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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5일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 등 여당 지도부를 초청해 만찬을 한다. 23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정 비대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 김석기 사무총장, 비대위원 등 여당 지도부를 만찬에 초청했다.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 이진복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 등 대통령실 참모도 배석한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11~16일 동남아시아 순방 성과를 공유하고, 이준석 전 대표에 대한 국민의힘 윤리위원회의 징계를 전후로 벌어진 당내 혼란을 수습한 것과 관련해 비대위원을 격려할 예정이다. 내년도 예산안과 민생 법안 처리, 이태원 핼로윈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등 국회 현안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번 회동에서도 야당은 배제돼 정국 경색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윤 대통령은 취임 초 여야 지도부와 함께 돼지갈비에 김치찌개 회동을 하자고 제안하는 등 대화 의사를 적극적으로 내비쳤지만, 지금까지 야당 지도부와의 오·만찬 자리는 없었다. 윤 대통령과 야당 지도부의 만남은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윤 대통령은 9월 유엔 총회 참석 직후 여야 지도부와의 회동을 추진했다. 그러나 윤 대통령 ‘비속어 논란’과 이후 더불어민주당의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건의안 처리로 물 건너갔다. 현재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관련한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만남이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도 대통령실 내부에서 제기된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중국에서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이 내려진 뒤 6년 만에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서 한국 영화가 서비스됐다. 대통령실은 “(15일) 한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중국이 OTT 조치로 화답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22일 중국 OTT 텅쉰스핀(텐센트 비디오)에는 홍상수 감독의 ‘강변호텔’(2018년)이 ‘장볜뤼관(江邊旅館)’이란 제목으로 상영 중이다. 정민영 한국 영화진흥위원회 중국대표처 수석대표는 “‘강변호텔’이 국가광파전시총국의 허가를 받아 이달 초부터 텅쉰스핀에서 공개됐다”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으로 중국의 한한령 보복이 시작된 이후 한국 영화가 중국 3대 OTT 플랫폼(텐센트·유쿠·아이치이)에 올라온 것은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은 한국의 사드 배치에 반발해 2016년부터 한국 연예인이 출연한 드라마, 영화, 광고, 게임 등의 수입을 막는 한한령을 실시해 왔다. 텅쉰스핀에 홍 감독의 작품이 올라온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한한령 해제 신호탄’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대통령실은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부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통화 등을 통해 문화·인적 교류의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한 결과라는 점을 강조했다. 김은혜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은 특히 “윤 대통령은 한중 정상회담에서 문화·인적 교류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시 주석도 이에 공감했다”며 ‘중국의 화답’이라고 말했다. 다만 최근 몇몇 작품만 ‘찔끔찔끔’ 유통되고 있다는 점에서 “본격적인 해제로 보긴 아직 이르다”는 평가도 많다. 한한령 시작 때는 한국 문화 상품의 유통이 일시에 모두 막혔다. 지난해 12월에도 중국 본토에서 나문희, 이희준 주연의 ‘오! 문희’(2020년·정세교 감독)가 개봉됐다. 6년여 만의 한국 영화 상영으로 앞으로 더 많은 작품이 개봉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지만 이후 1년 가까이 추가 개봉작이 없는 상황이다.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이미 수년 동안 한국 영화가 중국 시장에 발을 들여놓지 못했다”면서 “한국 영화가 중국에서 과거와 같은 영향력을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홍수영 기자 gaea@donga.com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이것이 아들의 사망진단서입니다. 사망 일시는 추정, 장소는 이태원 거리 노상, 사인은 미상…. 이게 말이 되는 상황입니까.” 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대회의실에서 열린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 입장 발표 기자회견’에서 고 이남훈 씨의 어머니는 이 씨의 사망진단서를 꺼내며 “무능한 정부에 아들을 뺏겼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또 “어떻게 자식이 죽었는데 사인도 시간도 장소도 제대로 모른 채 떠나보내라 하느냐”며 “그날의 진실과 투명한 조사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민변 10·29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 및 법률지원 태스크포스(TF)’가 주최했고, 회견에 동의한 희생자 34명의 유족 가운데 약 30명이 참석했다. 또 유족 6명이 희생자의 실명과 함께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이태원 참사로 가족을 잃은 유족이 함께 공식 석상에 선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회견장에선 회견 내내 유족들의 울음소리가 이어졌다. 배우 고 이지한 씨의 어머니는 “초동 대처만 제대로 했어도 158명의 희생자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당신 자식이 한 명이라도 있었다면 설렁탕 먹고 뒷짐 지고 걸어갈 수 있었겠느냐. 부작위에 의한 살인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민변 이태원 참사 TF 팀장인 윤복남 변호사는 이날 유족들의 의견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의 진심 어린 사과 △성역 없는 책임 규명 및 문책 △피해자와 유족 참여가 보장된 진상 규명 △피해자와 유족 간 소통 보장 △사회적 추모를 위한 시설 마련 △인터넷 댓글 등 2차 가해 방지를 위한 구체적 대책 등 6가지 요구사항을 발표했다. 희생자 명단 공개 논란에 대해 윤 변호사는 “정부의 선제적 조치가 없어 명단이 사적으로 공개되고 있다”며 “유족들이 동의하는 분에 한해 명단 공개를 하자는 게 유족의 뜻”이라고 했다. 정부의 사후 조치가 미흡하다는 비판도 나왔다. 고 이민아 씨의 아버지는 “(납골당에) 나이 들어 돌아가신 분 사이에 젊은 아이를 두기 싫어 유골을 집으로 데려왔다”며 “추모비라도 논의하려고 했는데 참사 17일이 지나서야 수소문 끝에 겨우 유족 몇 분을 만날 수 있었다. 유족 모임 구성이나 권리 안내 등 기본적 조치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한편 대통령실은 이날 “철저한 수사에 따른 책임자와 책임 범위를 명확히 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22일 기자들과 만나 “참사에 대한 철저한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며 “책임자와 책임 범위, 법적인 가해자가 명확해지면 정당한 보상도, 위로도 조금이나마 가능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중국에서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이 내려진 뒤 6년 만에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서 한국 영화가 서비스됐다. 대통령실은 “(15일) 한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중국이 OTT 조치로 화답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22일 중국 OTT 텅쉰스핀(텐센트 비디오)에는 홍상수 감독의 ‘강변호텔’(2018년)이 ‘장볜뤼관’(江邊旅館)이란 제목으로 상영 중이다. 정민영 한국 영화진흥위원회 중국대표처 수석대표는 “‘강변호텔’이 국가광파전시총국의 허가를 받아 이달 초부터 텅쉰스핀에서 공개됐다”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갈등으로 중국의 한한령 보복이 시작된 이후 한국 영화가 중국 3대 OTT 플랫폼(텐센트·유쿠·아이치이)에 올라온 것은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은 한국의 사드 배치에 반발해 2016년부터 한국 연예인이 출연한 드라마, 영화, 광고, 게임 등의 수입을 막는 한한령을 실시해 왔다. 텅쉰스핀에 홍 감독의 작품이 올라온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한한령 해제 신호탄’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대통령실은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한중 정상이 3년 만에 대면 회담을 하며 협력의 물꼬를 큰 결과라는 점을 강조했다. 김은혜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은 “윤석열 대통령은 15일 한중 정상회담에서 문화·인적교류의 중요성과 소통의 필요성을 강조했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도 이에 공감했다”며 ‘중국의 화답’이라고 말했다. 다만 최근 몇몇 작품만 ‘찔끔찔끔’ 유통되고 있다는 점에서 “본격적인 해제로 보긴 아직 이르다”는 평가도 많다. 한한령 시작 때는 한국 문화 상품의 유통이 일시에 모두 막혔다. 지난해 12월에도 중국 본토에서 나문희, 이희준 주연의 ‘오! 문희’(2020년·정세교 감독)가 개봉됐다. 6년 여 만의 한국 영화 상영으로 앞으로 더 많은 작품이 개봉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지만 이후 1년 가까이 추가 개봉작이 없는 상황이다.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이미 수년 동안 한국 영화가 중국 시장에 발을 들여 놓지 못했다”면서 “한국 영화가 중국에서 과거와 같은 영향력을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용산으로 대통령실을 옮긴 가장 중요한 이유”라고 표현했던 출근길 도어스테핑(약식 기자회견)이 61차례 만에 중대 기로에 서게 됐다. 대통령실이 21일 윤 대통령의 도어스테핑에 대한 기약 없는 중단을 결정한 데 따른 것이다. 대통령실은 표면적으로 18일 도어스테핑 현장에서 MBC 기자가 윤 대통령에게 목소리를 높여 항의성 질문을 한 이른바 ‘불미스러운 사태’를 이유로 들었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으로는 ‘정파적 활동을 하고 있는 MBC에 취재의 장을 계속 열어주는 게 맞느냐’는 판단이 반영된 결과로 알려졌다. ‘용산 시대’의 상징인 도어스테핑은 당분간 재개가 어려워 보인다. ○ 尹 “MBC, 정파적 활동 한다” 의중 강해대통령실은 이날 오전 ‘도어스테핑 중단’을 공지하며 “최근 발생한 불미스러운 사태와 관련해 근본적인 재발 방지 방안 마련 없이는 지속할 수 없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이 언급한 ‘불미스러운 사태’는 MBC 기자가 18일 도어스테핑을 마치고 집무실로 향하는 윤 대통령에게 “MBC가 뭘 악의적으로 했다는 거죠?”라며 따지듯 묻고, 대통령실 관계자와 설전을 벌인 상황을 말한다. 대통령실 참모들은 전날 늦게까지 회의를 하며 해당 기자를 그대로 둔 채 도어스테핑을 하기는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 대통령실 이재명 부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18일 현장은) 국민과의 소통의 장이 아니라 고성이 오가고 난동에 가까운 행위가 벌어지는 현장이었다”면서 “국민을 불편하게 만드는 도어스테핑을 유지할 이유가 없다”라고 밝혔다. 다른 관계자는 “도어스테핑을 난장판으로 만들었다”라는 표현도 썼다. 당초 대통령실은 “도어스테핑 중단을 고심하고 있다”는 공지를 준비했으나 이날 아침 “중단하기로 결정했다”로 문구를 바꿨다고 한다. 어조가 한층 강경해진 것이다. 여기에는 윤 대통령의 의중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비단 도어스테핑 사태뿐만 아니라 ‘비속어 논란’ 보도를 비롯한 일련의 MBC의 행위를 정치적 목적을 가진 활동이라고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참모들에게 “MBC는 본연의 언론 활동이 아니고 정파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고 복수의 대통령실 관계자가 전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도 “해당 기자는 도어스테핑 자리에서 질문이 아닌 정치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도어스테핑을 관장하는 김영태 대통령대외협력비서관은 “18일 사태에 대한 도의적 책임을 느낀다”면서 사의를 표명했다. ○ 도어스테핑 중단 장기화될 가능성도어스테핑은 ‘용산 시대’의 상징으로 여겨졌다. 그간 7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사태와 이태원 핼러윈 참사에 따른 국가애도기간에 맞춰 도어스테핑을 일시 중단한 적은 있지만 이번은 상황이 다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실상 MBC와의 사활을 건 충돌에 따른 무기한 중단이기 때문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브리핑에서 “근본적인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고, 더 나은 방식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는 확신이 서면 그때 재개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MBC 기자로 발생한 이 사태가 기자단의 자정 작용으로 해결될 때까지는 도어스테핑 재개가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19일 출입기자 간사단에 MBC 기자의 출입기자 등록 취소나 출입 정지, 출입기자 교체 요구 등에 대한 의견 제시를 요청했다. 간사단은 “징계를 논할 수 있는 근거 규정이 없다”고 판단하고 의견을 내지 않기로 했다. 그러나 대통령실이 MBC와의 충돌로 인해 도어스테핑을 중단하고, MBC 기자에 대한 징계 의견 제시를 요청한 것을 두고 비판도 나온다. 한국기자협회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특정 언론사를 본보기 삼아 언론을 길들이려는 의도”라며 “MBC 기자에게 잘못이 있다면 출입기자단에서 자율적으로 처리하면 될 일”이라고 지적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윤석열 대통령 ‘비속어 논란’ 등에 대한 MBC의 보도와 MBC 취재진에 대한 대통령실의 전용기 탑승 배제 조치로 불거진 양측 간 갈등이 확전되는 양상이다. 대통령실은 18일 MBC 기자가 윤 대통령에게 목소리를 높여 항의성 질문을 한 행위에 대해 “심각하게 보고 있다”면서 출근길 도어스테핑(약식 기자회견) 잠정 중단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20일 브리핑에서 “도어스테핑은 역대 정부에서 한 번도 시도된 바 없는, 국민과의 새로운 소통방식”이라면서 “그런 자리에서 지난주 금요일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고, 대통령실은 이 사안을 매우 심각하게 보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윤 대통령은 18일 출근길에 MBC 취재진에 대한 전용기 탑승 불허와 관련해 “(MBC가) 아주 악의적인 행태를 보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MBC 기자는 이에 집무실로 향하는 윤 대통령에게 “MBC가 뭘 악의적으로 했다는 거죠? 뭐가 악의적이에요?”라고 따지듯 물었고, 이후 대통령실 관계자와 설전을 벌였다. 대통령실이 언급한 ‘불미스러운 일’은 이를 말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향후 도어스테핑을 (어떻게 운영할지를) 포함해, 재발 방지를 포함해 이 사안을 어떻게 해소할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는 없다”면서 “소개할 내용이 있으면 나중에라도 안내해 드리겠다”고 말했다. ‘도어스테핑이 잠정 중단되는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아직까지 어떠한 결정이 내려진 바가 없다”고 답했다. 대통령실은 MBC에 강경한 기류다. 18일 윤 대통령이 전용기 탑승 배제에 대해 “대통령의 헌법 수호 책임의 일환으로 부득이한 조치였다”며 물러설 뜻이 없다는 점을 명확히 한 만큼 내부적으로 각종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특히 “대통령에게 고성을 낸 MBC 기자를 두고 도어스테핑을 계속하는 게 맞느냐”며 징계처분을 내려야 한다는 의견까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대통령실은 용산 대통령실 청사 1층에 가림벽을 새로 설치했다. 윤 대통령이 출입하며 도어스테핑을 하는 로비 쪽 공간과 기자실, 브리핑룸 등이 있어 기자들이 오가는 공간 사이를 벽으로 가로막은 것이다. 그간 기자들은 로비로 자유롭게 드나들 수는 없어도 윤 대통령과 참모들은 물론 청사로 드나드는 인사들을 내다볼 수 있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의 모든 상황이 노출되는 것이 (보안상)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이 있어서 설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가벽이 도어스테핑과는 관계가 없다는 얘기다. 그러나 가벽으로 인해 앞으로 대통령의 출퇴근 모습과 대통령실을 찾는 인사를 직접 확인하기는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여야는 대통령실과 MBC의 충돌을 놓고 공방을 이어갔다.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은 20일 “(MBC) 박성제 사장과 현 보도국 간부들이 계속 버티는 한 MBC는 대한민국 언론의 수치일 뿐”이라고 날을 세웠다. 기자 출신인 국민의힘 김종혁 비상대책위원은 MBC 기자를 가리켜 “팔짱 끼고 슬리퍼 신고 회견장에 서 있는 모습은 기자라기보다 주주총회장 망가뜨릴 기회를 찾고 있는 총회꾼 같아 씁쓸하다”고 말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임오경 대변인은 여권에서 MBC 기자의 차림을 문제 삼는 것에 대해 “윤석열 정권과 국민의힘이 언론 탄압을 정당화하기 위해 MBC에 대한 꼬투리 잡기에 여념이 없다”면서 “가히 꼬투리 잡기의 달인”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복당 신청을 한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도 “MBC 기자가 슬리퍼를 신었다는 응대는 좁쌀 대응”이라고 비판했다.홍수영 기자 gaea@donga.com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더불어민주당 장경태 최고위원(사진)이 19일 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캄보디아 소년을 안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사진과 관련해 “(김 여사가) 조명까지 설치하고 (촬영을) 했다”라고 주장했다. 대통령실은 “허위사실”이라며 반박했다. 장 최고위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김 여사가) 구호 봉사가 아닌 외교 순방에서 조명까지 설치하고 했다”면서 “국제적인 금기사항을 깬 것”이라고 주장했다. 20일에는 “외신과 사진 전문가들은 최소 2∼3개 조명까지 설치해서 사실상 현장스튜디오를 차려놓고 찍은 콘셉트 사진으로 분석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장 최고위원은 14일 동남아시아 순방 중 촬영한 김 여사의 사진에 대해 “빈곤 포르노 화보 촬영”이라고 표현했다. 대통령실은 20일 대변인실 명의의 공지를 통해 “김 여사 방문 당시 조명을 사용한 사실 자체가 없다”며 “공당인 민주당의 최고위원이 사실관계를 확인조차 하지 않고 허위사실을 유포한 데 대해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또 “어떻게든 김 여사의 행보를 폄하하기 위해 없는 사실을 지어내고 국제적 금기사항이라는 황당한 표현까지 덧붙였다”면서 “거짓 주장을 반복하며 국격과 국익을 훼손한 데 대해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MBC 기자들의 전용기 탑승 배제 조치로 불거진 대통령실과 MBC 간 갈등이 확전되는 양상이다. 대통령실은 18일 윤 대통령에게 항의성 질문을 한 MBC 기자의 행위에 대해 “심각하게 보고 있다”면서 출근길 도어스테핑(약식 기자회견) 잠정 중단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20일 브리핑에서 “도어스테핑은 역대 정부에서 한 번도 시도된 바 없는, 국민과의 새로운 소통방식”이라면서 “그런 자리에서 지난주 금요일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고 대통령실은 이 사안을 매우 심각하게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향후 도어스테핑을 포함해, 재발 방지를 포함해 이 사안을 어떻게 해소할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는 없다”면서 “소개해 드릴 내용이 있으면 나중에라도 안내해 드리겠다”고 말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18일 출근길에 MBC 기자들의 전용기 탑승 불허와 관련해 “(MBC가) 아주 악의적인 행태를 보였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에 MBC 기자는 집무실로 향하는 윤 대통령에게 목소리를 높여 “무엇을 악의적으로 왜곡했다는 것인가”라고 물었고, 이후 대통령실 관계자와 설전을 벌였다. 대통령실이 언급한 ‘불미스러운 사안’은 이를 말한다. 윤 대통령이 전용기 탑승 배제 조치에 대해 물러설 뜻이 없다는 점을 명확히 한 만큼 대통령실은 강경한 기류다. 해당 기자를 두고 도어스테핑을 계속하는 게 맞느냐는 의견까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용산 대통령실 청사 내 윤 대통령이 출입하는 로비와 기자실 사이 공간에 가벽이 설치된 것을 두고도 해석이 분분했다. 다만 대통령실은 “대통령의 모든 상황이 노출되는 것이 보안상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이 있어 설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여야는 공방을 이어갔다. 국민의힘은 MBC를 겨냥해 연일 맹폭을 퍼부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대통령실을 겨냥해 “좁쌀 대응”이라며 비판의 화살을 돌렸다.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은 20일 “(MBC) 박성제 사장과 현 보도국 간부들이 계속 버티는 한 MBC는 대한민국 언론의 수치일 뿐”이라고 날을 세웠다. 기자 출신인 국민의힘 김종혁 비상대책위원은 MBC 기자를 가리켜 “팔짱 끼고 슬리퍼 신고 회견장에 서 있는 모습은 기자라기보다 주주총회장 망가뜨릴 기회를 찾고 있는 총회꾼 같아 씁쓸하다”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 임오경 대변인은 “윤석열 정권과 국민의힘은 가히 꼬투리 잡기의 달인”이라며 “언론의 자유는 기자의 복장보다 대통령에 대한 예의보다 더 중요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복당 신청을 한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도 “MBC 기자가 슬리퍼를 신었다는 응대는 좁쌀 대응”이라고 비판했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더불어민주당 장경태 최고위원이 19일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와 캄보디아 심장질환 소년의 사진과 관련해 “(김 여사가) 조명까지 설치하고 (촬영을) 했다”면서 “국제적인 금기사항을 깬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통령실은 20일 장 최고위원의 주장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며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장 최고위원은 19일 페이스북에 “(김 여사가) 자국도 아닌 외국에서, 자신이 아닌 아동의, 구호 봉사가 아닌 외교 순방에서 조명까지 설치하고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통령실은 아동에게 후원이 빗발치고 있다고 방어한다. ‘돈 주는데 무슨 문제냐?’ 딱 이 정도 논의 수준이 바로 2015년 일본과 위안부 합의로 10억 엔(약 100억 원) 받을때 얘기”라며 “빈곤한 철학과 궁색한 가치관이 민망하다”고 했다.앞서 장 최고위원은 14일 김 여사가 캄보디아 순방 중 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캄보디아의 14세 소년 로타를 안고 있는 사진을 촬영한 것을 두고 “가난과 고통은 절대 구경거리가 아니고, 그 누구의 홍보 수단으로 사용돼서도 안 된다”며 “빈곤 포르노 화보 촬영”이라고 했다. 대통령실은 20일 대변인실 명의로 출입기자들에게 공지를 통해 “김 여사 방문 당시 조명을 사용한 사실 자체가 없다”며 “공당인 민주당의 최고위원이 사실관계를 확인조차 않고 허위사실을 유포한 데 대해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대통령실은 이어 “어떻게든 김 여사의 행보를 폄하하기 위해 없는 사실을 지어내고국제적 금기사항이라는 황당한 표현까지 덧붙인 것이야 말로 국격과 국익을 훼손하는 행위”라고 강력 비판했다. 또 “해당 국가와 국민들은 김 여사의 방문과 후속 조치에 대해 고마워하고 있음을 현지 언론을 통해 충분히 확인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캄보디아 현지 매체 프놈펜 포스트 등이 김 여사의 행보와 이로 인해 로타가 한국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된 점을 다룬 사실을 언급한 것이다. 그러면서 “그럼에도 거짓 주장을 반복하며 국격과 국익을 훼손한 데 대해 장경태 최고위원에게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음을 분명하게 밝힌다”고 부연했다.‘빈곤 포르노’는 자선 모금 유도 등을 위해 다른사람의 가난을 자극적으로 묘사해 동정심을 불러일으키는 영상이나 사진 등을 가리키는 말이다. 여당에서는 장 의원의 빈곤 포르노라는 표현을 꺼낸 것에 대해 “인격모욕적이고 반여성적”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국민의힘 여성 의원들은 성명을 내고 “여성 혐오와 아동 비하로 휴머니즘 파괴에 이른 저주와 타락의 장경태는 즉시 국회의원직을 사퇴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홍수영기자 gaea@donga.com}
대통령실에 함께 출입하는 MBC 동료 기자들에 대한 씁쓸한 기억이 있다. 동아일보는 윤석열 대통령의 해외 순방에 민간인이 동행한 사실을 7월 5일 MBC와 동시에 단독 보도했다. 그런데 MBC 기자들은 한국기자협회에 이 보도로 ‘이달의 기자상’ 출품 신청을 하며 황당한 주장을 폈다. 자사 보도를 ‘장기간 직접 취재하고 제보자들을 설득해 완성한 기사’라고 한 반면 동아일보 보도를 ‘급하게 전해 듣고 쓴 기사’라고 했다. MBC 보도가 나가기 전 파급력을 줄이기 위해 대통령실 측이 동아일보에 찔러줬다는 취지였다. MBC 기자들은 자신들의 추정을 적은 공적 신청서를 기자협회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이를 본 누군가의 얘기로 뒤늦게 알았다. 동아일보는 대통령실 구성 초기부터 논란이 된 민간인의 조력 사실을 파악하고 주시해 왔다. 이어 순방 동행 사실을 추가로 확인하며 보도를 결정했다. 그런데도 MBC는 기자상 출품 자격을 얻기 위해 왜곡된 주장을 폈다. 근거도 없었고, 본보에 어떠한 확인 절차도 없었다. 자사 보도만이 정의에 부합한다는 오만마저 엿보였다. 기자라면 진영의 논리로 팩트(fact·사실)를 희생시켜선 안 된다. 결국 기자협회도 이를 확인하고 MBC의 억측 섞인 주장을 삭제했다. 이후에도 기자실에서 더러 마주치는 MBC 동료들에게 최소한의 유감 표명은 듣지 못했다. 그러나 이는 동료의 기자적 태도에 대한 내심(內心)일 뿐이다. MBC 관련 보도를 할 때 이러한 내심의 평가가 작동해서는 안 된다. 국민의 알 권리를 제대로 충족시켜야 하는 사명이 언제나 우선이기 때문이다. 또한 MBC 기자들이 취재 환경에서 부당한 이유로 어떠한 제약이나 불이익을 받지 않아야 한다는 것도 내게는 절대 명제다. 이게 기자로서 견지해야 할 직업적 양심이자 지켜야 할 책무라 믿는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동남아 순방에서 MBC 기자들의 대통령 전용기 탑승을 불허했다. 윤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을 불러온 ‘자막 조작’, 김건희 여사 재연을 고지하지 않고 방송한 PD수첩 등 “왜곡·편파 방송에 어떠한 시정 조치도 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었다. 대통령실로서는 일련의 보도에 정권에 타격을 주려는 불순한 의도가 있었다고 볼지 모르겠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내심이어야 한다. 이 내심이 통치 과정에서 부당하게 드러나면 ‘보복’이 된다.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기 위한 취재의 보장은 대통령실의 책무다. 대통령 전용기는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적 취재 공간이다. 항공료를 포함한 순방 취재경비를 각 언론사가 분담하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기자들은 단순히 이동하기 편하자고 전용기에 올라타는 게 아니다. 그 순간도 역사책의 한 장이 될 수 있다고 여기는 게 기자다. 아울러 보도에 문제가 있다면 언론중재위원회를 통한 합법적 구체 절차가 있다. 그것이 차라리 ‘법과 원칙’을 중시하는 윤석열 정부에 부합하는 당당한 조치다. 그리하여 전용기 탑승 ‘불허’와 같은 언론의 취재 활동을 위축시키는 어떤 부당한 조치에도 반대한다. 홍수영 정치부 차장 gaea@donga.com}
“국제사회의 자유, 평화, 번영을 추구하는 데 있어 중국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윤석열 대통령) “한중 양국은 이사 갈 수 없는 가까운 이웃이고, 떼려야 뗄 수 없는 협력 파트너다.”(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한중 정상이 15일(현지 시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전격 머리를 맞댔다. 2019년 12월 문재인 전 대통령과 시 주석 간 회담 이후 2년 11개월 만이다. 윤 대통령은 북한의 잇단 도발과 7차 핵실험 준비 속에 ‘중국의 중재 역할’이 긴요해진 상황이다. 시 주석으로선 대(對)중국 견제 전략을 펴는 미국에 한층 가까워진 한국을 ‘광범위한 이익 교집합’을 앞세워 멈춰 세워야 할 필요가 있다. 이 같은 동상이몽 속에 전격적으로 만난 두 정상은 주요 현안을 놓고 명확한 견해차를 드러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 북핵, 공급망 재편 등에서 시각차 뚜렷한중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는 북한의 고강도 도발이었다. 윤 대통령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이자 인접국으로서 중국이 더욱 적극적이고 건설적인 역할을 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북한이 7차 핵실험을 비롯한 벼랑 끝 도발을 포기하도록 시 주석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설득해 달라는 뜻을 에둘러 전한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은 이에 대해 “한국이 남북관계를 적극적으로 개선해 나가기를 희망한다”며 거리를 뒀다. 윤 대통령의 비핵화 로드맵 ‘담대한 구상’에 대해서도 “북한의 의향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중은 지역 평화 수호와 세계 번영 촉진에서 중요한 책임을 지고 있다”며 “광범한 이익 교집합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대만 남중국해 등 미중이 갈등하는 안보 분야에서도 한중이 협력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정부는 회담 결과를 발표하며 북핵 문제를 아예 언급하지 않았다. 그 대신 공급망 협력을 비롯한 한미일의 대중 공조 전선을 직격했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시 주석은 윤 대통령에게 “경제협력을 정치화하고 범(汎)안보화하는 것을 반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중) 양측은 함께 국제 자유무역 체계를 수호하고, 글로벌 산업 공급망의 안전과 안정, 원활한 흐름을 보장해야 한다”고도 했다. 윤 대통령에게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하는 미국의 정책에 동참하지 말라는 강력한 경고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한미일 3국 정상은 13일 처음 중국을 겨냥해 발표한 포괄적 성명에서 ‘3국 경제안보대화’ 신설은 물론이고 “경제적 강압에 대항할 것”이라고 명시했다. 시 주석이 윤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한미일 공동성명을 비판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 전격 성사된 한중 회담… 현안은 산적한중 정상회담은 이날 오전 전격적으로 성사됐다. 당초 순방 전까지만 해도 한중 정상이 ‘스탠딩(standing·선 채로 하는) 환담’이나 약식회담 형태로 만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앞서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도 순방 전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은) 시 주석과는 자연스럽게 회의장에서 만날 기회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양국이 정상회담에 전격 나선 것은 양측의 이해가 맞물렸기 때문이다. 3연임뿐만 아니라 1인 장기 집권의 길을 연 시 주석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한미일 3국 공조가 강화되는 것을 막을 필요가 있다. 25분이란 짧은 시간이었지만 윤 대통령과 직접 대면 회담에 나선 것도 한국을 미국의 대중 견제 전선에서 이탈시키려는 의도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윤석열 정부도 본격적인 한중 외교에 시동을 걸고 있다. 이날 두 정상은 한중 간 고위급 대화 활성화에 공감대를 나타냈다. 윤 대통령이 먼저 “팬데믹과 글로벌 경기 침체, 기후변화 같은 복합적 도전을 함께 극복하기 위해 한중 양국 간 고위급 대화를 정례적으로 활발히 추진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시 주석은 “한중 양국 간 1.5트랙 대화 체제도 구축하자”면서 “정치적 신뢰를 쌓아 나가자”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회담에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2단계 협상의 조속한 마무리와 양국 국민 간 반중·반한 정서를 극복하기 위한 민간 교류 활성화를 제안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은 15일 한중 정상회담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게 한국 방문을 공식 요청했다. 시 주석은 이에 “코로나 상황이 어느 정도 안정되면 기쁘게 응하겠다”면서도 윤 대통령의 방중을 역제안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회담에서 윤 대통령의 방한 요청에 “그동안 코로나 팬데믹으로 한국을 방문할 수 없었지만 코로나 상황이 어느 정도 안정되면 윤 대통령의 방한 초청에 기쁘게 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중 양국이) 상호 편리한 시기에 윤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해 주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중국 외교부가 이날 발표한 회담 결과에선 시 주석의 북한 관련 언급과 함께 시 주석의 방한 또는 윤 대통령의 방중 관련 대화 내용이 아예 빠졌다. 시 주석은 박근혜 정부 때인 2014년 한 차례 한국을 방문했다. 이후 박근혜 전 대통령은 한 차례, 문재인 전 대통령은 두 차례 중국을 찾았다. 우리 정부는 정상 간 방문이 번갈아 이뤄지는 외교 관례상 중국 정상이 한국을 방문할 차례라고 보고 있다. 이에 왕치산(王岐山) 중국 국가부주석이 5월 윤 대통령의 취임식 참석차 방한해 시 주석의 초청 인사를 전했을 때 윤 대통령은 사의를 표하면서도 “시 주석의 방한을 고대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8월 수교 30주년 축하 메시지에서도 “미래 30년 한중 관계 발전을 위해 직접 뵙고 협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지속적으로 시 주석의 방한을 강조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국제 사회의 자유, 평화, 번영을 추구하는 데 있어 중국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윤석열 대통령) “한중 양국은 이사 갈 수 없는 가까운 이웃이고, 떼려야 뗄 수 없는 협력 파트너다.”(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한중 정상이 15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전격 머리를 맞댔다. 2019년 12월 문재인 전 대통령과 시 주석 간 정상회담 이후 3년 만이다. 윤 대통령은 북한의 잇단 미사일 도발과 7차 핵실험 준비 속에 ‘중국의 역할’이 긴요해진 상황에 있다. 시 주석으로선 대(對)중국 견제 전략을 펴는 미국으로 한층 가까워진 한국을 ‘광범위한 이익 교집합’을 앞세워 견제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 같은 이해 속에 두 정상이 전격 만났지만 양국 간 입장차를 명확히 드러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 북핵, 공급망 재편 등에서 시각차 뚜렷 한중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는 북한의 고강도 도발이었다. 윤 대통령은 “최근 북한이 전례 없는 빈도로 도발을 지속하며 핵·미사일 위협을 고조시키고 있다”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이자 인접국으로서 중국이 더욱 적극적이고 건설적인 역할을 해 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북한이 7차 핵실험을 비롯한 벼랑 끝 도발을 포기하도록 시 주석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설득해달라는 뜻을 에둘러 전한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은 이에 대해 뚜렷한 답변을 하지 않았다. 대신 “한중 양국이 한반도 문제에 공동이익을 가진다”면서 “평화를 수호해야 하며, 한국이 남북관계를 적극적으로 개선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만 답했다. 그러면서 “한중은 지역 평화 수호와 세계 번영 촉진에서 중요한 책임을 지고 있다”며 “광범한 이익 교집합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대만 남중국해 등 미중이 갈등하는 안보 분야에서도 한중이 협력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공급망 협력을 비롯해 한미일이 대중 공조 전선을 구축한 것도 테이블 위에 올랐다. 시 주석은 윤 대통령에게 “경제협력을 정치화하고 범(凡)안보화하는 것을 반대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중국 관영 중앙TV(CCTV)가 전했다. 윤 대통령에게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하는 미국의 중국 억제 정책에 동참하지 말라는 강력한 경고로 풀이된다. 앞서 한미일 3국 정상은 13일 처음 중국을 겨냥해 발표한 포괄적 성명에서 ‘3국 경제안보대화’ 신설은 물론 “경제적 강압에 대항할 것”이라고 명시했다. 시 주석이 윤 대통령과 회담에서 한미일 공동성명을 비판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 양측 이해관계로 전격 성사된 한중 회담 대통령실은 이날 오전 9시 40분경 한중 정상회담 성사를 전격적으로 알렸다. 한중 정상은 당초 순방 전까지만 해도 ‘스탠딩(standing·선 채로 하는) 환담’이나 약식회담 형태로 만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앞서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도 순방 전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은) 시 주석과는 자연스럽게 회의장에서 만날 기회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양국이 정상회담에 전격 합의한 것은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물렸기 때문이다. 3연임은 물론 1인 장기집권의 길을 연 시 주석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한미일 3국 공조가 강화되는 것을 막을 필요가 있다. 25분이라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윤 대통령과 직접 대면 회담에 나선 것도 한국을 미국의 대중 견제 전선에서 이탈시키려는 의도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윤석열 정부도 본격적인 한중 외교에 시동을 걸고 있다. 이날 두 정상은 한중 간 고위급 대화 활성화에 공감대를 나타냈다. 윤 대통령이 먼저 “팬데믹과 글로벌 경기 침체, 기후변화와 같은 복합적 도전을 함께 극복하기 위해 한중 양국 간 고위급 대화를 정례적으로 활발히 추진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이에 시 주석은 “한중 양국 간 1.5트랙 대화체제도 구축하자”면서 “정치적 신뢰를 쌓아 나가자”고 답했다. 현재 한중 간 풀어야 할 숱한 의제가 쌓여 있다. 한중 간 문화 콘텐츠 교류를 뜻하는 한한령(限韓令) 해제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2단계 협상 등이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시 주석에게 방한을 재차 요청했다. 이에 시 주석은 “코로나 상황이 어느 정도 안정되면 방한 초청에 기쁘게 응할 것”이라면서 “윤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해 주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캄보디아 현지 매체인 프놈펜 포스트가 15일 선천성 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현지 소년 아옥 로타(14)가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를 만난 뒤 한국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는 소식을 전했다.프놈펜 포스트는 15일 발간된 신문에서 ‘아픈 소년에게 희망을 전한 한국 영부인(South Korea’s first lady brings hope to ill boy)’이라는제목으로 김 여사와 로타의 만남에 관한 기사를 헤드라인으로 다뤘다. 프놈펜 포스트는 캄보디아의 유력 일간지다. 보도에 따르면 김 여사는 윤 대통령의 한-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정상회의 관련 캄보디아 프놈펜 순방에 동행 중이던 12일 로타의 집을 찾았다. 김 여사는 이 자리에서 로타와 가족들에게 “한국 최고의 의료팀에서 로타가 치료받을 수 있도록 방안을 강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사연이 알려진 뒤 한국의 한 독지가가 로타를 한국으로 이송해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후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로타는 12명의 형제자매를 둔 가정의 막내로, 로타의 어머니는 10여 년 전 남편을 잃은 뒤 청소부로 일하며 홀로 자녀를 키워왔다. 로타의 형 나라 씨는 프놈펜 포스트에 “막내동생은 학교에 가고 싶어 하지만, 병 때문에 갈 수 없다”면서 “김 여사의 도움은 로타가 100% 회복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는 14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환경 보호를 위해 이 지역의 비닐봉지 사용 금지를 이끌어낸 청년 활동가들을 만났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김 여사는 환경운동단체 ‘잘 가, 비닐봉지야!(Bye Bye Plastic Bags·BBPS)’를 만들어 2019년 관련 법 통과를 주도한 멜라티, 이사벨 위즌 자매를 만나 재활용 소재 제품에 대한 대화를 나눴다. 김 여사는 현재 사용 중인 군용텐트로 만든 명함지갑과 커피자루로 만든 가방 등을 보여줬다. 위즌 자매는 제주를 방문한 일화를 전하며 “당시 깨끗한 거리와 공공시설에 감명받았다”고 말했다. 이에 김 여사는 “핵전쟁 못지않게 중요한 문제가 기후환경 문제”라면서 “위즌 자매가 한국 젊은이들과 대화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김 여사가 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캄보디아 소년을 안고 있는 사진이 12일 공개된 뒤 여야 간 공방도 일었다. 더불어민주당 장경태 최고위원은 1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복장, 시선, 분위기 모두 1992년 오드리 헵번이 소말리아에서 영양실조 아동을 안고 찍은 사진과 흡사하다”고 말했다. 또 가난과 고통을 구경거리 삼은 ‘빈곤 포르노 화보 촬영’이라고도 주장했다. 반면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은 페이스북에 문재인 전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의 2018년 인도 단독 방문을 거론하며 “‘관광객 영부인’보다 오드리 헵번처럼 어려운 이웃과 함께하며 봉사활동을 하는 ‘선행 영부인’이 백배 천배 더 좋다”고 썼다.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는 13일 캄보디아 프놈펜의 한 의료원을 찾아 심장질환을 앓는 현지 소년의 치료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14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김 여사는 12일 선천성 심장질환과 생활고에 시달리는 14세 소년 로타의 집을 찾아가 쾌유를 기원했다. 이어 13일 한국인 의사들을 주축으로 설립된 현지 의료기관인 헤브론 의료원을 찾아 로타에 대한 치료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대통령실 이재명 부대변인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이영돈 헤브론 병원장에 따르면 한 복지가가 김 여사와 로타가 만난 기사를 접한 뒤 로타를 한국으로 이송해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후원하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김 여사와 의료진은 “마침내 생명의 길이 열렸다”며 안도했다고 이 부대변인은 덧붙였다. 그러나 김 여사가 로타의 집에 찾아가 양팔로 이 소년을 안고 있는 사진이 공개된 뒤 여야 간 공방도 일었다. 더불어민주당 장경태 최고위원은 1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복장, 시선, 분위기 모두 1992년 오드리 햅번이 소말리아에서 영양실조 아동을 안고 찍은 사진과 흡사하다”고 비판했다. 또 가난과 고통을 구경거리 삼은 ‘빈곤 포르노 화보 촬영’이라고도 주장했다. 반면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은 페이스북에 문재인 전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의 2018년 인도 단독 방문을 거론하며 “‘관광객 영부인’보다 오드리 헵번처럼 어려운 이웃과 함께하며 봉사활동을 하는 ‘선행 영부인’이 백배 천배 더 좋다”고 썼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14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동남아 순방 두 번째 방문국인 인도네시아에서 ‘세일즈 외교’를 시작한다. 윤 대통령은 주요 20개국 비즈니스 회의(B20 서밋)에 참석해 세계 경제 리더들을 향해 기조연설도 한다. 윤 대통령은 이날 B20 서밋에서 ‘글로벌 복합위기 극복을 위한기업의 역할, 그리고 디지털 전환 시대의 글로벌 협력’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한다. B20은 2010년 서울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출범한 G20 회원국의 경제계 리더들이 모이는 회의다. ‘기업 간 협력의 장’으로 여겨지며, 통상 G20 정상회의 직전 B20서밋을 개최한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이번 글로벌 복합위기에 대응하는 해법으로 ‘디지털 전환’을 강조할 예정이다. 지금의 위기가 과거와는 달리 수요 측 요인보다는 공급 측 충격이 크게 작용했다는 판단에 따라 위기에 대응하는 해법 역시 과거 정부 주도의 정책 대응에서 민간이 주도하는 공급 측 혁신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이어 글로벌 디지털 질서 논의를 제안하면서 한국 정부가 새로운 디지털 질서 구축을 위한 G20 차원의 논의를 주도할 것임을 강조할 예정이다.윤 대통령은 이날 저녁 ‘한-인니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 참석한다. 윤 대통령은 행사에 앞서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환담을 하며 양국 간 투자, 공급망, 방산 협력 등의 프로젝트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이번 라운드테이블은 윤 대통령이 11일한-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정상회의에서 한-아세안 관계를 ‘포괄적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할 것은 공식 제안한 이후 아세안 국가와의 첫 번째 경제협력 행보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인도네시아 진출 한인 기업인들과 오찬 간담회도 할 계획이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지난 3년 간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던 기업인들의 노고를 격려하는 한편 한인 기업인들의 애로와 건의사항을 직접 듣고, 해결방안을 함께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우리 정부와 해외 기업인들은 ‘원팀’이며 현지에서 기업활동을 더욱 잘 할 수 있도록 든든히 지원하고 응원하겠다는 메시지를 전달할 예정이다. 대통령실은 정보통신기술(ICT), 바이오, 사이버보안 등 새롭게 떠오르는 첨단산업 분야 기업인들이 인도네시아의 미래를 열고 있는 소식도 들려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13일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의에서 “21세기 도전은 한미일 간에 보다 긴밀한 협력을 필요로 한다”고 밝혔다. 한미일 정상이 이날 채택한 ‘인도태평양 한미일 3국 파트너십에 대한 프놈펜 성명’은 안보, 경제에서의 협력 방향을 포괄적으로 담았다. 주목할 대목은 공동성명에 언급된 ‘21세기 도전’의 상당 부분이 중국을 겨냥하고 있다는 점이다. 미중 갈등으로 국제질서가 ‘신(新)냉전 구도’로 재편되는 가운데 북핵 대응으로 시작된 3국의 협력이 대(對)중국 공조로 본격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 北 넘어 中까지 겨냥한 3국 안보 협력한미일 정상은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관련 정상회의를 계기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이후 5개월 만에 다시 머리를 맞댔다. 3국 정상회의는 15분 만에 끝났지만 직후 5300여 자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3국 정상은 우선 북한의 연이은 탄도미사일 도발과 7차 핵실험 시도에 대해 강력히 규탄했다. 이어 억제를 강화하기 위해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의 확장억제 강화 공약이 강력해져야 하는 배경으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라고 특정하는 대신에 ‘역내 안보 환경의 엄중’을 들었다. 동아시아의 각종 군사적 위기감을 통칭한 것이다. 북한 미사일 경보 정보도 실시간으로 공유하기로 했다. 이를 두고 중국을 잠재적 상대국으로 확장억제 전략을 ‘다자화’하겠다는 미국의 전략 방향과 일치한다는 설명이 나온다. 이를 시작으로 향후 예상되는 중국의 미사일 발사 등 군사적 도발에 미국과 동맹국이 함께 대응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냄으로써 대중 군사 압박의 수위를 높여갈 수 있다는 것이다. 3국 정상은 또 성명에서 “불법적인 해양 권익 주장과 인도태평양 수역에서의 그 어떤 일방적 현상 변경 시도에 강력히 반대한다”면서 “국제사회의 안보와 번영에 필수 요소로서 대만해협에서의 평화와 안정 유지의 중요성을 재확인한다”고 밝혔다. 남중국해와 대만 등에서 중국의 위협적 행동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사실상 중국을 겨냥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미국 측에서 한반도와 대만 문제가 연결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발언도 나왔다. 백악관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은 14일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이 최악의 행동을 하는 것을 제지하는 것이 중국의 이해관계에도 부합한다”며 “중국이 그런 선택을 할지 말지는 물론 중국에 달려 있다”고 11일(현지 시간) 강조했다. 중국의 북한 도발 방관은 동아시아 지역에서 미국의 군사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취지였다. ○ ‘경제적 강압’에 대항한 공동전선 구축한미일 정상은 글로벌 공급망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공동전선을 구축하기로 뜻을 모았다. 중국이 핵심 광물 등을 전략자원화해 글로벌 공급망을 교란하는 등의 행위에 보조를 맞춰 대응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우선 ‘한미일 경제안보대화’를 신설하기로 합의했다. 3국 정상은 이를 통해 “반도체 공급망 다변화, 연구개발 및 인력 개발에 관한 3국의 이니셔티브를 조율할 것”이라면서 “경제적 강압에 함께 대항하고, 지속가능하고 투명한 차관 공여 관행을 한목소리로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중국의 경제적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기 위해 미국 주도로 5월 출범한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를 통해 긴밀히 협력하겠다는 뜻도 재차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의에서 한국 정부의 독자적인 인도태평양 전략에 대해 설명했다. 이 전략은 미중 갈등 속에 지정학적 중요성이 커진 인태 지역에 대한 미국의 구상에 부응하는 것이다. 한미일 정상은 “인태 지역에 대한 각국(한미일)의 접근을 환영한다”면서 “각국의 다양한 인태 전략을 이행함에 있어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홍수영 기자 gaea@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3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국산 전기차에 대한 차별 조항을 담은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이행 방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한국 기업들의 미국 경제에 대한 기여를 고려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관련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50분가량 회담을 했다. 한미 정상회담은 5월 21일 서울에서 열린 이후 6개월 만으로, 회담은 당초 예정보다 20분 더 길어졌다. 윤 대통령은 먼저 “IRA에 관한 (양국 간) 협의 채널이 긴밀하게 가동되고 있다”면서 “올해 10월 바이든 대통령이 친서를 통해 IRA 관련 미국 측의 진정성 있는 협의 의지를 확인해 주었다”고 평가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에 “한국 기업들이 자동차, 전기 배터리 등의 분야에서 미국 경제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면서, “이러한 점을 고려해 IRA의 이행 방안이 논의돼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4일 친서를 통해 “IRA에 대한 우려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며 “한미 간에 솔직하고 열린 마음으로 협의를 지속해 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윤 대통령은 또 이날 회담에서 바이든 대통령에게 “글로벌 긴축재정으로 세계 경제의 하방 압력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한미 간 더욱 긴밀한 경제 협력이 이뤄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 세계적인 고물가, 고금리, 강달러 추세 속에서 경제 불안정성이 커진 만큼 외환시장 등에서 양국 간 협력을 강화하자는 취지다. 두 정상은 또 한미동맹 70주년이 되는 내년에 미국 워싱턴에서 다시 만나 동맹의 미래 발전 방향에 관해 심도 있는 논의를 하기로 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13일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의에서 “21세기 도전은 한미일 간 보다 긴밀한 협력을 필요로 한다”고 밝혔다. 한미일 정상이 이날 채택한 ‘인도태평양 한미일 3국 파트너십에 대한 프놈펜 성명’은 주로 안보, 경제에서의 협력 방향을 포괄적으로 담았다. 주목할 대목은 공동성명에 언급된 ‘21세기 도전’의 상당 부분이 중국을 겨냥하고 있는 점이다. 미중 갈등으로 국제질서가 ‘신(新)냉전 구도’로 재편되는 가운데 북핵 대응으로 시작된 3국의 협력이 대(對)중국 공조로 본격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 北 넘어 中까지 겨냥한 3국 안보 협력한미일 정상은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관련 정상회의를 계기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이후 5개월 만에 다시 머리를 맞댔다. 3국 정상회의는 15분 만에 끝났지만 직후 5300여 자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3국 정상은 우선 북한의 연이은 탄도미사일 도발과 7차 핵실험 시도에 대해 강력히 규탄했다. 이어 역내 안보 환경이 엄중해짐에 따라 미국의 확장억제를 강화하기 위해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과 일본에 대한 미국의 방위 공약은 철통같으며, 이는 핵을 포함해 모든 범주의 방어 역량으로 뒷받침되고 있음을 재확인했다. 북한 미사일 경보 정보도 실시간으로 공유하기로 했다. 이를 두고 중국을 잠재적 상대국으로 확장억제 전략을 ‘다자화’ 하겠다는 미국의 전략방향과 일치한다는 설명이 나온다. 이를 시작으로 향후 예상되는 중국의 미사일 발사 등 군사적 도발에 미국과 동맹국이 함께 대응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냄으로써 대중 군사 압박의 수위를 높여갈 수 있다는 것이다. 3국 정상은 성명에서 “인도태평양 수역에서의 그 어떤 일방적 현상변경 시도에 강력히 반대한다”면서 “국제사회의 안보와 번영에 필수 요소로서 대만해협에서의 평화와 안정 유지의 중요성을 재확인한다”라고 밝혔다. 대만과 남중국해 등에서 중국의 위협적 행동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사실상 중국을 겨냥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미국 측에서 한반도와 대만 문제가 연결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발언도 나왔다. 백악관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은 11일(현지 시간) 14일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이 최악의 행동을 하는 것을 제지하는 것이 중국의 이해관계에도 부합한다”며 “중국이 그런 선택을 할지 말지는 물론 중국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북한 도발 방관은 동아시아 지역에서 미국의 군사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취지였다. ● ‘경제적 강압’에 대항한 공동전선 한미일 정상은 글로벌 공급망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공동전선을 구축하기로 한다는 데 뜻을 같이 했다. 중국이 핵심 광물 등을 전략 자원화해 글로벌 공급망을 교란하는 등의 행위에 함께 보조를 맞춰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우선 ‘한미일 경제안보대화’를 신설하기로 합의했다. 3국 정상은 이를 통해 “반도체 공급망 다변화, 연구개발 및 인력개발에 관한 3국의 이니셔티브를 조율할 것”이라면서 “경제적 강압에 함께 대항하고, 지속가능하고 투명한 차관 공여 관행을 한목소리로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중국의 경제적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기 위해 미국 주도로 5월 출범한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를 통해 긴밀히 협력하겠다는 뜻도 재차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의에서 한국 정부의 독자적인 인도태평양 전략에 대해 설명했다. 이 전략은 미중 갈등 속에 지정학적 중요성이 커진 인태 지역에 대한 미국의 구상에 부응하는 것이다. 한미일 정상은 “인태 지역에 대한 각국(한미일)의 접근을 환영한다”면서 “각국의 다양한 인태 전략을 이행함에 있어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