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수년 동안 군청을 방문했지만 전시관이 있었던 것도, 폐쇄된 것도 몰랐습니다.” 지난달 22일 울산 울주군청 1층에서 만난 이수열 씨(36)는 문이 굳게 닫힌 ‘울주문화전시관’ 앞에서 이렇게 말했다. 청사 안내도에도 없는 이 공간은 불이 꺼진 채로 방치돼 있었다. 닫힌 출입문에는 ‘관계자 외 출입금지’라는 안내문만 덩그러니 붙어 있었다. 이 전시관은 2018년 울주군청 신청사와 함께 문을 열었다. 각종 홍보 전시물은 물론이고 4억7000여만 원을 들여 가상현실(VR) 반구대 암각화 체험존까지 만들었지만 시민들 반응은 시큰둥했다. 2021년에는 VR 기기마저 고장난 채 수리하지 못했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장기간 방치되다가 결국 개관 6년 만인 올해 철거됐다. 군 관계자는 “전임 단체장 시절 검증을 제대로 하지 않고 만들어졌다”며 “리모델링을 통해 재난상황실로 쓰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 검증 않고 “짓고 보자” 반복5일 한국문화정보원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전국의 문화센터, 시민회관, 박물관, 미술관, 갤러리 등 전시 관련 시설은 9601개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지방자치단체와 공공기관 등이 세운 전시·체험시설 상당수가 방문객이 많지 않아 천덕꾸러기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남 통영시에 조성된 ‘삼도수군통제영 실감콘텐츠 체험존(통영VR존)’도 대표적인 부실 운영 사례로 꼽힌다. 정부 공모 사업에 선정돼 확보한 국비 25억 원 등 총사업비 50억 원을 들여 2020년 5월 개장했지만 3년간 이곳을 찾은 관람객은 하루 평균 17.8명에 불과했다. 해마다 1억 원 이상 적자에 허덕인 끝에 지난해에는 반년 이상 임시 휴관한 뒤 축소 운영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폐관 뒤 다른 용도로 활용을 검토해야 한다는 컨설팅 결과가 나왔지만 조기 폐관마저 쉽지 않다. 정부 공모 사업으로 ‘놀이시설 내구연한’ 기준인 평균 5년을 다 채우지 못하면 지원받은 국비를 전액 반환해야 하기 때문이다. 설치해 놓고 수년째 문을 열지 않은 곳도 있다. 해양경찰청은 2009년 인천 본청에 3억800만 원을 들여 해양경찰청 홍보관을 만들었다. 하지만 2014년 세월호 참사로 해양경찰청이 해체됐다가 2018년 부활한 뒤로 현재까지 홍보관을 민간에 개방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약 4400만 원을 들여 시설을 리모델링했지만 여전히 문은 닫혀 있다. 해경 관계자는 “홍보관 운영 지침을 마련하는 등 공개 운영을 위한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해명했다.● “사전 주민설명회-중장기 계획 필요”불필요한 중복 투자로 ‘혈세를 낭비한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경북도는 2021년 50억 원을 투입해 구미시 새마을운동 테마공원 내 전시관을 재개관했다. 그러나 시민 반응은 냉담하다. 이미 2008년에 경북도와 구미시가 불과 500m 떨어진 거리에 건립한 ‘경북도 새마을회관’이 있기 때문이다. 구미시민 김정현 씨(38)는 “재개관 전보단 사정이 낫지만 50억 원을 투입한 것을 생각하면 예산 낭비”라고 비판했다. 지자체장과 기관장의 ‘치적 쌓기용’으로 전시성·선심성 사업을 무분별하게 벌이거나 무리하게 정부 공모 사업에 뛰어든 뒤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고계성 한국관광학회장(경남대 관광학부 교수)은 “지자체장들은 취임 후 가시적인 실적을 지역민들에게 보여줘야 하는데 마땅한 게 없다 보니 결국 단기간에 결과가 나올 수 있는 전시·체험시설 건립에 나서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며 “전시시설 유치 및 건립 이전에 주민설명회를 통해 사전에 꼭 필요한 시설인지 점검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진형 경남연구원 연구위원은 “시설을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중장기 계획과 방문객 유치 및 마케팅 전략을 건립과 동시에 수립하고 이에 따라 효율적으로 재정을 투입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울산·통영=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구미=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인천=공승배 기자 ksb@donga.com}
롯데백화점은 이달부터 대구점과 상인점, 아웃렛 이시아폴리스점 및 율하점 임직원들의 업무용 호출 택시로 ‘대구로 택시’를 이용하고 있다. 더현대 대구점도 1일부터 업무용 호출 택시를 기존 타사에서 대구로 택시로 변경했다. 롯데백화점 대구점 관계자는 “기존 대기업 호출 택시와 사용 방법이 거의 비슷해서 전혀 불편하지 않다. 지역과 상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직원들이 뿌듯함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로 택시를 이용하는 기업은 갈수록 늘고 있다. 7월 지역 민간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신세계백화점 대구점이 대구로 택시 이용을 결정했고 이어 HS화성과 대구백화점도 참여한다고 밝혔다. 대구시는 업무용 호출 택시로 대구로 택시를 이용하는 기업을 늘리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7월 경제동향보고회가 열린 대구상공회의소를 찾아 참석한 회원사에 홍보 활동을 펼쳤고 각 기업을 방문해 대구로 택시를 알리고 있다. 업무용 호출 택시 이용 기업에는 교통유발부담금 감면 혜택도 지원하고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각 구군과 공사공단, 출자출연기관, 국가기관에서도 대구로 택시를 이용할 수 있도록 모두 37개 공공기관과 활성화 업무 협약을 맺은 상태다”고 말했다. 대구시가 2021년 출시한 공공 서비스 앱 ‘대구로’가 공익성과 수익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며 진화하고 있다. 4일 대구시에 따르면 현재 대구로 회원 가입자 수는 56만 명이다. 대구 지역 19세 이상 성인이 200만 명인 것을 감안하면 성인 4명 가운데 1명이 대구로를 사용하고 있는 셈이다. 대구로는 배달서비스와 호출 택시를 비롯해 전통시장 장보기, 음식점 예약, 아동 급식카드, 대리운전 등 6가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본연의 기능인 배달 서비스는 배달의민족, 요기요 등과의 경쟁에서도 하루 평균 6600여 건의 주문량을 올리며 선전하고 있다. 특히 호출 택시 서비스는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 대구 전체 운행 택시 가운데 대구로 택시에 가입한 택시는 모두 89%로 하루 평균 호출량은 6700여 건에 달하고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대구로 택시는 다른 호출 택시 업체와 달리 승객에게 호출 비용을 받지 않고 택시 기사에게도 호출 건당 200원, 월 최대 3만 원의 수수료만 받고 있다”며 “대구 하루 평균 택시 호출 건수 4만2000건 가운데 대구로 택시는 시장 점유율 16% 이상을 차지하며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대구로를 통해 출시한 대리운전 서비스도 각광받고 있다. 대구시는 대리운전 수수료를 업계 최저 수준인 15%로 책정하고 공정배차 시스템으로 운영하고 있다. 또 서비스 활성화를 위해 첫 호출 고객에게 5000원 할인 쿠폰을 지급하고 지역화폐인 대구로 페이로 결제 시에는 결제 금액의 5%를 추가로 할인해주고 있다. 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경북 지방자치단체가 자체 운영 쇼핑몰을 통해 추석맞이 농특산물 특판 행사를 마련했다. 경북도 농특산물 온라인 쇼핑몰인 ‘사이소’는 13일까지 추석맞이 소원 성취 할인권 제공 행사를 진행한다. 구매 금액에 따라 3000원부터 최대 5만 원 상당의 할인권을 제공한다. 30일까지 신규회원 가입을 하면 3000원 할인권을 선물한다. 매주 월요일과 수요일엔 최대 50%대 할인 혜택을 주는 특가 행사도 진행하고 있다. 경주시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유치를 기념하면서 추석맞이 행사로 30일까지 특별할인전을 준비했다. 온라인 ‘경주몰’에서는 최대 20% 할인된 가격으로 각종 농특산물을 구입할 수 있다. 노동동 경주농특산물판매장 본점과 불국점에서도 쌀과 멸치액젓, 미역, 벌꿀, 들기름 등 다양한 농특산물을 10% 할인 판매한다. 경주시는 다음 달까지 경주몰 신규 회원에게 5000원 할인권을 제공하고 구매 후기 우수 작성자에게는 1만 원 할인권을 준다. 포항시는 온라인 ‘포항마켓’에서 13일까지 쌀과 사과, 버섯, 수산물, 육류, 가공식품 등 350여 품목을 최대 40% 할인해 판매한다. 특히 추석을 맞아 신규 회원 100명에게 쇼핑몰에서 현금처럼 쓸 수 있는 1만 포인트를 선물한다. 추첨을 통해 4명에게는 10만 포인트를 지급한다. 안동시는 ‘사이버 안동장터’에서 13일까지 추석 이벤트를 실시한다. 구매 금액에 따라 2000원에서 5000원 상당의 할인권을 지급하고 있다. 10만 원 이상 구매 고객에게는 10% 할인 혜택을 준다. 신규 회원은 5000원 상당의 할인권을 받을 수 있다. 영주시는 10일까지 온라인 쇼핑몰 ‘영주 장날’을 통해 추석맞이 행사를 진행한다. 지역 대표 농특산물인 사과와 한우, 인삼 등을 20∼30% 할인된 가격에 판매한다. 23일까지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 매 시간 3000원부터 1만5000원까지 할인권을 100장씩 발급한다. 문경시는 20일까지 문경새재 농특산물직판장과 온라인 쇼핑몰 ‘문경사랑 새재장터’에서 추석맞이 특별 할인행사를 펼친다. 우수농산물을 비롯해 실속형 선물세트까지 73종의 상품을 최대 34% 할인한 가격에 판매한다. 추석을 맞아 고향사랑기부금 특별 행사도 진행한다. 상주시는 18일까지 추석맞이 고향사랑기부 행사를 시행한다. 행사 기간에 고향사랑e음 홈페이지 또는 전국 NH농협은행 창구를 통해 상주시에 10만 원 이상 고향사랑기부를 하고 답례품 신청을 하면 자동 응모된다. 상주시는 참여자를 대상으로 무작위 추첨을 통해 30명에게 2만 원 상당의 곶감찹쌀떡과 명주스카프 등을 선물할 예정이다. 경산시는 30일까지 추석맞이 고향사랑기부 행사를 진행한다. 행사 기간에 10만 원 이상을 기부하고 답례품 신청을 마치면 자동 응모된다. 추첨을 통해 선정한 100명에게 커피 교환권 1만 원권을 제공한다. 기부 순번의 끝자리가 ‘1’인 기부자에게는 삼겹살 1kg을 선물한다. 대구시도 30일까지 추석맞이 고향사랑기부 행사를 진행하며 선착순으로 10만 원 이상 기부자 100명에게 치킨 교환권 2만 원권을 준다. 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세계적인 명문 오케스트라 공연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월드오케스트라페스티벌이 다음 달 10일부터 11월 27일까지 대구콘서트하우스에서 열린다. 정명훈과 금난새, 레오니다스 카바코스, 기돈 크레머 등 세계적인 지휘자가 이끄는 14개 국내외 유명 교향악단이 무대에 오른다. 다음 달 10일 열리는 첫 공연은 지휘자 정명훈과 라 페니체 오케스트라가 펼친다. 정명훈은 피아노 협연자로도 나서 모차르트의 ‘피아노 협주곡 23번 A장조, K.488’을 들려줄 예정이다. 정명훈이 이끄는 라 페니체 오케스트라는 23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이탈리아 베네치아 라 페니체 오페라극장 소속으로 한국을 찾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음 달 13일 레오니다스 카바코스와 아폴론 앙상블, 같은 달 22일 기돈 크레머와 앙상블 크레메라타 발티카, 같은 달 26일 레이철 포저와 타펠무지크 바로크 오케스트라, 11월 22일 하티야 부니아티슈빌리와 아카데미 오브 세인트 마틴 인더 필즈 등의 공연이 이어진다. 대구시립교향악단과 광주시립교향악단, 경북도립교향악단, DCH 비르투오소 체임버, 대구시립국악단 등은 지역 작곡가의 창작곡을 연주한다. 지휘자 금난새는 경북예술고 오케스트라와 협연하고 영화 음악 작곡가 한스 치머의 음악으로 구성한 콘서트도 열린다. 공연별 티켓은 대구콘서트하우스 공식 홈페이지와 인터파크 등에서 예매할 수 있다. 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27일 오후 대구 수성구 대구간송미술관 앞. 대덕산 지형을 따라 지어진 미술관 건물이 주변 자연 경관과 완벽한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설계 단계부터 경사진 자연 지형을 최대한 살리는 데 신경썼다고 한다. 미술관 안으로 들어서자 ‘보이는 수리복원실’이 가장 먼저 눈에 띄었다. 백인산 대구간송미술관 부관장은 “수리복원실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공개형으로 만든 것은 세계적으로도 드문 사례다”라고 설명했다. 조선시대 최고 화가로 불리는 신윤복(1758∼1814)의 걸작 ‘미인도’는 신비스러운 표정으로 관람객을 맞이했다. 3전시실에 단독으로 전시된 훈민정음해례본을 마주한 관람객들은 연신 감탄사를 내뱉으며 입을 다물지 못했다. 고려청자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청자상감운학문매병은 마치 모델이 포즈를 취하듯 관람객들의 카메라 셔터에 우아한 선의 미를 한껏 뽐냈다. 우리나라 최초의 사립미술관 간송미술관의 첫 분관인 대구간송미술관이 9년간의 준비를 끝내고 다음 달 3일 문을 연다. 간송미술문화재단은 개관을 일주일 앞둔 이날 기자간담회를 통해 개관 특별전에 선보일 국보와 보물급 문화유산을 언론에 공개했다. 대구시는 2015년 간송미술문화재단과 ‘대구간송미술관 건립·운영에 대한 계약’을 맺고 미술관 건립을 추진해왔다. 국비와 시비 446억 원을 투입해 2022년 1월 착공해 올해 4월 준공했다. 국제 설계공모를 통해 당선된 최문규 연세대 건축공학과 교수가 미술관 설계를 맡았다. 연면적 8003㎡의 미술관은 지하 1층 전시실 2곳과 야외 수공간을 비롯해 지상 1층 전시실 4곳, 수리복원실, 아트숍, 강당, 휴게시설, 지상 2층 매표소, 도서자료실, 강의실, 야외마당, 지상 3층 사무공간 등으로 구성됐다. 앞으로 간송 소장품을 상설 전시하면서 기획전도 여는 형태로 운영할 계획이다. 개관을 기념하는 첫 전시회로 ‘여세동보-세상 함께 보배 삼아’가 다음 달 3일부터 12월 1일까지 열린다. 일제강점기 우리 문화유산을 보호하는 데 앞장섰으며 간송미술관의 전신인 보화각을 세운 간송 전형필(1906∼1962)이 수집한 소장품 중에서도 국보와 보물이 총출동할 예정이다. 메인 전시물은 단연 훈민정음해례본과 신윤복의 미인도다. 훈민정음해례본은 세종 28년인 1446년 훈민정음의 창제 목적과 자모글자 내용, 해설을 묶어 만든 책으로 훈민정음의 원본으로도 불린다. 1940년 경북 안동에서 발견됐는데 간송이 구입했다고 한다. 서울 밖에서 전시되는 것은 간송이 구입한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훈민정음해례본은 현대미술을 다루는 송예슬 작가와 협업한 3점의 미디어아트 작품과 함께 전시한다. 청각장애, 문화적 차이 등 한글에 대한 장벽을 허물기 위해 마련했다고 한다. 신윤복의 미인도는 소수 인원이 들어가 작품 하나에 몰입해 감상할 수 있는 전시공간에 자리 잡았다. 이 밖에 추사 김정희(1786∼1856)의 서예작품과 그림, 고려 상감청자 등도 감상할 수 있다. 보이는 수리복원실도 눈길을 끄는 공간이다. 문화 유산들이 어떻게 수리되고 복원되는지 그 과정을 관람객이 창문 너머로 직접 볼 수 있다. 대구간송미술관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11월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입장은 전시 종료 1시간 전에 마감한다. 공휴일을 제외한 매주 월요일과 추석 당일은 휴관한다. 관람 예약은 인터파크에서 할 수 있다. 입장권은 어른 1만 원, 어린이와 청소년은 5000원이다. 전인건 대구간송미술관장은 “대구간송미술관은 지역민들이 우리 전통문화를 보다 쉽게 향유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앞으로 문화보국 정신을 널리 알릴 수 있는 공간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경북 기초지방자치단체가 연간 5000명을 수용하는 제2중앙경찰학교 유치전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전국적으로 전남, 충남 지역 지자체가 유치 의사를 밝힌 가운데 경북에서는 문경시와 포항시, 김천시, 구미시, 영주시, 영천시, 경산시, 의성군, 청송군, 영양군, 영덕군, 고령군, 예천군, 봉화군 등 14개 시군이 유치전에 출사표를 냈다. 26일 경북도자치경찰위원회에 따르면 경찰청은 현재 충북 충주시 수안보면에 있는 중앙경찰학교 시설 규모가 앞으로 신임 경찰 교육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제2중앙경찰학교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예상 부지 면적은 18만 ㎡ 이상이며 강의동과 숙박시설, 식당, 훈련장 등을 갖출 예정이다. 경찰청은 지난달 제2중앙경찰학교 설립 대상 부지 모집에 나섰고, 이달 초까지 전국 지자체를 대상으로 신청서를 받았다. 10월까지 후보지를 3곳으로 추린 후 11월까지 현장 실사 등을 진행해 최종 입지를 선정할 계획이다. 제2중앙경찰학교에는 연간 5000여 명의 경찰이 입교해 교육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유치에 성공할 경우 상주 및 유동 인구가 크게 늘어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지방소멸 위기에 빠진 경북 지자체들이 앞다퉈 제2중앙경찰학교 유치전에 뛰어든 이유다. 경북에서는 문경시가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유치전에 뛰어든 경북 14개 시군 가운데 문경시만 유일하게 경찰청으로 직접 신청서를 제출했다. 나머지 13개 시군은 경북도자치경찰위원회를 통해 신청서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내 유치 열기도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문경시는 23일 점천동 문희아트홀에서 ‘경찰도시 문경 선포식’을 열었다. 이날 신현국 문경시장과 이정걸 문경시의회 의장을 비롯해 시민 300여 명이 참석할 정도로 열기가 상당했다. 제2중앙경찰학교 문경 유치 추진위원회도 공식 출범했다. 주대중 추진위원장은 “문경은 제2중앙경찰학교가 들어설 수 있는 최적의 입지다. 문경의 경제적, 사회적 발전을 위해 시민들이 유치 활동에 적극적으로 동참해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문경시는 경찰청이 내건 조건에 가장 부합하는 곳이라며 유치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경찰청은 부지 선정과 관련해 전국적으로 접근성이 좋고 대중교통과 도로기반이 잘 갖춰져 있으며 부지 확보와 신속 개발이 가능한 지역을 입지 조건으로 내걸었다. 신 시장은 “문경은 11월 고속철도(KTX)가 개통하면 서울까지 1시간대, 전국 주요 도시까지 2시간대 접근이 가능하다”며 “중부내륙고속도로 등 사통팔달의 우수한 교통망도 큰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 중앙경찰학교와는 차로 30분 거리로 인접해 제2학교와 시너지 효과도 노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문경시는 마성면 오천리 일대 KTX 역세권 인근 약 110만 ㎡ 부지를 경찰청에 제안한 상태다. 영주시는 공무원사관학교로 알려진 동양대와의 협력을 통해 유치전에 총력을 다하기로 했다. 동양대는 최근 자체적으로 유치 전담 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유치전에 적극 나서고 있다. 공무원사관학교로 유명한 만큼 교내에는 제2중앙경찰학교 운영에 필수적인 교육 및 강의, 실습에 필요한 전문 교육 훈련 시설을 이미 구축하고 있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 영주시도 고속철도와 고속도로 등 교통 인프라를 갖추고 있는 점 등을 강점으로 내세울 예정이다. 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K메디웰니스 페스타(K-MediWellness Festa)가 24∼26일 사흘 동안 대구 북구 엑스코 서관에서 열린다. 대구시가 주최하고 대구시한의사회가 주관하는 이 행사는 대구를 세계 속의 의료관광 선도 도시로 성장시키고 전국 최고 수준의 한의학 인프라를 알리면서 경북의 웰니스(Wellness·몸과 정신 건강 관리) 관광 인프라를 소개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대구시한의사회에 따르면 최근 전 세계적으로 웰니스 산업 규모는 5조6000억 달러(약 7447조 원)에 달하며 2027년까지 연평균 8.6% 성장이 전망되는 등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사전 행사 성격의 프리(Pre)페스타로 열린 후 올해 공식 페스타로 승격해 가치가 한층 높아진 행사는 ‘한의약, 웰니스를 탐(探)하다’를 주제로 펼쳐진다. 한의약을 중심으로 한 체험형 콘텐츠를 준비해 전문가 및 산업 관계자들은 물론이고 일반인 관람객까지 즐길 수 있도록 구성했다. 한의체험관에서는 대구시한의사회 소속 한의사가 직접 참여해 소아·청소년 및 여성 질환, 통증 질환, 노인성 질환, 정신의학 등 다양한 진료를 받아볼 수 있다. 체형 관리 및 교정을 위한 추나요법 체험도 할 수 있다. K뷰티관에서는 대구 의료관광을 이끌고 있는 피부 및 성형 관련 병원을 살펴볼 수 있다. 대구 우수 중소기업이 생산한 뷰티·미용 제품을 전시하고 직접 사용해 볼 수도 있다. K웰니스 문화관에서는 전통과 한의약을 테마로 한 일상 속 웰니스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아로마 만들기, 천연 가습기 만들기, 자개 공예, 한방샴푸 만들기, 꽃차 만들기 등 다양한 강좌를 제공한다. 한약재를 이용한 건식 족욕도 체험할 수 있다. 지난해보다 한층 강화한 한의약산업관에서는 대한한의영상학회와 글로벌바이오넷, 신세계의료기기 등 한의약 관련 업체가 참여해 국내 한의약 산업 기술의 최근 동향을 살펴볼 수 있다. 이 밖에 윷놀이, 투호, 제기차기 등 전통놀이 체험과 한복 체험, 자수 공방, 약첩 싸기 체험 등 가족 단위 관람객이나 젊은층 방문객이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즐길 거리도 마련했다. 행사 기간 중에는 외국인 3000여 명이 참석하는 국제 이론 및 응용역학회의와 한의사 1500명이 참여하는 대구시한의사회 학술대회를 열어 웰니스 산업과 연계한 한의약과 대구 의료관광의 우수성을 국제적으로 홍보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이 진행하는 심포지엄과 워크숍도 주요 프로그램이다. 웰니스 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논의하는 자리로 글로벌 웰니스 트렌드와 시장 전망을 심도 있게 다룰 예정이다. 웰니스 분야 선도 기업들이 패널 토론으로 참여해 관련 산업의 미래를 가늠할 수 있는 소중한 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다. 노희목 대구시한의사회 회장은 “행사장을 찾은 외국인들에게 반만년 역사를 이어온 한의학의 과학적 저력을 알리면서 대구·경북이 웰니스 의료관광 국제 선도 도시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고 말했다. 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생초보’ 농사꾼 가족이 정착하기에 이보다 좋은 여건이 있을까 합니다.” 경북 의성군에서 딸기 농사를 짓는 귀농 6년 차 오동혁 씨(35)는 19일 동아일보에 이렇게 말했다. 대구에서 대기업 회사원으로 일하던 오 씨는 첫아들 도경 군이 돌을 갓 넘겼던 2019년 ‘가족과 시간을 더 많이 보내겠다’는 희망을 품고 귀농했다. 농사의 ‘농’ 자도 몰랐지만 정착은 어렵지 않았다. 의성군에서 베테랑 농민들과 귀농 선배들을 소개해줘서 농사일을 빨리 익힐 수 있었다. 오 씨는 “초기 투자금과 창농자금을 군청이 저금리로 융자해줬고, 농산물 판로까지 개척해 줬다”며“놀이방과 장난감 대여소 등 아이 키우기 좋은 환경까지 도시 못지않게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육쪽 마늘과 컬링팀으로만 알려졌던 의성군이 ‘귀농 1번지’로 각광받고 있다. 이주부터 지역 융화와 경제적 안정까지 빈틈없는 지원체계를 마련해 청년층 유입이 정착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의성군은 매년 고령인구가 늘고 청년인구는 감소하는 ‘소멸위험지역’이다. 2022년 한국고용정보원 발표에선 전국 시군구 중 소멸위험지수가 경북 군위군과 함께 가장 높았다. 하지만 2020년 213가구, 2021년 229가구, 2022년 213가구, 지난해 202가구 등 매년 200가구 이상이 귀농하면서 전국 시군 중 4년 연속 1위를 기록했다. 의성군은 귀농인들의 가장 큰 고민인 주거 문제부터 적극 지원한다. 점곡면 동변초교 부지 3000m²에 단독주택 5개동 규모의 귀농체험마을을 조성했으며, 관내 27곳에 귀농인 집을 지었다. 농촌주택을 매입한 이들을 위해 수리비 2000만 원도 지원한다. 1인 최대 100만 원의 이사비용과 최대 30만 원의 집들이 지원비도 있다. 초보 귀농인이 기초 영농기술을 빠르게 배울 수 있고 사과와 마늘 등의 재배 노하우를 베테랑 농민이 가르치는 교육 과정도 운영 중이다. 김주수 의성군수는 “젊은 귀농인의 유입과 정착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모델을 완성해 나가겠다”고 했다. 의성=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대구시와 대구시관광협회는 대구간송미술관 개관전과 연계해 다음 달 3일부터 10월 31일까지 지역 명소를 운행하는 관광버스인 시티투어 특별 노선을 운영한다고 19일 밝혔다. 특별 노선은 동대구역에서 출발해 수성구 대구간송미술관과 수성못을 거쳐 다시 동대구역으로 돌아오는 노선이다. 운영 기간 동안 오전 9시 10분, 오후 2시 10분 2차례 동대구역에서 출발한다. 특별 노선 탑승객은 대구간송미술관 현장매표 별도 창구에서 입장권을 20% 할인된 금액으로 구입할 수 있다. 또 시티투어 도심순환코스 버스를 무료로 탑승할 수 있다. 도심순환코스는 동성로와 서문시장 등 대구 지역 주요 명소를 돈다. 대구시티투어 누리집 또는 전화로 사전 예약 후 이용할 수 있다. 이용 요금은 성인 1만 원, 중고생 8000원, 경로·어린이 6000원이다. 다음 달 3일부터 열리는 대구간송미술관 개관전에서는 신윤복의 미인도와 훈민정음해례본 등 국보급 문화유산을 전시할 계획이어서 벌써부터 흥행에 대한 기대감을 더하고 있다. 배정식 대구시 문화체육관광국장은 “시티투어를 통해 대구시민과 전국에서 찾아온 관람객들이 대구간송미술관을 편히 찾을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서울에서 출발해 부산으로 향하던 고속철도(KTX)-산천 열차가 궤도를 이탈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여파로 열차 운행이 지연돼 승객들이 불편을 겪었다. 18일 코레일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38분경 경부 고속선 서울발 부산행 KTX-산천 제39호 열차가 동대구역을 지나 신경주역을 향하던 중 대구 수성구 고모역 인근에서 운행 이상으로 정차했다. 이 차량은 서울역에서 오후 2시 28분에 출발해 부산역에 오후 5시 14분 도착할 예정이었다. 열차를 몰던 기관사가 운행 도중 이상을 감지해 열차를 멈췄고, 직접 육안으로 확인한 결과 바퀴 1개가 궤도를 이탈한 것을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해당 열차에는 승객 384명이 탑승하고 있었다. 다행히 갑작스러운 정차 등으로 인한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코레일은 사고 즉시 초기대응팀을 투입했다. 승객 384명은 오후 6시 8분경 후속 KTX 제87호 열차로 환승했다. 하지만 궤도 이탈 여파로 동대구에서 부산을 향하는 고속열차들이 줄줄이 지연됐다. 코레일은 이날 오후 7시 56분경 안전안내문자를 발송해 ‘열차 운행 조정 또는 지연이 예상되니 운행 상황 확인 후 열차를 이용하시기 바란다’고 공지했다. 코레일 관계자는 “후속 고속열차의 운행을 위해 일반선으로 우회 운행 조치하고 있다”며 “궤도 이탈 차량은 현장에서 수리 후 기지에 입고한 뒤 사고 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구=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대구시가 대표 관문인 동대구역 앞 광장을 박정희 전 대통령을 기리는 의미로 ‘박정희 광장’이라고 이름 지었다. 이 광장에 박정희 동상을 세우겠다는 계획도 본격화한 가운데 야권과 시민단체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14일 대구시에 따르면 이날 오전 동대구역 앞 광장에서 박정희 광장 표지판 제막식을 열었다. 표지판은 폭 0.8m, 높이 5m 크기이며 글씨에 박 전 대통령 친필 서체가 적용됐다. 시는 1960년대 근대화의 시발점이 된 박 전 대통령의 산업화 정신을 기리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대구시는 5월 ‘대구시 박정희 대통령 기념사업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고 ‘대구시 박정희 대통령 기념사업 추진위원회’를 구성했다. 이날 표지판 제막식을 시작으로 연말까지 광장에 박정희 동상도 세울 계획이다. 내년에는 남구 대명동에 건립하고 있는 대구대표도서관 앞에 박정희 공원을 조성하고 박정희 동상을 설치하기로 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박정희 대통령의 산업화 정신은 지금의 대구와 대한민국을 있게 한 원동력”이라며 “대구가 다시 한번 도약할 수 있도록 시민들께서 그 의미를 함께 해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야권과 시민단체는 즉각 반발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대구시의 친일반민족행위자 박정희 우상화와 독립운동 부정 독립기념관장 임명을 반대한다’며 대구시 주관 광복절 행사에 불참한다고 밝혔다. 박정희 우상화 사업 반대 범시민운동본부는 이날 제막식 전 표지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홍 시장이 친일 부역자 박정희 우상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대구를 보수 수구 도시로 전락시키는 박정희 우상화 사업 즉각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대구경찰청은 이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경력을 현장에 배치했지만 큰 충돌없이 마무리됐다.대구=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대구 엑스코는 15일부터 18일까지 육아박람회인 대구 베이비&키즈페어(베키)를 개최한다고 12일 밝혔다. 이 행사는 엑스코와 전시 전문 기업 메쎄이상이 공동 주관하고 대구시가 후원한다. 이번 베키에서는 본격적인 가을을 앞두고 최신 유행 제품과 서비스를 비롯해 육아 관련 세미나 등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특히 태교용품, 육아용품 등 300개 브랜드가 한자리에 모인다. 브랜드별로 참가자들에게 다양한 혜택을 준비했다. 프리미엄 유모차 브랜드 오르빗은 선착순 10명에게 50%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하이브리드는 코어2 디럭스 유모차 구매 시 이지폴드3 휴대용 유모차를 증정한다. 주관사 측은 현장 이벤트로 매일 선착순으로 예비 및 육아 부모 600여 명에게 선물을 주는 얼리버드 이벤트도 준비했다.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자세한 정보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으며 사전 등록 시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경북도는 12일 안동시 도청 화랑실에서 한국산업기술시험원, 울진군과 원자력 청정수소 산업혁신센터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에 따라 경북도와 울진군, 한국산업기술시험원은 국가 수소경제 이행계획의 조기 실현과 지역 수소 산업의 체계적인 육성을 위해 협업하기로 했다. 한국산업기술시험원은 올해 6월 예비타당성 조사가 면제된 울진 원자력 수소 국가산업단지 내에 원자력 청정수소 산업혁신센터를 구축할 예정이다. 원자력 청정수소 산업혁신센터는 원전 청정수소 생산 기술 기준에 따른 시험과 검사, 인증을 맡는다. 또 신산업 분야에 대한 국가 시험 평가 및 인증 기반도 함께 구축해 국가산단 입주 기업의 기술 향상 및 신규 연구개발 지원도 돕는다. 현재 국내 원자력 수소 생산 산업은 초기 진입 단계다. 경북도는 한국산업기술시험원의 전문 인력과 시험인증 노하우를 활용해 청정수소 생산 신산업 거점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날 협약식에는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김세종 한국산업기술시험원장, 손병복 울진군수, 김재준 경북도의원, 양금희 경북도 경제부지사 등이 참석했다. 이 도지사는 “이번 협약으로 원자력 수소 생산 산업 생태계 기반을 조성해 울진을 수소 분야 전후방 기업이 모이는 수소 일번지로 도약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할아버지, 메달 따 왔어요. 다음에는 금메달 따 오겠습니다.” 6일 오전 10시 대구 군위군 삼국유사면에 있는 독립운동가 허석 지사(1857∼1920)의 순국 기적비(紀蹟碑) 앞. 파리 올림픽 은메달과 동메달을 양손에 쥔 한국 여자 유도 국가대표 허미미(21)가 밝게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허석 지사는 허미미의 현조(玄祖) 할아버지다. 일제강점기였던 1918년 일본인들의 조선인 이권 침탈 상황을 목격하면서 이에 분개해 일제의 침략상을 알리고자 경북 지역에서 항일 격문을 붙이다 체포돼 옥고를 치렀다. 1991년 건국훈장 애국장이 추서됐다. 허미미는 이번 파리 올림픽 여자 유도 개인전 57kg급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혼성단체전에도 출전해 남은 힘을 모두 보태며 동메달 하나를 추가하는 기염을 토했다. 올림픽 일정을 모두 끝내고 5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허미미는 이튿날 첫 일정으로 곧장 현조 할아버지 허석 지사의 순국 기적비를 찾았다. 허미미는 한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재일교포 3세다. 일본 유도의 최대 유망주로 꼽혔던 허미미는 2021년 돌연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했다. 돌아가신 할머니가 태극마크를 달고 선수 생활을 했으면 좋겠다는 유언을 남겼기 때문이다. 한국으로 건너온 허미미는 경북체육회 유도팀에 입단했는데 이 과정에서 자신이 독립운동가 허석 지사의 5대손임을 알게 됐다. 군위=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할아버지, 메달 따 왔어요. 다음에는 금메달 따 오겠습니다.”6일 오전 10시 대구 군위군 삼국유사면에 있는 독립운동가 허석 지사(1857~1920)의 순국 기적비(紀蹟碑) 앞. 파리올림픽 은메달과 동메달을 양손에 쥔 한국 여자 유도 국가대표 허미미(21)가 밝게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허석 지사는 허미미의 현조(玄祖) 할아버지다. 일제강점기였던 1918년 일본인들의 조선인 이권 침탈 상황을 목격하면서 이에 분개해 일제의 침략상을 알리고자 경북 지역에서 항일 격문을 붙이다 체포돼 옥고를 치렀다. 세상을 떠난 뒤 60여 년이 지나서야 공적을 인정받아 1984년 대통령 표창을 받았고, 1991년에는 건국훈장 애국장에 추서됐다.허미미는 이번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유도 개인전 57㎏급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혼성단체전에도 출전해 남은 힘을 모두 보태며 동메달 하나를 추가하는 기염을 토했다. 올림픽 일정을 모두 끝내고 5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허미미는 이튿날 첫 일정으로 곧장 현조 할아버지 허석 지사의 순국 기적비를 찾았다.허미미는 이날 오전 10시경 김진열 군위군수, 김점두 경북체육회장 등의 환영을 받으며 현장에 도착했다. 올림픽 단체복 차림을 한 허미미는 특유의 밝은 웃음을 지으며 참석자들의 기념 촬영 요청을 일일이 받아주기도 했다. 허미미는 이후 참석자들과 함께 허석 지사의 순국 기적비를 참배하고 파리 올림픽에서 따온 은메달과 동메달을 현조 할아버지 앞에 내려놨다. 참배를 마친 허미미는 “제일 먼저 여기에 와서 (현조 할아버지께) 메달을 보여드리고 싶었다”며“열심히 했는데 아쉽게 은메달이어서, 그래도 메달을 가지고 올 수 있어서 정말 행복하다”고 밝혔다.허미미는 ‘할아버님이 살아계셨다면 어떤 말씀을 해주셨을 거 같냐’는 질문에는 “정말 기뻐해주셨을 것 같다”며 밝게 미소지었다. 또 ‘할아버님이 독립운동가라는 걸 알게 됐을 때와 태극마크를 달고 메달을 땄을 때 기분’을 묻자 허미미는 “사실 처음에 부담감이 있었는데 지금은 한국 대표로 시합을 나가는 것이 정말 행복하다”며“앞으로도 운동을 열심히 하고 다음 올림픽에서 꼭 금메달 따겠다”고 말했다.허미미는 한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재일교포 3세다. 중학교 때부터 전국구 선수로 두각을 나타내며 일본 유도의 최대 유망주로 꼽혔던 허미미는 2021년 돌연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했다. 돌아가신 할머니가 태극마크를 달고 선수 생활을 했으면 좋겠다는 유언을 남겼기 때문이다. 한국으로 건너온 허미미는 경북체육회 유도팀에 입단했는데 이 과정에서 자신이 독립운동가 허석 지사의 5대손임을 알게 됐다. 2022년 꿈에 그리던 태극마크를 단 허미미는 올해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57㎏급에서 깜짝 우승을 차지하며 단숨에 한국 유도의 간판스타로 떠올랐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불볕더위가 이어지던 지난 주말 전국에서 5명이 목숨을 잃었다.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는 올해 14명으로 늘었다. 5일 강원 강릉에서는 17일째 열대야 현상이 나타났다. 강릉에서 열대야 관측을 시작한 1911년 이래 가장 긴 지속 일수다. 서울과 광주는 15일째, 대구는 16일째, 제주는 21일째 열대야가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폭염이 일상화되면서 온열질환을 피하려면 평소 생활 방식을 바꿔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누구나 피해를 당할 수 있어 이젠 생존의 문제가 됐다”고 말했다.● 10, 20대도 온열질환으로 병원행 5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5월 20일부터 이달 5일 오후 4시까지 전국에서 온열질환자가 총 1690명 발생했다. 이 가운데 14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질병청 집계에 포함되지 않은 추정 사망자도 계속 발생하고 있어 온열질환 관련 사망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 4일 전남 동부지역에선 노인 5명이 밭에서 일하다가 쓰러져 숨졌다. 고흥군 동일면 밭에서 일하다가 사망한 김모 씨(78)의 당시 체온은 41도였다. 순천에서도 노인 3명이 숨졌는데 당시 체온이 모두 40도를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 군위군 의흥면에서도 70대 남성이 참깨밭에서 일하다가 숨졌다. 폭염 피해는 더 이상 연령대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 3일까지 병원 응급실을 찾은 온열질환자 중 40대 이하 비중은 39.5%에 달했고 실내 온열질환자 비율도 20.4%나 됐다. 이준형 인제대 일산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젊고 건강한 사람들도 폭염 대비를 제대로 하지 않은 채 외부 활동을 오래하면 피해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일본에서도 연일 최고 40도에 가까운 날씨가 이어지면서 사상자가 속출하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4일 “도쿄에서 지난달 열사병으로 123명이 사망했으며 이 가운데 121명은 실내에서 숨졌다”고 보도했다. 실내 사망자 중 79명은 사망 당시 에어컨을 틀지 않았다.● 폭염의 일상화… “15일까지 이어질듯” 올해 폭염은 최소 15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5일 기상청은 15일까지 전국적으로 최고기온이 33도 안팎이라고 예보했다. 당장 7일까지 전국 곳곳에 소나기가 내릴 것으로 전망되지만 낮 최고기온은 35도 내외로 무더운 날씨가 이어진다. 열대야도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달 4일까지 전국 평균 열대야 발생일은 12일이다. 평년 같은 기간(1991∼2020년·3.7일)보다 훨씬 길다. ‘역대 최악의 폭염’을 기록했던 2018년 같은 기간(9.5일)보다도 더 길다. 올해 최저기온과 습도는 2018년보다도 높아 더 덥게 느껴진다. 올해 7월 평균 최저기온은 23.3도로 2018년보다 0.7도 높았다. 전문가들은 “최저기온과 습도가 높게 유지되면 체감온도가 더 높아지는데 이때 온열질환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전국 17개 시도에 ‘폭염 현장 상황 관리관’을 파견해 폭염 대처 상황에 대한 긴급 점검에 나섰다. 폭염을 자연 재난에 포함해 관리하기 시작한 2018년 이후 폭염으로 현장 상황 관리관을 파견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김소영 기자 ksy@donga.com순천=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대구=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동네 미관을 해치고 악취까지 풍기던 곳이 꽃 내음 가득한 산책길로 변했으니 얼마나 좋겠어요.” 25일 대구 서구 중리동 산책로 그린웨이에서 만난 김성만 씨(69)는 형형색색의 장미꽃으로 둘러싸인 길을 걸으며 이렇게 말했다. 4년 전 고혈압, 고지혈증 진단을 받은 김 씨는 의사의 권유로 걷기 운동을 시작했다. 마침 그즈음에 집 근처에 그린웨이가 조성됐는데 금세 매력에 빠져 매일 찾고 있다고 했다. 그는 “오르내리는 길을 숨 가쁘게 걷고 나면 온몸에서 땀이 나 개운한 기분이 최고다. 전체 둘레길(왕복 7km)을 걸으면 1시간 40분 정도 걸리는데 구간별로 계절 꽃과 야생화를 만날 수 있고 피톤치드 샤워까지 할 수 있어 혼자 걸어도 전혀 지겹지가 않다”고 말했다. 다른 지역에 사는 김 씨의 아들 김정현 씨(39) 가족도 나들이 코스로 그린웨이를 자주 찾고 있다. 정현 씨는 “세계적인 조각가의 작품을 볼 수 있고 여름철에는 어린이 물놀이장도 운영해 웬만한 놀이공원 못지않다”고 말했다.● 우범지대가 명품 산책 공원으로 대변신 서구는 19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섬유 및 염색산업 발달로 사람과 돈이 모여들고 기계 소리가 끊이지 않던 대구 산업의 중심지였다. 하지만 섬유 등 주력 산업이 쇠락의 길을 걸으며 차츰 역동성을 잃었다. 서대구공단과 주택가 사이에 놓여 있던 완충녹지도 자연스레 방치됐고 죽은 나무와 잡초가 뒤엉켜 흉물스럽게 변해갔다. 주민들로부터 외면받은 완충녹지는 청소년들의 탈선 행각이 이뤄지는 우범지대로 변해 밤낮 가릴 것 없이 다니기 무서운 길이 됐다. 서구는 완충녹지가 가진 공간적 가치에 주목했다. 류한국 서구청장은 “훼손된 풀과 나무를 걷어내고 산책길을 다듬으면 도심 속에서 찾기 힘든 녹음이 가득한 산책길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서구는 공간복지 실현을 목표로 완충녹지를 다듬어 도심 숲 산책길을 만드는 사업을 시작했다. 2017년부터 2020년까지 3년 동안 총사업비 55억 원을 투입해 중리동과 이현동 일대 서대구공단 완충녹지를 그린웨이로 탈바꿈시켰다. 서구는 각 구간에 특색 있는 주제를 구상해 그린웨이를 완성시켰다. 놀이공원 등 관광지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계절 꽃밭을 조성했고, 도심 속에서도 짙은 녹음을 만끽할 수 있는 숲속 산책길을 만들었다. 시민들의 편의를 위해 구간마다 화장실을 설치했고 벤치와 팔각정 등 휴식공간도 만들었다. 주민들이 밤낮으로 안심하고 걸을 수 있도록 곳곳에 폐쇄회로(CC)TV도 설치했다.● 지겨울 틈 없이 다채로운 산책길 그린웨이에는 모두 10가지 주제별 산책길이 있어서 전체 둘레길을 거닐며 구간마다 사진을 찍고 다양한 꽃과 나무를 살펴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지상파 인기 드라마 촬영지로 이용될 만큼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한다. 그린웨이를 대표하는 장미원에서는 요즘 여름을 맞아 다채롭게 피어난 여러 종류의 장미꽃을 감상할 수 있다. 160m 길이의 장미원에는 메모이레와 핑크퍼퓸, 블루리버 등 22종, 1만5000여 그루의 장미가 식재돼 있어 대구 최고의 사진 명소로 입소문이 퍼지고 있다. 각양각색의 야생화들이 가득한 야생화원과 백합이 장관을 이루는 백합원도 계절마다 그린웨이 산책길을 아름답게 수놓는다. 목서와 아그배, 매화, 수수꽃다리 등 향기가 나는 수종들로 가득한 향기원에서는 향긋한 꽃내음을 맡으며 스트레스를 날릴 수 있다. 소나무와 향나무가 식재된 상록수원과 테라피원도 인기가 많은 구간이다. 특히 피톤치드 성분이 풍부한 편백나무 수백 그루가 식재돼 있는 테라피원에서는 그린웨이를 찾은 주민들이 맑은 공기를 마시며 심신 안정을 취할 수 있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단풍나무로 가득 찬 낙엽원에서는 가을철 붉은 빛으로 물든 단풍잎을 바라보며 정취를 즐길 수 있다.● 조각가 유영호와 협업한 ‘그리팅맨’도 그린웨이 이현공원 구간에 놓인 ‘그리팅맨’도 주요 볼거리다. 근육질 거인이 인사하는 형상의 조각상이다. 서구는 2021년 세계적인 조각가 유영호 작가와 협업해 그리팅맨을 세웠다. 유 작가는 존중과 배려,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전 세계 1000곳에 그리팅맨을 세우는 것이 목표라고 한다. 우루과이에 1호를 세웠고 파나마, 에콰도르, 미국, 브라질 등에 그리팅맨을 세웠다. 그린웨이에는 여름철 어린이들이 즐겨 찾는 어린이 물놀이장도 있다. 총면적 1000m²로 테마형 조합놀이대를 비롯해 대형 버킷, 미끄럼틀 등 각종 물놀이 시설을 갖췄다. 간이 탈의실과 샤워시설 등 편의시설도 있다. 주변에 녹지공간도 갖추고 있어 주민들의 쉼터이자 피서지로 각광 받고 있다. 서구는 최근 그린웨이에 1억2000만 원을 투입해 다채로운 조명과 조형물을 추가로 설치했다. 반딧불 조명을 비롯해 숲속 동물과 식물을 형상화한 조명을 설치해 야간에도 주민들이 그린웨이를 즐겨 찾을 수 있도록 만들었다. 류 구청장은 “공간복지는 낙후된 공간에 생기와 활력을 불어넣어 주는 현대 사회의 필수 정책이다. 앞으로도 주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공간복지를 펼칠 수 있는 공간을 늘려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대구=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폭염에 ‘온열 사망’ 벌써 5명장마가 마무리 국면으로 접어들고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면서 온열질환자가 속출하고 있다. 누적 사망자는 5명이고, 25일 하루에만 90명의 온열질환자가 나왔다. 올해 역대급 폭염이 예고돼 가장 더운 여름이었던 2018년 온열질환 사망자 48명을 넘어설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25일 오후 9시 반경 전남 장흥군에선 87세 여성이 밭에서 숨진 상태로 마을 이장에게 발견됐다. 경찰은 숨진 여성이 집에서 500m가량 떨어진 깨밭에서 장마 기간 무성하게 자란 잡초를 뽑다 온열질환으로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24일 오전에는 경북 상주시에서 60대 남성이 전날 밭일을 다녀온 뒤 고열에 시달리다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장마가 막바지로 접어들고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면서 전국적으로 온열질환자가 속출하고 있다. 특히 25일에는 하루에만 90명의 온열질환자가 쏟아졌다. 정부는 올해 역대급 폭염이 예고된 만큼 온열질환 사망자 수가 지난해(32명)를 넘어 가장 더운 여름이었던 2018년(48명) 이상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총력 대응에 나섰다. 26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 5월 20일부터 이달 25일까지 전국적으로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모두 856명으로 이 중 사망자는 4명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온열질환자 수는 98명, 사망자는 1명 더 많다. 절차상 아직 반영이 안 된 장흥 사망자를 포함하면 현재까지 온열질환 사망자는 총 5명이다. 특히 장마철 막바지에 강수량이 줄고 한반도가 두 고기압에 갇혀 ‘습식 사우나’ 같은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최근 온열질환자가 급속히 늘었다. 이번 주 들어 22∼25일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220명으로 지난주 같은 기간(41명)의 5.4배나 된다. 온열질환자 중에는 장흥과 상주에서처럼 장맛비에 돌보지 못한 논밭을 살피러 나갔다가 발생한 경우가 많았다. 성별로 보면 야외 활동이 많은 남성(79.9%) 비중이 높았고 온열질환 발생 장소는 작업장과 논밭, 비닐하우스가 전체의 과반(57.9%)을 차지했다. 보건당국은 올해 유례없는 더위가 예상되는 만큼 온열질환자가 가장 더운 여름으로 기록된 2018년을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긴장하고 있다. 2018년엔 온열질환자 4526명, 사망자 48명이 발생해 환자와 사망자 모두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정부는 7월 말∼8월 초에 온열질환자가 집중된다는 점을 감안해 25일부터 2주 동안을 ‘폭염 피해 집중대응기간’으로 지정하고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폭염 취약계층 집중 관리에 나섰다. 지난해의 경우 온열질환 사망자 32명 중 25명(78.1%)이 이 시기에 발생했다. 주말인 27, 28일에도 전국적으로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체감온도가 35도 안팎까지 오를 것으로 예보됐다. 질병청은 “폭염주의보나 폭염경보가 내린 날은 오전 10시∼오후 4시 외출을 자제하고 규칙적으로 물을 자주 섭취해 달라”고 당부했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장흥=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상주=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박성민 기자 min@donga.com}
25일 오후 9시 반경 전남 장흥군에선 87세 여성이 밭에서 숨진 상태로 마을 이장에게 발견됐다. 경찰은 숨진 여성이 집에서 500m가량 떨어진 깨밭에서 장마 때문에 무성하게 자른 잡초를 뽑다 온열질환으로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24일 오전에는 경북 상주시에서 60대 남성이 전날 밭일을 다녀온 뒤 고열에 시달리다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장마가 막바지로 접어들고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면서 전국적으로 온열질환자가 속출하고 있다. 특히 25일에는 하루에만 90명의 온열질환자가 쏟아졌다. 정부는 올해 역대급 폭염이 예고된 만큼 온열질환 사망자 수가 지난해(32명)를 넘어 가장 더운 여름이었던 2018년(48명) 이상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총력 대응에 나섰다.26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 5월 20일부터 이달 25일까지 전국적으로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모두 856명으로 이 중 사망자는 4명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온열질환자 수는 99명, 사망자는 1명 더 많다. 절차상 아직 반영이 안 된 장흥 사망자를 포함하면 현재까지 온열질환 사망자는 총 5명이다.특히 장마철 막바지에 강수량이 줄고 한반도가 두 고기압에 갇혀 ‘습식 사우나’ 같은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최근 온열질환자가 급속히 늘었다. 이번 주 들어 22~25일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220명으로 지난주 같은 기간(41명)의 5.4배나 된다.온열질환자 중에는 장흥과 상주에서처럼 장맛비에 돌보지 못한 논밭을 살피러 나갔다가 발생한 경우가 많았다. 성별로 보면 야외 활동이 많은 남성(79.9%) 비중이 높았고 온열질환 발생 장소는 작업장과 논밭, 비닐하우스가 전체의 과반(57.9%)을 차지했다.보건당국은 올해 유례없는 더위가 예상되는 만큼 온열질환자가 가장 더운 여름으로 기록된 2018년을 넘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긴장하고 있다. 2018년 온열질환자는 4526명, 사망자는 48명 발생해 환자와 사망자 모두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정부는 7월 말~8월 초에 온열질환자가 집중된다는 점을 감안해 25일부터 2주 동안을 ‘폭염 피해 집중대응기간’으로 지정하고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폭염 취약계층 집중 관리에 나섰다. 지난해의 경우 온열질환 사망자 32명 중 25명(78.1%)이 이 시기에 발생했다.주말인 27, 28일에도 전국적으로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최고 체감온도가 37도까지 오를 것으로 예보됐다. 질병청은 “폭염주의보나 폭염경보가 내린 날은 오전 10시~오후 4시 외출을 자제하고 규칙적으로 물을 자주 섭취해 달라”고 당부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장흥=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상주=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은 가운데 경북 지역 곳곳에서 한여름 무더위를 시원하게 날려버릴 축제가 다채롭게 열린다. 봉화에서는 27일부터 다음 달 4일까지 ‘봉화은어축제’가 봉화읍 내성천 일원에서 펼쳐진다. 경북도가 올해 최우수 축제로 지정한 이 행사는 ‘은어야 놀자! Let’s go 봉화로!’를 주제로 개최된다. 축제의 주된 행사는 은어 잡기 체험이다. 축제장에 마련된 체험장에서 손잡이 그물과 맨손으로 은어 잡기 체험을 할 수 있다. 잡은 은어는 직접 숯불에 구워 맛볼 수 있다. 전국 각지에서 온 이들이 은어 잡기 실력을 겨루는 어신 선발대회도 주요 볼거리다. 축제장에서는 다양한 은어 요리를 맛볼 수 있으며 활어도 판매할 계획이다. 또 어린이들을 위해 물 미끄럼틀 등을 갖춘 물놀이장과 내성천 모래를 만지며 놀 수 있는 모래놀이장을 운영한다. 축제 기간 가수 이보람과 허각, 김현정, 쿨, 김완선 등이 출연하는 축하공연도 열린다. 박현국 봉화군수는 “올해는 은어 잡기 체험객에게 친환경 봉투를 지급하는 등 저탄소 축제로 거듭나기 위해 공들였다. 올여름 청정 힐링 지역 봉화에서 가족, 친구, 연인과 함께 즐거운 추억을 만들길 바란다”고 말했다. 안동에서는 한여름 밤 산책길을 거닐 수 있는 축제가 열린다. 안동시는 상아동 월영교에서 26일부터 다음 달 4일까지 ‘월영야행’을 진행한다. 월영야행은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의 지역문화매력 100선에 선정된 바 있다. 월영교는 안동호를 가로지르는 국내 최장 길이의 나무 다리다. 월영교 위 야간경관조명이 만들어내는 낭만적인 분위기의 산책길을 걸을 수 있어 경북의 대표적인 야간관광 명소로 알려졌다. 올해 축제에서는 하회 선유줄불놀이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해 발광다이오드(LED)를 통해 안동호 위에서 재현한다. 하회별신굿탈놀이와 안동놋다리밟기 등 안동의 대표적인 문화유산 공연도 펼쳐진다. 안동에서는 이색 물놀이 축제도 즐길 수 있다. 안동시는 27일부터 다음 달 4일까지 성희여고 앞 낙동강변 둔치 일원에서 ‘안동 수(水)페스타’를 연다. 55m 길이 대형 튜브물썰매장과 중·대형 풀장, 물미끄럼틀, 수상물놀이장 등 다양한 물놀이시설을 준비했다. 단체 물총싸움과 물풍선게임 등 다양한 물놀이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더위를 식혀줄 수제맥주와 칵테일을 비롯해 다양한 먹거리도 판매한다. 밤에는 인기가수 공연이 축제 열기를 더욱 뜨겁게 만들 예정이다. 포항 영일대해수욕장에서는 27, 28일 이틀 동안 ‘영일대 샌드페스티벌’이 열린다. 해수욕장 모래를 이용해 만든 다양한 주제의 모래조각 작품을 전시하는 행사다. 주요 작품은 ‘포항의 성장·사랑 이야기 그리고 미래’다. 미국 사우스다코타주 러시모어산의 바위를 깎아 미국 대통령 4명의 얼굴을 조각한 ‘큰바위 얼굴’을 패러디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태준 전 포스코 명예회장, 축구선수 황희찬, 가수 전유진, 남대영 신부 등 포항 출신 인물을 모래조각으로 빚었다. 이 외 ‘로봇 태권V’와 ‘마징가Z’ 등 다양한 작품을 살펴볼 수 있다. 모래조각은 행사가 끝난 뒤에도 10월 7일까지 전시한다. 문경의 드라마세트장인 가은오픈세트장에서는 다음 달 9, 10일 ‘전설의 귀신 인(in) 문경 호러축제’가 개최된다. 2021년부터 매년 여름철이나 핼러윈 시즌에 맞춰 여는 축제는 세트장 내 고궁과 옛 마을을 재현한 공간에서 숨겨진 미션을 수행하는 방식으로 운영한다. 귀신 특수분장을 한 연기자들이 구간마다 참가자들을 놀래 주기 위해 숨어 있다. 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