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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11월부터 국내에서 담배 유해성 관리 제도가 시행된다. 이 제도가 시행되면 담배에 들어 있는 유해성분이 흡연자는 물론이고 일반 국민에게도 공개된다. 한국이 세계보건기구(WHO) 담배 규제 기본협약을 비준한 지 약 20년 만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2일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식의약 안전 열린포럼’을 열고 내년도 담배 유해성분 공개를 위한 사전 의견 수렴에 나섰다. 이날 참여한 전문가들은 내년에 담배 유해성분을 구체적으로 공개하기에 앞서 우선 한국의 담배 유해성분 분석 방법을 선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발제에 나선 최재욱 고려대 의대 교수는 “가장 고도화된 국제 인증 시험 방식인 ‘ISO 인텐스’ 방식을 일괄 도입할 필요가 있다”며 “해당 방식을 사용해야 이른바 ‘저타르 담배’ 등의 유해성분을 정확히 측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담배 유해성분 측정법은 한국에서 시행하는 ‘ISO3308’ 방식과 최 교수가 새로 도입하자고 제안한 ISO 인텐스 방식 등이 있다. ISO3308 방식은 측정을 위한 자동 흡연 장치가 담배 연기를 빨아들일 때 담배 필터의 천공을 막지 않는다. 이 때문에 외부 공기가 담배 연기에 섞이면서 유해성분의 양이 과소 측정되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반면 ISO 인텐스 방식은 필터 천공을 막은 채 담배 연기를 분석하는 만큼 좀 더 정확한 유해성분 측정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교수는 “현재 담배회사들이 말하는 ‘순한 담배’라는 것은 유해성분이 적은 것이 아니라 필터에 구멍을 더 많이 뚫은 것에 불과하다”며 “앞으로는 국제 기준에 맞춰 담배 성분을 검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국내에서도 ISO 인텐스 방식을 도입할 수 있을지 검증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담배 유해성을 타르 위주로 평가하는 관행도 재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최 교수는 “담배 유해성을 타르와 니코틴 위주로 평가하고 있다”며 “담배 유해성과 관련해서 타르 함량을 측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WHO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타르는 담배에서 니코틴과 수증기를 제외한 나머지 전체 잔여물에 해당된다. 타르로 분류된 물질 가운데 유해성분이 있을 수 있지만, 단순히 타르 함량이 높다고 해서 더 유해한 담배는 아니라는 주장이 그동안 제기돼 왔다. 실제 궐련형 전자담배는 타르로 분류된 물질 가운데 상당 부분이 글리세린으로 구성돼 있다. 글리세린은 의약품 등에 사용하는 습윤제로 인체에 무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담배에 포함된 수많은 성분 중 어떤 것이 해로우며, 이를 어디까지 공개할지도 제도 시행 전에 미리 결정해야 하는 문제로 꼽힌다. 이날 포럼에 참여한 권경희 동국대 약대 교수는 “현재 담배 유해성분을 공개하는 국가는 독일과 이탈리아, 호주 정도”라며 “독일은 55개, 이탈리아는 13개의 담배 성분과 함량을 공개한다”고 설명했다. 미국, 영국 등의 국가는 대중의 오인을 막기 위해 담배에 들어 있는 성분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식약처는 내년에 담배 종류에 따라 유해성분을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종합 플랫폼(웹사이트)을 만들 예정이다. 오유경 식약처장은 “그동안 담배가 몸에 나쁘다는 사실은 잘 알면서도 어떤 성분이 얼마나 들어 있는지 알기 어려웠다”며 “앞으로 담배의 유해성을 투명하게 공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1t 화물차, 화물밴 등 상용차를 구매하는 방법으로 운용리스가 주목을 받고 있다. 목돈 부담이 적고 차량 관리 서비스를 받거나 다양한 차종을 고를 수 있다는 장점이 부각되면서다. 상용차 운용리스를 이용하면 방문 정비를 받을 수 있고 차량 정기 검사, 타이어 교체 등 차량 관리도 회사 측에서 알아서 해준다. 부가가치세도 환급받을 수 있다. A 씨는 회사를 퇴직한 뒤 지난해부터 롯데오토리스에서 1t 포터 슈퍼캡 화물차를 48개월 운용리스 상품으로 이용하고 있다. A 씨 인터뷰를 통해 상용차 운용리스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다.―일반적인 할부 대신 운용리스를 선택한 이유가 있나?“20년 넘게 다니던 회사를 퇴직한 후 운송업을 하는 친구 권유로 개인 사업을 시작했다. 사업에 1t 화물차가 필요해 상용차 운용리스를 상담해보니 매달 내는 비용이 할부보다 낮았다. 포터 기준으로 매월 납부하는 금액이 할부 대비 30% 이상 낮았다. 내 경우에 할부는 월 48만 원을 내야 하는데 운용리스는 600만 원을 선납금으로 내면 월 리스료가 30만 원 수준이었다.”―다른 장점도 있나?“48개월 계약 기간 종료 후에 계약 기간을 연장해 쓰거나, 반납 또는 차량 인수를 선택할 수 있다는 것도 마음에 들었다. 앞으로 사업 상황에 따라 계속 이용할지 차를 반납할지 결정하면 되기 때문이다.”―월 납입금을 낮추는 것 외에 다른 경제적 효과는?“차량을 이용하는 취등록세, 자동차세, 공채, 번호판대 등 다양한 비용이 월 리스료에 분산되어 포함되기에 매달 예측 가능한 자금 활용 계획을 세울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또 경비 처리를 통해 연간 약 60만 원의 소득세 절세 효과와 부가세 환급이 가능했다.”―차량 유지관리 등은 어떻게 하나?“나는 상용차 관리가 익숙하지 않아 고급형 차량관리 서비스를 선택했다. 차량 등록부터 정기 검사, 타이어 교체까지 차량에 필요한 대부분의 관리를 챙겨주기 때문에 마음 편하게 본업에 집중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내가 있는 곳으로 전문 정비사가 방문해 서비스를 해 주기 때문에 시간을 아낄 수 있어 좋았다.”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한국의 전통시장은 2020년 기준 1400곳 정도 남았다. 14년 전인 2006년에는 1600곳이 넘었지만 그 사이 200개 시장이 폐점했다.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 부산 중구 자갈치시장, 제주 동문시장 등 ‘스타 시장’들이 국내외 관광객의 새로운 관광 명소로 부상했지만 같은 기간 전국의 이름 없는 동네 시장들은 조용히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전통시장은 서민 경제의 버팀목이다. 정부가 전통시장의 지원을 지속하는 이유다. 전통시장 지원 사업의 중추 기관인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소진공)의 박성효 이사장을 11일 대전에 있는 공단 사무실에서 만났다. 박 이사장은 “지방자치단체와 유관 기관, 민간 기업과의 4각 협력을 통해 전통시장과 소상공인을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기존의 파편화된 지원을 넘어 종합적인 지원에 힘을 쏟겠다는 의미다. 그는 “유관 기관의 전방위적인 협력이 있어야 전통시장과 소상공인을 잘살게 하겠다는 정부 목표를 구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소진공은 전통시장 및 상점가 1800여 곳과 소상공인 733만 명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됐다. 올해로 출범 10년을 맞았다. 2022년 7월 취임한 박 이사장은 대전 서구청장과 대전시장, 19대 국회의원(대전 대덕)을 거쳐 이제는 전통시장의 부활을 이끌고 있다. 다음은 박 이사장과의 일문일답.―인플레이션의 지속으로 소비 회복이 쉽지 않아 보인다. 올해 전통시장과 소상공인 진흥 계획은. “1년 반 동안 이사장으로 재직하면서 공단의 힘만으로는 ‘소상공인 진흥’ 목표를 달성하기 부족하다고 느꼈다. 올해는 각 지방자치단체와 유관 기관은 물론 민간 기업과 전방위 협력해 전통시장과 소상공인 진흥에 나설 계획이다. 우선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이 진행하는 전통시장 및 소상공인 지원 사업을 전수 조사해 소진공이 추진하는 지원 사업과 연계하거나 병행할 계획이다.”―외부 기관과의 협력, 구체적으로 어떻게 한다는 것인가. “지난해 전국 교육청과 협력해 전통시장에서 경제 교실과 사생대회를 여는 등 어린이 체험 활동을 진행했다. 당초 10만 명 방문이 목표였지만 2732개 학교, 총 13만 명의 학생이 전통시장을 찾았다. 또 군에서는 육군 11사단 등 장병 1370명이 참여해 군부대 인근 시장 홍보 사업을 진행했다. 이런 협업이 전통시장의 미래 고객을 만드는 계기가 될 것이다.”―이미 조금씩 외부 협력을 진행해 온 모양이다. 전통시장이 되살아난 경우가 있나. “지난해 소진공 대구경북지역본부와 문경시, 더본코리아가 협업해 경북의 문경전통시장에서 ‘약돌돼지한상’ 메뉴를 개발해 판매했다. 여기에 전통시장을 경유하는 관광 투어를 만들었더니 투어 고객이 월 1000명에서 1만 명까지 늘어났다. KT, 요기요 등 민간 기업과 협력해 소상공인 1만5000여 명의 O2O(온·오프라인 연계) 플랫폼 진출을 지원한 결과 기업별 자체 상생 지원까지 더해 지난해만 4000억 원 이상의 매출이 만들어졌다.”―올해 소상공인들은 어떤 혜택을 받을 수 있나. “올해부터는 개별 소상공인들이 기존에 제출한 서류와 수혜 이력을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해 자동으로 맞춤형 정책을 추천한다. 소상공인이 노인을 고용하면 인건비를 최대 40만 원까지 지원할 계획이다. 전통시장의 빈 점포를 활용해서 청년 창업에 나서면 임차료 보조 등 2500만 원까지 지원한다.”―소상공인 금융 혜택은 올해 어떻게 바뀌나. “올해 소상공인 금융 지원 예산은 3조7100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7100억 원 늘었다. 지난해까지는 업력 3년 미만 소상공인만 일반경영안전자금 지원을 받을 수 있었지만 올해부터는 업력과 무관하게 지원받을 수 있다. 또 7% 이상 고금리 대출을 사용 중인 소상공인들은 4.5% 저금리 대환을 지원해 이자 부담을 완화해줄 계획이다.”―올해는 출범 10년을 맞는 해다. 의미가 남다를 듯하다. “소진공은 지난 10년 동안 많은 성장을 이뤘다. 출범 당시 1700억 원도 되지 않았던 예산은 올해 약 5조 원으로 늘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시기에는 재난지원금과 손실 보상 61조 원을 약 2400만 개 업체에 지원하기 위해 직원들이 휴일도 없이 일하기도 했다. 올해는 소상공인들이 희망을 되찾고 성장할 수 있도록 더 적극적으로 현장을 지원하겠다.”대전=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2023년 국가고객만족도(National Customer Satisfaction Index·NCSI) 점수가 전년에 비해 소폭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어려운 경기 상황과 함께 합리적 소비를 추구하는 고객 심리가 커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2일 한국생산성본부와 조선일보, 미국 미시간대가 공동 주관하고 산업통상자원부가 후원하는 NCSI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3년 점수가 78.2점으로 2022년(78.4점)에 비해 0.2점 하락했다. NCSI 점수는 2010년 이후 2022년까지 계속 증가세였지만 2023년 들어 하락세로 전환했다. 올해 NCSI 조사는 82개 업종 334개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그중에서 병원 업종의 세브란스병원이 85점으로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다. 고객만족도 82점 이상을 받은 상위 9개 기업은 세브란스병원 등 병원 6곳과 도시철도의 대구교통공사, 면세점의 롯데면세점, 아파트의 삼성물산으로 나타났다. 2023년에 가장 높은 NCSI 상승률을 보인 경제부문은 교육 서비스업으로 전년 대비 2.1점(2.8%) 올랐다. 이어 △운수 및 창고업 1.2점(1.5%) △공공 행정·국방 및 사회보장 행정 1.0점(1.3%) △보건업 및 사회복지 서비스업 0.5점(0.6%) 등의 순이다. 교육 서비스업 부문은 국립대, 사립대, 전문대 모두 전년 대비 점수가 올랐다. 전국 고교 3학년 학생 수가 30만 명대로 급감하면서 지방대를 중심으로 미달 사태가 벌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각 학교가 학생 이탈을 막기 위해 다양한 환경 개선과 투자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운수 및 창고업 부문 역시 야외활동 자유화와 내국인의 호캉스(호텔+바캉스) 열풍에 맞춰 전반적으로 상승했다. 특히 항공 서비스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종식에 따라 고객 수요에 맞추어 신규 취항에 나서는 등 향후 고객만족도 향상이 기대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2023년 NCSI 하락 폭이 가장 큰 경제부문은 숙박 및 음식점업으로 1.6점(-2.0%)의 지수 하락을 나타냈다. 호텔 업종의 고객만족도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모바일 체크인 등 비대면 서비스가 늘고 인적 서비스 영역이 줄면서 전년 대비 정체했다. 한국생산성본부는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2023년은 경기 침체로 인해 가격에 대한 고객의 관심이 커지면서 이른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의 시대로 회귀한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또 “악화하는 경제적 환경 속에서 소비자에게 가격 대비 가치를 얼마나 높게 체감하게 만드는지가 중요한 시기가 됐다”며 “2024년에도 우리 기업들이 그러한 노력을 지속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한국생산성본부는… 산업계의 생산성 향상을 추진하기 위해 1957년 설립된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특별 법인이다. 설립 이래 국가경제 개발 계획과 국가생산성 향상 계획을 지원해 왔다. 또 국내 최초 컨설팅·교육 전문기관으로 ‘컨설팅’의 개념을 보급하고 경영 전문가를 육성했다. 현재는 생산성 연구조사, 지수 조사 발표, 컨설팅, 교육, 자격인증 등을 통해 개인과 기업, 국가의 생산성 향상을 지원하고 있다. 한국생산성본부는 노동생산성 등 생산성 통계를 비롯해 생산성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경제적 현상을 연구하고 있다. 또 기업, 대학, 공공기관 등 다양한 고객을 대상으로 연간 650여 건의 컨설팅을 수행하고 있다. 다양한 지수 조사 발표를 통해 기업 간의 건전한 경쟁을 유도한다. 병원, 83점으로 최고점… 전문대학이 가장 낮아 NCSI 업종별 결산 2023년 업종별 NCSI 점수는 최고 83점에서 최저 75점의 분포를 보이며 최고점과 최저점의 격차는 8점으로 전년과 동일한 격차를 유지했다. 병원의 국가고객만족도가 83점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면세점이 81점으로 뒤를 이었고 OTT서비스, 대형승용차, 대형항공(FSC), 에어컨이 모두 80점의 높은 평가를 받았다. 반면 전기자동차와 전문대학이 75점을 기록해 가장 만족도가 낮은 업종으로 조사됐다. 2023년에는 사립대가 전년 대비 3점 상승했고 영화관, 철도, OTT서비스 업종은 각각 2점씩 상승해 상승률이 높은 업종으로 나타났다. 영화관의 고객만족도는 79점으로 전년에 비해 2점 상승했다. 사회적 거리 두기 해제로 고객의 오프라인 영화 관람이 늘었고 특수상영관 리뉴얼, 복합문화공간 조성 등 차별화된 고객 경험 제공 노력이 더해져 고객만족도가 동반 상승한 것으로 평가된다. 철도의 고객만족도는 79점으로 전년 대비 2점 상승했다. 고객서비스의 모바일·디지털화는 공공영역에서도 가속화되고 있다. OTT서비스의 고객만족도는 80점으로 전년 대비 2점 상승했다. 2022년 대비 NCSI 점수가 하락한 업종은 전년과 비교가 가능한 75개 업종 가운데 40개 업종(53.3%)에서 점수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베이커리가 2022년 대비 3점 하락, T커머스, 소주, 주유소, 편의점, 무선청소기 업종 모두 전년 대비 2점씩 하락했다. 베이커리는 최근 경기 침체 및 물가 상승으로 고객들의 가격 부담감이 점차 커지고 있다. T커머스의 고객만족도는 77점으로 전년에 비해 2점 하락했다. T커머스 업종은 엔데믹으로 인한 외부 활동 증가 및 지속되는 고물가 상황으로 인한 소비 침체라는 상황을 직면하고 있다. 소주의 고객만족도는 전년 대비 2점 하락해 77점으로 나타났다. 주유소의 고객만족도는 77점으로 전년 대비 2점 하락했다. 경제부문별로 살펴보면 14개 경제부문 중 4개 경제부문의 고객만족도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 전년도 11개 경제부문 상승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 1위를 차지했던 기업의 순위가 뒤바뀐 업종이 13개, 공동 1위로 나타난 업종이 17개로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경쟁이 얼마나 치열했는지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렇듯 선두 기업의 고객만족 노력으로 상위권 기업 간의 고객만족도는 상향 평준화되고 있으며 궁극적으로는 국가 차원의 NCSI 향상에까지 기여하고 있다. 우수 브랜드 hy 우유·발효유 26년 연속 1위 hy가 2023년 NCSI 우유·발효유 부문에서 ‘26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자사몰 ‘프레딧’의 신규 정기구독 계약 건수는 가파르게 늘고있다. 2월 출시한 기능성 음료 ‘스트레스케어 쉼’에 이어 ‘수면케어 쉼’을 출시하고 기능성 발효유 시장을 멘털 헬스케어 영역으로 확장시켰다.롯데글로벌로지스 실시간 채팅 상담 도입 NCSI 택배·소포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한 롯데글로벌로지스는 기존 상담 챗봇 ‘로다’와 더불어 ‘실시간 채팅 상담’을 전격 도입해 고객에게 상담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2022년 1월 충북 진천에 아시아 최대 규모의 메가허브 터미널을 오픈했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롯데시네마 압도적 4D 경험 선사 NCSI 영화관 부문에서 1위를 기록한 롯데시네마는 올해 12월에 ‘SUPER|MX4D’를 론칭해 압도적 4D 경험이 가능한 상영관을 구축했다. 좌석의 모션과 바이브레이션은 특수 액션 생성기와 동기화해 움직이며 바람, 향기, 물 분사 등 14가지의 특수 효과는 영화 속 장면을 관객이 완벽하게 느낄 수 있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상속 증여는 획기적인 방법을 선택하면 ‘큰일’이 납니다. 세금을 아예 내지 않겠다는 생각 대신 20% 안팎의 세율을 감당하겠다고 결심한다면 그때부터 절세 방법이 다양해집니다.” 동아일보와 법무법인 시완이 주최하는 ‘동아일보 자산승계학교’ 두 번째 수업이 19일 서울 종로구 동아미디어센터에서 열렸다. 자산승계학교는 내년 2월까지 매주 화요일 총 9차례 진행된다. 상속세를 내기 위해 기업을 청산하는 등 최근 잇따르는 자산승계의 부작용을 막고 올바른 자산승계 노하우를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다. 2회 차 수업은 이정근 법무법인 시완 세무사가 부동산 자산승계를 주제로 진행했다. 이 세무사가 가장 강조한 것은 조기 자산승계. 이 세무사는 “자산승계는 그 시작이 빠를수록, 준비 기간이 길수록 무조건 유리하다”고 말했다. 일례로 자녀에게 10년마다 5억5000만 원씩 증여하면 20년 뒤에는 세금 3억 원(세율 20% 가정)을 내고 16억5000만 원을 이전할 수 있다. 하지만 20년 후에 동일한 가치의 현금을 이전하기 위해선 연 3%의 물가상승률을 감안할 때 한꺼번에 22억8000만 원을 증여해야 한다. 발생 세금도 현행법상 7억1000만 원에 이른다. 빠른 자산승계가 그만큼 절세에 중요하다는 얘기다. 부동산을 증여할 때는 단순 증여 대신 근저당 채무를 낀 ‘부담부 증여’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 이 세무사에 따르면 시가 20억 원에 취득가격 10억 원의 주택을 7억 원의 채무를 끼고 증여할 경우 단순 증여는 증여세로 6억2000만 원의 세금이 발생한다. 하지만 부담부 증여는 증여세와 양도세를 합쳐 4억2000만 원을 내면 된다. 건물을 낀 토지를 상속 증여할 때는 토지만 우선 승계하는 것도 방법이다. 이 세무사는 “통상 토지는 시간 흐름에 따라 가치가 상승하지만 건물은 가치가 하락한다”며 “부분 등기가 되는 물건이라면 토지만 이전하는 게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렇게 하면 자녀 세대가 부동산 가치 상승을 누릴 수 있는 데다, 토지 소유자로서 월세 수익도 공유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최근 자산승계를 위해 법인 설립을 고민하는 사람이 많다. 실제로 그게 유리할까. 이 세무사는 “긴 호흡으로 봤을 때 1억 원 이상의 순이익이 계속 발생하는 사업장이라면 무조건 법인을 하나 만들어 놓으라고 의뢰자들에게 이야기한다”며 “법인을 세우는 것이 곧 시간과 돈을 버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강의에서는 공동상속주택 등의 비과세 주택과 장기임대주택 등 양도세 감면 주택을 활용한 사전증여 절세 전략도 설명했다. 세금 납부 방식 역시 일시납부와 매년 나눠서 내는 연부연납, 주식 등으로 납부하는 물납 등 여러 가지를 검토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이 세무사는 “세금을 완전히 피할 방법은 없다”면서 “소득세와 상속세 모두 50%의 최고세율 대신 20% 안팎의 세율을 부담하면 합리적인 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승계가 끝났을 때 자신이 번 전체 소득의 60% 정도를 자녀에게 이전하겠다는 목표를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11일 동양인, 백인, 흑인 혼혈까지 다양한 인종으로 구성된 112명의 사람들이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서울에 모였다. 전 세계 14개 국가에서 온 이들은 생김새는 물론이고 사용하는 언어도 저마다 달랐다. 공통점은 단 하나, 바로 가족 중에 한국 출신 입양인이 포함돼 있다는 점이다. 한국을 찾은 입양동포들은 “이번 방문을 계기로 한국에서의 뿌리를 찾는 여정을 밟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태어난 한국, 첫 방문 아니에요” 입양동포 축제 재외동포청은 11∼14일 ‘2023 세계한인입양동포대회’를 개최했다. 이번에 한국을 찾은 112명은 이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서 한국을 방문했다. 이번 행사는 재외동포청이 올 6월 출범한 이후 처음으로 개최한 공식 행사다. 재외동포청 관계자는 “각국 공관의 추천을 받아 입양동포 및 그 가족을 초청했다”며 “대부분 한국을 처음 방문하는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 독일에서 온 한인 입양동포 출신 부부인 콜야 홀펠트 씨와 이리나 그리프 씨는 함께 한복을 차려입고 행사 개막식장에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참석자들은 기념 촬영을 할 때 저마다 ‘김치’를 외치며 태극기를 힘차게 흔들었다. 입양동포들은 행사 첫날인 11일 오전 그랜드하얏트서울에서 열린 토크콘서트에서 서로의 속내를 털어놓는 시간을 가졌다. 덴마크에서 온 크리스티나 레비슨 씨(42·여)는 “한국을 처음 방문한 느낌을 말해 달라”는 사회자의 말에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는 “한국에 와서 굉장히 흥분되지만 나는 한국에서 태어났으니 첫 방문이 아니다”라며 “한국은 나의 역사가 시작된 곳”이라고 말했다. 이 말에 사회자도 “여러분은 모두 한국에서 태어났다. 제가 질문을 잘못 드렸다”고 사과했다. 입양동포들에게 한국이 좋은 기억이었던 것만은 아니다. 오히려 대부분은 유년 시절 한국이란 뿌리를 숨겼다. 독일 입양동포인 야스민 마게스 씨(49·여)는 독일인 양부모의 영향으로 한국에 대해 부정적이었다. 그는 “양어머니가 ‘한국은 너를 거부한 나라다. 그런 나라에 왜 관심을 가지느냐’고 말하곤 했다”고 설명했다. 스웨덴에서 정보기술(IT) 기업의 영업 매니저로 일하는 톰 에베르스 씨(54)는 “한국 보육원에서 지어준 한국 이름이 있었지만 학교에서 선생님들이 그 이름을 부를 때마다 무척 싫어했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이들 역시 자녀를 낳은 뒤 한국을 다시 돌아보게 됐다. 여기엔 최근 서구 젊은 세대를 파고드는 ‘K팝’ 등 한국 문화의 영향이 컸다. 마게스 씨는 “딸 에바가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점점 커지면서 저 역시 한국을 다시 생각해 보게 됐다”고 전했다. 에베르스 씨도 “나는 아이들에게 한국 이름을 지어줄 생각조차 없었지만 첫째 딸이 나 몰래 서울대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신청한 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딸들의 지지에 한국 내 가족을 찾기 위한 유전자(DNA) 검사도 한 상태다.● 재외동포청 “입양동포 모국 이해도 높일 것” 세계한인입양동포대회는 한인 입양동포와 한국 사이의 ‘연결’을 위해 마련된 행사다. 입양동포 사이의 연대도 강화하는 게 행사의 목표다. 이탈리아한인입양인협회(KORIA)의 카를로 콜롬보(박흥국) 회장은 개막식에서 참가자들을 대표해 “우리가 아직 서로에 대해 많이 알지 못하지만 친해지는 건 시간문제”라며 “우리 모두가 한국인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에 한국을 찾은 112명은 11일 토크콘서트 후 국립중앙박물관을 찾아 한국 역사체험에 나섰다. 12일에는 법무부, 아동권리보장원 등 유관기관으로부터 재외동포비자 취득과 국적 회복, 한국 내 친족 찾기와 유전자 검사 등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경기 고양시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을 방문해 한국 산업시설을 시찰하는 시간도 가졌다. 행사 마지막 날인 14일에는 112명 모두가 참여하는 ‘최종 선언문’을 채택할 예정이다. 여기엔 입양동포와 한국 사이의 상호 발전과 협력을 강화하는 내용이 담길 전망이다. 이기철 재외동포청장은 “그동안 상대적으로 모국과의 유대가 취약했던 입양동포들이 이번 대회를 계기로 모국을 깊게 이해하고 친근감을 느낄 수 있도록 세심하게 보살피겠다”며 “앞으로도 손톱 밑 가시를 빼겠다는 생각으로 입양동포와의 소통을 원활히 하고 모국과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데 충분한 환경을 조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대구의 지역 특화산업인 ‘수송기기·기계소재부품’은 사실상 ‘자동차부품’과 동의어다. 대구의 주요 제조업인 금속가공제품 제조업(기계 및 가구 제외), 기타 기계 및 장비 제조업, 자동차 및 트레일러 제조업은 대부분 자동차부품을 제조·생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구의 자동차부품 산업은 2019년 기준으로 대구 전체 산업 가운데 사업체 수 2.5%, 종사자 수 10.7%, 매출액 20.5%를 차지하는 고부가가치 산업이다. 에스엘, 평화산업, 삼보모터스 등 주요 기업들은 완성차 업체의 1차 협력사다. 중소·중견 부품기업은 내연기관차와 전기차 전장 융합 부품 및 자율차 기능을 구현하는 모듈 부품을 주로 개발하고 있다. 벤처·소기업은 소프트웨어(SW) 기술을 활용한 자율차용 센서 기술 및 실증 알고리즘 개발 등에 특화돼 있다. 대구시는 미래차 등에서 신산업 융합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또 지역 자동차부품산업 재도약의 발판으로 인공지능(AI) 융합화, AI 융합 제조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면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유도하고 있다. 2020년 정부가 내놓은 한국형 뉴딜정책에 맞춰 2021년 1월에는 대구형 뉴딜 추진 계획이 발표됐다. 지역산업 맞춤형 AI 응용기술 개발 및 솔루션 지원을 약속했다. 같은 해 10월에는 정부의 AI 지역 확산 추진 방향이, 지난해 5월에는 ‘AI 융합 지역특화산업 지원 사업’이 이어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의 지원으로 개발된 9개 솔루션은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사업 시작 단계에서 AI 확산 45곳과 수요 기업들이 전담 인력 29명을 별도로 투입해 향후 5년간 AI 확산에 1035억 원을 투자하겠다는 의향서도 확보했다. 해당 사업이 마무리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볼 때 대구의 자동차부품 산업은 AI 기반 기술이 확보됐고, 국산 AI 알고리즘의 적용이 늘면서 외산 솔루션의 대체 효과가 컸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전문인력 창출 및 양성이 의미를 지닌다. 컨소시엄 전체에서 총 111명이 사업에 참여했고, 지방자치단체의 AI 교육 및 채용 연계 지원 사업을 통해 양질의 일자리 15개가 만들어졌다. 이 가운데 12명은 지역인재였다. 컨소시엄은 이번 지원 사업의 성과를 이어갈 수 있는 방안도 찾고 있다. 해외 진출 지원도 좋은 방안 중 하나로 떠오른다. 11월 초 5개 AI 공급 기업이 부스 지원을 받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2023 스마트시티 엑스포 월드 콩그레스(SCEWC)’에 참가했다. 이 중 컴퓨터메이트가 멕시코에 10만 달러(약 1억3000만 원) 상당의 제품을 납품하기로 계약을 맺었다. 또 아이디비는 중국과 인도 2개 회사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총 110만 달러(약 14억4000만 원)의 수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대구시와 대구테크노파크 컨소시엄은 지난해 5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의 ‘AI 융합 지역특화산업 지원 사업’ 수송기기·기계소재부품 분야에서 국비 37억3000만 원(총사업비 67억5000만 원)을 확보했다. 이 사업을 통해 인공지능(AI) 기술 공급 기업들은 수요 기업의 산업 현장 데이터를 활용해 5가지 AI 융합 기술에서 9개 솔루션을 개발했다. 앞으로 수송기기·기계소재부품 산업은 물론이고 AI를 활용하는 다른 산업으로의 진출 기회도 갖게 됐다.● AI로 사전에 설비 문제 점검삼보모터스(대표 이재하)는 국내외 자동차 제조사에 엔진, 미션, 내외장 플라스틱 사출품 등 다양한 부품을 납품하는 기업이다. 이미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한 상황에서, 앞으로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었다. 이를 위해선 생산 현장의 품질 경쟁력 제고와 생산성 향상이 필수적이었다. 이를 위해 삼보모터스는 사후 품질 분석 및 관리가 아니라 작업장별로 불량 발생 시점과 불량 발생 요인을 예측하고 사전에 설비를 점검하는 데이터 기반 의사 결정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했다. 또 설비의 이상 징후를 선제 진단하고 예측해 생산성을 높이겠다는 목표도 가지고 있었다. AI 기업 아이디비(대표 민보경)가 삼보모터스의 이러한 고민을 해결해 주는 솔루션을 제시했다. 아이디비 시스템은 AI가 제조 설비의 다양한 공정 데이터를 설비별 제품별로 분석한 다음, 이상 징후를 탐지·예측하고 모니터링한다. AI가 설비에 부착된 전류, 진동, 온도 센서 등에서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해 이상을 탐지한다. 설비의 고장 예측, 고장 영향 요인을 파악한 뒤 사전에 정비해 설비의 가동률을 높였다. 또 설비 이상을 미리 점검하면서 불량 발생 요인도 함께 차단해 생산성과 품질을 높였다.● AI로 최적 작업조건 분석 자동차 부품 업체 에스엘은 헤드램프 불량을 최소화해 검사공정 비용을 낮추고 생산성을 높이는 방안을 찾고 있었다. 사람의 눈에 해당하는 자동차 헤드램프는 정밀한 기술과 설계 공법이 필요하기 때문에 복잡한 조립 및 검사 과정이 뒷받침돼야 한다. 위상차 검사공정에서 광모듈 분포가 동일해야 불량을 줄일 수 있어 위상차 결과 예측 기술의 고도화가 특히 필요하다. 소프트웨어 전문 업체인 제이에스시스템(대표 이상도)은 AI를 활용해 이런 한계를 극복했다. 제이에스시스템은 AI 공정 지능화를 기반으로 위상차 검사공정의 원인인자 식별 정확도를 높여 공정 작업 조건을 예측하는 솔루션을 개발했다. 분석 정확도 검증, 불량 예측, 신뢰성 확인, 안정화 등을 거치며 플랫폼 적용을 완료한 이 솔루션은 에스엘 헤드램프의 광모듈 조립라인에서 실시간으로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사출공정 데이터베이스(DB) 구축과 데이터 연계를 수행한다.● 설비공정 데이터로 AI 검사 지능화 KBI메탈(대표 박한상)은 차량 및 전기제품용 모터코어류와 중장비 및 산업기계용 발전기, 송풍장치인 ‘SHVU’ 등을 생산하는 기업이다. 대구 소재 전장공장에서 11개 전장품 생산라인을 운영하는 이 회사는 다른 제조기업과 마찬가지로 생산 중에 발생하는 불량품이 문제였다. 2차 품질검사를 전문 인력의 눈에만 의존하기 때문에 불량률이 높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AI 스타트업 빅웨이브에이아이(대표 이희준)와 스마트팩토리 전문 기업 라임(대표 노종호)이 나섰다. 두 회사의 AI 솔루션은 자동차 부품 생산 과정에서 육안 검사 및 규칙 기반 검사로 판별이 힘든 품질 불량 원인을 파악하고 불량을 예측해 준다. 각 공정에서 취득한 데이터를 분석·추출한 후 생산될 제품의 데이터와 비교해 실제 공정에서 발생할 불량을 미리 판정하는 것이다. 빅웨이브에이아이는 솔루션 개발 과정에서 생산된 제품의 불량 예측 딥러닝 모델링과 예측 API 개발에 이어, 수량 예측 모델링 및 데이터 탐색적 분석(EDA) 등을 수행했다. 검사의 정확도를 높여 가는 고도화 작업을 통해 현장의 생산성을 높이는 데 힘을 쏟았다. 라임은 AI 분석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시각화 대시보드를 개발했다. 설비를 모니터링해 불량 원인을 파악하고 설비운전을 최적화할 수 있도록 하는 핵심 기능이다. AI를 활용하면서 육안검사 공정의 간소화와 함께 불량 원인 파악이 쉬워졌다. 인적자원 낭비와 검사 품질 소요 시간이 대폭 줄고 공정 불량률이 21% 감소했다. 폐기물을 줄여 생산성도 극대화했다. KBI메탈은 이 솔루션을 대구의 전장사업부에서 생산하는 SHVU 라인에 적용했다. 이와 함께 라임의 제안에 따라 이 솔루션을 기존 차량 공조에서 시트 제품 전반의 공조로 사업 영역을 다각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AI 기반 시험장비 고장 예측 시스템 컴퓨터메이트(대표 서상인, 김성호)는 산업 현장에서 시험장비의 고장이나 이상을 예측·진단해 사전에 알려주고, 신속히 조치할 수 있도록 하는 솔루션을 개발해 평화산업(대표 황순용, 김주영)에 공급했다. 기존에는 시험장비에 고장이 발생해야 비로소 대응할 수 있던 데 반해 이 솔루션은 고장을 미리 예측해 사전에 조치를 취하도록 한다. 그 결과 장비의 운행이 멈추는 시간을 줄일 수 있게 됐다. 또 결과 화면이 자동 수집된 데이터를 통해 가동 상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도록 해 준다. 이에 따라 가동률이 높아지게 됐다. 이 제품을 활용하면 통합 시험 관리와 설비의 고장 예측을 통해 시험에 걸리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시험 생산성 향상, 시스템화를 통한 업무 효율성 제고, 실시간 모니터링을 통한 이상 상황 즉각 대처 등도 가능해진다. 이에 따라 시험장비 이상 비율이 기존 1.292%에서 0.439%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이 주관하는 ‘AI융합 지역특화산업 지원사업’에서 대전시 디지털 물 산업 분야를 주관하는 대전정보문화산업진흥원(원장 이은학)이 7∼9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최된 2023 스마트시티 엑스포(SCEWC)에 인공지능(AI) 개발 기업들의 부스 참가를 지원했다. 3일 동안 열린 이번 행사에는 한국의 삼성물산을 비롯해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 미국 시스코 등 세계 140개 국가의 1106개 업체가 참여했다. 참여 인원이 2만 명이 넘는 세계 최대의 스마트시티 전시회에서는 모빌리티와 거버넌스, 지속가능성, 포용성 등 전 세계 도시들이 직면한 여러 난제 해결을 위해 600여 명의 전문가들이 논의했고 다양한 전략안이 나왔다. 대전정보문화산업진흥원은 4차 산업혁명 중 스마트 물 관리 분야를 홍보했다. AI로 자율화된 물 인프라는 디지털화되어 있다. 스마트 물관리는 상하수도는 물론이고 해수 담수화 및 산업용 초순수 등 모든 글로벌 물 시장에서 활용된다. 이러한 디지털 물 기술이 현장에서 사용되려면 각종 센서와 계측기, 자동화 설비가 필수다. 여기에 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Big Data),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등의 기술이 필요하다. 또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솔루션과 플랫폼 형태의 사업도 나타나고 있다. 2023 스마트시티 엑스포 전시 부스 참가는 AI 융합 지역 특화산업 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디지털 물 산업과 관련된 국내 AI 개발 기업들이 세계 시장으로 진출하는 것을 지원하는 것이다. 이번 전시회에 참가한 5개 기업은 최근 2년간 개발한 디지털 물 산업 관련 AI 융합 기술을 선보여 해외 바이어들의 주목을 받았다. 바르셀로나에서 대전지역 부스 참가단을 이끈 대전정보문화산업진흥원 홍성인 팀장은 “디지털 물 산업의 AI 융합 기술은 스마트시티 구현을 추진하는 전 세계의 도시들이 모두 관심을 갖는 분야”라며 “앞으로도 대전 지역 물 산업 기업들이 해외 진출 기회를 더 많이 접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책을 찾겠다”고 말했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20세기가 ‘석유 전쟁’의 시기였다면 21세기는 ‘물 전쟁’의 시대라고 한다. 유네스코는 2022년 내놓은 보고서에서 세계 물 사용량이 매년 약 1%씩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유엔환경계획(UNEP)은 “2025년경에는 전 세계 국가의 3분의 2가량이 물 부족을 겪고 25억 명 이상의 사람들이 물 부족으로 고통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국도 이런 물 부족 상황에서 예외가 아니다. 한국의 연간 강수량은 1200mm 정도로 세계 평균 수치보다 1.3배 정도 높다. 하지만 여름에 강수량이 집중되고 인구 밀도가 높아 1인당 강수량으로 따지면 세계 평균의 12% 정도에 그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중 유일한 물 부족 국가로 분류된다. 물 부족 위기가 고조되면서 물 산업 시장 규모도 커지고 있다. 2025년 물 산업 시장 규모가 약 900조 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세계 각국이 경쟁적으로 물 산업 정책을 내놓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물 산업의 메카로 주목받는 대전시의 행보에도 속도가 붙었다. 대전시는 2021년 지역특화산업을 물로 지정했다. 이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이 주관하는 ‘AI융합 지역특화산업 지원 사업’을 통해 2년 동안 집중 지원을 받았다. 지난해 5월에 시작한 해당 사업은 올해 말까지 총사업비 341억 원이 투입되며 전국 6개 지역 특화산업에 인공지능(AI) 융합과 활용을 지원하고 있다. 대전은 물 산업 분야를 특화하여 디지털 물 산업 기반을 구축했다. 주관 기관인 대전정보문화산업진흥원은 디지털 물 분야에서 AI가 필요한 수요 기업 7곳과 이들에게 인공지능 솔루션을 개발해 줄 AI 전문 기업 9곳을 선정했다. 이후 AI를 기반으로 하는 누수 탐지, 침수 감지, 상수관로 탐지, 수자원 관리 예측, 지능형 밸브, 잔류 염소 예측, 유량 탐지 솔루션 등을 개발하고 현장 적용 및 성능 검증을 완료했다.● 누수 잡는 족집게 AI AI 영상분석 전문 기업 가온플랫폼(대표 조만영)은 ‘AI 기반 상수관로 누수 위험도 탐지 솔루션’을 개발하는 공급 기업으로 참여해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실제 현장에 적용하는 검증 절차를 마쳤다. 이 솔루션은 수도 배관에 설치된 진동 센서를 통해 누수 여부를 판단함과 동시에 누수 위치를 추정한다. AI 기술은 누수 탐사 시간을 대폭 줄였다. 통상 6km 배관을 사람이 탐사하면 6시간 정도 걸린다. AI는 이 시간을 1시간으로 줄였다. 누수음 분석 정확도 역시 기존 40% 내외에서 80% 이상으로 두 배 가까이로 향상됐다. 시간과 비용이 줄고 분석 정확도가 향상된 해당 기술은 수요 기업으로 참여한 유솔(대표 오광석)이 받아 현장에서 활용한다. ● AI 유량 예측으로 수해 방지·용수 증대 ‘일석이조’ 수자원 분야 AI 전문 기업 하백소프트(대표 박재영)는 ‘AI와 빅데이터를 이용한 하천 유량(홍수) 예측 솔루션’의 공급 기업으로 참여했다. 개발 솔루션은 AI 기술을 이용해 하루에서 열흘 단위로 전북 진안군 용담댐으로 흘러드는 유입량을 산정한 뒤 이를 시각화해서 구현한다. AI 기반 솔루션은 댐 방류 의사 결정을 기존에 사람이 하는 것에서 AI가 하는 것으로 바꿨다. 이후 댐 유입량의 예측 정확도는 기존 방식 대비 15% 개선되었다. 실험 결과 홍수 발생 시 최대 방류량(CMS)은 15%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간 홍수 피해 규모가 4억5000만 원가량 줄어드는 수치다. 수요 기업으로 참여한 한국수자원공사(사장 윤석대)는 “AI 유량 예측 모델의 도입으로 용수 공급과 발전 능력까지 증대하면서 국가 차원의 수자원 편익을 높일 수 있는 기술적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AI 폐쇄회로(CC)TV로 집중호우 속 하천 범람 막아 AI 전문 스타트업 에너자이(대표 장한힘)는 ‘AI 기반 영상 개선을 통한 고성능 침수 영역 검출 솔루션’을 개발하는 공급 기업이다. 개발과 검증 과정까지 마친 이 시스템은 5개 강의 10개 지점에 설치된 CCTV 영상을 분석해 실시간으로 물 영역을 추출한 뒤 침수 상태를 감지한다. 고도화된 영상 분할 모델로 기상 악조건에서도 영상 성능을 높게 유지할 수 있다. 감지 범위도 하천 교량 시설을 넘어 외수 범람을 감지할 수 있는 댐 하류, 유원지로 확대됐다. AI 기반 CCTV는 악천후 속 침수 영역 검출 정확도를 85% 이상으로 상승시켰다. 기존에 설치되어 있는 CCTV 장비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어 교체로 인한 추가 비용 발생이 없다는 것도 장점이다.● AI로 수처리 펌프별 유량 실시간 제어 산업용 AI 전문 기업 필드솔루션(대표 김대천)은 ‘AI 기반 개별 펌프 유량 및 효율 탐지 솔루션’을 개발하는 공급 기업으로 참여해 AI를 통한 펌프 성능 진단 솔루션을 완성했다. 이 시스템은 개별 유량계를 설치하기 까다로운 정수장이나 하수 처리장 등 수처리 펌프장 내에서 특히 효과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 AI 솔루션은 개별 펌프의 유량을 판단하는 시간을 대폭 줄였다. 기존에 사람이 8시간 걸려서 하던 작업을 AI는 10분 이내에 끝낸다. 펌프 유량의 탐지 비용도 센서가 하나 줄면서 펌프당 2600만 원씩 절감했다. 예측 정확도는 85% 이상으로 높게 나타났다. 개별 펌프의 유량 탐지가 가능해 펌프별 성능지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게 됐다. 수요 기업으로 참여한 펌프케어(대표 오상현)는 펌프 진단 방식의 고도화를 통해 비용 절감과 매출 상승 두 가지 효과를 동시에 기대하고 있다.● AI로 침수 감지에 누수 탐지까지 데이터 플랫폼 개발 및 컨설팅 전문 기업 윌코모시스템즈(대표 박경화)는 두 가지 과제에 공급 기업으로 참여해 관련 기술 개발을 지원하고 실제 현장에 적용하는 검증 절차를 마쳤다. 수요 기업인 한국수자원공사를 대상으로 에너자이와 손잡고 ‘AI 기반 영상 개선을 통한 고성능 침수영역 검출 솔루션’ 개발 과제를 진행했다. 또 다른 과제인 ‘AI 기반 상수관로 누수 위험도 탐지 솔루션’ 개발 과제는 가온플랫폼과 추가로 진행했다. 윌코모시스템즈는 2021년 해당 지원 사업의 기획 단계부터 참여했다. 대전지역 특화산업 선정부터 수요·공급 기업 매칭 및 컨설팅 등의 전략과 경쟁력 제고에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27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미래에셋생명은 22일 기준 변액보험 총자산 5년 수익률이 32.1%로 총자산규모 30조 원 이상 생명보험사 가운데 1위로 나타났다. 변액보험 3년 총자산 수익률 역시 총자산규모 30조 이상 생명보험사 6곳 중 가장 높았다.투자형 상품인 변액보험의 최대 관심사는 수익률이다. 이 때문에 운용 성과가 검증된 보험사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중장기 투자로 안정성과 수익성을 추구하는 변액보험의 특성상 3~5년 이상의 수익률은 자산 운용 성과를 판단하는 중요한 척도로 꼽힌다.미래에셋생명변액보험은 글로벌 분산 투자 원칙을 고수한다. 올해 3분기(7~9월) 기준 미래에셋생명은 변액펀드 75.1%를 해외자산에 투자했다. 15.5% 수준인 업계 평균 해외투자 비중 대비 크게 높다. 미래에셋생명은 전 세계 다양한 자산에 분산 투자와 관리를 원하는 고객을 위한 ‘포트폴리오펀드’, 향후 성장산업에 투자하길 원하는 고객을 위한 ‘성장주펀드’, 주가지수의 성과를 추종하여 시장수익률 수준의 성과를 원하는 고객을 위한 ‘인덱스펀드’ 등을 제공하고 있다. 또 특정 국가나 지역에 투자하여 자본 수익을 원하는 고객을 위한 ‘지역펀드’, 채권의 이자수익과 매매차익 추구를 원하는 고객을 위한 ‘채권펀드’, 해외채권의 수익과 달러 강세 시 추가 수익을 원하는 고객을 위한 ‘환오픈 채권펀드’ 등도 운영한다.미래에셋생명 측은 자사 변액보험의 경쟁력을 뒷받침하는 원동력이 ‘MVP(Miraeasset Variable Portfolio)’라고 설명했다. 2014년 4월 업계최초의 일임형 자산배분 펀드로 출시된 미래에셋생명 글로벌 MVP펀드는 미래에셋생명이 제안하는 변액보험펀드 포트폴리오다. 안정적인 수익률 달성을 위한 장기적인 자산배분 전략과 글로벌 시장 흐름에 부합하는 분기별 펀드 선택 비중을 담고 있다.기존의 변액보험이 계약자가 알아서 펀드를 선택하는 소극적 운용의 개념이었다면, MVP펀드는 자산관리 전문가가 글로벌 금융시장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분기별로 자산 리밸런싱을 실시한다.최근 주식 시장 회복세에 따라 변액보험 수익률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미래에셋생명 글로벌 자산배분 MVP펀드의 총자산은 22일 기준 3조8200억 원이다. 미래에셋생명 플래그십 펀드인 미래에셋생명글로벌 MVP60 펀드는 같은 날 기준으로 57.18%의 누적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대한민국 산업을 이끌 미래 공학 인재들의 기발한 아이디어와 성장을 직관할 수 있는 무대가 펼쳐졌다. 11월 20∼22일 서울 마포구 상암 아프리카 콜로세움에서는 국내 최대의 공학 축제 ‘2023 공학페스티벌’이 열렸다. 올해 12회째를 맞은 이번 행사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하고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과 공학교육혁신협의회가 주관했다. 올해는 메인 프로그램인 ‘창의적 종합설계 경진대회’를 비롯해 미래 산업에 대한 상상을 영상 콘텐츠로 담는 온라인 공모전 ‘공학 시나리오 플래닝 IF’, 우리가 주도하는 산업의 최고 강자를 만나보는 토크 강연쇼 ‘우주최강’, 산업·경제·글로벌 이슈 등의 상식을 겨루는 ‘공학퀴즈쇼’ 등의 프로그램들을 선보였다. 공학페스티벌의 ‘백미’인 창의적 종합설계 경진대회는 전국 73개 공학교육혁신센터의 현장형 교육을 받은 공과대학 학부생들이 기업 등과 협업해 제작한 캡스톤 디자인 시제품 우수작을 겨루는 대회다. 캡스톤 디자인이란 산업 현장에서 겪을 수 있는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함양할 수 있도록 아이디어 기획부터 설계, 시제품 제작까지 전 과정을 경험하도록 하는 교육 과정을 말한다. 올해는 전국 73개 대학 172팀의 출품작이 제출되었으며, 13개 컨소시엄별 예선 심사를 거쳐 최종 13팀이 본선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본선에서는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AI이노베이션 센터장, 박성주 유진로봇 대표, 김형준 베이리스 대표 등 전문가들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해 기술 평가뿐 아니라 아이디어에 대한 조언을 건네며 멘토링에 나섰다. 285만 구독자를 보유한 경제 유튜버 슈카, SF작가 곽재식 씨 등도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 공학페스티벌 마지막 날 진행된 시상식에서는 심사위원들의 심사를 토대로 본선 진출 13팀 가운데 국무총리상 1점과 산업부장관상 12점이 수여됐다. 산업부와 KIAT가 추진하는 ‘창의융합형 공학인재 양성 지원사업’은 공과대학 스스로 공학교육 혁신을 위한 방향을 수립하고 산업계 수요 및 대학 특성에 맞는 공학교육 프로그램을 개발·운영하도록 하는 사업이다. 이를 통해 창의적 공학 인재 양성 및 공학교육의 글로벌 경쟁력 제고를 꾀한다. 73개 공과대학 공학교육혁신센터 간 차세대 반도체, 차세대 디스플레이, 디지털 헬스케어 등 첨단산업 분야를 포함한 9개 산업 분야에 대해 13개 컨소시엄 및 1개 연구정보센터를 구성하여 산업 융·복합화 수요에 맞는 공학교육 역량 강화 과정을 지원한다. 2022년에는 기업 수요 기반의 파일럿 프로그램 429개 과정을 운영하고, 160개 참여 기업과 연계한 캡스톤디자인 시제품 제작을 지원했다. 또 창의적 역량 강화를 위한 융합형 교육 659개 과정을 운영하면서 첨단산업 현장과 학부 교육 간 미스매치 해소에 기여했다. KIAT는 첨단산업 육성을 위해 다양한 정책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단기 집중 교육 프로그램인 첨단산업 아카데미와 부트캠프를 운영하고 있다. 올해 반도체를 시작으로 내년에는 다른 첨단산업 분야로 확대한다. KIAT는 또 첨단산업에서 세계적인 수준의 기술과 글로벌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국제협력과 공동 연구개발, 인력 교류 등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민병주 KIAT 원장은 “핵심 역량을 갖춘 공학 인재는 미래 첨단산업의 근간”이라며 “선도 기술 확보 경쟁에서 우위를 선점하기 위해선 역량 있는 첨단산업 인재 확보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민 원장은 “미래의 공학 인재 양성을 위해 공학교육을 지속적으로 혁신해 나가야 한다”며 “전공 분야별로 현장성을 높일 수 있는 실무 중심 교육과 함께 산업부와 KIAT에서 추진하는 ‘창의융합형 공학인재 양성 지원사업’과 같이 산업 수요를 반영하고 산업체와 협력하는 프로그램 운영을 활성화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대한민국 산업 발전의 핵심 역량인 청년 공학도와 산업 현장 간의 협업 성과를 겨루는 축제의 장이 열렸다. 21일 서울 마포구 상암 아프리카 콜로세움에서는 ‘2023 산학 프로젝트 챌린지’가 진행됐다. 올해 4회째를 맞은 이번 행사는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의 ‘산업혁신인재성장지원사업’ 지원을 받는 석·박사 학생이 산업현장에서 나타나는 기술적 문제를 기업과의 산학 프로젝트를 통해 해결한 혁신 성과를 선보이는 자리다. 올해 행사는 ‘혁신 플레이(Innovation Play)’를 슬로건으로 진행됐다. 대한민국 산업의 혁신 성장을 위한 첨단산업 분야 중심의 산학 프로젝트 성과들을 대거 엿볼 수 있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미래차, 조선, 철강, 첨단소재 등의 분야에서 489개 팀이 참가했다. 예선과 본선 1차를 통과한 최종 20팀이 21일 진행된 본선 2차 무대에 올라 저마다의 산학 프로젝트 성과를 발표하며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행사장에는 이정원 페블러스 공동창업자, 백준호 퓨리오사AI 대표, 이재관 한국자동차연구원 자율주행기술연구소장,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AI이노베이션 센터장, 이독실 과학평론가가 심사위원으로 참석해 발표하는 팀의 프로젝트 성과를 격려하고 조언을 건넸다. 뒤이어 진행된 시상식에서는 심사위원들의 평가를 거쳐 최우수상인 산업부 장관상 10팀과 우수상인 한국산업기술진흥원장상 10팀에 대한 시상이 이뤄졌다. 산업부와 KIAT는 첨단 산업 및 주력 산업에서 필요한 석·박사 인재를 산업계와 대학이 협력하여 양성할 수 있도록 하는 산업혁신인재성장지원사업을 통해 연간 5000여 명의 대학원생을 지원하고 있다. 이를 통해 산업계 수요에 부합하는 석·박사 산업혁신인재를 적기에 육성하고 활용하는 선순환 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목적이다. 산업혁신인재성장지원사업을 통해 지원받는 인재는 늘어나고 있다. 2020년 3602명이던 것이 2021년 4745명, 2022년 5738명의 석·박사 인재가 지원을 받았다. 지원받는 인원이 연평균 26.2% 늘어난 것이다. 올해는 예산 1356억 원을 투입해 반도체, 미래차, 배터리 등 52개 분야 인재를 지원하고 있다. 산학 프로젝트 챌린지는 산학협력을 통한 혁신인재 양성의 성공 모델을 제시하고 우수 성과를 확산시킨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프로젝트에 참여한 학생들은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실험실에서 배운 이론을 산업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문제 해결 능력을 갖게 되고, 기업은 현장에 즉시 투입할 수 있는 인재를 확보하게 된다. 산업부와 KIAT는 앞으로도 산업계 요구에 부응하는 전문 인재 양성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며, 혁신 인재 양성 성과를 공유하는 네트워크의 장을 계속해서 조성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우석 산업부 산업정책관은 “첨단 반도체 제조는 그동안 한국, 대만 등 핵심 기술력을 보유한 일부 국가만의 전유물이었으나, 이제는 중국은 물론 일본, 미국, 유럽까지 반도체 제조에 나서고 있어 전 세계가 반도체 인재 확보를 위한 각축장이 되고 있다”며 “첨단 산업 전반에 걸친 인재 확충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정부는 첨단 산업 인재 확보를 위해 국가 역량을 결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구체적으로 최 산업정책관은 “내년 신입생부터는 첨단 산업 분야의 대학 정원을 대폭 늘렸다”며 “여기에 산업계가 현장 수요에 맞는 인력을 자체적으로 길러낼 수 있도록 정부가 업종별 아카데미 구축, 사내 대학원 등을 적극 지원하는 내용을 ‘첨단산업인재특별법’에 담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해외 인재 유치에는 K컬쳐 등 한국의 문화적 강점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의료·헬스케어 산업이 인공지능(AI)과 결합하면서 산업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습니다. 광주의 의료·헬스케어 산업도 이런 흐름에 뒤처지지 않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이경주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장(사진)은 의료·헬스케어 서비스와 AI가 융합하면서 앞으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은 물론이고 시민 삶의 질 향상 등의 파급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상황에서 광주의 지역특화산업인 의료·헬스케어 산업과 AI 융합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광주시와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 컨소시엄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의 ‘AI융합지역특화산업지원’ 사업에서 총 10개의 AI 솔루션을 개발했다. 8개 수요 기업과 5개 AI 기업이 참여한 결과물이다. 이 원장은 “AI 기업 대부분이 수도권에 있어 어려움이 있다는 말은 옛말”이라면서 “광주는 ‘AI 중심도시 광주’를 선언한 후 150여 개 분야의 AI 기업들을 집적화했다”고 말했다. 그는 “민선 8기 들어 AI 산업 육성 의지가 더욱 강해졌다”며 “사업의 성과를 실감한 지역 업체들이 호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AI유나이티드, 메가웍스, 한국프라임제약 등 AI융합지역특화산업지원 사업에 참여한 수요기업들은 2025년까지 180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광주를 넘어 세계 수준의 디지털 헬스케어 전문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다. 결과도 나오고 있다. 7일부터 사흘 동안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2023 스마트시티엑스포(SCEWC)’에서 광주 지역 AI 공급 기업인 바이오브레인과 인비즈가 대만, 인도네시아 기업과 2건의 서비스 실수출 계약(총 15만 달러)을 맺었다. 이 원장은 “AI 기술과 융합한 광주 의료·헬스케어 업계의 미래가 얼마나 밝은지를 보여주는 징표”라면서 “이번 사업을 계기로 AI 기술이 접목된 다양한 분야의 지역특화 산업이 지역 경제 활성화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통한다는 것을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이 만든 ‘AI 융합 실증랩’도 중요한 성과다. 242.48㎡의 공간에 고성능 서버와 AI 개발 공간, 회의실 등을 갖췄다. 데이터를 안전하게 학습하기 위해 철저한 보안 시스템까지 가동하고 있다. 전남대병원 의생명연구원 내 빅데이터센터는 전남대병원에서 생성된 다양한 분야의 임상 데이터 활용을 돕고 있다. 이 원장은 “지방자치단체의 지원과 지역 대학병원의 협력, 여기에 광주 시민들의 기대를 우리 진흥원을 포함한 AI 기업과 지역 의료·헬스케어 산업 종사자들이 너무나 잘 알고 있다”며 “사명감을 갖고 AI 산업과 다양한 산업 분야를 융합해 지역 산업의 다양한 디지털 전환 시도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은 최근 광주·전남·전북이 초광역권 컨소시엄으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제안한 5년 450억 원 규모의 ‘AI 융합 지능형 농업 생태계 구축사업’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광주시와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 컨소시엄은 지난해 5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의 ‘AI 융합 지역특화산업 지원’ 의료·헬스케어 분야에 선정됐다. 여러 인공지능(AI) 융합 기술 가운데 ‘처리지능화’는 티맥스인공지능개발센터(티맥스)와 인디제이가, ‘진단지능화’는 인비즈가 개발에 나섰다. 올해로 해당 사업은 2차 연도를 맞았다. 광주 지역에서 AI 융합 지역특화산업 지원에 나선 기업들의 현황을 살펴봤다.● AI로 안 들리는 상담 내용도 척척광주 지역의 AI 서비스 애플리케이션 공급 업체인 AI유나이티드(대표 안성민)는 고객사인 콜센터들로부터 상담하는 고객의 음성을 명확하게 전해 받을 수 있는 방법이 없느냐는 하소연을 자주 들었다. 소음이 많아 고객 상담이 잘 들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AI유나이티드는 티맥스(대표 박명애)에게 이를 문의했고, 티맥스는 해법을 내놨다. 티맥스는 AI 기반 음성 품질 향상 솔루션을 내놨다. 이 솔루션은 AI가 다양한 종류의 소음 데이터와 음성 데이터를 사전에 학습한다. 또 단순히 녹음 음성을 분석하는 기존 시스템과 달리 사용자 음성이 시스템에 도달하기 전에 미리 AI 기술이 적용돼 기존보다 음성 인식 정확성이 높다. 그 결과 AI 기술을 이용해 실시간으로 입력된 음성 데이터의 소음을 없애고 깨끗한 음성과 텍스트로 변환된 문자를 전달하게 된다. 또 티맥스가 내놓은 AI 솔루션은 음성 상담 내역과 기록을 파일 형식에 관계없이 자동 저장해 관리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티맥스 측은 해당 솔루션이 병원이나 콜센터뿐만 아니라 음성서비스 산업 전반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AI로 콜센터 근로자 근무환경 개선AI유나이티드에 접수된 콜센터들의 불만 사항이 또 있었다. 고객의 잦은 폭언과 고성에 노출되는 콜센터 근로자들의 근무환경을 개선할 방법이 없느냐는 요구였다. 콜센터 종사자들은 유선으로 분노한 고객들과 접촉하는 경우가 잦다. 그럴 때 받는 스트레스로 피로가 늘고 생산성이 떨어진다. 이직도 잦아 콜센터 운영사는 구인 부서를 별도로 두는 경우가 많다. 근무환경 개선이 꼭 필요한 상황이었다. AI 스타트업 인디제이(대표 정우주)가 AI유나이티드에 이와 관련된 솔루션을 내놨다. 전화 상담을 할 때 AI가 실시간으로 음성 데이터를 분석한다. 음의 높이와 강도, 발화 속도 등을 분석해 고객의 분노 감정을 단계별로 상담사에게 실시간으로 고지한다. 또 상담 중 노출된 분노 감정 고객에 대한 통계를 종합 분석해 스트레스가 가중될 위험이 있는 상담원을 모니터링하고 회사에서 사전에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솔루션을 활용하면 상담사가 받은 스트레스를 관리자가 사전 파악할 수 있어 선제 대처가 가능하다. 인디제이 측은 “이 제품이 보급되면 콜센터 근로자와 텔레마케터 등의 정신건강 보호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디제이는 사용자 감정에 맞게 음악을 추천해주는 ‘AI 텍스트마이닝을 이용한 감정 인식 솔루션’을 개발했다. 이 제품은 메가웍스(대표 박기원)의 비대면 정신건강 관리 제품인 ‘스트레스 힐링룸’에 공급됐다. 해당 솔루션은 음성 데이터로만 감정을 인식하는 등 기존 제품의 성능을 개선한 것이다. 인디제이의 솔루션은 AI가 사용자 감정을 6단계로 분석하도록 했다. 이후 사용자의 음성을 텍스트로 바꾼다. 이를 우울증 정보에 따른 중립, 경증, 중증 등 세 단계로 나눈다. 각각의 상태에 맞춰 지침, 우울, 차분, 과잉, 흥분 등 다섯 가지 상태의 다른 음악을 추천해준다. 고객 요구에 맞춰 정확도도 크게 개선됐다. ● AI가 건강 차(茶), 건강식품 추천 인비즈(대표 박성철)는 안면 영상의 감정을 분석해 건강차를 추천해주는 AI 솔루션을 개발해 키오스크 전문업체인 디투리소스(대표 나상민)에 제공했다. 고객이 디투리소스가 운영하는 키오스크에서 차를 주문할 때 미리 설치된 카메라가 고객 표정과 산소 포화도, 스트레스 지수 등의 건강 상태를 영상으로 분석한다. 감정 결과에 따라 고객에게 맞춤형 건강 차를 추천해준다. 인비즈는 해당 AI 솔루션의 감정 분류 및 판단을 기존 4종(기쁨, 당황, 슬픔, 분노)에서 불안, 놀람, 중립 감정을 추가해 7가지로 늘렸다. 얼굴 감지와 혈색 분석 기술을 이용해 심박수를 측정한 후 화면에 표시하면서 감정 분류 정확도가 90%로 높아졌다. 인비즈는 의료·헬스케어 솔루션의 국내 공급과 함께 해외시장 공략에도 나섰다. 그 결과 7∼9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2023 스마트시티엑스포(SCEWC)’에서 인도네시아 현지 에이전시 텔레나신도와 의료영상판독 솔루션 납품 계약을 맺었다. 첫 발주 금액은 5만 달러(약 6450만 원) 규모로 인비즈는 향후 발주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인비즈는 또 다른 AI 솔루션을 개발해 허브보리(대표 김현준)에 공급하기도 했다. 건강기능식품 전문업체인 허브보리는 설문조사로 체중 조절 컨설팅을 제공했지만 이것만으로는 정확성이 떨어진다고 보고 더 정밀한 분석법을 찾고 있었다. 인비즈는 허브보리 측의 요구에 맞춰 AI가 고객 정보를 분석한 뒤 건강식품을 추천하는 솔루션을 개발했다. 구체적으로 고객의 키, 체중 변동과 결핍 영양소, 유전자 변이 등의 정보를 제공받아 개별 고객에게 맞는 건강식품을 알려준다. 인비즈 측은 “앞으로는 필요 단백질 요소 정보를 분석해 고객 맞춤형 영양식품이나 기능식품의 추천도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의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정책과 현황을 총망라한 보고서가 국내에서 처음 발간됐다. 최근 아세안 국가들이 ESG에 대한 관심을 키우는 상황에서 아세안 진출을 고려하는 한국 기업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아세안센터는 21일 서울 종로구 JW메리어트 동대문스퀘어 서울에서 한-아세안 ESG 가이드북 발간을 기념해 한-아세안 ESG 포럼을 개최했다. 포럼에서는 한국과 아세안의 ESG 전문가들이 두 지역의 ESG 이슈 및 활용 방안 등을 논의했다. 지난해 연구를 시작한 한-아세안 ESG 가이드북은 KOTRA 협력을 받아 말레이시아의 아시아경영대학원 아세안연구센터와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원 연구진이 작성했다. 아세안 10개 회원국의 ESG 정책과 제도화 현황, 산업 분야별 투자 가이드 등을 담았다. 아세안 10개국은 국가별로 발전 정도가 다르다. 이 때문에 ESG 도입 정도와 필요성 또한 국가별 차이가 큰 편이다. 필리핀은 홍수 등 기후 변화에 취약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탄소 감축에 나서는 국가다. 상장기업에 대해 온실가스 배출 공시 제도를 도입했다. 브루나이는 최근 태양광 활성화를 위한 정책을 발표했다. 가이드북에서는 9개 산업 분야에 따른 아세안 국가들의 ESG 도입 현황을 다루고 있다. 구체적으로 △지속가능·사회적 금융 △ESG 서비스 제공 △건설 및 부동산 △인프라 및 교통 △제조 △전기차 △농업 및 산림 △에너지 △폐기물 관리 등이다. 건설 및 부동산 분야에서는 ‘녹색 건설’을 주목해야 한다. 가이드북에 따르면 아세안 내 녹색 건설 시장은 2025년까지 투자 규모가 약 3조4000억 달러(약 4386조 원)로 커질 전망이다. 지속가능·사회적 금융 분야에서는 ‘아세안 지속가능 금융 분류체계’와 같은 아세안 역내 통일 규정 개발 협력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이번 연구를 총괄한 멜라티 눙사리 아시아경영대학원 부원장은 포럼에 참석해 “아세안 국가들은 국가별 다양성이 높아 ESG 역시 국가별 정책과 수요가 다르다”며 “한국과 아세안은 스마트시티 건설과 클린에너지 도입 등에서 협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김해용 한-아세안센터 사무총장은 “한-아세안 ESG 가이드북 발간과 ESG 포럼은 두 지역 ESG 협력의 첫 걸음을 떼는 시도”라며 “아세안 진출을 고려하는 한국 기업인들이 이번 시도를 통해 수출 및 투자 진출에 유리한 표준 기반을 만들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아세안센터는 다음 달 아세안 사무국을 찾아 카우 킴 후언 사무총장 등에게 ESG 가이드북 핵심 내용을 직접 설명할 예정이다. 한-아세안 ESG 가이드북은 영문으로 발간됐다. 한-아세안센터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하고 한국에너지공단이 주관하는 2023년 한국에너지대상에서 황만영 한국지역난방기술㈜ 대표, 박원서 유니슨㈜ 대표, 김종민 한국전력공사 처장이 산업훈장을 받는 등 총 111개 개인 및 단체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올해로 45회를 맞이한 한국에너지대상은 국내 에너지 부문의 대표 포상 행사다. 1975년부터 시상해 온 한국에너지효율대상과 2007년부터 진행된 한국신재생에너지대상을 2018년 통합해 포상하면서 에너지 분야 종사자들의 중요한 행사로 자리매김했다. 올해 한국에너지대상 시상식은 16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개최됐다. 이번 시상식에서는 훈장 3점(은·철·석), 포장 2점, 대통령 표창 8점, 국무총리 표창 11점, 산업부장관 표창 87점 등 총 111개의 개인과 단체가 에너지 효율 향상 및 재생에너지 산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최고 영예인 은탑산업훈장은 황만영 대표가 수상했다. 황만영 대표는 ‘국가 열지도’를 구축하고 여기에 나타나는 고온의 열을 난방열로 활용하는 사업을 추진했다. 이를 통해 6만9000TOE(석유환산톤·1TOE는 석유 1t의 열량)의 에너지를 절감하고 14만5000t의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성과를 냈다. 철탑산업훈장은 박원서 대표가 받았다. 박원서 대표는 국내에 풍력발전소 372MW를 공급하고 세계 최초로 해상풍력 일괄설치선(MMB)을 석션버킷 기초 및 해상 일괄설치 방식으로 설치하는 등 국내 풍력발전 산업의 경쟁력 강화에 기여한 공로가 인정됐다. 석탑산업훈장은 에너지공급자 효율향상지원제도(EERS) 법제화에 나서 시범사업으로 2936GWh의 에너지를 절감했을 뿐 아니라 에너지 취약 계층에 대한 고효율기기 지원 등 에너지 효율 향상 정책 수행 및 시책 홍보에 기여해 온 김종민 처장이 받았다. 이와 함께 산업포장은 한영배 한국에너지공단 지역에너지복지이사, 형정석 해줌㈜ 부문장 등 2명이 수상했다. 이상훈 한국에너지공단 이사장은 “그동안 계신 자리에서 구슬땀을 흘리면서 묵묵히 헌신해 오신 유공자분들이 있기에 대한민국은 에너지 위기를 지혜롭게 극복하고 오히려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인공지능(AI)은 인간의 지적 활동 능력을 대체하는 시스템입니다. 충남의 친환경 모빌리티 제조업에 AI 융합기술을 도입한다면 설계시간 감축, 공정 최적화, 불량률 및 재고관리 비용 감소 등을 통해 생산성이 7% 이상 향상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유재룡 충남도 산업경제실장(사진)은 충남 지역의 AI 산업 육성의 필요성을 이렇게 설명했다. 유 실장은 현실적인 AI 도입 어려움과 함께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까지 인터뷰를 통해 제시했다. 유 실장이 말하는 충남 지역 AI 융합기술 도입의 가장 큰 어려움은 지리적 위치다. 충남 기업들의 AI 도입 및 확산 필요성은 크지만, AI 기업들은 대부분 수도권에 있다. 그나마 충남에 있는 AI 기업들은 소규모 수준이다. 유 실장은 “충남 지역 제조업의 AI 솔루션 개발 및 보급 확산을 위해선 충남 지역 AI 기업의 역량 강화를 위한 정책 지원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5월 충남연구원 컨소시엄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이 추진하는 ‘AI 융합 지역특화산업 지원’에 선정된 것은 충남 AI 산업 발전의 기폭제가 됐다. 주관 기관인 충남연구원은 AI 솔루션 개발 지원 인프라와 사무실 등 기업 지원 공간으로 구성된 ‘실증랩’을 구축해 AI 솔루션 개발 기업들을 지원했다. 유 실장은 “AI 산업 육성을 위해선 기본이 되는 데이터 산업 육성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영세한 AI 솔루션 개발 기업일수록 데이터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 AI 학습에 필요한 데이터를 확보한 뒤 무상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향후 충남의 특화산업은 물론 비(非)특화산업까지 AI 솔루션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다. AI 운영 전문 인력 육성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 실장은 “산업 현장에서 실제로 AI를 활용하기 위해선 제조기업 내에 AI 관련 인력이 필수 배치되어야 한다”며 “재직자 교육 의무화 등을 통해 AI 운영 전문 인력을 양성한다면 충남 특화산업에 AI 융합 솔루션을 확산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최근 전 세계 제조업체들이 주목하는 것 중 하나가 사물인터넷(IoT), 스마트공장이다. 세계 경제의 저성장 흐름과 생산성 하락이 고착화하며 새로운 대안이 필요해지면서 각국이 스마트공장 설립에 나서고 있다. 독일의 자동차 부품 및 정밀기계 제조 기업인 보쉬는 2012년부터 독일 정부가 제조업 부흥전략으로 추진하고 있는 ‘인더스트리 4.0’에 따라 모든 장비의 디지털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인더스트리 4.0이 핵심 기술로 지목하는 것이 IoT와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로봇, 사이버물리시스템(CPS) 등이다. 미국 디트로이트 역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유령도시로 불릴 정도로 침체했으나 AI와 자율주행 중심 첨단 도시로 변모하면서 최근 과거의 활기를 되찾고 있다. 자동차 기업 포드는 버려진 디트로이트의 미시간 중앙역을 전기·자율주행차 연구센터로 재건했다. 국내에서 ‘제조 공정의 AI화(化)’라는 세계적 추세에 발 맞추고 있는 곳이 충남도다. 충남의 친환경 모빌리티산업 인공지능융합사업은 지난해 5월 충남연구원 컨소시엄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이 주관하는 ‘인공지능 융합(AI+X) 지역특화산업지원’ 공모에 선정되면서 본격 추진됐다. 충남은 올 12월까지 친환경 모빌리티 산업을 대상으로 AI 융합기술 5종(설계지능화, 공정지능화, 검사지능화, 예지보전, 공급망관리지능화)에 대한 AI 융합 솔루션을 개발해 제조 현장에 도입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8개 인공지능 솔루션 개발기업(공급기업)이 지금까지 12개 AI 융합 솔루션을 개발했고 7개 친환경 모빌리티 부품 제조업 기업(수요기업)이 현장 실증을 완료했다. 한국표준협회(KSA)와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가 참여한 실증 측정 결과, 이번에 개발한 인공지능 솔루션들은 모두 목표 성능을 만족했다. 인공지능 솔루션을 도입한 기업들의 생산성은 7% 이상 향상됐다. 불량률 감소와 생산비 절감 등으로 발생하는 효과는 연간 540억 원 이상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검사 지능화로 찾아내는 불량 제조업 전문 IT 솔루션 기업 에프원소프트(대표 오승호)는 AI 차체 프레임 용접 불량 검사 지능화 솔루션을 개발하는 공급기업으로 참여했다. 기존에 육안으로 진행했던 용접 불량 검사를 AI 기술을 통해 신속하고 정확하게 점검하는 것이 핵심 과제였다. 사업 기간 동안 구축한 AI 머신비전은 고성능 카메라와 레이저 모듈, 이미지 센서 등이 결합된 하드웨어 시스템으로 영상이나 이미지를 얻게 된다. 이후 딥러닝 알고리즘을 통해 목적에 맞는 정보만 추출해 작업을 진행한다. 자동차용 시트 프레임 전문 생산사인 대일공업(대표 문상인)은 수요기업으로 참여했다. 대일공업 측은 “AI 머신비전을 적용한 결과 불량 검사의 정확도가 기존에 비해 20% 이상 향상되고 불량 반품 비율이 개선되는 효과가 있었다”고 밝혔다. 업체 측은 AI 도입 이후 해당 생산라인의 연간 생산 비용을 1억 원가량 절감한 것으로 보고 있다. AI 기반 가상현실 솔루션 개발기업 페어립에듀(대표 이범준)는 ‘AI 기반 차량용 헤드업 디스플레이(HUD) 필름 불량 검사 지능화’ 솔루션을 개발하는 공급기업으로 참여했다. 페어립에듀에서 개발한 AI 머신비전은 인간의 시각을 대체하는 자동화 기술로 불량 필름 여부를 정확하게 파악한다. 이에 따라 검사 시간은 기존 1시간에서 15분으로 줄고 제품 생산성은 20% 늘었다. 이범준 페어립에듀 대표는 “AI 솔루션을 적용하면 5명이 수행하던 육안 검사를 더 이상 시행할 필요가 없다”며 “판별 정확도 역시 90% 이상 높아 검사 오류를 크게 낮춰 제품 품질관리에 기여하게 된다”고 말했다.● 설계, 구매 발주까지 스며든 AI 기술 디엘정보기술(대표 박수철)은 ‘AI 기반 친환경 모빌리티 설비 설계 지능화’와 ‘AI 기반 친환경 모빌리티 설비 제작 수요 예측’ 솔루션을 제공하는 공급기업으로 참여했다. 설계 지능화를 위해 수요기업인 휴민텍(대표 오성준)의 자동화 설비 설계에 특화된 AI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새로운 설비 설계의 특성 요소를 입력하면 AI가 기존 설비 설계 도면과 비교해 유사도 결과를 보여준다. 비교 검토 및 작성 시간은 기존 35분에서 25분으로 줄었고 생산성은 5% 넘게 올랐다. 디엘정보기술은 계절 특성과 휴일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한 비선형적 시계열 예측 모델을 AI 알고리즘에 추가했다. 이에 따라 작업자별로 품목 확보에 걸리는 시간이 기존 59.7일에서 54.3일로, 품목별 발주 및 입고 납기일이 기존 30일에서 10∼18일로 줄어들었다. 삼성디지탈솔루션(대표 남승일)은 ‘AI 활용을 통한 지능형 원부자재 구매발주 수요예측 시스템’을 개발해 AI 기반 수요예측 모형으로 효율적인 재고 관리 및 생산계획 수립이 가능하도록 도왔다. 이 기술은 이미지로 수신된 수주 데이터에서 제품 제조에 필요한 부품과 원자재 관련 데이터를 자동적으로 산출해 준다. 또 수요예측을 위한 내외부 데이터를 통합 수집하고 관리해 준다. 시계열 데이터 기반의 추세 분석으로 원·부자재의 수요를 예측하는 솔루션도 구축했다. 수요기업인 에스앤씨(대표 김성익)는 발주처의 보안 정책으로 인해 이미지 형태의 수주서를 받아 왔다. 이를 엑셀 파일로 바꾸는 과정에서 수식 오류나 입력 오류가 빈번했는데 이번 기술 개발로 원·부자재 수요 관리 예측 정확도와 업무 효율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생산성 향상 검증 결과 시험 기준 7% 이상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엑스투알(대표 이석희)은 ‘AI 기반 설비 및 품질의 공정 관리 최적화’ 솔루션을 개발해 공급했다. AI 솔루션을 통해 생산 공정의 불량 원인을 실시간으로 분석하는 것이 과제였다. 엑스투알은 수요기업인 광진기계(대표 권영직)의 이중 사출기에서 발생하는 불량 원인을 집중 분석하고 성형 불량 유형을 분류해 최적의 불량 원인 추론 AI 모델을 개발했다. 이번 개발에서는 불량률을 2.3%에서 0.5%로 줄이고, 생산조건 최적화는 7% 상승시키는 게 목표다.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11일 일본 오사카(大阪) 도심의 오사카 힐턴호텔 국기 게양대에는 일본 국기 옆에 낯선 초록색 깃발 하나가 걸렸다. 한자 ‘길 영(永)’을 형상화한 한국 정보기술(IT) 기업 영림원소프트랩(영림원)의 깃발이었다. 이날 영림원 전 직원 360여 명과 국내외 협력사 관계자 60여 명 등 420여 명이 이 호텔에 모여 창립 30주년 기념행사를 열었다. 직원들은 일본에서 3박 4일 워크숍도 진행했다. 그 정도 인원이 숙박하고 행사를 여니 5성급 호텔에서 VIP 대접을 해 준 것이다. 한국 기업이 적지 않은 비용을 들여 ‘한국 기업의 무덤’으로까지 불렸던 일본에서 워크숍을 연 이유가 뭘까.● 전 직원 3박 4일 일본행, 글로벌 진출 선언 영림원은 전사적자원관리(ERP) 회사다. ERP는 생산, 재무, 영업 등 회사 각 부문에 필요한 정보 시스템을 묶어 관리하는 프로그램이다. 영림원은 이날 해외 진출의 출사표를 냈다. 권영범 영림원 대표는 “오늘 본격적인 글로벌 진출을 선언한다”며 “그동안 회사의 해외 진출에 소수의 사람만 참여했지만 지금부터는 모든 직원이 ‘아시아 넘버1 ERP’ 목표에 동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림원이 일본 시장을 노리는 이유는 간단하다. 한국보다 기회가 많기 때문이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영림원 일본 파트너사 윙의 히야마 다이조(樋山泰三) 대표는 “일본은 저출산 고령화에 따라 노동인구 부족 문제가 심각해 (인력을 줄이는) ERP 구축 수요가 많다”고 설명했다. 현재 영림원의 일본 내 파트너사는 23곳. 이들과 함께 ‘가격’과 ‘글로벌화’를 무기로 일본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영림원 파트너사인 저스트이너프의 사이토 고지(斎藤幸治) 대표는 “상대적으로 소규모 기업들이 합리적인 가격에 모든 기능이 망라된 영림원 ERP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영림원 제품이 일본 국내에서만 쓰는 일본 현지 ERP와 달리 처음부터 글로벌 사용을 염두에 두고 제작한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일본 지렛대로 아시아 시장 공략 영림원이 일본 시장에 공을 들이는 이면에는 ‘동남아 진출’ 포석이 숨겨져 있다. 아시아, 특히 동남아에는 일본 기업이 상당수 진출해 있다. 영림원 베트남 법인을 운영하는 김진환 베트남 K시스템 조인트스톡 대표는 “일본 시장은 지리적으로 일본만 한정할 게 아니라 일본 기업이 진출한 국가로 봐야 할 것”이라며 “일본 기업들이 태국에 6000개, 베트남에 2000개가 진출한 만큼 일본을 공략하면 동남아 공략이 가능해진다”고 강조했다. 권오철 영림원 인도네시아 법인장은 “일본 기업의 동남아 진출 역사가 20∼30년이 지나 ERP 시스템도 노후화된 상태”라며 “하위 대기업부터 상위 중소기업까지 공략할 수 있다”고 전했다. 영림원은 지난해 575억 원인 연 매출을 2030년 1억 달러(약 1300억 원)로 늘리는 게 목표다. 권 대표는 “2030년까지 해외 매출 비중을 전체의 20∼25% 수준까지 늘리고 3년 내에 인공지능(AI) ERP 개발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오사카=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