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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전기차를 판매하는 국내외 제조사 14곳 중 7곳이 공공기관에 화재 예방을 위한 핵심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배터리 모듈 온도, 셀 간 전압 편차, 전류 흐름을 막는 저항 등 ‘배터리의 두뇌’로 불리는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에서 추출할 수 있는 정보다. 제조사들은 기술 유출이 우려된다며 정보 제공을 거부하고 있다. 내년 2월부터 시행하는 ‘배터리 안전성 인증제’와 ‘배터리 이력제’가 반쪽짜리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6일 한국교통안전공단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전기차 제조사 14곳 중 7개 업체는 교통안전공단에 BMS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다. 인천 청라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화재가 발생한 ‘EQE’ 제조사인 메르세데스벤츠를 포함해 볼보, 폴스타, 포르셰, 스텔란티스, 재규어랜드로버, KG모빌리티 등이 해당된다. 이들 제조사가 13일까지 판매한 전기차는 총 3만2056대로 국내에 등록된 전기차의 8.2%다. 다만 KG모빌리티 관계자는 “아직 신차 출시 후 정기점검 시기가 도래하지 않았다. 내년 배터리 인증제와 이력제 시행에 맞춰 BMS 정보를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BMS는 배터리 상태를 수시로 점검해 최적의 조건으로 배터리를 유지해주는 기술이다. 전기차 정기점검 때 배터리 안전성과 성능을 정확히 점검하려면 BMS가 관리하는 배터리 모듈 온도, 열화 상태(열에 의해 변질되는 정도), 셀 간 전압 편차 등의 수치가 필수적이다. BMS 정보를 공단에 제공하지 않는 7개 제조사의 전기차는 배터리 성능 검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의미다. 교통안전공단 관계자는 “BMS 정보가 없으면 정밀진단을 제대로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들 중 다수 제조사는 7곳은 기술 유출 가능성을 들며 정보 제공을 거부하고 있다. 현재 자동차관리법 시행 규칙상 전기차 제조사들은 점검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해야 하지만 BMS 정보는 의무 제공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정부 관계자는 “BMS 기술 전체가 아니라 진단에 필요한 일부 정보를 요구하는 것”이라며 “기술 유출을 우려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BMS 정보 없이는 내년 2월 시행을 앞둔 배터리 안전성 인증제와 배터리 이력제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배터리 인증제는 전기차 출시 전 배터리가 안전기준에 적합한지 여부에 대해 국토부 장관의 인증을 받도록 하는 제도다. 이력제는 배터리 점검 이력이나 리콜 여부 등 생애 주기 등을 관리하는 제도다. BMS에 나오는 수치들을 확인해서 평가하고 기록해야 의미가 있다. 정부는 방안 마련에 나섰다. 최근 정부는 BMS에 담긴 안전 정보를 공개하는 자동차 회사에 추가 보조금으로 대당 30만 원을 지급하며 정보 공개를 유도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하지만 제조사들의 반응은 미온적인 상황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배터리 인증제가 시행되면 BMS 정보 없이는 인증 자체가 불가능하니 인증 통과가 어려울 수 있다”며 “향후 BMS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BMS 정보 없이는 배터리 성능을 정밀 점검할 수 없으니 정보 제공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며 “정부가 제조사 측과 지속적으로 협의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16일부터 테슬라코리아도 국토부에 제출한 자료를 통해 배터리 제조사를 공개했다. 모델3와 모델Y에 LG에너지솔루션, 일본 파나소닉, 중국 CATL 배터리를 탑재했다고 밝혔다. 모델X와 모델S에는 일본 파나소닉 배터리를 적용했다. 13일 정부가 국내에서 전기차를 파는 모든 제조사에 배터리 정보를 공개하도록 권고한 뒤 뒤늦게 테슬라도 참여한 것이다. 테슬라는 올해 상반기(1∼6월) 국내 전기차 판매대수 기준 점유율이 26.5%로 1위다. 테슬라까지 정보를 공개하면서 국내 21개 전기차 브랜드 모두가 자사 전기차의 배터리 정보를 공개했다. 배터리 정보는 국토교통부 자동차 리콜센터 홈페이지나 각 사 홈페이지 등에서 확인할 수 있다. 최동수 기자 firefly@donga.com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한국 무기 생산의 최대 장점 중 하나는 조기·적기 납품입니다.” 12일 방문한 현대로템 창원공장. 세계 5대 전차로 평가받는 현대로템의 K2 제작 공장은 시끄러운 망치 소리로 가득했다. 공장에는 10여 대의 K2 전차가 일일이 사람 손을 통해 조립되고 있었다. K2는 각각 나눠진 특수 철판을 용접으로 붙인 뒤 공정별로 조립된다. 전차의 다리라 볼 수 있는 기동장치와 위에 얹어지는 포대는 최후 공정에서 조립된다. 이후 주행 시험을 3, 4주간 받은 뒤 폴란드로 보내진다. 김미정 현대로템 책임매니저는 “납기 일정이 빠듯해 공장이 쉴 새 없이 돌아가고 있다”며 “전 세계에서 전차 양산 체계를 갖춘 곳은 한국이 유일하다”고 했다. 바로 옆 주행 시험장에서는 폴란드 국기가 붙은 K2 전차가 빠른 속도로 달리고 있었다. 무게 55t에 이르는 육중한 K2가 속도를 올리자 연기가 뿜어져 나오고 굉음이 나기 시작했다. 주행 시험장을 빠르게 돌던 K2는 도착지에 이르자 급정거하는 등 가혹한 주행 시험을 연속해서 받았다. 김 책임매니저는 “산악지형이 많은 한반도를 염두에 두고 개발된 K2의 주행 성능은 세계에서 이미 인정받았다”고 했다. 현대로템은 2022년 폴란드 군비청과 맺은 K2 1000대 수출 계약 중 1차 납품 물량인 180대를 내년까지 모두 인도해야 한다. 이 중 올해 상반기(1∼6월)에 18대를 인도했고 하반기(7∼12월)에 38대를 더 보내야 한다. 내년 폴란드에 넘겨야 할 물량만 96대로 직전 3년간 인도했던 물량(84대)보다 더 많은 양을 제작해 납품해야 한다. 납기를 맞추기 위해 현대로템은 K2 제작 인력을 충원하고 제작 라인을 늘리고 있다. 공장 내 유휴 공간을 제작 공간으로 바꾸고 현대로템의 주력 제품인 열차 제작 인력도 전차 제작 부문으로 투입하고 있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내년까지 전차 생산 물량을 고려해 인력 운용 계획을 수립해 놓은 상태”라며 “수시 채용을 통해 급격히 늘어나는 물량에 대응하고 있다”고 했다. 한국은 휴전국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전차와 같은 재래식 무기 생산 체계를 꾸준히 유지해 왔다. 이 때문에 생산 전 과정이 체계화돼 있어 빠른 납품이 가능하다. 현대로템은 1차 계약 이후 2차 계약도 추진 중이다. 전량 국내 제작이었던 1차와 달리 2차에는 폴란드 현지 생산 물량이 포함돼 있다. 이 때문에 폴란드 현지 생산 총괄을 맡은 폴란드 국영 방산그룹인 PGZ와 K2 제작을 위한 세부 조율이 남은 것으로 알려졌다. K2 2차 계약을 위한 금융 지원은 한국수출입은행이 주로 담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수은은 최근 기획재정부로부터 2조 원의 자본금을 현물출자 받았다. 그 결과 폴란드가 K2 물량을 수입하기 위해 끌어다 쓸 수 있는 수은의 대출 한도도 최소 8000억 원까지 확보된 셈이다. 현행 수은법은 특정 개인·법인에 대한 신용공여 한도를 자기자본의 40%로 제한하고 있다. K2 전차뿐만 아니라 K9 자주포 수출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22년 폴란드 군비청과 K9 자주포 672문 규모의 기본계약을 체결했다. 이 중 1차 계약은 212문 규모로 이미 확정돼 인도 중이다. 3조4475억 원 규모의 152문을 납품하는 2차 계약 실행은 금융약정 문제로 지연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 폴란드 군비청이 외국계 금융사와 금융약정을 맺기로 하면서 속도가 붙고 있다. 미국 국방 전문지 디펜스 뉴스가 발표한 ‘2024 세계 100대 방산 기업’ 보고서에 따르면 한화는 지난해 방산 부문 매출 8조8279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26위에서 19위로 올랐다. 지난해 100위권 밖에 있던 현대로템은 같은 기간 방산 부문 1조661억 원 매출로 73위를 기록해 100위 안에 진입했다. 창원=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현대자동차·기아가 전기차 배터리에 이상 징후가 발생하면 이를 탐지해 소비자에게 보고하고 제어하는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을 공개했다. 현대차·기아는 “BMS를 탑재한 차량에선 과충전에 의한 화재가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기아는 15일 “15년 이상 개발 경험이 축적·고도화된 BMS는 배터리를 전체적으로 관리하는 두뇌 역할을 하고 있다”며 “모든 전기차에 탑재된 BMS는 문제 발생 시 이를 제어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소비자 등에게 문제 상황을 알리고 있다”고 했다. BMS가 점검하는 항목으로는 전압편차, 절연저항, 전류 및 전압 변화, 온도, 과전압 및 저전압 등이 있고 순간 단락과 미세 단락 점검 기능도 최근 추가했다. 순간 단락과 미세 단락 점검 기능의 경우 최근 출시한 전기차에는 전부 적용됐고 기존 전기차에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적용될 예정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배터리에 이상 징후가 발생하면 BMS가 자동으로 입고 점검 및 긴급 출동을 안내하는 메시지를 소비자에게 발송하고 있다”며 “현대차와 제네시스에는 이미 메시지 발송 기능이 있고, 기아 전기차는 다음 주부터 시범 운영될 것”이라고 했다. 현대차·기아는 과충전 방지를 위해 1∼3단계로 나뉜 다중안전 체계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현대차·기아의 이런 기술 공개를 두고 전기차에 대한 소비자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포석이란 해석을 내놓는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화재 사태는 현대차·기아 입장에선 악재이며 반대로 전화위복이라고도 볼 수 있다”며 “안전성을 강조해 자사 보유 전기차의 장점을 극대화해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국비 1조 원이 투입되는 차세대 발사체 개발 사업이 시작부터 흔들리고 있다. 발사체 개발 사업 주체인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민간 참여 기업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발사체 관련 지식재산권 소유 여부를 두고 다툼이 벌어진 것. 우주항공청이 양측으로부터 갈등을 봉합할 중재안을 받기로 했지만, 발사체 개발 사업이 시작부터 부침을 겪으며 ‘민간 우주개발 사업’이 표류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13일 방산업계 등에 따르면 이달 8일 항우연,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우주청이 주최한 간담회에서 지식재산권 분쟁에 대한 중재안을 각각 제시하기로 했다. 항우연 관계자는 “양측이 지식재산권 분쟁과 별도로 발사체 사업을 차질 없이 수행하기로 협의했다”라며 “지식재산권 문제에 대해 각각 중재안을 내놓고 이를 바탕으로 조정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차세대 발사체 사업은 지구 저궤도(LEO)까지 약 10t의 화물을 운송하는 대형 발사체 개발 사업이다. 향후 2032년까지 달 착륙선을 보내는 국정과제로 총사업비만 2조132억 원에 이른다. 이 때문에 개발 과정에서 얻은 지식재산권은 향후 국내 우주개발, 방산 사업 등에서 활용 가치가 클 것으로 전망된다. 즉 지식재산권 소유 기업이 연관 사업의 시장 패권을 쥘 수 있는 열쇠를 얻게 되는 셈이다. 항우연은 이번 사업이 민간 중심의 우주개발 사업인 ‘뉴스페이스’ 정책의 시발점인 만큼 항우연이 단독으로 소유해 민간에 공평하게 전파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특히 기술 협약 과정에서 지식재산권의 항우연 소유를 설명했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이를 받아들여 계약이 체결됐다고 설명하고 있다. 항우연 관계자는 “전액 국비로 추진되는 사업을 통해 확보된 기술 지식을 특정 민간 기업이 가져가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라며 “지식재산권을 공동으로 소유하면 다른 기업에 지식을 제공할 때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허락을 받아야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라고 했다. 반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애초 제안요청서상 참여 기관의 개발 기여도에 따라 지식재산권을 공동으로 소유할 수 있다는 조건이 담겨 있다고 주장한다. 더욱이 이미 개발 과정에 필요한 인력과 장비 도입으로 4000억 원을 투자해 기여도가 적지 않다고 설명한다. 제안요청서상 참여기업의 업무 범위도 ‘공동개발’로 명시됐고 구매요약서에 ‘지식재산권 공동소유’가 명시된 만큼 사업 성과를 공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획득한 개발 지식을 다른 기업에 공유할 때도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민간 우주 개발 시대를 열기로 해놓고 정작 지식재산권 소유에 대해 모호하게 사업 제안을 한 정부의 안일한 대응이 갈등의 주된 이유라고 지적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이미 합의한 사항을 계약 체결 이후 부정하는 등 우주개발 사업에 관한 민간 기업의 신뢰도를 후퇴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창진 건국대 항공우주정보시스템학과 교수는 “이번 사태는 민간 우주개발 사업에 대한 규정이 부족한 상태에서 벌어진 성장통과 같은 것”이라며 “방위산업과 같은 다른 민관 합동 개발 사례를 참조해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충분한 논의가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지난달 8일(현지 시간) 대우건설의 나이지리아 델타주 와리시 정유시설 보수 공사 현장. 흰색 헬멧을 쓴 작업반장이 파란색 헬멧을 쓴 근로자에게 지시를 내리고 있었다. 흰색 헬멧을 쓴 직원은 대우건설이 나이지리아 현지에서 채용한 숙련공이고, 파란 헬멧을 쓴 작업자는 와리 출신의 비숙련 부족민이다. 대우건설이 부족 중심 사회인 나이지리아에서 현지화에 성공한 방식을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다. 정유시설 보수 공사는 나이지리아 최대 국영 석유회사 NNPC 자회사인 WNPC가 발주한다. 하지만 사업의 성공 여부를 쥐고 있는 건 공사 현장의 토지 지분을 나눠 갖고 있는 5개 부족이다. 나이지리아는 2010년부터 ‘나이지리아 콘텐츠(NC)’ 정책을 펼치며 현지 건설 공사를 수행하기 위해선 외국인 1명당 현지 인력 2명을 근로자로 채용하도록 하고 있다. 일종의 자국민 보호법이다. 이창열 대우건설 와리 현장 공무팀장은 “공사 현장 인근 부족민의 고용을 최우선으로 해야 해 지역의 실권을 쥐고 있는 부족장과의 협의가 필수”라고 했다. 대우건설은 5개 부족들과 일일이 협상을 벌이며 근로 계약을 맺었다. 대우건설은 부족 지도층이 요구하는 인력을 채용하고 전력 시설, 우물, 공공 건물을 건설하는 등 요구 조건을 수용해 착공에 들어갈 수 있었다. 문제는 부족민들이 추천하는 인력의 대다수가 공사 현장 경험이 없다는 점이다. 대우건설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46년간 나이지리아 사업을 통해 구축한 현지 숙련 인력풀 1500∼2000명을 활용했다. 이들에게 작업반장의 책임을 부여하고 작업반장 1명당 비숙련 인력을 10∼15명 배정한다. 작업반장은 비숙련 근로자에게 기술을 전수하고 작업을 지시한다. 대우건설은 부족 사회의 민원과 회사 측 요구를 조율하는 소통 기구인 ‘시에라’를 운영하고 있다. 시에라의 전문가 인력들은 지난해 나이지리아에서 회사 직원이 피랍됐을 때 구출 작전의 주도적인 역할을 하기도 했다. 당시 피랍 직원 구출에 나섰던 우스만 아부바카르 씨는 “대우건설은 40여 년 동안 현지 부족 사회의 요구 조건이 무엇인지 잘 파악하고 있다”며 “나이지리아 안착 배경은 바로 현지 부족 사회에 대한 깊은 이해에 있다”고 했다. 델타=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지난달 11일(현지 시간) 나이지리아 리버스주 보니섬의 액화천연가스(LNG) 트레인7(T7) 플랜트 건설 현장. 축구장 두 배가 넘는 연면적 1만6000㎡ 규모의 직육면체 형태 플랜트에는 LNG가 이동하는 배관이 사람 혈관처럼 빼곡하게 자리를 잡고 있었다. 배관과 골조에 쓰이는 철근의 무게만 2만2000t에 이른다고 했다. 현재 배관 공정률은 11%로 연말엔 42%까지 올라갈 예정이다. 2026년 3월로 예정된 준공 일정을 맞추기 위해 T7에는 하루 평균 1만732명의 인력이 투입된다.● 독점 깨고 LNG 플랜트서 EPC 지위 획득 나이지리아 최대 LNG 플랜트인 T7의 설계, 자재 조달, 시공(EPC) 사업자는 한국의 대우건설이다. 글로벌 건설업계에서 소수 기업이 독점하고 있는 LNG 플랜트 공사의 원청 사업자 지위를 국내 건설사로는 처음 획득했다. 김승남 대우건설 T7 현장소장은 “46년간 현지화를 통해 신뢰를 쌓아온 결실”이라며 뿌듯해했다. T7은 천연가스의 온도를 영하 150도까지 극저온으로 낮춰 액화한 뒤 손실을 최대한 줄여 LNG 운반선까지 운송해야 하는 고난도 플랜트 시설이다. 특히 용접 공정 난도가 높다. 공사 기간이 통상 5년 이상으로 길고 사업비 규모도 조 단위여서, EPC 수행 경험이 없는 신규 사업자는 원청사 지위에 오르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그동안 미국 켈로그·벡텔, 이탈리아 사이펨, 일본 지요다·JGC, 프랑스 테크닙 등 6곳이 LNG 플랜트 EPC 지위를 독점해 왔다. 대우건설은 사이펨과 ‘40 대 60’ 비율로 합작 법인을 설립해 2020년 5월 T7 사업을 수주했다. 국내 건설사 중 처음으로 해외 LNG 플랜트 사업에서 시공만 하는 도급에서 벗어나 원청사 지위를 획득한 것이다. 김도형 T7 공사총괄 부장은 “LNG 플랜트는 화석연료에서 친환경 에너지로 가는 중간 다리 역할을 하는 만큼 글로벌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T7은 향후 이 시장에서 회사 입지를 넓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코로나 때도 멈추지 않고 ‘책임 준공’ T7 프로젝트는 총사업비가 지난해 대우건설 전체 해외 수주 규모의 2배에 육박한다. 애초 이 사업 수주전 또한 사이펨과 켈로그의 양강 구도였다. 그런데 발주처인 나이지리아 국영가스공사(NLNG)가 ‘시공은 대우건설이 하면 좋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1978년 우물 사업으로 나이지리아에 진출한 대우건설이 지금까지 70여 개 현지 플랜트 사업을 안정적으로 준공한 점을 현지 정부가 인정한 것이다. 여기엔 나이지리아 진출 후 46년간 쌓아온 현지화 전략과 책임 준공의 결과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우건설은 나이지리아에서 용접, 배관 등 현지 숙련 인력을 1500∼2000명, 중장비를 1000여 대 보유하고 있다. 현지 진출 글로벌 건설업체 중 최대 규모다. 팬데믹 당시 준공일자를 맞추기 위해 공사를 중단하지 않고 밀어붙일 수 있었던 배경이기도 하다. 2020년 나이지리아 남부 포트하코트 지역에서 비료 플랜트 2기 공사를 진행 중일 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퍼졌다. 대우건설은 현장 근로자 200명 전원을 대상으로 2주에 한 번씩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해 감염 인원은 격리하고 나머지 인원으로 공사를 수행했다. 발주처인 인도라마는 1, 2기를 준공한 대우건설에 3기 시공까지 맡겨 현재 공사를 진행 중이다. 이민재 대우건설 프로젝트 매니저(상무)는 “발주처와의 신뢰를 기반으로 향후 예정된 4기 플랜트 수주에도 도전할 것”이라고 했다. ● 나이지리아 발판 삼아 아프리카 진출 나이지리아는 아프리카 내 최대 원유 매장국이다. 전 세계 기준으로는 원유 매장량 10위, 천연가스 매장량 9위다. 하지만 나이지리아 원유 정제설비 총 4곳은 모두 노후돼 풍부한 자원을 높은 가치의 상품으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나이지리아 정부는 지난해 ‘새로운 희망 2023년’이라는 로드맵을 통해 제조업 육성 전략을 발표하고, 첫 번째 항목으로 원유 정제를 꼽았다. 이는 대우건설에 기회가 됐다. 대우건설은 2022년과 지난해 각각 5957억 원과 1조1000억 원 규모의 와리, 카두나 지역 원유 정제시설 보수 사업을 따냈다. 나이지리아 정부가 추진 중인 원유 정제설비 보수 사업 3곳 중 2곳을 대우건설이 수행 중이다. 대우건설은 이 같은 플랜트 사업 수주 확대를 통해 올해 나이지리아 연간 매출을 사상 최대인 9500억 원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2020년 매출(2297억 원)의 4배가 넘는다. 또 나이지리아를 교두보 삼아 ‘기회의 땅’인 아프리카 진출에도 박차를 가한다. 2020년 모잠비크에서 5000억 원 규모 LNG 플랜트 사업을 수주한 데 이어 추가 수주에 도전 중이다. 케냐 원전 사업, 에티오피아·보츠와나 인프라 사업 등 확대도 노리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54개국의 평균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4.1%로 전망했다. 아프리카 대륙 내 55개국의 연합체인 아프리카자유무역지대(AFCFTA) 등을 중심으로 국가기반시설 연결 사업 추진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모잠비크, 탄자니아 등 신시장을 적극 개척할 것”이라고 했다. 리버스=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HD현대의 해양 분야 종합 솔루션 기업 HD현대마린솔루션은 2016년 회사 설립 이후 처음으로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저장설비(LNG-FSU)’ 개조 사업을 수주했다고 11일 밝혔다. 발주처는 유럽 소재 선사로 계약 규모는 3000만 달러(약 410억 원)다. 이번 수주로 회사는 2004년 스페인에서 건조된 13만8000㎥급 LNG운반선을 2025년 상반기(1∼6월)까지 LNG-FSU로 개조한다. 설계, 구매, 제작, 운송, 설치 및 시운전 등을 HD현대마린솔루션이 담당하는 턴키 방식이다. 개조된 LNG-FSU는 중앙아메리카 지역에 설치돼 인근 화력발전소에 LNG를 공급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HD현대마린솔루션 관계자는 “그간 여러 개조공사를 통해 축적된 경험과 수행 능력을 바탕으로 친환경 선박 개조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전기차 배터리 화재로 전기차 포비아(공포증)가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중고차 시장에서도 전기차 가격이 내려가고 매물도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직영 중고차 플랫폼인 케이카에 따르면 인천에서 발생한 메르세데스벤츠 전기차 배터리 화재 사건이 발생한 이달 1일부터 일주일간 중고 매물로 올라온 전기차 물량이 직전 주(지난달 25∼31일) 대비 184% 늘었다. 특히 직전 주에 매물이 없었던 메르세데스벤츠의 전기차 EQ 물량이 새로 10건 접수됐다. EQ는 인천에서 발생한 화재 차량 모델이다. 중고차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화재 사건 이후 불안감을 느끼는 소비자가 보유 전기차를 중고 매물로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물량이 늘고 인기도 시들해지면서 중고 전기차 가격도 내림세다. 엔카닷컴의 2024년 8월 자동차 시세에 따르면 현대차 아이오닉5와 기아 EV6의 중고차 가격은 전월 대비 각각 1.97%, 1.11% 떨어졌다. 중국산 배터리가 쓰인 테슬라의 모델3와 모델Y 가격은 같은 기간 2.61%, 3.36% 떨어져 국산 전기차보다 더 큰 가격 하락 폭을 보였다. 자동차 업계는 전기차에 대한 소비자 기피 현상이 더 심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자동차 시장 조사 업체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7월 국내 전기차 등록 대수는 8만613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3.4% 줄었다. 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대한항공이 화물 전용 항공사인 에어인천과 아시아나항공 화물 사업을 넘기는 기본합의서를 체결했다. 매각 거래 대금은 4700억 원이다. 7일 대한항공은 거래의 확실성, 장기적인 사업의 경쟁성 유지 및 발전 가능성, 컨소시엄의 자금 동원력 등을 고려해 에어인천 컨소시엄을 아시아나항공의 화물 사업 인수자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아시아나항공의 화물 사업부 매각은 유럽연합(EU) 경쟁 당국이 내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선결 조건이다. 대한항공은 이번 아시아나항공 화물 사업 매각 합의를 기점으로 EU 경쟁당국으로부터 매수인 심사와 최종 합병 승인 심사를 받을 예정이다.남은 관문인 미국 정부 승인은 미국 법무부(DOJ)의 소송제기가 없다면 승인을 받은 것으로 간주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EU경쟁당국의 최종 승인이 나고 2~3개월 안에 DOJ가 관련 소송을 제기하지 않으면 미국 정부로부터 (기업결합) 승인을 얻은 것으로 본다”라며 “이르면 연내 두 항공사의 기업결합 절차가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했다.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새로운 무기를 빨리 도입하기 위한 한국군의 ‘신속소요’ 정책에 대해 실효성이 적다는 지적이 나왔다. 민간 기업 참여가 부족하고 군 전력화, 사업화 등의 후속 조치를 위한 지원이 미진하다는 점도 지적됐다. 6일 장원준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이 작성한 ‘글로벌 트렌드 변화에 따른 한국형 무기획득 프레임워크 정립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국방부와 방위사업청은 지난해부터 새로운 무기체계의 도입을 이전보다 빨리 추진하기 위해 신속소요를 도입했다. 신속소요는 기존 무기의 성능 향상이나 새로운 무기 도입을 위해 개념 연구부터 시제품 개발, 시험평가, 전력화까지를 5년 이내에 추진할 수 있도록 한 정책이다. 기존 도입 정책은 통상 전력화까지 10∼20년 걸린다. 하지만 한국의 신속소요 제도는 실제 군에 배치할 수 있는 생산 무기의 수를 ‘최소전술제대’로 한정하고 있다. 예를 들어 전차 성능개량 사업을 신속소요로 추진하면 전차 부대의 전술제대 물량인 10∼30여 대만 생산할 수 있다. 기업 입장에선 규모의 경제를 누릴 수 없어 개발·생산 비용이 많이 들어가게 된다. 또 신속소요 제도가 시제품 생산 이후 군 전력화, 양산화를 위한 지원책을 담고 있지 않은 점도 지적됐다. 최근 첨단 무기 안에 적용되는 소프트웨어와 인공지능(AI)에 대한 별도의 도입 지원 체계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담겼다. 장 연구위원은 “AI의 국방 분야 적용을 위해 AI 획득 사업을 별도로 만들고 법령과 예산, 조직을 구성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한국 방위 체계 증강을 목표로 인공지능(AI), 드론 등 첨단과학기술을 접목한 새로운 무기를 신속하게 도입하는 정책이 수정·보완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현재 운영 중인 국방부와 방위사업청 주도의 ‘신속소요’ 정책은 민간 기업 참여가 부진하고 군 전력화, 사업화 등의 후속 조치를 위한 지원이 미진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6일 장원준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이 작성한 ‘글로벌 트렌드 변화에 따른 한국형 무기획득 프레임워크 정립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국방부와 방위사업청은 지난해부터 새로운 무기체계의 도입을 이전보다 빨리 추진하기 위해 ‘신속소요’를 도입했다. 신속소요는 기존 무기의 성능 향상이나 새로운 무기 도입을 위해 개념 연구부터 시제품 개발, 시험평가, 전력화까지를 5년 이내에 추진할 수 있도록 한 정책이다. 기존 도입 정책이 완성까지 10~20년이 걸린 것과 달리 연구개발, 평가, 전력화 단계 등을 통합해 보다 빨리 무기 개발에 나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한국의 신속소요 제도는 타당성을 인정받아 만들어 낼 수 있는 무기의 수가 ‘최소전술제대’로 한정돼 있다. 예를 들어 전차 성능개량사업을 신속소요로 추진하게 되면 전차 부대의 전술제대 물량인 10~30여 대만 생산할 수 있다. 보고서는 워낙 소량의 제품을 생산해야 하는 한계 때문에 기업입장에선 비용이 많이 들어 참여 유인이 제한된다고 지적했다. 또 신속소요 사업으로 무기 도입의 타당성을 인정받아도 군전력화, 양산화를 위한 지원 체계가 없다는 점도 지적됐다. 보고서는 “신속소요는 시제품 개발만을 포함하고 있어 양산 및 전력화를 위한 후속조치가 없다”라며 “반면 신속소요 제도가 벤치마킹한 미국의 신속획득 제도의 경우 군 전력화, 양산 등의 후속 절차까지 지원하고 있다”라고 했다.신속소요와 별개로 방위사업청이 2020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신속획득시범사업도 전력화로 이어지기 힘든 상황이다. 신속획득시범사업은 방사청 자체 사업으로 군과 연계돼 있지 않다. 따라서 시범사업으로 무기 도입 타당성을 인정받아도 군으로부터 별도의 승인이 필요해 실제 도입까지 불확실성이 큰 것으로 평가된다. 최근 첨단무기 안에 적용되는 소프트웨어와 AI에 대한 별도의 도입 지원 체계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담겼다. 최근 첨단무기의 경우 물리적인 성능개량과 별도로 이를 운용할 소프트웨어의 주기적인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다. 하지만 현재는 소프트웨어 향상을 위해선 무기의 물리적 성능개량과 함께 진행돼야 해 속도가 늦춰질 수밖에 없다. 보고서는 “AI의 국방 분야 적용을 위해 AI 획득사업을 별도로 만들고 법령과 예산, 조직을 구성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장원준 산업연구원 기계·방위산업실 연구위원은 “글로벌 안보 환경 급변에 따른 한국형 전력증강 프로세스 정립을 위해 신속한 양산·전력화 사업의 후속조치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23일 부산 영도에 위치한 베어링 전문기업 대동메탈공업. 금속 통 안의 비철금속을 녹인 쇳물에서 강한 열기가 뿜어져 나왔다. 이 쇳물은 가공을 거쳐 신한울 3·4호기에 들어가는 베어링으로 탈바꿈된다. 쉴 새 없이 돌아가느라 분주한 대동메탈공업은 한때 위기를 맞기도 했다. 지난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원전 일감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전체 회사 매출의 20% 정도를 차지했던 원전 매출 비중이 5%까지 떨어지자 회사 경영진이 사비를 털어 명맥을 유지할 정도였다. 하지만 2022년 신한울 3·4호기 제작이 확정되고 노후 원전의 계속 운전이 결정되면서 숨통이 트였다. 장선용 대동메탈공업 전무는 “2026년까지 원전 일감을 확보해 놓은 상태”라며 “최근 체코 원전 수주까지 이어지며 침체된 원전 산업에 희망이 보이기 시작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원전 매출 최대 신한울 3·4호기 일감이 본격적으로 풀리고, 체코 원전 수주와 같은 굵직한 해외 수주가 늘어나며 원전 산업에 훈풍이 불기 시작했다. 부품 기업들이 잃었던 활기를 되찾기 시작한 것이다. 이날 방문한 또 다른 원전 부품 기업인 경남 창원 삼홍기계 진북공장에서도 용접과 망치 소리가 시끄럽게 울려 퍼지고 있었다. 삼홍기계는 현재 한국과 미국, 프랑스 등 7개국이 공동으로 연구 중인 국제핵융합실험로의 핵심 부품을 제작하고 있었다. 수주 규모는 2000만 유로(약 301억3000만 원)다. 지난해 이탈리아 업체를 누르고 따낸 성과다. 삼홍기계는 한국수력원자력과 두산에너빌리티 등으로부터 30억 원 규모의 신한울 3·4호기의 부품 수주 계약도 따냈다. 김홍범 대표는 “신한울 3·4호기 일감만으로는 국내 원전 업계를 다 먹여살리기 쉽지 않다”며 “체코 원전이 다른 원전 수주로 이어지는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침체됐던 원전 업계에 분 훈풍은 수치로도 증명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원자력산업협회 등에 따르면 지난해 원전 산업계 매출은 32조1000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전년(25조4000억 원)보다 26.3% 늘어난 수치로 관련 집계를 시작한 1996년 이후 역대 최대 규모다. 발전사와 공공기관 등을 제외한 원전 민간 분야 투자 규모도 지난해 4880억 원으로 집계돼 역대 최대를 보였다. 고용도 늘어나 2018년(3만6502명) 이후 5년 만에 3만6000명 선을 회복했다. ● “올해 하반기가 보릿고개” 지난해 원전 관련 매출이 늘어난 것은 신한울 3·4호기 일감이 본격적으로 풀리고 원전 발전 비중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공사가 재개된 신한울 3·4호기 일감으로 2022년 2조4000억 원, 2023년에 3조 원이 공급됐다. 원전 발전 비중도 증가 추세다. 지난해 전체 발전원 중 원전이 차지하는 발전 비중도 30.68%로 2016년 30.66%와 비슷한 수준으로 회복했다. 다만 여전히 어려움을 호소하는 중소 업체들도 적지 않다. 체코 원전 수주 일감이 2, 3년 뒤에야 완전히 풀리고, 공사가 시작된 신한울 3·4호기 일감도 순차적으로 공급되기 때문에 상당수 업체는 아직 일감을 받지 못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정부가 공급하기로 한 올해 원전 일감은 3조3000억 원으로 이 중 올 6월 말 기준 풀린 일감은 1조8000억 원으로 아직 절반이 조금 넘는 수준이다. 나머지 일감이 풀리는 올 하반기(7∼12월)가 중소 원전 업체들에는 보릿고개인 셈이다. 정부가 이를 고려해 발주 계약 때부터 총 계약금의 30%를 먼저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선금 특례를 시행 중이지만 이는 1차 하청업체에만 적용되고 2, 3차 하청업체는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다. 경기 성남시의 한 원전업체 대표는 “2, 3차 하청의 경우 선발주에 따른 선수금이 턱없이 부족해 회사를 운영하는 게 쉽지 않다”며 지원책을 호소했다. 부산·창원=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는 기후변화 대응과 생물다양성 위험관리에 동참하며 제품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기 위해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친환경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지난해 8월 국내 타이어 업계 최초로 ‘과학 기반 감축 목표 이니셔티브’로부터 ‘2050 넷제로’ 달성을 위한 중장기적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승인받았다. 이는 탄소 감축을 위한 체계를 갖추고 실질적인 노력을 전개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한국타이어는 2030년까지 2019년 대비 제조 단계 온실가스 배출량을 46.2%, 밸류체인 온실가스 배출량을 27% 감축해 2050년에 탄소중립을 실현한다는 목표다. 지난해에 2019년 대비 제조 단계에서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12%, 밸류체인 배출량을 5% 줄였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일 수 있었던 배경에는 고효율 설비 투자, 에너지 누출 관리, 응축수 회수 방식 변경 등을 추진한 데 있다. 제조공정의 에너지 사용을 최적화하고 고도화된 점검 체계를 통해 에너지 사용량을 실시간 관리해 온실가스를 줄인 것이다. 이 밖에 탄소 배출 감축과 함께 생물다양성 위험관리 체계도 고도화하고 있다. 우선 대전 지역 멸종위기종 살리기 사업의 일환인 멸종위기종 1급으로 지정된 대전시 깃대종 ‘감돌고기’ 방류 행사를 진행했다. 특수학교와 미혼모 보호시설의 정원에는 친환경 숲을 조성하는 우리들의 숲 사업을 추진했다.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과 업무협약을 체결해 대전공장 스마트 월가든을 설치하는 등 국내 사업장이 위치한 대전·충남 지역, 경기 지역을 중심으로 다양한 생물다양성 보존 활동을 지속 추진하고 있다. 또 간접적인 활동으로 블록체인 기반 이력 추적 시스템을 활용한 지속가능한 천연고무 프로젝트 ‘프로젝트 트리’에 참여하고 있다. 보호지역이 아닌 곳에서 채취한 천연고무를 공급받아 제조한 타이어를 판매하고 있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프로젝트 트리를 통해 발생한 추가 수익으로 천연고무의 추적 가능성을 확보하는 데 협력하고 있는 소규모 농가, 수집원, 지역 상인을 지원해 공급망 가치 강화까지 힘을 싣고 있다”고 전했다. 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LG전자는 생산사업장 RBA 관리 프로그램을 통해 근로환경의 안전보건과 인권을 지키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다. 2030년까지 심사 요건 기준인 ‘중대 부적합 Zero 생산사업장 100% 달성’을 목표하고 있다. LG전자는 2009년에 안전보건 경영 시스템에 기반해 안전보건 및 환경 경영 방침, 전사 관리 규정을 만들었다. 이를 중심으로 안전, 보건, 환경, 에너지에 대한 전사 안전 환경 표준 체계(SHEE 표준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LG전자는 SHEE 표준체계를 통해 국내외 사업장의 안전 환경 위험 요소를 사전에 발굴·개선하고 사고를 예방하고 있다. 이를 위해 국내외 사업장은 안전 환경 진단 결과와 개선 과제를 보고하며 위험 요소의 개선 과정을 지속해서 점검한다. 또 글로벌 차원의 규제와 요구 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모든 사업장에서 안전보건경영시스템(ISO 45001) 인증을 의무적으로 취득하도록 하고 있다. 이 밖에 CEO 직속으로 최고위험관리책임자(CRO) 부문 조직을 두고 있다. CRO 부문은 사업본부별 안전 환경 전담 조직과 유기적으로 협업해 국내·외 사업장 안전관리부터 임직원 보건, 에너지·환경 대응 등의 역할을 맡고 있다. 최고재무책임자(CFO) 김창태 부사장이 CRO를 겸임하고 있다. 임직원들의 안전 확보를 위해 분기별로 각 사업본부장 주관으로 ‘세이프티워크’ 행사도 진행하고 있다. 세이프티워크는 사업장 안전 문화 확립을 위한 경영진 안전 순회 프로그램이다. 경영진은 분기마다 임직원들이 근무하는 사업장 내 제품 생산 라인부터 건설, 장비 반입 현장 등에 이르기까지 안전이 중요한 장소를 방문해 직접 점검하고 있다. LG전자는 협력사 안전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2015년부터 매년 두 번씩 화재 혹은 안전사고의 위험이 있는 생산 공정이나 설비를 보유한 협력사를 대상으로 정기적인 현장 점검을 지원한다. LG전자 관계자는 “협력사가 자율적으로 사업장 화재 및 안전사고를 예방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라고 했다. 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HD현대가 ‘함정기술연구소’를 출범하고 향후 10년 동안 113조 원 규모로 전망되는 미래 함정 시장을 공략하기로 했다. HD현대는 17일 경기 성남시 판교 HD현대 글로벌R&D센터에서 ‘함정 기술연구소 개소식’을 가졌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정기선 HD현대 부회장, 김성준 HD한국조선해양 대표, 주원호 특수선사업 대표, 장광필 미래기술연구원장 등 관계자 50여 명이 참석했다. 함정기술연구소는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부의 함정기술센터를 확대 개편한 조직으로 HD한국조선해양 미래기술연구원 산하 조직으로 운영된다. 미래기술연구원은 HD현대의 연구개발(R&D)을 총괄하고 미래 핵심 원천기술을 확보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 HD현대는 신설된 함정기술연구소에서 함정 전동화, 무인 함정 개발, 수출 함정 경쟁력 강화 등의 3대 함정사업 핵심 전략을 추진한다. 이와 함께 함정 분야 우수 전문 인력도 지속해서 확충해 나갈 계획이다. 정 부회장은 축사를 통해 “첨단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 함정을 중심으로 특수선 시장의 패러다임이 크게 변화하고 있다”며 “함정기술연구소를 세계 최고 함정 기술의 요람으로 만들어 한국이 글로벌 방산 4대 강국으로 도약하는 데 힘을 보태자”고 했다. 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시스템 반도체 웨이퍼 테스트 업체 두산테스나가 경기 평택 브레인시티 일반산업단지 내에 ‘평택 제2공장’을 짓는다고 4일 밝혔다. 두산테스나는 연내 착공에 들어가 2027년 상반기(1∼6월) 내 준공할 계획이다. 우선 2200억 원을 투자해 1만5870㎡ 규모의 공장을 구축하고 클린룸을 설치한다. 향후 증설 필요 시점에 맞춰 단계별로 증축할 방침이다. 평택 제2공장에선 이미지센서 반도체(CIS), 고성능 시스템온칩(SoC) 등의 반도체 웨이퍼 테스트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카메라 모듈에 쓰이는 CIS는 렌즈를 통해 들어온 빛을 전기 신호로 바꿔 증폭해 전송하는 칩이다. 고성능 SoC는 칩 하나에 중앙처리장치(CPU) 등 여러 시스템을 합친 시스템 반도체다. 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등 경제 6단체가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려는 노동조합법, 이른바 ‘노란봉투법’ 개정을 두고 “노사 관계 파탄을 넘어 국가 경제를 위태롭게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총을 비롯해 한국경제인협회, 대한상공회의소,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 경제 6단체는 2일 국회 소통관에서 이종욱 국민의힘 의원과 함께 ‘노조법 개정 반대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노조법 개정안은 근로자에 대해 ‘노조를 조직하거나 노조에 가입한 자로 추정한다’는 개념을 새로 담았고, 사용자 범위를 ‘근로자 또는 노조에 대해 노동관계 상대방 지위에 있는 자’로 넓혔다. 경제 6단체는 “개정안은 근로자, 사용자, 노조의 범위를 무분별하게 확대해 노사 관계 근간을 무너뜨린다”라며 “자영업자를 비롯한 모든 사람이 노조를 조직해 거의 모든 의제에 대해 원하는 상대에게 교섭을 요구하고 파업할 수 있게 돼 상시로 노사 분규가 발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노동조합법상 사용자에 대한 다수의 형사처벌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사용자의 불명확한 개념은 죄형법정주의 명확성 원칙에 어긋나고 우리 기업인을 잠재적 범죄자로 만들어 경영활동도 크게 위축시킬 것”이라고도 했다. 특히 외국 기업이 한국 시장을 떠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6단체는 “외국인 투자 기업들은 어떠한 노동조합과 단체교섭을 해야 하는지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단체교섭 거부로 형사처벌을 받게 된다면 국내 시장을 떠날 것”이라고 했다. 6단체는 또 “개정안은 불법 쟁의행위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를 사실상 원천적으로 봉쇄해 불법 파업을 조장하고 헌법상 재산권을 침해한다”라고 했다. 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중국 완성차 업체와 단순 합작회사 설립을 넘어 기술과 경험을 공유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은 2일 이런 내용을 담은 ‘글로벌 완성차사의 대중(對中) 협력 변화’ 보고서를 내놨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는 기존까지 중국 내수시장을 목표로 중국 완성차 업체와 합작회사를 설립해 왔다. 중국 정부가 중국 시장에서 자동차를 판매하려면 중국 회사 지분 50% 이상이 들어간 합작사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중국 기업이 보유한 전기차 관련 기술과 경험을 중국 외 시장에서도 활용하려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북미 완성차 업체 스텔란티스는 올 5월 중국의 립모터(Leapmotor)와 합작회사를 설립했다. 합작사는 립모터 차를 중국 외 지역에서 수출·판매 제조하는 독점 권리를 보유한다. 특히 내년 1분기(1∼3월)까지 립모터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A12’를 중국 공장이 아닌 폴란드 공장에서 생산할 계획이다. 르노 역시 자사 전기차 상품인 ‘트윙고(Twingo)’ 모델 개발을 위해 익명의 중국 자동차 설계 기업과 협력했다. 르노는 이를 통해 2026년까지 프랑스 공장에서 2만 유로(약 2980만 원) 이하 가격으로 새로운 전기차를 생산·출시할 예정이다. 보고서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 중국 기업 간의 협력 형태가 변화하고 있는 건 중국 전기차 경쟁력이 전 세계 시장에서 통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시장 내 전기차 전환 속도는 미국이나 유럽 등 다른 주요 지역보다 빠르고 신차 개발 주기도 짧다. 또 단순 주행 성능 외에 사용자 경험(UX) 완성도,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중요하게 여긴다. 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올 하반기(7∼12월) 아파트 시장은 결국 금리 인하 시기와 공급 물량 수준에 따라 갈릴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공급이 부족한 서울 등 수도권 아파트 시장은 관망세에서 벗어날 것이란 예측을 내놨다. 하지만 지방 부동산은 미분양과 공급 초과 문제가 여전해 약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수도권과 지방 부동산 시장의 양극화가 더욱 심화될 것이란 얘기다. 동아일보가 1일 부동산 전문가 7명에게 올 하반기 부동산 시장 전망을 의뢰한 결과 “수도권은 공급 부족과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하 등 영향으로 상승 압력이 높아질 수 있다”는 답변이 주를 이뤘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6월 넷째 주(24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18% 오르면서 14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경기 인천을 포함한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도 전주 대비 0.07% 상승했다.● 7명 중 5명 “수도권 집값 상승 전망” 전문가 7명 중 5명은 수도권 아파트값이 상승할 것으로, 2명은 보합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하락을 예측한 전문가는 없었다. 이종아 KB부동산 빅데이터센터장은 “서울은 상승세로 전환했고 하반기 상승 폭이 1∼2% 정도일 것”이라고 했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시장이 변곡점을 이미 지났고 하반기 서울 등 수도권 아파트값이 5% 정도 오를 것”이라며 다소 큰 폭의 상승세를 전망했다. 주요 요인은 금리 인하와 공급 부족이 꼽혔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금리 인하 시점이 변곡점이 될 것”이라며 “지금은 금리 인하를 예상하고 먼저 움직이는 수요로 인해 상승 거래가 나오고 있다”고 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공사비 인상으로 공급 부족이 심화돼 신축 아파트 희소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수요 대비 공급이 가장 부족한 서울 아파트 위주로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대세 상승’ 국면으로 접어들기에 한계가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김현수 단국대 도시계획부동산학부 교수는 “금리 인하를 한다고 하더라도 현재 집값이 소득 수준 대비 높기 때문에 주택 경기의 사이클을 바꿀 정도로 영향을 주긴 힘들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시장 서울-지방 격차 심화 설문에 참여한 7명 중 5명이 지방 집값은 하락할 것으로 봤다. 특히 수도권과 지방의 ‘양극화’를 키워드로 꼽았다. 김성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지방은 공급이 부족하다는 신호가 나오기 전까지는 주택사업 자체가 어렵고, 하반기 들어 가격 하락 폭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지방 미분양 물량이 5만7368채로 좀처럼 해소될 분위기가 아니다”라며 “미분양 해소 전까지 지방 시장은 약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아파트 전월세는 서울과 지방을 가리지 않고 상승할 거란 전망이 우세했다. 김효선 수석위원은 “입주 물량이 줄고 전세사기로 빌라 임대차 시장이 무너져 있어 아파트 수요가 증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구체적인 주택 공급 로드맵이 필요하다는 데 입을 모았다. 이종아 센터장은 “시장에서 믿을 수 있는 장기 공급 계획을 내놓고 공급하겠다는 시그널을 줘야 한다”고 했다. 이창무 교수는 “전셋값 급등을 초래하는 전월세 상한제나 계약갱신청구권의 폐지를 검토해야 한다”며 “민간에서 전월세 물량 공급을 늘리기 위해 다주택자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했다. 무주택 실수요자라면 빠른 시일 내에 ‘내 집 마련’을 고려해 보라는 조언도 나왔다. 함영진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저리 대출을 이용하는 사람이라면 지금 내 집 마련도 나쁘지 않다”며 “시세 대비 저렴한 청약에 도전하거나 경매 등을 활용해 갈아타기 하는 방안도 있다”고 했다. 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최동수 기자 firefly@donga.com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
DL그룹은 주력 사업인 건설, 석유화학, 에너지를 넘어 친환경 분야로 사업 범위를 넓혀 미래 경쟁력을 키우는 데 집중하고 있다. DL그룹은 2022년 소형모듈형원전(SMR) 사업에 진출했다. 이를 시작으로 지난해 1월에는 미국 SMR 개발사인 엑스에너지에 2000만 달러(약 278억 원)를 투자했다. 엑스에너지는 물이 아닌 새로운 냉각재를 적용하는 비경수로형 4세대 SMR 분야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 특히 ‘고온가스로’ 분야에서는 국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엑스에너지가 개발 중인 ‘Xe-100’은 단일 용량 80MWe(메가와트일렉트릭) 4개 모듈로 구성돼 총 발전 용량이 320MWe다. Xe-100은 고온 헬륨 가스를 냉각재로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삼중 코팅으로 1800도에서도 녹지 않는 테니스공 크기의 핵연료를 사용한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엑스에너지의 SMR 기술은 전력 생산과 다양한 산업에 적용할 수 있어 DL이앤씨의 플랜트 사업과 연계해 세계시장에 진출하는 주요 무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DL이앤씨는 이 밖에 이산화탄소 포집 및 활용, 저장 설비 사업도 추진 중이다. 2022년 이산화탄소 저장 설비 및 친환경 수소 사업 전문 회사인 카본코를 설립했다. 같은 해 미국 화학 기업인 크레이튼도 인수했다. 크레이튼은 세계 최초로 다목적 합성고무를 개발하는 기업으로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 관련 분야 시장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다. 이소프렌 라텍스 생산 기업인 카리플렉스도 DL이앤씨의 자회사다. 카리플렉스는 장갑용 합성고무 원료 시장에서 전 세계 1위다. DL이앤씨는 카리플렉스 사업 확대를 위해 2022년 싱가포르에 세계 최대 규모의 이소프렌 라텍스 공장을 착공해 올해 하반기부터 생산에 돌입한다. 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