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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서울 중구 대한적십자사 4층 앙리뒤낭홀에서 ‘일제강점기 대한적십자회와 민족운동’이라는 주제의 학술회의가 열렸다. 대한적십자사와 한국민족운동사학회가 주최한 이날 학술회의에서는 1919년 8월 29일 설립된 ‘대한적십자회’가 당시 인도주의 정신을 바탕으로 벌인 독립운동에 대한 다양한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1919년 상하이 임시정부 탄생 약 4개월 후 대한적십자회가 설립됐다. 당시 적십자회 차원에서 다양한 독립운동이 펼쳐졌다. 1920년 52쪽 분량의 영문 화보집인 ‘The Korean Independence Movement’의 발간이 대표적이다. 당시 일제의 탄압 실상과 적십자간호원 양성소 졸업사진 등이 포함됐다. 이 화보집은 국제적인 인도주의적 선전 홍보를 목적으로 제작해 배포한 최초의 영문 사진첩이었다. 대한적십자사는 해당 화보집이 중국에 남아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중국적십자사를 통해 확인 중이다. 동아일보 모스크바 특파원을 지냈던 이관용 선생(1891∼1933)의 알려지지 않은 활약상도 공개됐다. 이 선생이 스위스 유학생 시절이었던 1920년 3월 국제적십자위원회(ICRC)를 방문해 대한적십자회 가입 추진을 위해 제출한 서류가 새롭게 확인된 것이다. 이 서류에는 영문 화보집을 ICRC에 제출한 정황도 담겨 있다. 또 이 선생이 제출한 서류에는 미국적십자사가 수원 제암리 학살 현장에서 일제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구호활동을 했다는 내용이 기록됐다. 제암리 학살 현장에서 미국적십자사 차원의 구호활동 정황은 처음 공개됐다. 대한적십자사와 학회 측은 추가 조사 및 연구를 통해 그동안 드러나지 않은 새로운 사실 확인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같은 내용에도 불구하고 당시 ICRC는 서류를 일본적십자사에 보내 검토를 요청했다. 이에 일본적십자사는 1909년 대한적십자사가 일본적십자사로 흡수됐기 때문에 서류 자체가 무효라고 주장했다. 결국 독립을 위한 대한적십자회의 인도적 외교 활동은 수포로 돌아갔다. 이번 학술회의에서는 대한적십자회가 사용한 태극기가 일반에 처음 공개됐다. 대한적십자사는 “대한적십자회 이사장이었던 서병호 목사의 후손이 기증한 것”이라며 “문화재청, 서울시와 협의해 문화재 등록을 추진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경희대는 모든 학과에 걸쳐 정시 ‘가’군 또는 ‘나’군 중 1개의 군에서 단일 모집한다. 순수학문 중심의 서울캠퍼스 개설 학과는 ‘가’군에서, 응용학문 중심의 국제캠퍼스 개설 학과는 ‘나’군에서 모집한다. 인문·사회·자연계열 전 학과에서 수능 100%로 합격자를 선발한다. 수능 성적의 경우 표준점수(또는 백분위) 단순 총점이 같아도 반영비율이 높은 영역의 성적이 좋고 나쁨에 따라 대학이 활용하는 수능 환산점수에 차이가 발생하기 때문에 계열별 반영비율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히 인문계열은 국어 35%, 수학(나형) 25%를 반영하는 반면 사회계열은 국어 25%, 수학(나형) 35%로 다르다. 자연계열은 수학 가형만 반영되고 35%로 비율도 높다. 한국사의 경우 수능 등급별 환산점수를 활용한다. 인문·사회계열의 경우 1∼3등급까지 만점(200점)이고, 4등급부터 5점씩 감점된다. 자연계열의 경우 1∼4등급까지 만점(200점)이며, 5등급부터 6점씩 감점된다. 영어도 수능 등급별 환산점수를 활용하는데 모든 계열에서 1등급까지 만점(200점)이며 2등급부터 감점된다. 지난해와 비교해 ‘나’군의 예술·체육계열에서 연극영화학과(영화연출 및 제작), 체육학과, 스포츠지도학과 등 일부 학과의 전형방법이 수능 100%로 변경됐다.인문계열과 사회계열의 수능 영역별 반영비율이 다른 만큼 수학 성적에 따라 유리한 계열을 선택해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수학 영역의 성적이 우수한 경우 국제학과를 제외하고 사회계열 모집단위는 모두 ‘가’군에서 선발하므로 군별 지원전략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영어 영역의 경우 1등급과 2등급 간의 차이가 8점으로 비교적 큰 편이다. 지난해 ‘가’군의 경우 의예과 등 8개 학과 합격자의 영어등급 평균이 1등급이었다. ‘나’군은 소프트웨어융합공학과 등 2개 학과만 1등급이었다. 영어 영역 2등급 학생은 다른 영역 성적이 좋다면 이를 참고해 지원을 고려할 수 있다. 입학처 홈페이지 2019학년도 전형결과 참조.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연세대는 2020학년도 정시모집에서 1136명을 선발한다. 수시모집 미선발 인원의 이월을 감안하면 1400명 안팎이 될 것으로 학교 측은 예상하고 있다. 정시 일반전형 일반계열이 1001명(체능 45명 포함)이고 예능계열 120명, 국제계열 15명이다. 정시 선발인원은 지난해와 비교해 125명 늘었다. 입학전형을 간소화하고자 대학수학능력시험 100%로 선발한다. 학교생활기록부의 정량화 점수를 반영하지 않으나 동점자 처리 시에는 학교생활기록부의 교과 영역 정량화 점수를 반영한다. 2019학년도와 마찬가지로 대학수학능력시험 영어와 한국사 점수는 절대평가로 반영한다. 영어 반영점수는 1등급을 100점으로 배정하고 등급 하향에 따라 감점하는 방식으로 배정했다. 한국사 반영점수는 1∼4등급(체능은 1∼5등급)까지 10점으로 배정하고 등급 하향에 따라 감점하는 방식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언더우드 국제대학 정시모집을 실시한다. 모집인원은 15명이다. 지원자 전체에 대해 서류평가(60%)와 면접평가(40%)를 실시하고 일괄 합산해 선발한다. 서류평가 시 학생부와 자기소개서를 활용하며 자기소개서는 학생부종합전형과 동일한 서식을 사용한다. 일반전형 일반계열 중 의예과 지원자 전원에 대해 인성면접시험을 실시한다. 인성면접시험은 지원자 한 명을 대상으로 복수의 평가위원이 면접을 실시한다. 면접 결과는 성적 산출에 반영하지 않으나, 적정 기준 이하는 불합격 처리한다. 인성면접시험은 자기 계발을 통해 의학의 미래를 선도하고 글로벌 팀 리더로 성장할 창의적, 융합적, 비판적 인재를 선발하기 위한 평가다. 제시문을 기반으로 자기결정성, 심리안정성 등 기본 인성을 평가한다. 일반전형 국제계열은 면접구술시험을 실시한다. 면접구술시험도 복수의 평가위원이 지원자 한 명을 대상으로 면접을 본다. 면접구술시험은 제시문을 기반으로 고교 교육과정을 충실히 이수한 교양인으로서의 자질을 확인하기 위한 과정이다. 일반전형 체능계열은 실기시험과 면접구술시험을 실시한다. 체육교육과는 기본운동능력 실기시험 3개 종목(왕복달리기, 제자리멀리뛰기, 메디신볼던지기)과 교직 이수를 위한 자질 확인을 위해 면접구술시험을 진행한다. 최근 3년간 전국체전을 포함한 전국대회 3위 이상의 입상경력이 있으면 실기시험이 면제된다. 실기시험 면제 혜택을 받게 되는 전국대회 목록은 입학처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스포츠응용산업학과는 선택실기시험 10개 종목(농구, 배드민턴, 골프, 축구, 태권도, 유도, 검도, 수영, 무용, 체조) 중 1개 종목을 선택해 치른다. 고등학교 재학 중 수상한 전국 규모 대회 이상의 입상경력이 있으면 역시 선택실기시험 면제를 신청할 수 있다. 일반전형 예능계열도 실기시험을 실시한다. 전공에 따라 예심, 본심을 실시하거나 일괄합산전형으로 치러진다. 실기시험 과제곡 등은 정시모집 요강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연세대 정시모집에 관한 자세한 사항은 입학처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숭실대는 2020학년도 정시모집을 통해 1033명(정원외 포함)을 선발한다. 이번 정시의 특징은 △일반전형 및 특별전형 수능 100% 선발(실기고사 전형 제외) △교차지원 대폭 허용(융합특성화자유전공학부 포함 10개 모집단위) △실기고사(스포츠학부) 종목 축소 등이다. 정시 일반전형(정원내)에서는 가군 398명, 나군 91명, 다군 438명을 선발한다. 전형방법은 수능 100%이다(실기고사 전형 제외). 계열에 관계없이 각 모집군에 모집단위를 분산해 선발한다. 학과 선택의 폭이 보다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정원외특별전형(농어촌 학생, 특성화고교 졸업자, 기초생활수급자 및 차상위계층)은 수능 100%로 106명을 뽑는다. 정시 일반전형에서 인문·경상계열은 국어, 수학(가/나), 영어, 탐구(사회 또는 과학 2과목)를 반영하고, 자연계열1은 국어, 수학 가, 영어, 과학탐구(2과목)를 반영한다. 자연계열2는 국어, 수학(가/나), 영어, 탐구(사회 또는 과학 2과목)를 반영하고, 수학 가와 과탐을 응시한 수험생에게는 각각 표준점수 10%, 백분위 5%를 가산점(해당 과목)으로 부여한다. 한국사 가산점은 전 계열에 동일하게 적용되며, 1등급 4점에서 9등급 0점까지 등급 간 0.5점씩 차이를 두어 등급별 점수를 부여한다. 수능 영역별 반영 비율도 지원자가 주목해야 한다. 인문·경상계열은 수능 반영 과목은 같으나 국어와 수학 성적의 반영 비율이 달라서 자신에게 유리한 모집단위를 비교해 선택할 필요가 있다. 숭실대는 정시에서 교차지원을 대폭 허용하고 있다. 교차지원이 가능한 자연계열2는 정보통계·보험수리학과, 산업·정보시스템공학과, 건축학부(건축학·건축공학전공 및 실내건축전공), 컴퓨터학부, 전자정보공학부(IT융합전공), 글로벌미디어학부, 소프트웨어학부, 스마트시스템소프트웨어학과이다. 2017학년도에 신설된 융합특성화자유전공학부도 교차지원 기회가 열려 있다. 지난해 스포츠학부의 실기고사 종목은 제자리멀리뛰기 등 5개였으나, 올해는 지그재그달리기가 제외돼 4종목만 실시한다.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동덕여대는 ‘글로벌 Top Tier 여자대학’을 위한 5대 핵심전략을 추진 중이다. 구체적으로 △융·복합형 연계전공으로 통합형 인재 육성 △교육 특성화 강화로 실무 융·복합능력 개발 △연구 경쟁력 강화 위한 우수 교원 확충 △학생 중심 서비스 통해 학부모도 만족하는 학교 △경영혁신 통한 성과중심의 선진 경영시스템 운영 등이다. 2020학년도 정시에서는 전체 모집인원의 35%인 529명을 모집한다. 수시 미등록 인원이 정시로 이월돼 최종 인원은 원서접수 전 입학처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인문·자연계열의 경우 국어, 영어, 수학, 탐구 등 4개 영역을 모두 반영하기 때문에 고른 성적을 받은 학생이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인문계열은 국어 영역의 비중이 높고, 자연계열은 수학 영역의 비중이 높다. 탐구 영역의 비중은 상대적으로 낮다. 기준은 지난해처럼 수능 백분위점수다. 수능우수자전형에서 사회·과학탐구 영역을 모두 허용한다. 수학의 가·나형 역시 모두 허용된다. 자유롭게 교차지원이 가능해 지원자들은 진로에 따라 학과를 선택할 수 있다. 동덕여대는 타 대학에 비해 전과와 복수전공(부전공)의 기회가 열려 있어 교차지원을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단 보건관리, 식품영양, 응용화학, 화장품학, 컴퓨터, 정보통계 등 자연계열 학과 지원 시 수학 가형에 응시한 경우 백분위점수의 10% 가산점이 부여되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예체능계열은 전공학과에 따라 수능과 실기고사의 반영비율이 달라 지원학과의 실기 반영비율을 미리 확인해야한다. 특히 공연예술대학, 피아노과, 관현악과는 실기 반영비율이 70%로 높은 편이다.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한국항공대는 2020학년도 정시모집 비율을 지난해보다 확대해 총 305명(37%)을 선발한다. 수시모집에서 논술우수자전형 비율이 전년 대비 6%포인트 축소되면서 수시모집 학생부종합전형과 정시모집의 모집비율이 각각 3%포인트씩 확대됐다. 정시 일반학생전형은 수능 표준점수 100%를 반영한다. 항공운항학과는 별도의 신체검사를 실시한다. 정시 ‘가’군에서 항공우주 및 기계공학부, 항공교통물류학부를, ‘나’군에서 항공전자정보공학부, 항공운항학과를, ‘다’군에서 소프트웨어학과, 항공재료공학과, 자유전공학부, 경영학부를 각각 모집한다. 항공우주 및 기계공학부, 항공전자정보공학부, 항공재료공학과는 국어 20%, 수학 가형 35%, 영어 25%. 탐구 20%를 반영하며 별도 가산점은 없다. 소프트웨어학과, 항공교통물류학부, 항공운항학과, 자유전공학부는 국어 20%, 수학 30%, 영어 30%, 탐구 20%를 반영한다. 소프트웨어학과를 제외한 나머지 3개 학부(과)는 수학 가형 5% 가산점을 부여한다. 경영학부는 국어 30%, 수학 20%, 영어 30%, 탐구 20%를 반영하며 별도 가산점은 없다. 공통적으로 영어 성적은 한국항공대에서 마련한 표준점수 환산표에 따라 등급별 표준점수로 변환해 적용한다. 한국사는 가산점 부여 방식으로 4등급까지 10점, 이하 등급부터는 0.1점씩 감점하는 방식으로 가산점을 부여한다. 모든 응시자는 지원 학부(과)별 수능 반영영역에 응시해야 지원할 수 있다. 농어촌학생특별전형과 특성화고교출신자특별전형은 수시모집 미충원으로 이월이 발생한 경우에 한해 선발할 예정이니 유의해야 한다. 원서는 26일부터 31일까지 진학어플라이를 통해 접수하면 된다. 서류 제출은 내년 1월 10일까지 방문 또는 우편(10일 소인분까지)으로 가능하다. 한국항공대 입학 관련 정보는 입학관리팀으로 하면 된다.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이화여대는 창의·융합인재 양성을 위해 2018학년도부터 정시모집 때 주요 대학 최초로 계열별 통합선발을 실시했다. 다양한 전공 체험의 기회를 갖고, 고교 때 이수계열에 상관없이 희망하는 학과(전공)를 선택함으로써 본인에게 최적화된 진로를 설계할 수 있게 지원하는 것이다. 통합선발 입학생들은 정해진 커리큘럼의 제약 없이 자율적으로 시간표를 구성한다. 관심 있는 전공을 탐색하고 경험하며 많은 친구를 만날 수 있다. 입학 때보다 적성과 진로에 대한 폭넓은 생각이 가능해 만족도가 높다. 올해 정시모집에서도 수능전형으로 총 380명을 뽑는데 계열별 통합선발을 실시한다. 통합선발 합격생들은 1년간 전공 탐색 기간을 거친다. 1학년 말 성적, 문·이과 구분, 인원 제한 없이 인문과학대, 사회과학대, 자연과학대, 엘텍공과대, 경영대, 신산업융합대(체육과학부 제외), 스크랜튼대(국제학부, 융합학부) 각 학과(전공) 중에서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그 뿐만 아니라 계열별 최초 합격자 상위 50%에게는 4년 전액장학금이 지급된다. 입학생 전원 신축 기숙사(E-House) 입사 기회 제공 등의 혜택도 주어진다. 신입생은 입학 후 지도교수 별도 배정 및 맞춤형 프로그램·멘토링 등 미래인재 양성 프로그램을 통해 학교 적응과 전공탐색 기회를 갖는다. 특히 유닛형 기숙사인 ‘E-House’는 주요 대학의 서울 지역 기숙사 중 수용률 2위 규모다. 미래 계획이 아직 뚜렷하지 않은 고교생에게 폭넓은 선택의 기회를 주는 것이 계열별 통합선발이라면, 이미 구체적인 진로를 계획한 학생을 위해서는 학과별 선발이 이뤄진다. 올해는 전년도에 비해 수능전형 학과별 선발 모집단위 및 선발인원이 확대됐다. 의예과뿐 아니라 간호학부, 사범대를 준비하는 학생들이 수능전형으로 미리 준비하고 도전할 수 있도록 사범대 각 학과(전공) 77명, 의예과 51명(인문계열 6명, 자연계열 45명), 간호학부 15명을 선발한다. 또 수험생 부담을 줄이기 위해 수능 반영 시 영어영역의 등급별 급간 점수가 완화됐다.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황규빈 전 텔레비디오 회장(83)이 모교인 한양대에 200만 달러(약 23억4500만 원)를 기부한다. 18일 한양대에 따르면 황 전 회장은 최근 미국을 방문한 김우승 총장과 만나 기부를 약속했다. 한양대는 기부금을 서울캠퍼스 전자관 건립에 사용할 예정이다. 황 전 회장은 세계 최초로 개인용 컴퓨터(PC) 네트워크 시스템을 개발했다. 그가 설립한 텔레비디오는 한국계 기업 최초로 미국 나스닥에 상장됐다. 현재는 실리콘밸리 지역에서 고속전력선통신 관련 원천기술을 보유한 젤라인(Xeline)과 종합부동산회사를 운영 중이다. 황 전 회장은 “새롭게 건립되는 전자관에서 후배들이 어려움 없이 공부에만 전념했으면 한다”며 “아이디어가 있을 때 주저하지 말고 비전을 가지고 끝까지 해내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성호기자 starsky@donga.com}
경희대는 한주석 의성한방병원장이 최근 발전기금 3000만 원을 전달했다고 3일 밝혔다. 한 원장은 경희대 한의대 81학번 동문이다. 한 원장은 전달식에서 “‘경희한의 노벨프로젝트’가 마음을 움직였다”며 “프로젝트 모금 목표액이 30억 원인데 제 기부가 목표액 달성의 시발점이 됐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경희한의 노벨프로젝트는 지난해 10월 한의과대학 신축건물 개관 비전 선포식에서 발표됐다. ‘한의학을 통한 인간 중심의 글로벌 의학 창조’를 목표로 2030년까지 교육, 연구, 의료 및 인류복지 분야에서 세계 최고 대학으로 성장하겠다는 한의대의 장기 비전이다. 전달식에는 박영국 총장 직무대행과 손혁상 대외협력부총장, 이재동 한의대 학장, 백유상 한의학과 학과장 등이 참석했다. 박영국 총장 직무대행은 “경희한의 노벨프로젝트는 현재 한의학이 처한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 힘이 될 것이다. 동문의 관심과 기부가 한의대가 원대한 꿈을 꿀 수 있는 원동력이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몇 년 전 아내가 초등학생 아이의 학교로 상담을 갔다. 전화도 가능하지만 얼마 전 아이가 받아온 수학 평가 결과가 눈앞에 아른거렸기 때문이다. 교사에게 조언을 구했다. 황당한 대답이 돌아왔다. “학원 안 다니세요? 학습지는요?” 사실 초등학교 때라도 학원 뺑뺑이를 돌리지 말자는 생각이었다. 그래서 학교에서 접하기 어려운 예체능 중심의 학원을 보냈다. 사실 친구들과 어울리는 게 더 큰 목적이었다. 이 말을 들은 교사는 매우 친절하게 ‘교육의 길’을 가르쳤다. “어머니, 학교에서 다 가르칠 수는 없어요. 사교육 도움을 받으셔야 해요. 다른 아이들도 다 그렇게 해요.” 아내는 상기된 얼굴로 교사와 학교에 대한 성토를 이어갔다. “초등학생에게 학원 다니라고 하는 게 정상이냐”, “그럼 교사와 학교는 뭘 하는 거냐”고 따지듯 물었다. 주변에 물으니 이런 경험을 가진 이가 드물지 않았다. 오히려 질문하는 나를 ‘교알못’(교육을 잘 알지 못하는 사람) 취급하는 사람도 있었다. 지난주 정부가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2023학년도 대입까지 주요 대학의 정시모집 비중을 40%까지 끌어올리는 내용이다. 예상대로 교원단체나 교사모임의 반발이 거세다. 공교육을 죽이고 사교육만 부추길 것이라는 비판을 반복했다. 물론 정부의 대입 개편안이 ‘졸속’ 비판을 받는 건 당연하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자녀 문제가 터지고 입시 공정성 문제가 불거지자 대통령이 정시 확대를 언급하고 불과 37일 만에 나온 결정이다. 1년에 걸친 공론화 과정 후 내놓은 개편안을 손바닥 뒤집듯 한 것에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찬반 논란이 팽팽한 정시 비중을 놓고 시간을 끌면 혼란을 장기화할 것이라는 전문가들도 있다. 40% 기준 역시 찬반 양측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정시 비중만 놓고 갑론을박하는 사이 정작 가장 중요한 정책이 뒷전으로 밀릴까 걱정이다. 바로 이번 발표에서 찬밥 대우를 받은 대학수학능력시험 체계 개편이다. 2028학년도 도입을 목표로 논·서술형 문항을 반영하는 새로운 수능이다. 그동안 보수와 진보 교육계는 사안마다 엇갈렸지만 이 같은 방향의 수능 개편에는 별다른 이견이 없었다. 내년 1월 일본에서는 한국 수능과 비슷한 대학입학자선발 대학입시센터시험(대입센터시험)이 치러진다. 1989년 도입된 대입센터시험의 마지막이다. 이듬해부터 대학입학공통시험이라는 새로운 평가가 실시된다. 우리처럼 다지선다형 문항 일색인 시험에 다양한 서술형 문항을 도입하는 것이 핵심이다. 일본은 입시 개편을 위해 20년가량 공을 들였다. 인구 감소와 산업환경 변화 등을 감안해 사회와 국가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목적을 뒀다. 노벨 과학상 수상자를 24명이나 배출한 일본이지만 시대에 뒤떨어졌다며 단행한 입시 개혁이다. 2021년 발표될 새로운 수능 체계안이 백년대계가 되려면 교사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 새로운 수능을 학생과 함께 준비할 수 있는 교사가 있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선 이름뿐인 교원 평가도 바뀌어야 한다. 학원과 개인과외로 넌지시 학생의 등을 떠미는 교사가 남아있는 한 새로운 수능 체계는 결국 일년소계에 그칠 수밖에 없다.이성호 정책사회부 차장 starsky@donga.com}
지난해 6월 A 군(13)은 자신이 나고 자란 베트남을 떠나 낯선 한국에 왔다. 결혼한 어머니를 따라온 것이다. 1년이 지났지만 A 군은 한국 학교에 입학하지 못했다. 바쁜 부모가 A 군의 교육까지 챙기지 못해서다. A 군은 중도입국 청소년이다. 외국에서 살다가 한국에 온 다문화가정 자녀를 말한다.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외국에서 성장한 후 입국한 중도입국 청소년 중 33%가량(2018년)이 학교에 가지 못했다. 부모의 무관심 탓이 크지만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시선이 아직 이들에게까지 미치지 않은 탓도 있다. B 양(16)은 2년 전 부모와 함께 중국에서 들어왔다. 부모는 곧바로 딸이 다닐 학교를 알아봤다. 하지만 학교마다 손사래를 쳤다. 이유는 제각각이었다. 한 학교는 중국 학생이 너무 많다고 했다. 반대로 다른 학교는 중국 학생이 너무 적어 적응하기 힘들 것이라며 거절했다. 몇몇 학교를 전전하다 뒤늦게 입학을 받아준 학교가 있었지만 아이의 마음의 상처가 깊어진 뒤였다. 이런 상황이 벌어진 건 입학까지 가는 문턱이 너무 높은 탓이다. 중도입국 청소년은 의무교육 대상이 아니다. 부모가 알아서 챙겨야 하는 구조다. 출신 국가에서 다니던 학교의 재학·졸업증명서와 성적증명서, 가족관계증명서, 예방접종수첩 등 여러 서류가 필요하다. 서류에 해당 국가 인증과 한국영사관 인증을 빼놓으면 안 된다. 번역과 공증은 필수다. 한국에 올 때 서류 한 장이라도 빠뜨리면 입학이 어렵다. 경제활동에 바쁜 부모가 제대로 챙기지 못하면 아이 교육은 뒷전으로 밀릴 수밖에 없다. 중도입국 청소년 일부는 민간 교육센터를 찾기도 한다. 하지만 그냥 방치되는 경우도 많다. 여가부에 따르면 학교에 다니지 않는 15∼17세 청소년 중 절반 이상이 조사 기간(일주일)에 진학이나 취업 준비는 고사하고 하는 일 없이 지낸 것으로 나타났다. 차별의 시선도 이들에게 유달리 따갑다. 차별을 경험한 전체 다문화 청소년은 10명 중 1명꼴(9.2%). 반면 학교 밖 청소년이나 중도입국 청소년의 차별 경험은 각각 13.9%, 17.6%로 훨씬 높다. 2009년 동아일보가 ‘달라도 다함께, 다문화가 힘이다’ 연중기획을 시작할 때만 해도 결혼이주여성이나 외국인 근로자의 사회 적응과 정착이 가장 큰 문제였다. 하지만 이제 다문화정책의 진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10년간 다문화 청소년을 가르친 경기 여주여중 채용기 교사는 “중도입국 청소년은 한국어를 전혀 하지 못해 아예 친구관계를 시작할 수도 없다”며 “의사가 수술하는 것처럼 이제 다문화 정책도 세심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말 법무부와 여가부, 교육부가 한자리에 모였다. 중도입국 청소년의 교육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이들 기관은 외국인 등록과 취학 통지 절차 등 전반적인 제도 개선에 착수하기로 했다. 자녀를 학교에 보내지 않는 부모에 대한 법적 제재도 검토하기로 했다. 뒤늦게나마 정부가 중도입국 청소년의 문제를 자세히 살펴보기로 한 건 다행이다. 이들이 우리 사회의 당당한 일원이 될 수 있게끔 꼼꼼한 정책이 필요하다. 이성호 정책사회부 차장 starsky@donga.com}
“가장 중요한 걸 제쳐놓고 어떻게 입시제도를 개선하나요?” 얼마 전 만난 한 사립대 A 교수가 말했다. 정부와 여당이 추진 중인 대입제도 개선을 두고 한 말이다. 그는 수시와 정시의 비율 조정이 없다면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다시 말해 정시를 반드시 늘려야 한다는 것이다. 참고로 2020학년도 입시에서 수시 비율은 77.3%이고, 수시에서 가장 큰 비중이 바로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이다. A 교수는 대학에서 오랜 기간 입시 관리를 맡았다. 하지만 그의 주장은 대학 관계자의 일반적인 발언과는 거리가 있다. 상당수 대학 관계자는 ‘대학이 원하는 창의적 인재를 선발하기 위해’ 수시 비율의 현행 유지를 주장한다. 또 정시를 늘리면 서울 강남3구와 양천구 등 이른바 ‘교육특구’ 학생만 혜택을 본다고 한다. 사교육 차이 때문이다. 사실 ‘정시 확대’ 주장은 현 정부를 비롯해 이른바 진보진영의 금기(禁忌)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딸의 ‘부정입학’ 의혹에도 불구하고 교육부가 “정시 확대 없다”를 반복하는 이유다. ‘학생들을 수능 점수로 줄 세우지 않겠다’는 그 나름의 철학 탓이다. 그러나 수시 확대로 인해 고교 1학년 때부터 ‘내신 줄 세우기’가 시작된 건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학종 등 수시가 ‘공교육 정상화’에 도움이 됐다는(또는 될 것이라는) 주장도 빼놓을 수 없다. 학교에서 교과 외에 다양한 활동과 경험을 쌓을 수 있게 된 건 맞다. 하지만 학생 한 명이 2년 6개월(고1∼고3 1학기) 동안 교내에서 100개가 넘는 상을 받는 것이 정상은 아니다. 2019학년도 서울대 수시 합격생 중 한 명의 사례다. 같은 해 서울대 수시 합격생 중 6명은 무려 400시간이 넘는 봉사활동 실적을 적어냈다. 백번 양보해서 사교육 규모라도 줄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2012년 23만6000원에서 2017년 27만1000원으로 올랐다. 수시전형을 위한 컨설팅 세계는 더 요지경이다. 1시간 맛보기 상담이 30만 원, 1년 정기관리비 1000만 원이 수두룩하다. 입시 막바지 2개월 동안 5000만 원가량 받고 명문대 특정 전형을 준비해 준다는 컨설턴트 이야기를 듣고 말문이 막혔다. 수시 덕분에 학원 대신 학교 수업에 더 만족한다는 학생을 아직 본 적이 없다. 그 대신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 작성 때문에 교사 눈치를 보게 됐다는 학부모의 푸념은 들었다. 수시, 특히 학종은 고교 1학년 때부터 치밀한 계획을 세우고 꼼꼼하게 관리해야 한다. 원하는 대학과 전공을 정해 교내 수상 실적과 활동 경험을 꾸준히 쌓아야 한다. 뒤늦게 준비하면 학생부에 적힌 숫자를 바꿀 수 없다. 수상이나 특기사항, 봉사활동을 맞춤형으로 준비하는 건 더욱 불가능하다. 정시 확대에 대해 어떤 이들은 치열한 경쟁을 이기지 못한 ‘패자’의 억지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패자도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부활의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메시지가 더 교육적이지 않나. 정시 확대에 손사래를 치던 여당 내에서도 다른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모두를 만족시킬 입시제도는 없다. 수시는 정말 특별한 학생을 뽑는 제도로 운영하고, 대다수가 공정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교육적 줄 세우기’를 고민해야 한다. 이성호 정책사회부 차장 starsky@donga.com}
보건복지부는 올해 7월 ‘범부처 응급의료헬기 공동운영규정’을 국무총리 훈령으로 제정해 닥터헬기가 사전에 착륙장으로 지정된 장소(인계점)가 아닌 곳에서도 환자 이송이 가능하도록 제도를 개선했다. 동아일보가 진행한 ‘닥터헬기 소리는 생명입니다’(소생) 캠페인이 5월 시작된 이후 정부가 제도 개선을 적극 추진해 얻은 정책적 성과였다. 그동안 복지부 닥터헬기는 전국 828곳(2018년 말 기준)의 인계점을 중심으로 뜨고 내릴 수밖에 없어 응급구조에 제약이 따랐다. 그런데 훈령 제정을 계기로 복지부를 비롯해 응급의료헬기를 운영하는 국방부와 소방청 경찰청 해양경찰청 산림청 등 6개 정부기관은 이착륙장을 공유할 수 있게 됐다. 그 덕분에 닥터헬기가 이용할 수 있는 인계점은 3189곳으로 늘어났다. 또 인계점은 아니지만 고속도로 교통사고로 중증외상환자가 발생한 경우 고속도로순찰대의 교통통제 도움을 받아 사고 현장 근처의 고속도로에 착륙할 수도 있다. 전문의가 탑승하는 닥터헬기는 올해 10월 기준으로 전국의 7개 병원에 도입돼 응급환자를 구조하고 있다. 2011년 운영을 시작해 2019년 9월 말까지 9110회 출동해 중증응급환자 8486명의 생명을 구했다. 최근 도입된 아주대병원의 닥터헬기는 주야간 언제든 출동할 수 있도록 24시간 대기하고 있다. 기존에 운영되던 6개 지역의 닥터헬기는 안전성을 고려해 주간(일출∼일몰)에만 운항해 왔다. 아주대병원 닥터헬기는 이달 4일 오후 8시 24분경 경기 화성시 매송면 안산 방향 국도에서 발생한 통근버스와 굴착기 추돌사고 현장에 출동해 중상자 1명의 생명을 구했다. 이 헬기의 운영을 위해 경기소방재난본부 소속 구조구급대원 6명이 아주대병원에 파견돼 24시간 출동 대기를 하고 있다. 복지부가 지정한 권역외상센터는 365일, 24시간 병원에 도착한 중증외상환자에게 즉시 응급수술 등 최적의 치료를 제공할 수 있도록 시설과 장비, 인력을 갖추고 있다. 중증외상환자가 병원에 도착하면 즉시 외상외과, 흉부외과, 외과, 응급의학과, 신경의학과 전문의 등 최소 4명으로 구성된 소생팀이 환자를 집중 치료한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닥터헬기 소리는 생명입니다’(소생) 캠페인 참가자(가나다 순)가천대 메디컬캠퍼스 학생, 강경우 청양산림항공관리소장, 강경화 외교부 장관, 강동만 서울 강동소방서장, 강백호 프로야구 KT위즈 선수, 강은희 대구시교육감, 거스 히딩크 전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 경기도소방재난본부 특수대응단, 경기도의료원 수원병원 응급실팀, 경기북부권역외상센터, 경상북도소방본부 구조구급과, 경주세계문화엑스포 류희림 사무총장 및 직원, 경희중앙병원 직원, 고도원 아침편지문화재단 이사장, 고려대구로병원 중증외상센터팀, 고정배 강원도 보건복지여성국장, 고정아 고정아클리닉 원장, 국군의무사령부, 권덕철 한국보건산업진흥원장, 권순용 가톨릭태 은평성모병원장, 권영진 대구시장, 권택환 맨발학교 교장 및 학생들, 김경수 경남도지사, 김광석 서울산림항공관리소장 및 직원, 김구라 방송인, 김권배 계명대 동산의료원장, 김기택 경희대의료원장, 김남길 서울 동대문구의회 운영위원장, 김대환 청양산림항공관리소장, 김미숙 한국원자력의학원장, 김병관 서울 보라매병원장,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전 행정안전부 장관), 김선갑 서울 광진구청장, 김성령 배우, 김성수 대구경북흥사단 대표 및 직원, 김성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 김성우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장, 김성환 가수·노인의료나눔재단 이사장, 김소영 경기 여주제일중 교장 및 학생, 김수영 서울 양천구청장, 김숙 개그맨, 김숙희 양산산림항공관리소장, 김승룡 소방청 화재조사대응과장, 김연경 배구선수, 김연수 서울대병원 원장, 김영록 전남도지사, 김영진 개그맨, 김용관 산림항공본부장 및 직원, 김용익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 김유수 엠에스힐링 대표, 김일수 셀리턴 대표, 김재혁 목포한국병원 항공의료팀장, 김재화 분당차병원 원장, 김정권 검단탑종합병원 응급의료센터장, 김조원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전 한국항공우주산업 사장), 김창규 서울 동대문구의회 의장, 김충식 강원도 소방본부장,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 김태완 SNU청안과 원장, 김한근 강원 강릉시장, 김한종 배우, 김현 연세대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교수, 김형수 서울에이치피부과 원장, 김혜영 방송인, 나백주 서울시 시민건강국장,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남학현 천주교 서울 응암동성당 신부, 노경희 미국 실리콘밸리 힐링척추한방병원 원장, 다사랑중앙병원, 닥터프렌즈 유튜버, 대구 중구 노인복지관 탁구반, 대구 효신초교 교감 및 학생, 대구일과학고 학생, 대전필한방병원 직원, 대한병원협회 임영진 회장 및 직원, 대한응급의학회 임원진, 대한적십자사, 대한항공여승무원동우회, 라이나생명 하트히어로 직원, 레이디제인 가수, 류승룡 영화배우, 류승수 배우, 명희진 서울신문 기자, 목포제일여고 재경총동문회, 문병인 이화여대의료원장, 문석진 서울 서대문구청장, 미국 실리콘밸리 스탠포드대 연구팀, 미래컴퍼니(수술로봇 Revo-i),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민서정 마인드포유 심리발달연구소 원장, 민트병원 직원, 바노바기성형외과 의료진, 박경수 프로야구 KT위즈 선수,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박민수 서울ND의원 원장, 박성수 서울 송파구청장,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박원순 서울시장, 박일호 경남 밀양시장, 박정현 대전 대덕구청장, 박종훈 고대안암병원 원장,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박주영 FC서울 축구선수, 박진식 세종병원 이사장, 박해진 배우, 박홍준 서울시의사회장, 박효주 배우, 박희숙 노래학원 원장, 반상진 한국교육개발원 원장, 방지영 국제아동청소년연극협회 이사장, 배성혁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집행위원장 및 직원, 백령도 주민들, 백순구 원주연세의료원 원장, 병문바(병원문화를 바꾸자) 팀 일동, 부산 문현초등학교 6학년 3반, 서동원 바른세상병원 원장, 서울대병원 응급의학간호사, 서울소방항공대, 서울시의사회, 서울탑치과병원 임직원, 서유리 방송인, 서유성 순천향대서울병원 원장, 서은숙 부산 부산진구청장, 석웅 국군의무사령관, 석해균 전 선장(아덴만의 영웅), 설동호 대전시교육감, 설수진 베스티안재단 대표, 성운 스님(삼천사 주지), 성장현 서울 용산구청장, 성중기 서울시의회 의원, 소유진 방송인, 손달익 CBS 재단이사장·목사, 손숙 배우, 송건희 배우, 송경준 보라매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송도근 경남 사천시장,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송종욱 광주은행장 및 직원들, 송하진 전북도지사, 송희경 자유한국당 국회의원, 수덕어린이예술단, 스탠포드 의대 연구원들, 신규철 제일정형외과병원장, 신보라 자유한국당 국회의원, 신상도 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신소미 서울대병원 중증응급환자이송센터 교수, 신준식 자생한방병원 명예이사장, 신현준 배우, 신희석 경상대병원 원장 및 직원, 실리콘밸리 아벨리노랩 이진 회장과 임직원, 실리콘밸리 한인회 상공회의소 체육회, 심상정 정의당 대표, 심재권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심태섭 삼림청 진천산림항공관리소 소장, 아이돌그룹 뉴키드,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 안동병원, 안상태 개그맨, 안양시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 안정환 축구선수, 국립암센터 암생존자들, 양오승 서울 강남구보건소장, 양재진 진병원 대표원장, 양지요 발레드파리 원장, 양혁준 한국항공응급의료협회 회장, 엄홍길 산악인, 염태영 경기 수원시장, 영남중앙119특수구조대 항공팀, 영진전문대 간호학과 학생, 오거돈 부산시장, 오나라 배우, 오미근 경기 고양시 영상홍보팀장, 오세득 쉐프, 오영환 소방관, 오즈의 마법사 공연팀, 오태윤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 이사장, 왕연우 경기 고양시 SNS홍보팀장, 원희룡 제주도지사, 유병택 대구교동중 교장 및 학생들, 유영민 전 과학기술통신부 장관, 유한준 KT위즈 야구선수, 육군 항공작전사령부 의무후송항공대, 윤태호 보건복지부 공공보건정책관, 윤준호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이강현 원주의대 학장, 이경제 한의사, 이광채 배우, 이국종 아주대병원 교수, 이규한 배우, 이기일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정책국장, 이기형 고려대의료원장, 이덕화 배우, 이동진 서울 도봉구청장, 이무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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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립대(총장 서순탁)는 몽골에 ‘글로벌 캠퍼스’ 설립을 추진한다고 1일 밝혔다. 대상 지역은 몽골 터아이막(Tuv Aimag)의 준모드(Zuunmod) 시티다. 서울시립대는 도시과학 특성화 대학으로서 다양한 도시개발 및 도시관리 정책 노하우를 공유하고 관련 교육 시스템을 구축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몽골의 도시문제 해결 전문가를 양성할 계획이다. 터아이막은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를 둘러싸고 있는 행정구역이다. 터아이막 측은 캠퍼스 부지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건축허가 등 설립절차를 지원한다. 몽골 정부도 대학 설립을 위한 인허가와 학위 제공 등 관련 지원을 약속했다. 서 총장 등 서울시립대 관계자는 지난달 19일 몽골을 방문해 터아이막 측과 캠퍼스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올해 3월 취임한 서 총장은 학령인구 감소 등 국내 대학들이 처한 위기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해외 글로벌 캠퍼스 설립을 추진 중이다. 지난달 24일 교육부가 국내 대학의 해외캠퍼스 설립 규제를 완화키로 하면서 이 같은 정책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SORRY, OUT OF SERVICE.’ 지난해 9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의 한 주유소. 세 번째 찾은 주유소도 똑같은 상황이었다. 주유기가 8개나 있었지만 노즐마다 노란색 비닐이 씌어 있었다. 영어로 ‘미안하지만 서비스는 끝났어요’라는 문구가 인쇄된 비닐이다. 판매할 기름이 바닥난 것이다. 지난해 9월 필자는 이렇게 주유소를 찾아 헤맸다. 허리케인 ‘플로렌스’가 마침 연수 중이던 이 지역을 관통한다는 예보 탓이었다. 허리케인이 남부 플로리다에 피해를 주는 건 종종 있지만 남동부 내륙까지 진출하는 건 드물다. 게다가 플로렌스는 4등급(5등급이 가장 강력하다)으로 발달해 ‘괴물’로 불렸다. 최고 풍속이 시속 215km에 육박했다. 사재기는 허리케인 상륙 4, 5일 전 시작됐다. 주유소마다 차량이 줄지어 있었다. 그때만 해도 ‘뭘 저렇게까지 하나’라는 생각이었다. 허리케인이 내륙에 다가오자 모든 학교가 휴업을 결정했다. 스포츠 경기가 취소되는 등 야외 활동도 전면 금지됐다. 주민 170만 명에게 대피령이 내려졌다. 뒤늦게 주유소를 찾았지만 기름은 없었다. 월마트 등 대형마트의 진열대도 텅 비었다. 과거 미국의 사재기 장면을 뉴스로 볼 때마다 솔직히 비웃었다. “선진국인데, 사람들 의식은 별로네”라며 은근히 깎아내렸다. 하지만 직접 경험한 사재기 현장의 분위기는 많이 달랐다. 허리케인 상륙 일주일 전 학교와 시청은 가정통신문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리스트를 보낸다. 한 명이 하루 마실 수 있는 1갤런(약 3.7L)의 물, 통조림 등 상하지 않는 음식, 휴대용 랜턴과 배터리 등 꼼꼼한 내용이 모든 가정에 전달된다. 시민들은 리스트를 들고 마트를 찾는다. 새치기나 몸싸움은 없었다. 다가올 재해에 차분히 대비하는 모습이었다. 대형 허리케인이 반복되면서 사재기는 시민의식의 일탈이 아니라 일상 속 안전대책으로 자리 잡은 셈이다. 18호 태풍 미탁이 한반도를 향하고 있다. 링링, 타파 등 ‘가을태풍’ 3개가 열흘가량 시차를 두고 릴레이하듯 찾아오는 건 이례적이다. 한 해 동안 태풍 7개가 온 것도, 10월 태풍도 흔치 않다. 기상 전문가들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를 원인 중의 하나로 보고 있다. 한반도를 타깃으로 하는 태풍이 앞으로 더욱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미세먼지도 예외가 아니다. 지구온난화로 북극의 온도도 계속 상승하고 있다. 고위도와 저위도 지역의 온도 차가 줄어들면 대기 흐름이 약해진다. 대기가 정체하면 미세먼지가 머무는 시간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일주일이나 열흘씩 미세먼지에 고통 받을 수 있다. 기후변화가 한파와 폭염, 미세먼지와 태풍의 강도를 키우는 불쏘시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기후변화를 먼 미래의 일로 여겼다. 하지만 이제 마스크를 쓰고 공기청정기를 켜는 게 일상이 됐다. 머지않아 태풍이 올 때마다 사재기가 일상이 될 수 있다. 정부의 환경정책이 더 이상 ‘경제성’이나 ‘효율성’에 밀리면 안 되는 이유다. 우리가 커피전문점에서 다회용 컵을 사용하고 마트에 쇼핑백을 가져가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손놓고 있기에는 기후변화가 너무 빨리 다가오고 있다.이성호 정책사회부 차장 starsky@donga.com}
“정시가 무조건 옳다고 보지는 않아요. 하지만 사교육 여건이 좋은 서울도 아니고 맞벌이까지 하는데 우리 아이가 수시전형으로 원하는 대학에 갈 수 있을까요?” 고교 1학년 자녀를 둔 경기 지역의 한 학부모 말이다. 조국 법무부 장관 딸의 대학 부정 입학 의혹을 둘러싼 ‘스펙 부풀리기’ 논란을 지켜보면서 느낀 심경이라고 했다. 한때 자녀가 공부로 성공할 수 있는 3대 요소가 유행처럼 떠돈 적이 있다. 할아버지의 경제력, 엄마의 정보력, 아빠의 무관심…. 우리 사회의 현실과 대비하면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그런데 막상 주변을 보면 이렇게 모두 갖춘 사례를 찾기가 쉽지 않다. 어쩌면 대학 가는 세상은 반대로 돌아가고 있었는데 필자만 ‘아빠의 무관심’에 충실했던 탓일 수도 있다. 9일 임명된 조 장관은 그런 점에서 이 3박자가 맞아떨어진 사례로 보인다. 그는 6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딸의 ‘스펙 부풀리기’ 의혹에 대해 대부분 “몰랐다” “그때는 그랬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딸의 입시나 학업 따위는 안중에 없었다는 듯이 보였다. 어느 누리꾼의 지적처럼 진짜 무관심인지, 무관심을 가장한 관심인지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분명한 건 이번 일을 겪으면서 한국 교육에 대한 불신이 더욱 깊어졌다는 사실이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문재인 대통령은 ‘교육 개혁’ 방침을 밝혔다. 한국 교육은 어떤 방향이든 다시 수술대에 오를 가능성이 커졌다. 불신의 뿌리는 입시제도다. 많은 학부모가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을 포함한 수시모집의 축소를, 더 나아가 폐지까지 요구하고 있다. 온라인에는 “금수저만을 위한 입시제도를 없애야 한다” “더 이상 개천에서 용이 나지 않는다”는 의견이 넘쳐나고 있다. 2일 입시정보업체 진학사 발표에 따르면 고3 수험생 10명 중 4명 이상(43.7%)이 수능을 가장 공정한 평가라고 답했다. 학종 경쟁에서 앞서가려면 이제 어지간한 경제력이나 정보력으로는 역부족이다. 이른바 입시 컨설팅은 보통 회당 30만∼50만 원이 기본이다. 목표에 따라 지속적으로 맞춤형 컨설팅을 받으면 금액은 껑충 뛴다. 평범한 부모들의 경제력으로는 감당하기가 힘든 수준이다. 그런데도 주무 부처인 교육부는 정시 확대 여론에 대해서는 선을 긋고 있다. 대통령 발언 이후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정시와 수시 비율 조정으로 시스템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9일에도 교육부 관계자는 “2022학년도 대입 때 비율(정원의 30% 이상)보다 정시를 확대할 생각은 없다. 정시 증가가 공정성 확보 방안이 되는지도 의문”이라고 밝혔다. 수능이 처음 치러진 지 26년, 수시모집이 도입된 지 23년이 지났다. 수시 비율은 2020학년도에 77.3%까지 올랐다. 논문이나 외부 수상 경력 등을 배제하는 등 꾸준히 개선도 이뤄졌지만 아직 누구도 100% 공정하다고 장담하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그렇다면 많은 국민들이 확대를 요구하고 있는 정시 비중 확대를 이번 기회에 검토하는 게 필요해 보인다. ‘논의의 대상도 아니다’라고 서둘러 가능성을 닫아 버리는 건 여론을 뭉개는 것일 수도 있다. 진정한 교육 개혁의 첫걸음은 정해진 틀에 얽매이지 않고 고정관념을 벗어나려는 노력이 아닐까. 이성호 정책사회부 차장 starsky@donga.com}
아이에게 아빠는 늘 히어로다. 슈퍼맨이고 아이언맨이고 배트맨이다. 이도 저도 아니면 그냥 우리 집 대장이다. ‘히어로 아빠’의 생명력이 갈수록 짧아지긴 하나 그래도 10년은 간다. 그런 아빠가 아이들 앞에서 누군가에게 무차별 폭행을 당한다면? 자신의 히어로가 무너지는 걸 바라본 아이들의 마음은 상상조차 힘들다. 지난달 4일 발생한 ‘제주 카니발 폭행’ 사건이 그랬다. ‘칼치기’에 항의하던 아빠는 카니발 차량 운전자에게 속수무책으로 맞았다. 차량 뒷좌석에 있던 5세와 8세 두 어린 자녀가 이 모습을 지켜봤다. 아이들은 아빠를 때리는 운전자를 괴물처럼 봤을 것이다. 어쩌면 아이들은 그 장면을 평생 잊지 못할 수도 있다. 운전석에만 앉으면 ‘괴물 본능’을 숨기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잘못된 교통문화와 운전습관이 괴물 본능을 자극하면 난폭운전이나 보복운전으로 이어진다. 2017년부터 2년간 적발된 보복운전은 8835건에 달했다. 고의적인 급제동이나 진로방해 행위가 35.9%로 가장 많았다. 제주 카니발 사건처럼 상대 운전자를 폭행하고 차량을 파손하는 일도 10%가 넘었다. 피해를 입고도 ‘일진 사나운 날’이라며 참고 신고하지 않은 사람은 더 많을 것이다. 과연 괴물 본능을 보이는 건 일부 운전자만 그럴까. 상당수 운전자가 자기 내면의 본능을 채 인식하지 못한 채 도로 위를 달리고 있다. 당장 오늘 점심시간이나 퇴근길에 직접 확인해보면 이런 차량이 얼마나 많은지 알 수 있을 것이다. 횡단보도에 사람이 뻔히 걷고 있는데 오히려 경쟁하듯 속도를 높여 지나는 차량, 교통섬에서 인도로 건너가는 사람들 사이로 곡예 하듯 통과하는 차량이 셀 수 없을 정도다. 자신의 집 현관문을 열기까지는 안심할 수 없다. 아파트단지 내 도로가 레이싱 경기장인 양 질주 본능을 발휘하는 차량, 학원 차량에서 아이들이 내리는 걸 보고도 유유히 추월하는 차량까지 괴물 같은 운전자들이 이어달리기 하듯 등장한다. 지긋지긋한 후진적 교통문화는 숫자로도 증명된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이 국토교통부 의뢰로 조사하는 교통문화지수가 있다. 국민의 교통안전의식 수준을 분석한 것이다. 지난해 교통문화지수는 75.25점. 대학으로 치면 C학점이다. 전년도에 비해 고작 1.64점 올랐다. 자세히 보면 더 암담하다. 횡단보도 정지선 준수율은 78.45%로 전년도보다 1.41% 떨어졌다. 2014년부터 70%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깜빡이(방향지시등)’ 켜는 비율은 지난해 71.51%였다. 줄곧 60%대에서 헤매다 2017년에야 70%를 넘어섰다. 그나마 차량 신호 준수율만 95%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수치가 높은 이유가 있다. 곳곳에 설치된 단속 카메라 영향이다. 지난해 국내 교통사고 사망자는 42년 만에 3000명대로 떨어졌다. 정책의 변화와 막대한 예산을 투입한 덕분이다. 하지만 그만큼 교통문화가 바뀌었는지는 의문이다. 여전히 도로 곳곳에는 보행자를 공격하듯 달리는 괴물이 판치고 있다. 괴물을 잡으려면 더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 그리고 자신 안에 있을지도 모를 괴물 본능도 찾아야 한다.이성호 정책사회부 차장 starsky@donga.com}
매주 일요일 오후 7시경이면 어김없이 휴대전화가 울렸다. 사정이 있어 혹시 못 받아도 받을 때까지 두 번, 세 번 울렸다. 1시간 정도 빠르거나 2, 3시간 늦어질 때도 있지만 일요일 오후는 바뀌지 않았다. 바로 ‘선데이 콜(Sunday Call)’이다. 전화를 건 사람은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채플힐의 한 중학교 교장. 그는 일요일마다 학부모들에게 전화한다. 이 학교 재학생은 900명 남짓. 인구 6만 명가량인 도시에서 가장 큰 중학교다. 물론 교장이 모든 학부모와 통화할 수는 없다. 휴대전화를 통해 들려오는 목소리는 교장이 직접 녹음한 것이다. 새 학기를 앞둔 첫 번째 선데이 콜에서 교장은 환영의 메시지와 함께 기본적인 학사일정, 선택과목 안내 등을 설명했다. 학기가 시작되면 보통 새로운 일주일 동안 중요한 일정과 변경된 수업프로그램 등을 전한다. 물론 전화 후에는 같은 내용의 e메일이 모든 학부모에게 발송된다. 여기까지 보면 선데이 콜은 그저 평범한 가정통신문의 ‘음성버전’일 것이다. 그런데 학부모들이 전화를 기다리는 이유가 있다. 올해 초 교장은 놀라운 소식을 전했다. 바로 직전 발생한 학교폭력 사건이었다. 그는 발생 시간과 장소, 학교 측의 대응, 후속 조치에 대한 계획까지 친절히 설명했다. 이어 걱정할 학부모들에게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물론 해당 학생의 신상정보는 공개하지 않았다. 학생 안전에 대한 문제가 발생하면 가끔 평일에도 교장의 전화(Important Call)가 걸려온다. 지난해 11월 교내에 경미한 가스 누출 사고가 발생했을 때에도 교장은 자세한 사고 경위와 조치를 설명했다. 선데이 콜은 기자가 현지에 연수를 위해 체류한 1년 가까이 한 주도 빠지지 않고 이어졌다. 때로는 방학 중에도 걸려왔고 교장이 개인사정으로 자리를 비우면 교감이 대신했다. 첫 전화 때 “뭘 이렇게까지…”라는 의아함은 시간이 갈수록 “이번엔 무슨 내용일까”라는 궁금증으로 변했다. 궁금증이 학교에 대한 신뢰로 바뀌기까지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비록 녹음이지만 교장의 목소리에는 A4용지나 모바일메신저, e메일 속 글자가 전하지 못하는 진정성이 담겨 있었다. 한국 같으면 쉬쉬했을 사안까지 숨김없이 설명하는 걸 듣다 보면 학부모들은 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투명하고 정직한 소통이 학부모의 신뢰를 얻은 것이다. 물론 선데이 콜 외에도 소통을 위한 여러 방식이 있다. 새 학기 시작 후 학부모를 상대로 교사들이 교과 운영에 대한 파워포인트(PPT)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하는 것도 한 예다. 한국에서는 유난히 학교와 학부모의 접촉을 꺼리는 분위기가 있는 것 같다. 학교폭력이나 안전사고가 발생했을 때 학교 측이 먼저 학부모에게 알리는 경우도 드물다. 자녀의 하소연이나 카카오톡 단체채팅방에서 겨우 소식을 접한 학부모들이 학교에 신뢰를 보낼 수 있을까. 폐쇄적이고 답답한 소통은 교육당국도 마찬가지다. 졸지에 자율형사립고 지정 취소라는 결정을 들은 학부모들은 “자세한 이유라도 알자”고 하소연한다. 내 아이가 다니는 학교가 문을 닫게 됐는데 교육당국은 이들이 원하는 정보를 속 시원히 공개하지 않고 있다. 교육에 대한 학부모 신뢰를 얻기 위한 답은 단순하다. 정직한 소통이 그 시작이다. 이성호 정책사회부 차장 starsky@donga.com}
건양대(총장 정연주)는 ‘유연학기제 적응형 LMS(Learning Management System)’를 구축했다고 19일 밝혔다. LMS는 AL(Active Learning) 교육과 유연학기제, 모바일을 통한 다양한 학습기능을 갖춘 학습 시스템이다. 건양대와 LMS 개발업체인 ㈜디유넷은 “온라인 강의 중심으로 운영 중이던 기존 시스템을 다양한 수업방식이 지원되는 LMS로 고도화했다. 교육부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학사운영 자율성 확대’ 정책에 부응해 다(多) 학기제, 이른바 유연학기제 운영이 가능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LMS는 기존 단과대에서 운영 중이던 여러 LMS의 특장점을 반영하고 교수와 학생, 시스템관리자 등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개발됐다. 새로운 LMS는 △창의융합대학 CLD(Creative Learing by Doing) 수업방식 지원 △학기제, Term제 등 다(多) 학기 지원이 가능한 교수 학습 △ 학사 수업별 시간표 연동, 학생 통합시간표 △창의융합대학, 의과대학, 교수학습센터 등 단과대학별 특성에 따른 수업기능 고도화 △모바일 학습활동 지원과 학생 대상의 온라인퀴즈, 동영상서비스, 자료 열람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LMS 구축 책임자인 김용석 건양대 정보통신원장은 “온오프라인 경계를 허물고 중복업무를 줄이는 효율적인 운영 방식 그리고 상호 소통 및 공유가 가능한 시스템을 구현하고자 했다”며 “새로운 LMS 구축을 통해 창의적이고 융합적인 교육 혁신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타고 내리려면 승객 사이를 비집고 지나야 한다. 시끄러운 엔진 소리 탓에 2, 3m 옆 상대방 말도 알아들을 수 없다. 가다 서다를 반복하니 자리 옮기는 게 곡예나 다름없다. 매일 아침저녁 버스에서 겪는 일이다. 처음 ‘240번 버스’ 이야기를 들었을 때 고개를 갸우뚱했다. 출퇴근길 버스에서 일어나기 힘든 상황이기 때문이다. 13일 오전 버스에 올랐다. 문제가 된 ‘목격담’을 떠올렸다. 목격담에서처럼 네 살(실제로는 일곱 살이었다) 아이라면 흔들림 탓에 제 몸 가누기도 어려워 보였다. 다른 승객에 떠밀렸다면 내리기 전에 넘어졌을 것이다. 엄마가 못 봤을 리 없다. 또 퇴근길 버스에 가득 찬 승객들이 한목소리로 외쳤다면 운전사가 몰랐을 리 없다. 그런데도 버스가 내달렸다면, 정말 간 큰 운전사일 것이다. 목격담을 찬찬히 보면 누구나 이런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하지만 많은 누리꾼은 포털 게시판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퍼날랐다. 궁금증이나 의심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저 버스 운전사를 향한 날 선 비난만 더해졌다. 포털과 SNS를 기반으로 한 일부 매체는 목격담과 누리꾼 반응을 복사하듯 그대로 옮기기 바빴다. 언론으로서 검증 절차는 없었다. 어린아이를 내팽개친 운전사, 막장 운전 같은 표현이 기사를 장식했다. 240번 버스 운전사는 온라인 세상에서 피도 눈물도 없는 악인(惡人)이 됐다. 괴담의 폭주는 오래가지 못했다. 진실의 실체가 드러나기까지 하루가 채 걸리지 않았다. 아이가 내린 폐쇄회로(CC)TV 장면, 차단봉에 막혀 차로 변경이 어려운 도로 여건 등이 언론의 검증을 통해 속속 확인됐다. 목격담이나 온라인 뉴스에서 찾아볼 수 없던 내용이다. 기존 언론의 훈련된 기자들이 꼼꼼한 검증에 나서면서 진실과 거짓이 가려진 것이다. 그리고 상황은 반전됐다. 어쩌면 목격담의 주인도 뒤늦게 아이 엄마를 보고 착각했을 수 있다. 인터넷에 글을 올린 건 진짜 순수한 선의(善意)일 수 있다. 240번 버스 논란은 부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한 ‘과장된 선의’가 어떻게 가짜뉴스를 대량생산하는지 생생히 보여준 셈이다. 하지만 웃고 넘어가기에는 상처가 깊다. 240번 버스 운전사 김모 씨(60)는 이틀간 지옥을 봤다. 그는 14일 만난 동아일보 기자에게 ‘극단적 선택’을 언급했다. 김 씨가 다시 희망의 끈을 잡은 건 역설적으로 언론 보도였다. 검증 없는 뉴스와 SNS라는 흉기에 마주 섰던 김 씨는 사실 확인을 거친 기존 언론의 보도를 본 뒤에야 지옥에서 벗어났다. 그는 여전히 유령처럼 떠도는 가짜뉴스와 악플을 걱정하면서도 “다시 운전대를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합리적 의심이 배제된 정보, 검증 없는 진실은 갈등을 부채질한다. 최근 불거진 서울 강서구 특수학교 설립 갈등이 대표적이다. 2년 넘게 이어진 갈등은 최근까지 끝이 보이지 않았다. 뒤늦게 반대 주민 앞에 무릎 꿇은 장애학생 부모의 영상을 계기로 언론의 분석과 대안 제시가 이뤄지며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아직 갈 길이 남았지만 적어도 ‘나는 되고 너는 안 된다’는 식의 진흙탕은 벗어났다. 감당키 힘들 정도로 많은 뉴스가 쏟아지는 사회다. 똑같이 뉴스라는 이름을 달았지만 사실과 거리가 먼 가짜가 판친다. 그런 뉴스 때문에 수많은 240번 버스 운전사가 눈물을 흘렸다. 사실 확인, 그 원칙에 충실한 언론이 꼭 필요한 이유다. 이성호 사회부 차장 stars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