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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는 전세사기 등을 당한 청년들의 부채를 줄여주는 ‘청년 신용회복 지원 사업’을 추진한다고 2일 밝혔다. 전세사기와 금융사기 등으로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청년들의 생활이 안정될 수 있게 재무상담과 신용회복 비용 등을 지원하는 것이 사업의 핵심 내용이다. 부산에 거주하는 18세부터 39세까지의 청년이 지원받을 수 있고, 시는 이를 위해 올해 총 4억 원의 사업비를 투입한다. 우선 시는 신용회복위원회를 통해 개인 워크아웃을 신청한 청년이 부채를 탕감하는 데 쓸 수 있도록 최대 100만 이내의 비용을 지원한다. 일반 청년은 총상환액의 5%, 전세사기 피해 청년은 총상환액의 10%를 지원받을 수 있다. 또 부채가 연체되지 않도록 비용을 지원한다. 최근 3개월 동안 소득이 있는 이들 중에서 부채가 연체될 가능성이 있거나 연체 이력이 있는 청년에게 2회에 걸쳐 최대 100만 원을 지원한다. 최근 3개월 평균소득 대비 월 부채 상환예정액 비율이 30%를 넘어서는 청년이 지원받을 수 있다. 다만 전세사기 피해 청년은 연체 가능성 등의 조건을 따지지 않고, 평균소득 대비 월 부채 상환예정액 비율이 20% 이상인 경우 지원받을 수 있다. 이 외에 청년들에게 재무 상담과 경제교육을 진행한다. 전문가가 청년들의 재무 상황을 진단한 뒤 소비와 지출을 관리해 준다. 이 같은 지원을 받으려는 청년은 부산청년희망신용상담센터를 통해 상담 신청을 하면 된다. 시 관계자는 “청년들의 경제적 자립을 위해 더욱 다양한 정책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화영 기자 run@donga.com}
부산시민 상당수가 낡은 구덕운동장 재개발을 찬성하지만 아파트를 지어 관련 재원을 마련하는 것에는 반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부산시는 구덕운동장 재개발 사업의 추진 방향을 정하기 위한 시민 여론조사를 벌인 결과 전체 응답자 중 64.9%가 재개발에 찬성한다고 답했다고 1일 밝혔다. 반대 의견은 16.7%였다. 시는 지난달 22일부터 29일까지 구덕운동장 근처의 서구 주민 500명과 그 외 지역 500명 등 18세 이상 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벌였다. 이번 조사는 설문지를 활용한 온라인 조사로 진행됐으며 95% 신뢰 수준에 표본오차 ±4.4%포인트다. 설문 응답자 중 42.6%가 ‘아파트 건립이 포함된 구덕운동장 재개발 사업 추진에 반대한다’고 답했다. 아파트를 지어 재개발 사업의 재원 마련 방식에 찬성한 이들은 29.7%였다. 앞서 시는 국토교통부의 도시재생 혁신지구사업 공모를 통해 구덕운동장을 축구전용 경기장과 아파트 단지 등으로 재개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가 주민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혔다. 시민들은 “시가 축구경기장 건립을 빌미로 아파트 개발을 추진해 구덕운동장의 공공성을 훼손하려고 한다”며 비판했다. 지난달 29일 국토부의 혁신지구사업 공모에서 아파트 건립이 포함된 부산시의 구덕운동장 재개발 사업은 탈락했다. 박형준 시장은 “혁신지구 사업으로 쇠락하는 원도심과 지역 경제를 살릴 수 있다고 기대했으나 공모사업에 선정되지 못해 안타깝다”며 “혁신지구사업을 통한 구덕운동장 재개발은 어렵게 된 만큼 시간을 갖고 새로운 방안을 신중하게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김화영 기자 run@donga.com}
인천 청라 전기차 화재 사고 이후 전기차 ‘포비아(공포증)’가 커지는 가운데 부산에서 유사한 화재에 대비한 소방 훈련이 실시됐다. 아파트 지하 주차장의 전기차에서 불이 날 경우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다. 층고가 낮은 지하 주차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차량 높이를 낮춘 신형 경형 펌프차도 이날 처음 공개됐다.● 아래쪽 물 분사부터 침수조 활용까지 40분 27일 오전 10시 반경 부산 부산진구 2600여 채 아파트단지 지하 주차장. 주민들이 전기차 아래에서 흰색 연기가 스멀스멀 올라오는 모습을 보곤 “불이야 불이야” 외쳤다. 이내 아파트 전역에 요란한 화재 경보음이 울렸고, 5분 뒤 방화복 차림의 소방대원 10여 명이 현장에 도착했다. 대원 4명이 옥내 소화전에서 끌어온 소방호스에 상방방사관창을 연결해 연기가 피어나는 차량 아래에 집어넣었다. 상방방사관창에서 위쪽으로 물줄기가 뿜어져 나왔다. 전기차는 하부 배터리팩에 불이 붙으면 순식간에 배터리 온도가 1000도까지 치솟는 ‘열폭주 현상’이 발생한다. 상방방사관창은 이때 배터리의 열을 식혀주기 위해 여러 노즐로 지속해 물을 공급하는 장치다. 다른 대원들은 특수 코팅이 돼 불에 타지 않는 성질을 가진 질식소화덮개로 차량을 덮었다. 산소가 유입돼 불길이 커져 인근 다른 차들로 옮겨붙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지게차와 견인차로 화재 차량을 아파트 밖으로 끌어낸 뒤 주변에 이동식 침수조를 설치했다. 차량 하부가 충분히 잠길 만큼 물을 채웠다. 침수조는 전기차를 물에 오랫동안 담가 배터리팩의 열을 충분히 식혔다. 훈련은 약 40분간 이어졌다. 부산소방본부 관계자는 “전기차는 불이 꺼진 것처럼 보여도 계속 재발화하는 특성이 있어 많은 물을 지속해서 투입해야 한다. 침수조로 완전히 불을 끄는 데 짧게는 4시간, 길게는 8시간 넘게 걸린다”고 말했다.● 높이 낮춘 신형 경형 펌프차 첫 배치 이날 부산소방본부는 차량 높이를 기존 것보다 낮춘 경형 펌프차를 처음 공개했다. 전국 소방관서에 배치된 펌프차의 최고 높이는 2.35m다. 부산소방본부는 이달 14일 2.19m로 높이를 낮춘 펌프차를 제작해 이날 처음 선보였다. 차량 윗부분 경광등 크기를 줄이고, 뒤편 적재함의 높이를 낮췄다. 여태껏 오래된 아파트 주차장에서 화재가 발생할 경우 기존 펌프차가 진입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었다. 최근 지어진 아파트는 최고 높이가 2.7m 이내인 차량은 진입할 수 있지만, 옛날 아파트는 최고 높이 2.3m가 넘으면 들어갈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날 훈련에 배치된 펌프차는 견인차에 이끌려 밖으로 옮겨지는 화재 차량에 소방 용수를 분사했다. 이동 중 불씨가 되살아나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다. 경형 펌프차에 적재된 700L의 물을 모두 쓰게 되면, 야외에 대기 중인 대형 펌프차의 소방용수(최대 3000L)를 소방호스로 경형 펌프차까지 끌어와 발화 지점에 뿌릴 수 있다. 대형 펌프차가 진입하지 못하는 좁은 지하나 야산 등에서 경형 펌프차가 ‘송수 허브’ 역할을 하는 셈이다. 부산에는 경형 펌프차가 10대 배치돼 있다. 부산소방본부는 최고 높이를 낮춘 펌프차가 현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으면 나머지 9대의 펌프차의 높이도 낮게 정비할 예정이다. 김화영 기자 run@donga.com}
“○○대학교 ○○학과 22학번 겹지인 찾습니다. 이○○, 조○○, 백○○ 등등.” 27일 취재팀이 확인한 딥페이크 관련 텔레그램 대화방에는 이 같은 글이 여럿 올라왔다. 대화방 참가자들이 서로 공통적으로 아는 지인들의 사진을 합성해 성착취물을 만드는 정황이 포착된 것이다. 참가자는 175명이었는데 여러 여성의 신상과 사진이 올라와 있었다. 일부는 미성년자, 가족, 친척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연예인 등 유명인뿐만 아니라 평범한 시민도 딥페이크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사진을 비공개로 전환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선배, 선생님, 동생까지 ‘성착취물’ 합성 취재팀이 확인한 한 텔레그램 대화방은 170여 명의 참가자가 지난해 9월 7일부터 지인의 사진을 포르노와 합성해 영상, 사진을 만들어 공유해 왔다. 이 방은 ‘방에 입장하면 지인 사진 하나씩 올리기’ 등의 규칙을 정한 뒤 지키지 않으면 방에서 쫓아내는 식으로 운영했다. 그 때문에 성착취물을 계속 보려는 참가자들은 수시로 지인의 사진, 이름, 나이, 거주지 등의 정보를 올리고 음담패설을 이어갔다. 일부는 “우리 학교 선배인데 전교 부회장까지 했다”, “우리 학원 선생님인데 어떻냐”고 밝혀 가까운 지인의 사진을 올렸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또 다른 참여자는 여성 사진을 올리며 “얘는 어떻냐. 합성 사진도 있는데 원하면 보여주겠다”며 다른 참가자들의 반응을 물었다. 함께 사는 가족을 성착취물 대상으로 삼은 참가자도 있었다. 한 참가자는 “여동생 능욕 가능하신 분”이라며 한 여학생이 침대에 누워 있는 사진 5장을 올렸다. 참가자의 실제 여동생으로 추정됐다. ● 중고교 확산, ‘딥페이크 피해 지도’까지 등장 딥페이크 성착취물은 최근 급속도로 확산 중이다. 중학교, 고등학교는 물론이고 대학, 군대에서도 관련 사건이 벌어졌다. 5월엔 서울대 출신 남성 2명이 서울대 동문 여성 12명을 포함해 60여 명의 사진을 합성해 성착취물을 제작·유포한 ‘서울대 N번방’ 사건이 벌어졌다. 이달 중순엔 인하대에서 유사한 사건이 발생했다. 현역 군인 추정 참가자들을 포함해 900명이 넘는 인원이 여군을 ‘군수품’이라고 폄훼하며 딥페이크 합성물을 제작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27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전국 초중고교를 점검한 결과 최소 40곳에서 딥페이크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가해 학생이 교사의 딥페이크 합성물을 만든 후 교사 실명, 개인 전화번호를 불특정 다수에게 유포한 경우도 있다. 서울뿐 아니라 지방에서도 관련 사건이 적발되고 있다. 영남 일대 학교에도 학생들의 딥페이크 합성물이 퍼졌다는 제보가 들어왔고, 부산경찰청은 딥페이크 관련 성범죄 사건 10여 건을 수사 중이라고 27일 밝혔다. 대부분 관내 학교에서 발생한 것으로 검거된 가해자들은 상당수 10대인 가운데 일부는 촉법소년이었다. 온라인에는 학생 등이 딥페이크 범죄 발생 학교들을 찾아내 그래픽으로 만든 ‘텔레그램 딥페이크 피해 지도’까지 올라왔다.● 전문가 “강력한 처벌 필요해”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딥페이크 성착취물을 제작해 유포하는 경우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11조 1항에 따라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할 수 있다. 만약 성착취물 대상이 성인이거나 미성년자임이 입증되지 않았을 경우 성폭력범죄처벌특례법 제14조의 2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구태언 법무법인 린 변호사는 “텔레그램을 이용한 범죄는 추적이 어려워 수사력이 많이 드는 반면 미성년자 피의자들에 대한 처벌은 솜방망이 수준”이라며 “경찰이 엄정하게 수사하고 처벌한다는 점을 대중에 알리고 정부에서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명주 서울여대 정보보호학과 교수는 “인공지능(AI), 온라인 기술들만 발전하고 관련 제도와 윤리는 발전하지 못했다. 예방 교육과 강력한 처벌이 수반돼야 한다”고 했다. 손준영 기자 hand@donga.com최예나 기자 yena@donga.com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
부산에서 40대 남성이 또래 남성에게 흉기를 휘두른 뒤 달아나는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27일 부산경찰청과 부산 서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10시 반경 부산 서구 한 아파트 단지 앞 거리에서 40대 남성이 또 다른 40대 남성에게 흉기를 휘두른 뒤 도주했다. 근처를 지나던 행인이 흉기에 맞아 고통을 호소하며 거리에 쓰러진 남성을 발견해 경찰과 119에 신고했다. 피해자는 흉기에 등 부위가 약 5㎝ 찔려 병원 치료를 받고 귀가했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흉기를 휘두른 뒤 현장을 떠난 가해자의 소재를 파악하고 있다. 가해자의 범행 동기 등은 현재까지 드러나지 않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가해자가 흉기를 미리 소지하고 피해자를 만났는지 등의 구체적인 내용은 추가 조사를 통해 확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사건이 발생한 근처 아파트 주민들은 불안감을 토로했다. 한 주민은 “중고교생이 학원을 마치고 귀가하는 시간 아파트 단지 근처에서 흉기 사건이 발생해 구급차와 경찰차가 출동했다. 많은 피해자가 발생할까 봐 걱정됐다”고 말했다.김화영 기자 run@donga.com}
부산그린트러스트와 부산국제어린이청소년영화제는 24일 부산 해운대구 APEC나루공원에서 ‘제3회 어린이 기후정의 미래숲 조성’ 행사를 열었다고 26일 밝혔다. 두 기관은 어린이 해방선언 100년이었던 2022년 나루공원 북단에 약 400㎡ 규모의 미래숲을 조성해 매년 100그루의 나무와 꽃 등을 심기로 했다. 2022년에 2m가 넘는 곰솔 등 키 큰 관목이 식재됐고, 지난해부터 키 큰 나무 아래 비어 있는 공간에 작은 나무가 추가되고 있다. 올해는 동백나무와 홍가시나무 등 80그루의 상록수와 활엽수를 심었다. 부산그린트러스트는 다양한 식물을 심으며 미래 세대인 어린이에게 기후 위기로부터 안전한 세상을 물려주자는 각오를 다지기 위해 매년 이와 같은 캠페인을 벌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까지는 부산시의 공원녹지민관협치 사업 예산 약 400만 원으로 행사를 열었다. 그러나 올해 시의 관련 보조금이 전액 삭감돼 행사를 치르지 못할 위기에 놓였고, 주최 측은 시민 모금으로 행사 비용을 마련했다. 6월 25일 미래숲 조성을 위해 시민 모금 안내 글을 포털사이트에 올리자 반나절 만에 342명이 기부에 참여해 목표액 200만 원이 모였다. 여기에 재단법인 부산형사회연대기금이 200만 원을 추가로 기부해 400만 원의 예산이 마련됐다. 이성근 부산그린트러스트 상임이사는 “매년 약 100그루의 나무를 어린이의 이름으로 심고 앞으로 100곳의 미래숲을 더 조상할 예정”이라며 “캠페인이 계속되려면 시민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화영 기자 run@donga.com}
“청년 예술인과 함께 산복도로 마을에 활력을 불어넣겠습니다.” 김진홍 부산 동구청장(67)은 23일 청장 집무실에서 가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올 5월 말 부산문화재단과 업무협약을 맺고 ‘빈집 활용 창작 공간 조성 및 운영 지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 사업의 핵심은 빈 주택과 활용도가 다한 도시재생 거점시설을 청년 예술가에게 무상으로 제공하고 이들이 이곳에 오랫동안 머물며 작품활동을 하도록 하는 것이다. 부산항이 내려다보이는 노후 주택에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들이 지내고 있다는 입소문이 나면 국내외 관광객이 몰려올 것으로 기대했다. 비싼 임대료 탓에 작업공간을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청년 예술가, 젊은층이 떠난 뒤 활기가 사라진 산복도로(산 중턱을 지나는 도로)변에 마을이 서로 상생할 수 있는 기회라는 것이다. 김 구청장은 “마을 구석구석에 미술 작품이 설치되고 거리 음악 공연도 펼쳐져 마을 전체에 활기가 돌지 않겠느냐”며 “예술가들이 어르신 등 주민에게 악기를 가르쳐주는 것은 물론이고 마을 주민이 참여하는 예술 프로젝트도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사업은 2027년 6월까지 진행된다. 동구에서는 빈집 문제가 큰 골칫거리였다. 주거 환경이 열악한 산복도로 주택에 젊은층이 입주를 꺼리면서 해마다 빈집이 늘었고, 현재는 노인 혼자 거주하는 주택이 많다. 비어 있는 산복도로 주택이 1200채에 달한다고 한다. 부산시가 주민의 경제적 자립 등을 돕기 위해 2010년부터 동구에 조성한 마을회관 형태의 도시재생 거점시설도 10여 곳 가운데 절반이 비어 있다. 수익이 없는 시설에 지원금도 끊기자 방치되는 곳이 늘어났다. 김 구청장은 “빈집이 우범지대로 전락한다는 지적이 잇따르지만 지자체가 개인 재산인 주택을 강제 철거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며 “이를 문화 예술을 통해 해결해 보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구는 빈집 업무를 전담하는 전문 임기제 공무원도 두고 있다. 그는 “이 직원은 노후도와 위험도에 따라 빈집을 A∼D 등급으로 나눠 철거가 시급한 곳을 우선 매입해 주거지 주차장 등으로 조성 중”이라고 했다. 김 구청장은 ‘생활 밀착형 정책’에도 힘쓰고 있다고 밝혔다. 한 예로 ‘모기콜센터’(1668-0052) 정책은 호평을 받고 있다. 센터의 ‘모기특공대’는 주민이 모기, 빈대 등 해충의 방역을 요청하면 신속하게 출동해 유충 서식지 등을 소독하고 주민에게 해충 재발 방지법 등을 안내한다. 김 구청장은 “대부분 지자체는 보건소를 통해 광범위한 곳의 소독 작업만 한다. 전문 방역요원 2명으로 꾸려진 모기특공대는 주민의 전화를 받는 즉시 오토바이를 타고 긴급 출동해 현장을 소독한다”고 말했다. 또 동구의 주요 아파트 단지와 행정복지센터에서 칼을 갈아주고 우산을 수리하는 사업도 펴고 있다. 김 구청장은 “번지르르한 대형 건물이나 공원을 조성한 것을 치적이라 생각하지 않는다”며 “주민들은 무뎌진 주방용 칼을 잘 갈아주고, 모기 걱정 없이 편안하게 잠들 수 있도록 도와 주는 것을 지자체에 진심으로 바라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구의원으로 정치에 입문한 김 구청장은 2014년부터 2022년까지 재선 부산시의원을 거쳐 2022년 7월 부산 동구청장에 당선됐다. 김화영 기자 run@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이 본격화되면서 강원 지역의 한 기숙형 고교에서 전교생의 30%가량이 확진되는 등 집단감염 사태가 다시 나타나고 있다. 8월 셋째 주 코로나19 입원 환자는 1444명으로 증가세가 둔화되긴 했지만 올 들어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22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이달 11∼17일 전국 220개 표본감시 병원의 코로나19 입원환자 수는 전주 대비 5.7% 증가한 1444명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입원환자 수는 6월 넷째 주(23∼29일) 63명에 불과했으나 7월 들어 급증하기 시작해 7월 넷째 주(21∼27일) 474명, 8월 둘째 주(4∼10일) 1366명 등으로 급증했다. 전문가들은 검사를 안 받거나 입원하지 않은 경증 환자까지 포함할 경우 확진자 수는 20만 명 안팎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이날 코로나19 관계부처 회의에서 “여름철 유행은 이번 주나 다음 주 이후 감소 추세를 보이며 정점에서의 확진자는 당초 예상한 35만 명보다 규모가 작을 것”이라고 밝혔다. 질병청은 증가세 둔화 등을 감안해 거리 두기 등 위기 단계를 상향하진 않을 방침이다. 하지만 초중고 개학이 코로나19 재확산 시기와 겹치면서 학생과 학부모들은 집단 감염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강원의 한 기숙형 고교에선 지난주 개학 이틀 만에 첫 확진자가 나왔고 이후 누적 확진자가 학생의 30%에 달하는 49명으로 급속히 늘었다. 급식실 다시 칸막이, 병원들 마스크 의무화개학 앞두고 코로나 확진 급증교장 재량으로 ‘등교 중지’ 학교도감염취약 고령자 많은 요양원 비상중증환자 증가 따른 과부하 걱정22일 전북 전주시 완산구 효자동 우전초등학교. 학생들이 식사를 하는 식생활관 식탁에는 투명한 비말 방지 칸막이가 설치돼 있었다. 2학기 개학을 앞두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이 본격화되자 학교 측이 과거에 사용했던 칸막이를 다시 설치한 것이다. 전북도교육청 관계자는 “우전초의 경우 전교생 중 5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등교하지 않는 중”이라며 “강제는 아니지만 학생 보호를 위해 자발적으로 칸막이를 설치하는 학교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일선 초중고교에선 코로나19 재확산이 개학 시기와 겹치며 교사와 학생, 학부모 등의 혼란이 커지고 있다. 그럼에도 교육부는 “보건당국에서 방역 수칙을 강화하지 않는 이상 강제성 있는 조치를 취할 수 없다”며 확진자 등교 중지, 마스크 착용 여부 등을 모두 일선 학교에서 결정하도록 하고 있다.● 서울 595명, 경남 900명 등 초중고 확진자 속출 지난주부터 개학한 전국 초중고에선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하며 학생과 학부모의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22일까지 서울 내에서 초중고생 595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의 경우 관내 초중고에서 21일 기준으로 약 300명이, 경남은 20일 기준으로 약 900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전국 시도교육청에는 코로나19 관련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확진 시 등교 여부에 대한 질의가 많은데 올 5월 코로나19의 위기단계가 ‘경계’에서 ‘관심’으로 내려가며 확진자 격리 의무가 사라져 ‘등교 중지’ 여부는 학교장 재량에 달려 있는 상황이다. 교육부가 16일 “확진 판정을 받은 경우 고열과 호흡기 증상이 심하면 등교하지 않을 것을 권고한다”는 내용의 가이드라인을 발표했지만 강제성은 없다. 학부모마다 의견도 다르다. 일부 학교는 교장 권한으로 ‘확진자 등교 중지’ 방침을 공지했는데 일부 학부모들이 “등교 중지는 지나치다”며 교육청에 민원을 넣었다고 한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자녀가 확진됐는데 집에서 돌보기 어려워 등교시키고 싶다는 학부모도 있다”고 말했다. 무더위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마스크 착용을 강제하기도 어렵다. 재학생의 30%가량이 확진된 강원 지역의 한 기숙형 고교의 경우 교사와 학생 모두 마스크를 착용한 채 수업하고 있지만 이는 예외적인 경우다.● 일부 병원 자체적으로 마스크 의무화 고령자와 기저질환자가 많이 찾는 병원 등도 비상이 걸렸다. 전남에선 이달 들어 코로나19 확진자가 10명 이상 발생한 곳이 19곳인데 대부분 요양병원과 요양원 등이다. 질병관리청은 14일 “병원 등 감염 취약시설에선 종사자와 방문자 모두 마스크 착용을 강력하게 권고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후 대형병원들은 ‘발열 또는 호흡기 증상이 있다면 마스크를 착용해 달라’ 등의 게시물을 내부에 부착하고 있다. 자체적으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병원도 생겼다. 서울 동작구 한 병원은 최근 “병원 내부 출입 시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출입을 금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고령자의 경우 코로나19에 걸리면 중증이 되거나 사망할 확률이 일반인보다 훨씬 높다. 올해 코로나19 입원 환자 1만5224명 중 65.6%(9991명)가 65세 이상이다. 80대 이상 고령자의 경우 코로나19 치명률이 0.73%로 전체 평균(0.05%)의 15배에 육박한다. 21일엔 전날 경기 부천시 자택에서 쓰러진 90대 노인이 온열질환과 코로나19가 겹쳐 사망하기도 했다. 의료계에선 보건당국의 예상대로 다음 달 코로나19 확진자가 감소세로 돌아서더라도 중증 환자로 인한 병원 과부하는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 확진 뒤 각종 합병증으로 이어져 중환자실로 가는 고령 환자들이 많다”며 “확진자 증가세가 꺾인 후에도 중증 환자는 당분간 늘 수 있기 때문에 보건당국이 의료체계 안정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원주=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전주=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
“뜻깊은 공간에서 실컷 웃고 위로도 얻었습니다.” 2일 오전 부산 동구 좌천동 동구문화플랫폼 입구. 표애리 씨(41)는 “초등학생 자녀와 시간 가는지 모를 정도로 재밌게 전시회를 즐겼다”며 이 같은 소감을 전했다. 전시관에 입장하자 “킥킥”, “크크” 터질 듯한 웃음을 겨우 참는 소리가 곳곳에서 새어 나왔다. 관람객들은 전시를 위해서 설치된 가벽에 부착되거나 앞에 놓인 작품을 휴대전화로 촬영하면서 즐거워했다. 전시회를 연 키크니 작가는 ‘무엇이든 사연을 그려 드린다’는 코너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운영하면서 많은 팬을 확보했다. “소방관입니다. 멋지게 불 끄는 모습을 그려 주세요”라는 요청에 작가는 화재를 진압하는 소방관을 그려 올리는 대신 침대에 누워 벽면 전등의 스위치를 발가락으로 눌러 끄는 중년의 모습을 게재해 많은 이들을 웃게 했다. ● 17년 방치된 역사, 38억 원 들여 문화 공간 조성 이날 키크니 작가의 SNS에 올라온 평면 형태의 그림은 인형과 가구 등을 활용해 꾸민 설치 작품으로 전시됐다. 작품을 보다 감동한 듯 눈물을 훔치는 관람객도 있었다. 한 시민은 ‘백내장을 앓던 반려견이 세상을 떠났는데, 눈이 안 보여 무지개다리를 잘 건널 수 있을지 걱정’이라는 사연을 보냈고, 키크니 작가는 주인을 달래는 반려견이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무지개다리를 건너는 모습을 그림 영상으로 내보냈다. 부산 동구 관계자는 “116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SNS가 주요 작품 무대였던 작가의 오프라인 전시회 개최 소식에 이곳을 찾는 관람객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했다. 동구에 따르면 올 6월 1일 시작한 키크니 작가의 개인전 ‘일러바치기 인(In) 부산’을 관람하기 위해 평일에는 일평균 300명, 주말에는 1000여 명의 관람객이 동구문화플랫폼을 찾고 있다. 상당수 관람객은 이곳이 얼마 전까지 아무도 찾지 않는 옛 역사(驛舍)였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놀랐다. 동구문화플랫폼은 고속철도(KTX) 개통 전까지 부산시민이 경부선과 동해남부선을 이용하기 위해 거치던 부산진역 건물이었다. 이 역사는 1920년대 건립된 뒤 무궁화호 등을 이용하던 이들로 붐볐으나 KTX가 개통되고 옛 열차가 더는 서지 않으면서 2005년 문을 닫았다. 이후 17년 동안이나 방치됐다. 2012년 ‘부산비엔날레’ 전시를 위해 일회성으로 활용됐지만 상시 활용 방안을 찾지 못했다. 한때 인근 국가철도공단 부지와 함께 18층 규모의 오피스텔 건립이 추진되기도 했지만 난개발을 우려한 동구가 건축심의를 반려해 계획이 무산됐다. 역사가 전시문화 공간으로 꾸며져 새롭게 문을 연 시기는 2022년 4월. 동구는 많은 이들로 북적댔던 공간을 시민에게 되돌려 주고자 38억 원을 들여 역사를 개·보수했다. 1년 내내 시민이 예술가와 어울려 소통하는 장으로 이곳을 운영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예술 마니아 아닌 온 가족 즐기는 공간으로” 5348㎥(약 1617평) 부지에 조성된 동구문화플랫폼은 크게 상설전시관과 야외광장, 커피박물관 등으로 나뉜다. 옛 역사 내부에 자리 잡은 전시실에서는 볼로냐 그림책 일러스트 특별전을 시작으로 팝아트 전시회와 사진전 등이 잇따라 열렸다. 야외광장에서는 부산지역 음악가들의 버스킹과 줄타기, 뮤지컬 공연 등이 개최됐다. 커피박물관에는 익명의 시민이 기부한 로스터와 그라인더 등 커피 관련 물품 2000여 점이 전시돼 커피 애호가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동구문화플랫폼은 지난해 ‘로컬 100’에 선정됐다. 로컬 100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역 내 매력적인 명소, 콘텐츠 등 100가지를 선정해 홍보하는 사업이다. 유인촌 문체부 장관은 지난달 19일 이곳을 찾아 키크니 작가의 전시회를 관람했다. 관람객의 만족도는 높다. 전북 전주에서 휴가를 위해 부산에 왔다가 인터넷 검색을 통해 우연히 방문했다는 김도원 씨(35)는 “폐역사를 전시관으로 활용한 사례는 유례를 찾기 어렵지 않냐”며 “의미 있는 공간에서 좋아하는 작가의 전시를 볼 수 있어 뜻깊었다”고 했다. 동구는 앞으로 야외광장 공연은 자제하기로 했다. 관람객이 미술 작품 관람에 집중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전시기획을 총괄하는 이혜미 동구 주무관은 “키크니 전시의 흥행으로 관람객이 어떤 전시를 보길 원하는지 파악됐다”며 “유명 웹툰 작가 등이 참여하는 전시를 열어 예술 마니아층보다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작가와 만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열 것”이라고 말했다. 동구는 ‘옛 부산진역사’를 주제로 한 기획전시를 내년에 개최할 예정이다. 6·25전쟁 이후 많은 인파로 붐비던 옛 부산진역사와 인근 수정시장 등의 모습이 담긴 사진과 영상 자료 등을 수집하고 있다. 동구문화플랫폼을 더욱 활성화하기 위한 국비 지원 요청도 검토하고 있다. 김진홍 동구청장은 “역사 공간 임차료(3억3000만 원)와 인건비를 포함해 연간 운영비로만 10억 원의 구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며 “전국에서 많은 이들이 몰리는 만큼 더욱 다양한 전시 공연 콘텐츠를 운영할 수 있도록 국비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
에너지시민연대는 부산시와 함께 22일 오후 부산 광안리해수욕장 일원에서 ‘제21회 에너지의 날 in 부산’ 행사를 개최한다고 21일 밝혔다. 에너지의 날은 에너지 절약의 중요성을 국민에게 강조하기 위해 2004년 제정됐다. 매년 8월 22일 낮 1시간 동안 에어컨 설정 온도 2도 올리기와 오후 9시부터 5분간 끄기 등의 전 국민적 캠페인이 시행된다. 에너지시민연대는 에너지의 날 첫 번째 행사로 22일 오후 1시 부산 부산진구 부산연구원 대회의실에서 부산시와 부산시의회 주요 인사가 참여한 가운데 기후 위기 대응에 관한 토론회와 퍼포먼스를 진행한다. 이어 오후 4시부터 광안리해변 만남의 광장에서 에너지 절약 실천의 중요성을 알리는 거리 캠페인을 연다. 또 오후 7시 반부터 9시까지 광안리해변에서 ‘불을 끄고 별을 켜는 별빛 음악회’를 개최한다. 오카리나와 재즈 음악이 이곳에서 연주된다. 오후 9시부터 5분간 광안대교 경관조명 전체를 소등하는 행사를 끝으로 이날 기념행사가 마무리된다. 광안대교와 함께 부산시청과 부산타워, 영화의 전당 등의 조명이 이날 5분 동안 일제히 꺼진다. 약속된 5분의 소등으로 시민들이 에너지의 중요성을 체감하도록 마련된 행사다. 에너지시민연대 관계자는 “많은 시민이 기념 행사에 동참한다면 클린에너지 도시 부산의 위상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화영 기자 run@donga.com}
중학생들이 인공지능(AI) 기술을 악용해 동급생과 교사가 등장하는 음란물을 만들어 배포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21일 부산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부산경찰청은 최근 부산의 한 중학교 학생 4명에 대한 고소장을 접수하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교육청과 경찰은 이들이 올 6월 같은 학교 학생 16명과 다른 학교 학생 2명, 교사 2명 등 총 20명의 얼굴 사진에 인터넷 음란물 사이트에서 내려받은 타인의 신체를 합성한 음란 사진을 제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렇게 만든 사진 80여장을 카카오톡 대화방에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시교육청은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학폭위)를 열어 음란 사진 제작을 주도한 중학생에 대해 출석정지 12일과 학급 교체 등의 징계 처분을 했다. 나머지 3명에 대해서는 20일의 출석정지 처분을 내렸다. 이와 함께 교권보호위원회를 열어 4명의 학생에게 교내 봉사활동 4시간을 이수할 것을 주문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현재까지 음란 사진은 단체 대화방 외 외부로 유포되지 않았고 대화방에 공유된 사진들은 삭제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부산에서는 최근 유사 범죄가 잇따랐다. 6월 부산 강서구 한 고등학교에서는 같은 학교 학생의 얼굴을 합성한 음란물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고 판매한 학생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 학교에서는 5월에도 한 학생이 동급생의 얼굴을 AI 기술로 합성한 뒤 SNS에 유포해 경찰 수사를 받았다.김화영 기자 run@donga.com}
일면식도 없는 여성의 얼굴을 걷어차며 무차별 폭행한 축구 선수 출신 40대 남성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20일 부산지법 형사7부(부장판사 신헌기)는 강도살인 미수 혐의로 기소된 권모 씨의 선고 공판에서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살인의 고의가 없었다고 하지만 예전에 축구 선수였던 피고인이 발로 상당 시간 (누군가를) 폭행하면 어떻게 되는지 더 잘 알 것”이라며 “피고인이 우울증 등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는 생각이 들지만 범행 내용이 너무 좋지 않다”고 판시했다. 이어 “범행 횟수나 내용을 보면 미필적으로나마 살인의 고의가 있었다고 볼 수 있어 검찰이 구형한 무기징역에 상응하는 처벌을 할 수밖에 없다”며 “다만 살인 미수에 그쳐 법정형인 무기징역에서 감형했다”고 덧붙였다. 권 씨는 앞선 재판에서 “만취 상태에서 범행을 저질러 살해의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검찰은 “권 씨는 2008년 강도강간죄로 징역 7년을 복역했고, 출소 후 6개월 만에 편의점에서 강도를 벌여 다시 징역 5년을 받았다. 재차 범행을 저지르는 권 씨에게 법질서 준수 의식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검찰의 공소사실에 따르면 권 씨는 올 2월 6일 오전 5시 20분경 부산 서구 한 거리에서 일면식 없는 20대 여성을 흉기로 위협해 골목길로 끌고 가 금품을 빼앗은 뒤 달아났다가 경찰에 긴급체포됐다. 반항하는 여성을 무차별 폭행했고 이 과정에서 농구화를 신은 발로 여성의 머리를 세게 걷어차기도 했다. 여성은 턱뼈가 골절되는 중상을 입었다. 권 씨는 기소된 뒤 5월부터 진행된 재판에 공황장애 등의 이유로 세 차례 연속 불출석했다. 재판부가 피고인 없이 재판을 진행하겠다고 경고하자 지난달 19일에야 법정에 나왔다. 이달 13일에 계획된 선고일에도 불출석해 선고가 연기됐다. 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
올여름 처음 한반도로 접근하는 제9호 태풍 ‘종다리’가 북상하며 제주도 등 남부지방에 강풍과 함께 많은 비를 뿌렸다. 특히 태풍 접근 시기가 연중 해수면이 가장 높아지는 백중사리 기간과 겹치면서 정부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비상 1단계를 가동했고, 지방자치단체들은 해안가 접근을 통제하며 인근 주민에게 대피 명령을 내렸다. 20일 기상청에 따르면 종다리는 이날 오후 6시경 제주 서쪽 약 100km 해상을 통과했다. 제주도는 모든 해안가에 대피 명령을 내려 접근을 통제했고, 오후 4시 이후 모든 여객선 운항을 중단했다. 최대 초속 30m(시속 약 108km)의 강풍이 불면서 오후 6시까지 항공기 80여 편이 지연 운항했다. 제주에는 시간당 30∼50mm의 폭우가 내렸고, 일부 제주 산지에는 100mm의 물폭탄이 쏟아졌다. 이후 종다리는 서해로 북상했는데 전남도는 태풍 접근 전 여객선 운항을 전면 중단하고 배 2만7000여 척을 대피시켰다. 기상청에 따르면 종다리는 20일 오후 9시경 전남 신안군 흑산도 동남쪽 해상 30km 지점에서 열대성 저기압으로 약화됐다. 하지만 이후에도 강풍과 비를 동반한 저기압의 형태로 북상하며 전국에 비를 뿌릴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21일까지 수도권과 남해안, 지리산 부근에 최대 100mm가량의 비가 내릴 것으로 보고 있다. 태풍 ‘종다리’ 북상에 해안 주민 대피령-여객선 운항 중단태풍 소멸후에도 호우 이어져수도권 등 최대 100㎜ 쏟아질듯서울 이달 30일까지 열대야 지속온열질환자 급증해 역대 두 번째제9호 태풍 종다리는 20일 오후 6시경 제주 서쪽 약 100km 해상을 통과할 때 중심기압 1000hPa(헥토파스칼), 중심 부근 최대 풍속 초속 18m(시속 약 65km)로 태풍의 기준인 초속 17m(시속 약 61km)를 약간 넘는 수준이었다. 강풍반경도 약 140km인 소형 태풍이었으나 올여름 첫 태풍인 데다 해수면 수위가 연중 가장 높아지는 백중사리 기간(20∼23일)이어서 정부와 지자체들은 해안가 주민들에게 대피명령을 내리고 밤새 비상근무 태세를 유지했다. 또 여객선 운항을 전면 중단하고 어선 등을 대피시켰다.● 태풍 접근해 프로야구 경기 중단 태풍 종다리는 이날 오후 6시까지 삼각봉에 99mm의 폭우를 내리는 등 제주 전역에 많은 비를 퍼부었다. 최대 순간풍속도 삼각봉의 경우 초속 29.9m(시속 108km)에 달했지만 다행히 큰 피해 없이 제주도를 통과했다. 다만 광주에선 태풍이 북상하면서 폭우가 쏟아지자 오후 6시 반부터 열린 프로야구 롯데와 KIA의 경기가 4회초 중단됐다. 또 태풍이 접근하면서 부산을 비롯해 경남 창원 통영 사천 거제시와 고성군 등에 폭풍해일주의보도 발령됐다. 기상청은 20일 밤 소멸된 태풍이 열대성 저기압으로 바뀌어 21, 22일 전국적으로 비를 내리게 할 것이라고 예보했다. 21일까지 예상 강수량은 서울 등 수도권 30∼80mm(경기 남부 100mm 이상), 충청권과 호남권 30∼80mm(전남 해안 등 100mm 이상), 영남권 30∼80mm(경남 남해안 등 100mm 이상) 등이다. 22일 예상 강수량은 수도권과 충청권 10∼50mm, 강원 동해안 5∼30mm, 호남권과 영남권 5∼40mm, 제주 10∼40mm 등이다. 기상청은 20∼23일이 백중사리 기간인 만큼 태풍이 소멸된 후에도 비가 오는 동안에는 해안가 접근을 삼갈 것을 권고했다. 일반적으로 강한 태풍이 한반도를 덮치면 무더위의 기세가 꺾이지만 태풍 종다리는 세력이 크지 않은 데다 남쪽의 따뜻하고 습한 공기를 한반도에 끌고 와 당분간 폭염과 열대야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 관계자는 “서울의 경우 21, 22일은 최고기온이 31도까지 내려가지만 23일부터 다시 올라가 25일 이후 최고기온이 33도가량으로 유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장 열대야 기록을 경신 중인 서울은 20일 오전까지 30일 연속으로 밤사이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인 열대야가 나타났는데 기상청은 이달 30일까지 계속 열대야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온열질환자도 급증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해 온열질환자 수는 5월 20일부터 이달 19일까지 2890명으로 집계돼 역대 두 번째로 많았던 지난해 기록(2818명)을 넘어섰다. 온열질환자가 가장 많았던 2018년 기록은 4526명이다.● 울산에 최대 142mm 물폭탄 한반도가 본격적으로 태풍의 영향권에 들어가기 직전인 20일 오전에는 울산과 부산 등에서 기상청도 예상하지 못했던 ‘극한 호우’가 쏟아져 차량이 침수되고 주민들이 고립되는 등 피해가 이어졌다. 이날 오전 울산 울주군 온산공단 일대에는 천둥 번개를 동반한 최대 142mm의 비가 쏟아져 차량 15대가 물에 잠겼다. 순식간에 물이 차올라 미처 대피하지 못한 운전자들은 비상등을 켜고 구조를 기다려야 했다. 출근길에 물폭탄을 만난 최모 씨(48)는 “온산국가산단을 지나가는 중 갑자기 폭우가 쏟아지면서 도로가 침수됐다”며 “일부 차량은 물에 완전히 잠겼고 운전자가 스스로 탈출하는 모습도 보였다”고 했다. 이날 오전 부산에도 강한 비가 내리며 금정구 장전동 온천2호교 아래 있던 60대 남성이 갑자기 불어난 물에 고립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 구조대원은 다리에서 밧줄로 남성을 끌어올리고 귀가시켰다. 이 남성은 더위를 피해 하천 중간에 있는 돌무더기에서 잠을 자다 기습 폭우에 고립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오전 경남 양산시 덕계동의 산업단지 조성 현장에서는 토사가 도로 위로 쏟아져 양산시와 경남도, 산단 관계자들이 장비를 투입해 현장을 복구하기도 했다. 김소영 기자 ksy@donga.com제주=송은범 기자 seb1119@donga.com울산=최창환 기자 oldbay77@donga.com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제9호 태풍 종다리는 20일 오후 6시경 제주 서쪽 약 100km 해상을 통과할 때 중심기압 998hPa(헥토파스칼), 중심 부근 최대 풍속 초속 18m(시속 약 65km)로 태풍의 기준인 초속 17m(시속 약 61km)를 약간 넘긴 수준이었다. 강풍반경 약 140km인 소형 태풍이었으나 올여름 첫 태풍인 데다 해수면 수위가 연중 가장 높아지는 백중사리 기간(20~23일)이어서 정부와 지자체들은 해안가 주민들에게 대피명령을 내리고 밤새 비상근무 태세를 유지했다. 또 여객선 운항을 중단하고 어선 등을 대피시켰다.● 전국에 최대 100mm 폭우 예보태풍 종다리는 이날 오후 6시까지 삼각봉에 99mm의 폭우를 내리는 등 제주 지역에 많은 비를 퍼부었다. 최대 순간풍속도 삼각봉의 경우 초속 29.9m(시속 108km)에 달했지만 다행히 큰 피해 없이 제주도를 통과했다.기상청은 21일 태풍이 소멸된 후에도 저기압으로 바뀌어 한반도를 관통하며 22일까지 전국적으로 비가 내릴 것이라고 예보했다. 21일까지 예상 강수량은 서울 등 수도권 30~80mm(경기 남부 100mm 이상), 충청권과 호남권 30~80mm(전남 해안 등 100mm 이상), 영남권 30~80mm(경남 남해안 등 100mm 이상)다. 22일 예상 강수량은 수도권과 충청권 10~50mm, 강원 동해안 5~30mm, 호남권과 영남권 5~40mm, 제주 10~40mm 등이다. 기상청은 20~23일이 대조기인 만큼 태풍이 지나간 후에도 비가 오는 동안에는 해안가 접근을 삼갈 것을 권고했다.일반적으로 강한 태풍이 한반도를 덮치면 무더위의 기세가 꺾이지만 태풍 종다리는 세력이 크지 않은 데다 남쪽의 따뜻하고 습한 공기를 한반도에 끌고 와 당분간 폭염과 열대야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 관계자는 “서울의 경우 21, 22일은 최고기온이 31도까지 내려가지만 23일부터 다시 올라가 25일 이후 최고기온이 33도가량으로 유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장 열대야 기록을 경신 중인 서울은 20일 오전까지 30일 연속 열대야가 나타났는데 기상청은 이달 30일까지는 계속 열대야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무더위가 이어지면서 온열질환자도 급증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해 온열질환자 수는 5월 20일부터 이달 19일까지 총 2890명으로 집계돼 역대 두 번째로 많았던 지난해 기록(2818명)을 넘어섰다. 온열질환자가 가장 많았던 2018년 기록은 4526명이다.● 울산에 최대 142mm 물폭탄한반도가 본격적으로 태풍의 영향권에 들어가기 직전인 20일 오전에는 울산과 부산 등에서 기상청도 예상하지 못했던 ‘극한 호우’가 쏟아져 차량이 침수되고 주민들이 고립되는 등 피해가 이어졌다.이날 오전 울산 울주군 온산공단 일대에는 천둥 번개를 동반한 최대 142mm의 비가 쏟아져 차량 15대가 물에 잠겼다. 순식간에 물이 차올라 미처 대피하지 못한 운전자들은 비상등을 켜고 구조를 기다려야 했다. 출근길에 물폭탄을 만난 최모 씨(48)는 “온산국가산단을 지나가는 중 갑자기 폭우가 쏟아지면서 도로가 침수됐다”며 “일부 차량은 물에 완전히 잠겼고 운전자가 스스로 탈출하는 모습도 보였다”고 했다.이날 오전 부산에도 강한 비가 내리며 금정구 장전동 온천2호교 아래 있던 60대 남성이 갑자기 불어난 물에 고립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 구조대원은 다리에서 밧줄로 남성을 끌어올리고 귀가시켰다. 이 남성은 더위를 피해 하천 중간에 있는 돌무더기에서 잠을 자다 기습 폭우에 고립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오전 경남 양산시 덕계동의 산업단지 조성 현장에서는 토사가 도로 위로 쏟아지면서 양산시와 경남도, 산단 관계자들이 장비를 투입해 현장을 복구하기도 했다.김소영 기자 ksy@donga.com울산=최창환 기자 oldbay77@donga.com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일면식도 없는 여성의 얼굴을 걷어차며 무차별 폭행한 축구선수 출신 40대 남성에게 중형이 선고됐다.20일 부산지법 형사7부(부장판사 신헌기)는 강도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권모 씨의 선고 공판에서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살인의 고의가 없었다고 하지만 예전에 축구선수였던 피고인이 발로 상당 시간 (누군가를) 폭행하면 어떻게 되는지 더 잘 알 것”이라며 “피고인이 우울증 등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는 생각이 들지만 범행 내용이 너무 좋지 않다”고 판시했다. 이어 “범행 횟수나 내용을 보면 미필적으로나마 살인의 고의가 있었다고 볼 수 있어 검찰이 구형한 무기징역에 상응하는 처벌을 할 수밖에 없다”며 “다만 살인 미수에 그쳐 법정형인 무기징역에서 감형했다”고 덧붙였다.권 씨는 앞선 재판에서 “만취 상태에서 범행을 저질러 살해의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검찰은 “권 씨는 2008년 강도강간죄로 징역 7년을 복역했고, 출소 후 6개월 만에 편의점에서 강도를 벌여 다시 징역 5년을 받았다. 재차 범행을 저지르는 권 씨에게 법질서 준수 의식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무기징역을 구형했다.검찰의 공소사실에 따르면 권 씨는 올 2월 6일 오전 5시 20분경 부산 서구 한 거리에서 일면식 없는 20대 여성을 흉기로 위협해 골목길로 끌고 가 금품을 빼앗아 달아났다가 경찰에 긴급체포 됐다. 반항하는 여성을 무차별 폭행했고 이 과정에 농구화를 신은 발로 여성의 머리를 세게 걷어차기도 했다. 여성은 턱뼈가 골절되는 중상을 입었다.권 씨는 기소된 뒤 5월부터 진행된 재판에 공황장애 등의 이유로 세 차례 연속 불출석했다. 재판부가 피고인 없이 재판을 진행하겠다고 경고하자 지난달 19일에야 법정에 나왔다. 이달 13일에 계획된 선고일에도 불출석해 선고가 연기됐다.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
“야외 물놀이 시설을 갖춰 가족 단위 방문객을 끌어들이는 정책을 폈더라면 이렇게 휑하진 않을 텐데요.” 8일 오후 2시경 부산 동구 부산항친수공원 조망언덕. 반려견과 산책 중이던 동구 주민 김모 씨(52)는 텅 빈 공원을 바라보다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 기자가 20분 넘게 야생화단지와 바다와 맞닿은 해변 산책로 등을 둘러보면서 마주친 방문객은 김 씨 등 10여 명에 그쳤다. 김 씨는 “즐길 거리가 없으니 무더운 여름 한낮에 여길 찾는 방문객이 없는 것”이라며 “크루즈가 부산항대교를 통과해 입항하는 모습 등을 가까이서 볼 수 있는 멋진 공간을 만들고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것 같아 아쉽다”고 지적했다. 서울에서 왔다는 박모 씨(29)는 “더워서 지치고 갈증이 나는데 물 한 병 구할 곳이 없다. 우선 자판기라도 곳곳에 배치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계절별로 알록달록한 야생화가 피어난다고 안내된 야생화단지에는 녹색 수풀만 우거져 있었다. 여름에 피어야 할 황금색의 금계국과 보라색의 끈끈이대나물은 보이지 않았다. 야생화단지 산책로에는 잡초가 무성했다. 19일 부산시에 따르면 부산항친수공원은 2030 세계박람회 개최지 결정을 하루 앞둔 지난해 11월 27일 개방됐다. 부산항 해안과 맞닿았고 넓은 잔디광장과 경관 수로 등이 갖춰진 데다 부산역과 1km도 떨어지지 않은 뛰어난 접근성 덕분에 많은 이들이 찾는 명소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부산시가 편의시설과 즐길 거리 등을 충분히 마련하지 않아 시민과 관광객에게 외면받는 공간으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야간에도 썰렁했다. 10일 밤 부산시설공단은 부산항친수공원 잔디광장에서 ‘한여름 밤 공원 영화관’을 열어 영화 ‘시민덕희’를 상영했다. 오후 9시 반경 잔디 위에 편 돗자리에 앉아 영화를 즐기는 이는 넉넉잡아도 100명이 되지 않았다. 형형색색 조명이 밝혀진 수변 산책로를 걷는 이들도 많지 않아 공원 전체가 을씨년스러웠다. 영화를 끝까지 보지 않고 대여한 돗자리를 반납했다는 30대 남성은 “선들선들 바람이 부는 야외에서 여유롭게 영화를 보는 것은 좋았다. 하지만 상영 작품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 올라와 이미 봤던 것”이라며 “주최 측이 쉽게 볼 수 없는 영화를 상영하는 세심함을 보였더라면 행사가 더 흥행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부산항친수공원은 부산 북항재개발사업 추진과 함께 조성됐다. 2017년 3월부터 2023년 2월까지 공원을 조성하는 데 국비 등 약 610억 원이 투입됐다. 부산시는 지난해 11월 부산항만공사로부터 친수공원 시설 이관을 받았고, 산하 기관인 부산시설공단에 공원 관리와 운영을 맡기고 있다. 공원 유지 관리에 투입되는 연간 예산은 약 26억 원이다. 부산항친수공원은 전체 면적 19만6422㎡ 가운데 18만360㎡가 지난해 먼저 개방됐다. 부산오페라하우스 주변의 나머지 공원은 오페라하우스 준공에 맞춰 개방하겠다는 것이 부산시의 계획이다. 즐길 콘텐츠 부족에 대해 부산시 관계자는 “오페라하우스 준공에 맞춰 모든 공원시설이 조성되면 더 많은 콘텐츠가 운영될 것”이라며 “해양 스포츠센터와 도서관 등 어떤 시설을 추가로 조성하면 좋을지 구상하는 용역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편의시설 부족에 대해서는 “관리동 일부 공간에 편의점이나 커피숍을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화영 기자 run@donga.com}
부산시가 내년 1월 관리권을 이양받는 백양터널의 통행요금을 현행보다 낮추는 조건으로 유료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러나 근처 주민과 시민단체들은 “터널 유료화를 용납할 수 없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부산시는 16일 오후 부산시의회 대회의실에서 ‘백양터널 향후 운영방안 전문가 토론회’를 개최했다. 앞서 시는 부산진구와 사상구를 잇는 길이 2.3km의 왕복 4차로 백양터널의 내년 1월 관리권 이양을 앞두고 요금 인하를 조건으로 통행요금을 받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에 부산진구의회 등을 중심으로 유료화 중단을 촉구하는 반대 목소리가 커졌고, 향후 터널의 통행요금 징수 등에 대한 해법을 찾는 자리가 마련된 것이다. 시는 이날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소형차 기준으로 900원인 현재 통행요금을 500원으로 낮추고 요금 수익을 도로 유지·보수와 인근 도로 개선 등에 쓰겠다고 설명했다. 박광현 건설행정과장은 주제 발표를 통해 “백양터널을 유료화해야 통행량이 감소한다. 요금을 없애면 통행량이 늘어 소음과 미세먼지 등의 주민 피해가 커질 수밖에 없다”며 “도로 병목현상 등을 완화하기 위해 3차로를 추가로 증설하는 신백양터널 건설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토론회에서는 이런 계획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컸다. 양미숙 부산참여연대 사무처장은 “부산시 감사위원회의 특정감사 결과, 부산시가 백양터널 등 6개 유료도로의 민간 사업자에게 주지 않아도 될 재정지원금 145억 원을 지급한 사실이 드러났다”며 “나가지 않아도 될 돈을 낭비하고 시민에게 통행료를 받아 이를 메우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도한영 부산경실련 사무처장은 “중요한 정책 결정을 위한 자리인데도 부시장 등도 참여하지 않아 시가 이 문제를 어떻게 인식하는지 보여준다”며 “시민과 전문가 의견을 더 수렴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부산진구 주민은 “시가 통행요금 징수라는 결론을 정해놓고 이런 토론회를 연 것 아니냐”며 목소리 높였다. 백양터널은 1998년 1월 준공됐다. 민간 사업자는 2000년부터 25년 동안 터널을 관리·운영하겠다며 시와 협약을 맺었다. 협약이 끝나는 내년 1월 10일부터 시가 운영에 나선다. 김화영 기자 run@donga.com}
“많이 먹고 앞으로도 좋은 일 많이 하거라.”9일 오전 부산경찰청 3층 과학수사대 사무실. 우철문 부산경찰청장이 강아지 얼굴이 그려진 반려견 전용 케이크와 오리 목뼈 등 반려견 간식을 바닥에 내려놓으며 이렇게 말했고, 과학수사대 체취증거견 야크는 여러 차례 “왕, 왕.”하고 크게 짖은 후 케이크를 먹기 시작했다.부산경찰청은 이날 야크에게 공로패와 간식 등의 포상을 수여했다. 최근 야크가 5일 동안 실종됐던 70대 치매 노인을 발견해 구조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부산 동래구에 사는 70대 치매 남성은 지난달 27일 오후 3시 반경을 집을 나간 뒤 실종됐다. 경찰은 이 남성이 이날 밤 10시 15분경 부산 금정산 산성로로 걸어가는 모습을 폐쇄회로(CC)TV 등을 통해 확인하고 기동대와 형사 등의 경력을 대거 동원해 등산로를 수색했지만 찾지 못했다. 이에 수색 4일째인 31일 오후부터 부산경찰청 과학수사대 소속 야크를 수색에 투입했다. 경찰은 다음 날 1일 오전 6시경 금정산 중턱에서 이 남성의 슬리퍼를 발견했다. 야크는 이 일대 반경 100m를 집중적으로 수색해 오전 7시 40분경 탈진해 수풀에 쓰러졌던 치매 남성을 찾았다. 경찰 관계자는 “조금이라도 늦게 발견됐더라면 자칫 생명이 위험할 뻔했다”며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은 치매 남성이 귀가해 안정을 찾았다”고 말했다.다섯 살짜리 수컷 말리노이즈 종인 야크는 2021년 4월부터 체취증거견으로 활동하고 있다. 셰퍼드와 비슷하게 생긴 말리노이즈는 충성심이 강하고 후각이 발달했다. 야크는 2022년 8월 산으로 도주했던 살인미수 피의자를 검거하는 데 큰 역할을 하는 등 여태껏 10여 건의 살인미수·실종 사건을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줬다고 한다. 지난해 7월 경북 예천에서 발생한 수해 현장에서 실종자를 찾는 데 투입됐다.부산경찰청에는 경찰특공대 소속 폭발물탐지견 10여 두와 야크와 덕삼이 등 체취증거견 2마리 등이 활동하고 있다. 현재 15개 시도 지방경찰청에서 활동하는 체취증거견은 29마리다. 약 20년 경력의 경찰견 핸들러(관리사)인 김도형 경위(52)는 “2012년 전국 지방경찰청에 처음 배치된 체취증거견은 의식을 잃고 움직이지 않는 실종자를 발견해 짖도록 훈련을 받고 있다. 발달한 후각을 통해 혈흔 묻은 칼과 암매장 시신 등을 찾아내는 등 강력 사건 해결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
피서철을 맞은 부산의 해변에서 다채로운 가요제가 개최돼 분위기를 돋울 예정이다. 부산 서구는 제20회 현인가요제를 3일과 4일 오후 7시 송도해수욕장 특설무대에서 진행한다고 31일 밝혔다. 국내 최대 창작가요제이자 신인 가수의 등용문으로 평가받는 현인가요제는 부산 출신 가수 고 현인 씨를 기리기 위해 매년 개최되고 있다. 올해 가요제에는 15개 팀이 참가해 경연을 벌인다. 3일 예선에서 창작곡으로 노래 대결을 펼친 팀 중 우수한 성적을 거둔 5개 팀이 4일 본선에 올라 대상과 금상 등을 가린다. 장윤정과 박현빈 등 유명 트로트 가수의 축하공연도 준비됐다. 서구 관계자는 “행사 기간을 3일에서 2일로 줄이고, 원로 가수들이 대거 무대에 올라 흘러간 옛 노래를 부르던 행사를 폐지했다”며 “또 ‘신인가수 등용문’이라는 행사 취지에 맞게 장년층뿐 아니라 전 세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축제로 가요제를 꾸몄다”고 설명했다. 해운대해수욕장에서도 올해 처음 창작가요제가 열린다. 해운대구는 10일 오후 7시 웨스틴조선호텔 근처 해운대 백사장에 마련된 특설무대에서 ‘2024 해운대 대학가요제’를 개최한다고 설명했다. 이 행사는 1980년대 전국 대학생의 가수 등용문이었던 대학가요제와 강변가요제를 부활시키기 위해 마련됐다. 초대 대학가요제 조직위원장은 1988년 강변가요제 금상 수상자인 가수 이상우 씨가 맡았다. 예선을 거쳐 본선에 오른 12개 팀 중 5개 팀을 뽑아 2000만 원의 상금을 수여하는데, 대상 팀에는 1000만 원이 지급된다. 참가자들은 오후 3시부터 펼쳐지는 사전 공연에서 ‘그대에게’ ‘담다디’ ‘바다에 누워’ 등의 대학가요제 역대 수상곡을 함께 부른다. 기장군은 2일부터 4일까지 사흘 동안 일광해수욕장에서 ‘제20회 일광 낭만가요제’를 진행한다. 일광가요제는 개인과 동아리 등 전국의 아마추어 가수가 노래 실력을 겨루는 행사다. 이틀 동안의 예선을 거쳐 엄선된 가수가 4일 본선 무대에 오르는데 대상과 금상, 동상 수상자에게는 상금이 수여된다. 축제 기간 통기타와 난타 등 다양한 축하공연이 펼쳐지며 4일에는 불꽃놀이도 진행된다. 김화영 기자 run@donga.com}
부산시는 올 10월 31일까지 유튜브 공모전 ‘마.이.부를 찾습니다’를 개최한다고 29일 밝혔다. 이 공모전은 부산의 비전을 시민에게 효과적으로 홍보하고 창의적인 부산 홍보 아이디어를 발굴하기 위해 마련됐다. ‘마.이.부’는 ‘마! 이기(이것이) 부산이다’의 줄임말로, 공모전 참가자의 영상이 진정한 부산의 모습이란 뜻이 담겼다. 공모 영상의 주제는 3개로 △아동이 가장 행복한 도시 △생활체육 천국 도시 △커피 도시 등이다. 공모전 참가자는 60초 이내의 짧은 영상(쇼츠)을 촬영해 자신의 유튜브 계정에 올리면 된다. 또 ‘#부산공모전’ ‘#마이부를찾습니다’ ‘#부산튜브’ 등의 해시태그와 함께 영상을 게시해야 한다. 부산 시민을 비롯한 국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부산시는 1차 내부심사와 2차 심사위원회 심사를 거쳐 응모작 중 총 15편을 선정해 시장상과 상금 등 총 500만 원을 수여한다. 대상에게 주어지는 상금은 100만 원이다. 공모전 결과는 11월 부산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발표된다. 자세한 공모 내용은 부산시 홈페이지의 고시·공고에서 확인할 수 있다. 시 관계자는 “부산을 홍보하는 유튜버가 될 수 있는 이번 공모전에 많은 시민이 참여해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화영 기자 r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