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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첫 달 궤도선 ‘다누리(KPLO)’가 진정한 ‘달 궤도선’이 됐다. 1차 달 임무궤도 진입기동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며 달의 중력에 안정적으로 포획된 것이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17일 오전 2시 45분 다누리가 1차 임무궤도 진입기동을 계획대로 수행했다고 19일 밝혔다. 진입기동은 다누리를 달 상공 100km의 임무궤도에 안착시키기 위해 궤도선의 추력기를 사용해 궤도선의 속력을 줄이는 기동이다. 항우연은 1차 진입기동 후 약 2일간 궤도정보 분석을 했다. 다누리는 목표한 대로 속도를 시속 8000km에서 시속 7500km로 감속하며 목표 궤도에 진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날아가는 총알과 비슷한 속도(시속 약 3600km)로 이동 중인 달 궤도에 총알보다 두 배 빠른 시속 7500∼8000km로 움직이는 다누리를 진입시키는 고난도 작업이었으나 오차 없이 정확히 기동에 성공한 것이다. 감속이 덜 이뤄지면 우주로 튕겨나가고 너무 감속하면 달에 충돌할 수 있었다. 1차 기동이란 7분 능선을 넘은 다누리는 28일까지 진입기동을 4차례 추가로 실시한다. 임무궤도 쪽으로 이동하는 기동이다. 항우연 관계자는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며 “남은 기동들도 중요하다”고 밝혔다. 마지막 5차 기동은 28일로 예정돼 있다. 데이터 분석을 거쳐 이달 29일 다누리의 달 임무궤도 안착 성공 여부가 최종적으로 확인된다. 안착 성공이 확인되면 내년 1월에는 탑재체 초기 동작 점검과 본체 기능시험을 진행하고, 2월부터 과학관측 데이터 수신이나 기술검증 시험 수행 등 본임무에 나선다.고재원 동아사이언스 기자 jawon1212@donga.com}
한국의 첫 달 궤도선 ‘다누리(KPLO)’가 진정한 ‘달 궤도선’이 됐다. 1차 달 임무궤도 진입기동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며 달의 중력에 안정적으로 포획된 것이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17일 오전 2시 45분 다누리가 1차 임무궤도 진입기동을 계획대로 수행했다고 19일 밝혔다. 진입기동은 다누리를 달 상공 100km의 임무궤도에 안착시키기 위해 궤도선의 추력기를 사용해 궤도선의 속력을 줄이는 기동이다. 항우연은 1차 진입기동 후 약 2일간 궤도정보 분석을 했다. 다누리는 목표한 대로 속도를 시속 8000km에서 시속 7500km로 감속하며 목표 궤도에 진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날아가는 총알과 비슷한 속도(시속 약 3600km)로 이동 중인 달 궤도에 총알보다 두 배 빠른 시속 7500∼8000km로 움직이는 다누리를 진입시키는 고난도 작업이었으나 오차 없이 정확히 기동에 성공한 것이다. 감속이 덜 이뤄지면 우주로 튕겨나가고 너무 감속하면 달에 충돌할 수 있었다. 1차 기동이란 7부 능선을 넘은 다누리는 28일까지 진입기동을 4차례 추가로 실시한다. 임무궤도 쪽으로 이동하는 기동이다. 항우연 관계자는 “끝까지 긴장을 놓칠 수 없다”며 “남은 기동들도 중요하다”고 밝혔다. 마지막 5차 기동은 28일로 예정돼 있다. 데이터 분석을 거쳐 이달 29일 다누리의 달 임무궤도 안착 성공 여부가 최종적으로 확인된다. 안착 성공이 확인되면 내년 1월에는 탑재체 초기동작 점검과 본체 기능시험을 진행하고, 2월부터 과학관측 데이터 수신이나 기술검증 시험 수행 등 본임무에 나선다. 고재원동아사이언스기자 jawon1212@donga.com}
일본 우주개발 스타트업 ‘아이스페이스’가 11일(현지 시간) 달에 착륙선을 쏘아 올렸다. 착륙선에는 아랍에미리트(UAE)가 개발한 10kg 무게의 초소형 로버(탐사로봇) ‘라시드’가 실려 있다. 예정대로 내년 4월 말 달 착륙에 성공하면 민간 기업의 최초 달 착륙이라는 새로운 기록을 세우는 것은 물론이고 아랍 국가 최초이자 러시아와 미국, 유럽, 중국에 이어 세계에서 5번째로 달에 로버를 보내는 국가에 UAE가 이름을 올리게 된다. 막대한 비용이 드는 우주개발에서 정부가 아닌 민간기업이 달 착륙선을 발사하는 시대가 열리며 착륙선에 실리는 로버도 점점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달 표면에 수십 대의 로버가 돌아다니는 미래가 머지않아 펼쳐질 것으로 보고 있다. ○ 사람보다 먼저 탐사에 나서는 로버… ‘라시드’는 달 표면 온도 관측로버는 바퀴로 행성 표면 위를 굴러다니며 탐사 미션을 수행하는 일종의 차량이다. 태양에너지나 원자력을 동력원으로 사용한다. 특정 지역에 자리를 잡고 임무를 수행하는 착륙선과 달리 여러 지형을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탐사하거나 우주개발이나 과학 실험 수행 등의 역할도 맡는다. 사람보다 먼저 달이나 행성을 살펴보는 선구자 역할을 하는 셈이다. 달에 착륙한 최초의 로버는 옛 소련의 루노호트 1호다. 1970년 달에 착륙해 달을 11개월간 탐사했다. 뒤이어 아폴로 15호, 스피릿, 큐리오시티, 퍼시비어런스 등 미국항공우주국(NASA)과 유럽우주국(ESA)의 로버들도 우주로 향했다. 최근에는 중국도 합류했다. 2013년 위투, 2019년 위투-2를 달에 착륙시켰다. 현재 우주에서 활동 중인 로버는 달에 있는 위투-2 1대, 화성에 있는 퍼시비어런스 1대인 것으로 파악된다. 이전에 보내진 로버들은 화성에 물이 흐른 흔적을 찾고 달 토양의 비밀을 밝히는 등 많은 성과를 낸 뒤 수명이 다했다. 이번에 발사된 라시드의 임무는 달 표면의 온도를 측정하는 것이다. 달 지형을 분석하고 달 먼지의 크기와 구성 성분을 현미경 관찰 수준으로 연구한다. 영하 173도까지 기온이 떨어지는 달의 밤을 견디기 위한 기술 검증도 진행한다. 이 기술은 향후 화성 탐사에도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 형태와 성능 바꾸며 진화한 로버들 전성시대우주 로버들을 보내면서 축적된 기술력과 노하우, 성과를 발판으로 향후 3년 내에 약 12대의 차세대 로버가 우주로 향한다. 차세대 로버들은 역할과 형태를 다양화하며 진화했다. 2023년 말 발사될 NASA의 로버 ‘바이퍼’는 반세기 만에 인류를 달로 보내겠다는 미국의 유인탐사계획 ‘아르테미스’의 핵심 개발 요소 중 하나로 꼽힌다. 바이퍼는 달 표면 아래 물을 연구한다. 향후 우주탐사를 위한 전초기지로 달을 꼽은 미국이 달에서 사용할 물을 찾는 역할이다. 길이 1.5m, 폭 1.5m, 높이 2.4m에 바퀴는 4개인 골프 카트형 모양의 바이퍼는 태양전지판으로 작동하고 배터리를 사용하면 컴컴한 어둠 속에서 최대 50시간 이동할 수 있다. 임무 주기는 지구 시간으로 약 100일이다. 달 극지방의 약 93km²에 달하는 면적을 탐사할 예정이다. 이는 여의도 면적의 약 32배다. 멕시코는 벌집 형태의 로버를 개발했다. 기존 자동차 형태의 로버에서 벗어난 것이다. 벌집 구멍 하나하나에는 무게 60g의 로봇 벌들이 들어 있다. 이 로봇 벌들은 군집을 이루며 달 표면 위의 입자와 자기 변동을 측정한다. 멕시코 최초의 우주 탐사 임무로 내년 상반기 안에 발사한다는 계획이다. 영국 우주 스타트업 스페이스비트가 개발 중인 거미를 닮은 영국 최초의 우주탐사 로버, 행성 표면을 다니는 로봇에 전력을 공급하는 NASA의 ‘충전’ 로버, 형태 변형이 가능한 일본의 초소형 로버 등 차세대 로버들이 개발 중이다. 2025년까지 확정된 세계 각국의 달 탐사 계획은 20여 개에 이른다. 화성 탐사 등 현재 제안된 탐사 계획을 포함하면 인류의 우주 탐사 계획은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로버는 이 같은 우주 탐사 계획에서 핵심 역할을 수행한다. 로버 연구자인 김순겸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선임연구원은 “사람이 할 모든 일을 로버가 대신하는 것”이라며 “사람 1명을 우주로 보내는 비용으로 여러 대의 로버를 보낼 수 있어 비용 대비 이득이 크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정부출연연구기관이 함께 손을 잡았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한국원자력연구원, 한국천문연구원 등 5개 출연연은 현대차기아 연구개발본부, 한국자동차연구원과 올해 7월 한국형 달 탐사 로버 개발 공동연구를 추진하기로 했다. 민간 기업으로는 현대로템과 무인탐사연구소 등이 개발 중이다. 무인탐사연구소는 폭 30cm의 작은 로버와 접이식 로버, 바퀴 2개로만 구동하는 로버를 연구하고 있다. 조남석 무인탐사연구소 대표는 “한국의 달 탐사에 기여할 수 있는 탐사 로버를 개발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고재원 동아사이언스 기자 jawon1212@donga.com}
한국의 첫 달 궤도선 다누리(KPLO)가 17일 새벽 달 궤도 진입을 시도한다. 달 중력에 포획되기 위한 첫 번째 감속에 들어가는 것으로, 달로 향하는 여정 중 가장 중요한 기동으로 꼽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한국 시간 17일 오전 2시 45분 다누리가 달 임무궤도 진입을 위한 1차 진입기동을 실시한다고 15일 밝혔다. 진입기동은 다누리를 달 상공 100km의 임무궤도에 안착시키기 위해 궤도선의 추력기를 사용해 궤도선의 속력을 줄이는 기동이다. 날아가는 총알과 비슷한 속도(시속 약 3600km)로 이동 중인 달 궤도에 총알보다 두 배 빠른 시속 7500∼8000km로 움직이는 다누리를 진입시키는 고난도 작업이다. 감속이 덜 이뤄지면 우주로 튕겨나가고, 너무 감속하면 달에 충돌할 수 있다. 1차 진입기동의 결과는 데이터 분석 후 19일 도출된다. 1차 진입기동을 포함해 28일까지 5차례 임무궤도 진입기동을 실시한다. 이달 29일 다누리의 달 임무궤도 안착 성공 여부가 확인될 예정이다. 안착 성공이 확인되면 내년 1월에는 탑재체 초기동작 점검과 본체 기능시험을 진행하고, 2월부터 과학관측 데이터 수신이나 기술검증 시험 수행 등 본임무에 나선다. 다누리는 8월 5일 미국 플로리다주 케네디우주센터에서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에 실려 발사됐다. 이후 지구와 달, 태양의 중력을 이용해 달 궤도에 진입시키는 ‘탄도형 달 전이 방식(BLT)’으로 달로 향했다. 직선 경로가 아닌 돌아가는 방식이다. 연료효율을 위해 이 같은 방식을 택하며 총 594만 km를 비행했다. 긴 비행 끝에 약 4개월 반 만인 17일 달에서 약 108km 거리까지 근접한다.고재원 동아사이언스 기자 jawon1212@donga.com}
한국형발사체 누리호 발사 성공 등 한국의 우주개발을 이끌고 있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이 조직개편을 놓고 내부 갈등을 겪고 있다. 누리호 주역 중 한 사람인 고정환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장(55)은 조직개편에 항의하는 뜻으로 사퇴 의사를 밝혔다. 15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항우연 등에 따르면 고 본부장은 12일 과기정통부에 사퇴서를 제출했다. 발사체본부는 항우연 내 독립 사업본부 격으로 과기정통부에서 본부장 인사권을 갖고 있다. 고 본부장은 사퇴서를 통해 “(조직개편으로) 발사체본부의 연구개발 조직을 사실상 해체했다”며 “기존의 본부-부-팀 체계에서 부와 팀을 폐지하고 본부만 남겨 머리만 있고 수족은 모두 잘린 상태가 됐다”고 했다. 고 본부장과 함께 누리호 개발에 참여한 발사체본부 소속 부장 5명도 사퇴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항우연은 12일 항우연 내부에 발사체연구소를 신설하고 산하에 2실, 6부, 2사업단을 두는 내용의 조직개편안을 내놨다. 누리호 추가 발사를 통한 고도화 사업을 맡을 ‘한국형발사체 고도화사업단’, 누리호를 이을 차세대 발사체 개발사업을 맡은 ‘차세대발사체사업단’ 등을 신설했다. 기존 발사체본부 내 연구개발팀(15개)은 폐지해 부 체제로 편성하고, 세부 기능과 목적에 따라 인사권이 없는 업무리더(TL)가 팀장 역할을 대신한다. 발사체본부는 산하 조직 없이 과기정통부와 계약기간인 내년 6월까지만 존속한다. 항우연은 우선 최환석 부원장을 발사체연구소장에 임명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개편안은 내년 1월 1일자로 시행될 예정으로 나머지 단장이나 부장 등의 인사가 예정돼 있다. 항우연 측은 이번 개편안의 목적을 조직 효율성 확보라고 설명했다. 현재 조직 구조로는 각자 맡은 단계가 끝나면 새로운 임무가 주어지지 않기 때문에, 발사체본부 소속 직원 250여 명을 효율적으로 배치, 활용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항우연 내 항공연구소, 위성연구소 등 타 연구부서는 이미 2018년부터 팀 제도를 폐지하고 실-부-사업단 체계로 개편해 운영 중이라는 설명이다. 항우연 관계자는 “누리호 엔진 개발은 2016년 끝났다”며 “한정된 인원으로 항우연에 주어진 여러 사업을 하려면 효율화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상률 항우연 원장은 고 본부장의 사퇴 소식을 들은 뒤 “조직개편은 계속 추진한다”며 “발사체본부 소속 젊은 직원들이 동참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반면 조직개편에 반발하는 측은 최일선 기술개발 조직인 ‘팀’ 제도를 갑작스럽게 폐지하면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고 지적한다. 발사체본부가 누리호 추가 발사, 차세대발사체 개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의 기술 이전 등 수천억 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사업을 추진하는 데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고 본부장은 “정부의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 운영관리지침’ 제3조에 규정된 연구개발조직 추진체계를 정면으로 위반하는 것”이라며 “이런 추진체계로는 누리호 3차 발사, 산업체로의 기술 이전 등 산적한 국가적 임무를 성공적으로 완수하는 것이 불가능하게 됐다”고 했다. 과학기술계에서는 인사권을 둘러싼 항우연과 발사체본부의 오랜 갈등이 이번 사태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발사체본부는 나로호 1, 2차 발사 실패 후 과기정통부가 발사체 개발조직을 항우연에서 떼어내 직접 관할하는 형태로 만든 조직이다. 2019년 임철호 전 원장의 회식자리 직원 폭행 사건 등도 독립적으로 행동하려는 발사체본부와 인사권을 행사하려는 원장 사이의 구조적 대립 때문이었다는 지적도 있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고재원 동아사이언스 기자 jawon1212@donga.com}
한국형발사체 누리호 발사 성공 등 한국의 우주개발을 이끌고 있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이 조직개편을 놓고 내부 갈등을 겪고 있다. 누리호 주역 중 한 사람인 고정환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장(55)은 조직 개편에 항의하는 뜻으로 사퇴 의사를 밝혔다. 15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항우연 등에 따르면 고 본부장은 12일 과기정통부에 사퇴서를 제출했다. 발사체본부는 항우연 내 독립 사업본부 격으로 과기정통부에서 본부장 인사권을 갖고 있다. 고 본부장은 사퇴서를 통해 “(조직개편으로) 발사체본부의 연구개발 조직을 사실상 해체했다”며 “기존의 본부-부-팀 체계에서 부와 팀을 폐지하고 본부만 남겨 머리만 있고 수족은 모두 잘린 상태가 됐다”고 했다. 고 본부장과 함께 누리호 개발에 참여한 발사체본부 소속 부장 5명도 사퇴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항우연은 12일 항우연 내부에 발사체연구소를 신설하고 산하에 2실, 6부, 2사업단을 두는 내용의 조직 개편안을 내놨다. 누리호 추가발사를 통한 고도화 사업을 맡을 ‘한국형발사체 고도화사업단’, 누리호를 이을 차세대발사체 개발사업을 맡은 ‘차세대발사체사업단’ 등을 신설했다. 기존 발사체본부 내 연구개발팀(15개)은 폐지해 부 체제로 편성하고, 세부 기능과 목적에 따라 인사권이 없는 업무리더(TL)가 팀장 역할을 대신한다. 발사체본부는 산하 조직 없이 과기정통부와 계약기간인 내년 6월까지만 존속한다. 항우연은 우선 최환석 부원장을 발사체연구소장에 임명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개편안은 내년 1월 1일자로 시행될 예정으로 나머지 단장이나 부장 등의 인사가 예정돼 있다. 항우연 측은 이번 개편안의 목적을 조직 효율성 확보라고 설명했다. 현재 조직 구조로는 각자 맡은 단계가 끝나면 새로운 임무가 주어지지 않기 때문에, 발사체본부 소속 직원 250여명을 효율적으로 배치·활용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항우연 내 항공연구소, 위성연구소 등 타 연구부서는 이미 2018년부터 팀 제도를 폐지하고 실-부-사업단 체제로 개편해 운영 중이라는 설명이다. 항우연 관계자는 “누리호 엔진 개발은 2016년 끝났다”며 “한정된 인원으로 항우연에 주어진 여러 사업을 하려면 효율화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상률 항우연 원장은 고 본부장의 사퇴 소식을 들은 뒤 “조직개편은 계속 추진한다”며 “발사체본부 소속 젊은 직원들이 동참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반면 조직개편에 반발하는 측은 최 일선 기술개발 조직인 ‘팀’ 제도를 갑작스럽게 폐지하면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고 지적한다. 발사체본부가 누리호 추가발사, 차세대발사체 개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의 기술이전 등 수천억 원 이상의 예산이 투입되는 사업을 추진하는 데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고 본부장은 “정부의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 운영관리지침’ 제3조에 규정된 연구개발조직 추진체계를 정면으로 위반하는 것”이라며 “이런 추진체계로는 누리호 3차 발사, 산업체로의 기술이전 등 산적한 국가적 임무를 성공적으로 완수하는 것이 불가능하게 됐다”고 했다. 과학기술계에서는 인사권을 둘러싼 항우연과 발사체본부의 오랜 갈등이 이번 사태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발사체본부는 나로호 1, 2차 발사 실패 후 과기정통부가 발사체 개발조직을 항우연에서 떼어내 직접 관할하는 형태로 만든 조직이다. 2019년 임철호 전 원장의 회식자리 직원폭행 사건 등도 독립적으로 행동하려는 발사체본부와 인사권을 행사하려는 원장 사이의 구조적 대립 때문이었다는 지적도 있었다.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고재원 동아사이언스기자 jawon1212@donga.com}
달로 떠났던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우주선 ‘오리온’이 무사히 지구로 귀환했다. 반세기 만에 인류를 달에 보내겠다는 미국의 프로젝트 ‘아르테미스’의 1단계 계획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것이다. 12일 NASA는 11일 오전 9시 40분(현지 시간) 오리온이 멕시코 바하칼리포르니아 서쪽 해안 태평양에 착수(着水)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16일 미국 플로리다주 케네디우주센터에서 우주발사체 ‘스페이스 론치 시스템(SLS)’에 실려 발사된 이후 25일 만이다. 유인 우주왕복선 오리온 발사는 아르테미스 미션의 일환이다. 비행체의 성능을 시험하는 1단계 무인 미션, 통신과 운항 시스템을 시험하는 2단계 유인 미션에 이어 2025년까지 인류를 달에 보내는 총 3단계의 미션이다. 이번 발사는 1단계에 해당한다. 오리온에 사람 대신 마네킹을 실어 우주비행사들이 임무 수행 과정에서 착용할 우주복의 성능을 파악하고, 비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가속도와 진동, 방사능 노출량 등을 조사했다. 달 궤도 비행 중 달 표면 약 130km까지 근접하는 데도 성공했다. 오리온은 낙하산을 펼쳐 속도를 줄이면서 천천히 하강하는 ‘스플래시다운’ 방식으로 태평양에 안착했다. 이 과정에서 정확한 착륙 지점을 파악하기 위해 새로운 재진입 방식도 도입했다. 물수제비를 뜰 때처럼 대기를 통통 튀어 오르도록 했다. 지구 표면에서 약 122km 떨어진 대기에서 충돌한 후 61km 지점까지 추락하고 다시 91km까지 튀어 올랐다가 하강하는 식으로 대기권을 뚫었다. 오리온은 이번 착륙에서 바다와 바람이 거세지며 원래 목표 지점보다 남쪽으로 482km 떨어진 곳에 떨어졌으나 에너지 제동 기능과 방열 성능을 입증했다. 재진입이 성공하려면 지구 대기권에 도달했을 때 시속 4만 km의 속도를 시속 32km까지 감속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태양표면 온도의 절반에 이르는 2800도의 온도를 견뎌내야 한다. 오리온은 케네디우주센터로 옮겨질 예정이다. 해치를 열어 내부에 탑재된 마네킹 등을 회수하고 분석을 진행한다. 얼마나 열과 압력을 잘 견뎌냈는지 등을 따지기 위한 방열판 검사도 진행된다. NASA는 이번 1단계 계획에서 도출한 자료를 토대로 2, 3단계 계획을 추진할 계획이다. 빌 넬슨 NASA 국장은 “오늘은 특별하고 역사적인 날”이라며 “이제 우리는 새로운 세대와 함께 심우주로 돌아간다”고 말했다.고재원 동아사이언스 기자 jawon1212@donga.com}
탁월한 연구 성과를 발표하며 두각을 나타낸 26명의 젊은 과학자가 ‘한국차세대과학기술한림원(Y-KAST)’ 회원으로 12일 선출됐다. 과학기술 석학기관인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은 만 45세 이하 젊은 과학자들 중 국내에서 독립 연구자로 이룬 성과를 중점 평가해 학문적 성과가 뛰어나고 한국 과학기술 발전에 기여할 가능성이 높은 차세대 과학기술 리더를 Y-KAST 회원으로 선정한다. 올해 선출된 회원들의 평균 나이는 39.4세. 서명은 KAIST 교수와 노준홍 고려대 교수 등 세계적으로 연구를 선도하고 있는 과학자가 다수 포함됐다. 김화진 서울대 교수와 장영진 서울여대 교수 등 여성 과학자 두 명도 선출됐다. 단국대와 서울시립대, 서울여대, 선문대 등 4개 학교는 첫 회원을 배출했다.고재원 동아사이언스 기자 jawon1212@donga.com}
달로 떠났던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우주선 ‘오리온’이 무사히 지구로 귀환했다. 반세기 만에 인류를 달에 보내겠다는 미국의 프로젝트 ‘아르테미스’의 1단계 계획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것이다. 12일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11일 오전 9시 40분(현지 시간) 오리온이 멕시코 바하 칼리포르니아 서쪽 해안 태평양에 착수(着水)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16일 미국 플로리다 주 케네디우주센터에서 우주발사체 ‘스페이스 론치 시스템(SLS)’에 실려 발사된 이후 25일 만이다. 유인 우주왕복선 오리온 발사는 아르테미스 미션의 일환이다. 비행체의 성능을 시험하는 1단계 무인 미션, 통신과 운항 시스템을 시험하는 2단계 유인 미션에 이어 2025년까지 인류를 달에 보내는 총 3단계의 미션이다. 이번 발사는 1단계에 해당한다. 오리온에 사람 대신 마네킹을 실어 우주 비행사들이 임무 수행과정에서 착용할 우주복의 성능을 파악하고, 비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가속도와 진동, 방사능 노출량 등을 조사했다. 달 궤도 비행 중 달 표면 약 130km 까지 근접하는데도 성공했다. 오리온은 낙하선을 펼쳐 속도를 줄이면서 천천히 하강하는 ‘스플래시 다운’ 방식으로 태평양에 안착했다. 이 과정에서 정확한 착륙지점을 파악하기 위해 새로운 재진입 방식도 도입했다. 물수제비처럼 대기를 통통 튀어 오르도록 했다. 지구 표면에서 약 122km 떨어진 대기에서 충돌한 후 61km 지점까지 추락하고 다시 91km까지 튀어 올랐다가 하강하는 식으로 대기권을 뚫었다. 오리온은 이번 착륙에서 바다와 바람이 거세지면서 원래 목표 지점에서 남쪽으로 482km 떨어진 지점에 떨어졌으나 에너지 제동 기능과 방열 성능을 입증했다. 재진입이 성공하려면 지구 대기권에 도달했을 때 시속 4만km의 속도를 시속 32km까지 감속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태양표면 온도의 절반에 이르는 2800도의 온도를 견뎌내야 한다. 오리온은 케네디우주센터로 옮겨질 예정이다. 해치를 열어 내부에 탑재된 마네킹 등을 회수하고 분석을 진행한다. 얼마나 열과 압력을 잘 견뎌냈는지 등을 따지기 위한 방열판 검사도 진행된다. NASA는 이번 1단계 계획에서 도출한 자료를 토대로 2, 3단계 계획을 추진할 계획이다. 빌 넬슨 NASA 국장은 “오늘은 특별하고 역사적인 날”이라며 “이제 우리는 새로운 세대와 함께 심우주로 돌아간다”고 말했다. 고재원 동아사이언스기자 jawon1212@donga.com}
“우주는 이제 냉전시대 소수 강대국들이 펼치던 경쟁의 공간에서 전 세계 70여 개국이 참여하는 다자간 공간으로 변모했다.” 5, 6일(현지 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국영석유회사(ADNOC) 비즈니스센터에서 열린 ‘아부다비 스페이스 디베이트 포럼’에서 총 47개국 400여 명의 우주 관계자들이 모여 내린 진단이다. 이에 따라 우주 안보와 우주 환경을 둘러싼 경쟁과 갈등 문제를 지금부터 논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포럼은 지난해 2월 탐사선 ‘아말’을 화성 궤도에 안착시키며 신흥 우주 강국으로 떠오른 아랍에미리트가 처음으로 개최한 우주 관련 국제 행사다. 그동안 우주 산업의 경제적 가치에 초점을 맞췄던 논의를 뛰어넘어 우주의 지속 가능성이라는 화두를 제시하며 우주 선진국과 신흥국들이 함께 목소리를 냈다.○ “달에서 전쟁이 벌어질 수도”… 우주에도 규범 필요포럼에 모인 각국 전문가들은 급성장하는 우주 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선결 과제로 우주 안보를 꼽았다. 우주 공간이 선진국의 전유물이 아닌 다자간 공간으로 변모하면서 각국의 이해관계 역시 복잡하게 얽혀 조율이 없으면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어느 때보다 우주 안보가 강조되고 있으며 미국이나 프랑스 등이 이미 ‘우주군’을 창설한 이유이기도 하다. 미래학자 조지 프리드먼은 포럼에서 제3차 세계대전이 우주에서 일어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달에서 전쟁이 벌어질지 평화가 유지될지 모른다”며 “세계는 곧 다가올 우주 안보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윌리엄 앨버크 국제전략연구소 전략기술 및 군비통제 책임자 역시 “서방과 중국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며 “강대국 간 대립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어느 때보다 분열된 상황에서 중국이 우주 초강대국이 되려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아직 갈등을 조정할 마땅한 규범이나 제도가 마련되지 않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옴란 샤라프 유엔 외기권평화적이용위원회 위원장(아랍에미리트 첨단과학기술 외교 국제협력 차관보)은 “점점 더 많은 국가와 민간 기업이 우주에 접근할 수 있게 된다”며 “갈등을 막기 위해 모두의 목소리를 듣고 서로가 합의할 수 있는 규범과 법을 만들어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주 환경 문제도 당면한 과제다. 존 힐 미국 국방부 차관보는 “스페이스X와 같은 민간 회사들이 대량의 군집 위성을 쏘아 올리며 우주 교통 문제가 불거지고 있는데 국제적 규범이나 법이 없다”며 “우주 개발을 활성화하는 동시에 우주의 지속 가능성도 고려하는 규제 환경을 만드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협력으로 인류에 최선의 결과 가져와야전문가들은 이번 포럼에서 우주 개발을 통한 우주 관련 연구는 본질적으로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해석하는 작업이라는 점에서 국제 협력 체계를 갖춰야 인류에 최선의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공통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빌 넬슨 미국항공우주국(NASA) 국장은 “저궤도를 넘어선 우주 탐사를 위해 강력한 국제 협력 구도를 만드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 리오넬 쉬셰 프랑스 국립우주센터(CNES) 최고운영책임자(COO)도 “우주 과학자와 우주 산업이 세계 최고 수준에 오르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며 “국제 협력으로 그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포럼의 목적에도 우주 협력이 포함됐다. 아랍에미리트와 함께 포럼 후원국인 이스라엘에서는 이츠하크 헤르초그 대통령이, 인도에서는 지텐드라 싱 국가과학기술장관이 현장을 찾아 협력을 강조했다. 실제 협력도 이뤄졌다. 인도와 아랍에미리트는 우주기술 스타트업에 합작 투자하기로 결정하는 한편 양자 등 신우주기술 개발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아랍에미리트는 CNES와 우주 기후관측소 출범 협약을, 필리핀 우주국과는 우주 과학기술 협력 증진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한국 역시 협력에 목소리를 냈다. 이상률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은 포럼에 참여해 “6월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발사에 성공하는 등 한국은 성과를 만들어 내고 있다”며 “한국은 활발한 우주 개발 국제 협력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아부다비=고재원 동아사이언스 기자 jawon1212@donga.com}
“우주는 쓰레기로 점점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기후변화 때처럼 늦게 대응하다간 손쓸 수 없는 지경이 될 겁니다.” 사라 빈트 유수프 알 아미리 아랍에미리트(UAE) 첨단과학기술장관(사진)은 지난달 25일 동아사이언스와 진행한 온라인 인터뷰에서 “지금과 같은 상황이 계속되면 몇몇 선진국을 제외한 전 세계 수많은 나라들이 우주에 대한 접근성을 갖지 못하게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아랍에미리트는 2020년 7월 아랍 국가 중 처음으로 화성 탐사선 ‘아말’을 발사한 신흥 우주 강국이다. 지난달 20일 이집트에서 폐막한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에서 기후변화로 몸살을 앓은 개발도상국을 위한 ‘손실과 피해 보상 기금’ 조성을 담은 최종 합의문이 채택됐다. 선진국들이 유발한 기후변화의 영향을 고스란히 개발도상국들이 떠안고 있다는 문제 제기에 따른 것이다. 유럽우주국(ESA)에 따르면 인류는 6월 기준 위성 등을 포함해 5만6500여 개의 물체를 우주로 쏘아 올렸다. 이 중 2만8160개(9300t)가 우주 쓰레기로 남아 있다. 우주 쓰레기들은 고도 500∼1300km 곳곳에 포진해 총알보다 빠른 속도로 궤도를 돌며 현재 운용 중인 인공위성과 우주정거장을 위협하고 있다. 아랍에미리트는 5, 6일 아부다비에서 우주 분야 글로벌 포럼 ‘스페이스 디베이트’를 처음으로 개최한다. 아미리 장관은 “기후변화에서 겪은 지속 불가능성을 우주에선 재연해선 안 된다는 생각을 갖고 논의의 장을 마련하고자 한다”며 “선진국들엔 국제 협력을 증진하는 자리가, 신흥국들엔 우주산업 혁신 논의에 참여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했다. 포럼에선 우주 거버넌스, 우주 산업 육성, 우주 안보 등의 주제도 논의한다. 미국항공우주국(NASA)과 일본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 ESA, 노스럽그러먼, 원웹, 블루오리진 등 30여 개국의 정부 기관 및 기업 관계자 250여 명이 논의에 나선다. 한국에서도 이상률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원장이 ‘우주 탐사 컨소시엄’을 주제로 발표에 나선다. 아미리 장관은 “한국은 아랍에미리트의 환상적 우주 파트너”라며 “산업에 대한 협력을 넘어 정치적 파트너십도 추진하길 희망한다”고 했다.고재원 동아사이언스 기자 jawon1212@donga.com}
지난달 18일 인도 남부 안드라프라데시주 스리하리코타 우주센터에서 인도 우주항공업체 ‘스카이루트 에어로스페이스’가 제작한 우주발사체 ‘비크람-S’가 발사됐다. 고도 약 89.5km까지 날아오른 후 벵골만에 떨어졌다. 첫 발사 목표 고도인 80km를 가뿐히 넘어섰다. 인도에서 처음으로 민간 기업이 제작한 우주발사체가 발사에 성공한 것이다. 스카이루트 에어로스페이스는 3차원(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우주발사체 발사 비용을 탑재체 무게 kg당 수천 달러에서 10달러(약 1만3270원) 수준으로 낮출 것이라 공언하고 있다. 발사 비용 절감에 혁신을 가져온 스페이스X를 뛰어넘겠다는 포부다. 미국이나 유럽, 중국 등에서도 발사 비용 절감에 뛰어들고 있다. 우주발사체 시장에서 ‘저가 전쟁’의 서막이 열리고 있는 것이다. 인도 물리학자 비크람 사랍하이의 이름을 딴 비크람-S는 무게 545kg, 높이 6m의 소형 우주발사체로 83kg 중량의 탑재체를 지구 저궤도에 올릴 수 있다. 3D 프린팅 기술을 이용해 72시간 내 비크람-S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게 업체 측 설명이다. 우주발사체 소재로 가벼운 탄소 섬유를 이용해 무게를 절감하며 발사 비용도 낮췄다는 것이다. 파완 쿠마르 찬다나 스카이루트 에어로스페이스 최고경영자(CEO)는 “스페이스X는 우주 발사체에 혁신을 가져왔으나 지금은 트위터하기에 바쁘다”며 “우주발사체 개발 비용을 최대 90% 절감하겠다”고 말했다. 스카이루트 에어로스페이스는 내년 위성을 실은 첫 상업 발사에 나설 계획이다. 이미 기존 발사 비용 대비 50% 수준의 가격을 확보했다. 약 400명의 고객이 비크람-S 활용을 기다리고 있다. 스카이루트 에어로스페이스는 소형 발사체 외에 중형 발사체, 대형 발사체 라인업도 꾸릴 계획이다. 스카이루트 에어로스페이스의 성장은 인도 정부의 지원 방향과 맞닿아 있다. 인도는 세계 우주발사체 시장에서 인도의 점유율을 늘리려 하고 있다. 점유율 확보 방안은 가격 경쟁력이다. 2014년 인도가 화성에 무인 탐사선을 보낼 당시 임무 비용이 약 7400만 달러(약 981억 원)에 불과했다. 이는 영화 ‘그래비티’ 제작 비용보다 적다. 세계 각국은 더 싸게 그리고 더 빨리 우주발사체를 쏘아 올리려는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늘어나는 위성 발사 수요를 충족하기 위한 게 목적이다. 미국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를 필두로 지구 저궤도에 수십만 개의 군집위성 구축이 가속화되고 있다. 2022년 기준 스페이스X가 약 한 달에 한 번씩 우주발사체를 쏘고 있는데 수요 충족을 위해선 이보다 더 빠르게 발사 주기를 가져가야 한다는 분석이다. 유럽우주국(ESA)은 이미 2018년부터 저비용 우주 발사 대회를 개최해 혁신 민간기업을 발굴해 오고 있다. 프랑스와 독일, 이탈리아는 지난달 22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ESA 장관급 회의에서 상업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차세대 우주발사체를 개발한다는 공동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인도 사례에서 보듯 비단 기존의 우주 선진국만 새로운 우주발사체 개발 시도를 하는 것은 아니다. 중국 최초의 민간 우주발사체 기업 ‘링크스페이스’는 올해 말 재활용 발사체를 발사한다. 국내에서도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와 이노스페이스가 재사용 발사체 기술을 연구 중이다. 이노스페이스는 이달 중 브라질에서 시험발사에 나선다. 한 우주업계 관계자는 “우주발사체 개발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며 “아직 시장이 무르익지 않은 만큼 한국이 혁신을 이뤄낼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고재원 동아사이언스 기자 jawon1212@donga.com}
정부가 2027년까지 우주 분야 투자를 1조5000억 원으로 2배로 늘리고, 2030년 우주 무인 수송부터 시작해 2050년에는 유인 수송을 추진한다. 2030년까지 국내에 자생적인 우주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고, 2050년에는 10대 주력 산업으로 끌어올린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30일 대전 한국연구재단 대강당에서 제4차 우주개발진흥기본계획 공청회를 개최하며 초안을 공개했다. 우주개발진흥기본계획은 우주개발진흥법 제5조에 따라 5년마다 수립하는 국가 우주개발 중장기 계획이다. 이번 4차 계획은 12월 중 국가우주위원회 심의를 거쳐 확정되고 향후 5년간 우주 분야 최상위 법정 계획이 된다. 공개된 내용에 따르면 이번 계획에서는 ‘2045년 우주경제 글로벌 강국 실현’이라는 비전과 함께 △우주탐사 확대 △우주수송 완성 △우주산업 창출 △우주안보 확립 △우주과학 확장 등 5대 장기 우주개발 미션이 제시됐다. 이전 3차 계획이 핵심 우주시스템 확보를 목표로 공공 주도의 위성과 발사체 기술 개발에 집중했다면 이번 4차 계획은 중장기 우주개발 임무를 중심으로 우주탐사와 우주과학까지 영역을 확대한다. 구체적으로 2032년 달 착륙, 2035년 화성 궤도선, 2045년 화성 착륙으로 우주탐사 영역을 확장한다. 2030년엔 우주 무인 수송, 2050년엔 유인 수송 체계를 추진한다. 이를 위해 2030년까지 제조 인프라 클러스터를 구축해 관련 산업을 집적하고, 공공 및 민간 발사장을 마련한다. 특히 ‘뉴 스페이스’ 시대의 중심축인 민간의 우주개발 참여와 우주산업 육성에 초점을 맞췄다. 시장조사업체 유로컨설트에 따르면 전 세계 우주산업 규모는 지난해 기준 3700억 달러(약 487조 원) 규모에 달하며 2030년까지 74% 성장해 6420억 달러(약 845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정부는 우주산업 육성을 위한 산업 전 주기 지원 체계를 마련해 국내 시장 중심의 우주산업을 해외로 확장하고, 국내 우주기업체 세계 시장 매출액 비중을 2040년 1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선언했다. 우주관광과 우주정거장 서비스 등 신산업을 발굴해 2050년엔 우주산업을 반도체, 2차전지, 자동차 등과 함께 10대 주력산업으로 성장시키는 게 최종 목표다. 이를 위해 2021년 7300억 원 수준이었던 우주개발 투자비를 2027년까지 1조5000억 원으로 2배가량으로 늘리고, 2030년대에는 2조 원 수준까지로 확대할 예정이다. 국제 민관 협력에도 방점을 뒀다. 미국의 유인 달 탐사 ‘아르테미스’ 계획이나 국제우주정거장(ISS), 유인 우주 임무 등 국제 협력에 적극 참여한다. 민간 국제 네트워킹을 지원하기 위해 민관 협업 의제를 발굴하고 범부처 국제 협력 협의체도 구성한다. 우주 협력 사무소를 개소하고 신흥국과 우주 협력 워크숍 세미나도 추진한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이번 기본계획은 지난달 28일 윤석열 대통령이 발표한 미래 우주경제 로드맵의 실천 전략으로 마련됐다”며 “우주경제 실현을 위한 우주개발 2.0 정책으로 전환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고재원 동아사이언스 기자 jawon1212@donga.com}
정부가 2027년까지 우주 분야 투자를 1조 5000억원으로 2배 늘리고, 2030년 우주 무인수송부터 시작해 2050년에는 유인 수송을 추진한다. 2030년까지 국내에 자생적인 우주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고, 2050년에는 10대 주력산업으로 끌어올린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30일 대전 연구재단 대강당에서 제4차 우주개발진흥 기본계획 공청회를 개최하며 초안을 첫 공개했다. 우주개발진흥기본계획은 우주개발진흥법 제5조에 따라 5년마다 수립하는 국가 우주개발 중장기 계획이다. 이번 4차 계획은 연말 중 국가우주위원회 심의를 거쳐 확정되고 향후 5년 간 우주 분야 최상위 법정계획이 된다. 공개된 내용에 따르면 이번 계획에는 ‘2045년 우주경제 글로벌 강국 실현’이라는 비전과 함께 △우주탐사 확대 △우주수송 완성 △우주산업 창출 △우주안보 확립 △우주과학 확장 등 5대 장기 우주개발 미션이 제시됐다. 이전 3차 계획이 핵심 우주시스템 확보를 목표로 공공 주도의 위성과 발사체 기술개발에 집중했다면 이번 4차 계획은 중장기 우주개발 임무를 중심으로 우주탐사와 우주과학까지 영역을 확대한다. 구체적으로 2032년 달 착륙, 2035년 화성 궤도선, 2045년 화성 착륙으로 우주탐사 영역을 확장한다. 2030년엔 우주 무인 수송, 2050년엔 유인수송 체계를 추진한다. 이를 위해 2030년까지 제조인프라 클러스터를 구축해 관련 산업을 집적하고, 공공, 민간 발사장을 구축한다. 특히 ‘뉴스페이스’ 시대의 중심축인 민간의 우주개발 참여와 우주산업 육성에 초점을 맞췄다. 시장조사업체 유로컨설트에 따르면 전 세계 우주산업 규모가 지난해 기준 3700억 달러(약487조 원) 규모에 달하며 2030년까지 74% 성장해 6420억 달러(약 845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정부는 우주산업 육성을 위한 산업 전주기 지원 체계를 마련해 국내 시장 중심의 우주산업을 해외로 확장하고, 국내 우주기업체 세계시장 매출액 비중을 2040년 1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선언했다. 우주관광과 우주정거장서비스 등 신산업을 발굴해 2050년엔 우주산업을 반도체, 이차전지, 자동차 등과 함께 10대 주력산업으로 성장시키는 게 최종 목표다. 이를 위해 2021년 7300억원 수준이었던 우주개발 투자비를 2027년까지 1조5000억원으로 2배 가량 늘리고, 2030년대에는 2조원 수준까지로 확대할 예정이다. 국제 민관 협력에도 방점을 뒀다. 미국의 유인 달탐사 ‘아르테미스’ 계획이나 국제우주정거장(ISS), 유인 우주임무 등 국제협력에 적극 참여한다. 민간 국제 네트워킹을 지원하기 위해 민관 협업의제를 발굴하고 범부처 국제협력 협의체도 구성한다. 우주협력 사무소를 개소하고 신흥국과 우주협력 워크숍세미나도 추진한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이번 기본계획은 지난달 28일 윤석열 대통령이 발표한 미래 우주경제 로드맵의 실천전략으로 마련됐다”며 “우주경제 실현을 위한 우주개발 2.0 정책으로 전환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재원 동아사이언스기자 jawon1212@donga.com}
정부가 내년부터 2조 원을 투입해 한국형발사체 ‘누리호’보다 더 강력한 차세대발사체 개발에 나선다. 차세대발사체는 2032년 달 착륙선을 쏘아 올리는 임무를 맡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9일 개최된 국가연구개발사업평가 총괄위원회에서 ‘차세대발사체 개발 사업’이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개발 기간은 2023∼2032년 총 10년, 총 사업비 약 2조132억 원 규모다. 차세대발사체는 한국형발사체 누리호 대비 발사 성능이 대폭 향상된다. 누리호는 상공 200km의 지구 저궤도에 3.3t을 쏘아 올릴 수 있는데 차세대발사체는 10t을 보낼 수 있다. 추력(발사체를 밀어올리는 힘)만 따지면 누리호가 300t, 차세대발사체가 500t이다. 추력은 새로운 엔진으로 높인다. 누리호의 가스발생기 엔진보다 연료 효율이 10% 높아지고 검댕이 묻어 발생하는 성능 저하도 없는 ‘다단연소사이클 엔진’을 개발한다. 향후 재사용발사체로 개량이 용이하도록 재점화, 추력조절 기술도 함께 개발한다. 지금까지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주도로 개발했던 누리호와 달리 차세대발사체는 체계종합기업을 선정해 설계와 제작, 조립, 시험, 발사 등 발사체 개발과 운용 전 단계에 참여토록 한다. 민간 기업이 사업 종료 이후 독자 발사체 개발 역량을 확보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차세대발사체는 총 3회 발사한다. 2030년 달 궤도 투입 성능검증위성을 발사해 발사체 성능을 확인하고, 2031년 달 착륙 검증선을, 이어 2032년 달 착륙선을 발사한다. 향후 2045년 화성에 도착할 탐사선을 쏘는 데도 활용된다. 고재원 동아사이언스기자 jawon1212@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은 28일 “대한민국은 5년 안에 달을 향해 날아갈 수 있는 발사체의 엔진을 개발하고 10년 후인 2032년에는 달에 착륙해 자원 채굴을 시작할 것”이라며 “(광복 100주년인) 2045년에는 화성에 태극기를 꽂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화성 탐사 구상을 구체적 시기를 정해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서초구 JW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미래 우주경제 로드맵 선포식’에 참석해 대한민국이 우주경제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2045년까지의 정책 방향을 담은 로드맵을 발표했다. 윤 대통령은 선포식에서 “미래에는 성공한 나라가 우주를 꿈꾸는 것이 아니라 우주를 꿈꾸는 나라가 성공한 나라가 될 것”이라며 “제가 직접 국가우주위원회의 위원장을 맡아 우주경제의 시대를 착실히 준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또 “누리호보다 강력한 차세대 발사체를 개발하고 발사체와 위성의 핵심 부품에 대한 기술 자립을 이룰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개발을 추진 중인 차세대 발사체의 개발에 성공하면 1.8t의 우주선을 달까지, 1t의 우주선을 화성까지 보낼 수 있다. 윤 대통령은 이를 위해 △달·화성 탐사 △우주기술 강국 도약 △우주 산업 육성 △우주 인재 양성 △우주 안보 실현 △국제 공조의 주도 등 6대 정책 방향과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공공기관이 보유한 우주 기술을 민간에 이전하고 세계 시장을 선도할 민간 우주기업이 나올 수 있도록 전용 펀드를 만들어서 지원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한국형 위성항법시스템을 구축해서 UAM(도심항공교통), 자율주행차 등 신산업을 지원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5년 내에 우주 개발 예산을 2배로 늘리고, 2045년까지 최소 100조 원 이상의 투자를 이끌어 낼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 “한미 동맹을 한미 우주동맹으로 발전시키고, 국제사회와 우주 안보 협력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신설 우주항공청의 역할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2023년 말 출범할 우주항공청은 우주항공 정책을 수립하고 연구개발과 기술 확보를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산하로 연구개발에 주안점을 둔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는 별도 조직으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에 설치된다. 정부는 차관급인 청장에게 조직 구성과 해체, 급여 책정 등에 있어 자율권을 부여한다. 필요에 따라 항우연과는 파견 등의 형식으로 인력 교류를 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번 로드맵을 통해 미래 우주 산업을 육성하고, ‘우주 영토’ 확보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겠다는 출사표를 낸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달과 화성을 목표로 한 각국의 우주 개발 경쟁이 뜨겁게 전개되고 있다. 반세기 만에 사람을 달로 보내려는 미국의 유인 달 탐사 계획 ‘아르테미스’나 중국의 달 탐사 계획인 ‘창어 계획’ 등이 대표적이다. 화성 탐사의 경우도 미국 유럽 러시아 중국 일본 등은 물론 우주 개발 신흥국인 아랍에미리트(UAE)까지 가세한 상황이다. 한국은 후발 주자이지만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나 첫 달 궤도선 다누리의 발사 성공 등으로 이미 기반을 갖췄다는 분석이 나온다. 달·화성 착륙에 쓰일 우주선이나 탐사 로버 등의 개발 경험을 갖춘다면 도전할 만한 과제라고 전문가들은 평가한다. 안재명 KAIST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한국의 우주 역량으로 충분히 해낼 수 있는 미션들”이라며 “국제협력을 통해 목표보다 더 빨리 앞당겨야 한다”고 말했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고재원 동아사이언스 기자 jawon1212@donga.com}
영국 과학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바이러스를 파괴하는 인공 효소를 만들었다. 차세대 항바이러스 약물로 활용이 기대되는 이 효소는 생명과학에 공학 기술을 적용해 생명체의 구성 요소나 시스템을 설계, 제작해 새로운 생명체를 만들어 활용하는 합성생물학 기술로 개발됐다. 미국 화이자나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 역시 인공적으로 합성한 메신저리보핵산(mRNA)을 기반으로 한 합성생물학의 성과다. 이처럼 최근 의학 분야에 합성생물학이 적용되며 질병 치료에 혁신을 가져오고 있다. ○ 바이러스 찾아내 사멸하는 ‘인공 효소’알렉산더 테일러 영국 케임브리지대 치료면역학 및 전염병연구소 연구원팀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체내에서 자체적으로 죽일 수 없는 약한 면역체계를 가진 사람들을 위한 치료제로 활용할 수 있다”며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16일 공개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효소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염기서열을 인식해 바이러스를 찾아내고 RNA 분자를 절단한다. RNA 기본구조 단위는 ‘뉴클레오티드’다. 효소는 표적으로 삼은 RNA의 뉴클레오티드가 단 하나만 달라도 이를 인식할 만큼 정확도도 지녔다. 연구팀은 “암 등 다른 질병과 관련된 RNA를 공격하도록 프로그래밍하고 정상적 RNA 분자는 그대로 둘 수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개발한 효소가 실제 세포 내부에서 효소로 작용하고 바이러스 복제를 억제하는 것을 확인했다. 체내 면역체계 약화로 치료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환자들을 위한 항바이러스제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의 다음 과제는 효소를 더욱 견고하게 만드는 것. 일종의 ‘방탄’ 능력을 확보해 체내에서 더욱 오래 머물고 더 적은 양으로 치료 효과를 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 합성생물학, 국가 전략기술로 주목합성생물학은 유전자를 편집해 기존 생명체의 기능을 변경하는 것은 물론이고 새로운 생물 체계를 합성하는 기술을 포함한다. 2010년 이전에는 세포를 설계하거나 DNA를 인공적으로 합성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지만 획기적인 기술의 등장으로 합성생물학이 주목받고 있다. 2020년 노벨 화학상 수상 분야인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등이 대표적이다. DNA 합성기술의 가격이 지난 15년간 10분의 1로 떨어지는 등 비용 경쟁력도 높아졌다. 의료나 건강뿐 아니라 농업, 식품, 에너지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도 적용될 수 있다. 빠르면 2030년이면 합성생물학 기반 제품들이 시장을 점령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2021년 현재 102억8503만 달러(약 13조9200억 원) 규모인 전 세계 합성생물학 시장은 2030년까지 연평균 19.7%의 높은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실험실 수준에서 벗어나 임상을 진행 중인 약물도 대거 등장했다. 2003년 설립된 미국 합성생물학 기업 아미리스는 말라리아 치료제 ‘아르테미시닌’을 생산하고 있다. 미국 기업 프레시젠은 합성생물학을 기반으로 난치성 암과 자가면역질환, 감염병을 표적으로 하는 유전자 및 세포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창업 스타트업인 진코어 역시 합성생물학 기반의 유전자 치료제 개발에 도전 중이다. 각국의 합성생물학 육성 의지도 강력하다. 9월 미국은 ‘국가 바이오기술 및 바이오제조 이니셔티브’에 서명하며 핵심 전략 분야 중 하나로 합성생물학을 꼽았다. 유럽과 중국 역시 관련 기술 개발에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인공지능(AI) 등을 합성생물학에 적용해 바이오산업의 속도와 효율성을 높이는 플랫폼인 ‘바이오파운드리’는 이미 영국에 5곳, 프랑스도 4곳이 있다. 중국도 내년부터 대규모 바이오파운드리 단지 운영에 들어간다. 지난달 한국 정부 역시 국가전략기술의 세부 중점기술 중 하나로 합성생물학을 꼽았다. 김종란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부연구위원은 “미국 바이오 행정명령에 대응해 바이오 생산과 제조, 공정 관련 기술을 전략적으로 육성하기 위해 합성생물학 등 바이오 산업 생산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정책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합성생물학마치 전자기기를 조립하듯 세포를 원하는 대로 합성해 바이오연료나 생리활성물질, 당뇨치료용 인슐린 같은 물질을 생산하는 유전공학 기술을 뜻한다. 고재원 동아사이언스 기자 jawon1212@donga.com}
전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감염률이 높아지며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23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11월 13∼19일 주간 확진자 수에서 재감염률은 약 10%에 달한다. 백신 접종이 재감염을 예방하는 효과는 증명되고 있지만 재감염 시 사망이나 중증화 위험도에 대한 연구는 부족한 상황이며 그나마도 연구 결과가 엇갈리고 있다.○ 백신의 재감염 예방 효과는 입증 재감염은 증상 유무에 관계없이 최초 확진일 45일 이후 유전자증폭(PCR)검사 또는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 결과 양성이 확인된 사례를 의미한다. 최근 재감염 사례가 늘어나는 것은 기존 면역을 회피하는 성향이 강한 오미크론 변이의 하위 계통인 BA.5가 우세종이 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백신 접종률이 감소하면서 BA.5에 효과를 보이는 2가 백신의 국내 접종률은 10% 미만에 그치고 있다. BA.5 유행 전 접종받았던 백신의 효과가 점점 감소하면서 재감염이 늘어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재감염 시 장기 후유증 발생 위험이 커진다며 백신의 감염 예방 효과를 통해 재감염률을 낮추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실제 백신의 재감염 예방 효과도 증명되고 있다. 덴마크 국립혈청연구소는 백신을 맞으면 최소 64%, 최대 94%에 이르는 재감염 예방 효과가 발생한다는 분석을 국제학술지 ‘플로스 메디신’에 22일(현지 시간) 공개했다. 연구팀은 “백신은 재감염에 대한 실질적 보호를 제공한다”며 “자연면역을 가진 사람들에게도 백신 접종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 재감염 시 치명률, 중증화 연구는 엇갈려 재감염의 치명률이나 중증화에 따른 입원 위험 등은 아직 연구 결과가 부족하다. 백신의 효과를 감안할 때 백신이 재감염에도 유사한 효과를 보일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견해지만 연구가 부족한 만큼 의견이 엇갈린다. 미국 세인트루이스워싱턴대 의대 연구팀은 미국 재향군인부(VA) 병원이 지난 2년간 수집한 감염자, 재감염자 등 약 600만 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재감염자의 사망 위험이 1회 감염자보다 약 2배 높았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 메디신’에 10일(현지 시간) 공개했다. 연구팀은 재감염 때 사망 위험뿐 아니라 입원 위험도 약 3배 높았다고 분석했다. 재감염자가 심장질환에 걸릴 확률은 3배, 신경질환에 걸릴 확률은 약 60% 더 높았다. 이 연구는 표본이 대부분 남성이고 고령에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가 많다는 한계점이 있지만, 일반인 역시 재감염을 과소평가하면 안 된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국내에선 반대의 분석 결과가 나왔다. 17일 중앙방역대책본부는 2020년 1월 코로나 유행이 시작된 이후 이달 5일까지 코로나19에 1회 감염된 사람 2442만1951명을 분석했더니 이 중 2만7584명이 사망해 치명률은 0.11%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재감염자는 62만7900명으로 이들 중 523명이 목숨을 잃었다. 치명률로 따지면 0.08%다. 1회 감염자보다 0.03%포인트 낮다. 하지만 3회 감염자의 치명률은 0.43%로 나타났다. 1회 감염자의 4배, 재감염자의 5배 수준이다. 표본이 1853명에 불과하지만 전문가들은 고위험군의 경우 감염이 반복되면 위험성이 더 커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 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은 “이번 겨울을 안전하게 나기에 면역은 충분하지 않다”며 “중증·사망 위험이 높은 고령층은 꼭 추가 접종에 참여해 달라”고 당부했다.고재원 동아사이언스 기자 jawon1212@donga.com}
지난달 7일 오후 3시 3분 한국의 중이온가속기 ‘라온’이 첫 빔 인출 시험에 성공했다. ‘단군 이래 최대 과학사업’으로 불린 라온이 당초 계획보다 4년 늦었지만 첫 시험 가동에 성공한 것이다. 권면 기초과학연구원(IBS) 중이온가속기건설구축사업단장은 “우리 기술로 설계하고 제작한 가속장치가 성능 확인 단계에 돌입했다”며 “가속장치 성능뿐 아니라 극저온 시스템 등 필수 기반 장치들과 연계한 성능도 확인했다”고 말했다. 15일 처음 공개된 중이온가속기연구소의 내부를 직접 돌아봤다. 대전 유성구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내에 위치한 연구소에는 약 952만 m²의 면적으로 이온을 발생시키는 입사기, 입자를 가속시키는 가속장치, 가속에 필요한 극저온 환경을 구축하기 위한 극저온 시스템, 이 구성장치들을 제어하는 중앙제어시스템 등의 장치가 구축돼 있다. 주기율표상에 존재하지 않는 원소를 찾아내 우주 탄생의 근원을 연구하기 위한 장치다. 찾아낸 원소는 암 치료 등 의료 분야나 신소재 개발에도 활용할 수 있다.○ 기초과학 경쟁력 잣대 ‘중이온가속기’중이온가속기는 기초과학 경쟁력을 가늠하는 잣대로 불린다. 미국은 5월부터 중이온가속기 ‘에프립(FRIB)’ 가동에 들어갔으며 일본은 RIBF 가속기, 중국은 IMP 가속기 등을 운영하고 있다. 한국의 중이온가속기 라온은 설계상 가장 높은 수준의 성능을 자랑한다. 현 시점에서 가장 높은 성능을 보이는 FRIB과 유사한 수준이다. 중이온가속기는 전자를 가속시킬 때 회전운동으로 나오는 빛인 ‘방사광’을 이용하는 방사광가속기, 양성자를 큰 에너지로 가속시켜 표적 물질에 충돌시킨 뒤 2차 입자를 소재 연구에 활용하는 중입자가속기와는 다른 개념이다. 물질의 크기는 분자, 원자, 원자핵, 양성자, 쿼크순으로 작아지는데 방사광가속기는 원자 수준까지, 중이온가속기는 원자핵, 양성자까지, 입자가속기는 쿼크 수준까지 분석할 수 있다. 라온은 세계 최초로 두 종류의 원소 생성 방식을 동시에 사용한다. 가벼운 이온을 무거운 표적 원소에 충돌시키는 ‘아이솔(ISOL)’과 무거운 이온을 가벼운 표적에 충돌시키는 ‘아이에프(IF)’ 방식을 결합했다. ISOL로 생성한 원소를 가속장치를 거쳐 재가속한 후 IF 방식으로 더욱 희귀한 원소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가속장치는 길이가 106m에 이른다. 총 54개 가속 모듈로 구성됐다. 실제 가속장치가 마련된 장소에 들어서자 모듈이 줄지어 서 있었다. 지난달 첫 빔 인출 실험은 54개 중 5개만 가동됐다. 홍승우 IBS 중이온가속기연구소 소장은 “자동차로 치면 1단 기어를 넣고 저속주행 시험에 성공한 것과 같다”고 했다. 권 단장은 “미시세계를 연구하는 도구들”이라며 “한국도 이제 방사광가속기를 넘어 중이온가속기까지 확보했다”고 말했다.○ 아직은 미완 상태… 2024년부터 본격 연구 돌입라온은 아직 미완 상태다. 지난해 12월 ISOL 시스템, 입사기, 극저온시스템 등의 구축을 완료했지만 IF 시스템을 포함해 뮤온스핀공명 장치, 동축레이저분광학 장치 등 각종 실험장치가 아직 설치를 완료하지 못했다. 가속장치 역시 저에너지 구간만 완성됐다. 가속장치는 저에너지와 고에너지 구간으로 나뉜다. 고에너지 구간은 2025년까지 필수 요소기술을 개발하고 검증하는 2단계 라온 사업을 통해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라온 구축사업은 2011년 시작돼 지금까지 약 1조5183억 원이 투입됐다. 당초 사업 완료 목표 시점은 2017년이었지만 수차례 시점이 늦춰졌다. 이런 부침을 겪은 끝에 이번에 첫 빔 인출 시험에 성공한 것이다. 연구소는 내년 3월 총 54기의 저에너지 가속장치 시운전을 목표로, 가속시험 구간을 단계적으로 늘려 전체 시운전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2024년부터는 본격적인 빔 활용 연구에 돌입한다. 홍 소장은 “내년 3월까지 단계적으로 진행되는 저에너지 전체 구간 빔 시운전도 계획대로 진행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2단계 구축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중이온가속기희귀 동위원소를 찾아내고 핵입자물리학 기초연구를 지원할 수 있는 연구시설이다. 입사기에서 중이온을 발생시키고, 전기장을 이용해 중이온을 빛 속도 50%까지 가속한 후 표적 물질에 충돌시키는 과정을 거친다. 이때 세상에 없는 원소가 생겨난다. 대전=고재원 동아사이언스 기자 jawon1212@donga.com}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인근에 세계 최대 규모이자 세계 최초의 3차원(3D) 프린팅 주택 단지가 건설된다. 미국 주택건설회사 레나와 3D 프린팅 건설 스타트업 아이콘은 2023년부터 세계 첫 3D 프린팅 주택 단지 입주 분양에 들어간다고 15일(현지 시간) 밝혔다. 최근 건설 현장에 적극 도입되고 있는 3D 프린팅은 철근이나 콘크리트 구조물은 물론이고 형태가 자유로운 비정형 건축자재 제작까지 도맡아하고 있다. 3D 프린팅을 이용한 건설의 장점은 빠른 제작 시간, 높은 품질과 안정성 등이다. 별도의 도면 제작이나 출력 없이 정보 입력만으로 건설이 가능해 종이 절감과 함께 건설 폐기물을 줄이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조성되는 주택 단지는 총 100채 규모로, 각각 146∼196m² 면적에 침실 3, 4개와 욕실 2, 3개로 구성된다. 옥상에는 태양열 패널이 설치돼 있다. 채당 가격은 평균 약 45만 달러(약 5억9040만 원)로 예상된다. 주변 지역의 비슷한 크기, 연식의 집들이 보통 60만 달러를 웃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저렴한 것으로 보인다. 레나와 아이콘은 3D 프린팅을 이용해 주택 하나를 짓는 데 약 5∼7일이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3D 프린팅으로 정교하게 제작한 벽을 세우면 추가 지지대나 마감재가 필요 없어 건설 폐기물이 줄고 건축 시간도 단축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기존 목조 기반의 주택을 짓는 데는 약 16주가 소요된다. 이 업체들은 “혁신적인 로봇 공학과 소프트웨어를 결합한 주택 건설의 미래를 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주택단지 건설 완료 시점은 공개되지 않았다. 입주 분양에 돌입한 이후 구체적인 건설 완료 시점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제이슨 발라드 아이콘 설립자는 “미래에는 로봇과 드론이 마을과 도시 전체를 건설하게 된다”며 “이번 주택단지 조성사업은 전 세계 주택 문제를 해결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고재원 동아사이언스 기자 jawon121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