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준영

손준영 기자

동아일보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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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은 사회를 위해 뛰어다니겠습니다.

hand@donga.com

취재분야

2024-10-22~2024-11-21
사회일반54%
사건·범죄20%
정치일반7%
인사일반7%
검찰-법원판결3%
문학/출판3%
교육3%
사고3%
  • 환자 표류하는데 ‘응급실 부역’ 블랙리스트… 정부 “범죄행위”

    추석 응급의료 대란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응급실 부역’이라며 응급실에서 근무하는 의사들의 실명을 공개한 이른바 ‘블랙리스트’ 게시물이 등장해 논란이 되고 있다. 게시물에는 응급실을 지키는 전문의와 파견 군의관 등의 실명이 포함됐다. 정부는 “환자의 생명을 지키는 의사들을 위축시키는 용납할 수 없는 범죄 행위”라며 경찰 수사를 통해 엄단하겠다고 밝혔다.● “이름 올라 대인기피증 겪는 군의관도” 9일 의료계에 따르면 7일 한 사이트에 ‘응급실 부역’ 코너가 개설됐고 여기에 병원별 응급실 근무 인원이 일부 근무자 명단과 함께 게시됐다. ‘감사한 의사 명단’이란 이름의 이 사이트는 아카이브(정보 기록소) 형식으로 운영진이 제보를 받아 복귀 전공의(인턴, 레지던트)와 의대생 명단 등을 올리는데 최근에는 응급실 근무 의사 명단을 올린 것이다.사이트 운영진은 “민족의 대명절 추석, 의료대란을 막기 위해 힘써 주시는 분들께 감사와 응원을 드린다”고 썼지만 정부는 그동안의 행태로 볼 때 복귀자들을 조롱하며 낙인찍기 위해 이름을 올린 것으로 보고 있다. 게시물에는 ‘군 복무 와중에도 응급의료를 지켜주시는 선생님 감사합니다’라며 응급실에 파견된 군의관 실명도 포함돼 있다. 정윤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9일 응급의료 일일 브리핑에서 “해당 사이트가 진료 현장에서 근무하는 의사들의 사기와 근로 의욕을 꺾고 있다”며 “일부 군의관은 대인기피증까지 겪으며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했다. 사이트에는 응급실 외에도 의료 현장에 남은 의사들의 실명과 출신 대학, 휴대전화 번호뿐 아니라 부모 직업 등 상세한 내용이 포함돼 있다. 또 의사 외에도 마음에 들지 않는 기사를 쓴 기자 실명 등 줄잡아 수천 명의 이름이 나와 있다. 경찰은 ‘감사한 의사 명단’ 사이트와 관련해 스토킹처벌법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사직 전공의도 “블랙리스트, 자성 필요” 올 2월 전공의 병원 이탈 이후 블랙리스트 논란은 여러 차례 반복됐다. 3월 의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병원에 남은 전공의 실명이 담긴 ‘참의사 리스트’가 공유됐다. 경찰은 이후 수사에 나서 게시자 5명을 특정했고 7월에 검찰에 송치했다. 7월에도 의대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의 실명을 공개한 ‘감사한 의사 명단’이 텔레그램 채팅방에 공개됐고, 온라인 의사 커뮤니티에 ‘병원 복귀 전공의 현황을 제보받는다’는 글이 올라와 개인 신상이 포함된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블랙리스트가 반복되는 이유를 두고 의사 사회 특유의 폐쇄적 문화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의사들은 짧게는 예과와 본과 6년, 길게는 전공의 기간까지 10년 이상 인간관계가 이어지는 좁은 사회다. 그렇다 보니 집단행동에 동참하지 않는 경우 ‘배신자’로 낙인찍고 배제하는 악습이 남아 있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선 내부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나온다. 사직 전공의 출신인 임진수 대한의사협회 기획이사는 최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감사한 의사 명단은 서로 감시하고 겁박하는 것”이라며 “집단 광기로 물들고 있는데 아무도 (블랙리스트에 대해) 얘기를 하지 않았다는 것에 대해 굉장히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도 이날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블랙리스트 작성·유포 혐의자에 대해 “사법 당국이 30명 정도를 검찰에 송치한 것으로 안다”며 “말하자면 괴롭히고 모욕을 주는 것인데 이런 일은 자유민주주의 사회에는 있을 수 없다”고 했다.박경민 기자 mean@donga.com손준영 기자 hand@donga.com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 2024-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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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두환 인권위원장, 퇴임사서 “차별금지법 제정은 인권위의 가장 오랜 숙제”

    “차별금지법은 인권위의 가장 오래된 숙제다.”송두환 국가인권위원장이 6일 열린 퇴임식에서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을 인권위의 가장 큰 숙제로 꼽았다. 이는 성별, 나이, 인종 등 모든 형태의 차별을 금지하는 법이다.이날 오후 2시 서울 중구 인권위 10층에서는 송 위원장의 퇴임식이 열렸다. 그는 차별금지법을 언급하며 “2006년부터 18년째 추진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결실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이어 “차별금지법 제정은 헌법상 평등권을 더 구체화하려는 것”이라며 “국제인권기구를 비롯한 국제사회의 요구를 줄곧 받고 있음에도 사회 일각의 편견, 오해, 안일함이 뒤엉켜서 아직 제정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송 위원장은 “우리 노력이 부족했음을 자탄할 수밖에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향후 지속 노력해서 조만간 평등법 제정의 전기를 만들 수 있기를 염원한다”고 말했다.송 위원장의 후임으로 취임한 안창호 신임 인권위원장은 차별금지법에 대해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안 위원장은 이달 3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제정되면 공산주의 혁명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송 위원장은 퇴임사 초반부에서 “인권위원장으로 처음 출근했던 날도 9월 6일이었다”며 “인권위원장으로 재임하는 동안 여러 인권 현장을 직접 둘러보고 수많은 분과 말씀을 나눴다”고 했다. 이어 “인권위 활동의 후반부, 특히 마지막 1년 동안은 일부 위원의 온갖 문제 제기와 항의, 비난이 잦았다”며 “해명과 반론을 준비하느라 정작 (해결이) 필요한 인권 과제들에 대해서는 고민하고 해결책을 강구하는 데 전념하기 어렵게 돼 매우 유감스러운 시간을 보냈던 것도 기억난다”고 말했다.이는 김용원, 이충상 인권위 상임위원을 둘러싼 갈등과 논란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송 위원장은 “제가 좀 더 유능하게 대처하지 못해 어려움을 제대로 극복하지 못한 잘못이 있다고 생각한다. 인권위 구성원 여러분께 이 점에 관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재임 기간 중 가장 보람 있었던 일로 송 위원장은 기후 위기 문제에 신속하게 대응한 점을 꼽았다. 송 위원장은 “기후 위기 문제가 인권과 직결되는 문제라는 것을 인식하고 헌법재판소에 의견을 제출했다”며 “지난주 헌법재판소가 아시아 최초 기후소송 관련 조항에 대해 헌법불합치를 결정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기쁜 마음으로 환영 성명을 발표했다”고 말했다.헌재는 2031년부터 2049년까지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설정하지 않은 탄소중립기본법 8조 1항에 대해 지난달 29일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인권위는 지난해 8월 이 헌법소원과 관련해 헌법재판소에 의견을 제출한 바 있다.송 위원장은 “사회 변화와 발전에 따라 새롭게 제기되거나 부각된 인권 과제들에 대해 우리 위원회가 비교적 신속하게 대응해 왔다”고 자평했다. 송 위원장은 “한국 사회는 인권위 설립 이전과 이후로 나눌 수 있다는 제 나름의 평가가 미래의 어느 시점에서도 모두가 흔연히 공감하는 것이 되기를 간절하게 기원한다”고 말했다.이날 윤석열 대통령은 안창호 신임 위원장으로 공식 임명했다.안 신임 위원장은 의 임기는 2027년 9월 5일까지다. 취임식은 9일 열린다.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 2024-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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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시청역 사고 가해자, 인적 없는 곳으로 방향 안 틀고 경적도 안 울려”

    검찰이 시청역 역주행 참사 가해자인 차모 씨(68)를 기소하면서 공소장에 “(사고 당시) 인적이 없는 곳으로 방향을 틀지 않고 자동차 경적도 울리지 않았다”고 적시했다.검찰은 지난달 20일 차 씨를 교통사고 처리 특례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 했다.5일 동아일보가 입수한 공소장에 따르면 차 씨는 사고 당시(7월 1일 오후 9시 26분경)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 주차장을 나와 시청역 방면으로 역주행했다. 차 씨가 역주행 한 도로는 서울광장 방면으로만 진입이 허용된다. 검찰은 “운전 업무에 종사하는 사람은 차도를 따라 통행하고 제한속도를 준수하면서 조향 및 제동장치와 그 밖의 장치를 정확하게 조작해야 할 의무가 있다”며 “차 씨가 이를 지키지 않았다”고 적시했다.또 검찰은 “피고인은 인적이 없는 방향으로 진행하거나 미리 경적을 울려 주위 사람들에게 경고하는 등의 조치도 취하지 않은 채 약 150m가량을 역주행했다”고 적었다. 또 검찰은 차 씨가 가속 페달을 반복적으로 밟았고, 제한속도 시속 50km인 그 도로를 시속 62.3~105.3km 속도로 내달리다 가드레일과 시민들을 치었다고 밝혔다.차 씨는 사고 이후 경찰에 줄곧 “브레이크를 계속 밟았다”고 주장해왔다.공소장에 따르면 차 씨의 차량은 총 11명의 보행자를 직접 들이받았다. 가장 먼저 치인 피해자는 가해 차량을 등진 채 인도를 걷고 있다가 오른쪽 다리를 치어 바닥에 쓰러졌다.이후 가해 차량은 가드 레일에 기댄 채 서 있던 또 다른 피해자의 몸을 들이 받았다. 그 다음에는 가해 차량을 정면으로 보고 서 있던 피해자 6명, 등진 채 걸어가던 3명의 몸 부위를 들이 받았다.이중 6명은 현장에서 다발성 외상으로 즉사했다. 병원에 이송된 3명은 약 1시간 후 다발성 외상 등으로 사망했다.앞서 경찰은 7월 브리핑에서 “경찰에 확보한 가해 차량 블랙박스에 자동차 경적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차 씨는 경찰에 “보행자 보호용 울타리에 충격하면 속도가 줄 것으로 생각했다”고 진술한 바 있다. 사고로 사망자 9명을 포함해 총 14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차 씨에 대한 첫 재판은 25일 열릴 예정이다.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 2024-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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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이스피싱 다시 증가세… 1억 넘는 피해 올해 벌써 755건

    매년 줄어들던 보이스 피싱 사기 범죄가 올해 들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특히 피해 금액 1억 원 이상의 고액 피해 사례가 급증하면서 올해 들어 벌써 700건 이상 발생했다. 피해자 상당수는 고령층과 서민으로, 정부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상욱 의원실이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보이스 피싱 범죄 피해액은 2019년 6398억 원에서 지난해 4472억 원으로 줄었다. 같은 기간 발생 건수도 3만7667건에서 1만8902건으로 감소했다. 그런데 올해 들어 증가세로 전환됐다. 1월부터 7월까지 보이스 피싱 피해액은 3909억 원, 발생 건수는 1만1734건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피해액은 2427억 원, 건수는 1만741건이다. 특히 피해 금액이 1억 원을 넘어서는 사건이 많아졌다. 작년에는 1억 원 이상 피해 사건이 612건이었다. 올해는 1∼7월에만 755건이다. 피해액 5000만 원 이상 1억 원 미만 사건도 작년 1351건이었는데 올해는 7월까지 1195건이었다. 경찰은 최근 늘어난 ‘악성 앱’과 ‘파밍’ 수법 탓에 올해 보이스 피싱 범죄가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전화로 한 번에 수백만 원가량을 편취하던 기존의 보이스 피싱과 다르게 악성 앱은 휴대전화의 개인정보와 통화 내용을 지속적으로 빼내 피해액을 키운다. 파밍은 가짜 사이트에 피해자가 개인정보를 직접 입력하게 만드는 방식이다. 경찰 관계자는 “대출을 미끼로 피해자가 악성 앱을 휴대전화에 설치하게 한 뒤, 알아낸 개인정보를 이용해 금융감독원과 검찰 행세를 하는 이들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경찰은 현재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통신사 등과 협업해 국내 기관을 사칭하는 문자메시지 차단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특히 고령층이 보이스 피싱 범죄에 취약하다고 보고 경로당, 복지시설, 노인회관 등에 경찰이 직접 찾아가 피싱 예방 활동을 벌일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국무조정실장을 주재로 한 보이스 피싱 근절 범정부 태스크포스(TF)에 참여하는 등 범죄 예방을 위한 통신·금융 분야의 제도 개선, 기술 개발 및 정책 발굴에도 힘쓰고 있다”고 밝혔다. 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 2024-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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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태원 참사 부실 대응’… 檢, 김광호 금고5년 구형

    검찰이 ‘이태원 핼러윈 참사 부실’ 대응 혐의를 받는 김광호 전 서울경찰청장(사진)에게 금고 5년을 구형했다. 2일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판사 권성수)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기소된 김 전 청장에게 금고 5년을 선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김 전 청장은 2022년 10월 29일 이태원 핼러윈 축제 당시 인파 밀집으로 인한 위험성을 예견했음에도 경찰력 배치 등 필요한 조치를 다하지 않아 사상자 규모를 키운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구형 의견에서 “이태원 사고는 사고 위험이 명백히 예상되는 상황으로 최소한의 사전 대비만 했더라도 막을 수 있었다”며 “돌발 사고에 대한 현장 대응의 실패보다는 사전 대책 미흡에서 기인한 바가 크다”고 말했다. 검찰은 참사 당일 당직 근무를 한 류미진 전 서울경찰청 상황관리관과 정대경 전 112 상황팀장에 대해서는 각각 금고 3년과 금고 2년 6개월을 구형했다. 앞서 검찰은 7월 22일엔 같은 혐의로 기소된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에게 징역 7년을 구형했다. 경찰청 특별수사본부는 지난해 1월 김 전 청장을 검찰에 송치했지만 사건을 넘겨받은 서울서부지검은 1년간 기소 여부를 결정하지 못했다. 올해 1월 4일 이원석 검찰총장이 수사심의위원회 회부를 직권으로 지시했고, 수심위는 ‘과실이 인정된다’며 김 전 청장에 대해 기소 권고 의견을 냈다. 검찰이 같은 달 19일 김 전 청장을 불구속 기소했다. 유가족들은 이날 공판을 앞두고도 ‘책임자 처벌’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김 전 청장의 엄벌을 촉구했다. 김 전 청장은 최후 진술에서 “유가족 여러분들의 아픔에 대해 위로를 드리며 서울경찰청 최고 책임자로서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겸허한 마음으로 재판부 결정을 기다리겠다”고 했다. 김 전 청장 등에 대한 선고기일은 10월 17일에 열릴 예정이다. 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 2024-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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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檢, ‘이태원참사’ 김광호 前서울경찰청장 금고 5년 구형

    검찰이 ‘이태원 핼러윈 참사 부실’ 대응 혐의를 받는 김광호 전 서울경찰청장에 금고 5년을 구형했다.2일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판사 권성수)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기소된 김 전 청장에게 금고 5년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김 전 청장은 2022년 10월 29일 이태원 핼러윈 축제 당시 인파 밀집으로 인한 위험성을 예견했음에도 경찰력 배치 등 필요한 조치를 다하지 않아 사상자 규모를 키운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구형 의견에서 “이태원 사고는 사고위험이 명백히 예상되는 상황으로 최소한의 사전 대비만 했더라도 막을 수 있었다”며 “돌발 사고에 대한 현장 대응의 실패보다는 사전 대책 미흡에서 기인한 바가 크다”고 말했다. 검찰은 참사 당일 당직 근무를 한 류미진 전 서울경찰청 상황관리관과 정대경 전 112 상황팀장에 대해서는 각각 금고 3년과 금고 2년 6개월을 구형했다. 앞서 검찰은 7월 22일엔 같은 혐의로 기소된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에게 징역 7년을 구형했다.경찰청 특별수사본부는 지난해 1월 김 전 청장을 검찰에 송치했지만, 사건을 넘겨받은 서울서부지검은 1년간 기소 여부를 결정하지 못했다. 올해 1월 4일 이원석 검찰총장이 수사심의위원회 회부를 직권으로 지시했고, 수심위는 ‘과실이 인정된다’며 김 전 청장에 대해 기소 권고 의견을 냈다. 검찰이 같은달 19일 김 전 청장을 불구속 기소했다. 유가족들은 이날 공판을 앞두고도 ‘책임자 처벌’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김 전 청장의 엄벌을 촉구했다. 김 전 청장은 최후진술에서 “유가족 여러분들 아픔에 대해 위로를 드리며 서울경찰청 최고 책임자로서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라며 “겸허한 마음으로 재판부 결정을 기다리겠다”고 했다. 김 전 청장 등에 대한 선고기일은 10월 17일에 열릴 예정이다. 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 2024-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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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中3이 ‘딥페이크 성착취물’ 177건 만들어 돈벌이

    딥페이크(인공지능 기반 이미지 합성) 성착취물을 만들어 유통시키는 가해자들이 이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우리나라에서 중학생이 딥페이크 성착취물을 팔아 돈을 벌다가 경찰에 붙잡힌 사례도 확인됐다. 당국의 추적이 어려운 가상화폐로 결제가 이뤄지는 탓에 딥페이크 범죄가 음지에서 퍼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동아일보 취재팀이 28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텔레그램에서 딥페이크 성착취물을 유통 중인 대화방 10곳에 잠입해 거래 현황을 살펴봤다. 이 대화방에서는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를 이용해 음란물을 사고파는 거래가 이뤄졌다. 취재팀이 성착취물 구매를 희망하는 것처럼 가장해 결제를 시도하자 ‘46종의 가상화폐로 이용 가능하다’는 안내가 나왔다. 대화방에서는 ‘더 적나라한 성착취물을 구입하고 싶으면 좀 더 큰 금액을 지불하라’는 취지의 안내도 이어졌다. 딥페이크 범죄를 실제 돈벌이 수단으로 삼은 중학생이 경찰에 검거된 사례도 확인됐다. 2021년 7월 경북 구미의 중학교 3학년 A 군은 한 성착취물 제작자에게 15세 여학생 2명의 얼굴을 나체 사진에 합성해 달라고 의뢰했다. A 군은 이후 직접 딥페이크물 제작 방법을 터득한 뒤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을 비롯해 총 177건의 딥페이크물을 만들었다. 그는 자신이 만든 성착취물을 텔레그램 대화방에서 팔았다. 나아가 합성 사진을 당사자인 피해 여성에게 전송한 뒤 “알몸 영상을 찍어 보내라”고 협박했다. 결국 경찰에 붙잡힌 A 군은 재판에 넘겨져 지난해 11일 징역 2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사례는 빙산의 일각이라고 지적한다. 일부 범죄 조직들은 몇천 원만 내면 성착취물을 자동으로 만들어주는 프로그램, 일명 ‘딥페이크 봇(bot)’으로 돈을 벌고 있기 때문이다. 성착취물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거래 구조가 유지되는 한 범죄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황석진 동국대 국제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가상화폐가 불법 음란물 유통의 핵심 도구로 이용 중”이라며 “더 큰 금액을 지불할수록 더 높은 강도의 음란물을 받을 수 있다 보니 범인들이 떼돈을 버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코인 받고 ‘딥페이크 성착취물’ 다단계 거래… 추적 어려워 [돈벌이 된 딥페이크 성범죄]퍼트릴수록 돈 더 버는 구조… ‘봇’ 통해 거래, 판매자 정체 몰라텔레그램은 광고수익탓 방치… 전문가 “범죄수익 몰수대책 필요”딥페이크 성착취물 범죄의 정점에는 ‘딥페이크봇’을 만들어 굴리는 이들이 존재한다. 이들은 인공지능(AI) 기술을 이용해 자동으로 가짜 이미지를 제작하는 프로그램을 만든 뒤 텔레그램 대화방을 운영한다. 그 아래는 이들에게 구입한 성착취물을 다단계식으로 되파는 일당들이 있다. 말단에는 잠재적 구매자들을 끌어오기 위해 ‘미끼’처럼 무차별적으로 성착취물을 퍼뜨리는 텔레그램 대화방 참여자들이 존재한다. 이들 사이의 거래가 모두 ‘가상화폐’로 이뤄지고 있다. 딥페이크 성착취물을 퍼뜨릴수록 돈을 버는 구조 탓에 관련 범죄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돈 더 내면 더 수위 높은 사진 구입’ 유도 28일 동아일보 취재팀은 텔레그램봇으로 운영되는 한 대화방을 확인했다. 이 대화방은 실제 참가자들은 없고, 딥페이크봇 프로그램이 마치 운영자처럼 상주한다. 취재팀이 이 방에 접속하자 ‘여성의 사진을 합성하기 위해서는 다이아몬드를 구매하라’는 안내가 나왔다. 여기서 다이아몬드란, 일종의 가상 거래 수단인데 보통 ‘1다이아몬드=약 500원’으로 통용되고 있었다. 취재팀이 확인한 10개 이상의 텔레그램봇 방은 개당 이용자가 20만∼30만 명 정도였다. 이들 모두 비슷한 가상화폐 결제 방식을 쓰고 있었다. 취재팀이 접촉한 텔레그램봇들은 더 많은 대가를 지불하면 더 수위가 높은 성착취물을 구입할 수 있다고 홍보했다. 이들은 “당신만의 사진을 가져보세요. VIP의 특권임. 워터마크(일종의 표식) 없음” “더 나은 디테일을 경험하세요” “더 진짜 같은 사진” 등의 홍보성 문구를 계속 쏟아냈다. 구매자로 하여금 더 적나라한 성착취물을 비싼 가격에 구입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하지만 구매자들은 실제 사람이 아니라 딥페이크봇을 통해 거래하기 때문에 내 돈이 누구한테 건너갔는지는 알 수 없다. 판매자의 진짜 정체도 드러나지 않는다. 취재팀이 관찰한 결과 이렇게 제작된 딥페이크 성착취물은 일명 ‘지인능욕방’ ‘겹지인방’ 등으로 확산, 유통됐다. 일종의 ‘공급자→도매시장→소매시장→소비자’로 연결되는 구조다. ● 범죄 수익 높아지면 텔레그램도 수익 증가 이 같은 구조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특히 잘 알려지지 않은 가상화폐로 거래한 경우에는 추적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텔레그램이 이윤을 창출하기 위해 이러한 범죄 구조를 방치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성착취물을 거래하는 봇, 대화방, 결제창 등에는 상업 광고가 내걸려 있다. 이용자가 많을수록 텔레그램이 광고 수익을 많이 벌 수 있는 구조다. 마치 유튜브 영상 조회수가 높아질수록 영상 제작자와 유튜브 측이 함께 수익을 올리는 것과 같은 셈이다. 올해 4월 텔레그램은 1000명 이상이 이용하는 ‘텔레그램봇’ 제작에서 발생하는 수익의 절반을 가상화폐로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취재팀이 확인한 딥페이크봇들은 20만∼30만 명 규모의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었다. 이 봇들을 통한 성착취물 거래가 늘어나고 이용자가 증가할수록 텔레그램과 봇 제작자들의 수익은 커진다. 게다가 텔레그램이 발행하는 가상화폐가 주요 거래 수단으로 쓰이기 때문에 텔레그램이 얻는 이익은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범죄-수익 연결고리 깨야… 대책 필요” 전문가들은 이들의 범죄 수익을 몰수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범죄로 수익을 거두는 구조를 깨뜨려야 성착취물의 제작, 배포를 막을 수 있다는 뜻이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사법대 학장은 “딥페이크 성착취물 거래는 가상화폐를 이용하기 때문에 기존 은행 등 금융기관 시스템으로는 확인이 어렵다”며 “범죄 수익을 몰수할 수 있는 제도적인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윤호 고려사이버대 경찰학과 석좌교수도 “딥페이크는 성폭력처벌특례법 제14조의 2에 따라 반포와 판매만 처벌하도록 돼 있어 구매자를 처벌할 수 없다. 구매자들도 강력하게 처벌하는 쪽으로 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황석진 동국대 국제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도박에 쓰인 가상자산을 범죄 수익으로 몰수할 수 있다는 2018년도 대법원 판례를 참고할 만하다”며 “딥페이크 범죄에 쓰인 가상자산도 충분히 몰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다만 추적이 어렵기 때문에 실제 몰수하기 위한 수단이나 장치가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손준영 기자 hand@donga.com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 2024-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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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딥페이크 나도 당할라” 공포… 선배-선생님 사진까지 음란물 합성

    “○○대학교 ○○학과 22학번 겹지인 찾습니다. 이○○, 조○○, 백○○ 등등.” 27일 취재팀이 확인한 딥페이크 관련 텔레그램 대화방에는 이 같은 글이 여럿 올라왔다. 대화방 참가자들이 서로 공통적으로 아는 지인들의 사진을 합성해 성착취물을 만드는 정황이 포착된 것이다. 참가자는 175명이었는데 여러 여성의 신상과 사진이 올라와 있었다. 일부는 미성년자, 가족, 친척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연예인 등 유명인뿐만 아니라 평범한 시민도 딥페이크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사진을 비공개로 전환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선배, 선생님, 동생까지 ‘성착취물’ 합성 취재팀이 확인한 한 텔레그램 대화방은 170여 명의 참가자가 지난해 9월 7일부터 지인의 사진을 포르노와 합성해 영상, 사진을 만들어 공유해 왔다. 이 방은 ‘방에 입장하면 지인 사진 하나씩 올리기’ 등의 규칙을 정한 뒤 지키지 않으면 방에서 쫓아내는 식으로 운영했다. 그 때문에 성착취물을 계속 보려는 참가자들은 수시로 지인의 사진, 이름, 나이, 거주지 등의 정보를 올리고 음담패설을 이어갔다. 일부는 “우리 학교 선배인데 전교 부회장까지 했다”, “우리 학원 선생님인데 어떻냐”고 밝혀 가까운 지인의 사진을 올렸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또 다른 참여자는 여성 사진을 올리며 “얘는 어떻냐. 합성 사진도 있는데 원하면 보여주겠다”며 다른 참가자들의 반응을 물었다. 함께 사는 가족을 성착취물 대상으로 삼은 참가자도 있었다. 한 참가자는 “여동생 능욕 가능하신 분”이라며 한 여학생이 침대에 누워 있는 사진 5장을 올렸다. 참가자의 실제 여동생으로 추정됐다. ● 중고교 확산, ‘딥페이크 피해 지도’까지 등장 딥페이크 성착취물은 최근 급속도로 확산 중이다. 중학교, 고등학교는 물론이고 대학, 군대에서도 관련 사건이 벌어졌다. 5월엔 서울대 출신 남성 2명이 서울대 동문 여성 12명을 포함해 60여 명의 사진을 합성해 성착취물을 제작·유포한 ‘서울대 N번방’ 사건이 벌어졌다. 이달 중순엔 인하대에서 유사한 사건이 발생했다. 현역 군인 추정 참가자들을 포함해 900명이 넘는 인원이 여군을 ‘군수품’이라고 폄훼하며 딥페이크 합성물을 제작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27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전국 초중고교를 점검한 결과 최소 40곳에서 딥페이크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가해 학생이 교사의 딥페이크 합성물을 만든 후 교사 실명, 개인 전화번호를 불특정 다수에게 유포한 경우도 있다. 서울뿐 아니라 지방에서도 관련 사건이 적발되고 있다. 영남 일대 학교에도 학생들의 딥페이크 합성물이 퍼졌다는 제보가 들어왔고, 부산경찰청은 딥페이크 관련 성범죄 사건 10여 건을 수사 중이라고 27일 밝혔다. 대부분 관내 학교에서 발생한 것으로 검거된 가해자들은 상당수 10대인 가운데 일부는 촉법소년이었다. 온라인에는 학생 등이 딥페이크 범죄 발생 학교들을 찾아내 그래픽으로 만든 ‘텔레그램 딥페이크 피해 지도’까지 올라왔다.● 전문가 “강력한 처벌 필요해”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딥페이크 성착취물을 제작해 유포하는 경우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11조 1항에 따라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할 수 있다. 만약 성착취물 대상이 성인이거나 미성년자임이 입증되지 않았을 경우 성폭력범죄처벌특례법 제14조의 2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구태언 법무법인 린 변호사는 “텔레그램을 이용한 범죄는 추적이 어려워 수사력이 많이 드는 반면 미성년자 피의자들에 대한 처벌은 솜방망이 수준”이라며 “경찰이 엄정하게 수사하고 처벌한다는 점을 대중에 알리고 정부에서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명주 서울여대 정보보호학과 교수는 “인공지능(AI), 온라인 기술들만 발전하고 관련 제도와 윤리는 발전하지 못했다. 예방 교육과 강력한 처벌이 수반돼야 한다”고 했다. 손준영 기자 hand@donga.com최예나 기자 yena@donga.com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

    • 2024-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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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심위 “텔레그램과 ‘딥페이크 차단’ 핫라인 추진”

    텔레그램을 기반으로 한 딥페이크 음란물 확산 문제가 커지자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가 텔레그램 측과 ‘핫라인’을 구축해 신속한 확산 방지 조치에 나서겠다고 밝히는 등 대응책 마련이 본격화되고 있다. 방심위는 27일 실·국장 회의에서 이를 비롯한 사건 대책을 논의했고, 향후 음란물의 신속한 차단에 집중할 계획이다. 텔레그램에 게시물 시정 요구 등을 할 때 주로 e메일을 통해 협조 요청을 해 시정 조치까지 며칠씩 걸리는 경우가 있었는데 앞으로는 ‘핫라인’을 구축해 시간 단축을 하겠다는 것. 아울러 방심위는 이번 딥페이크 음란물 확산 사태와 관련해 즉각 중점 모니터링에 착수하기로 했다. 또 전자심의를 활용해 24시간 내 성적 허위 영상물에 대한 시정 요구를 하고, 중점 모니터링 과정에서 적발된 악성 유포자에 대해 수사를 의뢰하기로 했다. 경찰도 28일부터 내년 3월 31일까지 특별 집중 단속에 나선다. 27일 서울경찰청은 딥페이크 관련 ‘긴급 스쿨벨’을 발령했다. 이는 학교나 학생을 상대로 한 범죄가 퍼졌을 때 경찰이 관련 주의사항을 서울시교육청에 전달하면 시교육청은 산하 학교들로 전파하는 것이다. 교육부는 전날(26일) 전국 시도교육청에 “딥페이크 피해 및 가해 현황을 파악해 달라”란 공문을 보냈다. 공문에는 “학생들이 사이버 공간에서 개인정보가 유출되지 않도록 하고 타인의 개인정보를 동의 없이 올리거나 전송하지 않도록 예방 교육을 철저히 할 수 있도록 학교에 안내해 달라”라는 내용이 포함됐다. 여성가족부는 불법 딥페이크 성범죄 합성물로 피해를 입은 이들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27일 밝혔다. 여가부 관계자는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로 피해 상담을 신청해 달라”고 말했다. 김기윤 기자 pep@donga.com손준영 기자 hand@donga.com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 2024-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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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9에어매트, 구조 아닌 ‘보조장비’…“예산 적어 낡아도 그냥 써”

    경기 부천시 호텔 화재 당시 투숙객 2명이 에어매트에 뛰어내린 뒤 숨지자 에어매트를 둘러싼 논란이 커졌다. 동아일보 취재 결과 에어매트는 소방법상 ‘구조장비’가 아니라 ‘보조장비’로 분류돼 관련 예산 확보 등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방장비 전체 예산 중 보조장비 예산은 0.5%에 불과해 노후화와 부실 관리를 낳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조장비’로 분류, 예산 부족 현행 소방장비관리법에 따르면 소방장비 중 에어매트는 구조장비가 아닌 보조장비로 분류된다. 보조장비란 소방 업무 수행에 간접 또는 부수적으로 필요한 장비로 카메라와 녹음기, 지휘 텐트 등이 해당된다. 구조장비는 구조용 사다리, 유압장비, 총포류, 절단기 등이다. 소방 당국 관계자는 “에어매트는 안전을 담보할 수 없고 최후의 보루이기 때문에 구조장비가 아닌 보조장비로 분류된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보조장비로 분류될 경우 예산의 우선순위에서 밀릴 수 있다는 점이다. 동아일보가 소방 관련 예산 최근 5년 치(2020∼2024년)를 분석한 결과 소방장비 구매 분야 예산은 총 1조3800억 원이었다. 그중 에어매트 등 보조 장비 예산은 72억7000만 원(0.5%)에 불과했다. 반면 구조장비의 예산은 1171억3000만 원으로 훨씬 많았다.● 노후화-관리 부실 원인으로 작용 이 예산은 장비의 구입뿐만 아니라 보수, 유지, 수리 등에 쓰인다. 예산이 부족하면 노후화와 관리 미비의 원인이 된다. 현재 소방이 쓰는 에어매트는 개당 400만∼500만 원 수준이다. 22일 부천시 화재 현장에서 사용된 에어매트는 2006년에 지급돼 사용 가능 연한(7년)을 훌쩍 넘은 것으로 확인됐다. 2013년까지만 쓸 수 있었던 셈. 소방당국은 “매년 관리를 받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사고 당시 에어매트가 뒤집힌 것을 목격한 시민들은 우려하고 있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에어매트의 노후화 비율은 20%가량”이라며 “매년 심사를 하고 구조적으로 사용하는 데 큰 지장이 없어서 계속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부천 화재에서 에어매트가 논란이 되자 부랴부랴 점검에 나선 소방서들도 있다. 화재 다음 날(23일) 서울 서대문소방서는 서울시가 관리하는 서울정보광장 온라인 사이트에 ‘공기안전매트 누기 및 내부 연결고리 파손’ 결재 문서를 올렸다. 공기 주입이 제대로 되지 않아 현장에서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달 6일에는 서울 서초소방서가 에어매트 고장을 신고했고, 서울 송파소방서는 지난달 25일과 5월 31일 두 번 수리를 요청했다. 경기의 한 소방서 관계자는 “구조대에서 10년 넘게 일하면서 에어매트 수리를 해 본 적이 없다. 예산은 적은데 값싼 장비가 아니다 보니 많이 찢어지지 않는 이상 수리도 잘 안 하고 문제가 생겨도 바로 교체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에어컨서 시작된 화재, 매트리스에서 커져 전문가들은 향후 같은 사고의 재발을 막기 위해 예산 확보, 매트 교체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채진 목원대 소방안전학과 교수는 “에어매트를 18년 동안 썼다는 것 자체가 소방의 예산 부족 문제를 여실히 보여 주고 있다”며 “소방안전교부세를 소방이 관리하도록 해 지금보다 더 많은 예산 확보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부세는 현재 행정안전부가 관리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화재가 발생한 건물이 스프링클러가 미설치된 숙박 시설이었기 때문에 진압이 어려웠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화재가 시작된 810호 객실의 에어컨에서 떨어진 불똥이 매트리스에 떨어져 불길이 커지면서 ‘불쏘시개’ 역할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매트리스에 불이 붙으며 실내 전체가 화염에 휩싸이는 ‘플래시 오버’ 현상이 일어난 것이다. 한국방재학회에 따르면 매트리스는 TV보다 불이 확산되는 속도가 490배 빠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열린 고의당정협의회에선 구축 건물의 화재 진압에 필요한 장비 설치 등을 위한 정부 차원의 대책 수립 방안이 논의됐다. 부천=손준영 기자 hand@donga.com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

    • 2024-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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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엄마, 5분밖에 못 버틸 것 같아” 마지막 통화

    “불났어. 나 이제 죽을 것 같거든. 5분 뒤면 진짜 숨 못 쉴 것 같아. 이제 끊어.” 22일 오후 7시 47분경 화마에 휩싸인 경기 부천시의 한 호텔 안에서 김단아 씨(28)는 어머니에게 다급하게 전화를 걸었다. 김 씨는 생전 마지막으로 어머니와 통화를 하며 “구급대원이 안 올라올 것 같다. 장례식 하지 말고, 내가 쓴 일기랑 그런 것도 다 버려 달라”고 마지막 말을 남겼다. 부천 호텔 화재로 7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가운데 유족들은 사망자의 신원을 확인한 뒤 오열했다. 김 씨의 어머니는 경기 부천성모병원 장례식장에서 23일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평상시에 말이 별로 없는 아이였는데 그날따라 ‘아빠, 나 갈게’ 하고 나가더라”라면서 “아이를 떠나보내 가슴이 찢어질 것 같다”며 오열했다. 김 씨의 부친도 벌게진 눈으로 말없이 빈소 영정사진 옆을 지키고 앉아 있었다. 김 씨는 사고 전날 아버지의 생일이었던 21일 “아빠, 생일 축하해. 엄마랑 맛있는 것 먹고 잘 쉬어”라고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한 김 씨는 졸업 후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미술과 관련한 꿈을 키워 가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신원 확인을 통해 가족의 사망 사실을 확인한 다른 유족들도 비통한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 부천장례식장에도 이번 화재로 사망한 40대 여성의 빈소가 마련됐다. 상복을 입은 유가족 3명은 충혈된 눈으로 “어떻게 이런 일이”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날 오후 1시경 순천향대 부천병원 장례식장에서 만난 유족들도 충격으로 제대로 걷지 못해 경찰의 부축을 받았다. 아직 빈소를 차리지 못한 유족도 있는 가운데 화재 원인이 합동 감식을 통해 규명될 예정이다.· 부천=서지원 기자 wish@donga.com부천=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 2024-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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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명 목숨 앗아간 ‘뒤집힌 에어매트’… 부천 화재 ‘구조 실패’ 논란

    22일 오후 경기 부천시 호텔 화재로 7명이 숨진 가운데 이 중 2명이 인명 구조를 위해 설치된 공기안전매트(에어매트)로 뛰어내리다가 사망해 구조 실패 논란이 커지고 있다. 낙하 인원을 안전하게 받아줬어야 할 매트가 딱지처럼 뒤집히며 인명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다. 23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사건 당시 호텔 7층에서 에어매트로 뛰어내린 2명은 3초 간격으로 추락했다. 첫 번째 낙하로 에어매트가 뒤집히자 두 번째로 뛰어내린 투숙객은 매트를 스친 뒤 바닥으로 떨어졌다. 두 사람은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이 건물은 4층이 없어 8층으로 표기된 층이 사실상 7층인 것으로 확인됐다. 현장에선 에어매트를 제대로 고정하지 않아 발생한 인재(人災)라는 지적이 나왔다. 메트가 고정돼 뒤집히지 않았다면 2명 모두 살 가능성이 높았다는 것이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도 이날 화재 현장을 찾아 “(에어매트를) 잡아주는 사람은 없었냐”고 물었고, 조선호 경기도소방재난본부장은 “당시 인원이 부족해 에어매트를 잡아주지 못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고 답했다. 급박한 상황이었지만 안전한 낙하를 유도하는 지휘통제 체계가 작동하지 않았다는 비판도 나온다. 노후화된 에어매트가 사고 원인 중 하나라는 지적도 나왔다. 이번에 사용된 에어매트는 2006년 배급된 것이지만 적정 사용 가능 기간(7년)을 훌쩍 넘긴 제품이다. 이날 사고 현장에서 합동 감식을 진행한 경찰과 소방당국은 객실 에어컨에서 발생한 스파크(spark·불꽃)로 화재가 난 것으로 보고 조사를 벌이고 있다. 동아일보가 입수한 폐쇄회로(CC)TV 영상 사진을 분석한 결과 화재가 처음 발생한 810호 출입문이 개방된 상태로 방치돼 연기가 1분 23초 만에 급격히 확산했다. 낙하충격에 뒤집어진 에어매트… 소방당국 “인력 없어 고정못해”[부천 호텔 화재 참사]뒤집힌 매트, 구조실패 논란“3초 간격 뛰어내린 것도 문제… 현장통제 못해 부실 대응” 지적에어컨 스파크서 화재 시작 추정, 유독가스 급속 확산… 피해 키워“살려주세요! 807호예요!” 화염과 함께 검은 연기가 빠르게 호텔 내부를 뒤덮자 창문 쪽에서 남성이 구조를 요청하는 소리가 들렸다. 소방당국은 재빨리 창문 아래에 에어매트를 설치했다. 잠시 후 남녀 투숙객은 건물 외부에 설치된 에어매트 위로 몸을 던졌다. 그러나 먼저 뛰어내린 여성이 에어매트의 중앙이 아닌 가장자리로 떨어지면서 매트가 뒤집혔다. 뒤집힌 에어매트 탓에 3초 후 뛰어내린 남성은 매트를 살짝 스친 뒤 맨바닥으로 떨어졌다. 이들은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에어매트 왜 뒤집혔나 에어매트가 이례적으로 뒤집어진 배경엔 소방당국이 현장 통제에 실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구조대원들이 에어매트를 잡고 고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뒤집히는 사고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소방당국도 ‘대응이 부실했다’고 인정했다. 다만 경기도소방재난본부는 “인력이 부족해 잡아주지 못했다”고 밝히면서도 6층 이상 고층의 경우 낙하자와 충돌 위험이 큰 탓에 의무 규정은 없다고 해명했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에어매트가 뒤집히는 건 이례적”이라며 “공기압이 적정했는지, 관리 상태에는 문제가 없었는지 도 점검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사가 있는 호텔 주차장 입구에 설치한 탓에 뒤집혔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에어매트를 설치한 바닥이 경사면이라 불안정한 상태였는데 매트 가장자리로 추락하면서 뒤집힌 것으로 보인다”며 “에어매트 규격이 16m(5층) 이하 높이에서 받아내는 것이라 그 이상은 안전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투숙객들의 안전을 위해 충분한 시차를 두고 낙하시키지 못한 것은 문제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이영주 경일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투숙객들이 3초 간격으로 뛰어내린 것도 (당국의) 현장 통제가 잘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구조대가 투숙객들을 안정시키고 낙하 요령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다는 것. 에어매트의 적정 공기압과 충격 흡수량, 전복 가능성 등을 고려하지 못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전날 사고 현장에서 사용된 ‘IC100’ 에어매트는 10층 이하 높이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제품으로 무게는 126kg이다. 해당 제품은 가로 4.5m, 세로 7.5m, 높이 3.0m 규격에 2개 층으로 나뉜 구조로, 낙하물과 닿으면 4개 면에서 공기를 배출해 충격을 줄이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에어매트의 노후화와 관련 규정 미비도 문제다. 현장에서 사용된 에어매트는 내용연수(耐用年數·쓸 수 있는 기간)가 10년 이상 지난 것으로 나타났다. ‘소방장비 분류 등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에어매트 내용연수는 7년인데 해당 에어매트는 18년 전인 2006년 지급됐다. 이 에어매트가 보급되던 당시는 한국소방산업기술원(KFI)이 에어매트에 관한 규정을 만들기 전이다.● ‘에어컨 스파크’ 발화 원인 추정 소방당국은 이번 화재가 객실 에어컨에서 발생한 스파크로 시작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소방 관계자는 “에어컨 정도의 가전 제품이 아닌 이상 이 정도로 불이 삽시간에 번지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2004년 준공돼 노후한 호텔 특성상 불에 잘 타는 내·외장재가 많고 먼지가 다량 쌓여 있던 점도 화재 확산의 원인으로 보고 있다. 특히 건물 내 스프링클러가 없어 화재 초기 진압에 실패한 데다 유독가스가 급격히 확산하면서 피해를 키운 것으로 분석된다. 건축소방법이 2017년 개정돼 6층 이상 모든 신축 건물은 반드시 스프링클러를 설치해야 하지만 이번에 화재가 발생한 호텔은 2004년에 완공돼 의무 설치 대상에서 제외됐다. 불길은 호텔 건물 전체로 번지지는 않았지만 화재가 발생한 객실 문이 열린 상태에서 복도에 유독가스가 가득 들어찼다. 63개 객실이 있는 호텔에는 27명이 투숙하고 있었으나 건물 안에 검은 연기가 빠른 속도로 퍼져 대피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이날 사상자 대부분은 발화 지점에서 가까운 호텔 7, 8층 객실 내부와 계단, 복도 등지에서 발견됐다. 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부천=손준영 기자 hand@donga.com송진호 기자 jino@donga.com}

    • 2024-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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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부천 호텔 화재 CCTV 보니…복도 ‘83초’ 만에 연기로 자욱

    부천 호텔 화재 당시 불이 번지기 시작한 복도가 불과 1분 23초 만에 연기로 가득 찬 것으로 드러났다. 소방당국은 급격하게 화재가 번지게 된 이유로 최초 발화지점인 810호의 문이 열려있던 것을 지목하고 있다.23일 동아일보 취재팀은 전날 화재로 총 19명의 사상자를 낸 경기 부천시 호텔의 내부 폐쇄회로(CC)TV 영상을 캡처한 사진을 입수했다. CCTV에 따르면 22일 오후 7시 31분경 최초 발화 지점인 810호에 한 투숙객이 들어가고 약 3분 뒤 출입문을 열어둔 채 방 밖으로 다시 나온다.해당 투숙객이 방을 나서고 3분이 채 지나지 않자 810호에서 뿌연 연기가 분출되기 시작했다. 연기가 천장부터 가득 차기 시작했고, 불과 1분 23초가 지난 오후 7시 38분경 복도를 비추는 CCTV 화면은 연기로 뒤덮였다. 당시 810호에 처음 입실했던 투숙객은 ‘에어컨 스파크’ 현상을 본 뒤 이상한 냄새를 맡아 객실 교체를 요구하기 위해 2층 호텔 로비로 내려갔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투숙객은 오후 7시 35분경 710호로 재배정받아 입실했지만 5분 뒤 화재 사실을 인지하고 대피하는 모습이 CCTV에 담겼다.소방 당국은 최초 발화 지점인 810호의 문이 열려 있어 급속도로 좁은 복도를 타고 화재와 연기가 번져나간 것으로 보고 있다. 에어컨 누전으로 스파크가 발생한 방 출입문이 열려 있어 산소가 급격히 유입돼 불이 커진 것이다.최초 신고가 늦어진 점도 피해가 커진 이유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복도가 연기로 가득 찬 오후 7시 39분에서야 화재 신고가 접수됐다. 소방관들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강한 화염과 짙은 연기가 복도에 가득해 내부 진입이 어려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화재 이후 이 복도는 벽면과 천장이 모두 까맣게 타버렸다.소방 당국은 합동 감식 결과를 통해 정확한 화재 원인을 규명해낼 계획이다.부천=손준영 기자 hand@donga.com임재혁 기자 heok@donga.com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 2024-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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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부천 호텔 화재 원인 ‘에어컨 스파크’ 가능성…“불꽃 튄 뒤 이상한 냄새”

    경기 부천시의 한 숙박시설에서 난 대형 화재로 7명이 숨지는 등 19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가운데 호텔 에어컨에서 나타난 스파크가 화재 원인으로 지목됐다. 23일 동아일보의 취재를 종합하면 사고 당일 해당 호텔 8층 객실에서 ‘에어컨 스파크’를 본 투숙객은 곧 이상한 냄새를 맡고 방을 빠져나왔다. 투숙객은 호텔 측에 이 같은 사실을 알리며 방을 바꿔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투숙객이 방을 나온지 6분이 채 지나지 않은 오후 7시 39분경 해당 객실에서 연기와 함께 불이 나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투숙객은 호텔 외부로 대피했고 사상자에 포함되지 않았다. 에어컨 화재는 주로 장시간 가동으로 과부하가 걸리거나 내부 먼지 등 이물질이 노후된 전기선과 결합해 발생하는 스파크 등으로 발생한다. 객실 에어컨에서 튄 스파크가 먼지 등과 만나 화재로 번진 것으로 추정된다. 2004년 준공된 노후한 호텔 특성상 불에 잘타는 내·외장재가 많고, 먼지도 호텔 곳곳에 쌓여 있어 화재 확산이 삽시간에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사망자 7명은 갑자기 번진 불과 연기에 호텔 내부 복도와 계단 등에서 질식사한 채 발견됐다.이날 조선호 경기도소방재난본부장은 오전 9시 20분경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사고 경위에 대해 설명하며 “부천 호텔 화재 원인은 전기적 요인이 유력하다”고 말했다.소방당국 관계자는 “화재 원인으로 에어컨이 추정된 것은 맞지만 정확한 결과는 합동감식을 통해 규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천=손준영 기자 hand@donga.com임재혁 기자 heok@donga.com}

    • 2024-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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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빙그레 3세’ 김동환 사장, 경찰 폭행 혐의 기소

    김호연 빙그레 회장의 장남 김동환 사장(41)이 경찰관을 폭행한 혐의로 수사를 받아 오다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서부지검은 14일 김 사장을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21일 밝혔다. 김 사장은 6월 17일 오전 서울 용산구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술에 취한 채 소란을 피웠고 주민들이 경찰에 신고했다. 당시 출동한 경찰은 김 사장을 집으로 안내하려 했지만 그는 “내가 왜 잡혀가야 하느냐”며 경찰관을 폭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사장 측은 이날 “저로 인해 불편을 입으신 분들께 다시 한 번 사죄드리며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빙그레 오너가 3세인 김 사장은 2014년 빙그레에 입사해 2021년 1월 임원으로 승진했다. 올 3월에는 사장직에 오르며 3세 경영이 본격화됐다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 2024-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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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귀는척 귀금속 허위구매 시키고 먹튀, 신종 ‘로맨스 스캠’ 기승

    “나 대신 물건 하나만 주문해 줄래?” 박모 씨(29)는 한 익명 채팅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호감을 느낀 외국인 남성 A 씨로부터 지난달 12일 한 온라인 쇼핑몰에서 금반지를 대신 주문해 달라는 이상한 부탁을 받았다. A 씨는 “나는 외국이라 결제를 못 하니 한국에 있는 당신에게 대신 부탁하는 것”이라며 “결제는 내 계정에 있는 포인트로 하면 된다. 당신 돈은 들지 않는다”며 “나를 도와줬으니 수수료를 챙겨 주겠다”고 안심시켰다. 일종의 ‘구매 대행’ 부탁이었다. 하지만 이는 신종 사기 수법이었다. ● ‘연애 감정’ 이용해 사기에 끌어들여 A 씨는 지난달 10일 박 씨에게 “나는 말레이시아에 산다”, “곧 한국에 들어가니 만나자”며 접근했다. A 씨와의 온라인 채팅을 통해 연애 감정을 갖게 된 박 씨는 그의 부탁을 들어줬다. 이후 A 씨는 박 씨에게 다른 2명의 인물을 온라인으로 소개시켜 주면서 “셋이 함께 공동 구매를 해달라”고 요구했다. 해당 온라인 쇼핑몰에서 이 과정이 여러 번 반복됐고, A 씨는 박 씨를 탓하기 시작했다. 그는 “당신 때문에 주문이 잘못 들어가 포인트가 차감됐다. 당신 사비로 벌충해야 한다”며 박 씨를 비난했다. 박 씨는 자기 돈을 입금하기 시작했다. 박 씨는 “처음엔 A 씨의 용돈벌이를 돕는다고 생각했다”며 “A 씨를 믿었기에 대출까지 해가며 주문 금액을 채웠다”고 했다. 50만 원짜리 상품 1개를 주문하는 것으로 시작했던 이 구매 대행은 3일 만에 3200여만 원 규모로 불어났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해당 쇼핑몰은 홈페이지가 사라졌고, A 씨와의 연락도 끊겼다. 처음부터 사기를 위해 만들어진 가짜 사이트였던 것. 박 씨는 총 8000여만 원의 피해를 보고 경찰에 신고했다. 박 씨와 함께 미션을 수행하던 2명도 갑자기 단체채팅방을 나가고 잠적하는 등 A 씨 일당은 처음부터 박 씨에게 고의적으로 접근한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에 따르면 A 씨의 수법은 부업사기 일종인 ‘팀미션’이다. 물건을 대신 주문해 주면 대가로 수익금을 준다고 설득한 뒤 가짜 온라인 쇼핑몰에서 귀금속 같은 비싼 상품을 단체 주문하도록 유도하는 식이다. 결제 대금은 사기범 일당의 계좌로 들어가고 범행이 끝나면 사이트는 폐쇄된다. 이전에도 연애 감정을 악용해 돈을 뜯어내는 ‘로맨스 스캠’ 사기는 있었는데, 공동 구매 방식의 팀미션과 결합한 신종 사기인 ‘로맨스 미션’이 등장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당신 때문에 민폐” 다그치며 입금 유도 다른 여성 김모 씨(29)도 스페인 사람이라는 신원 불상의 남성 B 씨에게 비슷한 사기를 당했다. 김 씨는 지난달 5일 B 씨로부터 ‘미션 팀장’이라고 불리는 인물을 소개받았다. 김 씨는 B 씨와 온라인 채팅으로 연애 감정을 키워 가고 있었다. 미션 팀장은 김 씨와 다른 2명에게 온라인 쇼핑몰에서 귀금속류 공동 구매를 지시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팀장은 김 씨에게 “주문 수량을 잘못 넣었다”, “당신의 실수 때문에 팀 전원이 다시 구매해야 한다”며 압박했다. 김 씨는 혹여 B 씨에게 피해를 끼칠까 우려해 팀장의 지시를 따랐고 그에게 돈을 입금했다. 결국 총 6000여만 원을 뜯긴 뒤에야 사기임을 깨닫고 경찰에 신고했다. 김 씨는 “적극적인 구애에 속아 판단력이 흐려져 어느 순간 돈을 입금하고 결제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로맨스 스캠 피해가 늘자 올 2월부터 경찰청 금융범죄수사계가 이를 관리하도록 했다. 2∼7월 사이 경찰에 접수된 로맨스 스캠 범죄는 총 791건, 피해액은 총 502억 원이다. 김준수 법무법인 로인 대표변호사는 “로맨스 미션은 피해자에게 공동 구매를 진행시키고 ‘다른 사람에게 민폐를 끼치고 있다’고 질타한다. 사기 행위에 의문을 품지 못하게 하는 신종 방식”이라며 “거짓으로 입금을 시키고 대금을 돌려주지 않는 행위는 사기죄로 처벌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 2024-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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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홀로 근무’ 환경미화원들, 범죄-교통사고 무방비 노출

    “왜 내 물건 훔쳐 이 도둑×아. 죽여버린다.” 지난달 8일 새벽 경기도의 한 지하철역 인근 인도. 환경미화원으로 혼자 쓰레기를 치우던 50대 여성 김영숙(가명) 씨의 손을 한 취객이 강하게 잡아채며 이렇게 말했다. 벤치에 엎드려 자던 취객 옆에 있던 맥주병과 과자 봉지를 김 씨가 치우자 대뜸 위협하고 나선 것이다. 이 취객은 꼬인 혀로 침을 튀겨가며 연신 김 씨에게 욕설을 내뱉었다. 놀란 김 씨가 “뭐 하는 짓이냐”며 손을 뿌리치자 취객은 더 흥분해 고성을 질러댔다. 마침 지나가던 행인의 도움으로 위험을 모면했지만, 행인이 나타나지 않았다면 더 큰 봉변을 당할 수도 있었다.● 안전 사각지대에 놓인 환경미화원들 이달 2일 오전 5시 10분경에는 서울 중구 숭례문 인근 지하보도에서 청소를 하던 60대 여성이 흉기에 찔려 살해당하는 등 환경미화원들이 ‘안전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늦은 밤이나 새벽 등 인적이 드문 시간 홀로 일하는 근로자들이 많은 탓에 범죄는 물론이고, 교통사고 등에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다는 것이다. 경기 의왕시에서 20년 동안 환경미화원으로 일해 온 손재선 씨(56)는 “외딴곳에서 낯선 사람이 시비를 거는 경우도 많다”며 “혼자서 일하는 것은 아무래도 불안하기 마련”이라고 토로했다. 12일 오전 동아일보 취재팀이 손 씨와 동행하며 근무 현장을 확인한 결과 ‘안전 사각지대’가 곳곳에서 발견됐다. 폐쇄회로(CC)TV가 설치되지 않은 으슥한 골목 안쪽까지 들어가 쓰레기를 수집해야 하는 상황이 이어져 자칫 범죄에 노출될 수 있었다. 도로 한복판에서 쓰레기를 치우고 있는 손 씨의 등 뒤로 덤프트럭이 쌩 하고 지나가기도 했다. 덤프트럭과 손 씨의 간격은 채 1m도 되지 않았다. 손 씨는 “혼자 일하는데 눈이 뒤통수에 달린 게 아니니 스스로 조심하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실제 일하다가 다치거나 사망하는 환경미화원은 최근 5년 새 증가하는 추세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태선 의원실이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근무 중 사망 또는 부상을 당해 산업재해가 인정된 환경미화원은 2019년 5078명, 2020년 5136명, 2021년 5627명, 2022년 5859명으로 매년 증가했다. 지난해엔 6439명까지 늘어났고, 올 1∼6월에도 3127명이 산재 인정을 받았다.● “‘2인 1조’ 근무해야 안전” 환경미화원들은 적어도 도로에서 일할 때나 인적이 드문 시간만이라도 ‘2인 1조’로 근무하게 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2인 1조로 일하면 차량이 지나갈 때 서로 “조심하라”고 알려줄 수 있고, 범죄 대응력도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방자치단체가 직접 고용하는 공무직이나 청소용역업체 모두 예산과 비용 등을 이유로 2인 1조 근무를 도입하지 않고 있다. 지자체 공무직 노조 관계자는 “환경미화원들에게 1km가 넘는 골목의 청소를 ‘혼자서 오전 중에 모두 끝내놓아라’고 하는 경우도 있다”며 “지자체나 용역업체 모두 안전 비용을 추가로 부담할 의지가 없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정부와 지자체가 나서 근로 여건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성희 고려대 노동대학원 교수는 “용역 방식의 경우 가장 낮은 가격을 제시하는 업체를 선정하고 있어 2인 1조는커녕 있는 인원도 줄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지자체가 먼저 나서 ‘2인 1조’를 기준으로 제시하는 한편 기준에 부합하는 업체가 낙찰되는 식으로 제도를 바꿔야 한다”고 했다. 임재혁 기자 heok@donga.com최원영 기자 o0@donga.com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 2024-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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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창호 인권위원장 후보, 변호사 활동 할때 리조트 기업 2세 ‘미성년 성매매’ 변호 논란

    안창호 국가인권위원장 후보자(사진)가 변호사로 활동할 당시 유명 골프 리조트 회장 아들이 여성 37명과의 성관계 장면을 불법 촬영한 사건을 변호한 것으로 확인됐다. 안 후보자는 그의 미성년자 성매매 사건도 변호했다. 14일 동아일보가 입수한 판결문에 따르면 리조트 기업 2세인 A 씨는 2021년 8월 2일경부터 같은 해 11월 13일까지 자택 등에서 37명의 여성과 성관계를 하며 상대방 동의 없이 불법 촬영했다. 법무법인 화우 소속 변호사인 안 후보자는 다른 변호사들과 함께 A 씨의 변호를 담당했다. 이 사건으로 A 씨는 지난해 4월 1년 10개월의 실형이 확정됐다. A 씨는 재판에서 피해자들에게 촬영 동의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범죄에 사용된 카메라는 통상적 카메라의 외관을 갖지 않고 다른 물건(탁상시계, 차량 열쇠)으로 가장한 것”이라며 “동의 없이 성관계를 촬영한 것”이라고 판시했다. 판결문에 의하면 당시 A 씨가 자택에 보관하고 있던 불법 촬영 영상을 제3의 인물이 복사해 갔다. 이후 이 영상이 재판의 중요 증거물로 채택되자, 변호인단은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라고 주장했다. 이 영상을 증거로 쓰는 것은 A 씨에 대한 사생활 침해이자 인격적 이익 침해라는 취지의 주장도 폈다. 재판부는 “침해되었다고 주장하는 사생활은 범죄 행위(피해자 동의 없는 촬영)와 관련된 것”이라며 “헌법상 보호되는 범위를 벗어남이 명백하다”고 일축했다. 이 사건과 별개로 A 씨는 2021년 10월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2회 성매매를 한 혐의로도 재판에 넘겨졌는데, 당시 안 후보자는 이 사건의 변호도 맡았다. 올 3월 A 씨는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안 후보자는 이날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팩트 체크를 한 뒤 청문회에서 다 밝히겠다”고 말했다. 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 2024-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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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안창호 인권위원장 후보, 리조트 기업 2세 몰카-미성년 성매매 변호 이력 논란

    안창호 국가인권위원장 후보자가 변호사로 활동할 당시 유명 골프 리조트 회장 아들이 여성 37명과의 성관계 장면을 불법 촬영한 사건을 변호한 것으로 확인됐다. 안 후보자는 그의 미성년자 성매매 사건도 변호했다. 14일 동아일보가 입수한 판결문에 따르면 리조트 기업 2세인 A 씨는 2021년 8월 2일경부터 같은해 11월 13일까지 자택 등에서 37명의 여성과 성관계를 하며 상대방 동의 없이 불법 촬영했다. 법무법인 화우 소속 변호사인 안 후보자는 다른 변호사들과 함께 A 씨의 변호를 담당했다. 이 사건으로 A 씨는 지난해 4월 1년 10개월의 실형이 확정됐다.A 씨는 재판에서 피해자들에게 촬영 동의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범죄에 사용된 카메라는 통상적 카메라의 외관을 갖지 않고 다른 물건(탁상시계, 차량 열쇠)으로 가장한 것”이라며 “동의 없이 성관계를 촬영한 것”이라고 판시했다.판결문에 의하면 당시 A 씨가 자택에 보관하고 있던 불법 촬영 영상을 제 3의 인물이 복사해갔다. 이후 이 영상이 재판의 중요 증거물로 채택되자, 변호인단은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라고 주장했다. 이 영상을 증거로 쓰는 것은 A 씨에 대한 사생활 침해이자 인격적 이익 침해라는 취지의 주장도 폈다. 재판부는 “침해되었다고 주장하는 사생활은 범죄행위(피해자 동의 없는 촬영)와 관련된 것”이라며 “헌법상 보호되는 범위를 벗어남이 명백하다”고 일축했다.이 사건과 별개로 A 씨는 2021년 10월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2회 성매매를 한 혐의로도 재판에 넘겨졌는데, 당시 안 후보자는 이 사건의 변호도 맡았다. 3월 A 씨는 징역 1년을 선고 받았다. 안 후보자는 이날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팩트 체크를 한 뒤 청문회에서 다 밝히겠다”고 말했다.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 2024-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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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찰 “임신 36주차 낙태 영상은 실제 사건”… 20대 유튜버-시술 병원장 살인혐의 입건

    이른바 ‘임신 36주 차 낙태 브이로그’ 영상을 온라인에 올린 20대 여성 유튜버와 낙태 시술을 한 병원장이 경찰에 살인 혐의로 입건됐다. 2019년 헌법재판소가 낙태죄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뒤 지금까지 대체 입법이 이뤄지지 않아, 입법 공백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임경우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장은 12일 기자간담회에서 “논란이 됐던 유튜브 낙태 영상에 조작은 없었다. 실제 일어난 일”이라며 “압수물 분석과 수술 의료진 신원 파악 등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올해 6월 27일 온라인에 올라온 이 여성의 유튜브 영상에는 배가 부른 상태로 수도권의 한 병원을 찾아가는 과정이 담겼다. 영상에는 병원장이 “(태아) 심장도 이렇게 잘 뛰잖아. 이 정도면 낳아야 한다. 못 지워요”라고 말하는 장면도 담겼다. 그럼에도 이 여성이 낙태 시술을 받은 뒤 음식을 먹는 장면이 담겼다. 다만 정확한 임신 및 낙태 시점 등은 확인되지 않았고, 여성 본인이 ‘임신 36주 차’라고만 밝혔다. 이후 영상으로 인한 파장이 커지자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12일 이 여성을 경찰에 수사 의뢰했고, 경찰은 이 여성과 해당 병원에 대해서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에 걸쳐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이들 모두 형법상 살인 혐의가 적용됐다. 낙태 시술 당시 태아가 숨진 상태로 나왔는지 여부에 따라 사체 손괴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유도분만 후 살인인지, 사산인지 등을 파악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2019년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관련법 개정에 나섰으나 5년째 진전이 없는 상태다. 2020년 정부는 임신한 여성의 임신 유지·출산 여부의 결정 가능 기간을 ‘임신 24주 이내’로 정한 모자보건법 및 형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임신 14주까지는 본인 의사에 따라 낙태를 허용하고, 15∼24주까지는 특정 사유가 있는 경우 낙태를 허용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해당 법안은 종교계 등의 반대로 논의에 별다른 진전이 없어 자동 폐기됐다. 태아를 어느 시점부터 ‘사람’으로 볼 수 있는지, 살인죄 피해자로 볼 수 있는지 여부도 관건이다. 대법원은 2007년 판결에서 “분만이 개시된 때”부터 사람이라고 판단했다. 헌법재판소는 2019년 ‘임신 22주’부터 태아는 독자적 생명체가 된다고 판단했다. 2021년에는 임신 34주 차 태아를 낙태시킨 의사에게 살인죄로 징역 3년을 선고한 원심을 대법원이 확정했다. 현행 모자보건법은 낙태에 대해 “임신 24주일 이내인 사람만 할 수 있다”고 규정하지만 위반 시 처벌 규정은 없다. 한국여성변호사회 소속 신수경 변호사는 “36주 이상 지나면 약물을 쓰는 낙태는 불가능하다. 의도적으로 진통을 일으켜서 출산했을 것”이라며 “그 뒤 아이를 죽였다면 살인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손준영 기자 hand@donga.com박성민 기자 min@donga.com}

    • 2024-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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