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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전국 4곳에서 치러진 기초단체장 재·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각각 2곳에서 승리하며 정치적 텃밭을 사수하는 데 성공했다. 국민의힘은 부산 금정구청장과 인천 강화군수 보궐선거에서 승리하면서 한동훈 대표가 리더십을 강화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민주당도 전남 곡성·영광군수 재선거에서 모두 이겨 지난 총선 때 불거졌던 호남의 ‘이재명 비토론’을 잠재울 기반을 마련했다. 기초지자체장 재·보궐선거의 개표가 완료된 17일 오전 2시 기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금정구청장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 윤일현 후보(5만4650표·61.03%)가 야권 단일 후보로 나선 민주당 김경지 후보(3만4887표·38.96%)를 꺾었다. 강화군수 보궐선거에선 국민의힘 박용철 후보(1만8576표·50.97%)가 민주당 한연희 후보(1만5351표·42.12%)에 승리했다. 국민의힘 친한(친한동훈)계에선 한 대표가 선거 기간 이어진 김건희 여사 리스크 등 악재 속에서 윤석열 대통령과의 차별화를 택한 것이 주효했다고 보고 있다. 다음 주초 윤 대통령과의 독대를 앞두고 ‘국민의 뜻’이라며 김 여사 문제 해결 요구라는 청구서를 내밀 명분을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민주당, 조국혁신당, 진보당 간 3파전으로 치러진 영광군수 재선거에서는 민주당 장세일 후보가 41.08%(1만2951표)를 얻어 진보당 이석하 후보(9683표·30.72%)를 상대로 승리했다. 조국혁신당 장현 후보는 조국 대표의 ‘호남 한달살이’ 등 총력 지원에도 26.56%(8373표)로 3위에 그쳤다. 곡성군수 재선거에서도 민주당 조상래 후보가 55.26%(8706표)로 조국혁신당 박웅두 후보(5648표·35.85%)에게 승리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호남에서의 전승으로 이 대표의 당내 입지도 더욱 강해질 것”이라고 했다.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개표율 99.96%)에서는 진보 진영의 정근식 후보가 50.24%(96만3876표)를 얻어 보수 진영 조전혁 후보(88만1228표·45.93%)를 상대로 승리하면서 3연임 했던 조희연 전 교육감에 이어 진보 우위 구도를 이어가게 됐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 핵심 관련자인 명태균 씨가 김 여사와 주고받은 카카오톡 메시지를 15일 공개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김 여사는 명 씨에게 “제가 명 선생님께 완전 의지하는 상황에서 오빠가 이해가 안 가더라고요. 지가 뭘 안다고”라고 보냈다. 정치권에서 김 여사가 언급한 ‘오빠’가 윤석열 대통령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자 대통령실은 언론 공지를 통해 “명태균 카톡에 등장한 오빠는 대통령이 아닌 김 여사의 친오빠이며, 당시 문자는 대통령 입당 전 사적으로 나눈 대화일 뿐”이라고 밝혔다. 명 씨는 이날 김 여사가 보낸 “철없이 떠드는 우리 오빠 용서해 주세요”, “무식하면 원래 그래요”, “암튼(아무튼) 명 선생님의 식견이 가장 탁월하다고 장담합니다” 등의 메시지가 담긴 카카오톡 캡처본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이는 명 씨가 “내일 준석이를 만나면 정확한 답이 나올 겁니다”라고 보낸 문자에 대한 대답들이다. 김 여사와 명 씨의 대화는 윤 대통령의 입당 시기에 이뤄진 것으로 추정된다. 명 씨는 윤 대통령의 2021년 7월 30일 국민의힘 입당 과정에서 본인이 역할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은 윤 대통령 입당 당시 국민의힘 대표였다. 대통령실은 이날 “당시 문자는 대통령 입당 전 사적으로 나눈 대화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이 의원은 “김 여사가 오빠라고 지칭하는 다른 사람을 알지 못한다. 만나거나 대화한 일도 없다”고 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국민의 걱정과 불안이 커져가고 있다”며 “제가 이미 말씀드린 조치들을 신속히 반드시 실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게 국민의 뜻을 따르는 길”이라고 말했다. 한 대표는 김 여사의 사과, 외부 활동 자제, 김 여사 라인 정리 등을 요구해 왔다.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거짓말을 한 것이어도 문제고, 해명이 사실이라 해도 김 여사의 친오빠가 개입했다는 것 역시 문제”라며 “대화 속 오빠가 누구든 명 씨와 김 여사 간 친분 관계는 확실히 확인된 것”이라고 지적했다.金여사 “오빠 지가 뭘 안다고, 무식하면 그래요” 대선前 明에 카톡[명태균 파문]明에 “식견 가장 탁월” 추켜세워… 명태균과 尹-金 관계 의문 커져明 “6개월간 매일 통화” 주장엔… 대통령실 “터무니 없다” 선그어“명(태균) 선생님의 식견이 가장 탁월하다고 장담합니다. 해결할 유일할 분이고요.”김건희 여사가 대선 기간으로 추정되는 시기에 “제가 명 선생님께 완전히 의지하는 상황”이라며 명태균 씨와 나눈 카카오톡 대화가 15일 공개됐다. 앞서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이 “명 씨를 윤석열 대통령은 ‘명 박사’, 김 여사는 ‘선생님’이라고 호칭하더라”고 했는데 김 여사가 명 씨에게 자문을 구하는 등 의지했음을 보여주는 물리적 근거가 담겨있다. 명 씨가 김 여사에게 김영선 전 의원의 공천을 청탁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2022년 보궐선거와 올해 초 22대 총선 시기까지 연락을 해 온 만큼 파장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김 여사 “명 선생님께 완전 의지”명 씨는 정확한 날짜가 공개되지 않은 이 카카오톡 대화에서 오후 11시 22분 “내일 준석이를 만나면 정확한 답이 나올 것”이라고 보냈다. 이에 김 여사는 오후 11시 25분부터 5분간 “너무 고생 많으세요” “철없이 떠드는 우리 오빠 용서해주세요” “제가 난감” “무식하면 원래 그래요” “사과 드릴게요” “지가 뭘 안다고” 등 메시지 8개를 연속으로 보냈다.이 대화는 명 씨가 대선 당시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대표이던 이 의원의 관계 개선을 위해 역할을 하는 맥락으로 보인다. 2021년 7월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에 입당을 결정하기 전 윤 대통령과 이 의원 간 불신과 반목이 있었다. 이 의원은 윤 대통령에 대해 “판단이 미숙하다” “탄핵의 강을 다시 들어가려 한다”고 잇따라 지적했고, 당내 친윤(친윤석열) 의원들이 “쓸데없이 압박하지 말라” “자기 정치를 중단하라”고 반발하며 신경전이 벌어졌다.이런 갈등은 2021년 7월 25일 윤 대통령과 이 의원의 치맥 회동으로 봉합됐다. 이에 앞서 명 씨는 2021년 7월 23일 이 의원에게 문자로 “대표님 내일 오전 8시에 윤 총장님한테 전화드리면 된다. 그동안 마음 상한 부분이 많으니 사과하고 되도록이면 무엇을 도와드리면 될까요 물어봐라”고 했다. 이후 명 씨는 2021년 7월 말 윤 대통령 부부와 이 의원이 서울 서초동 자택(아크로비스타)에서 만나는 자리에 배석했다. 윤 대통령은 그해 7월 30일 국민의힘에 입당하겠다고 밝혔다.● 明, 尹 부부와 관계 의문 증폭이번 카카오톡 대화 공개로 명 씨에게 ‘완전히 의지했다’는 김 여사의 태도를 바탕으로 명 씨가 윤 대통령 부부와 어떤 관계를 맺었는지, 어떤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명 씨는 앞서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김 여사에게) 나한테 시키는 걸 나한테만 시키지 말고 다른 사람한테도 시키라 했다” “항상 일을 시킬 때는 3명한테 하라고 했다”며 김 여사에게 조언하는 입장임을 강조했다. 명 씨는 “(대선 시기) 대통령하고 주고받고 텔레하고 (여사와) 수시로 통화했다”고 주장해왔다. 14일엔 “대선 기간 아침마다 윤 대통령과 김 여사에게 스피커폰으로 전화가 왔다”고도 했다.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은 본보에 윤 대통령 부부에게 명 씨를 이 의원과의 메신저 역할로 2021년 6월 초 소개했다고 밝혔다. 김 전 의원은 윤 대통령의 서울대 법대 동문이자 김 여사와 같은 선산 김씨다. 명 씨는 본보에 “(대통령이) 사람 넣어서 나를 찾아왔지. 그래서 내가 만나러 갔지”라고 했다.명 씨는 2022년 5월 열린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했고, 같은 해 9월에는 김 여사가 명 씨에게 ‘엘리자베스 여왕 장례식에 불참하려던 이유가 명태균 조언 때문이라는 소문이 돈다’는 내용의 지라시(사설정보지)를 텔레그램으로 공유하기도 했다. 명 씨는 올해 2월 김 여사에게 김 전 의원의 경남 김해갑 공천을 부탁하며 “지난 대선 때 몸이 부서져라 대통령을 도왔다”고 했고, 김 여사는 “단수는 나 역시 좋지”라며 “기본 전략은 경선이 되어야 한다”고 했다.명 씨는 이날 대화록을 공개하며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이 저를 감옥에 보내겠다고 전화로 협박하고, 윤 대통령과 김 여사에 대한 내용을 다 공개하라고 하니 김재원 네가 다 감당해라”고 주장했다. 이에 김 최고위원은 “명 씨에 대해서는 절대로 물러서지 않고 철저히 대응해서 응분의 처벌을 받도록 하겠다”고 응수했다.대통령실은 이날 “대통령 부부와 매일 6개월간 스피커폰으로 통화했다는 것은 터무니없는 주장”이라고 반박했다.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이지운 기자 easy@donga.com조권형 기자 buzz@donga.com}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 핵심 관련자인 명태균 씨가 김 여사와 주고받은 카카오톡 메시지를 15일 공개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김 여사는 명 씨에게 “제가 명 선생님께 완전 의지하는 상황에서 오빠가 이해가 안 가더라고요. 지가 뭘 안다고”라고 보냈다. 정치권에서 김 여사가 언급한 ‘오빠’가 윤석열 대통령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자 대통령실은 언론 공지를 통해 “명태균 카톡에 등장한 오빠는 대통령이 아닌 김 여사의 친오빠이며, 당시 문자는 대통령 입당 전 사적으로 나눈 대화일 뿐”이라고 밝혔다.명 씨는 이날 김 여사가 보낸 “철없이 떠드는 우리 오빠 용서해 주세요”, “무식하면 원래 그래요”, “암튼(아무튼) 명 선생님의 식견이 가장 탁월하다고 장담합니다” 등의 메시지가 담긴 카카오톡 캡처본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이는 명 씨가 “내일 준석이를 만나면 정확한 답이 나올 겁니다”라고 보낸 문자에 대한 대답들이다. 김 여사와 명 씨의 대화는 윤 대통령의 입당 시기에 이뤄진 것으로 추정된다. 명 씨는 윤 대통령의 2021년 7월 30일 국민의힘 입당 과정에서 본인이 역할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은 윤 대통령 입당 당시 국민의힘 대표였다.대통령실은 이날 “당시 문자는 대통령 입당 전 사적으로 나눈 대화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이 의원은 “김 여사가 오빠라고 지칭하는 다른 사람을 알지 못한다. 만나거나 대화한 일도 없다”고 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국민의 걱정과 불안이 커져가고 있다”며 “제가 이미 말씀드린 조치들을 신속히 반드시 실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게 국민의 뜻을 따르는 길”이라고 말했다. 한 대표는 김 여사의 사과, 외부 활동 자제, 김 여사 라인 정리 등을 요구해왔다.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거짓말을 한 것이어도 문제고, 해명이 사실이라 해도 김 여사의 친오빠가 개입했다는 것 역시 문제”라며 “대화 속 오빠가 누구든 명 씨와 김 여사 간 친분 관계는 확실히 확인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金여사 “오빠 지가 뭘 안다고, 무식하면 그래요” 대선前 명태균에 카톡“명(태균) 선생님의 식견이 가장 탁월하다고 장담합니다. 해결할 유일할 분이고요.”김건희 여사가 대선 기간으로 추정되는 시기에 “제가 명 선생님께 완전히 의지하는 상황”이라며 명태균 씨와 나눈 카카오톡 대화가 15일 공개되면서 정치권이 술렁이고 있다. 앞서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이 “명 씨를 윤석열 대통령은 ‘명 박사’, 김 여사는 ‘선생님’이라고 호칭하더라”고 했는데 김 여사가 명 씨에게 전적으로 의지하는 관계였음을 뒷받침하는 결정적 증거가 나왔기 때문이다. 명 씨가 김 여사에게 김영선 전 의원의 공천을 청탁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2022년 보궐선거와 올해 초 22대 총선 시기까지 연락을 해 온 만큼 파장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김 여사 “명 선생님께 완전 의지”명 씨는 정확한 날짜가 공개되지 않은 이 카카오톡 대화에서 오후 11시 22분 “내일 준석이를 만나면 정확한 답이 나올 것”이라고 보냈다. 이에 김 여사는 오후 11시 25분부터 5분간 “너무 고생 많으세요” “철없이 떠드는 우리 오빠 용서해주세요” “제가 난감” “무식하면 원래 그래요” “사과 드릴게요” “지가 뭘 안다고” 등 메시지 8개를 연속으로 보냈다.이 대화는 명 씨가 대선 당시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대표이던 이 의원의 관계 개선을 위해 역할을 하는 맥락으로 보인다. 2021년 7월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에 입당을 결정하기 전 윤 대통령과 이 의원 간 불신과 반목이 있었다. 이 의원은 윤 대통령에 대해 “판단이 미숙하다” “탄핵의 강을 다시 들어가려 한다”고 잇따라 지적했고, 당내 친윤(친윤석열) 의원들이 “쓸데없이 압박하지 말라” “자기 정치를 중단하라”고 반발하며 신경전이 벌어졌다.이런 갈등은 2021년 7월 25일 윤 대통령과 이 의원의 치맥 회동으로 봉합됐다. 이에 앞서 명 씨는 2021년 7월 23일 이 의원에게 문자로 “대표님 내일 오전 8시에 윤 총장님한테 전화드리면 된다. 그동안 마음 상한 부분이 많으니 사과하고 되도록이면 무엇을 도와드리면 될까요 물어봐라”고 했다. 이후 명 씨는 2021년 7월 말 윤 대통령 부부와 이 의원이 서울 서초동 자택(아크로비스타)에서 만나는 자리에 배석했다. 윤 대통령은 그해 7월 30일 국민의힘에 입당하겠다고 밝혔다.● 明, 尹 부부와 관계 의문 증폭이번 카카오톡 대화 공개로 명 씨에게 ‘완전히 의지했다’는 김 여사의 태도를 바탕으로 명 씨가 윤 대통령 부부와 어떤 관계를 맺었는지, 어떤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명 씨는 앞서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김 여사에게) 나한테 시키는 걸 나한테만 시키지 말고 다른 사람한테도 시키라 했다” “항상 일을 시킬 때는 3명한테 하라고 했다”며 김 여사에게 조언하는 입장임을 강조했다. 명 씨는 “(대선 시기) 대통령하고 주고받고 텔레하고 (여사와) 수시로 통화했다”고 주장해왔다. 14일엔 “대선 기간 아침마다 윤 대통령과 김 여사에게 스피커폰으로 전화가 왔다”고도 했다.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은 본보에 윤 대통령 부부에게 명 씨를 이 의원과의 메신저 역할로 2021년 6월 초 소개했다고 밝혔다. 김 전 의원은 윤 대통령의 서울대 법대 동문이자 김 여사와 같은 선산 김씨다. 명 씨는 본보에 “(대통령이) 사람 넣어서 나를 찾아왔지. 그래서 내가 만나러 갔지”라고 했다.명 씨는 2022년 5월 열린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했고, 같은 해 9월에는 김 여사가 명 씨에게 ‘엘리자베스 여왕 장례식에 불참하려던 이유가 명태균 조언 때문이라는 소문이 돈다’는 내용의 지라시(사설정보지)를 텔레그램으로 공유하기도 했다. 명 씨는 올해 2월 김 여사에게 김 전 의원의 경남 김해갑 공천을 부탁하며 “지난 대선 때 몸이 부서져라 대통령을 도왔다”고 했고, 김 여사는 “단수는 나 역시 좋지”라며 “기본 전략은 경선이 되어야 한다”고 했다.명 씨는 이날 대화록을 공개하며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이 저를 감옥에 보내겠다고 전화로 협박하고, 윤 대통령과 김 여사에 대한 내용을 다 공개하라고 하니 김재원 네가 다 감당해라”고 주장했다. 이에 김 최고위원은 “명 씨에 대해서는 절대로 물러서지 않고 철저히 대응해서 응분의 처벌을 받도록 하겠다”고 응수했다.대통령실은 이날 “대통령 부부와 매일 6개월간 스피커폰으로 통화했다는 것은 터무니없는 주장”이라고 반박했다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이지운 기자 easy@donga.com조권형 기자 buzz@donga.com}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14일 김건희 여사에 대해 “공적 지위가 있는 사람이 아니다. 그런 분의 라인이 존재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직접 ‘김건희 라인’을 언급하며 김 여사가 영부인 신분으로 대통령실 업무 등 공적 영역에서 영향을 끼쳐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 것이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여사 라인이 어디 있나. 공적 업무 외에 비선으로 운영하는 조직은 없다”고 정면 반박했다. 한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 여사 라인이 존재한다고 보는 것이냐’는 취지의 물음에 “그런 분의 라인이 존재한다고 국민들이 오해하고 기정사실로 생각하는 것 자체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한 대표는 전날 “김 여사에 대한 국민의 우려와 걱정을 불식하기 위해 대통령실 인적 쇄신이 필요하다”고 밝힌 데 이어 직접 ‘김건희 라인 경질’을 요구한 것이다. 친한(친한동훈)계는 이른바 “일곱 간신”을 거론하며 경질을 요구하고 있다. 신지호 당 전략기획부총장은 “대통령실 직무 범위를 벗어나 부적절한 정치 행위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그런 사람들을 지목한 것”이라고 말했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정치권에서 떠돌던 여사 라인에 대한 소문이 전면적 문제 제기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 애초 정리를 했으면 이 지경까지 오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대통령실과 친윤(친윤석열) 진영은 반발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여사 라인이 어디 있느냐”며 “대통령실의 라인은 오직 대통령 라인만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은 한 대표를 향해 “윤석열 정부를 비난하며 자기 세를 규합한다고 해서 장밋빛 미래가 절로 굴러 오는 게 아니다”, “겉치장에만 신경 쓰면서 분열과 갈등을 심는 정치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고 직격했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는 10·16 재·보궐선거가 끝난 뒤에 일정 조율을 거쳐 다음 주 초 이른 시일 내에 독대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한동훈 ‘김건희 라인’ 인적쇄신 요구에, 용산 “잘못된게 뭐 있나” 일축‘내주초 尹-韓독대’ 밝힌 날 정면충돌대통령실 “유언비어 휘둘려선 안돼”… 권성동, 韓에 “도곡동 7인회 쇄신을”친윤, 재보선 韓 책임론 움직임에… 친한선 “선거 지길 바라나” 발끈“김건희 여사는 공적 지위가 있는 사람이 아니다. 그런 분의 라인은 존재하면 안 된다.”(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최종 결정권자는 대통령이다. 오직 대통령 라인만 있을 뿐이다. 자꾸 이런 사람 저런 사람 얘기하는 유언비어 같은 얘기에 휘둘리지 말라.”(대통령실 고위 관계자) 한 대표가 공개적으로 김 여사를 정면 겨냥해 사실상 ‘김건희 라인’ 경질을 요구하자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가 “여사 라인이 어딨나. 공적 업무 외에 비선으로 운영하는 그런 조직은 없다”고 발끈하면서 윤-한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이 관계자는 한 대표가 제기한 김 여사 라인 인적 쇄신에 대해 “인적 쇄신? 뭐가 잘못된 게 있나”라며 경질 가능성을 일축했다. 대통령실이 10·16 재·보궐선거가 끝난 뒤 일정 조율을 거쳐 다음 주 초 빠른 시일 안에 윤 대통령과 한 대표가 독대를 하기로 했다고 밝힌 날 한 대표에 대한 불쾌감을 드러내면서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한 대표는 윤 대통령과의 독대 일정과 관련해 “만남 자체가 언제고 뭐고가 중요한 내용인가. 일정에 대해 제가 말하지 않겠다”고 했다. 친윤(친윤석열) 진영은 한 대표와 정면충돌하는 양상이다. 특히 ‘보수 텃밭’인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가 ‘김건희 리스크’로 인해 승리를 낙관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친윤계는 ‘한동훈 책임론’을 띄우는 모양새다. 이에 여당 고위 관계자는 “친윤은 재·보궐선거에서 지기를 바라냐. 국민의힘 소속이 아니냐”고 반박했다.● 용산 “인적 쇄신? 잘못 된 게 있나?”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14일 기자들과 만나 한 대표가 제기한 ‘김건희 라인’ 경질 요구에 대해 “김대남 전 행정관과 같은 이런저런 사람의 유언비어 같은 얘기에 휘둘리면 안 된다”며 선을 그었다. 친윤 핵심인 권성동 의원은 이날 자신에게 ‘탄핵 공포 마케팅을 한다’고 지적한 한 대표를 향해 “(한 대표가) 더불어민주당의 뻔한 수작에 당하면서도 ‘난 달라’ 고매한 척하고 있으니 측은한 심정”이라고 밝혔다. 한 대표가 인적 쇄신을 요구한 김 여사의 이른바 ‘일곱 간신’을 빗대선 “저를 겨냥해 박근혜 대통령 탄핵론을 꺼내든 알량함에는 비애감마저 느낀다”며 “‘도곡동 7인회’ 같은 참모진이 모은 의견이 겨우 그 정도라면 인적 쇄신은 대표실이 우선인 것 같다”고 받아쳤다. 한 대표의 집은 서울 강남구 도곡동에 있다. 대표실은 “허위사실로 음해하는 것에 유감”이라고 밝혔다. 친윤 진영에선 한 대표의 강경 발언이 재·보궐선거를 앞둔 시점이라는 점도 불쾌하다는 기류다. 한 친윤 핵심 의원은 “대권을 염두에 두고 자꾸 싸움을 일으켜 재·보궐선거에서 지더라도 책임을 안 지고 본인만 살려는 것 아니냐”고 했다. 다른 부산경남(PK) 지역 의원도 “선거에서 이기면 5번이나 내려가서 승리했다고 하고, 지더라도 민심에 걸맞은 이야기를 했다고 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與 고위 “친윤은 선거에서 지길 바라나” 한 대표는 친윤계의 비판에 대해 “비판할 만한 일이라고 생각하느냐”며 “외부가 아닌 여당 대표가 (김 여사 라인 경질을) 이렇게 요청해 대통령이 수용해 변화와 쇄신의 계기로 삼는다면 국민 신뢰를 회복하는 길이 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친한(친한동훈)계인 신지호 전략부총장은 ‘김건희 여사 라인’에 대해 “이들이 부적절한 정치 행위를 할 때 이른바 ‘여사님의 뜻이다’라는 식으로 포장했다는 게 공통된 증언”이라고 밝혔다. 신 부총장은 또 정진석 비서실장에 대해서도 “‘비선정치를 하지 말라’는 군기 잡기는 실패한 것 아니냐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친한계는 명태균 씨 논란으로 불거진 김건희 여사 공천개입 의혹 등이 텃밭인 금정구 보궐선거 판세에도 영향을 줬다고 보고 있다. 여당 지도부 인사는 “김대남 전 행정관 논란에 명 씨까지 등장하면서 민심 악화에 기름을 부었다”고 말했다. 한 대표 측은 재·보궐선거에서 텃밭인 금정구, 인천 강화군 선거에서 한 곳이라도 내 줄 경우 한 대표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주장에도 불편해하는 분위기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한 달 내내 대통령 부정평가가 70%를 오르내리는데 용산에서는 타조가 모래밭에 머리를 처박고 있듯이 아무것도 안 한다”며 “책임을 물을 주체가 어디인지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조권형 기자 buzz@donga.com}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관련자인 명태균 씨가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진 여론조사업체 미래한국연구소가 2021년 10월 국민의힘 당원 57만 명의 명부를 확보해 두 차례 대선 후보 관련 비공표 여론조사를 실시한 사실이 드러났다. 국민의힘은 당시 윤석열 홍준표 원희룡 유승민 대선 경선 후보 캠프에 제공한 당원 명부가 미래한국연구소에 흘러들어간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누가 경남 지역 여론조사업체인 이곳에 당원 명부를 제공했는지, 그 과정에서 대가성 금전 거래가 있었는지, 해당 여론조사가 당시 어떻게 활용됐는지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민의힘 서범수 사무총장은 10일 인천 강화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명부가 명태균이라는 사람에게 어떻게 흘러갔는지에 대한 부분은 지금부터 차근차근 조사할 예정”이라며 “조사에 따라 엄정한 조치가 필요하면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선 기간 동안에 선거운동을 하라고 중앙당에서 당원 명부를 안심번호로 만들어서 윤석열·홍준표·유승민·원희룡 후보에게 다 적법하게 배부했다”고 설명했다. 당 선거관리위원회가 성별, 소속 당협, 휴대전화 안심번호 등이 담긴 57만 명의 당원 명부를 작성해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에 참여한 각 캠프에 전달했다. 당시 국민의힘이 공식적으로 명 씨에게 여론조사를 요청한 바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명 씨는 미래한국연구소 회장 명함을 가지고 다니며 활동했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노종면 의원이 공개한 미래한국연구소의 비공개 보고서에 따르면 연구소는 2021년 10월 19∼20일과 21일 등 두 차례에 걸쳐 각각 국민의힘 당원 11만7829명, 13만9156명을 상대로 차기 대선 여론조사를 벌여 각각 3450명, 5044명의 응답을 받았다. 1, 2차 경선을 통해 추려진 최종 후보 4명(원희룡, 유승민, 윤석열, 홍준표)의 본선 경쟁력과 함께 각 후보와 민주당 후보였던 이재명 대표의 일대일 가상대결 결과를 조사했다. 여론조사 결과는 윤 후보의 압도적인 우위로 나타난 것으로 전해졌다. 노 의원은 “국민의힘 또는 특정 캠프 핵심 관계자가 책임당원 정보를 통째로 넘겼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계약 없이 무상으로 윤 대통령 등 특정 후보에게 제공됐다면 정치자금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여론조사가 만약 ‘윤석열 대세론’ 등을 유포하는 데 쓰였다면 ‘불법적인 방식으로 시행한 조사 결과를 활용해 여론을 조작하고 경선 결과에까지 영향을 미친 범죄’에 해당한다”고 했다.무명의 명태균 업체가 대선 경선 여론조사… 선관위에 신고 안해與 ‘57만 당원명부 활용’ 조사 착수미공표 여론조사 목적 의구심 커져… 尹캠프 인사 “여론조사 맡긴적 없어”野 “무상조사면 정치자금법 위반”… 선관위 미신고, 선거법 저촉 가능성명태균 씨가 실질적으로 운영한 것으로 알려진 경남 창원시의 여론조사업체 미래한국연구소가 국민의힘 당원 명부로 미공표 여론조사를 실시한 사실이 10일 알려지자 국민의힘 지도부가 즉각 진상 조사에 착수한 것은 명 씨가 스스로 지난 대선 당시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주장해 온 것과 무관치 않다. 여론조사를 무기 삼아 정치권 인사들에게 영향력 행사를 시도한 것으로 알려진 명 씨가 중앙당이 윤석열, 홍준표, 원희룡, 유승민 대선 경선 캠프에 제공한 당원 57만 명의 명부를 어떤 경로로 확보하고 어떤 방식으로 활용했는지 들여다봐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여론조사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도 신고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돼 여론조사 목적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그동안 명 씨가 윤석열 대통령 부부와의 친분을 과시한 것을 감안해 야권이 “윤석열 캠프를 위한 조사 아니냐”란 취지의 주장을 내놓자 윤석열 대선 경선 캠프 핵심 관계자를 지낸 인사들은 “당원 명부가 넘어간 2021년 10월 캠프 차원에서 미래한국연구소에 여론조사를 맡긴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명태균 실질 운영 업체에서 여론조사문제가 된 미래한국연구소의 여론조사는 2021년 10월 19∼20일, 21일 두 차례에 걸친 비공표 여론조사다. 당시는 국민의힘의 대선 경선 기간(10월 9일∼11월 4일)으로 윤석열, 홍준표, 유승민, 원희룡 후보의 대결이 펼쳐질 때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당시 각 후보 캠프에 성별, 소속 당협, 휴대전화 안심번호가 담긴 당원 56만8000여 명의 명부를 담은 USB를 배포했다. 선거운동과 판세 분석을 위한 미공표 여론조사에 활용하라는 목적이다.여기까진 현 국민의힘 지도부에서 문제가 없다고 보고 있다. 다만 이 안심번호가 중앙 정치권에 잘 알려지지 않은 미래한국연구소에 어떤 이유로 흘러갔는지에 대해서는 의구심을 보이고 있다. 당 차원에선 미래한국연구소에 여론조사 의뢰를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서범수 사무총장은 이날 인천 강화군에서 기자들과 만나 “1차적으로 각 캠프에서 USB를 전달받은 사람 등을 조사하고 심도 있게 할 필요가 있으면 당무감사실로 넘길 것”이라고 말했다.그동안 명 씨는 여론조사로 정치권에서 영향력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맞춤형’ 여론조사를 만들어 정치권 인사들과 인연을 맺어 왔다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당시 미래한국연구소는 각 경선 후보와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일대일 가상 대결 조사를 실시했고 윤 후보가 압도적 우위로 나타났다”며 “윤석열 당시 후보 대세론을 유포하는 데 쓰였다면 범죄”라고 주장했다. 미래한국연구소가 대선 과정에 영향력을 미치려고 했던 것 아니냐는 것이다. 윤석열 캠프 핵심 관계자는 “경선 때면 워낙 여의도에 이런저런 당원 명부가 많이 돌아다닌다”면서 “윤석열 캠프가 아닌 다른 캠프에서 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여심위 신고 없어 목적 의구심야권에선 해당 여론조사가 ‘무상 여론조사’일 가능성을 제기하며 공세에 나섰다. 노 의원 측은 “의원실이 받은 제보에 따르면 해당 조사는 미래한국연구소가 의뢰자로부터 계약금을 받고 실시한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만약 노 의원 측의 주장대로 여론조사기관이 자체적으로 여론조사를 한 뒤 후보가 무상으로 결과를 제공받았다면 정치자금법상 부정수수죄에 해당할 수 있다.문제가 된 여론조사 2건이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 신고되지 않아 공직선거법을 위반한 정황도 있다. 정당과 언론을 제외한 이가 선거 관련 여론조사를 하거나 의뢰하려는 경우 조사 이틀 전 선관위에 사전 신고를 해야 한다. 민주당 윤건영 의원실이 선관위 등으로부터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미래한국연구소는 2018∼2024년 24건의 미공표 여론조사를 하겠다고 선관위에 신고했는데, 이 중 노 의원이 공개한 여론조사 2건은 포함돼 있지 않다.여권 관계자는 “정치 브로커들은 안심번호를 확보해 비공표 여론조사를 여러 차례 돌린 뒤 잘 나온 샘플링으로 공표 여론조사를 하기도 하기 때문에 그런 과정은 없었는지도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김건희 여사가 공개 활동을 자제해야 한다고 대통령실에 공개적으로 처음 요구했다. 또 김 여사 공천 개입 의혹 핵심 당사자인 명태균 씨 문제에 대해서도 “관련됐다고 생각하신 분들은 당당하게 솔직하게 설명해야 한다”며 윤석열 대통령과 김 여사를 사실상 겨냥했다. 대통령실은 이로 인해 순방 성과가 묻히게 생겼다며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윤 대통령의 귀국을 전후해 윤-한 갈등이 다시 격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한 대표는 9일 10·16 재·보궐선거 지원을 위해 찾은 윤일현 부산 금정구청장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기자들과 만나 ‘친한(친한동훈)계에서 김 여사가 활동을 자제했으면 좋겠다는 취지로 발언한다’는 질문에 “저도 그렇게 생각한다”며 “그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대표가 김 여사의 공개 활동에 대해 입장을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친한계에선 김 여사가 의혹이 정리될 때까지 아예 대외활동을 잠정 중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9월 세계 자살 예방의 날을 맞아 서울 마포대교를 순찰하는 등 공개 활동 빈도를 늘려 온 김 여사는 이번 윤 대통령의 동남아 순방에 동행해 5박 6일간 필리핀과 싱가포르, 라오스 등 3개국을 방문 중이다. 한 대표는 또 윤 대통령 부부와 만난 것으로 확인된 명 씨 문제에 대해서도 “다수 유력 정치인이 정치 브로커에게 휘둘리는 것처럼 보이는 걸 국민들이 한심하게 생각할 것 같다”며 “엄정하고 신속하게 수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대표의 이런 발언들은 최근 원외 당협위원장들과의 비공개 질의응답에서 “행동해야 할 때, 결정해야 할 때 민심에 맞춰 결정하겠다”고 발언한 지 이틀 만에 나왔다. 친한계 핵심 의원은 “지금 돌아가는 여론을 보면 국민들이 이해하고 납득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할 수 있는 건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하지만 대통령실과 친윤(친윤석열) 진영에서는 한 대표의 행보에 대해 부글부글 끓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한 친윤 핵심 의원은 “무슨 이유로 본인이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이냐”며 “자꾸 분란을 키우고 본인을 고립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여권의 자중지란 상황에서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명 씨를 서울중앙지검에서 수사해야 한다”, “특검 수사 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며 공세를 강화했다.韓, 명태균 논란에 “정치 브로커에 휘둘려… 국민에겐 한심할 것”尹과 정면충돌 피하지 않을 태세 친한 “金여사 활동 잠정 중단해야” 용산 “굳이 尹순방중 이래야 하나”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9일 김건희 여사의 공개 활동 문제뿐 아니라 김 여사가 연루된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당사자인 명태균 씨 논란을 정면으로 건드리면서 윤-한 갈등이 일촉즉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의 역린으로 치부되는 김 여사 문제에 대해 기존에도 응하지 않던 사과 요구를 넘어 더 센 조치를 요구한 건 윤 대통령과의 충돌을 피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명 씨 문제가 윤 대통령 부부에게 향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당사자 설명을 촉구한 것 역시 용산과의 차별화를 분명히 하는 동시에 리스크가 여당 지도부에 전이되는 걸 사전에 막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 대표 측은 “국민들의 피로감이 극대화한 데다 김 여사의 사과만으로는 이미 타이밍도 늦어서 다음 스텝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尹 해외 순방 동행 중 金에 활동 자제 촉구 한 대표의 ‘김 여사 공개 활동 자제’ 발언은 세 규합 성격의 6일 친한(친한동훈) 그룹 만찬, 7일 원외 당협위원당 연수가 있은 지 이틀 만에 나왔다. 한 대표는 두 자리에서 “선택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민심에 따를 것”, “행동해야 할 때, 결정해야 할 때 민심에 맞춰 결정하겠다”, “내가 물러나지 않겠다. 나를 따라 달라” 등의 당부를 하며 윤 대통령과 충돌을 불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 대표의 이날 발언은 최근 김 여사가 활동 빈도를 늘리는 시점에서 나왔다. 친한계는 김 여사가 의혹이 해결되기 전까지 아예 대외활동을 잠정 중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김 여사는 최근 추석 연휴 기간 서울 마포대교, 장애아동 거주 시설 등을 방문하며 보폭을 넓히고 있다. 친한 진영은 검찰의 디올백 수수 의혹 무혐의 처분, 명 씨 논란, 공천 개입 의혹 등 악재가 계속 쏟아지는데도 김 여사가 사과 없이 오히려 행보를 늘려 여론이 더욱 악화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한 친한계 의원은 “지금 국민들이 ‘김 여사가 공적인 영역을 침범한다’는 불쾌감을 느끼고 있지 않느냐”며 “사과는 이미 타이밍이 늦었다. 특별감찰관 임명, 제2부속실 설치와 함께 김 여사가 국민들에게 약속한 대로 조용한 내조 등 입장을 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대표가 이날 명 씨 논란과 관련해 “다수 유력 정치인이 정치 브로커에게 휘둘리는 것처럼 보이는 것에 대해 국민들께서 한심하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관련됐다고 생각하신 분들은 당당하게 솔직하게 설명해야 한다”고 말한 것 역시 김 여사를 겨냥하는 동시에, 이번 문제와 당을 분리시키려는 취지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 친한 의원은 “어디까지가 진짜고 허황된 건지 아직 가늠도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무조건 방탄만 할 수 없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한 대표가 대통령실의 불투명한 의사결정 구조를 문제 삼은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용산·친윤 “尹 순방 성과 묻혀” 불쾌 대통령실과 친윤 진영은 불쾌감을 드러내고 있다. 한 대통령실 관계자는 “순방 성과는 묻히고 윤-한 갈등만 부각되게 생겼다”며 “굳이 이 타이밍에 김 여사 공개 행보 자제 등 발언을 했어야 하나”라고 반문했다. 또 다른 고위 관계자는 “김 여사를 둘러싸고 ‘카더라’만 많은 것 아니냐”며 “(한 대표가 하는) 그런 얘기에 대해서는 우리는 지켜볼 뿐”이라고 말했다. 여당 내 한 친윤 의원도 “지금은 여사를 말할 때가 아니라 야당 공격의 본질을 봐야 한다”며 “싸움의 대상이 왜 거기로 가느냐. 우리는 소수 여당”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은 명 씨와 김 여사가 도대체 어디까지 국정에 개입하고 농단한 것인지 묻고 있다”며 “더 늦기 전 모두 자백하라. 민주당은 윤 대통령 부부가 벌인 전횡의 전모를 밝히고 끝까지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직격했다.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안규영 기자 kyu0@donga.com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22대 국회 첫 국정감사가 시작된 7일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이 블랙홀처럼 국감 이슈를 삼키며 국회 상임위원회 회의장 곳곳은 여야 간 고성과 파행으로 진통을 겪었다. 야당은 이날 국감이 열린 10개 상임위 모든 곳에서 김 여사 관련 의혹을 제기했다. 다음 달 1일까지 진행되는 국감 기간 내내 야당이 김 여사 관련 의혹을 정조준하고 여당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법 리스크로 맞불을 놓는 극한 대립이 반복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이날 국감에 불출석한 증인 21그램 김태영 이승만 대표에 대해 “이들 없이 국정감사를 진행할 수 없다”며 동행명령을 야당 단독으로 의결했다. 21그램은 김 여사의 전시기획 업체인 코바나컨텐츠를 후원하고 협력한 업체로, 용산 대통령 관저 증축 공사를 수의계약으로 따내 ‘특혜 수주’ 의혹을 받고 있다. 여당 의원들은 야당의 단독 의결에 반발하며 퇴장했다. 민주당 박정현 의원은 “혈세가 투입된 관저 공사를 김 여사가 지인에게 불법으로 몰아줬다는 의혹이 사실이라면 ‘김건희 국정농단’이다. 탄핵 사유”라고 주장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선 대통령 관저 이전 업무를 총괄한 김오진 전 국토교통부 1차관이 최근 한국공항공사 사장 후보에 오른 점이 도마에 올랐다. 민주당 염태영 의원은 “21그램은 무수한 불법을 저질렀다”며 “결과적으로 불법, 방임을 조장, 지시했던 사람이 공항공사 사장으로 임명되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따졌다. 야당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이원모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의 장인이 운영하는 자생한방병원에 대해 특혜 의혹도 제기했다. 자생한방병원 이사장이 특허를 갖고 있는 치료 약재가 올 3월 건강보험 급여 대상에 포함된 것은 대통령실 인사들이 연루된 특혜라는 주장이다. 강선우 의원은 “이 전 비서관 아내는 대통령 전용기에 탑승할 정도로 김건희 여사와 친하다”고 주장했다. 여당 의원들은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집중 부각하며 법원행정처에 이 대표 재판을 신속하게 처리해줄 것을 주문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국민의힘 장동혁 의원은 “공직선거법 270조에 선거범 재판 선고가 1심은 공소제기 후 6개월, 2·3심은 전심 선고 후 3개월이어서 1년 이내에 반드시 하도록 돼 있다”며 “이 대표는 799일 만에 선고된다. 방탄을 위해 얼마나 많은 정치적 쇼가 있었느냐”고 말했다. 행안위 여당 간사인 조은희 의원은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 시절 지역화폐 운용사 ‘코나아이’에 특혜를 줬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이게 이 대표가 그렇게 강조하던 지역화폐의 실체다. 이런데도 국민 세금으로 지역화폐 의무화법을 지원해야 하나”라고 비판했다.행안위서 “관저공사 불법 특혜”… 법사위선 “공천개입 탄핵 사유”[2024 국정감사]野, 10개 상임위서 ‘김건희 의혹’ 제기국토위, 관저 이전 비서관 보은 논란… 정무위, 김대남 사퇴 압력 의혹 제기문체위 “KTV 황제관람 의혹” 공방… 이상민 “관저 공사 계약 문제 없어”“반드시 지구 끝까지 쫓아가 증인으로 세워서 진실을 밝히겠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야당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7일 오후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21그램 사무실 문을 여러 차례 두드린 뒤 아무 답이 없자 이같이 말했다. 21그램은 김건희 여사가 운영했던 전시기획사 코바나컨텐츠의 후원 업체로, 대통령 관저 공사를 경쟁 없이 수의계약으로 따내 특혜 의혹을 받고 있다. 윤 의원 등 민주당 11명과 정춘생 조국혁신당 의원,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 등 행안위 소속 야당 의원들은 대통령실 불법 증축 의혹 관련 증인으로 채택된 김태영 이승만 21그램 대표가 이날 오전 열린 행정안전부 등에 대한 첫 행안위 국감에 사유서를 제출하지 않고 불출석하자 직접 동행명령장을 들고 찾아갔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야당 주도로 동행명령장이 발부된 데 반발하며 국감장을 퇴장했다.● 野 “공천 개입-관저 의혹 탄핵 사유”22대 국회 첫 국정감사가 시작한 이날 10개 상임위 국감장마다 김 여사가 동시다발적으로 언급됐다. 이날 오전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가 “이번 국감에서 김건희 국정농단 의혹 등을 집중 추궁하겠다. 모든 상임위에서 끝까지 의혹을 해소하겠다”고 말한 것이 첫날부터 현실화된 것. 대법원 등을 대상으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국감장에선 김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을 포함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 논란, 디올백 수수 의혹 등에 대한 야당 의원들의 공세가 쏟아졌다. 특히 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명태균 씨의 여론조사에 대한 대가로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을 공천했다는 의혹에 대해 “명백한 탄핵 사유”라고 직격했다. 민주당 서영교 의원은 “주가조작, 양평고속도로 사업 개입, 대통령실 리모델링 관여에 이어 이젠 하다 하다 공천에 개입하고 그 대가로 여론조사를 지불받는 엄청난 일이 대한민국에서 일어났다”며 “탄핵 대상”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은 “아직 수사가 이뤄지기 전이고, 엄밀한 증거 조사를 거쳐야 사법부에서 최종 판단을 내릴 수 있다”고 답했다. 행안위 국감장에서 야당 의원들의 관저 공사 불법 진행 의혹 관련 질타에 이상민 행전안전부 장관은 사과 대신 “꼼꼼하게 준공 검사를 못 한 건 사실이지만 업체 계약에 문제는 없었다”고 했다. 야당 의원들의 사과 요구에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다. 국토교통위원회 국감장에서도 야당 의원들은 대통령 관저 이전 업무를 총괄한 김오진 전 대통령관리비서관이 최근 한국공항공사 사장 후보에 오른 점을 지적하며 “국정농단”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이연희 의원은 “(관저 공사는) 모든 과정에서 위법과 불법이 난무한 복마전이었다”고 했고, 같은 당 염태영 의원은 김 전 비서관의 후보 사퇴를 요구했다. 증인으로 출석한 김 전 비서관은 “김 여사에게 관저 증축 관련 보고한 적 있느냐” “21그램을 최종 선정한 사람이 김 여사 아니냐”는 민주당 의원들의 질의에 모두 “말씀드릴 수 없다”고 했다. 민주당 박정현 의원은 “관련 의혹이 사실이면 ‘김건희 국정농단’으로, 탄핵 사유가 되는 중대한 사건”이라고 했다. 정무위원회 국감에선 야당 의원들이 “한동훈을 치면 김 여사가 좋아할 것”이라고 말한 김대남 전 대통령실 선임행정관이 이날 SGI서울보증보험 상근감사위원직에서 사퇴한 경위를 두고 김 여사 개입 의혹을 제기했다. 민주당 박상혁 의원은 “김 전 행정관이 대통령실에서 익명의 압력을 받고 사퇴한 것 같다”고 했다. 같은 당 이강일 의원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과 오버랩된다”고 했다.● 문체위에선 ‘황제 관람’ 의혹 공방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감장에선 김 여사의 ‘황제 관람’ 의혹을 둘러싼 공방이 오갔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KTV(한국정책방송원)는 지난해 8600만 원을 들여 부산 엑스포 유치 기원 국악 공연을 무관객으로 녹화했는데, 당시 김 여사와 대통령실 일부 인사가 관람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황제 관람’ 논란이 일었다. 민주당 강유정 의원은 “KTV가 공연 장소 사용 허가 신청서를 내면서 대통령 내외가 참석한다는 사실을 명시했다. 이 신청서를 문체부가 허가해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인촌 문체부 장관은 “팩트는 KTV 행사에 김 여사가 중간에 참석해 출연자를 격려하고 간 것”이라고 해명했다.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와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등에서도 김 여사 논란이 최소 한 차례 이상 언급되면서 여야 의원들 간 설전이 오갔다.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안규영 기자 kyu0@donga.com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4일 재표결에 부쳐진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 최소 4표의 이탈표가 나오자 국민의힘 내부는 “살 떨리는 백척간두 상황”이라며 술렁였다.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뿐 아니라 한동훈 대표가 “반드시 막자”며 당론으로 부결을 정했지만, 무기명 투표 결과 예상보다 많은 이탈표가 나왔기 때문이다. 김건희 여사 리스크로 민심이 이미 임계점에 달했다며 들끓는 여당 내부의 기류가 표결 결과로 반영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이 김건희 특검법을 다시 발의하겠다고 벼르는 상황에서, 앞으로 이탈표가 더 늘어나면 상황이 어떻게 급변할지 모른다는 분위기가 당을 덮고 있다. 당내에선 “대통령실이 김건희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해 추가 특검법 재표결 때 이탈표가 8표를 넘어 가결되면 곧바로 윤 대통령의 레임덕이 시작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특히 김 여사 관련 증인들이 줄줄이 국회로 불려나올 이달 국정감사와 선거법 공소시효(10월 10일)를 감안하면 대통령실이 김 여사 직접 사과를 비롯해 빨리 국민이 납득할 만한 해법을 내놓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무효표도 찬성 뜻하는 ‘가’ 길게 적어이날 국민의힘은 오후 2시 표결에 앞서 오전 오후 두 차례 의원총회를 열고 표 단속에 총력을 기울였다. 비공개 의총에서 원내지도부와 당 소속 의원들은 “마침표를 찍지 말라” “‘부’라는 글자를 한글로 심플하게 해달라” “실수해서 사인펜이 번져 점이 찍히면 무효표가 되니 글자를 쓰고 입으로 종이를 말려라” 등의 디테일한 주문까지 하며 108명 모두 반대를 찍어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본회의는 국회의원 300명 전원이 참석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긴장되는 투표인가 보다. 17대 때부터 의원을 했는데 의원 전원 투표는 처음 본다”고 했다. 국민의힘 전원이 참여한 무기명 김건희 특검법 표결에서 찬성 194표, 반대 104표, 기권 1표, 무효 1표가 나왔다. 야권이 모두 찬성표를 던졌다는 가정 아래 2명은 적극적으로 당론에 반대하고 2명은 소극적으로 당론에 반대한 결과로 해석된다. 기권 1표는 백지로 제출됐고, 무효 1표는 찬성을 뜻하는 ‘가’의 ‘ㅏ’를 길게 늘여 무효가 된 표인 것으로 전해졌다. 거부권 행사로 국회로 돌아온 법안이 본회의에서 통과하려면 재적 의원(300명)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3분의 2 이상(200명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이에 이날 찬성 2표에 더해 기권·무효표가 찬성으로 돌아서고 4명의 추가 찬성이 나오면 향후 민주당의 김건희 특검법 처리 정국에선 부결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왔다. 한 여당 의원은 “8명 찬성하면 끝인데, 지금 딱 백척간두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건희 특검법은 처리 시도 회차를 거듭할수록 상황이 악화하고 있다. 21대 국회였던 2월 29일 김건희 특검법 재표결에선 국민의힘에서 110명이 표결에 참여했고, 반대 109표, 무효 1표가 나왔다. 당시에는 여당에서 “사실상 이탈이 없었다”고 자축했다. 하지만 이날 결과를 두고선 원내지도부에서도 예상보다 이탈표가 많다며 당혹해하는 기류다. 한 재선 의원은 “원내지도부의 강력한 표 단속이 없었으면 큰일날 뻔했다. 살 떨리는 상황”이라고 했다.● “의원들 용산 방어막 자존심 상해해”이번 표결 결과를 계기로 당내에선 “이젠 정말 김 여사 문제를 털어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다. 이달 7일 시작되는 국정감사에서 김 여사 문제가 본격적으로 국회 회의장에서 언급되기 시작하면 상황이 더욱 악화한다는 것이다. 6선 중진 조경태 의원은 “마치 우리가 용산의 방어막이 된 느낌”이라며 “의원들 사이에서도 상당히 자존심 상해하는 분들도 있다. 용산 눈치만 보고 있다는 게 국민들의 굉장히 불만스러운 대목 아니냐”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도 “생각보다 굉장히 위협적인 숫자가 나왔다. 선제적으로 빨리 조치가 필요하다”고 했고, 정성국 의원은 “의원들도 당황하고 혼란스럽다. 다음은 장담할 수 없겠다고 생각하는 듯하다”고 말했다. 명태균 씨 등 최근 김 여사와의 친분을 앞세운 인물들의 문자메시지, 녹취록 등이 잇따라 공개되는 가운데, 이들은 이번 국정감사에 증인 또는 참고인으로 나올 가능성이 크다. 이날 결과에 대한 친윤(친윤석열) 진영의 반발도 감지됐다. 한 친윤계 의원은 “일부 친한계 인사가 유튜브 등에 출연해 정제되지 않은 언행을 하는 등 단일대오를 혼란스럽게 했다”며 “이렇게 가면 공멸”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직접적인 입장 표명을 아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대통령 내외가 결정할 문제지 참모들이 왈가왈부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만 다른 관계자는 “그냥 뭉개지 말고 일단락하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는 의견과 사과 이후의 플랜이 마련돼 있지 않다고 반대하는 쪽으로 갈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2일 대통령실 출신 김대남 SGI서울보증 상근감사위원이 7·23전당대회를 앞두고 한 유튜브 방송 측에 “너희가 잘 기획해서 한동훈을 치면 김건희 여사가 좋아할 것”이라 밝히며 한 대표를 공격하라고 사주한 의혹에 대해 진상 규명을 지시했다. 국민의힘은 “명백하고 심각한 해당(害黨)행위이자 범죄”라며 당 윤리위원회에서 감찰하고 형사 고발도 검토하기로 했다. 김 감사는 당 윤리위 감찰 착수가 알려진 후 국민의힘을 탈당했지만, 당은 “당원이었을 때 행동에 대해 조사할 수 있다”며 감찰을 그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한 대표가 “대통령실을 끌어들여 당정 갈등을 유발하지 말라”는 대통령실의 경고에도 사실상 대통령실의 관여 여부를 규명하겠다고 나서면서 윤석열 대통령과 한 대표 간 갈등이 극한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대통령실은 “본인이 밝힌 대로 일종의 허황된 실언”이라며 ‘용산 배후설’을 일축했다. 친윤(친윤석열)계에서도 “기도 안 차는 조치”라며 한 대표를 비판했다. 이에 친한(친한동훈)계 관계자는 “용산에서 김 감사 녹취가 대통령실과 관계가 없다고 했고 당은 당원의 문제를 조사하겠다는데 무엇이 문제인가”라며 반박했다. 국민의힘 한지아 수석대변인은 이날 입장문에서 “당원이 소속 정당 정치인을 허위사실로 음해하기 위해 좌파 유튜버와 협업하고 공격을 사주하는 것은 명백하고 심각한 해당 행위이자 범죄”라며 “진상을 규명하고 그 결과에 따라 엄중히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당 핵심 관계자는 “당 법률자문단에서 외부 수사기관에 고발하는 것까지 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감사는 감찰 진행 소식이 알려진 직후 탈당했지만 당 지도부는 감찰 등 필요한 절차를 그대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5선의 권영세 의원도 통화에서 “당 차원에서 당의 이미지를 크게 왜곡하고 훼손시킨 부분도 있으니 그냥 넘어갈 수 없다”고 했다. 한 친한계 인사는 “누가 김 김사를 전당대회 직후 서울보증에 보내줬는지도 밝혀져야 한다”고 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김 감사) 본인이 명백히 밝힌 것처럼 대통령 부인과는 연락이 전혀 안 되는 사람”이라며 “(김 감사가 유튜브 방송에 한 발언은) 일방적인 주장일 뿐”이라고 했다. 한 친윤계 중진 의원은 “당원 개인이 뭐라고 한 데 대해 당 지도부가 나서야 하느냐”며 “당 대표가 급에 맞지 않는 사안에 대응하고 있다”고 했다.與 “김대남 범죄행위” 감찰 나서자 金 탈당… 친한 “배후 규명해야”[‘김대남 녹취’ 파문]친한 핵심 “조직 플레이 여부 확인”… 진상 조사 黨윤리위 구성 착수대통령실 “金여사와 상관없는 일”… 친한 “상관없는데 뭐가 문제냐” 반박“이건 좌파 유투버와 협업한 선을 넘은 해당(害黨) 행위다. 허위사실 유포니 형사 사안도 된다. 팩트 규명이 필요하다.” 국민의힘이 대통령실 행정관 출신인 김대남 SGI서울보증 상근감사위원의 ‘한동훈 공격 사주’ 의혹에 대해 당내 감찰조사, 외부 수사기관 고발 검토 등 초강경 대응에 나선 것에 대해 여당 핵심 관계자는 2일 이렇게 말했다. 당 차원에서 수사 기관 고발도 불사하겠다고 밝히면서 이번 사안을 일회성 문제 제기가 아닌 김 감사 배후의 지시선 존재 여부를 확인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국민의힘 친한(친한동훈)계 지도부 내부는 ‘잘 기획해서 한 대표를 치면 김 여사가 좋아할 것’이라는 취지의 김 감사의 발언 배후에 용산 대통령실이 있는 것인지 확인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강하게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과 친윤(친윤석열) 진영은 “김건희 여사와 상관이 없는 일에 대통령실을 끌어들이지 말라. 오히려 한 대표가 없는 사실로 당정 갈등을 일으키고 있다”며 강하게 반박하고 나섰다. 그럼에도 친한계에선 “대통령실과 관계없으니 조사하자는 건데 뭐가 문제냐”고 반박하면서 충돌 확산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당 지도부에서는 김 감사가 현재 맡고 있는 직을 내려놔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논란을 일으킨 김 감사가 직을 그대로 갖고 있는데 용산은 왜 가만두고 있느냐”고 했다.● 與 “수사기관 고발도 검토” 국민의힘 한지아 수석대변인은 김 감사의 녹취 파문과 관련해 이날 오전 공지를 통해 “보수정당 당원이 소속 정당 정치인을 허위사실로 음해하기 위해 좌파 유튜버와 협업하고 공격을 사주하는 것은 명백하고 심각한 해당행위이자 범죄”라며 “국민의힘은 당 차원에서 필요한 절차들을 통해 진상을 규명하고 그 결과에 따라 엄중히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즉각 진상조사를 위한 당 윤리위 구성 절차에 착수했다. 공지 두 시간 뒤 김 감사는 법률대리인을 통해 탈당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곽규택 수석대변인은 “탈당하더라도 당원이었을 때의 행동이니 윤리위 조사 같은 것은 충분히 할 수 있다”며 “당 법률자문단에서 후속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 (한 대표에 대한) 명예훼손일 수도 있고 전당대회 기간이었으니, 그에 대한 업무방해 등도 검토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친한계 지도부는 특히 김 감사가 대통령실에서 유튜버를 관리하는 시민소통비서관 직무대리를 수행한 것에 주목하고 있다. 한 대표 측은 지난 전당대회 국면에서 ‘김건희 여사 문자 무시 논란’ ‘한 대표 좌파설’ ‘사천(私薦) 논란’ 등 정치권 외곽에서 지속적으로 이뤄진 공격도 이와 관련이 있는지 확인해 봐야 한다는 태도다. 친한계 핵심 관계자는 “이제부턴 김 감사의 발언이 개인 플레이였는지, 개인을 넘어 조직 플레이였는지를 확인하는 게 핵심”이라고 말했다. 진상 규명 과정에서 대통령실까지 선이 닿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겠다는 취지다. 한 대표 측은 또 김 감사가 ‘한 대표 당비 횡령 의혹’을 언급한 것에도 조력자가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총선백서특별위원회 내부에서 논의하던 내용이 어떻게 주요 당직을 맡지도 않았던 외부인인 김 감사에게 넘어갔는지 그 과정을 추적해 봐야 한다는 것이다. ● 용산 “왜 자꾸 대통령실 끌어들이나” 대통령실은 친한계 측의 배후설에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대통령 내외는 김 감사를 전혀 알지 못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아는데 지시선이 어디까지고 배후가 누군지 뭘 밝혀낸다는 건가”라며 “잘못 짚은 것”이라고 말했다. 여권 일각에서 논란의 인물에 대한 대통령실의 책임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왜 자꾸 대통령실을 끌고 가는지 모르겠는데 괜히 나중에 허탈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통령실 내에선 김 감사 논란에 “대통령실을 나간 이후 개인 행적에 대해 왈가왈부할 것이 아닌데 당 지도부 일부가 일을 키우고 있다”는 기류다. 한 여권 고위 인사는 “대통령실이 관여하지도 않은 일을 두고 공격했다느니 하는데 고발한다고 하니 진상은 수사로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 친윤계 중진 의원도 “풍문을 가지고 과하게 대응하느냐”며 한 대표를 비판해 친윤-친한 간 당내 갈등도 커지고 있다.조권형 기자 buzz@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2일 대통령실 출신 김대남 SGI서울보증 상근감사위원이 7·23전당대회를 앞두고 한 유튜브 방송 측에 “너희가 잘 기획해서 한동훈을 치면 김건희 여사가 좋아할 것”이라 밝히며 한 대표를 공격하라고 사주한 의혹에 대해 진상 규명을 지시했다. 국민의힘은 “명백하고 심각한 해당(害黨)행위이자 범죄”라며 당 윤리위원회에서 감찰하고 형사 고발도 검토하기로 했다. 김 감사는 당 윤리위 감찰 착수가 알려진 후 국민의힘을 탈당했지만, 당은 “당원이었을 때 행동에 대해 조사할 수 있다”며 감찰을 그대로 진행하기로 했다.한 대표가 “대통령실을 끌어들여 당정 갈등을 유발하지 말라”는 대통령실의 경고에도 사실상 대통령실의 관여 여부를 규명하겠다고 나서면서 윤석열 대통령과 한 대표 간 갈등이 극한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대통령실은 “본인이 밝힌 대로 일종의 허황된 실언”이라며 ‘용산 배후설’을 일축했다. 친윤(친윤석열)계에서도 “기도 안 차는 조치”라며 한 대표를 비판했다. 이에 친한(친한동훈)계 관계자는 “용산에서 김 감사 녹취가 대통령실과 관계가 없다고 했고 당은 당원의 문제를 조사하겠다는데 무엇이 문제인가”라며 반박했다.국민의힘 한지아 수석대변인은 이날 입장문에서 “당원이 소속 정당 정치인을 허위사실로 음해하기 위해 좌파 유튜버와 협업하고 공격을 사주하는 것은 명백하고 심각한 해당 행위이자 범죄”라며 “진상을 규명하고 그 결과에 따라 엄중히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당 핵심 관계자는 “당 법률자문단에서 외부 수사기관에 고발하는 것까지 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김 감사는 감찰 진행 소식이 알려진 직후 탈당했지만 당 지도부는 감찰 등 필요한 절차를 그대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5선의 권영세 의원도 통화에서 “당 차원에서 당의 이미지를 크게 왜곡하고 훼손시킨 부분도 있으니 그냥 넘어갈 수 없다”고 했다. 한 친한계 인사는 “누가 김 김사를 전당대회 직후 서울보증에 보내줬는지도 밝혀져야 한다”고 했다.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김 감사) 본인이 명백히 밝힌 것처럼 대통령 부인과는 연락이 전혀 안 되는 사람”이라며 “(김 감사가 유튜브 방송에 한 발언은) 일방적인 주장일 뿐”이라고 했다. 한 친윤계 중진 의원은 “당원 개인이 뭐라고 한 데 대해 당 지도부가 나서야 하느냐”며 “당 대표가 급에 맞지 않는 사안에 대응하고 있다”고 했다.與 “김대남 범죄행위” 감찰 나서자 金 탈당… 친한 “배후 규명해야”“이건 좌파 유투버와 협업한 선을 넘은 해당(害黨) 행위다. 허위사실 유포니 형사 사안도 된다. 팩트 규명이 필요하다.”국민의힘이 대통령실 행정관 출신인 김대남 SGI서울보증 상근감사위원의 ‘한동훈 공격 사주’ 의혹에 대해 당내 감찰조사, 외부 수사기관 고발 검토 등 초강경 대응에 나선 것에 대해 여당 핵심 관계자는 2일 이렇게 말했다. 당 차원에서 수사 기관 고발도 불사하겠다고 밝히면서 이번 사안을 일회성 문제 제기가 아닌 김 감사 배후의 지시선 존재 여부를 확인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국민의힘 친한(친한동훈)계 지도부 내부는 ‘잘 기획해서 한 대표를 치면 김 여사가 좋아할 것’이라는 취지의 김 감사의 발언 배후에 용산 대통령실이 있는 것인지 확인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강하게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과 친윤(친윤석열) 진영은 “김건희 여사와 상관이 없는 일에 대통령실을 끌어들이지 말라. 오히려 한 대표가 없는 사실로 당정 갈등을 일으키고 있다”며 강하게 반박하고 나섰다. 그럼에도 친한계에선 “대통령실과 관계없으니 조사하자는 건데 뭐가 문제냐”고 반박하면서 충돌 확산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여당 지도부에서는 김 감사가 현재 맡고 있는 직을 내려놔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논란을 일으킨 김 감사가 직을 그대로 갖고 있는데 용산은 왜 가만두고 있느냐”고 했다.● 與 “수사기관 고발도 검토”국민의힘 한지아 수석대변인은 김 감사의 녹취 파문과 관련해 이날 오전 공지를 통해 “보수정당 당원이 소속 정당 정치인을 허위사실로 음해하기 위해 좌파 유튜버와 협업하고 공격을 사주하는 것은 명백하고 심각한 해당행위이자 범죄”라며 “국민의힘은 당 차원에서 필요한 절차들을 통해 진상을 규명하고 그 결과에 따라 엄중히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즉각 진상조사를 위한 당 윤리위 구성 절차에 착수했다.공지 두 시간 뒤 김 감사는 법률대리인을 통해 탈당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곽규택 수석대변인은 “탈당하더라도 당원이었을 때의 행동이니 윤리위 조사 같은 것은 충분히 할 수 있다”며 “당 법률자문단에서 후속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 (한 대표에 대한) 명예훼손일 수도 있고 전당대회 기간이었으니, 그에 대한 업무방해 등도 검토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친한계 지도부는 특히 김 감사가 대통령실에서 유튜버를 관리하는 시민소통비서관 직무대리를 수행한 것에 주목하고 있다. 한 대표 측은 지난 전당대회 국면에서 ‘김건희 여사 문자 무시 논란’ ‘한 대표 좌파설’ ‘사천(私薦) 논란’ 등 정치권 외곽에서 지속적으로 이뤄진 공격도 이와 관련이 있는지 확인해 봐야 한다는 태도다. 친한계 핵심 관계자는 “이제부턴 김 감사의 발언이 개인 플레이였는지, 개인을 넘어 조직 플레이였는지를 확인하는 게 핵심”이라고 말했다. 진상 규명 과정에서 대통령실까지 선이 닿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겠다는 취지다.한 대표 측은 또 김 감사가 ‘한 대표 당비 횡령 의혹’을 언급한 것에도 조력자가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총선백서특별위원회 내부에서 논의하던 내용이 어떻게 주요 당직을 맡지도 않았던 외부인인 김 감사에게 넘어갔는지 그 과정을 추적해 봐야 한다는 것이다.● 용산 “왜 자꾸 대통령실 끌어들이나”대통령실은 친한계 측의 배후설에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대통령 내외는 김 감사를 전혀 알지 못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아는데 지시선이 어디까지고 배후가 누군지 뭘 밝혀낸다는 건가”라며 “잘못 짚은 것”이라고 말했다. 여권 일각에서 논란의 인물에 대한 대통령실의 책임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왜 자꾸 대통령실을 끌고 가는지 모르겠는데 괜히 나중에 허탈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대통령실 내에선 김 감사 논란에 “대통령실을 나간 이후 개인 행적에 대해 왈가왈부할 것이 아닌데 당 지도부 일부가 일을 키우고 있다”는 기류다. 한 여권 고위 인사는 “대통령실이 관여하지도 않은 일을 두고 공격했다느니 하는데 고발한다고 하니 진상은 수사로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 친윤계 중진 의원도 “풍문을 가지고 과하게 대응하느냐”며 한 대표를 비판해 친윤-친한 간 당내 갈등도 커지고 있다.조권형 기자 buzz@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다음 달 3일 10·16 재·보궐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하는 가운데 벌써부터 여야의 공약(公約)을 둘러싼 ‘공약(空約)’ 우려가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은 부산 금정구청장 사수를 위해 KDB산업은행의 부산 이전을 다시 한번 꺼내들었다. 산은의 부산 이전은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지만 법 개정 사안이라 야권의 협조가 없으면 진전이 어렵다. 호남에서 정면으로 맞붙은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은 ‘현금성 지원’ 공약을 앞다퉈 내놓고 있지만, 전남 영광과 곡성의 재정자립도를 감안하면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 韓 “산은 부산 이전”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28일 윤일현 부산 금정구청장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찾아 “우리는 산은을 부산으로 이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 대표는 “얼마 전 민주당이 금정에 와서 ‘부산의 금융을 발전시키겠다’고 했는데 ‘말이 되는 얘기를 하라’고 하고 싶다”며 “산은 부산 이전에 가장 적극적으로 반대하고 있는 게 민주당 김민석 최고위원이지 않은가”라고 말했다. 산은 본점이 있는 서울 영등포을을 지역구로 둔 김 최고위원은 그동안 산은 본점 이전을 반대해왔다. 한 대표는 22대 총선 때도 산은 부산 이전을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다. 산은 부산 이전은 윤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기도 하다. 산은 본점을 이전하려면 산은법의 ‘산은 본점을 서울에 둔다’는 조항을 개정해야 하지만 여소야대 상황에서 이를 위한 논의는 전혀 진척되지 않고 있다. 산은노조와 금융노조가 산은 이전을 강력 반대하는 상황에서 법 개정의 열쇠를 쥔 야권은 이전에 부정적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산은법 개정안은 21대 국회에서 법 통과가 무산됐고, 22대 국회에서도 추가 논의 없이 국회 정무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민주당은 한 대표의 ‘산은 이전’ 공약을 “공수표 남발”이라고 비판했다. 김 최고위원은 29일 “한 대표가 무슨 수로 여의도 산은 본점을 이전하느냐”며 “금융계와 노조를 설득할 역량은 있느냐. 친윤(친윤석열) 주자로 등판 준비 중인 오세훈 서울시장의 산은 이전 반대를 누를 힘은 있느냐”고 했다.● 李 “기본소득 100만 원” 曺 “행복지원금 120만 원” 호남에서는 야당 대표들 간 돈 퍼주기 공약이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24일 전남 곡성군수 재선거 지원을 위해 현장을 찾아 “예산을 절감해 지역 주민들에게 기본소득을 분기별로 지급하겠다”며 1인당 연 100만 원의 기본소득 시범 도입을 공약했다. 이 대표는 전날 영광에서도 “(100만 원의) 기본소득을 지역화폐로 지급하면 경제가 확 살지 않겠냐”고 했다.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도 24일 영광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 설 명절에 모든 군민에게 120만 원의 ‘영광행복지원금’을 지급하겠다”고 맞불을 놨다. 조국혁신당은 곡성에서도 ‘곡성행복지원금’으로 100만 원씩을 공약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선 “구체적인 재원 마련 방안이 없는 포퓰리즘성 공약”이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여당 간사인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은 “전남 영광은 자체 수입으로는 공무원 월급도 못 주는 곳”이라며 “무슨 돈으로 100만 원씩 기본소득을 줄지 모르겠다”고 했다. 박 의원은 영광군의 재정자립도가 10.6%로 전국 229개 기초자치단체 중 163위라는 점을 지적하며 “(영광 기본소득을) 이 대표가 내거나 다른 지역 주민들 세금을 보태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라고 했다. 야권에서도 지적이 나왔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는 이 대표와 조 대표를 겨냥해 “그 돈이 어디서 나오냐. 두 분이 사지(私地)를 팔아서 한다는 뜻은 아니지 않느냐”라며 “군 단위 예산이래 봤자 5000억 원 내외일텐데 그런 식으로 선심 쓰고 나면 예정됐던 각종 사업은 다 안 해도 되는 거냐”라고 했다.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다음달 3일 10·16 재·보궐 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하는 가운데 벌써부터 여야의 공약(公約)을 둘러싼 ‘공약(空約)’ 우려가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은 부산 금정구청장 사수를 위해 한국산업은행의 부산 이전을 다시 한번 꺼내들었다. 산은의 부산 이전은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지만 법 개정 사안이라 야권의 협조가 없으면 진전이 어렵다. 호남에서 정면으로 맞붙은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은 ‘현금성 지원’ 공약을 앞 다퉈 내놓고 있지만, 전남 영광과 곡성의 재정자립도를 감안하면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 韓 “산은 부산 이전”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28일 윤일현 부산 금정구청장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찾아 “우리는 산은을 부산에 이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 대표는 “얼마 전 민주당이 금정에 와서 ‘부산의 금융을 발전시키겠다’고 했는데 ‘말이 되는 얘기를 하라’고 하고 싶다”며 “산은 부산 이전에 가장 적극적으로 반대하고 있는 게 민주당 김민석 최고위원이지 않은가”라고 말했다. 산은 본점이 있는 서울 영등포을를 지역구로 둔 김 최고위원은 그동안 산은 본점 이전을 반대해왔다. 한 대표는 22대 총선 때도 산은 부산 이전을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다. 산은 부산 이전은 윤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기도 하다. 산은 본점을 이전하려면 산은법의 ‘산은 본점을 서울에 둔다’는 조항을 개정해야 하지만 여소야대 상황에서 이를 위한 논의는 전혀 진척되지 않고 있다. 산은노조와 금융노조가 산은 이전을 강력 반대하는 상황에서 법 개정의 열쇠를 쥔 야권은 이전에 부정적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산은법 개정안은 21대 국회에서 법 통과가 무산됐고, 22대 국회에서도 추가 논의 없이 국회 정무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민주당은 한 대표의 ‘산은 이전’ 공약을 “공수표 남발”이라고 비판했다. 김 최고위원은 29일 “한 대표가 무슨 수로 여의도 산은 본점을 이전하느냐”며 “금융계와 노조를 설득할 역량은 있느냐. 친윤(친윤석열) 주자로 등판준비중인 오세훈 서울시장의 산은 이전 반대를 누를 힘은 있느냐”고 했다.● 李 “기본소득 100만 원” 曺 “행복지원금 120만 원”호남에서는 야당 대표들 간 돈 퍼주기 공약이 이어지고 있다. 이 대표는 24일 전남 곡성군수 재선거 지원을 위해 현장을 찾아 “예산을 절감해 지역 주민들에게 기본소득을 분기별로 지급하겠다”며 인당 연 100만 원의 기본소득 시범 도입을 공약했다. 이 대표는 전날 영광에서도 “(100만 원의) 기본소득을 지역화폐로 지급하면 경제가 확 살지 않겠냐”고 했다. 조 대표도 24일 영광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 설 명절에 모든 군민에게 120만 원의 ‘영광행복지원금’을 지급하겠다”고 맞불을 놨다. 조국혁신당은 곡성에서도 ‘곡성행복지원금’으로 100만 원씩을 공약했다.이를 두고 정치권에선 “구체적인 재원 마련 방안이 없는 포퓰리즘성 공약”이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여당 간사인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은 “전남 영광은 자체수입으로는 공무원 월급도 못주는 곳”이라며 “무슨 돈으로 100만 원씩 기본소득을 줄지 모르겠다”고 했다. 박 의원은 영광군의 재정자립도가 10.6%로 전국 229개 기초자치단체 중 163위라는 점을 지적하며 “(영광 기본소득을) 이 대표가 내거나 다른 지역 주민들 세금을 보태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라고 했다. 야권에서도 지적이 나왔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는이 대표와 조 대표를 겨냥해 “그 돈이 어디서 나오냐. 두 분이 사지(私地)를 팔아서 한다는 뜻은 아니지 않느냐”라며 “군 단위 예산이래 봤자 5000억 원 내외일텐데 그런 식으로 선심쓰고 나면 예정됐던 각종 사업은 다 안 해도 되는 거냐”라고 했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빈손 맹탕 만찬’ 책임론과 독대 재요청을 둘러싼 갈등으로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간 감정적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한 대표는 “윤 대통령과 중요한 문제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논의할 필요가 있다”며 독대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하지만 대통령실은 한 대표의 독대 요청 방식과 시점을 납득하기 어렵다며 당분간 독대 요청을 수락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분위기다. 여권 내부에선 “대통령과 여당 대표 간 감정싸움으로 국민의 불안을 키우고 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한 대표는 25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24일 만찬 성과가 무엇인가’란 질문에 “만찬 성과는 저녁을 먹은 것”이라고 답했다. 한 대표는 이어 “대통령실에서도 중요한 문제에 대해 해법을 찾으려는 생각은 아마 저와 같을 것”이라며 윤 대통령이 독대를 수용해야 한다는 압박을 이어갔다. 독대 불발로 김건희 여사 논란 해결 방안, 의료 갈등 해소를 위한 여야의정 협의체 출범 관련 논의를 하지 못한 것을 꼬집었다는 해석이 나왔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한 대표가 전날 만찬 직후 윤 대통령과의 독대를 재차 요청하고 이를 언론에 알린 것과 관련해 “한 대표가 면담 요청을 정 그렇게 하고 싶으면 대통령과 산책하면서 할 수도 있었다”며 “참으로 속 좁고 교활하다”고 말했다.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도 “만찬 다음 날 전화로 요청해도 될 일”이라며 “꼭 그 자리에서 할 필요는 없었잖느냐”고 날을 세웠다. 반면 한 친한(친한동훈)계 핵심 의원은 “당정 지지율 동반 하락뿐 아니라 의정 갈등, 김 여사 문제까지 모든 걸 다 독대해서 이야기해야 하는 상황 아니냐”며 “윤 대통령이 구중궁궐에 갇혀 있는 듯한 느낌이 드니까 민심을 전하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장동혁 최고위원도 “독대가 필요하다면 두세 번이라도 더 요청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독대 재요청 두고도… “尹에 직접하라” “007 작전하나” 충돌[빈손 만찬 후폭풍]당정, 용산 회동 다음날 날선 공방… 대통령실 “韓, 존재감 위해 맞먹는 것”韓측 “현안 못풀면 지지율 10%대 추락”… ‘尹, 독대 가능성 닫진 않을 것’ 분석도“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면담 요청을 정말 하고 싶었다면 만찬장에서든 산책 자리에서든 대통령께 ‘한 번 만나주십시오’라고 말했어야 한다.”(대통령실 고위 관계자) “대통령과 여당 대표가 만나는 일이 ‘007 작전’처럼 이뤄져야 할 필요가 있느냐.”(국민의힘 장동혁 최고위원)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대표 등 당 지도부 만찬과 관련해 ‘빈손 맹탕 만찬’ 지적이 나온 것과 관련해 25일 대통령실과 친한(친한동훈)계 지도부는 종일 날 선 감정적 언사를 주고받았다. 윤 대통령 측은 “원만하게 잘된 모임을 꼭 ‘독대 요청 모임’으로 만들어 버려야 직성이 풀리겠는지 묻고 싶다”며 한 대표에게 책임의 화살을 돌렸고, 한 대표 측은 “대통령과 여당 대표가 만나지 못할 사이냐. 용산이 민심과 동떨어져 있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여권에선 전날 의료 갈등 해법과 ‘김건희 여사 리스크’ 해결 방안 등 현안 논의 없이 윤 대통령과 한 대표 지도부 간 만찬이 끝난 뒤 ‘빈손 만찬’ 책임론과 한 대표의 윤 대통령 독대 재요청 공개를 둘러싼 감정적 갈등이 격화되자 “국정 동력 회복을 위한 민생 현안이 산적한데 양측이 유치하게 감정 싸움을 할 때인가. 윤 대통령과 한 대표가 어서 만나 현안을 풀어갈 실질적인 논의를 해야 한다”는 요구가 확산되고 있다.● 韓 “독대 요청 용산 답 기다려” 한 대표는 이날 ‘어제 독대 요청 이후 (대통령실의) 응답이 있었나’라는 질문에 “조금 기다려 보자”고 답했다. 한 대표는 ‘빈손 맹탕 만찬’ 지적에 “현안 관련 이야기가 나올 만한 자리가 아니었다”면서 “중요한 현안에 관해 허심탄회하게 논의할 필요가 있다”며 독대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 대표는 ‘당정 갈등이란 목소리가 나온다’는 질문에 “정치는 민생을 위해 대화하고 좋은 해답을 찾는 과정”이라며 “그렇게 해석할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만찬 성과는 저녁을 먹은 것”이라고 말해 독대 불발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대통령실은 한 대표의 거듭된 독대 요청 방식을 불쾌해하는 기류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만찬 전에도 일방적인 (요청) 공개 방식으로 사이가 틀어졌는데 또 재연한 이유가 무엇인지도 궁금하다”며 “언론에 노출해야만 하는 중독이나 집착이 있는 건가”라고 했다. “한 대표가 본인의 존재감을 키우려고 윤 대통령에게 일대일로 맞먹으려는 것 같다”는 불만도 대통령실 내에선 분출되고 있다. 친윤(친윤석열)계에서도 “한 대표는 공멸하려고 저러는 거냐”며 격앙된 반응이 나왔다. 한 친윤계 의원은 “당정이 민생, 국익과 같은 실질적인 이슈를 다루지 않고 독대로 각을 세우면 국민들이 피로감을 느낀다”며 “‘대통령이 속 좁다’는 식의 야당 프레임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했다. 반면 친한계에서는 “굉장히 심각한 상황이라 이대로 둘 수만은 없다”는 반박이 나왔다. 한 친한계 관계자는 “어제 한 대표가 독대 재요청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었으면 ‘뭐하러 갔느냐’란 비난이 쏟아지지 않았겠느냐”며 “윤 대통령이 독대를 계속 거부하고 김건희 여사와 의정 갈등 문제를 풀지 못하면 대통령 지지율이 10%대로 떨어질 것”이라고 했다. 신지호 당 전략기획부총장은 “(전날 만찬은) 국민들로부터 욕을 안 얻어 먹으면 이상한 것”이라면서 “‘독대 요청’을 누가 흘렸네 마네 하는 것 자체가 유치하다”고 했다.● 용산 “독대 여부, 尹이 결정할 문제” 당내에서는 당정 지지율이 동반 하락하는 상황에서 윤 대통령과 한 대표가 현안을 긴밀히 논의할 자리를 마련하지 못한 채 양측 간 충돌이 거듭되자 “국민들이 불안해하고 걱정만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 중진 의원은 “해결해야 할 현안이 산적한데 신경전만 벌이고 있다”며 “부부가 싸움을 해도 아이에게 무슨 일이 있으면 합심해서 집안을 챙기는데 나라를 경영하겠다고 나선 사람들이 이게 뭐냐”고 했다. 한 당 관계자는 “윤 대통령과 한 대표가 서로를 진 빠지게 하면서 여권이 공멸하는 지경에 가는 것 아닌지 우려된다”고 했다. 다만 여권에서는 ‘독대 요청-무산’ 반복이 여권의 리스크로 번질 수 있는 만큼 윤 대통령이 성사 가능성을 완전히 닫아 두진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독대 요청을 받은 당사자인 윤 대통령이 결정할 문제”라며 “때가 오면 자연스럽게 (독대가)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조권형 기자 buzz@donga.com}
‘빈손 맹탕 만찬’ 책임론과 독대 재요청을 둘러싼 갈등으로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간 감정적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한 대표는 “윤 대통령과 중요한 문제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논의할 필요가 있다”며 독대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하지만 대통령실은 한 대표의 독대 요청 방식과 시점을 납득하기 어렵다며 당분간 독대 요청을 수락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분위기다. 여권 내부에선 “대통령과 여당 대표 간 감정싸움으로 국민의 불안을 키우고 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한 대표는 25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24일 만찬 성과가 무엇인가’란 질문에 “만찬 성과는 저녁을 먹은 것”이라고 답했다. 한 대표는 이어 “대통령실에서도 중요한 문제에 대해 해법을 찾으려는 생각은 아마 저와 같을 것”이라며 윤 대통령이 독대를 수용해야 한다는 압박을 이어갔다. 독대 불발로 김건희 여사 논란 해결 방안, 의료 갈등 해소를 위한 여야의정 협의체 출범 관련 논의를 하지 못한 것을 꼬집었다는 해석이 나왔다.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한 대표가 전날 만찬 직후 윤 대통령과의 독대를 재차 요청하고 이를 언론에 알린 것과 관련해 “한 대표가 면담 요청을 정 그렇게 하고 싶으면 대통령과 산책하면서 할 수도 있었다”며 “참으로 속 좁고 교활하다”고 말했다.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도 “만찬 다음 날 전화로 요청해도 될 일”이라며 “꼭 그 자리에서 할 필요는 없었잖느냐”고 날을 세웠다.다른 고위 관계자는 “대통령과 당 대표의 만남은 사전에 의제부터 일정까지 물밑에서 은밀하게 조율돼야 한다”며 “한 사람의 필요에 의해 요란하게 공개 요구하면 될 일도 그르친다”고 말했다.반면 한 친한(친한동훈)계 핵심 의원은 “당정 지지율 동반 하락뿐 아니라 의정 갈등, 김 여사 문제까지 모든 걸 다 독대해서 이야기해야 하는 상황 아니냐”며 “윤 대통령이 구중궁궐에 갇혀 있는 듯한 느낌이 드니까 민심을 전하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장동혁 최고위원도 “독대가 필요하다면 두세 번이라도 더 요청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면담 요청을 정말 하고 싶었다면 만찬장에서든 산책 자리에서든 대통령께 ‘한 번 만나주십시오’라고 말했어야 한다.”(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대통령과 여당 대표가 만나는 일이 ‘007 작전’처럼 이뤄져야 할 필요가 있느냐.”(국민의힘 장동혁 최고위원)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대표 등 당 지도부 만찬과 관련해 ‘빈손 맹탕 만찬’ 지적이 나온 것과 관련해 25일 대통령실과 친한(친한동훈)계 지도부는 종일 날 선 감정적 언사를 주고받았다. 윤 대통령 측은 “원만하게 잘 된 모임을 꼭 ‘독대 요청 모임’으로 만들어 버려야 직성이 풀리겠는지 묻고 싶다”며 한 대표에게 책임의 화살을 돌렸고, 한 대표 측은 “대통령과 여당 대표가 만나지 못할 사이냐. 용산이 민심과 동떨어져 있다”며 물러서지 않았다.여권에선 전날 의료 갈등 해법과 ‘김건희 여사 리스크’ 해결 방안 등 현안 논의 없이 윤 대통령과 한 대표 지도부 간 만찬이 끝난 뒤 ‘빈손 만찬’ 책임론과 한 대표의 윤 대통령 독대 재요청 공개를 둘러싼 감정적 갈등이 격화되자 “국정 동력 회복을 위한 민생 현안이 산적한데 양측이 유치하게 감정 싸움을 할 때인가. 윤 대통령과 한 대표가 어서 만나 현안을 풀어갈 실질적인 논의를 해야 한다”는 요구가 확산되고 있다.● 韓 “독대 요청 용산 답 기다려”한 대표는 이날 ‘어제 독대 요청 이후 (대통령실의) 응답이 있었나’라는 질문에 “조금 기다려 보자”고 답했다. 한 대표는 ‘빈손 맹탕 만찬’ 지적에 “현안 관련 이야기가 나올 만한 자리가 아니었다”면서 “중요한 현안에 관해 허심탄회하게 논의할 필요가 있다”며 독대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 대표는 ‘당정 갈등이란 목소리가 나온다’는 질문에 “정치는 민생을 위해 대화하고 좋은 해답을 찾는 과정”이라며 “그렇게 해석할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만찬 성과는 저녁을 먹은 것”이라고 말해 독대 불발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대통령실은 한 대표의 거듭된 독대 요청 방식을 불쾌해하는 기류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만찬 전에도 일방적인 (요청) 공개 방식으로 사이가 틀어졌는데 또 재연한 이유가 무엇인지도 궁금하다”며 “언론에 노출해야만 하는 중독이나 집착이 있는 건가”라고 했다. “한 대표가 본인의 존재감을 키우려고 윤 대통령에게 일대일로 맞먹으려는 것 같다”는 불만도 대통령실 내에선 분출되고 있다.친윤(친윤석열)계에서도 “한 대표는 공멸하려고 저러는 거냐”며 격앙된 반응이 나왔다. 한 친윤계 의원은 “당정이 민생, 국익과 같은 실질적인 이슈를 다루지 않고 독대로 각을 세우면 국민들이 피로감을 느낀다”며 “‘대통령이 속 좁다’는 식의 야당 프레임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했다.반면 친한계에서는 “굉장히 심각한 상황이라 이대로 둘 수만은 없다”는 반박이 나왔다. 한 친한계 관계자는 “어제 한 대표가 독대 재요청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었으면 ‘뭐하러 갔느냐’란 비난이 쏟아지지 않았겠느냐”며 “윤 대통령이 독대를 계속 거부하고 김건희 여사와 의정 갈등 문제를 풀지 못하면 대통령 지지율이 10%대로 떨어질 것”이라고 했다. 신지호 당 전략기획부총장은 “(전날 만찬은) 국민들로부터 욕을 안 얻어 먹으면 이상한 것”이라면서 “‘독대 요청’을 누가 흘렸네 마네 하는 것 자체가 유치하다”고 했다.● 용산 “독대 여부, 尹이 결정할 문제”당내에서는 당정 지지율이 동반 하락하는 상황에서 윤 대통령과 한 대표가 현안을 긴밀히 논의할 자리를 마련하지 못한 채 양측 간 충돌이 거듭되자 “국민들이 불안해하고 걱정만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 중진 의원은 “해결해야 할 현안이 산적한데 신경전만 벌이고 있다”며 “부부가 싸움을 해도 아이에게 무슨 일이 있으면 합심해서 집안을 챙기는데 나라를 경영하겠다고 나선 사람들이 이게 뭐냐”고 했다. 한 당 관계자는 “윤 대통령과 한 대표가 서로를 진 빠지게 하면서 여권이 공멸하는 지경에 가는 것 아닌지 우려된다”고 했다.다만 여권에서는 ‘독대 요청-무산’ 반복이 여권의 리스크로 번질 수 있는 만큼 윤 대통령이 성사 가능성을 완전히 닫아 두진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독대 요청을 받은 당사자인 윤 대통령이 결정할 문제”라며 “때가 오면 자연스럽게 (독대가)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인사말을 할 기회조차 없었다.”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 분수정원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도부 만찬을 마친 뒤 국민의힘의 한 참석자는 이렇게 말했다. 다른 여당 참석자도 “대통령실은 추석 민심과 정부에 대한 건의사항을 듣겠다고 했지만 추석 민심을 전할 분위기가 전혀 아니었다”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의정 갈등 해법 논의를 해야 여야의정 협의체에 의료계를 어떻게 참여시킬지 이야기라도 꺼낼 텐데 그런 논의가 전혀 없었다”고 전했다. 7월 24일 만찬 이후 두 달 만에 마주 앉은 윤 대통령과 한 대표 간 독대는 이날 결국 불발됐다. 장기화되는 의정 갈등을 수습할 여야의정 협의체 출범을 위한 해법이나 한 대표가 독대에서 논의하기를 원한 것으로 알려진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논란 해결 방안에 대한 논의도 없었다. 만찬 시간은 두 달 전 2시간에서 1시간 반으로 줄었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가 각각 맥주와 제로 콜라를 따른 잔으로 러브샷을 하며 당정일체를 강조한 것과 달리 이날 만찬 자리에는 술 대신 오미자차가 놓였다. 대통령실은 “대통령은 술을 마시지 않는 한 대표를 고려해 만찬주 대신 오미자차를 준비했다”고 했지만, 여당의 한 참석자는 “아예 대통령실이 건배사를 할 기회도 주지 않으려 마음먹은 것 같았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홍철호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에게 “중요 현안들에 대해 논의할 자리를 다시 잡아달라”고 독대를 다시 요청했다. 만찬 자리에서 현안에 대한 이야기가 오갈 상황이 아니라고 판단해 재차 요청했지만 대통령실에서 이에 대한 확답이 없었다고 한다. 대통령실은 독대 요청이 공개된 데 대해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 韓, 尹에 독대 재요청… 긴장 고조 이날 만찬은 당정 지지율 동반 하락 추세를 반전시킬 해법 없는 ‘맹탕’으로 진행됐다는 게 복수의 여당 참석자들이 전한 분위기다. 화자는 주로 윤 대통령이었고, 대화 내용은 최근 체코 방문에서 최종 계약 직전까지 간 두코바니 원전 수출에 대한 것이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세계적으로 원전시장이 엄청 커지면서 체코가 우리와 함께하고 싶어 한다”며 “2기에 24조 원을 덤핑이라고 비판하는데, 말이 안 된다”고 강조했다고 대통령실 관계자는 전했다. 한 여당 참석자는 “국내 원전 산업 이야기와 전력 이야기 등이 주를 이뤘다”고 했다. 반면 한 대표가 의정 갈등 해소를 위해 꺼낸 여야의정 협의체에 관한 얘기는 나오지 않았다고 대통령실과 여당 지도부 참석자 모두 전했다. 한 대표 역시 윤 대통령의 발언만 들을 뿐 별다른 얘기를 하지 않았다고 한다. 여당 참석자는 “한 대표가 말할 기회가 없었다는 게 맞는 말일 것”이라고 했다. 한 대표가 윤 대통령과 독대를 통해 논의하기를 원한 것으로 알려진 김 여사 문제 해결 방안도 나오지 않았다. 만찬 뒤 윤 대통령과 한 대표, 추경호 원내대표가 분수정원에서 어린이야구장까지 나란히 10여 분 걸었지만 역시 별다른 말은 오가지 않았다고 한다. 한 참석자는 “대통령이 한 대표에게 ‘요즘 당 상황이 어떠냐’고 묻지 않았다”고 했다. 한 여당 참석자는 “해야 할 논의는 하지 못한 채 마지못해 고기 구워 먹고 온 것처럼 돼 버렸으니 국민들한테 잘못하면 맞아 죽게 생겼다”고 지적했다. 반면 대통령실과 용산 참모진은 “따뜻한 자리였다”며 전혀 다른 분위기를 전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이날 메뉴와 관련해 한 대표에게 “우리 한 대표가 고기를 좋아해서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아이스 라테를 주문하자 한 대표가 “대통령님 감기 기운 있으신데 차가운 것 드셔도 괜찮으시냐”고 물었다고 전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애초에 하하호호 할 자리는 아니지 않았나”라고 말했다. ● 韓 “金 여사 문제 나라도 얘기해야” 한 대표는 최근 주변에 “용산 대통령실 내부에서 김 여사 문제를 거론하지 않으니 나라도 이야기해야 한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김 여사가 2022년 재·보궐선거와 올해 총선에서 부적절한 행보를 했다는 의혹이 잇달아 불거지자 한 대표에게도 우려 여론이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표는 만찬에 앞서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과의 독대가 성사됐다면 비공개로 논의할 사안에 김 여사 관련 문제가 포함되느냐’란 질문에 “여러 중요한 사안이 있다. (김건희 여사 이슈도) 그중 하나”라고 말했다.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일개 구청장 선거에 왜 이렇게 관심을 가져요?” 지난해 8월 말 10·11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를 한 달여 앞두고 공천 여부나 선거 후 정국 전망을 물어보려 여당 지도부나 관계자들을 접촉하면 으레 돌아오는 대답이었다. 당시는 국민의힘 지도부가 후보를 내는 것에 부정적이던 때다. 보선 원인을 국민의힘 소속이던 김태우 전 구청장이 제공한 데다 강서구가 여당에 험지여서 공천을 하지 않는 게 합리적이라는 것이 당내 중론이었다. 굳이 총선을 반년 앞두고 당 지도부가 이기기 힘든 선거로 중간 평가를 받아야 하는 상황을 만들 필요가 없다는 계산도 깔려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윤석열 대통령이 광복절에 특별사면·복권한 김 전 구청장을 외면하긴 어렵다는 분위기가 여권 핵심부에 형성됐다. 결국 당 지도부가 김 전 구청장을 후보로 공천한 뒤 일개 구청장 선거는 정부·여당을 향한 수도권 민심을 확인하는 총선 전초전으로 전환됐다. 그리고 결과는 아는 그대로다. 17%포인트 차 참패는 여당의 ‘수도권 위기론’에 본격적으로 불을 지폈다. 위태롭던 여당 지도부는 결국 해체되고, 당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됐다. 구청장 선거가 여당 지휘부를 폭파시킨 것이다. 여권 관계자는 “선거에 의미가 부여되면 선거 규모가 문제가 아니다. 선거에 담긴 정치적 함의가 문제”라고 말했다. 곧 ‘일개’ 구청장·군수 재·보궐선거(10·16 재·보선)가 또 치러진다. 이번엔 야권을 중심으로 정치적 함의가 잔뜩 부여되는 모양새다. 더불어민주당 텃밭인 전남의 두 지방자치단체(곡성·영광군)에서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맞붙으면서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23일 “만약 결과가 조금 이상하게 나오면 민주당 지도 체제 전체가 위기를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조국혁신당이 두 곳 중 한 곳이라도 가져가면 호남에서 이 대표에 대한 회의론이 생길 수 있다는 취지로 읽힌다. 관전자 격인 국민의힘의 한 전략통 의원은 “민주당의 수도권 승리에는 호남 출향민의 지분이 크다”며 “호남 지지 기반이 흔들린다는 건 수도권도 흔들릴 수 있다는 걸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의 대체자를 노리는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 재·보선을 위해 전남에서 ‘한 달 살기’를 하는 건 다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재·보선의 의미는 야당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국민의힘은 여당 텃밭인 부산 금정구와 인천 강화군에서 조용한 승리를 노리고 있다. 조용한 승리를 노린다는 건 이들 선거가 이슈화되지 않길 바란다는 의미도 내포한다. 이는 선거 결과에 따라 온갖 의미가 부여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의 개헌 가능 의석수를 막아줬던 부산이 뚫리면 여당의 마지막 보루마저 무너졌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강화군은 수도권 민심과 곧장 연결된다. 여당 핵심부는 두 선거를 이길 수 있다고 보지만 당 일각에선 최근 정부·여당의 낮은 지지도가 변수가 될까 걱정하는 기류도 없지 않다. 결과가 나쁘면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에게 어떤 식으로든 책임론이 불거질 수밖에 없다. 이번 재·보선의 중심에 서 있는 한 대표, 이 대표, 조 대표는 모두 차기 대권 주자로 분류된다. ‘일개’ 선거가 대권 주자들의 행보를 흔드는 스노볼이 될지 지켜볼 일이다.김준일 정치부 기자 jikim@donga.com}
《국회의원 선거 없이 기초지방자치단체장 위주로 치러지는 10·16 재·보궐선거가 23일 앞으로 다가왔다. 더불어민주당 텃밭인 전남 영광·곡성군수 선거에선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 ‘호남 올인’에 나서자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3, 24일 호남을 찾는다. 국민의힘은 여당 지역구가 자리한 부산 금정구청장과 인천 강화군수 선거를 각 시도당이 주도해 치르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여당 우세 지역에서 민주당에 질 경우 당이 타격을 입을 수 있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국민의힘은 11일 한동훈 대표가 부산 금정구를 방문한 것 외엔 10·16 재·보궐선거에 대해 ‘조용한 선거’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국회의원 선거 없이 기초지방자치단체장만 새로 뽑는 데다 전남 지역을 제외하면 여당 우세 지역이라 “판을 키울 필요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여기에는 지난해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때 당 지도부가 직접 선거에 뛰어들었다가 참패해 ‘수도권 위기론’을 불러일으킨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계산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여당은 부산 금정구청장, 인천 강화군수, 전남 영광·곡성군수 등 4개의 선거 중 금정구청장, 강화군수 선거에서 승리를 예측하고 있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22일 “금정구와 강화군은 전통적으로 보수 우세 지역”이라며 “공천도 무리 없이 끝냈기 때문에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이번 10·16 재·보선 후보 공천을 각 시도당에서 했다. 지난해 서울 강서구청장 보선 때는 당 지도부가 직접 공천한 것과 달리 지역 선거로 치르겠다는 점을 명확히 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이번 재·보선에서 여권 우세 지역인 금정구청장과 강화군수 선거에 시선이 몰리는 것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부산은 22대 총선에서 야당의 개헌 가능 의석을 막은 마지막 보루였고, 강화는 전통적 수도권 보수 우세 지역이다. 이 때문에 선거 결과가 좋지 않으면 여당을 향한 ‘부산 민심’ ‘수도권 민심’에 의미가 부여될 수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강서구청장 선거도 원래는 ‘일개 구청장 선거’였지만 모두의 시선이 쏠리며 결국 패배 책임을 지고 당시 당 지도부가 물러나게 됐다”며 “금정, 강화 선거는 유리한 선거이기도 하고 조용하게 치르는 게 맞다”고 말했다. 윤일현 전 부산시의원이 국민의힘 후보로 확정된 금정구청장 선거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의 여파가 있던 2018년 정미영 전 구청장(더불어민주당)을 제외하면 모두 보수 성향 후보가 당선됐다. 민주당 김경지 전 금정구 지역위원장, 조국혁신당 류제성 국가균형발전특별위원장 등이 야권 후보군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부산 지역에서 민주당의 상승 무드가 있어 방심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야권은 그간 열세로 여겨졌던 금정구청장 선거에서 야권 단일화 여부에 따라 접전을 기대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총선 이후 부산·경남 지역에서도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높아진 만큼 ‘여야 일대일 구도’로 치러지는 선거에서는 해볼 만하다는 것이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결국 여론조사를 통해 당선 가능성이 높은 후보로 단일화하는 과정을 거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강화군수 보궐선거는 보수 진영 후보 분열이 변수다. 국민의힘이 박용철 전 인천시의원을 후보로 공천한 가운데 국민의힘 소속인 안상수 전 인천시장이 무소속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민주당 한연희 후보, 무소속 김병연 후보도 선거 채비를 하고 있다. 다만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안 전 시장의 출마가 결과를 바꾸진 못할 것”이라고 했다.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참모진도 ‘이대로는 안 된다’는 분위기다.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대통령실 관계자)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여권의 심리적 마지노선(20%)에 딱 걸렸다. 앞자리 수가 1이 되는 순간 국정 방향이 옳다고 항변하기도 어려워진다.”(국민의힘 관계자) 민심 형성의 분수령이 되는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13일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직무수행 긍정 평가가 정부 출범 이후 가장 낮은 20%로 나타나자 여권 관계자들은 이같이 말했다. 2022년 3·9대선을 기준으로 윤 대통령이 당선된 지 2년 6개월 만에 최저 지지율이 나오자 여권이 술렁이고 있다. 의대 정원 확대 정책에 따른 의료 공백 사태가 지지율 하락에 핵심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당정이 응급실 수요가 몰리는 추석 직전까지 의료 공백 우려 해소에 대한 명확한 답을 내놓지 못하자 지지율의 버팀목이 돼 주던 70대마저 등을 돌린 것으로 조사됐다. 여당 내에서는 “의료 공백 문제가 기폭제가 됐지만 이전부터 지지율 하락은 추세적이었다”며 “대통령이 변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 국정 동력을 정말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 의료 공백, 낮은 지지율 핵심 요인윤 대통령의 직무수행에 부정 평가를 내린 응답자들은 첫 번째 이유로 의대 정원 확대(18%)를 꼽았다. 의대 정원 확대 정책은 처음엔 여론조사에 긍정적 요인이었지만 사태가 장기화하고, 의료 공백 이슈로 번지면서 지난주(9월 1주)부터는 부정 평가 1위 사안이 됐다. 실제로 국정 지지도 하락이 가장 두드러진 연령대는 의료 공백 문제를 피부로 가장 크게 느끼는 70대 이상으로, 전주 조사에선 대통령 긍정 평가가 45%였지만 이날 조사에선 37%로 한 주 만에 8%포인트 하락했다. 8월 4주 차(60%)와 비교하면 3주 사이 23%포인트가 빠졌다. 지난달 29일 윤 대통령이 국정브리핑·기자회견에서 의대 증원 문제에 대해 강경한 태도를 보인 것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의료 공백 문제로 불붙은 대통령 지지율 하락을 멈추게 할 카드가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대통령실은 야당과 의료계가 요구하는 윤 대통령의 사과나 장차관 경질 등의 카드까지 검토할 단계는 아니라는 분위기다. 대통령실의 한 비서관은 “지지율 때문에 개혁 드라이브에 브레이크를 걸 수도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국민통합위원회 성과보고회 및 3기 출범식’을 주재하며 “우리 사회의 구조적 문제점들을 근본부터 해결하기 위해 반개혁 저항에도 물러서지 않고 연금·의료·교육·노동의 4대 개혁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며 “개혁의 발걸음을 멈추지 않겠다”고 말했다.● 보수층, 부정 53% 긍정 38%여권에선 대통령 지지율이 20%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졌다. 의료 공백뿐만 아니라 김건희 여사 문제와 윤 대통령의 일방적인 통치 스타일, 부진한 경제 문제가 모두 결부돼 나타나고 있다는 진단에서다. 이날 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부정 평가 2위는 경제·민생·물가(12%), 3위는 소통 미흡(10%)이었다. 여당 관계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처음으로 10%대 지지율을 기록한 이후부터는 지지율 하락이 걷잡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여권 내에서 심각하게 보는 지점이 보수층 이탈이다. 이날 여론조사에서 보수층의 대통령 부정 평가는 53%로 긍정 평가 38%보다 15%포인트 높았다. 보수층에서 전주보다 긍정 평가(42%)는 4%포인트 떨어졌고, 부정 평가(49%)는 4%포인트 올랐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중 접근 방식이나 메시지 방향 등 통치 스타일 전반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내부에서 나오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날 조사에서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28%로 지난주 대비 3%포인트 하락한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1%포인트 상승한 33%를 보이면서 격차가 벌어졌다. 여당 핵심 관계자는 “민심을 제대로 쫓아가지 못하는 것에 대한 평가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의 직무수행 긍정 평가가 역대 최저치인 20%를 기록했다. 여당 지지율도 동반 하락하면서 현 정부 출범 후 최저치인 28%로 나타났다. 여권이 의대 정원 증원을 둘러싼 의정 갈등의 해법을 내놓지 못하면서 의료 공백이 장기화되는 것에 대한 비판 여론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갤럽이 10∼12일 전국 성인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직무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지난주보다 3%포인트 하락한 20%였다. 부정 평가는 지난주보다 3%포인트 오른 70%로 5월 5주 차와 같은 최고치였다. 한국갤럽은 “부정 평가자는 ‘의대 정원 확대’(18%), ‘경제·민생·물가’(12%), ‘소통 미흡’(10%), ‘독단적·일방적’(8%), ‘전반적으로 잘못한다’(6%) 등을 이유로 들었다”고 밝혔다. 앞서 총선 참패 이후 윤 대통령의 직무수행 평가는 5월 5주 차에 긍정 평가 21%, 부정 평가 70%를 보였다가 지지율이 서서히 회복됐다. 7월 3주 차엔 29%까지 올랐지만 이후 의대 정원 문제가 논란이 되면서 계속 하락세를 보인 것이다. 대통령실은 “지지율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겠다”며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하지만 추석 연휴 목전에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최저치를 기록하자 적지 않게 당혹스러워하는 표정이다. 특히 여권 내부에선 심리적 마지노선인 20%대마저 무너질 경우 국정 동력 상실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참모진들도 ‘이대로는 안 된다’는 분위기다.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대통령실 관계자)“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이 여권의 심리적 마지노선(20%)에 딱 걸렸다. 앞자리 수가 1이 되는 순간 국정 방향이 옳다고 항변하기도 어려워진다.”(국민의힘 관계자)민심 형성의 분수령이 되는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13일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 평가가 정부 출범 이후 가장 낮은 20%로 나타나자 여권 관계자들은 이 같이 말했다. 2022년 3·9대선을 기준으로 윤 대통령이 당선된 지 2년6개월 만에 최저 지지율이 나오자 여권이 술렁이고 있다. 의대 정원 확대 정책에 따른 의료공백 사태가 지지율 하락에 핵심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당정이 응급실 수요가 몰리는 추석 직전까지 의료공백 우려 해소에 대한 명확한 답을 내놓지 못하자 지지율 버팀목이 돼주던 70대마저 등을 돌린 것으로 조사됐다. 여당 내에서는 “의료공백 문제가 기폭제가 됐지만, 이전부터 지지율 하락은 추세적이었다”며 “대통령이 변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 국정 동력을 정말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 의료공백 낮은 지지율 핵심 요인이날 여론조사를 보면 의료 공백 문제를 국민이 얼마나 민감하게 여기고 있는지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윤 대통령의 직무수행에 부정 평가를 내린 응답자들은 첫 번째 이유로 의대 정원 확대(18%)를 꼽았다. 의대 정원 확대 정책은 처음엔 여론조사에 긍정적 요인이었지만 사태가 장기화하고, 의료 공백 이슈로 번지면서 지난주(9월 1주)부터는 부정 평가 1위 사안이 됐다. 실제로 국정지지도 하락이 가장 두드러진 연령대는 의료공백 문제를 피부로 가장 크게 느끼는 70대 이상으로, 전주 조사에선 대통령 긍정 평가가 45%였지만 이날 조사에선 37%로 한주 만에 8%포인트 하락했다. 문제는 의료 공백 문제로 불붙은 대통령 지지율 하락을 멈추게 할 카드가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대통령실은 야당과 의료계가 요구하는 윤 대통령의 사과나 장·차관의 경질 등 카드까지 검토할 단계는 아니라는 분위기다. 대통령실의 한 비서관은 “지지율 때문에 개혁 드라이브에 브레이크를 걸 수도 없는 것 아니냐”라고 말했다.윤 대통령은 이날 ‘국민통합위원회 성과보고회 및 3기 출범식’을 주재하며 “우리 사회의 구조적 문제점들을 근본부터 해결하기 위해 반개혁 저항에도 물러서지 않고 연금·의료·교육·노동의 4대 개혁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며 “개혁의 발걸음을 멈추지 않겠다”고 말했다. ● 보수층, 부정 53% 긍정 38% 여권에선 대통령 지지율이 20%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의료공백 뿐만아니라 김 여사 문제와 윤 대통령의 일방적인 통치스타일, 부진한 경제문제가 모두 결부돼 나타나고 있다는 진단에서다. 이날 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부정 평가 2위는 경제·민생·물가(12%) 3위는 소통미흡(10%)이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처음으로 10%대 지지율을 기록한 이후부터는 지지율 하락이 걷잡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여권 내에서 심각하게 보는 지점이 보수층 이탈이다. 이날 여론조사에서 보수층의 대통령 부정평가는 53%로 긍정평가 38%보다 15%포인트 높았다. 보수층에서 전주보다 긍정평가(42%)는 4%포인트 떨어졌고, 부정평가(49%)는 4%포인트 올랐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중 접근 방식이나 메시지 방향 등 통치스타일 전반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내부에서 나오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날 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28%로 지난주 대비 3%포인트 하락한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1%포인트 상승한 33%를 보이면서 격차가 벌어졌다. 여당 핵심 관계자는 “민심을 제대로 쫓아가지 못하는 것에 대한 평가가 아닌가 생각한다”며 “엄중히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