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원

최지원 기자

동아일보 산업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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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산업1부에서 과학계 및 바이오 업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jwchoi@donga.com

취재분야

2024-09-18~2024-10-18
경제일반24%
산업20%
사회일반17%
인사일반10%
기업10%
우주/천체7%
보건3%
건강3%
국제일반3%
과학일반3%
  • ‘대한민국 엔지니어상’ 박성종-이강일씨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는 9일 대한민국 엔지니어상 9월 수상자로 박성종 삼성중공업 시니어 엔지니어, 이강일 렉스젠 연구소장이 선정됐다고 밝혔다. 박 시니어 엔지니어는 조선해양 분야 전문가로 성능 향상 소음기 기술을 개발해 기존 대비 성능을 30∼50% 향상시켰다. 이 연구소장은 영상 분석 소프트웨어 분야 전문가로 인공지능(AI) 기반의 스마트 교차로 시스템 및 속도·신호 위반 단속 시스템을 개발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과기정통부는 산업 현장의 기술 혁신을 장려하기 위해 매월 대기업과 중견·중소기업 엔지니어를 선정해 과기정통부 장관상을 수여하고 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 2024-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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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AIST-뉴욕대, AI 공동학위제 추진… “선발된 학생들 韓-美 오가며 수업”

    KAIST가 국내 최초로 미국 뉴욕대와 공동학위제 도입을 추진한다. 두 학교가 함께 새로운 학과를 설립해 학생을 양성하는 개념이다. 이르면 2, 3년 내 신입생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9일 KAIST와 뉴욕대는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인공지능(AI) 분야 공동학위제 도입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양교는 연내 공동학위제 설립을 위한 운영위원회를 설치할 예정이다. 운영위에서 공동학위제를 위한 교수진 및 학생 규모, 학과 과정 및 운영시설 등에 대한 결정을 내리고 나면 미국 뉴욕시의 허가를 거쳐 국내 학과 인증 절차를 밟게 된다. 공동학위제는 두 학교가 하나의 학위를 만들어 낸다는 점에서 기존의 교환학생 제도나 해외 캠퍼스와는 다르다. MOU 후 이뤄진 기자간담회에서 이광형 KAIST 총장은 “선발된 학생은 KAIST와 뉴욕대를 오가며 수업을 듣게 된다”고 설명했다. 공동학위제 과정을 마치면 하나의 학위가 나오며 양교 총장 명의가 표기된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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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레고처럼 유전자 조립 ‘합성생물학’… 반도체 3배 규모 성장할듯”

    세포 및 미생물의 유전자를 원하는 대로 설계하는 합성생물학이 급성장해 2030년대에는 반도체 시장보다 3배 이상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합성생물학은 제약바이오, 에너지, 농업 등 글로벌 공급망과 직결된 분야의 ‘게임체인저’로 평가되는 기술인 만큼 정부도 적극적으로 육성에 나설 계획이다. 9일 과학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달 말 합성생물학 연구를 총괄할 특화연구소를 지정할 방침이다. 이 연구소를 중심으로 합성생물학을 집중 육성하고, 여당에서도 안정적인 예산 확보 및 인재 양성 등을 위해 관련 법안을 발의한다.합성생물학은 유용한 물질을 얻기 위해 세포 및 미생물의 유전자를 설계하는 연구 분야를 말한다. 마치 레고처럼 미생물의 유전자 조각을 필요에 맞게 조립해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가장 대표적인 예가 인슐린이다. 당뇨병 치료에 사용되는 인슐린은 과거 가축에서 추출해 치료 수요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부족했다. 1980년대 글로벌 제약사 일라이릴리가 대장균에 사람의 인슐린 DNA를 삽입해 대량 생산한 제품이 ‘휴물린’이다. 휴물린은 현재까지 매년 1조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2021년 코로나19 유행 당시 모더나가 폭발적인 백신 수요에 대응할 수 있었던 것도 합성생물학 기술 덕분이다. 합성생물학 개발 기업인 미국 징코바이오워크스에 mRNA 생산을 맡겨 화학적으로 생산하는 것보다 더 빠른 속도로 대량의 mRNA를 얻은 것이다. 이대희 한국생명공학연구원 합성생물학연구센터장은 “휴물린이 인슐린 생산의 패러다임을 바꾼 것처럼 합성생물학은 신약 개발과 농업, 화학, 에너지 등 제조가 필요한 모든 분야의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했다.글로벌 컨설팅기업 맥킨지는 합성생물학의 시장 규모가 2030년대 최대 3조6000억 달러(약 4823조 원)까지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같은 시기 반도체 시장 규모는 1조 달러로 추정된다. 합성생물학의 잠재성을 알아본 나라들은 합성생물학 실험 및 생산 자동화 공정인 ‘바이오파운드리’ 투자에 나서고 있다. 미국은 지난해 5년 내 제약 원료 의약품의 25%를, 20년 내 화학제품의 30%를 합성생물학 기반의 바이오 제조로 전환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중국 역시 2022년 최초로 바이오경제 5개년 계획을 발표하며 합성생물학에 대한 투자 확대 의지를 밝히며 빠르게 미국을 추격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후발 주자에 속하는 한국은 올해부터 본격적인 합성생물학 육성에 나서고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최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10일 공공 바이오파운드리 설치 및 운용, 안전관리체계 구축 등의 내용이 담긴 ‘합성생물학 육성법’을 대표 발의한다. 이에 발맞춰 과기정통부는 올해 초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한 바이오파운드리 구축 사업을 위해 사업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관련 연구개발(R&D)을 총괄할 특화연구소를 이달 말 발표할 예정이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 2024-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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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AIST-NYU, 국내 최초 ‘공동학위제’ 추진

    KAIST가 국내 최초로 미국 뉴욕대와 공동학위제 도입을 추진한다. 두 학교가 함께 새로운 학과를 설립해 학생을 양성하는 개념이다. 이르면 2, 3년 내 신입생을 받을 전망이다.9일 KAIST와 뉴욕대는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인공지능(AI) 분야 공동학위제 도입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양교는 연내 공동학위제 설립을 위한 운영위원회를 설치할 예정이다. 운영위에서 공동학위제를 위한 교수진 및 학생 규모, 학과 과정 및 운영시설 등에 대한 결정을 내리고 나면 미국 뉴욕시의 허가를 거쳐 국내 학과 인증 절차를 밟게 된다. 공동학위제는 두 학교가 하나의 학위를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기존의 교환학생 제도나 해외캠퍼스와는 다르다. 이런 차별점을 강조하기 위해 공동학위를 상징하는 신규 로고 개발도 진행하고 있다. MOU 후 이뤄진 기자 간담회에서 이광형 KAIST 총장은 “선발된 학생은 KAIST와 뉴욕대를 오고 가며 수업을 듣게 된다”고 설명했다. 공동학위제 과정을 마치면 하나의 학위가 나오며 양교 총장 명의가 표기된다. 린다 밀스 뉴욕대 총장은 “여러 나라에서 많은 제안이 있었지만 KAIST와 뉴욕대가 가장 잘 맞는다고 판단했다”며 “양교가 양성할 글로벌 인재는 기후 변화, 헬스케어, 교육 격차 등 여러 사회적 문제를 AI로 해결하는 데 혁신적인 기여를 할 것”이라고 했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 2024-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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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밀알학교 세워 28년간 장애학생 교육… “아이들 새 삶 찾는 모습에 감사”

    《영광의 수상자들재단법인 인촌기념회와 동아일보사는 9일 인촌상 수상자를 발표했다. 38회를 맞은 올해 인촌상은 교육, 언론·문화, 인문·사회, 과학·기술 등 4개 부문에서 뛰어난 업적을 이룬 인물을 수상자로 선정했다. 심사는 부문별로 권위 있는 외부 전문가가 4명씩 참여해 6∼8월 3개월간 진행했다. 수상자들의 소감과 공적을 소개한다.》“오늘날 밀알학교가 있기까지 무수히 많은 사람의 헌신이 있었습니다. 그들을 대표해 이 상을 받는 것 같습니다.” 홍정길 밀알복지재단 이사장(82·남서울은혜교회 원로목사)은 3일 오전 서울 강남구 밀알학교에서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이 같은 소감을 밝히고 한동안 교정을 바라봤다. 밀알학교는 밀알복지재단이 1996년 설립한 발달 장애 아동 특수학교다. 1975년 남서울교회를 세워 담임목사로 활동 중이던 그가 밀알학교 설립을 결심한 것에는 지체 장애를 가진 스무 살 터울 막내 여동생의 영향이 컸다. 국내에서 대학까지 졸업한 동생은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번번이 취업에 실패했다. 결국 홍 이사장 권유로 미국 유학을 떠났고 현지에서 프로그래머로 활동할 수 있게 됐다. 홍 이사장은 “한국 사회에서 장애인들은 견고한 사회적 편견과 장벽에 맞서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한다”며 “장애인 아이들을 어떻게 도울지 고민하다 이들을 위한 학교를 설립하게 됐다”고 말했다. 밀알학교 설립 당시만 해도 지역 주민 반대로 개교가 무산될 뻔했다. 결국 소송을 통해 학교를 설립했지만 홍 이사장은 이후 지역 주민과 학교의 ‘공존’을 위해 노력했다. 1998년 한국건축가협회상을 받은 학교 건물 내 카페, 음악홀, 미술관 등의 시설을 주민들에게 개방했다. 또 남서울은혜교회는 별도 건물을 짓지 않고 밀알학교 강당에서 예배를 진행했다. 밀알학교를 달가워하지 않던 주민들의 반응도 조금씩 달라졌다. 2009년에는 밀알학교 학생들이 졸업 후 교육 훈련을 받을 수 있는 드림대학도 설립했다. 2011년부터는 세계적 비영리 단체인 ‘굿윌’과 손잡고 굿윌스토어를 운영하며 발달 장애 학생들의 취업도 지원하고 있다. 그의 노력으로 많은 장애 학생들이 삶의 보람과 희망을 찾고 있다. 재단에서 운영하는 발달장애인 예술단 소속 한 첼리스트는 다른 기업에서 채용 제의를 받고도 “살면서 여기서 처음 사람대접을 받았는데 다른 곳으로 왜 가겠냐”며 거절하기도 했다. 홍 이사장은 “그 말을 듣고 모든 걸 보상받은 기분이었다. 아이들이 자신의 삶을 찾아가는 모습이 감사하다”고 말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는 질문에 다음과 같이 당부했다. “사회의 됨됨이는 가장 연약한 사람을 어떻게 돕느냐에 달려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근에 우리 사회 곳곳에선 서로 미워하고 싸우기만 하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한 사람의 작은 선(善)이 더 큰 선을 키우는 선순환의 고리를 종교와 교육이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공적국내 복음주의 운동의 선구자인 홍정길 이사장은 ‘건물 없는 교회’로 유명한 남서울은혜교회의 원로목사로 1996년 발달장애 아동을 위한 밀알학교를 설립했다. 1997년 3월 유치원과 초등학교 총 13학급으로 출발한 밀알학교는 현재 유치원과 초중고교, 직업 훈련 과정인 드림대학까지 총 31학급을 운영하고 있다. 재학생은 총 196명이다. 밀알복지재단에서 운영하는 굿윌스토어(기증품 판매점)는 33호점까지 확장됐다. 굿윌스토어에서 일하는 장애인 직원만 400여 명에 이른다. 해외 빈곤 아동과 청소년을 위한 교육 사업도 진행해 지난해만 10개국 1777명의 아이들에게 교육 기회를 제공했다.62년간 연기 한우물… “연극배우 첫 수상, 후배들에 길 열어줘 기뻐”언론·문화 박정자 배우“이렇게 큰 상을 받다니, 내 생애 마지막일지도 모르겠네요. 인촌상이 연극배우에게 주어지는 건 처음이기에 더욱 감사합니다. 앞으로 후배들이 상 받을 기회가 열린 것 같아서요.”5일 서울 종로구 동아미디어센터에서 인촌상 언론·문화 부문 수상자로 선정된 연극배우 박정자 씨(82)를 만났다. 1962년 데뷔 후 올해까지 62년간 한 해도 빠짐없이 무대를 지키고 있는 박 씨는 “과거 잘나가던 한때의 배우가 아니라 현역 배우로서 받은 상이라 뜻깊다. 이름값을 하기 위해 여생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박 씨는 연극 ‘페드라’로 데뷔한 뒤 지금까지 총 160여 편의 작품에 출연했다. 올해도 연극 ‘햄릿’, 뮤지컬 ‘영웅’ 등 세 편에서 조연 및 단역을 맡았다. 박 씨가 보여준 수첩은 연습과 공연 일정 메모로 빼곡했다. 그는 “배역의 크고 작음은 중요치 않다. 객석을 등진 채 앉아 있기만 해도 아우라를 뿜어낼 수 있는 실력이 중요하다”며 “어제 한 연습 오늘 또 하는 건 소용없다. 오늘은 어제와 다르기 위해 노력한다”고 했다.연극과의 첫 만남은 그가 여덟 살이던 195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6·25전쟁이 나기 직전이다. 박 씨는 “극단 ‘신협’ 연구생이던 오라버니(박상호 영화감독)에게 도시락을 가져다주러 간 부민관에서 연극 ‘원술랑’을 봤다. TV조차 없던 시절, 어린아이가 마주한 판타지는 지금도 눈앞에 생생하다. 내게 연극은 운명과도 같았다.”박 씨는 1963년 동아방송(DBS) 성우극회 1기로 활동했고, 1966년 극단 자유의 창단 멤버가 되며 연극 ‘따라지의 향연’ 등에 출연했다. ‘신의 아그네스’를 비롯해 숱한 대표작을 남겼고, 동아연극상을 3번 받기도 했다. 하지만 무대에 서는 것은 지금도 혼신을 다해야 하는 일이다. “요즘도 무대에 설 때마다 떨립니다. 객석 앞에서 대사를 잊어버리는 악몽에 시달리기도 합니다. 어떤 호흡과 발성으로 관객에게 다가가야 할지 지금도 끝없이 고민하곤 합니다.”박 씨는 2005년부터 12년간 한국연극인복지재단 이사장을 지내며 연극인 처우 개선에 힘쓰기도 했다. 그는 배우로서 연극을 통해 ‘선한 영향력’을 주위에 전달하고자 했으며, 그 노력을 앞으로도 지속하겠다고 했다.“일평생 가장 잘한 선택은 배우가 된 것입니다. 무대 위에서 쓰러지는 것이 꿈이에요. 염치없을 만큼 큰 욕심이지만요. 내 가슴속 불덩이가 꺼지지 않도록 계속해서 불을 지피겠습니다.”공적1962년 연극 ‘페드라’ 이후 올해까지 62년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무대에 오르면서 일생을 연극에 헌신했다. ‘작은 배우는 있어도 작은 배역은 없다’는 금언을 자신의 연극 정신으로 삼아 160여 편의 연극 작품에 주연, 조연, 앙상블(주·조연 제외한 배역)을 마다하지 않고 출연했으며 작품 완성도를 높이는 데 기여했다. ‘나의 종교는 연극이다’라는 말로 삶의 지표와 가치를 표현하기도 했다. 1986년 연극 ‘위기의 여자’로 여성 관객들을 대거 문화 현장으로 불러내는 트렌드도 만들었다. 당시 만들어진 후원조직 ‘꽃봉지회’와 함께 연극 대중화 운동과 연극인의 복지 향상에도 힘썼다.한문 고전 쉽게 풀어 대중화… “삶의 지평 넓히는 고전, 널리 알릴것”인문·사회 안대회 교수“무게감 있는 상을 받았으니 앞으로도 더 차분하게 연구를 지속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겠습니다.”인촌상 인문·사회 부문 수상자로 선정된 안대회 성균관대 한문학과 교수(63)는 5일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 퇴계인문관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수상 소감을 묻자 이렇게 말했다. 안 교수는 “큰 영광이면서도 ‘내가 이런 상을 받을 만한 성과를 냈나’ 하는 생각도 든다”며 겸손해하기도 했다.1994년 연세대 국문학 박사학위를 받은 뒤 2007년 성균관대 한문학과 교수로 임용돼 후학을 양성 중인 안 교수는 한문 고전을 쉽게 풀어 번역해 인문학의 대중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고전 중에는 지금 읽어도 나의 삶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훌륭한 작품들이 많습니다. 고전을 딱딱하다고 여기는 대중들에게 읽는 재미를 알려주고 싶었습니다.”안 교수는 18, 19세기 조선 민중들의 삶을 생생히 보여주는 문헌을 수집해 연구해 왔다. 개성 한량 한재락이 1820년대 평양 기생 66명과 기방 주변 명사 5명을 만나 엮은 책인 ‘녹파잡기(綠波雜記)’ 원본을 2006년 발굴한 것이 대표적. 2011년에는 조선 정조 때 활약한 노비 시인의 한시집 ‘초부유고(樵夫遺稿)’를 소개하기도 했다. “사대부뿐 아니라 민중과 예술인 등 다양한 계층의 삶을 복원해야 우리 문화사가 풍부해집니다. 한문학 하면 점잖은 양반들의 이야기만 다룰 것 같지만 그렇지 않습니다.”2018년에는 조선 후기 학자 이중환(1691∼1756)이 쓴 인문 지리서 ‘택리지(擇里志)’ 정본을 번역해 발간했다. 제자들과 함께 6년 가까이 200여 종의 이본을 비교해 믿을 만한 텍스트를 선별한 결과다. 안 교수는 “후학들의 연구를 돕기 위해선 선배 연구자들이 많은 이본과 교감해 신뢰할 수 있는 연구서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면서 “좋은 연구서가 있어야 이를 토대로 후학들이나 외국 학자들이 우리 고전을 효과적으로 연구할 수 있다”고 했다.흥미로운 대중 교양서도 다수 펴냈다. 조선시대 광대, 점쟁이 등 재주꾼들의 삶을 다룬 ‘조선을 사로잡은 꾼들’(2010년), 여행가와 바둑기사 등 조선 전문가들의 열정을 그린 ‘벽광나치오’(2011년) 등이다.안 교수는 “정년 이후로도 관심사에 천착한 긴 호흡의 연구에 매진하고 싶다”고 했다. “고전은 그냥 ‘구닥다리’로 여겨질 수도 있지만, 분명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도 강렬한 메시지를 던져줍니다. 삶을 바라보는 지평을 넓혀주는 고전의 훌륭함을 널리 알리고 싶습니다.”공적한문학 연구 권위자로 다양한 인문교양서를 통해 한문 고전의 대중화에 크게 기여했다. 18, 19세기 문집을 집중 연구해 조선시대 지식인과 민초들의 생생한 삶을 보여주는 미시사 연구에 한 획을 그었다. ‘학술 연구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하는 일’이라는 소신에 따라 대중이 쉽게 접근하지 못하는 한문 자료들을 번역해 소개해 왔다. 조선 후기의 대표적인 인문지리서인 ‘택리지’ 이본을 수집해 정본을 확정하고, 주석을 붙여 번역 출간했다. 이 밖에 꾸준한 자료 발굴과 해석을 통해 조선 후기 풍속사와 문화예술사 연구의 기반을 구축했다.국내 AI 컴퓨터비전 연구 기틀… “실패는 재도전 기회, 꾸준히 노력을”과학·기술 권인소 교수“조용하게 연구만 해 온 저에게 이런 상을 주신 것은 큰 의미가 있습니다.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른다’는 말처럼 꾸준히 노력하는 사람에게 기회가 온다는 말을 후배 과학자들에게 해주고 싶습니다.”인촌상 과학·기술 부문 수상자로 선정된 권인소 한국과학기술원 전기및전자공학부 KAIST 교수(66)는 이같이 말했다. 권 교수는 “실패를 ‘다시 도전’이라 생각하고 끊임없이 배우는 자세가 중요하다”며 본인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조언을 건넸다.국내 대표 인공지능(AI) 컴퓨터비전 석학으로 꼽히는 권 교수의 전공은 뜻밖에도 기계공학이다. 서울대 기계설계공학 학사와 석사를 졸업한 권 교수는 1984년 미국 카네기멜런대로 박사학위를 따러 떠났다. 그는 당시 로봇 공학자로 이름을 떨치던 가나데 다케오 교수를 찾았다. 로봇 과제에 필요한 알고리즘을 3개월 만에 개발하라는 과제를 받았고, ‘맨땅에 헤딩’하는 마음으로 도전한 끝에 눈이 내리던 12월 마지막 날, 권 교수는 가나데 교수의 ‘오케이’ 사인을 받았다.하지만 권 교수가 개발한 알고리즘 에러로 인해 고가의 ‘보드’에 불이 붙는 사고가 생겼다. 당시 미국 내 5개밖에 없던 보드였다. 쫓겨날 위기였다. 권 교수는 “그때 가나데 교수가 차라리 다른 전공인 ‘컴퓨터비전’으로 바꾸면 연구실에 머물 수 있다며 기회를 주셨다”고 회상했다. 실수가 평생의 연구 분야로 이끌어준 것이다.AI 컴퓨터비전은 AI를 활용해 이미지와 동영상 속 물체를 인식, 분류하고 분석하는 기술이다. 권 교수는 2015년 미국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 재난 구조 로봇 대회에서 1위를 차지했던 국내 최초 휴머노이드 로봇 ‘휴보’의 숨겨진 조력자다. 휴보의 눈과 머리를 맡았던 권 교수는 라이다 센서와 컬러 카메라 정보를 융합해 빛의 양과 관계없이 물체를 정확하게 인식할 수 있게 했다.이후 권 교수는 인간의 주의 집중을 모사한 ‘어텐션’ 모델을 컴퓨터비전 분야에 적용한 ‘CBAM(Convolutional Block Attention Module)’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어텐션 모델은 챗GPT와 같은 대규모언어모델(LLM)에도 적용된 모델이다. CBAM은 수많은 딥러닝 모델에 적용돼 성능은 유지되면서 모델의 복잡도는 평균 37% 정도 줄였다. 이 연구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유럽컴퓨터비전학회(ECCV)에 게재돼 현재까지 2만 회 이상 인용됐다.권 교수는 “앞으로도 꾸준하게 연구를 이어갈 것이다. 후학들도 항상 성실하게 겸손한 마음으로 AI 연구를 이어가 주기를 바란다”고 했다.공적권인소 교수는 1980년대 국내에서 불모지였던 로보틱스·컴퓨터비전 분야 연구에 도전해 세계적인 연구 결과를 내놓은 연구자다. 1세대 컴퓨터비전 연구자로 200여 명의 제자를 양성해 국내 AI 컴퓨터비전 분야의 기틀을 닦았다. 최근 인간의 주의 집중을 모사한 ‘어텐션’ 모델을 컴퓨터비전 분야에 확장해 영상 인식 성능을 획기적으로 높인 ‘CBAM’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유럽컴퓨터비전학회(ECCV), 미국전기전자공학회(IEEE) 등 세계적인 학술대회에서 여러 상을 받기도 했다. 2016년에는 한국로봇학회 회장을, 2017년에는 한국컴퓨터비전학회 초대 회장을 맡은 바 있다.제38회 인촌상 심사위원 (가나다순)▽교육 △위원장 김경성 전 서울교대 총장 △위원 신종호 서울대 교수, 이용균 중앙고 교장, 장덕호 건국대 교수▽언론·문화 △위원장 김영석 연세대 명예교수 △위원 곽효환 시인·전 한국문학번역원장, 이은주 서울대 교수, 최맹호 전 동아일보 대표이사 부사장▽인문·사회 △위원장 김혜숙 전 이화여대 총장 △위원 구범진 서울대 교수, 김두얼 명지대 교수, 임준철 고려대 교수▽과학·기술 △위원장 노정혜 서울대 명예교수 △위원 김창영 서울대 교수, 예종철 KAIST 교수, 천진우 연세대 교수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사지원 기자 4g1@donga.com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 2024-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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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평양, 신우주산업TF 출범… 국제세미나 열어

    최근 글로벌 우주 산업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우주 시대에 법이 미치는 영향 등을 논의하는 국제 세미나가 열렸다. 8일 법무법인 태평양은 신우주산업 태스크포스(TF)를 출범시키고 이달 6일 첫 세미나 ‘신우주산업을 쏘아 올리며: 선행 사례와의 비교’를 열었다고 밝혔다. 신우주산업 TF는 글로벌 우주 산업이 2040년 1조 달러(약 1340조 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출범된 조직이다. 6일 세미나에는 성 김 고문(전 주한 미국대사), 안재명 KAIST 항공우주학과 교수, 사토 마사히코 일본 가쿠슈인대 법학부 교수 등 우주 및 국제 교류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이날 전문가들은 민간 기업이 우주 개발 및 경제를 이끌어 가는 ‘뉴스페이스’를 실현하고 있는 미국, 일본 등의 글로벌 선행 사례를 탐구하고 한국에 필요한 제도적 기반을 논의했다. 반휘민 신우주산업 TF 팀장은 “우주는 광물, 로보틱스, 통신, 인공지능(AI) 등 여러 산업 분야와 융합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할 수 있는 분야”라며 “관련 법률 및 제도의 글로벌 선행 사례 이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태평양 신우주산업 TF는 우주 광물 탐사, 로보틱스, 사이버 보안, 우주 보험, 우주 국제법의 발전 동향 등 5가지 주제로 세미나를 이어갈 예정이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 2024-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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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간주도 ‘뉴스페이스 시대’?…우주청, 공동연구 계약지침부터 마련해야

    우주항공청이 우주 산업을 민간 기업이 선도하는 ‘뉴스페이스’ 시대를 열겠다고 공언했지만 준비가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와 기업의 공동 연구에 관한 계약 가이드라인조차 없었다. 우주청은 5일 서울 중구의 한 호텔에서 열린 개청 100일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지구 저궤도까지 가는 수송비용을 kg당 1000달러 이하로 낮춰 2030년대에는 우주 경제를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윤영빈 우주항공청장은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민간 기업이 (개발을) 주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정부의 의지와 달리 정부와 기업 간 협력을 위한 준비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표적인 사건이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간 지식재산권 갈등이다. 항우연은 올해 조달청을 통해 차세대 발사체 사업 체계종합기업을 공모했고 한화가 최종 선발됐다. 차세대 발사체는 약 10t의 화물을 지구 저궤도까지 운송할 수 있는 대형 발사체 사업이다. 사업은 아직 시작 전이지만 양측은 차세대 발사체 기술 지재권을 두고 갈등 중이다. 양측 입장은 ‘차세대 발사체 지재권 공동 소유’ 문제에서 첨예하게 갈린다. 항우연은 민간이 공평하게 기술 혜택을 받으려면 항우연이 지재권을 단독 소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화에 귀속돼 있으면 다른 기업이 사용하지 못한다는 얘기다. 반면 한화는 기업이 지재권을 공동 소유해야 향후 시장에서 사업이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한국보다 일찍 뉴스페이스를 연 미국과 일본의 경우 이런 갈등을 막기 위한 계약 가이드라인이 있다.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가 2020년 4월 공개한 지적 재산 정책에 따르면 JAXA는 기업과 공동 지재권을 갖고 있더라도 제3자에 대한 이용 허락은 기업의 동의 없이 사전 통지로만 진행할 수 있다. 만약 기업이 일정 기간 동안 지재권을 제3자에 공유하지 않고 독점하고 싶다면 지재권 출원에 드는 비용, 유지관리 비용, 독점료 등을 부담하고 최대 10년간 독점권을 확보할 수도 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경우도 JAXA와 유사하다. 많은 나라가 이미 해결책을 마련해놓은 상황이지만 정부는 항우연과 한화에 기본적인 가이드라인조차 제공하지 않았다. 우주항공청 관계자는 “당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담당 과에서 아주 일반적인 내용의 공문을 보낸 적은 있으나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과기정통부 산하에서 지재권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국가지식재산위원회 역시 ‘부처의 요구가 있을 경우’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정영진 국방대 교수는 “아직도 정부가 정부 주도의 우주 개발에 갇혀 있는 것”이라며 “민간에게 기회를 주기로 했으면 사전에 이런 가이드라인 마련부터 뉴스페이스에 대한 인식 제고 과정이 선행됐어야 했다”고 꼬집었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 2024-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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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페이스 강조하던 정부…공동연구 계약 가이드 없어 혼란 초래

    우주항공청이 2027년부터 공공위성 발사 서비스를 구매하는 사업을 추진해 본격적인 ‘뉴스페이스’ 시대를 열겠다고 공언했다. 재사용발사체, 궤도수송선 등 여러 우주 경제를 이끌 사업 계획을 발표했지만 정작 뉴스페이스의 주역이 될 기업과의 공동 연구 계약에 대한 가이드라인조차 마련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우주청은 5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개청 100일 기념 기자 간담회에서 재사용발사체를 기반으로 지구 저궤도까지 가는 수송비용을 1㎏당 1000달러 이하로 낮춰 2030년대에는 우주 경제를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앞서 2045년까지 세계 우주항공 시장 점유율을 1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발표한 바 있다. 윤영빈 우주항공청장은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민간 기업이 (개발을) 주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하지만 정부의 의지와는 다르게 정부와 기업 간 협력을 위한 준비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의 준비 부족이 결국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간 지식재산권 갈등으로 표출됐다는 것이다. 항우연은 올해 조달청을 통해 차세대 발사체 사업 체계종합기업을 공모했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최종 선발됐다. 차세대발사체는 약 10t의 화물을 지구저궤도까지 운송할 수 있는 대형 발사체로, 올해부터 2032년까지 총 2조132억 원이 투입된다. 아직 본격적인 사업이 시작되기 전이지만 양측은 차세대발사체 기술의 지재권을 두고 갈등 중이다. 입장이 극명하게 갈리는 지점은 ‘차세대발사체 지재권을 공동 소유하는 것이 향후 뉴스페이스 시대에 어떻게 작용하느냐’다. 항우연은 민간에게 공평하게 기술의 혜택을 전파하기 위해서는 항우연이 지재권을 단독소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재권이 한화에 귀속돼 있으면 다른 기업이 기술을 사용하지 못하게 막을 수 있다는 논리다. 반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기업이 지재권을 공동 소유 해야 향후 시장에서 사업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한국보다 일찍 뉴스페이스를 연 미국과 일본의 경우 이런 갈등을 막기 위한 계약 가이드라인 및 제도가 마련돼 있다.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가 2020년 4월 공개한 지적 재산 정책에 따르면 JAXA는 기업과 공동 지재권을 가지고 있더라도 제3자에 대한 실시 허락은 기업의 동의 없이 사전 통지로만 진행할 수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항우연 사태에 적용해보자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동의가 없더라도 항우연이 다른 기업들에게 공평하게 기술 사용을 허락할 수 있다는 의미다.만약 기업이 일정 기간 동안 지재권을 제3자에게 공유하지 않고 독점하고 싶다면 지재권 출원에 드는 비용, 유지관리비용, 독점료 등을 부담하고 최대 10년간 독점권을 확보할 수도 있다.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경우에도 JAXA와 마찬가지로 지재권을 공동 소유하더라도 NASA가 사전 동의 없이 다른 기업에 기술을 사용하게 할 수 있다. 손수정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혁신제도연구단 선임연구위원은 “미국은 워낙 오랫동안 뉴스페이스를 이뤄왔던 곳이기 때문에 여러 정책적 장치가 마련돼 있다”고 설명했다.업계에서는 뉴스페이스에 대한 정부의 준비가 너무 부족한 상황에서 이뤄진 계약이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우주항공청 관계자는 “당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담당 과에서 아주 일반적인 내용의 공문을 보낸 적은 있으나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윤 청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지재권 분쟁에 대해 “제도적인 문제가 있다면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과기정통부 산하에서 지재권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국가지식재산위원회 역시 마찬가지다. 지재위 관계자는 “가이드라인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한다”며 “민간 기업이나 부처의 요구가 있을 경우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정영진 국방대 교수는 “아직도 정부가 정부 주도의 우주 개발에 갇혀있는 것”이라며 “민간에게 기회를 주기로 했으면 사전에 이런 가이드라인 마련부터 뉴스페이스에 대한 인식 제고 과정이 선행됐어야 했다”고 꼬집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 2024-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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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종윤 한미약품 사내이사, 박재현 대표 업무방해로 고소

    한미약품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가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를 업무방해로 경찰에 고발했다. 박 대표는 현재 임 이사 측과 경영권 분쟁 중인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 및 임주현 부회장 모녀 측 인사다.4일 임 사내이사 측은 박 대표를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혐의로 서울 송파경찰서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2일 열린 한미약품 이사회에서 박 대표가 이사회 결의 없이 자신을 북경한미 동사장(이사회 의장)으로 소개한 행위가 업무방해에 해당된다는 이유에서다. 임 이사 측에 따르면 북경한미 동사장 임명은 이사회 보고 및 결의 사항이지만 박 대표가 이사회 결의 없이 3월경 자신을 북경한미 동사장으로 ‘셀프 임명’했다는 것이다. 임 이사 측은 “경영권의 향방이 결정된 3월 정기주주총회 직전 셀프 임명이 이뤄졌다”며 “이는 주총 이후 자신이 대표에서 해임될 가능성을 고려해 이를 위한 대비책으로 자신을 북경한미 동사장직에 셀프 임명한 것”이라고 주장했다.2일 열린 한미약품 이사회에서 임 이사 측은 임 이사의 대표 선임과 임해룡 북경한미 총경리를 북경한미 동사장으로 선임하는 건을 상정했지만 모두 부결됐다.현재 한미약품은 모녀 측과 임 이사 및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 형제 측이 나뉘어 경영권 분쟁 중이다. 3월 정기주총에서 형제 측이 승기를 잡으며 분쟁이 마무리되는 듯 했지만, 당시 ‘키맨’ 역할을 했던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주총 이후 모녀 측 손을 잡으며 다시금 경영권 분쟁에 불이 붙었다.모녀와 신 회장 등 3자 연합은 이날 법무법인 세종을 통해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위한 법원 허가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앞서 3자 연합은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정원을 늘리고 신규 이사를 선임하는 건을 위한 임시주총을 청구한 바 있다. 세종에 따르면 “임시주총 청구에도 불구하고 한미사이언스는 이사 후보가 특정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소집 절차를 밟지 않았다”고 했다. 3자 연합은 법원 허가를 신청하며 기존 10명 이내로 정하고 있는 이사회 구성원을 11명으로 늘리고, 신 회장과 임 부회장을 신규 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하겠다고 밝혔다.이에 대해 형제 측은 “이는 결국 임주현 부회장을 지주사 대표로 앉히려는 수순으로 파악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3자 연합의 안건대로 이사회 구성원이 11명이 되고 신 회장과 임 부회장이 신규 이사로 선임되면 3자 연합 측 이사가 6명, 형제 측 이사가 5명이 된다.이들은 “3자 연합이 추진하는 전문경영은 결국 회사의 실제주인이 신 회장으로 바뀌고 회사 경영은 허수아비 전문경영인이 이들의 지시를 수행하는 파행이 일어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 2024-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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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AIST, AI 석학 요슈아 벤지오 연구센터 설립

    한국에 세계적인 인공지능(AI) 석학인 요슈아 벤지오 캐나다 몬트리올대 교수가 참여하는 AI 연구센터가 설립된다. 4일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벤지오 교수가 안성진 전산학부 교수와 함께 ‘KAIST-밀라 프리프론탈 인공지능 연구센터’를 7월 1일부로 설립했다고 밝혔다. 이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지원하는 ‘2024년도 해외 우수 연구기관 협력허브구축사업’의 일환이다. 안 교수팀은 7월부터 2028년 12월까지 총 27억 원을 지원받게 된다.이번에 설립된 AI 연구센터를 통해 진행되는 국제공동연구의 핵심은 인간의 고위인지 능력을 모방하는 ‘시스템2’ AI 기술 개발이다. 시스템2는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데니얼 카네만이 주창한 듀얼프로세스 이론에서 제시된 개념이다. 시스템1은 직관적이고 빠른 인지를 담당하는 사고 처리 방식, 시스템2은 수학적 논리 추론과 같이 복잡한 사고 처리 방식이다. 현재의 딥러닝 기술로는 계획, 판단, 추론 등 고차원적인 인지 기능을 담당하는 시스템2 수준의 사고를 구현하기 어렵다. 이번 연구는 이런 한계를 극복하고 고위인지 기능을 AI에 통합하는 ‘프리프론탈 AI’의 기반 기술을 마련하는 것이 목표다. KAIST 관계자는 “이번 연구센터 설립을 통해 KAIST의 국제적인 연구 네트워크를 강화하겠다”고 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 2024-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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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밀도差 이용해 기름만 걸러내는 스마트 국자”

    《기름만 건져 올릴 수 있는 ‘스마트 국자’와 접이식 온·오프 교통카드가 올해 가장 우수한 학생 발명 아이디어에 선정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하고 동아일보사와 국립중앙과학관이 주관한 ‘제45회 전국학생과학발명품경진대회’의 수상작이 3일 발표됐다. 전국 17개 시도에서 1만1589명의 학생이 참가한 이번 경진대회의 최고상인 대통령상은 김태형 군(경북 포항 신광중 3학년)에게, 국무총리상은 김예원 양(세종 한솔고 2학년)에게 돌아갔다. 시상식은 10월 8일 국립중앙과학관 사이언스홀에서 개최되며, 대통령상 및 국무총리상 수상 작품을 비롯해 본선에 출품된 300여 점의 작품이 이달 13일까지 국립중앙과학관 미래기술관에서 전시될 예정이다. 전국학생과학발명품경진대회는 1979년부터 동아일보사, 국립중앙과학관이 매년 주관해 왔다.》“고지혈증이 있는 아빠를 위해 기름을 걸러낼 수 있는 국자를 떠올렸습니다. 그래서 국자의 이름도 ‘뱃살 빼고 백살까지! 기름 잡는 국자’로 정했습니다.” 제45회 전국학생과학발명품경진대회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한 김태형 군은 3일 열린 수상자 브리핑에서 발명 아이디어를 떠올린 계기가 아빠의 건강이었다고 했다. 김 군이 개발한 스마트 국자는 크게 두 가지 과학 원리가 적용됐다. 하나는 물에 기름이 뜰 수 있는 밀도 차이, 또 다른 원리는 조선 시대에 쓰이던 술잔 ‘계영배’의 원리다. 계영배는 잔의 70% 이상이 채워지면 잔 가운데의 얇은 관을 통해 술이 아래로 모두 흘러내리는 잔이다. 김 군이 개발한 국자를 기름이 많은 국에 넣으면 기름은 위로 떠오르고 국자 아래쪽에는 국물이 채워진다. 그러다 일정량 이상이 채워지면 마치 계영배에서 술이 흘러내리는 것처럼 국물만 국자 아래로 빠지고 기름층만 남게 된다. 김 군은 처음에는 밀도 차이만을 이용하는 국자를 만들려고 했지만, 아무리 해도 약간의 물이 섞여서 분리됐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터넷과 온갖 서적을 뒤진 끝에 계영배의 원리를 찾았다. 김 군과 함께 팀을 이룬 금강선 신광중 교사는 “학생과 함께 계영배의 원리를 찾았을 때 ‘유레카’를 외쳤다”고 했다. 원리는 간단하지만 실제 기름만 빼는 국자를 만드는 길은 험난했다. 국자에서 국물이 빠져나가는 관의 폭부터 높이까지 하나하나 실험을 해보지 않고는 결과를 알 수 없었다. 김 군과 금 교사는 학기 중에는 점심시간을 쪼개서 실험하고, 여름방학에는 하루도 쉬지 않고 학교에 나와 실험을 이어갔다. 금 교사는 “정말 수천 번의 실험을 진행한 것 같다”고 했다. 김 군도 “방학 때 놀러가고 싶은 것을 참으며 실험하는 게 정말 힘들었지만 좋은 결과를 얻게 돼 정말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펼치면 ON-접으면 OFF 되는 교통카드 개발”제45회 전국학생과학발명품경진대회 영예의 수상자들국무총리상 한솔고 김예원 양“기숙사 생활을 하다 보니 집에 오고 갈 때 항상 짐이 많았어요. 그럴 때 버스 교통카드 단말기에 여러 카드가 꽂힌 지갑을 대면 인식이 안 돼 너무 불편했습니다.” 이번 대회에서 국무총리상을 수상한 김예원 양은 개인적인 경험에서 발명품의 아이디어가 떠올랐다고 했다. 김 양은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물리 시간마다 등장하던 패러데이 법칙을 생각해 냈다. 패러데이 법칙은 자기장의 크기가 변하면 유도 전류가 발생한다는 법칙으로, 버스 카드 단말기가 카드를 인식하는 원리이기도 하다. 김 양은 이 법칙을 거꾸로 활용해 카드를 펼치면 일반적인 카드와 동일하게 작동하고, 카드를 접으면 유도 전류가 흐르지 않는 방법을 고안해 냈다. 김 양은 “카드 양쪽에 같은 방향으로 감은 두 코일을 넣으면, 카드를 폈을 때는 전류가 흐르지만 반으로 접으면 양쪽 코일에 흐르는 전류가 반대 방향이 되면서 전류가 흐르지 않게 된다”고 설명했다. 즉 카드를 펴면 ‘온(ON)’ 상태가 되고 접으면 ‘오프(OFF)’ 상태가 되는 것이다. 김 양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접은 상태에서 카드의 온·오프를 조절할 수 있도록 차폐 필름을 적용했다. 카드의 한쪽 면에 차폐 필름을 붙여 차폐 필름이 안쪽으로 가도록 카드를 접으면 ON이 되고, 차폐 필름이 바깥쪽으로 가도록 접으면 단말기의 자기장이 차단되며 전류가 흐르지 않는 OFF가 되도록 한 것이다. 김 양은 “최근 많이 사용하는 폴더블 스마트폰에 끼우고 다닐 수 있도록 카드의 크기를 줄였다”고 했다. 김 양과 지도교사인 박정규 한솔고 교사는 스마트폰으로 버스 카드를 충전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해 카드가 실제 작동하는지를 확인했다. 김 양은 “이론으로만 알고 있던 것을 실제로 구현해 나가는 과정이 정말 뿌듯했다”며 “위대한 발명가들의 기분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됐다”고 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 2024-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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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직장서 몰래 가상화폐 채굴… 장비 빼돌려 비밀공간 차려

    한국식품연구원 직원이 연구원 내 사람이 드나들지 않는 공간에 가상화폐 채굴 서버를 몰래 설치해 1년 이상 채굴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감사 과정에서 이 사실이 적발돼 해당 직원은 해임 처분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2일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NST 감사위원회는 지난달 26일 식품연 특정감사 보고서를 발표하고 식품연에 A 실장을 해임할 것을 요구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A 실장은 2022년 연구원에서 고가의 그래픽처리장치(GPU) 12개를 빼돌렸다. 이를 이용해 가상화폐 채굴용 서버를 만들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직원들이 드나들지 않던 홍보실 내 창고에 채굴 공간을 마련했다. 그는 연구원 예산으로 에어컨 등 채굴에 필요한 장비를 구매했고 별도의 전기시설 공사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A 실장은 2022년 4월 처음 채굴 서버를 설치했고 지난해 9월 발각됐다. 식품연이 내부 물품 수량 조사 중 GPU 수량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했고 자체 조사를 벌여 인가되지 않은 외부망이 연결돼 있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식품연의 정보보호 시스템하에서는 가상화폐 채굴과 전자지갑 관리 등이 불가능하지만 외부망을 이용해 우회 접속하면 가능하다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A 실장은 가상화폐 채굴용 GPU를 구매하기 위해 소속 직원의 계정까지 도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소속 직원들에게 GPU 구매를 지시했으나 구매가 늦어지자 본인이 직접 소속 직원의 계정으로 접속해 GPU를 구매한 것이다. NST 감사위원회는 A 실장으로 인해 발생한 연구원의 손해가 약 786만 원이라고 추정하고 이를 회수하도록 식품연에 요구했다. 또 A 실장이 근태 기록을 부정으로 등록하고 사문서를 위조한 점 등을 들어 해임하도록 권고했다. 이 외에도 식품연의 보안 강화를 위해 망 분리 운영 실태를 재검토할 것을 요구했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 2024-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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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초과학연, 융합 연구단장 2명 선임

    기초과학연구원(IBS)은 김유수 도쿄대 교수와 하콴 라우 일본 이화학연구소(RIKEN) 팀리더를 융합 연구 분야 신규 연구단장으로 선임했다고 2일 밝혔다. 김유수 신임 양자 변환 연구단장은 서울대 화학과를 졸업하고 도쿄대 응용화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2015년 RIKEN에서 한국인으로서는 최초로 가장 높은 연구자 직책인 수석과학자에 선정됐다. 라우 팀리더는 뇌과학 이미징 공동 연구단장으로 선임됐다. 라우 신임 단장은 미국 컬럼비아대와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교수를 거쳐 2021년 RIKEN 뇌과학 센터 팀리더로 부임했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 2024-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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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미약품 장남 임종윤, 대표 선임 부결

    모녀와 형제간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한미약품이 2일 이사회를 열고 창업주의 장남인 임종윤 사내이사를 대표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논의했지만 부결됐다. 이로써 독자 경영을 선언한 모녀 측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 체제가 한동안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한미약품은 창업주의 아내인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과 딸인 임주현 부회장 모녀가 한 세력을 형성하고 있다. 이에 맞서 장남 임종윤 이사와 차남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가 또 다른 세력을 이뤄 경영권 갈등을 벌이고 있다. 모녀 측 인사인 박 대표는 지난달 29일 형제 측이 장악한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와는 별개로 인사 조직을 신설하고 독자 경영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이사회는 독자 경영을 하려는 모녀 측의 행보를 저지하려는 임 이사의 긴급 소집으로 이뤄졌다. 형제 측은 임 이사를 한미약품의 새 대표로 선임하려 했으나 부결됐다. 업계에서는 이미 예견된 결과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재 한미약품 이사회 구성이 모녀 측 인사 7명, 형제 측 인사 3명으로 구성돼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미약품의 지분 41.42%를 보유한 한미사이언스의 임종훈 대표가 “한미약품의 독단적인 독립은 주주가치 훼손”이라며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이사진과 경영진을 교체하는 것까지 고려하겠다”란 뜻을 밝힌 만큼 현 체제가 얼마나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모녀 측은 2일 기준 한미사이언스 지분 12.15%, 한미약품 지분 7.72%를 가진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과 손잡고 형제 측과 맞설 계획이다.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정원을 9명에서 12명으로 확대하고, 이사 3명을 새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하는 임시주총을 7월 29일 청구한 바 있다. 아직 개최 시기는 미정이며, 만약 임시주총이 열릴 경우 경영권 분쟁 ‘2라운드’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 2024-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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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픈AI에 빅테크 투자 러시… “엔비디아도 1억달러 투자 검토”

    인공지능(AI) 칩 제조사인 엔비디아가 챗GPT 개발사 오픈AI에 투자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투자가 이뤄지면 현재 미국 시가총액 1∼3위를 차지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애플, 엔비디아가 모두 오픈AI의 주요 주주로 올라서는 것이다. 1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오픈AI에 1억 달러(약 1300억 원)를 투자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앞서 지난달 29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엔비디아와 애플이 오픈AI에 대한 투자를 검토 중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반도체, 디바이스, 소프트웨어 등 AI 생태계를 이루는 빅테크 기업들이 오픈AI 투자에 뛰어들며 ‘그들만의 리그’가 형성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MS는 2019년부터 오픈AI에 130억 달러를 투자해 지분 49%를 보유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오픈AI에 AI 칩을 대량 공급하고 있다. 애플은 다음 달 출시하는 최신 스마트폰 아이폰 16에 AI 기능을 탑재하기 위해 6월 오픈AI와 파트너십을 체결한 바 있다. 오픈AI의 이번 자금 조달은 미국의 유명 벤처 투자사 스라이브 캐피털 주도로 진행 중이며 오픈AI의 기업 가치를 1000억 달러(약 133조9000억 원) 이상으로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 2024-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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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S 이어 애플-엔비디아도 오픈 AI에 수조원 대 투자 논의… ‘챗GPT’ 왕국 커진다

    마이크로소프트(MS)에 이어 애플과 엔비디아까지 오픈AI에 대규모 투자 단행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투자가 이뤄지면 현재 미국 시가총액 1~3위를 차지하는 세 기업이 모두 오픈AI의 주요 주주로 올라서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반도체, 디바이스, 소프트웨어 등 AI 생태계를 이루는 빅테크 기업들이 오픈AI 투자에 뛰어들며 ‘그들만의 리그’가 형성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2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블룸버그통신등에 따르면 애플과 엔비디아가 오픈AI의 새로운 자금 조달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나타났다. AI 경쟁에서 뒤쳐졌던 애플은 새로 출시할 아이폰16에 챗GPT를 포함하기로 하는 등 올해 6월 오픈AI와 파트너십을 체결한 바 있다. 전 세계 AI 칩 시장의 80%를 차지하고 있는 엔비디아는 오랫동안 오픈AI의 주요 칩 공급사로서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WSJ에 따르면 오픈AI는 지난해 1월 마이크로소프트(MS)가 100억 달러(약 13조 원)를 투자한 이후 가장 큰 규모의 외부 자금 조달을 추진 중이다. 이번 자금 조달은 미국의 유명 벤처 투자사인 스라이브 캐피털이 주관하며, 스라이브 캐피털이 약 10억 달러(약 1조3000억 원)를 투자하고, MS도 추가 자금을 투입할 예정이다. MS는 2019년부터 오픈AI에 총 130억 달러(약 17조3500억 원)를 투자해 지분 49%를 보유하고 있다. 애플과 엔비디아의 구체적인 투자 금액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각각 수조 원을 투자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만약 이번 자금 조달이 성공적으로 끝나면 미국 시총 ‘탑 3’가 오픈AI의 대주주가 된다. 빅테크 간 생성형 AI를 개발 경쟁이 치열해지며 현재 가장 앞서 나가고 있는 오픈AI와의 파트너십을 더 끈끈하게 만들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오픈AI도 이번 자금 조달을 통해 구글, 메타 등 빠르게 커가고 있는 생성형 AI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이어나갈 것으로 전망된다.업계에서는 오픈AI를 중심으로 한 ‘챗GPT 왕국’이 점점 커지고 강해질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AI 생태계를 이루는 큰 축인 소프트웨어(MS), 디바이스(애플), 반도체(엔비디아)가 오픈AI를 중심으로 모인 셈이기 때문디다.한 IT 업계 관계자는 “AI 경쟁이 이른바 ‘쩐의 전쟁’이 된 지 오래됐다”며 “오픈AI를 중심으로 한 생태계가 일단 구축되고 나면 다른 기업들이 그 틈을 파고들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을 보였다. 에릭 슈미트 전 구글 최고경영자(CEO) 역시 최근 미국 스탠포드대 강연에서 AI 개발에 막대한 투자가 필요한 만큼 돈이 부족한 기업들은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라는 취지의 말을 한 바 있다.최근 오픈AI의 챗GPT는 주간 활성 사용자는 2억 명을 넘어섰다. 약 1억 명이었던 지난해 11월에 비해 약 9개월 만에 사용자 수가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오픈AI는 29일 포춘이 발표한 글로벌 500대 기업 중 92%가 오픈AI의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 2024-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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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재현 대표 사장서 전무로 강등… 한미약품 분쟁 재점화 조짐

    한미약품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재점화되는 모양새다.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가 28일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의 직위를 사장에서 전무로 강등하는 인사를 내면서부터다. 박 대표는 대표적인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 임주현 부회장 모녀 측 인사로 꼽힌다. 29일 한미약품은 “지주사 대표의 계열사 대표 직위 강등은 위법 소지가 있다”며 “대표로서의 권한 및 직책은 변함없다”고 밝혔다. 한미약품그룹은 현재 송 회장 모녀 측과 신동국 한양정밀회장 등 3자 연합이 한 세력을 형성하고 있고 이에 맞서 임종윤 한미약품 이사와 임 대표 형제 측이 경영권을 두고 갈등 중이다. 신 회장은 경영권이 형제 측으로 넘어간 계기가 된 3월 정기주주총회 당시 형제 측의 편에 섰던 인물이다. 하지만 이후 형제가 약속한 투자 유치 성과를 보이지 못하자 모녀와 손을 잡았다. 임 대표 측은 “아무런 이유 없는 강등이 아니다”라며 “박 대표가 지주사와 의논 없이 인사 조직을 신설한 데 대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강등 조치가 이뤄지기 전 박 대표는 한미약품 경영관리본부에 인사팀과 법무팀을 포함하는 인사 조직을 신설한다고 발표했다. 그간 한미약품은 별도 인사 조직 없이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가 해당 업무를 맡아 왔다. 박 대표의 발표는 지주사와 별개로 독자 경영을 본격화하겠다는 의미였던 셈이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 2024-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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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원 입양해 관리… 건강한 휴식처 만들게요”

    HS효성은 시민들의 공원 이용을 활성화하기 위해 서초구와 서래공원에 대한 공원 입양 협약을 체결했다. 공원 입양은 시민들의 공원 유지 및 관리에 참여하는 제도로 기업이 공원 입양제를 통해 사회에 기여하기로 한 것은 HS효성이 처음이다. HS효성은 출범에 맞춰 ‘가치 경영’을 선포하며 실천을 위한 활동 중 하나로 공원 입양을 추진했다. HS효성의 재상장에 맞춰 열린 공원 입양 협약식에서는 HS효성의 상징 중 하나인 ‘나무’를 심는 기념식수 행사도 열렸다. 새롭게 출발하는 HS효성이 나무와 같이 단단히 뿌리 내리고 깨끗한 공기와 건강한 휴식을 제공하는 거목으로 성장해 나가기를 기원하는 의미를 담았다. 이날 심은 반송은 척박한 환경에서도 잘 자라 ‘강인함’과 ‘인내’를 상징한다. 여러 갈래의 줄기가 하나의 근사한 나무를 만들어 내는 모습이 ‘함께 번영하자’는 의미를 형상화하고 있다는 것이 회사의 설명이다. 회사 측 관계자는 “HS효성의 캐치프레이즈인 ‘가치 또 같이’와 맥맥락을 같이하는 나무”라고 전했다. 조현상 HS효성 부회장은 “HS효성이 재상장하는 날 사회에 작은 보탬이 되는 일을 할 수 있어 더 의미가 깊다”며 “이해관계자 모두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좋은 흐름이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성수 서초구청장은 “지역사회를 더 건강하고 행복하게 만들기 위해선 민관이 마음을 모아야 한다”며 “기업 첫 사례로 기록될 이번 공원 입양과 같이 서초구와 HS효성이 ‘가치 또 같이’를 실천하며 같이 빛나길 기대한다”고 했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 2024-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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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람-환경 고려한 첨단기술로 OLED 시장 선도

    LG디스플레이가 사람과 환경을 고려한 OLED 기술로 프리미엄 디스플레이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눈 건강, 생체 리듬 등 디스플레이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뿐 아니라 제품의 생산부터 폐기까지 제품 전 생애주기에 걸쳐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한 제품으로 차별화된 고객 가치를 창출하겠다는 전략이다. OLED는 화면을 구성하는 수천만 개의 화소 하나하나가 스스로 빛을 내는 디스플레이로 기존 LCD가 구현하기 어려운 완벽한 블랙과 풍부한 색 표현력, 현존하는 TV 중 가장 빠른 응답 속도를 가진 디스플레이다. 그뿐만 아니라 눈에 해로운 블루라이트를 최소화하고 백라이트를 사용하지 않고 부품 수도 줄여 환경에 미치는 영향까지 최소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OLED TV가 LCD 기반 미니 LED TV 패널과 비교해 유해 블루라이트를 저감해 건강한 수면 패턴 유지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LG디스플레이와 국민대 연구팀의 임상시험 결과 미니 LED TV를 시청한 시험군에서 수면 유도 호르몬인 멜라토닌 분비량은 시청 전 대비 2.7% 감소했다. 반면 OLED TV 시청군은 오히려 8.1% 증가했다. 멜라토닌은 저녁부터 분비량이 점점 증가해 우리 몸이 잠들 준비를 하게 한다. 디스플레이에서 방출되는 유해 블루라이트는 멜라토닌 생성을 방해해 수면 장애를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적으로 미니 LED를 포함한 LCD 패널은 백라이트가 지속적으로 강한 빛을 내기 때문에 유해 블루라이트 비중이 70∼80%에 달한다. 반면 LG디스플레이 OLED TV 패널은 백라이트 없이 소자 하나하나가 스스로 빛을 내는 자발광 구조로 유해 블루라이트 비중이 36%에 불과하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 2024-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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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역 ‘탁구 꿈나무’ 후원해 체육계 발전 이바지

    애경케미칼은 지역사회와의 공존을 위해 다양한 방면에서 도움이 필요한 이웃을 도우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또 국내에서 크게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는 장애인 체육을 꾸준하게 지원하고 있다. 회사 측은 “지역사회 이웃의 홀로서기를 지원해 사랑과 존경받는 기업이 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애경케미칼은 2003년부터 20여 년간 매년 지역사회 아동과 노인 계층에 사랑의 쌀 나눔 활동을 이어 오고 있다. 생활용품 지원, 돌봄 인력 위생 키트 지원, 복지시설 환경 개선 활동 등 지역사회에 다양한 공헌 활동을 진행 중이다. 사업장이 있는 충남 청양군 지역에서도 다양한 나눔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부터는 청양 지역의 멸종위기종 살리기 사업에도 참여해 지역 환경 개선과 생태계 보전에도 앞장서고 있다. 또 청양 정산초등학교 탁구부 학생들과 결연을 맺고 지원하고 있으며 2024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의 후원 기업으로 나서는 등 한국 탁구 발전에도 힘을 보태고 있다. 애경케미칼은 장애인 체육 활성화를 위해 2018년부터 ‘장애인 스포츠 선수단’도 운영 중이다. 현재 보치아, 탁구, 양궁, 육상 등 4개 스포츠 종목에서 9명의 선수가 훈련 중이다. 회사는 장애인 선수들을 직접 고용해 선수단을 운영함으로써 선수들이 운동에만 매진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지원을 이어 나가고 있다. 앞으로도 소속 선수들이 안정적인 환경에서 훈련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 최근에는 울산에 있는 중증 여성 장애인 시설인 ‘마중물주간보호센터’를 방문해 쉼터 환경개선을 위한 공사 비용을 전달하기도 했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 2024-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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