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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과학자가 받는 1인당 연구개발(R&D) 지원액이 여성 과학자보다 2배가량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최수진 의원(국민의힘)이 한국여성과학기술인육성재단(WISET)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책임연구자급 1인당 평균 연구비는 남성 연구자의 경우 약 5억 원, 여성 연구자는 약 2억3000만 원이었다. 2022년 연구비 10억 원 이상 대형 과제 수는 3420개였고, 연구 과제 책임자는 4709명이었다. 책임자 중 여성 과학자 수는 393명으로 전체의 약 8.3%에 그쳤다. 남성 과학자가 사실상 대형 과제를 독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2022년 기준 과학기술 인력 승진자 8420명 중 여성은 1481명으로 17.6%였다. 신규 채용에서도 정규직 연구자의 경우 여성 정규직 연구자는 28.1%인 반면에 비정규직에선 38.4%까지 비중이 늘었다. 앞서 8월 22일 국제학술지 ‘네이처 인덱스’는 “한국의 R&D 성과가 투자 대비 저조하다”고 지적하며, 여성 연구 과학자 비중이 낮은 것을 한국의 약점 중 하나로 지적한 바 있다. 2022년 기준 한국 여성 연구인력은 전체 인력의 23%에 그쳤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13일(현지 시간) 오전 7시 25분 미국 텍사스주 남부 보카치카 해변의 ‘스타베이스’ 발사장에서 스페이스X의 대형 로켓 스타십이 5차 발사에 성공했다. 인류 역사상 가장 거대한 로켓인 스타십은 이번 성공으로 지구 재진입까지 필요한 핵심 기술을 모두 갖추게 됐다. 특히 이번 발사에서 처음으로 시도한 발사대 ‘메카질라’의 로봇 팔 기술은 큰 기술적 진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현지 시간으로 7시 25분 발사를 시작한 스타십은 발사한 지 약 3분 만에 고도 74km에서 1단인 ‘슈퍼 헤비’와 우주선에 해당하는 2단이 분리됐다. 발사 7분 후 분리된 슈퍼 헤비는 발사대 메카질라의 로봇 팔에 포획됐다. 마치 젓가락이 잡는 것 같다고 해서 ‘젓가락 기술’로도 불리는 이번 기술은 스페이스X가 처음 시도한 것으로, 이번 성공으로 스타십의 경제성이 높아질 전망이다.스타십은 총 길이 120m, 추력은 7575tf(톤포스·1tf는 1t을 밀어 올리는 힘)이다. 이전까지 가장 거대한 로봇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스페이스 론치 시스템(SLS)’이었다. 스타십의 추력은 SLS보다 두 배 가량 강력하다. 스타십은 2026년 NASA의 유인 달 탐사 프로젝트 ‘아르테미스’의 3호 미션에 참여할 예정이다. 우주 비행사 4명은 미국 플로리다주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SLS 로켓에 탑재된 오리온 우주선에 탑승한다. 이후 달 궤도 중간에서 스타십의 달 착륙선으로 옮겨탄 뒤 달 남극에서 시료 채취 등의 임무를 마친 뒤 다시 달 착륙선에서 오리온 우주선으로 갈아타 지구로 돌아온다. 스타십은 3차 발사에서 발사에는 성공했지만 착륙에 실패하며 ‘절반의 성공’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때문에 아르테미스 3호의 임무가 늦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지만, 올해 6월 4차 발사에서 지구에 재진입한 슈퍼 헤비가 예정대로 인도양으로 무사히 떨어지며 업계의 우려를 불식시켰다. 큰 기술적 난관을 해결한 스타십은 향후 화성까지 가는 데 필요한 연료를 중간 중간 채워넣는 우주 급유 테스트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구에서 약 2억2500만km 떨어진 화성까지 가려면 약 10번의 우주 급유가 필요하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올해 노벨 물리학상에 이변이 일어났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8일(현지 시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로 존 홉필드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 제프리 힌턴 캐나다 토론토대 교수를 선정했다. 노벨위원회는 “인공 신경망을 이용한 머신러닝(기계학습)을 가능하게 하는 기초적인 발견과 발명의 공로”라며 “수상자들은 컴퓨터로 우리 사회의 많은 문제를 해결하도록 돕는 새로운 방법을 보여줬다”고 밝혔다. 그간 노벨 물리학상은 기초 물리학을 연구한 과학자에게 주로 주어졌지만, 올해는 챗GPT와 같은 생성형 인공지능(AI)의 기반을 마련한 두 과학자가 수상했다. 특히 AI 4대 석학 중 한 사람으로 불리는 힌턴 교수는 물리학 전공이 아니라 컴퓨터과학자이자 신경과학자다. 수상자 발표 직후 노벨위원회와의 전화 연결에서 힌턴 교수는 첫마디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전혀 모르겠다”며 놀라워했다.● 컴퓨터가 뇌를 모방하다 두 과학자는 AI의 봄을 가져온 과학자로 불린다. 생성형 AI의 기반이 되는 머신러닝(기계학습)이 등장하기 전인 1970, 80년대는 그야말로 AI의 혹한기였다. 학계의 주목을 받던 AI가 예상보다 학습 효과를 보이지 못하고 하드웨어의 성능도 한계에 다다르며 이렇다 할 결과물을 내놓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홉필드 교수가 제안한 ‘홉필드 네트워크’는 AI의 봄을 알리는 씨앗이 됐다. 홉필드 교수는 원자와 물질의 특성을 연구하던 고체 물리학자였지만 뒤늦게 생물학까지 관심의 범위를 넓혔다. 뇌가 어떻게 기억하는지를 연구하던 홉필드 교수는 뇌의 신경망 구조를 수학적 그래프로 표현한 ‘홉필드 네트워크’를 1982년 발표했다. 우리의 뇌는 뉴런이라는 신경 세포로 이뤄져 있고, 뉴런 간의 연결이 강하냐 약하냐에 따라 기억의 강도가 결정된다. 홉필드 교수는 뉴런을 노드에 대입해 노드와 노드 사이의 관계를 설정했고, 이 과정에서 원자 내부의 스핀 시스템을 차용했다. 힌턴 교수는 홉필드 네트워크를 학습이 가능한 컴퓨터 알고리즘으로 승화시킨 업적을 인정받았다. 힌턴 교수는 홉필드 네트워크를 활용한 ‘볼츠만 머신’을 개발했다. 볼츠만 머신은 홉필드 네트워크를 ‘학습’하도록 만든 알고리즘이다. 쉽게 말해 홉필드 네트워크가 기억을 하는 패턴을 보여주는 모델이라면, 볼츠만 머신은 이 패턴을 학습해 최적화된 결과물을 내놓을 수 있는 알고리즘이다. 조정효 서울대 교수는 “볼츠만 머신이 없었다면 홉필드 네트워크가 지금의 AI 알고리즘으로 발전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했다 힌턴 교수의 볼츠만 머신은 생성형 AI의 기반이 되는 심층신경학습망(DNN·Deep Neural Network)으로 발전하는 기틀이 됐다. DNN은 여러 층으로 나눠 정보를 처리하는 방식이다. 정보를 처리할 때 노드 간의 신호 교환을 통해 이뤄지는데, 무작위하게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1층에서 중요한 정보를 걸러서 2층으로 올려주면 한 번 더 정보를 걸러 3층으로 올려보내는 식으로 진행하는 것이다. 힌턴 교수의 볼츠만 머신은 기존에 3층에 불과했던 DNN의 층수를 10층까지 확장하는 데 기여했다. 이는 프로바둑 기사 이세돌 9단을 꺾은 알파고를 탄생시켰고, 지금의 챗GPT를 만들었다● 노벨상 받고도 “AI 통제 불능 우려” ‘딥러닝’의 대부로 불리는 힌턴 교수는 오픈AI, 구글, 메타 소속 주요 과학자들의 스승으로, 힌턴 교수 본인도 2012년 제자들과 구글브레인에 입사해 구글의 AI 개발을 도왔다. 그의 제자인 천재과학자 일리야 수츠케버는 오픈AI의 창업자다. 수츠케버는 오픈AI가 영리적으로 변했다며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 축출을 추진했던 인물이다. 힌턴 교수 역시 지난해 구글을 나와 AI가 통제 불능으로 진보하면 인류의 미래를 위협할 수 있다며 여러 차례 경고해 왔다. 8일 수상자 발표 후 이뤄진 전화 기자간담회에서 “AI는 산업혁명에 비견할 수 있다. 인간의 체력을 뛰어넘는 것이 아니라 지적 능력을 뛰어넘게 될 것”이라면서도 “우리는 또한 여러 가지 나쁜 결과, 특히 (AI가) 통제 불능 상태가 될 수 있는 위협에 대해 걱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홉필드 교수와 힌턴 교수는 상금 1100크로나(약 14억3400만 원)를 나눠 갖게 된다. 노벨위원회는 전날 생리의학상을 시작으로 이날 물리학상, 9일 화학상, 10일 문학상, 11일 평화상, 14일 경제학상 수상자를 발표할 예정이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한종호 기자 hjh@donga.com}
김모 씨는 지난해 8월 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1년 이용권을 구입하고 9만9000원을 결제했다. 생각보다 OTT를 잘 보지 않게 되자 결제 다음 달인 9월에 서비스 중도 해지와 잔여 대금 환급을 요청했지만 OTT 사업자로부터 ‘구독 기간 종료 후 계약이 해지되며, 잔여 기간에 대한 환급은 불가하다’는 답변을 받았다.8일 한국소비자원과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은 유튜브·넷플릭스·티빙·쿠팡플레이·웨이브·디즈니플러스 등 국내 6대 OTT 사업자의 약관 등 서비스 실태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조사 결과 일부 OTT는 중도 해지가 안 되거나 해외에서는 적용하는 요금제를 한국에서는 금지해 국내 소비자를 차별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소비자원과 민 의원실에 따르면 OTT 업체들은 온라인 해지를 허용하지만, 소비자들에게 즉시 중도 해지와 잔여 이용료 환불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 조사 대상 사업자 모두 온라인상 해지 과정에서 중도 해지를 선택할 수 없게 했다. 이들은 소비자가 온라인으로 해지 신청을 하면 다음 결제일까지 서비스를 유지했다가 환불해주지 않고 계약을 종료해 왔다. 소비자가 즉각 서비스 중도 해지와 함께 잔여 이용료를 돌려받으려면 전화나 채팅 상담 등 별도 절차를 거쳐야 했다.넷플릭스와 쿠팡플레이는 아예 중도 해지가 불가했다. 현재 넷플릭스는 약관상 결제일로부터 7일이 지나면 중도 해지 및 대금 환불을 해주지 않는다. 공정거래위원회 등 규제 당국은 넷플릭스가 이 같은 내용을 소비자에게 적극 알리지 않았다는 점도 문제로 보고 있다. 쿠팡플레이는 쿠팡의 유료 요금제인 와우 멤버십 안에 묶여 있어 단독으로 가입이나 해지가 불가능하다. 쿠팡플레이를 해지하려면 와우 멤버십 자체를 해지해야 한다. 다만 쿠팡플레이는 소비자원의 개선 권고에 따라 내년 1∼3월 중 중도 해지에 관한 설명을 추가하겠다고 밝혔다.한국 소비자들에 대한 요금 차별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유튜브는 국외에서는 학생 멤버십, 가족 요금제 등의 할인 요금제를 운영하고 있다. 가족 요금제의 경우 현재 미국, 독일, 일본, 인도 등 40여 개국에, 학생 요금제는 80여 개국에 제공 중이다.그러나 한국에서는 유튜브 프리미엄과 유튜브 뮤직을 하나로 묶은 비싼 단일 요금제만 내놓고 있어 한국 소비자들은 유튜브 뮤직까지 함께 구독해야 한다. 일종의 ‘끼워팔기’다. 유튜브는 한국에서 월 1만450원이었던 프리미엄 멤버십 월 구독료를 지난해 12월 1만4900원으로 약 42.5%나 올린 바 있다. 소비자원은 “국내에도 할인 요금제 도입 등을 통해 소비자 선택권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넷플릭스는 지난해 가족이 아닌 경우 계정 공유를 중단한 데 이어 가장 저렴한 요금제였던 베이직 요금제(월 9500원)의 신규 가입을 제한하고, 광고를 보는 대신 저가로 이용하는 광고요금제(월 5500원)를 추가했다. 광고 없이 보는 일반 요금제 중 가장 저렴한 요금제는 스탠더드(월 1만3500원)다. 사실상 40%가량 요금이 오른 셈이다.소비자원이 국내 만 19세 이상 OTT 이용자 12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들은 평균 2.4개의 OTT 서비스를 유료로 이용하고 이를 위해 한 달에 평균 2만348원을 지불한다고 답했다. 응답자 중 68.3%는 OTT 서비스 국내 구독료가 비싸다고 답했다.이민아 기자 omg@donga.com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미국 캘리포니아주 북부 연방법원이 구글에 자사 앱스토어인 플레이스토어에서 다른 앱스토어를 허용하라고 명령했다. 또 법원은 앱 제작자들이 구글이 아닌 다른 결제 시스템을 통해서도 이용자들에게 비용을 청구할 수 있도록 시정하라고도 요구했다.미 캘리포니아주 북부 연방법원의 제임스 도네이토 판사는 7일 이 같은 내용의 가처분 명령을 내렸다. 이번 명령은 미국 내에서 다음 달 1일부터 발효되며 3년간 유지된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도네이토 판사는 구글 측에 “앱스토어 및 결제 시스템 개방 외에도 공정한 경쟁을 위한 다양한 시정 사항”을 요구했다.특히 △플레이스토어에 독점 출시하는 대가로 앱 개발사에 돈을 주는 행위 △삼성전자 같은 스마트폰 제조사에 플레이스토어 사전 설치 대가로 돈을 주는 행위 등을 금지했다. 또 구글 외 앱스토어도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있는 앱 목록(카탈로그)에 접근할 수 있도록 지원하라고 했다.이번 법원 명령은 지난해 12월 판결의 후속 조치로 내려진 것이다. 2020년 인기 게임 ‘포트나이트’ 제작사인 에픽게임스는 구글이 플레이스토어와 자사 결제 시스템만 이용하도록 하는 것에 반발해 구글을 상대로 반독점법 위반 소송을 제기했다. 당시 에픽게임스는 구글이 자사 결제 시스템으로만 결제하도록 하고 수수료로 30%를 가져가는 것에 반발했다. 3년간 진행된 재판에서 배심원단은 지난해 12월 만장일치로 에픽게임스의 손을 들어줬다.이번 명령이 시행되면 구글은 매출에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블룸버그통신은 “최악의 경우 플레이스토어 매출은 약 500억 달러(약 67조4600억 원), 총이익은 10억∼15억 달러까지 줄어들 수 있다”고 내다봤다.구글 측은 즉각 법원에 이번 명령을 일시 중지해줄 것을 요청하고 항소의 뜻을 밝혔다. 구글은 “이번 판결은 구글이 애플과 경쟁 관계라는 명백한 사실을 놓치고 있다”고 밝혔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올해 노벨 물리학상에 이변이 일어났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8일(현지 시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로 존 홉필드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 제프리 힌튼 캐나다 토론토대 교수를 선정했다. 노벨위원회는 “인공 신경망을 이용한 머신러닝(기계학습)을 가능하게 하는 기초적인 발견과 발명의 공로”라며 “수상자들은 컴퓨터로 우리 사회 많은 문제를 해결하도록 돕는 새로운 방법을 보여줬다”고 밝혔다.그간 노벨 물리학상은 기초 물리학을 연구한 과학자에게 주로 주어졌지만, 올해는 챗GPT와 같은 생성형 인공지능(AI)의 기반을 마련한 두 과학자가 상을 수상했다. 특히 AI 4대 석학 중 한 사람으로 불리는 힌튼 교수는 물리학 전공이 아닌 컴퓨터과학자이자 신경과학자다. 수상자 발표 직후 노벨위원회와의 전화 연결에서 힌튼 교수는 첫 마디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전혀 모르겠다”며 놀라워 했다. ● 컴퓨터가 뇌를 모방하다 두 과학자는 AI의 봄을 가져운 과학자로 불린다. 생성형 AI의 기반이 되는 머신 러닝(기계 학습)이 등장하기 전인 1970~1980년대는 그야말로 AI의 혹한기였다. 학계의 주목을 받던 AI가 예상보다 학습 효과를 보이지 못하고 하드웨어의 성능도 한계에 다다르며 이렇다 할 결과물을 내놓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홉필드 교수가 제안한 ‘홉필드 네트워크’는 AI의 봄을 알리는 씨앗이 됐다. 홉필드 교수는 원자와 물질의 특성을 연구하던 고체 물리학자였지만 뒤늦게 생물학까지 관심의 범위를 넓혔다. 뇌가 어떻게 기억하는지를 연구하던 홉필드 교수는 뇌의 신경망 구조를 수학적 그래프로 표현한 ‘홉필드 네트워크’를 1982년 발표했다. 우리의 뇌는 뉴런이라는 신경 세포로 이뤄져있고, 뉴런 간의 연결이 강하냐 약하냐에 따라 기억의 강도가 결정된다. 홉필드 교수는 뉴런을 노드에 대입해 노드와 노드 사이의 관계를 설정했고, 이 과정에서 원자 내부의 스핀 시스템을 차용했다. 힌튼 교수는 홉필드 네트워크를 학습이 가능한 컴퓨터 알고리즘으로 승화시킨 업적을 인정받았다. 힌튼 교수는 홉필드 네트워크를 활용한 ‘볼츠만 머신’을 개발했다. 볼츠만 머신은 홉필드 네트워크를 ‘학습’하도록 만든 알고리즘이다. 쉽게 말해 홉필드 네트워크가 기억을 하는 패턴을 보여주는 모델이라면, 볼츠만 머신은 이 패턴을 학습해 최적화된 결과물을 내놓을 수 있는 알고리즘이다. 조정효 서울대 교수는 “볼츠만 머신이 없었다면 홉필드 네트워크가 지금의 AI 알고리즘으로 발전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했다힌튼 교수의 볼츠만 머신은 생성형 AI의 기반이 되는 심층신경학습망(DNN·Deep Neural Network)으로 발전하는 기틀이 됐다. DNN은 여러 층으로 나눠 정보를 처리하는 방식이다. 정보를 처리할 때 노드 간의 신호 교환을 통해 이뤄지는데, 무작위하게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1층에서 중요한 정보를 걸러서 2층으로 올려주면 한 번 더 정보를 걸러 3층으로 올려보내는 식으로 진행하는 것이다. 힌튼 교수의 볼츠만 머신은 기존에 3층에 불과했던 DNN의 층수를 10층까지 확장하는 데 기여했다. 이는 이세돌 9단을 꺾은 알파고를 탄생시켰고, 지금의 챗GPT를 만들었다● 노벨상 받고도 “AI 위협 우려” ‘딥러닝’의 대부로 불리는 힌튼 교수는 오픈AI, 구글, 메타 소속 주요 과학자들의 스승으로, 힌튼 교수 본인도 2012년 제자들과 구글브레인에 입사해 구글의 AI 개발을 도왔다. 그의 제자인 천재과학자 일리야 수츠케버는 오픈AI의 창업자다. 수츠케버는 오픈AI가 영리적으로 변했다며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 축출을 추진했던 인물이다. 힌튼 교수 역시 지난해 구글을 나와 AI가 통제 불능으로 진보하면 인류의 미래를 위협할 수 있다며 여러차례 경고해 왔다. 8일 수상자 발표 후 이뤄진 전화 기자 간담회에서 AI는 “산업혁명에 비견할 수 있다. 인간의 체력을 뛰어넘는 것이 아니라 지적 능력을 뛰어넘게 될 것”이라면서도 “우리는 또한 여러 가지 나쁜 결과, 특히 (AI가) 통제 불능 상태가 될 수 있는 위협에 대해 걱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홉필드 교수와 힌튼 교수는 상금 1100 크로나(약 14억3400만 원)을 나눠 갖게 된다. 노벨 위원회는 전날 생리의학상을 시작으로 이날 물리학상, 9일 화학상, 10일 문학상, 11일 평화상, 14일 경제학상 수상자를 발표할 예정이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한종호 기자 hjh@donga.com}
《유전자 조절 새 원리 밝힌 美 2명…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올해 노벨 생리의학상은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마이크로RNA(miRNA)를 발견한 2명의 미국 과학자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카롤린스카 의대 노벨위원회는 7일(현지 시간) 빅터 앰브로스 미국 매사추세츠대 의대 교수, 게리 러브컨 미국 하버드대 의대 교수를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노벨위원회는 “두 연구자는 인간에게 필수적인 새로운 유전자 조절 원리를 밝혔다”고 선정 배경을 설명했다. 두 수상자는 1100만 크로나(약 14억3000만 원)를 나눠 갖게 된다.》“마이크로RNA(miRNA)의 발견은 획기적이었다. 유전자 조절에 완전히 새로운 접근을 보여줬다.” 스웨덴 카롤린스카 의대 노벨위원회는 7일(현지 시간) 빅터 앰브로스 미국 매사추세츠대 의대 교수, 게리 러브컨 미국 하버드대 의대 교수를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선정한 이유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공동 수상한 두 연구자는 상금 1100만 크로나(약 14억3000만 원)를 나눠 갖게 된다. 앰브로스 교수와 러브컨 교수가 함께 발견한 miRNA는 어떤 단백질을 얼마나 만들어낼 것이냐를 조절한다. 우리 몸에는 설계도 역할을 하는 디옥시리보핵산(DNA)이 있다. 만약 필요한 단백질이 있다면 DNA에서 필요한 부분만 복사를 해서 사용한다. 이때 복사한 물질이 메신저리보핵산(mRNA)이다. 복사본의 양에 따라 단백질의 양도 달라진다. miRNA는 복사본, 즉 mRNA의 양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miRNA는 20여 개의 염기로 구성된 짧은 RNA이지만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작지 않다. miRNA가 세포 증식을 억제하는 단백질의 양을 줄여버리면 세포가 빠르게 증식해 암세포가 될 수 있다. 실제 여러 암종과 심장 근육이 두꺼워지는 심장비대증, 파킨슨병과 같은 신경질환 등 다양한 질환의 원인으로 밝혀진 바 있다. 두 과학자는 1980년대 후반 로버트 호비츠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 연구실에서 박사후연구원으로 재직했다. 호비츠 교수는 세포 사멸을 밝혀낸 공로로 2002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은 인물이다. 당시 두 과학자는 유전자 연구에 주로 쓰이던 예쁜꼬마선충에서 신경세포, 근육세포 등 다양한 유형의 세포가 언제,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유전자 단위에서 연구하고 있었다. 선충에서 lin-4, lin-14 유전자 돌연변이를 연구하던 중 lin-4가 작은 조각으로 잘려져 lin-14의 단백질 발현을 방해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앰브로스 교수는 lin-4와 lin-14의 관계를, 러브컨 교수는 lin-14가 단백질이 되는 과정에서 miRNA의 역할을 규명해 각각 1993년 국제학술지 ‘셀’에 발표했다. 하지만 당시 학계는 miRNA가 단백질 양을 조절하기에는 너무 짧고, 예쁜꼬마선충과 같은 일부 생물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이후 여러 동물 모델에서 miRNA의 역할이 하나둘 규명되며 비로소 miRNA의 실체가 밝혀지기 시작했다. 현재는 miRNA를 이용한 치료제 개발까지 연구가 진척돼 있는 상황이다. 국내 학계에서는 이번 노벨상 수상 결과가 아쉽다는 의견도 나온다. miRNA의 세계 석학인 김빛내리 서울대 교수가 줄곧 유력한 노벨상 수상 후보로 거론돼 왔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지난해 miRNA 전구체를 짧은 miRNA 조각으로 자르는 칼 ‘다이서’ 단백질의 작동 원리를 밝혀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하기도 했다. 김성수 경희대 의대 명예교수는 “miRNA 분야에서 다시 노벨상 수상자가 나오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다만 miRNA에서 좀 더 나아간 논코딩(non-coding) RNA와 같은 연구들이 향후 노벨상 후보로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노벨위원회는 7일 생리의학상을 시작으로 물리학상(8일), 화학상(9일), 문학상(10일), 평화상(11일), 경제학상(12일) 수상자를 차례로 공개할 예정이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종이책 독서와 디지털 콘텐츠 학습, 인공지능(AI)을 통한 궁금증 해결까지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통합 상품이 출시됐다. 누적 290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동아사이언스가 국내 최초로 과학잡지에 디지털 과학 서비스와 AI를 결합한 ‘어린이과학동아 스마트 플러스(Smart+)’를 출시한다고 7일 밝혔다.어린이과학동아 스마트 플러스는 △매월 2권의 어린이과학동아 잡지 △기사 속 교과 연계 퀴즈와 오픈배지 △d라이브러리 △AI 챗봇 △독서리포트가 모두 결합된 올인원 상품이다. 과학전문기자들이 만드는 어린이과학동아를 매월 2권씩 읽고, 매월 10개 문항의 교과 연계 과학 퀴즈를 풀며 학습성과를 확인할 수 있다. 구독자는 10만여 개의 과학 콘텐츠와 1200여 종의 전자책, 학습만화를 무제한 열람할 수 있다. 또 책을 읽다가 궁금한 점이 있으면 AI 챗봇 서비스인 ‘과학동아AiR’를 적극 활용할 수 있다. 과학동아AiR은 네이버 하이퍼클로바X를 활용해 개발한 AI 챗봇 서비스로, 과학동아 및 어린이과학동아 내 콘텐츠를 기반으로 질문에 대한 답을 내준다. 어린이과학동아 관계자는 “교과세특(세부능력·특기사항) 및 과학탐구활동에 대비할 수 있다는 점, 동시에 내년부터 적용되는 AI 디지털 교과서 도입에 대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동아사이언스는 출시 기념으로 어린이과학동아 스마트 플러스 1년 구독권을 연말까지 44% 할인한 29만5000원에 판매한다. 과학동아와 어린이수학동아 등 다양한 상품소개 및 자세한 내용은 동아사이언스 공식 쇼핑몰인 ‘DS스토어’에서 확인할 수 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칠레 연구진이 수술 없이 개를 중성화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 물리적인 수술 없이도 중성화가 가능한 데다 다시 생식이 가능한 상태로 되돌리는 것도 가능해 반려견 가구의 선택지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5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은 레오나르도 사엔스 칠레대 교수팀이 개의 생식 호르몬 분비를 조절해 생식을 막는 중성화 백신 ‘에갈리테’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에갈리테는 뇌에서 분비되는 생식샘자극호르몬 방출호르몬(GnRH)을 막아 난포자극호르몬(FSH), 황체형성호르몬(LH)과 같은 성호르몬의 분비를 억제한다. 이를 통해 암컷과 수컷의 생식선을 차단한다는 아이디어다. 사엔스 교수는 “개의 성행위를 조절하는 성호르몬이 분비되지 않아 수술적으로 중성화를 한 것과 비슷한 효과를 발휘한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이 백신은 30일 단위로 2번 투여해야 하며, 이후에는 매년 한 번만 반복 접종하면 중성화 효과를 이어갈 수 있다. 백신을 맞지 않으면 다시 생식이 가능하다는 점도 장점으로 내세웠다. 해당 기술은 칠레를 포함해 40개국에서 특허를 받은 상황이지만 아직은 칠레 일부 진료소에서만 접종이 가능하다. 가격은 5만 칠레페소(약 7만 원)다. 사엔스 교수는 “외과적 중성화보다 간단하기 때문에 더 많은 동물을 중성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최근 방사성의약품(RPT) 시장이 커지는 가운데 원료가 되는 방사성 동위원소 공급난이 심화되며 신약 개발에 제동이 걸렸다. 급해진 글로벌 제약사들이 방사성 동위원소 대량 수급에 나서면서 1mL당 가격이 수천만 원을 호가할 정도로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는 한국원자력연구원이 관련 기술을 확보해 수출을 본격화하며 기회를 노리고 있다.방사성의약품이란 암세포에만 달라붙는 단백질(리간드)에 방사선을 방출하는 물질인 방사성 동위원소를 연결해 암세포만 정밀사격하는 치료제다. 기존 방사선 치료보다 방사선에 노출되는 범위가 작아 부작용은 적고 효과는 커 많은 글로벌 제약사들이 RPT 치료제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하지만 원자력 기술을 갖춰야 만들 수 있는 원료인 방사성 동위원소를 수급하지 못해 원전 강국 한국에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러-우 전쟁으로 원료 공급난 악화 6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최근 글로벌 제약사인 브리스틀마이어스스퀴브(BMS)는 의료용 방사성 동위원소를 수급하지 못해 개발 중이던 신약 ‘RYZ101’의 임상 3상을 일시 중단했다. 현재 다시 임상이 재개됐지만 이 여파로 임상 3상 결과 발표 시점이 내년에서 2026년으로 연기됐다. 전립샘암용 RPT 치료제 ‘플루빅토’로 큰 매출을 올리고 있는 노바티스 역시 지난해 방사성 동위원소 수급이 어려워 치료제 공급을 일시 중단하기도 했다. 노바티스는 이후 공급망 확충을 위해 미국 내 새로운 RPT 제조 공장을 설립하는 데 2억 달러(2640억 원)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바이오 투자 업계의 한 관계자는 “노바티스나 BMS 사례를 본보기 삼아 RPT 개발사들은 임상 전 방사성 동위원소 공급망 확보에 먼저 나서고 있다”며 “방사성 동위원소가 귀한 몸이 되다 보니 가격도 부르는 게 값이라는 말이 나온다”고 했다. 최근 공급난이 더욱 악화된 이유는 주요 공급국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장기화 영향 탓도 크다. 인체에 사용되는 의료용 방사성 동위원소는 난도가 높은 고순도 정제·분리 기술이 필수적인 데다 방사성 동위원소를 생산하려면 대형 인프라인 원자로가 필요해 공급량을 빠르게 늘리기가 어렵다.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수요를 공급이 못 따라가고 있는 것이다.실제 글로벌 의약품 시장조사기관인 이밸류에이트파마는 지난해 19억 달러(약 2조5080억 원) 규모였던 RPT 시장이 2030년에는 65억 달러(약 8조5800억 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원자력연, 방사성 동위원소 수출 확대… 8조 원 시장 조준비어 있는 방사성 동위원소 시장을 차지하기 위해 국내에서도 의료용 방사성 동위원소 수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현재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총 14개의 치료 및 진단용 방사성 동위원소를 생산하는 데 성공한 상태다. 그중 하나인 ‘루테튬-177’은 서울대병원, 삼성서울병원 등 국내 주요 병원 및 RPT 개발 기업인 셀비온, 퓨처켐에 공급하고 있다. 루테튬-177은 노바티스의 플루빅토에 사용된 방사성 동위원소다.특히 진단용 RPT 방사성 동위원소로 개발된 ‘지르코늄-89’와 ‘저마늄-68’은 2022년 미국을 시작으로 지난해 중국, 파키스탄에도 수출하는 데 성공했다. 또 ‘코발트-57’ 등 여러 방사성 동위원소의 수출을 타진 중이다. SK바이오팜, 퓨처켐, 듀켐바이오 등 제약사들은 RPT 치료제 개발에 나서고 있다. SK바이오팜은 올해 7월 홍콩 풀라이프 테크놀로지로부터 RPT 치료 후보 물질(SKL 35501)을 기술이전했으며, 내년 2분기(4∼6월) 한국과 미국에 임상 1상을 신청할 계획이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칠레 연구진이 수술 없이 개를 중성화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 물리적인 수술 없이도 중성화가 가능한데다 다시 생식이 가능한 상태로 되돌리는 것도 가능해 반려견 가구의 선택지가 늘어날 전망이다.5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은 레오나르도 사엔즈 칠레대 교수팀은 개의 생식 호르몬 분비를 조절해 생식을 막는 중성화 백신 ‘에갈리트’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에갈리트는 뇌에서 분비되는 생식샘자극호르몬 방출호르몬(GnRH)을 막아 난포자극호르몬(FSH), 황체형성호르몬(LH)과 같은 성호르몬의 분비를 억제한다. 이를 통해 암컷과 수컷의 생식선을 차단한다는 아이디어다. 사엔즈 교수는 “개의 성행위를 조절하는 조절하는 성호르몬이 분비되지 않아 수술적으로 중성화를 한 것과 비슷한 효과를 발휘한다”고 설명했다.연구진에 따르면 이 백신은 30일 단위로 2번 투여해야 하며, 이후에는 매년 한 번만 반복접종하면 중성화 효과를 이어갈 수 있다. 백신을 맞지 않으면 다시 생식이 가능하다는 점도 장점으로 내세웠다. 해당 기술은 칠레를 포함해 40개국에서 특허를 받은 상황이지만 아직은 칠레 일부 진료소에서만 접종이 가능하다. 가격은 5만 칠레페소(약 7만 원)다. 사엔즈 교수는 “외과적 중성화보다 간단하기 때문에 더 많은 동물을 중성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한국 소비자들이 매년 구독 서비스에 약 50만 원을 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구독 번들링·결제 전문업체인 방고가 동아시아 지역 소비자를 대상으로 구독 서비스 이용 현황을 조사해 발간한 ‘구독 전쟁 2024’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소비자는 평균 3.4개의 구독 서비스를 이용 중이며 매월 30달러(약 4만 원)를 지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소비자가 가장 많이 구독하는 서비스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와 같은 구독형 비디오(84%·중복 응답)였으며 음원 사이트(49%), 쇼핑 플랫폼(46%)이 뒤를 이었다. 같은 조사에서 대만은 평균 4.2개 서비스를 구독하며 월 35달러(약 4만7000원)로 가장 많이 지출했고, 일본은 2.8개 서비스에 매월 22달러(약 3만 원)를 지출해 가장 적었다. 앞서 2월 미국과 유럽 지역 소비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는 평균 4.5개를 구독하며 매월 77달러(약 10만3000원), 유럽은 평균 3.2개 서비스에 58유로(약 8만5000원)를 지불하고 있다. 다양한 플랫폼들이 구독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구독 피로’를 호소하는 소비자도 많다. 해당 조사에서 모든 구독 서비스를 통합 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답한 소비자는 한국 71%, 대만 66%, 일본 56%였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KAIST가 국내 대학 중 최초로 표준특허 수입 100억 원을 달성했다. 2일 KAIST는 기술가치창출원에서 추진한 동영상 압축 기술 특허가 국제 표준 특허로 등록된 이후 누적 기술료 총 100억 원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해당 특허는 2014년 김문철·박현욱 KAIST 전기 및 전자공학부 교수가 개발한 고효율 동영상 압축기술(HEVC)로 미국 컬럼비아대와 함께 대학 최초로 국제표준 특허풀에 등록됐다. 이 기술로 디지털 영상의 압축 및 압축을 해제하는 장치와 소프트웨어 등 총 246건의 표준특허를 확보했다. HEVC는 초고화질(UHD)급 해상도를 가진 대용량 영상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압축하기 위해 만들어진 국제 기술 표준이다. TV와 방송, 스마트폰은 물론 액션캠, CCTV, 실시간 스트리밍 서비스 등 다양한 초고화질 영상에 적용된다. 최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유튜브 등에서도 초고화질 영상을 공급하며 HEVC 관련 시장은 본격적인 성장기에 들어섰다. 표준특허로 등록된 HEVC 기술은 관련 시장을 선점하고 있어 향후에도 지속적인 특허 수입을 창출해낼 것으로 전망된다. 이건재 기술가치창출원장은 “미래 KAIST 핵심 먹거리인 표준특허, 5G·6G 통신, 제약바이오, 양자, AI반도체 분야에 집중적으로 투자해 KAIST의 기술사업화를 도약시킬 것”이라고 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삼성전자와 애플 등이 잇따라 ‘인공지능(AI) 폰’을 내놓고 있는 가운데 AI 관련 기능보다 오히려 개인정보 보호가 더 큰 셀링 포인트로 부상하고 있다. AI 학습에 스마트폰에 담긴 민감한 개인 정보가 이용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2일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 따르면 최근 오픈AI, 구글 등 AI 개발사에 이어 애플, 삼성 등 디바이스 제조사들이 개인정보 보호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애플은 지난달 20일 정식 출시한 아이폰 16에서 가장 혁신적인 변화는 ‘보안’이라고 강조했다. 이달부터 미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AI 시스템 ‘애플 인텔리전스’에서도 사용자 정보를 AI 학습에 절대 사용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개인정보는 되도록 사용자 기기 내에서만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필요한 경우 애플의 자체 데이터 센터 ‘프라이빗 클라우드 컴퓨트’를 사용해 정보가 외부로 새어나가지 않게 한다는 방침이다. 애플은 자신들의 보안 정책이 잘 지켜지고 있는지 외부 전문가를 통해 검증받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구체적인 검증 방식 및 외부 전문가 구성은 향후 공개할 예정이다. 다만 오픈AI의 ‘챗GPT-4o’를 활용하는 음성 AI 비서 ‘시리’는 프라이빗 클라우드 컴퓨트 시스템이 적용되지 않는다. 애플은 오픈AI 측에 공유되는 개인정보를 선택할 수 있고, 공유하는 경우에도 사용자의 인터넷주소(IP주소)를 가린 상태로 하기 때문에 개인정보가 챗GPT의 학습에 활용되거나 노출되는 일은 없다고 설명했다. 올해 초 첫 AI 폰 ‘갤럭시 S24’를 출시한 삼성전자 역시 민감한 정보가 외부로 유출되지 않도록 보안 솔루션인 ‘삼성 녹스’를 적용했다고 밝혔다. 중요한 정보는 모두 암호화되며 AI 학습에 활용될 수 없다. 만약 클라우드에 자신의 정보를 공유하고 싶지 않다면 ‘기기 내에서만 데이터 처리’ 기능을 통해 사용자가 스스로 외부 유출을 차단할 수 있다. 국내의 AI 분야 전문가는 “AI 폰은 일반적인 AI 서비스보다 훨씬 민감한 정보를 다루는, 개인화된 AI 서비스이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더욱 개인정보 보호에 촉각을 세울 수밖에 없다”고 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한국 소비자들이 매년 구독 서비스에 약 50만 원을 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구독 번들링·결제 전문업체인 방고가 동아시아 지역 소비자를 대상으로 구독 서비스 이용 현황을 조사해 발간한 ‘구독 전쟁 2024’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소비자는 평균 3.4개의 구독 서비스를 이용 중이며 매월 30달러(약 4만 원)를 지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한국 소비자가 가장 많이 구독하는 서비스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와 같은 구독형 비디오(84%·중복 응답)였으며 음원 사이트(49%), 쇼핑 플랫폼(46%)가 뒤를 이었다. 같은 조사에서 대만은 평균 4.2개 서비스를 구독, 월 35달러(약 4만7000원)로 가장 많이 지출했으며, 일본은 2.8개 서비스에 매월 22달러(약 3만 원)를 지출해 가장 적었다. 앞서 2월 미국과 유럽 지역 소비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는 평균 4.5개를 구독하며 매월 77달러(한화 약 10만3000원), 유럽은 평균 3.2개 서비스에 58유로(약 8만5000원)를 지불하고 있다. 다양한 플랫폼들이 구독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구독 피로’를 호소하는 소비자도 많다. 해당 조사에서 모든 구독 서비스를 통합 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답한 소비자는 한국 71%, 대만 66%, 일본 56% 였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최근 아침, 저녁 기온이 크게 떨어지며 일교차가 최대 10도 이상 커지고 있다. 일교차가 10도 이상 차이가 나게 되면 면역력이 크게 떨어지기 때문에 각종 호흡기 감염 질환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최근 동아일보와 만난 이재갑 한림대 감염내과 교수는 “젊은층이라고 건강에 자신하지 말고 인플루엔자(독감) 백신을 접종받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인플루엔자 감염 시 최근 재유행 중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에 치명적일 수 있기 때문에 더더욱 접종을 권고한다”고 조언했다.● 독감 걸리면 코로나19 취약성 3배 커져 최근 코로나19가 재유행하는 가운데 인플루엔자가 유행하는 동절기가 다가오며 보건당국에서는 코로나19와 인플루엔자 동시 감염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백신에 대한 피로감으로 인해 독감 백신 접종률이 2021년 이후 다소 낮아졌기 때문이다. 문제는 인플루엔자에 감염된 경우 코로나19 감염에 더 취약하고 경·중증 증상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한림대 연구진은 이 같은 연구 결과를 2021년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코로나19 감염자 8070명, 감염되지 않은 대조군 3만2280명을 분석한 결과 인플루엔자 감염이 코로나19에 대한 취약성을 최대 3.07배 높이는 것으로 확인했다. 감염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경·중증 증상을 보이는 코로나19 환자의 경우 앞서 인플루엔자에 감염됐던 비중이 대조군 대비 최대 3.64배 높았다. 이는 연령에 따라 큰 차이가 없었다. 이 교수는 “동시 감염된 경우 인플루엔자, 코로나19 중 하나만 감염된 환자보다 중증 증상을 보일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것을 시사하는 결과”라며 “젊다고 안심하지 말고 독감 백신과 코로나19 백신 중 하나라도 꼭 접종받기를 권고한다”고 했다. ●백신 개발 방식 다양해 선택지 넓어져 현재 65세 이상 및 면역저하자 등 일부 취약군은 이달 11일부터 코로나19 백신을 무료로 접종받을 수 있다. 올해부터는 메신저리보핵산(mRNA) 방식인 화이자, 모더나 백신뿐 아니라 재조합 단백질 방식인 노바백스 백신도 동시에 물량이 공급돼 백신 대상자들의 선택지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재조합 단백질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단백질 일부를 주입하는 방식이다. 이 교수는 “앞서 mRNA 백신 투여 후 고열, 근육통 등 부작용이 심했다면 올해는 노바백스 백신을 선택할 수 있다”고 했다. 인플루엔자 백신의 경우 지난달 20일부터 생후 6개월∼13세 미만 어린이를 대상으로 인플루엔자 무료 접종이 시행되고 있다. 임신부, 65세 이상은 오늘(2일)부터 순차적으로 무료 접종이 가능하다. 현재 국내에서는 SK바이오사이언스, GC녹십자, 보령바이오파마, 사노피 등 여러 국내외 제약사들이 인플루엔자 백신을 제공하고 있다. 예방률은 크게 다르지 않지만 개발 방식에 차이가 있어 전문가들은 알레르기가 심한 영유아나 기저질환자는 백신 간 차이점을 미리 확인하기를 권고한다. 대다수의 백신은 유정란에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배양하지만 SK바이오사이언스의 ‘스카이셀플루’는 유정란 대신 동물 세포에서 바이러스를 배양한다. 이 때문에 달걀 알레르기가 심한 영유아나 피부 질환이 있는 기저질환자의 경우 세포배양 방식이 좀 더 안전할 수 있다. 이 교수는 “모든 백신이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지만, 달걀에 대한 중증 알레르기가 있는 경우에는 세포배양 방식의 백신 접종을 우선 권고하고 있다”고 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동국제강은 국내 컬러강판 세계 1위 도약을 위해 전략적인 합병인수(M&A)에 나섰다. 동국제강그룹 동국씨엠은 올해 8월 서울 중구 페럼타워에서 이사회를 갖고 아주스틸 지분 인수를 결정했다. 동국씨엠은 이번 인수를 통해 생산량 기준 세계 1위 규모의 컬러강판 회사로 자리 잡겠다는 계획이다. 동국씨엠은 아주스틸 최대주주 보유 지분 42.46%를 785억 원에 인수하고, 제3자 배정 유상증자 신주 862만690주를 500억 원에 인수한다. 총 1285억 원을 투자해 아주스틸 지분 56.6%를 확보할 수 있게 된다. 동국씨엠은 연내 기업 실사와 본계약, 기업 결합 승인을 차례로 득해 아주스틸을 종속기업으로 편입할 계획이다. 동국씨엠은 컬러강판 내수시장 성장이 둔화되는 가운데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이 같은 판단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동종 업계와의 결합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핵심 사업에서 시너지를 얻겠다는 것이다. 이번 인수로 동국씨엠은 컬러강판 시장점유율을 29.7%에서 34.4%까지 늘리게 된다. 최근 3년간 수출에 주력하며 소폭 감소한 내수시장 점유율도 다시 1위로 올라갈 전망이다. 회사는 이번 이수를 통해 △생산원가 절감 △원·부재료 통합 구매를 통한 구매력 강화 △재무 안정화 △폴란드, 멕시코 등 수출 기회 확장 △방화문, 엘리베이터 도어 등 컬러강판 B2C 사업 역량을 강화하는 등 시너지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동국씨엠은 연내 기업결합을 마무리하고 양사 간 사업 재편을 통해 이 같은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직원 100% 고용 승계를 통해 사업 안정성을 유지하며 운영 역량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CJ대한통운이 공휴일을 포함한 주 7일 배송 서비스를 준비하며 택배 산업의 혁신을 불러오고 있다. CJ대한통운은 ‘주 7일 배송, 주 5일 근무제’를 골자로 한 ‘매일 오네(O-NE)’ 서비스를 내년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현재 배송되지 않는 공휴일에도 고객들이 상품을 받아볼 수 있도록 배송 가능 일자를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동시에 택배 기사의 주 5일 근무를 유지할 예정이다. 회사는 매일 오네가 정체기를 겪고 있는 이커머스 판매자들의 성장을 촉진하는 촉매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판매자는 높은 비용과 전문적인 운영을 필요로 하는 물류 시스템을 자체 구축하지 않아도 매일 오네 서비스를 활용해 소비자에게 주 7일 배송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또 주문량이 크게 늘어나는 상황에서도 원활히 대응할 수 있다. 현재는 택배사가 공휴일에 배송을 하지 않아 주말이나 연휴 기간에 주문이 들어오면 판매자가 상품을 출고하지 못한다. 이후 공휴일이 끝나고 평일에 주문을 처리하면서 상품 포장량이 급증해 출고가 지연되는 사례가 많았다. 매일 오네를 도입하면 판매자가 안정적인 배송을 진행할 수 있다. CJ대한통운은 택배 기사들의 근무 형태는 이틀 휴무를 보장하는 주5일 근무제로 단계적으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회적 합의에 따른 주당 60시간 근무를 준수하며 실질적인 휴식일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기존 배송구역을 보장하면서도 탄력적인 운영 시스템을 구축해 수입 감소 없는 주 5일 근무제가 되도록 시스템을 개편할 계획이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선제적으로 구축한 첨단 물류 기술을 바탕으로 혁신적인 배송 서비스를 구현해 판매자 매출 확대를 지원할 것”이라고 전했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한미사이언스가 신규 이사 선임 등을 결정할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연내 한미약품그룹 오너가의 경영권 분쟁을 담판지을 두 번째 표대결이 이뤄질 전망이다.한미사이언스는 27일 오전 10시 서울 송파구 한미약품 본사에서 이사회를 열고 임시주총을 열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임시 주총은 11월 내 열릴 것으로 전망되며, 정확할 날짜는 공시를 통해 공지될 예정이다.임시주총에는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 임주현 부회장,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등 3자 연합이 요청한 △이사회 구성원 확대 △신규 이사 2인(임주현, 신동국) 선임과 한미사이언스가 주주친화 정책의 일환으로 제안한 △감액배당 안건 등이 상정된다. 이사회가 임시주총을 결정함에 따라 한미약품그룹 오너가의 경영권 분쟁을 결정짓는 표대결이 다시 한 번 이뤄질 전망이다. 앞서 올해 3월 한미사이언스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 등 형제측이 표대결에서 승리하며 경영권의 승기를 가져갔다. 하지만 이후 형제 측의 손을 들었던 최대주주인 신 회장이 입장을 번복하고 송 회장 및 임 부회장 등 모녀 측의 손을 잡으며 경영권 분쟁이 재점화됐다.현재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는 총 9명으로 형제측 인사가 5명, 송 회장 등 3자 연합측 인사가 4명인 상황이다. 3자 연합은 현재 10명으로 규정된 이사회 정원을 11명으로 늘리고, 임 부회장과 신 회장을 신규 이사로 선임해 이사회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이사회 정원을 11명으로 늘리는 정관변경은 주총 특별결의 안건이기 때문에 임시 주총에 출석한 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 공시에 따르면 3자 연합 및 특별 관계자가 보유한 한미사이언스 지분은 약 48.1%로 추정된다. 형제 측 및 특별 관계자 지분은 약 29.7%다. 때문에 형제 측은 현실적으로 정관변경이 어려울 것이라는 입장이다. 만약 정관 변경을 하지 않고 임 부회장 혹은 신 회장 1명만 신규 이사로 선임된다면 3자 연합과 형제 측 인사는 각각 5대 5가 되는 상황이다. 이사 추가 선임은 특별결의가 아닌 보통결의 안건이기 때문에 출석 주주 주식 수의 과반수가 찬성해야 하고, 동시에 총수의 4분의 1 이상의 주주가 찬성하면 통과할 수 있어 비교적 수월하게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삼성전자 기흥사업장에서 올해 5월 발생한 방사선 피폭 사건에 대해 과태료를 부과하는 행정처분에 나선다. 원안위는 조사 결과 삼성전자가 원자력안전법을 위반했고, 사고 원인을 정확하게 규명하기 위해 수사 의뢰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원안위는 26일 제201회 원안위 정례회의를 열고 올해 5월 삼성전자 기흥사업장에서 방사선발생장치를 점검하던 작업자 2명이 연간 안전 기준치를 웃도는 방사선에 피폭됐다며 이들이 노출된 방사선량은 각각 94시버트(Sv), 28Sv라고 밝혔다. 이는 방사선 종사자에게 적용하는 연간 안전치인 0.5Sv의 약 188배, 56배 수준이다. 원안위에 따르면 작업자 2인은 방사선 발생을 차단해주는 안전장치(인터락)를 작동한 뒤 정비를 수행했지만 안전장치가 작동하지 않아 방사선에 피폭됐다. 이들이 정비하던 장치는 일본 리가쿠 사(社)가 제작한 캐비닛형 방사선발생장치로 웨이퍼 결함 여부를 확인하는 데 사용되는 장비다. 원안위는 이 장비의 방사선(X선) 방출 여부를 결정하는 스위치 부근에 틈이 벌어져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정상 배선에서도 X선이 방출되지 않자 인터락을 작동시켜도 X선이 계속 방출되도록 배선을 변경한 것으로 추정된다. 해당 장비는 기흥작업장 내 총 8대가 있으며, 조사 결과 이중 사고가 난 장비를 포함해 총 3대에서 배선 오류가 확인됐다.〈삼성전자 원자력안전법 위반사항〉내용행정처분- 방사선발생장치 안전관련품목 임의 조작(원자력안전법 제59조 제1항 위반) 최대 450만 원 과태료-종사자의 피폭방사선량이 선량한도를 초과하지 않도록 필요한 조치를 이행하지 않음(원자력안전법 제91조 위반)최대 600만 원 과태료원안위는 삼성전자가 방사선발생장치의 안전관련품목을 임의로 해제해 사용했다는 점, 정비작업자의 피폭방사선량이 선량한도를 초과하지 않도록 필요한 조치를 적절하게 이행하지 않았다는 점 등에서 원자력안전법을 위반했다고 보고 있다. 법령에 따르면 최대 105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원안위는 “명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기 위해 검찰에 수사 의뢰가 가능한지 법리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