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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가 아프리카 국가들을 대상으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용한 온라인 허위 정보 유포에 적극 나섰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동안 러시아, 이란, 중국 등의 정보기관이 SNS를 이용해 이런 활동을 펼친 적은 있었지만 서방 주요국이 실행한 것이 알려진 것은 처음이다. 15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최근 프랑스군이 아프리카 국가들에서 허위 정보 유포 활동을 펼친 것을 파악해 100개 이상의 계정을 삭제했다. 프랑스군은 주로 프랑스어를 쓰는 아프리카 나라들에서 이런 활동을 펼쳤고, 이 계정들의 팔로워는 7000명 이하인 것으로 나타났다. 페이스북에 따르면 이 계정들은 프랑스 군과 관련 있는 사람들이 운용했다. 또 주로 프랑스의 아프리카 내 군사 활동과 정책을 지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프랑스의 허위 정보 유포 작전은 러시아를 겨냥한 경우도 있었다. 러시아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집권 뒤 ‘냉전시대의 막강한 영향력 회복’을 위해 중동과 아프리카 지역에 적극 개입하고 있는데 이에 프랑스가 러시아 내 ‘SNS 심리전’에도 나섰던 것. 특히 프랑스는 이달 말 열리는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선거에 러시아가 개입하고 있다는 것을 비판하는 내용을 적극 게재했다. 러시아 역시 프랑스를 겨냥해 유사한 활동을 펼치며 맞불을 놨다. 프랑스와 러시아 간 ‘허위정보 유포전쟁’이 벌어진 셈이다. 페이스북은 특정 국가에서 두 나라가 동시에 개입돼 각각 상대방을 겨냥한 허위 정보를 대대적으로 유포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보고 있다. SNS 분석기업인 그래피카와 스탠퍼드 인터넷 관측소는 “양측은 상대방을 모욕하는 비디오를 올리고 가짜 증거를 바탕으로 비난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프랑스는 말리, 니제르, 부르키나파소 등에 5000명 이상의 병력을 파견해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과 맞서고 있다. 프랑스는 지역 안정을 위한 조치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과거 프랑스 식민지를 경험한 이 지역에선 ‘신식민지 정책’이란 비판도 많다. 페이스북을 이용한 허위 정보 유포 작전이 드러나면서 프랑스에 대한 해당 지역의 반감이 커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산타클로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면역을 갖추고 있다.” 성탄절이 다가오는 가운데 세계보건기구(WHO)가 산타클로스의 코로나19 면역설을 언급해 화제다.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이동 및 활동 제한으로 전 세계가 극심한 ‘코로나 블루’(코로나19 우울증)에 빠져드는 상황에서 잠시 웃을 수 있는 여유를 선사하기 위한 언급으로 보인다. AFP통신에 따르면 WHO의 감염병 전문가로 코로나19 현장조사 책임자 중 한 명인 미국인 마리아 밴커코브 박사(43·사진)는 14일 언론 브리핑에서 “이번 성탄절에도 산타클로스가 선물을 나눠 줄 수 있느냐”는 기자의 농담 섞인 질문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짐짓 진지하게 답변했다. 그는 “산타클로스가 고령인 것에 대한 걱정을 이해한다”면서도 “그는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면역을 갖췄다”고 말했다. 두 아들을 둔 밴커코브 박사는 “우리는 산타클로스와 짧은 대화를 나눴고, 그와 아내가 아주 건강하고 현재 매우 바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산타클로스가 영공에 진입할 수 있도록 세계 각국 정상들이 검역 조치를 완화해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면역력’을 갖춘 산타를 밤새 기다릴 아이들을 향해 ‘거리 두기’를 강조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는 “세계 어린이들은 산타와 거리 두기를 엄격히 지켜야 하고 부모님의 말을 잘 들어야 한다”며 “(선물을 받기 위해선) 크리스마스이브에 일찍 잠자리에 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산타클로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면역을 갖추고 있다.” 성탄절이 다가오는 가운데 세계보건기구(WHO)가 산타클로스의 코로나19 면역설을 언급해 화제다.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이동 및 활동 제한으로 전 세계가 극심한 ‘코로나 블루’(코로나19 우울증)에 빠져드는 상황에서 잠시 웃을 수 있는 여유를 선사하기 위한 언급으로 보인다. AFP통신에 따르면 WHO의 감염병 전문가로 코로나19 현장조사 책임자 중 한 명인 마리아 밴커코브 박사(43·사진)는 14일 언론 브리핑에서 “이번 성탄절에도 산타클로스가 선물을 나눠 줄 수 있느냐”는 기자의 농담 섞인 질문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짐짓 진지하게 답변했다. 그는 “산타클로스가 고령인 것에 대한 걱정을 이해한다”면서도 “그는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면역을 갖췄다”고 말했다. 두 아들을 둔 밴커코브 박사는 “우리는 산타클로스와 짧은 대화를 나눴고, 그와 아내가 아주 건강하고 현재 매우 바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산타클로스가 영공에 진입할 수 있도록 세계 각국 정상들이 검역 조치를 완화해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면역력’을 갖춘 산타를 밤새 기다릴 아이들을 향해 ‘거리 두기’를 강조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는 “세계 어린이들은 산타와 거리 두기를 엄격히 지켜야 하고 부모님의 말을 잘 들어야 한다”며 “(선물을 받기 위해선) 크리스마스이브에 일찍 잠자리에 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만나는 사람들마다 드라마 ‘테헤란’ 이야기를 한다. 극 중 내용과 현 중동 정세가 겹쳐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거주하며 개인 사업을 하는 현지인이 들려준 얘기다. 지난달 27일 이란 핵 과학자 모센 파흐리자데가 테헤란 근교에서 총격으로 암살된 후 올해 6∼9월 미국 애플TV플러스에서 상영됐던 이스라엘 드라마 ‘테헤란’이 다시 인기를 끌고 있다고 했다. 이 드라마는 유대계 이란인이지만 이스라엘에서 성장한 여성 타마르가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 요원이 된 후 이란으로 잠입해 핵개발 시설을 파괴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사람들이 이 드라마에 몰입하는 것은 파흐리자데 사건의 배후가 모사드라는 주장이 잇따르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이란은 사태 직후부터 “이스라엘 소행”이라고 격렬히 반발했고 중동 외교가에서도 모사드 개입설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적지 않다. 나치 독일의 유대인 학살 주범 아돌프 아이히만을 체포하고, 팔레스타인 테러단체 ‘검은 9월단’ 요원 및 수많은 이란 핵개발 관계자를 제거한 것으로 유명한 모사드는 과연 어떤 기관일까. ○ “2700차례 암살 작전 수행” 모사드는 이스라엘 건국 다음 해인 1949년 설립됐다. 히브리어로 ‘정보 및 특수 임무 연구소’란 의미를 지녔으며 해외정보 수집, 위험인물 납치와 암살, 적대국의 주요 시설 파괴 등 해외 공작을 전담한다. 조직 및 운영 방식은 철저히 비밀에 가려져 있지만 미 중앙정보국(CIA)은 모사드 요원이 약 7000명, 연간 예산이 27억3000만 달러(약 3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한다. 모사드의 작전 부서는 크게 △메차다 △네비오트 △차프리림 △링 △테벨 등으로 나뉜다. 이 중 암살, 납치, 폭파 등을 전문으로 하는 메차다가 핵심으로 꼽힌다. 메차다는 산하에 ‘키돈’(히브리어로 단검이라는 뜻)이란 암살 전문 조직까지 두고 있다. 드라마 테헤란의 여주인공처럼 미인계를 이용해 암살 작전을 벌이는 여성 요원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 언론인 로넨 버그먼이 모사드의 암살 작전을 해부해 2018년 출간한 ‘일어서서 먼저 죽여라(Rise and Kill First)’에 따르면 모사드는 제거 대상의 치약에 독극물을 주입하거나 전화기를 폭발시키는 방식 등으로 2700번 이상의 암살 작전을 수행했다. 주변국에서는 ‘살인 기계’라고 비판하지만 이스라엘 현지에서는 이슬람 국가에 포위된 이스라엘의 생존을 위해서는 일정 부분 불가피하다는 주장이 만만치 않다. 이스라엘 정부가 정권 성향에 상관없이 모사드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인정해주는 점 또한 모사드가 세계 최고 정보기관이 된 배경으로 꼽힌다. 2016년 1월부터 재직 중인 요시 코헨 현 국장을 포함해 역대 수장 12명 중 5년 임기를 못 채운 이는 4명에 불과하다. 특히 2002∼2011년 모사드를 지휘한 메이어 다간 전 국장(1945∼2016)은 직원들에게 “적의 뇌를 삼키라”는 극단적인 말까지 서슴지 않을 정도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렀다. 다간 본인이 수차례의 중동전쟁에서 혁혁한 공을 세운 전사였던 만큼 직원들에게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치라”고 촉구할 명분을 갖고 있었던 셈이다. 이스라엘 현지 소식통은 “군대와 모사드에서 다양한 실전 경험을 쌓았으며 투철한 애국심을 지닌 내부 인사가 수장이 돼야 한다는 공감대가 사회 전반에 형성돼 있다”고 전했다. ○ 해외 유대인 네트워크 적극 활용 유럽, 중동, 아프리카, 중남미 등 세계 각지에 흩어져 있던 유대인들이 1948년 이스라엘 건국을 계기로 대거 귀환하는 과정에서 생긴 ‘인구 특성’도 모사드의 큰 장점이다. 세계 각지에서 살다 이스라엘로 돌아온 이들은 귀국 후에도 과거 거주지의 언어, 문화, 네트워크를 상당 부분 유지하고 있다. 모사드는 이런 인력들을 활용해 각국의 기밀 정보를 빼돌리고 유사시에는 요원으로 현지에 파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성일광 서강대 유로메나문명연구소 책임연구원(한국이스라엘학회장)은 “유대인들은 수천 년간 세계 전역을 떠돌며 거주했기 때문에 자신 혹은 부모가 머문 지역의 언어와 문화에 익숙하고 외모 또한 현지인들과 유사하다”며 “해외에 파견할 비밀요원 자원이 그만큼 풍부하다는 뜻”이라고 평가했다. 모사드의 전설적인 스파이로 1960년대 시리아 국방차관까지 올랐던 엘리 코헨(1924∼1965)은 이집트 출신 유대인이었다. 아랍어, 아랍 문화와 역사에 능통했던 코헨은 시리아와 주변 아랍국의 군사기밀을 줄줄이 빼돌리다 적발돼 사형에 처해졌다. 이란 또한 유대인들이 많이 거주했던 나라 중 하나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1979년 이란의 이슬람 혁명 전후로 이란에서 이스라엘로 이주한 유대인과 그 후손들이 최소 13만5000명에 이른다. 이들은 모사드가 이란에서 벌이는 각종 공작에 상당한 도움을 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핵개발에 철저히 대응 설립 후 상당 기간 나치 전범이나 이슬람 무장단체 하마스와 헤즈볼라 인사 등을 제거하는 데 주력했던 모사드는 21세기 들어 이란 핵개발 대응을 저지하는 것에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 중동 맹주를 자처하는 이란이 서방의 계속된 경제 제재에도 “지도에서 이스라엘을 지우는 데 쓰겠다”며 핵무기 개발을 계속하자 이스라엘 역시 핵개발 관련 주요 인사를 속속 제거하고 있다. 이스라엘 현지 언론은 모사드가 1993년부터 무려 27년간 파흐리자데 주변에 정보원을 심어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파악한 후 치밀한 준비 끝에 암살을 거행했다고 보도했다. 중동 소식통들은 파흐리자데 이전에도 모사드 공작으로 사망한 이란의 핵개발 인사가 수십 명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2010년 마수드 알리 모하마디 테헤란대 핵물리학 교수는 자택 근처 주차장에서 원격조종 폭탄을 실은 오토바이가 폭발해 숨졌다. 2011년에도 이란 혁명수비대에서 미사일 담당 업무를 맡았던 하산 테라니 모가담 장군과 휘하 인력이 폭사했다. 유명 핵 과학자로 우라늄 농축 업무를 담당했던 무스타파 아흐마디 로샨은 2012년 오토바이를 타고 지나가던 남자가 차량에 부착한 자석 폭탄에 의해 숨졌다. 제거 방식의 대담성 등을 감안할 때 이런 공작을 자행할 기관은 모사드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모사드는 2018년 1월 테헤란의 한 비밀 창고에서 약 5만5000쪽의 문서, CD 183장 분량의 이란 핵개발 자료를 탈취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당시 기자회견을 자청해 “이란이 2015년 버락 오바마 당시 미 행정부와 핵합의를 체결했지만 이런 자료들을 숨기며 비밀리에 핵을 개발해 왔다”고 주장했다. 모사드는 올해 7월 이란 중부 나탄즈 핵시설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의 배후라는 의심도 받고 있다. 당시 화재로 이란이 신형 우라늄 농축용 원심 분리기를 생산할 예정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올해 1월 미군이 이라크 바그다드 공항에서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을 공개 암살할 때도 모사드가 각종 정보를 미국에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란에 적대적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달리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은 이란 핵합의 복원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이를 저지하기 위한 모사드의 추가 공작이 벌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장지향 아산정책연구원 중동센터장은 “이스라엘을 철천지원수로 여기는 이란 내에서 이렇듯 대담하고 광범위한 공작을 계속 진행한다는 것만 봐도 모사드란 조직의 역량을 알 수 있다”고 진단했다. ○ 北-이란 협력에도 촉각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모사드가 한국에도 요원을 파견했다는 게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한 중동 전문가는 “국내에 모사드 요원이 들어와 있을 것이고, 북한 핵무기와 미사일 정보를 수집하는 게 주 업무일 것”이라고 전했다. 모사드가 북핵에 신경을 곤두세우는 이유는 북한이 이스라엘의 적국인 이란 및 시리아의 핵심 우방이라는 점과 무관치 않다. 특히 북한이 이란 핵과 미사일 개발 과정에서 상당한 협력을 하고 있다는 설이 오랫동안 제기된 만큼 이란 핵개발을 저지하기 위해서라도 북한 동향을 파악하는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헤즈볼라와 하마스에 북한 무기가 흘러들어갔고 이들이 이스라엘 국경지대에 침투용 땅굴을 만들 때도 북한이 관련 기술을 제공했다고 보고 있다. 알론 레프코위츠 이스라엘 베이트바렐대 정치학과 교수는 “조 바이든 미 행정부 출범 후에도 미국의 대북제재가 이어지면 외화벌이가 시급한 북한이 중동과 북아프리카에 무기를 계속 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세형 국제부 기자 turtle@donga.com}
세계 처음으로 음속의 벽을 돌파해 ‘가장 빠른 사람’으로도 불린 척 예거가 7일(현지 시간) 타계했다. 향년 97세. CNN과 가디언 등에 따르면 예거의 부인 빅토리아는 트위터에 예거의 사망 소식을 전하며 “(그는) 놀랄 만큼 훌륭한 삶을 살았다. 미국 최고의 조종사였다”고 추모했다. 예거는 1947년 10월 미국 정부의 우주 연구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개발된 실험용 항공기 X-1을 조종해 인류 최초로 음속의 장벽을 넘어섰다. 예거가 탔던 X-1은 B-29 폭격기에 실려 1만3700m까지 올라간 뒤 마하 1.06(시속 1130km)의 속도로 비행했다. 일반인들에게 예거는 음속의 벽을 돌파한 조종사로 유명했지만, 그는 제2차 세계대전 영웅이기도 하다. 총 64번의 작전에 참여해 탁월한 공중전 능력으로 13대의 독일군 비행기를 격추시킨 것. 1944년 3월에는 프랑스에서 격추당했지만 극적으로 생환하기도 했다. 예거는 1960년대까지 전투기 편대를 이끌었고, 1975년 미 공군 준장으로 예편했다. 예거의 활약상은 1983년 ‘필사의 도전(The Right Stuff)’이란 영화로 제작되기도 했다.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브라질 출신의 여성 프로 권투선수인 비비아니 오베나우프(34)가 남편을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7일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오베나우프는 올해 10월 19일 스위스 출신의 호텔 사업가인 남편 토마스(61) 소유인 스위스의 관광지 인터라켄의 한 식당에서 토마스를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최근 오베나우프를 체포한 스위스 경찰은 오베나우프의 지속된 폭행으로 토마스가 사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오베나우프를 아는 사람들은 그녀가 쉽게 이성을 잃는 성격이었고, 링 밖에서도 폭력적이었다고 말했다. 스위스 매체인 ‘블리크’에 따르면 오베나우프는 2016년 10월 영국 런던의 한 나이트클럽에서 30세 생일 파티를 하던 중 자신의 몸을 만진 남성의 얼굴을 때려 체포된 적도 있다. 라이트급과 슈퍼페더급에서 3차례 세계 챔피언에 도전했을 만큼 실력을 인정받은 권투선수였던 오베나우프는 브라질의 리우데자네이루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에는 축구 선수로 활동했다. 이후 그녀는 체조 선수로 전향해 국가대표로도 활약했고, 18세부터 권투 선수로 활동해 왔다. 오베나우프는 은퇴한 뒤 요식업계에서 일했으며 자신의 권투 체육관을 열기도 했다. 토마스와는 올해 1월 결혼했고 남편과 함께 찍은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브라질 출신의 여성 프로 권투선수인 비비안 오베노프(34)가 남편을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7일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오베노프는 올해 10월 19일 스위스 출신의 호텔 사업가인 남편 토마스(61) 소유인 스위스의 관광지 인터라켄의 한 식당에서 토마스를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최근 오베노프를 체포한 스위스 경찰은 오베노프의 지속된 폭행으로 토마스가 사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오베노프를 아는 사람들은 그녀가 쉽게 이성을 잃는 성격이었고, 링 밖에서도 폭력적이었다고 말했다. 스위스 매체인 ‘블릭’에 따르면 오베노프는 2016년 10월 영국 런던의 한 나이트클럽에서 30세 생일 파티를 하던 중 자신의 몸을 만진 남성의 얼굴을 때려 체포된 적도 있다. 라이트급과 슈퍼페더급에서 3차례 세계 챔피언에 도전했을 만큼 실력을 인정받은 권투선수였던 오베노프는 브라질의 리우데자네이루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에는 축구 선수로 활동했다. 이후 그녀는 체조 선수로 전향해 국가대표로도 활약했고, 18세부터 권투 선수로 활동해왔다. 오베노프는 은퇴한 뒤 요식업계에서 일했으며 자신의 권투 체육관을 열기도 했다. 토마스와는 올해 1월 결혼했고 남편과 함께 찍은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또 그녀는 자신의 인터넷 홈페이지에선 아들과 시간을 보내는 게 가장 행복하다고 밝히기도 했다.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중남미의 대표적인 ‘좌파 포퓰리즘’ 정치 지도자로 꼽히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58·사진)이 이끄는 여권이 야권이 사실상 불참한 국회의원 선거에서 승리를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6일(현지 시간) 치러진 이번 선거에서 베네수엘라 여권이 승리할 경우 2013년부터 집권해 온 마두로 대통령이 행정부, 사법부, 군부에 이어 입법부까지 장악하게 되는 것이다. 무리한 포퓰리즘 정책과 반대파 탄압으로 경제, 정치적으로 심각한 어려움에 직면해 있는 베네수엘라가 더 큰 수렁에 빠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워싱턴포스트(WP)와 AP통신 등에 따르면 총 277명의 국회의원을 선발하는 이번 국회의원 선거에서 마두로 대통령은 국회를 배제한 채 선거위원회를 구성했다. 이 중에는 미국과 캐나다 같은 서방국가로부터 제재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인물도 3명이나 포함돼 있다. 이와 함께 야당 인사들에 대한 탄압은 지속적으로 진행해왔다. 결국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37)을 중심으로 한 베네수엘라 야권에서는 “이번 선거는 사기다”란 주장을 제기하며 사실상 선거 보이콧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과이도 의장은 트위터에 “베네수엘라의 대다수는 마두로와 그의 사기에 등을 돌렸다. 위기는 더 깊어 질 것이며 우리는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과이도 국회의장은 2018년 치러진 대선 때 마두로 대통령이 2018년 부정한 방법으로 대통령에 선출됐다고 주장하면서 ‘임시 대통령’을 자임해 왔다. 하지만 과이도 의장을 비롯해 야권의 주요 인사들도 폭넓은 국민적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는 상태라 마두로 대통령과 여권의 선거 승리 및 폭주는 필연적이란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마두로 대통령은 이번 국회의원 선거에서 부인인 실리아 플로레스 여사(64), 아들 니콜라스 마두로 게라(30)도 출마시키는 등 자신의 권력과 영향력을 강화시키는 데 더욱 공을 들이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베네수엘라 여권이 승리할 경우 마두로 대통령을 비판하며 경제 제재까지 펼쳐온 미국과 유럽연합(EU) 국가들의 목소리가 약해질 것으로 보인다. WP에 따르면 델시 로드리게스 부통령은 투표 직후 기자들에게 “범죄적인 봉쇄 속에서도 베네수엘라는 우리 자신을 민주적으로 표현하고 있다”고 서방 국가들을 겨냥해 말했다. 베네수엘라 여권이 공식적으로 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그동안 마두로 정권을 지원해 온 중국과 러시아는 마두로 대통령 지지 명분을 더욱 공고히 할 수 있을 전망이다. 1999년부터 2013년까지 베네수엘라 대통령으로 집권했던 우고 차베스(2013년 사망)의 정치적 후계자로 꼽히는 마두로 대통령은 차베스의 좌파 포률리즘 정책을 그대로 이어받았다. 이로 인해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 이란 등과 함께 세계 최대 산유국 중 하나로 분류되는 베네수엘라 경제는 사실상 ‘아사 상태’로 평가받는다. AP통신에 따르면 베네수엘라는 최근 수년 사이 500만 명의 국민이 해외로 탈출해 10여년째 내전을 겪고 있는 시리아 다음으로 난민이 많은 나라로 전락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베네수엘라의 국내총생산(GDP)이 25% 줄어들고, 심각한 인플레이션 현상으로 화폐가치가 계속 떨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미국 연방수사국(FBI), 중앙정보국(CIA) 등 16개 정보기관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국가정보국(DNI)의 존 랫클리프 국장이 “중국 정부가 인체실험을 통해 이른바 ‘슈퍼솔저’를 만들려고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슈퍼솔저는 생물학적 기술을 적용해 일반 군인보다 근력, 지구력, 집중력 등이 월등한 군인을 의미한다. 헐리우드 영화 중에선 ‘유니버셜 솔저’와 ‘캡틴 아메리카’ 등이 슈퍼솔저를 주제로 다뤘다. 랫클리프 국장은 3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기고한 ‘중국은 1순위 국가안보 위협’이란 칼럼을 통해 중국의 경제, 군사, 기술적 위협을 언급하며 슈퍼솔저 개발을 위한 인체실험을 지적했다. 그는 “미국 정보로는 중국이 생물학적으로 역량이 강화된 군인을 개발하기 위해 인민해방군(중국 정규군) 병사들을 대상으로 인체실험도 진행했다”며 “중국은 권력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도덕적 경계가 없다”고 비난했다. 하지만 랫클리프 국장은 구체적인 사례나 근거를 제시하지는 않았다. 미 NBC방송에 따르면 중국이 생명공학 기술을 슈퍼솔저 개발에 활용하려고 한다는 주장은 오래 전부터 학계에서 제기됐다. 중국 과학자들은 이 과정에서 올해 노벨화학상을 수상한 ‘크리스퍼(CRISPR) 유전자 가위’를 이용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구 과학자들은 이 기술을 유전병을 치료하고, 식물을 변형시키는 데는 활용했지만 건강한 사람의 성과를 높이기 위해 사용하는 건 비윤리적으로 보고 있다. 미 외교안보 씽크탱크 신미국안보센터(CNAS)의 엘사 카니아 연구원과 윌슨 본딕 중국전문 컨설턴트는 “미래 전쟁에서 인간의 능력을 높이기 위한 CRISPR 유전자가위를 사용하는 건 현재로선 가상적인 가능성에 불과하다”면서도 “중국군의 연구 인력들이 그 잠재력을 탐구하기 시작했다는 징후는 있다”고 밝혔다.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미국 국무부가 세계 각국의 북한의 대북제재 회피 사례 제보를 독려하기 위해 최대 500만 달러(약 55억 원)의 보상금을 건 온라인 제보 웹사이트를 개설했다. “대북제재 집행 의무를 위반하고 있다”며 중국도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조 바이든 미 대통령 당선인은 중국 견제 등 아시아 업무를 총괄하는 ‘아시아 차르(Asia Tsar)’ 임명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당선인은 1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 칼럼니스트 토머스 프리드먼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미국 내에 최우선 투자하는 정책 등을 통해 맹렬히 (중국과) 싸우겠다. 가장 좋은 대중국 전략은 우리 동맹 혹은 동맹이었던 모든 국가와 합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정권 교체에 관계없이 북한 및 중국 압박을 이어가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앨릭스 웡 국무부 대북특별부대표는 1일(현지 시간) 워싱턴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화상 세미나에서 대북제재 제보 웹사이트 개설 사실을 밝힌 후 “해외에서도 북한의 불법 금융거래 및 제재 회피 관련 정보를 누구나 제보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국무부는 지난해 6월부터 ‘정의에 대한 보상제도’의 하나로 대북제재 위반 신고에 대한 보상 프로그램을 운영해 왔지만 웹사이트까지 마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북한의 제재 위반을 묵인하는 중국을 두고 “앞문을 통한 제재 완화에 실패하자 뒷문으로 시도하고 있다. 만성적인 (대북제재) 실패 사례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맹공을 퍼부었다. 이어 “중국이 최소 2만 명의 북한 노동자를 여전히 (중국 내에) 남겨 놓고 있다. 이들의 급여 또한 북한의 무기 개발에 사용되도록 허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중국이 제재 준수 의무를 완전히 위반한 것이며, 여전히 20여 개 북한 기업과 거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바이든 당선인이 ‘아시아 차르’를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산하에 포함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당시 NSC에서 중동을 담당했던 제프 프레스콧이 유력 후보로 알려졌다. 러시아 황제 ‘차르’란 이름에서 예상할 수 있듯 미국에 대한 중국의 도전을 막아내는 이 업무에 사실상 전권을 주겠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바이든 당선인은 프리드먼과의 인터뷰에서 아시아 및 유럽 동맹국과 중국에 관한 일관된 전략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대중 무역정책의 목표는 “지식재산권 훔치기, 덤핑, 불법보조금, 기술 이전 강요 같은 잘못된 관행을 개선하는 일”이라며 “현재로선 미국이 중국과의 협상에 사용할 수 있는 지렛대가 없다”며 이를 시정할 뜻을 내비쳤다. ‘미국에 최우선 투자’ 정책의 대상으로는 에너지, 바이오기술, 첨단 소재, 인공지능(AI) 분야 등을 거론했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이세형 기자}
이란의 유명 핵 과학자인 모센 파흐리자데가 지난달 27일(현지 시간) 테헤란에서 원격 조종 기관총에 맞아 사망하면서 이란과 이스라엘의 적대 관계가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중동에선 국가, 종교, 영토를 둘러싼 갈등, 나아가 전쟁과 테러가 자주 발생합니다. 이란과 이스라엘은 중동에서도 대표적으로 적대적 관계를 가지고 있는 나라인데요. 이스라엘의 정보기관으로 해외공작을 담당하는 ‘모사드’가 이란의 핵무기 개발에 관여해 온 파흐리자데를 살해하지 않았겠느냐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모사드는 과거에도 이란의 핵무기 개발에 관여한 과학자들을 살해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당시에도 명확한 증거는 없지만 이란 안팎에선 사실상 모사드의 개입을 인정하는 분위기였고, 이스라엘도 강하게 부인은 안했습니다. 적대적인 관계에 있는 나라가 핵무기를 개발하니까 해당 업무를 담당하는 핵심 관계자를 살해하는 건 마치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것 같기도 합니다.이처럼 이스라엘, 나아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터키 같은 다른 중동 주요 국가들도 이란의 핵무기 개발에 대한 우려를 가지고 있는데요. 하지만 중동 정세를 이해하는 과정에서 이란이 주변 나라들에게 끼치는 위협을 핵무기(나아가 미사일)에만 초점을 맞춰서 생각하는 건 다소 단편적인 접근입니다. 사실 이란의 핵무기는 아직 완성 상태가 아닙니다. 오히려 현재 주변국들이 이란으로부터 받는 가장 실질적인 위협은 이라크, 시리아, 레바논 등 이른바 ‘시아벨트(시아 초승달 지대로도 불림)’에서의 정치·군사 영향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란은 1980년~1988년 이라크와의 전쟁을 겪은 뒤, 자국 땅에서 전쟁이 발생하는 것을 최대한 방지하기 위한 전략 수립에 나섰는데요. 이중 핵심이 시아벨트에서의 영향력 확장 전략입니다. 이라크, 시리아, 레바논 같이 인근에 위치해 있으면서 정치·사회적으로 혼란을 겪고, 이슬람교 시아파(이란이 종주국, 수니파의 종주국은 사우디) 인구가 많은 나라의 정치와 안보에 개입하는 것입니다. 현지에 있는 시아파 정치인, 무장단체, 언론들을 지원하고 경우에 따라선 자국 군대를 파견하는 것이죠. 이를 통해 그 나라의 정치와 안보 전략을 이란에 유리하고, 우호적으로 바꾸려 했습니다. 그리고 나름 성공을 거뒀습니다. 레바논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정치세력이며 동시에 무장단체이기도 한 ‘헤즈볼라’가 좋은 예입니다. 헤즈볼라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때 마다 꼭 언급되는 게 ‘친이란 시아파 무장정파’란 표현입니다. 헤즈볼라의 자금, 무기, 전투요원 훈련 등을 이란이 지원한다는 건 이미 잘 알려져 있는 사실입니다.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세력인 이슬람국가(IS)가 활개 칠 때도 이란은 현지의 시아파 무장단체들을 지원했고, 자국 군인들도 파병했습니다. 사실상 중앙정부와 정부군이 제 역할을 못하는 이라크와 시리아에선 이란의 이런 적극적인 개입이 IS 퇴치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중요한 건, 이란과 경쟁 혹은 적대 관계에 있는 이스라엘과 사우디가 시아벨트로 불리는 나라들과 국경을 맞대고 있거나 인접해 있다는 것입니다. 바꿔 말하면, 이란과의 관계가 급격히 악화될 때 이 나라에 위치한 이란 군대나 친이란 무장단체들이 언제든지 무력 도발을 진행할 수 있다는 뜻이죠. 헤즈볼라의 경우 2006년 이스라엘 병사를 납치한 뒤 이스라엘군의 보복 공격이 있자 여기에 다시 로켓포 등을 발사하며 맞섰는데요. 세계적으로도 인정받는 전투력을 자랑하는 이스라엘 정규군과 무려 34일간 전쟁을 치렀습니다. 또 이란은 이스라엘과 가깝고, 적대적인 관계인 시리아에도 자국 군대의 기지를 만들었습니다. 당연히 이스라엘은 이란군이 시리아에서 주요 무기나 대규모 병력을 배치하거나 특별한 움직임을 보일 때 폭격하는 등 강한 대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지난달 29일 이라크와 맞닿은 시리아 국경지대 알까임에서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이란에서 ‘정부 위의 정부’로 불리는 혁명수비대의 해외작전과 특수전을 담당하는 정예부대)의 고위 장성 무슬림 샤흐단과 경호원 3명을 무인기(드론)로 살해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습니다. 이란의 시아벨트 전략에 대한 이스라엘의 반감을 다시 한번 엿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많은 국내·외 언론이 보도했듯,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집권하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시절 최악으로 치달았던 미-이란 관계에도 변화가 생길 것이란 전망이 많습니다. 특히 바이든 당선인을 비롯해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 지명자과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같은 외교안보라인의 핵심 인사들이 오바마 행정부 시절 중동 정책, 특히 이란과의 핵합의에 관여했기 때문에 일단은 이란과의 대화에 적극적일 것으로 보입니다. 이 과정에서 중동 외교가 관계자들과 전문가들은 바이든 행정부가 이란과의 대화를 시작할 경우 시아벨트에서 이란이 펼치고 있는 영향력 확장 전략을 어떻게 다룰지에 대해서도 관심을 기울입니다. 오바마 행정부 시절에는 이란과 협상을 하면서 이 문제를 미국이 심각하게 다루지 않았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당연히 이스라엘, 사우디, UAE의 불만은 컸고요. 반이란 성향이 강했던 트럼프 행정부에 이란이 시아벨트 전략을 심각하게 다뤘습니다. 이스라엘, 사우디, UAE 등도 적극적으로 시아벨트의 심각성을 강조했고요. 실제로 미국은 올해 1월3일 시아벨트 전략을 기획·지휘하는 핵심 인물 중 하나인 가셈 솔레이마니 당시 쿠드스군 사령관을 이라크 바그다드 국제공항에서 드론을 이용해 살해했습니다(당시 관련 정보를 모사드가 제공했다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그런 만큼, 바이든 행정부의 출범과 대이란 외교를 살펴볼 때는 이란의 핵무기 못지않게 시아벨트 전략에 대한 메시지나 대응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습니다. 바이든 행정부가 이란의 시아벨트 전략에 대한 적극적인 문제제기에 나설 경우 미-이란 협상은 난항을 겪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완성되지 않은 핵무기 달리 시아벨트 전략은 상당 부분 완성됐고 성과도 나오고 있으니까요. 또 시아벨트 전략을 반미 성향이 강한 이란 혁명수비대가 주관하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이란으로선 경제난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같은 위기에서 벗어나려면 미국과의 협상, 나아가 제재 완화가 꼭 필요합니다. 바이든 행정부 시대에 미-이란 관계에 관심이 더욱 모아질 수밖에 없는 부분입니다. 이세형 기자·전 카이로특파원 turtle@donga.com}
한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대에서 살기 좋은 나라 4위에 올랐다. 그동안 코로나19 대응이 다소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왔던 일본은 2위를 차지했다. 24일 블룸버그통신은 경제 규모가 2000억 달러(약 220조 원) 이상인 세계 53개국을 대상으로 지난 한 달간 △인구당 확진자 및 사망자 수 △백신 공급계약 체결 △이동제한 정도 △보건의료 역량 △국내총생산(GDP) 전망 등 코로나19 상황 및 삶의 질에 관한 10개 지표를 가지고 평가한 ‘코로나19 회복 순위(Covid Resilience Ranking)’를 발표했다. 한국은 100점 만점에 82.3점을 받아 뉴질랜드(85.4점), 일본(85.0점), 대만(82.9점)에 이은 4위를 차지했다. 자체 개발한 진단키트를 사용하고 세계적으로 호평받은 ‘드라이브스루’ 검진소를 운영했다는 점 등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일본은 강력한 봉쇄 조치를 하지 않고도 코로나19에 잘 대처했으며, 국민이 정부 정책에 호응하면서 적극적으로 마스크를 착용하고 밀집 장소를 피했다는 점에서 좋은 점수를 얻었다. 인구가 1억2000만 명이 넘지만 코로나19 중증환자는 331명에 불과하다. 1위 뉴질랜드는 누적 확진자가 100명대였던 올해 3월 말 선제적으로 국경을 봉쇄하고 외국인 입국을 차단했다. 관광업이 외화 수입의 21%에 달해 경제에 악영향 우려가 컸지만 국민 안전을 우선시해 호평을 받았다. 대만은 코로나19 발생 직후 중국에서의 입국을 통제했고, 마스크 재고 및 확진자 동선을 알려주는 애플리케이션(앱)을 도입하는 등 모범적인 방역 정책을 펼쳤다. 코로나19가 가장 먼저 확산됐던 중국은 8위, 세계 최대 감염국인 미국은 18위로 평가됐다.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미국 연방총무청(GSA)이 23일(현지 시간) 대통령직 인수인계 지원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조 바이든 행정부의 출범을 위한 준비 업무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불복 소송을 진행 중이지만 바이든 행정부로의 자연스러운 정권 이양에 있어 장애물은 사실상 사라진 셈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이 그동안 개표 결과 인증을 미루기 위해 공을 들였던 미시간주는 이날 바이든 당선인의 승리를 확정했다. 이달 30일과 다음 달 1일 개표 결과를 인증하는 애리조나와 위스콘신주에서도 바이든 당선인의 승리가 유력하다. 이에 따라 바이든 당선인은 다음 달 8일 선거인단 확정과 14일 선거인단 투표, 내년 1월 6일 의회의 당선인 최종 공표를 거쳐 1월 20일 제46대 미국 대통령에 취임할 예정이다. CNN과 CBS 등에 따르면 GSA가 지원에 팔을 걷고 나서면서 가장 달라지는 것은 자금 운용이다. 바이든 당선인의 인수위원회가 630만 달러(약 70억 원) 규모의 인수인계 업무 자금을 사용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바이든 당선인은 그간 자택이 있는 델라웨어주 윌밍턴에 사무실을 마련해 정권 인수인계 관련 업무를 진행해 왔다. 하지만 재정 지원을 받지 못해 조직과 인력 구성에 어려움을 겪었고 약 700만 달러(약 77억8400만 원)를 모금해 인수위를 유지해 왔다. 또 GSA 지원을 받게 되면서 바이든 인수위는 주요 정부부처 내부나 인근에 사무실을 마련하고 인력을 파견해 직접 해당 부처 정보를 파악할 수 있게 됐다. 7일 바이든의 당선이 사실상 확정된 뒤에도 바이든 측은 외교안보 분야는 물론이고 일반 정부부처에도 정보 접근권을 보장받지 못했고, 이들로부터 정식 브리핑도 받지 못했다. 비영리단체인 공공서비스파트너십의 맥스 스티어 회장은 CBS에 “바이든 인수위는 지금까지 인수인계 업무를 잘해 왔지만 GSA의 협조를 받지 못해 한계도 있었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포함해 당장 바이든 당선인이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와 관련된 업무 진행에도 힘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인수위는 코로나19 방역 정책 마련에 꼭 필요한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식품의약국(FDA)의 핵심 정보들을 우선적으로 파악할 것으로 전망된다. 바이든 인수위 관계자는 CNN에 “코로나19 관련 정보와 백신 공급 계획은 인수위에 가장 필요한 사항”이라고 말했다. 정권 교체기 ‘공백’ 우려가 나왔던 외교안보 분야에서도 인수인계 업무가 활발히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에선 2000년 11, 12월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공화당)과 앨 고어 전 부통령(민주당)이 대선 결과를 놓고 갈등을 벌이는 과정에서 인수인계 공백이 발생했고, 이로 인해 이듬해 9·11테러를 미리 막지 못했다는 분석도 있다. 바이든 당선인의 ‘정상 외교’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바이든 당선인은 앞서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 주요 동맹국 정상들과 전화 통화를 했는데 이 과정에서 국무부의 도움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앞으로는 국무부가 정식으로 지원에 나서면서 그간 전통적인 동맹 강화를 강조해 왔던 바이든 당선인이 보다 활발한 외교 행보를 보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중국, 북한, 러시아, 이란 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기술을 훔치기 위해 치열한 ‘해킹 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가디언이 22일 보도했다. 특히 화이자, 모더나 등 미 제약사의 백신 개발이 완성 단계에 접어들면서 백신 대량생산 정보를 훔치기 위해 서구 제약사와 연구소를 향한 사이버 공격을 일삼고 있다. 미 정보기술(IT) 보안기업 크라우드스트라이크의 아담 메이어스 부사장은 “중국과 러시아 는 지난 20년간 다양한 주제로 서방에 해킹 공격을 해왔지만 올해 3월 이후에는 코로나19 관련 해킹에만 집중하고 있다”며 “지금 보고 있는 것은 오랜 지적재산권 전쟁의 최신판”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창궐 초기에는 백신 개발 정보에 대한 해킹이 주를 이뤘지만 최근에는 대량생산, 대규모 임상실험 결과 등에 관한 해킹이 늘고 있다고 진단했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미 마이크로소프트(MS)는 이달 13일 “북한과 러시아 해커들이 코로나19 백신 정보를 훔치기 위해 한국, 미국, 캐나다, 프랑스, 인도 등의 7개 기업을 노렸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MS는 북한 해커 집단의 이름을 ‘라자루스’와 ‘세륨’이라고 적시했다. 당시 라자루스는 가짜 채용 및 직업 정보를 보내는 피싱 전략을, 세륨은 세계보건기구(WHO) 대표단인 척하는 피싱 메일을 보냈다. 라자루스는 2014년 김정은 국무위원장 암살을 다룬 영화 ‘인터뷰’의 제작사인 미 소니픽처스를 해킹해 큰 화제를 모았다. 중국 해커들은 올해 9월 스페인 의료 연구소들을 공격해 연구 기밀을 훔쳤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중국은 링크드인 같은 서구 소셜미디어에서 여성 정보원을 동원해 관계자들에게 접근해 정보를 빼돌린 뒤 해킹하는 방식을 종종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국가사이버보안센터 역시 러시아 정보기관인 연방보안국(FSB) 산하 해커 집단 ‘코지베어’가 올해 7월 영국, 미국, 캐나다의 코로나19 백신 연구소들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이란과 연계된 해커들은 역시 올해 5월 미국 제약사 길리어드의 연구 기밀을 빼내려 했다. 당시 미 식품의약국(FDA)은 길리어드가 당초 에볼라 치료제로 발명한 렘데시비르를 코로나19 치료제로 긴급 승인했다. 이런 공격이 향후 각국의 지식재산권 분쟁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메이어스 부사장은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둘러싸고 이미 누적됐던 지식재산권 갈등이 전쟁으로 번지느냐의 가장 위태로운 순간에 와 있다”고 지적했다. 해킹 의혹을 받은 국가들의 반응은 천차만별이다. 중국은 “우리 백신 기술이 서방보다 앞선다”고 주장했다. 러시아와 이란은 ‘아는 바 없다’ ‘안했다’는 부인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마틴 맥키 영국 런던대 교수(공공보건학)는 “이미 코로나19 연구에 대한 많은 연구가 공공연하게 알려져 있다. 최근 해킹은 백신 정보를 빼내기 위한 목적 외에도 자신들의 해킹 능력을 시험해보는 차원도 있다”고 평가했다.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번 대선의 핵심 경합주 중 하나였던 위스콘신에서 일부 재검표를 요청했다. 재검표에는 300만 달러(약 33억 원)라는 적지 않는 돈이 필요하고 결과가 뒤집힐 가능성도 낮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모습이다. 18일(현지 시간) CNN방송 등에 따르면 트럼프 캠프는 “위스콘신의 밀워키와 데인 카운티에서 재검표를 요청하기로 했다. 위스콘신에서 부재자 투표 용지가 불법적인 형태로 발급 및 변조됐고, 유권자들의 신원 확인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트럼프 캠프는 두 지역 재검표 작업에 들어가는 비용으로 300만 달러를 위스콘신 선거관리위원회에 송금했다. 위스콘신 주법에 따르면 1%포인트 이하의 격차로 선거에서 패했을 때 재검표 요청이 가능하다. 0.25%포인트 이하의 격차로 선거에서 패했을 땐 주정부 예산으로 재검표를 하지만 그 이상 격차가 났을 땐 요구한 쪽에서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미 언론들은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트럼프 대통령보다 위스콘신에서 2만470표(약 0.6%)를 더 얻은 것으로 집계하고 있다. 이에 재검표를 해도 바이든 당선인이 승리했다는 결과가 바뀌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밀워키와 데인 카운티는 바이든 당선인이 확실한 우위를 보인 지역으로 분류되고 있기 때문이다. 밀워키 카운티의 경우 위스콘신에서 가장 큰 도시이며 흑인 인구 비율도 높은 편이다. 위스콘신 선관위에 비공식 결과에 따르면 바이든 당선인은 이 지역에서 31만7251표, 트럼프 대통령은 13만4355표를 얻었다. 데인 카운티에선 바이든 당선인이 26만157표, 트럼프 대통령은 7만8789표를 획득했다.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뛰어난 투자 및 기업 분석 능력으로 ‘투자의 귀재’ ‘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는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90)이 올해 3분기(7∼9월) 글로벌 제약기업 주식을 집중적으로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세계적으로 확산될 때 백신 연구 및 개발로 주목을 받아온 제약기업들에 대한 투자를 늘린 것. 버핏 회장이 이런 투자 기조를 얼마나 유지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16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버크셔해서웨이는 3분기 약 57억 달러(약 6조3082억 원)를 미국의 유명 제약기업 4곳에 투자했다. 애브비(2130만 주), 머크(2240만 주), 브리스틀마이어스스큅(3000만 주)에 18억여 달러씩 투자했다. 또 최근 코로나19 백신 3상 임상시험에서 90% 이상의 효과를 봤다고 발표해 화제를 모았던 화이자 주식도 같은 기간 1억3600만 달러어치(370만 주)를 매수했다. 다만 버크셔해서웨이의 제약기업들에 대한 지분은 0.1∼1.3%로 아직 미미한 편이다. 그동안 버크셔해서웨이는 제약기업에 대한 투자에 공격적이지 않은 편이었다. 투자 포럼 등에서 버핏 회장이 제약기업의 투자 유망성 혹은 성장 가능성을 특별히 강조한 것도 찾아보기 어렵다. 이에 따라 시장과 사회의 변화를 잘 읽는 버핏 회장이 제약기업에 집중 투자하기 시작한 건 한동안 투자업계에서 화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버핏 회장이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관련 백신에 대한 연구개발을 비롯한 제약기업의 역할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 시작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몇 년간 제약기업들의 주가가 크게 상승하지 못한 상황에서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제약산업의 발전 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며 “백신 개발 등을 비롯해 향후 메이저 제약기업들의 주가 상승 요인이 많다는 점을 고려한 전략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버크셔해서웨이는 제약기업 주식을 대거 매수한 3분기에 금융 관련 주식은 대량 매도했다. 특히 이 기간에 웰스파고, JP모건체이스, PNC, M&T 같은 유명 금융기업의 주식 비중을 크게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13억 달러(약 1조4378억 원) 규모로 보유하고 있던 유통기업 코스트코 주식도 모두 매각했다. 오 센터장은 “제약기업과 달리 금융기업들의 경우 최근 수년간 주가가 많이 올랐다. 향후 상승 가능성이 둔화될 것을 감안해 비중을 줄인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버크셔해서웨이는 올해 상반기(1∼6월)에는 코로나19로 타격을 크게 입은 항공 관련 주식을 대거 매각하기도 했다. 버핏 회장은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가 본격 점쳐지기 시작한 올해 5월 진행된 연례 주주총회에서 “코로나19로 세상이 크게 바뀌고 있다”고 강조하며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 미국 주요 항공사 지분을 처분했다고 밝혔다.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인도와 파키스탄이 13일 분쟁지역인 카슈미르 접경지대에서 포격전을 벌여 양쪽에서 민간인 10명을 포함해 최소 15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로이터와 알자지라방송 등에 따르면 이날 충돌로 인도에선 민간인 6명, 군인 3명, 보안요원 1명이 목숨을 잃었고 파키스탄에선 민간인 4명과 군인 1명이 숨졌다. 이날 양측 군대는 정전 통제선을 맞대고 있는 지역에서 로켓 박격포 기관총 등을 동원해 격렬한 교전을 펼친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는 정전 통제선 북쪽 지역에서 파키스탄의 침입이 있었다고 주장하는 반면 파키스탄은 인도가 박격포와 로켓으로 공격을 먼저 시작했다고 밝혔다. 카슈미르 지역은 현재 북쪽은 파키스탄, 남쪽은 인도가 실질적으로 통치하고 있다. 하지만 이슬람 국가인 파키스탄은 카슈미르 주민 대부분이 무슬림이란 점을 강조하며 사실상 카슈미르 지역 전체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해 왔다. 두 나라는 1947년 영국에서 독립한 뒤 카슈미르를 놓고 수차례 대규모 무력 충돌을 겪었다. 올해에도 양측의 무력 충돌로 민간인만 해도 40여 명이 사망한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두 나라 관계는 최근 미중 갈등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각각 미국(인도), 중국(파키스탄)과 밀접한 외교 전략을 펼치며 더욱 껄끄러워지고 있다. 보수 힌두교 성향이 강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집권한 2014년 5월 이후 카슈미르를 중심으로 인도 내 무슬림에 대한 차별이 심해진 것도 갈등의 골을 더욱 깊어지게 만든 이유로 꼽힌다. 인도와 파키스탄은 모두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어 전문가들은 카슈미르를 넘어선 확전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사우디아라비아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준비하면서 가장 먼저 협력 업무를 진행한 나라 중 하나가 한국입니다.” 21, 22일 사우디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11일 서울 용산구 주한사우디 대사관에서 본보와 인터뷰를 가진 리야드 알무바라키 대사(59)는 “한국은 사우디의 G20 셰르파(교섭대표·G20 정상회의 의제를 기획하는 역할)가 정상회의 준비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며 가장 먼저 방문한 나라 중 하나”라며 “사우디와 한국의 협력 관계가 깊고, 한국이 경제와 문화 부문에서 국제적으로 위상이 높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이 아시아 국가로는 처음으로 2010년에 G20 정상회의를 치렀다는 점도 사우디 정부가 G20 정상회의를 준비하면서 한국에 관심을 많이 가졌던 이유”라고 덧붙였다. 아시아 국가로는 한국, 일본에 이어 3번째로 G20 정상회의 의장국이 된 사우디는 수도 리야드에서 정상회의 및 다양한 관련 행사를 개최하며 최근 추진 중인 개혁·개방 전략을 소개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로 이번 G20 정상회의는 화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알무바라키 대사는 “사우디 G20 정상회의에선 ‘모두를 위한 21세기 기회 실현’이라는 의제를 중심으로 ‘여성과 청년’, ‘세계 자원과 환경 보호’, ‘혁신과 기술 발전의 공유’ 같이 국제사회가 오랜 기간 고민해온 이슈들을 다룬다”며 “코로나19 방역을 비롯해 국제사회가 함께 풀어야할 문제들을 위해 노력을 모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G20 정상회의 의제들은 사우디가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개혁·개방의 비전을 강조하는데도 적절한 것들”이라고 덧붙였다. 서기관(1990~1995년)과 대사(2016년~현재)로 총 10년을 한국에서 근무한 알무바라키 대사는 사우디 외교부에서 ‘한국통’ 중 한 명으로 꼽힌다. 그는 사우디 내 한국의 이미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요즘은 내가 소개하기 전에 이미 한국의 변화와 장점에 대해 자세히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경제발전과 대중문화 분야에서 특히 전문가들이 많다”고 웃으며 말했다. 사우디에서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현실을 반영해 최근 알무바라키 대사는 현지 최고 국립대인 킹사우드대에 한국어학과와 한국 관련 연구소를 설립하는데도 관심을 가지고 있다. 그는 “킹사우드대에 한국어학과나 한국 관련 연구소가 생긴다면 사우디의 젊은 세대들에게 큰 관심을 받게 될 것”이라며 “좋은 성과가 있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알무바라키 대사는 ‘비전 이행 사무소(Vision Realization Office·VRO)’ 설립도 한국과 사우디 간 협력이 돋보이는 사례로 꼽았다. VRO는 사우디의 중장기 경제·사회발전 전략인 ‘비전 2030’과 관련 업무를 진행하기 위해 두 나라가 설립한 일종의 협력 채널 공간이다. 지난해 6월 무함마드 빈 살만 알사우드 사우디 왕세자 방한을 계기로 두 나라는 VRO를 설립하기로 합의했다. 알무바라키 대사는 “올해 6월 사우디 각료회의에서 ‘사우디-한국 VRO’를 리야드에서 개설하는 것을 승인했다”며 “앞으로 VRO를 통해 경제, 사회 분야에서 두 나라간 협력 사업들이 대거 추진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사우디는 비전 2030 중점 협력국으로 한국 일본 미국 중국 인도를 지정한 상태다. 한국 문화 마니아라고 강조하는 알무바라키 대사는 거의 매일 한식을 즐긴다. 그는 “불고기와 비빔밥은 물론이고 해물탕을 비롯해 탕 종류를 특히 좋아한다”며 “은퇴 뒤에도 한국과 사우디를 오가며 살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또 “큰아들이 서울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해 가족들 모두 한국에 대해 특별한 인상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알무바라키 대사는 킹사우드대 정치학과를 졸업한 이듬해인 1987년 외교부에 입부했고, 첫 한국 근무 중이던 1993년 명지대 대학원에서 국제정치학 석사를 받았다. 또 올해 중국정법대학에서 국제법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다운증후군을 겪고 있는 20대 미국 남성이 철인3종 경기를 완주했다. 수영(3.8km), 자전거(180km), 마라톤(42.195km)을 총 17시간 안에 주파해야 하는 철인3종 경기를 다운증후군을 지닌 사람이 완주한 건 처음이어서 기네스북에도 올랐다. 주인공은 크리스 니킥 씨(21·사진). 12일 스페셜올림픽위원회와 CNN 등에 따르면 니킥 씨는 7일 플로리다주 파나마시티에서 열린 철인3종 경기에 출전해 16시간46분9초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그는 자전거 경기 중 몇 차례 넘어졌으나 부상 없이 완주했다. 니킥 씨는 ‘매일 1%씩 나아지자’는 문구가 새겨진 티셔츠를 입고 참가했다. 아버지 닉 씨 등과 수개월 동안 훈련을 진행하며 “하루에 1%씩 빨라지고, 강해지자”고 외쳤던 것을 옷에 새기고 나와 도전에 성공한 것. 닉 씨는 “사람들은 (장애가 있는) 아들이 어떤 것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며 “아들에게 이번 경기는 단순히 결승선을 통과하는 것 이상의 일”이라고 말했다. 니킥 씨의 이번 완주 기록은 기네스북위원회로부터도 인정받았다. 그는 2022년 6월 플로리다 올랜도에서 장애인들을 대상으로 열리는 ‘미국 스페셜 올림픽’에도 도전할 계획이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헤비급 세계 챔피언을 지낸 ‘핵주먹’ 마이크 타이슨(54·사진)이 선수 시절 약물 검사를 통과하기 위해 아내와 아이의 소변을 이용했다고 털어놓았다. 가짜 성기에 아내와 아이의 소변을 넣고, 마치 자신의 소변인 것처럼 약물 검사 담당관들에게 제출한 것이다. 8일(현지 시간) 폭스뉴스와 격투기 전문매체 MMA마니아 등에 따르면 타이슨은 자신이 운영 중인 팟캐스트 ‘핫박싱’에 출연해 “나는 (가짜 성기에) 아이의 오줌을 넣었고, 종종 아내의 소변도 넣었다”며 “아주 효과가 좋았다”고 주장했다. 권투 등 약물 검사를 하는 운동 종목에선 선수들이 약물 검사관들 앞에서 소변을 보게 하기 때문에 이런 편법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타이슨은 그동안 자신은 선수 시절 동안 스테로이드를 복용한 적이 없다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이번 ‘고백’으로 스테로이드를 복용했다는 것을 사실상 시인한 것으로 보인다. 타이슨은 이달 28일 15년 만에 복귀전을 가질 예정이다. 미국 로스앤젤레스(LA)의 스테이플스센터에서 열리는 복귀전에서 그는 1988년 서울 올림픽 은메달리스트 출신으로 4체급을 제패했던 스타 복서 로이 존스 주니어(51)와 대결한다.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