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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SSG가 이숭용 전 KT 단장(52·사진)을 새 감독으로 영입했다. SSG는 이 감독과 총액 9억 원(계약금 3억 원, 연봉 3억 원)에 2년 계약을 맺었다고 17일 발표했다. SSG는 올 시즌 준플레이오프에서 3전 전패로 탈락한 뒤 “팀 쇄신을 위해 변화가 불가피하다”며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 사령탑인 김원형 감독(51)을 지난달 31일 경질했다. 그 뒤 팀 프랜차이즈 스타 출신인 이호준 LG 코치(47)가 차기 감독 후보로 거론됐지만 최종 선택은 달랐다. SSG는 “(이 감독이 KT에서) 수년간 코치와 프런트를 경험하며 선수 육성 시스템과 한국 프로야구 흐름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어 구단의 지향점에 단기간 내에 도달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선임 이유를 설명했다. 이 감독은 “인천(SSG 연고지)에 돌아오게 돼 감회가 새롭다. 팬 여러분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팀의 신구 조화와 유망주 성장이라는 목표를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서울 출신인 이 감독은 1994년 인천을 연고지로 둔 태평양에서 프로 데뷔를 했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초등학생 시절 ‘작은’ 이정현(24·소노)의 마음에 ‘1번 등불’을 밝힌 건 ‘컴퓨터 가드’ 이상민(51·현 KCC 코치)이었다. 이정현은 당시 전북 군산시 집에서 차로 50분 거리인 전주체육관으로 프로농구 경기를 보러 다니곤 했다. 당시 전주체육관에서는 이상민이 포지션 넘버 원(포인트 가드)로 안방 팀 KCC 야전 사령관 역할을 했다.최근 만난 이정현(187cm)은 “군산중 때는 농구부에서 내가 키가 제일 컸다. 포인트 가드를 계속하고 싶은데 코치님이 ‘센터 해’라고 할까 봐 슈팅과 드리블 연습을 더 열심히 했다. 그 정도로 포인트 가드가 좋았다”고 말했다.그러면서 “나는 원래 ‘아무도 나에게 신경을 쓰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내향적인 성격이다. 그런데 코트에만 들어가면 누구보다 화려한 플레이로 주목받고, 동료들을 지휘해 팀을 승리로 이끌고 싶은 마음이 든다”고 했다.실제로 올 시즌 소노는 이정현의 활약에 따라 팀 승패가 갈리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라운드 종료 시점(14일) 기준으로 이정현이 평균 26.3점에 도움 8.3개, 3점 슛 성공률 57.6%를 기록한 4경기에서는 소노가 이겼다. 하지만 평균 16.7점에 도움 6.4개, 3점 슛 성공률 26.6%에 그친 5경기에선 졌다.1라운드에서 4승 5패(7위)에 그친 팀 성적은 아쉽지만 이정현의 개인 기록은 흠잡을 데가 없다. 이정현은 9경기 평균 20.9점, 7.2도움으로 1라운드 일정을 마쳤다. 득점과 도움 모두 국내 선수 중 1위다. 외국인과 혼혈 귀화 선수를 제외하고 국내에서 나고 자란 선수가 한 시즌 평균 20점을 넘긴 건 2007~2008시즌 방성윤(41·당시 SK·22.1점)이 마지막이다. 이번 시즌 이정현은 지난달 29일 현대모비스와의 경기에서 34점을 넣어 한 경기 득점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이날 이정현의 야투 성공률은 ‘농구 만화’에서나 볼 수 있는 90%였다.지난 시즌만 해도 이정현에게 이 정도 활약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았다. 이정현은 프로에 데뷔한 2021~2022시즌 평균 9.7점 2.7도움, 지난 시즌엔 15.0점 4.2도움을 기록했다. 미국프로농구(NBA) 진출 가능성까지 언급됐던 군산고 시절 기대치를 프로 입단 3년 만에 현실로 만든 것이다.이정현은 “현시점 최고 포인트 가드는 허훈 선배(KT)라고 생각한다. 곧 전역해 돌아오는 훈이 형을 이번 시즌에 꼭 넘어서 보고 싶다”고 말했다. 15일 국군체육부대 복무를 마치고 전역한 허훈 역시 “정현이가 (이번 시즌) 정말 좋아졌다. 놀라울 정도”라며 “정현이와 경기에서 맞붙으면 재미있을 것 같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물론 팀 성적을 생각하면 아쉬움이 앞선다. 이정현은 “개인 성적이 아무리 좋아도 팀 성적이 나쁘면 포인트 가드로서 제 역할을 못 한 것”이라면서 “1라운드 때는 ‘왜 그렇게 패스했을까’, ‘(내가) 그 슛을 넣었으면 이겼을 텐데’ 하고 아쉬움이 남은 순간이 적지 않았다. 2라운드부터는 이런 아쉬움을 남기지 않겠다”고 다짐했다.외국인 선수를 포함해서 이정현이 1위인 기록도 있다. 경기당 평균 출전 시간(37분23초)이다. 33분33초로 이 부문 2위인 팀 선배 전성현(32)과 비교해도 3분50초가 길다. 프로농구가 출범한 1997년 이후 1라운드 평균 출전 시간 1, 2위 사이에 3분 이상 차이가 나는 건 처음이다.김승기 소노 감독은 “이정현이 없으면 안 되는 상황이다. 그 대신 휴식 시간을 충분히 준다. 슈팅 연습을 제외하면 훈련도 시키지 않는다”면서 “이정현이 아직 ‘경기 체력’이 좀 부족하다. 출전 시간을 많이 가져가면서 경기 체력을 더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정현도 “출전 시간이 늘어서 오히려 좋다. 기회가 있을 때 더 많이 뛰고 싶은 게 솔직한 심정”이라며 “1라운드 때는 4쿼터 후반쯤 체력이 떨어지며 실책하는 경우가 있었다. 2라운드부터는 ‘전투력’을 더욱 끌어올리겠다”고 했다.이정현은 “우리 팀은 지난 시즌 초반 약팀으로 평가받았지만 플레이오프 4강에 올랐다. 이번 시즌에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뛰다 보면 시즌 막판엔 강팀 소리를 듣고 있을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고양=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LG가 29년 만에 한국시리즈 정상을 차지하면서 프로야구 10개 구단 가운데 20년 넘게 우승하지 못한 팀은 롯데와 한화만 남게 됐다. 롯데는 1984년과 1992년 두 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지만 세 번째 우승 도전은 31년째 진행 중이다. 한화는 1999년 첫 우승 이후 24년이 지나도록 ‘V2’를 이루지 못했다. 공교롭게도 1992년 롯데의 한국시리즈 상대 팀은 한화 전신인 빙그레였고, 한화의 1999년 한국시리즈 맞대결 팀은 롯데였다. 지난해 롯데는 30년 연속 무관 기록을 남긴 뒤 스토브리그 기간 전력 보강에 열을 올렸다.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 총 170억 원을 풀며 포수 유강남(80억 원), 내야수 노진혁(50억 원), 투수 한현희(40억 원)를 영입했다. 지난해 스토브리그 때 외부 FA 영입에 돈을 가장 많이 쓴 팀이 롯데였다. 하지만 롯데의 정규리그 순위는 지난해 8위에서 올해 7위로 한 계단 오르는 데 그쳤다. ‘팔’ ‘다리’를 보강하고도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 롯데는 이제 ‘머리’까지 교체하고 나섰다. 김태형 전 두산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긴 것이다. 김 감독은 두산에서 팀을 7년 연속(2015∼2021년) 한국시리즈 무대로 이끌며 세 차례 우승을 차지한 경험이 있다. 롯데는 김 감독 부임과 함께 코치진도 물갈이하면서 팀 분위기 쇄신에 나섰다. 한화 역시 지난 스토브리그 때 내야수 채은성(90억 원)과 투수 이태양(25억 원) 등 외부 FA 영입에 120억 원을 쏟아부었지만 팀 순위는 10위에서 9위로 역시 한 계단 오르는 데 그쳤다. 한화는 올 시즌 종료 후 타격 지도에 일가견이 있다는 평을 듣는 정경배 수석코치를 SSG에서 영입하며 공격력 강화에 힘쓰고 있다. 이번 시즌 한화는 팀 타율(0.241)이 최하위였다. 키움도 20년 무관에 접근하고 있다. 키움은 2008년 창단 후 세 차례(2014, 2019, 2022년) 한국시리즈에 올랐지만 모두 준우승에 그쳐 16년째 무관 불명예를 이어오고 있다. 키움은 국내 프로야구에서 한국시리즈 우승 경험이 없는 유일한 구단이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1994년 LG가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할 당시 유광점퍼를 입고 좋아했던 LG 어린이 회원들은 어느덧 중년이 됐다. 이후로 LG는 지난 시즌까지 28년간 한 번도 한국시리즈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2002년 한국시리즈에 진출했지만 준우승에 그쳤다. LG가 13일 안방인 서울 잠실구장에서 29년 만의 한국시리즈(7전 4승제) 우승을 차지하는 순간 선수들은 서로를 얼싸안고 기쁨을 누렸다. LG 어린이 회원 출신인 투수 임찬규(31)와 고우석(25)은 눈물을 흘렸다. LG 선수단은 30년 가까이 기다려준 팬들에게 큰절을 올렸다. 이날 잠실구장엔 2만3750명의 만원 관중이 찾았다. LG 팬들은 “무적 LG”를 연호하며 챔피언 세리머니가 끝날 때까지 자리를 뜨지 않았다. 시리즈 전적 3승 1패로 앞선 상황에서 이날 5차전을 맞은 LG는 선발투수 켈리의 5이닝 1실점 호투와 공수에서 활약한 중견수 박해민을 앞세워 KT를 6-2로 꺾었다. 1차전을 내줬던 LG는 이후 내리 4연승하면서 1990년, 1994년에 이어 구단 3번째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LG의 통산 3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은 모두 정규리그 1위에 이은 통합 우승이었다. 이날 5차전의 영웅은 2번 타자 박해민이었다. 박해민은 0-0이던 3회말 1사 2, 3루 기회에서 KT 선발투수 고영표를 상대로 우익수 옆에 떨어지는 결승 2타점 2루타를 날렸다. 박해민은 1-3으로 쫓긴 4회초 수비 2사 1, 2루에선 KT 대타 김민혁의 좌중간 안타성 타구를 몸을 던져 잡아내며 위기를 넘겼다. 데일리 최우수선수(MVP)가 박해민이었다면 이번 시리즈를 지배한 선수는 LG 주장이자 프랜차이즈 스타 오지환이었다. 1차전을 내준 LG는 2차전에서도 초반 0-4로 끌려가며 힘든 경기를 했다. 하지만 1-4로 따라붙은 6회 오지환이 솔로포를 날리며 경기 흐름을 바꿔 놨다. LG는 3-4까지 따라붙은 8회말 박동원의 역전 2점 홈런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3차전과 4차전은 오지환의 독무대였다. 역전과 재역전을 거듭하는 혈투를 벌였던 3차전에서 오지환은 5-7로 뒤진 9회초 2사 1, 2루에서 드라마 같은 역전 결승 3점 홈런을 때렸다. 시리즈의 향방을 결정짓는 한 방이었다. 오지환은 15-4 대승으로 끝난 4차전에서도 7회 쐐기 3점 홈런을 때렸다. 2∼4차전 3경기 연속 결정적인 홈런포를 쏘아 올린 오지환은 한국시리즈 MVP에 선정돼 상금 1000만 원을 받았다. 오지환은 “이제 시작이다. 우리는 왕조 시기를 누릴 것이다. 이 멤버 그대로 야구를 오래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염경엽 LG 감독은 사령탑 첫 우승을 맛봤다. 현대에서 선수와 코치, 프런트로 우승했고, 2018년 SK(현 SSG) 단장으로 정상을 밟았던 염 감독은 넥센(2013∼2016년)과 SK(2019∼2020년) 사령탑 시절엔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LG 지휘봉을 잡은 첫해 팀을 정규시즌 1위로 이끈 데 이어 한국시리즈 정상까지 밟으며 오랜 꿈을 이뤘다. 시즌 개막 전부터 우승 후보로 평가받은 LG는 6월 27일 1위로 올라선 뒤 한 번도 선두를 내주지 않고 한국시리즈에 직행했다. LG의 우승으로 한국, 미국, 일본, 대만에서 오랫동안 우승하지 못한 팀들이 모두 ‘한풀이’에 성공했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선 텍사스가 창단 후 62년 만에 처음 월드시리즈 정상에 올랐다. 일본에선 한신이 38년 만에, 대만에선 웨이잔이 24년 만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LG가 1994년 이후 29년 만에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정상을 차지하면서 구단 대표 ‘유물’ 두 가지도 마침내 세상의 빛을 보게 됐다. 우승 축하주로 준비해 둔 일본 오키나와 전통 소주 ‘아와모리’와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에게 주려고 준비해 둔 ‘롤렉스 시계’다. 두 유물 모두 구본무 LG 초대 구단주(1945∼2018)와 인연이 깊다. 구 구단주는 1994년 오키나와에서 전지 훈련 중인 LG 선수단을 격려차 방문했다. 그리고 회식 자리에서 선수단과 아와모리를 마시면서 ‘올 시즌 우승하면 축승회 때 이 술로 다시 축배를 들자’고 제의했다. 실제로 그해 우승을 차지하자 LG 프런트는 ‘행운이 담겨 있다’고 생각해 이듬해 전지훈련 때 이 술을 여러 통 사서 돌아왔다. 그러나 LG는 이후 28년 동안 술독을 열 기회를 얻지 못했다. 그사이 술 상당량이 증발해 버렸다. 이에 LG 프런트는 올해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오키나와로 날아가 같은 술을 사서 돌아왔다. 시리즈 3승을 거둔 다음에는 경기 이천시 LG챔피언스파크(2군 훈련장)에 잠들어 있던 원래 술독도 서울 잠실구장으로 옮겼다. 구 구단주는 또 1998년 해외 출장을 갔다 돌아오는 길에 ‘다음 번 우승 때 한국시리즈 MVP에게 선물하겠다’며 당시 가격으로 8000만 원이 넘는 명품 시계를 사왔다. 당시 프로야구 최고 연봉 선수인 김용수(LG)가 1억4000만 원을 받을 때였다. 이후 이 시계는 25년 동안 잠실구장 내 구단 사무실 금고 밖으로 나오지 못했다. LG는 그동안 한 번도 공개하지 않았던 시계 실물도 13일 처음 공개했다. 이 롤렉스 시계는 결국 LG 주장 오지환(사진)에게 돌아갔다. 오지환은 기자단 투표에서 전체 93표 중 80표(86%)를 받아 한국시리즈 MVP로 뽑혔다. 오지환은 한국시리즈 5경기에서 타율 0.316(19타수 6안타), 3홈런, 8타점, 6득점을 기록했다. 오지환은 “롤렉스 시계는 구본무 선대 회장님의 유품이나 마찬가지라 내가 차고 다닐 수는 없을 것 같다. 시계를 받게 되면 구광모 회장께 드려서 LG 구단 사료실에 놔주면 좋겠다”며 “나는 요즘 시대에 좀 더 걸맞은 시계를 대신 받고 싶다”고 말했다. LG는 이번 주 중 서울 강서구에 있는 LG사이언스파크에서 우승 축하연을 열 계획이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정말 아름다운 동행이구나.’ 사이클 선수를 꿈꾸다 ‘안정적인 직업이 필요하다’며 소방관이 된 윤중헌(사진 앞)은 ‘탠덤 사이클’을 처음 알게 된 뒤 이렇게 생각했다. 탠덤 사이클은 비장애인 파일럿이 앞에, 시각장애인 선수가 뒤에 타서 힘을 합치는 종목이다. 윤중헌은 김정빈과 함께 항저우 장애인아시안게임 3관왕에 오른 뒤 전국장애인체육대회에서도 금메달 2개를 목에 걸었다. 그렇게 혼자서 다 못 이룬 꿈도 ‘함께’가 되자 현실이 됐다. 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올랜도가 밀워키전 14연패에서 벗어났다. 올랜도는 12일 밀워키와의 2023∼2024시즌 미국프로농구(NBA) 정규리그 안방경기에서 112-97로 이겼다. 올랜도가 ‘천적’ 밀워키를 꺾은 건 4년 9개월 만이다. 2019년 2월 밀워키를 103-83으로 물리친 이후로 내리 14번을 패했다. 올랜도는 2년 차 가드 파울로 반케로와 독일 출신의 바그너 형제가 밀워키전 연패 탈출에 앞장을 섰다. 2022년 NBA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지명자인 반케로는 26득점 12리바운드를 기록하는 더블더블 활약으로 승리를 이끌었다. 득점과 리바운드 모두 팀 내 최다였다. 도움도 팀에서 가장 많은 5개를 배달하며 동료들의 득점을 지원했다. 바그너 형제는 43점을 합작하며 승리를 거들었다. 주전 포워드인 동생 프란츠 바그너(22)는 24득점 6리바운드 3도움을 기록했다. 벤치 멤버인 형 모리츠 바그너(26)는 21분 18초만 뛰고도 19득점 4리바운드 1도움의 활약으로 승리에 힘을 보탰다. 바그너 형제는 올랜도에서 함께 뛰기 시작한 이후로 밀워키전 승리를 처음 맛봤다. 2018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5순위로 LA 레이커스 지명을 받았던 형 모리츠는 2021년 4월부터 올랜도에서 뛰고 있다. 동생 프란츠가 2021년 신인 드래프트 8순위로 올랜도에 입단하면서 함께 뛰게 됐다. 밀워키는 ‘그리스 특급’ 야니스 아데토쿤보가 35득점, 10리바운드, 7도움으로 활약했지만 나머지 선수들의 득점 지원이 모자라 2연패를 당했다. 밀워키에선 20점 이상 넣은 선수가 아데토쿤보뿐이었다. 밀워키는 이틀 전 인디애나와의 경기에서도 아데토쿤보가 이번 시즌 한 경기 최다인 54점을 넣고 리바운드 12개를 잡아내며 활약했지만 124-126으로 패했다. 클리블랜드는 골든스테이트를 118-110으로 눌렀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류현진(36·사진)을 원하는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팀이 엄청 많다. 류현진이 내년에 한국으로 돌아가는 일은 없을 거다.” MLB 대표 ‘슈퍼 에이전트’인 스콧 보라스(71)는 9일 MLB 연례 단장 회의가 열린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에서 취재진과 만나 이렇게 말했다. 보라스는 류현진이 한국 프로야구 한화에서 뛰던 2011년부터 류현진의 에이전트 업무를 맡고 있다. 류현진은 이번 시즌을 끝으로 토론토와의 4년 계약이 종료돼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었다. 류현진은 지난달 18일 귀국하면서 ‘선수 생활 마지막을 한국 프로야구 한화에서 보내겠다’는 과거 약속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보라스가 그 ‘마지막’이 내년은 아니라고 확인시켜준 셈이다. 보라스는 “예년과 비교하면 올해 FA 시장에서는 투수에 대한 수요가 높다. 류현진처럼 검증된 선발 자원은 가치가 더욱 오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보라스는 MLB 진출을 앞두고 있는 이정후(25)에 대해서도 질문을 받았다. 이정후 역시 ‘보라스 사단’ 일원이다. 보라스는 “MLB 30개 구단 가운데 절반 정도는 이정후에 대해 문의해 왔다”면서 “나는 이정후가 MLB에 K팝 열풍을 일으킬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답했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한국시리즈(KS) 1승을 더하기까지 정확히 21년이 걸렸다. 프로야구 정규시즌 1위 LG가 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2위 KT에 5-4 역전승을 거뒀다. 3-4로 끌려가던 8회말 안방 마님 박동원이 역전 2점 홈런을 쏘아올려 경기를 뒤집었다. 전날 패배를 설욕한 LG는 시리즈 전적 1승 1패로 균형을 이뤘다. LG가 한국시리즈에서 승리를 거둔 건 2002년 11월 8일 역시 잠실에서 열린 그해 5차전 이후 꼭 21년(7670일) 만이다. LG는 당시에도 1회초부터 삼성에 2점을 내주고 경기를 시작했지만 결국 8-7로 역전승을 거뒀다. 그러나 이틀 뒤 대구에서 열린 6차전에서 삼성 마해영에게 끝내기 홈런을 맞으면서 시리즈 전적 2승 4패로 패한 뒤 20년간 한국시리즈 무대에 초대받지 못했다. 1회초부터 4점을 내준 LG는 KT 선발투수 쿠에바스를 좀처럼 공략하지 못하면서 5회말까지 1-4로 끌려갔다. 6회말 1사 후 타석에 들어선 LG 주장 오지환이 쿠에바스의 초구 컷패스트볼을 받아쳐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1점 홈런을 기록하며 반격의 서막을 알렸다. 이어 7회말에는 2사 후 박해민이 볼넷으로 출루한 데 이어 김현수가 바뀐 투수 박영현을 상대로 우측 선상으로 빠지는 적시 2루타를 치면서 3-4까지 따라붙었다. 후속 타자 오스틴이 뜬공으로 물러나면서 동점을 만들진 못했지만 유광점퍼를 입은 LG 팬들 사이에서 역전의 희망이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기세를 탄 LG는 8회말 끝내 승부를 뒤집었다. 직전 타석에서 홈런을 쳤던 오지환이 선두타자로 나와 볼넷을 골라내며 판을 깔았다. 문보경이 희생번트로 오지환을 2루로 보낸 뒤 7번 타자 박동원이 박영현의 초구 체인지업을 받아쳐 비거리 122.3m(트랙맨데이터 기준)짜리 2점 홈런을 날렸다. 이날 4타수 2안타 2타점을 기록한 박동원은 2차전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LG 벤치의 마운드 운용도 빛났다. LG 선발투수 최원태는 경기 시작부터 제구력 난조로 애를 먹었다. 다섯 타자를 상대로 아웃카운트 하나만을 잡은 채 안타, 볼넷을 2개씩 내준 뒤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후속 투수 이정용이 승계 주자를 홈으로 보내면서 최원태는 3분의 1이닝 동안 4실점을 기록했다. 이후 LG 벤치는 필승조 정우영을 3회초, 김진성을 4회초에 조기 투입하는 승부수를 던져 추가 실점 없이 버텨 역전승 발판을 마련했다. 1차전 때 패전투수가 됐던 마무리 투수 고우석도 이날 9회초 등판해 KT 타선을 삼자범퇴 처리하며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LG 구원진 7명은 총 8과 3분의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염경엽 LG 감독은 “가장 중요한 건 오늘의 1승이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줬다는 것”이라며 “KS 경험이 없는 젊은 투수들이 좋은 경기를 해준 덕에 남은 경기에서 사용할 수 있는 카드가 여러 개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이날도 잠실에는 2만3750명의 만원 관중이 모여 이틀 연속 매진 기록을 이어갔다. 3차전은 10일 오후 6시 30분 KT 안방 수원에서 열린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바람의 손자’ 이정후(25)를 향한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의 관심이 ‘한 자릿수’까지로 좁혀졌다. MLB.com은 8일 ‘이번 시즌 가장 매력적인 자유계약선수(FA) 9명’을 선정해 발표하면서 오타니 쇼헤이(29) 등과 함께 이정후를 포함시켰다. MLB.com은 “이정후는 빼어난 콘택트 능력을 무기로 MLB 무대에 충분히 연착륙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도 이정후를 FA 외야수 3위로 평가했다. SI는 “이정후가 파괴력은 떨어질지 몰라도 출루 능력이 아주 빼어나다”며 “시장에 나와 있는 톱 클래스 외야수 자원 가운데 가장 어리다는 것도 큰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정후를 FA 타자 4위에 올려 놓은 폭스스포츠는 “이정후는 키움 동료였던 김하성(28·샌디에이고)보다 훨씬 다재다능한 유망주로 평가받았다”고 전했다. 김하성은 포스팅(비공개 경쟁 입찰) 비용 500만 달러(약 66억 원)를 제외하고 4년간 2800만 달러(약 368억 원)를 받는 조건으로 태평양을 건넜다. 스포츠 전문 매체 ‘애슬레틱’은 이정후가 4년 5600만 달러(약 735억 원)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애슬레틱은 “코디 벨린저(28)를 제외하면 이번 겨울 이정후보다 큰 돈을 만지는 외야수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벨린저는 2017년 내셔널리그 신인상, 2019년에는 같은 리그 최우수선수(MVP)로 뽑힌 스타 선수다. 이정후의 예상 행선지는 샌프란시스코가 유력하다. 샌프란시스코는 피트 푸틸라 단장이 지난달 7일 키움 안방인 서울 고척스카이돔을 직접 방문하는 등 이정후 영입에 공을 들이고 있다. MLB.com이 야구 관계자 58명을 대상으로 ‘수준급(top) FA’ 최종 행선지 예상 투표를 진행한 결과에서도 이정후가 샌프란시코에 입단할 것이라는 전망이 가장 많았다. 그밖에 시애틀과 샌디에이고 등도 예상 행선지로 거론됐다. 샌프란시스코 지역 언론도 ‘이정후를 놓쳐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샌프란시스코 구단이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NBC 스포츠 베이 에어리어’는 “지난해에도 요시다 마사타카(30)를 다 잡은 것처럼 얘기했지만 결국 보스턴에 빼앗겼다”면서 “이번에도 예상하지 못했던 팀이 이정후 영입 경쟁에 뛰어들 수 있다. 긴장을 늦춰서는 안 된다”고 주문했다. 요시다는 이정후가 ‘내가 가장 많이 참고하는 롤 모델’이라고 평가하는 선수다. 5년간 9000만 달러를 받는 조건으로 보스턴에 입단한 요시다는 올해 타율 0.289, 15홈런, 72타점을 기록했다. 서울 휘문고를 졸업하고 2017년 넥센(현 키움)에 입단한 이정후는 프로야구에서 7시즌을 채우면서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해외에 진출할 수 있는 자격을 얻었다. MLB는 이미 스토브리그가 막을 올렸지만 이정후는 한국시리즈가 끝나야 공식적으로 포스팅 신청을 할 수 있다. MLB 네트워크는 “미국 추수감사절(23일) 연휴가 끝나야 본격적인 움직임이 일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어썸 킴’ 김하성(28·샌디에이고)이 한국 선수 최초로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골드글러브 수상자가 됐다. 아시아 출신 내야수로 범위를 넓혀도 1호 기록이다. 이전까지 아시아 출신으로 MLB 골드글러브를 받은 건 외야수인 스즈키 이치로(50·은퇴)가 유일했다. MLB 사무국과 야구 글러브 제조회사 롤링스는 올 시즌 포지션별 골드글러브 수상자를 확정해 6일 공개했다. 김하성은 내셔널리그(NL) 유틸리티 부문 수상자로 뽑혔다. 여러 포지션을 오가면서도 자리를 가리지 않고 빼어난 수비를 선보인 다재다능함을 인정받은 것이다. 김하성은 올 시즌 2루수로 106경기, 3루수로 32경기, 유격수로 20경기를 소화했다. 김하성은 “골드글러브를 수상하게 돼 진심으로 기쁘다. MLB에 한국 야구를 알리게 됐고, MLB 진출을 꿈꾸는 한국의 후배들에게 좋은 동기부여도 된 것 같아 기쁘다. (앞으로) 한국 야구를 더욱 빛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하성과 NL 유틸리티 부문 골드글러브 경쟁을 펼친 최종 후보 2명은 모두 골드글러브 유경험자였다. 외야수 무키 베츠(31·LA 다저스)는 2014년 데뷔 후 골드글러브를 여섯 번 받은 선수다. 또 다른 후보였던 토미 에드먼(28·세인트루이스) 역시 2021년 골드글러브를 받은 적이 있다. 김하성은 올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때 어머니가 한국계인 에드먼과 키스톤 콤비로 합을 맞추기도 했다. 김하성은 한국프로야구 KBO리그에서도 2018∼2020년 3년 연속으로 유격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적이 있다. 다만 KBO리그 골든글러브와 MLB 골드글러브는 개념이 다르다. KBO리그는 야구 기자단과 방송 관계자들 투표로 공수주를 합친 포지션별 최고 선수를 뽑아 골든글러브를 시상한다. 1957년부터 시상하기 시작한 MLB 골드글러브는 수비만 평가 대상이고 코칭스태프 투표 75%와 미국야구연구협회(SABR)에서 만든 수비 지표 SDI(SABR Defensive Index) 25%를 합쳐 수상자를 결정한다. 빅리그 최고 ‘멀티 수비수’로 이름을 올린 김하성은 포지션별 최고 ‘공격수’(타자)가 받는 실버슬러거 수상에도 도전한다. 김하성은 실버슬러거에서도 NL 유틸리티 부문 최종 후보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전까지 아시아 선수가 골드글러브와 실버슬러거를 동시에 수상한 것도 이치로뿐이다. 2001년부터 2010년까지 10년 연속 골드글러브를 받은 이치로는 2001, 2007, 2009년에는 실버슬러거까지 받았다. 오타니 쇼헤이(29)도 LA 에인절스 소속으로 2021년 AL 지명타자 부문 실버슬러거를 수상한 적이 있다. 올해 실버슬러거 수상자는 10일 발표된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KT가 마법 같은 역전 드라마를 쓰며 2년 만에 다시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KT는 5일 NC와의 2023 프로야구 플레이오프(PO) 최종 5차전 수원 안방경기에서 3-2로 역전승했다. 시리즈 전적 3승 2패로 PO를 통과한 KT는 7일부터 정규시즌 1위 LG와 7전 4승제의 한국시리즈를 치른다. KT가 한국시리즈에 오른 건 통합우승을 차지한 2021년 이후 2년 만이다. 정규시즌 2위 KT는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기세를 타고 올라온 4위 NC에 1, 2차전을 내줬다. 지난해까지 5전 3승제로 열린 PO에서 1, 2차전을 모두 패한 팀이 리버스 스윕으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건 17차례 중 두 번(11.8%)밖에 되지 않았다. KT는 2, 3일 적지인 창원에서 3, 4차전을 챙기며 분위기를 바꿨다. KT는 3, 4차전 두 경기에서 14점을 뽑는 동안 2점만 내줬다. 5차전에서 경기 흐름을 바꾼 선수는 KT 외야수 김민혁이었다. 정규시즌에서 팀 내 최고 타율(0.297)을 기록한 김민혁은 시즌 막판 허벅지를 다쳐 PO에선 내내 대타로만 나섰다. 이날도 0-2로 뒤진 5회말 1사 1, 3루 기회가 오자 이강철 KT 감독은 김민혁을 대타 카드로 내세웠다. 김민혁은 호투하던 NC 선발투수 신민혁과 풀카운트까지 가는 승부 끝에 우익선상에 떨어지는 2타점 동점 2루타를 쳐냈다. KT는 2-2 동점이던 6회말 무사 만루 기회에서 박병호의 2루수 앞 병살타 때 3루 주자 김상수가 홈을 밟아 3-2를 만들었다. KT의 한 박자 빠른 투수 교체도 승리의 발판이 됐다. KT는 2-2로 맞선 6회초 NC 선두 타자 박건우에게 출루를 허용하자 잘 던지던 선발투수 벤자민을 내리고 구원투수 손동현을 마운드에 올렸다. 손동현은 이날 2이닝을 1피안타 무실점으로 막으며 벤치의 기대에 부응했다. 6회말 KT 타선이 역전에 성공하면서 손동현은 승리투수가 됐다. KT는 8회 셋업맨 박영현, 9회 마무리 투수 김재윤을 차례로 올려 한 점차 승리를 지켜냈다. 손동현은 경기 후 기자단 투표에서 PO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71표 중 39표를 받았다. 손동현은 이번 PO 5경기에 모두 등판해 1승 1홀드 7이닝 무실점 평균자책점 0의 완벽한 투구를 했다. 시즌 개막 전 약체로 평가됐던 NC는 한국시리즈 진출엔 실패했지만 돌풍을 일으켰다.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PO 1, 2차전까지 포스트시즌 6연승을 달리기도 했지만 막판에 체력적인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다. 강인권 NC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열정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한 시즌을 치르면서 행복한 여정이었고 아름다운 도전이었다”고 말했다. 이제 관심은 시즌 챔피언을 가리는 한국시리즈에 쏠린다. 이 감독은 LG와의 대결을 묻는 질문에 “PO가 이제 막 끝났으니 정리를 좀 해야 할 것 같다. 선발투수들의 로테이션 등에 대해 고민해 보려 한다”고 말했다. 1994년 이후 29년 만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하는 LG는 정규시즌 종료 후 약 3주간 휴식과 연습경기 등으로 컨디션을 조절했다. 염경엽 LG 감독은 “우승에 대한 우리 선수들의 간절함이 어느 때보다 강하다. 한국시리즈에서도 좋은 경기를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올해 정규시즌 상대 전적에서는 LG가 10승 6패로 앞섰다. 수원=이헌재 기자 uni@donga.com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판전둥(26·중국)은 ‘탁구의 조코비치’로 통한다. 탁구 선수 판전둥과 테니스 선수 노바크 조코비치(36·세르비아)의 공통점은 ‘세계랭킹이 좀 떨어졌다’ 싶으면 어느새 1위 자리를 되찾는다는 것이다. 공격력만큼이나 리시브 기술이 탁월하다는 점도 닮았다. 두 선수에게 ‘평범한 서브’를 넣었다가는 곧바로 리턴 공격에 당하기 일쑤다. 상대 선수들은 이런 걸 다 알고 있지만 판전둥과 조코비치를 넘어서지 못한다. 이상수(33·27위)도 그랬다. 이상수는 서브가 장기인 선수로 평가받지만 판전둥 앞에서는 유독 힘을 쓰지 못했다. 이상수는 2013년 톈진 동아시안게임 때부터 올해 4월 제4회 국제탁구연맹(ITTF) 월드테이블테니스(WTT) 챔피언스 대회 때까지 판전둥과 14번 맞붙었는데 14번 모두 졌다. 판전둥과 총 52세트 경기를 치르는 동안 이상수가 따낸 건 4세트(7.7%)밖에 되지 않았다. 하지만 15번째 맞대결은 달랐다. 이상수는 2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제5회 WTT 챔피언스 남자 단식 16강전에서 판전둥을 3-1(11-7, 9-11, 11-8, 13-11)로 꺾고 14전 15기에 성공했다. 판전둥과의 첫 맞대결 이후 10년 만에 거둔 승리다. 이날 WTT는 홈페이지를 통해 두 선수의 경기 결과를 다루면서 “이상수가 대반란(Colossal Upset)을 일으켰다. 기적이다”라고 전했다. 이상수는 ‘얕은 서브+깊은 공격’ 조합으로 판전둥을 흔들었다. 서브에 회전을 많이 걸어 네트 가까이에 떨어뜨린 뒤 공이 넘어오면 상대 테이블 좌우 구석으로 공을 돌려보냈다. 판전둥은 경기 내내 앞뒤좌우로 계속 움직이며 이상수를 상대해야 했다. 판전둥은 “오늘 이상수는 거의 모든 면에서 좋았다. 특히 서브에서 매우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며 패배를 인정했다. 이상수는 “그동안 한 번도 이겨보지 못한 선수를 이겨서 기분이 너무 좋다. 세계 1위를 이기는 건 흔치 않은 일인데 그게 내가 돼서 기쁘다”면서 “더 기쁜 건 승패를 떠나 연습한 것을 모두 보여줬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상수는 후배들에게 밀려 올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하지 못했다. ‘왼손 에이스’ 임종훈(26)도 이날 량징쿤(27·중국)을 3-1로 물리치고 남자 단식 8강에 올랐다. 여자 단식에 나선 ‘삐약이’ 신유빈(19)은 자비네 빈터(31·독일)에게 3-1 승리를 거두고 8강에 합류했다. WTT 챔피언스는 ITTF가 주최하는 4개 시리즈(챔피언스, 스타 컨텐더, 컨텐더, 피더) 중 최고 레벨 대회로 남녀 단식 경기만 열린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텍사스가 월드시리즈(WS·7전 4승제)에서도 포스트시즌(PS) 방문경기 불패 기록을 이어갔다. 텍사스는 31일 애리조나 방문경기로 열린 WS 3차전에서 3-1 승리를 거두고 시리즈 전적 2승 1패로 앞서갔다. 텍사스는 이날 승리로 지난달 4일 탬파베이와의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시리즈 1차전부터 방문경기 9전 전승 기록을 이어갔다. MLB 역사상 단일 시즌 PS 방문경기에서 9연승을 질주한 건 텍사스가 처음이다. 지난해까지는 뉴욕 양키스가 1996년 WS 우승 때 남긴 8연승이 역대 최장 기록이었다. 텍사스는 WS 4차전(1일)과 5차전(2일)도 방문경기로 치르는 만큼 기록을 11경기까지 늘릴 수 있다. 이틀 전 2차전에서 1점을 뽑는 데 그쳤던 텍사스의 타선은 이날 3회초 2사 이후 3점을 뽑아내며 승기를 가져왔다. 2사 3루 기회에 1번 타자 마커스 시미언(33)이 애리조나 선발 투수 브랜던 파트(25)를 상대로 좌중간에 떨어지는 적시타를 때려내며 1-0으로 앞서갔다. 이어 2사 1루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코리 시거(29)가 오른쪽 담장을 넘어가는 2점 홈런을 날렸다. 애리조나는 8회말 1점을 추격했지만 경기를 뒤집지는 못했다. 텍사스는 올해 정규시즌 때 방문경기(40승 41패·승률 0.494)보다 안방경기(50승 31패·승률 0.617)에 더 강한 팀이었다. 그러나 PS 들어서는 완전히 달라졌다. 시거는 “우리는 (안방과 방문경기에 상관없이) 우리가 어디에 있든지 매일 좋은 경기를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것 말고는 (방문경기 연승의) 공을 어디로 돌려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날 WS 경기 시작 전에는 양키스 주장이자 지난해 양대 리그 통합 홈런왕인 에런 저지(31)가 로베르토 클레멘테 상을 받았다. 이 상은 자선 활동에 열심인 선수에게 MLB 사무국이 매년 수여하는 상이다. 저지는 2018년 ‘올라이즈’ 재단을 설립해 소속 팀 연고지 뉴욕과 고향인 캘리포니아주 프레즈노 카운티에서 봉사활동을 이어온 공로를 인정받아 올해 수상자로 뽑혔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스마일 점퍼’ 우상혁(27·용인시청·사진)이 대한민국체육상을 받았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스포츠의 날(10월 15일)을 기념해 31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시상식을 열고 남자 높이뛰기 국가대표 우상혁에게 대한민국체육상 경기상을 수여했다. 1963년 제정돼 올해로 61회째를 맞은 대한민국체육상은 경기, 지도, 심판 등 8개 분야에서 그해 가장 뛰어난 성과를 거둔 체육인에게 주는 상이다. 우상혁은 9월 세계육상연맹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에서 한국 선수 최초로 우승을 차지했고, 지난달 8일 막을 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여자 배드민턴 국가대표 안세영(21·삼성생명)의 아버지 안정현 전남 나주시체육회 사무국장(54)은 특별상인 ‘체육인의 장한 어버이상’을 받았다. 안세영은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29년 만에 단식 금메달을 따냈다. 안 국장은 안세영의 동생인 안윤성(20·삼성생명)도 국가대표 선수로 키워냈다. 겨울올림픽에 5회 연속 출전했던 알파인 스키 전 국가대표 허승욱(51)의 아버지 허길남 씨(80)도 같은 상을 받았다. 허 씨는 아들 허승욱은 물론이고 딸 승은(50)과 손자 도현(19), 외손자 정민식(26)까지 대를 잇는 스키 국가대표를 육성해 국가 체육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프로야구 SSG가 준플레이오프(준PO) 탈락 6일 만에 김원형 감독(51)을 경질했다.SSG는 “김 감독과 계약을 해지했다. 팀 운영 전반과 선수 세대교체 등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팀을 쇄신하고 더욱 사랑받는 강한 팀으로 변모시키기 위해 변화가 불가피했다”고 31일 발표했다. 이번 시즌 정규리그 3위에 오른 SSG는 4위 팀 NC와의 준PO에서 3전 전패로 탈락하며 ‘가을 야구’에서 지난달 25일 물러났다.김 전 감독은 SSG의 초대 사령탑이었다. 2020년 11월 2년 7억 원의 조건으로 SK의 8대 감독에 선임됐는데 이후 SSG가 SK를 인수해 재창단하면서 ‘1호 감독’이 됐다. 김 전 감독은 첫해부터 팀의 정규리그 순위를 9위에서 6위로 끌어올렸고, 두 번째 해인 지난해에는 프로야구 역사상 처음으로 ‘와이어 투 와이어’(시작부터 끝까지) 통합 우승을 일궜다. SSG는 당시 프로야구 현역 감독 최고 수준인 3년 22억 원에 김 전 감독과 재계약을 했다.직전 연도 한국시리즈 우승 사령탑이 이듬해 구단에서 해고 통보를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SSG 전신 SK의 김성근 전 감독(81)은 2010년 팀을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끈 뒤 이듬해 8월 해고됐다. 다만 당시에는 김 전 감독과 구단 간 재계약 문제로 인한 결별이었다.1990년 LG를 통합 우승으로 이끈 백인천 전 감독(80)도 이듬해 팀이 공동 6위에 그친 뒤 재계약에 실패한 적이 있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작은’ 이정현(24·가드)이 34득점 12도움을 기록하며 소노의 창단 첫 승을 이끌었다. 소노는 29일 고양소노아레나에서 열린 2023∼2024 프로농구 안방경기에서 현대모비스를 99-88로 물리쳤다. 비시즌 데이원을 재창단해 프로농구 무대에 뛰어든 소노는 3연패로 시즌을 시작했다. 이날은 70-65로 5점 앞선 채 4쿼터를 시작했지만 마냥 안심할 수는 없었다. 상대팀 현대모비스가 3전 전승으로 리그 공동 선두를 달리고 있던 팀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정현이 4쿼터에만 11득점 5도움을 기록하면서 오히려 점수 차이가 벌어졌다. 이정현은 이날 3점슛을 7개 시도해 7개를 모두 꽂아 넣고, 자유투도 10개를 시도해 9개를 성공시키면서 물오른 슛감을 자랑했다. 리바운드도 7개를 잡아냈다. 2021∼2022시즌 프로에 데뷔한 이정현은 이날 개인 한 경기 최다 득점, 리바운드, 도움 기록을 모두 새로 썼다. 3연패 기간 평균 14득점에 그쳤던 이정현은 “(김승기) 감독님께서 ‘너만 잘했으면 다 이겼을 것’이라고 지적해 달라지려고 더 노력했다. 1승까지 참 힘들었지만 새 팀에서 첫 승을 만들어내 기쁘다”고 말했다. 한국가스공사는 이날 대구 안방경기에서 SK에 96-94 진땀승을 거두고 개막 후 2연패에서 벗어났다. 고양=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람보르길리’ 김길리(19·성남시청·사진)가 월드컵 시즌 개막 후 2개 대회 연속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길리는 29일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린 2023∼2024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 2차 대회 여자 1500m 결선(1차)에서 2분34초588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지난주 같은 곳에서 열린 1차 대회 1000m에서 레이스 막판 ‘날 들이밀기’ 기술을 펼치며 우승했던 김길리는 이날은 초반부터 선두 자리를 지키며 여유 있게 금메달을 따냈다. 한국 여자 선수가 쇼트트랙 월드컵 1, 2차 대회에서 연달아 금메달을 차지한 건 2017∼2018시즌 최민정(25·성남시청) 이후 김길리가 처음이다. 2018 평창, 2022 베이징 올림픽에서 여자 1500m 2연패를 차지하는 등 대표팀 ‘에이스’로 활약했던 최민정은 재충전을 이유로 이번 시즌에는 태극마크를 반납했다. 최민정의 빈자리를 채우면서 ‘차세대 에이스’ 칭호를 얻은 김길리는 “이번 시즌 출발이 좋다. 정말 열심히 준비했기 때문에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웃었다. 1차 대회 때 남자 1500m에서 우승했던 황대헌(24·강원도청)은 2차 대회에서는 윌리암 당지누(22·캐나다)에게 밀려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지난주 1000m 우승자인 김건우(25·스포츠토토)가 황대헌에 이어 1500m 동메달을 차지했다. 2차 대회 때는 남녀부 모두 1500m를 2차 레이스(30일)까지 진행한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더스티 베이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휴스턴 감독(74·사진)이 지휘봉을 내려놓는다. 휴스턴 구단은 “27일 안방구장에서 베이커 감독의 은퇴 기자회견을 연다”고 26일 발표했다. 1993년 샌프란시스코에서 처음 지휘봉을 잡은 베이커 감독은 2017년 워싱턴 사령탑에서 물러나면서 은퇴를 선언했다. 그러다 2019년 ‘사인 훔치기 스캔들’로 팀 분위기가 어수선했던 휴스턴에서 ‘SOS’를 치면서 감독석으로 돌아왔다. 베이커 감독은 신시내티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추신수(41·SSG) 등이 가장 존경하는 지도자로 꼽는 ‘호인’이다. 감독으로는 경험해 보지 못한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루겠다는 목표도 있었다. 베이커 감독은 지난해 휴스턴에 우승 트로피를 안기면서 MLB 역사상 가장 많은 나이에 월드시리즈 첫 우승을 경험한 사령탑이 됐다. 그러나 올해는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 문턱을 넘지 못해 2연패를 이루지는 못했다. 베이커 감독은 “사실 지난해 우승 때부터 은퇴 계획을 세웠지만 미리 얘기를 꺼내 팀 분위기를 망치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베이커 감독은 통산 2183승(역대 7위)을 남기고 지휘봉을 내려 놓는다. 베이커 감독은 LA 다저스 선수였던 1977년 팀 동료 글렌 버크(1952∼1995)와 하이파이브를 만들어 유행시켰다. 베이커 감독은 은퇴 후에도 휴스턴 구단 자문역 등으로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미국프로농구(NBA) 디펜딩 챔피언 덴버가 우승 후보다운 전력을 자랑하며 이번 시즌 개막전을 완승으로 장식했다. 덴버는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이 시즌 개막을 앞두고 전문가 패널을 상대로 진행한 우승 후보 투표에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덴버는 25일 LA 레이커스와의 2023∼2024시즌 공식 개막전에서 119-107로 이겼다. 1쿼터 3분 6초에 에런 고든의 레이업 슛으로 11-10 리드를 잡은 이후 한 번도 역전을 허용하지 않았다. 덴버는 지난 시즌 파이널 최우수선수(MVP)인 니콜라 요키치가 트리플 더블(29득점, 13리바운드, 11도움)을 기록하는 활약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요키치의 정규리그 통산 106번째 트리플 더블이었다. 지난 시즌 요키치는 정규리그에서 29번의 트리플 더블을 기록하면서 두 시즌 연속 이 부문 1위를 차지했다.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에선 단일 시즌 역대 최다인 10번의 트리플 더블을 달성했다. 요키치에게 ‘트리플 더블러’라는 닉네임이 붙은 이유다. 요키치가 트리플 더블을 한 차례 더 작성하면 이 부문 역대 4위인 르브론 제임스(레이커스·107회)와 어깨를 나란히 한다. 이 부문 역대 1위는 러셀 웨스트브룩(LA 클리퍼스)으로 통산 198번의 트리플 더블을 기록했다. NBA 역사상 최초로 정규리그 통산 4만 득점에 도전하는 제임스는 이날 팀 내 최다인 21점을 넣으며 분전했지만 팀 패배를 막지는 못했다. NBA 통산 득점 1위인 제임스는 4만 점에 1327점을 남겼다. 제임스는 지난 시즌 정규리그 55경기에 출전해 1590점을 쌓았다. NBA는 한 시즌에 팀당 82경기를 치른다. 피닉스는 이날 골든스테이트를 108-104로 꺾었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