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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현실 속에서 온라인게임처럼 다양한 화재 진압 훈련을 할 수 있어 유익하네요.” 11일 대전 서구 서부소방서 사무실. 조영환 소방사가 컴퓨터 화면 속 소방관 캐릭터를 조종하며 이렇게 말했다. 그가 하던 것은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건물이나 공간을 본떠 만든 가상현실에서 각종 화재 진압과 인명 구조 등을 하는 ‘실감형 소방 안전 훈련’이다. 조 소방사는 “비상구와 방화문, 소화전 등 불이 났을 때 유용한 소방시설 위치 등을 미리 파악할 수 있고 층마다 공간도 숙지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18일 대전시에 따르면 이 훈련은 디지털 트윈(가상모형) 기술을 활용해 만들었다. 디지털 트윈은 실제 공간을 가상공간에 똑같이 구현한 뒤 현실에서 일어나는 상황을 실험해 결과를 볼 수 있는 기술이다. 평면 지도를 활용한 훈련보다 입체적으로 공간을 숙지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별도 프로그램 설치 없이 웹사이트에 접속해 4명씩 1개 조로 최대 20명이 동시에 훈련할 수 있다. 이날 훈련은 평송청소년문화센터와 한밭수목원 화재 상황을 가정해 이뤄졌다. 119상황관리 표준 대응 매뉴얼을 바탕으로 차량 배치, 건물 진입, 소방시설 파악, 구급 구조 등 7개 임무를 통합해 4명이 가상현실에 접속했다. 소방 차량이 서부소방서에서 현장까지 출동하는 동안 소방관 4명은 음성 대화를 통해 각자 임무를 나눈다. 화재 규모를 설정할 수 있고 소화액과 산소 잔량 등 제약사항도 반영돼 현실감을 높였다. 가상현실 안에서는 소방관·민간인 캐릭터, 화재 진압·응급 구조 동작, 지휘·화재 진압·구급 차량, 각종 소방 장비 등을 제어할 수 있다. 남득우 서부소방서 현장대응단장은 “지휘관 판단에 따라 구조가 필요한 시민뿐 아니라 소방관의 안전도 결정된다”라며 “이 훈련을 통해 간접 경험을 많이 쌓으면 실제 현장에서도 보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까지 한밭수목원, 평송청소년문화센터, 이응노미술관, 연정국악원, 대전시립미술관, 월평도서관, 신세계백화점, 오노마호텔 등 유성구와 서구에 있는 8개 공간을 구현했다. 이 가운데 신세계백화점과 오노마호텔은 일반인들도 훈련할 수 있게 만들어 화재 신고와 초기 진압 등 소방교육에 쓰인다. 훈련 프로그램은 행정안전부 지역 뉴딜사업에 선정돼 시와 한국국토정보공사가 9억 원을 들여 개발했다. 프로그램을 만든 업체 관계자는 “비슷한 해외 프로그램은 30억 원 정도로 비싸고 가상공간 속 캐릭터 행동도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시는 관내 5개 소방서를 대상으로 훈련을 마치고 소방관들의 현장 목소리를 반영해 프로그램을 고도화할 예정이다. 표경숙 시 토지정보과 팀장은 “8개뿐인 구현 공간을 더 늘려 소방관뿐 아니라 일반 시민들을 위한 교육을 확대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김태영 기자 live@donga.com}
산림청이 산불, 사태, 병해충 같은 재난을 하나로 모아 통합 관리하고, 기후변화에 대응하며 지역소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추진 전략을 발표했다. 숲 자원을 활용하면서 철저한 보호를 통해 가치를 높여 모두가 누리는 숲을 만들겠다는 목표다. 임상섭 산림청장은 10일 정부대전청사에서 ‘모두가 누리는 숲 추진 5대 전략’을 발표했다. 5대 전략은 △각종 산림재난의 종합적 관리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산림 역할 강화 △임업인의 경제적 지원 △지역소멸 대응 △산림 부문 민간 시장 육성 신산업 창출 등이다. 이 전략에 따르면 기후변화로 잦아지고 커지는 각종 산림재난을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산림재난 통합관리 기반을 다진다. 산불, 사태, 병해충 등 산림재난을 통합해서 관리하는 데 필요한 ‘산림재난방지법’ 제정을 추진하고, 현재 재난별로 분리해 운영 중인 시설이나 장비, 인적 자원을 한데 모은 대응체계로 재편한다. 산림청에 따르면 2010년대에는 연평균 산불 피해 면적이 857ha였는데, 2020년부터 2023년에는 연평균 8369ha의 산림이 불에 탔다. 산사태도 2010년대 연평균 226ha였던 피해 면적이 최근 4년(2020∼2023년) 동안 연평균 539ha로 증가했다. 산림재난방지법 제정안은 22대 국회에 발의된 상태다. 법이 제정되면 전담 조직을 꾸리고 위성 등을 활용해 지상에서 우주까지 자료를 모아 재난 상황에 빠르고 정확하게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산림 부문 목표량인 3200만 t 달성을 위한 이행 체계도 강화한다. 환경 적응을 잘하는 수종을 개발하고 현재 사용하지 않거나 방치된 토지 등에 나무를 심어 탄소흡수원을 확대한다. 탄소저장고인 국산 목재 이용 확대를 위해 목조건축을 활성화하는 법률 제정을 추진하고 규제도 개선한다. 저조한 산림경영을 끌어올리기 위한 방법도 내놨다. 현재 국내 사유림의 56%가 산주가 산에 살지 않고, 전체 산주의 86%가 사유림 소유 규모 3ha 미만인 영세경영인이다. 이에 따라 산림경영에 관심이 없는 산주의 산지를 인수해 산림경영을 하려는 청년과 귀산촌인 등 예비 임업인에게 제공하기 위한 ‘산지은행’ 제도를 도입한다. 또 경제적 생산 활동이 제한된 보호지역 산림 소유자에게는 정당한 보상을 해주는 산림 공익 가치 보전 지불제 도입을 검토한다. 숲을 핵심 경제자산으로 키워 지역 소멸을 해결하겠다는 복안이다. 수입 목재 비중이 높은 국내 목재산업의 체질 개선을 목표로 목재 생산부터 유통, 가공까지 일원화된 지역목재거점단지를 조성하고 국산 목재 브랜드 ‘한목(韓木)’을 육성한다. 임산물을 활용한 숲푸드 브랜드를 활성화하고 임산물의 건강기능성 식품 등록을 위한 연구개발도 확대한다. 정부 시행 사업에 기대고 있는 산림기술업과 산림복지전문업 등은 민간 중심으로 바꾸고, 정규 수업 외에 진행되는 교육 프로그램인 늘봄학교 등 새로운 숲 교육, 서비스 영역 발굴을 지원한다. 임 청장은 “지난 50년은 녹화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미래 세대까지 모두가 누릴 수 있는 가치 있고 건강한 숲을 만들겠다”고 했다.김태영 기자 live@donga.com}
대전시는 화재 발생 시 소방관들의 대응력을 높이기 위해 디지털 트윈 기술을 활용한 3차원 가상현실 소방훈련을 한다고 9일 밝혔다. 그동안의 지도 활용 훈련은 건물 실내 공간을 파악하는 데 제한이 있고 실제 상황을 대비하는 것에도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소방관들은 가상현실 훈련을 통해 주요 건물의 구조와 공간을 미리 파악하고, 화재 상황에서 가장 효과적인 진입로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훈련은 소방관 4명이 조를 이루어 최대 20명이 동시 접속한 뒤 실제 건물의 출입구, 소화시설, 방화벽 등을 확인할 수 있다. 가상현실 훈련을 할 수 있는 곳은 대전 신세계백화점, 오노마호텔, 월평도서관, 이응노미술관, 평송청소년문화센터, 대전시립미술관, 연정국악원, 한밭수목원 등 총 8곳이다. 앞서 시는 7월 대전소방본부와 도룡119안전센터에서 시범 교육을 진행했고, 이달 안에 지역 내 5개 소방서를 대상으로 훈련을 한다. 시 관계자는 “현장 소방관의 의견을 바탕으로 기능을 개선하고 시민 체험 프로그램도 만들 계획이다”라고 했다.김태영 기자 live@donga.com}
특허청이 미국, 싱가포르 등과 인력 양성 및 인공지능(AI) 분야 개발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고 8일 밝혔다. 앞서 김완기 특허청장은 2일 브루나이 다루살람에서 열린 ‘제7회 한-아세안 청장회의’에 참석해 미국, 싱가포르, 브루나이, 필리핀 등 4개국과 양자회의를 열고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특허청은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이 구축 중인 학습관리시스템(LMS)의 경험과 기술을 공유하기로 했다. 국내 기관이 아세안 LMS 구축 사업에 참여하는 방안도 논의돼 온라인 지식 재산 교육 분야 수출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허청은 개도국 역량 강화를 위해 제작한 온라인 콘텐츠를 아세안 회원국에도 공유할 계획이다. 또 번역·검색·분류 등 다양한 영역에서 AI를 활용해 지식재산행정의 효율성을 끌어올린 사례를 소개했다. 김 청장은 4개국 청장과 각각 양자회의도 진행했다. 미국과는 AI, 반도체, 이차전지, 바이오 등 첨단기술 분야에서 고품질 심사 서비스 제공을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싱가포르와 필리핀과는 AI를 활용한 지식재산 행정시스템 구축 방안을, 브루나이와는 특허청이 지원하는 ‘지식재산분야 인력양성을 위한 컨설팅 프로젝트’에 대해 각각 논의했다. 한국과 아세안은 2018년 브루나이에서 처음으로 지식재산권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한 뒤 해마다 한-아세안 청장회의를 열어 지식재산 분야에서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있다.김태영 기자 live@donga.com}
대전시를 대표하는 가상 인물인 꿈돌이 가족으로 장식한 택시 2000대가 지역에 투입된다. 8일 시에 따르면 이 택시는 차량 옆면과 지붕 위 표시등(갓등)을 1993년 대전 엑스포 당시 마스코트였던 꿈돌이와 꿈순이 등 이른바 ‘꿈씨 패밀리’ 캐릭터로 꾸몄다. 택시 표시등은 대전의 과학도시를 상징하는 하기 위해 꿈돌이가 미확인비행물체(UFO)를 타고 있는 모양으로 만들었다. 시는 19∼27일 순차적으로 개인택시를 대상으로 꿈씨 패밀리 택시 장식을 끝낼 예정이다. 꿈돌이·꿈순이·꿈동이·꿈결이 등 4개 주제로 나눠 각 500대씩이다. 시 관계자는 “대전 대표 캐릭터인 꿈돌이 가족을 활용해 대전만의 독특한 택시 브랜드를 만들 것”이라며 “대전 밤거리에 꿈돌이 우주선이 날아다니는 모습을 연출해 대전만의 볼거리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시는 지난해 대전 엑스포 30주년을 맞아 엑스포를 대표하는 꿈돌이를 지역을 대표하는 가상 인물로 키우기로 하고 꿈돌이·꿈순이의 자녀와 동생·친구 등으로 꾸려진 꿈씨 패밀리 캐릭터를 개발해 도시 홍보에 활용하고 있다.김태영 기자 live@donga.com}
도심 한복판 창고 건물에 물류센터 간판을 걸고 땅굴을 파 송유관에서 기름을 훔치려던 일당 9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 중 2명은 전직 한국석유공사 직원인 것으로 드러났다. 대전경찰청 형사기동대는 송유관 안전관리법 위반 혐의(절취시설 설치 미수)로 총책 A 씨(55) 등 6명을 구속하고, 가담 정도가 적은 단순 작업자 3명을 불구속했다고 4일 밝혔다. A 씨 등은 올해 2월 8일 충남 천안시 서북구 두정동의 2층짜리 창고 건물을 빌린 뒤 6월 20일까지 땅굴을 파는 방식으로 송유관에 접근해 기름을 빼돌리려 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작업 소리를 줄이기 위해 전동 기계를 사용하지 않고 삽과 곡괭이로만 땅굴을 팠다. 땅굴은 건물 1층에서 지하 4m 아래에 가로 75cm, 세로 90cm, 길이 16.8m 규모로 적발 당시 송유관에서 9m만 남겨둔 상태였다. 일당은 송유관까지 도달했지만 범행 자금줄이 말라 작업에 진척이 없자 땅굴이 무너질 것을 염려해 9m 정도를 다시 메운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로 땅굴의 바로 위는 4차선 도로가 나 있고 하루 평균 차량 2만여 대가 통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범행 판을 짠 총책 A 씨는 동종 전과로 실형을 선고받고 교도소에서 출소하자마자 석유 절취 시설 설치 기술자와 현장 관리책, 굴착 작업자, 운반책 등 공범을 불러 모았다. 이 가운데 기술자와 현장 관리책 2명은 과거 한국석유공사에서 일했던 직원이다. 역할 분담은 철저했다. 범행 장소 물색, 송유관 매설 지점 탐측, 석유 절취 시설 설계도면 작성, 석유 판매처 수배까지 할 일을 나눠 치밀하게 준비했다. 땅굴을 파는 창고에는 물류센터 간판을 걸어놔 위장했고, 땅굴로 이어지는 공간은 냉동 저장실로 속였다. 하지만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한국석유관리원이 “송유관에서 기름을 훔치려는 사람들이 있다”는 제보를 받았고, 경찰에 전달했다. 경찰은 근처 땅 밑을 스캔해 땅굴을 발견했다. 경찰 관계자는 “범행 현장 주변에 초등학교, 중학교, 병원, 아파트가 밀집해 있어 자칫 붕괴나 지반 침하 같은 2차 사고 위험이 컸다. 현재 땅굴은 모두 복구했다”고 말했다. 대전=김태영 기자 live@donga.com}
충남도가 서산공항 건립과 가로림만 국가해양생태공원 조성을 위해 정부 부처 등과 힘을 모으기로 했다. 4일 도에 따르면 도는 전날 서산 문화회관 대공연장에서 도정 성과 보고회를 열어 서산공항 건립, 가로림만 국가해양생태공원 조성, 천수만 AB지구 청년농업인 영농단지 조성 등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서산공항은 서산시 고북면과 해미면 일대에 있는 공군 제20전투비행단 활주로를 활용하고 터미널과 계류장, 진입로, 유도로 등을 추가 설치하는 사업이다. 지난해 4월 기획재정부 재정사업평가위원회에서 예비타당성 조사 문턱을 넘지 못했다. 도는 사업비 조정과 추가 항공 수요를 발굴해 2028년에 개항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국토교통부, 국방부 등과 협의체를 구성해 올해 건설사업 기본계획을 고시한 뒤 내년에 실시설계를 할 예정이다. 김태흠 충남도지사는 “예타를 신청할 당시 사업비를 510억 원 정도로 잡았는데, 예타를 받지 않아도 되도록 국토부 등과 협의해 480억 원 정도로 조정해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로림만 국가해양생태공원 조성은 서산과 태안 사이에 있는 가로림만의 해양생태계를 체계적으로 보전·관리·이용해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사업이다. 7월에 예타 재조사에서 고배를 마셨다. 도는 1236억 원 규모의 기존 사업에 신규 사업을 추가 발굴해 장기 종합발전계획을 수립 중이다. 이 계획에는 내년부터 10년 동안 해양보호동물연구센터와 가로림만 아카데미를 포함해 23개 사업이 담긴다. 총 사업비는 5526억 원으로 추산되며, 예타를 받지 않아도 되는 500억 원 이하 사업부터 시작할 계획이다. 가로림만 둘레 해안길 120km 중 끊어진 구간 23km를 연결하는 갯벌생태길(사업비 300억 원) 설계를 위한 국비 10억 원은 내년 정부 예산안에 반영됐다. 청년 농업인 유입과 정착, 지속성을 위해 마련하는 서산 천수만 AB지구 영농단지는 330만 ㎡ 규모다. 스마트팜 단지는 서산 특구 내 10ha 부지에 국비 140억 원을 확보해 자체 사업과 함께 200억 원 규모로 추진하고 있다. 김 지사는 “서산공항과 가로림만 국가해양생태공원은 대통령 공약인 만큼 관련 부처 및 서산시와 협력해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김태영 기자 live@donga.com}
산림청은 추석을 맞아 자연휴양림, 치유의 숲, 수목원, 정원 등 118곳의 산림 관련 시설에서 다양한 숲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4일 밝혔다.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는 전국 34개 휴양림에서 전통놀이 체험, 숲치유 프로그램, 가을 곤충 관찰하기 등을 진행한다. 16∼18일은 무료 입장이다. 경기 양평에 있는 산음치유의숲에서는 온 가족이 즐기는 씨앗폭탄 날리기, 남가뢰의 비밀을 찾아서, 전통놀이 한마당 등이 마련됐다. 강원 영월에 있는 망경대산치유의숲에서는 곤줄박이 먹이주기, 아로마 온열 세러피, 불멍 힐링다도 등을 준비했다. 세종시 국립세종수목원에서는 사계절전시온실에서 진행하는 박쥐란 포포의 여행 특별전을 비롯해 온실로의 초대 등 문화행사가 열린다. 전북 임실에 있는 임실목재문화체험장에서는 벽시계 만들기, 나무스피커 만들기, 공룡 연필꽂이 만들기 등 친환경 목공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경북 봉화에 있는 국립백두대간수목원에서는 호랑이숲길, 추석맞이 전통놀이 체험존 등을 즐길 수 있고 14∼18일 무료 입장이다. 김태영 기자 live@donga.com}
“내일의 충남은 단순한 국토 중심이 아니라 대한민국 모든 분야를 선도하는 도시가 될 것이다.” 김태흠 충남도지사는 3일 충남도청 5층 집무실에서 진행한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충남은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큰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며 “지역균형발전, 지방 권한 확대 등 충남이 지방시대의 선구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결집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김 지사는 진정한 지방 시대 완성을 위해 충남을 5개 권역으로 나눠 각 특색과 장점을 살리는 전략을 마련했다고 했다. ‘천안·아산’은 첨단 디지털산업 중심지, ‘홍성·예산’은 행정, 교육, 산업이 어우러진 복합도시, ‘당진·서산·태안·보령·서천’은 국제적 관광지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또 ‘계룡·논산·금산’은 국방특화 클러스터 조성, ‘공주·부여·청양’은 백제 역사문화 자원을 활용한 문화도시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복안이다. 충남의 근간을 이루는 농업 분야에 대한 혁신을 선도하겠다는 점도 강조했다. 김 지사는 “2027년까지 약 165만 ㎡(약 50만 평) 규모의 ‘농생명 융복합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할 계획이다”라며 “스마트팜·그린바이오·6차산업을 연계하는 등 농업 분야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겠다”고 공언했다. 다음은 김 지사와의 일문일답. ―지난 2년의 성과와 앞으로 추진할 주요 정책은…. “정부의 역대급 긴축재정에도 불구하고 도정 사상 최초로 국비 10조 시대를 개막한 것은 큰 성과다. 취임 초 8조3000억 원, 지난해 9조600억 원, 올해 10조2130억 원 등 국비를 늘려 갔다. 더불어 민선 8기 충남은 그동안 국내외 169개 기업으로부터 19조7900억 원의 투자 유치 실적을 달성했는데, 이는 민선 7기 4년 동안의 14조5000억 원 실적에 비해 136% 초과 달성한 수준이다. 이제는 미래 50년, 100년을 내다보며 충남의 미래를 설계하고, 대한민국 경제산업지도를 새롭게 그려 나가고자 한다. 앞으로 추진할 주요 정책은 농업·농촌의 구조개혁, 탄소중립경제 선도, 베이밸리 메가시티 조성, 저출생 극복, 균형발전 등 5가지 큰 방향을 가지고 도정 역량을 집중할 것이다.” ―농업·농촌의 구조와 시스템 변화를 가장 강조하고 있는데…. “농업 분야에서 연 5000만 원 이상의 소득을 올릴 수 있도록 ‘돈 되는 농업’으로 구조와 시스템을 바꾸고 싶다. 임기 내 목표가 있다면 스마트팜 826만 ㎡(약 250만 평)를 조성해 9000명의 청년 농업인을 양성하고 싶다. 특히 초기 비용이 없어도 열정만 있으면 창농할 수 있도록 교육에서부터 금융, 시공, 경영, 판로까지 모든 지원체계를 구축하고자 한다. 고령 농업인에게 편안한 노후를 제공하고 청년층에게 농지 이양을 위한 ‘고령은퇴농 연금제’도 마련했다. 나아가 사육부터 육가공까지 원스톱으로 이뤄지고, 양복 입고 출퇴근할 수 있는 정보통신기술(ICT) 융복합 스마트 축산단지도 조성하겠다.” ―탄소중립경제특별도를 선포했다. 현재 어떤 정책이 추진되고 있는지. “탄소중립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과제다. 특히 충남은 석탄화력발전소 59기 중 절반인 29기가 밀집해 있고, 전국 온실가스 배출량 1위의 오명을 쓰고 있다. 이에 ‘전교 꼴찌가 전교 1등 하겠다’는 역발상 전략으로 2022년도에 전국 최초로 ‘탄소중립경제특별도’를 선포한 것이다.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탈석탄 에너지 전환 연착륙과 산업구조 재편, 연구개발(R&D)기관 유치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또 생활 속 탄소중립 실천 확산을 위해 전국 최초로 청사 내 1회용품 사용을 전면 금지했고, 15개 시군과 44개 기업 등 범도민 동참을 이끌어 가고 있다. 그 효과로 정책 추진 반년 만에 청사 내 플라스틱 쓰레기 배출량이 52% 감소하기도 했다. 앞으로 충남은 ‘2045년 탄소중립’ 실현을 목표로 정부보다 5년 빠르게 대한민국 탄소중립을 견인해 나갈 것이다.” ―충남이 추진하고 있는 저출생 극복 방안은…. “‘아이를 낳으면 성인이 될 때까지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는 게 제 소신이고 철학이다. 이에 기존 현금성 지원이 아닌 돌봄에 초점을 맞춘 ‘충남형 풀케어 돌봄정책’을 마련했다. 앞으로 3년을 출산율 반등의 골든타임으로 보고 2026년 합계출산율 1.0명 회복을 목표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관련 내용을 소개하자면 365일 24시간 보육 전담시설을 올해 안에 전 시군에 25개소를 우선 설치해 돌봄 사각지대를 해소해 나갈 예정이다. 또 임신·출산 가구에 공공임대주택의 특별공급 비율을 기존 60%에서 100%까지 확대하고, 공공 최초로 주 4일 출근제 의무화를 통해 직장과 가정을 모두 챙기는 문화를 정착시킬 것이다.” ―윤석열 정부가 시급하게 해결할 현안이 있다면…. “2차 수도권 공공기관 이전이 가장 시급한 현안이자 도민들의 염원이다. 2020년 혁신도시 지정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후속 절차가 지지부진하다. 도민들의 희망고문만 더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혁신도시 후발주자인 충남을 위해 공공기관 이전계획을 조속히 발표하고 이행했으면 한다. 또 대통령의 대국민 약속인 국립 치의학연구원 천안 설립도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 최근 흐름이 공모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는데, 대통령의 약속대로 공모 없이 천안 설립을 즉시 추진해야 한다고 본다. 이 밖에 아산경찰병원도 신속히 건립돼야 한다. 충남 서북부 지역은 상급종합병원이 없어 응급의료 서비스가 취약하고, 의료시설 보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돼 왔던 곳이다. 지역의료 불균형 해소와 공공의료 강화를 위해 기존 24개 진료과, 550병상 규모인 원안대로 통과되길 바란다.” ―청양지천댐 설립을 놓고 찬반여론이 있다. “충남은 물 부족 지역이다. 댐이 만들어지면 하루 평균 11t 정도의 물을 공급할 수 있다. 청양과 부여에 필요한 물을 해결하고 다른 시군에도 물을 댈 수 있다. 청양 지천은 충남에서 유일하게 물을 담을 수 있는 최적지다. 지역주민 의견은 10번이고 20번이고 만나서 듣고, 그 목소리가 환경부에 반영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앞으로의 재선이나 정치적 행보를 정한 게 있다면…. “임기가 2년 가까이나 남은 상태에서 연임이나 차후 정치적 행보에 대해 생각하면 저를 선택해 주신 도민들의 믿음을 저버리는 일이라 생각한다. 남은 임기 동안 도정 운영에 최선을 다하겠다. 다만 정당인이기 때문에 어떤 시점에 희생과 헌신이 필요하거나, 큰 틀 속에서 함께 가야 한다면 그때는 고민을 할 것이다.” 김태흠 충남도지사 프로필△충남 보령(62)△공주고, 건국대 무역학과△서강대 공공정책대학원 행정학 석사△충남도 정무부지사(2006∼2007년)△19·20·21대 국회의원(2012∼2022년)홍성=이정훈 기자 jh89@donga.com홍성=김태영 기자 live@donga.com}
1일 충남 보령 지역 최고 기온이 영상 30.8도를 기록하며 더위가 계속되는 가운데 대천해수욕장에서 피서객들이 막바지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김태영 기자 live@donga.com}
대전시는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세계 과학기술과 도시혁신을 위한 세계경제과학도시연합 창립식을 연다고 2일 밝혔다. 시가 주도하는 이번 행사는 3, 4일에 진행되며 미국 몽고메리카운티(마크 엘리치 시장), 독일 도르트문트(마틴 반 데어퓌텐 국제관계실장), 스페인 말라가(알리시아 이스키에르도 부시장), 미국 시애틀(브라이언 수렛 경제개발공사 대표이사) 등 5개 해외 도시가 창립회원으로 참여한다. 이 밖에 대만 신주와 캐나다 퀘벡주가 특별 초청 도시로 참석한다. 행사 첫날인 3일에는 창립선언식과 세계혁신도시포럼이 진행된다. 이광형 KAIST 총장과 유럽연합 공동연구센터의 미켈 란다바소 알바레즈 연구부장이 기조연설을 하고 도시연합의 역할에 대한 토론이 이어진다. 창립식 이후에는 글로벌 테크비즈데이가 개최된다. 대전과학산업진흥원, KAIST 기술가치창출원, 한국특허전략개발원, 충남대, 우송대 등 5개 국내 산학연의 공동 주관으로 해외 도시와의 기술 교류 기반을 형성하자는 목표다. 4일에는 도시 대표자들이 모여 국제기구로서의 실질적인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조직 운영 방안에 대해 논의한다. 김태영 기자 live@donga.com}
충남도가 청양군이 추진하고 있는 ‘인구 5만 명 자족도시’ 기반 마련을 위해 도정 역량을 집중한다. 김태흠 충남도지사는 26일 청양 문화예술회관에서 청양군민 600여 명을 대상으로 지천 수계 댐 건설 필요성과 현안에 대해 설명했다. 청양군 지천 댐은 지난달 환경부가 발표한 기후 대응 댐 후보지(14곳) 가운데 한 곳이다. 지천 수계 댐은 청양군 장평면과 부여군 은산면 일대에 들어설 예정으로 저수 용량은 5900만 ㎥ 규모다. 용수 공급은 38만 명이 하루에 사용할 수 있는 11만 ㎥이며 편입되는 주택 등은 320동으로 예상된다. 도는 홍수, 가뭄 등 기후 위기에 따른 재난 대응, 물 부족 해소를 위해 댐 건설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김 지사는 “근본적인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기업 유치도 어렵고, 미래 세대에게 자연 재난을 물려주는 일”이라며 “댐 건설과 함께 청양군이 지역 소멸 위기에서도 벗어날 수 있도록 꼼꼼한 지원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설명회에서는 지천 댐 건설을 반대하는 단체가 반대 집회를 열어 충돌을 빚었다. 도립 파크골프장은 23만1433㎡에 108홀 규모로 2026년에 개장할 예정이다. 총 사업비는 290억 원으로 국비 30억 원과 도비 260억 원이 투입된다. 도는 파크골프장이 완성되면 2026년 대통령기 전국파크골프대회를 유치할 계획이다. 이 밖에 청양군 최초의 일반산업단지는 1086억 원이 투입돼 비봉면 신원리 일원 73만 ㎡에 들어선다. 이 산단이 완공되면 생산 유발과 부가가치 등 총 8834억 원의 경제적 파급효과와 2700여 명의 고용 유발 효과가 날 것으로 도는 전망하고 있다. 2020년 산업통상자원부 공모에 선정돼 진행 중인 충남 사회적경제 혁신타운은 280억 원을 들여 옛 청양여자정보고 땅에 지상 4층, 지하 1층 연면적 7500㎡ 규모로 건립한다. 충남 사회적경제 혁신타운은 지역의 사회적경제 기업의 경쟁력 강화와 지속 가능성 확보를 위해 ‘사회적경제 생산, 유통의 혁신 거점’ 역할을 한다는 목적으로 구축한다. 전시 공간, 카페, 영상 제작실, 하늘 정원이 들어선다. 올해 말 준공과 함께 사회적경제 조직, 예비 창업자 등을 모집해 내년 3월 문을 연다. 도는 이곳에 50개 기업이 입주해 500여 개의 일자리가 생길 것으로 보고 있다. 김태영 기자 live@donga.com}
“대전은 첨단산업을 자양분 삼아 성장할 것입니다. 우주항공과 바이오, 반도체, 국방 등 4대 전략사업에 앞으로 양자와 로봇이 더해집니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27일 대전시청 10층 접견실에서 진행한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대전은 대덕특구를 바탕으로 미래 먹거리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저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대전에는 KAIST를 포함해 21개 대학과 국방과학연구소 등 27개 정부출연 연구기관이 있다. 작년 7월에는 방위사업청장을 포함한 직원 240명이 대전으로 사무실을 옮겼다. 방위사업청은 2027년까지 이전을 완료할 예정이다. 이 시장은 수도권 일극 체제에 대응하기 위한 충청권 행정통합에 대해 “현재 대전과 충남을 합치는 게 현실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그는 “대전과 충남은 한 행정체계로 묶여 있다가 1989년에 분리됐다. 같은 지붕 아래 있다가 나온 만큼 다시 합치기도 쉽고 김태흠 충남도지사도 통합 필요성에 동의한다”고 했다. 다음은 이 시장과의 일문일답. ―대전의 미래 먹거리는…. “서비스업에서 첨단산업으로 체질을 바꿔야 한다. 약자로 설명하면 ABCD+QR이다. 우주항공(Aero space), 바이오(Bio), 반도체(Chip), 국방(Defence), 양자(Quantum), 로봇(Robot)이다. 최근에는 핵융합 에너지까지 추가하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 대전 대덕특구에서는 신기술이 많이 나왔다. 지역의 21개 대학, 27개 정부출연 연구기관 등 잘 닦인 첨단 연구 하부 구조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대전 전체 상장 기업 59개 가운데 25개가 바이오 기업이다. 지역 300여 개 바이오 기업이 지난 5년 동안 기술 수출로만 19조2000억 원을 벌어들였다. 국내 양자 산업도 관련 인력과 기업의 절반 가까이가 대전에 있다. 첨단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2030년까지 동구 삼정지구, 서구 오동지구를 포함해 신규 산업단지 1770만m²을 닦고 있다.” ―올해 동구, 중구가 ‘소멸위험지역’에 포함됐다. “한국고용정보원이 3월에 발표한 것을 보면 대전 5개 구 중에 동구와 중구가 소멸위험지역이 됐다. 복합적인 이유가 있겠지만 핵심은 일자리가 없어서 사람과 청년이 떠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사람과 청년을 끌어당기려면 질 좋은 일자리가 필수다. 시에서 마련한 청년 500만 원 결혼장려금, 부모 급여 등도 효과가 나오고 있다. 올해 4월 기준 대전 지역 혼인은 549건이다. 전년 같은 달에는 381건이었다. 지원금 정책 시행 전후로 44.1%가 늘며 전국에서 가장 높은 혼인 증가율을 기록했다. 일자리 창출과 함께 만남부터 아이를 낳고 키우는 모든 주기별로 맞춤형 정책을 마련하겠다.” ―전반전이 끝난 임기를 자평한다면…. “대전의 체질 개선과 경제 규모를 키우는 데 집중했다. 지난해 3월 530만m² 규모의 나노반도체 국가산단이 지정됐다. 시 역대 최대 규모로 입주 수요도 100% 확보했다. 생산유발효과는 6조2000억 원, 일자리도 3만5000개가 생길 것으로 본다. 기획발전특구, 바이오 특화단지도 지정돼 성장동력을 마련했다. 2027년까지 방위산업청이 경기 과천에서 대전으로 완전히 옮기면 직원 1600여 명이 대전에서 생활한다. 다국적 제약회사 머크를 포함해 72개사 2조1894억 원 규모의 투자 유치도 이뤄냈다. 전국 최초로 창업, 벤처기업 대상 공공투자기관인 대전투자금융을 설립해 2030년까지 5000억 원을 운용할 계획이다. 도시철도 2호선 사업도 1996년 정부 최초 기본계획 승인 후 28년 만에 수소 트램 차량 제작에 들어갔다.” ―충청권 행정통합 어디까지 가능한가. “마음 같아서는 충청권 4개 시도가 뭉쳐 지방정부연합 형태가 돼야 하는데 서로 생각이 같지 않은 게 사실이다. 현재 충청권에서 합쳐질 가능성이 높은 곳은 대전과 충남이다. 대전과 충남은 원래 한 행정체계로 묶여 있다가 1989년 갈라졌다. 김태흠 충남도지사와도 ‘두 지역이 뭉쳐야 산다’는 데 합의했다. 충남과 대전이 합쳐지면 인구가 357만 명이 넘는다. 예산도 커지고 충청 정치력도 힘을 받는다. 지역에 대한 중복 투자도 피할 수 있다. 대전의 특구 연구 성과, 충남의 산업용지 등 지역 강점이 뭉칠 수 있다. 다만, 성급한 통합은 안 된다. 행정통합을 어떻게 해야 부작용을 줄일 수 있는지, 또 통합했을 때 장단점을 꼼꼼히 파악하는 선행 연구가 두 지역에서 이뤄지고 있다.” ―여당을 이끄는 한동훈 대표를 어떻게 보나. “당 대표가 됐다는 것은 일단 대중적인 지지를 확보한 셈이다. 당에 많은 원로나 중진의 조언을 잘 들었으면 좋겠다. 특히 대통령실과의 관계를 매끄럽게 풀 필요가 있다. 당과 용산이 화합해 한 몸처럼 움직여야 하기 때문이다. 당을 위해서는 젊고 유능한 신진 세력이 정치판에 들어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경쟁력 없는 지역에는 새로운 인물을 앉혀야 한다. 균형발전의 필요성을 체감하려면 지역의 어려움을 충분히 이해하고 꾸준히 공부해야 한다.” ―집권 후반기를 앞둔 윤석열 정부에 대한 평가는…. “현재 대통령이 진취적인 개혁 조치를 하기가 쉽지 않다. 거대 야당이 일방적으로 국회를 운영하고 있다. 비민주적 국회 운영 상황에서 대통령이 할 수 있는 건 제한적이다. 국익에 부합되지 않는 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는 게 마땅하다. 대통령은 국민과도 함께 가야 한다. 현장에 더 나가서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현재 추진 중인 연금, 의료, 교육, 노동, 저출생 대응을 포함한 다양한 개혁안은 빠르게 진행해야 한다.” ―남은 임기 어디에 집중하나. “가깝게는 대전교도소 이전을 해결해야 한다. 지금 교도소는 5조2000억 원을 들여 첨단산업단지 등으로 개발하는 도안 3단계 사업용지 안에 있다. 교도소는 2년 전 유성구 방동으로 이전 결정이 됐지만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경제성이 낮아 사업이 멈췄다. 올해 2월 대통령을 만났을 때도, 지난달 최상목 부총리를 만났을 때도 대전교도소 이전 사업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를 강력히 요청했다. 크게는 일자리가 풍부한 대전을 만드는 데 역량을 모을 것이다.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세계적인 기업과 연구소를 유치하겠다.” 이장우 대전시장 프로필△충남 청양(58)△대전 대전고, 대전대 행정학과△대전대 대학원 행정학 박사△대전 동구청장(2006∼2010년)△제19, 20대 국회의원(2012∼2020년)대전=김태영 기자 live@donga.com대전=이정훈 기자 jh89@donga.com}
대전시는 26일 시청 대강당에서 도시철도 2호선 수소 트램 차량 제작 착수 시민 보고회를 열었다. 시에 도입되는 수소 트램 차량은 한 번 충전하면 200km 이상 주행이 가능하다. 도심 내 전력 공급선 설치가 필요 없는 완전 무가선 방식으로 운영된다. 시에 따르면 수소를 이용해 전기를 만드는 과정에서 이산화탄소 등 오염물질 배출이 전혀 없는 게 특징이다. 또 차량이 다니면서 미세먼지를 정화해 약 11만 명이 1시간 동안 소비하는 깨끗한 공기를 생산(34편성 19시간 운행 기준)해 대기 질 개선에도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착수 보고 발표를 맡은 이원상 현대로템 상무는 “시에 공급되는 트램에는 측면 유리에 투명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설치 등 각종 첨단 장비가 추가로 설치된다”고 설명했다. 수소 트램 차량에는 화재 위험이 덜한 리튬티타네이트(LTO) 배터리를 넣고, 전방 충돌 경보 장치와 자동제어 장치도 장착된다. 차량 제작에 들어간 현대로템은 2026년 하반기(7∼12월)에 최초 1편성을 시작으로, 2028년 상반기(1∼6월)까지 순차적으로 총 34편성을 제작해 시에 납품할 예정이다. 시는 7월 25일 현대로템과 검수, 신호시스템을 포함한 수소 트램 34편성 제작과 관련해 2934억 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대전 도시철도 2호선 사업은 2028년 개통을 목표로 올 10월에는 토목 공사 착공을 앞두고 있다. 이장우 시장은 “28년 동안 계획에만 머물러 있던 도시철도 2호선 사업이 차량 제작을 시작으로 첫 삽을 뜨게 됐다”며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된 수소 트램을 국내 최초로 도입하는 만큼 남은 과정을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고 했다. 김태영 기자 live@donga.com}
“두 아들이 매일 고비를 넘기고 버텨 줘서 정말 고맙습니다.” 23일 오후 세종충남대병원 3층 신생아 중환자실 앞에서 만난 김기현 씨(44)는 생후 170일 만에 퇴원하는 둘째 아들 강민 군에게서 눈을 떼지 못한 채 이렇게 말했다. 김 씨가 배를 토닥이며 “사랑해”라고 하자 강민 군은 대답을 하려는 듯 입을 뻐끔거렸다. 올해 3월 4일 밤 대전 동구 처가에 있던 아내 김지연 씨(42)는 복통을 호소하다 양수가 터졌다. 김기현 씨가 119에 신고했지만 전공의 집단행동 여파로 받겠다는 병원이 없었다. 김 씨는 “인천까지 알아보다가 밤 12시를 넘겨서야 겨우 세종으로 이송됐다”고 했다. 당시 아내 배 속에는 막 5개월 된 남자 쌍둥이가 있었다. 출산 예정일은 7월 7일이었다. 양수가 터진 상태에서 1명이 거꾸로 있던 탓에 제왕절개를 해야 했다. 결국 두 아이 모두 22주 3일 만에 미숙아로 세상 밖에 나왔다. 출생 당시 두 아들 모두 신생아 평균 체중(3.3㎏)에 한참 못 미치는 400g에 불과했다. 24주 미만 미숙아의 생존 가능성은 20% 전후로 알려져 있다. 특히 쌍둥이가 모두 미숙아로 태어난 건 매우 이례적이어서 생존 가능성을 가늠하기조차 어려웠다고 한다. 첫째 강우 군은 생후 30일 만에 괴사성 장염으로 장을 20cm 정도 잘라내는 수술을 받았다. 100일 직후엔 미숙아 망막병증으로 서울에 있는 병원에서 시술을 받아야 했다. 미숙아 망막병증은 출생 후 혈관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비정상적인 혈관이 생겨 망막이 벗겨지는 것으로 위험하면 실명할 수도 있다. 강민 군도 생후 이틀 만에 기흉(氣胸)이 생겨 가슴에 흉관을 삽입하는 수술을 받았다. 의료진의 헌신적인 치료로 숱한 고비를 넘긴 끝에 두 아이는 어느새 몸무게 4.5㎏까지 성장했다. 최근 의료진은 두 아이 모두 건강한 상태라고 판단했다. 강민 군은 23일 퇴원했고, 강우 군은 2, 3주 정도 치료를 더 받고 퇴원할 예정이다. 굳셀 ‘강(强)’을 넣어 두 아들 이름을 지었다는 김 씨는 25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최악의 상황에서도 이름은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 강인하게 자라라는 뜻으로 이름을 지어 출산 직후 출생신고를 했다”면서 “병원에서 전화가 올 때마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는데 너무 기쁘다. 의료진에게 정말 감사드린다”고 했다. 의료계에선 ‘필수의료의 기적’이 이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세종충남대병원은 2020년 7월 개원부터 신생아 중환자실을 운영했다. 특히 지난해 11월부터 신생아 집중치료지역센터를 운영해 미숙아 생존율 100%를 기록하고 있다. 이병국 세종충남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국내에서 가장 일찍, 가장 작게 태어난 쌍둥이 형제가 건강을 되찾은 사례”라며 “반드시 필요한 의료 분야의 중요성을 일깨워 준 일”이라고 했다. 세종=김태영 기자 live@donga.com}
교통카드 한 장으로 대전과 세종, 충북 청주, 충남 공주를 오갈 때 3차례 무료 환승이 가능해졌다. 25일 이들 지자체에 따르면 행복중심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과 대전, 세종, 청주, 공주 등 4개 지방자치단체는 ‘광역교통체계 개선을 위한 통합환승요금 체계’를 마련해 26일부터 시행한다. 지금까지 대전과 세종에서 청주와 공주로 이동할 때는 대중교통 요금을 추가로 내야 했다. 광역 교통은 교통시스템과 환승체계, 이용 요금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지자체들을 오가는 간선급행버스체계(BRT)와 시내버스, 도시철도 등을 이용하면 최대 3차례까지 무료로 환승할 수 있다. 기존 청주에서 세종을 거쳐 대전을 갈 때 버스와 지하철을 이용하면 3400원의 요금이 들었지만, 앞으로는 2000원 이하의 요금만 내면 된다. 청주시 버스 기본요금이 1500원이지만 교통요금이 더 비싼 곳에서는 차액이 추가된다. 이를 위해 4개 지자체는 각각 7억8000만 원을 들여 통합환승요금체계 시스템을 구축했다. 도로망도 확충된다. 세종시와 대전 유성구 외삼동(반석역)을 운행하는 BRT가 내년 상반기에 유성구 장대 삼거리까지 연장될 예정이다. 또 세종과 공주를 오가는 BRT가 내년 운행을 목표로 올 하반기 착공된다. 세종시가 추진 중인 대중교통 정액권 ‘이응패스’와 국토교통부의 ‘K-패스’까지 적용되면 대중교통 이용이 더 편리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내달 10일부터 시작하는 이응패스는 월 2만 원으로 BRT, 시내버스, 수요응답형버스, 마을버스, 공영자전거 등을 5만 원 한도 내에서 이용할 수 있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김태영 기자 live@donga.com이정훈 기자 jh89@donga.com}
올해 2회째를 맞은 대전 ‘0시 축제’에 200만 명 이상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다. 대전시는 9일부터 17일까지 대전역부터 옛 충남도청 일대(1km) 및 원도심 상권에서 열린 0시 축제장 방문객이 200만 명이 넘는다고 25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방문객(110만 명)보다 90만 명 많은 수치다. 전체 방문객 가운데 55.7%는 대전시민이었고, 44.3%는 다른 지역 사람으로 집계됐다. 방문객 수는 체온 감지식 무인계수기를 활용해 축제 기간 측정 데이터를 분석해 집계했다. 대전시는 0시 축제로 발생한 경제적 효과를 4033억 원으로 추산했다. 직접 효과는 1123억 원, 지역 산업에 미치는 간접효과는 2910억 원이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먹거리 구역과 행사장 근처 음식점의 식재료가 일찌감치 떨어졌다”라며 “일부 점포는 하루 최대 매출이 3000만 원을 넘기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시는 2년 연속 ‘안전사고, 쓰레기, 바가지 요금’ 없는 3무(無) 축제를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하루 875명의 안전관리 인력을 운영하고 119구급대를 상시 배치했다. 인파 밀집도 관리를 위해 인공지능(AI) 선별 관제 시스템을 운영했다. 폐쇄회로(CC)TV는 178대를 동원해 축제장 구석구석을 살폈다. 중앙무대 등 인파가 몰리는 주요 지점에 설치된 CCTV 40대가 인파 밀집도를 자동으로 계산해 90㎡당 3명 이상이 몰리면 상황실에 위험을 알렸다. 시는 바가지 요금을 없애기 위해 지역 9개 상인회와 협약을 맺고 축제장 내 먹거리 구역 참여 점포를 원도심 상인으로 제한하고 가격표시제를 도입했다. 축제 기간 접수된 교통 민원은 지난해보다 129건 줄어든 1367건으로 집계됐다. 시내버스 관련 민원이 제일 많았고 교통 불편, 주정차 등 순이었다. 축제 기간 대전역, 중앙로역, 중구청역을 이용한 승객은 평시 대비 73% 증가한 58만7087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축제 관련 게시글은 7400건이 넘었다. 시가 올린 홍보 게시글 조회수는 총 1159만 회를 기록했다. 이 시장은 “차량 통제 등 불편함을 참아준 시민들과 자원봉사자, 각종 기관, 학교, 단체 덕분에 축제를 치를 수 있었다”라며 “올해 부족한 점 등 전문가 의견을 반영해 내년 축제를 준비하겠다”고 했다. 김태영 기자 live@donga.com}
앞으로 기술 탈취 행위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 한도가 5배로 강화되고, 아이디어 탈취 행위 등 부정경쟁에 대해서는 특허청장이 시정명령을 할 수 있게 된다. 특허청은 이 같은 내용의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부정경쟁방지법)과 특허법 개정안이 시행된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법안은 특허권, 영업비밀, 아이디어 탈취 같은 기술 탈취 행위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 한도를 3배에서 5배로 강화했다. 특허청에 따르면 미국은 최대 2배까지만 징벌 배상을 하고 있으며 5배 배상은 현재까지 중국이 유일했다. 사업 제안, 입찰, 공모 등 기술 거래 과정에서의 아이디어 탈취 행위, 유명인의 성명, 초상 등을 무단으로 사용하는 부정경쟁 행위에 대해서는 특허청장이 직접 시정명령을 할 수 있게 됐다. 명령을 어기면 최대 2000만 원의 과태료 처분을 내린다. 이전에는 특허청장이 부정경쟁 행위에 대해 시정 권고를 할 수 있었으나 권고 수준이었다. 또 영업비밀 침해 범죄, 부정경쟁행위 위반 범죄는 법인이 연관된 경우가 있어 법인의 벌금형을 높였다. 행위자에게 부과된 벌금의 최대 3배까지 부과한다. 영업비밀 침해품과 제조설비까지 모두 몰수할 수 있는 규정도 새롭게 도입된다. 전통적인 영업비밀 침해 행위가 아닌 해킹 등에 의한 영업비밀 훼손, 삭제에 대해서도 부정경쟁방지법에 따라 처벌한다. 김태영 기자 live@donga.com}
“옛날에는 뜨거워진 철로를 식히려고 사람이 직접 물통을 짊어지고 물을 뿌렸는데, 이제는 자동 시설로 제어합니다.” 19일 충북 청주시 오송역에서 3km 정도 떨어진 경부선 터널 앞에서 만난 이재호 코레일 고속시설사업단 품질관리팀장은 땀으로 범벅이 된 얼굴을 손으로 훑어내며 이렇게 말했다. 이날 낮 최고 기온은 영상 35도를 넘어섰다. 이 팀장은 “철로 온도가 영상 48도까지 올라가면 살수장치에서 자동으로 지하수가 분사돼 달궈진 철로를 식힌다”며 “철로 온도를 영상 50도 밑으로 유지해야 고속열차가 제 속도로 달릴 수 있다”고 했다. 오송역을 오가는 KTX 열차는 평일과 주말을 포함해 하루 평균 170여 대다. 열차 속도는 철로 온도에 영향을 받는다. 시속 300km 가까이 달릴 수 있는 고속선은 철로 온도가 영상 55도를 넘어가면 시속 230km로 서행하며, 60도가 넘어가면 70km, 64도 이상이면 운행을 멈춘다. 이날 현장에 있는 살수장치는 상·하행선 철로 사이에 어른 허벅지 높이만 한 기둥 형태로 2020년 12월에 설치됐다. 터널 근처 철로에는 6m 간격으로 총 800m 길이에 살수장치가 있다. 물은 기둥 꼭대기에서 원형으로 반경 3m 이내에 골고루 뿌려진다. 살수장치에 물을 공급하는 시설은 터널 옆에 있다. 지하 100m에서 물을 끌어 올려 10t짜리 파란색 물통 4개에 보관했다가 철로에 뿌린다. 48도였던 철로 온도는 물을 뿌리고 3분 정도 지나자 40도까지 뚝 떨어졌다. 철로는 강철로 돼 있어 열을 계속 받으면 그 길이가 늘어난다. 선로가 늘어나면 선로를 지탱하는 콘크리트침목과 연결 부분인 체결구가 약해진다. 이 상태에서 철로 온도가 계속 올라가면 선로가 늘어나는 힘을 이기지 못하고 제멋대로 휘어 버리는 ‘장출(張出)’이 생긴다. 선로가 휜 상태에서 열차가 달리면 탈선하기 때문에 열차가 제 속도로 안전하게 달리려면 선로 모양이 유지되도록 관리하는 게 필수다. 코레일은 2019년부터 KTX 등 고속열차가 운행하는 선로와 ITX, 무궁화 등 일반열차가 다니는 선로에 살수장치를 설치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살수장치는 170곳에만 있었는데, 폭염이 갈수록 독해지면서 올해 230곳을 추가로 더 설치해 총 400곳이 됐다. 이 팀장은 “내년까지 공기 순환이 원활하지 않은 터널이나 곡선 구간 26곳에 살수 장치를 설치할 예정”이라고 했다. 선로가 늘어나지 못하도록 미리 늘려놔 길이를 조정하는 ‘재설정’ 작업도 353곳에서 진행했다. 길이가 200m 이상인 레일을 해체한 후 열을 가한 뒤 원래 길이보다 늘어난 만큼을 자르는 것이다. 길이가 조정된 선로는 높은 온도에도 내성이 생겨 변형이 적다고 한다. 열을 튕겨내는 하얀색 차열페인트를 전국 220여 km 길이 선로에 바르기도 했다. 인공지능(AI)과 다양한 정보를 활용해 폭염에 따른 선로 상태를 예측하는 체계도 마련했다. 최대 이틀 뒤 철로 온도를 예측해, 미리 선로 온도를 낮추기 위한 통풍과 살수 등의 대책을 세운다. 김군수 코레일 시설본부장은 “고속선 91곳을 포함해 전국 300여 곳에 선로 온도 측정 장치를 통해 실시간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폭염 기간이 끝날 때까지 24시간 대책본부를 운영한다”고 했다. 김태영 기자 live@donga.com}
22일 처서(處暑)를 앞두고도 폭염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18일 충남 논산시에 있는 한 서당에서 학생이 등목을 하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김태영 기자 liv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