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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의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으로 기소된 임종성 전 국회의원(사진)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우인성)는 12일 정당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임 전 의원에게 징역 3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하고 300만 원의 추징을 명령했다. 임 전 의원은 2021년 4월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 지지 모임에서 윤관석 전 의원으로부터 300만 원이 든 봉투를 받았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는 “정당민주주의에서 선거인을 돈으로 매수하는 행위는 당의(黨議)를 왜곡시킴으로써 민주주의의 뿌리를 흔드는 중대한 범죄행위”라고 밝혔다. 다만 재판부는 집행유예를 선고한 이유에 대해 “피고인이 국회의원으로서 국가 및 지역사회의 발전에 기여하고 이 사건의 범죄 행위로 당의 왜곡의 정도가 컸을 것이라 보이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임 전 의원은 2022년 대선을 앞두고 선거 사무원 등 3명에게 총 120만 원의 금품을 제공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불구속 기소돼 올해 2월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확정되면서 의원직을 상실했다. 앞서 임 전 의원과 함께 기소됐던 윤 전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허종식 의원, 이성만 전 의원도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법원이 돈봉투 사건에서 연이어 유죄를 선고하면서 현재 진행 중인 송 전 대표의 1심에도 영향을 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
티몬·위메프의 대규모 미정산 사태를 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큐텐그룹 관계자로부터 “마크 리 큐익스프레스 대표가 ‘위시(북미 이커머스 업체) 인수 시 주식 지분 형태만으로는 어려우니 기술적으로 조정해야 된다’는 의견을 냈고 이것이 위시 인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검찰은 마크 리 대표를 포함한 전·현직 임원들로 수사망을 넓혀 조사를 이어갈 전망이다.10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이준동 부장검사)은 큐텐의 임직원들을 불러 조사하며 이 같은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큐텐이 북미와 유럽 기반의 온라인 쇼핑몰 ‘위시’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티몬과 위메프의 판매 대금을 어떤 식으로 사용했는지, 인수 과정에서 불법적인 행태는 없었는지 등에 대해 수사 중이다.마크 리 큐익스프레스 대표는 큐익스프레스 최고재무관리자(CFO)를 겸했던 인물로 큐텐 그룹 재무를 총괄하며 위시를 인수하는 데에도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른바 티메프 사태가 발생하고 구영배 대표가 큐익스프레스 대표직에서 물러나면서 현재는 신임 대표를 맡고 있다. 홍콩 국적으로 알려진 리 대표는 큐텐 본사가 있는 싱가포르에 머무는 것으로 알려졌다. 티메프 사태가 벌어지자 큐익스프레스 측은 이번 사태와 큐익스프레스는 무관하다고 주장해왔지만, 리 대표가 큐텐 그룹의 최종 재무책임자로 지목된 만큼 검찰은 리 대표에 대해서도 조사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구영배 대표를 포함한 큐텐의 전현직 임원으로 수사망을 넓혀가면서, 해외에 거주하고 있는 마크 리 대표가 조사에 응하지 않으면 국제 공조를 통한 수사도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한편 검찰은 티메프 사태가 발생하기 전 큐텐이 티몬과 위메프의 재무팀을 별도로 분리한 이유에 대해서도 살펴보고 있다. 검찰은 “티몬·위메프의 재무팀은 별도로 분리된 후 큐텐테크놀로지 안에서 ‘재무본부’ 이름을 달고 다시 통합되어 운영됐고, 해당 작업은 김효종 큐텐테크놀로지 대표가 윗선의 지시를 받고 주도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큐텐테크놀로지는 티몬과 위메프의 재무 및 법무 관련 업무를 총괄하며 각종 인수 과정에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특히 각사 재무팀을 자회사인 큐텐테크놀로지로 이전 및 통합하면서 티몬과 위메프는 큐텐테크놀로지에 재무 서비스를 이용하는 외주비용을 지급해야 했는데, 검찰은 이 과정에서 서비스 평가와 대금 지급이 적절하게 이뤄졌는지도 살펴볼 예정이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
이원석 검찰총장이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디올백 수수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심의위원회의 불기소 권고에 대해 “존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다만 김 여사에게 디올백을 건넨 최재영 씨도 수사심의위에 회부되면서 13일 퇴임식이 예정된 이 총장의 임기가 끝난 이후 사건이 마무리될 가능성도 생겼다. 이 총장은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에 대해서도 “임기 내에 종결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법조계에선 이 총장이 김 여사 사건에 소극적으로 대처해 논란을 자초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李 “수심위 전문가 의견 존중” 이 총장은 9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외부 전문가들의 의견에 대해선 존중해줄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수사심의위의 권고를 받아들여 김 여사에 대해 불기소 처분을 하겠다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 총장이 직권으로 소집한 수사심의위는 6일 김 여사의 청탁금지법 위반, 알선수재 등 6개 혐의를 논의한 뒤 만장일치로 불기소를 권고했다. 하지만 서울중앙지검 검찰시민위원회가 이날 최 씨를 수사심의위에 부의하기로 결정하면서 이 총장 임기 내에 사건 처리가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디올백을 건넨 최 씨와 김 여사가 ‘공범 관계’이기 때문이다. 최 씨가 피의자 자격으로 신청해 열리게 되는 수사심의위는 최 씨의 청탁금지법 위반 및 주거 침입 등의 혐의를 계속 수사할지와 기소 여부 등을 논의한다. 이 총장은 퇴근길 기자들과 만나 “내부 검토를 충분히 거친 다음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다만 검찰 내부에선 “최 씨의 수사심의위는 최 씨의 혐의만을 논의하기에 김 여사 처분과는 관계없다”는 의견이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총장은 출근길에서 “수사심의위 결론이 국민 법감정과 맞지 않다는 지적이 있다”는 질문에 “(검찰 수사 과정이) 기대에 미치지 않았다고 한다면 그것은 모두 검찰총장인 제 지혜가 부족한 탓”이라면서도 “(김 여사의) 현명하지 못한 처신이 곧바로 형사처벌 대상이 되거나 범죄 혐의가 인정되는 게 아니라는 점에 많이 고민했다”고 답했다. 청탁금지법에 공직자 배우자에 대한 처벌 조항이 없는 것과 관련해선 “사회적인 논란의 여지가 없도록 입법을 정리하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 법조계 “늑장-소극적 수사로 잡음 많아져” 이 총장은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 수사에 대해선 “제가 종결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검찰은 12일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의 항소심 선고를 지켜본 뒤 김 여사에 대한 처분 방향을 결정할 방침이다. 특히 이 사건은 문재인 정부 당시 총장의 수사지휘권이 박탈된 것이 회복되지 않고 있다. 이 총장의 발언은 이런 상황과 자신의 퇴임이 임박한 점을 고려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하지만 법조계 일각에선 “이 총장이 김 여사 사건에 대해 너무 소극적으로 대처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총장은 올 7월 박성재 법무부 장관에게 구두로 수사지휘권 복원을 요청했다가 거절당했는데, 이후에도 별다른 요청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디올백 수수 의혹 역시 검찰의 ‘늑장 수사’로 논란이 커졌다는 지적이 있다. 지난해 12월 서울의소리 측 고발로 사건이 배당됐지만 이 총장이 올 5월 전담수사팀 구성을 지시할 때까지 수사는 진전이 없었다. 6일 수사심의위에서도 “왜 수사가 늦어졌느냐”란 지적이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총장 임기 막바지에 사건을 끌고가다 보니 불필요한 잡음이 많아졌다”고 했다.구민기 기자 koo@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
검찰수사심의위원회가 6일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디올백 수수 의혹에 대한 기소 여부를 논의해 불기소 처분을 권고한 가운데 김 여사와 관련된 또 다른 검찰 수사인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의 처분 방향 및 방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은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이 회사의 주가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리는 과정에서 김 여사가 이른바 ‘전주(錢主)’로 가담했다는 의혹이 골자다. 권 전 회장과 주가조작의 컨트롤타워로 여겨진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 등은 이미 기소돼 1심에서 유죄 선고를 받았고, 현재 항소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이달 12일 2심 선고가 예정돼 있다. 검찰 안팎에서는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검사 최재훈)가 2심 재판 결과를 본 뒤 김 여사에 대한 처분 방향을 정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앞서 검찰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서 전주 역할로 가담한 손모 씨를 기소한 바 있는데, 손 씨는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에 검찰은 항소심 재판 과정에서 손 씨에게 주가조작 방조 혐의를 추가했다. 항소심 재판에서 손 씨의 방조 혐의 등이 인정되는지 여부에 따라 비슷한 역할을 한 것으로 의심 받는 김 여사에 대한 처분 방향도 결정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법조계에서는 디올백 사건 관련 수사심의위가 소집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도이치 사건 역시 수사심의위를 거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디올백 사건은 이원석 검찰총장이 직권으로 수사심의위를 소집했다. 도이치 사건의 경우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이 배제된 상태다. 이에 법적 논란을 부를 수 있는 검찰총장 직권의 수사심의위 소집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의견이 있다. 심우정 검찰총장 후보자가 이달 중순 새로 총장에 취임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후 도이치 사건에 대한 수사지휘권 회복을 요청할지 관심이 모인다. 앞서 박성재 법무부 장관은 이 사건과 관련해 “총장의 수사지휘권을 회복하는 것 역시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을 발동해야 하는 사안으로 극도로 제한적이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최미송 기자 cms@donga.com}
대검찰청 검찰수사심의위원회가 6일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디올백 수수 의혹에 대한 기소 여부 등을 논의한 끝에 불기소 처분할 것을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에 권고했다. 변호사와 법학 교수 등 외부 인사들로 구성된 수사심의위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서울 서초구 대검 청사 회의실에서 김 여사에 대한 수사와 기소의 적정성 여부 등을 5시간 넘게 심의한 끝에 불기소 처분할 것을 의결했다. 이날 수사심의위에서 검찰 수사팀은 오후 3시 30분경부터 1시간여 동안 김 여사가 의혹을 받고 있는 청탁금지법 위반, 뇌물수수, 직권남용, 알선수재, 변호사법 위반, 증거인물 등 6가지 혐의에 대해 모두 처벌이 어렵다는 입장을 피력하고, 위원들로부터 질의를 받았다. 오후 4시 50분경부터 약 40분간 김 여사의 법률대리인은 디올백을 건넨 최재영 씨와 김 여사 간의 카카오톡 메시지 등을 공개하며 뇌물이나 청탁 목적으로 연락을 하지 않았고 선물을 건넨 것도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수사심의위원들은 오후 5시 30분경부터 약 2시간 동안 숙고한 끝에 김 여사의 6가지 혐의에 대해 모두 불기소를 권고한다고 의결했다. 앞서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은 지난달 이원석 검찰총장에게 무혐의 결론이 담긴 보고를 올린 바 있다. 검찰은 다음 주 김 여사에 대해 불기소 처분을 내릴 방침이다. 야당은 즉각 비판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황정아 대변인은 수사심의위 결정 직후 브리핑에서 “수사심의위는 이미 결론을 내려놓고 진행된 짜고치는 고스톱에 불과하다”며 “답은 특검뿐”이라고 밝혔다. 반면 국민의힘 곽규택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수사심의위) 결정을 존중한다”며 “법과 절차에 따른 정당한 결정을 수용하는 것은 법치주의와 민주주의의 기본”이라고 말했다. 수사팀-수심위 ‘金여사 불기소’ 일치… 일각 “명분쌓기용 요식행위”[디올백 의혹 검찰수사심의위]수사팀-金여사측, 30쪽 의견서 제출수심위원 15명, 110분간 의견 청취후… 金여사 6개 혐의 모두 ‘불기소’ 의결퇴임 앞둔 檢총장 무혐의 받아들일듯… “수심위 결정 참고” 내주 처분 전망“최재영이 제출한 의견서를 함께 검토하기로 의결하고, 수사팀과 변호인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심의해 피의자 김건희의 모든 혐의에 대해 불기소 처분 의견으로 의결했다.” 대검찰청 수사심의위원회는 6일 오후 7시 18분경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심의 결과를 공개했다. 이날 오후 2시경 시작돼 5시간여의 논의 끝에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디올백 수수 의혹 사건에 대해 불기소 처분 권고를 내린 것이다. 이 사건은 지난해 11월 처음 불거진 뒤 올 5월 전담수사팀 구성, 뒤이은 대대적인 검찰 인사, 그리고 7월 김 여사에 대한 비공개 대면조사로 인한 공정성 논란까지 숱한 잡음이 불거졌다. 이원석 검찰총장은 지난달 23일 “공정성을 제고하고 더 이상의 논란이 남지 않도록 매듭짓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전격적으로 수사심의위 소집 요청 카드를 꺼내 들었다. 다만 정치권과 법조계에서는 수사심의위 권고에 따라 검찰이 불기소 처분을 내리더라도 수사 과정에서 각종 논란을 야기해 왔다는 점에서 향후 논란이 지속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검찰 70분, 김 여사 측 40분간 “무혐의” 피력 이날 오후 2시경부터 진행된 수사심의위는 위원장인 강일원 전 헌법재판관을 포함해 변호사와 법학 교수 등 외부 인사 15명이 참석했다. 수사심의위는 검찰과 김 여사 측이 각각 제출한 A4용지 30장 분량의 의견서, 김 여사에게 디올백을 건넨 최재영 씨 측의 의견서 등을 배부한 후 오후 3시 30분경부터 70분간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의 입장과 질의응답을, 오후 4시 50분부터 40분가량은 김 여사 측의 입장 청취 등을 했다. 이후 약 2시간 동안 심의위원들 간 비공개 심의가 이어졌다. 수사팀은 우선 김 여사의 디올백 수수 의혹과 관련한 핵심적인 혐의인 청탁금지법 위반에 대해 ‘직무 관련성’이 없다는 점 등을 심의위원들에게 강조했다. 2022년 9월 최 씨가 김 여사에게 건넨 디올백이 윤 대통령의 직무와 관련성이 없고, 최 씨의 각종 청탁 등이 실제로 김 여사에게 전달되지 못한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고 한다. 김 여사 측도 최 씨가 김 여사에게 디올백을 전달하는 목적에 대해 “청탁이나 그런 거 아니고요”라고 말한 카카오톡 메시지 등을 공개하며 “디올백이 직무와 무관한 당선 축하 선물이었다”고 주장했다. 검찰 수사팀과 김 여사 측은 알선수재, 변호사법 위반, 뇌물수수 혐의도 ‘직무 관련성’이 있어야 인정되기에 모두 ‘혐의 없음’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위원들은 “최 씨의 부탁이 구체적으로 무엇이었냐” 등 직무 관련성과 관련된 질의를 하기도 했다. 김 여사가 금융위원회 금융위원 임명에 개입했다는 의혹으로 불거진 직권남용 혐의와 디올백 대통령기록물 지정을 통해 증거를 인멸했다는 혐의에 대해선 별도의 질의가 없었다. 수사심의위는 개별 혐의에 대한 기소 및 불기소 의견이 어떻게 나뉘었는지 등에 대해선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심의 과정에서 위원들 간 일부 이견도 있었지만 불기소 처분에 대한 결론을 모으는 과정에선 큰 이견이 없던 것으로 전해졌다.● 檢, 조만간 불기소 처분 전망 검찰 안팎에서는 수사심의위와 검찰 수사팀의 결론이 ‘불기소’로 일치하면서 이 총장이 수사팀의 무혐의 결론을 받아들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 총장은 지난달 26일 “(수사팀) 의견을 존중하고 수사심의위 심의 결과도 존중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서울중앙지검은 이날 수사심의위로부터 불기소 권고 의견을 받은 후 “수사심의위 결정과 논의 내용을 참고해 최종적으로 사건을 처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다음 주중 김 여사 사건을 처분할 예정이다. 이번 수사심의위를 두고 “불기소 명분을 쌓기 위한 요식행위”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수사심의위에 무혐의를 주장하는 수사팀과 김 여사 측은 참석했지만 최 씨 등 김 여사의 처벌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이들은 참석하지 못했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일반적으로 수사팀과 피의자 의견이 다를 때 양측 의견을 들을 수 있지만 이번 수사심의위는 사건 특성상 일방적으로 진행돼 뻔한 결과가 예상된 측면이 있다”고 했다. 김 여사를 고발했던 서울의소리 측은 항고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디올백 사건 및 수사 과정도 특검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수사심의위 발표 직후 더불어민주당은 “특검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구민기 기자 koo@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
“최재영이 제출한 의견서를 함께 검토하기로 의결하고, 수사팀과 변호인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심의해 피의자 김건희의 모든 혐의에 대해 불기소 처분 의견으로 의결했다”대검찰청 수사심의위원회는 6일 오후 7시 18분경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심의 결과를 공개했다. 이날 오후 2시경부터 시작돼 5시간여의 논의 끝에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디올백 수수 의혹 사건에 대해 불기소 처분 권고를 내린 것이다.이 사건은 지난해 11월 처음 불거진 뒤 올 5월 전담수사팀 구성, 뒤이은 대대적인 검찰 인사, 그리고 7월 김 여사에 대한 비공개 대면조사로 인한 공정성 논란까지 숱한 잡음이 불거졌다. 이원석 검찰총장은 지난달 23일 “공정성을 제고하고 더 이상의 논란이 남지 않도록 매듭짓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전격적으로 수사심의위 소집 요청 카드를 꺼내들었다. 다만 정치권과 법조계에서는 수사심의위 권고에 따라 검찰이 불기소 처분을 내리더라도 수사 과정에서 각종 논란을 야기해 왔다는 점에서 향후 논란이 지속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검찰 70분, 김 여사 측 40분간 “무혐의” 피력이날 오후 2시경부터 진행된 수사심의위는 위원장인 강일원 전 헌법재판관을 포함해 변호사와 법학 교수 등 외부 인사 15명이 참석했다. 수사심의위는 검찰과 김 여사 측이 각각 제출한 A4용지 30장 분량의 의견서, 김 여사에게 디올백을 건넨 최재영 씨 측의 의견서 등을 배부한 후 오후 3시 30분경부터 70분간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의 입장과 질의응답을, 오후 4시 50분부터 40분가량은 김 여사 측의 입장 청취 등을 했다. 이후 약 2시간 동안 심의위원들 간 비공개 심의가 이어졌다.수사팀은 우선 김 여사의 디올백 수수 의혹과 관련한 핵심적인 혐의인 청탁금지법 위반에 대해 ‘직무 관련성’이 없다는 점 등을 심의위원들에게 강조했다. 2022년 9월 최 씨가 김 여사에게 건넨 디올백이 윤 대통령의 직무와 관련성이 없고, 최 씨의 각종 청탁 등이 실제로 김 여사에게 전달되지 못한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고 한다. 김 여사 측도 최 씨가 김 여사에게 디올백을 전달하는 목적에 대해 “청탁이나 그런 거 아니고요”라고 말한 카카오톡 메시지 등을 공개하며 “디올백이 직무와 무관한 당선 축하 선물이었다”고 주장했다.검찰 수사팀과 김 여사 측은 알선수재, 변호사법 위반, 뇌물수수 혐의도 ‘직무 관련성’이 있어야 인정되기에 모두 ‘혐의 없음’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위원들은 “최 씨의 부탁이 구체적으로 무엇이었냐” 등 직무 관련성과 관련된 질의를 하기도 했다. 김 여사가 금융위원회 금융위원 임명에 개입했다는 의혹으로 불거진 직권남용 혐의와 디올백 대통령기록물 지정을 통해 증거를 인멸했다는 혐의에 대해선 별도의 질의가 없었다. 수사심의위는 개별 혐의에 대한 기소 및 불기소 의견이 어떻게 나뉘었는지 등에 대해선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심의 과정에서 위원들 간 일부 이견도 있었지만 불기소 처분에 대한 결론을 모으는 과정에선 큰 이견이 없던 것으로 전해졌다.● 檢, 조만간 불기소 처분 전망검찰 안팎에서는 수사심의위와 검찰 수사팀의 결론이 ‘불기소’로 일치하면서 이 총장이 수사팀의 무혐의 결론을 받아들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 총장은 지난달 26일 “(수사팀) 의견을 존중하고 수사심의위 심의 결과도 존중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서울중앙지검은 이날 수사심의위로부터 불기소 권고 의견을 받은 후 “수사심의위 결정과 논의 내용을 참고해 최종적으로 사건을 처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다음 주 중 김 여사 사건을 처분할 예정이다.이번 수사심의위를 두고 “불기소 명분을 쌓기 위한 요식행위”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수사심의위에 무혐의를 주장하는 수사팀과 김 여사 측은 참석했지만 최 씨 등 김 여사의 처벌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이들은 참석하지 못했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일반적으로 수사팀과 피의자 의견이 다를 때 양측 의견을 들을 수 있지만 이번 수사심의위는 사건 특성상 일방적으로 진행돼 뻔한 결과가 예상된 측면이 있다”고 했다. 김 여사를 고발했던 서울의소리 측은 항고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디올백 사건 및 수사 과정도 특검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수사심의위 발표 직후 더불어민주당은 “특검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구민기 기자 koo@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
3일 국회에서 열린 심우정 검찰총장 후보자(사진)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는 검찰의 문재인 전 대통령 수사와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 수사를 두고 여야가 날 선 공방을 벌였다. 국민의힘 곽규택 의원은 문 전 대통령 수사와 관련해 심 후보자에게 “범인이 있으면 빨리 붙잡아야 한다”며 “총장에 취임하면 이 사건부터 신속하게 결론 내리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이성윤 의원은 “많은 국민이 ‘논두렁 시계 수사 2탄’이라며 분노하고 있다”고 했고, 민주당 소속 정청래 법제사법위원장은 “배은망덕, 패륜 수사”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 등은 “위원장이 편파적으로 회의를 진행한다”며 격하게 반발했다. 심 후보자는 문 전 대통령 수사에 대해 “(수사 진행 상황을) 언론 보도를 보고 알았다”면서 “검찰 수사는 법원의 사법적인 통제를 받아 가면서 영장에 의해 진행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어떠한 사건이든 동일한 기준과 잣대를 가지고 규정에 따라서 법과 원칙에 따라서 하겠다”고 밝혔다. 야당은 심 후보자가 김 여사의 친오빠와 휘문고 동창으로 친분이 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심 후보자는 “제가 학교에 다닐 때는 15개 반이 있었고 1000명의 졸업생이 있었다”며 “연락처도 모른다”고 반박했다.野 “총장되려 尹에 충성 맹세했나” 심우정 “모욕적인 질문”檢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野 “金여사 황제조사, 文 먼지털이식”… 沈 “모두 법과 원칙따라 수사 진행”沈가족 28억 해외주식 보유 논란… “아내와 재산 따로, 팔라고 못해”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3일 열린 심우정 검찰총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검찰의 문재인 전 대통령 일가 수사와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디올백 수수 의혹 수사를 두고 여야가 난타전을 벌였다. 야당은 검찰이 김 여사에 대해선 대통령경호처 부속청사로 가서 ‘황제 조사’를 하면서, 문 전 대통령 일가에 대해선 ‘먼지털이 수사’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여당은 “성역 없는 철저한 수사”를 주문했다.● 文, 金 수사 두고 ‘강 대 강’ 대치 검찰 출신인 이성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검사가 문 전 대통령 옛 사위 서모 씨의 어머니가 운영하는 목욕탕에 찾아가고, 자녀(문 전 대통령의 손자)의 아이패드까지 압수했다”면서 “인권보호 수사 규칙을 무시하고 스토커식 수사를 해도 되느냐. 김 여사는 ‘황제 조사’ 하고 반대편을 향해선 먼지털이식 수사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여당 의원들은 엄정한 수사를 주문했다.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은 “(검찰은) 역대 어느 대통령이라도 성역 없이 철저히 수사했다”며 “문제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반드시 법의 잣대가 공정성을 잃지 않도록 유의해 달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심 후보자는 “(수사 상황을) 정확하게 보고받지 못했다”면서 “(두 수사) 모두 법과 원칙에 따라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건태 민주당 의원이 “심 후보자도 총장이 되려고 윤 대통령에게 김 여사 사건, 채 해병 사건을 잘 처리하겠다고 충성을 맹세했느냐”고 묻자 심 후보자는 “모욕적인 질문”이라며 “전혀 그런 사실이 없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심 후보자는 “어떤 권력이든 동일한 법과 원칙에 따라서 수사를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어떠한 사건이든 동일한 기준과 잣대를 가지고 규정에 따라서 법과 원칙에 따라서 하겠다”고 밝혔다.● 沈 “김 여사 오빠 연락처도 몰라” 심 후보자는 야당이 제기한 김 여사의 오빠 김진우 씨와의 친분 의혹도 적극적으로 반박했다. 박준태 국민의힘 의원이 “(심 후보자의) 결혼식과 자녀 돌잔치에 (김 씨가) 참석한 적이 있다는데 사실인가. 승진 때 (김 씨가 ) 축하 난을 보냈느냐’고 묻자 심 후보자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 연락한 적이 없고 연락처도 모른다”고 말했다. 이원석 검찰총장이 검찰수사심의위원회에 회부한 김 여사의 디올백 수수 의혹 수사 역시 질의가 집중됐다. 서영교 민주당 의원 등은 검찰이 김 여사를 대통령경호처 부속청사로 불러 조사한 것을 문제 삼았다. 이에 대해 심 후보자는 “수사준칙상 조사 장소는 제3의 장소에서도 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다. 수사 방식과 내용은 수사팀에서 결정하는 것”이라고 했다. 야당은 심 후보자 가족이 보유한 해외 주식도 문제 삼았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심 후보자 가족이 28억 원 상당의 해외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사실을 언급하며 “배우자와 장남, 장녀가 가진 주식 중 애플, 구글, 테슬라가 국내에서 약 35건의 소송을 진행하고 있거나 진행했음을 확인했다. 국내 주식은 매각이나 신탁해야 하지만 외국 주식은 그렇지 않으니 막대한 돈으로 외국 투자를 하는 것이냐”라고 지적했다. 심 후보자는 “(배우자가) 경제적으로 독립해 각자 재산을 갖고 있는데 제가 배우자한테 팔아라 말라 얘기할 순 없다”고 답했다. 심 후보자는 카카오그룹에 영입된 친동생 심우찬 변호사와 관련한 이해충돌 지적에 대해서도 “문제의 소지가 있다면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은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를 SM엔터테인먼트 주가 조작 혐의로 기소했고, 심 후보자가 총장에 취임하면 공소 유지를 총괄하게 된다. 심 후보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소송을 계기로 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에 대한 재수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에 대해선 “정확히 살펴보고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야권이 추진하는 ‘검찰청 폐지’에 대해선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다.● 자료 제출 두고 한때 파행 이날 인사청문회는 자료 제출을 두고 여야가 공방을 벌이면서 한때 파행을 빚었다. 조국혁신당 박은정 의원이 “자료 제출 거부가 계속되면 후보자의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 인사청문회는 중단돼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야당은 심 후보자가 자녀 장학금 내역 등의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국민의힘 간사 유상범 의원이 “가족, 자녀 문제에 대해서는 서로 양해가 있었던 것”이라고 반박했지만,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검증이 어려울 지경이다. 어떻게 청문회를 하겠느냐”며 정회를 선언했다. 이후 심 후보자가 자료를 제출하겠다고 밝히면서 청문회는 40분 만에 속개됐다. 송유근 기자 big@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30일 관보를 통해 밝힌 ‘2024년 제8회 수시 재산공개자 현황’에 따르면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이 약 33억 원의 재산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이날 관보에 게재된 자료에 따르면 오 처장은 본인과 배우자, 모친, 자녀의 명의로 총 33억6490만 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재산에는 배우자와의 공동 명의인 16억 원 상당의 서울 서초구 우면동 아파트, 자녀 명의의 3000만 원 상당의 서울 관악구 봉천동 단독주택 전세권 등 총 16억7077만 원 상당의 건물이 포함됐다. 오 처장은 자녀 명의로 경기 성남시의 4억2000만 원 상당의 토지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토지는 자녀가 20세일 때 오 처장의 배우자로부터 매입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오 처장의 인사청문회 때 도마에 오른 바 있다. 당시 오 처장은 해당 사실이 논란이 되자 의혹에 대해 “세무사 자문에 따른 절세 차원이었다”면서도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았다”고 사과했다. 이외에도 오 처장은 가족과 함께 12억2904만 원 상당의 예금, 4951만 원 상당의 증권 등을 보유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에 공개된 현직 법무·검찰직 재산신고 대상자 중 가장 많은 재산을 신고한 사람은 김창진 법무연수원 기획부장으로 나타났다. 김 검사장은 재산으로 총 37억9638만 원을 신고했다. 배우자와 공동명의로 되어 있는 23억9800만 원 상당의 서울 강남구 일원동 아파트를 포함해 건물 26억2800만 원이 포함됐다. 가족과 함께 예금 11억852만3000원, 총 2985만 원 상당의 자동차 3대 등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가장 적은 재산을 신고한 사람은 임승철 부산고검 차장검사로 임 검사장은 6억9648만 원을 신고했다. 임 검사장은 배우자와 함께 24억 원 상당의 서울 강남구 대치동 아파트, 총 2374만원 상당의 자동차 2대 등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억4245만5000원 상당의 예금도 보유중이나 이와 함께 채무 19억2797만4000원과 채권 7550만 원도 함께 가지고 있다.이날 자료에서 확인할 수 있는 전체 법무·검찰직 재산공개 대상자 중 가장 많은 액수를 신고한 사람은 퇴직한 노정연 전 대구고검장으로 노 전 고검장이 신고한 재산은 총 82억6968만 원이다. 그는 배우자와 함께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파트, 서초동 사무실 등 건물 재산만 57억6972만원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도 가족과 함께 예금 11억3092만원, 증권 23억203만원, 골프 회원권 2억8300만원 등을 신고했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
티몬·위메프(티메프) 정산 지연 사태로 사실상 휴지조각이 된 ‘해피머니’ 상품권을 운영하는 해피머니아이엔씨가 법원에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법원은 해피머니의 자산과 채권을 동결하는 조치를 내렸다. 서울회생법원은 해피머니아이엔씨의 회생절차 개시 및 자율구조조정 지원(ARS) 프로그램 신청을 27일 접수했다고 28일 밝혔다. 담당 재판부인 회생1부(재판장 안병욱)는 28일 자산과 채권을 동결하는 보전 처분과 포괄적 금지명령을 내렸다. 채무자가 마음대로 회사 자산을 처분해 특정 채권자에게 편파적으로 변제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재판부는 다음 달 3일 류승선 해피머니아이엔씨 대표를 불러 비공개 심문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어 신청서를 검토해 회생절차 개시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해피머니 상품권은 티몬과 위메프 등에서 7% 이상의 높은 할인율로 판매돼 인기를 끌었으나 티메프 정산 지연 사태로 사실상 휴지조각이 됐다. 가맹점 대부분이 해피머니를 활용한 결제를 차단했기 때문이다. 해피머니아이엔씨는 지난달 30일 티메프에서 판매된 상품권과 해피캐시에 대한 환불을 중단했다. 최미송 기자 cms@donga.com이민아 기자 omg@donga.com}
티몬·위메프(티메프) 정산 지연 사태로 사실상 휴지조각이 된 ‘해피머니’ 상품권을 운영하는 해피머니아이엔씨가 법원에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법원은 해피머니의 자산과 채권을 동결하는 조치를 내렸다.서울회생법원은 해피머니아이엔씨의 회생절차 개시 및 자율구조조정 지원(ARS) 프로그램 신청을 27일 접수했다고 28일 밝혔다. 담당 재판부인 회생1부(재판장 안병욱)는 28일 자산과 채권을 동결하는 보전 처분과 포괄적 금지명령을 내렸다. 채무자가 마음대로 회사 자산을 처분해 특정 채권자에게 편파적으로 변제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재판부는 다음달 3일 류승선 해피머니아이엔씨 대표를 불러 비공개 심문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어 신청서를 검토해 회생절차 개시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해피머니 상품권은 티몬과 위메프 등에서 7% 이상의 높은 할인율로 판매돼 인기를 끌었으나 티메프 정산 지연 사태로 사실상 휴지조각이 됐다. 가맹점 대부분이 해피머니를 활용한 결제를 차단했기 때문이다. 해피머니아이엔씨는 지난달 30일 티메프에서 판매된 상품권과 해피캐시에 대한 환불을 중단했다.한편 28일 한국소비자원 집계 결과 상품권 구매 피해자가 참여를 신청한 집단 분쟁조정은 1만2997건으로 역대 가장 많았다. 2021년 머지포인트 사태(7200여 명)와 올 4월 메이플스토리 확률 조작 사건(5804명)을 훌쩍 뛰어넘은 것이다. 해피머니 상품권은 1만551건, 티메프 상품권은 2426건이었다. 소비자원이 이달 초 신청을 받은 티메프 여행·숙박·항공권 피해 관련 집단 분쟁조정 참여 신청 건수는 9028건이었다. 소비자원은 30일까지 상품권 관련 사건 분쟁조정 참여자가 신청 내용을 수정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이민아 기자 omg@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디올백 수수 의혹에 대한 검찰수사심의위원회(수사심의위)가 다음 달 6일 열린다. 통상 수사심의위 심의 결과가 당일에 나왔던 것을 감안하면 이번 심의 결과도 6일 나올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에 따르면 수사심의위는 9월 6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비공개 회의를 열고 디올백 사건을 심의할 예정이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형사1부)과 김 여사 측 변호인 모두 심의에 참석해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김 여사에게 디올백을 건넨 최재영 씨도 출석해 의견을 개진할 가능성이 있다. 수사심의위 운영지침에 따르면 수사팀과 사건 당사자들은 심의 당일 30쪽 이하의 의견서를 내거나 현장에 출석해 45분 이내로 의견을 밝힐 수 있다. 수사심의위는 이원석 검찰총장이 직권으로 회부한 대로 김 여사의 청탁금지법 위반 여부와 함께 알선수재 혐의 및 변호사법 위반 여부도 함께 심의할 예정이다. 수사심의위는 국민적 의혹이 제기되거나 사회적 이목이 집중되는 사건에 대해 외부 전문가들이 구속영장 청구나 기소 여부 등을 권고하는 것으로, 총장이 직권으로 소집할 수 있다. 수사팀이 권고를 따를 의무는 없다. 권고 의견은 심의위원 과반 찬성으로 의결돼 검찰에 전달된다. 법조계에선 사건 구조가 간단한 만큼 전례에 따라 당일 결과가 나올 거란 관측이 많다. 올 1월 이 총장이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직권으로 소집한 김광호 전 서울경찰청장에 대한 수사심의위도 당일 결론(기소 권고)이 내려졌다. 수사팀은 전담수사팀 구성 3개월여 만에 김 여사에 대해 ‘혐의 없음’ 결론을 내렸고,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이 22일 이 총장에게 이를 보고했다. 이 총장은 23일 “공정성을 제고하고 더 이상의 논란이 남지 않도록 매듭짓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직권으로 수사심의위를 소집했다. 최미송 기자 cms@donga.com}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동거인 김희영 티앤씨재단 이사장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에게 위자료 20억 원을 26일 입금했다. 김 이사장 측 법무법인 라움 박종우 변호사는 김 이사장이 이날 오후 노 관장의 계좌로 20억 원을 보냈다고 밝혔다. 22일 서울가정법원 가사4부(부장판사 이광우)가 김 이사장에게 “최 회장과 공동으로 노 관장에게 20억 원을 지급하라”고 선고한 지 나흘 만이다. 선고 이후 김 이사장 측은 입장문에서 의무를 이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박 변호사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김 이사장과 노 관장의 소송이 오래 이어져 오면서 양쪽 가족들이 받은 상처가 깊었다”며 “이를 치유하고 회복하는 계기가 됐으면 해 위자료 정리를 빨리 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위자료 입금은 판결을 존중하고 따르겠다는 확정적인 채무 변제금”이라고 설명했다. 김 이사장은 이날 지연이자 약 1억3000만 원을 함께 송금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김 이사장은 같은 날 법원에 항소포기서를 제출했다. 노 관장은 이날 입장문에서 김 이사장 측의 ‘일방적 입금’이라고 반발했다. 노 관장 측 법무법인 평안 이상원 변호사는 “아무런 사전 협의나 통보도 없이 일방적으로 입금했다”며 “돈의 성격이 채무 변제금인지 가지급금인지도 알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최미송 기자 cms@donga.com}
티몬·위메프가 13일 자율구조조정지원(ARS) 프로그램의 첫 일정인 ‘회생절차 협의회’를 열고 자구계획안을 제시했다. 티몬·위메프 측은 소액 채권부터 우선 상환하는 안을 제시했지만, 이에 해당하지 않은 채권자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결국 2차 협의회가 열릴 30일까지 두 회사가 추가 투자 유치에 성공할 수 있을지가 관건으로 보인다. 이날 오후 3시부터 서울회생법원에서는 티몬과 위메프, 채권자협의회 구성원 등이 모여 회생절차 협의회를 비공개로 진행했다. 티몬과 위메프는 △정산 시스템 개편 △인력 구조조정 △수익구조 개선 등이 포함된 자구계획안을 제시하고 협조를 요청했다. 협의회는 이 자구계획안을 검토하고 피해 판매자들을 위한 변제·지원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티몬·위메프는 총 10만 명의 소액 채권자에게 700억∼800억 원을 우선 변제하는 안을 내놨다. 하지만 채권자협의회는 해당 자금을 회사 정상화에 쓸 것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액 채권자가 아닐 경우 정산금을 받을 기회가 아예 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두 회사는 한편 정산 주기 단축이 포함된 경영 정상화 방안도 제시했다. 인력 구조조정, 임차료 등 경비 절감 등 수익구조 개선도 약속했다. 앞서 법원은 티몬·위메프에 다음 달 2일까지 회생 절차를 멈추고 채권자들과 자율적으로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한 ARS 프로그램을 승인했다. 이날 열린 협의회는 ARS 프로그램을 통한 자율적 협의 단계 중 하나다. 협의회에서 정상화 계획을 설명한 후 투자의향서(LOI)를 접수하고 투자계약 체결 단계를 거치면 채권자의 동의를 받아 회생 신청을 취하할 수 있다. 이후에는 정상화 계획에 따라 변제한다. 한편 이날 오전 큐텐 계열사 플랫폼에서 피해를 입은 판매자와 소비자들은 티몬 사옥 앞에 모여 검은 우산을 들고 집회를 벌였다. 이날 티메프 피해 판매자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에 따르면 현재 70여 개의 회사가 이달 중 현금 유동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파산, 회생을 검토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는 비대위에 참여한 484개 업체 가운데 15%다. 비대위는 “시급히 대처하지 않으면 도산하는 업체들이 늘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민아 기자 omg@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디올백 수수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대통령실 조모 행정관을 13일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6월에 이어 두 번째로 앞서 조사한 김 여사의 진술 신빙성을 검증하기 위해서다.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김승호)는 이날 대통령실 소속 조 행정관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 중이다. 조 행정관은 김 여사에게 디올백을 건넨 최재영 씨와 직접 연락을 주고받은 인물이다.검찰은 이날 조 행정관을 불러 지난달 김 여사를 대면조사하는 과정에서 나온 진술의 신빙성을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최 씨는 디올백을 김 여사에게 건네고 김창준 전 미국 하원의원의 국립묘지 안장 등을 부탁한 이후 조 행정관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 씨가 검찰에 제출한 통화 녹취록에 따르면 당시 조 행정관은 “‘서초동’의 연락을 받았다”며 안장 방안을 안내했고, 국가보훈처(현 국가보훈부) 사무관 연락처를 보냈다. 이후 국가보훈부는 미국에서 정치자금법 위반 전과가 있는 김 전 의원의 안장은 불가능하다고 결론을 내렸다. 이에 대해 김 여사는 검찰 조사에서 국립묘지 안장 요청을 보고받지 못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씨와 김 여사의 카카오톡 대화록에서도 관련 요청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은 또 조 행정관이 대응한 최 씨의 ‘통일TV’ 관련 청탁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한편 검찰은 지난달 26일 김 여사 측으로부터 확보한 디올백 가방이 실제 최 씨로부터 받은 가방이 맞는지 판단하기 위해 최근 디올코리아 측에 공문을 보내 동일성 판단을 요청한 상태다. 최 씨 측이 언급한 제품의 번호는 가방의 고유번호인 시리얼 넘버가 아닌 제품명을 나타내는 번호인 만큼 보다 정확한 확인을 위해 제품 본사의 판단을 참고하겠다는 취지다. 최미송 기자 cms@donga.com}
검찰이 ‘대선개입 여론조작’ 사건 수사 과정에서 야당 의원과 언론인 등의 통신이용자(가입자)정보를 조회해 논란이 일자 야권에서 법원의 허가가 필요하도록 법 개정안을 발의한 가운데 법조계 일각에선 “수사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통신이용자정보까지 법원의 영장을 통해 허가받아야 한다면 초기 대응이 중요한 수사에서 범인 검거의 적기를 놓칠 수 있다는 우려다.앞서 더불어민주당 황정아 의원은 “통신이용자정보도 수사기관이 법원의 허가를 받아 조회해야 한다”며 9일 이른바 ‘묻지 마 사찰 방지법’을 대표 발의했다. 검찰은 통신수사를 통화내역이 포함된 통신사실확인자료와 가입자의 성명 및 주소, 전화번호 등이 포함된 통신이용자정보로 분류한다. 이중 통신이용자정보는 통신사실확인자료와 달리 법원의 허가 없이도 수사기관의 필요에 따라 제공받을 수 있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통신이용자정보는 영장주의가 적용되지 않는 임의수사에 해당한다. 헌법재판소 역시 통신이용자정보를 통해 제공되는 전화번호와 성명, 생년월일 및 주소 등은 사회생활을 통해 노출되는 정보인 만큼 그 자체로 민감한 정보는 아니라고 판시한 바 있다. 검찰은 해당 법안이 발의되자 헌재와 대법원 판례에 따라 통신이용자정보 조회는 영장주의가 적용되지 않으며, 추가 영장 없이 통신이용자정보만으로 기본권 침해의 우려가 큰 다른 정보에 곧바로 접근할 수 없다고 밝혔다. 법안이 발의되자 검찰 내부에서는 통신이용자정보 조회의 불가피성을 들어 수사에 차질이 생길 것이란 목소리가 나온다. 통신이용자정보 조회는 범죄에 직접 이용된 휴대폰의 가입자 정보를 확인하거나, 법원의 허가를 받아 취득한 통화내역에 나와 있는 번호의 가입자 정보를 조회하는 경우에 이루어진다. 검찰은 법원의 영장을 받아 통화내역 및 수·발신 번호를 취득한 뒤 통신이용자정보 조회를 거치지 않는다면 오히려 과잉 수사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한다. 가입자 정보를 얻을 수 없는 상황에선, 불가피하게 취득한 통화내역의 모든 사람들에게 무작위로 연락해 범죄와의 관련성을 확인해야 한다는 것. 이렇게 될 경우 범죄와 무관한 사람들까지 필요 이상의 과도한 수사를 받을 수 있어 인권침해 등의 부작용이 초래될 수 있다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검찰은 초기 대응이 중요한 강도·성폭력·보이스피싱 등의 범죄의 경우 법원의 영장 발부를 기다리다 보면 신속한 수사가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법원의 허가가 떨어진 이후에야 용의자 추적을 시작한다면 범인 검거의 적기를 놓칠 가능성이 크고, 이로 인해 발생하는 피해는 결국 국민들에게 돌아간다는 것이다. 앞서 21대 국회에서도 통신이용자정보 조회와 관련해 영장주의 도입에 관한 논의가 있었다. 그러나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회의에서 수사 공백 우려에 대한 언급이 나왔고, 해당 법안은 기간만료로 폐기되었다. 또 미국에선 ‘저장통신법’에 이용자정보 조회를 위해서는 법원의 영장이 필요하다고 명시되어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검사가 직접 소환장을 발부해 조회가 가능한 것으로 전해진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도 2021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통신조회가 ‘사찰 논란’으로 번지자 “통신자료 조회는 수사에 있어 매우 중요한 기초자료라 공수처가 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법령에 의한 행위라 사찰이라 할 수는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당시 공수처는 통신이용자정보를 조회했고 이것이 사찰 논란으로 불거졌다. 2022년 7월 헌재가 “(통신이용자정보 조회에 대한) 사후통지절차가 필요하다”는 취지의 헌법불합치 판결을 내리면서 사후 통지 규정이 만들어졌다. 이번 검찰의 통신이용자정보 조회 논란은 이때 만들어진 규정에 따라 사후 통지되며 시작됐다. 올해 초 이 전 대표가 부산에서 피습 당했을 당시, 피습에 가담한 공범을 며칠 만에 잡는데도 통신이용자정보 조회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대표는 1월 2일 부산 가덕도 신공항 건설 부지에서 피습을 당했는데 피습범은 현장에서 검거되었고 공범은 5일만인 7일에 검거되었다.한편 윤석열 정부 들어 통신이용자정보 조회가 증가했다는 야당의 주장에 대해서도 대검 관계자는 “10년 전에 비해 3분의 1 가까이 감소한 수치”라고 반박했다. 실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통신이용자정보 제공 통계에 따르면 검찰의 통신이용자정보 조회 건수는 문재인 정권 당시보다 최대 약 80만 건 이상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가입자 정보 조회는 2022년 130만 건, 2023년 147만 건으로 증가했지만, 2018년과 2019년엔 각각 211만 건, 197만 건 조회가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시대가 변한만큼 수사기관의 개인정보 조회를 좀 더 엄격하게 제한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법조계 의견도 적지 않다. 한 판사 출신 변호사는 “내가 평소에 전화하는 상대방이 수사기관에서 언제든 수사 대상이 될 수 있다면 사생활 침해 우려가 항상 있는 것”이라며 “섬세하게 설계된 영장 제도를 도입해 법원 판단을 받아 과도한 인권 침해를 막을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최미송 기자 cms@donga.com}
국방부 조사본부TF(태스크포스)가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을 재검토하던 기간에 대통령실과 국방부 수뇌부 사이에 11번의 통화가 오간 것으로 파악됐다. 국방부 수뇌부가 TF에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수사 중인 공수처는 대통령실이 외압에 개입했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하고 있다.12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해 8월 9일부터 같은 달 21일까지 이시원 전 대통령공직기강비서관과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이 11통 전화통화를 주고받았다. 이 기간은 해병대 수사단이 경찰로 이첩했던 채 상병 순직 사건을 국방부가 다시 회수한 뒤 TF가 재검토를 진행하던 때다. TF는 그달 9일에 재검토 착수한 뒤 21일 최종 결과를 발표했다.공수처는 당시 통화에서 이 전 비서관이 유 관리관에게 대통령실의 입장을 전달해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을 경찰 이첩 대상에서 제외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유 관리관은 TF 에 “임 전 사단장을 제외하라”는 취지의 지시를 다수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또 그는 지난해 8월 9일과 17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김동혁 검찰단장, 박경훈 전 조사본부장 직무대리 등이 참석한 연석회의에서 “판단을 배제하고 확실한 사실관계에 의거해 인지통보서에 혐의자를 현장 책임자 2명으로 경찰에 이첩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임 전 사단장을 제외하라는 취지다.재검토 기간이었던 지난해 8월 14일 국방부 법무관리관실은 TF에 제출한 의견서에 임 전 사단장에 대해 “안전 통제 대책을 제대로 강구하지 않는 등 과실은 있지만, 사망과 인과관계가 명확하지 않다”며 혐의를 특정하지 말라는 의견을 개진했다. 다음날(15일) 이 전 비서관과 유 관리관은 2통의 통화를 했다. 18일(1통), 19일(1통)에도 통화 기록이 있었다.이후 TF는 21일 발표한 결과보고서에서 임 전 사단장을 제외하고 현장 간부 대대장 2명에 대해서만 혐의를 특정해 경찰에 이첩한다고 적시했다. 이 전 비서관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공수처 수사 상황과 관련해 드릴 말씀이 없다”고 했다. 유 관리관은 “수사 중인 내용에 대해 답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구민기 기자 koo@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외압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윤석열 대통령의 휴대전화 통화 내역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공수처 등 수사기관이 직무 중인 현직 대통령의 통화 내역을 받아 수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국정농단 사건에서 특검이 직무정지 상태였던 박근혜 당시 대통령의 통화 내역을 확보한 바 있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공수처 수사4부(부장검사 이대환)는 법원으로부터 영장을 발부받아 지난해 7∼8월 윤 대통령의 개인 휴대전화 통화 내역을 확보했다. 통화 내역에는 윤 대통령이 통화한 수·발신 전화번호와 문자의 통신 시간, 발신 지역 등만 표기된다. 공수처는 윤 대통령 휴대전화 통신 영장을 3차례 청구했지만 기각당했고, 지난달 중순 영장을 발부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공수처는 법원에 수개월치 통화 내역을 요청했지만 영장이 기각되는 과정에서 공개 범위가 좁혀져 채 상병 순직과 관련해 대통령실의 개입이 이뤄진 것으로 추정되는 2개월치 통화 내역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7월 31일 오전 국가안보실 회의에서 해병대 수사단이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등 총 8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경찰에 이첩한다는 사실을 듣고 “이런 일로 사단장을 처벌하면 누가 사단장을 할 수 있겠느냐”며 격노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8월 2일엔 해병대 수사단이 실제 임 전 사단장을 포함해 총 8명을 경찰에 이첩하자 국방부 검찰단이 이를 회수해 오기도 했다. 이날 낮 12시 7∼57분 윤 대통령이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과 3차례 통화를 한 사실이 밝혀지며 외압 의혹이 일었다. 공수처, ‘VIP 격노설’ 전후 尹휴대전화 통화 두달치 분석 나서尹휴대전화 통화내역 확보지난달 중순 4번 영장청구 끝 발부1년시한 통화내역 폐기직전 확보대통령실 관계자 수사확대 가능성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윤석열 대통령의 통화 내역을 확보한 것은 지난달 중순이다. 이는 지난해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외압 사건의 핵심 기록이 삭제되기 직전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통신사의 통화 내역은 1년이 지나면 폐기 처분된다. 채 상병은 지난해 7월 19일 순직했고 이후 해병대 수사단의 조사가 시작됐다. 법원도 1년이 지나면 보존 기간이 만료된다는 점을 고려해 영장을 발부한 것으로 풀이된다.● 공수처, 대통령실 수사 확대 윤 대통령의 통화 내역을 확보한 공수처는 대통령실 전반으로 수사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공수처가 확보한 통화 내역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해병대 수사단이 임 전 사단장 등을 경찰에 이첩한 지난해 8월 2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과 3차례 통화한 이후 신범철 전 국방부 차관, 임기훈 전 국방비서관과도 수차례 통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의 지난해 8월 2일 통화 외에도 같은 날 임 전 비서관, 이시원 전 대통령공직기강비서관, 조태용 국가안보실장 등은 서로 전화를 수십 차례 주고받았다. 공수처는 이들이 당시 전화를 주고받으며 채 상병 순직 사건 회수와 관련해 모의했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공수처는 올 1월 국방부, 해병대 사령부 등을 압수수색하고, 4∼5월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 박경훈 전 조사본부 직무대리 등 국방부 수뇌부들을 불러 조사하는 등 지금까지 국방부와 해병대 수뇌부들에 대한 수사는 적극적으로 진행해왔다. 이 전 장관을 수행했던 박진희 전 군사보좌관이 임 전 사단장을 경찰 이첩 과정에서 제외하라는 취지의 지시를 한 내용이 기록된 업무 메모를 확보하는 등 일정 정도의 성과도 거뒀다. 다만 대통령실과 대통령실 관계자들에 대한 압수수색, 조사 등은 이뤄진 바 없다. 국방부와 해병대 수뇌부의 외압을 밝힌 공수처는 그 윗선인 대통령실과의 연결고리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공수처는 윤 대통령 통화 내역 확보를 포함해 대통령실에 대한 압수수색과 관계자 조사 등에 나설 수 있다.● 이시원-유재은 조사본부 재검토 때 11차례 통화 이 과정에서 공수처는 국방부 조사본부TF가 채 상병 순직 사건을 재검토하던 기간에 대통령실과 국방부 수뇌부 사이에 11번의 통화가 오간 것으로 파악했다. 12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해 8월 9∼21일 이 전 비서관과 유 관리관이 11통의 전화를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간은 해병대 수사단이 경찰로 이첩했던 채 상병 순직 사건을 국방부가 다시 회수한 뒤 TF가 재검토를 진행하던 때다. TF는 그달 9일에 재검토에 착수한 뒤 21일 최종 결과를 발표했다. 공수처는 당시 통화에서 이 전 비서관이 유 관리관에게 대통령실의 입장을 전달하며 임 전 사단장을 경찰 이첩 대상에서 제외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유 관리관은 TF에 “임 전 사단장을 제외하라”는 취지의 지시를 다수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재검토 기간이었던 지난해 8월 14일 국방부 법무관리관실은 TF에 제출한 의견서에 임 전 사단장에 대해 “안전 통제 대책을 제대로 강구하지 않는 등 과실은 있지만, 사망과 인과관계가 명확하지 않다”며 혐의를 특정하지 말라는 의견을 개진했다. 다음 날(15일) 이 전 비서관과 유 관리관은 2통의 전화를 했다. 18일(1통), 19일(1통)에도 통화했다. 이 전 비서관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공수처 수사 상황과 관련해 드릴 말씀이 없다”고 했다. 유 관리관은 “수사 중인 내용에 대해 답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구민기 기자 koo@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11일 차기 검찰총장 후보자로 심우정 법무부 차관(53·사법연수원 26기·사진)을 지명했다. 이날 윤 대통령은 박성재 법무부 장관으로부터 검찰총장 임명 제청을 받고, 심 차관을 총장 후보자로 지명했다.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은 “검찰 구성원의 신망이 두텁고 법치주의 확립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있다”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심 후보자는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 법무부 기획조정실장, 대검찰청 차장검사 등 검찰 내 핵심 보직을 거쳤다. 올 1월부터 법무부 차관을 맡고 있다. 검찰 내 대표적인 기획통으로 분류되는 그는 특수통인 이원석 검찰총장(27기)보다 한 기수 선배다. 이 때문에 대대적인 ‘사정(司正) 드라이브’보다는 검찰 조직 안정화를 고려한 인선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심 후보자는 이날 “엄중한 시기에 총장 후보자로 지명돼 엄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검찰이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도록 구성원 모두와 함께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건희 여사 특혜 조사 논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사건에 대해선 말씀드리기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 심우정, 文정부때 尹징계 반대… 金여사 수사엔 “원칙따라 진행”檢총장 후보자에 심우정現총장보다 1기수 높은 ‘기획통’… 김주현 민정수석과 인연 깊어尹, 검찰 조직 안정화에 힘실어… 沈 “국민 신뢰 얻도록 역할 다할것”의원-충남지사 지낸 심대평 장남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은 11일 심우정 법무부 차관의 검찰총장 후보자 지명 소식을 밝히면서 “안정적으로 검찰 조직을 이끌고 헌법과 법치주의 수호, 국민 보호라는 본연의 임무를 잘 수행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의 두 번째 검찰총장으로 조직, 인사에 능한 ‘기획통’을 낙점한 배경에는 최근 안팎으로 어려움에 직면한 검찰 조직의 상황을 고려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법조계에서는 야권의 검사 탄핵, 윤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 조사를 둘러싼 대검찰청과 서울중앙지검의 갈등 등을 심 후보자가 풀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 대통령-비서실장-민정수석과 인연 충남 공주 출신인 심 후보자는 서울 휘문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뒤 사법연수원 26기로 검사에 임관했다. 검찰 재직 시 주로 법무부와 대검찰청의 기획 부서에 몸담았다. 검찰 재직 시 ‘특수통’이었던 윤 대통령과 기획통인 심 후보자는 근무 연은 많지 않지만 각종 인연으로 얽혀 있다. 심 후보자는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으로 2015년 2월부터 2017년 8월까지 2년 6개월가량 재직했는데 2015년 2월부터 1년간 박성재 법무부 장관을, 2017년 5월부턴 서울중앙지검장으로 부임한 윤 대통령을 각각 보좌했다. 문재인 정부 때인 2019년 7월 검사장으로 승진한 심 후보자는 이듬해인 2020년 법무부 기획조정실장으로 근무하며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의 참모로 일했다. 그해 11월 추 전 장관이 당시 검찰총장이던 윤 대통령에 대한 징계를 강행하자 심 후보자는 반대 의견을 피력해 결재 라인에서 배제되기도 했다. 심 후보자는 검찰의 대표적인 ‘기획통’ 출신인 김주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과도 인연이 깊다. 심 후보자가 평검사 시절 대검 정책기획과와 법무부 검찰과에 재직할 당시 과장이 김 수석이었고, 중간간부 때인 법무부 검찰국 검찰과장과 형사기획과장으로 일할 때는 직속 상관인 검찰국장이 김 수석이었다. 이 때문에 검찰 안팎에서 대통령실과 대검 사이 소통이 원활해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반면 심 후보자는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는 가까운 사이가 아닌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심 후보자의 아버지는 17, 18대 국회의원과 자유선진당 대표 등을 지낸 심대평 전 충남도지사다. 정진석 실장과 심 전 지사가 과거 충청권을 기반으로 한 자유민주연합(자민련) 때부터 정치 활동을 함께 이어온 인연이 있다. 심 후보자의 동생은 윤석열 정부 출범 후 대통령실에서 행정관을 지낸 바 있다. 윤 대통령이 용산 관저로 이주하기 전 거주하던 서울 서초구의 주상복합 아파트에 심 후보자도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檢 인사, 특수통에서 기획통으로 심 후보자는 현직인 이 총장보다 사법연수원 기수가 한 기수 높다. 심 후보자가 총장으로 임명되면 검찰총장 임기제가 도입된 1988년 이후 김오수 전 총장에 이어 두 번째로 기수 역진 인사가 된다. 검찰 내부에서는 이 총장이 전임이었던 김오수 전 총장보다 7기수가 낮은 파격 인사였다는 점을 고려해 ‘기수 안정화’를 고려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석열 정부가 집권 중반에 들어들면서 특수통보다는 기획통이 중용받는 검찰 인사 기조가 뚜렷해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윤석열 정부 초기에는 특수통인 한 대표, 이 총장, 송경호 부산고검장 등이 법무부 장관, 검찰총장, 서울중앙지검장 등 핵심 보직을 꿰찼다. 반면 올 5월부턴 김 수석의 임명과 이창수 현 서울중앙지검장의 부임 등 기획통으로 여겨지는 검찰 전현직 간부들이 두루 등용됐다. 이날 심 후보자는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도록 법치주의를 확립하는 본연의 역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 여사 수사와 관련해 “특혜도 성역도 없다”는 이 총장의 발언에 대해 심 후보자는 “어떤 수사에서도 법과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는 것은 당연하다”면서도 “다만 검찰 구성원들이 그런 믿음을 갖고 본인들 일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 구성원들이 법과 원칙에 따라 일을 진행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외압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지난해 박진희 당시 국방부 장관 군사보좌관이 30여 차례에 걸쳐 국방부 조사본부 태스크포스(TF) 팀원에게 전화를 한 정황이 기록된 업무 메모를 확보했다. 해당 통화 내용에는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을 중간 보고서에서 빼라는 취지의 지시가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TF의 사건 재검토 과정에서 국방부 수뇌부의 개입 정황을 담은 물증이 확보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방부 수뇌부 지시 담긴 업무 메모 확보 11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공수처 수사4부(부장검사 이대환)는 지난해 8월 TF가 해병대 수사단의 채 상병 순직 사건 조사를 재검토하는 과정에서 작성된 당시 TF원의 업무 메모를 최근 확보했다. 지난해 8월 9일 TF는 해병대 수사단의 채 상병 순직 사건 조사 결과에 대한 재검토에 착수했다. 해병대 수사단이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등 총 8명을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경찰에 이첩하자, 국방부 검찰단이 이를 회수했고 이후 TF가 재검토를 시작했다. 업무 메모에는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을 보좌했던 박 전 보좌관이 TF원들과 30여 차례 통화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박 전 보좌관이 “직접적인 책임 관계가 드러나는 대대장 2명에 대해서만 (범죄 혐의를) 특정해 경찰에 이첩하라”는 취지로 지시하는 등 TF의 ‘중간보고서’ 내용을 수정하라는 취지의 지시를 내렸다는 내용도 기록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간보고서에는 임 전 사단장을 포함해 총 6명의 업무상과실치사 혐의가 구체적으로 적시됐고, 지난해 8월 14일 이종섭 장관에게 보고됐었다. 박 전 보좌관의 30여 차례의 통화를 전후로 TF는 지난해 8월 21일 임 전 사단장을 제외한 대대장 2명의 범죄 혐의만 특정해 경찰에 이첩한다고 발표했다. 공수처는 업무 메모를 토대로 TF가 재검토 내용을 바꾸는 데 박 전 보좌관이 개입한 것으로 보고 수사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공수처는 최근 TF팀원들을 불러 조사한 결과 “채 상병 순직 사건 조사 과정에서 국방부 수뇌부의 개입이 있었다”, “국방부 수뇌부의 개입으로 재검토 결과가 바뀌었다” 등의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적법한 지시” vs “권한 없는 외압” 법조계에서는 박 전 보좌관이 TF원들에게 전화를 한 행위가 위법한지, 외압인지에 대해 견해가 나뉜다. 우선 국방부 장관은 원칙적으로 TF를 지휘, 감독할 권한이 있다. 때문에 장관의 보좌관이 장관의 지시에 따라 TF에 전화를 건 것은 위법하지 않다는 해석도 나온다. 군사경찰직무법 5조는 ‘군사경찰 부대가 설치돼 있는 부대의 장은 군사경찰 직무를 관장하고 소속 군사경찰을 지휘 감독한다’고 규정하는데, 이 경우 국방부 장관에게 TF를 지휘 감독할 권한이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공수처는 채 상병 사건 조사는 이 원칙이 적용되지 않는 특수한 경우라는 입장이다. 2022년 개정된 군사법원법 등에 따르면 군사경찰은 수사권이 없는 변사 사건이 접수되면 지체없이 민간 경찰로 이첩해야 한다. 공수처는 채 상병 사건이 여기에 해당하는 경우이기 때문에 국방부 장관에게 감독 지휘권이 없다고 보고 있다. 검찰 출신 변호사는 “박 전 보좌관이 국방부 장관의 지휘감독 권한이 없는 일에 개입했다면 외압으로 볼 수 있고 직권남용이 성립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 전 보좌관은 올 1월 공수처에 사건과 관련해 아무 기록이 없는 ‘깡통 폰’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수처는 이번에 확보한 메모가 박 전 보좌관의 부당한 외압을 입증하는 데 주요 단서로 쓰일 것으로 보고 있다. 동아일보는 박 전 보좌관에게 여러 차례 해명을 요청했지만, 답변이 오지 않았다. 구민기 기자 koo@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11일 차기 검찰총장 후보자로 심우정 법무부 차관(53·사법연수원 26기)을 지명했다. 이날 윤 대통령은 박성재 법무부 장관으로부터 검찰총장 임명 제청을 받고, 심 차관을 총장 후보자로 지명했다.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은 “검찰 구성원의 신망이 두텁고 법치주의 확립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있다”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심 후보자는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 법무부 기획조정실장, 대검찰청 차장검사 등 검찰 내 핵심 보직을 거쳤다. 올 1월부터 법무부 차관을 맡고 있다. 검찰 내 대표적인 기획통으로 분류되는 그는 특수통인 이원석 검찰총장(27기)보다 한 기수 선배다. 때문에 대대적인 ‘사정(司正) 드라이브’ 보다는 검찰 조직 안정화를 고려한 인선이라는 평가가 나온다.심 후보자는 이날 “엄중한 시기에 총장 후보자로 지명돼 엄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검찰이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도록 구성원 모두와 함께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건희 여사 특혜 조사 논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사건에 대해선 말씀 드리기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은 11일 심우정 법무부 차관의 검찰총장 지명 소식을 밝히면서 “안정적으로 검찰 조직을 이끌고 헌법과 법치주의 수호, 국민 보호라는 본연의 임무를 잘 수행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의 두 번째 검찰총장으로 조직, 인사에 능한 ‘기획통’을 낙점한 배경에는 최근 안팎으로 어려움에 직면한 검찰 조직의 상황을 고려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법조계에서는 야권의 검사 탄핵, 윤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 조사를 둘러싼 대검찰청과 서울중앙지검의 갈등 등을 심 후보자가 풀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 대통령-비서실장-민정수석과 인연 충남 공주 출신인 심 후보자는 서울 휘문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뒤 사법연수원 26기로 검사에 임관했다. 검찰 재직시 주로 법무부와 대검찰청의 기획 부서에서 몸담았다. 검찰 재직 시 ‘특수통’이었던 윤 대통령과 기획통인 심 후보자는 근무연은 많지 않지만 각종 인연으로 얽혀 있다. 심 후보자는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으로 2015년 2월부터 2017년 8월까지 2년 6개월가량 재직했는데 2015년 2월부터 1년 간 박성재 법무부 장관을, 2017년 5월부턴 서울중앙지검장으로 부임한 윤 대통령을 각각 보좌했다.문재인 정부 때인 2019년 7월 검사장으로 승진한 심 후보자는 이듬해인 2020년 법무부 기획조정실장으로 근무하며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의 참모로 일했다. 그해 11월 추 전 장관이 당시 검찰총장이던 윤 대통령에 대한 징계를 강행하자 심 후보자는 반대 의견을 피력해 결재 라인에서 배제되기도 했다. 심 후보자는 검찰의 대표적인 ‘기획통’ 출신인 김주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과도 인연이 깊다. 심 후보자가 평검사 시절 대검 정책기획과와 법무부 검찰과에 재직할 당시 과장이 김 수석이었고, 중간간부 때인 법무부 검찰국 검찰과장과 형사기획과장으로 일할 때는 직속상관인 검찰국장이 김 수석이었다. 때문에 검찰 안팎에서 대통령실과 대검 사이 소통이 원활해 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반면 심 후보자는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는 가까운 사이가 아닌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심 후보자의 아버지는 17, 18대 국회의원과 자유선진당 대표 등을 지낸 심대평 전 충남도지사다. 정진석 실장과 심 전 지사가 과거 충청권을 기반으로 한 자유민주연합(자민련) 때부터 정치 활동을 함께 이어온 인연이 있다. 심 후보자의 동생은 윤석열 정부 출범 후 대통령실에서 행정관을 지낸 바 있다. 윤 대통령이 용산 관저로 이주하기 전 거주하던 서울 서초구의 주상복합 아파트에 심 후보자도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檢 인사, 특수통에서 기획통으로심 후보자는 현직인 이 총장보다 사법연수원 기수가 한 기수 높다. 심 후보자가 총장으로 임명되면 검찰총장 임기제가 도입된 1988년 이후 김오수 전 총장에 이어 두 번째로 기수 역진 인사가 된다. 검찰 내부에서는 이 총장이 전임이었던 김오수 전 총장보다 7기수가 낮은 파격 인사였다는 점을 고려해 ‘기수 안정화’를 고려했다는 분석이 나온다.윤석열 정부가 집권 중반에 들어들면서 특수통보다는 기획통이 중용받는 검찰 인사 기조가 뚜렷해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윤석열 정부 초기에는 특수통인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이 총장, 송경호 부산고검장 등이 법무부 장관, 검찰총장, 서울중앙지검장 등 핵심 보직을 꿰찼다. 반면 올 5월부턴 김 수석의 임명과 이창수 현 서울중앙지검장의 부임 등 기획통으로 여겨지는 검찰 전현직 간부들이 두루 등용됐다. 이날 심 후보자는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도록 법치주의를 확립하는 본연의 역할을 다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 여사 수사와 관련해 “특혜도 성역도 없다”는 이원석 총장의 발언에 대해, 심 후보자는 “어떤 수사에서도 법과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는 것은 당연하다”면서도 “다만 검찰 구성원들이 그런 믿음을 갖고 본인들 일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 구성원들이 법과 원칙에 따라 일을 진행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