄질, 범행 결과, 범행 후 정황, 동종 전과, 법원의 양형 기준으로 구형했다”고 했다. 최후진술에 나선 이 대표는 혐의를 전면 부인하면서 “검찰이 공권력과 기소권, 수사권을 남용해서 이렇게 만드는 게 온당한 것이냐”며 “인권의 최후 보루, 민주주의의 최후 보루인 사법부가 객관적·실체적 진실에 따라서 합리적인 판단을 해주실 것을 믿는다”고 밝혔다.● 檢 “엄중 처벌 필요” vs 李 “검찰이 증거 위조” 이 대표는 2021년 10월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백현동 한국식품연구원 부지 용도를 자연녹지에서 준주거지역으로 4단계 높여준 것을 두고 “(국토교통부가 용도변경을 하지 않으면) 직무유기 등으로 문제 삼겠다고 협박했다”고 허위 발언을 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날 재판에서 검찰은 “3년이라는 긴 시간이 지났는데, 지금까지도 협박을 받은 성남시 공무원이 누구인지, 협박을 한 국토부 공무원은 어떤 사람인지 기본적인 사실관계조차 특정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피고인 신문에서 이 대표는 “수년간 걸친 이야기에 대해 (국정감사 답변 시간인) 7분 안에 답변해야 해 압축적으로 하다 보니 이야기가 좀 꼬인 건 있다”며 “압박을 한 근거, 내용을 다 설명할 수 없으니 말이 좀 꼬였다”고 해명했다. 이어 “(내가) ‘국토부 공무원이 직무유기로 문제 삼겠다’ 이렇게 표현한 건 아니고, ‘이런 식으로 압박을 하더라. 직무유기 이런 걸 문제 삼겠다’ 이렇게 표현했다”며 “누가, 언제 이렇게 (했다고) 구체적인 이야기를 한 게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성남시 공무원들이 일치단결해 (국토부 압박을 받지 않았다고) 피고인을 음해할 이유가 있느냐”는 검찰 질문에 “검찰이 무서웠겠죠”라고 답하기도 했다. 검찰은 김 전 처장과 이 대표의 관계에 대해서도 “두 사람은 2021년 김 전 처장 사망 직전까지 객관적으로 확인된 것만 무려 12년에 걸쳐 교유(交遊) 행위를 한 사이”라며 “시장 시절 해외 골프와 낚시 등 매우 특별한 경험을 해 절대 잊을 수 없는 기억임에도 금방 탄로날 거짓말을 한 것은 당시 피고인이 대선 후보로 출마한 상황이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검찰은 가수 이문세의 곡 ‘사랑이 지나가면’을 인용하며 “‘그 사람 나를 보아도 나는 그 사람을 몰라요. 그대 나는 알아도 나는 기억을 못 합니다’라는 노랫말이 피고인 입장과 같다”고도 했다. 이 대표는 최후진술에서 “내가 하지도 않은 말을 (검찰이) 만들어 냈고, 이런저런 해석을 덧붙여서 기소했다. 범죄에 가까운 일”이라며 “검찰은 (김 전 처장과 관련해) 내 블로그에서 사진을 가져왔는데, 8명이 있는 사진에서 3명만 잘랐다. 증거 위조”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분명한 것은 최소한 이 사건만큼은 제 기억에 어긋나는 거짓말을 일부러 한 적이 없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벌금 100만 원 이상 형 확정 시 대선 출마 불가능이 재판은 2022년 9월 8일 검찰의 기소 후 결심 공판까지 2년 걸렸다. 공직선거법 재판은 6개월 안에 1심을 끝내는 게 원칙이지만, 이 사건은 재판부가 교체되고 이 대표가 단식투쟁을 벌이다가 병원에 입원하는 등 재판이 한동안 중단되면서 길어졌다. 11월 15일 선고 공판에서 벌금 100만 원 이상의 형을 받고, 대법원에서 확정되면 이 대표는 의원직을 잃게 된다. 특히 5년 동안 공직 선거에 출마할 수 없어 2027년 대선 출마도 불가능해진다. 민주당도 2022년 대선에서 보전받은 선거비용 431억 원을 반환해야 한다. 법조계에선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본격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대표는 이 재판 외에 △위증교사 △대장동·백현동·위례·성남FC 의혹 사건 △쌍방울그룹 대북송금 의혹 재판도 받고 있는데, 위증교사 사건의 결심 공판은 30일 열린다. 통상 결심공판 한 달여 후 선고기일이 잡히는 것을 감안하면 위증교사 사건 역시 늦어도 11월 중에는 1심 판결이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에서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어도 이 대표는 피선거권을 5년간 잃게 된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 2024-09-2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檢, 이재명 ‘선거법 위반’ 징역 2년 구형… 李 “檢 증거조작”

    검찰이 2022년 대선 과정에서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기소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징역 2년을 구형했다. 2022년 9월 검찰이 이 대표를 재판에 넘긴 지 2년 만이다. 재판부가 선고기일을 11월 15일로 정하면서 이 대표가 받고 있는 4개의 재판 중 가장 먼저 1심 판결 일정이 잡혔다.2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부장판사 한성진) 심리로 열린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대선 과정에서 대통령 당선을 위해 전 국민을 상대로 반복적으로 거짓말을 해 사안이 중대하다”며 이같이 구형했다. 반면 이 대표는 재판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검찰이 권력을 남용해 증거도 조작하고 사건도 조작했지만 모든 일이 역사에 남고 국민과 법원이 판단할 것”이라고 혐의를 전면 부인하면서 “사필귀정할 것”이라고 밝혔다.이 대표는 대선후보였던 2021년 한 방송에 나와 대장동 사업 실무를 맡은 고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1처장에 대해 “하위 직원이라 시장 재직 때는 몰랐다”고 하는 등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를 받는다.민주당은 “공작 수사를 통한 정치 탄압”이라고 반발했다. 민주당 검찰독재대책위원회는 “검찰이 검찰 독재 정권의 든든한 사냥개 역할에만 집중했다”며 “머지않아 정치검찰 해체를 검찰 스스로 재촉한 사실을 확인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선거 과정에서 있던 고의적 거짓말에 대한 통상적 형사재판이고, 통상적 구형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통상적 결과가 날 걸로 생각한다”고 했다.李 “檢, 범죄에 가까운 위조” 檢 “李, 거짓말로 국민 선택 왜곡”李 “김문기 모르는데 사진증거 위조”檢 ‘그 사람을 몰라요’ 가사로 반박벌금 100만원 확정땐 대선 못나가검찰은 징역 2년을 구형한 이유에 대해 “선거의 공정성과 민주주의라는 헌법 가치를 지키려면 거짓말로 유권자 선택을 왜곡한 데 대해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파성이 높은 방송에서 거짓말을 반복했기에 유권자 선택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음이 명백하다”며 “오로지 범행의 중대성과 죄질, 범행 결과, 범행 후 정황, 동종 전과, 법원의 양형 기준으로 구형했다”고 했다.최후진술에 나선 이 대표는 혐의를 전면 부인하면서 “검찰이 공권력과 기소권, 수사권을 남용해서 이렇게 만드는 게 온당한 것이냐”며 “인권의 최후 보루, 민주주의의 최후 보루인 사법부가 객관적·실체적 진실에 따라서 합리적인 판단을 해주실 것을 믿는다”고 밝혔다.● 檢 “엄중 처벌 필요” vs 李 “검찰이 증거 위조”이 대표는 2021년 10월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백현동 한국식품연구원 부지 용도를 녹지에서 준주거지역으로 4단계 높여준 것을 두고 “(국토교통부가 용도변경을 하지 않으면) 직무유기 등으로 문제 삼겠다고 협박했다”고 허위 발언을 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날 재판에서 검찰은 “3년이라는 긴 시간이 지났는데, 지금까지도 협박을 받은 성남시 공무원이 누구인지, 협박을 한 국토부 공무원은 어떤 사람인지 기본적인 사실관계조차 특정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이날 피고인 신문에서 이 대표는 “수년간 걸친 이야기에 대해 (국정감사 답변 시간인) 7분 안에 답변해야 해 압축적으로 하다 보니 이야기가 좀 꼬인 건 있다”며 “압박을 한 근거, 내용을 다 설명할 수 없으니 말이 좀 꼬였다”고 해명했다. 이어 “(내가) ‘국토부 공무원이 직무유기로 문제 삼겠다’ 이렇게 표현한 건 아니고, ‘이런 식으로 압박을 하더라. 직무유기 이런 걸 문제 삼겠다’ 이렇게 표현했다”며 “누가, 언제 이렇게 (했다고) 구체적인 이야기를 한 게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성남시 공무원들이 일치단결해 (국토부 압박을 받지 않았다고) 피고인을 음해할 이유가 있느냐”는 검찰 질문에 “검찰이 무서웠겠죠”라고 답하기도 했다.검찰은 김 전 처장과 이 대표의 관계에 대해서도 “두 사람은 2021년 김 전 처장 사망 직전까지 객관적으로 확인된 것만 무려 12년에 걸쳐 교유(交遊) 행위를 한 사이”라며 “시장 시절 해외 골프와 낚시 등 매우 특별한 경험을 해 절대 잊을 수 없는 기억임에도 금방 탄로날 거짓말을 한 것은 당시 피고인이 대선 후보로 출마한 상황이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검찰은 가수 이문세의 곡 ‘사랑이 지나가면’을 인용하며 “‘그 사람 나를 보아도 나는 그 사람을 몰라요. 그대 나는 알아도 나는 기억을 못 합니다’라는 노랫말이 피고인 입장과 같다”고도 했다.이 대표는 최후진술에서 “내가 하지도 않은 말을 (검찰이) 만들어 냈고, 이런저런 해석을 덧붙여서 기소했다. 범죄에 가까운 일”이라며 “검찰은 (김 전 처장과 관련해) 내 블로그에서 사진을 가져왔는데, 8명이 있는 사진에서 3명만 잘랐다. 증거 위조”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분명한 것은 최소한 이 사건만큼은 제 기억에 어긋나는 거짓말을 일부러 한 적이 없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벌금 100만 원 이상 형 확정 시 대선 출마 불가능이 재판은 2022년 9월 8일 검찰의 기소 후 결심 공판까지 2년이나 걸렸다. 공직선거법 재판은 6개월 안에 1심을 끝내는 게 원칙이지만, 이 사건은 재판부가 교체되고 이 대표가 단식투쟁을 벌이다가 병원에 입원하는 등 재판이 한동안 중단되면서 길어졌다.11월 15일 선고 공판에서 벌금 100만 원 이상의 형을 받고, 대법원에서 확정되면 이 대표는 의원직을 잃게 된다. 특히 5년 동안 공직 선거에 출마할 수 없어 2027년 대선 출마도 불가능해진다. 민주당도 2022년 대선에서 보전받은 선거비용 431억 원을 반환해야 한다.법조계에선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본격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대표는 이 재판 외에 △위증교사 △대장동·백현동·위례·성남FC 의혹 사건 △쌍방울그룹 대북송금 의혹 재판도 받고 있는데, 위증교사 사건의 결심 공판은 30일 열린다. 통상 결심공판 한 달여 후 선고기일이 잡히는 것을 감안하면 위증교사 사건 역시 늦어도 11월 중에는 1심 판결이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에서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어도 이 대표는 피선거권을 5년간 잃게 된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 2024-09-20
    • 좋아요
    • 코멘트
  • 변협, ‘文정부 인사수석’ 김외숙에 과태료 300만원

    문재인 정부에서 법제처장과 대통령인사수석비서관을 지낸 김외숙 변호사(57·사법연수원 21기·사진)가 수임 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사실이 적발돼 대한변호사협회(변협) 징계를 받았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변협은 지난달 26일 징계위원회를 열고 김 변호사에게 과태료 300만 원을 부과하는 징계 처분을 내렸다. 2022년 5월 인사수석 퇴임 후 법무법인 부산으로 복귀한 김 변호사는 같은 해 하반기(6∼12월) 동안 자신이 대리한 사건 중 12건의 수임 자료를 소속 지방변호사회인 부산지방변호사회에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공직에서 퇴임한 변호사는 변호사법에 따라 퇴직일로부터 2년간 수임한 사건 자료와 결과를 소속 지방변회에 제출해야 하는데 이를 지키지 않은 것이다. 김 변호사는 또 같은 기간 수임사건 36건의 경유증표를 부산변회 전산망에 입력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유증표란 변호사가 사건 선임계를 법원, 검찰, 경찰에 제출할 때 소속 지방변회에도 알리도록 하는 것으로, 변호사의 탈세 등을 막기 위해 마련됐다. 앞서 법조윤리위원회는 지난해 12월 김 변호사의 위반 사실을 파악해 변협에 징계 개시를 신청했고, 변협 조사위원회는 올해 5월 징계 개시를 청구했다. 김 변호사 측은 고의가 아닌 업무상 실수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변호사가 징계에 불복하면 법무부 징계위원회가 징계 여부와 수위 등을 결정한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4-09-2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변협, ‘文정부 인사수석’ 김외숙 징계…수임자료 미제출 등 벌금 300만원

    문재인 정부에서 법제처장과 대통령인사수석비서관을 지낸 김외숙 변호사(57·사법연수원 21기)가 수임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사실이 적발돼 대한변호사협회(변협) 징계를 받았다.19일 법조계에 따르면 변협는 지난달 26일 징계위원회를 열고 김 변호사에게 과태료 300만을 부과하는 징계 처분을 내렸다. 2022년 5월 인사수석 퇴임 후 법무법인 부산으로 복귀한 김 변호사는 같은 해 하반기(6~12월) 동안 자신이 대리한 사건 중 12건의 수임 자료를 소속 지방변호사회인 부산지방변호사회에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공직에서 퇴임한 변호사는 변호사법에 따라 퇴직일로부터 2년 간 수임한 사건 자료와 결과를 소속 지방변회에 제출해야하는데 이를 지키지 않은 것이다.김 변호사는 또 같은 기간 수임사건 36건의 경유증표를 부산변회 전산망에 입력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유증표란 변호사가 사건 선임계를 법원, 검찰, 경찰에 제출할 때 소속 지방변회에도 알리도록 하는 것으로, 변호사의 탈세 등을 막기 위해 마련됐다.앞서 법조윤리위원회는 지난해 12월 김 변호사의 위반 사실을 파악해 변협에 징계 개시를 신청했고, 변협 조사위원회는 올해 5월 징계 개시를 청구했다. 김 변호사 측은 고의가 아닌 업무상 실수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변호사가 징계에 불복하면 법무부 징계위원회가 징계 여부와 수위 등을 결정한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4-09-19
    • 좋아요
    • 코멘트
  • “‘金여사’ 계좌, 증권사 직원 아닌 권오수 의사 따라 시세조종 이용”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연루 의혹을 받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항소심 재판부가 판결문에서 김 여사의 증권사 계좌 3개가 주가조작(시세조종)에 이용됐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적시했다. 1심 판결 때보다 김 여사의 계좌가 주가조작에 이용된 상황이 뚜렷하게 드러나면서 향후 검찰의 김 여사 사건 처리 방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13일 동아일보가 확보한 A4용지 345쪽 분량의 항소심 판결문에는 김 여사의 이름이 87회(개명 전 이름인 ‘김명신’ 1회 포함), 김 여사의 어머니 최은순 씨가 33회 나온다. 지난해 2월 1심 판결문에선 김 여사가 37회 언급됐는데 2배 이상으로 증가한 것이다. 최 씨는 1심 판결문에 27회 나온다. 항소심 판결문에 김 여사에 대한 언급이 대폭 증가한 것은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이 추가로 제출한 증거 때문이다. 권 전 회장 측은 항소심 과정에서 2010년 10월 28일 김 여사가 대신증권 담당자와 통화한 녹취록 등을 제출했다. 권 전 회장 측은 “김 여사가 증권사 직원에게 계좌를 맡긴 것이거나 증권사 직원이 독자적으로 판단한 거래 계좌”라며 김 여사의 대신증권 계좌가 주가조작에 동원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대통령실은 지난해 2월 1심 선고 후 “(김 여사가) 주가조작꾼에게 속아 일임 매매했다가 계좌를 회수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권 전 회장의 의사 관여하에 거래가 이뤄지고, 증권사 담당자는 지시에 따라 주문 제출만 했을 뿐”이라며 “해당 계좌는 권 전 회장 등의 의사에 따라 시세조종에 이용된 계좌”라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김 여사가 다른 증권사 담당자와 통화할 때 “그분한테 전화 들어왔죠?” 등을 언급한 것 등을 근거로 들었다. 항소심 재판부는 김 여사의 증권사 계좌 3개가 도이치모터스 사건의 공소시효가 살아 있는 2010년 10월 21일 이후에 이용됐다고도 판단했다.김건희 여사, 증권사에 “그분 전화왔죠?”… 2심, 통화 근거로 “권오수 前 도이치모터스 회장, 金계좌 운용”‘도이치 사건’ 항소심 판결문 보니조종세력 지시후 金계좌 매도 주문… 직원, 金여사에 “8만주 매도” 통화2심, 녹취록 근거로 ‘시세조종’ 인정… 金 14억-모친 9억 상당 이익 추정“김건희가 해당 계좌를 증권사 직원에게 거래를 일임시켜 뒀다거나 증권사 직원이 독자적으로 판단하여 투자를 하는 것이 아니라 사실상 피고인 권오수 등의 의사로 운용되고 있음이 확인될 뿐….” 서울고법 형사5부(부장판사 권순형)는 12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의 항소심 선고 과정에서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에 대한 유죄 선고를 하면서 이 같은 내용을 판결문에 적시했다. 권 전 회장이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계좌가 자신의 주가조작에 활용되지 않았다는 주장을 항소심 과정에서 펼쳤는데 이같이 반박하면서 김 여사의 계좌가 주가조작에 동원됐다는 사실을 인정한 것이다.● 법원, “권오수 의사 아래 김건희 계좌 운용”항소심 재판부는 권 전 회장과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 등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으로 기소된 9명에 대해 전원 유죄 판결을 내리면서 이들의 주가조작 실행 방식을 구체적으로 판시했다. 재판부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과정에서 총 35개의 계좌가 활용됐고, 이 가운데 김 여사의 계좌가 3개 이용됐다고 판단했다. 김 여사의 경우 자신의 계좌 등을 통해 40억 원가량의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매매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같은 거래를 통해 13억9000여만 원의 이익을 본 것으로 한국거래소 분석 결과 조사됐다. 특히 김 여사와 모친 최은순 씨는 도이치모터스의 상장 이전부터 비상장 주식을 보유한 초기 투자자로 권 전 회장과 오랜 기간 인연을 맺어 왔다는 점 등이 판결문에 명시돼 있다. 최 씨는 9억 원 상당의 이익을 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재판부는 이번 판결문에서 김 여사 명의의 계좌 3개가 시세조종에 이용됐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재판 과정에서 권 전 회장은 김 여사의 계좌가 시세조종에 활용되지 않았다며 당시 증권사 담당자와 김 여사가 통화한 녹취록을 항소심 과정에서 법원에 제출했다. 권 전 회장은 녹취록 등을 근거로 “증권사 직원의 자체 판단 또는 김 여사가 증권사 직원에게 시킨 것”이라는 주장을 했다. 하지만 재판부의 판단은 오히려 녹취록의 맥락을 볼 때 “권 전 회장 등의 의사 관여하에 거래가 이뤄지고, 증권사 담당자는 그 지시에 따라 주문 제출만 했을 뿐”이라며 시세조종에 이용된 계좌라고 못 박았다. 대표적으로 2010년 11월 1일 주가조작 선수들끼리 “매도하라 하셈” 등의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은 뒤 7초 만에 김 여사의 대신증권 계좌에서 주식 8만 주의 매도 주문이 발생했고, 같은 날 증권사 담당자와 김 여사의 녹취록에 “방금 도이치모터스 8만 주 다 매도됐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재판부는 김 여사와 다른 증권사 직원 간 녹취록에 “또 전화 왔어요? 사라고?” “그분한테 전화 들어왔죠?” 등의 대화 방식을 고려했을 때 권 전 회장의 관리하에 있는 계좌가 명확하다고 봤다. 재판부는 김 여사의 미래에셋증권, 디에스증권 계좌도 주가조작에 동원됐다고 판결문에 담았다. 이들 계좌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공소시효가 남아 있는 기간에 활용된 계좌들이다. ● 김 여사의 ‘주가조작 사전 인지’ 관건 될 듯 1심과 달라진 항소심 판결문의 또 다른 내용은 이 사건의 전주(錢主)로 참여한 손모 씨에 대한 유죄 판단이다. 손 씨는 1심에서 주가조작 공모 혐의에 대해 무죄 선고를 받았지만 항소심 과정에서 검찰이 주가조작 방조 혐의를 추가하면서 이 혐의가 일부 인정돼 유죄가 선고됐다. 재판부는 손 씨에게 방조 혐의를 유죄로 인정한 주된 근거로 ‘주가조작 사실을 인지했다’는 점을 들었다. 재판부는 “내가 권 전 회장으로부터 의뢰를 받고 도이치모터스 주가를 관리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으로 손 씨도 있다”고 한 주가조작 선수 김모 씨의 진술 내용과 계좌 운용 방식 등을 고려할 때 손 씨가 주가조작 사건을 알고 있었다고 판단했다. 손 씨의 경우 도이치모터스 주식 매매 규모가 70여억 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손 씨는 이 과정에서 오히려 1억900만 원가량을 손해 본 것으로 조사됐다. 법조계에서는 김 여사와 모친 최 씨가 손 씨보다 오랜 기간 권 전 회장과 인연을 맺고, 투자를 이어 왔다는 점 등에서 김 여사에게 불리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들 모녀의 거래 규모는 손 씨보다 작지만 아직까지 김 여사에 대한 수사 기록 등이 법원에 넘어오지 않아 구체적인 규모나 방식이 공개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김 여사에 대한 처분을 단순하게 예측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4-09-1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도이치 ‘전주’, 주가조작 방조혐의 유죄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연루 의혹을 받는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에서 전주(錢主)로 기소돼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던 손모 씨가 항소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았다. 법조계에선 여권이 그동안 김 여사 무혐의의 근거로 손 씨의 1심 판결을 들어 온 만큼 손 씨와 비슷한 시기 전주 역할을 한 것으로 의혹을 받고 있는 김 여사에 대한 기소 압박이 거세질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고법 형사5부(부장판사 권순형)는 12일 자본시장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손 씨와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 9명에 대한 2심 선고 공판에서 “시세조종 행위를 인식하고도 이를 용이하게 방조했음이 인정된다”며 손 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권 전 회장에겐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 벌금 5억 원이 선고되는 등 피고인 9명 모두에게 유죄가 선고됐다. 권 전 회장 등은 2009년 12월부터 3년여간 91명의 계좌 157개를 동원해 2000원대였던 도이치모터스 주가를 8000원대까지 끌어올린 혐의로 2021년 12월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해 2월 1심에서 권 전 회장 등은 유죄 판결을 받았지만, 공범으로 기소된 손 씨는 “시세 조종에 가담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며 무죄 판결이 내려졌다. 검찰은 항소심에서 손 씨의 공소장을 변경해 방조 혐의를 추가했고, 2심은 이를 유죄로 판단했다. 이날 재판부는 1심 판단과 같이 김 여사 계좌 3개가 주가 조작에 활용됐다고 판단했다. 5단계의 주가 조작 시기 중 1단계인 2009년 12월∼2010년 9월은 공소시효 완성, 2단계 초반부터 5단계 시기인 2010년 10월 21일∼2012년 12월 7일은 공소시효가 남아 있다는 1심 판단도 유지했다. 김 여사 명의 계좌에서 이뤄진 도이치모터스 주식거래가 포함된 시기다.‘유죄’ 도이치 전주, 金여사와 시기-역할 겹쳐… “金 수사 영향줄듯”[도이치 주가조작 항소심]金여사 계좌 3개 주가조작 동원… 檢도 “13억 넘는 차익 봤다” 확인金여사 명의 계좌서 주식거래된… 2차 주가조작 공소시효도 인정“단순히 피고인들에게 돈을 빌려준 전주(錢主)가 아니라, 피고인들이 시세 조종 행위를 하는 사실을 인식하고 이에 편승했다.”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을 심리한 항소심 재판부는 12일 손모 씨의 주가 조작 방조 혐의를 유죄로 선고하면서 이렇게 지적했다. 지난해 2월 1심은 손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는데, 검찰이 추가한 방조 혐의가 일부 인정된 것이다. 재판부는 김건희 여사의 계좌 3개가 주가 조작에 동원된 점도 1심과 같이 인정했다. 법조계에선 여권과 대통령실이 손 씨에 대한 1심 판결을 근거로 김 여사의 무혐의를 주장해왔고, 김 여사도 손 씨와 비슷한 전주 역할을 했던 만큼 “검찰이 방조 혐의로라도 김 여사를 기소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김건희 닮은꼴’ 전주도 유죄서울고법 형사5부(부장판사 권순형)는 항소심의 최대 쟁점으로 거론된 손 씨에 대해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손 씨는 애초 주가 조작에 공모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으나 항소심 도중 검찰이 공소사실로 추가한 방조 혐의가 일부 인정되면서 유죄가 선고됐다.재판부는 손 씨에 대해 “다른 피고인들이 인위적으로 (주식) 시세를 부양하기 위해 매매 성황 오인, 매매 유인 목적으로 시세 조종 행위를 하고 있음을 알았던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라면서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대량으로 매수해 인위적 매수세를 형성한 뒤 주가 부양에 도움을 주는 등 정범의 행위를 용이하게 하는 행위를 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1심과 마찬가지로 김 여사 명의 계좌 3개가 주가 조작에 동원된 것으로 인정했다. 다만 김 여사의 공모 여부를 언급하진 않았다.법조계에선 검찰이 김 여사도 재판에 넘겨 법원 판단을 받아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2월 대통령실 관계자는 “거래 상대방(김 여사) 이름이 있다고 주가 조작의 공범이라고 볼 수 없다”며 “김 여사보다 거래량이 10배가량 많고 관련자와 거래가 많아 기소된 손 씨도 이미 전체 무죄가 선고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손 씨가 무죄라 김 여사도 무혐의’라는 여권과 대통령실의 주장은 이날 판결로 설득력을 잃게 됐다. 법조계 관계자는 “방조범은 범행이 인정되는 범위가 공범보다 넓다는 점에서 김 여사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법조계는 검찰이 김 여사가 13억 원이 넘는 차익을 거뒀다고 보고 있는 점도 주목하고 있다. 검찰은 2022년 12월 재판부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한국거래소 이상거래 심리분석 결과’를 제시하면서 “김건희(약 13억9000만 원)와 (김 여사의 어머니) 최은순(약 9억 원)이 2009년 4월 1일부터 2011년 12월 30일까지 23억 원 상당의 이익을 얻은 것으로 확인된다”고 밝힌 바 있다. 반면 손 씨의 경우 검찰은 1억966만 원의 손해를 봤다고 보고 있다. 이 때문에 김 여사가 기소될 경우 법원이 김 여사의 가담 정도가 더 높다고 판단할 가능성도 있다.● “공소시효 남아 있어”항소심 재판부는 1심과 마찬가지로 주가 조작 시기를 5단계로 나눠 각각 시세 조종이 이뤄진 것으로 판단했다. 이 가운데 1단계인 2009년 12월부터 2010년 9월까지는 공소시효 완성으로, 2단계 초반부터 5단계 시기인 2010년 10월 21일부터 2012년 12월 7일 사이의 시세 조종 행위에 대해서는 공소시효가 남아 있다는 1심 판단도 유지했다. 김 여사 명의 계좌에서 이뤄진 주식 거래를 포함하는 시기다.손 씨 외에 나머지 피고인 8명도 모두 유죄가 선고됐다. 주가 조작 전반을 주도한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에겐 1심(징역 2년 집행유예 3년, 벌금 5억 원)보다 무거운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과 벌금 5억 원을 선고했다. 권 전 회장은 김 여사의 모친 최은순 씨와 오랜 친분관계가 있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시세 조종을 이끈 혐의를 받은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과 벌금 4억 원을 선고받았다. 이 전 대표는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수사 외압 의혹과 관련해 ‘임성근 전 사단장 구명로비’ 의혹에서 로비 창구로 지목됐던 인물이다.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송유근 기자 big@donga.com}

    • 2024-09-1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신림역 흉기 난동’ 조선, 대법서 무기징역 확정

    대낮에 신림역 인근에서 흉기를 휘둘러 1명을 숨지게 하고 3명을 크게 다치게 한 ‘신림역 흉기 난동 살인사건’의 피고인 조선(34)에게 무기징역이 확정됐다. 대법원 1부(주심 노경필 대법관)는 12일 살인, 살인미수 등 혐의로 기소된 조선의 상고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범행의 동기와 수단, 결과 등을 보면 원심이 피고인에 대해 무기징역을 선고한 것이 심히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며 “피고인이 살인범죄를 다시 범할 위험도 있다”고 밝혔다. 조선은 지난해 7월 21일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림역 인근 번화가에서 20대 남성 A 씨를 흉기로 약 18회 찔러 숨지게 하고, 이후에도 무차별적으로 흉기를 휘둘러 30대 남성 3명을 크게 다치게 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1, 2심은 모든 혐의를 인정해 무기징역을 선고하고 3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을 명령했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4-09-1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도이치 ‘전주’, 주가조작 방조 혐의 유죄…“金 수사 영향줄 듯”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연루 의혹을 받는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에서 전주(錢主)로 기소돼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던 손모 씨가 항소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았다. 여권이 그동안 김 여사 무혐의의 근거로 손 씨의 1심 판결을 들어온 만큼 손 씨와 유사한 역할을 한 김 여사에 대한 기소 압박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서울고법 형사5부(부장판사 권순형)은 12일 자본시장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손 씨와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 9명에 대한 2심 선고 공판에서 “정범인 피고인들의 시세조종 행위를 인식하고도 이를 용이하게 방조했음이 인정된다”며 손 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권 전 회장에겐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 벌금 5억 원이 선고되는 등 피고인 9명 모두에게 유죄가 선고됐다.권 전 회장 등은 2009년 12월부터 3년여간 91명의 계좌 157개를 동원해 2000원대였던 도이치모터스 주가를 8000원대까지 끌어올린 혐의로 2021년 12월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해 2월 1심에서 권 전 회장 등은 유죄 판결을 받았지만, 공범으로 기소된 손 씨는 “시세조종에 가담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며 무죄 판결이 내려졌다. 검찰은 항소심에서 손 씨의 공소장을 변경해 방조 혐의를 추가했고, 2심은 일부 혐의를 인정했다.이날 재판부는 1심 판단과 같이 김 여사 계좌 3개가 주가 조작에 활용됐다고 판단했다. 5단계의 주가조작 시기 중 1단계인 2009년 12월~2010년 9월은 공소시효 만료로, 2단계 초반부터 5단계 시기인 2010년 10월 21일~2012년 12월 7일은 공소시효가 남아있다는 1심 판단도 유지했다. 김 여사 명의 계좌에서 이뤄진 도이치모터스 주식거래가 포함된 시기다.“단순히 피고인들에게 돈을 빌려준 전주(錢主)가 아니라, 피고인들이 시세조종 행위를 하는 사실을 인식하고 이에 편승했다.”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을 심리한 항소심 재판부는 12일 손모 씨의 주가 조작 방조 혐의를 유죄로 선고하면서 이렇게 지적했다. 지난해 2월 1심은 손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는데, 검찰이 추가한 방조 혐의가 일부 인정된 것이다. 재판부는 김건희 여사의 계좌 3개가 주가 조작에 동원된 점도 1심과 같이 인정했다. 법조계에선 여권과 대통령실이 손 씨에 대한 1심 판결을 근거로 김 여사의 무혐의를 주장해왔고, 김 여사도 손 씨와 비슷한 전주 역할을 했던 만큼 “검찰이 방조 혐의로라도 김 여사를 기소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김건희 닮은꼴’ 전주도 유죄서울고법 형사5부(부장판사 권순형)는 항소심의 최대 쟁점으로 거론된 손 씨에 대해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손 씨는 애초 주가 조작에 공모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으나 항소심 도중 검찰이 예비적 공소사실로 추가한 방조 혐의가 일부 인정되면서 유죄가 선고됐다.재판부는 손 씨에 대해 “다른 피고인들이 인위적으로 (주식)시세를 부양하기 위해 매매 성황 오인·매매 유인 목적으로 시세조종 행위를 하고 있음을 알았던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면서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대량으로 매수해 인위적 매수세를 형성한 뒤 주가 부양에 도움을 주는 등 정범의 행위를 용이하게 하는 행위를 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1심과 마찬가지로 김 여사 명의 계좌 3개가 주가조작에 동원된 것으로 인정했다. 다만 김 여사의 공모 여부를 언급하진 않았다.법조계에선 검찰이 김 여사도 재판에 넘겨 법원 판단을 받아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2월 대통령실 관계자는 “거래 상대방(김 여사) 이름이 있다고 주가조작의 공범이라고 볼 수 없다”며 “김 여사보다 거래량이 10배가량 많고 관련자와 거래가 많아 기소된 손 씨도 이미 전체 무죄가 선고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손 씨가 무죄라 김 여사도 무죄’라는 여권과 대통령실의 주장은 이날 판결로 설득력을 잃게 됐다. 법조계 관계자는 “방조 행위는 범행 준비나 범행 사실을 알면서도 그 범행이 실행 가능하도록 지원한 행위를 말한다”며 “방조범은 범행이 인정되는 범위가 공범보다 넓다는 점에서 김 여사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법조계는 검찰이 김 여사가 13억 원이 넘는 차익을 거뒀다고 보고 있는 점도 주목하고 있다. 검찰은 2022년 12월 재판부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한국거래소 이상거래 심리분석 결과’를 제시하면서 “김건희(약 13억9000만 원)와 (김 여사의 어머니) 최은순(약 9억 원)이 2009년 4월 1일부터 2011년 12월 30일까지 23억 원 상당의 이익을 얻은 것으로 확인된다”라고 밝힌 바 있다. 반면 손 씨의 경우 검찰은 1억966만 원의 손해를 봤다고 보고 있다. 이 때문에 김 여사가 기소될 경우 법원이 김 여사의 가담 정도가 더 높다고 판단할 가능성도 있다.● “공소시효 남아 있어”항소심 재판부는 1심과 마찬가지로 주가조작 시기를 5단계로 나눠 각각 시세조종이 이뤄진 것으로 판단했다. 이 가운데 1단계인 2009년 12월부터 2010년 9월까지는 공소시효 완성으로, 2단계 초반부터 5단계 시기인 2010년 10월 21일부터 2012년 12월 7일 사이의 시세조종 행위에 대해서는 공소시효가 남아있다는 1심 판단도 유지했다. 김 여사 명의 계좌에서 이뤄진 주식거래를 포함하는 시기다.손 씨 외에 나머지 피고인 8명도 모두 유죄가 선고됐다. 주가조작 전반을 주도한 권 전 회장에겐 1심(징역 2년 집행유예 3년, 벌금 5억 원)보다 무거운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과 벌금 5억 원을 선고했다. 권 전 회장은 김 여사의 모친 최은순 씨와 오랜 친분관계가 있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시세조종을 이끈 혐의를 받은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과 벌금 4억 원을 선고받았다. 이 대표는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수사 외압 의혹과 관련해 ‘임성근 전 사단장 구명로비’ 의혹에서 로비 창구로 지목됐던 인물이다.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4-09-12
    • 좋아요
    • 코멘트
  • 아이돌 비방 유튜버 ‘탈덕수용소’ 1심 벌금 1000만원

    가수 강다니엘(28)을 비방하는 허위 영상을 인터넷에 올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유튜버 ‘탈덕수용소’가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8단독 이준구 판사는 11일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를 받는 유튜브 채널 ‘탈덕수용소’ 운영자 박모 씨(36)에게 벌금 1000만 원을 선고했다. 검찰이 구형한 벌금 300만 원보다 높은 형량이다. 재판부는 “유튜브를 이용한 명예훼손 범행은 회복하기 어려운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엄히 처벌할 필요가 있다”며 “피고인은 납득할 수 없는 변명으로 일관하며 반성하지 않는 태도를 보이고 있으며 피해 회복을 위해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박 씨는 2022년 ‘국민 남친 배우 아이돌의 문란한 사생활’이라는 제목의 허위 영상을 올린 혐의로 기소됐다. 박 씨는 아이돌그룹 아이브의 멤버 장원영(20) 등 유명인 7명을 비방하는 유튜브 영상을 23차례 올려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도 재판을 받고 있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4-09-1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변협, 무료 AI법률상담 ‘대륙아주’ 징계 착수

    대한변호사협회(변협)가 24시간 무료 인공지능(AI) 법률상담 서비스를 운영 중인 법무법인 대륙아주와 소속 변호사들에 대한 징계 절차에 착수했다. 변협은 9일 징계조사위원회를 열고 ‘AI 대륙아주’를 운영 중인 대륙아주에 대한 징계 개시를 만장일치 의견으로 결정했다. 징계 대상에는 대표변호사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륙아주가 네이버클라우드, 넥서스AI와 합작으로 개발해 올해 3월 20일 시작한 ‘AI 대륙아주’는 △질문 키워드 추출 △관련 법률 검색 △유사 사례 검색을 거쳐 자동으로 답변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출시 당시 대륙아주 측은 “AI에 기반한 법률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국내 로펌 중 처음”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하지만 변협은 ‘AI 대륙아주’ 출시 당시부터 위법 소지가 있다고 주장해왔다. ‘변호사가 아닌 자가 법률 상담을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는 변호사법을 위반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후 변협은 AI 상담 진행 과정과 변호사의 최종 검수 여부 등을 소명하라고 대륙아주 측에 요청한 바 있다. 대륙아주에 대한 징계 여부와 수위는 변협 징계위원회 논의를 거쳐 결정된다. 대륙아주 측이 이에 불복하면 법무부 징계위원회가 징계 여부와 수위 등을 결정한다. 대륙아주는 “구체적인 내용을 파악한 뒤 입장을 내겠다”고 밝혔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4-09-1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착각해 남의 우산을… 헌재 “절도 인정 취소”

    식당에서 다른 사람의 우산을 가져갔다 반환한 60대 남성에게 절도 혐의를 인정한 검찰의 처분은 취소해야 한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는 서울중앙지검이 절도 혐의로 전모 씨(64)에게 내린 기소유예 처분을 지난달 29일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취소했다. 전 씨는 2022년 8월 서울 강남구의 한 식당에서 A 씨가 우산꽂이에 넣어둔 20만 원 상당의 검은색 장우산 1개를 가져간 혐의로 경찰에 불구속 입건됐다. 경찰은 A 씨 신고를 접수한 뒤 식당 폐쇄회로(CC)TV를 확인해 전 씨를 피의자로 지목했다. 경찰 조사에서 전 씨는 “식당을 나가면서 내 우산으로 착각했다”고 진술하면서 우산을 바로 반환했다. 그러나 경찰은 A 씨의 우산이 고급 우산이고, 손잡이 비닐도 벗기지 않았던 점을 감안해 전 씨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검찰은 전 씨를 더 조사하지 않고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 기소유예란 범죄 혐의는 인정되지만 사안의 경중과 주변 정황 등을 따져 재판에 넘기지 않고 선처하는 것을 뜻한다. 형사 처벌을 받지는 않지만 검찰이 죄는 있다고 판단한 것이어서 직장에서 징계 등을 받을 수 있다. 전 씨는 기소유예 처분에 불복해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헌재는 우산의 색과 크기 등이 유사한 점, 전 씨가 약 3년 전 기억력 저하를 호소하며 신경검사를 받은 전력이 있는 점 등을 고려해 기소유예 처분을 취소했다. 헌재는 “전 씨가 우산을 착각했을 가능성이 있고, 절도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추가 수사 없이 기소유예 처분을 한 것은 자의적인 검찰권 행사”라고 밝혔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4-09-0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착각해 다른 사람의 우산을…헌재 “절도 인정 취소해야”

    식당에서 다른 사람의 우산을 가져갔다 반환한 60대 남성에게 절도 혐의를 인정한 검찰의 처분은 취소해야 한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8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는 서울중앙지검이 절도 혐의로 전모 씨(64)에게 내린 기소유예 처분을 지난달 29일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취소했다.전 씨는 2022년 8월 서울 강남구의 한 식당에서 A 씨가 우산꽂이에 넣어둔 20만 원 상당의 검은색 장우산 1개를 가져간 혐의로 경찰에 불구속 입건됐다. 경찰은 A 씨 신고를 접수한 뒤 식당 폐쇄회로(CC)TV를 확인해 전 씨를 피의자로 지목했다.경찰 조사에서 전 씨는 “식당을 나가면서 내 우산으로 착각했다”고 진술하면서 우산을 바로 반환했다. 그러나 경찰은 A 씨의 우산이 고급 우산이고, 손잡이 비닐도 벗기지 않았던 점을 감안해 전 씨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검찰은 전 씨를 더 조사하지 않고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 기소유예란 범죄 혐의는 인정되지만 사안의 경중과 주변 정황 등을 따져 재판에 넘기지 않고 선처하는 것을 뜻한다. 형사 처벌을 받지는 않지만 검찰이 죄는 있다고 판단한 것이어서 직장에서 징계 등을 받을 수 있다. 전 씨는 기소유예 처분에 불복해 헌법소원을 청구했다.헌재는 우산의 색과 크기 등이 유사한 점, 전 씨가 약 3년 전 기억력 저하를 호소하며 신경검사를 받은 전력이 있는 점 등을 고려해 기소유예 처분을 취소했다. 헌재는 “전 씨가 우산을 착각했을 가능성이 있고, 절도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추가 수사 없이 기소유예 처분을 한 것은 자의적인 검찰권 행사”라고 밝혔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4-09-08
    • 좋아요
    • 코멘트
  • 고법 “5·18 유족 등 840명에 430억 국가 배상”

    5·18민주화운동 유공자와 유족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항소심에서 법원이 국가의 배상 책임을 약 430억 원으로 인정했다. 서울고법 민사4부(부장판사 이원범)는 5일 5·18민주화운동 유공자와 유족 840명이 정신적 피해를 보상하라고 낸 소송의 2심에서 정부가 430억6500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2021년 5월 헌법재판소는 5·18과 관련해 국가로부터 보상을 받은 이들의 정신적 손해배상 청구를 금지한 5·18보상법 조항에 대해 위헌으로 결정했다. 헌재 결정에 따라 같은 해 11월 5·18 유공자와 유족 등 840명은 위자료로 943억 원을 달라며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헌재 결정 이후 가장 많은 인원이 참여한 소송이었다. 2심 재판부는 연행·구금·수형은 1일당 30만 원, 장애 없는 상해는 500만 원, 장애 있는 상해는 3000만 원, 사망은 4억 원 등으로 산정하고 과거에 받은 형사보상금은 위자료에서 공제하는 1심의 판단 기준을 그대로 인정했다. 정부가 1심의 위자료 산정 기준이 과도하다고 항소했지만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재판부는 원고 12명의 구금일수와 장애등급 등을 바로잡으면서 1심(426억6600만 원)보다 위자료를 3억9900만 원 늘렸다. 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4-09-0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골프장 이용 1만2000원 소비세 부과 조항은 합헌”

    골프장을 이용할 때 1인당 개별소비세 1만2000원을 내도록 한 현행법 조항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는 ‘골프장 1회 입장에 1명당 1만2000원의 개별소비세를 부과한다’는 개별소비세법 1조 3항 4호에 대해 지난달 29일 재판관 6 대 3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골프장 입장에 대한 개별소비세 부과는 사치성 소비에 상응하는 조세 부과를 통해 과세의 형평성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라며 “골프는 아직 많은 국민들이 경제적 부담 없이 이용하기에는 버거운 고급 스포츠이고, 세율이 과도하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경기 가평군에서 회원제 골프장을 운영하는 한 법인은 2021년 “골프장 입장에만 세금을 매기는 것은 차별”이라며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다. 다만 이종석 헌재소장과 이영진 김형두 재판관은 “골프는 더 이상 특수 부유층이 향유하는 고가의 오락성 소비 활동이 아니고 대중적 스포츠로 봄이 상당하다”며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반대 의견을 냈다. 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4-09-0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前여친 폭행 혐의 유튜버 ‘웅이’ 징역형 집유

    헤어진 전 여자친구를 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유튜버 ‘웅이’(본명 이병웅)가 1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이 씨는 이른바 ‘먹방’을 주요 콘텐츠로 활동하는 유튜버로 현재 78만여 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24단독 유동균 판사는 최근 주거침입·폭행 등 혐의로 기소된 이 씨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20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다. 이 씨는 2022년 12월 여자친구 A 씨가 이별을 통보하고 집 도어록 비밀번호를 바꾸자, 열쇠수리공을 불러 허가 없이 A 씨의 집에 침입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또 지난해 2월 A 씨의 집에서 말다툼을 하다가 손으로 폭행하고, A 씨가 경찰에 신고하자 이를 취소하도록 협박한 혐의도 받고 있다. 조사 결과 이 씨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이 도착하기 전, A 씨에게 피 묻은 얼굴을 씻고 옷을 갈아입도록 위협을 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경찰관이 A 씨의 상태를 살피고 집 안 내부를 확인하던 중 커튼 뒤에 숨어 있던 이 씨를 발견하고 현행범으로 체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씨 측은 재판 과정에서 “A 씨를 폭행하거나 협박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피해자 A 씨의 진술이 구체적이고 일관된다며 이 씨의 공소 사실 대부분을 유죄로 판단했다. 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4-09-0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전 연인 폭행 혐의’ 유튜버 웅이, 1심서 징역형 집행유예

    헤어진 전 여자친구를 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유튜버 ‘웅이’(본명 이병웅)가 1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다. 이 씨는 이른바 ‘먹방’을 주요 콘텐츠로 활동하는 유튜버로 현재 78만여 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24단독 유동균 판사는 최근 주거침입·폭행 등 혐의로 기소된 이 씨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20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다.이 씨는 2022년 12월 여자친구 A 씨가 이별을 통보하고 집 도어락 비밀번호를 바꾸자, 열쇠수리공을 불러 허가 없이 A 씨의 집에 침입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또 지난해 2월 A 씨의 집에서 말다툼을 하다가 손으로 폭행하고, A 씨가 경찰에 신고하자 이를 취소하도록 협박한 혐의도 받고 있다. 조사 결과 이 씨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이 도착하기 전, A 씨에게 피 묻은 얼굴을 씻고 옷을 갈아입도록 위협을 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경찰관이 A 씨의 상태를 살피고 집안 내부를 확인하던 중 커튼 뒤에 숨어있던 이 씨를 발견하고 현행범으로 체포한 것으로 알려졌다.이 씨 측은 재판 과정에서 “A 씨를 폭행하거나 협박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피해자 A 씨의 진술이 구체적이고 일관된다며 이 씨의 공소사실 대부분을 유죄로 판단했다.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를 비난하고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 등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면서도 “이 씨에게 아무런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고 폭행, 협박의 정도가 중하지 않다”며 양형의 이유를 설명했다. 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4-09-01
    • 좋아요
    • 코멘트
  • ‘全大 돈봉투 의혹’ 윤관석-허종식-이성만 징역형 집유

    더불어민주당의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으로 기소된 전현직 국회의원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돈봉투 수수 사건에서 유죄가 선고된 것은 처음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우인성)는 30일 정당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윤관석 전 의원에게 징역 9개월에 집행유예 2년, 허종식 민주당 의원에게 징역 3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현직인 허 의원은 이 형이 확정되면 의원직을 상실한다. 이성만 전 의원은 정치자금법 등 위반 혐의로 징역 9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선거인을 돈으로 매수하는 등 부정을 저지르는 행위는 당의를 왜곡시킴으로써 민주주의의 뿌리를 흔드는 중대한 범죄행위”라고 밝혔다. 임종성 전 의원은 건강 문제로 불참해 선고가 다음 달 6일로 미뤄졌다. 허 의원과 이 전 의원, 임 전 의원은 2021년 4월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 지지 모임에서 윤 전 의원으로부터 각각 300만 원이 든 봉투를 받은 혐의다. 이 전 의원은 송 전 대표 경선캠프 관계자에게 선거자금 1100만 원을 제공한 혐의도 받았다. 법원이 돈 봉투 사건에서 유죄를 선고하면서 현재 진행 중인 송 전 대표의 1심에도 영향을 줄 거란 관측이 나온다. 검찰은 나머지 전현직 의원 7명도 수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박영순 전 의원만 조사를 받았고 6명은 국회 일정 등을 이유로 조사에 불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4-08-3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全大 돈봉투’ 1심 유죄… 윤관석-허종식-이성만 징역형 집유

    더불어민주당의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전·현직 국회의원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돈봉투 수수 사건에서 유죄가 선고된 것은 처음이다.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우인성)는 30일 정당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윤관석 전 의원에게 징역 9개월에 집행유예 2년, 허종식 민주당 의원에게 징역 3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정치자금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 이성만 전 의원에게는 징역 9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임종성 전 의원은 이날 건강 문제로 불참해 선고가 다음 달 6일로 미뤄졌다.재판부는 “민주당 당 대표 경선은 전국대의원의 투표 결과가 당락을 좌우하고, 국회의원이 전국 대의원들의 투표권행사에 상당한 영향력을 가진다”며 “국회의원인 피고인들이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의 당선을 위해 돈봉투를 주고 받은 것은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허 의원과 이 전 의원, 임 전 의원은 2021년 4월 송 전 대표 지지 모임에 참석해 윤 전 의원으로부터 각각 300만 원이 든 봉투 1개씩을 수수한 혐의를 받았다. 이 전 의원은 송 전 대표 경선캠프 관계자에게 2회에 걸쳐 선거자금 1100만 원을 제공한 혐의도 받았다.검찰은 돈봉투 수수가 의심되는 나머지 7명도 수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박영순 전 의원만 출석해 조사를 받았고 6명은 국회 일정 등을 이유로 조사에 불응한 것으로 알려졌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4-08-30
    • 좋아요
    • 코멘트
  • 헌재 “온실가스 감축 법안 2031년 이후 무대책… 헌법불합치”

    정부가 2031년 이후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관련법에 정하지 않은 것은 헌법에 어긋난다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왔다. 정부가 기후위기 대응을 부실하게 하면 국민 기본권이 침해될 수 있다고 헌재가 인정한 것이다. 헌재는 29일 어린이와 청소년, 시민단체 등이 제기한 이른바 ‘기후 소송’ 관련 헌법소원 4건을 선고하면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탄소중립기본법 8조 1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이 조항이 2030년까지 온실가스 감축 목표량(2018년 대비 40%)을 제시하고 있을 뿐, 2031년 이후는 제시하지 않고 있어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한다는 취지다. 헌재는 “(해당 조항은) 2050년 탄소중립의 목표 시점에 이르기까지 지속적인 감축을 담보할 수 있는 장치가 없어, 미래에 과중한 부담을 이전한다”며 “기본권 보호 의무를 위반했으므로 환경권을 침해한다”고 판단했다. 이어 “기후 위기라는 위험 상황에 상응하는 보호조치로서 필요한 최소한의 성격을 갖추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국가가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하기 위해 최소한의 보호장치를 둬야 한다는 ‘과소보호금지 원칙’을 어겼다는 것이다. 헌재는 정부가 2030년까지 목표로 한 40% 감축은 기본권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이에 대한 청구는 기각했다. 헌재는 “다양한 고려 요소와 변수가 영향을 미치는 이상, 그 수치만을 이유로 미래에 과중한 부담을 이전하는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제1차 국가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계획’에 대해선 재판관들 의견이 엇갈렸다. 김기영·문형배·이미선·정정미·정형식 재판관은 정부 계획으로는 40% 감축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위헌 의견을 냈다. 반면 이종석 헌재 소장과 이은애·이영진·김형두 재판관은 구체적 목표를 나름대로 합리적으로 정하고 있어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정부를 상대로 한 ‘기후 소송’이 제기되고, 정부의 기후 정책이 헌법과 어긋난다고 사법기관이 판단한 것 모두 아시아에선 처음이다. 헌재 결정에 따라 정부와 국회는 2031년 이후 온실가스 목표치를 반영해 2026년 12월 31일까지 탄소중립기본법을 개정해야 한다. 다만 정부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감축 계획에 대해선 헌재가 문제 삼지 않은 점에 주목하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감축 계획을 전면 수정하지는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미 올 3월 ‘2035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수립 작업에 착수한 상태다. 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 2024-08-3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