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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카드는 ‘삼성 iD ON 카드’로 온라인 소비가 많은 고객에게 다양한 맞춤형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삼성 iD ON 카드는 커피 전문점,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델리 중 매월 가장 많이 쓴 영역에서 30% 결제일 할인이 적용된다. 할인 금액은 전월 이용 금액에 따라 최대 1만 원까지 받을 수 있다. 커피 전문점은 스타벅스, 이디야커피, 커피빈, 투썸플레이스, 블루보틀 등이 대상이다. 배달의민족, 요기요 등 배달 앱이나 쉐이크쉑, 써브웨이, 파리바게뜨, 배스킨라빈스, 던킨 등 델리 대상 가맹점을 이용하면 된다. 자동 맞춤 할인 혜택은 전월 이용 금액이 30만 원 이상일 때 제공된다. 다만 발급 월 포함 1개월 동안은 전월 이용 실적이 30만 원 미만이어도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또 교통, 이동통신, 스트리밍 등을 이용하면 10% 결제일 할인을 전월 이용 실적에 따라 최대 2만 원까지 제공한다. 버스, 지하철 등 대중교통은 물론 택시도 할인 대상에 포함된다. 스트리밍 대상에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와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가 해당된다. 온라인 간편결제, 해외 결제에도 3% 결제일 할인을 전월 이용 금액에 따라 최대 1만 원까지 받을 수 있다. 전월 30만 원 미만으로 이용하거나 할인 한도를 초과하더라도 1% 결제일 할인이 한도 없이 제공된다. 많이 쓰는 영역 30% 자동 맞춤 할인은 온라인 간편결제 및 해외 3%·1% 할인 혜택과 중복 적용된다. 삼성 iD ON 카드의 연회비는 2만 원이다.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삼성카드는 ‘삼성 iD NOMAD 카드’를 통해 여행과 쇼핑을 즐기는 고객을 위한 기프트 서비스는 물론 일상생활에서도 실속 있는 적립 및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iD 카드’는 삼성카드가 2021년 11월 10년 만에 선보인 새 브랜드로 특정 업종이나 트렌드·이슈 등의 수요를 담은 상품이 출시되고 있다. 삼성 iD NOMAD 카드는 △여행 △여가 △면세점 각 영역에서 건별 10만 원 이상을 결제할 경우 2만 원 할인 기프트 서비스를 영역별로 각 1회씩 제공한다. 항공사 또는 여행사를 이용할 때 여행 할인 기프트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여가 할인은 골프, 백화점, 프리미엄 아웃렛, 온라인 패션몰, 와인, 공연 이용 건에, 면세점 할인은 신라면세점 온오프라인 이용 건에 대해 적용된다. 해당 서비스는 통합 연 3회 제공된다. 국내외 가맹점에서 최대 2%의 포인트 적립 혜택을 제공하는 것도 특징이다. 해외 직구를 포함한 해외 가맹점 이용 건에 대해 2% 적립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또 항공, 여행, 골프, 백화점, 프리미엄 아웃렛, 온라인 쇼핑몰, 할인점, 면세점 업종 이용 건에는 1% 적립 혜택을, 그 외 가맹점 이용 건에는 0.5%의 적립 혜택이 적용된다. 포인트 적립은 전월 실적과 관계없이 제공된다. 삼성 iD NOMAD 카드는 일상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넷플릭스, 유튜브 프리미엄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와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 정기 결제 시 50% 할인 혜택을 월 5000원까지 받을 수 있다. 쉐이크쉑과 써브웨이를 이용한다면 30% 할인 혜택이 월 1만 원까지 제공된다. 월 1회 영화관에서 1만2000원 이상을 결제할 경우 5000원 할인도 적용된다. 일상 할인 혜택은 전월 실적 50만 원 이상을 충족한 고객에게 제공된다. 삼성 iD NOMAD 카드의 마스터카드 프리미엄 서비스 중 하나인 ‘다인 위드 마스터카드’는 호텔, 레스토랑 등에서 6만 원 이상 결제 시 3만 원 할인 또는 호텔 베이커리에서 4만 원 이상 결제 시 2만 원 할인을 제공한다. 전월 실적 50만 원 이상을 충족할 경우 연 2회 해당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삼성 iD NOMAD 카드 연회비는 국내 전용 4만7000원, 해외 겸용(마스터) 4만9000원이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삼성 iD NOMAD 카드는 여행, 여가는 물론 생활 영역에서 할인 혜택을 제공해 고객들의 활용도를 높였다”며 “고객들의 다양한 취향을 고려해 앞으로도 ‘삼성 iD 카드’ 라인업을 지속적으로 추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모임통장’으로 지인들과 모임 회비를 관리하는 A 씨는 어느 날 은행이 모임통장의 돈을 빼간 것을 발견했다. A 씨가 마이너스 통장대출을 이용하던 중 이자 연체로 만기 전 대출금을 갚아야 했는데, 이를 A 씨 명의의 모임통장에서 회수한 것이다. A 씨는 금융감독원에 민원을 제기했지만 금감원은 은행의 업무 처리가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26일 금감원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올해 2분기(4∼6월) 주요 민원·분쟁사례 및 분쟁판단기준을 공개했다. 모임통장은 모임 대표자 개인 명의의 통장으로 잔액에 대한 모든 권한이 명의자에게 있다. 따라서 은행은 해당 개인의 대출 연체 등 기한이익 상실 사유가 발생하면 대출 원리금 회수를 위해 돈을 빼갈 수 있다. 보험 분야의 민원도 이어졌다. 금감원은 자동차보험 마일리지 특약상 연간 주행거리가 약관 산식에 따라 실제와 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분쟁 판단 기준으로는 피보험자가 사망한 후 장기요양등급 판정을 받았다면 이미 계약이 소멸된 후 보험금 지급 사유가 발생해 보험금 지급 대상이 아니라는 대법원 판결이 있었다. 농기계 수리를 위한 이동 중 발생한 사고는 농업인안전보험의 보험금 지급 대상이 아니라는 기준도 제시됐다.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모임통장’으로 지인들과 모임 회비를 관리하는 A 씨는 어느 날 은행이 모임통장의 돈을 빼간 것을 발견했다. A 씨가 마이너스 통장대출을 이용하던 중 이자 연체로 만기 전 대출금을 갚아야 했는데, 이를 A 씨 명의의 모임통장에서 회수한 것이다. A 씨는 금융감독원에 민원을 제기했지만 금감원은 은행의 업무 처리가 정당하다고 판단했다.26일 금감원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올해 2분기(4~6월) 주요 민원·분쟁사례 및 분쟁판단기준을 공개했다. 모임통장은 모임 대표자 개인 명의의 통장으로 잔액에 대한 모든 권한이 명의자에게 있다. 따라서 은행은 해당 개인의 대출 연체 등 기한이익 상실 사유가 발생하면 대출 원리금 회수를 위해 돈을 빼갈 수 있다.보험 분야의 민원도 이어졌다. 금감원은 자동차보험 마일리지 특약상 연간 주행거리가 약관 산식에 따라 실제와 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분쟁 판단기준으로는 피보험자가 사망한 후 장기요양등급 판정을 받았다면 이미 계약이 소멸된 후 보험금 지급 사유가 발생해 보험금 지급대상이 아니라는 대법원 판결이 있었다. 농기계 수리를 위한 이동 중 발생한 사고는 농업인안전보험의 보험금 지급 대상이 아니라는 기준도 제시됐다.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집 근처 은행 점포가 사라져 당황스러웠던 경험, 다들 해보셨을 겁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비대면 거래가 늘면서 점포 감소세가 더욱 빨라졌는데요. 고령층 등 디지털 취약계층의 금융 접근성에 대한 우려가 계속되면서 올해 국정감사에서 ‘은행대리업’이 쟁점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입니다. 은행대리업은 편의점이나 항공사 등 은행이 아닌 제3자가 은행 업무를 대리하는 것을 말합니다. 은행이 낮은 비용으로 오프라인 영업 채널을 확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점포 축소에 대응할 방안으로 꼽힙니다. 국회입법조사처가 은행대리업 도입을 올해 국정감사 주요 이슈 중 하나로 제시한 이유입니다. 대형 은행들이 1995년부터 점포를 줄여 온 일본은 2002년 일찌감치 은행대리업 제도를 도입했습니다. 방글라데시, 말레이시아 등 일부 개발도상국도 은행대리인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사실 국내에서 은행대리업 도입에 대한 논의는 처음이 아닙니다. 금융당국은 2020년부터 관련 내용을 추진하겠다고 밝혀 왔는데요. 현재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을 포함한 8개 은행 고객들은 우체국에서 입·출금 및 조회 업무, 자동화기기(ATM)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데, 앞으로는 예·적금 계좌 개설이나 대출까지 허용하는 방안을 살펴보겠다는 겁니다. 하지만 지난해 3분기(7∼9월)까지 제도 개선 방안을 내놓겠다던 금융위원회는 여전히 뚜렷한 계획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금융위 관계자는 “은행 대리업자에 대한 규제, 인허가 조건, 소비자 피해에 따른 법적 책임 분담 등에 대해 구체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은행권에서는 제도의 효과를 두고 회의적인 목소리도 나옵니다. 이미 비대면 서비스 등 업무 디지털화를 통해 오프라인 점포 감소에 대응하고 있는데, 굳이 다른 업종에 리스크를 감수해 가며 금융 서비스를 맡길 이유가 있느냐는 것이죠. 금융당국은 법 개정 사안인 만큼 신중하게 검토하겠다는 입장입니다. 금융위 측은 “긍정적으로 보고는 있지만, 도입 계획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며 “해외 사례 등을 다각도로 살펴 제도 개선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신한은행이 금융권 최초로 임원별 내부통제 관리 의무를 명시한 책무구조도를 도입했다. 23일 신한은행은 내부통제 책무구조도를 감독당국에 제출하고 책무구조도 시범 운영에 참여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초부터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책무구조도를 준비해왔다. 신한은행은 책무구조도 외에도 본점과 영업점 부서장들의 효과적인 내부통제 및 관리를 위해 ‘내부통제 매뉴얼’을 별도로 마련했고 부서장에서 은행장까지 이어지는 내부통제 점검 및 보고를 위한 ‘책무구조도 점검시스템’도 도입했다. 신한은행 외에도 주요 금융지주와 시중은행은 책무구조도 조기 도입을 위한 준비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날 KB국민은행 역시 책무관리 업무를 전담하는 ‘KB책무관리실’을 준법감시인 산하에 신설했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10월 말까지 책무구조도를 조기 제출한 금융회사에 대해서는 관련 제재 비조치 등의 인센티브를 부여한다. 금융 사고에 대한 최종 책임자를 특정해 내부통제 책임을 강화하자는 취지다.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올해 말로 임기가 만료되는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행장들의 후임을 정하기 위한 절차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올해 은행권 금융사고가 잇따랐던 만큼 내부 통제 성적표가 은행장 연임과 교체를 가르는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5대 은행은 현 은행장들의 임기가 12월 31일에 만료되기 때문에 차기 행장 후보 추천을 위한 절차를 준비하고 있다.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모범관행’이 올해부터 적용됨에 따라 임기 만료 최소 3개월 전부터 경영 승계 절차를 시작해야 하기 때문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통상보다 한 달 이른 시점에 절차를 개시해 연임이나 교체 여부는 이르면 11월부터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전망된다”며 “최종 후보는 통상처럼 12월 중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KB금융지주는 차기 행장 후보를 선정하는 계열사 대표이사 후보 추천 위원회를 이번 주에 개최할 예정이다. 이재근 KB국민은행장은 첫 2년 임기에 이어 1년 연임에 성공해 5대 은행장 중 유일하게 올해 3년 차 임기를 보냈다. 두 번째 연임 가능성도 거론되나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대규모 손실 사태 등이 변수로 꼽힌다. 신한금융지주는 이미 10일 자회사 최고경영자 후보추천위원회를 소집해 은행장, 12개 계열사의 대표 승계 준비를 시작했다. 정상혁 신한은행장은 지난해 2월 취임해 올해 상반기 영업 경쟁을 이끌며 ‘리딩뱅크 타이틀’을 확보했다. 하나은행도 이달 중 은행 임원 후보 추천 위원회를 열고 은행장 선임 절차를 시작할 예정이다. 이승열 하나은행장은 취임 첫해인 지난해 당기순이익 1위를 달성하는 등 견조한 실적을 이끌어 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7월 이원덕 전 행장의 잔여 임기를 이어받은 조병규 우리은행장은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친인척 부당대출 사건이 불거진 후 금융당국의 질타와 책임론에 휩싸였다. 하지만 조 행장은 연임 의지를 주변에 피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열리는 지주·은행 이사회에서 조 행장의 거취 문제 등이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 첫 2년 임기를 마치는 이석용 NH농협은행장도 올해 들어 네 차례 발생한 금융사고가 부담이다. 또 농협은행은 행장 연임이 일반적이지 않은 분위기다. 이석준 NH농협금융지주 회장 임기도 올해 12월 31일로 종료돼 5대 금융그룹 중 유일하게 지주 회장과 은행장 연임 여부가 연말에 나란히 결정될 예정이다.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임기는 내년 3월 31일 만료돼 연임 여부 심사 절차가 올해 말 시작된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금융감독원이 모건스탠리의 ‘SK하이닉스 선행매매 의혹’과 관련해 모건스탠리가 관련 보고서를 내는 과정에서 위법 행위가 있었는지 들여다보기로 했다. 22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모건스탠리가 SK하이닉스에 대한 매도 의견 보고서를 내기 전 SK하이닉스 주식 대량 매도 주문이 체결된 것과 관련해 자본시장법 등을 위반했는지를 점검할 계획이다. 자본시장법은 조사분석자료를 투자자에게 공표할 때 내용이 사실상 확정된 때부터 공표 후 24시간이 지나기 전까지 조사 분석 대상이 된 금융투자상품을 자기의 계산으로 매매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조사분석자료 작성 과정에서 불건전 영업행위가 있었는지 살펴보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모건스탠리는 이달 15일 ‘겨울이 닥쳐온다’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SK하이닉스 목표 주가를 26만 원에서 12만 원으로 낮추고 투자 의견도 ‘비중 확대’에서 ‘비중 축소’로 변경했다. 보고서 공개 직전 거래일인 13일 모건스탠리 서울지점 창구에서 SK하이닉스 주식 101만1719주의 매도 주문이 체결되면서 선행매매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한국거래소도 해당 주문 체결 건에 대한 계좌 분석 작업에 착수한 상태다. 거래소가 이상 거래 혐의점을 발견할 경우 금감원으로 사건이 이첩될 예정이다.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다음 달 25일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 시행을 앞두고 대상 병원의 참여율이 6%대에 그치면서 ‘반쪽’ 시행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보험업계와 상용 전자의무기록(EMR) 시스템 업체가 비용 문제를 두고 좀처럼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탓이다. 1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개발원은 이달 27일까지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 시스템 구축을 위한 5차 확산 사업의 참여 기관을 모집한다. 병원 이상 요양기관 및 상용 EMR 시스템 업체를 대상으로 개발비, 설치비 등을 지원한다.앞서 보험개발원은 1∼4차 확산 사업을 진행했지만 여전히 참여가 저조한 상황이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병상 30개 이상 병원 4235개 중 다음 달 25일 즉시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를 시행하는 의료기관은 283개(6.7%)에 불과하다. 상급종합병원의 경우 47곳 모두 다음 달 시행을 앞두고 있지만 종합병원과 병원급 의료기관의 참여 비율은 각각 39.9%, 2.7%에 그쳤다. 상황이 이렇게 된 것은 EMR 업체의 낮은 참여율이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자체 EMR 시스템을 갖춘 상급종합병원과 달리 종합병원, 병원급 의료기관은 진료 기록을 위해 EMR 업체의 프로그램을 사용한다. 병원에서 전송대행기관인 보험개발원으로 의료비 증명서류를 보내기 위해서는 EMR 업체가 관련 프로그램을 개발해 병원에 설치해야 한다. 하지만 현재 EMR 업체 54개 중 19개만이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에 참여했다. 특히 시장점유율이 큰 업체들이 참여하지 않고 있다. 보험업계와 EMR 업체들은 비용 문제를 두고 입장 차를 쉽게 좁히지 못하고 있다. 이달 12일 금융당국도 관련 간담회를 열고 양 업계의 조속한 의견 조율을 당부했다. 당초 보험개발원은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에 참여한 업체에 유형당 1200만 원 내외의 개발비와 병원별 설치비 10만∼15만 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하지만 일부 업체는 더 높은 수준의 설치비와 별도의 유지·보수비 등을 요구했다. 기존 지원 금액의 10배가 넘는 설치비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가 일종의 수익 사업으로 인식되는 것 같다”며 “합리적인 비용 수준을 찾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반면 EMR 업체 측은 “거리 등 조건이 다른 병원마다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관련 교육, 유지·보수도 이뤄져야 하는 만큼 적절한 비용이 반영돼야 한다”고 반박했다. 만일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가 시행된다면 병원마다 청구 방식에 차이가 생겨 소비자의 불편함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내년에는 약 6만9000개에 달하는 의원급 의료기관의 전산화 시행도 앞두고 있다. 보험개발원은 더 많은 의료기관이 참여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관련 사업을 진행할 방침이다. 보험업계 역시 20일 EMR 업체들과 실무 협의를 여는 등 논의를 이어간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소비자 편의를 위해 EMR 업체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했다.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은행권의 전방위적인 가계대출 억제 조치에 이달 들어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다소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달에도 주간 기준 주담대 증가 폭이 커지고 있는 데다 수도권에 대출 수요가 집중되고 있어 가계대출 안정화로 판단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분석이 나온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12일 기준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570조8388억 원으로, 지난달 말(568조6616억 원) 대비 2조1772억 원 늘었다. 월간 기준 역대 최대 증가 폭이었던 지난달(+8조9115억 원)보다는 증가세가 다소 둔화한 모습이다. 지난달 9조6259억 원 급증했던 가계대출 역시 이달 들어 2조 원가량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은행권이 가계대출 증가세를 잡기 위해 주담대 금리 인상 및 한도·만기 축소, 조건부 전세자금대출 중단 등 강력한 조치를 내놓은 영향이다. 지난달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도입을 앞두고 ‘대출 막차’ 수요가 몰렸된 기저효과도 영향을 미쳤다. 다만 주간 기준 주담대 증가 폭은 오히려 커지고 있다. 이달 5일까지 5대 은행 주담대는 8835억 원 증가했는데, 6일부터 12일까지는 1조2937억 원 늘었다. 규제로 인한 가계대출 둔화세가 장기적으로 이어질지도 미지수다. 수도권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대출 쏠림 현상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달 9일까지 5대 은행 주택구입 목적 주담대 신규 취급액의 69.6%가 수도권에 몰렸다. 2021년 8월(71.8%) 이후 약 3년 만에 가장 높다. 일평균 취급액은 역대 최대 규모였던 지난달보다는 약 15% 감소했지만 6∼7월과는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부동산 시장이 꿈틀대는 것도 대출 증가에 힘을 보태고 있다. 7월 서울 주택 매매거래량은 2년 11개월 만에 1만 건을 넘어섰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통상 주택 매매가 2∼3개월 시차를 두고 가계대출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고려할 때 4분기(10∼12월)까지도 주담대 증가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그동안 정식 대부업체의 가면을 쓰고 영업해 온 불법 사채 조직 등 4300개의 대부업체가 업계에서 퇴출될 것으로 보인다. 나체 사진이나 동영상을 요구하는 성 착취 추심이나 인신매매, 신체 상해, 폭행·협박 등을 기반으로 한 반사회적인 대부 계약은 ‘무효화’된다. 이자는 물론 원금도 돌려줄 필요가 없게 되는 것이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11일 당정협의를 거쳐 국무조정실·법무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경찰청·금융감독원 등과 함께 ‘불법 사금융 척결 및 대부업 제도 개선 방안’을 발표하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대부업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부업자 자기자본요건 1억 원우선 영세 대부업 난립과 불법 영업 등에 따른 서민들의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지자체 대부업자 등록 요건을 강화하기로 했다. 대부업자는 금융위 등록과 지자체 등록으로 나뉘는데, 지자체 등록 요건이 느슨하다 보니 불법 사채 조직이 등록해 영업에 나서는 등 악용되기 쉬워 문제로 지적됐다. 금융위는 대부업법과 시행령 개정으로 기존 개인업자 1000만 원, 법인 5000만 원이었던 지자체 대부업자 자기자본 요건을 각각 1억 원, 3억 원으로 상향 조정하기로 했다. 대부업자는 등록 후에도 자기자본을 유지해야 하는 의무가 부과된다. 금융위에 따르면 현재 지자체 등록 대부업체는 7600개로, 해당 기준이 적용될 경우 총 4300여 개가 퇴출된다. 지자체 등록 대부업체의 56%이며 금융위 등록 대부업체까지 포함한 전체 8000여 개의 절반에 해당한다. 금융위 관계자는 “퇴출될 것으로 예상되는 대부업체들의 대부잔액은 1조5000억 원으로 현재 총 대부잔액 13조 원의 11%에 해당한다”며 “대부업 이용자 전체 80만 명 중 5만 명의 이용 규모”라고 말했다. 대부업자 등록 요건 강화가 서민들의 금융 접근 기회를 축소한다는 지적에 대해 금융위 관계자는 “지자체 등록 업체로 있다고 한들 불법 업체들이어서 관리 감독 사각지대에서 최고금리를 훨씬 뛰어넘는 이자를 수취하고 있다”며 “등록, 감독을 강화해 개수를 줄이고 질을 높여 시장을 신뢰할 수 있는 상태로 만들겠다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대부업자 1명이 자산 100억 원 미만의 다수 지자체 대부업체를 운영하는 이른바 ‘쪼개기’ 등록사례를 막기 위해 대부업체 대표의 타 대부업체 임직원 겸직도 제한된다. 또 금융당국은 지자체의 내실 있는 감독을 위해 현행 연 1회의 현장 실태 검사와 담당자 교육을 강화하기로 했다.● 반사회적 불법 대부 계약 원천 무효 금융위는 성 착취 추심 관련 계약을 비롯해 채무자에게 현저히 불리하게 체결된 계약 등 반사회적 불법 대부 계약에 대해선 원금과 이자 모두 무효로 하는 개정안을 추진한다. 일본의 경우 ‘불법 사채는 위법한 계약이라 원금을 돌려줄 필요가 없다’는 취지의 대법원 판결이 2008년 9월에 나오며 불법 사채 근절의 시발점이 됐다. 한국의 경우 아직 대법원 판결이 없기 때문에 현재 검찰이 “원금을 돌려줄 필요가 없다”는 주장으로 형사 소송을 진행 중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반사회적 불법 대부 계약에 대해선 원금까지 무효화하도록 법에 명시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사회적이라 보기는 어려운 불법 대부 계약의 경우 수취 가능한 이자를 현행 20%에서 6%로 제한하도록 금융당국은 개정안을 마련했다. 금융당국은 불법 사금융업자가 최고금리를 위반하거나 미등록 영업, 정부·금융기관을 사칭했을 시 처벌 기준을 모두 징역 5년, 벌금 2억 원으로 상향한다. 허위로 상호를 내세웠을 땐 현행 600만 원의 과태료를 최대 3000만 원까지 강화한다. 또 불법 사금융업자의 금융 거래도 강력 차단된다. 이체·송금·출금한도를 제한하거나 계좌 개설이 불가능하도록 근거를 마련하고 유죄 선고를 받은 경우 전자금융 거래를 3∼5년 제한할 계획이다.● 대부 중개 사이트 등록 기관도 금융위에서 맡기로불법 사채의 연결고리로 지목된 온라인 대부 중개 플랫폼도 등록 기관이 현행 지자체에서 금융위로 상향된다. 또 금감원이 직접 감독·검사에 나선다. 대부 중개 플랫폼은 대부업체의 광고를 모아 보여주는 웹사이트다. 금융위 관계자는 “대부업자와 대부 중개업자가 취득한 개인정보를 목적 외로 사용하는 것도 금지해 개인정보 유통을 막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가 불법 사금융 업체인지 모르고 계약하는 피해가 없도록 금융당국은 등록 없이 대부업을 한다는 명칭의 ‘미등록 대부업자’를 ‘불법 사금융업자’로 바꾸기로 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불법 사금융업자들이 미등록 대부업자로 표기해 소비자에게 혼선을 줬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아울러 대부 중개 플랫폼에 등록 대부업체 조회 사이트 링크를 게시하도록 유도하고 불법 대부 광고 전화번호에 대한 신고 근거를 마련하기로 했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티몬·위메프 같은 플랫폼에 판매대금을 묶어 뒀다가 30일 안에 정산해 주도록 의무를 부과하는 법 개정을 정부가 추진한다. 입점 업체에 줄 돈을 가져다 쓰다가 1조 원대 미정산 피해를 일으킨 ‘티메프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다. 공룡 플랫폼 규제법 제정은 발표 9개월 만에 백지화하고 현행법을 고쳐 독과점 플랫폼을 규제하기로 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9일 이 같은 내용의 ‘플랫폼 공정경쟁 촉진 및 티메프 재발 방지 입법 방향’을 발표했다. 우선 공정위는 대규모유통업법을 개정해 입점 업체에 대한 플랫폼 기업의 ‘갑질’을 막기로 했다. 일정 규모 이상의 플랫폼 기업에는 이 법을 적용해 판매대금을 별도로 관리하고 정산 기한을 지킬 의무를 부여한다는 것이다. 티몬·위메프뿐만 아니라 배달의민족 같은 서비스 중개업자도 대상에 포함된다. 구체적인 기준은 공청회를 거쳐 이달 중 확정된다. 정부는 법 적용 대상이 되는 기준에 대해 중개거래수익 연 100억 원 이상, 1000억 원 이상 등의 안을 두고 고민하고 있다. 별도의 관리 의무가 생기는 대금 비율은 판매대금의 100% 또는 50% 중에서 결정하고 정산 기한은 최대 30일 이내에서 확정할 예정이다. 또 정부는 전자지급결제대행(PG)업의 범위를 명확하게 규정하고 티몬·위메프 등 9곳은 PG사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거대 플랫폼 기업의 반칙 행위는 공정거래법을 개정해 막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연 매출 4조 원 이상이고 점유율·이용자 수가 일정 수준 이상인 ‘지배적 플랫폼’이 자사 우대와 끼워 팔기 등 4개 불공정 행위를 하면 매출액의 8%까지 과징금을 매기는 게 핵심이다. 일반 기업은 매출액의 6%까지 과징금을 부과하지만 지배적 사업자에 대해서는 더 센 제재를 하는 것이다. 제재가 마무리되기 전에 반칙 행위를 멈추도록 ‘임시 중지 명령’도 도입한다. 업계 안팎에서는 구글, 애플, 네이버, 카카오 등 4개 사업자가 규제 대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쿠팡과 배민은 매출액 등 기준을 넘지 못해 빠질 것으로 관측된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강화된 규제를 적용할 지배적 플랫폼을 미리 못 박아두는 사전지정제를 담은 별도의 법을 제정하기로 했지만 업계 반발에 밀려 현행법 개정으로 선회했다. 공정위는 사전지정제 대신에 반칙 정황이 있을 때 지배적 플랫폼인지 미뤄 판단(사후 추정)하기로 했다. 지배적 플랫폼으로 추정되면 기업이 입증책임을 져 신속한 제재가 가능하다. 다만 사전 지정 방식과는 달리 사후 추정의 경우 지배적 플랫폼으로 지정된 업체가 불복하거나 이의를 제기할 수 있어 ‘신속한 제재’라는 당초 취지가 무색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세종=송혜미 기자 1am@donga.com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9일부터 티몬·위메프뿐만 아니라 인터파크쇼핑, AK몰의 정산 지연 피해 기업도 금융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됐다. 금융위원회와 중소벤처기업부 등은 이러한 내용의 정산 지연 피해 판매자 지원 방안을 8일 발표했다. 인터파크쇼핑과 AK몰 등을 운영하는 인터파크커머스는 티몬·위메프와 같은 큐텐 계열사다. 공정거래위원회 현장 조사 결과 이들 업체에서도 약 800억 원의 미정산 규모가 파악됐다. 인터파크쇼핑, AK몰 미정산으로 피해를 입거나 피해가 예상되는 기업은 기존 대출 및 보증에 대해 최대 1년의 만기 연장 및 상환 유예를 받을 수 있다. 정책금융기관도 유동성 지원 대상을 확대한다. IBK기업은행과 신용보증기금은 미정산 금액을 한도로 최대 30억 원(금리 3.3∼4.4%) 이내에서,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은 1억5000만 원(2.5%) 이내에서 지원한다. 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우리은행에 이어 KB국민은행도 1주택자에게 주택담보대출을 내주지 않는 고강도 조치를 내놓았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과한 조치’라고 비판했지만 1주택자에 대한 대출 제한 조치가 금융권 전반에 확산되는 모양새다. 금융회사별로 대출 제한 범위나 조건은 또 제각각 달라 결국 대출을 앞둔 이들이 발품을 팔아 ‘대출 가능 여부’를 직접 확인해야 하는 상황이다. 실수요자들의 불만이 사방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9일부터 1주택 가구의 수도권 주택 추가 구입 목적 주담대 취급을 제한하기로 했다. 다만 이사, 갈아타기 등 실수요자의 기존 보유 주택 처분조건부 주담대는 허용한다. 신용대출 역시 연소득 한도 내에서만 내주기로 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기존 보유 주택 처분조건부 주담대는 허용해 실수요자에게 불이익이 없다고 판단했다”며 “신용대출 역시 투기성 자금을 억제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케이뱅크도 이날부터 아파트담보대출 취급 대상을 무주택자로 제한하기로 했다. 1주택자가 대출을 받기 위해서는 기존 주택 처분을 서약해야 한다. 이와 더불어 이자만 납부하는 거치 기간도 없애고, 6일부터는 생활안정자금 대출 한도도 10억 원에서 1억 원으로 축소한다. 이렇듯 1주택자에 대한 대출 규제가 확산되는 가운데 세부 조건은 은행별로 제각각이라 대출 수요자들은 더 혼란스러운 표정이다. 우리은행도 1주택자의 수도권 주택 추가 구입을 위한 주담대 취급을 제한하기로 했지만 국민은행과 마찬가지로 기존 주택을 처분하는 조건부 대출은 그대로 취급한다. 반면 삼성생명, 카카오뱅크 등은 기존 주택을 처분하는 조건의 주담대까지 모두 제한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실수요자 판단 기준을 제도화하는 것이 만만치 않다”고 은행별 규제가 다른 배경을 설명했다. 대출에 제약이 커진 1주택자들 사이에서는 “주택 구입을 무조건 투기 목적이라고 간주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전날 이 원장도 이러한 상황을 지적했다. 이 원장은 “가계대출 급증 추이를 막기 위해 들쭉날쭉한 상품 정책들이 나오고 있다”며 “합리적인 선에서 기준을 맞춰야 소비자들도 혼란이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1주택자 대출 제한은 당국과 공감대가 없었던 조치라고 꼬집기도 했다. 하지만 은행권에서는 감독당국의 메시지가 지나치게 자주 바뀌며 오히려 혼란을 낳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지난달 25일 이 원장이 은행들의 주담대 금리 인상을 비판하자 은행권은 주담대 한도 및 만기 제한 조치를 연달아 내놓은 바 있다. 가계대출 관리를 위해 “세게 개입하겠다”던 이 원장이 갑자기 실수요자 보호를 강조하자 은행권은 ‘적정 수위’에 대한 고민에 빠졌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해당 발언을 고려했을 때) 전세대출 관련 대책을 내기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압박에 은행들이 중장기적인 안목으로 대책을 내놓는 것이 아니라 신속한 대응에만 집중하는 모양새”라며 “고객과의 최접점에서 만나는 창구 직원들의 고충도 커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사진)이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 친인척 부당 대출과 관련해 “현 경영진이 발본색원할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 든다”며 거침없는 쓴소리를 내놨다. 우리금융그룹의 보험사 인수를 두고도 금융당국과 협의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4일 이 원장은 서울 영등포구 KB국민은행 본점에서 열린 ‘가계대출 실수요자 및 전문가 현장간담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금융의 생명보험사 인수계약에 대해 “신문을 보고서야 알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생보사 인수가 영업 확장 측면에서는 도움이 되겠지만 위험 관리가 은행과 다른 측면이 있는데, 그런 것들이 정교하게 반영됐는지에 대한 걱정이 있다”며 “인허가 문제가 있는데도 리스크 요인에 대해 금융당국과 소통이 없었다”고 꼬집었다. 우리금융은 임종룡 회장 취임 이후 공격적으로 비은행 부문 몸집 키우기에 나섰다. 지난달 초 우리투자증권이 출범한 데 이어 동양생명·ABL생명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손태승 전 회장 친인척의 350억 원대 부당 대출이 적발된 데 이어 감독당국 수장이 보험사 인수 결정의 적정성에 의문을 표하면서 보험사 인수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감원은 다음 달 예정된 우리금융·우리은행 정기검사에서 보험사 인수, 여신 운영 등과 관련된 리스크를 집중적으로 살필 예정이다. 이 원장은 우리금융 현 경영진에 대한 질타도 재차 이어 갔다. 이 원장은 ‘현 경영진도 책임이 있다’는 과거 발언과 관련해 “전임 회장 관련 대출은 과거의 일이지만 대응 방식을 볼 때 조직 개혁 의지가 없는 것은 아닌지, 그런 측면에서 현 경영진이 책임이 있지 않느냐는 지적이었다”라고 강조했다. 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지난달 30일 찾은 서울 종로구 율곡로 궁궐담장길. 바로 밑 터널로 자동차가 쉴 새 없이 지나고 있는 것이 실감 나지 않을 정도로 평온했다. 낮 최고기온이 33도에 달했지만 간간이 부는 바람이 더위를 식혀 줬다. 창경궁과 종묘를 잇는 녹지는 개방한 지 2년여밖에 되지 않아 울창한 숲은 아니었지만 소나무, 진달래 등 한국 고유 수종이 햇빛을 받으며 자라나고 있었다. 이곳을 자주 찾는다는 시민 형용선 씨(67)는 “꽃이 피는 봄에는 더 아름답다”며 “서울 시내에 이런 길이 있다는 게 정말 귀하다”고 말했다.● 임직원-시민과 만든 도심 속 궁궐숲 조선의 역대 왕과 왕비의 신위를 봉안하고 제사를 지내던 종묘와 창경궁은 본래 담장 하나를 사이에 두고 숲으로 이어져 있었다. 하지만 일제강점기인 1932년 일본이 종묘관통로(현 율곡로)를 개설하면서 두 공간은 갈라졌고 그 사이에는 구름다리가 놓였다. 끊어졌던 창경궁과 종묘는 서울시의 역사복원사업에 의해 2022년 다시 이어졌다. 서울시는 율곡로를 지하화하고 그 위에 녹지축을 다시 잇고, 궁궐담장도 복원했다. 하지만 90년 세월 동안 끊겼던 숲길은 다소 빈약했다. 역사적 의미가 담긴 본래의 숲을 복원하기 위해 KB국민은행은 2023년 궁궐담장길과 맞닿은 ‘KB 그린 웨이브 궁궐숲’을 창경궁 내에 조성하겠다고 나섰다. KB국민은행 임직원들도 동참했다. 지난해에만 1만여 명의 임직원이 ‘KB 그린 웨이브 마일리지’ 제도를 통해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활동에 참여해 1억 원의 기부금을 모았다. 2022년부터 시행된 ‘KB 그린 웨이브 마일리지’는 임직원의 환경, 사회 활동을 마일리지화해 은행 측이 1마일리지당 2원의 기부금을 적립하고 이를 친환경 사회공헌 사업에 투입하는 제도다. 무공해차를 보유하거나 종이통장을 발행하지 않는 경우,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걷기 같은 일상적인 활동을 해도 마일리지를 받을 수 있다. 이렇게 모인 재원을 바탕으로 지난해 80명의 시민이 궁궐숲 가꾸기 봉사활동에 참여해 187그루의 나무를 심었다. KB국민은행의 궁궐숲 조성 사업은 2025년까지 이어진다.● 6년간 3ha의 ‘바다숲’ 조성한다 KB국민은행은 바다에도 숲을 조성 중이다. ‘KB 바다숲 프로젝트’로 2022년부터 2027년까지 6년간 3ha(헥타르)의 ‘잘피(Seagrass)’숲을 만든다는 목표다. 잘피는 해수에 적응해 바다에 분포하는 속씨식물로,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가 인정한 3대 블루카본(해양 생태계의 탄소 흡수원) 중 하나다. 잘피숲은 광합성을 통해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탄소를 장기간 저장하는데, 잘피숲의 탄소 흡수 속도는 아마존 밀림보다 50배 빠르며 저장 능력 역시 5배 이상 뛰어나다고 평가되기도 한다. 잘피숲은 해양 생물에게 산란처와 서식지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바다 환경을 정화하고 적조 현상을 막는 등의 효과를 불러온다. 기후변화 등의 원인으로 서식 면적이 감소되던 잘피 복원을 위해 KB국민은행은 잘피 숲 조성 지역마다 최소 2년 동안 사업을 진행하는 등 공을 들이고 있다. 조성 첫해에는 인근 연안에서 잘피 성체를 채취한 후 사업지로 이식하고, 2년 차에는 잘피 종자를 파종한다. 또 분기별로 모니터링을 진행해 생존율이 30% 미만일 경우 재이식을 실시하는 식이다. 이런 노력의 결과로 2022년 7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경남 남해군 창선면 언포마을 인근 해역에 1ha 규모의 첫 번째 바다숲이 조성됐다. 2022년 12월 이식한 잘피숲을 지난해 10월 모니터링한 결과 생육 밀도 5.3배, 생존율 533%를 달성하는 등 1년 만에 성공적인 이식 성과를 보였다. 2호 바다숲 조성지는 경남 사천시로 결정돼 올해 5월부터 잘피 조성 적지 조사와 성체 확보 작업에 착수했다. 연말까지 이곳에 잘피 성체 7200개체를 이식할 계획이다. KB국민은행은 바다숲 프로젝트가 30년생 소나무 약 10만 그루를 심는 것과 유사한 효과를 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숲, 경제적으로도 이점 많아” KB국민은행은 숲을 조성하는 것이 결과적으로 은행의 수익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기후 변화로 생물 다양성이 감소할 경우 결국 장기적으로 기업의 수익이 떨어지고, 또 정부 규제 및 투자자의 인식 변화로 금융회사의 리스크가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세계자연기금(WWF)이 아시아 8개국 49개 은행의 환경·사회적 통합 성과를 분석한 ‘2023년 은행 부문 지속가능금융 평가’에 따르면 평가 대상 은행의 83%가 환경 파괴와 관련된 사회 및 경제적 리스크를 인식하고 있었다. 해당 평가에는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IBK기업은행 등 5개 국내은행이 포함됐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숲 조성은 생물 다양성을 증진시키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며 “앞으로도 사회 전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이슈를 적극적으로 발굴해 숲 관련 사업을 확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170ha(헥타르), 총 21만 그루. 2029년 2월까지 몽골에 조성될 ‘KB국민의 맑은 하늘 숲’ 규모다. KB국민은행은 2018년 몽골 볼간주 바얀노르 지역에 1만 그루의 나무를 심은 파일럿 사업을 시작으로 2019년부터 5년간 투브주 바얀촉트 내에 70ha의 1호 숲 조성을 완료한 바 있다. 올해부터 만들어지고 있는 2호 숲의 면적도 100ha에 달할 예정이다. 몽골은 기후변화의 직격탄을 맞은 국가 중 하나다. KOTRA의 2022년 분석에 따르면 지난 80년간 몽골의 평균 기온은 2.25도 올랐다. 세계 평균 기온 상승률의 2.2배에 해당하는 수치다. 국토의 상당 부분이 사막화 위기에 놓여 있기도 하다. 2021년 우흐나 후렐수흐 몽골 대통령은 “사막화를 방지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조림 사업”이라며 “2030년까지 10억 그루 나무 심기 캠페인을 실시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몽골의 사막화는 한반도와도 뗄 수 없는 문제다. 한국에 영향을 미치는 황사의 주요 발원지는 고비사막·내몽골고원, 중국 북동 사막지역, 황토고원 등이다. 국립기상과학원에 따르면 2002년부터 지난해까지 한국에 영향을 준 황사의 54%가 고비사막·내몽골고원에서 발원해 한국에 직접 유입됐다. 다른 지역을 거쳐 한반도로 이동한 경우까지 포함하면 고비사막·내몽골고원에서 발원한 황사가 80% 이상을 차지한다. 몽골에 숲이 복원되면 한국의 대기 질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기대할 수 있는 이유다. ‘KB국민의 맑은 하늘 숲’ 2호 숲 조성지인 볼간주 고르왕볼락은 조림을 위한 예산이 없었는데도 자발적으로 2600그루의 나무를 심는 등 조림 사업에 적극적인 곳이다. 다양한 생물이 살고 있는 점도 적합한 요소로 평가됐다. 이곳에는 올해부터 매년 방풍림과 유실수 각각 1만 그루씩 총 10만 그루가 식재될 예정이다. KB국민은행은 숲 조성과 함께 지역민의 자립도 지원하기로 했다. 현지 주민을 고용해 조림지를 관리하고 묘목, 식용 작물을 재배하게끔 해 주민들의 장기 소득으로 연결시키려는 구상이다. 현재 몽골 정부 차원에서 대규모 식재 캠페인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수요가 커진 묘목을 생산, 판매해 경제 자립 기반을 마련하는 식이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1차 사업 이후 몽골 현지에 숲 관리를 위한 주민 협동조합이 출범하는 등 지속가능한 지역 공동체가 형성되고 있다”며 “몽골 숲이 한국의 대기 질 개선에도 기여하는 선순환이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8월 한 달 동안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과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잔액이 역대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화된 대출 규제인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시행을 앞두고 지난달 30일까지 ‘막차 타기’ 수요가 급증한 탓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주담대(전세자금대출 포함) 잔액은 568조6616억 원으로 전월 말 대비 8조9115억 원 늘었다. 5대 은행이 해당 수치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6년 1월 이후 가장 큰 증가 추이를 보인 것이다. 종전까지 역대 월간 최대 증가 폭이었던 올해 7월(7조5975억 원)보다 1조3140억 원 많은 수준이다. 전체 가계대출 잔액도 8월 말 현재 725조3642억 원으로 7월 말보다 9조6259억 원 불어났다. 종전 최고 증가 폭이었던 2021년 4월(9조2266억 원)보다 많다. 금융권에서는 이달 1일부터 시행된 2단계 스트레스 DSR의 도입 직전까지 대출 수요가 몰린 결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주담대 잔액은 지난달 30일 하루 만에 무려 1조5881억 원이나 폭증했다. 금융당국은 전례 없이 불어난 대출 수요가 보험, 농·수·신협, 새마을금고 등 2금융권 주담대 잔액을 늘리는 ‘풍선효과’로 이어지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일관성 없는 정책이 아파트 실수요자들의 ‘빚투’(빚으로 투자)를 부추겼다고 지적한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스트레스 DSR 2단계 도입 시점을 예고 없이 두 달 미룬 것이 시장에 잘못된 신호를 준 모양새가 됐다”며 “정부가 오히려 집값 상승을 부추겨 가계부채 증가를 용인한 격”이라고 말했다. 은행 주담대 하루 1.6조 폭증… 규제 피해 2금융권 쏠림 우려8월 시중銀 주담대 역대 최대 증가대출 규제강화-은행 금리인상에도… “집값 더 뛰기전 사자” 수요 못막아실수요자들 대출한도 줄어 비상… 2금융권에 수도권 대출 문의 늘어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억제 방침에 은행들이 각종 대출 규제를 총동원했음에도 불구하고 8월 5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이 또 역대 최대치로 나타났다. 은행들이 주담대 금리를 올리고, 대출 제한에 나섰음에도 주택 구매에 따른 대출 수요를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었던 셈이다. 이달부터 강화된 대출 규제인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가 시행되면서, 규제가 상대적으로 느슨한 제2금융권으로 대출 수요가 몰리는 ‘풍선효과’도 우려되고 있다.● 하루에 주담대 1.6조 원 폭증 은행권에 따르면 강화된 규제 시행을 1영업일 앞둔 지난달 30일 하루에만 5대 은행(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의 주담대가 1조5881억 원 넘게 불어나며, 8월 한 달 주담대 잔액이 8조9115억 원이나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7월 7조5975억 원 증가하며 역대 월간 최대 증가 폭을 보였지만 이 기록이 또다시 깨진 것이다. 두 달째 이어진 주담대 급증세를 두고 시중은행 고위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직후 시작된 제로금리 시기보다 지금의 대출 수요가 훨씬 더 뜨거운 분위기”라며 “서울 집값이 더 오르기 전에 빨리 움직여야 한다는 조급한 심리가 반영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금융권에서는 가계대출 급등세가 당분간은 꺾이기 어려울 것으로 본다. 주담대가 주택 거래 계약 시점부터 2, 3개월 정도 시차를 두고 실행되는데 최근까지 주택 매매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신고일 기준 7월 서울 지역 주택 매매 건수는 1만2783건으로 전월 대비 41%나 증가했다. 실수요자들 사이에서는 대출 한도 감소에 대한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지난달 초 경기 안양시 아파트를 매수한 신모 씨(42)는 다음 달 잔금 지급을 앞두고 “거래 은행에 확인해보니 대출 한도가 5000만 원 가까이 감소할 것이라는 답변을 들었다”며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한 것과 다름없는데 갑작스러운 대출 한도 감소 때문에 비상”이라고 토로했다. 신 씨 같은 대출 수요자들로 인해 2일 은행 일선 지점에는 전화 문의가 빗발쳤다. 은행마다 자율적으로 대출규제를 적용, 대출 한도에 차이가 난다는 점도 수요자들의 혼란을 키우고 있다. 경기 성남시 시중은행 지점에서 근무 중인 정모 씨(35)는 이날 오전 스트레스 DSR 2단계 적용과 관련된 전화 문의가 끊이지 않아 업무가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털어놨다. 정 씨는 “2단계 도입 시 본인의 대출 한도가 얼마나 더 줄어드느냐란 시뮬레이션 관련 문의가 많았다”며 “은행이 아닌 다른 곳에서 대출 받을 방법을 물어본 고객도 상당했다”고 말했다.● 2금융권으로 풍선효과 우려 은행권의 ‘가계대출 옥죄기’는 한층 더 강력해지고 있다. 우리은행이 유주택자에 대한 주택 구입 목적의 대출을 전면 중단하기로 한 데 이어 카카오뱅크도 이달 3일부터 무주택자에게만 주담대를 내주기로 했다. 주담대 만기도 최장 50년(만 34세 이하)에서 30년으로 축소하고 생활안정자금 목적 주담대 한도도 1억 원으로 제한하기로 했다. 금융권에서는 스트레스 DSR 2단계 시행, 시중은행 대출 만기 및 한도 제한 조치가 더해지면서 대출 수요가 2금융권으로 옮겨 갈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실수요자들 사이에서는 보험업권에서 대출을 받으려는 움직임이 엿보인다. 지난달 말 기준 삼성, 한화, 교보 등 3개 대형 생명보험사의 주택 관련 대출 잔액(가마감 기준)은 30조6080억 원으로 7월 말(30조2248억 원) 대비 3832억 원 증가했다. 보험업권은 주담대 금리 하단이 3%대인 데다 DSR 비율이 50% 적용돼 대출 한도도 넉넉한 편이다. 상호금융권에도 실수요자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상호금융권 관계자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대출 관련 문의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풍선효과에 대한 우려와 관련해 “2금융권의 대출 증가 추이를 하루 단위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은행권이 유주택자의 추가 주택담보대출을 전면 중단하는 등 가계부채 관리를 위한 초강수 대책을 내놨다. 금융 당국이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자율규제를 요청하자 은행권은 주담대 금리 인상, 대출 한도 줄이기, 거치기간 폐지 등의 대책을 줄줄이 발표해 왔다. 그럼에도 가계빚 증가세가 잡히지 않자 이제는 대출 취급 자체를 중단하기에까지 이른 것이다.우리은행은 9일부터 주택 소유자에게 서울 등 수도권 주택 구매 목적 대출을 전면 중단한다고 1일 밝혔다. 전세자금 대출도 전 세대원 모두 주택을 소유하지 않은 무주택자에게만 지원한다. 이는 갭투자 등을 활용한 투기 수요를 차단하기 위한 것이다. 다만 전세 연장인 경우와 8일 이전 전세 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금을 지급한 경우라면 주택 소유자라도 전세자금 대출을 지원한다. 수도권 유주택자 주담대의 경우도 이사 시기 불일치 등으로 인한 기존 주택 처분 조건부 대출은 허용한다. 또 은행 창구에서 타행 주담대 대환을 제한한다. 아파트 입주자금 대출의 경우 우리은행이 이주비, 중도금을 취급했던 사업자 위주로 운용하기로 했다. 주택담보대출 최장 만기는 기존 40년에서 30년으로 축소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가계대출 증가세가 지속됨에 따라 투기 수요 방지를 위해 관리 방안을 시행하기로 했다”면서 “가계부채가 관리할 수 있는 범위 내로 들어오게 되면 그때 재개 여부를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 당국은 급증세를 보이는 가계부채를 제어하기 위해 7월 시중은행 여신 담당 부행장을 불러 모아 은행권의 자체적인 관리를 주문해 왔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은 대출 억제 일환으로 주담대 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했다. 7∼8월 5대 은행은 22차례나 주담대 금리를 올렸다. 하지만 시장금리에 역행하는 주담대 금리 인상으로 예대 마진이 벌어지고 이로 인해 은행이 폭리를 취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또 투기와 관계없는 실수요자들의 이자 부담도 더욱 커졌다. 그러자 은행권은 대출 금리 인상 대신 한도 조정 등 대출 총량을 줄이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주담대 최장 만기 축소(50년→30년), 주택을 담보로 받는 생활안정자금 대출 한도 축소(2억 원→1억 원), 모기지 보험(MCI·MCG) 가입 제한, 소유권 이전 또는 등기 말소를 조건으로 한 조건부 전세대출 취급 제한 등이 대표적인 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우리은행의 가계부채 관리 방안에 따라 해당 대출 수요가 다른 은행으로 전이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다른 은행들도 유주택자에 대한 주담대 중단 등을 검토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신무경 기자 yes@donga.com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청년도약계좌에 대한 정부 기여금이 월 최대 2만4000원에서 3만3000원으로 확대된다. 만기 시 수령 금액이 최대 60만 원 증가해 연 9.54%의 적금 상품에 가입한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29일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청년도약계좌 2024년 하반기 운영 점검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기여금 지원 확대 방안을 발표했다. 청년도약계좌는 5년간 매월 70만 원 한도로 납입하면 정부 기여금까지 최대 5000만 원의 목돈을 모을 수 있는 상품이다. 현재 개인 소득 수준별 매칭 비율, 매칭 한도 및 납입액에 따라 월 최대 2만1000원에서 2만4000원의 기여금을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매칭 한도(월 40만·50만·60만 원)를 초과해 납입하는 경우 초과분에 대해 기여금이 지급되지 않아 저축 유인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었다. 앞으로는 모든 소득구간에서 매칭 한도를 납입 한도까지 확대한다. 또 확대된 구간에는 3.0%의 매칭 비율이 적용된다. 이 경우 월 70만 원을 납입하는 개인소득 2400만 원 이하 가입자는 기존 기여금 2만4000원(40만 원×매칭 비율 6.0%)에 9000원(30만 원×3.0%)이 더해진 총 3만3000원의 기여금을 받게 된다. 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