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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59)이 17일 출간할 회고록 ‘약속의 땅’(사진)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 행태와 대선 불복을 간접적으로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비백인계에 대한 백인들의 반감 및 음모론을 정권 유지에 이용했으며, 자신의 취임 당시 공화당 출신인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정권 인수에 적극 협력했다고 강조했다. CNN 등 미 언론이 12일(현지 시간) 사전 입수한 이 회고록에 따르면 오바마 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나라는 존재는 자연 질서를 망가뜨리고 깊은 패닉을 야기한 듯 여겨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의 흑인’에게 겁을 먹은 수백만 명의 미국인에게 불안을 해소시킬 묘약을 약속했다”며 트럼프 측은 오바마가 미국에서 태어나지 않았다는 잘못된 주장을 이용했다고 비판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미국이 아닌 케냐에서 태어난 오바마는 미 헌법에 따라 대통령 자격이 없다’는 음모론이 끊이지 않자 2011년 하와이에서 출생했다는 기록을 공개했다. 그는 1995년 정계 입문 이유 및 과정을 밝힌 회고록 ‘내 아버지로부터의 꿈’, 2008년 대선 당시 자신의 정치철학을 소개한 ‘담대한 희망’을 펴냈다. ‘약속의 땅’은 2017년 1월 퇴임 후 첫 회고록이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
“흑인 대통령의 탄생에 겁먹은 미국인들의 두려움을 자극했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59)은 새로 출간할 회고록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74)의 당선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12일(현지 시간) 미 CNN방송, 시사매체 애틀랜틱 등은 17일 출간되는 768쪽 분량의 오바마 전 대통령의 회고록 ‘약속의 땅(A Promised Land)’의 일부 내용을 사전 공개했다. 퇴임 이후 처음 출간한 책으로, 전체 2부작 중 첫 권이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책에서 “백악관에 입성한 ‘나’라는 존재가 깊숙이 내재된 공포와 자연스러운 질서가 붕괴됐다는 느낌을 건드린 것 같다”며 “트럼프는 이 점을 포착해 내가 미국에서 태어나지 않았고, 따라서 위법한 대통령이라는 주장을 퍼뜨렸다”라고 썼다. 트럼프 대통령이 첫 흑인 대통령의 탄생에 백인들이 느낀 공포를 이용해 당선에 성공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공화당도 인종주의 확산을 거들었다고 비판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2008년 세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가 보수 강경세력 ‘티파티’의 지지를 업고 부통령 후보가 된 점을 짚으며 “공화당 주변을 맴돌던 외국인 혐오, 반(反)지성주의, 음모론, 유색인종에 대한 반감이 가시화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조지 W부시 대통령은 나의 당선 이후 그의 임기만료까지 11주 동안 모든 걸 순조롭게 하려고 최선을 다했다”며 “나도 때가 되면 후임자에게 똑같이 해주자고 다짐했다”고 밝혔다. 대선 결과에 불복하며 권력 이양을 거부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을 에둘러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행정부 당시 부통령을 지낸 조 바이든 당선인에 대해선 “내게 무슨 일이 생기면 대통령으로 일할 준비가 돼 있다는 사실과 내가 너무 어리다고 걱정하는 이들을 안심시킬 수 있다는 부분이 좋았다”며 “품위 있고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추켜세웠다. 그는 미국의 상황을 “분열이 깊어지고 있고 민주주의는 위기에 처했다”고 우려하면서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내가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것은 나는 아직 미국의 가능성을 포기할 준비가 안 됐다는 것”이라며 “서로 존중하고 연대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사라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누구보다 젊은이를 위해 이 책을 썼다”며 “이 책은 다시 한번 세상을 새롭게 하고, 노력과 결단력, 그리고 상상력을 통해 우리안의 모든 것과 조화를 이루는 미국을 만들기 위한 초대장”이라고 강조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의 회고록은 이번이 세 번째다. 1995년 정치를 하기까지 과정을 다룬 ‘내 아버지로부터의 꿈’과 2008년 정치철학을 소개한 ‘담대한 희망’을 펴냈다. 이런 가운데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날 CBS와의 인터뷰에서 조직적으로 선거 불복 운동을 벌이는 공화당을 비판했다. 그는 “공화당은 지는 것을 좋아하지 않고 패배를 인정하지 않는 대통령에게 고무된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바이든 행정부뿐 아니라 민주주의를 망칠 것이다. 매우 위험한 길”이라고 꼬집었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 시간) ‘재향군인의 날’을 맞아 국립묘지를 찾았다. 7일 대선 패배가 확정된 이후 나흘 만의 첫 외부 일정이었지만 별도 연설은 없었다. 그 대신 트럼프 대통령이 참모들과 함께 ‘부정 선거’와 관련한 차기 법적 대응에 집중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CNN, AP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버지니아주 알링턴 국립묘지를 찾아 전몰장병을 추모했다. 비가 왔지만 그는 그대로 맞았다. 10여 분간 정면을 응시한 채 참전희생비를 향해 세 차례 거수경례를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소 어두운 표정이었고, 별도 발언 없이 행사 뒤 자리를 떴다. 대선 불복과 관련된 발언은 없었지만 차근차근 법적 소송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CNN은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10일 참모진과 다음 단계의 법적 대응을 논의했다”며 “이 자리에서 대선 패배를 인정할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지인들에게 폭스뉴스를 압도할 디지털 미디어를 차리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고 인터넷매체 액시오스가 11일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폭스뉴스가 지난 대선 개표방송에서 언론사 중 가장 먼저 조 바이든 당선인의 애리조나 승리를 확정해 발표한 것에 분노했으며 이에 폭스뉴스의 보수 시청자를 뺏어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것. 한 관계자는 “트럼프는 폭스를 박살낼 계획이다. 확실하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돈과 시간이 많이 드는 케이블 방송 대신 싸고 빠르게 시작할 수 있는 디지털 미디어 개국을 고려하고 있으며, 온라인 생중계를 하며 ‘월 구독료’를 받는 모델을 고려하고 있다고 액시오스는 전했다. 이설 snow@donga.com·임보미 기자}
11일(현지 시간) 사우디아라비아 2대 도시인 제다의 비(非)무슬림 전사자 묘지에서 폭탄 테러가 발생해 최소 4명이 다쳤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테러는 제다의 전사자 묘지에서 열린 제1차 세계대전 종전 기념 행사에서 한 남성이 수류탄을 던지면서 시작됐다. 폭발로 인해 그리스 정부 외교 관계자 등 최소 4명이 다쳤다. 이날 행사에는 프랑스, 영국, 아일랜드 등 유럽 각국 고위 외교관들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 외교부는 “오늘 아침 제다의 비무슬림 묘지에서 제1차 세계대전 종전을 기념한 연례행사를 진행하던 중 사제폭탄 공격을 받았다. 행사 현장에 프랑스 등 유럽 외교관들이 있었다”고 밝혔다. 외이어 “프랑스는 이 비겁하고 정당하지 않은 공격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덧붙였다. 테러범은 현장에서 체포됐다고 르피가로는 전했다. 지난달 16일 수업 중 이슬람 선지자 무함마드 비평 만화를 보여줬다는 이유로 프랑스 40대 남성 교사가 이슬람 극단주의자에게 참수된 후 프랑스와 이슬람권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이번 테러가 이슬람권의 거센 반프랑스 정서와 연관이 있는지를 둘러싸고 여러 해석이 나온다. 한 소식통은 프랑스 일간지 르피가로에 “이번 사건의 목표는 프랑스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반면 또 다른 외교소식통은 “11일 기념식을 주최한 것은 프랑스”라고 밝혀 프랑스를 대상으로 한 테러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실제 지난달 29일 제다에서는 프랑스 영사관 경비원이 사우디 국적 남성으로부터 공격을 당했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윌리엄 바 법무장관이 연방 검사들에게 미국 대선의 선거부정 혐의를 조사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9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바 장관은 이날 연방 검사들에게 “실질적 혐의가 존재한다면 선거 결과가 확정되기 전이라도 조사를 허락한다”는 내용의 서한을 발표했다. 바 장관은 서한에서 “심각한 (선거 부정 관련) 주장은 신중히 다뤄야 하지만, 그럴듯한 주장과 추측, 억지 주장이 연방 검찰의 조사 근거는 돼서는 안 된다”고 주문했다. “신뢰성 있는 혐의를 적기에 효과적으로 다뤄야 하는 만큼 공정성과 중립성, 비당파성에 전념해야 한다”고도 지시했다. 바 장관은 ‘우편투표는 사기’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지지하는 태도를 유지했지만 대선 이후에는 이렇다 할 반응을 보이지 않다가 ‘수사 지시’를 내린 것이다. 법무부 고위 관계자는 이번 지시와 관련해 백악관이나 공화당이 영향력을 행사하진 않았다고 전했다. 그러나 블룸버그통신은 바 장관이 서한 발표에 앞서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와 만난 점을 언급하며 “대화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번 서한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짚었다. 한 법무부 관계자는 뉴욕타임스에 “바 장관은 네바다의 무자격 투표자와 펜실베이니아의 우편투표 소급 집계에 대한 수사를 승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공화당 소속 주 법무장관 10명도 이날 ‘펜실베이니아 우편투표 마감 시한 연장은 무효’라는 내용의 의견서를 연방대법원에 제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결과에 불복하며 ‘소송 전면전’에 나선 것에 연방과 주 법무장관이 지원 사격에 나선 모양새다. 그러나 법무부 선거범죄수사부 최고 책임자가 사임 의사를 밝히는 등 내부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CNN에 따르면 선거범죄수사부를 이끌던 리처드 필거 검사는 이날 동료들에게 e메일을 보내 “바 장관이 선거 결과가 확정되기 전에는 부정선거 수사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40년 된 원칙을 깨뜨렸다”며 사임 의사를 밝혔다. 민주당에서는 바 장관이 자신의 직무를 이용해 트럼프 대통령 측의 소송에 관여하려 한다고 반발하고 있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
3일(현지 시간) 미국 대선과 함께 실시된 연방 하원의원 선거에서 한국계 후보 3명이 당선됐고, 1명은 개표 막판까지 상대 후보에게 앞서고 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기존에는 하원에 한국계 의원이 1명이었지만 이번 선거를 통해 최소 3명으로 늘어나면서 180만 교민사회의 목소리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9일 AP통신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제48선거구)에 도전한 공화당 미셸 박 스틸(한국명 박은주·65) 후보는 50.9%를 얻어 민주당 현역인 할리 루다 의원(49.1%)을 물리치고 하원 입성에 성공했다. 그는 개표 초반엔 밀렸지만 4일 오전 개표율이 90%를 넘어서면서 역전에 성공했다. 스틸 당선인은 서울에서 태어나 중학생 때 가족과 일본 도쿄로 이주했다. 1973년 일본여자대 영문과에 입학했지만 2년 뒤 미국 서부 사립 명문 페퍼다인대 경영학과로 옮겼다. 1992년 ‘로스앤젤레스 폭동’을 계기로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고, 이듬해 로스앤젤레스 시장으로 출마한 리처드 라이어든 공화당 후보 선거 캠페인에 합류하며 정치 이력을 쌓기 시작했다. 1981년 변호사 출신 남편 숀 스틸과 결혼했다. 또 워싱턴에서 한국 이름 ‘순자’를 갖고 있는 민주당 메릴린 스트리클랜드(58)가 당선됐다. 스크리클랜드는 한국인 어머니와 흑인 미군 부친 사이에서 태어났다. 민주당 앤디 김 하원의원(38)은 뉴저지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1998년 김창준 전 의원(공화) 퇴임 이후 한국계로는 20년 만인 2018년에 처음 당선된 앤디 김 의원이 현 하원에서 유일한 한국계였다. 캘리포니아주 제39선거구에 출마한 공화당 영 김(한국명 김영옥·58) 후보는 개표율 98% 상황에서 50.5% 득표율로 민주당 현역 길 시스네로스 의원(49.5%)에게 앞서고 있다. 김 후보는 2년 전 선거에서 시스네로스 의원에 앞서다가 우편투표를 개표하면서 마지막에 결과가 뒤집힌 적이 있어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총 435명을 뽑는 이번 하원의원 선거에는 한국계 후보 5명이 출마했다.이설 snow@donga.com·신아형 기자}
8일 미얀마 총선에서 아웅산 수지 국가고문(75·사진)이 이끄는 현 집권당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이 재집권을 위한 의석을 확보했다. 다만 수지 정권의 이슬람 난민 로힝야족 탄압,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6만 명이 넘는 현실, 경제난 등으로 현 정부에 대한 비판도 적지 않아 재집권에 관계없이 수지 고문 앞에 상당한 난관이 도사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NLD 측은 자체 집계를 통해 “전체 664석의 과반(322석)을 확보했다. 377석이 목표였고 그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다만 선관위는 아직 공식 결과를 발표하지 않았다. NLD는 5년 전 총선에서 390석을 얻었다. 미얀마는 전체 의석의 25%인 166석을 군부에 사전 배정한 뒤 남은 498석을 대상으로 선거를 치른다. 올해 총선에서는 치안 불안, 코로나19 확산 차단 등을 이유로 정부가 22개 지역의 선거를 취소하는 바람에 상원 161명, 하원 315명 등 총 476명을 선출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로힝야족의 투표권을 박탈한 데다, 선거가 취소된 지역구가 대부분 반정부 여론이 높은 곳이라는 점을 들어 사실상 관제선거라고 비판하고 있다. 실제 수지 고문은 미얀마 군부 독재 시절 민주화 운동을 주도해 1991년 노벨 평화상까지 받으며 세계 민주화 운동의 상징으로 부상했지만 2015년 집권 후에는 로힝야족 탄압을 방조해 지탄받고 있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실패가 확정된 7일 대통령 일가의 상반된 행보가 화제다. 삼촌 트럼프 대통령을 줄곧 비판했던 친조카 메리(55)는 축배를 들었고, 지난 4년간 최측근이었던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보좌관(39)은 장인의 아름다운 퇴장을 위해 거듭 선거 부정을 주장하는 장인을 설득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메리는 7일 트위터에 샴페인을 든 채 활짝 웃는 자신의 사진을 올린 후 “미국을 위한 건배, 모두 고맙다”고 썼다. 이어 “모두 잘 자라. 우리는 마침내 해냈다. 존경스럽다”고 적은 뒤 ‘#바이든해리스2020’ 해시태그를 달았다. 메리는 대통령의 형인 프레드 주니어(1938∼1981)의 딸이다. 알코올의존증 환자였던 부친이 43세로 숨질 때 삼촌이 수수방관했으며 가문 재산을 분배할 때도 삼촌이 자신을 배척했다며 척을 졌다. 그는 올 7월 저서를 통해 삼촌이 대리시험으로 명문 펜실베이니아대에 입학했다는 사실을 폭로했다. 대선 과정에서도 줄곧 조 바이든 당선인을 지지했다. CNN의 백악관 출입기자인 케이틀런 콜린스는 이날 트위터에 “쿠슈너 보좌관이 승복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대통령에게 갔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탈세 의혹 등에 휩싸여 퇴임 후 사법 처리 가능성을 우려하는 트럼프 대통령 측이 바이든 당선인 측과 사면 논의를 시작하는 대신 패배를 선언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케이트 베딩필드 바이든 캠프 선거대책본부장은 아직까지 대통령 측으로부터 권력 이양에 관한 어떤 연락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대통령의 차남 에릭(38)은 8일 트위터에 “(개표 기계) 소프트웨어는 지옥에서 왔다. 당장 모든 투표용지에 대한 수검표가 필요하다!”며 부친이 제기한 선거부정 의혹을 두둔했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내년 1월 취임하면 외교안보 등 대부분의 정책에서 큰 변화가 예상된다. ‘미국 우선주의’ ‘고립주의’ 등으로 압축되는 지난 4년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방향을 180도 전환시키는 ‘트럼프 지우기’에 나설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민, 보건, 경제 등 미국의 국내 정책도 트럼프 행정부와 대조적인 행보를 보이며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정책기조로 돌아갈 것으로 전망된다. ○ 동맹 강화, 국제질서 복원 전망 바이든 당선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고립주의 외교를 비판하며 ‘미국의 지도력을 회복하겠다’고 공언해왔다. 그는 지난달 필라델피아 타운홀 미팅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 정책은 우리를 지구상에서 고립시키는 결과를 낳았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는 되레 ‘홀로 된 미국’(America alone)을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올 8월 민주당 대선 후보 수락연설에서도 “동맹 및 우방과 함께하는 대통령이 될 것이다. 독재자들에게 비위를 맞추는 시절은 끝났다”고 말했다. 유럽과 한국 일본 등 민주주의 국가와 협력 강화를 통해 중국 러시아 북한 등 독재국가의 압력에 맞서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전의 전통적 협력 관계로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당선인은 지난달 “나토 동맹국들이 미국을 믿을 수 없다며 뒷걸음질 치고 있다”고 평가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탈퇴한 파리기후협약에 다시 가입하고, 세계보건기구(WHO)와의 관계도 회복하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혔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해 미국이 세계적 대응을 이끌겠다는 뜻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이미 상처 난 미국의 리더십이 쉽게 복원되기는 힘들 것이란 회의적 시각도 있다.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는 최근 “미국은 트럼프라는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았던 나라이고 앞으로도 그럴 수 있음을 모두가 기억할 것”이라며 “잃어버린 신뢰를 되찾기 위해서는 몇 세대, 적어도 수십 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포용적 이민정책 펼 듯 국내 정책 중 의료·보건 정책은 오바마 행정부 시절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 바이든 당선인은 오바마케어(ACA·건강보험개혁법)를 계승해 의료보험을 확대하고 메디케어의 자격 연령을 60세로 낮추겠다고 공언했다. 그의 공약엔 의약품 가격을 조정하겠다는 내용도 담겼다. 환경·에너지 정책도 트럼프 행정부와 극명한 차이를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화석연료에 대한 과도한 규제에 반대하며 석유건설 사업을 지지하는 반면 바이든 당선인은 신재생에너지 등 친환경 사업 투자를 바탕으로 한 인프라 개발을 강조하고 있다. 이민정책도 뒤집힐 가능성이 높다. 불법이민에 강경 대응해온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바이든 당선인은 불법 체류자에게 시민권 취득의 길을 열어주고 난민을 적극 수용한다는 입장이다. 블룸버그통신은 바이든 당선인이 ‘전문직 단기 취업비자(H-1B)’ 등을 확대하고 비자 관련 제한을 줄여나갈 방침이라고 전했다. 다만 백인 표심을 고려해 이민 국경 심사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또한 바이든 당선인은 가톨릭 신자이지만 낙태를 옹호하는 입장이다. 총기 소지는 반대하지 않지만 총기 구입 시 신원을 철저히 조사하고 공격용 무기는 판매할 수 없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경제·산업 정책은 ‘부의 재분배’에 초점을 맞췄다. 바이든 당선인은 민주당 핵심 지지층인 유색인종·노동자 계층을 겨냥한 경제정책을 내놓았다. 대표적인 것이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한 부자감세 철폐와 서민감세다. 법인세율(21%)과 최고 소득세율(37%)은 각각 28%, 39.6%로 인상하는 반면 저소득층의 세금은 감면하기로 했다. 이렇게 마련한 재원을 바탕으로 인프라, 일자리, 사회복지 혜택을 확대해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구상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또 현행 7.25달러인 시간당 최저임금은 15달러로 올리고 대형 금융사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기로 했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 / 뉴욕=유재동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실패가 확정된 7일 대통령 일가의 상반된 행보가 화제다. 삼촌 트럼프 대통령을 줄곧 비판했던 친조카 메리(55)는 축배를 들었고, 지난 4년간 최측근이었던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39) 백악관 선임보좌관은 장인의 아름다운 퇴장을 위해 거듭 선거 부정을 주장하는 장인을 설득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메리는 7일 트위터에 샴페인을 든 채 활짝 웃는 자신의 사진을 올린 후 “미국을 위한 건배, 모두 고맙다”고 썼다. 이어 “모두 잘 자라. 우리는 마침내 해냈다. 존경스럽다”고 적은 뒤 ‘#바이든해리스2020’이라는 해시태그를 달았다. 메리는 대통령의 형인 프레드 주니어(1938~1981)의 딸이다. 알코올 중독자였던 부친이 43세로 숨질 때 삼촌이 수수방관했으며 조부의 재산을 분배할 때도 삼촌이 자신을 배척했다며 삼촌과 척을 졌다. 그는 올 7월 저서를 통해 삼촌이 대리시험을 통해 명문 펜실베이니아대에 입학했다는 사실을 폭로했다. 대선 과정에서도 줄곧 바이든 당선인을 지지했다. CNN의 백악관 출입 기자인 케이틀린 콜린스는 이날 트위터에 “쿠슈너 보좌관이 승복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대통령에게 갔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탈세 의혹 등에 휩싸여 퇴임 후 사법처리 가능성을 우려하는 트럼프 대통령 측이 바이든 당선인 측과 사면 논의를 시작하는 대신 패배를 선언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케이트 베딩필드 바이든 캠프 선거대책본부장은 아직까지 대통령 측으로부터 권력 이양에 관한 어떤 연락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아직 개표가 마무리되지 않은 미국 대선 경합주 승패를 군인과 그 가족들의 부재자 투표가 결정지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박빙 승부가 펼쳐지고 있는 상황에서 군인과 그 가족들의 투표용지가 가장 늦게 개표되기 때문이다. 5일(현지 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미국 내 50개 주 중 조지아, 노스캐롤라이나, 네바다, 애리조나, 펜실베이니아, 알래스카 등 6개 주에선 계속 군인과 그 가족들의 투표용지가 도착하고 있다. 2016년 대선 때 63만여 명의 군인과 그 가족들의 부재자 투표가 나왔다는 점을 감안할 때 지금처럼 경합주에서 박빙의 승부가 펼쳐지고 있는 상황에선 승패를 가르는 변수가 될 수도 있다. 이번 대선에선 군 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배송 지연을 고려해 군인들에게 “투표를 일찍 하라”고 강조해 왔다. 이에 따라 기준 시한을 넘겨서 도착하는 바람에 개표에 반영되지 못하는 투표용지도 이전보다 적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 군인들의 이번 대선에 대한 관심도 직전 대선보다 컸던 것으로 보인다. 노스캐롤라이나의 경우 지난 대선 때보다 수천 명이 더 많은 1만4550명의 군인 부재자 투표가 신청됐고, 4일까지 9750명의 투표용지가 도착했다. 통상 대선일 당일 또는 다음 날 당선자 윤곽이 드러났던 이전 대선과 달리 이번 미국 대선은 당선자 확정이 늦어지는 이유에 대한 관심도 커진다. 개표까지 시간이 걸리는 우편투표 비중이 높았고, 핵심 경합주에서 선거 당국이 개표에 신중을 기하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 많다. 우편투표는 봉투의 주소와 서명을 확인한 뒤 용지를 꺼내 다시 투표함에 넣는 식이어서 투표자가 바로 투표함에 넣는 현장투표보다 개표 과정에 시간이 더 걸린다. 가장 개표 속도가 늦은 네바다 클라크카운티의 선거관리위원회 측은 이날 투표 종료 시점을 재촉하는 언론에 “우리의 목표는 빠른 개표가 아닌 정확한 개표”라고 밝혔다.이세형 turtle@donga.com·이설 기자}
대선 다음날 당선자 윤곽이 드러났던 예년 대선과 달리 이번 미국 대선은 선거 사흘이 지난 6일 새벽(현지 시간)까지도 여전히 최종 승리를 판단하기엔 이른 상황이다. 개표에 시간이 걸리는 우편투표 비중이 높은데다 핵심 경합주 승부가 살얼음 판세를 이어가며 선거당국이 개표에 신중을 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 이날 오전 1시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아직 승부가 명확하지 않은 주는 조지아(개표율 98%), 노스캐롤라이나(95%), 펜실베이니아(95%), 애리조나(90%), 네바다(89%) 등 5개 경합주다. 개표 지연되는 주된 이유는 우편투표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6500만 여 명이 우편투표로 선거에 참여했다. 우편투표는 봉투의 주소와 서명을 확인한 뒤 용지를 꺼내 다시 투표함에 넣는 식이여서 투표자가 바로 투표함에 넣는 현장투표보다 개표 과정에 시간이 더 걸린다. 또 박빙 승부를 펼치는 경합주에선 향후 분쟁을 우려해 개표에 신중에 신중을 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개표 속도가 가장 늦은 네바다는 전체 유권자의 49%가 우편투표를 했고, 유권자의 이름이 없어 법적 자격을 일일이 확인해야 하는 잠정투표도 6만 표 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편투표 개표 절차도 제각각이다. 펜실베이니아는 주법에 따라 선거일 오전 7시 이후에야 우편투표 집계를 시작했다. 펜실베이니아 우편투표는 지난 대선의 10배에 달하는 260만여 장이다. 노스캐롤라이나는 12일 도착 우편투표분까지 개표를 완전히 마무리한 뒤 최종 결과를 밝힐 예정이다. 투표율이 높았던 것도 개표가 늦어지는 원인으로 꼽힌다. 5일 기준 이번 대선 투표율은 66.8%로 잠정 집계됐다. 1900년 대선 투표율(73.2%) 이후 최고 기록이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가 미 대선 역사상 처음으로 7000만 표 이상 득표한 후보가 됐다. 아직 개표가 완료되지 않은 것을 감안하면 ‘최다 득표 신기록’ 수치는 더욱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NYT)는 한국 시간 5일 오후 10시 기준 바이든 후보의 전국 득표수가 7196만2752표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이전까지 대선 최고 득표수였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2008년 기록(6945만6897표)을 개표 중에 제쳤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2012년 대선에서는 6544만6032표를 득표했다. 2000년 이후 치러진 대선에서는 세 번째로 많은 득표다. 2016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2004년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각각 6298만160표와 6203만9073표를 얻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대선에서 약 6770만 표를 얻은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인단 확보 수에도 뒤져 최종적으로 패한다면 지금 얻은 득표수만으로도 ‘역대 가장 많은 표를 얻고도 대선에 패한 후보’로 이름을 남기게 된다. 앞서 역대 최다 득표 탈락자는 4년 전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였다. 당시 클린턴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보다 약 287만 표 많은 약 6590만 표를 얻고도 선거인단 수에서 밀려 패했다. 바이든 후보와 트럼프 대통령이 이렇게 높은 득표율을 올린 것은 이번 대선 투표율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NBC뉴스에 따르면 최소 1억5980만 명이 투표했고, 투표율은 66.8%로 추산된다. 이는 1900년 이후 가장 높은 투표율이라고 방송은 전했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미시간 등 주요 경합주에서 개표 중단 및 재검표 소송을 제기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 시간) 돌연 “이게 무슨 소용이냐”는 트윗을 올리며 자조적인 태도를 보였다. 판세가 불리해지자 무더기 소송을 제기했지만 현 상황을 뒤집기 어렵다는 인식을 은연중 내비쳤다는 해석과 미 선거제도의 불공정성을 주장함으로써 지지층들의 선거 불복 여론을 고조시키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엇갈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우리 변호사들이 ‘의미 있는 접근’을 요구했지만 그게 무슨 소용이냐”며 “우리 체제의 공정성과 이번 대선 자체는 이미 피해를 입었다. 이건 논의해야 할 사항!”이라고 썼다. 가디언은 “이미 피해를 봤다”는 대목을 지적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패배를 직감한 듯하다고 분석했다. CNN 역시 “대통령이 그의 법무팀 전략에 그다지 열정을 보이지 않은 채 승인했다. 법무팀이 전략을 진행해도 성공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는 뜻을 내비쳤다”고 진단했다. 반면 줄곧 선거부정 의혹을 제기해 온 트럼프 대통령이 미 선거체제를 비판하고 기존의 선거불복 의사를 강조하려는 목적으로 이 트윗을 날렸다는 분석 역시 제기된다. 인디펜던트는 그가 체제의 공정성을 언급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쉽게 패배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선거 제도의 공정성이 손상을 입었다는 것을 강조해 이번 대선이 사기라는 점을 재차 주장했다는 뜻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기대만큼 공격적이고 치밀하게 움직이지 못하는 참모진에 대한 불만을 표시했다는 지적도 있다. 트럼프 재선 캠프는 소송 이유로 개표 과정에서 공화당 측이 제대로 참관을 하지 못했다며 ‘의미 있는 접근이 허용될 때까지 개표를 중단해 달라’고 주장했다. 줄곧 ‘우편투표는 사기’라고 주장한 자신과 달리 참관 부족이라는 상대적으로 중대하지 않은 이유를 내세웠다는 점에 실망감을 드러냈다는 의미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가 미 대선 역사상 처음으로 7000만 표 이상 득표한 후보가 됐다. 아직 개표가 완료되지 않은 것을 감안하면 ‘최다 득표 신기록’ 수치는 더욱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NYT)는 한국 시간 5일 오후 10시 기준 바이든 후보의 전국 득표수가 7196만2752만 표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이전까지 대선 최고 득표수였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2008년 기록(6945만6897표)을 개표 중에 제쳤다. 오바마 대통령은 2012년 대선에서는 6544만6032표를 득표했다. 2000년 이후 치러진 대선에서는 세 번째로 많은 득표다. 2016년 트럼프 대통령과 2004년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각각 6298만160표와 6203만9073표를 얻었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대선에서 약 6770만 표를 얻은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인단 확보 수에도 뒤져 최종적으로 패한다면 지금 얻은 득표수 만으로도 ‘역대 가장 많은 표를 얻고도 대선에 패한 후보’로 이름을 남기게 된다. 앞서 역대 최다 득표 탈락자는 4년 전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였다. 당시 클린턴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보다 약 287만표 많은 약 6590만표를 얻고도 선거인단 수에서 밀려 패했다. 바이든 후보와 트럼프 대통령이 이렇게 높은 득표율을 올린 것은 이번 대선 투표율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NBC뉴스에 따르면 최소 1억5980만 명이 투표했고, 투표율은 66.8%로 추산된다. 이는 1900년 이후 가장 높은 투표율이라고 방송은 전했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대선 다음 날인 4일(현지 시간) 오전 2시경 워싱턴 백악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선거 결과가 경이롭다”며 “사실상 이겼다고 본다”고 했다. 개표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조기 승리’를 선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대 격전지로 꼽혔던 남부 플로리다에서 승리했고, 일부 경합주에서 앞서자 회견을 열어 “플로리다에서 뜻밖에 큰 승리를 했고 오하이오와 텍사스에서도 이겼다”고 말했다. 이어 조지아, 노스캐롤라이나, 미시간 등을 두고도 “우리가 이기고 있다. 아직 가져올 수 있는 표들이 남아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까지 도착한 우편투표를 유효표로 인정하는 기준 때문에 결과 발표가 상당히 늦어질 것으로 보이는 펜실베이니아에서도 승리를 자신했다. 그는 우편투표는 사기라는 기존 주장을 계속하며 “나에게 투표한 사람들의 권리를 (민주당이) 박탈하려 한다”며 “우리는 이를 가만 놔두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는 (연방)대법원으로 갈 것이고, 모든 투표가 중단되길 원한다. 이것은 미국 국민을 상대로 한 사기”라고 단언했다. 사전투표 결과 등이 나오지 않아 최종 승자를 확정하지 못한 위스콘신,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등 주요 경합주에서 바이든 후보가 이기면 그가 패배할 가능성이 있다. 이에 향후 해당 지역의 우편투표 결과 등을 인정하지 않게 하기 위해 소송 가능성을 강하게 내비쳤다. 대통령 측근인 리처드 그리넬 전 국가정보국장(DNI) 대행은 아예 선거불복 소송을 위한 지지층의 모금을 촉구했다. 그는 4일 트위터에 “표를 훔치려는 민주당에 맞서 법적 대응을 하려면 돈이 필요할 것”이라며 “지금 공화당에 돈을 보내 달라”고 호소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0시 50분경 트위터에 “우리가 크게 이겼다”며 “그들은 선거를 훔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민주당을 비난했다. “투표소가 닫으면 더 이상 투표를 해선 안 된다. 그들이 (선거를 훔치도록) 놔두지 않을 것”이라며 “오늘밤 입장을 발표할 것이다. 큰 승리!”라고 적었다. 해당 트윗은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기자회견을 열고 “모든 표가 개표될 때까지 선거는 끝나지 않았다”고 밝힌 지 10분 만에 등장했다. 당시 현장 투표에서 다소 열세를 보인 바이든 후보가 지지층에게 사전투표 승리를 자신하며 “시간이 걸리겠지만 인내심과 믿음을 갖고 기다려 달라”고 하자 ‘내가 이미 이겼다’고 받아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 오전 10시경 트위터에 또 “3일 밤 내가 안정적으로 이기고 있었는데 민주당이 장악한 주요 주에서 표가 집계된 후 (나의 우세가) 마법처럼 사라졌다. 매우 이상하다”며 “여론조사는 틀렸다”고 또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당일인 3일 오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느낌이 매우 좋다. 4년 전에는 전체 선거인단 538명 중 306명을 확보했는데 올해는 그것보다 더 잘할 것”이라는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2일 마지막 유세를 펼친 중북부 미시간주에서 군중이 “우리는 당신을 사랑한다”고 연호하자 “나를 울리지 말라”며 살짝 울컥하는 모습을 보였다. 당시 진짜로 울었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엄청난 사랑을 받아 조금 감상적인 느낌이 들었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 저녁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백악관에서 선거 결과를 지켜봤다. 로이터통신은 그가 부인 멜라니아 여사, 장녀 이방카 부부와 함께 차분하면서도 초조한 분위기 속에서 개표 방송을 시청했다고 전했다. 밤에는 백악관에서 이방카, 장남 트럼프 주니어, 차남 에릭 등을 포함해 약 250명의 지지자와 파티를 열었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
미국 대선 개표 결과 경합주로 꼽혔던 애리조나주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승리했다. 2016년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싹쓸이한 경합주 6곳 가운데 이번 대선에서 현재까진 바이든 후보가 유일하게 이긴 곳이 애리조나다. ‘매케인 효과’가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4일 오후 7시 반(한국 시간) 현재 애리조나에서 바이든 후보가 51.8%의 득표율로 트럼프 대통령(46.8%)을 앞서고 있다. AP통신과 폭스뉴스 등은 ‘바이든 후보가 승리했다’고 분류했다. 애리조나는 2016년 대선 때는 트럼프 대통령이 48.1%를 얻어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민주당 후보(44.6%)를 3.5%포인트 차로 이겼던 곳이다. 미 언론들은 바이든 후보의 애리조나 선전에 고 존 매케인 전 상원의원에 대한 추모 열풍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고 있다. 2018년 8월 뇌종양으로 숨진 매케인 전 의원은 무려 36년간 애리조나에서 상·하원 의원을 지냈다. 베트남전쟁 영웅인 그는 2008년 대선에 공화당 후보로 출마할 만큼 공화당 내 주류였다. 매케인 전 의원은 생전에 트럼프 대통령과 여러 차례 충돌하며 ‘반(反)트럼프 성향’을 보였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매케인이 숨진 뒤 추모 성명조차 내지 않았다. 그러나 매케인 전 의원은 바이든 후보와는 당적을 초월한 우정을 이어왔다. 그는 2016년 병마와 싸울 때 바이든 후보에게 대선 출마를 권했고, 부인 신디 여사는 이번 대선에서 바이든 후보를 지지하며 9월 인수팀 자문위원회에 합류하기도 했다. 영국 인디펜던트는 “애리조나 유권자들은 당적을 불문하고 매케인에 대한 충성심을 갖고 있다”며 “애리조나 공화당 지지자들은 매케인에 대한 트럼프의 공격에 소외감을 느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결국 애리조나에서의 ‘매케인 향수’가 바이든 후보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애리조나의 인구 분포 변화도 바이든 후보가 선전한 배경으로 꼽힌다. 애리조나는 1952년 이후 줄곧 공화당 텃밭이었지만 최근 히스패닉 인구가 급증하면서 민주당 지지세가 강해졌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이 지역 히스패닉계 인구는 1990년대 68만8333명이었지만 2000년 129만5617명, 2010년 189만5149명으로 급증했다. 지난해의 경우 백인 82.6%, 히스패닉 31.7%, 흑인 5.2%, 아시아계 3.7%의 인종 비율을 보였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
미국 대선 전날인 2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마지막 유세에서 총력전을 펼쳤다. 막판 대역전극을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은 노스캐롤라이나,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위스콘신 등 4개 경합주를 누볐고 지지율에서 앞선 바이든 후보는 핵심 승부처인 펜실베이니아와 오하이오 등 2개 주를 집중 공략했다.○ 트럼프 “바이든은 부패했다” CNN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여론조사는 가짜이며 진짜 여론조사에서는 우리가 좋다. 이길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어 “당신의 투표로 세금과 규제를 삭감하고 더 많은 제품에 ‘메이드 인 유에스에이’ 표시가 찍히도록 할 것”이라며 “나가서 투표하라”고 외쳤다. 여론조사에서 밀렸지만 대선에서는 승리했던 4년 전 상황을 재현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은 부패했다”고 외치자 지지자들은 “바이든을 감옥에 가두라”며 호응했다. 이들은 4년 전에도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를 지목하며 ‘감옥에 가두자’는 구호로 트럼프 지지 의사를 표시했다. 바이든의 고향 펜실베이니아주 스크랜턴을 찾은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이 프래킹(셰일가스 추출을 위한 수압파쇄법)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를 찍으면 베네수엘라 같은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바이든을 찍으면 공산주의자, 사회주의자, 위선자에게 정부 통제권을 넘겨주는 꼴”이라고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대책을 줄곧 비판한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장을 해고하라는 일부 지지자의 외침에 “선거가 끝날 때까지 조금만 기다리라”고 답해 대선 직후 파우치 소장을 해임할 가능성을 거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일인 3일 오전 버지니아주의 공화당 전국위원회를 방문한 뒤 이날 밤 백악관에 머무르며 약 400명의 지지자와 모임을 갖는다.○ 바이든 “트럼프는 실패했다” 바이든 후보는 이날 오하이오 유세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짐을 싸서 집으로 돌아갈 시간”이라며 “트럼프의 트윗, 분노, 혐오, 실패, 무책임은 끝났다. 미 전역에 증오의 불길을 부채질한 대통령을 끝낼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선거인단 18명이 걸린 오하이오에서는 한동안 바이든 후보가 우위를 보였지만 최근 일부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역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바이든이 이곳 표심을 잡기 위해 막판 유세지로 골랐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날 펜실베이니아 유세에는 레이디 가가, 존 레전드 등 유명 가수들이 등장해 화제를 모았다. 피츠버그대에 레이디 가가와 나타난 바이든은 “이제 그가 연설하고 나는 노래할 것”이라며 농담을 던졌다. 레이디 가가 역시 “흥미진진한 생각”이라고 화답했다. 바이든 측은 대면 유세에 치중한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코로나19 감염 방지를 위해 지지자들이 차량을 몰고 유세장에 오는 ‘드라이브인’ 방식을 고수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파우치 소장 해임 가능성 발언을 비판하며 “나를 뽑으면 파우치를 고용하고 트럼프를 자르겠다. 트럼프는 바이러스에 항복하고 백기를 흔들었다”고 받아쳤다. 바이든 후보는 자신이 피츠버그에 있을 때 필라델피아에서 유세 중이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후보의 유세 현장을 스크린으로 서로 비추며 하나의 행사처럼 꾸몄다. 그는 3일 선거 당일에도 고향 필라델피아 스크랜턴에서 유세를 계속하기로 했다.임보미 bom@donga.com·이설 기자}
2016년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승리를 맞히지 못했던 미 여론조사업체들이 명예회복에 부심하고 있다. 이후 업체들은 표본 구성을 개선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예측 정확도를 높이려 애써왔고 4년 전보다 부동층이 대폭 감소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맞힐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우편투표 급증 등으로 올해 역시 정확한 예측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만만치 않다. 미 여론조사 분석업체 파이브서티에이트의 네이트 실버 창업자는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복스 인터뷰에서 “4년 전 대선의 부동층은 전체 유권자의 13∼14%에 달했지만 올해는 6% 정도”라며 올해 여론조사 업계의 정확도가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또 올해는 상당수 여론조사업체가 교외 거주자, 교육 정도가 낮은 유권자에게 가중치를 부여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분석했다. 4년 전 대선에서 백인 노동자 계층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거 몰표를 던졌고, 이들 상당수가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지지를 밝히지 않으면서도 실제 투표장에서 트럼프를 찍은 ‘샤이 트럼프’라는 점을 간과했다는 반성에 근거한 것이다. 반면 코로나19의 여파로 사전투표에 참여한 사람이 1억 명에 가까워질 정도로 대폭 늘어난 것은 변수다. 투표율을 예상하기 어려운 만큼 정확도 역시 담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소득층 엘리트일수록 여론을 의식해 겉으로는 트럼프 대통령 지지를 드러내지 않지만 본인의 신분을 속일 수 있을 때는 대통령 지지 의사를 표시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모닝컨설트에 따르면 연 소득 7만5000달러 이상 응답자를 대상으로 한 전화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42%였다. 반면 조사원과 직접 대화하지 않아도 되는 온라인 여론조사에서는 대통령 지지율이 52%로 올랐다. 조유라 jyr0101@donga.com·이설 기자}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타계한 영국 스코틀랜드 배우 숀 코너리(사진)를 기리는 추모 열풍이 불고 있다. 세계 각국 팬, 연예계 동료는 물론 각국 지도자 역시 한 시대를 풍미한 배우에게 애도를 표했다. 골프광으로 유명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일 트위터에 “전설적 배우, 007 숀 코너리가 푸르디푸른 페어웨이(골프장 잔디)로 떠났다. 유족에게 진심으로 애도를 표한다”고 적었다. 그는 코너리가 자신이 스코틀랜드에서 골프장 및 리조트 개발사업 허가로 어려움을 겪었을 때 “저 망할 것을 짓게 해 달라”고 외친 적이 있다는 개인적 인연도 소개하며 “코너리의 개입 이후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됐다”고 밝혔다. 가디언에 따르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역시 트위터에 “코너리의 카리스마와 따뜻한 웃음을 기억하며, 그의 잊지 못할 연기에 계속 기쁨을 느낄 것”이라고 적었다. 니컬라 스터전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 역시 “에든버러 노동자 가정에서 태어나 재능과 노력으로 세계적 배우가 됐다”고 추모했다. ‘1대 제임스 본드’였던 코너리의 뒤를 이어 본드 역할을 했던 고 로저 무어의 유족 역시 트위터에 “코너리와 로저는 수십 년간 친구였다. 로저는 항상 ‘코너리가 최고의 본드’라고 말했다”고 추모했다. 5대 본드를 연기한 아일랜드 출신 피어스 브로스넌은 “당신은 어린 시절 나의 위대한 제임스 본드였다. 배우로서 남자로서 모든 면에서 강력했고 영원히 그렇게 남을 것”이라고 애도했다. 미국 배우 앨릭 볼드윈은 인스타그램에서 “그는 함께 일한 최고의 전문가였고, 영화 의상을 따로 제작해 선물해줄 정도로 친절했다”고 회상했다. 코너리의 아내는 “치매와 싸워온 남편이 평화롭게 눈을 감았다”고 전했다.이설 기자 s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