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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4명 중 3명은 제조업 직접 생산 공정에 근로자를 파견하는 것이 불법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6월 24일 경기 화성시 리튬전지 제조공장 아리셀에서 23명이 사망한 대형 참사가 발생한 뒤 불법 파견 여부가 논란이 됐지만 여전히 많은 직장인이 파견 가능 직종 등 관련 규정에 대해 잘 모르는 것으로 풀이된다. 사단법인 직장갑질119는 여론조사 전문기관에 의뢰해 이달 1∼9일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제조업 파견 노동’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직장갑질119 관계자는 “이번 조사는 아리셀 참사로 사망한 23명 중 20명이 하청업체 파견직이었던 점이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설문에서 아리셀 참사의 희생자 대부분이 파견직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는 응답자는 54.7%에 그쳤다. 제조업 직접 생산 공정에 근로자를 파견하는 것이 불법이란 사실에 대해서도 응답자의 75.2%는 ‘몰랐다’고 답했다. 직장갑질119 관계자는 “비정규직, 비노조원, 소규모 사업장, 저임금 근로자의 경우 ‘몰랐다’는 응답이 80%를 넘었다”며 “일터의 약자들이 관련 규정을 제대로 모른 채 일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행 파견법에 대해선 ‘현행법을 유지하되 불법 파견을 엄격하게 처벌해야 한다’는 응답이 50.1%로 가장 많았다. 이어 ‘현행법을 폐지하고 사용자가 직접 고용해야 한다’는 응답이 27.5%, ‘현행법상 파견 허용 업종과 기간을 확대해야 한다’는 응답이 9.2%였다. 정부가 제조업 불법 파견에 대해 제대로 단속하고 있다고 보는지에 대해선 응답자의 84.1%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실제로 직장갑질119에는 파견직으로 일하며 부당한 대우를 당했다는 제보가 끊이지 않고 있다. 한 파견 직원은 “1년 단위로 파견계약을 했고 파견 근무지에서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며 “문제를 제기했더니 가해자인 직원들은 정상 출근하면서 저만 대기 발령이 나 3개월 동안 임금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고 호소했다. 또 다른 파견 직원은 “파견 근무지인 대기업에서 파견직들이 작업하는 모습을 폐쇄회로(CC)TV로 감시하는데 신고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고 했다. 직장갑질119 측은 “정부가 이달 13일 아리셀 특별감독 결과를 발표했지만 원인으로 지목된 불법 파견 관련 내용은 제외됐다”며 “국회는 원청 사업주의 책임을 강화하는 법 개정을 추진하고, 고용노동부는 제조업 불법 파견 전수 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
《전직 위원장들이 말하는 최저임금 결정 시스템 개선 방안 정부가 1988년 첫 시행 이후 연례행사처럼 파행이 반복되는 최저임금 결정 시스템을 개선하기로 했다. 고용노동부가 “이달 중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논의체를 꾸려 개선 방안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최저임금 결정 구조 개편은 지난 정부에서도 시도했지만 성과를 내지 못했다. 최저임금 제도를 어떻게 바꿔야 할지 전문가마다 견해도 각양각색이다.이에 동아일보는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를 직접 이끌었던 전직 위원장으로부터 어떻게 최저임금 결정 구조를 개선할 수 있을지에 대한 생각을 들었다. 박준식 12대 위원장(2021년 5월∼2024년 5월)과는 전화 인터뷰를 했고, 어수봉 10대 위원장(2017년 6월∼2018년 5월)과 박준성 9대 위원장(2012년 5월∼2015년 4월)의 경우 지난해 노사공포럼 좌담회 발언 내용을 참고해 정리했다.》● “최임위 상설화와 위상 강화 필요” 전문가 사이에선 최저임금 결정 과정을 정부가 주도하거나, 경제지표를 반영해 객관적인 공식을 활용해 매년 최저임금을 결정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지금처럼 노사가 흥정하듯 결정하는 대신 최저임금 결정의 전문성과 예측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는 취지다. 하지만 세 전직 위원장은 “현행 노사 합의의 취지는 살려야 한다”는 일치된 목소리를 냈다. 그 대신 합리적 논의가 이뤄질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해야 하며, 이를 위해 3개월가량 ‘반짝 논의’를 하는 대신 연중 위원회를 운영해야 한다고 했다. 박준성 전 위원장은 “90일의 심의 기간 외에 나머지 기간을 활용해 심의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라며 “전문성 및 연속성 강화를 위해 위원장을 상임화하고 최임위를 독립행정기관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준식 전 위원장도 “과거에 비해 최저임금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이 매우 커졌다”며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처럼 위상과 조직을 강화해 더 신중하고 합리적으로 최저임금을 결정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어 전 위원장도 “최임위 상설 운영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축적된 데이터로 결정 기반 제공 전직 위원장들은 최임위가 상설화되면 가장 중점을 둬야 할 분야로 ‘관련 연구 및 데이터 축적’을 꼽았다. 현재 심의 때 주요 자료로 쓰이는 최저임금 영향률과 미만율은 모두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고용노동부)와 ‘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통계청)를 활용해 추정한다. 애초에 최저임금 심의 목적으로 만든 통계가 아니기 때문에 부정확하고, 두 통계로 추정한 영향률과 미만율의 차이가 커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박준성 전 위원장은 “일본에선 최저임금 미만 사업장 실태조사 등을 통해 필요한 데이터가 공식 집계되는데 우리는 구체적인 데이터가 없다”며 최임위가 직접 필요한 통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확한 데이터에 근거하지 않은 채 심의가 이뤄지기 때문에 노사가 서로 유리한 측면만 강조하며 극단적 주장을 반복한다는 것이다. 박준식 전 위원장도 “노사 양측 주장을 뒷받침할 정확한 데이터가 있어야 공익위원도 어느 수준이 합리적 인상인지 판단하며 제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지금은 노사가 합의한 자료만 심의에 활용할 수 있는데 이런 제약을 없애고, 가용한 데이터를 총동원해 합리적 토론으로 결정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위원 수 줄이고 대표성 보완해야 현재 노동계와 경영계 대표 각 9명과 공익위원 9명 등 총 27명으로 구성된 최임위 위원 수가 너무 많아 갈등을 더 부추긴다는 지적에는 세 전직 위원장도 공감했다. 대형 사업장 위주로 구성된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등 양대 노총과 한국경영자총협회, 중소기업중앙회 등 사용자단체가 노사 위원을 추천하다 보니 실제 최저임금의 영향을 받는 이들의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되기 어렵다는 점을 개선해야 한다는 점에도 의견이 일치했다. 어 전 위원장은 “현장 목소리를 대변할 대표성 있는 노사 위원이 선정돼야 한다. 현재 최저임금을 받고 있는 근로자들이 더 많은 대표성을 가져야 한다”며 “위원 수는 노·사·공익 각 5명씩이나 3명씩으로 줄여도 된다”고 했다. 박준식 전 위원장도 “최종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사람은 지금의 3분의 1만 있어도 된다”며 “지금처럼 이익단체에서 추천하는 대신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책임 있는 대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사진)의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위원장 시절 법인카드 부정 사용 의혹을 제기하며 윤석열 대통령에게 지명 철회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경사노위 측은 “김 전 위원장이 법인카드를 단 한 푼도 부정 사용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민주당 한민수 대변인은 17일 서면 브리핑에서 “김 후보자는 경사노위 위원장으로 재직하는 22개월 동안 본위원회 대면 회의는 딱 한 차례, 서면 회의도 두 차례밖에 열지 않았는데 5000만 원에 달하는 법인카드를 사용했다”고 지적했다. 또 “급여 명목의 수당 약 1억2000만 원을 수령한 것도 어이없는데 법인카드까지 물 쓰듯 펑펑 썼다니 정말 뻔뻔하다”며 윤 대통령을 향해 “업무 능력, 자질, 도덕성 모두 바닥인 김 후보자 지명을 철회하고 일련의 인사 참사에 대해 국민에게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전날 민주당 이용우 의원은 경사노위에서 제출받은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을 토대로 김 후보자가 2022년 9월 30일부터 2024년 8월 4일까지 총 365회, 4886만8500원을 법인카드로 지출했다고 밝혔다. 회당 13만3900원, 월평균 222만 원 정도다. 사용 장소는 대부분 서울 종로구 경사노위 사무실 인근 식당이었고 집행 명목은 노동 현안 관련 의견 청취, 업무 추진 관련 의견 수렴 등이었다. 경사노위는 17일 반박자료를 내고 “김 위원장은 경사노위 업무를 총괄하면서 각종 간담회 주재, 관계기관 방문, 업무 관련자 면담 및 의견 청취 등 대내외적으로 다양한 직무를 수행했다”며 “이 과정에서 기획재정부의 업무추진비 집행 지침에 따라 정당하게 사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와 관련된 회의와 간담회 실적 내역도 공개했다. 여기에는 사회적 대화 복귀를 조율하기 위한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위원장 회담 등 한국노총 관련 실적 63건, 전문가 자문단 및 연구회 회의 및 간담회 105건, 중국 베트남 라오스 등 해외 대표단과의 간담회 등이 포함됐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유튜버에게 고용돼 영상 편집 및 기획에 종사하는 경우에도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될 수 있다는 노동당국의 첫 판단이 나왔다. 18일 노동계에 따르면 고용노동부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성남지청은 이달 4일 구독자 146만 명을 보유한 유튜버 김모 씨의 채널 매니저 겸 기획자로 일한 임모 씨에 대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김 씨의 유튜브 채널에 채용된 임 씨는 같은 달 31일 야외 방송 촬영 중 김 씨의 지시로 스키 타는 시범을 보이다가 허리를 다쳤다. 이후 전치 6주 진단을 받고 올해 1월 퇴사했다. 그런데 임 씨가 산업재해를 신청하려 하자 김 씨는 “프리랜서 계약이라 산재 처리를 해줄 수 없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노동청은 주 5일 근무 조건에 고정 급여가 출근일 기준으로 책정되고 임 씨가 고용보험에 가입된 점, 기획안에 대한 업무 지시와 승인권이 김 씨에게 있다고 보이는 점 등을 근로자성 인정의 근거로 들었다. 노동청 진정과 함께 진행된 임 씨의 산업재해 신청도 받아들여졌다. 이번 사건을 대리한 하은성 노무사는 “최초로 유튜브 기획자를 노동자로 인정한 사건”이라며 “온라인 방송 플랫폼에서 제대로 된 계약서 작성도 없이 근무하는 수많은 종사자에게 희망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
유튜버에게 고용돼 영상 편집 및 기획에 종사하는 경우에도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될 수 있다는 노동당국의 첫 판단이 나왔다.18일 노동계에 따르면 고용노동부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성남지청은 이달 4일 구독자 146만 명을 보유한 유튜버 김모 씨의 채널 매니저 겸 기획자로 일한 임모 씨에 대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지난해 12월 김 씨의 유튜브 채널에 채용된 임 씨는 같은 달 31일 야외 방송 촬영 중 김 씨의 지시로 스키 타는 시범을 보이다가 허리를 다쳤다. 이후 전치 6주 진단을 받고 올해 1월 퇴사했다. 그런데 임 씨가 산업재해를 신청하려 하자 김 씨는 “프리랜서 계약이라 산재 처리를 해줄 수 없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노동청은 주 5일 근무 조건에 고정 급여가 출근일 기준으로 책정되고, 임 씨가 고용보험에 가입된 점, 기획안에 대한 업무 지시와 승인권이 김 씨에게 있다고 보이는 점 등을 근로자성 인정의 근거로 들었다. 노동청 진정과 함께 진행된 임 씨의 산업재해 신청도 받아들여졌다.이번 사건을 대리한 하은성 노무사는 “최초로 유튜브 기획자를 노동자로 인정한 사건”이라며 “온라인 방송 플랫폼에서 제대로 된 계약서 작성도 없이 근무하는 수많은 종사자에게 희망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주애진 기자 jaj@donga.com}
“라이브러리 카페인데 시급 1만4000원 드립니다.” 14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카페는 구인구직 포털 ‘알바천국’에 올린 공고에서 “주 5일 하루 6시간씩 일할 아르바이트생을 구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올해 시간당 최저임금 9860원보다 42% 많고, 법정 주휴수당을 포함한 최저임금(1만1832원)보다도 18.3% 많다. 최근 아르바이트생 구하기가 힘들어지면서 최저임금보다 많은 시급을 주겠다고 나서는 자영업자가 적지 않다. 15일 구인구직 포털 알바천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아르바이트생 모집 공고에 제시된 시급은 평균 1만937원으로 최저임금보다 10.9% 많았다. 지역별로는 서울의 아르바이트 평균 시급이 1만1350원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고 전북(1만390원)이 가장 낮았다. 알바천국 관계자는 “최저임금 미만인 시급으로 공고를 올릴 수 없어 현실과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최저임금보다 더 많은 시급을 주겠다는 비율은 2019년 41.2%에서 2023년 50%로 늘어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사업주들이 최저임금보다 더 많은 임금을 주겠다고 나선 것은 오래 일할 아르바이트생을 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알바천국이 올해 3월 알바생을 고용한 사업주 222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응답자의 73.9%가 “최저임금보다 많은 임금을 준다”고 했는데, 이유(복수 응답)는 ‘알바생의 장기 근속을 위해’(42.7%)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우수 알바생에게 혜택을 주기 위해’(32.3%), ‘더 쉽게 구인하려고’(31.7%) 등이 뒤를 이었다. 아르바이트생을 구하기 어렵다 보니 주휴수당을 포함시켜 더 많은 시급을 주는 것처럼 포장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일주일에 15시간 이상 일하는 경우 최소 하루의 유급휴일을 보장해야 한다. 주 40시간 일하는 경우 최저임금은 주급으로 39만4400원이지만 주휴수당을 더해 47만3280원을 줘야 한다. 이 경우 실질적인 시급은 1만1832원이 된다. 주휴수당을 아끼려고 일부러 주 15시간 미만 아르바이트생을 여러 명 고용하는 ‘쪼개기 알바’를 쓰는 자영업자도 많다. 이로 인해 아르바이트생들은 단시간 알바를 여러 개 구해야 하고, 자영업자는 더 많은 직원을 구하고 관리하느라 구인난이 가중되는 등의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내년에 시간당 최저임금(1만30원)이 처음으로 1만 원을 넘는 만큼 지금이라도 주휴수당을 개선해 아르바이트생과 자영업자의 고충을 조금이라도 덜어줘야 한다고 지적한다. 제도의 취지는 저임금 근로자의 휴식권 보장인데 현실적으로 부작용이 더 큰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정흥준 서울과학기술대 경영학과 교수는 “저임금 근로자가 타격을 받을 수 있으니 당장 폐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노사 합의를 통해 최저임금과 기본급에 이를 단계적으로 반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
“라이브러리 카페인데 시급 1만4000원 드립니다.”이달 14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카페가 구인구직 포털 ‘알바천국’에 올린 공고에는 “주 5일 하루 6시간씩 일할 아르바이트생을 구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올해 시간당 최저임금 9860원보다 42% 많고, 법정 주휴수당을 포함한 최저임금(1만1832원)보다도 18.3% 많다. 최근 아르바이트생 구하기가 힘들어지면서 최저임금보다 많은 시급을 주겠다고 나서는 자영업자들이 적지 않다.15일 구인구직 포털 알바천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아르바이트생 모집 공고에 제시된 시급은 평균 1만937원으로 최저임금보다 10.9% 많았다. 지역별로는 서울의 아르바이트 평균 시급이 1만1350원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고 전북(1만390원)이 가장 낮았다. 알바천국 관계자는 “최저임금 미만인 시급으로 공고를 올릴 수 없어 현실과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최저임금보다 더 많은 시급을 주겠다는 비율은 2019년 41.2%에서 2023년 50%로 늘어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사업주들이 최저임금보다 더 많은 임금을 주겠다고 나선 것은 오래 일할 아르바이트생을 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알바천국이 올해 3월 알바생을 고용한 사업주 222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응답자의 73.9%가 “최저임금보다 많은 임금을 준다”고 했는데 이유(복수응답)는 ‘알바생의 장기 근속을 위해’(42.7%)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우수 알바생에게 혜택을 주기 위해’(32.3%), ‘더 쉽게 구인하려고’(31.7%) 등이 뒤를 이었다.아르바이트생을 구하기 어렵다보니 주휴수당을 포함시켜 더 많은 시급을 주는 것처럼 포장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일주일에 15시간 이상 일하는 경우 최소 하루의 유급휴일을 보장해야 한다. 주 40시간 일하는 경우 최저임금은 주급으로 39만4400원이지만, 주휴수당을 더해 47만3280원을 줘야 한다. 이 경우 실질적인 시급은 1만1832원이 된다.주휴수당을 아끼려 일부러 주 15시간 미만 아르바이트생을 여러 명 고용하는 ‘쪼개기 알바’를 쓰는 자영업자도 많다. 이로 인해 아르바이트생들은 단시간 알바를 여러 개 구해야 하고, 자영업자는 더 많은 직원을 구하고 관리하느라 구인난이 가중되는 등의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전문가들은 내년에 시간당 최저임금(1만30원)이 처음으로 1만 원을 넘는 만큼 지금이라도 주휴수당을 개선해 아르바이트생과 자영업자의 고충을 조금이라도 덜어줘야 한다고 지적한다. 제도의 취지는 저임금 근로자의 휴식권 보장인데 현실적으로 부작용이 더 큰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정흥준 서울과학기술대 경영학과 교수는 “저임금 근로자가 타격을 받을 수 있으니 당장 폐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노사 합의를 통해 최저임금과 기본급에 이를 단계적으로 반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주애진 기자 jaj@donga.com}
다음 달 3일 시작하는 서울시의 ‘외국인 가사관리사’ 시범사업에 선정된 가구 중 절반 이상이 ‘강남 3구’(강남, 서초, 송파구)와 ‘마용성’(마포, 용산, 성동구)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시범사업에 최저임금이 적용되면서 실질적인 돌봄 비용 경감 효과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경제적 여유가 있는 지역에서 더 적극적으로 해당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 수치로 증명됐다. 13일 서울시는 외국인 가사관리사 시범사업에 신청한 총 731가정 중 최종 157가정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자치구별로 선정된 가구를 살펴보면 157가구 중 53곳(34%)이 강남(22곳), 서초(16곳), 송파구(15곳)에 해당하는 강남 3구로 나타났다. 또 마포(6곳)와 용산(14곳), 성동구(15곳)에서 선정된 가구가 총 35곳(22%)으로, 강남 3구와 마용성에서 선정된 가구가 전체의 56%로 집계됐다. 이날 선정 통보를 받은 한 임신부는 “임신한 몸으로 어린아이를 키우기 버거워 신청했는데 선정돼서 기쁘다”며 “아이 목욕과 음식 준비, 아이 방 청소와 젖병 소독 등에 도움을 받고 싶다”고 말했다. 가구 선정이 끝나면서 가사관리사의 현장 투입이 3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들의 업무 범위를 둘러싼 논란도 커지고 있다. 고용부와 필리핀 이주노동자부가 올해 5월 공동 작성한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이들의 기본적인 업무 범위는 원칙적으로 아이 돌봄 업무에 한정된다. 예를 들어 분유 수유와 젖병 소독, 이유식 조리, 아이 목욕 시키기, 아이 픽업, 낮잠 재우기 등이다. 다만 가이드라인에는 ‘동거 가족에 대한 부수적이며 가벼운 가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조항도 들어갔다. 업무 범위에 혼선이 빚어질 수 있는 부분이다. 고용부는 “정부 간 협상이기 때문에 육아 외 가사 활동과 관련해선 세세한 업무를 명시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후 구체적인 부수적 가사 서비스는 고용부와 서울시, 서비스 업체가 협의해 ‘예외적으로 6시간 이상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어른 옷 세탁과 어른 식기 설거지, 단순 물청소 위주의 욕실 청소 등도 가능하게’ 규정했다. 그러나 쓰레기 배출, 어른 음식 조리, 손걸레질, 수납 정리 등은 할 수 없는 업무로 분류했다. 고용부 관계자는 “시범사업이 끝난 뒤 평가 등을 거쳐 조정이 필요한 부분이 생긴다면 내년 본사업을 시작할 때 참여 국가와 다시 논의하게 된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가구별 맞춤 희망 서비스 업무를 사전에 협의해 정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서비스 이용 중에 추가 업무 협의가 필요할 경우 직접 지시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제공 기관 서비스센터를 통하도록 안내하기로 했다. 일각에선 비용 부담(전일제 기준 월 238만 원)이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달 출산을 앞둔 서모 씨(31)는 “집안일을 돕는 것이 주 업무라 생각하는데 생각보다 시킬 수 없는 것이 많아 효용성이 떨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주애진 기자 jaj@donga.com}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이 8월 임시국회 첫날인 5일 국회 본회의에서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을 단독 의결했다. 21대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 이후 폐기됐던 기존 노란봉투법보다 한층 더 강화된 내용을 담았다. 국민의힘은 표결에 불참한 채 “국가 경제 위기의 날로 기록될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경제계도 “개악”이라며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요청했다. 7월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에 상정됐던 노란봉투법은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종료 뒤 8월 임시국회에서 열리는 첫 본회의에 자동 상정돼 표결에 부쳐졌다. 이날 본회의에선 재석 179명 중 177명 찬성, 2명 반대로 가결됐다. 개혁신당 이준석, 이주영 의원이 반대표를 던졌다. 이날 처리된 법안은 21대 국회에서 폐기된 노란봉투법보다 더 강화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기존 노란봉투법이 하도급 노동자에 대한 원청의 책임을 강화하는 내용이 주요 내용이었다면 이번 개정안은 기존 내용에 더해 파업으로 인한 노조의 손해배상 책임을 대폭 줄이고, 1인 자영업자나 프랜차이즈 점주도 노조에 가입할 수 있도록 했다. 정부·여당은 노란봉투법을 ‘불법파업조장법’으로 규정하고 강하게 반발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도 입장문을 통해 “산업 현장의 경제적 파국을 막을 유일한 방법은 대통령의 거부권뿐”이라고 했다. 대통령실은 이번에 통과한 노란봉투법에도 위헌 요소가 있다고 보고 거부권을 행사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르면 13일 국무회의에서 거부권 행사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용자 불법 있었다면 노조 손배책임 면제… 재계 “극단파업 우려”더 세진 노란봉투법, 야권 단독 의결1인 자영업자-가맹점주도 노조 가입권한 쟁의-파업 등 길 열어줘경총 “더 개악” 상의 “법 체계 흔들어”22대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 주도로 본회의에 올라간 노란봉투법은 21대 국회에서 발의됐다가 폐기된 기존 법안보다 훨씬 더 강력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가장 논란이 되는 것은 사용자의 불법 행위가 있었던 것으로 밝혀질 경우 노조나 근로자의 손해배상 책임을 없애도록 한 조항(3조 2항)이다. 이를 두고 여당과 경제계는 “노조의 극단적인 불법 행위가 만연해질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반면 22대 국회가 개원하자마자 개정안을 새로 발의하고 ‘속도전’을 이어온 민주당은 “노란봉투법은 친노동법이자 친시장, 친기업법”(박찬대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이라며 여론전에 나섰다. 대통령실은 21대에 이어 이번에도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 필요성이 크다고 보고 있어 ‘거부권 후 재표결에 따른 폐기’ 수순을 다시 밟을 가능성이 크다.● 더욱 강화돼 돌아온 노란봉투법 노동조합의 가입 문턱을 대폭 낮춘 것도 이번 개정안의 주요 쟁점 중 하나다. 개정안은 2조 4호에서 노조 가입자 제한 요건 가운데 ‘근로자가 아닌 자’를 삭제했다. 이에 따라 1인 자영업자나 프랜차이즈 가맹점주에게도 노조 가입 권한을 부여해 권한쟁의나 파업 등의 길을 열어줬다는 지적이 경제계에서 나오고 있다. 여기에 사용자 범위를 원청까지 확대해 하청 노동자가 원청 기업을 상대로 노사 협의를 할 수 있게 하고, 노조 활동으로 인한 손해배상 금액을 노동자 개개인별 귀책사유를 따져 정하도록 한 21대 국회에서 발의된 노란봉투법의 쟁점 조항들도 그대로 담겼다. 경제계에서는 “수십, 수백 개의 하청 노조와 교섭을 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으며 특히 노조 활동 과정에서 복면을 쓰거나 폐쇄회로(CC)TV를 가리고 불법 행위를 할 경우 개별 손해 기여도 입증이 사실상 불가하다”란 입장이다. 이에 대해 민주당 이해식 수석대변인은 “원청이 사실상 노동자에 대한 통제권을 갖고 있음에도 단체 교섭을 하지 못하는 현실을 바로잡아야 한다”며 “노란봉투법은 우리나라도 서명한 국제노동기구(ILO) 협약 내용과도 부합할 뿐 아니라 국제 노동계의 지지를 받고 있다”고 했다.● 尹 거부권 행사 예고 국민의힘은 이번에도 윤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요청하겠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은 7월 임시국회 회기 종료를 앞둔 2일 노란봉투법이 본회의에 상정되자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하며 반발했다. 7월 임시회 종료와 함께 필리버스터가 종료된 후 8월 임시국회 첫 본회의인 이날 본회의에 노란봉투법이 자동 상정되자 법안 표결에도 단체 불참했다. 국민의힘 박준태 원내대변인은 “(민주당이) 이제는 경제까지 파탄 내기로 작정한 모습”이라며 “‘불법파업조장법’은 이재명 전 대표의 먹사니즘과도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비판했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도 이날 본회의에서 개정안이 처리되자 브리핑을 열고 “자영업자 등 근로자가 아닌 사람도 노조에 가입해 노조의 본질이 훼손되고, 원청 사용자는 누구와 무엇을 교섭해야 할지 불분명해 무분별한 교섭 요구가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개정안이 이송되면 정부가 할 책무를 다하겠다”고 밝혀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건의할 계획임을 시사했다. 주요 경제 단체와 노동계의 입장은 엇갈렸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입장문을 통해 “21대 국회의 개정안보다 더욱 심각한 개악안 처리를 강행한 야당은 반드시 역사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대한상공회의소도 “(노란봉투법은) 우리나라 법 체계 전반을 뒤흔드는 것으로 결코 입법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고 호소했다. 반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은 “대통령이 또다시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전체 노동자의 투쟁으로 파국을 맞을 것”이라고 압박했다. 강성휘 기자 yolo@donga.com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한재희 기자 hee@donga.com주애진 기자 jaj@donga.com}
22대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 주도로 본회의에 올라간 노란봉투법은 21대 국회에서 발의됐다가 폐기된 기존 법안보다 훨씬 더 강력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가장 논란이 되는 것은 사용자의 불법행위가 있었던 것으로 밝혀질 경우 노조나 근로자의 손해배상 책임을 없애도록 한 조항(3조 2항)이다. 이를 두고 여당과 경제계는 “노조의 극단적인 불법행위가 만연해질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반면 22대 국회가 개원하자마자 개정안을 새로 발의하고 ‘속도전’을 이어온 민주당은 “노란봉투법은 친노동법이자 친시장, 친기업법”(박찬대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이라며 여론전에 나섰다. 대통령실은 21대에 이어 이번에도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 필요성이 크다고 보고 있어 ‘거부권 후 재표결에 따른 폐기’ 수순을 다시 밟을 가능성이 크다.● 더욱 강화돼 돌아온 노란봉투법노동조합의 가입 문턱을 대폭 낮춘 것도 이번 개정안의 주요 쟁점 중 하나다. 개정안은 2조 4호에서 노조가입자 제한 요건 가운데 ‘근로자가 아닌 자’를 삭제했다. 이에 따라 1인 자영업자나 프랜차이즈 가맹점주에게도 노조 가입 권한을 부여해 권한쟁의나 파업 등의 길을 열어줬다는 지적이 경제계에서 나오고 있다.여기에 사용자 범위를 원청까지 확대해 하청 노동자가 원청 기업을 상대로 노사 협의를 할 수 있게 하고, 노조 활동으로 인한 손해배상 금액을 노동자 개개인별 귀책사유를 따져 정하도록 한 21대 국회에서 발의된 노란봉투법의 쟁점 조항들도 그대로 담겼다. 경제계에서는 “수십, 수백 개의 하청 노조와 교섭을 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으며 특히 노조 활동 과정에서 복면을 쓰거나 폐쇄회로(CC) TV를 가리고 불법행위를 할 경우 개별 손해 기여도 입증이 사실상 불가하다”는 입장이다.이에 대해 민주당 이해식 수석대변인은 “원청이 사실상 노동자에 대한 통제권을 갖고 있음에도 단체 교섭을 하지 못하는 현실을 바로잡아야 한다”며 “노란봉투법은 우리나라도 서명한 ILO(국제노동기구) 협약 내용과도 부합할 뿐 아니라 국제 노동계의 지지를 받고 있다”고 했다.● 尹 거부권 행사 예고국민의힘은 이번에도 윤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요청하겠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은 7월 임시국회 회기 종료를 앞둔 지난 2일 노란봉투법이 본회의에 상정되자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하며 반발했다. 7월 임시회 종료와 함께 필리버스터가 종료된 후 8월 임시국회 첫 본회의인 이날 본회의에 노란봉투법이 자동상정되자 법안 표결에도 단체 불참했다.국민의힘 박준태 원내대변인은 “(민주당이) 이제는 경제까지 파탄내기로 작정한 모습”이라며 “‘불법파업조장법’은 이재명 전 대표의 먹사니즘과도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비판했다.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도 이날 본회의에서 개정안이 처리되자 브리핑을 열고 “자영업자 등 근로자가 아닌 사람도 노조에 가입해 노조의 본질이 훼손되고, 원청 사용자는 누구와 무엇을 교섭해야 할지 불분명해 무분별한 교섭 요구가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개정안이 이송되면 정부가 할 책무를 다하겠다”고 밝혀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건의할 계획을 시사했다.주요 경제 단체와 노동계의 입장은 엇갈렸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입장문을 통해 “21대 국회의 개정안보다 더욱 심각한 개악안 처리를 강행한 야당은 반드시 역사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대한상공회의소도 “(노란봉투법은) 우리나라 법 체계 전반을 뒤흔드는 것으로 결코 입법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고 호소했다.반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은 “대통령이 또다시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전체 노동자의 투쟁으로 파국을 맞을 것”이라고 압박했다.강성휘 기자 yolo@donga.com한재희 기자 hee@donga.com주애진 기자 jaj@donga.com}
올 상반기(1∼6월) 육아휴직에 들어간 근로자 3명 중 1명은 남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4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1∼6월 육아휴직 급여를 받기 시작한 수급자는 6만9631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 늘었다. 이는 공무원, 교사 등은 제외하고 고용보험에서 육아휴직급여를 받는 근로자 기준이다. 이 중 남성 육아휴직자는 2만246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7% 증가했다. 반면 여성 육아휴직자는 4만7171명으로 1.8% 줄었다. 육아휴직자 중 남성 비율은 32.3%로 늘며 사상 처음 30%를 넘었다. 남성 육아휴직자 비율은 2017년 13.4%로 처음 10%를 넘은 이후 지난해(28.0%)까지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남성 육아휴직자 증가에는 올해 확대된 부부 동반 육아휴직 지원제도 등이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고용부는 기존 ‘3+3 부모 육아휴직제’를 올해부터 ‘6+6 부모 육아휴직제’로 확대했다. 기존에는 생후 12개월 이내인 자녀를 둔 부모가 남녀 모두 육아휴직을 사용할 경우 첫 3개월 동안 통상임금의 100%를 지급했는데 이를 ‘생후 18개월 이내’, ‘첫 6개월간’으로 확대한 것이다. 한편 근로자가 1000명 이상인 사업장의 경우 육아휴직자 중 남성 비율이 43.5%인 반면 100명 미만인 사업장은 22.7%에 그쳐 중소기업에서 육아휴직을 쓰기 어려운 분위기는 여전한 상황이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
직장인 2명 중 1명 이상이 경제적 부담 등을 이유로 이번 여름휴가를 포기하거나 계획을 세우지 못했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사단법인 직장갑질119는 5월 31일∼6월 10일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올해 여름휴가 계획이 있다’는 응답자는 48.5%에 불과했다고 4일 밝혔다. 20.4%는 휴가 계획이 ‘없다’고 했고, 31.1%는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과반인 51.5%가 이번 여름휴가를 포기했거나 계획을 세우지 못했다고 밝힌 것이다. 여름휴가를 포기했다는 응답은 비정규직, 비사무직, 5인 미만 사업장 종사자일수록 상대적으로 많았다. 여름휴가 계획이 없거나 미정이라고 답한 응답자 515명에게 이유를 물어본 결과에선 ‘휴가 비용이 부담돼서’라는 응답이 56.5%로 가장 많았다. 이어 ‘유급 연차휴가가 없거나 부족해서’(12.2%), ‘휴가 사용 후 밀려 있을 업무가 부담돼서’(10.9%), ‘휴가를 사용하려니 눈치가 보여서’(7.8%) 등이 뒤를 이었다. 직장갑질119의 김도하 노무사는 “사업주가 여름휴가 시기 강제로 연차를 소진하게 하는 등의 ‘휴가 갑질’이 매년 반복되고 있다”며 “근로자 휴식권 보장에 대한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
직장인 2명 중 1명 이상이 경제적 부담 등을 이유로 이번 여름휴가를 포기하거나 계획을 세우지 못했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사단법인 직장갑질119는 5월 31일~6월 10일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올해 여름휴가 계획이 있다’는 응답자는 48.5%에 불과했다고 4일 밝혔다. 20.4%는 휴가 계획이 ‘없다’고 했고, 31.1%는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과반인 51.5%가 이번 여름휴가를 포기했거나 계획을 세우지 못했다고 밝힌 것이다.여름휴가를 포기했다는 응답은 비정규직, 비사무직, 5인 미만 사업장 종사자일수록 상대적으로 많았다. 여름휴가 계획이 없거나 미정이라고 답한 응답자 515명에게 이유를 물어본 결과에선 ‘휴가 비용이 부담돼서’라는 응답이 56.5%로 가장 많았다. 이어 ‘유급 연차휴가가 없거나 부족해서’(12.2%), ‘휴가 사용 후 밀려있을 업무가 부담돼서’(10.9%), ‘휴가를 사용하려니 눈치가 보여서’(7.8%) 등이 뒤를 이었다. 직장갑질119의 김도하 노무사는 “사업주가 여름휴가 시기 강제로 연차를 소진하게 하는 등의 ‘휴가 갑질’이 매년 반복되고 있다”며 “근로자 휴식권 보장에 대한 인식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주애진 기자 jaj@donga.com}
올해 상반기(1∼6월) 임금체불액이 반기 기준 처음으로 1조 원을 넘어섰다. 정부의 특별단속에도 불구하고 임금체불액은 전년 동기 대비 27% 급증해 연말까지 2조 원을 넘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임금체불액은 1조436억 원으로 집계됐다. 체불을 겪은 피해 근로자는 15만503명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체불액이 8232억 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2204억 원(26.8%) 급증했고, 피해 근로자는 1만8636명(14.1%) 늘었다. 고용부 관계자는 임금 체불이 증가한 이유에 대해 “경기 부진이 건설업 등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건설업 체불액은 지난해 연간 4363억 원으로 전년 대비 49.2% 급증한 데 이어 올 상반기(2478억 원)에도 전년 동기 대비 26% 늘었다. 건설 관련 산업이 포함된 금융부동산사업서비스업 체불액도 38.6% 증가한 1221억 원에 달했다. 이 밖에 지방 요양병원을 중심으로 보건업 체불액도 상반기 717억 원으로 67.8% 급증했다. 체불 임금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기인 2020∼2022년 임시·일용직 고용이 줄면서 감소했다가 지난해부터 다시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임금체불액은 1조7845억 원으로 전년 대비 32.5% 증가했다. 이에 고용부는 지난해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하고 단속과 수사를 강화했지만 체불액이 늘어나는 걸 막지 못했다. 정부는 상습 체불 사업주에 대해 신용 제재를 강화하고, 정부 지원을 제한하는 근로기준법 개정도 추진했지만 이 역시 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했다. 노동계에선 “아직까지 임금을 체불하면 처벌을 받는다는 인식이 미비하다”며 반의사불벌죄를 폐지해 피해자와 합의해도 처벌할 수 있게 하는 등 더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다만 정흥준 서울과학기술대 경영학과 교수는 “반의사불벌죄는 합의율을 높여 피해자를 구제하는 역할도 하기 때문에 폐지는 신중해야 한다”며 “임금 체불을 줄이기 위해 정부가 대신 내준 대지급금을 변제하지 않는 사업주에 대해 형사처벌을 강화하는 등의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
올해 상반기(1~6월) 임금체불액이 반기 기준 처음으로 1조 원을 넘어섰다. 정부의 특별단속에도 불구하고 임금체불액은 전년 동기 대비 27% 급증해 연말까지 2조 원을 넘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1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임금체불액은 1조436억 원으로 집계됐다. 체불을 겪은 피해 근로자는 15만503명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체불액이 8232억 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2204억 원(26.8%) 급증했고, 피해 근로자는 1만8636명(14.1%) 늘었다.고용부 관계자는 임금체불이 증가한 이유에 대해 “건설업 중심으로 경기 부진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건설업 체불액은 지난해 연간 4363억 원으로 전년 대비 49.2% 급증한 데 이어 올 상반기(2478억 원)에도 전년 동기 대비 26% 늘었다. 건설 관련 산업이 포함된 금융부동산사업서비스업 체불액도 38.6% 증가한 1221억 원에 달했다. 이밖에 지방 요양병원 중심으로 보건업 체불액도 상반기 717억 원으로 67.8% 급증했다.체불 임금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기인 2020~2022년 임시·일용직 고용이 줄면서 감소했다가 지난해부터 다시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임금체불액은 1조7845억 원으로 전년 대비 32.5% 증가했다.이에 고용부는 지난해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하고 단속과 수사를 강화했지만 체불액이 늘어나는 걸 막지 못했다. 정부는 상습 체불 사업주에 대해 신용제재를 강화하고, 정부 지원을 제한하는 근로기준법 개정도 추진했지만 이 역시 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했다.노동계에선 “아직까지 임금을 체불하면 처벌을 받는다는 인식이 미비하다”며 반의사불벌죄를 폐지해 피해자와 합의해도 처벌할 수 있게 하는 등 더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다만 정흥준 서울과학기술대 경영학과 교수는 “반의사불벌죄는 합의율을 높여 피해자를 구제하는 역할도 하기 때문에 폐지는 신중해야 한다”며 “임금체불을 줄이기 위해 정부가 대신 내준 대지급금을 변제하지 않는 사업주에 대해 형사처벌을 강화하는 등의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주애진 기자 jaj@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31일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위원장(사진)을 신임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하지만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 등 노동 현안에 강경한 입장을 갖고 있는 김 후보자가 지명되면서 인사청문 과정부터 여야 대치가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고용노동계의 현안이 산적해 있는 시점에 노동 현장과 입법 및 행정부를 두루 경험한 후보자야말로 다양한 구성원들과의 대화와 타협을 바탕으로 노동개혁 과제를 완수할 수 있는 적임자로 생각된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는 노동운동가 출신으로 1996년 신한국당 소속으로 국회에 입성해 2006∼2014년 경기도지사를 두 번 지냈다. 2022년 9월 경사노위 위원장에 임명된 뒤 중단됐던 노사정 ‘사회적 대화’를 지난해 재개시킨 것도 평가를 받았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노동개혁을 마무리하는 과정에서 경사노위 사회적 대화의 한 축으로서 노동계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좌고우면하지 않을 노동계의 카운터파트를 찾은 것”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이날 지명 발표 후 기자들과 만나 야당이 1일 강행 처리를 예고한 노란봉투법에 대해 “‘노란봉투법’은 현행 헌법, 민법과 충돌하는 점이 있고 세계적으로도 이런 입법 사례는 없다”고 비판했다. 여권 내에선 “노동법 통과를 앞두고 야당에 절대 물러서지 않겠다는 대통령실의 의지를 보여준 인사”라는 평가와 함께 “참신하지도 않고, ‘극우’ 및 막말 발언으로 갈등을 일으킨 인물을 굳이 내세워야 했느냐”는 우려도 나왔다. 김 후보자는 2018년 세월호 참사 추모를 ‘죽음의 굿판’이라고 하거나 2019년 강원도 산불 당시 “촛불 좋아하더니 온 나라에 산불”이라고 발언해 논란을 일으켰으며, 2022년 경사노위 국정감사 당시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은 김일성주의자”라고 했다가 퇴장을 당하기도 했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와 자유통일당을 창당하는 등 극우 행보를 보였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야당과 노동계는 반발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들은 이날 “경사노위로도 모자라 고용노동부 전체를, 국민의 삶을 책임지는 한 부처 전체를 통째로 극우 유튜버 손에 넘기겠다는 처사”라며 김 후보자 지명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성명을 통해 “김 후보자 지명은 윤석열의 반노동 인사 참사”라며 “극우 반노동 막말 일삼는 김문수를 앞세운 노동개악 시도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주애진 기자 jaj@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31일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위원장을 신임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하지만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 등에 노동 현안에 강경한 입장을 갖고 있는 김 후보자가 지명되면서 인사청문 과정부터 여야 대치가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고용노동계의 현안이 산적해 있는 시점에 노동 현장과 입법 및 행정부를 두루 경험한 후보자야말로 다양한 구성원들과의 대화와 타협을 바탕으로 노동개혁 과제를 완수할 수 있는 적임자로 생각된다”고 밝혔다.김 후보자는 노동운동가 출신으로 1996년 신한국당 소속으로 국회에 입성해 2006∼2014년 경기도지사를 두번 지냈다. 2022년 9월 경사노위 위원장에 임명된 뒤 중단됐던 노사정 ‘사회적 대화’를 지난해 재개시킨 것도 평가를 받았다. 여권 고위관계자는 “노동개혁을 마무리하는 과정에서 경사노위 사회적 대화의 한 축으로서 노동계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좌고우면하지 않을 노동계의 카운터파트를 찾은 것”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이날 지명 발표 후 기자들과 만나 야당이 1일 강행 처리를 예고한 노란봉투법에 대해 “‘노란봉투법’은 현행 헌법, 민법과 충돌하는 점이 있고 세계적으로도 이런 입법 사례는 없다”고 비판했다.여권 내에선 “노동법 통과를 앞두고 야당에 절대 물러서지 않겠다는 대통령실의 의지를 보여준 인사”라는 평가와 함께 “참신하지도 않고, ‘극우’ 및 막말 발언으로 갈등을 일으킨 인물을 굳이 내세워야 했느냐”는 우려도 나왔다. 김 후보자는 2018년 세월호 참사 추모를 ‘죽음의 굿판’이라고 하거나 2019년 강원도 산불 당시 “촛불 좋아하더니 온 나라에 산불”이라고 발언해 논란을 일으켰으며, 2022년 경사노위 국정감사 당시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은 김일성주의자”라고 했다가 퇴장을 당하기도 했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와 자유통일당을 창당하는 등 극우 행보를 보였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된다.야당과 노동계는 반발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들은 이날 “경사노위로도 모자라 고용노동부 전체를, 국민의 삶을 책임지는 한 부처 전체를 통째로 극우 유튜버 손에 넘기겠다는 처사”라며 김 후보자 지명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성명을 통해 “김 후보자 지명은 윤석열의 반노동 인사 참사”라며 “극우 반노동 막말 일삼는 김문수를 앞세운 노동개악 시도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주애진 기자 jaj@donga.com}
20대 청년 5명 중 1명만 고교나 대학 졸업 후 바로 취업에 성공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또 10명 중 3명은 첫 취업까지 2년 이상 걸린 것으로 조사됐다. 26일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황광훈 부연구위원은 최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대 청년세대의 취업특성과 변화’ 보고서를 발표했다. 황 연구위원은 청년패널조사 자료를 통해 2007∼2020년 처음 취업한 20∼29세 5564명을 분석한 결과 이들이 첫 일자리를 얻기까지 졸업 후 평균 17개월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들 중 졸업 후 바로 취업한 사람의 비율은 20.6%였던 반면 첫 취업까지 2년 이상 걸린 사람은 27.3%에 달했다. 특히 고교를 졸업한 청년이 대학을 졸업한 청년보다 첫 일자리를 갖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졸업 후 첫 취업까지 걸린 시간이 짧을수록 양질의 일자리에 취업할 가능성이 높았다. 졸업 후 바로 취업한 청년의 73.1%는 상용직으로 취업했다. 하지만 졸업 1년 이후 취업한 청년의 경우 상용직으로 취업한 비율이 51.4%에 불과했다. 또 졸업 후 바로 취업한 청년의 34.8%가 300인 이상 대기업에 들어갔지만 1년 이후 취업자는 26.8%만 대기업에 입사했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
20대 청년 5명 중 1명만 고교나 대학 졸업 후 바로 취업에 성공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또 10명 중 3명은 첫 취업까지 2년 이상 걸린 것으로 조사됐다. 26일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황광훈 부연구위원은 최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대 청년세대의 취업특성과 변화’ 보고서를 발표했다. 황 연구위원은 청년패널조사 자료를 통해 2007~2020년 처음 취업한 20~29세 5564명을 분석한 결과 이들이 첫 일자리를 얻기까지 졸업 후 평균 17개월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이들 중 졸업 후 바로 취업한 사람의 비율은 20.6%였던 반면 첫 취업까지 2년 이상 걸린 사람은 27.3%에 달했다. 특히 고교를 졸업한 청년이 대학을 졸업한 청년보다 첫 일자리를 갖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졸업 후 첫 취업까지 걸린 시간이 짧을수록 좋은 일자리에 취업할 가능성이 높았다. 졸업 후 바로 취업한 청년의 73.1%는 상용직으로 취업했다. 하지만 졸업 1년 이후 취업한 청년의 경우 상용직으로 취업한 비율이 51.4%에 불과했다. 또 졸업 후 바로 취업한 청년의 34.8%가 300인 이상 대기업에 들어갔지만 1년 이후 취업자는 26.8%만 대기업에 입사했다.주애진 기자 jaj@donga.com}
차량 호출 서비스 플랫폼 ‘타다’의 운전기사는 프리랜서가 아니라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봐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플랫폼 종사자의 근로자 인정 여부를 따질 때도 사용자와 종사자 간 실질적인 종속 관계를 따져야 한다는 취지다. 이번 판결이 배달기사 등 다른 플랫폼 종사자들의 근로자 인정 여부를 판단하는 데도 영향을 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타다를 운영한 VCNC의 모회사인 쏘카가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를 상대로 “타다 운전기사 A 씨에 대한 부당해고 구제 재심 판정을 취소하라”며 낸 행정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2018년 10월 출시된 ‘타다 베이직’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에 출발지와 도착지, 시간을 입력하면 11인승 카니발을 이용할 수 있는 차량 호출 서비스였다. 택시 호출 앱과 비슷하지만 회사가 배차를 정해 기사를 딸려 보내주는 방식이었다. 택시가 아니라 렌터카였던 셈이다. 일반 택시보다 비쌌지만 승차 거부가 없었고, 친절한 서비스와 쾌적한 공간이 입소문을 타면서 1년여 만에 170만 명이 이용했다. 하지만 택시업계를 중심으로 ‘무면허 택시’라는 비판이 커졌고, VCNC 측은 차량을 줄이는 것이 불가피하다며 프리랜서 계약을 맺은 A 씨 등 운전기사 70여 명에게 2019년 7월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A 씨는 실질적으로 VCNC의 지휘와 감독을 받고 일하는 근로자였는데 일방적으로 해고당했다며 중노위에 부당해고 구제를 신청했다. 중노위는 쏘카를 사용자로 인정해 부당해고라고 판정했고, 쏘카 측은 불복해 행정소송을 시작했다. 1심과 2심 판단은 엇갈렸다. 1심 재판부는 “쏘카 측이 A 씨에 대해 사용자의 지위에 있다거나 운전기사들이 쏘카 측에 대한 종속적인 관계에서 임금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A 씨를 쏘카 소속 근로자로 볼 수 없다고 판결했다. 반면 2심 재판부는 “A 씨의 업무 내용은 기본적으로 타다 서비스 운영자가 앱 등을 통해 만들어 놓은 틀 안에서 정해졌다”며 판단을 뒤집었다. 대법원도 “온라인 플랫폼을 매개로 한 노무 제공 관계에도 실질적인 종속관계를 바탕으로 근로자 여부를 따지도록 한 기존 법리를 적용해야 한다”며 원심대로 판결을 확정했다. 운전기사의 임금과 업무 내용, 복무규칙과 근태 등을 쏘카 측에서 결정하거나 지휘·감독했고, 근무 시간에 비례해 받은 보수도 ‘근로의 대가’로 봐야 한다는 점 등이 근거였다. 쏘카 측은 “대법원 판결에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쏘카 측은 “법원이 타다 드라이버 공급업체와 타다 서비스 운영사의 존재와 역할을 부정하고 차량공급업체인 쏘카를 사용자로 판단한 것은 기존 확립된 법리에 반하는 것”이라며 “플랫폼사업의 특성을 간과한 판결”이라고 했다. 반면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은 성명을 내고 “그동안 노동법의 사각지대에서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하던 플랫폼 노동자들의 노동기본권 보장의 시작을 알린 판결”이라며 환영했다. 고용노동부는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았다.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장은지 기자 jej@donga.com주애진 기자 ja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