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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대통령실 참모들과 내각 인사들에 “회의만 말고 대통령령으로 바꿀 수 있는 것들부터 빠르게 바꾸라”며 의료·연금·노동·교육 등 4대 개혁 성과물에 속도를 내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수석비서관회의와 국무회의에서 “4대 개혁 추진이 곧 민생”이라며 연내 성과 도출을 강조하고 있다. 정치권에선 이같은 발언을 두고, 다음달 10일 임기 반환점을 앞둔 가운데 낮은 국정 지지율에 대한 반전 카드가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빈손 정책’으로 평가받을 수 없다는 위기의식이 깔려있다는 해석이 나온다.윤 대통령은 29일 오전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남은 두 달, 정부는 무엇보다도 4대 개혁 과제 추진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며 개혁 추진 달성 의지를 밝혔다. 이어 의료개혁을 가장 시급한 과제로 지목한 뒤 “의료체계 정상화를 이끌 수 있도록 실손보험 개선안을 연내에 마련하하라”고 금융위원장과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지시했다.또 “교육개혁은, 핵심과제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성과를 창출해서 내년부터 확 달라진 교육환경을 체감할 수 있게 해야 한다”며 “유보통합은 충실한 의견수렴을 통해 연말까지 교원 자격 등 통합기준을 확정해 주기 바란다”고 시한도 못 박았다. 늘봄학교의 경우에도 “내년에는 초등학교 2학년까지 차질 없이 확대되도록 치밀하게 준비해 주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동아일보 통화에서 “대통령께선 전날 수석비서관회의에서도 ‘왜 자꾸 회의만 하냐 성과를 내라’고 재차 말씀하셨다”며 “예를 들어 근로시간 유연제처럼 근로 형태 바꾸는 문제나 정년 연장 문제 여러 가지가 있는데 ‘대통령령 개정으로 손볼 수 있는 것도 많은데 왜 자꾸 논의만 하느냐’고 하셨다”고 전했다.대통령실은 김건희 여사 특검법으로 여권 분열까지 우려되는 가운데 김 여사의 사과 형태와 시기 등을 둘러싸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김 여사의 직접 사과, 서면 사과, 윤 대통령의 국민 대담을 통한 설명 등 다양한 방안들을 검토하는 가운데 국회 국정감사가 종료될 무렵 다음달 초로 전망되는 제2부속실 공식 출범과 맞물려 여론 반응을 좀 더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북한이 정예 특수부대를 러시아에 파병한 반대급부로 핵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관련 기술을 러시아로부터 이전받을 수 있다고 한미일 3국 국가안보실장이 밝혔다. 러시아의 대북 핵미사일 기술 이전은 우리 정부가 정한 레드라인이다. 3국 안보실장은 이에 따른 단계별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25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진행된 신원식 국가안보실장과 제이크 설리번 미국 국가안보보좌관, 아키바 다케오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장 간 회의가 끝난 뒤 워싱턴 특파원들과 만나 “지금은 북한 병력이 러시아 동부에서 적응 훈련을 하는 단계이고, 그 다음 이 병력이 (우크라이나 쪽) 서부로 이동해 실제 전선에 투입되는 단계가 있을 수 있다”면서 “그 전선도 실제 총알이 빗발치는 전쟁터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군이) 후방에서 작전 지원을 하는 임무에 투입될 수도 있다”며 “후방에서 기지 경계를 한다든지 군수를 나르는 임무에 투입될 수 있고 여러 가지 많은 단계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이에 따라 러시아 측이 제공할 파병에 대한 반대급부와 관련해 “위성 기술이나 핵 또는 ICBM 관련 기술이 있을 수 있다”며 “또 재래식 전략, 북한이 부족해서 늘 요청하는 방공 관련 군사기술, 북한이 뒤떨어지는 항공기 관련 기술이 있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미일이 머리를 맞대고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대화를 나눴다”고 덧붙였다. 3국 안보실장은 이날 회의 뒤 공동 보도자료를 내고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적 밀착에 단호히 대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북한이 러시아에 병력을 배치하고 그 병력을 전장에서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사용할 가능성에 대해 중대한 우려를 표명했다”고도 했다. 존 커비 미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러시아에 파견돼 장비를 갖추고 훈련 중인 북한군이 3000명보다 많을 가능성이 있다”며 “(27일 전장 투입도) 분명히 가능하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우리 정부 대표단은 28일 벨기에 브뤼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본부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이사회(NAC)에 참석해 북한군 파병 동향을 브리핑한다. 대표단은 우크라이나 현지에 우리 군의 모니터링단을 파견하는 방안과 우크라이나군 지원 문제 등도 나토 측과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한국의 무기 지원을 놓고 의견 교환이 이뤄질 거란 관측도 나온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정부가 임신 초기 유·사산 휴가를 현행 5일에서 10일로 확대하고 배우자의 유·사산 휴가를 신설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일·가정 양립 우수 중소기업에는 내년부터 국세 세무조사를 유예해 주는 대책도 추진한다. 또 난임가정에 대한 의료비 지원도 확대해 기존엔 본인이 원치 않아도 난임 시술이 중단되면 반환해야 했던 지방자치단체 의료지원비를 앞으론 계속 지원받을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유혜미 대통령저출생대응수석비서관은 27일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출산율 제고를 위한 신규 정책과제를 발표했다. 유 수석은 우선 임신 초기(11주 이내) 발생한 유·사산에 대한 휴가 기간과 관련해선 “현재는 5일로 신체적 정신적 손상을 회복하기엔 충분치 않다”며 “10일로 휴가 기간을 확대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배우자의 신체적·정신적 회복을 도울 수 있도록 배우자 유·사산 휴가 제도도 신설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해당 계획은 입법 사항인 만큼 더 준비가 필요하다”며 국회 협조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유 수석은 “일·가정 양립 우수 중소기업이 국세 세무조사 대상으로 선정되면 내년 1월부터 세무조사 유예를 신청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지자체와 협의해 지방세 세무조사 유예 확대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난임 시술과 관련해 유 수석은 “그동안 난자 채취가 되지 않아 난임 시술을 받을 수 없게 된 경우 지방자치단체의 지원분을 반환해야 했다”면서 “난임 시술 중 본인이 원하지 않았으나 시술이 중단된 경우에는 지자체 의료비를 계속 지원토록 관련 지침을 개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이렇게 시술이 중단된 경우 현재 경기도를 제외하곤 다 지원금을 지급하지 않고 있고 지원금을 받아도 반환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다른 지자체에도 확대될 수 있도록 하려 한다”고 했다. 대통령실은 인구전략기획부 출범과 동시에 인구 전략 로드맵도 발표할 계획이다. 육아와 관련해 부정적 이미지를 줄 수 있는 용어의 변경도 추진된다. 유 수석은 “육아휴직 대신 육아몰입기간, 경력단절여성 대신 경력보유여성으로 변경하자는 등의 의견이 있다”면서 “저출생 대응에는 결혼·임신·출산·양육 관련 사회적 인식이 매우 중요하다. 사회적 의견을 수렴해 (용어) 변경을 추진하려고 한다”고 했다. 정부는 이 같은 대책을 종합해 30일 열리는 제5차 인구비상대책회의에서 구체적인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정부가 임신 초기 유·사산 휴가를 현행 5일에서 10일로 확대하고 배우자의 유·사산 휴가를 신설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일·가정 양립 우수 중소기업에는 내년부터 국세 세무조사를 유예해 주는 대책도 추진한다. 또 난임가정에 대한 의료비 지원도 확대해 기존엔 본인이 원치 않아도 난임 시술이 중단되면 반환해야 했던 지방자치단체 의료지원비를 앞으론 계속 지원받을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유혜미 대통령저출생대응수석비서관은 27일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출산율 제고를 위한 신규 정책과제를 발표했다. 유 수석은 우선 임신 초기(11주 이내) 발생한 유·사산에 대한 휴가 기간과 관련해선 “현재는 5일로 신체적 정신적 손상을 회복하기엔 충분치 않다”며 “10일로 휴가 기간을 확대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배우자의 신체적·정신적 회복을 도울 수 있도록 배우자 유·사산 휴가 제도도 신설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해당 계획은 입법 사항인 만큼 더 준비가 필요하다”며 국회 협조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유 수석은 “일·가정 양립 우수 중소기업이 국세 세무조사 대상으로 선정되면 내년 1월부터 세무조사 유예를 신청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지자체와 협의해 지방세 세무조사 유예 확대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또 난임 시술과 관련해 유 수석은 “그동안 난자 채취가 되지 않아 난임 시술을 받을 수 없게 된 경우 지방자치단체의 지원분을 반환해야 했다”면서 “난임 시술 중 본인이 원하지 않았으나 시술이 중단된 경우에는 지자체 의료비를 계속 지원토록 관련 지침을 개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이렇게 시술이 중단된 경우 현재 경기도를 제외하곤 다 지원금을 지급하지 않고 있고 지원금을 받아도 반환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다른 지자체에도 확대될 수 있도록 하려 한다”고 했다. 대통령실은 인구전략기획부 출범과 동시에 인구 전략 로드맵도 발표할 계획이다.육아와 관련해 부정적 이미지를 줄 수 있는 용어의 변경도 추진된다. 유 수석은 “육아휴직 대신 육아몰입기간, 경력단절여성 대신 경력보유 여성으로 변경하자는 등의 의견이 있다”면서 “저출생 대응에는 결혼·임신·출산·양육 관련 사회적 인식이 매우 중요하다. 사회적 의견을 수렴해 (용어) 변경을 추진하려고 한다”고 했다.정부는 이 같은 대책을 종합해 30일 열리는 제5차 인구비상대책회의에서 구체적인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우크라이나에) 살상 무기를 직접 공급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었는데 더 유연하게 북한군의 활동 여하에 따라 검토해 나갈 수 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이 직접 살상 무기 지원 가능성을 거론한 것은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뒤 공동 언론발표에서 ‘우크라이나에 한국 무기와 병력을 지원할 의향이 있느냐’는 폴란드 기자 질문에 “(북한의 러시아 파병을)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러-북 협력에 따라 북한이 특수군을 우크라이나 전쟁에 파견한다면 우리가 단계별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고, 또 한반도 안보에 필요한 조치들을 검토해 놓고 시행해 나갈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윤 대통령의 발언은 러시아가 한국에 보복을 위협한 뒤 나온 것이라 주목됐다. 러시아 인테르팍스통신 등에 따르면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교부 대변인은 23일 “한국이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면 안 된다”며 “안보를 위협할 수 있는 모든 조치에 가혹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단계별로 (북-러 군사협력의) 시나리오를 보면서 방어용 무기를 지원하는 것을 고려할 수도 있고 그 한도가 지나치면 마지막에 공격용까지 고려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윤 대통령 발언은) 우리 안보에 극단적으로 위협이 실증되는 상황을 가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본 교도통신은 이날 우크라이나 군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군 약 2000명이 훈련을 마치고 우크라이나 국경과 가까운 러시아 서부로 이동 중”이라며 “일부 장교는 이미 선발대로 러시아 서부 지역에 도착했다”고 전했다. 러시아 하원은 이날 북-러 상호 군사원조를 명시한 북-러 조약을 비준했다.尹, 직접 나서 ‘살상무기 지원’ 거론… 러 “가혹한 대응” 위협[北, 러시아 파병]尹 “북한군 활동따라 살상무기 검토”북한군 전선 투입-후속 파병 등 땐… ‘공격-방어용 살상무기’ 투입 관측백악관 “북한군, 투입땐 표적될 것”윤석열 대통령이 24일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의 활동에 따라 우크라이나에 살상무기 지원을 검토하겠다는 방침을 처음 밝히면서 북한군의 전선 투입과 1만여 명 후속 파병이 예상되는 올해 안에 우리 정부가 방어·공격형 등 살상이 가능한 무기들을 우크라이나에 전격 투입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날 일본 교도통신에 따르면 북한군 약 2000명이 우크라이나 국경지대의 러시아 서부로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정보원은 전날 12월까지 북한이 1만여 명을 파병할 것이라고 밝혔다.특히 윤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23일(현지 시간) 러시아 외교부가 “한국이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면 안 된다”며 “안보를 위협할 수 있는 모든 조치에 가혹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위협한 가운데 나왔다. 우리 안보에 미치는 위협이 심각하다면 러시아의 대북 첨단 무기기술 지원, 북한 파병 상황의 진전에 따라 러시아가 보복을 위협한 우크라이나 살상무기 지원이 가능하다고 맞대응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 파병 진전 따라 대응 수위 높일 듯윤 대통령은 이날 “러-북 협력에 기해 북한이 특수군을 우크라이나 전쟁에 파견한다면 우리가 단계별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고 또 한반도 안보에 필요한 조치들을 검토해 놓고 시행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정부 소식통은 “윤 대통령이 ‘북한군 활동’을 특정한 만큼 현지에서 북한군의 전쟁 개입 강도나 전황에 따라 우리 정부 대응도 단계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현재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 3000여 명은 다수 훈련시설로 분산돼 훈련을 받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이 일부 점령한 러시아 남서부 쿠르스크 일대로 북한군이 배치되고, 러시아 영토 탈환 작전에 투입돼 살상 행위 등이 확인될 경우, 북한이 12월까지 병력 1만여 명을 추가로 러시아에 파병할 경우, 북한군이 러시아군이 점령한 우크라이나 영토인 동부 도네츠크 등 여러 전선에 투입돼 전쟁 영향력이 극대화되는 경우 등 단계에 따라 정부가 대응 수위를 높여 갈 수 있다는 것. 특히 이에 대한 반대급부로 러시아가 북한에 핵미사일 고도화를 위한 기술을 지원하는 정황이 포착돼 우리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될 경우를 정부는 공격용 살상무기 지원의 ‘레드라인’으로 보고 있다.정부는 공격용 무기뿐만 아니라 방어용으로 분류되는 무기들도 살상무기로 볼 수 있다는 입장이다. 공격용 무기 지원에 앞서 각각 전투기와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천궁-1, 천궁-2 등이 지원 가능한 무기로 평가된다. 공격용 무기로는 지난해 우회 지원한 바 있는 155mm 포탄 직접 지원이나 K9 자주포, 천무 다연장로켓 등 우리 군 주력 전력도 거론된다. 정부는 단계적 대응 조치 중 하나로 전장에 전력 탐색, 북한군 포로 및 탈출자 신문 등 역할을 수행하는 참관단을 파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김용현 국방부 장관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북한 김정은이 자기 인민군을 불법 침략전쟁의 총알받이로 팔아넘긴 것”이라며 “말이 파병이지 파병이 아니라 ‘용병’이라는 표현이 적절하다”고 밝혔다.이날 국민의힘 한기호 의원이 신원식 국가안보실장에게 파병된 북한군을 공격하자고 제안하는 텔레그램 문자가 국감 과정에서 포착돼 국방위가 파행을 빚었다. 한 의원은 “우크라이나와 협조가 된다면 북괴군 부대를 폭격, 미사일 타격을 가해서 피해가 발생하도록 하고 이 피해를 북한에 심리전으로 써먹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신 실장은 “잘 챙기겠다”고 답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전혀 검토한 바 없다”고 했다.● 백악관 “北, 정당한 표적 될 것”미국 백악관은 23일(현지 시간) 파병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기자회견에서 “훈련을 마친 북한군이 러시아 서부로 이동해 우크라이나군과 교전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때 (우크라이나군의) “‘정당한 표적(fair target)’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군을 상대로 자신을 방어하듯 북한군을 상대로 자신을 방어할 것”이라고 했다.미국 외교안보 전문매체 포린폴리시(FP)는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비살상용 군수물자 지원을 무기 지원으로 전환하는 안을 내놨는데 이는 지구 반대편으로 전쟁이 확대되는 것”이라며 “러시아 쿠르스크에서의 전쟁이 한국의 대리전으로 바뀔 수 있다”고 분석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24일 “당 대표는 당무를 통할(統轄)한다”며 대통령 배우자 등의 비위를 감찰하는 특별감찰관 추천을 원내 사안이라고 밝힌 친윤(친윤석열)계 추경호 원내대표의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 한 대표가 김건희 여사 리스크 해소를 이유로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과 별개로 특별감찰관 추천 속도전에 나서자 친윤계는 “독선과 독단의 정치”라고 반발했다. 대통령실도 “북한 인권 문제는 당의 정체성과 연결된 문제”라며 한 대표를 정조준했다. 한 대표를 비롯한 친한(친한동훈)계와 대통령실-친윤계 간 ‘김건희 내전’이 확전하는 양상이다. 여권 전체가 김 여사 문제의 수렁에 빠진 가운데 ‘K칩스법’(조세특례제한법) 등 민생 법안 통과에 정부 여당이 손을 놓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가 출범한 지 반환점을 도는 시점에서도 특별감찰관 추천 절차를 실질적으로 진행하지 못했다”며 “국민은 대통령 주변을 관리하는 것을 막기 위해 정치 기술을 부리는 것이라고 오해할 것”이라며 특별감찰관 추진을 재차 강조했다. 한 대표는 이어 “당 대표는 법적 대외적으로 당을 대표한다. 원내든 원외든 당 전체의 업무를 총괄하는 임무를 당 대표가 수행하는 것”이라며 “당 전체를 총괄하는 사람을 뽑는 것이기 때문에 당 대표를 뽑는 전국 규모 선거를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대표가 당헌상 당 대표 권한을 들어 전날 추 원내대표의 주장을 반박한 것이다. 친윤계는 한 대표의 특별감찰관 추진에 강하게 반발했다. 권성동 의원은 “당론 변경의 최종 의사결정권자는 의원총회”라며 “한 대표가 의원총회에 제안을 하고, 의원총회에서 논의를 해서 결정을 해야 되는데 그런 절차 없이 무작정 ‘내 뒤를 따르라’ 아니냐”고 했다. 대통령실 출신 친윤계 의원은 “당 대표가 아닌 친한계 계파 대표 노릇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韓 “원내든 원외든 당대표가 총괄”… 친윤 “독선 독단의 정치”[與 ‘김건희 내전’]김건희 겨냥 ‘특별감찰관’ 놓고 확전… 韓, 예고없이 국감장 돌며 ‘원내 업무’친한 “北인권이사 연계, 당론 아니다”… 용산 “北인권은 당 정체성의 문제”당내 “표대결땐 다 망해” 우려 나와“원내든 원외든 당 전체의 업무를 총괄하는 임무를 당 대표가 수행하는 것이다.”(국민의힘 한동훈 대표)“특별감찰관 추천과 북한인권재단 이사 선임 연동은 우리 당론이다. 당론을 변경하려면 원내대표와 상의를 사전에 해야 했다. 독선, 독단의 정치다.”(국민의힘 권성동 의원)한 대표는 24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힘 당헌 제25조 “당 대표는 법적 대외적으로 당을 대표하고 당무를 통할한다”는 문구를 직접 언급했다. 전날 자신이 김건희 여사 문제를 겨냥해 특별감찰관 추천을 진행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추경호 원내대표가 “특별감찰관 추천은 원내 사안”이라고 선을 긋자 곧바로 반박한 것. 특히 한 대표는 이날 예고 없이 오후 국회 본청에서 열린 9개 상임위 국감 현장을 차례로 방문해 상임위원장 및 여야 의원들과 악수하고 인사를 나눴다. 당내에선 “당 대표가 원내 업무도 총괄하는 모습을 의도한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왔다.반면 대통령실은 한 대표가 특별감찰관과 북한인권재단 연계를 풀자고 주장한 데 대해 “북한 인권 문제는 당의 정체성과 연결된 문제”라며 “국민 입장에서 ‘국민의힘이 북한 인권 문제와 관련된 헌법적 가치 등에 관심이 없다’는 오해를 야기하면 안 된다”고 비판했다. 친윤(친윤석열)계인 권 의원도 공개적으로 “검사 수사하듯이 하지 말라”며 가세했다. 당 내부에선 “두 사안을 연계한 것은 원내 협상 전략이다. 협상 카드를 스스로 포기하라는 요구는 자해적 발상”이란 지적도 나왔다.특별감찰관 문제를 둘러싸고 집권 여당 대표와 원내대표 간 권한 다툼까지 번지면서 친한(친한동훈)과 대통령실·친윤 간 ‘김건희 내전’에 돌입한 모양새다.● 韓 “당 대표가 당 전체 총괄”추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의원 단체 텔레그램 방에 “국감을 다 마치고 의원님들 의견을 듣는 의원총회를 개최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친한계 의원들이 전날 밤 줄줄이 메시지를 올려 의총 소집을 요구한 데 대해 답변한 것. 다만 원내 지도부는 국정감사 마지막 일정인 11월 1일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 뒤 의총 개최를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친한계는 “다음 주 중에는 의총을 열어야 한다”고 압박했다. 한 친한계 재선 의원은 “우리 당에서 특별감찰관에 반대하는 의원이 현재 스코어로 몇 명이냐 되겠느냐”며 자신감을 보였다.한 대표는 이날 “당 대표 임무와 관련해 제가 오해가 없도록 한 말씀 드린다”며 “당 전체를 총괄하는 사람을 뽑는 것이기 때문에 당 대표를 뽑는 전국 규모 선거를 한 것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전날 추 원내대표는 원내대표의 권한을 근거로 “누구 한 사람이 쉽게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했는데, 한 대표가 이를 넘어서는 당 대표의 통할권을 강조한 것. 그러면서 “정부 여당은 변화하고 쇄신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의 헌정 파괴 쇼에 단호히 맞설 것이다. 당 대표로서 맨 앞에 서겠다”고 말했다.한 대표 측은 이날 특별감찰관과 북한인권재단 이사 연계가 당론이 아니었다는 점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대통령실과 친윤계에서 특별감찰관-북한인권재단 연계가 당론이라고 언급하며 원내에 힘을 실었다.● 친윤 “대통령과 싸우다 안 되니 원내대표랑 싸워”친윤계에서는 한 대표가 통할권을 앞세워 특별감찰관 추진을 밀어붙이는 데 대한 반발이 터져 나왔다. 친윤 핵심 의원은 “대통령과 싸우다 안 되니까 원내대표하고 싸우려는 거냐”며 “정말 울화통이 터진다”고 말했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당 최고위에서 “대통령인 당원을 비판할 때는 적어도 일정한 금도가 있어야 한다”고 한 대표를 정면 비판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도 “특별감찰관도 당연히 추진해야 하지만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을 불편해하는 더불어민주당을 압박하는 카드를 지레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당내에선 “이러다 의원총회에서 친윤-친한 간 표 대결을 벌이는 것 아니냐. 다 같이 망하자는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한 중진 의원은 “의총에서 특별감찰관에 동의하면 동의하는 대로 반대하면 반대하는 대로 세력 간 간극이 더 벌어질 것”이라며 ‘심리적 분당’을 걱정했다.민주당은 한 대표의 특별감찰관 추진에 대해 “‘김건희 특검’을 막기 위한 물타기 의도”라며 반발했다.정치권에선 “한 대표가 국감 진행 중 들어가 의원과 증인의 발언이 중단된 게 적절해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왔다.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조권형 기자 buzz@donga.com안규영 기자 kyu0@donga.com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은 한국을 국빈 방문 중인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24일 정상회담을 열고 국산 K2 전차 2차 이행계약의 성공적인 협상 타결을 위해 힘을 모으기로 했다. K2 전차 2차 계약 규모는 70억 달러, 약 9조7000억 원으로 10조 원에 가깝다. 단일 무기 체계 계약 규모로는 K방산 수출 역사상 최고치다. 계약은 폴란드 독립기념일인 다음 달 11일 체결될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이날 회담 후 공동 언론 발표에서 “양국이 연내 타결을 목표로 협의 중인 K2 전차 2차 이행계약을 포함해 한-폴란드 방산 협력이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양국 정부가 적극 지원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두다 폴란드 대통령은 “폴란드 군 통수권자로서 한국과 폴란드의 방산 협력에 대해 굉장히 만족한다”며 “한국 무기 K2 전차, 천무(다연장로켓), K9 자주포를 직접 운용하는 폴란드 군인들과 대화해 본 결과 그들은 한국산 무기를 매우 높이 평가했다”고 전했다. 폴란드는 앞서 우리 정부와 2022년 7월 442억 달러(약 60조9200억 원) 규모의 방산 수출 총괄 계약을 체결했다. 이 중 같은 해 1차로 123억2000만 달러(약 17조 원) 규모의 K2 전차, K9 자주포, FA-50 경전투기, 천무 다연장로켓 수출 이행계약을 맺었다. 2차로는 지난해 12월 K9 자주포, 올해 4월 천무까지 43억1000만 달러(약 6조 원) 상당의 이행계약이 체결됐다. 정부 소식통은 “폴란드와 70억 달러 중 우리 정부가 얼마만큼의 수출 금융 지원을 할 수 있는지를 놓고 막바지 협상을 진행하는 중”이라며 “협상은 순조로우며 큰 변수가 없다면 다음 달 11일 계약이 체결될 것”이라고 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23일 대통령 배우자 등의 비위를 감찰하는 특별감찰관 추천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여권은 북한인권재단 이사를 더불어민주당이 추천해야 특별감찰관을 추천할 수 있다며 두 사안을 연계해 왔다. 윤석열 대통령은 21일 한 대표와의 면담에서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부터 해야 한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표는 이를 공개적으로 반박하며 두 사안의 연계를 끊고 김 여사 문제 해결을 위해 특별감찰관부터 추진하겠다는 것. 대통령실과 친윤 원내지도부에서 반박이 나오면서 갈등이 격화되는 양상이다. 한 대표는 또 “11월 15일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1심 선고 전까지 김건희 여사와 관련한 국민들의 요구를 해소한 상태여야 한다”며 윤 대통령에게 김 여사 문제 관련 3대 요구사항 수용의 데드라인도 처음 제시했다. 김 여사 문제 해법을 둘러싸고 윤 대통령과 한 대표 간 극명한 인식 차를 드러낸 면담 이후 한 대표가 독자 노선으로 정면 돌파를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 대표는 23일 당 확대당직자회의에서 “21일 윤 대통령과 면담 과정에서 특별감찰관 추천 절차를 실질적으로 진행하겠다고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특별감찰관 추천에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이 전제조건이라는 것은 지금 상황에서는 국민들의 공감을 받기 어렵다”고 했다. 대통령실은 “여야가 합의해 특별감찰관을 추천하면 임명할 것”이라는 원론적 입장을 되풀이하면서 “여당에서 특별감찰관과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 문제를 연계했다고 했기 때문에 당에서 해결할 문제”라고 말했다. 한 고위 관계자는 “민주당에서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을) 받아오지 못하면서 퍼줄 생각만 한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도 “특별감찰관 추천은 원내 사안”이라며 “누구 한 사람이 결정한다고 해서 의원들 의견이 쉽게 모일 일은 아니다”라고 반발했다.한동훈 “11월 15일전까지” 김건희 리스크 해소 데드라인 압박[尹-韓 정면충돌]빈손 면담 뒤 첫 조치 ‘특별감찰관’ 추진“쇄신 못하면 민주당 정권 맞게 될 것”… 北인권재단 이사 추천 연계도 안해추경호 “한사람이 결정할 일 아니다”… 尹은 韓 면담뒤 “왜 일을 이렇게” 불만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이 김건희 여사 문제 해법과 관련한 3대 요구를 21일 면담에서 거부한 뒤 첫 조치로 특별감찰관 임명 절차 추진을 공식화한 건 앞으로 김 여사 리스크 해소 방안을 독자적으로라도 찾겠다는 선언으로 풀이된다. 3대 요구를 당장 윤 대통령이 수용하는 것은 기대하기 힘든 상황에서 한 대표가 국회에서 추진할 수 있는 제도적 해결책으로 윤 대통령 압박에 나선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한 대표는 “지금 우리가 변화하고 쇄신하지 못하면 ‘민주당 정권’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며 윤 대통령을 향한 압박 수위도 끌어올렸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윤 대통령 국정 운영 지지도가 20%대에 머무는 상황에서 ‘김건희 리스크’를 해결하지 않으면 국정 동력을 잃고 정권을 넘겨줄 수밖에 없다는 경고”라고 설명했다. 반면 윤 대통령은 면담 뒤 일부 참모에게 “문제 제기에 구체성이 없다. 다짜고짜 (김건희 라인을) 자르라고 했다. 그 사람들이 무슨 잘못을 했는데”라며 “선후 관계도 안 맞는다. 왜 일을 이렇게 하는가”라며 한 대표를 비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표의 ‘김건희 라인’ 인적 쇄신 요구를 일축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통령실은 한 대표의 특별감찰관 카드에 대해서도 “야당에 좋은 카드를 불쑥 던졌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 “특별감찰관 임명해야 특검법 공세 막아” 한 대표는 당 대표 취임 뒤 처음으로 연 23일 확대당직자회의에서 작심한 듯 특별감찰관 임명 추진 계획을 들고나왔다. 한 대표는 “특별감찰관 추천이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의 전제조건이라는 것은 지금 상황에서는 국민들의 공감을 받기 어렵다”며 “더불어민주당의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결국 관철시킬 것이지만 특별감찰관 추천 절차를 그 이후로 미루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에게도 면담 과정에서 특별감찰관 추천 절차를 실질적으로 진행하겠다는 말을 했다”며 “특별감찰관 임명 문제는 민주당과의 약속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과의 약속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친한(친한동훈)계 핵심 관계자는 “특별감찰관을 임명하면 야당의 ‘김건희 특검법’ 공세를 막아내는 데 훨씬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 대표 계획의 핵심은 특별감찰관 임명 문제와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 문제 연계를 분리하는 것이다. 그동안 국민의힘은 특별감찰관과 북한인권재단 이사 임명 절차는 동시에 착수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반면 민주당은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과 별개로 특별감찰관을 임명하라는 입장이었다. 사실상 한 대표가 국회 차원에서 특별감찰관 임명에 속도를 낼 수 있는 국면 전환을 시도한 것이다. 이는 21일 윤 대통령과의 면담 결과에 대한 반격으로 보인다. 당시 면담에서 윤 대통령은 한 대표의 특별감찰관 임명 요구에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이 먼저”라며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한 대표는 특별감찰관 추진 계획을 밝히면서 3대 요구 수용 등 김 여사 리스크를 반드시 해소해야 할 ‘데드라인’으로 다음 달 15일 전을 들었다. 그는 “민주당 대표의 범죄 혐의에 대한 재판 결과들이 다음 달 15일부터 나온다. 민주당이 집권하면 안 될 거라는 점, 많은 국민들께서 점점 더 실감하시게 될 것”이라며 “그때 우리는 김건희 여사 관련 국민들의 요구를 해소한 상태여야만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1심 선고가 나오는 날로, 그 전까지 김 여사 문제를 해결해야 이 대표를 향한 공세도 설득력을 얻는다는 것이다.● 대통령실, 원내지도부 반발 대통령실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여야가 합의해 특별감찰관을 추천하면 임명할 것”이라면서도 “당에서 해결할 문제”라고 말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특별감찰관 추천은 5년 동안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을 미뤄 온 게 여야 합의가 안 돼서 그런 것이니 빨리 임명하라는 게 면담 당시 윤 대통령의 설명”이라며 “현재 유지되고 있는 당론대로 여야 합의를 빨리 하라는 데 방점이 있다”고 말했다. 속도를 내자는 한 대표 주장에 선을 그으며 공을 다시 당 원내지도부로 넘긴 것이다.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특별감찰관 국회 추천은 원내 사안이다. 이것은 누구 한 사람이 쉽게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라며 “원내 최고 의사결정기구는 의총이고 거기에 의장은 원내대표”라고 말했다. 당 대표가 결정할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원내 핵심 관계자는 “야당이 주장할 법한 특별감찰관 임명 추진을 의원들이 동의하겠나”라고 말했다. 이에 친한계 배현진 의원은 의원 텔레그램방에 “추 원내대표는 이번 정부 내 특별감찰반 도입을 혹시 원천 반대하느냐”고 반박 글을 올렸다. 대통령실은 김 여사 문제 해결 데드라인을 제시한 데 대해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한 대표가 저렇게 계속 과격하게 가면 안 된다”고 말했다.특별감찰관대통령 배우자와 4촌 이내 친족, 수석비서관 이상 대통령실 공무원을 감찰하는 기구. 국회에서 후보 3명을 추천하면 대통령이 이 가운데 1명을 지명하고 국회 인사청문을 거쳐 임명한다.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5년 3월 도입됐지만 이석수 초대 특별감찰관이 1년 반 만에 사임한 뒤 8년 넘게 공석이다.조권형 기자 buzz@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21일 면담에서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둘러싸고 충돌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표가 “김건희 특검법 재표결 때 30명의 의원을 설득했다. 여론 상황이 악화하면 앞으로 김건희 특검법을 더 막기 어려운 상황이 올 수 있다”고 말하자 윤 대통령은 “우리 의원들이 헌정을 유린하는 야당과 같은 입장에 선다면 나도 어쩔 수 없는 것 아니겠냐”고 응수한 것으로 22일 전해졌다. 윤 대통령이 김건희 여사 관련 3대 요구를 수용하지 않으면 여당의 8표 이탈표로 야당이 발의한 세 번째 김건희 특검법이 국회 본회의 재표결에서 통과될 수도 있다는 한 대표의 우려를 윤 대통령이 압박으로 받아들이며 극명한 인식 차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여권에선 김건희 특검법이 윤-한 갈등의 핵심 뇌관으로 떠올랐다는 평가가 나왔다. 윤 대통령은 22일 10·16 재·보궐선거에서 승리한 부산 금정구 범어사를 방문한 자리에서 “여러 힘든 상황이 있지만 업보로 생각하고 나라와 국민을 위해 좌고우면하지 않고 일하겠다. 돌을 던져도 맞고 가겠다”고 했다. 한 대표는 재·보선에서 승리한 인천 강화군을 찾아 “오직 국민만 보고 민심을 따라서 피하지 않고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면담 이후 첫 입장을 냈다. 이어 친한(친한동훈)계 의원들과 긴급 만찬 회동을 갖고 면담에 따른 후속 조치 등을 논의했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 모두 김 여사 문제를 둘러싼 각자의 입장에서 물러나지 않겠다는 뜻을 드러냈다는 해석이 나온다. 21일 비공개로 나눈 면담 내용을 함구했던 대통령실과 한 대표 측은 하루 만인 22일 양측이 주고받은 대화를 공개했다. 한 대표는 전날 면담에서 “지금 민심이 좋지 않다”며 “김 여사 재표결 때 반대표가 104표였다. 당내 상황도 녹록지 않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한 대표는 “선제적으로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김건희 여사 관련 대통령실 내 인적 쇄신과 김 여사의 대외 활동 중단, 김 여사 의혹 규명 절차 협조 등 김 여사 리스크 해결을 위한 3대 요구사항 수용을 촉구했다. ‘김건희 리스크’ 해소를 위한 적극적인 조치 없이 민심이 악화될 경우 윤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예상되는 김건희 특검법 재표결 때 여당 내 이탈표가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이에 윤 대통령은 “그동안 우리 당 의원들이 위헌적이고 헌정을 유린하는 법에 브레이크를 걸어 다행이고 감사한 일”이라며 “의원들의 생각이 바뀌면 나로서도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의원들을 믿는다”라고 했다고 한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위헌 법안에 찬성하는 여당 의원이 과연 있겠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한 대표는 윤 대통령에게 ‘김건희 라인’ 8명을 거론하면서 “호가호위하고 친분을 과시하는 인사들에 대한 정리가 필요하다”며 경질 등 인적 쇄신을 요구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인적 쇄신은 내가 해야 하는 일”이라며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가 있는지 이야기를 해줘야 조치를 할 수 있다”고 답했다고 대통령실이 전했다.韓 ‘특검법 방어불가’ 언급에… 尹 “헌정 유린 야당 같은 입장”[尹-韓 빈손회담 후폭풍]김건희 특검법韓 “이번엔 의원 30명 설득했지만…” 尹 “우리당 의원들을 믿는다” 일축친한 “대통령, 상황 인식 다른것 같아”… 친윤 “韓도 신뢰회복 위해 노력해야”“김건희 여사 특검법 처리 때 30명을 설득했는데 선제적으로 조치를 취하지 않아 여론이 악화되면 특검법을 더 막기 어렵다.”(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우리 당 의원들이 헌정 유린하는 야당과 같은 입장을 취할 경우 나로서도 어쩔 수 없겠지만 나는 우리 당 의원들을 믿는다.”(윤석열 대통령)21일 윤 대통령과 한 대표 간의 81분 면담에서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둘러싸고 팽팽한 신경전이 벌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이 김 여사 관련 3대 요구를 수용해 ‘김건희 리스크’를 해소하지 않으면 김 여사 특검법 이탈표를 막을 명분이 없다는 한 대표의 지적을 윤 대통령이 압박으로 받아들이며 직접 ‘위헌적인 법안에 대해 여당 의원들이 찬성하진 않을 것’이라고 일축한 것이다. 한 대표의 특검법 거론에 윤 대통령이 불쾌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면서 향후 ‘김건희 특검법’ 재표결 과정에서 윤-한 갈등이 더욱 격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윤-한, 김건희 특검법 둘러싸고 충돌한 대표는 이날 면담에서 “지금 민심이 좋지 않다. 당내 상황도 녹록지 않다”며 “선제적으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김건희 특검법을 막기 어려운 상황이 올 수 있다”는 우려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표결 때 의원 30명을 설득하는 등 여당 내 이탈표를 최대한 막기 위해 노력했으니 이제는 김 여사 관련 3대 요구사항을 윤 대통령이 수용해야 한다는 취지다.이에 윤 대통령은 “특검과 검찰 수사라는 것은 객관적 혐의와 단서가 있어야 하는 건데 정치적 의혹만으로 믿고 싶다고 진행하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이어 한 대표에게 “여당이 위헌적이고 헌정을 유린하는 법에 브레이크를 걸어서 다행이고 감사하다”면서도 여당 의원들이 돌아선다면 막을 방법이 없지만 의원들을 믿는다고 했다는 것이다.여권 고위 관계자는 22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윤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특검법 이탈표 우려에 대해 아주 솔직한 심정을 털어놓은 것”이라면서도 “의원들의 입장이 달라지면 어쩔 수 없다는 게 반드시 특검법을 수용할 수 있다는 취지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여권에선 윤 대통령과 한 대표가 면담에서 ‘김건희 리스크’ 해법을 둘러싼 간극을 확인한 만큼 향후 특검법 재표결이 당정 관계의 뇌관으로 자리 잡게 됐다는 해석도 나온다. 특검법이 재발의될 때마다 강조해 온 여당의 단일대오에 균열이 생기면 공멸로 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적어도 다음 달 15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선고 전까지는 당정이 화합하는 장면을 만들어내도록 매진해야 되고, 면담도 그런 차원에서 고려된 행사”라며 “적전 분열만큼은 피해야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용산 상황 인식 안이” “당정관계 파괴”한 대표의 3대 요구사항 등을 윤 대통령이 사실상 거부하면서 김건희 특검법을 둘러싼 당내 충돌도 본격화됐다. 친한(친한동훈)계에선 “대통령실이 이것도 싫고 저것도 싫고 그러면 뭘 어떻게 하려는 건지 답답하다”는 목소리가 나왔고 친윤(친윤석열)계는 “친한계가 당정 관계를 파괴하고 있다”며 반발했다.친한계 핵심 인사는 이날 통화에서 “윤 대통령이 김건희 특검법을 막을 명분을 만들어 줘야 하는데 상황 인식이 다른 것 같다”고 말했다. 친한계인 김종혁 최고위원도 “대통령실의 인식은 상황을 너무 좀 안이하게 보는 게 아닐까 하는 그런 우려가 좀 있다”며 “여론이 나빠지면 홧김에라도 (일부 의원이) 이탈을 해서 혹시라도 민주당의 법안(김건희 특검법)이 통과될까 봐 상당히 걱정된다”고 말했다. 친한계 내부에선 “제3자 추천 김건희 특검법도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왔다.친윤계는 김 여사 특검법 저지를 위한 단일대오를 재차 강조하는 입장이다. 대통령실 국정기획비서관 출신인 강명구 의원은 “지금은 단일대오로 야당의 입법 폭주를 막아야 한다”며 “파상공세 탄핵까지 얘기하는 마당에 우리가 똘똘 뭉쳐야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윤 대통령이 한 대표의 의견을 경청한 만큼 한 대표도 대통령과의 신뢰 회복을 위해서 조금 노력해 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북한이 특수부대를 러시아에 파병하자 대통령실이 우크라이나에 공격용 무기까지 지원할 수 있다고 22일 밝혔다. 북한이 대규모 추가 파병을 진행하거나 이에 대한 반대급부로 러시아가 북한에 첨단 무기 기술 등을 지원해 ‘레드라인’을 넘는다면 전장에서 북-러에 치명적인 무기를 지원하는 방안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북-러 군사협력의 단계별로 앞으로 시나리오를 보면서 방어용 무기 지원을 고려할 수 있고, 한도가 지나치다 싶으면 마지막에 공격용 (무기)까지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정부 관계자는 “모든 무기는 살상이 가능한데 과거엔 그냥 공격용이었다면 이제는 (방어용과 공격용이) 구분이 안 된다”고도 했다. 공격용 무기에 앞서 우선 지원을 검토하는, 전투기를 요격하는 천궁-1 방공 미사일 등 방어용 무기도 사실상 살상 무기로 봐야 한다는 의미다. 천궁-1은 지원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날 정부는 용산 대통령실에서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의를 열어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이 관계자는 또 북한이 러시아 파병을 통해 기대하는 ‘예상 이득’으로 핵미사일 고도화, 고급 군사기술 이전, 재래식 무기 성능 개량, 북한군의 실전 능력 배양 등을 언급하며 “이는 대한민국 안보에 치명적 위협”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북한 정찰위성을 다시 성공시키는 데 러시아가 도움을 준다면 우리에 대한 북한의 감시 능력이 확대되는 것”이라고 했다. 정찰위성 기술은 러시아가 이전 가능한 핵심 첨단 무기 기술 가운데 하나로, 현재 북한은 서해 동창리 발사장에서 군사정찰위성 발사를 위한 로켓 엔진 연소 시험을 실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우크라에 천궁-155㎜ 포탄 등 직접 보낼수도정부 “공격용 무기 지원 검토” 정부는 이날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을 ‘군사적 야합’으로 규정하고, 단계별 시나리오에 따라 공격용 무기까지 우크라이나에 지원 가능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간 정부는 우크라이나에 국산 지뢰 제거 전차와 방호복, 트럭 등 비살상 무기만 지원해 왔지만 북한 파병 및 러시아의 첨단 무기 기술 이전 등으로 안보 위협이 가중됐다고 판단되면 방어용 무기를 시작으로 공격용 무기까지 보낼 수 있다는 의미다.우선 대표적인 방어용 무기론 적의 탄도탄·항공기를 요격할 수 있는 천궁 계열의 지대공 유도무기가 있다. ‘한국형 패트리엇’으로 불리는 천궁-2는 탄도미사일을, 천궁-1은 전투기를 각각 요격할 수 있다. 우크라이나도 러시아의 미사일 파상 공세를 막아낼 방공무기가 매우 필요한 상황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천궁-2는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등에서 최근 도입을 결정해 추가 물량이 부족한 탓에 일단 천궁-1 지원 가능성에 더 무게가 실린다. 휴대용 지대공 유도무기와 드론을 무력화할 수 있는 재밍 장비 등도 지원 대상으로 거론된다.북한군의 파병 확대 등 사태가 최악으로 치달으면 정부는 공격용 무기까지 ‘지원 리스트’에 더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155mm 포탄이 가장 유력하다. 매일 러시아와 소모전을 지속 중인 우크라이나는 당장 포병 전력을 뒷받침할 155mm 포탄이 가장 절실하다. 우리 정부는 이미 155mm 포탄 50만 개를 미국을 통해 우크라이나에 우회 지원한 바 있다. 군 소식통은 “북-러 군사결탁이 노골화할 경우 정부가 직접 제공하는 카드를 꺼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국산 무기의 대표 격인 K9 자주포와 K2 전차를 비롯해 천무 다연장로켓 등 고위력 공격무기가 우크라이나에 지원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일각에선 180km 밖 표적을 수 m 오차로 타격할 수 있는 전술지대지유도무기(KTSSM)도 거론된다.정부는 무기 지원과 별도로 전장에 파병된 북한군 전력을 탐색하기 위한 참관단 파견 방안도 우선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참관단은 국군정보사와 방첩사 등에서 북한군 전술을 연구하는 군인, 군무원 등으로 구성될 것으로 보인다. 군 소식통은 “참관단이 현지에서 우크라이나군에 포로로 잡히거나 탈출한 북한군을 신문하는 역할을 수행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김건희 여사 특검법 처리 때 30명을 설득했는데 선제적으로 조치를 취하지 않아 여론이 악화되면 특검법을 더 막기 어렵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우리 당 의원들이 헌정 유린하는 야당과 같은 입장을 취할 경우 나로서도 어쩔 수 없겠지만 나는 우리 당 의원들을 믿는다.”(윤석열 대통령)21일 윤 대통령과 한 대표 간의 81분 면담에서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둘러싸고 팽팽한 신경전이 벌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이 김 여사 관련 3대 요구를 수용해 ‘김건희 리스크’를 해소하지 않으면 김 여사 특검법 이탈표를 막을 명분이 없다는 한 대표의 지적을 윤 대통령이 압박으로 받아들이며 직접 ‘위헌적인 법안에 대해 여당 의원들이 찬성하진 않을 것’이라고 일축한 것이다. 한 대표의 특검법 거론에 윤 대통령이 불쾌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면서 향후 ‘김건희 특검법’ 재표결 과정에서 윤-한 갈등이 더욱 격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 윤-한, 김건희 특검법 둘러싸고 충돌한 대표는 이날 면담에서 “지금 민심이 좋지 않다. 당내 상황도 녹록지 않다”며 “선제적으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김건희 특검법을 막기 어려운 상황이 올 수 있다”는 우려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표결 때 의원 30명을 설득하는 등 의원 여당 내 이탈표를 최대한 막기 위해 노력했으니 이제는 김 여사 관련 3대 요구사항을 윤 대통령이 수용해야 한다는 취지다. 이에 윤 대통령은 “특검과 검찰 수사라는 것은 객관적 혐의와 단서가 있어야 하는 건데 정치적 의혹만으로 믿고 싶다고 진행하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이어 한 대표에게 “여당이 위헌적이고 헌정을 유린하는 법에 브레이크를 걸어서 다행이고 감사하다”면서도 여당 의원들이 돌아선다면 막을 방법이 없지만 의원들을 믿는다고 했다는 것이다.여권 고위관계자는 22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윤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특검법 이탈표 우려에 대해 아주 솔직한 심정을 털어놓은 것”이라면서도 “의원들의 입장이 달라지면 어쩔 수 없다는 게 반드시 특검법을 수용할 수 있다는 취지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여권에선 윤 대통령과 한 대표가 면담에서 ‘김건희 리스트’ 해법을 둘러싼 간극을 확인한 만큼 향후 특검법 재표결이 당정 관계의 뇌관으로 자리잡게 됐다는 해석도 나온다. 특검법이 재발의될 때마다 강조해 온 여당의 단일대오에 균열이 생기면 공멸로 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적어도 다음달 15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선고 전까지는 당정이 화합하는 장면을 만들어내도록 매진해야 되고, 면담도 그런 차원에서 고려된 행사”라며 “적전분열만큼은 피해야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용산 상황인식 안이” “당정관계 파괴”한 대표의 3대 요구사항 등을 윤 대통령이 사실상 거부하면서 김건희 특검법을 둘러싼 당내 충돌도 본격화됐다. 친한(친한동훈)계에선 “대통령실이 이것도 싫고 저것도 싫고 그러면 뭘 어떻게 하려는 건지 답답하다”는 목소리가 나왔고 친윤(친윤석열)계는 “친한계가 당정 관계를 파괴하고 있다”며 반발했다. 친한계 핵심 인사는 이날 통화에서 “윤 대통령이 김건희 특검법을 막을 명분을 만들어 줘야 하는데 상황 인식이 다른 것 같다”고 말했다. 친한계인 김종혁 최고위원도 “대통령실의 인식은 상황을 너무 좀 안이하게 보는 게 아닐까 하는 그런 우려가 좀 있다”며 “여론이 나빠지면 홧김에라도 (일부 의원이) 이탈을 해서 혹시라도 민주당의 법안(김건희 특검법)이 통과될까 봐 상당히 걱정된다”고 말했다. 친한계 내부에선 “제3자 추천 김건희 특검법도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왔다.친윤계는 김 여사 특검법 저지를 위한 단일대오를 재차 강조하는 입장이다. 대통령실 국정기획비서관 출신인 강명구 의원은 “지금은 단일대오로 야당의 입법 폭주를 막아야 한다”며 “파상공세 탄핵까지 얘기하는 마당에 우리가 똘똘 뭉쳐야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윤 대통령이 한 대표의 의견을 경청한 만큼 한 대표도 대통령과의 신뢰 회복을 위해서 조금 노력해 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은 21일 한동훈 대표와의 면담에서 김건희 여사 특검법 이탈표 우려 상황에 대해 “우리 의원들이 야당과 같은 입장에 선다면 나도 어쩔 수 없는 것 아니겠냐”고 말한 것으로 확인됐다.22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한 대표는 전날 면담에서 “그동안 여당 의원 수십 명을 설득해 김 여사 특검법이 통과되는 상황을 제어했지만 상황이 악화되면 감당하지 못한다”는 취지로 설명했다고 한다. 그러자 윤 대통령은 “그동안 특검법이 위헌적이고 부당하다고 해서 우리 당 의원들이 지금까지 막아온 건 정말로 고맙고 다행스러운 일”이라면서도 “만약 우리 의원들의 생각이 바뀌어서 야당 입장처럼 가겠다라고 하면 나로서도 어쩔 수 없는 일 아니냐”고 답변했다고 전해졌다. 여권 고위관계자는 동아일보 통화에서 “윤 대통령이 자신을 향해 여당 의원들이 ‘No’라고 하는 상황이 올 것으로는 생각하지 않는다는 뜻”이라면서도 “특검법 이탈표 우려에 대해 아주 솔직한 심정을 털어놓으신 것”이라고 해석했다.한 대표가 면담에 앞서 요구한 김 여사의 대외활동 중단에 대해서도 윤 대통령은 “과거 정부 관례에 따라서 해왔다”며 “김 여사 본인도 굉장히 힘들어하고 스스로 대외활동하는 걸 꺼려하는 상황”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인적쇄신에 대한 논의도 면담에서 오고갔다. 일각에선 윤 대통령이 무응답했다는 추측도 제기됐지만 여권 관계자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대통령이 전 직원을 모든 인적 쇄신 대상으로 삼을 수 없는 것 아니냐. 구체적으로 누군가가 어떤 시기에 어떤 문제를 야기했는지 근거를 대면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고 한다. 인적 쇄신의 주체가 윤 대통령인만큼 대상과 문제를 특정해야만 살펴보고 검토할 수 있다는 의미다.이날 면담에선 여야의정 협의체에 대해 서로 지원과 공조를 결의하기도 했다. 한 대표는 “여야의정 협의체 발족을 도와달라”는 취지로 요청했고 정부도 돕지 않을 이유가 없다며 윤 대표도 뜻을 함께한 것으로 전해졌다. 면담 말미에는 미국 대선 상황에 대한 의견을 공유하기도 했다고 한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오늘 윤석열 대통령과의 회동에서 나빠지고 있는 민심과 여론 상황, 이에 따른 과감한 변화와 쇄신의 필요성을 말했다.” 국민의힘 박정하 당 대표 비서실장은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21일 회동이 끝난 뒤 국회에서 브리핑을 열고 A4용지에 적힌 257자 분량의 짧은 메시지로 만남의 결과를 전했다. 회동에 배석하지 않은 박 실장은 한 대표로부터 구두로 결과를 전해 받았다고 했다. 한 대표는 회동 뒤 주변 인사들에게 “필요한 얘기들, 할 말을 가감 없이 다했다”고 말하며 면담 결과에 대한 아쉬움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한 대표는 앞서 밝힌 △김 여사 관련 대통령실 인적 쇄신 △김 여사의 대외 활동 중단 △김 여사 의혹 규명을 위한 절차 협조 등 3대 요구 사항을 조목조목 윤 대통령에게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대표는 윤 대통령의 3대 요구 수용을 최소한의 조건, 마지노선으로 제시해 왔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한 대표의 요구에 부정적인 이유를 하나하나 거론하며 거부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표의 독대 요구를 둘러싼 갈등 끝에 어렵게 만났지만 김 여사 리스크 해소 문제에 대해 윤 대통령과 한 대표가 각자 할 말만 한 채 합의문 발표도 없이 평행선을 달리며 ‘빈손’ 회담에 그쳤다는 지적이 여당에서 나왔다. 여당 핵심 관계자는 “면담에서 윤 대통령의 답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이제 윤 대통령의 대답을 기다릴 때”라고 말했다.● 3대 요구 사항 尹 사실상 모두 일축한 듯 박 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한 대표는 김 여사 이슈 해소와 관련해 앞서 밝힌 3가지 방안, 대통령실 인적 쇄신, 대외 활동 중단, 의혹 사항들 설명 및 해소 그리고 특별감찰관 임명의 진행 필요성을 말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박 실장은 “(윤 대통령의) 공감대 여부는 용산 대통령실에 확인해 달라”며 윤 대통령의 반응을 언급하는 것은 피했다. 대통령실과 여당 취재를 종합하면 한 대표가 내놓은 3대 요구 사항에 윤 대통령 역시 사항별로 부정적 이유를 들었다고 한다. 김 여사 라인의 인적 쇄신 요구와 관련해 윤 대통령은 “이들 인사에 구체적인 잘못이 없지 않나. 확인되면 몰라도 지금은 아니다”라는 취지로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김 여사의 활동 중단에 대해선 “이미 활동을 자제하고 있다”는 취지로, 의혹 규명 절차 협조에 대해선 “현재 나오는 의혹들이 다 허무맹랑한 것들 아니냐”고 되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상 윤 대통령이 한 대표의 핵심 요구 사항을 모두 일축한 셈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 대표는 회동 전부터 측근들에게 특히 김 여사 관련 인사들의 인적 쇄신이 꼭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 대표는 주변에 “대충 이 정도만 하고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 국민들이 김 여사 문제 해소를 원하는데, 대통령과 반씩 주고받을 문제가 아니다”라는 취지로 말하며 각오를 다졌다고 한다. 하지만 윤 대통령 역시 ‘한 대표의 3대 요구를 납득할 수 없다’는 태도로 나오면서 양측이 김 여사 리스크를 두고 해법을 찾기는 더욱 어려워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 대표가 ‘김건희 여사 라인’ 정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는 것과 달리 이날 윤 대통령은 김 여사 라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참모를 한 대표와의 정원 산책에 동행시킨 것 역시 윤 대통령의 의중을 보여준 것이란 해석도 정치권에서 나온다. 회동 전부터 윤 대통령이 한 대표의 요구 사항을 받아들일 생각이 없음을 사전에 예고한 것으로 읽혔다는 것이다. 대통령실이 이날 언론에 배포한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회동 사진은 대부분 윤 대통령이 굳은 표정을 하고 있다. 여권 일각에선 “예상된 회동 결과”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대표의 김 여사 해법에 대해 대통령실이 계속해서 불쾌감을 보여 왔기 때문이다. 친한(친한동훈) 진영의 인사는 “여당 대표가 계속해서 민심을 전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 “애초 합의 나올 면담 아냐” “윤 대통령의 입장을 대통령실에 물어보라”는 한 대표 측 브리핑과 달리 대통령실은 이날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 한 대표의 3대 요구 사항 등에 대한 윤 대통령의 반응과 답변도 일절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회동 결과에 대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헌정 유린을 막아내고 정부의 성공을 위해 당정이 하나가 되기로 의견을 같이 했다”며 당정 화합을 부각시키려는 모양새다. 이에 여당 핵심 관계자는 “한 대표가 ‘하나 되자’는 말을 했겠나”라고 했다. 대통령실 내부에선 당초 윤 대통령과 한 대표가 인적 쇄신 등 3대 요구에 대한 시각 차가 큰 상황에서 면담을 통해 합의나 성과를 내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하지만 16일 부산 금정구청장 재·보궐선거 등을 앞두고 ‘당정 화합 메시지를 발신할 필요가 있다’는 국민의힘 원내 지도부 측의 제안으로 이날 면담이 성사됐다는 것이다. 한 여권 관계자는 통화에서 “오늘 면담은 사실 당정 관계 봉합을 위한 의무방어전 성격이 강했다”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선고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대통령실에서 한 대표의 3대 요구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내놓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의 면담을 하루 앞두고 친한(친한동훈)계에서는 “빈손 면담으로 끝날 경우 ‘김건희 특검법’ 통과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한 대표는 윤 대통령에게 김건희 여사 관련 대통령실 인적 쇄신과 김 여사 대외 활동 중단, 김 여사 의혹 규명을 위한 관련 절차 협조 등 기존 3가지 요구에 더해 여야의정 협의체 출범을 위한 전향적 태도를 요구할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20일 통화에서 “국민이 김 여사 문제 해결을 강하게 원하고 있다”며 “국민이 원하는 답은 뻔한 상황인데, 대통령실에서 어떤 답을 내놓을지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이 면담 관련 발언을 극도로 아낀 가운데, 용산 내부에선 윤 대통령이 한 대표의 요구를 모두 받아들이기보다는 제2부속실 설치 및 김 여사의 직접 사과 등 자체적으로 준비한 대응안을 제시하지 않겠냐는 전망이 나왔다. 이에 대해 이 핵심 관계자는 “김 여사의 사과로는 사람들 마음을 흔들 수 없다. 이제는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했다. 친한계인 김종혁 최고위원도 “이번 면담 자체가 빈손으로 끝나버리고 여론이 악화되면 김건희 특검법이 통과될까 봐 걱정된다”며 “앞으로 2년 반을 이대로 갈 수 없지 않느냐. 어떻게 해서든지 매듭을 지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했다.친한 “金여사 관련 3대요구, 거래할 일 아냐” 용산 “尹이 정할 문제”오늘 尹-한동훈 면담 앞두고韓측 “인적 쇄신이 변화 척도”용산, 2부속실 등 자체 대응 기류양측 성과도출 쉽지 않을 수도“갑자기 ‘똘똘 뭉치자’라고 할 수는 없다. 그러면 다 죽는다. 문제를 해결한 뒤 똘똘 뭉쳐야 한다.”20일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하루 앞으로 다가온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의 면담과 관련해 윤 대통령이 한 대표가 앞서 내놓은 김건희 여사 관련 ‘3대 요구’를 수용하는 게 핵심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한 대표는 앞서 △김 여사 관련 대통령실 인적 쇄신 △김 여사 대외활동 중단 △김 여사 의혹 규명을 위한 절차 협조 등을 제시했다. 이 관계자는 “국민은 김 여사 관련 문제 해결을 강하게 원하고 있다”며 “10·16 재·보궐선거 결과 민심에서 명확히 드러난 것”이라고 했다.한 대표 측은 이번 면담에서 김 여사 문제 출구를 찾아야 성난 민심을 잠재울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윤 대통령이 한 대표의 3대 요구사항을 모두 일축하면 여론의 역풍이 불어 ‘김건희 특검법’에 대한 야권 공세를 막아내기 어려워질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당정이 함께 위기에 처할 것이란 위기감이 표출되고 있는 것.반면 대통령실은 “대통령이 결정할 사항”이라면서도 한 대표 요구를 모두 수용하긴 현실적으로 어렵지 않겠느냐는 기류다. 이미 공언한 제2부속실 설치 등 대통령실 자체 계획에 따라 김 여사 문제에 대응하겠단 기류가 강한 만큼 이번 회동으로 양측이 당장 눈에 보이는 성과를 도출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김 여사 향한 3대 요구가 핵심”한 대표 측은 3대 요구 중에서도 김 여사 관련 인적 쇄신을 대통령실의 변화 여부를 확인할 척도로 삼고 있다. 디올백 수수 문제, 명태균 씨 논란, ‘한남동 라인’ 논란 등 김 여사 지척에서 일어난 일들이 잡음을 만들었던 만큼, 김 여사 주변을 정리하지 않으면 같은 일이 반복될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여당 관계자는 “인적쇄신만 화끈하게 이뤄져도 민심이 어느 정도 돌아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다”고 말했다.3대 요구에 대해 윤 대통령과 한 대표가 서로 한발 양보하는 선에서 타협점을 찾을 것이란 일각의 관측에 대해 여당 핵심 관계자는 “이건 반반씩 나눠 가질 문제가 아니다. 거래할 문제가 아니다”라며 강경한 입장을 유지했다.한 대표 측은 22%포인트 차로 이긴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결과도 지렛대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여당 지도부 관계자는 “금정구는 더불어민주당 출신도 구청장을 했던 지역이다. 대구경북(TK), 호남처럼 일방적 지지가 있는 곳이 아닌 곳에서 여당 후보가 압도적 지지를 받은 건 국민이 우리에게 김 여사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보낸 신호”라고 말했다. 한 대표는 금정구청장 선거를 앞두고 6번 현장 지원 유세를 나가 줄곧 김 여사 문제 해결을 강조했다.● ‘빈손 회담’ 될 가능성한 대표 등 친한계 지도부는 민주당이 세 번째 발의한 김건희 특검법은 수용하지 않겠다는 점을 명확히 하고 있지만, 여당 내에선 ‘김건희 특검법’ 통과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이번 면담이 결국 빈손 회동으로 끝나면 여론이 악화되고, 여당 의원들도 11월 내내 이어질 특검법 정국에서 압박을 느끼게 될 것이란 취지다. 당 핵심 관계자는 “3대 요구는 사실상 김 여사에 대한 최소한의 요구인데도 대통령실이 받아들이지 않으면 민심의 목소리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 대표는 윤 대통령과의 면담 후 내용 및 결과를 직접 브리핑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대통령실은 면담을 하루 앞두고 공개 반응을 삼가며 말을 아꼈다. 다만 한 대표의 ‘3대 요구’ 수용 가능성에 대해선 현실화되기 어렵지 않겠냐는 기류다. 윤 대통령이 한 대표의 3대 요구를 경청은 하되,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 대통령실 자체 계획대로 조치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윤 대통령이 이미 공언한 제2부속실 설치를 가속화하거나 김 여사의 직접 사과를 본격 검토하겠다고 발표하는 방향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김 여사와 관련된 어떤 조치가 이뤄진다 해도 면담 결과물용보다는 국민 설득용이 바람직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한편 한 대표는 여야의정 협의체 구성을 위한 대통령실 협조도 요청할 방침이다. 정치 문제뿐 아니라 민생 문제에서도 대통령과 여당 대표의 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대통령실이 17일 10·16 재·보궐선거 결과에 대해 “선거 민의를 통해 파악되는 부족한 부분에 대해 더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이날 김건희 여사의 대외 활동 중단 등 3대 요구사항을 밝히고 더불어민주당이 명태균 씨 여론조사 조작 의혹 등 새로운 김건희 특검법을 발의하면서 ‘사면초가’ 형국에 빠진 가운데 일부 쇄신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대통령실은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부족한 부분은 국민의 뜻을 받아들여 바꾸어 나가겠다”며 “어려움이 있더라도 의료개혁 등 4대 개혁과 저출생 극복 등 개혁 방안을 흔들림 없이 추진해 미래로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이날 메시지는 윤석열 대통령의 확인을 거쳐 대통령실 명의로 낸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치러진 재·보선에서 여당이 텃밭 사수에는 성공해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했지만 우호적이지 않은 국민 여론과 우려 등을 경청하겠다는 뜻이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대통령실은 이날 재·보선 다음 날 즉각 한 대표가 김 여사 관련 ‘3대 요구’를 밝히자 “선거가 끝나자 바로 싸움을 걸어 온다”며 불쾌해하면서도 “입장이 없다”며 공식 반응을 내놓지는 않았다. 다음 주초 예정된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독대까지 ‘무대응’ 기조 방침을 유지하기로 한 것.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독대는 양측이 21일경으로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 대통령실 관계자는 “다음 주초 독대를 하기로 한 만큼 괜히 갈등을 고조시킬 필요가 없다는 판단”이라고 전했다. 윤 대통령이 독대에서 한 대표의 3대 요구안을 일부 수용해 접점을 찾을지, 시각차를 드러내며 평행선을 달릴지가 향후 ‘윤-한 관계’는 물론이고 여권 향방의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 대표는 ‘김건희 여사 라인’ 인적 쇄신을 요구하고 있지만 대통령실은 “공적 업무 외에 비선으로 운영하는 그런 조직은 없다”는 입장이다. 일부 김 여사와 인연이 있는 인사들이 있지만 이들이 대통령의 의사결정을 왜곡하거나 월권행위를 한 적이 없다며 존재 자체를 부인하는 것이 대통령실의 시각이다. 대통령실 내부에선 이날 김 여사의 대외 활동 중단과 김 여사 관련 의혹 규명 협력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기류가 보였다. 대통령실은 김 여사 관련 야당과 친한(친한동훈)계의 공세에 대해 “확실한 근거 없이 인민재판을 하냐”는 반응을 보여왔다. 최근 잇따라 제기된 명태균 씨와의 연루 의혹도 2021년 11월 대선 후보 경선 막바지부터 거리를 뒀다고 설명하고 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독대를 통해 우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야당이 이날 발의한 세 번째 ‘김건희 특검법’은 윤 대통령에게 새로운 부담이다. 본회의 통과 시 25번째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 여부를 결정해야 하지만 재표결 시 여당 내에서 8표 이상 이탈표가 생겨 특검법이 최종 통과될 경우 여권의 대혼돈 속에 레임덕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이날 김 여사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해 무혐의 처분을 받은 만큼 독대 전에 김 여사 사과 등 일부 조치가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대통령실은 검찰 수사 결과에 대해서도 “별도의 입장이 없다”고 밝혔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대통령실이 17일 10·16 재·보궐선거 결과에 대해 “선거 민의를 통해 파악되는 부족한 부분에 대해 더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동훈 대표가 이날 김건희 여사의 대외 활동 중단 등 3대 요구사항을 밝히고 더불어민주당이 명태균 씨 여론조사 조작 의혹 등 새로운 김건희 특검법을 발의하면서 ‘사면초가’ 형국에 빠진 가운데 일부 쇄신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대통령실은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부족한 부분은 국민의 뜻을 받아들여 바꾸어 나가겠다”며 “어려움이 있더라도 의료개혁 등 4대 개혁과 저출생 극복 등 개혁 방안을 흔들림없이 추진해 미래로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이날 메시지는 윤 대통령의 확인을 거쳐 대통령실 명의로 낸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치러진 재보선에서 여당이 텃밭 사수에는 성공하면서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했지만 우호적이지 않은 국민 여론과 우려 등을 경청하겠다는 뜻이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대통령실은 이날 재보선 다음날 즉각 한 대표가 김 여사 관련 ‘3대 요구’를 밝히자 “선거가 끝나자 바로 싸움을 걸어 온다”며 불쾌해하면서도 “입장이 없다”며 공식 반응을 내놓지는 않았다. 다음주 초 예정된 윤 대통령과 한 대표와의 독대까지 ‘무대응’ 기조 방침을 유지하기로 한 것.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독대는 양측이 21일경으로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 대통령실 관계자는 “다음주 초 독대를 하기로 한 만큼 괜히 갈등을 고조시킬 필요가 없다는 판단”이라고 전했다. 윤 대통령이 독대에서 한 대표의 3대 요구안을 일부 수용해 접점을 찾을지, 시각 차를 드러내며 평행선을 달릴지가 향후 ‘윤-한 관계’는 물론 여권 향방의 최대 고비가 될 전망이다. 한 대표는 ‘김건희 여사 라인’ 인적 쇄신을 요구하고 있지만 대통령실은 “공적 업무 외에 비선으로 운영하는 그런 조직은 없다”는 입장이다. 일부 김 여사와 인연이 있는 인사들이 있지만 이들이 대통령의 의사결정을 왜곡하거나 월권행위를 한 적이 없다며 존재 자체를 부인하는 것이 대통령실의 시각이다. 대통령시 내부에선 이날 김 여사의 대외 활동 중단과 김 여사 관련 의혹 규명 협력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기류가 보였다. 대통령실은 김 여사 관련 야당과 친한(친한동훈)계의 공세에 대해 “확실한 근거 없이 인민재판을 하냐”는 반응을 보여왔다. 최근 잇따라 제기된 명태균 씨와의 연루 의혹도 2021년 11월 대선 경선 막바지부터 거리를 뒀다고 설명하고 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독대를 통해 우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할 것”이라고 말했다.야당이 이날 발의한 세 번째 ‘김건희 특검법’은 윤 대통령에게 새로운 부담이다. 본회의 통과시 25번째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 여부를 결정해야 하지만 재표결시 여당 내에서 8표 이상 이탈표가 생겨 특검법이 최종 통과될 경우 여권의 대혼돈 속에 레임덕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이날 김 여사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해 무혐의 처분을 받은 만큼 독대 전에 김 여사 사과 등 일부 조치가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대통령실은 검찰 수사 결과에 대해서도 “별도의 입장이 없다”고 밝혔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17일 명태균 씨 여론조사 조작 의혹과 이를 통한 김건희 여사의 대선 경선 여론 조작 의혹 등을 새로 추가한 ‘김건희 특검법’을 재발의한다. 검찰이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에 대해 불기소 처분할 것으로 알려지자 이에 맞춰 당초 예정보다 한 달가량 재발의 시점을 앞당긴 것이다. 민주당은 김 여사의 주가조작 의혹을 비롯해 디올백 수수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린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에 대한 탄핵소추안 발의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강유정 원내대변인은 16일 “김 여사가 어질러 놓은 국정의 진실과 누더기가 된 검찰권의 회복을 위해 기존 8대 의혹에서 확장 심화된 13가지 혐의로 김건희 특검법을 내일 발의하겠다”며 “핵심은 ‘명태균 관련 의혹’이라고 했다. 새 특검법은 기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과 디올백 수수,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 국민권익위원회 조사 외압 의혹 등 8개 의혹에 ‘김 여사 지방선거·총선 공천 개입 의혹’, ‘명태균 씨를 통한 불법 여론조사로 김 여사가 대선 경선 때 여론을 조작한 의혹’, ‘명 씨의 여론조사 조작 의혹’ 등을 수사 대상으로 추가했다. 검찰의 ‘김 여사 수사 봐주기 의혹’ 등도 수사 대상에 포함될 예정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두 차례 폐기됐던 김건희 특검법은 이번이 세 번째 발의다. 한편 서울중앙지검은 이날 수사팀과 차장·부장검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4시간가량 이른바 ‘레드팀’ 회의를 진행한 뒤 김 여사에 대한 불기소 처분 방침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용산 “金여사 ‘오빠 카톡’ 사적 대화” 명태균 “공적 내용 등 2000장 된다”명태균, 메시지 추가폭로 시사용산 “金여사 오빠에 욕 들어 달랜것”친한 “황당 해명… 오빠라도 문제”친윤 “金여사 탓 몰아 선거 자해쇼”… 與, 당원 명부 유출 경위 조사 방침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 핵심 관련자인 명태균 씨와 김 여사가 주고받은 카카오톡 메시지 속 ‘오빠’가 친오빠라는 대통령실 해명을 두고 파장이 이어지고 있다. 친한(친한동훈)계에서는 16일 “대통령실의 해명이 황당하다. 친오빠인 것도 문제”라며 김 여사와 오빠 김진우 씨, 명 씨 간 관계 의혹을 정조준했다.대통령실은 이 같은 논란에도 ‘윤석열 대통령의 국민의힘 입당 전 김 씨와 명 씨 사이에 벌어진 해프닝인데 무슨 문제냐’란 입장이다. 하지만 명 씨는 이날 공개된 언론 인터뷰에서 “김 여사와 주고받은 문자는 애피타이저도 아니다. 그런 거 한 2000장은 된다. 특히 중요한 것만 까도 200장이 넘을 것”이라고 했다. 대통령실이 사적 대화라고 한 데 대해서도 “공적 대화 내보내고 일일이 대응하는지 확인해 보자. 대응 못 하면 뭐가 되겠냐. 그럼 자기들도 거짓말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이처럼 명 씨가 추가 폭로를 시사하면서 대통령실의 대응 스텝이 꼬이고 있다는 지적이 여당에서 커지고 있다. 대통령실 내부에서도 혼란을 더 키우지 않으려면 재·보궐선거 이후라도 대통령실이 명 씨 주장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 씨한테 한소리 듣고 열받은 명 씨 달랜 것”대통령실은 “혼자서 선거판을 짜고 정치 거물을 만든다는 과대망상에 빠진 정치 브로커에게 휘둘릴 필요가 없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입당 전에 김 여사 오빠한테 욕 좀 듣고 열받은 명 씨를 달랬던 카카오톡이 공개된 것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또 다른 고위 관계자도 “명 씨가 김 여사 오빠에 대해 오해한 게 있어 김 여사가 나서서 해명해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대통령실 관계자는 “김 여사와 명 씨가 서로 문자를 주고받고 설령 친분이 있었다 한들 정치적으로 도모한 게 하나도 없지 않느냐”며 “공개된 메시지가 경선 관여나 국정 개입 의혹이든 사건의 본질과는 거리가 멀다”고 했다.하지만 명 씨가 김 여사와의 메시지를 계속 공개하겠다고 공언하면서 용산의 리스크는 배가되는 모습이다. 특히 대통령실 참모들이 김 여사와 명 씨 간의 구체적인 대화를 파악하지 못한 상황에서 수세에 몰릴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도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재·보선 결과가 좋지 않으면 여당에서 ‘뭘 해도 대통령, 용산 책임’이라고 돌리기 딱 좋은 상황”이라며 “선거가 끝나고 나면 본격적으로 대응해야 되는 것 아닐까 싶다”고 전했다.● 친한 “왜 국민한텐 사과 않나” vs 친윤 “자해쇼”친한계는 김 여사와 김 씨, 명 씨 간 관계 의혹을 정조준했다. 친한계인 국민의힘 신지호 전략기획부총장은 “친오빠라는 분은 왜 이 판에 끼고, 왜 명 씨를 만나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택시기사인 한 책임당원이 ‘김 여사는 명 씨한테는 그렇게 사과를 잘하더만 왜 국민들한테는 사과를 제대로 안 하냐’고 했다”며 “명 씨한테는 바로 굽신굽신하면서 사과드릴게요 하면서 왜 국민들한테는 아직까지 제대로 된 사과 한마디 없느냐는 것”이라고 했다. 신 부총장은 또 “이런 식의 정치 거간꾼이 판치는 구태정치 청산을 위해서는 대대적인 정풍(整風) 운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김종혁 최고위원도 “대통령실의 해명대로 친오빠였다라고 하더라도 그게 설명이 잘 안 되고 석연치 않다”며 “그런 식의 해명이 과연 설득력이 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명이 아니라는 게 밝혀지면 어떻게 할 거냐”며 “대통령실이 공식적으로 거짓말을 한 셈이 되는데, 그게 더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친윤(친윤석열)계는 친한계의 공세에 반발했다. 장예찬 전 최고위원은 “지금 ‘한핵관’(한동훈 핵심 관계자)들은 용산 탓, 김 여사 탓 하려고 벌써 선거에 해가 되는 ‘자해 쇼’를 계속하고 있다”고 했다.국민의힘은 명 씨가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진 미래한국연구소가 2021년 10월 당원 57만 명의 명부를 확보해 두 차례 대선 후보 관련 비공표 여론조사를 실시한 의혹과 관련해 이르면 17일 당무감사위원회를 구성해 명 씨가 당원 명부를 입수한 경위에 대한 진상 규명에 착수할 방침이다.안규영 기자 kyu0@donga.com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 핵심 관련자인 명태균 씨가 15일 공개한 김 여사와 주고받은 카카오톡 메시지에 등장하는 ‘오빠’라는 표현에 대해 대통령실은 “대통령이 아닌 김 여사의 친오빠”라고 해명했다. 이 카카오톡 대화에 등장하는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은 “김 여사가 오빠라고 지칭하는 다른 사람을 알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김 여사 지인들은 윤석열 대통령보다 열두 살 적은 김 여사가 윤 대통령을 호칭할 때 ‘오빠’라고 부르지만 제3자에게 윤 대통령을 이야기할 때는 그렇게 표현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김 여사를 잘 아는 한 관계자는 “김 여사가 윤 대통령을 직접 부르거나 통화할 때도 오빠라고 부르고 사람들 앞에서도 윤 대통령에게 오빠라고 부른다”면서도 “다른 사람과 이야기할 때는 윤 대통령을 ‘아저씨’라고 하거나 ‘대통령님’이라고도 이야기한다. 오빠라고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인사는 “내 앞에서 윤 대통령을 지칭해 오빠라고 한 적은 없다”면서도 “평소에 윤 대통령을 오빠라고 부르니 친한 사람한테도 종종 그렇게 표현했을 수는 있다”고 말했다. 2022년 1월 ‘서울의소리’가 공개한 김 여사와의 ‘7시간 통화 녹음’에는 김 여사가 윤 대통령에 대해 ‘아저씨’와 ‘남편’으로 지칭하는 내용이 나온다. 녹취록에는 “나랑 우리 아저씨는 되게 안희정 편”, “우리 남편은 노무현 생각하고 너무 진짜 너무 몸 바쳐 충성했다가 배신당한 스타일이고, 사람들이 내막을 모르니까” 등의 대목이 등장한다. 또 ‘오빠’라는 대목이 나오는데 “예를 들어 우리 오빠라든가, 몇 명 있어요. 여기서 지시하면 다 캠프를 조직하니까”라는 대목은 김 여사 친오빠를 지칭하는 것으로 해석됐다.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인 한준호 의원은 이날 “(카카오톡 메시지 속 오빠가 친오빠라면) 사실은 더 복잡해진다”며 “당시 대선이 말 그대로 ‘패밀리 비즈니스’였다는 사실이 증명되는 것으로, 진짜 정치는 김건희 여사가 하고 있었던 것이 아니냐”고 비판했다. 같은 당 박주민 의원은 “과거 보도된 김 여사 녹취록에서 대선 캠프에도 깊이 관여했다고 알려진 그 친오빠인가”라며 “설령 친오빠면 비선 개입이 없어지나”라고 비판했다. 야당은 그간 김 여사의 오빠가 대선 캠프에 관여했고 대통령실 회의에 참석했다는 의혹을 제기해왔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 핵심 관련자인 명태균 씨가 김 여사와 주고받은 카카오톡 메시지를 15일 공개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김 여사는 명 씨에게 “제가 명 선생님께 완전 의지하는 상황에서 오빠가 이해가 안 가더라고요. 지가 뭘 안다고”라고 보냈다. 정치권에서 김 여사가 언급한 ‘오빠’가 윤석열 대통령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자 대통령실은 언론 공지를 통해 “명태균 카톡에 등장한 오빠는 대통령이 아닌 김 여사의 친오빠이며, 당시 문자는 대통령 입당 전 사적으로 나눈 대화일 뿐”이라고 밝혔다. 명 씨는 이날 김 여사가 보낸 “철없이 떠드는 우리 오빠 용서해 주세요”, “무식하면 원래 그래요”, “암튼(아무튼) 명 선생님의 식견이 가장 탁월하다고 장담합니다” 등의 메시지가 담긴 카카오톡 캡처본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이는 명 씨가 “내일 준석이를 만나면 정확한 답이 나올 겁니다”라고 보낸 문자에 대한 대답들이다. 김 여사와 명 씨의 대화는 윤 대통령의 입당 시기에 이뤄진 것으로 추정된다. 명 씨는 윤 대통령의 2021년 7월 30일 국민의힘 입당 과정에서 본인이 역할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은 윤 대통령 입당 당시 국민의힘 대표였다. 대통령실은 이날 “당시 문자는 대통령 입당 전 사적으로 나눈 대화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이 의원은 “김 여사가 오빠라고 지칭하는 다른 사람을 알지 못한다. 만나거나 대화한 일도 없다”고 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국민의 걱정과 불안이 커져가고 있다”며 “제가 이미 말씀드린 조치들을 신속히 반드시 실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게 국민의 뜻을 따르는 길”이라고 말했다. 한 대표는 김 여사의 사과, 외부 활동 자제, 김 여사 라인 정리 등을 요구해 왔다.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거짓말을 한 것이어도 문제고, 해명이 사실이라 해도 김 여사의 친오빠가 개입했다는 것 역시 문제”라며 “대화 속 오빠가 누구든 명 씨와 김 여사 간 친분 관계는 확실히 확인된 것”이라고 지적했다.金여사 “오빠 지가 뭘 안다고, 무식하면 그래요” 대선前 明에 카톡[명태균 파문]明에 “식견 가장 탁월” 추켜세워… 명태균과 尹-金 관계 의문 커져明 “6개월간 매일 통화” 주장엔… 대통령실 “터무니 없다” 선그어“명(태균) 선생님의 식견이 가장 탁월하다고 장담합니다. 해결할 유일할 분이고요.”김건희 여사가 대선 기간으로 추정되는 시기에 “제가 명 선생님께 완전히 의지하는 상황”이라며 명태균 씨와 나눈 카카오톡 대화가 15일 공개됐다. 앞서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이 “명 씨를 윤석열 대통령은 ‘명 박사’, 김 여사는 ‘선생님’이라고 호칭하더라”고 했는데 김 여사가 명 씨에게 자문을 구하는 등 의지했음을 보여주는 물리적 근거가 담겨있다. 명 씨가 김 여사에게 김영선 전 의원의 공천을 청탁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2022년 보궐선거와 올해 초 22대 총선 시기까지 연락을 해 온 만큼 파장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김 여사 “명 선생님께 완전 의지”명 씨는 정확한 날짜가 공개되지 않은 이 카카오톡 대화에서 오후 11시 22분 “내일 준석이를 만나면 정확한 답이 나올 것”이라고 보냈다. 이에 김 여사는 오후 11시 25분부터 5분간 “너무 고생 많으세요” “철없이 떠드는 우리 오빠 용서해주세요” “제가 난감” “무식하면 원래 그래요” “사과 드릴게요” “지가 뭘 안다고” 등 메시지 8개를 연속으로 보냈다.이 대화는 명 씨가 대선 당시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대표이던 이 의원의 관계 개선을 위해 역할을 하는 맥락으로 보인다. 2021년 7월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에 입당을 결정하기 전 윤 대통령과 이 의원 간 불신과 반목이 있었다. 이 의원은 윤 대통령에 대해 “판단이 미숙하다” “탄핵의 강을 다시 들어가려 한다”고 잇따라 지적했고, 당내 친윤(친윤석열) 의원들이 “쓸데없이 압박하지 말라” “자기 정치를 중단하라”고 반발하며 신경전이 벌어졌다.이런 갈등은 2021년 7월 25일 윤 대통령과 이 의원의 치맥 회동으로 봉합됐다. 이에 앞서 명 씨는 2021년 7월 23일 이 의원에게 문자로 “대표님 내일 오전 8시에 윤 총장님한테 전화드리면 된다. 그동안 마음 상한 부분이 많으니 사과하고 되도록이면 무엇을 도와드리면 될까요 물어봐라”고 했다. 이후 명 씨는 2021년 7월 말 윤 대통령 부부와 이 의원이 서울 서초동 자택(아크로비스타)에서 만나는 자리에 배석했다. 윤 대통령은 그해 7월 30일 국민의힘에 입당하겠다고 밝혔다.● 明, 尹 부부와 관계 의문 증폭이번 카카오톡 대화 공개로 명 씨에게 ‘완전히 의지했다’는 김 여사의 태도를 바탕으로 명 씨가 윤 대통령 부부와 어떤 관계를 맺었는지, 어떤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명 씨는 앞서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김 여사에게) 나한테 시키는 걸 나한테만 시키지 말고 다른 사람한테도 시키라 했다” “항상 일을 시킬 때는 3명한테 하라고 했다”며 김 여사에게 조언하는 입장임을 강조했다. 명 씨는 “(대선 시기) 대통령하고 주고받고 텔레하고 (여사와) 수시로 통화했다”고 주장해왔다. 14일엔 “대선 기간 아침마다 윤 대통령과 김 여사에게 스피커폰으로 전화가 왔다”고도 했다.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은 본보에 윤 대통령 부부에게 명 씨를 이 의원과의 메신저 역할로 2021년 6월 초 소개했다고 밝혔다. 김 전 의원은 윤 대통령의 서울대 법대 동문이자 김 여사와 같은 선산 김씨다. 명 씨는 본보에 “(대통령이) 사람 넣어서 나를 찾아왔지. 그래서 내가 만나러 갔지”라고 했다.명 씨는 2022년 5월 열린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했고, 같은 해 9월에는 김 여사가 명 씨에게 ‘엘리자베스 여왕 장례식에 불참하려던 이유가 명태균 조언 때문이라는 소문이 돈다’는 내용의 지라시(사설정보지)를 텔레그램으로 공유하기도 했다. 명 씨는 올해 2월 김 여사에게 김 전 의원의 경남 김해갑 공천을 부탁하며 “지난 대선 때 몸이 부서져라 대통령을 도왔다”고 했고, 김 여사는 “단수는 나 역시 좋지”라며 “기본 전략은 경선이 되어야 한다”고 했다.명 씨는 이날 대화록을 공개하며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이 저를 감옥에 보내겠다고 전화로 협박하고, 윤 대통령과 김 여사에 대한 내용을 다 공개하라고 하니 김재원 네가 다 감당해라”고 주장했다. 이에 김 최고위원은 “명 씨에 대해서는 절대로 물러서지 않고 철저히 대응해서 응분의 처벌을 받도록 하겠다”고 응수했다.대통령실은 이날 “대통령 부부와 매일 6개월간 스피커폰으로 통화했다는 것은 터무니없는 주장”이라고 반박했다.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이지운 기자 easy@donga.com조권형 기자 buzz@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제주도에 상급종합병원이 조속히 지정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 ‘하늘을 나는 에어택시’로 불리는 도심항공교통(UAM) 시범운용구역으로 제주도를 지정해 관광 사업화를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에서 개최한 29번째 민생토론회에서 “현재 제주도에 70만 명이 거주하고 또 매년 1000만 명 이상이 방문해 의료 수요가 늘고 있지만, 서울과 진료권역이 묶여 있어 상급종합병원이 하나도 없다”며 상급종합병원 지정 방침을 밝혔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수도권 기준을 가지고 하면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지정이) 안 된다”며 “무조건 임기 안인 2025∼2026년에 (상급종합병원) 지정을 하나 하고 이에 필요한 의료시설, 의료장비 확충은 국가 재정으로 해 주자”고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또 도심항공교통과 관련해선 “제주도의 관광 인프라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중앙 정부가 세심하고 꼼꼼하게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도심항공교통은 도심에서 전기수직이착륙(eVTOL) 기술을 활용해 사람과 화물을 운송하는 교통체계를 말한다. 이와 함께 대선 공약으로 제시했던 제주 신항 건설과 제주 제2국제공항 건설에 대해서도 “제주도와 적극 협력하겠다”고 했다. 민생토론회 후 윤 대통령은 제주대병원을 방문해 “정주 여건 중에 가장 중요하고 본질적인 부분이 바로 교육과 의료”라며 “어느 지역에 살더라도 중증필수의료의 접근성을 보장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완결적 의료체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속도를 내겠다”고 덧붙였다. 민생토론회에 앞서 오전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선 “금융투자소득세 폐지를 통해 시장 불안 요인을 제거하고, 우리 자본시장을 발전시키는 데 여야가 함께 힘을 모아주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